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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찢어진 국기 게양 지나친 애국심 ‘눈살’

    [솔트레이크시티 외신종합] 지난해 ‘9·11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에서 찢어진 성조기가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미국의 공식국기로 게양된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는 6일 무역센터에 걸렸던 국기가올림픽주경기장인 라이스-에클레스 스타디움에 미국을 대표하는 성조기로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한술 더 떠 개막식 때 선수 5명이 무역센터 국기를들고 입장하는 계획까지 세웠다.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찢어진 국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반대하자 이 계획을 취소했다.미국의 아니타 디프란츠IOC위원은 “IOC의 방침을 충분히 이해한다.올림픽은 전세계인의 축제이며 미국은 개최국이지만 똑같은 손님”이라며 IOC의 입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미국은 무역센터 성조기를 개막식 때 TV를 통해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선수들과 만날때도 부각시켜 ‘애국심’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미국의 행동에 대해 일부에서는 “아무리 애국심 고취차원이라고 하지만 순수해야 할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쇼비니즘(맹목적 애국주의)을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등의 비난이 일고 있다.
  • [씨줄날줄] 노근리 악몽

    악몽의 ‘노근리 현장’이 속살을 드러냈다.미군이 어린애들 손을 잡고 피란길을 서두르던 주민들에게 기관총을 난사했던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미군 제1기갑사단 7기갑연대 2대대 중박격포 중대 상병으로 6·25에 참전했던 당시16살 소년이 총격을 당했던 11살의 또래에게 자초지종을 털어놓은 것이다.52년의 세월이 흘러 68세의 노인이 되었건만증언은 또렷하고 명쾌하다. 16살 미국 소년 병사는 민간인에게 기관총 사격을 거부하자 중대장이 처형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노근리 악몽’은 우발적인 게 아니라 미군의 명령체계에 의해 저질러졌음을 말해준다.미군 병사는 처형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직속 상관의 발포 명령을 단호히 거부했다.‘노근리 사람들’이 결코 미군에 적대적이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미국 소년병사의 기억은 정확하다.‘한국 소년’ 얘기와 오버랩되며당시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한다. 1999년 AP통신의 ‘노근리’ 보도 이후 공동조사에 나섰던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1월 ‘증언의 불일치로 사격명령하달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발표했다.그러나이제 형편이 달라졌다.미군의 조직적인 범행이 백일하에 드러나지 않았는가.이제 미국은 52년 전 성조기 견장을 달고자유를 위해 싸웠던 병사의 증언에 답해야 한다.잘못을 사과하고 피해자의 명예 회복은 물론 합당하게 배상해야 한다. 미국의 ‘소년 병사’는 반세기를 넘겼는데도 굴다리며 논길과 같은 이국의 생경스런 풍경을 잘도 기억한다.그리고얘기할 날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미국의 잘못을 고발하는 데 앞장선다.총격에 놀란 ‘한국 소년’이 두 손을 번쩍 들었지만 미군은 총격을 가했다고 증언한다.영영 숨기고싶고, 당장 미국에 짐이 되더라도 허구를 밝히려는 미국민의 양심은 살아 있는 것 같다.세계 지도국으로서 미국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일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우리는 해를 넘겨가며 갖가지 게이트에 얽매여 국가적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민주화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숨져갔지만 의문은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미국 사람은 52년 전도 기억하는데 한국 사람은 엊그제 일도 모르겠다는 것이다.일본은 경제력에도 불구하고세계 지도국 반열에서는 뒷줄로 밀린다.태평양 전쟁의 죄과를 부인하려는 옹졸함에 발목이 잡힌다.‘잘못의 청산’ 없이는 발전도 없음을 알아야 한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조선총독부 마지막 일장기 입수

    해방 당시 일제의 조선총독부 앞에 게양돼 있다가 서울에진주해온 미군에 의해 강제 하강된 ‘마지막’ 일장기가 광복 56년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특히 이 일장기는 강제 하강에 직접 관여한 미 진주군 사병이 개인적으로 보관해온 것인데, 태평양을 사이에 둔 한국인 형제의 노력으로 반세기 지나 한국에 올 수 있었다.경기도분당에 살고 있는 박인서(朴仁緖·49)씨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시에 거주하는 친형 경수(慶洙·58·미국명 에드워드 박)씨가 한국에 보낸 ‘총독부의 마지막 일장기’를 본사에 단독 공개했다.박씨에 따르면 형 경수씨는 일본 항복 직후 미군 선발대 사병으로 서울에 입성했던 미국인친구 렉스 펑크(74·샌프란시스코 거주)로부터 이 일장기를입수했다. 당시 펑크 사병은 미 육군 24군단 7보병사단 17대대 1중대소속이었으며 24군단장은 서울 진주후 미 군정사령관에 오른 하지 중장이었다.1945년 9월8일 인천에 도착한 미군은 다음날인 9월9일 조선총독부를 접수,총독부 앞마당의 일장기를끌어내리고 대신 성조기를 게양했다.펑크는 이때 일장기를내린 미군 병사 8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50년 넘게 이 일장기를 ‘가보’로 보관해온 펑크는 한국인 친구인 에드워드 박(경수)의 끈질긴 ‘한국반환’ 요청을거절했다. 그러다가 건강이 좋지 않게 된 지난 99년 2월 펑크는 에드워드 박에게 일장기를 양도했고 경수씨는 이를 지난해 초 동생 인서씨 편에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이 일제의 ‘마지막 일장기’는 가로 141.5㎝,세로 106.5㎝ 크기로 깃발의 흰색 바탕이 연한 황색빛으로 변해 있으나상태는 비교적 양호했다.한국으로 돌아온 일장기는 ‘일장기’란 이유로 관련 기관들이 선뜻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는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박씨는 “괜히 건네받았다는 후회와 함께 한때 일본 우익들에게 건네버릴까하는 엉뚱한생각도 한 적이 있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독립기념관 이명화 박사는 “독립기념관에 전시된 총독부건물의 첨탑과 함께 일제통치,패망의 역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물증”이라며 “독립기념관에 전시해 후세 교육의 자료로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운현기자 jwh59@
  • 美 아프간 공격/ 對아프간 심리전 강화

    미국은 공습과 함께 아프간 난민들을 상대로 고도의 심리전을 병행해 나가고 있다.심리전은 주로 식량투하를 하면서 선전지와 대민 방송을 위한 라디오를 함께 투하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공습과 식량 지원 병행은 공격 대상이 아프간 국민이 아닌 테러분자들임을 강조함으로써 국민들을 탈레반 정권에서 유리시키고 ‘회교권에 대한 기독교권의 공격’으로 몰고가려는 오사마 빈 라덴의 전략을 무산시키는 게 주목적이다. 미국은 8일 새벽 난민 거주지에 식량 3만7,500인분을 투하했다.지난 4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아프간 난민들에대해 식량·의약품·월동용품 등 3억2,000만달러 규모의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걸프전 때 투입,이라크군의 대규모 전향과 투항을 유도해냈던 방송 장비를 갖춘 EC-130 항공기를 아프간 국경 부근에 밤낮으로 띄워 놓고 전쟁의 원인과 공격목표 등을 설명하는 대민방송도 곧 착수할 예정이다. 또 난민들이 대민 방송을 청취할 수 있도록 식량·의약품등과 함께 라디오도 투하할 계획이며 탈레반 정권의 실상을 폭로하는 전단을 현지어로 제작,대량 살포하는 방안도추진하고 있다.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아프간에 문맹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그림과 기호’도 전단에 그려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대형 C-17 수송기 두 대가 아프간 남부와 동부 지역에 살포한 ‘인도적일일 배급식(HDR)’은 개당 900g짜리(한화 5,200원 상당)로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들어 있으며 이슬람 신도들의 식생활을 고려해 동물성 음식은 일체 넣지 않았다. 밝은 노란색의 이중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용기 표면에는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로 “미국 국민이 주는 식량 선물입니다.이 포장에는 완전한 하루치 식량이 들어 있습니다”라는 문구와 그림이 그려져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美 아프간 공격/ 美, 사상 첫 군사·인도 양면작전

    미국은 7일 밤(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거점을공격하면서 아프간 난민과 빈민을 위해 구호물자도 함께 공수했다.사상 첫 군사·인도 양면 작전이다. 미국은 이번 공격을 아프간에 대한 공격이 아닌 오사마 빈라덴 등 테러리스트에 대한 공격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때문에 구호물자를 공수함으로써 이번 공격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아프간 난민과 빈민 보호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모든 구호품에 성조기와 함께 ‘미국의 선물’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미 감정이 극에 달한 주변국의 입장을 고려, 반미 감정확산을 막는 한편 아프간 국민들의 마음이 탈레반으로부터떠나게 하기 위한 심리전이기도 하다.이번 공격은 이슬람세계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문명충돌’이라는 종교와 민족간 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구호품이 탈레반의 수중으로 넘어가지 않도록신경을 쓰고 있다.이를 위해 C-17 수송기를 동원,산악에 구호품을 공중 살포하고 있다. 또 구호물자 수송에 나선 C-17 수송기가 격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습작전과 병행,또 하나의 공습작전을 펴고 있다. 우선 탈레반 병력의 방공포를 피할 항로를 확보하되 이를피할 수 없을 때에는 적의 방공포를 파괴하는 계획을 수립해 놓은 것.구호물자 수송도 또 하나의 군사작전인 셈이다. 수송 전문가들은 구호물자 수송에 수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워싱턴 당국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을통해 미국의 구호물자 수송을 아프간 국민들뿐만 아니라 이슬람권에 최대한 전파하기 위한 홍보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파키스탄 反美시위 격화

    [이슬라마바드 강충식특파원] 파키스탄 과격 이슬람단체 소속 수만명이 21일 수도 이슬라마바드 등 주요 도시에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반대하는 반미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4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체포되는 등 시위가 점차 격렬해지고 있다. 미국의 아프간 공격에 반대하는 40여개 종교,사회단체,정당 등이 최근 결성한 ‘아프간 수호위원회’ 주도로 열린 이날 시위에는 수만명의 종교단체 소속원과 학생,시민 등이 참가했고 상당수 회사와 가게들도 항의 파업을 강행했다. 가장 과격한 시위가 일어난 곳은 약 4만명이 참여한 상업도시 카라치다.경찰과 시위대간의 격렬한 충돌로 4명이 사망하고 최소한 3명이 부상했으며 경찰관도 10여명 이상 부상했다. 최대 국경도시 페샤와르에서도 1만여명의 시위대가 구 시가지 도로를 가득 메운 채 성조기를 불태우며 경찰과 격렬한투석전을 벌였다. 아프간 수호위원회의 몰라나 사물 하크 위원장은 “무샤라프 대통령 정부가 미국에 군사기지 등을 제공한다면 이슬람단체들은 지하드에나설 것”이라며 내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 [美 테러의 뿌리] (3)뿌리는 이스라엘-아랍 적대감

    ‘문명간 충돌’‘회색 전쟁’‘문명권에 대한 야만 세력의 침략’ 등등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 사건에 대한 각종 정의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깊은 뿌리는 아랍·이스라엘간 피비린내로 점철된 갈등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아랍권의 이스라엘 적대감은 친 이스라엘 정책을 펼쳐온미국에 대한 증오로 연결돼왔다.반미(反美)감정은 민족·종교분파·계층을 망라한 아랍계 공통의 정서.아랍권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현장에서 성조기는 이스라엘기와 함께불태워진다. ‘물’과 ‘기름’에 비유되는 유대인과 아랍의 대립은두 민족이 중동땅에 모여살면서 시작됐다.지금의 중동,특히 팔레스타인 땅은 구약성서에 ‘가나안’으로 나와있는이스라엘 민족의 터전.기원전 12세기 ‘솔로몬 왕국’의번영을 누렸던 유대인들은 로마 통치를 거부,반란을 일으킨 서기 135년 예루살렘에서 쫓겨나면서 기나긴 유랑을 시작했다. 그사이 이슬람교도들이 들어왔고 서기 637년 이래 1,400여년동안 아랍계 팔레스타인인들이 이땅의 주인이었다.1800년대 말.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시온산으로 돌아가자는 ‘시오니즘’을 일으켜 팔레스타인 땅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비극은 이때부터 시작됐다.아랍인들과의 충돌은 필연적. 두 민족간 폭력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나치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겪은 유대인들은 국가수립에 박차를 가해 유엔으로부터 팔레스타인 땅의 52% 지역에 유대국가를 세우고 나머지 48%에는 아랍국가를 수립한다는 분리된 국가건설방안을 승인받았다.미국의 주도로이뤄진 결과였다. 1948년 5월14일 선포된 이스라엘의 독립은 곧 바로 전쟁으로 이어졌다.이집트,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레바논 등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의 독립 선포와 동시에 선제공격,1차 중동전이 발생했다.팔레스타인인 90여만명이 난민길에 오른 것도 이때다.이스라엘과 아랍권은 이후 3차례의 전쟁을 더 치렀지만 승자는 항상 이스라엘이었다. 특히 67년 6월5일 발생한 제3차 중동전쟁은 현재 아랍·이스라엘 분쟁의 불씨.이집트가 시나이 반도에 주둔중인유엔군을 추방,전군 동원령을 내리면서 촉발된 이 전쟁에서이스라엘은 단 6일간의 전투를 통해 이집트로부터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를,요르단으로터는 요르단강 서안지구를,시리아로부터 골란고원과 동예루살렘을 빼앗았다.79년 캠프 데이비드협정에 따라 시나이반도만 이집트에 반환했을뿐이다.이스라엘은 유엔의 점령지 철수 요구를 묵살했다.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정책도 제3차 중동전쟁이 남긴 유산중 하나다. 87년 12월 팔레스타인인들이 집단적인 저항 ‘인티파다’(민중봉기)를 일으키면서 양측간 타협없는 피의 보복전이반복되고 있다. 대다수 아랍인들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이스라엘의팔레스타인 점령은 기본적으로 같은 성질의 행위인데도 미국이 이라크에만 군사·경제 조치를 내리고 있다며 강하게반발한다. 매년 20억달러 이상의 대 이스라엘 군사 원조도마찬가지다. 반 이스라엘 및 반미 감정은 아랍을 하나로 묶는 요소다.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노골적인 친 이스라엘 정책을펼쳐 반미감정을 격화시켜왔다.지난 4월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국제감시단을 파견할지 여부를 둘러싼 유엔 안보리표결에서 미국은 4년여만에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 아랍권에 타격을 가했다.지난 9월2일 폐막된 더반 유엔 인종차별철폐회의에서도 시오니즘과 인종차별을 동일시하는 안에반대, 회의에서 철수했다.이번 테러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중동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에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이유가바로 여기에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美 테러전쟁/ 테러로 업종간 희비 엇갈려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으로 업종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산업 전반적으로는 소비·투자심리를 위축시키지만 때아닌호황을 구가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수요급감으로 파산에직면,정부에 대책을 호소하는 업종도 적지 않다. 건물보안및 경비업체들에 대한 수요는 테러공격 이후 크게 늘고 있다.고층건물일수록 테러의 대상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수십만달러의 비용을 감수하고도 전자출입 및 적외선 장치,감시카메라 등을 설치하고 경비원의 수도 늘리고 있다. 비행기 충돌시 건물붕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안전검사업체에 대한 진단요청도 쇄도하고 있다.비용을 적게들이면서 입주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결의에 따라 거리와 주택가에는 성조기의 물결이 일어성조기 제작업체는 24시간 풀가동중이다. 의회가 400억달러에 달하는 재해예산안을 승인,중장비 및 골조분야의 건설업계는 ‘복구특수’를 맞고 있다.부시행정부가 ‘성전’을 선포함에 따라 방위산업체는 ‘전쟁특수’가 예상돼 전투기 생산업체인 노드롭사와 록히드 마틴은17일 폭락장세에서도 각각 15.7%,15%씩 올랐다. 전쟁과 테러에 대비,통신장비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예상돼 이동전화업체인 노키아 주가는 12% 상승했다.전쟁발발시 사상자 발생을 감안,제약업종도 생산을 늘릴 태세다.외출을 꺼리는 ‘테러 신드롬’은 컴퓨터 게임 등 소프트업체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있다. 반면 항공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최악의 위기에 처해,파산까지 우려된다.수요가 급감하면서 미 5대 항공업체는 비행편수를 무기한 20%,독일의 루프트한자는 겨울철 비행을 33% 줄이기로 했다.미 항공업계의 신규 실직자가 10만명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콘티넨털 항공의 주가는 49% 폭락,항공업계 모두가 고객감소와 자본손실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의회와 행정부에 250억달러의 연방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130억달러 정도만 검토되고 있다. 무역센터 붕괴와 5,000명이 넘는 사망자 발생으로 1,000억달러 가까이 추정되는 사상 최대의 보험금을 물어야 하는 보험업종은 부분적으로 파산이 예상된다.테러에 대한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여행자 수가 급감,관광업종도 수십억달러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슬픔과 분노 ‘눈물젖은 미국’

    미국이 울었다.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날로 선포된 14일 워싱턴과 뉴욕,보스턴 등 미 전역이 애도 속에 잠겼다.워싱턴에는 이른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50개주 모든 관공서와 대형건물 등에는 조기가 내걸렸고 시민들은 교회와관공서, 직장,학교에서 거행된 추모식에 참석,희생자들의넋을 기렸다.CNN과 ABC등 미 언론들의 추모 분위기를 고조하는 보도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테러 대참사를 반드시 응징해야한다는 분노와 비장한 결의가 성조기의 물결과 함께 점차 미국인의 슬픔을 압도해가고 있다. 이날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열린 추도예배에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비롯,빌 클린턴 전 대통령,지미 카터 전대통령 등 와병중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제외한 전·현직 대통령들이 대거 참석,국민적 결속을 과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이자리에 깊은 슬픔을 안고자리를 함께 했다”며 미국은 테러 희생자와 이들을 구하려다 숨진 미국인들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악대의 추도 음악속에 제인 딕슨 추기경이 집전한 예배에는 기독교계 원로 빌 그레이엄 목사,유대교 워싱턴 교구라비 조수아 하버만,이슬람교 무자밀 시디치 등 각 종교지도자들이 각각 추도사를 낭독했다.테러로 부인 바버라올슨여사를 잃은 테오도르 올슨 법무차관도 다른 각료들과자리를 함께해 숙연한 분위기를 더했다. 비행기 테러로 189명이 사망한 워싱턴 국방부 참사 현장옆 언덕에서는 별도로 성직자들의 추모예배가 열렸다.미전역의 이슬람 센터에서도 추모기도회가 개최됐고 호텔과위락시설로 가득한 라스베이거스도 이날 네온 사인을 소등,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캐나다와 유럽 각국,팔레스타인 등 국제사회도 이날 추모에 동참했다.파리시는 지하철 운행을 3분 동안 중단하기도했다.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성 바오로 성당 예배에참석하는 등 각국 지도자들의 추도식 참여와 추도사가 잇따랐다. 눈물로 가득한 애도 분위기는 그러나 테러 응징을 통해미국인의 ‘단합’과 ‘애국심’,세계 최강국 미국의 ‘건재’를 과시하려는 미 시민들의 비장한 결의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정치권의 초당파적인 단결 모습이 연일 언론에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이날 추모식에서도“우리는 적에게 승리하겠다는 굳은 결의로 단결했다”며보복 의사를 재천명했다. 거리를 뒤덮은 성조기 물결,그리고 뉴욕 테러 붕괴 현장에서 시민들이 부시 대통령 앞에서 연호한 ‘USA’구호는 미국의 응징 결의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전세계 ‘反아랍정서’ 확산

    전 세계에서 아랍인들에 대한 보복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테러 참사를 조사중인 미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오사마 빈 라덴과 추종자들의 범행 증거들을 속속 내놓으면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반(反)아랍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것. 특히 테러 공격을 당한 미국 내에서의 반감이 점차 거세지면서 600만∼800만에 이르는 아랍계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3일 반 아랍 증오 공격이 빈발하자 미국민들에게 이번 테러 공격과 관련,아랍계 미국인들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랍계 공격의 주요 타깃은 이슬람 사원 등 이슬람 관련단체와 아랍인이 일하고 있는 주유소·식당 등. 지난 12일 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 브리지뷰에서는 300명의 주민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이슬람 사원으로 행진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이 과정에서 3명이 체포됐다. 13일 텍사스주 덴턴에서는 이슬람협회 건물이 화염병 투척으로 화재가 발생,2,500달러 상당의 피해를 냈다.당시 협회 건물은 비어 있어서 부상자는없었다. 시카고에서는 아랍·미국 공동체센터에 소이탄 공격이 발생했으며 인디애나주 게리와 일리노이주 팰로스 하이트 등에서는 주유소가 총격을 받았다.아랍인 종업원이 근무하고있다는 것이 이유. 뉴욕 헌팅턴에서는 술에 취한 75세의 노인이 한 쇼핑몰 주차장에서 파키스탄 여성을 자동차로 들이받으려 한 사건이일어났다. 이 여성이 상점 안으로 달아나자 쫓아가 “내 나라를 파괴한 데 대한 보복으로”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워싱턴 린우드의 한 이슬람 사원은 13일 주민들의 공격으로 완전히 파괴됐다.미시간주 이스트 랜싱에서는 이슬람센터 옆의 한 이슬람 신자 집에 총격이 가해졌고 디트로이트소재 웨인주립대학의 이슬람학생회 사무실도 공격을 받았다. 캐나다 토론토의 자미 이슬람 사원은 13일 신도들에게 만약의 위협에 대비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사원측은 이슬람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차를 타고 가던 중 모욕을 당하는 등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독일에 살고 있는 아랍계 주민들이 미국 테러참사 이후 폭탄 공격과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이슬람중앙위원회가주장했다.프랑스의 경우 아직 보복 테러는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이슬람사회 지도자들은 미 테러사건이 아랍계 주민들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박찬호 제4선발 강등?

    동시 다발 테러 여파로 중단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6일만인 오는 18일 재개되는 등 세계 스포츠계가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이에 따라 ‘코리안 특급’ 박찬호(LA 다저스)는 오는 21일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메이저리그 버드 셀리그 커미셔너는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2일부터 중단된 경기를 18일 재개하고 그동안 열리지 못한 경기는 정규시즌을 연장해 팀당 162경기를 모두 소화하겠다고 밝혔다.셀리그 커미셔너는 또 “희생자들에게조의를 표하기 위해 선수들의 유니폼에 성조기를 부착토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메이저리그 페넌트레이스가 6일이상 열리지 않은 것은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으로 1개월앞당겨 폐막된 이후 처음이다. 다저스는 이날 메이저리그 재개 발표와 함께 18일 케빈 브라운,19일 테리 애덤스,20일 제임스 볼드윈,21일 애리조나전에 박찬호,22일 테리 멀홀랜드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제2선발인 박찬호가 18일부터 열리는 샌디에이고전에 나올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4번째로 등판하는 것에 대해서는‘제4선발’로 추락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중단된 챔피언스리그 8경기를 새달11일 치른다고 발표했다.또 14일로 예정된 UEFA컵 경기는오는 21일로 재조정하되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남은 경기는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프로미식축구(NFL) 정규리그 둘째주 경기(17∼18일),미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세이프웨이클래식(15일부터)와 미국프로농구(NBA) 시범경기(16일부터 중국·타이완),카누 슬라롬 세계선수권대회(21∼24일 미 테네시주) 등은 취소되는 등 테러의 후폭풍이 이어졌다.NFL 경기가 파업이 아닌 이유로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민수기자
  • 美테러 대참사/ 충격에 휩싸인 초강대국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혼란’ 그 자체였고 ‘충격’의연속이었다. 미국이 공격받는다는 사실에 모두가 망연자실했고 영화속 장면이 현실로 나타난데 대해 믿을 수 없다는표정이었다.공화당의 척 하겔 상원의원은 “제 2의 진주만기습”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상공에는 F 16기가 초계비행을 하고 거리는 M 16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병력이 관광객을 대신했다.마치 계엄령이 내려진 미국의 수도를 보는 듯했다.연방청사와 의회에소개령이 내려지자 워싱턴은 ‘엑소더스’를 연출했다. 백악관으로 향하는 모든 도로가 폐쇄된 가운데 25만명에 달하는 연방기관 근로자는 외곽으로만 치달았다. 일시에 몰린 차량으로 대부분의 도로는 동맥경화 현상을빚었고 빨간 신호등에도 차량들은 멈추지 않았다.비상차량들은 사이렌을 울리며 질주했고 보행자들은 도로를 마구 건넜다.전투기와 군헬기의 소음이 들릴 때마다 이들은 ‘하느님’을 연발하며 치를 떨었다. 긴급대피령이 내려진 국방부 건물은 11일 오후가 되도록시꺼먼 화염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비행기 공격을 받은서쪽 건물은 불길에 그을려 흉칙한 몰골을 그대로 드러냈다. 더이상 ‘오각형(펜타곤)’의 형상이 아니었다.주변상가는완전히 철시했고 관광객으로 들끓던 의회 주변도 곧 한산해졌다. 백악관에서 두 블록 떨어진 14번가 국립공원 앞 ‘자유광장’에는 성조기가 반만 게양돼 이날 참사를 대변했다.워싱턴 시민들은 “미국의 수도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수 있느냐”고 반문했다.1814년 영국군에 의해 백악관이 불탄 이후 워싱턴에 불길이 치솟은 것은 처음이다. 민간 항공기가 자살무기로 돌변해 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 맨해튼의 무역센터를 강타하자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출근길로 붐빌 무렵,1동 건물에서 ‘꽝’하는 소리가 울리며 땅이 일시 흔들렸다.비행기와 건물 파편,서류뭉치가 비오듯 쏟아지고 건물 상부에서는 연기가 치솟았다.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연기를 피해 건물 창문에 매달렸던사람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수십m 아래로 뛰어내렸다.거리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울부짖었고 구조대도 속수무책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1동 건물이 거대한 연기와 먼지를내뿜으며 무너졌다. 건물로 진입했던 구조대원들을 돌볼 틈도 없이 경찰과 소방대원,시민들은 먼지들 뒤집어쓴 채 정신없이 뛰었다.영화에서나 가능한 장면 그대로다.도로 곳곳에서는 파편에 맞은부상자와 연기에 질식해 속을 게우는 사람들이 즐비했다. 구조대원을 부축해 나오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공포는 부분적인 ‘적개심’으로 변하기도 했다.메릴랜드주 록빌에 사는 줄리아 애덤스는 “정부가 테러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연방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뉴욕의 한 시민은 “계획적인 테러가 진행되는 동안 연방정부는 무엇을 했느냐”고 분노를 표시했다. mip@
  • [대한포럼] 연기금 정책, 발상의 전환을

    미국 맨해튼 월가의 뉴욕 증권거래소는 오전 9시30분 ‘오프닝 벨’을 울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대형 성조기가거래소 내부 곳곳에 휘날리는 가운데 열리는 개장식은 매우인상적이어서 미국 경제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다.CNN과 CNBC 등은 이 장면을 생중계해 지구촌 사람들이 개장 주가에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20여 곳의 매매 체결소(트레이드 포스트)는 주문을 내는 증권사 직원들로 오후 4까지 발 디딜틈조차 없다.지난 1년여간 정보기술(IT)산업의 침체 여파로뉴욕증시가 다소 불안정했지만 열기만은 여전히 뜨겁다. 미국 경기 침체와 첨단기술주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가 세계 자본시장의 심장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은 연기금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실제로 주식시장발달과 연기금의 운용방식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이 높은 미국·영국·네덜란드는 주식시장이 발달한 반면 연기금 주식투자를 제한하고 있는 독일·이탈리아는 상대적으로 증시가 낙후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미국 연기금은 1980년대 이후 뮤추얼펀드와 함께 금융시장의 양대 기관투자가로 자리잡았다.1997년 25%에 불과하던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율은 지난해 55%에 육박했다.이는 증시 침체기마다 연기금의 주식시장 확대 투입 여부를 놓고 논란을빚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가 먼저 미국 연기금정책에 주목하는 것은 연기금 운용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다.현재 우리나라의 연금제도는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 등이 있다.기금은 1961년 제정된 예산회계법에 따라 처음 도입된 뒤 현재 60개가 운영되고 있다.그러나 대부분 연기금이 목표수익률이나 허용위험도·투자대상 등 자산운용 정책이 명문화돼 있지 않은 상태다.따라서 연기금이자의적으로 운용되는 측면이 커 재정적 안정성이 취약한 편이다.반면에 미국은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사회보장연금을 연방정부 산하 ‘기금 신탁위원회’가 엄격히 통제·관리하고있다는 점이 다르다.위원회는 재무·노동·보건복지부장관과 사회보장청장,민간위원 2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그래서 연기금의 자산변동 상황과 10년 단기 재정계획,75년 장기 재정계획,수입·지출 내역에 관한 연례 보고서를 만들어 매년 3월 의회에 제출한다.이러다 보니 사회보장연금 운용의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선진국이 연기금의 주식 투자시 철저한 감시·안전장치를마련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미국은 이른바 ‘신중한 사람의 법칙’이란 책임기준을 갖고 있다.기관투자가가‘신중한 사람’으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해 주식투자로 손실을 낼 경우 민사소송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연기금의 수익률이 낮거나 손실이 나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국내 풍토와 매우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연기금을 통해 증시 활성화를 꾀하려면 선진국형기업연금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기업연금의 비율이 매우 높아 전체 연기금의 60%를 웃돈다.그 중에서도 기업과 종업원이 출연금을분담한 뒤 종업원이 자기 책임 아래 주식이나 뮤추얼펀드에투자하는 기업연금이 절대적 비중을차지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우리나라도 공공자금 성격을 가진 국민연금의 주식시장 확대 투입 여부를 놓고 더이상 소모적 논쟁만 벌일 때가 아닌 것 같다.사적(私的) 연금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강구해 연기금이 자연스럽게 주식시장에 흘러들게 해야 한다.국내 연기금 문제는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구조적인 것이다.그런 만큼 정책당국은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확대하기 이전에 연기금이 증시에 유입될 수 있는 제도와여건을 먼저 만드는 데 힘을 쏟기 바란다. 박건승 논설위원 뉴욕에서 ksp@
  • [데스크 칼럼] 상기하자 진주만?

    올여름 미국 극장가를 강타할 블록버스터 후보 1호는 25일미전역에서 동시 개봉되는 디즈니 영화 ‘진주만(Pearl Harbor)’이다.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의 하와이 진주만 기습을 소재로 제작비 1억 3,500만 달러를 들인 초대작이다. 진주만 기습은 미군 전사상 최대의 치욕이다.공격 성공을알리는 전통문 ‘도라,도라,도라’를 사령부로 타전한 그날새벽 일군기들은 미 태평양 함대의 모항 진주만을 순식간에불바다로 만들고 애리조나,오클라호마,캘리포니아등 7척의전함과 100척 이상의 함정들을 수장시켰다.이 공격으로 미국은 사망자 2,388명,부상자 1,178명과 300여대의 항공기가파괴되는 치욕적인 피해를 입었다.(미국방부 통계) 왜 새삼스레 진주만인가.금년은 진주만 기습 60주년의 해다.디즈니측은 이 영화를 지금 80대가 됐을 당시 참전용사들의 생애 마지막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제작 의의를 설명한다.해군 간호사와 파일럿의 러브 스토리가 줄거리를 이루지만 바탕에 깔린 것은 당시 희생자들의 애국심이다. 사실 이 영화는 2년여 전 다시 일기 시작해 미국 전역을휩쓸고 있는 ‘강한 미국’ 향수를 타고 탄생했다.이 향수는 2차세계대전때 조국을 구한 영웅들에 대한 추모 열기로나타나고 있다.당시 희생자와 참전용사들을 기리느라 미국전역이 법석이다. 지난 98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히트가 그렇고 NBC방송 앵커 톰 브로커가 쓴 책 ‘가장 위대한 세대(The Greatest Generation)’가 장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지금 미국에서 이런 유의 다큐멘터리,저술,신문기사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미국인들이 가장 신성하게 생각하는 3가지 단어는 ‘성조기,어머니 그리고 애플파이’라는 말이 있다.성조기로 상징되는 신애국주의 물결이 다시 미국인들의 마음을 뒤덮고 있다.지난 대선에서 클린턴행정부의 신자유주의를 물리치고보수주의 부시행정부를 출범시킨 바탕에도 이런 향수가 깔려 있다. 미사일방어망(MD)계획을 설명하며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방장관이 ‘우주의 진주만 기습’으로부터 영토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상기하자 진주만’의 분위기를 이용한 절묘한 말 채용이지만 이를 듣는 우리의 기분은 섬뜩하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유력 언론과 균형감각을 가진 많은지식인들이 MD계획이 전세계적인 무기경쟁을 부추긴다며 경고하고 나섰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강한 미국을 외치는 거대한 물결에 묻혀 잘 들리지 않는다. 우주에서 ‘진주만 기습’을 가할 적으로 미국은 ‘불량배국가’들, 그중에서도 북한을 주요 대상으로 꼽고 있다.지금 태평양에서 미국의 제일 군사동맹국은 역설적으로 60년전 진주만 기습의 주인공 일본이다.미국은 일본의 무장화를걱정하는 아시아국가들의 경고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대신그들의 안중에는 ‘우주의 진주만 기습’을 감행할 적,북한미사일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부시행정부가 갖고있는 북한 회의감의 뿌리가 예상보다 더 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리에게 알려준다.우리의 대북정책과 한·미 공조도 이 ‘진주만 열풍’이 시사하는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 바탕 위에서 세워나가야한다. 이기동 국제팀장 yeekd@
  • 이산방북단 ‘이건 조심’

    북한 식당에서 ‘접대원’을 ‘아가씨’라 부르면 큰 실례다.김일성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직함없이 이름만 부르면 곧바로 거친 항의를 받는다. 대한적십자사가 2차 이산가족 방북단에 책자로 보낸 주의사항중 일부다. ■표현과 용어 개혁·개방,인권,햇볕정책,탈북자 등의 표현에 북측은거부감을 보인다. 개혁·개방 대신 ‘중국·베트남식 경제운영’으로표현하면 된다. “식량난에 제대로 먹기는 했느냐”는 대화도 자칫자극할 수 있다.안내원 등 보통의 북측 인사들은 ‘∼선생’이라 부르면 무난하다. ■북측 지도자에 대한 태도 김일성 주석·김 국방위원장의 동상,사진,‘말씀판’ 등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이들이 실린 신문,선전물등을 깔고 앉거나 찢거나 훼손하다가 다툼이 일어나기도 했다.가장주의를 요하는 대목이다. ■휴대품 태극기,성조기가 그려지거나 ‘대한민국’이라고 씌어진 옷과 물건 등은 받는 사람을 난처하게 만든다.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의지참도 가급적 삼가는 게 좋다. ■화폐 상점에서 달러가 통용된다.1달러(2원15전)이상의금액은 달러화로 거슬러 받으면 된다. ■방문과 상봉은 어떻게 방북단은 2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호텔에 묵으면서 최종 준비를 한다.30일 오전 10시 남측 항공기를 타고 북으로가 단체상봉을 한 뒤 만찬을 가지지만 가족 동석은 불투명하다. 12월1일에는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개별상봉을 갖는다.오찬에 이어 평양관광에 나선다.마지막날인 2일에는 가족들과 호텔 앞에서 이별한 뒤귀환한다. 이석우기자 swlee@
  • 플로리다州 대선 검표 현지 표정

    “이곳이 미국 맞느냐.선거 하나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이런 나라가미국이었단 말인가”,“헌법의 기반이 무너졌다.200년 전통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렸다” 플로리다주 주도 텔러해시와 남부 팜비치카운티에서는 주 당국과 연방정부의 공신력이 이미 땅에 떨어져 있었다. 대통령 선거일 나흘이 지난 12일까지도 대통령을 뽑지 못하고 전세계의 조롱거리가 된 것에 주민들은 자조섞인 푸념을 토하며 허탈해했다.인구 10만명이 조금 넘는,플로리다주 울창한 숲속에 가려진 조용한 도시 텔러해시의 주민들은 전세계에서 몰려온 뉴스매체들이 끊임없이 들이대는 마이크에 이미 지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재검표를 책임진 봅 크로포드주 투표검표위원회 위원장이일부 카운티에서 재검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밝히는 기자회견을하자 주민들은 “또 검표냐”며 3번째 검표 방침에 머리를 저었다. 이들은 투개표 과정에서 기표용 전자판 디자인 논란이나 집계에서의누락, 투표함 유기 등 드러난 일련의 관리허점보다는 이로 인해 절차가 중시되던 미국의 민주주의가정지된 채 세계로부터 눈총을 받는데더 허탈해 했다. 한 주민은 “미국이 세계 민주주의의 본보기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말이됐다”며 분노했다. 10일 오후 주내 개표상황이 집계되는 텔러해시 중심 주의회 의사당건물 앞마당에 물려온 500여명의 플로리다 A&M대학 학생을 대표해 학생회장 제이 하워드(19·여)가 외친 말은 전체 미국인들의 말이었다. 박물관이자 의원총회관 건물을 중심으로 주상원과 하원,법원 건물들가운데에는 주민들을 위한 광장이 마련돼 있으며, 이곳은 현재 투개표 논란 항의의 장소로 붐비고 있다.주민들이 더욱 우려하는 것은 셀수 있는 투표숫자의 논란이 아니라 연일 민주·공화 양쪽으로 나뉘어피킷을 들고 TV카메라를 쫓아다니는 패거리 싸움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팜비치 카운티 검표작업장에 8살짜리 딸과 함께 ‘역사의 현장’을보러 나왔다는 홀리 샌더스(32)는 “분명 이번 선거는 규칙에 절대순응하며 선거에서의 패자가 승자를 축하하던 과거의 전형적인 모습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투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이기주의적 상황은 벌써 이곳에서도 연방주의의 기초로 여겨져온 선거인단 투표제에 회의를 던지며 국민총선거제로의 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수천㎞ 떨어진 오지에서도 지분을 들고 대선에 참가하도록 만들어진선거인단제도는 미국을 세운 국부들이 짜내 이미 200여년 지속된 연방주의의 핵심이다.“어느 선거제도나 문제는 있다”는 주민 마이크키산느(37)는 “선거인단 투표제가 직접투표제로 바뀌어 다시 논란을빚을 때에는 어떻게 하겠느냐”며 힐러리 클린턴을 비롯한 헌법수정주장자들에 물음을 던졌다. 문제의 심각성은 제도의 문제나 피켓을 든 국민들이 아니라 솔로몬의 지혜를 보여야 할 정치인들이 서로의 대권욕에 사로잡힌 채 오히려 이를 조장하는데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미국민들에게 전해진 이날의 첫 소식도 공화당 조지 W 부시 진영을 대표해 제임스 베이커 전국무장관이 던지다시피 발표한 소송 소식이었다. 부시 후보의 명의로 연방법원에 소장을 냈다는 베이커 전장관은 “수작업 재검표는 특정정당에 치우칠우려가 있기에 전자집계가 오히려 공정하다”면서 “우리는 수작업 검표를 정지시키는 소송을 냈다”고 흥분했다.발표가 끝나기 무섭게 기자회견장으로 쓰이는 주상원본회의장 앞에는 고어 지지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항의하고 있었다. 민주당 역시 문제의 팜비치 카운티 주민에 의해 제기된 재선거 등을요구하는 8건의 소송을 은근히 부추기기는 마찬가지이다. 부시진영이소송 제기를 발표하는 시간,주정부 건물 앞 먼로가에서는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까지 찾았던 재향군인들이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성조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었다. 죽음도 마다 않고 전장을 누볐던 이들이건만 발걸음은 이날 따라 너무나 무거웠으며 대형 성조기는 힘을 잃고 늘어져 있었다. 텔러해시·팜비치카운티(플로리다주) 최철호특파원
  • 美·印尼 ‘외교전’ 비화 조짐

    인도네시아측이 로버트 갤버드 자카르타 주재 미국대사의 강제추방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갤버드 대사가 1일 돌연 출국해 양국관계가외교전 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하마드 마흐푸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1일 남부 술라웨시 소재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연설을 하는 도중 “갤버드 대사가 기존의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강제추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갤버드 대사는 이날 개인적 약속을 이유로 돌연 출국했으나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 고위관리와 정치권의 자신에 대한 일련의 위협 발언과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발표,“인도네시아에 대한 갤버드 대사의 냉담한 발언은 위기에 처한 이 나라의개혁과 부패청산 노력이 지연되고 있는데 대한 미국 정부의 우려를전달하려는 과정에서 비롯됐다”며 갤버드를 소환할 의향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은 지난달 중동 유혈사태 이후 미국이 이스라엘을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성조기를 불태우는 등 연일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 등 최근 반미감정이 급격히 확산됐다. 한편 지난해 부임한 갤버드 대사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경제 및 사회개혁 조치가 지연된데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데 이어 최근에는 군부인사에 개입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자카르타 외신종합
  • [외언내언] 평양 어린이와 나이키

    방북중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부장관의 브로치가 화제다.23일 성조기 모양의 브로치를 달고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그는 만찬 때는 하트 모양으로 바꿔달았다.관측통들은 전자는 ‘미국의 원칙’을,후자는 우호적 관계를 도출하려는 의지를 상징한다고 해석했다.그의 ‘브로치 패션’은 다양한 정치적 메시지로 이미외교가에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그의 브로치보다 더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따로 있었다.올브라이트장관이 방문한 평양의 유치원에서 한 어린이를 찍은 스냅사진이었다.소년은 미국의 구호품 밀가루 포대 옆에서 올브라이트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그의 셔츠 가슴팍엔 미국 유명 브랜드인 ‘나이키’상표가 선명했다. 참으로 여러가지 감회를 불러일으켰다.50년대에서 70년대 초반까지우리네 초등학교에서 미국산 옥수수빵을 먹었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이 찡했을 법하다. 나이키(Nike)는 본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승리의 여신 니케(Nicke)의 영어식 발음이다.평양의 어린이가 이를 알 턱은 없다.무심코 나이키 셔츠를 입고 나왔을 것이다.올브라이트의 브로치처럼 연출용은아니라는 얘기다.때문에 오늘의 북한이 처한 시대적 상황을 이보다더 함축적으로 설명해주는 삽화는 없을 성싶다.소년의 나이키 셔츠는 북한도 국제사회와 ‘관계’ 속에서 생존과 발전을 도모할 수밖에없다는 것을 웅변한다는 뜻이다. 영어로 ‘정크 푸드’란 부정적 용어가 있다.정크(junk)라는 말이쓰레기를 뜻하는 만큼 칼로리는 높으나 필요한 영양소가 불균형한 음식을 가리킨다.미국 음식중 대표적 정크 푸드가 콜라와 햄버거다.그러나 ‘패스트 푸드’라는 말이 동의어처럼 쓰일 만큼 속도와 능률을중시하는 오늘의 세태에 딱 어울리는 음식이기도 하다. 콜라를 머금고 한손에 햄버거를 든 채 컴퓨터 자판기를 두들기는 신세대를 상상해 보라.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프리드먼은 이른바 ‘골든 아치’론을 주장했다.“맥도널드 햄버거가 상륙한 나라들끼리는 전쟁을 않는다”는것이다.골든 아치는 가장 흔한 햄버거 체인인 맥도널드의 노란색 로고인 ‘M’을 가리키며,“햄버거를 먹을 정도면 중산층이 자리잡고세계화가 진전돼 전쟁을 싫어하게 된다”는 논리다. 이같은 신자유주의적 논리가 반드시 옳지는 않을지도 모른다.다만이번에 평양 어린이 셔츠의 나이키 상표를 보면서 북한의 개방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느껴졌다.지난 남북정상회담 직후 대표적 초국적기업 상품인 코카콜라가 북한시장에 들어갔다지 않은가.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올브라이트 방북/ 평양 이틀째 이모저모

    [평양 외신종합] 김정일 위원장은 전날 3시간에 걸쳐 올브라이트 장관과 양국 현안을 논의한데 이어 예정보다 1시간여 늦은 24일 오후 2시45분 다시 백화원초대소를 방문,2차 회담에 들어갔다. ●김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어제 나눈 3시간의 대화가 50년간의 침묵을 깨기에 충분하다고는 믿지 않는다”면서 “일정을 앞당겨 어제집단체조를 본 게 참 잘됐다.예정대로 오늘 집단체조를 관람했다면날씨가 안좋아 충분히 즐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올브라이트장관은 이에 대해 “(날씨가)어제는 완벽했다”고 화답. 김위원장은 또 “원래 외무성은 귀하가 북한에 대해 조금 알게 된후 북한을 방문하도록 계획했으나 외무성이 귀하의 방문을 앞당기도록 일정을 바꿨으며 이에 대해 국방위원회가 불만을 제기했다”고 소개했다. ●올브라이트 장관 일행은 북한이 계획된 일정을 갑작스레 바꾸는 바람에 일정잡기에서는 완전히 손을 놓은 표정.24일에도 오전 김-올브라이트 회담이 속개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갑자기 김위원장과 백외무상 예방이 되살아났으며오후 1시까지도 김-올브라이트 회담 개최 여부와 시간을 통보받지 못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방북 첫날부터 행사장을 옮길 때마다 브로치를바꾸는 등 남다른 패션감각을 연출하며 100여 국가 방문에서 얻은 노련한 외교감각을 과시했다.이날 저녁 고려호텔에서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가 ‘엉클 톰’의 모자를 쓴모습에 성조기 무늬가 들어 있는 브로치를 달았다. ●올브라이트 장관의 24일 기자회견에서 “김위원장은 남의 말을 경청하는 훌륭한 대화 상대자이며 실용주의적이고 결단력이 있다는 인상을 줬다”고 평한 대목에 관심이 집중.이같은 평은 미국이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으로부터 전해들었던 인상이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확인한 셈. 그러나 올브라이트가 북미 관계를 잘 유도하기 위해 외교적 수사를썼다는 해석도 있다.김위원장이 대화 상대자라는 것을 강조,북한의양보를 촉구하고 그의 결단을 언급함으로써 “빨리 결단을 내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해석이다. ●24일 백화원 초대소에서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 주재로 열린 만찬은 6시간이 넘는 공식회담과 더 많은 시간의 비공식 회동을 통해 친밀감을 쌓은 김 위원장과 올브라이트 장관 두 사람이 한층 인간적인친근감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만찬이 끝날 무렵 올브라이트 장관이“여러 가지 현안에 관해 할 말씀이 있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전화해주십시오”라고 말을 건네자 김 위원장은 “e-메일 주소가 어떻게 되지요”라고 응수해 작은 웃음이 터졌다.
  • 올브라이트 방북/ 특유 ‘외교 브로치’에 담긴 뜻

    국제정치무대의 맹렬여성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62)은 23일 미 인사로는 최고위급으로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자신의 외교행적에 또하나의 신기원을 세웠다. 97년 1월 국무장관으로 취임한 이래 올브라이트는 전세계 100여개국을 공식방문,이동거리 86만마일(139만㎞)이라는 전무후무한 비행기록을 보유중.그러나 ‘알바니아에서 짐바브웨까지’ 국제 외교대사를자임해온 올브라이트도 북한 입성에는 4년간 공을 들여야 했던 셈.그런만큼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세계언론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국제정치무대의 가장 바쁜 인물답게 그는 2박3일의 빽빽한 방북스케줄을 강행군해내고 있다.16∼17일 격화되고 있는 중동분규를 잠재우려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까지 날아갔다가 여독도 풀지 못한 채 21일 평양행 전용기에 오른 그는 숙식까지 기내에서 해결해가며 북한 체류일정을 확보했다.23일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필두로 북한 고위급인사들과 줄줄이 면담한 뒤 25일에는 서울로 날아와 김대중대통령을 만나고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 테이블에 앉는 등 짧은 기간 남북한 주요인사들을 거의 섭렵하고 간다. 이처럼 숨돌릴틈 없는 일정속에서도 올브라이트는 특유의 ‘외교 브로치’로 나름의 여유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중요한 국제협상 때마다 브로치를 착용,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올브라이트의 전략 가운데 하나.중동평화협상때 거미줄에 달린 거미 브로치로 교착국면을 꼬집고,러시아 방문 때 미국의 강력한 힘을 상징하는 독수리를 달았던 올브라이트는 지난 6월 방한에서는 ‘강한 햇빛’을 뜻하는 선버스트 브로치로 김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23일 검은 모자에 감색 외투차림으로 순안공항에 내린 올브라이트는 감색 투피스로 갈아입은 유치원 방문에서 일단 성조기 브로치를 달고 나왔다.외교부 관계자는 “성조기는 미국 고위급관료가 최초로 북한에 발을 디뎠다는 상징이며 북미관계의 급진전을 희망하는 사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또 감색,검정색 정장차림에 대해서는 “전형적으로 올브라이트가 외교상의 격식을 갖추기 위해 선호하는 색상”이라며올브라이트의 방북태도를 읽어낼수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체코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11세때 미국으로 망명한 올브라이트는 밥상머리에서 온가족이 국제정세를 논하는 분위기속에 자연스레전공과 직업을 선택하게 된 행운의 인물.최초의 여성·유대인 국무장관으로 나토확대,세르비아 공습당시 서방결속 등 현대사의 굵직한 이벤트들을 주도해냈다. 손정숙기자 js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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