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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피플+] “태양을 90번 돌았다”…우주인 버즈 올드린의 위대한 발자국

    [월드피플+] “태양을 90번 돌았다”…우주인 버즈 올드린의 위대한 발자국

    지금으로부터 51년 전인 지난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며 인류는 우주에 새로운 발자국을 내딛었다. 달에 첫 발을 내딛은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2012년 작고)은 미국을 넘어 전세계의 영웅이 됐지만 바로 뒤이어 발자국을 남긴 ‘그’는 항상 ‘조연’에 머물러야 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지난 20일 한때는 ‘비운의 우주인’으로도 불렸던 버즈 올드린이 이날 90세 생일을 맞았다며 축하를 보냈다. 많은 영미권 언론들이 올드린의 업적을 기리며 90세 생일을 축하한 가운데 올드린 본인도 재미있는 자축의 트윗을 남겼다.올드린은 "내 생년월일을 물었을 때 나는 웃으며 1-20-30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1930년 1월 20일 생이라는 의미. 특히 그는 "이제 90년 동안 태양주위를 돌고나니 오늘은 1-2020이라면서 내 어머니는 메리언 문 올드린, 아버지는 에드윈 올드린"이라고 적었다. NASA에 따르면 1969년 NASA는 총 29명의 우주인 후보 중 3명을 선발했다. 바로 선장 암스트롱, 착륙선 조종사 올드린 그리고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다. 이중 콜린스는 궤도를 선회하는 우주선을 지킨 까닭에 달에 첫발을 내딛을 수 있는 사람은 암스트롱과 올드린 두 사람이었다.이렇게 아폴로 11호를 타고 무사히 달에 착륙한 그는 ‘고요의 바다’라고 불린 달 표면에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2등은 기억하지 않는 세태상 ‘인류 최초’라는 타이틀은 온전히 암스트롱의 차지였다. 하지만 달에 다녀온 후 두 사람의 대외 활동은 극과 극을 달렸다. 지구 귀환 후 부담감을 느낀 암스트롱은 대중과 거리를 둬 점점 멀어진 반면 올드린은 그를 대신해 지금까지도 우주 개발 전도사 역할을 활발히 수행했다.특히 올드린은 한국전쟁 당시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해 우리나라하고도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지난 2015년 방한 당시 올드린은 "달 착륙은 어쩌면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면서 "결혼 전 어머니의 성이 문(Moon)이었으며 라이트 형제가 최초로 동력비행기를 만든 해인 1903년에 태어나셨다"고 밝혔다. 이어 "달 착륙 당시 황량했고, 쓸쓸했으며 생명의 신호가 전혀 보이지 않았을 정도였는데 당시 달 표면에 꽂은 성조기를 아직 잊지 못한다"고 회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정치검찰 퇴출” vs “윤석열 수호” 광화문 집회

    “정치검찰 퇴출” vs “윤석열 수호” 광화문 집회

    11일 광화문광장은 검찰 수사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와 검찰 수사를 지지하는 태극기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정치검찰 완전 퇴출 촛불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주최 측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검찰 수사 등을 두고 “적폐세력의 첨병 역할을 해온 것이 정치검찰과 그 수장 윤석열”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문화제를 마친 뒤 오후 8시 30분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와 보신각을 거쳐 세종대로 조선일보 사옥 인근까지 행진했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정오부터 문재인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윤석열 총장을 지키자” 등 구호를 외쳤다.단상에 오른 전광훈(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는 “대통령은 추미애 장관을 시켜 윤석열 검찰총장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도록 손발을 다 잘라냈다”며 “그 검사들을 원위치로 돌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양측 집회 시간대가 겹친 오후 5시를 전후해 광화문광장 일부 영역에 150m가량의 펜스를 이중으로 두르고 경찰력을 배치해 양측 집회 참가자들이 섞이지 않도록 했다. 양측 집회 참가자들은 피켓을 서로에게 보이거나 부부젤라 등을 불기도 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미국에 최고의 응징할 것” 경고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미국에 최고의 응징할 것” 경고

    이란 안보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3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이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한 것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SNSC는 이날 회의 뒤 낸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은 솔레이마니 장군에 대한 테러가 중동에서 저지른 최대의 전략적 실수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라며 “미국은 이번 오산에 따른 결과에서 쉽게 고통 없이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서 “최고지도자의 말씀대로 솔레이마니 장군이 고귀한 순교의 피를 흘리도록 한 범죄자들에게 거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라며 “범죄자들은 적시, 적소에서 그의 피에 대해 가장 강력한 최고의 응징을 맛보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저지른 이번 암살은 솔레이마니 장군이 다에시(이슬람국가)와 타크피리(알카에다와 같은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테러분자에 맞서 위대하게 싸운 데 대한 보복을 한 것”이라며 “SNSC는 그들의 테러 행위의 여러 측면을 검토한 뒤 적절한 조처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바그다드 공습에서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사살한 것과 관련해 그가 많은 미국인을 살해할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면서 “그는 오래전에 제거됐어야 했다”고 3일(현지시간)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거셈 솔레이마니 장군은 오랜 기간 수천 명의 미국인을 죽이거나 중상을 입혔으며 더 많은 미국인을 살해할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이란에서 숨진 수많은 시위대를 포함해 수백만 명의 사망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 보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살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별다른 설명 없이 미국 성조기 문양을 게시해 자신의 사살 지시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은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트럼프 “이란, 전쟁에서 이긴 적 없다”…공습 후 첫 언급

    트럼프 “이란, 전쟁에서 이긴 적 없다”…공습 후 첫 언급

    보복 위협 경고하면서도 협상 여지 둔 것으로 해석폼페이오 “이란 위협 임박했었다…방관 않을 것”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전쟁에서 이긴 적이 없고, 그렇다고 협상에서 진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공습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개 언급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한 것인지 정확히 언급하진 않았지만, 전날 이라크 바그다드 공습을 통해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사살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 국방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 보도 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살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별도 설명 없이 미국 성조기 문양을 게시해 자신의 사살 지시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은 바 있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에 대해 이란의 보복 위협에 강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협상을 통한 해결의 문 역시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해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이란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로 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이란 최고지도자와 다른 간부들의 발언은 긴장이 추가로 고조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아울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란 군부 실세 살해 배경과 관련해 수십명의 미국인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하며 이란을 향해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CNN방송과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그(솔레이마니)는 그가 말한 대로 행동, 큰 행동을 취하려고 그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이는 수백명은 아니더라도 미국인 수십명의 생명을 위험에 처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과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동시에 이란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미국인의 생명을 계속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방관하며 지켜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란군부 일인자’ 솔레이마니 제거...美 ‘참수작전’일까

    ‘이란군부 일인자’ 솔레이마니 제거...美 ‘참수작전’일까

    트럼프 명령…“솔레이마니 제거, 강력한 군사 조치”미국이 3일(현지시간) 이란군 일인자인 거셈 솔레이마니(63) 사령관을 폭사시킨 것은 적의 핵심 수뇌부를 단박에 제거하는 참수(斬首)작전이었나. 미국방부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솔레이마니 장군을 폭사시켰다고 밝혔다. 참수작전 여부와는 별개로, 미군이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것은 트럼프가 여태까지 사용한 군사력 가운데 가장 강력한 조치”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평가했다. 미군이 이날 오전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인근 도로에서 솔레이마니가 탑승한 차량을 미사일로 공습했다. 미사일은 미군 드론에서 발사됐다. 미군의 공습으로 솔레이마니와 함께 이라크에서 반미 활동을 벌이는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F)의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 등 8명이 숨졌다. 이란 최고지도자 “가혹한 보복” 경고… 추모기간 사흘이란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오전 긴급 성명에서 “그의 순교는 그의 끊임없는 평생의 헌신에 대한 신의 보상”이라며 “그가 흘린 순교의 피를 손에 묻힌 범죄자들에게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메네이는 사흘간 추모 기간을 선포했다. 솔레이마니 ‘이란 실질적 2인자’… 영향력 대통령 능가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인 쿠드스군 사령관인 솔레이마니가 계급은 비록 소장이지만 그가 하메네이 다음으로, 이란의 사실상 ‘권력 서열 2인자’이다. 쿠드스군이 혁명수비대의 해외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만큼 그는 중동의 친이란 무장조직(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레바논 헤즈볼라·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정책과 작전을 설계하는 핵심이다. 혁명수비대는 정치권과 경제계까지 영향력이 큰 만큼 이란에서 그의 존재감과 실제 권력은 직선제로 선출된 대통령을 능가한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4년 주기의 대통령 선거 때마다 솔레이마니는 항상 보수 세력의 지지 속에 출마 후보로 거론되곤 했다. 그는 출마를 거듭 부인해 왔지만 보수 세력의 절대적인 지원에 ‘언젠가는 한 번 출마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라앉지 않았다. 차기 국가지도자를 예약했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왔다. 이란서 ‘영웅’…미국서 ‘눈엣가시’미국은 2007년 그가 이끄는 쿠드스군을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쿠드스군은 2만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에선 영웅 대우를 받아온 솔레이마니는 반대로 미국과 이스라엘 등에는 ‘눈엣가시’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혁명수비대 가운데서도 쿠드스군을 테러를 지원하는 핵심으로 여기고 있다. 최근 미국 대사관 습격과 방화, 미군 시설에 대한 미사일 폭격 등으로 어지럽다. 이와 관련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 2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게임이 바뀌었다”며 “이란의 추가 도발 조짐이 보이고 충분히 위험하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에스퍼의 말대로라면 은밀한 움직임을 특징으로 하는 참수작전과는 다소 다르다. ‘핀셋 제거’… 수뇌부 무력화 ‘참수작전’ 아냐지난 10월 미국 특수부대가 수니파 극단적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수괴인 바크르 알바그다디(48)를 제거하듯 참수작전으로서 이란군부 일인자인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면 실패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견해가 많다. 이슬람공화국인 이란은 사망한 솔레이마니를 순교자로 만들고 보복 의지를 불태우게 함으로써, 투쟁 의지를 꺾고 지휘부를 와해시키는 참수작전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최고통치자 하마네이의 최측근이자 군부 일인자가 제거됐지만 이란 군대와 이란의 실질적 통치자인 하메네이는 미국의 경제 제재로 어려움을 겪지만 건재하기 때문이다. 드론 공격으로 눈엣가시인 그를 핀셋 제거한 것에 불과하다. ‘아들’ 부시·오바마, 솔레이마니 제거 거부미국은 두 달째 이어진 이라크 등에 있는 미군시설에 대한 포격, 최근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시위대의 습격과 방화를 솔레이마니가 지원하는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펜타곤은 이날 오전 성명에서 “솔레이마니 장군과 쿠드스군은 미국과 동맹군 수백명의 사망과 수천명 이상의 부상에 책임 있다”며 “이번 타격은 이란의 향후 공격 계획을 저지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이 성명을 미뤄 미군이 그를 공격 표적으로 삼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과거 ‘아들 대통령’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제거는 이란 대 미국의 전쟁 도화선이 될 수 있다며 그의 제거 조치를 거부했다고 NYT가 전했다. “美, 이란 2인자 암살” vs “이란 정권에 타격”이와 관련해 미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코네티컷주 하원의원인 크리스토퍼 머피는 “솔레이마니가 미국의 적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문제는 미국이 의회 승인 없이 이란 2인자를 암살을 했고, 대규모 지역 전쟁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트위터로 비판했다. 반면 민주방위재단 이사장인 마크 두보위치는 “과거 23년동안 솔레이마니는 미국 합동특수작전사령관이자 중앙정보부(CIA) 국장과 마찬가지”라며 “그의 제거로 혁명수비대와 하메네이 정권에 큰 타격을 줬다”고 NYT에서 주장했다. 사태의 엄중함을 안듯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특별한 언급 없이 국기인 성조기만 게재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란군 일인자 솔레이마니 美공습에 사망… 미국-이란 직접 충돌 긴장 고조

    이란군 일인자 솔레이마니 美공습에 사망… 미국-이란 직접 충돌 긴장 고조

    트럼프, 명령… 트위터에 말없이 성조기 게재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이란이 미국과 직접 무력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전장은 이라크가 될 것으로 제기된다. 미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미군이 솔레이마니를 폭격해 죽게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도 성명을 통해 “명예로운 이슬람 최고사령관 솔레이마니가 순교했다”며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솔레이마니의 사망 보도 직후 트럼프는 평상시와는 달리 자신 트위터에 아무런 설명 없이 미국 국기인 성조기 사진을 게시했다. 사실상 지시를 내린 것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은 그를 지난해 10월 자폭한 수니파 극단적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만큼이나 위험한 인물로 간주했다. 솔레이마니, 美대사관·미군시설 습격 배후 지목이란 혁명수비대 장성이자 헌법기관인 국정조정위원회 사무총장인 모흐센 레자에이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을 겨냥한 격렬한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공습에서 바그다드에 있는 미대사관을 습격하고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F)의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도 숨졌다고 AP·AFP·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PMF는 성명에서 “바그다드 국제공항 도로에 있는 그들의 차량을 미국이 공습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두 달째 이어진 미군시설에 대한 포격, 특히 최근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시위대의 습격과 방화는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의 소행이며, 이를 사실상 지휘하는 주체로 이란을 지목한 상태다. 사망한 군부 일인자, 차기 지도자 부상이날 사망한 솔레이마니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총사령관이자 이란의 역내 전략 설계에 깊이 가담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그림자 사령관’ ‘정보 총책’으로 불렸다. 이란 통치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최측근이자 차기 국가지도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쿠드스군은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 해외의 친이란 무장조직이나 정부군에 대한 혁명수비대의 지원, 지휘를 담당한다. IS 격퇴 작전을 벌일 때 전장에 직접 나가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쿠드스는 2만 정도로 추정되며, 미국은 2007년 이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같이 사망한 알무한디스는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의 창설자로 시아파 민병대에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미군은 카타이브-헤즈볼라를 지난달 27일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군기지를 포격해 미국 민간인 1명을 살해한 무장세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국방장관은 지난 2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게임이 바뀌었다”며 “이란의 추가 도발 조짐이 보이고 충분히 위험하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중동의 잠재적 터닝포인트”… 이란, 격렬 보복 경고외신들은 특히 솔레이마니에 대한 표적 공습 때문에 이란의 보복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이들의 죽음은 중동의 잠재적인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으며 이란과 이란이 지지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익에 맞선 중동 세력으로부터 엄혹한 보복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솔레이마니에 대한 표적 공습 보도 전에는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대한 폭격 소식도 전해졌다. 바그다드 공항 화물 터미널 인근에서 일어난 공습으로 모두 7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들의 시신이 불에 타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AFP는 이번 공항 폭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8명이라고 보도했다. 중동 불안 촉발에 국제유가 급등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가운데는 공항의 의전담당관이 있으며 이 의전담당관은 이웃 국가에서 오는 “고위급” 방문객을 마중하러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공항 경비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 “고위급” 인사가 누군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날 미군 공습에 따라 중동정세의 불안이 예상되자 국제유가는 가파르게 치솟았다.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할 때 브렌트유는 이날 4.4% 오른 배럴당 69.16달러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도 4.3% 오른 63.85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라크 시위대, 美대사관 습격… 반미기류 확산

    이라크 시위대, 美대사관 습격… 반미기류 확산

    이라크 시위대가 31일(현지시간)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에 진입해 차량을 쓰러뜨리고 있다. 이날 시위는 미국이 최근 이라크에서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군사시설을 공습한 것을 규탄하기 위해 열렸다. 수천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전 미군 공습 사망자의 장례식을 치른 뒤 반미 구호를 외치며 성조기를 불태우는 등 격렬하게 반발했다. 바그다드 AP
  • 축제의 12월 31일 ‘세계 곳곳은 아팠다’

    축제의 12월 31일 ‘세계 곳곳은 아팠다’

    “희망한 2020년을 맞자”며 서로 인사를 나누던 2019년 12월 31일 지구촌 곳곳에서 축제의 밤이 열렸다. 하지만 이런 인사마저 나누기 힘든 곳들도 있었다. 2010년대의 마지막 날, 세계 곳곳의 표정을 찾아봤다. 1. 산불 피해 늘어나는 호주, 시드니는 불꽃놀이 강행한 해의 마지막 날도 호주 산불은 계속됐다. 전날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380㎞ 떨어진 뉴사우스웨일스주 코바고 인근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집을 지키려 화마와 싸우다 사망했다. 빅토리아주 해안가의 한 마을에서는 주민과 관광객 4000명이 불길에 갇혀 고립되기도 했다. 멜버른 외곽에서는 10만여명이 대피했다. 고온 강풍에 산불은 전례 없이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호주의 기온은 40℃를 넘는 상황이다. 산불로 사망한 소방대원만 10명이고 주택 1000 가구가 화마에 당했다. 시드니시는 시민들의 반대에도 새해맞이 불꽃놀이 행사를 강행해 호주 내에서 논란이 일었다. 2.미세먼지에 갇힌 인도12월 31일 인도의 북쪽 지역은 차가운 기온으로 스모그에 갇혔다. 가시거리가 거의 없는 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들은 속도를 높이지 못했다. 특히 뉴델리는 전 세계국 수도 중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다. 서울이 27위인 것을 감안할 때 인도의 스모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공기오염의 원인으로는 교통수단의 배기가스, 화전, 산업공장 배출 등이 꼽힌다. 인도 대법원이 나서 대기오염을 줄일 장기 로드맵을 마련하라고 했을 정도다. 3.격변의 중동, 미국 친이란 군사시설 공습에 이라크서 대규모 시위미국이 최근 이라크에서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군사시설을 공습한 데 대해 수천명의 이라크 시위대가 31일(현지시간)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수천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전 미군 공습 사망자의 장례식을 치른 뒤 반미구호를 외치며 성조기를 불태우고, 미 대사관에 난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사 등 대사관 직원들은 자리를 피했다. 이라크 외무부는 미군의 공습은 주권 침해라며 주바그다드 미국 대사를 불러들여 폭격에 항의하겠다고 했다. 러시아 역시 미국을 규탄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공습으로 반미 정서가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 끝나지 않는 프랑스 총파업, 서로 비난하는 정부와 노조지난 5일 철도노조와 파리교통공사(RATP) 노조를 주축으로 시작된 연금개편 저지 총파업은 2019년의 마지막날까지 계속됐다. 이번 파업은 이미 1995년의 연금개편 저지 총파업 기간인 22일을 넘어섰다.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개편 반대 총파업의 타개를 위해 전직 대통령에게 지급되는 특별 연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프랑스 대통령이 퇴임 후 자동으로 자격을 갖게 되는 헌법재판소 위원직도 포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측은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상태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42개에 달하는 퇴직연금 체제를 단일 국가연금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오경보와 전쟁/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오경보와 전쟁/황성기 논설위원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전쟁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기술한 ‘전쟁사’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원인을 세 가지 꼽는다. 이익, 공포, 명예다. 상대방을 무너뜨려 취할 수 있는 이익이 있거나, 상대방이 나를 칠 것 같은 공포 때문에 그 전에 상대를 공격하거나, 체면 때문에 상대방을 제압하려 할 때 전쟁이 일어난다고 2500년 전의 현인은 분석했다. 지금이라고 전쟁의 원인이 이 세 가지 범주를 크게 넘어서 발생하지는 않는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1980년대 말 끝났지만 지금도 미국과 러시아, 미국과 중국은 얼마든지 지구를 멸망시킬 수 있는 핵과 미사일로 무장하며 서로에 대한 공포심을 키우고 감추며 억제한다. ‘상호확증파괴 전략’이라는 것인데 적의 핵무기가 도달하기 전에 혹은 도달했더라도 생존한 전력으로 적을 전멸시키는 이른바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무시무시한 전략이다. 미소의 냉전이 한창이던 1983년의 일이다. 소련 핵방공관제센터 당직 장교 공군 중령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는 미국이 핵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발을 쐈다는 위성조기경보를 포착한다. 하지만 미국의 선제공격이라면 ICBM 5발에 불과할 리가 없다고 판단한 그는 상부에 조기경보시스템의 오류라고 보고한다. 미국 미사일을 감시하는 조기경보시스템을 갓 도입한 소련 기계가 햇빛의 반사광을 미사일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염으로 판단한 오경보였다. 페트로프가 5분 사이에 내린 냉정한 판단이 아니었다면 미소 핵전쟁이 발발해 지금의 지구가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북한이 예고한 군사행동 ‘크리스마스 선물’과 관련해 오보와 오경보가 잇따랐다. 성탄절 다음날인 26일 심야에 동두천 미군기지인 캠프 케이시에서 공습경보 비상 사이렌이 울리는 소동이 있었다. 부대 당직자가 취침나팔 버튼을 눌러야 했지만 경계태세 절차를 시작하라는 비상 사이렌 버튼을 잘못 누른 것이다. 뿐만 아니다. 주한미군의 오경보 소동 직후에는 일본 공영방송인 NHK가 27일 0시 22분쯤 북한 미사일이 홋카이도 해상에 떨어졌다는 오보를 냈다. NHK는 “연습용 문장을 잘못 내보냈다”면서 곧바로 사과했지만 2018년 1월에도 북한 미사일 발사 오보를 낸 적 있어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지난해 1월 13일 하와이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오경보로 주말 아침 관광객과 주민이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진 것처럼 도처에 오보, 오경보의 소지는 널려 있다. 세상에는 페트로프 같은 냉철한 군인만 있는 게 아니다. 공포에 사로잡힌 순간에 버튼 하나 잘못 눌러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불안한 첨단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 與, 국회 ‘폭력 봉쇄’ 사태 황교안 고발…“공안검사가 폭력 조장”

    與, 국회 ‘폭력 봉쇄’ 사태 황교안 고발…“공안검사가 폭력 조장”

    민주 “黃, 공안검사가 정치폭력·불법시위 조장”정의당 “따귀 맞고 머리채 잡혀…얼굴에 침도”황교안, 전날 국회 안 열리자 “우리가 이겼다”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자유한국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를 위한 규탄대회 과정에서 발생한 국회 폭력 사태 관련자들에 대해 17일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에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비롯해 심재철 원내대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불법 폭력집회를 주최·선동하고 집회 참가자의 폭력을 수수방관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 폭력에 동원된 무리들이 국회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도우라고 의원들에게 지시한 심재철 원내대표를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한다”고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극우보수단체들을 동원해 폭력사태를 유도·방조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민주당 설훈·홍영표 의원 등에게 폭력과 위협을 가한 성명불상의 사람들, 정의당 당원 및 국회사무처 직원 등에게 욕설과 폭력을 가한 성명불상의 사람들을 고발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전날 국회 본청 앞에서 소속 의원 및 당원·지지자들과 함께 공수처 설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폐기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오전 11시쯤 집회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태극기·성조기나 손팻말 등을 든 채 본청 각 출입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국회 사무처는 모든 출입문을 봉쇄했다.일부 극우보수단체 사람들은 국회 봉쇄와 대치 중인 경찰 멱살을 잡는데 그치지 않고 본청 앞 계단에서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정의당이 민주당에 선거법 논의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곳을 찾아가 행패를 부린 것으로 파악됐다.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한 청년 당원은 따귀를 맞았고, 누군가는 머리채를 붙잡혔다”면서 “집회 참가자들이 당원들에게 욕설을 장시간 퍼부었고,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집회 참가자들은 국회 정문과 후문에 진을 치고 앉아 호루라기를 불며 함성을 질러 경찰들이 이들을 통제하느라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본청에서 상임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나가던 도중 집회 참가자들이 자신을 밀치고 욕설을 하는 바람에 충돌 과정에서 안경이 떨어졌다고 전했다.민주당은 고발장의 주요 내용에 대해 ‘12월 16일 국회 경내에 난입해 불법 폭력집회를 진행하고 집회 참가자의 폭력과 침탈에 공모 혹은 교사·방조한 한국당에 책임을 묻는 형사고발’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고발장에서 집회 참가자들의 주요 혐의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퇴거불응죄, 일반교통방해죄, 특수공무집행방해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을 들었다. 황 대표와 심 원내대표, 조 대표에 대해서는 각 범죄 혐의에 공모하고 교사·방조해 국회 침탈행위를 주최하고 선동한 혐의를 적용했다. 황 대표는 전날 집회 현장에서 연동형 비례제에 대해 “갑자기 이거 만들어서 민주당이 군소 여당들, 말하자면 ‘똘마니’와 원 구성하려 한다”고 비하한 뒤 “그게 독재다. 선거법은 죽어도 막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황 대표는 다만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충돌’이 재연될 것을 우려한 듯 “불법이 있으면 안 된다. 우리가 책잡히면 안 된다”고 국회 무단 진입을 만류하면서도 “우리가 이겼다. 오늘 국회는 안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국회 역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면서 “폭력이 자유로 둔갑하고, 폭력배들의 집회가 정당행사로 포장되고, 집단폭력이 당원 집회로 용인되는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 우리는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인권유린을 자행했던 공안검사 출신인 황 대표가 정치폭력과 불법시위를 조장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당은 이날 오후에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또 한 차례의 규탄대회를 예고했다. 심지어 당원들의 국회 경내 진입을 독려하고 있어 추가 물리적인 충돌이 우려된다. 당 일각에서는 전날과 같은 폭력 사태를 우려해 국회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자는 제안했지만 황 대표 등 지도부는 경내 규탄대회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폭행 난무한 ‘국회 난장판’ 사태 옹호하는 한국당 지도부

    폭행 난무한 ‘국회 난장판’ 사태 옹호하는 한국당 지도부

    자유한국당이 16일 주최한 ‘공수처·선거법 저지’ 규탄대회에서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국회가 사실상 봉쇄되고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는데도 한국당 지도부가 이러한 사태를 옹호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당은 국회 본청 앞에서 소속 의원 및 당원·지지자들과 함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폐기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성조기 들고 국회 본청 진입 시도…국회 사무처 출입문 봉쇄황교안 등 한국당 지도부 빠진 뒤 정의당 농성장 찾아가 폭행 오전 11시쯤 집회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태극기는 물론 성조기나 손팻말 등을 들고 국회 본청의 각 출입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국회 사무처가 모든 출입문을 봉쇄하면서 저지당한 참가자들은 본청 정문 앞 계단과 잔디밭에 모였다.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참가자들 앞에서 여당과 정부를 규탄하는 연설을 했다. 다만 “불법이 있으면 안 된다. 우리가 책 잡히면 안 된다”면서 국회 본청 무단 진입을 만류했다.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은 출입문을 봉쇄한 경찰관들에게 출입증을 보여주고 국회 본청으로 들어갔고, 참가자들은 규탄 대회를 이어갔다.이들의 물리력 행사는 국회 봉쇄에 그치지 않았다. 본청 앞 계단에서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 선거법 논의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곳을 찾아가 행패를 부린 것이다.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한 청년 당원은 따귀를 맞았고, 누군가는 머리채를 붙잡혔다. 집회 참가자들이 당원들에게 욕설을 장시간 퍼부었고,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집회 참가자들이 국회 정문과 후문에 진을 치고 앉아 호루라기를 불며 함성을 지르자, 경찰들이 이들을 통제하느라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본청에서 상임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나가던 중 집회 참가자들이 자신을 밀치고 욕설을 하는 바람에 충돌 과정에서 안경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경찰이 연행 착수하자 황교안 나와 해산 “우리가 이겼다” 이날 집회는 오후 7시 넘어 해산됐다. 경찰이 참가자들에 대해 연행에 착수하자 본청 로텐더홀에 있던 황교안 대표가 그때서야 밖으로 나와 시위를 마치고 평화적으로 경찰관 따라 내려갑시다“라며 이들을 국회 밖으로 데려갔다. 그는 집회가 해산하고 나서 본청 당대표실로 복귀했다. 이 과정에서 황교안 대표는 “애국 시민 여러분, 우리가 이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 국회 난장판 사태 원인을 국회의장과 여당에 돌려유승민도 문희상 의장이 ‘무법천지 국회’ 원인이라고 지목 국회 경내에서 물리적 폭행이 몇 시간 내내 벌어졌는데도 한국당 지도부는 사태의 원인을 문희상 국회의장과 민주당에 돌렸다.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난장판 사태’에 대해 “국민을 광장으로 내몬 당사자는 바로 문희상 국회의장”이라면서 “합의가 안 됐는데도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하려 하니 걱정된 국민들이 참을 수 없어 국회까지 찾아온 것”이라며 탓을 돌렸다. 심지어 국회 본청이 집회 참가자들의 난입을 막기 위해 문을 닫은 것을 두고도 ”국회 문을 걸어 잠가 국민이 경내에 들어오는 것조차 못하게 한 국회의장의 폭거야말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새로운보수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조차 여야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와 문희상 의장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보수당 창당준비위 비전회의에서 “일부 시민들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일이 있었는데, (원인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을 시작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불법 사보임으로 시작해 최근 예산안 처리, 4+1이라는 법적 근거 없는 모임에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등 문희상 의장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회 로텐더홀 농성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수 유튜버들에게 ‘입법조사원’ 자격을 부여해 국회 출입을 자유롭게 하자는 제안까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영 “황교안 극우 공안정치가 국회를 아비규환으로”정의당 “국회 유린…폭력 가담자 전원 검찰에 고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황교안 대표의 극우 공안정치가 국회를 아비규환으로 만들었다”면서 ”황교안 대표는 ‘우리가 이겼다, 정부가 굴복할 때까지 싸우자’며 불법 시위를 선동했다. 이 사건은 정당이 기획해 의회민주주의를 유린한 중대한 사태로, 한국당의 동원·집회 계획 문건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국회 침탈 사태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법을 집행하라“고 촉구했다.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어제 불법 행위를 자행한 폭력 가담자 전원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며 ”검찰은 국회를 유린한 범법자를 수사해 엄정히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지난 4월 국회 경내 진입 담장 무너뜨렸을 때황교안 “엄정한 법 집행으로 불법 폭력 시위를 막아야” 비판 지난 4월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내 진입을 시도하며 담장을 무너뜨려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3일 검찰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 사건에 대해 지난 4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노총은 사람을 폭행하고, 국회 담장을 무너뜨리고 오히려 경찰에게 큰소리를 치고 있다”면서 “엄정한 법 집행으로 더 이상의 불법 폭력 시위를 막아야 하고, 또 이들의 주장에 국회와 정부가 휘둘려서도 안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한국당은 17일 오후에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또 한 차례의 규탄대회를 예고했다. 심지어 당원들의 국회 경내 진입을 독려하고 있어 이날도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당 일각에선 전날과 같은 폭력 사태를 우려해 국회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자는 제안이 나왔으나, 황교안 대표 등 지도부가 경내 규탄대회 강행을 고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욕하고 침뱉고 안경 날아가고… ‘국회 봉쇄’ 초유 사태

    욕하고 침뱉고 안경 날아가고… ‘국회 봉쇄’ 초유 사태

    자유한국당이 16일 국회에서 주최한 ‘공수처·선거법, 2대 악법 저지’ 규탄대회에 보수시민단체와 한국당 지지자 수천명이 몰려 국회를 오가는 출입문이 모두 봉쇄되고 여의도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규탄대회가 예정된 오전 11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참가자들이 국회 앞마당으로 쏟아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규탄대회가 예정된 계단을 넘어 본청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참가자들은 순식간에 본청 계단을 가득 메웠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광화문 대규모 집회가 통째로 여의도로 옮겨 온 모습이었다. 일부 참가자들의 돌발 행동은 한국당 당직자들도 통제 불능이었다. 황교안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불법이 있으면 안 된다. 우리가 책잡히면 안 된다”며 국회 무단 진입을 만류했지만 흥분한 지지자들은 본청 진입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선거법 통과를 촉구하며 지난 2일부터 본청 출입문 앞에서 농성 중이던 정의당도 봉변을 당했다. 정의당은 당직자들에게 침을 뱉고 폭력을 행사한 시위대에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도 본청 내에서 회의를 마치고 뒷문으로 나가다 시위대와 충돌했다. 설 최고위원이 나오자 심한 욕설을 하며 밀쳤고, 설 최고위원의 안경이 날아갔다. 결국 설 최고위원은 경찰의 호위를 받아 의원회관으로 이동했다. 한국당은 이날 첫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오는 19일까지 매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다. 하지만 첫날 행사가 국회 봉쇄라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키면서 추후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욕하고 머리채 잡고… ‘무법천지 국회’ 만든 한국당 지지자들

    욕하고 머리채 잡고… ‘무법천지 국회’ 만든 한국당 지지자들

    수천명 몰려와 돌발 행동에 아수라장 황교안·한국당 ‘나 몰라라’ 점거 방치 文의장 “특정 지지세력에 국회 유린” 민주 “黃·한국당 국민의 심판받을 것”자유한국당이 16일 국회에서 주최한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선거법, 2대 악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 보수 시민단체와 한국당 지지자 수천명이 난입해 아수라장이 됐다.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던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 단체들이 국회를 마비시킨 초유의 사태를 빚은 것이다. 오전 11시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이 국회 앞마당으로 쏟아졌다. 이들은 순식간에 본청 계단을 가득 메웠고, 일부가 본청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문희상(국회의장) 사퇴하라”, “더불어민주당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한국당 규탄대회가 끝난 후에도 돌아가지 않고 국회 앞마당과 본청 계단, 출입구를 막았다. 국회 본청의 모든 출입구가 폐쇄됐고, 외곽의 동서남북 문도 폐문 조치됐다. 일부 참가자는 ‘국회의장’이라고 쓰인 주차 표석에 ‘문희상 개XX’라는 낙서를 적었다. 이 과정에서 선거법 통과를 촉구하며 지난 2일부터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이던 정의당은 시위대에 둘러싸여 침을 맞고 머리채를 잡히는 등 봉변을 당했다. 본청에서 나가던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도 시위대와 충돌했다. 시위대가 욕을 하고 밀치는 과정에서 설 의원의 안경이 날아갔고, 경찰 호위를 받아 의원회관으로 이동했다.한국당은 황교안 대표가 직접 국회 앞마당까지 나가 시위대의 경내 진입을 환영했으나 공식행사가 끝난 후 ‘나 몰라라’하며 국회 점거를 방치했다. 황 대표는 규탄대회 말미에 “불법이 있으면 안 된다. 우리가 책잡히면 안 된다”고 했지만 이후 7시간 넘게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이 시위대에 검거작전 경고 방송을 수십 차례 내보낸 오후 7시 30분쯤에야 황 대표는 다시 마이크를 잡고 “시위를 마치고 평화적으로 경찰관을 따라 내려가자”고 했다. 초유의 사태를 맞은 문희상 국회의장은 “특정 세력의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하다시피 했다”며 “국회에서 이런 상황이 초래된 것은 여야 모두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극우세력과 결탁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황 대표와 한국당은 국민의 심판으로 퇴출당할 것”이라며 “제1야당이 선택한 것은 의회정치가 아니라 정치깡패와 다름없는 무법과 폭력이라는 점은 정치개혁과 선거개혁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 준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도 “수사당국은 무소불위의 깡패집단, 국회 폭거세력으로 거듭난 극우세력들의 반민주적·폭력적인 행위를 좌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만희 한국당 대변인은 “국회를 유린하는 것은 날치기를 중단하라는 국민이 아니라, 국회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청와대와 민주당, 문 의장”이라고 논평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황교안 “돌아갑시다”에 국회 앞 농성 보수단체 연행 직전 해산

    황교안 “돌아갑시다”에 국회 앞 농성 보수단체 연행 직전 해산

    정의당 등에 욕설·침 뱉고…경찰 멱살 잡아정의당 “당 차원서 고소·고발 진행할 것” 자유한국당이 16일 국회에서 개최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를 위한 규탄대회 과정에서 일부 보수단체 참가자들이 본관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 등과 충돌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참가자 중 1명은 경찰관을 폭행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이날 집회와 농성을 하던 보수단체 회원들이 경찰의 강제 연행 직전 해산했다. 농성을 시작한 지 8시간 30분만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집으로 돌아가자”며 귀가를 종용했으며 국회 정문까지 이들을 배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 경찰서는 이날 오후 7시 20분쯤 국회 본청 앞에 남아 있던 농성자들을 강제 해산하고자 경찰 병력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해산에 불응하는 농성자는 강제 연행한다는 방침도 통보했다. 그러자 황 대표가 나서 본청 앞에서 방송 마이크 등을 통해 시위자들에게 “집으로 돌아갑시다”라며 귀가를 종용했다. 이에 시위자들이 응하면서 시위자와 경찰의 충돌 등 우려하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에 연행된 시위자도 없었다.앞서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전 11시쯤 국회 본청 앞에 모여 ‘공수처 설치법·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해 이를 저지하는 경찰 및 국회 방호원들과 물리적 충돌 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 대회에 참석한 한국당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 가운데 일부가 국회 본관 진입을 시도했고, 경찰과 국회 방호원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양측이 충돌했다. 경찰은 참가자들에게 국회 본관 앞 시위는 불법이라며 총 6차례 해산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응하지 않았다. 이들은 “문희상은 사퇴하라”, “좌파독재 막아내고 자유경제 수호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국회 본관 앞에서 경찰 등과 장시간 대치했다.경찰은 본관에 15개 중대, 약 10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모든 출입문을 차단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이날 대회 참가자 일부는 정의당이나 민주평화당 당직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국회 계단에서 농성하고 있던 정의당, 민주평화당 관계자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침을 뱉고 시비를 걸기도 했다. 두 정당 관계자는 선거법 개정안 통과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말부터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천막 농성 중이었다. 정의당 관계자는 “경찰이 막는데도 욕설·폭행 등이 이어졌다”면서 “폭행 사태와 관련해 당 차원에서 고소·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국회 울타리 밖에서도 일부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이 정문 진입을 차단하고 한국당 등 당원증 소지자에 한해 출입을 허가하자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반발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1명은 국회 진입을 막는 경찰관을 폭행했다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당 규탄대회에 與 중진들 ‘봉변’…민주 “정치깡패” 비판

    한국당 규탄대회에 與 중진들 ‘봉변’…민주 “정치깡패” 비판

    황교안 “선거법 죽어도 막아야 하는 것”지지자들 본청 진입 막히자 앞에서 집회설훈·홍영표 등 민주 중진들 포위되기도자유한국당이 16일 주최한 ‘공수처·선거법 저지’ 규탄대회에 이른바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지지자들이 몰려들면서 국회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등 큰 혼란을 빚었다. 일부 더불어민주당 중진들이 한국당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이는 등 곳곳에서 물리적 마찰도 빚어졌다. 국회 사무처는 국회청사 출입문을 봉쇄하는 등 출입제한 조치까지 내렸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소속 의원, 당원·지지자들과 함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폐기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수천명이 참여했다고 한국당은 추산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 성조기, 손팻말 등을 든 채 본청 각 출입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국회 사무처는 모든 출입문을 봉쇄했다. 출입이 저지되자 이들은 본청 정문 앞 계단과 잔디밭에 모였다. 정미경 최고위원이 마이크를 잡고 “500조 이상의 우리 세금을 날치기 한 자가 누구냐”고 묻자 참석자들은 “문희상”이라고 답했다. 정 최고위원이 “그 대가로 무엇을 받으려고 합니까”라고 묻자 참석자들은 “아들 공천”이라고 했다. 그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닮은 사람이 있다. 조국 씨 잊으셨나”라고 묻기도 했다.참가자들은 ‘국민들은 분노한다! 2대악법 날치기 반대!’라는 펼침막을 든 채 “세금도둑 민주당”, “날치기 공수처법”, “날치기 선거법”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가의) 주인이 내는 세금으로 움직이는 국회에 들어오겠다는데 이 국회 문을 걸어 잠그는 행동,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은 맨 처음에는 ‘225명(지역구)+75명(비례대표)’. 이렇게 얘기를 했다. 그러다가 지금은 ‘250+50’을 얘기하고 있다”며 “국회 의석이라는 게 어디 엿가락 흥정하는 것이냐”고 연동형 비례제를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발언대에 오른 황 대표는 “공수처가 들어오면 자유민주주의는 무너진다”며 ‘공수처 반대’와 ‘선거법 반대’를 20차례씩 외치자고 했다. 그러고 나서 참가자들이 외칠 때마다 손가락으로 셌다. 황 대표는 연동형 비례제에 대해 “갑자기 이거 만들어서 민주당이 군소 여당들, 말하자면 똘마니와 원 구성하고, 이런저런 표 얻어서 160석 되고, 180석 되고 이러면 이제 뭐가 될까”라고 물었다. 몇몇 참가자가 “공산주의”라고 하자 황 대표는 “그게 바로 독재다. 그래서 선거법은 죽어도 막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불법이 있으면 안 된다. 우리가 책잡히면 안 된다”고 지지자 등의 국회 무단 진입을 만류하기도 했다. 황 대표와 의원들은 출입문을 봉쇄한 경찰관들에게 출입증을 보여주고 국회 본청으로 들어갔다. 참가자들은 본청 앞 계단의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 천막을 찾아가 이들이 민주당과 함께 공수처법·선거법을 추진하는 데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민주당 일부 중진들은 규탄대회 참석자들에게 포위되는 등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후 국회에서 상임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나오던 도중 시위대가 심한 욕설을 하며 밀치기 시작했다”며 “부상을 당하진 않았지만 충돌 과정에서 안경이 떨어졌다”고 말했다.그는 “차를 타고 이동하려 했지만 시위대가 막아서 도저히 차로 갈 수가 없었다”며 “결국 경찰 호위를 받고 걸어서 의원회관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도 국회에서 규탄대회 참가자들을 만나 항의를 받은 뒤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이동했다. 국회 진입이 불허되자 집회 참가자들은 정문과 후문 등지에 진을 치고 앉아 호루라기 등을 불며 함성을 질렀다. 경찰은 본청을 비롯한 국회 주변에 경찰력과 버스들을 배치해 출입을 통제했고, 그 여파로 일대 교통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극우세력과 결탁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황 대표와 한국당은 국민의 심판으로 퇴출당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제1야당이 선택한 것은 의회정치가 아니라 정치깡패와 다름없는 무법과 폭력이라는 점은 정치개혁과 선거개혁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한국당과 우리공화당 당원 및 지지자들이 국회 본청 앞 선거개혁 농성장에 있던 정의당 당원 및 당직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욕설을 장시간 퍼붓고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국회를 유린하는 것은 일방적 날치기를 중단하라는 국민이 아니라, 선거법과 공수처법 강행을 위해 국회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청와대와 민주당, 그리고 문 의장”이라고 논평했다. 문 의장은 입장문에서 “특정 세력의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하다시피 했다”며 “여야 정치인 모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회에서 이런 상황이 초래된 것은 여야 모두의 책임”이라며 “특히 나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해리스 미국 대사 ‘참수’ 퍼포먼스?…경찰 “허용 안 한다”

    해리스 미국 대사 ‘참수’ 퍼포먼스?…경찰 “허용 안 한다”

    “빈 협약 따라 외교 공관 보호할 의무”“대사관 진출 시도·불순물 투척도 안돼”반미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오는 13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경찰이 과격한 퍼포먼스 등은 제한하기로 했다. 외국 대사관의 기능을 침해하고 혐오와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13일 오후 4시 국민주권연대와 청년당이 광화문에서 개최하는 집회에 대해 제한통고를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오후 1시 집회 신청을 하러 온 단체들에 과격 행위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종로서는 제한 통고의 근거로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11조와 16조,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의 22조와 29조를 들었다. 빈 협약은 공관지역은 불가침이며, 공관의 안녕을 교란하거나 품위 손상을 방지하고자 해당 국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참수형, 교수형과 같은 과격 퍼포먼스와 협박·명예훼손·모욕성 표현은 빈 협약을 위반하고 공중에 혐오감과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미국 대사관 방면으로 시위대가 진출을 시도하거나 불순물을 투척하는 행위를 비롯해 집회 신고 장소를 벗어난 시위 등도 제한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인화물질을 휴대하고 성조기 등을 불태우는 행위, 총포·폭발물·흉기 등 생명을 위협하거나 신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기구 및 미신고 물품을 갖고 와서 사용하는 행위도 제한할 방침이다.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는 보장하겠지만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제재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사법조치하겠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앞서 국민주권연대 등은 ‘해리스 참수 경연대회’라는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하면서 홍보 포스터를 공개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해리스 대사가 국회의원 등에게 노골적으로 분담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외교적 결례를 범한 것과 관련 항의를 하겠다는 취지다. 해리스 대사는 또 앞서 9월 여야 의원 10여명을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종북 좌파에 둘러싸여 있다는 게 사실이냐”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사기도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홍콩서 친중 시위대 첫 등장, 성조기 밟으며 거리행진

    홍콩서 친중 시위대 첫 등장, 성조기 밟으며 거리행진

    홍콩의 반중 시위가 반년째 주로 점심식사 시간에 이어지는 가운데 친중 시위대도 첫 등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4일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은 친중 시위대 약 40여 명이 통상 반중 시위대가 주도하는 점심식사 시위에 처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홍콩 시위가 반중 대 친중의 대결 구도로 확장될 조짐이다.이들 친중 시위대는 채터 가든에서 미국 영사관까지 센트럴에서 거리행진을 벌이며 애국적인 노래를 부르거나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면을 흔들고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길 위에 깔아두고 발로 쾅쾅 밟으며 춤을 추기도 했다. 친중 시위대는 홍콩인권법 등 두 개의 홍콩 관련 법안에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내용의 편지를 미 영사관 직원에게 전달했다.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은 미국이 홍콩에 외교적, 경제적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홍콩이 중국 정부로부터의 자치권을 인정받는 ‘일국양제’ 하에서 충분히 자치권을 누리고 있는지 매년 검토하게 된다. 홍콩보호법은 미국에서 만든 군수품이나 최루가스, 고무탄 등이 홍콩에 판매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친중 시위대는 내년 미국 대선에서 현재 야당인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홍콩에 대한 법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친중 시위단체의 대변인은 이번 시위의 목적이 미국이 홍콩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남성은 광둥어로 “트럼프에게 홍콩은 당신을 좋아하지 않으며 우리는 그가 홍콩에서 빠지길 원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반중 폭력 시위대는 그들이 미국의 지지를 받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만약 폭도들이 그렇게 미국을 좋아한다면 더 열심히 공부해서 미국으로 이주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홍콩은 지난 6개월 동안 민주주의의 확대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친중시위대의 거리행진이 이어지는 곳에서 불과 수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서 반중 시위대들은 정부에 대한 요구를 반복하며 집회를 이어갔다. 한편 중국 본토에서는 홍콩의 반중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체포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퇴직 노동자 류수팡(劉淑芳·56)은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에 홍콩 시위와 관련된 사진을 올렸다가 체포돼 행정구류 10일 처분을 받았다. 인권운동가 쉬쿤(徐昆·58)도 지난 8월부터 수차례 트위터에 홍콩 시위 관련 소식을 전했다가 체포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6·25전쟁 참전 미군용사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영면

    6·25전쟁 참전 미군용사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영면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군 용사 고 커드 드레슬러(91·Kurt Dressler)씨가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묻혀 영면에 들었다. 1일 유엔기념공원에 따르면 부산 남구 유엔 기념공원에서 지난 30일 오후 미국 참전용사 드레슬러씨 유해 안장식이 열렸다.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드레슬러씨는 1928년 4월 26일생으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났다. 출생 지역이 1938년 독일로 넘어가 16세부터 독일군에서 복무한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 해군 포로가 돼 수용소에 수감됐다가 미 육군으로 전향해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 이어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했으며 1973년 한국 근무를 끝으로 21년간 복무를 마치고 중사로 전역했다. 드레슬러씨는 전역한 뒤 한국에 거주하면서 한국계 미국인 월녀씨를 배우자로 맞아 여생을 보내다 지난달 26일 숨졌다. 유해 안장식에는 배우자인 월녀 드레슬러씨와 유가족, 친구, 미군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해 드레슬러씨를 배웅했다.안장식은 추모 조총 발사와 조곡 연주, 유가족에게 성조기 전달, 유해 안장 뒤 유가족과 참석자들 헌화 등으로 진행됐다. 월녀 드레슬러(75)씨는 “21년 전 인연을 맺은 남편은 고아들을 위해 기부도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참 좋은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고인의 친구 데니스 푸(Dennis Pugh)씨는 “그는 나에게 20년 이상 멘토였고, 친한 형이었다. 이제 전우들 옆에서 편온하게 안식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참전용사가 사후에 유엔기념공원에 개별 안장된 사례는 드레슬러씨가 10번째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KSI가 폴 로건에 2-1 판정승, 라이브 스트리밍 중계 새 기록 세울까

    KSI가 폴 로건에 2-1 판정승, 라이브 스트리밍 중계 새 기록 세울까

    둘이 합쳐 구독자 수가 4000만명이 넘는 유튜브 스타들이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 센터 특설 링에서 두 번째로 맞붙었다. 본명이 올라지드 올라인카 윌리엄스 올라툰지인 KSI(27·영국)가 라이브 스트리밍 생중계로 인터넷 역사에 가장 많은 시청자 수, 순수 예능 프로그램으로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예측되는 폴 로건(24·미국)과의 프로 복싱 데뷔전을 2-1(57-54 56-55 55-56) 판정승으로 장식했다고 영국 BBC가 10일 전했다. 로건 폴은 성조기 깃발을 헤치고 링에 팬토마임 악당처럼 등장해 야유와 환호성을 유발했고, KSI는 붉은색과 검정색 마스크를 쓰고 입장해 래퍼 릭 로스와 함께 작업한 ‘다운 라이크 댓’을 읊조리며 링 안을 어슬렁거렸다. 둘은 캐나다 출신 팝스타 저스틴 비버 등 숱한 유명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6라운드 대결을 펼쳤는데 비버는 2라운드를 마치고 코너로 돌아오는 폴 로건을 기립한 채 손뼉을 마주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맞붙어 승부를 결정짓지 못한 이후 1년 2개월 만의 재대결이었다. 퓨리-와일더의 헤비급 대결 만큼은 아니지만 1라운드부터 경기가 종료될 까지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연출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KSI가 키도 더 크고 팔 뻗는 길이도 더 긴 로건을 날카롭게 제압해 계속 뒷걸음질치게 했다. 상대적으로 공격에 치중해 2점을 앞선 채 4라운드에 들어간 KSI는 상대의 오른쪽 훅에 여러 군데 찢겼으며 자신의 수비를 뚫고 들어오는 상대의 오른쪽 어퍼컷을 정통으로 맞아 캔버스에 무릎 꿇었다. 하지만 주심은 숙의 끝에 다운이 아니라 로건이 뒤통수를 가격해 넘어뜨린 것이라며 로건의 감점 2점을 선언했다. 결국 KSI의 판정승은 이 로건의 감점 2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 논란을 남겼다고 방송은 전했다. 둘이 다시 맞붙을 심산이냐는 링 아나운서의 질문을 받고 패자 로건이 의향을 강하게 비친 반면 KSI는 “이제 끝났다. 다음 일을 해보고 싶다”고 딴소리를 했다. 하지만 로건 측은 일단 감점 2점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둘의 두 번째 대결을 성사시킨 유명 프로모터 에디 헌(영국)은 “입담 대결도 있었고 복싱에 대한 존경심도 있었다. 둘 다 그랬다. 만약 다른 남녀가 링에 올라가고 싶고 그런 코드를 존중한다면 이런 일은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방위비 분담금 50억弗, 이번엔 미군의 병참기지가 되라는 말인가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방위비 분담금 50억弗, 이번엔 미군의 병참기지가 되라는 말인가

    지난 10월 18일 한국진보대학생연합 회원들이 서울 중구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에 침입해 방위비 분담금 폭증을 요구하는 미국을 규탄했다. 정치권과 언론은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개탄했다. 그들이 왜 대사관저에까지 들어가야 했는지에 대해선 외면했다. 미국이 강요하는 ‘분담금 50억 달러’의 의미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하지 않았다. 50억 달러는 내년도 우리 국방 예산의 12%. 한국군 전력증강사업비를 통째로 내주고 자주국방을 포기해야 하는 규모다. 2018년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경비 예산은 11억 달러. 50억 달러면 주한미군과 군속의 인건비는 물론 주한미군이 고용한 한국인 인건비, 기지 이전비, 군사시설 유지 보수비, 군수지원비 등을 모두 충당하고도 20억 달러 이상 남는다. 적어도 이 나라를 운영하는 당국자, 세금의 씀씀이를 감시하는 정치인과 언론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따져야 할 일이다. 학생들이 먼저 나설 일이 아니었다. 미국은 우리에게 왜 그런 요구를 하는지, 그 돈으로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그러면 한국은 어떻게 되는 건지, 그래도 주한미군을 유지해야 하는지 따져야 한다. 북한의 핵위협이 문제라면, 우리가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방위비 분담금 제도는 미국과 동맹 관계를 맺은 전 세계 35개국 가운데 한국과 일본에서만 예외적으로 시행되는 제도다. 일본은 1952년 맺은 옛 미일행정협정으로 부지 및 시설을 포함해 주일미군 주둔 경비의 50%를 냈다. 2차 대전 후 전쟁 피해 배상을 면제받은 대신 미국에 오키나와 등 미군기지를 제공하고 주둔 경비의 일부를 제공한 것이다. 일종의 점령비였다. 그마저도 1960년 미일행정협정을 개정하면서 삭제됐다. 그것이 부활한 것은 1980년대 후반. 미국은 심각한 달러 강세로 경상수지 적자가 늘고 옛 소련과의 군비경쟁으로 국방비가 폭증해 재정적자도 늘었다. 달러 가치를 절감한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엔화 가치가 절상되면서 주일미군 주둔 경비도 늘었다. 결국 미국은 1987년 방위비 분담금 제도를 불러냈다. 일본은 안보에 관한 한 미국의 요구에 전적으로 순응했다. 일본에 이어 한국에도 분담금을 요구했다. 일본 침략의 피해자이지만, 한국 정부는 버티지 못했다. 1991년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5조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을 체결했다. 다만 지원 대상을 한국인 인건비와 시설 관리 및 군수지원으로 제한했다. 1991년 합의한 1차 분담금은 1073억여원(1억 5000만 달러)이었다. 그것이 올해(10차) 1조 383억원으로 늘었다. 11차엔 6조원(50억 달러)으로 증액하라는 게 미국의 요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입만 열면 일본의 지원 규모와 비교했다. 한국의 보수언론도 일본의 분담률이 70%인 데 반해 한국의 분담률은 40~50%라며 트럼프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한국의 주한미군 경비 분담률은 70%를 넘으면 넘었지 밑돌지 않는다. 분담금에 포함되지 않는 직간접 지원이 막대하다. 2015년의 경우 미 통신선 및 연합C4I체제 사용 비용, 카투사 병력 지원, 부동산 지원, 기지 주변 정비, 공무집행피해 배상 등 방위비 분담금에 포함되지 않은 직접 비용이 1조 5000억여원이었다. 무상공유 토지 임대료, 훈련장 사용지원 등 기회비용이 8277억원, 관세·지방세 등 세금 면제와 상하수도·전기·가스·통신 등 공공요금 감면, 도로·항만·공항·철도 이용료 면제 등 간접지원은 1312억여원이었다. 분담금까지 모두 3조 4000여억원이었다. 여기에 반환기지 오염 정화, 반환공여구역 토지 매입, 기지이전 비용 2조 700여억원을 더하면 5조 4000억여원에 이른다. 토지임대료의 경우 정부는 7105억여원만 산정했지만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2018년 용산미군기지 81만평의 임대료만 최소 1조 7000억원에서 최대 4조 4000억원으로 평가했다. 평택 미군기지가 완공되기 전 미군에 공여된 토지는 모두 3030만평이었다. 2012년 일본의 분담금은 4조 4000억원, 한국은 8361억원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직간접 지원 비용을 모두 포함한 것이어서 산술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 게다가 주일미군은 6만여명으로 우리(2만 8000여명)의 두 배 이상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규모로도 한국은 0.68%이고 일본은 0.064%이다. 예산 대비 규모는 한국이 0.254%, 일본은 0.200%이다. 함부로 비교하고 멋대로 내뱉을 말이 아니다. 주한미군은 지금의 분담금도 다 쓰지 못한다. 2014년부터 2018년(9차 협정)까지 잉여 분담금은 5317억원으로 전체의 13.1%였다. 2008년 8차 협정 협상 과정에서는 미군이 미사용액 1조 1000억원을 예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013년 4월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미2사단 박물관을 짓는 데 분담금 1040만 달러(약 116억원)를 쓰는 등 한국의 분담금을 ‘공돈’처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의 혜택을 한국만 챙긴다는 것도 웃기는 주장이다. 1995년 2월 미국의 동아시아전략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미국의 납세자에게는 미군을 해외에 두는 것이 본토에 배치하는 것보다 부담이 적다. 그 좋은 예가 운영유지비를 지원하는 한국과 일본이다.” 주한미군이 본토로 철수한다면 미국 정부는 한국이 지원하던 5조여원을 대야 한다. 2016년 매케인 의원과 주한미군 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육군 대장은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렇게 묻고 답했다.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키는 게 미국에 주둔시키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데 맞는가?” “물론!”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말했다. “미군의 한국 주둔은 반드시 필요하며 정말로 우리에게 거대한 이익을 가져다준다.” 게다가 미국은 한국을 동북아의 패권을 지키는 최전방 최선의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 배치한 사드 레이더만으로도 중국의 전략거점들을 샅샅이 훑어볼 수 있다. 신속이동군으로 전환되고 있는 주한미군은 동북아에서 중국의 도전을 억제한다. 무엇보다 유사시 한국을 대리 전장으로 쓸 수 있다.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가 더 착잡한 이유는 돈의 성격 때문이다. SOFA와 특별협정은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에 대해서만 경비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50억 달러’에는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주한미군의 순환배치, 작전준비태세 등 미군에 대한 작전 지원도 포함돼 있다. 괌이나 오키나와에서 발진하는 전략 폭격기나 항공모함 전단의 훈련비도 지원하라는 것이다.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나 준비태세는 미국의 세계 패권전략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한국을 미군의 병참기지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중국, 러시아에 맞서는 병참기지다. 일제 때 한국은 일본의 병참기지였다. 스탈린은 그 이유만으로 연해주 한인들을 잠재적 스파이로 간주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미군의 병참기지가 된다면 어떻게 할까. 미국의 의도는 한미 동맹위기관리 각서의 개정 협상에서 잘 드러난다. 미국은 ‘미국의 유사시 한국군의 참전’을 명기해 미군이 개입하는 분쟁에 한국군의 참전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과 충돌하고 있으며 남중국해에선 중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한국군은 앞으로 이란과도 싸워야 하고 중국과도 맞서야 할지 모른다. 유명무실한 유엔사의 권한을 강화해 전시작전권 이양 후 한국군을 계속 통제하려고도 하고 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평택 미군기지(험프리스 개리슨)를 방문해 ‘원더풀’을 연발했다. 430만평 규모의 험프리스는 세계 최대, 최고의 해외 미군기지로서 대중국 전진기지다. 한국이 전체 비용의 94%(18조원)를 대서 지었다. 그러나 험프리스의 주소는 대한민국 경기도가 아니라 미합중국 캘리포니아이다. 식당에선 한국 카드도 못 쓴다.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미국으로 간다.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는 한국이 주권국가가 아닐 수 있다. 그가 ‘전화 몇 통화면 5억 달러가 나온다’고 한국을 조롱할 때에도 광화문광장에서는 정치인들이 성조기를 온몸에 두르고 흔드는 자들과 대한민국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우리 군이 미군의 용병이 돼 중국, 러시아, 이란 등과 맞설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야당은 국사를 작파하고 선거운동만 한다. 날로 벗겨 먹어도 정신 못 차릴 나라로 간주하는 데는 그만 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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