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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전환자(트랜스젠더)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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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주목되는 대법의 성전환자 인정 판결

    대법원이 어제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성(性)별 정정 신청을 받아들이는 판결을 내렸다. 지금까지 사회질서 유지를 내세우며 취해 오던 보수적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50대 신청인은 호적이 남성으로 바뀌게 됐다. 이번 판결은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소수자 인권보호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 성에 대한 인식을 성염색체 구성에 따른 생물학적 성뿐만아니라 사회통념적인 성으로까지 범위를 넓혔다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 우리 사회는 유교적 전통 등으로 인해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외국에선 성전환증(症)은 의학적으로 치유가 불가능한 하나의 질병으로 인정해 함께 살아가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성전환증자는 사회가 다양해지면서 점차 늘어나고 있다. 판단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나라에만 최대 3만여명으로 추정된다. 대법원은 이런 안팎의 현실을 인정, 성전환 수술을 받아 사회통념상 바뀐 성으로 인식되는 것이 명백하다면 성전환이 이루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공공복리나 질서에 반하지 않으면 전환된 성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에 대해 사회통념을 앞서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성전환증자와 함께 살아갈 만큼 성숙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지만 더 이상 그들에게 무조건 참고 지낼 것을 강요하는 것도 공평하지 않다.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우선 의학적으로 성전환자를 판별할 수 있는 명쾌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 이번 판결로 사회적 다수가 혼란을 겪지 않도록 민·형법, 병역법 등 관련법도 손질해야 한다.
  • [씨줄날줄] 법적 성별/육철수 논설위원

    독일의 유머작가 롤프 브레드니히는 저서 ‘위트상식사전’에서 여자여서 좋은 점과, 남자라서 좋은 점을 제법 재치있게 늘어놓았다. 우선 여자로 태어나면-공짜로 저녁 얻어 먹을 일이 많다, 립스틱 하나로 이성을 유혹할 수 있다, 조루증으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귀가 아무리 커도 남이 눈치채지 못한다, 애인에게 폼 잡으려고 영화의 명대사를 줄줄 외울 필요가 없다…. 그럼 남자는?-땅 위에 오줌으로 자기 이름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 목 아래 쪽은 면도할 필요가 없다, 날씨가 더우면 웃통을 벗을 수 있다, 같은 일을 해도 여자보다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 살이 쪄도 남들이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이밖에도 차마 글로 표현을 못해서 그렇지 성별에 따라 편리한 점은 숱할 것이다. 어쨌든 여성이나 남성이나 태어난 것 자체만으로 축복이다. 문제는 성징(性徵)이 뚜렷하지 않아 여성으로서의 장점이나, 남성으로서의 이점 모두를 누릴 수 없는 경우다. 더구나 성전환 수술을 마다하지 않고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남자가 되고 싶은 여자들은 남모르는 고민이 무척 많을 것 같다. 대법원은 오는 18일 성전환자(트랜스젠더) 3명의 호적을 고치기 위한 법적 판단 때문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성전환 시술 전문의와 종교계 인사를 모셔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 심리를 비공개로 진행한다니 무슨 말이 오갈지 궁금해진다. 물론 2002년 이후 영화배우 하리수씨를 포함해 50여명이 전국 법원에서 성별정정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 대법원까지 올라온 사례는 1,2심에서 불허된 터라 판단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닌 모양이다. 판단근거는 인간의 성은 태아 때부터 형성(남성 XY, 여성 XX)된다는 ‘성염색체론’과, 자라면서 형성된 심리·정서적 성역할을 고려해야 한다는 ‘성역할론’이다. 두 논리가 워낙 팽팽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할 수 없다. 트랜스젠더 개인에게는 인생과 행복이 걸린 문제요, 그의 부모 입장에서는 며느리를 맞을지, 사위를 맞을지, 가족관계가 확 달라지는 중대 사안이다. 트랜스젠더에게 제3의 성으로 살아갈 길이 열린다면 오죽 좋으련만 현행 법은 야속하게도 남성이든 여성이든 반드시 하나에만 속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니….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5) 성적소수자의 권리(네덜란드)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5) 성적소수자의 권리(네덜란드)

    흔히 네덜란드를 ‘성적소수자의 천국’이라 부른다. 세계 최초로 동성간 결혼을 인정해 동성애자들도 드러내 놓고 떳떳한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네덜란드다. 성전환자에 대한 의료 지원도 철저하다. 성(性)에 대한 정체성이 다르다는 것을 이유로 차별을 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 오랜 과정을 거쳐 법과 제도로 반영된 결과다. 네덜란드 성적소수자들의 생활을 현지 취재로 생생히 살펴본다. ■ 세계 첫번째 레즈비언 부부의 삶 |암스테르담(네덜란드) 이효용특파원|암스테르담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20㎞ 떨어진 한적한 동네의 한 아담한 복층 아파트. 곳곳에 걸린 가족사진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집 안으로 들어서자 지극히 평범한 두 ‘아줌마’가 기자를 맞았다. 지난 2001년 ‘세계 최초의 합법적 동성부부’로 외신을 장식했던 헬레네 파센(38)과 안느-마리 튀스(36) 부부다. ●두 아이 낳고 완벽한 가족으로 “이쪽은 우리 엄마고요, 이쪽도 우리 엄마고요, 얘는 내 동생이에요.” 2층에서 쪼르르 뛰어 내려와 조잘조잘 가족을 소개하던 나탄(5)이 수줍은 듯 헬레네 뒤로 숨는다. 나탄은 이들이 인공수정을 통해 얻은 아들이다. 헬레네와 마리는 1998년 12월 친구들의 소개로 만나 한눈에 서로 ‘인생의 동반자’라고 느꼈다.1주일 만에 가족들에게 소개하고 동거에 들어갔다.2001년 4월1일, 세계 최초로 네덜란드에서 동성커플의 결혼을 허용하는 법이 시행되던 날 0시를 기해 결혼식을 올렸다. 나탄에 이어 딸 미르틀러(3)를 낳고 ‘완벽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 헬레네는 사실 마리를 만나기 전까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몰랐었다. 명문 프리예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공증인으로 일하던 그는 공부와 일에 바빠 31살이 되도록 연애 한번 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마리를 처음 본 순간 ‘운명적인 사랑’을 느꼈으며, 그것은 동성이건 이성이건 상관없는 사랑 자체였다.”고 말했다.15세 무렵 성 정체성의 고민을 시작한 마리는 19세 때 동성애자임을 알았다고 한다. 다행히 둘 다 가족의 반대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아이 문제는 녹록지 않았다.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 부부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입양과 인공수정 두가지. 마리가 아이를 낳고 싶어 했기 때문에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으로 2000년 첫 아들 나탄을 낳았다. 생모인 마리는 출산과 동시에 부모의 자격을 얻었지만, 헬레네가 나탄의 부모로 인정받기까지는 3년이 걸렸다. 네덜란드 현행법은 출산이든 입양이든 일단 한명만 부모로 인정하고, 동성 배우자는 3년이 지나야 ‘입양’ 형식으로 부모가 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둘째 미르틀러까지 모두 입양 절차를 마쳤다. 여느 부모와 다른 상황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도 고민스러웠다. 아이가 물으면 “너는 아빠가 없고 엄마가 둘이다.”라고 말해줬다. 혹여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편부모나 미혼모와 마찬가지로 조금 다른 형태의 가족일 뿐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둘 다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남매는 구김살 없이 자라고 있다. ‘행복해 보인다.’는 기자의 말에 “가족이니 행복한 게 당연하죠.”라며 활짝 웃던 헬레네는 “네덜란드에서도 불과 30∼40년 전에는 동성 커플이 가족을 이루고 산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이성애와 동성애가 적어도 법적으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성적 정체성 인정 후 편견 극복을” 암스테르담에 있는 국제동성애정보자료실에서 책과 뉴스 수집을 담당하는 김혜진(21)씨는 3개월에 한번씩 진료와 호르몬 치료를 위해 프리예 대학병원을 찾는다. 벨기에 입양아인 김씨는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성 정체성이 여성이며, 성적 지향 또한 여성인 트랜스젠더 레즈비언이다. 성적으로 소수자 중의 소수자인 셈이다. 어릴 때부터 인형놀이를 좋아하던 김씨는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늘 헷갈렸고, 부모는 그를 게이(남성동성애자)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여성이 되고 싶으면서도 자꾸 여성에게 끌렸다. 트랜스젠더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트랜스젠더 레즈비언임을 깨달았다.“입양이 실패했다.”며 냉랭하게 등을 돌린 양부모를 떠나 2002년 암스테르담에 와서 동성애 자료실에 일자리를 구했다. 다행히 네덜란드는 성전환을 치료의 대상으로 보고 수술 및 평생 해야하는 호르몬 치료까지 모두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물론 까다로운 신체검사와 심리검사를 통과해야 한다.18세부터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김씨는 내년 10월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동양인이며 트랜스젠더에 레즈비언이라는 3중의 핸디캡과 싸워온 김씨는 “특히 소수자에게 인권은 결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면서 “우선 솔직하게 자기 정체성을 인정하고, 그 다음 편견과 싸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를 위한 15년의 노력 네덜란드는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헌법 1조에 따라 단계적으로 성적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갖춰 왔다.1980∼90년대에 유명 연예인들과 몇몇 정치인들이 커밍아웃하면서 꾸준히 이슈를 만들어 나갔다.1991년 동성애자였던 당시 내무장관이 기반이 되는 법안을 만들었고,1998년 동성간 ‘등록 파트너제’가 합법화된 데 이어 2001년 동성간 결혼과 동성부부의 입양이 허용됐다. 스작 얀슨 법무부 법률고문은 “성적 정체성이 다름을 이유로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법의 기본 정신”이라면서 “올 가을 동성부부의 입양 때 한쪽이 3년 뒤에야 입양할 수 있도록 하는 제약을 수정하는 법안이 상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최대의 동성애 운동 단체인 COC의 아르요스 벤드리그(30)는 “지난 4월 ‘여왕의 날’ 행사를 취재하던 미국인 동성애 운동가이자 기자인 크리스 캐인이 집단 폭행을 당하는 등 아직 차별이 남아 있다.”면서 “법적으로 보장됐다 하더라도 예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려면 지속적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utility@seoul.co.kr ■ 동성애자 정치인 디트리시|암스테르담(네덜란드) 이효용특파원|“동성애자니 이성애자니 하는 성 정체성을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결국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개성과 능력입니다.” 네덜란드 연립 여당 가운데 하나인 D66의 당대표 보리스 디트리시(50)는 잘 알려진 동성애자 정치인이다. 암스테르담 한 노천카페에서 만난 그는 “한국 상황에 대해서는 코멘트할 수 없다.”고 예의 정치인다운 첫마디를 날리면서도 “결국 동성애자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권리를 찾아 나가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1955년 유트레흐트에서 태어난 그는 명문 레이든 대학에서 법학 석사를 받은 뒤 1981년 중도진보 성향의 D66에 입당했다. 그의 아버지는 유고연방에서 망명해 레이든대에서 동유럽학을 가르친 교수였다.20세를 전후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된 그는 1981년부터 25년째 한 남성과 함께 살고 있다. 부모는 처음엔 놀라고 슬퍼했지만 언젠가부터 파트너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정치인인 그가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것은 1993년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해 선거운동을 할 때였다. 평가가 엇갈렸지만 “본인에게 솔직하다면 국민에게도 솔직할 것”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무난히 당선됐다. 국회의원으로는 첫 커밍아웃이었다.1993년 동성결혼허용 법안을 제안했고,2003년 당 대표가 됐다.151석 가운데 6석을 차지, 제1·2당인 CDA·VVD와 연립여당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보수 성향 정치인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었다.1996년 기독연합당 대표가 한 잡지 인터뷰에서 “보리스가 사는 방식은 제대로 된 방식이 아니며 동성애는 이성애보다 열등하다.”라고 비난했다. 일부 의원들이 “정당의 대표가 공개적으로 차별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다.”며 소송을 걸었지만, 항소와 상고를 거듭한 끝에 결국 ‘의사표현의 자유’라고 결론났다. 그는 “수치심과 모욕을 느꼈던 순간이지만 결코 커밍아웃한 것을 후회하거나 불편하게 느낀 적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누가 뭐라고 하든 정치인으로서, 한 개인으로서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성 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개인의 권리나 능력이 억압받아서는 안된다.”면서 “동성애운동단체, 언론, 정치인 등이 꾸준히 동성애 문제를 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tility@seoul.co.kr
  • 하리수 성별정정 신청

    트랜스젠더(성전환자) 연예인 하리수(27·본명 이경엽)씨가 법원에 “여자로 인정해달라.”며 호적상 성별 정정 및 개명 신청을 내 허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4일 인천지방법원에 따르면 하씨는 최근 “호적상 성별을 ‘남’에서 ‘여’로,이름을 ‘이경엽’에서 ‘이경은’으로 바꿔달라.”고 신청했다. 하씨가 소속된 연예기획사인 TTM 관계자는 “실질적인 여자로 살아가는 하씨가 법적으로도 여자로 인정받고 싶어 호적 정정신청을 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 사건을 담당 재판부에 배당하고 심리를 거친 뒤 이르면 2주 이내에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법원은 부산지법의 성별 정정신청 허가결정 관련자료를 수집하는 등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 8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후천적 요인으로 호적상 성별 정정을 허가받은사례는 4건이 있으나 대부분 성염색체 이상 등 생물학적 요인에 따른 결정이었으며,심리적 요인으로 인한 성별 정정은 지난 7월3일 윤모(30)씨가 부산지법 가정지원으로부터 “‘남'에서 ‘여'로 바꾸는 것을 허가한다.”는 결정을받아낸 것이 유일하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신간 맛보기/ 카페하우스의 문화사

    ◆카페하우스의 문화사(볼프강 융거 지음,채운정 옮김,에디터 펴냄) 정신적인 촉진제로서 커피가 우리의 생활문화습관 속에 깊이 침투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커피를 제공하던 카페하우스도 각 시대에 걸쳐 여러가지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카페하우스의 문화사’는 숱한 박해 끝에 17세기 중엽 기호품으로서 유럽에 뿌리 내린 커피의 정착사와 함께 공적 장소로서 카페하우스의 역사성을 추적한다.커피를 사 마시며 휴식을 취하던 커피하우스는 사교형태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사교시설로 중요한 서열을 차지하게된다.카페는 정치적 문화적 또는 상업상의 살롱이 되기도하고 기존 질서에서 제외된 서클의 집합소가 되기도 한다.프랑스혁명의 봉수대 역할을 했던 곳도 카페하우스였고 처절한 인민재판의 장소가 된 곳도 이곳.예술의 전성시대엔창조의 샘터이기도 했던 카페하우스의 역할이 역사적 사건들과 짝을 지으며 파헤쳐진다.1만2000원.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글로리아 스타이넘 지음,양이현정 옮김,현실문화연구 펴냄) 지금은 고전이 된 미국의대표적 페미니스트의 83년 저작을 완역해 두 권의 책으로 냈다.또 한권의 제목은 ‘일상의 반란’.기자 출신의 스타이넘은 71년 페미니즘 잡지 ‘미즈’를 창간하면서 여성운동가로 나선다.‘남자가…’는 좀더 대중적인 글들로 ‘운동가’로서의 전투성과 함께 저널리스트 특유의 기지와 재치를 읽을 수 있다.여성망명정부에 대한 공상이 펼쳐지는가 하면 트랜스젠더(성전환자)에도 존재하는 성차별,남성의 시선에서 본 여성 육체,여성의 ‘수다’에 대한 고정관념,포르노그라피와 폭력의 관계 등이 풍자와 역설로 해부된다.후반부는 자전적인 이야기로 정신병에 시달리던 자신의 어머니를 통해 여성 삶의 소외문제를 밝히고 플레이보이클럽의 플레이 메이트로 위장취업해 썼던 르포기사 취재기를소개한다.또한 페미니즘적인 자각을 하면서 깨닫게 되는여성끼리의 연민과 연대를 말하며 자매애야말로 여성의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길임을 강조한다.8500원. ◆삶의 철학 산책(알랭 드 보통 지음,정진욱 옮김,생각의나무 펴냄) 재기 넘치는 한 소설가가 고단한 삶에 필요한위안을 얻기 위해 유명한 철학자들의 삶과 저작을 산책한다.저자는 느긋한 사색을 통해 소크라테스로부터 니체까지 6명의 철학자들로부터 필요한 조언들을 구해낸다.예를들면 소크라테스로부터는 인기없음 보다 더 걱정해야 되는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듣는다.에피쿠로스로부터는 충분한 돈이 없는데 대한 위안을 얻으며 세네카로부터는 실직등 좌절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이런 식으로 성적 불능,지적 차별등 부당한 평가에 대해서는 몽테뉴로부터 위로를얻고 상심한 마음을 위한 위로는 쇼펜하우어의 삶에서 찾아진다.그리고 니체는 질병과도 같은 고독에 대해 철저히상담해 준다.개인적 일화와 기발한 그림들로 경쾌한 느낌을 주면서도 알맹이 있는 대중 철학서.1만7000원. 신연숙기자
  • 한국의 인권 현주소/ 사회적 약자 ‘홀대’ 심하다

    10일은 제53주년 세계 인권선언 기념일이다.우리나라는 지난 11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인권국가로서의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러나 아직까지미흡한 점이 적잖다.인권위의 출범 이후 시행령과 직제 등을 둘러싼 정부 부처간의 갈등으로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국가보안법 개정 등 개선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세계 인권선언일을 맞아 우리의 인권수준을 짚어본다. 한국의 인권시계는 과연 몇시일까. 세계 인권선언일은 지난 48년 12월10일.제3차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적 권리 등을 담은 ‘세계인권선언문’을 공포한 날이다. [열악한 인권 현실] 우리의 인권현실은 아직 열악하다. 대통령이 인권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고 인권위를 출범시키는 등 인권국가로서의 위상을 다졌으나 정착까지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재외동포 관련법 개정은 물론 동남아 등 3세계 국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게다가 여성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소외현상이나 출신지역과 정치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받는 사회적 차별은 여전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인권위 유시춘(柳時春) 상임위원은 “여성과 장애인,동성애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차별은 어떤 물리적 폭력보다 더욱무섭고 제도화된 폭력”이라며 “인권위가 이 부분의 활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지적] 국제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국은 지난 93년부터 유엔인권위원회 위원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경제·사회·문화권위원회에서 발표된 보고서에서 한국은 노조결성 등 노동자의 권익문제,국가보안법개폐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받았다.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인권A규약)’은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인권B규약) ,세계인권선언과 더불어 3대 국제인권장전이라 불리는 것으로 현대 인권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인권B규약은 사상의 자유나 집회·결사의 자유 등 주로 정치적 권리를 다룬다.인권A규약은 남녀 평등에서부터 시작해노조활동의 자유,어린이·노인·장애인의 복지 등 사회권을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0년 이 두 규약에 가입했지만 그동안 국가보안법과 재소자 및 노동자 표현의 자유,성차별 등 문제가 단골로 지적돼 왔다.개선 여지가 많아 앞으로 인권위원회와 인권단체들의 활동이 집중될 대목이다. [다양한 행사] 인권위원회는 기념식 없이 10일 오전 11시 김창국(金昌國)위원장이 서울 교동초등학교를 찾아 ‘인권교사’로서 인권과 평등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친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는 오는 15일 오후 6시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안치환·김종서·전인권 등이 출연하는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열세번째’ 콘서트를 연다.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지난 8일 고려대에서 ‘탈북자,외국인근로자 등의 인권보호대책’ 세미나를 가진데 이어 10일 기념식과 제2회 앰네스티 공무원 인권상 및 제5회 앰네스티 언론상을 시상한다. 이밖에도 11∼17일 수원미술관에서 ‘수원 인권예술제’가열린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인권위 '억울한 사연'봇물-””性전환자 왜 비행기 못 타나요””. “억울한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우리 사회의 인권을한 단계 높인다는 사명감에 힘든 줄 몰라요.” 9일 오후 휴일임에도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사무실에는 민간위촉단원과 자원활동가 등 10여명이 출근,‘세계인권의 날’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이들은 봇물처럼 쏟아지는 민원인들의 진정 접수와 상담에쫓기느라 10일로 예정된 행사준비를 미처 마무리짓지 못해이날 사무실을 찾았다.출범 후 지난 2주일 동안 40여명의 인원으로 1,600여건에 이르는 진정 접수와 상담,청송감호소 등 3곳의 현장 방문조사를 강행한 탓에 얼굴에는 피로가 깊이배어 있었지만 사명감만은 여전했다. 기자회견 준비를 위해 출근한 노정환(盧丁煥·민간위촉단원)씨는 “인권위 업무는 진정 접수와 분석,현장조사뿐 아니라 테러방지법 등 관련법령 공고,인권교육,홍보 등 10여가지에 달한다”면서 “하루빨리 인권위가 정상화돼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인권위가 관련 부처와의 갈등 때문에 사무처도 구성하지 못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자원활동가 18명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과 대학원생,시민단체 회원 등으로 구성된 자원활동가는 현재 위원장과 상임·비상임 위원 11명을 제외한 실무인력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무보수로 활동하는 이들은 인권위 5층 진정접수처에서 방문·팩스·이메일 등을 통해 쏟아지는 진정 접수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인권위 출범 후 지난 8일까지 682건의 진정 접수 및 931건의 상담이 쏟아졌다. 지난 7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건소장 임용에서 탈락한이희원씨(39)가 첫 진정서를 제출한데 이어 국가기관으로부터 당한 고문이나 폭력,여성과 장애인이 겪은 차별,트랜스젠더(성전환자)와 외국인 노동자의 하소연 등 지금까지 언론과 정부기관에서 외면당한 소소한 사건이나 해묵은 민원이 줄을 이었다. 88년 북한을 탈출한 김용화씨(49·경기도 안양시)는 “95년 중국을 거쳐 밀항해 한국으로 왔지만 아직 국적을 얻지 못했다”며 진정했고,99년 5월 군대에서 커밍아웃을 선언했다가 군 정신병원에 감금됐던 정모씨(25)와 성전환 수술을 한뒤 항공사로부터 탑승이 거부됐다는 김모씨(41) 등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변협 '2000년 인권보고서'-””한국 인권의식 함량미달””. 86년부터 인권보고서를 발간해 온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는 9일 ‘2000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권상황은 과거청산과 개혁작업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인권의식은 여전히 함량미달”이라고 평가했다. 변협이 꼽은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례는 지난해 6월 ‘롯데호텔 농성노동자 진압사건’.과거 군사정권을 연상시키는 공권력의 반인권적·전체주의적 성향이 청산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노동자,동성애자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 침해는 계속된 것으로 평가했다. ▲정신병자로 몰린 네팔 출신 여성노동자가 6년간 정신병원에 감금된 일 ▲동성애자 탤런트 홍석천씨의 국회 출석이 ‘품위손상’등을 내세운 의원들의 거부로 무산된 일 등을 꼽았다. 여성 연예인의 성행위 비디오 유포 사건에 대해서도 “인간의 육체적 표현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반인권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 정부 출범 당시 발표된 ‘100대 국정과제’와 관련해서도 “개혁 주체의 정치·이념성 부족과 구 세력들의 권력장악 등으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가동 ▲민주화운동보상법제정 ▲남북정상회담 성사 ▲노근리 사건 등 거론이 금기시됐던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사건과 한국군의 베트남전학살 의혹 제기 ▲매향리 미군 폭격장 문제가 이슈로 부각된 것은 등은 ‘뚜렷한 진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롯데호텔 사건을 인권침해 사례로 꼽은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피해 규모를 외면한 채 진압 과정에서 공권력이 빚은 우발적 피해만을 강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인 근로자 인권 보호 실태 등에 대해서는 항목별 해명자료를 내 반박했다. 이동미기자 eyes@.■국보법 개폐 논란 가속화. 인권 문제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사상범을 어떻게 다루느냐이다.이는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으로 연결된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는 9일 발간한 ‘2000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은 이산가족 상봉과 미전향 장기수 송환으로 이어져 비정상적 남북관계 속에 희생됐던 피해자들의 기본적인 인권,즉 ‘행복추구권’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남북 관계의 정상적인 발전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국보법이 반국가단체라는 북한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로부터 반인권성과 반민주성이 파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보법 개폐 운동] 지난해 8월 민주당은 “연내에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뒤 9월 국보법 개정안을만들었다.일부 여야 의원은 ‘국가보안법 문제를 고민하는의원모임’을 구성,11월 국보법 폐지법률안을 의원입법 형식으로 발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가 결성돼 활동을 개시했다.언론에서도 국보법 개정 문제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개정 반대 논리와 향후 과제] 그러나 이같은 개정 논의는‘신중론’ 혹은 ‘상호주의’를 내세우는 반대세력들의 논리에 부딪혀 실패했다.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사람은 96년 465명,97년 641명이었으나 현정부 출범 이후 줄기 시작해 98년 465명,99년 312명,2000년 130명,올해 10월말 현재 111명이다. 변협은 남한의 인권 개선의 척도인 국보법 개폐는 궁극적으로 ‘남북한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과제로 남북 쌍방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모색해야 할 문제라고 결론내렸다. 이동미기자
  • [폴리시 메이커] 출범 일주일 국가인권위 김창국 위원장

    “3년 임기를 마친 뒤 국민들로부터 ‘정부가 국가인권위원회같이만 일한다면 세금을 더 내도 전혀 아깝지 않겠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달 26일 사무처를 꾸리지 못한 채 파행적으로 출범한지 꼭 일주일을 맞은 국가인권위 김창국(金昌國·61)위원장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벌써 두달여 동안 휴일도 없이 새벽 회의까지 거듭 강행,피로가 누적됐고 다른 행정부처와 갈등이 큰 만큼 고충이 적지 않을 텐데 김 위원장은인터뷰 내내 낙관적인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번주 중 행정자치부와 직제안에 대한 협의를 확정짓고 현장조사도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이번달에 채용 공고 등을 낸 뒤 내년 1월이면 인권침해와 차별 행위에 대한 조사,연구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밝혔다. 기획단 시절부터 행자부와 법무부,중앙인사위 등 여러 부처와의 갈등으로 인해 위원 11명만으로 시작한 출범이었지만 일주일 동안 진정은 무려 408건이 접수됐고 800여건의상담이 쏟아졌다. ▲출범한 지 일주일이 됐는데 인권위에 진정된 대표적 사건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주민등록증과 사진이 다르다는 이유로 비행기 탑승이 거부된 트랜스젠더(성전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 침해 사례가 많았습니다.가장 중요한성과는 그동안 인권침해라면,국가기관으로부터 당한 고문이나 폭력만을 생각했으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차별 행위도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인식이 서서히 확산되기 시작했다는점입니다. ▲인권위가 담당해야 할 가장 주된 임무는 무엇이 될까요. 국가인권위가 담당해야 할 주된 임무는 공권력 침해 구제와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인권보호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아무런 제약없이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을 할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자 삶의 질이 높은 사회’입니다.그러나 인권위가 생겼다고 해서 인권 수준이 하루아침에 성장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장기적인 관점에서사회 구성원,특히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인권위의 성격과 위상에 대해 논란이 많이 일고 있는데요. 아직 국가인권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 기인합니다.인권위는 인권위법을 통해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독립기구’로 규정돼 있습니다.업무 결과 역시 대통령이 아닌 국회에 보고하게 됩니다.전례없이 독립성이 강조된 만큼 위상을 올바르게 잡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업무 특성상 어느 조직위에 군림하는 기관이 될 수 없고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기관,사회 인권 수준을 끌어올리는 기관으로 자리매김될 것입니다.헌법재판소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에도 ‘옥상옥이다’라는 등 비판과 반발이 많았지만 그동안 헌법재판소가 우리 사회 인권 수준 향상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습니까.인권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행령과 특례규정 등을 놓고 다른 정부부처들과 어떻게조율이 될 전망입니까. 행자부와 인사위 등과 많은 얘기를나누면서 서로 양보했습니다.애초 최소한의 인원이라고 판단한 427명을 321명으로 줄였고 다시 200여명선으로 제안해행자부와 협의를 거의 마쳤고 다음주 중 타결될 것입니다. 물론 인권단체 출신 직원을 특별 채용하는 문제는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저는 9급 공무원이 5급으로승진하는 데 평균 27년이 걸린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고 반발도 이해가 됐습니다.하지만 인권위는 다른 국가기구와 달리 인권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의지를 가진 사람들을 뽑아서 안정적인 신분으로 일하게 해야 합니다.이 부분도 계속협의해 타협점을 찾을 것입니다. ▲위원 신분보장 미흡이나 특검제 조항 누락 등을 보완하기위해 인권법개정의 필요성을 느끼십니까. 물론 아쉬운 대목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법개정을 말할단계는 아니고 활동을 해나가며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때 논의해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기구의 독립성을 확보했다는것만 해도 큰 성과입니다. 김창국 초대 인권위원장은 전남 강진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고등고시 사법과(13회)를 합격해 전주·광주지검 부장검사를 지내다 지난 81년부터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재야 법조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대한변호사협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모두 역임할 만큼두루 신망을 얻고 있다.부천경찰서 권인숙씨 성고문사건과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우리 사회 현대사의 굵직한 민주화 운동 관련 사건의 변론을 맡았던 대표적 인권변호사로원칙적이면서도 합리적이고 소박한 인품을 갖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평소 사무처 준비단 직원들에게 “지금까지살아오면서 했던 많은 일 중 원칙에 근거해 옳은 일이라는판단이 들었을 때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며 실패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면서 자신감을 심어주곤 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인권위원회 첫 현장조사 어떻게. 국가인권위원회가 3일 청송보호감호소 등 구금시설 3곳에 대해 첫 현장조사에 나섬으로써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국가인권위법 제24조에 따라 인권위는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구금·보호시설을 방문해 직접 조사를 할 수있다. 이번 현장조사는 유현 위원과 인권위 사무처 준비기획단에 파견나온 공무원 1명이 담당할 예정이며 2∼3일 동안계속된다. 청송보호감호소에 수용돼 있는 류모씨는 지난달 29일 우편 진정접수를 통해 “동료 수형자들로부터 구타를 당해갈비뼈가 부러지고 횡격막이 손상됐는데도아무런 의료조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했다.인권위는 현장조사를 통해 류씨와 교도관,다른 재소자들을 직접 면담해 진정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교도소 측의 관리소홀과류씨 긴급구제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울산구치소 현장조사에서는 지난달 16일 벌금미납으로 울산구치소에 수감됐다 이틀 후에 갑자기 숨진 구숭우씨(40) 사망사건 진정에 대해 진상조사를 실시한다. 그동안 인권실천시민연대 등 인권단체들은 “구씨는 경찰에 연행돼 울산구치소에 넘겨질 때까지만해도 정상적인 상태였다”면서 구치소의 가혹행위 여부,적절한 응급조치 여부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인권위는 또 대구교도소를 방문해 지난달 28일 교도관을통해 진정 접수한 한 수감자를 면담할 방침이다. 인권위 사무처준비단 최영애 단장은 “그동안 400여건의진정이 쏟아졌지만 사무처 구성이 안돼 현장조사를 못했다”면서 “첫 현장조사를 계기로 인권위가 제대로 활동할수 있도록 관련 부처의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조약돌] 성전환 40代남자 이달말 공개결혼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꾼 트렌스젠더(성전환자)가 ‘보통 여자’와 국내 최초로 공개 결혼식을 갖는다. 10일 웨딩컨설팅업체 웨딩보우에 따르면 지난 8월 ‘트랜스젠더 커플을 위한 무료 결혼이벤트’에 응모해 당첨된 트렌스젠더 이모씨(44·사회사업가)와 김모씨(31.여)가 이달말결혼식을 올린다. 두 사람은 지난 97년 이씨가 운영하는 재소자 재활지원 사회봉사단체인 ‘아브라함의 집’에서 운영자와 후원자로 첫만남을 가졌다. 이후 김씨는 출소자들의 재활을 헌신적으로 돕는 이씨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 프로포즈했고 4년만에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됐다. 이씨는 성적 정체성을 고민해오다 지난 90년 성전환 수술을 받고 남성으로 변신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성전환을 보는 각계의 다양한 시각

    ‘신에 대한 거역인가,신의 실수를 바로 잡는 것인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가수 하리수(26)에 이어 제2의 성전환 연예인인 이고니(23)가 최근 한 패션쇼의 개막무대를 장식하면서 성전환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수십년간 입고 있던 ‘바지’를 3년전 ‘치마’로 갈아 입어 화제를 모은 피아니스트 사라 브너(42·미국 맨해턴 음대교수)가 서울을 찾아 독주회를 가졌다. 이어 같은 달에 출간된 중국 최고의 조선족 무용가 진싱(한국명 김성)의 자전적 에세이 ‘신의 실수도 나의 꿈을 막지 못했다’ 역시 성전환에 대한 호기심을 한껏 높였다. 성전환은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여성으로 느끼고 행동하거나 그 반대인 사람에게 구원일 수도 있다. 대한매일은 논란이 되고 있는 성전환에 대한 각계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의료계=성전환에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탁관철 연세의대 교수(성형외과)는 “가수 하리수는 수술하기 전 정신은 여자,몸은 남자였다”면서 “이같은 상태로는 심신 양면에서 만족할 수 없고 행복감은 더더구나 느낄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정신병이 아니고 몸과 마음의부조화이므로 이를 바로 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성전환수술 전문가인 장송선 프리마크리닉 원장은 “성적인 정체감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은 소수여서 의기소침하고외로움 등을 느껴 그들끼리 어울린다”면서 “이들이 사회에서 받는 불이익은 너무 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이며,대부분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종교계=천주교 개신교 등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하느님의영역을 침범하는 반윤리적 행위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있다.반면 불교는 자연인으로서의 고통을 해소해 정상적인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방편이라고 주장한다. 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윤리신학)는 “성은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고 주어진 것을 그대로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천주교에서 중시하는 인간 삶의 모습”이라며 “여러 여건 때문에 현재의 성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성 전환을 할 게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아래 내적인 치료를 통해 생리학적 본성을 키워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진관스님은 “20년전해인사에 머물때 여성과 꼭같은 외모 때문에 고통받는 비구의 모습을 보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의학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면 인권 차원에서 본인이 원하는 상태를 갖도록 도와주는 게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계= 문화계는 성전환 문제와 관련,특이한 것에 대해몰리는 관심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문화평론가 김지룡씨는하리수가 화제가 되는 것은 “신기한 것에 대한 관심”이며 “성적인 터부에 대한 저항감이 누그러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방송진흥원의 이기현 박사는 하리수에 대해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연예인이 등장,주목받는 것”이라며 “방송도 문화적으로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했음을 보여주는 것”고 말했다. 또한 성전환자를 포함,누구든 방송매체를 동등하게 탈 권리는 있지만 성전환이 천박스럽게 상품화되는 것은 문제라고 우려했다. ◆일반인=최근의 트랜스젠더 파동을 지켜보는 보통 사람들의 시각은 다양하다. 조윤장씨(34·회사원)는 “성과 관련해 무조건 억압하고보는 강박관념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우리 사회도 열린 성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신호로 봐도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주부 엄주영씨(32·경기도 구리시 인창동)는 “하리수의 경우 트랜스젠더 문제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고본다”면서 “하리수가 여자가 봐도 샘날 정도로 예쁜 외모가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진 못했을 것”이라고말했다. 유상덕 김성호 황수정 윤창수 기자 youni@. ■ 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리수 인터뷰. “트랜스젠더라는 것이 내 상품성이라면 그것을 내세우는것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어요” 철저하게 세상의 이방인으로 고독속에 살아왔던 탓일까?영화 ‘노랑머리’ 시사회장에서 만난 하리수(26)는 ‘트랜스젠더’라는 상품성을 이용한 반짝스타에 불과하다는 주위의 부정적인 견해에 대해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트랜스젠더로 살면서 지구에 혼자 버려진 외계인인 것처럼 외롭고 슬펐어요.진짜 여자가 아니라고 밝혔는데도 ‘끝까지 사랑하겠다’고 말한 남자친구가 결국은 ‘여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떠나버렸을 땐 영화속의 J처럼 괴로웠어요” 사람은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걸까? 반짝스타의 천방지축 재기발랄과 거리가 먼 야무지고 솔직한 태도는 그의 과거가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는 느낌이다. “도일(渡日)해서 트랜스젠더가 되기위한 비용을 모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감당하기벅찼어요.지금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연예활동을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하리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지난 98년 성전환수술을 받았다.그 뒤 도도화장품에서 ‘남자도 화장하면 예뻐진다’는 것을 주제로 CF를 찍기위해 예쁜 남자모델을 구하던 중 ‘트랜스젠더’인 그가 발탁됐다. “TV에서 나이를 속인 것은 연예계관행이었기 때문이예요. 연예인 중에서 자기 나이로 활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제가 TV에서 주민등록증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주민등록증 번호라도 유출되서 피해라도입으면 책임져 줄것인가요?” 그는 자신을좋아하는 시선만큼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겹치기 쇼 프로그램 출현,영화,TV,가요계를 넘나드는 모호한 연예계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말들이 많다. “아직 가수,모델,배우 중에서 어느것이 내 분야인지 감이 안와요.이것 저것 열심히 해볼 예정이예요.또 내가 트랜스젠더로서 처음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만큼 다른 트랜스젠더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입니다”면서 사회의 편견에 굴하지 않겠다는 힘찬 포부를 밝혔다. “내가 신의 섭리를 거슬렸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그렇다면 신의 뜻대로 옳바르게 살아온 사람만 내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이송하기자 song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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