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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공무원 관리직 진출] 각부처 실태와 처우

    선거에서 후보자의 절반을 여성으로 공천하도록 한 프랑스는 21세기 여권신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우리나라에서 여성 공직자의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최근 5급 이상 관리직에서 여성공무원들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최초의 연구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행정자치부는 연세대 김판석교수에 의뢰,‘관리직 여성공무원 육성방안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여성공무원들이 ‘유리 한계’에 갇혀 있다고 지적한다.겉으로 보기에 승진장벽이 없는 것같지만 막상 뛰어오르려면 ‘유리천장’에 부딪힌다는 얘기다.보직을 수평으로 옮기려 해도 두꺼운 ‘유리 벽’을 느낀다고 한다. 전체 공무원 87만여명 가운데 여성은 25만여명(29.8%).국가직 공무원 10명중 3.3명이 여성인데 비해 지방은 10명중 2.3명으로 비율이 떨어진다. 공무원 가운데 여성은 30%를 차지하고 있지만 5급 이상 관리직에서 여성이차지하는 비중은 3% 안팎이다.그만큼 하위직에 편중돼 있다는 얘기다.김판석교수는 “30대 3이라는 수치는 관리직에서 여성의 대표성이 매우 취약하다는증거”라고 지적한다. 이나마 과거에 비해서는 크게 늘어난 수치들이다.국가직 5급 여성공무원의숫자는 지난 83년 65명에서,90년 97명,97년 221명,99년 1월 현재 264명으로늘어왔다. 국가공무원에서 여성 비율은 상위직으로 올라갈수록 형편없이 줄어든다.9급30%,8급 19%,7급 11%,6급 6.5%,5급 2.9%,4급 1.6%,3급 2%,2급 0.6%,1급 1.1%이다. 손에 꼽힐 정도인 관리직 여성공무원들도 부처별로 천차만별이다.5급 이상여성이 88명이나 있는가 하면 단 한명도 없는 곳이 있다.보건복지부가 88명으로 가장 많고 정보통신부 36명,특허청 30명,노동부 24명,행정자치부 21명,통계청 18명,교육부 14명 등이다. 국정홍보처와 산업자원·건설교통부가 2명에 불과하고 해양수산부 검찰청병무청 중소기업청이 한 명씩이다.과학기술부 관세청 농업진흥청 산림청 해양경찰청 문화재청에는 5급 이상 여성공무원이 한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교수는 “5급 이상 여성이 한명도 없는 10개 기관은 여성공무원을 빨리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3급이상 여성 간부가 있는 부처는 35개 정부기관 가운데 5곳에 불과하다.복지부 외교통상부 통계청 행정자치부 노동부에서만 여성국장 또는 부이사관과장이 있을 뿐이다. 중앙 행정기관의 이런 현상은 지방으로 가면 더욱 심해진다.3급 이상 간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서울 대구뿐이다.5급 이상 여성 공무원의 숫자는 서울시가 77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64명,대구 35명,부산과 경북 34명,전북 31명 등의 순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기능직 여성공무원 100명에 관리직여성 공무원이 1.2명에 불과하다. 또 5급 이상 공무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경북 3.7%, 울산 3.6%로 높아 여성공무원을 적극 활용하는 곳으로 꼽혔다.그러나 광주(1.4%) 제주(1.5%) 강원(1.7%) 충북(1.7%) 등에서는 여성공무원 활용이 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김교수는 “지방일 수록 보수적인 경향이 심해 여성의 관리직진출이 제약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5급이상 女62명 설문조사 5급 이상 여성공무원들의 대다수는 승진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행자부 여성정책담당관실이 중앙부처 5급 이상 여성공무원 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0명(64.6%)이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명백한 성차별을 겪었다는 응답은 4명,묵시적 성차별 경험자는 36명이었으며 성차별을 겪지 못했다는 응답은 7명(11.3%)이었다.응답자의 58.1%는 승진을 위한 근무성적 평가에서 남성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불이익을 겪으면서도 여성들의 35.5%가 그냥 참고 넘기고 있으며 상관에게 항의하는 경우는 11.3%였다.여성들의 54.8%(34명)는 여성채용할당제가효과가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으나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진 군가산점과 연관해서는 가산제와 여성채용목표제를 다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56.5%를 차지했다.두 제도를 모두 유지하자는 의견은 25.8%였다. 복지제도에 대해 여성공무원들의 41명(66.1%)이 불만스럽다고 밝혔으며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불만족이 32명으로,만족 11명에 비해 3배 가까운 수준이었다. 산전산후 휴가를 사용했다는 여성들은 21명(33.8%)이었고 산전산후휴가로인한 불이익이 없었다는 응답도 35.5%로 높은 편이었다.여성공무원들의 42%는 여대생들에게 공직 홍보가 잘 안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박정현기자 *선진국 사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선진국들에서는 관리직 공무원의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인데도 여성관리직 공무원들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다양한 여성우대정책 때문이다. ◆미국 특징은 고위공무원단(SES)에서 찾을 수 있다.SES의 여성공무원 비율은 74년에 고작 2%였으나 차츰 증가해 96년에 20.4%를 차지해 20여년동안 10배 이상 증가했다. 연방정부의 평등임용기회위원회(EEOC)의 사회조정적인 역할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EEOC는 소수민족과 여성·장애인 등에 대한 우대조치를 파악해서 보고서를 채택한다.부처별 여성공무원 비율도 여기서 분석된다.농무부의 경우각종 위원회에 여성을 26%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행정부의 노력뿐 아니라 의회의 유리천정위원회(Glass Ceiling Commission)도 여성인력을 활용토록 압박하고 있다.이런 탓에 연방위기관리청의 경우 여성비율이 75%나 된다.여성 고위직들은 후견인제등이 여성경력 개발에 아주중요하게 작용했다고 털어놓고 있다. ◆캐나다 80년대말부터 공직에 여성진출 장애 연구팀을 설치해 성균형 정책개발을 하고 있다.정부의 성균형 지침서는 각 부처 차관들이 성균형문제에책임감을 갖고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지침서는 또 관리층에 여성들의 증가를위해 부처별로 지속적인 정책을 추진하도록 한다. 부처의 전략적인 자리와 지휘운영계통 같은 핵심자리에 여성 임용을 늘리고상위직에 여성들이 올라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성경력상담안내국(WCCRB)에서는 여성의 고용활성화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일본 행정직 공무원 23만명 가운데 17%가 여성이고 10년전의 14.5%에 비해2.5%가 증가했다.전체 여성공무원의 완만한 증가에 비해 과장급까지 여성의증가추세는 빠른 편이다.1996년부터 남녀공동참여계획을 세워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인사운용정책을 펴고 있다.직원들의 가족관계를 중요시해 초과근무시간을 단축하고 근무시간의 분배를 가족 책임과 공무의 운영간 조화를 이루려 하고 있다.6일 치러진 오사카부(府)지사 선거에서 통산성 출신인 오타후사에(太田房江·48) 후보가 여성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지사에 당선됨으로써 여성의 고위공직 진출에 새로운 지평을 열기도 했다. [박정현기자] *대안은 어디에 정부가 여성공무원들의 인력 풀을 만들어 활용하기로 한 것(대한매일 7일자보도 참조)은 여성들의 관리직 후보층이 얇다는 데서 나온 것이다.6급 여성공무원들을 집중관리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인력 풀외에도 정부차원의 다양한 여성우대정책이 요구되고 있다.김판석교수는 “고등교육을 받은 대다수의 여성들은 관리직 여성공무원으로서능력을 개발할 기회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정부도 기업처럼 취업박람회·대학순방소개회 등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기관별로 관리직 여성공무원의 편차를 극복하려면 공공부문의 포괄적인방안보다는 기관별 특화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여성공무원 숫자가절대적으로 부족한 기관에 여성공무원을 우선적으로 임용하도록 해야 한다는얘기다. 지방자치단체가 여성공무원을 관리직에임용,활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정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김교수는 말한다.특별교부세 지급기준을 고쳐 여성공무원을 관리직으로 채용하는 기관에 특별교부세를 더 주는 방안이 가장 실효성있는 방안이라는 것. 관리직 여성공무원의 숫자가 적은 기관에서는 따라서 6급 여성공무원들을 5급으로 집중 승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여성 고시합격자와 6급 여성공무원을 우선 활용하도록 하자는 방안이다.장기적으로는 1국에 최소한 1명의 관리직 여성공무원을 배치하는 방안도 그중의 하나이다. 승진뿐 아니라 해외유학에서도 여성들에게 할당제를 실시하고 6급 이하 여성공무원들에게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확대실시해야 한다고 김교수는 강조한다.중하위직에서부터 미리 여성공무원들의 리더십을 키워 관리직으로 나갈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 김교수는 “성 평등을 중재할 수 있는 행정기구 설치가 시급하다”고 말한다.행정기구의 중재를 수용하지 않거나 지침을 따르지 않는 공공기관에는 인력채용의 기회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정현기자
  • 신봉민 새천년 첫 꽃가마 탔다

    ‘새 천년’ 첫 꽃가마는 신봉민(26·현대중공업)이 차지했다. ‘들배지기의 왕자’ 신봉민은 6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설날장사씨름대회 장사 결정전(5판3선승제)에서 염원준(태백건설)을 3판 내리 모래판에 뉘어 챔피언에 올랐다. 신봉민은 천하장사와 백두장사 2번씩을 포함,민속씨름 무대 11번째 우승 감격을 맛보면서 상금 500만원을 챙겼다.데뷔 8년 동안 개인통산 374전 274승100패. 지난 시즌까지의 염원준과의 상대전적 12승1패가 말해주듯 신봉민은 넘치는자신감으로 경기를 차분히 풀어나갔다. 신봉민은 주특기인 배지기에 이은 밀어치기로 결정전 첫 판을 가볍게 따냈다.신봉민은 둘째와 셋째 판에서 힘에서 크게 위축된 염원준을 밀어치기로 손쉽게 뉘었다.앞서 8강전에서는 백승일(신창건설)을 2-0,준결승에서는 김경수(LG증권)를 2-1로 물리쳤다.지난해9월 포항장사대회 1품이 최고 성적이었던 염원준은 준결승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이태현(현대중공업)을 누르고 생애 첫 패권을 노렸지만 신봉민의 힘과 들배지기 기술에 막혀 1품에 만족해야 했다. 맞수 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이태현과 김영현(LG증권)의 8강전에서는 이태현이 완승했다.이태현은 김영현을 맞아 재빠른 몸놀림을 이용,밧다리,배지기에 이은 안다리 기술로 13초만에 첫판을 따낸 뒤 둘째판을 밧다리 공격으로 마무리지었다. 이태현은 김영현과의 통산 30차례 대결에서 17승13패로 우위를 지켰으나 준결승전에서 복병 염원준의 밀어치기와 빗장걸이에 불의의 일격을 당해 2품에 그쳤다.이태현은 2∼3품전에서 김경수를 2-0으로 이겼다. 지난해 5관왕 김영현은 라이벌전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경기시작 전샅바를 내주지 않으려다 주의와 경고를 받는 등 초조감에 시달리며 싱겁게승리를 내줬다. ■설날장사 신봉민■1품 염원준 ■2품 이태현 ■3품 김경수 ■4품 김영현■5품 김동욱(현대중공업) ■6품 백승일 ■7품 황규연(신창건설)대구 송한수기자 onekor@ *꽃가마탄 신봉민“욕심버리니 경기 잘 풀렸어요” “욕심을 버리니까 경기가 잘 풀렸습니다” 새해 첫 모래판 제왕에 오른 신봉민은 수더분한 외모처럼 오로지 ‘열심히뛰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서고 싶다’는 순박한 포부를 지닌 ‘참 씨름꾼’.지난 98년 삼청장사대회에서 우승한 이래 2년여 공백을 말끔히 씻었다.삼청장사대회 이후 허리부상을 치료하느라 겨울훈련을 1주일 정도 밖에 못했지만 끈질긴 승부욕을 보이며 패권을 차지했다. 8강전 백승일과의 경기에서 허벅지를 심하게 다쳐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 그는 “체력이 닿는 한 모래판에서 뛸 것”이라며 “앞으로 4년은 충분히 버틸수 있다”고 장담했다. 부상에서 아직 완전히 헤어나지 못한 만큼 “올해는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체력을 쌓는다면 제1의 목표는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아니겠느냐”며 겸손해 했다. 지난 98년 결혼,19개월 난 아들을 둔 모범가장이다. 대구 송한수기자
  • 朴총리,민원만족도 향상 지시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는 19일 외교통상부와 검찰청,해양수산부 등 10개기관에 다음달 10일까지 민원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박총리는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조사한 각 부·처·위원회 및 청의 민원서비스 만족도 평가 결과,10개기관의 성적이 하위권이라는 보고를 받고 이같이지시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박총리는 특히 정부의 종합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데 반해 만족도가 하락한 검찰청 등의 기관은 ‘엄중경고’한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매년 민원행정 서비스 만족도를 조사하여 그 결과에 따라 신상필벌할 방침이다. 이도운기자 dawn@
  • 박찬호 몸값 425만弗 사인

    ‘코리아특급’ 박찬호(27·LA 다저스)의 올 연봉이 모두 425만달러(48억원)로 전격 타결됐다. 박찬호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19일 ‘스콧 보라스 코퍼레이션’ 사무실에서 연봉 385만달러와 인센티브 40만달러를 합쳐 모두 425만달러에 다저스와 1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박찬호의 인센티브는 190이닝을 기준,5이닝마다 5만달러가 추가되고 선발 30게임을 기준,게임마다 5만달러씩 보태져 투구이닝과 출장수 각 최고 20만달러씩 모두 40만달러다.연봉 조정신청중인 보라스와 다저스는 이날 연봉 요구액과 제시액을 선수노조와 커미셔너 사무국에 각각 통보할 예정이었으나 이에 앞서 구단과의 전화통화에서 전격적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이날 오전 9시 고향인 공주에서 할아버지 효원(92)옹의 장례식을 치른 박찬호는 “보라스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대체로 만족한다.앞으로 좋을 성적을 내는데 전념하겠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지난해 연봉 230만달러를 받은 박찬호는 올해 두배 가까이 연봉이 뛰었지만 당초 기대치 500만달러에는 크게 못미쳤다.게다가 실제 연봉은 385만달러에 그쳤고 나머지는 옵션으로 걸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그러나 보라스는 315만달러 안팎으로 알려졌던 다저스 제시액에 비해 100만달러 이상 높아졌고 연봉조정신청에 들어가도 이 정도 액수를 받아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또 박찬호가 인센티브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며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찬호의 연봉은 지난해말 시카고 커브스로 트레이드된 7년차 이스마엘 발데스와 5년차이자 입단동기인 대런 드라이포트가 기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99시즌 9승14패(방어율 3.23)를 거둔 발데스의 연봉 427만5,000달러가 상한선이 됐고 13승11패(방어율 4.79)를 기록,올 370만달러에 계약한 드라이포트의 연봉이 하한선으로 작용했다. 박찬호는 오는 2002년부터 몸값이 치솟는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김민수기자 kimms@
  • 도내 中企 해외무역 싼값 대행

    ‘돈되는 공기업 경영은 어떻게 해야하나?’ 이번 지방공기업 경영대상 입상자들의 경영방식은 82개 지방공기업 경영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최우수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경기지방공사는 97년 말 경기도 공영개발사업단을 해체하면서 경기도가 자본금 1,244억을 전액 출자해 설립됐다. 전국 11개 지방공사가 대부분 지역개발사업에 몰두하는 데 비해 경기지방공사는 도내 중소기업들의 해외무역을 저렴한 수수료를 받고 대행,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공사의 새 모델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토지공사 수도권 본부장에서 지방공기업 공채 1호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민병균(閔丙均)사장은 당시 적자이던 지방공사를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고 지난해에는 4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 공사는 지난해 신용장 개설지원 등 도내 1만여 중소기업들의 수출·입을 지원,이 기업들이 1,155만달러의 수출·입 실적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도내 중소기업에서 제조한 PC모니터와 이동전화 주변기기를 미국 AMS사에 매년 5,000만달러씩 수출하는 계약도 맺었다. 공사 관계자는 “종합무역상사들이 수출대행 수수료로 계약체결액의 3∼5%를 받는 것에 비해 우리는 경영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에게 0.5%의 저렴한 수수료만 받고 해외무역을 대행,293만달러를 지역경제에 환원시키는 효과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고용창출 효과도 엄청나다”고 밝혔다. 평택 산업단지의 폐기물 처리시설 사업에 외국인 투자업체를 끌어들이고 국고를 지원받아 공단 분양가를 평당 58만원에서 36만원으로 대폭 낮추었다.공사가 조성한 산업단지 8만평을 외국인전용 임대지구로 지정,첨단산업도 유치했다. 경기지방공사는 이밖에도 회사운영의 문제점에 대해 사장에서부터 하위직원까지 함께 토론하고 대리급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 ‘청년중역회의제’를 도입하는 등 선진적인 열린 경영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민사장은 “고객과 회사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윈-윈(Win-Win) 전략을 시도한 것이 경영개선에 큰 효과를 가져왔다”며 “앞으로도 공사의 이익이 지역업체와 주민들에게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밝혔다. 한편 국무총리상을 받은 이용희(李庸熙) 제주의료원 원장은 병원공간과 인력의 합리적 배치를 통해 도의 지원금을 받지않음으로써 도 재정에 기여하는 등 의료원 경영의 귀재로 통한다. 제주의료원은 이 원장 취임 이후 35개 의료원 가운데 8년간 계속해서 경영평가 1위를 차지했다. 특히 1만여명에 달하는 해녀를 위한 잠수전문 진료센터를 운영,외래진료는도에서 전액 부담하고 입원시에는 입원비 가운데 30%를 병원에서 부담하는등 공익성도 추구하고 있다. 행자부 장관상을 받은 최동하(崔東河) 포항의료원 원장은 동해안 유일의 대형 정신병동을 운영하면서도 특수크리닉 개설과 진료성과급제 도입 등으로만성적자이던 의료원을 98년 8억,지난해 12억 흑자로 각각 전환시켰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21세기형 행정서비스] 정부 운영시스템 개혁

    “가장 큰 문제는 인재를 안키운다는 겁니다.인사이동이 잦다 보니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을 수가 없습니다.제너럴리스트(Generalist)는 많아도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지난 98년 계약직 공무원으로 공직사회에 발을 디딘 기획예산처의 한 사무관 말이다.2년 남짓 공직사회를 지켜보며 느낀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취약한 인력육성’을 꼽았다.잦은 부서이동과 부실한 재교육으로 전문가를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가 지적한 ‘잦은 인사이동’을 실제 통계로 살펴보자. 지난해 11월 중앙인사위원회가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 보직의평균 재임기간은 국장급이 11개월21일,과장급은 13개월23일에 불과했다. 특히 산업자원부는 국장급 재임기간이 6개월에 그쳤다. 핵심요직인 산업정책과장은 지난해 4월 이후 벌써 4명째다.9개월간 3명이 ‘스쳐갔다’. 잦은 인사이동은 공직자의 전문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부서업무의 연속성에도 큰 장해가 되고 있다.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어떤 부서도 제대로 된 업무 매뉴얼을갖춘 경우가 거의 없다”며 “이 때문에 후임자는 업무파악하는데 시간을 허비하다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우선 보고서를 만들고 결재를 받는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지난해 8월 한국행정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30%를 보고서 작성에 소비하는 것으로파악됐다.그 가운데 18%는 말로 보고해도 되는 사안이었다. 회의시간도 업무의 10%를 차지한다.하루 일과의 절반이 회의와 보고로 채워지는 셈이다.결재에 소요되는 기간도 평균 이틀로 민간부문의 2배나 된다.응답자 대부분(84.7%)이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다. 부처 간의 업무협조도 원활치 않다.부처마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지만 필요한 정보를 찾는데는 거의 무용지물인 실정이다. 예산처 관계자는 “결국 전화로 요청하지만 이마저 제대로 협조가 안되는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지난 90년대 중반 각 부처는 정보화 추세에 발맞춰 전자결재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했다. 그러나 실제 전자결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전무하다시피 하고 그나마 부처간에 호환성이 없어 정보교류는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뒤늦게 ‘전자정부 종합실천계획’을 마련해 부처간 정보교류를 꾀하고 있으나,2002년 이후에나 본격 실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공직사회의 내부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작 국민을 상대로 한 행정서비스도 부실할 수밖에 없다. 지난 몇년간 한국생산성본부 등 유관기관의 조사에서 행정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는 낙제점 수준인 40점 안팎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공공기관이나 국내 민간기업의 만족도가 60점대를 달리는 것과 크게대조된다. 이같은 문제의 밑바탕에는 관료사회의 가장 큰 병폐인 폐쇄성과 배타성이깔려 있다.경쟁과 변화를 두려워 하는 관료사회의 보신주의가 정부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신대균(申大均)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정부가 마련한 각종 개혁방안은 상당히 긍정적이고 타당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과연 관료사회의 폐쇄성과 부처이기주의의 장벽을 뚫고 이를 실현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진경호기자 jade@ *정부의 개혁 방향 국민의 정부가 추진하는 정부 부문의 개혁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몇몇 부처를 통폐합하는 식으로 정부조직을 뜯어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운영시스템을개혁하는 데 역점이 두어져 있다. 기획예산처가 주도하는 이 운영시스템 개혁작업은 특히 정통관료가 아닌 새정부 들어 민간부문에서 참여한 인사들이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결과에 관심을 모은다. 정부의 운영시스템 개혁작업의 궁극적 목표는 ‘지식정부 구현’에 있다.이를 위해 정부는 ‘공무원의 신지식인화’라는 기반과제 위에 ‘고객지향 행정구현’‘일하는 방식 개선’‘정부의 투명성 제고’ 등 3대 기본과제를 설정했다. 예산처 관계자는 “우선 정보화로 무장한 좋은 인재를 21세기형 공직자로육성하는 것이 개혁의 선결과제”라고 설명했다.이를 위해 정부는 인사제도부터 손을 댈 방침이다.개방형 임용제를 통해 민간의 인재를 수혈받는 것은물론 다면평가제,과별평가제 등을 도입,보다 합리적인 인사평가제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연봉제와 성과급제,시장성테스트 제도 등을 통해 공무원간,그리고 민·관간경쟁을 유도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비대면(非對面) 결재,지정결재시간 운영,보고서 비용명시제 등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도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 행정자치부와 기획예산처 합동의 ‘업무진단팀’을 구성,부처별 실태조사에 나선다. 행정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것도 주요과제다.정부는 이를 위해 행정서비스의질과 투명성,일하는 방식 등을 종합평가하는 ‘행정품질지수’를 올해 안에개발,부처별 평가를 통해 개혁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각 부처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식관리 데이터베이스’도 올해 안에 구축된다.‘전자정부 종합실천계획’이 오는 2002년 완성되면 정보교류뿐 아니라 전자결재 등 본격적인 전자행정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예산처 관계자는 “운영시스템 개혁을 위한 각종 정책과제들이 올해 본격추진될 예정인 만큼 공직사회는 과거 유례가 없는 변혁의 시기를 맞을 것”이라며 “수년 안에 국민들은 확연히 달라진 정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 “우리 정부의 운영시스템을 민간부문과 비교한다면 60점에 불과합니다.선진국 정부에 견주면 70점 정도 될까요” 정부 개혁을 일선에서 총괄지휘해 온 이계식(李啓植)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장이 밝힌 우리 정부의 현주소다.KDI(한국개발연구원)원장으로 있다가 국민의 정부 들어 정부개혁의 선봉에 서게 된 그는 12일 “생각처럼 (정부개혁이) 쉽지가 않다”고 토로했다.개혁을 두려워하는 기존 관료사회의 반발과저항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실장은 우리 정부의 경쟁력을 비교할 실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를 들었다.“우리 정부만큼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며“하다 못해 서기관에게까지 민간부문의 박사가 따라붙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관료들의 전문성이 외국에 비해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실장은 “관리능력을 중시하고 상대적으로 전문성을 기피하는 우리 관료사회의 풍조가 결과적으로 정부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하고“앞으로는 정부부문도 전문성을 중시하는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정부가 추진해 온 개혁의 성과에 대해 이실장은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말로 대신했다.정부 운영시스템 개혁과 관련해 지난 2년 동안 많은계획을 세웠지만 앞으로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이실장은 “개방형 임용제만 해도 당초 입안과정에서는 고위직 전체를 대상으로 삼았으나 결국 20%로 축소됐다”며 “정부 운영시스템과 관련한 각종 개혁방안들도 실천과정에서 과연 제대로 이행될 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걱정이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실장은 “과거 정부와 마찬가지로 현 정부의 개혁도 지금까지가 아니라앞으로에 성패가 달렸다”며 “개혁에 대한 뿌리깊은 저항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채찍을 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경호기자] *美·英등 인원감축·민간경영기법 도입 앞장 ‘경쟁력있는 정부’를 위한 노력은 정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적은 선진국에서 이미 오래전부터,더욱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저마다 21세기 정보화시대에걸맞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앞다퉈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운영시스템을 개혁하고 있다.개혁의 핵심은 ‘경쟁을 통한 작고 효율적인 정부 구현’이다. 만성적인 적자재정에 시달려 온 미국은 지난 92년 클린턴 행정부가 들어선뒤로 NPR(National Performance Review)라는 기구를 구성,정부개혁을 추진해 오고 있다.93년부터 98년까지 연방공무원 35만명을 감축한 것은 물론 민간의 경영혁신기법을 정부개혁에 적극 도입해 왔다.93년 ‘행정성과 및 결과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모든 정부기관에 대해 성과관리를 시행하고 나섰고책임행정기관제 도입과 민원처리제도 개선 등을 통해 행정서비스의 질을 끌어 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은 지난 79년 대처총리가 집권하면서 정책기능과 집행기능의 분리,규제철폐,시장원리의 도입 등을 목표로 공공부문 개혁을 추진해 왔다.‘정부부처에 대한 능률성 진단제도’(79년)부터 고객위주 행정을 위한 ‘시민헌장제도’(91년),고위 공무원에 대한 ‘임용계약제’(94년),특허청,기상대 등 138개 집행기관에 대한 ‘정책기관화’까지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정부개혁에 소극적이었던 일본도 하시모토정권 출범(96년)후 전면적인 정부개혁에 착수,철저한 고객위주의 효율성 높은 행정운영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지난 98년 제정된 ‘정부성청(省廳) 등에 관한 개혁기본법’에 따라 오는2001년부터 중앙성청 축소 개편,책임행정기관 도입 등 본격적인 정부개혁을시행할 방침이다. 개혁기본법에 따르면 128개에 이르는 전체 성청의 국(局)수는 90개로 축소되고 2010년까지 국가공무원 정원을 10% 감축하게 된다.일본 정부 개혁의 특징은 장기 플랜을 통해 목표를 확실히 설정하되 급격한 인원 삭감등을 피해 공무원들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있는 점이다. 뉴질랜드도 지난 88년부터 행정운영시스템을 개혁하기 시작했다.인사·예산운영상 자율권 확대,성과급제 도입 등을 전제로 사무차관을 계약직으로 공개채용하는가 하면,모든 정부회계에 발생주의 회계방식을 적용하고 정부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하는 등 예산 및 회계제도를 성과위주로 개편하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
  • 2000학년도 서울대 논술고사 문제

    다음 제시문을 읽고 아래 논점들에 대한 자기 견해를 밝히면서,“도덕성을갖춘 이성적 인간은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논술하라. -도덕성을 갖춘 이성적 인간이란 어떠한 인간인가? -아이들에게 도덕교육은 불가능한가? [제시문] 대이성(理性)을 갖추는 시기에 도달할 때까지는 도덕적 존재라든가 사회적관계에 대한 관념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그러므로 되도록 그런 관념을나타내는 말은 아이들 앞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아이가 처음에 그런 말에 대하여 잘못된 관념을 가지게 되면,성인이 되어서도 바로잡기 힘들기 때문이다.아이의 머리 속에 새겨진 최초의 잘못된 관념은 오류와 악덕의 씨가된다.따라서 첫발을 특히 주의하여 내딛지 않으면 안된다.아이가 감각적인사물에 의해서만 자극을 받는 동안에는 아이의 모든 관념이 감각에 머무르도록 하는 것이 좋다.아이가 주위 어디를 보아도 감각적인 세계만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이는 당신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든지,또는 당신이 말하는 도덕적인 세계에 대해평생 지울 수없는 환상적인 관념에 사로잡히고 말 것이다. “아이와 함께 토론하라.”―어떤 철학자가 제시한 중요한 준칙이다.이 말은 오늘날 대단히 유행하고 있다.그러나 이 준칙을 지킨 결과는 그리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나는 어른과 토론을 해 온 아이처럼 어리석은 존재는 없을것이라 생각한다.인간의 모든 능력 중에서 이른바 다른 모든 능력들을 종합한 능력인 이성은,가장 까다로운 길을 통해,그리고 가장 늦게 발달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사용하여 다른 능력을 발달시키려 하고 있다.훌륭한 교육이란 이성적인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그런데도 사람들은 이성에 의해 아이를 교육하려 한다.그것은 교육을 맨 마지막 단계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즉,목표를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이다.아이가 이치를 분별한다면그들을 교육시킬 필요가 없다.그런데 사람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조금도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아이에게 함으로써 그들에게 말만으로 만족하는 습관을들여 주고,또 아이들이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일일이 따져서 자신이 마치선생과 똑같이 지혜로운 인간인 양 착각하게 하여 논쟁을 좋아하는 반항아가 되도록 가르치고 있다.그리고 어른이 합리적인 동기에 의해 무엇인가를아이에게 요구한다는 것에는 반드시 탐욕이나 불안,허영심 따위가 결부되어있다. 사람들이 아이에 대하여 행하는,혹은 행할 수 있는 도덕 교육의 교훈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선생: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아이:왜 안 되죠? 선생:그것은 나쁜 짓이기 때문이다. 아이:나쁜 짓?어떤 것이 나쁜 거죠? 선생:금지되어 있는 일을 말한다. 아이:금지되어 있는 일을 하면 어째서 나쁜가요? 선생:너는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벌을 받게 된다. 아이:그럼,남들이 모르게 하면 되지요. 선생:누군가가 네가 하는 일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아이:숨어서 하겠어요. 선생:네게 무엇을 했느냐고 물을 것이다. 아이:거짓말을 하면 되죠. 선생: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아이:왜 거짓말을 하면 안 되나요? 선생:그것은 나쁜 짓이기 때문이다. …… 이것은 피하기 어려운 순환이다.여기서 더 벗어나면,아이는 당신들이 하는말을 알아듣지 못한다.이것은 참으로 유익한 교훈이다.사람들은 이 대화를어떤 것으로 대치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선과 악을 아는 것이나 인간은 왜여러 가지 의무를 지켜야 하는지 등의 문제는 아이들이 이해할 영역이 아니다. 자연은 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아이로 있기를 원한다.이 순서를 어지럽혀 놓으면,익지도 않고 맛도 없는 그리고 곧 썩어버리는 과일을 만드는 꼴이된다.우리는 어린 박사와 늙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아이에게는 아이특유의 사물을 보는 법,생각하는 법,느끼는 법이 있다.그런데 그들의 방법대신 어른들이 보는 법,생각하는 법,느끼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 하는 것처럼분별 없는 짓은 없다. 따라서 열 살 된 아이에게 판단력을 요구하는 것은,아이에게 6척의 키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사실 그 정도의 나이에 이성이 무슨도움이 되겠는가.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II)고봉준

    [4]백무산의 언어는 ‘갈라섬’의 단성성에서 ‘배려’의 다성성으로,‘변혁’의 근대성에서 ‘생성’의 탈근대성으로 횡단하고 있다.이는 곧 그의 사유가 ‘외부적’사유에서‘내재적’사유로 변모하고 있음을 증거한다.‘길은 광야의 것이다’는‘생성’이라는 내부적 사유를 근간으로 하는‘출렁거림의 언어’세계이다.여기서 생성이란 노자(老子)적 의미에서 현(玄),‘상도(常道)의 세계’이다. 그 세계는 물질이 아직 어떤 형태를 부여받지 않은 미분화와 원질료의 세계이며,따라서 그것은 무수한 가능성으로서의 불교적 공(空)관념과도 유사하다.이 출렁거림의 언어 속에서 우리는 탈근대의 한 지평을 목격한다. 이것은 씨앗이 아니라/작은 구멍이다//이 텅 빈 구멍 하나에서/어느날 빅뱅이 시작된다-‘풀씨 하나’부분내 생애도 무너지고/세상도 온통 균열이 지는 통에/그 쬐그만 냉이꽃 한송이가/아주 쬐그만 것이 그 무심한 것이/바람도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그 쬐그만 것이’부분봄날 졸음보다 작은 힘이/꽃잎 떨어져 휘어진 물결보다 작은 것들이/어깨선굽은 그 작은 곡선보다 미세한 굴곡이-‘거대한 것인줄 알지만’부분‘생명’이란 거대한 그 무엇이 아니라 ‘텅 빈 구멍’‘쬐그만 것’‘작은힘’‘작은 것’‘미세한 굴곡’처럼 본질적으로 작고 사소한 것이다.이때생명이란 그 자체가 근원적인 에너지이자 일종의 ‘내재성의 장’이다.여기서 내재성의 장이란 근대적 사유가 만들어 놓은 제동과 관성으로서의 구조적 배치를 넘어선 ‘생성’의 차원을 의미한다.생성의 사유란 이처럼 근대적거대 질서에 대한 탈전체화와 연결되어 있다. 생성이란 일종의 현동체(생명)이다.그것은 비역사적이고 단일한 상수(常數)가 아니라 그 자체가 특정한 운동과 변화에 대한 경험에서 역사적·문화적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는 결과이다.반면 근대 자본주의,특히 근대적 사유에서물질의 흐름은 생명체 본연의 역동적인 성질이기보다는 그것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힘에 순응하는 질서이다.그러나 생성의 세계는 이러한 근대의 시·공간을 벗어난다.근대적 욕망의 배치가 모두 해체된 생성적 시·공간이 바로‘모태’와 ‘광야’이다.자본주의로 표상되는 근대적 시간관이 노동을 단순한 교환가치의 매개로 전유하는 미분적 시간이라면,생성의 시간이란 적분의시간이다.또한 생성의 공간으로서의 ‘광야’란 ‘슬픔’‘공포’‘상실’등의 감정이 틈입하지 못하는,아직 감정이 생겨나지도 않은 유동적 자유활동의 장이다.그곳에서 생성은 삶과 죽음을 초월하여 다만 에테르처럼 ‘출렁거림’으로써 역동적으로 존재한다.‘출렁거림’이란 곧 물질을 명사와 형용사가 아닌 동사의 차원에서 파악하려는 인식의 산물이다. 생성으로서의 “생명이란 물질이 기울어진 것”처럼 일정한 틀 속에서 주형(鑄型)되지 않으며,또한 “누가 최초의 불꽃인지/누가 중심인지/알 수 없다/알 필요도 없다/중심은 처음부터 무수하다”처럼 중심을 갖지도 않는다.꽃은 피었다 지고/지고 또 피는 것이 아니라//같은 눈 같은 가지에 다시 피는 꽃은 없다 언제나 새 가지 새 눈에 꼭 한번만 핀다네-‘꽃은 단 한번만 핀다’부분또한 생성이란 근본적으로 차이와 반복의 영원회귀적인 운동이다.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카오스의세계도,또한 코스모스의 세계도 아니다.오히려 그것은 그러한 미분화의 이전 상태라는 점에서 카오스모스의 세계다.인용시에서 ‘꽃’이라는 생명체는 ‘피고-지는’반복적 운동과 ‘꼭 한번만 피’는 차이의 운동을 동시에 현존시킨다.이처럼 생성의 사유는 사물을 존재(being)의 그물에 구속시키지 않고 힘과 강도라는 사건의 차원에서 이해한다.따라서 생성의 사유란 곧 ‘생명’을 무한생성의 운동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며,나아가 현존하는 것의 긍정적 이해 위에서 동시에 그것의 부정…생성·소멸하는어떠한 변화도 역동적인 운동의 흐름 속에서 파악하는 사유이다. 백무산의 시는 생성의 사유를 통해 근대의 울타리를 넘어선다.이때 그러한사유는 차이와 반복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적인 ‘내재적 장’으로서 ‘허공’을 필요로 한다.이 지점에서 백무산의 시는 불교적 사유와 마주친다.시집전편에 걸쳐 ‘허공’‘비움’‘구멍’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나타나는 허공의 이미지는 불교적 공(空)개념과 유사하다.또한 그것은 우주의 생성과 팽창을 가능하게하는 근원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스토아적인 우주론과도맥락을 같이 한다. 근대적 사유가 ‘권력’이라는 ‘중심’의 논리라면 ‘허공’을 중심으로 하는 생성의 사유는 공(空)과 만(滿)이 각각의 잠재태라는 깨달음을 근간으로한다.따라서 허공이란,꽃이 “마침내 자신의 몸 하나/마저 비워버”릴 때에야 개화할 수 있듯이 본질적으로 만(滿)의 새로운 가능성이다. 앞서간 이들은 저만큼에서 돌아오고 지배에서 벗어날 권력에의 의지를 외쳤으나 권력 지향의 사욕으로 물들고 꿈꾸는 것은 더 이상 해방이 아니라 사유물에 대한 관심이었다…모든 영감은 허공에서 일어난다 눈길 한번에 저 고해의 쓰라린 가슴들이 허공중에 환히 밝아지고 허공만이 창조의 모태이나 이를 억압하는 인간과 인간 사이 권력의 중력장을 끊고 그리하여 온전하고 환한하나의 생명을 꿈꾼다 어디에고 미치지 않은 곳이 없고 모공 하나 모자라지않는 생명 하나 발명할 꿈을 꾼다 -‘중력장’부분생성의 사유가 펼쳐 보이는 ‘공(空)’의 세계에서 중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결국 그러한사유가 권력의 중력장에 끌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그러나 지난날의 ‘혁명’담론이란 근대적 권력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사실 권력이란 발생학적으로 억압적이기에 선량한 권력이란 하나의 형이상학일 뿐이다.권력은 하나의 거대한 중심을 가정한다.따라서 권력이 존재하는 한 언제나 중심과 주변이라는 위계적 계층 구조는 존속할 수밖에 없으며,그때 중심은 주변을 배제와 억압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제어하기 마련이다.따라서 진정한 혁명이란 권력을 권력 아닌 것으로 넘어서는 것,즉 권력자체를 해체하는 일이어야 한다. 결국 생성의 사유에서 볼 때 이상적 혁명이란 모든 권력을 일소하는 행위이다.그래서 권력은 ‘종말’에 이르러 ‘박살나’는 순간에만 비극적인 아름다움을 지닌다.“권력은 그때만 겸손하다/권력 아닌 것으로 권력을 비우라/그렇다면 권력을 지배해야 한다”라는 진술은 혁명이 억압적 권력을 선량한권력으로 대체하는 행위가 아님을 의미한다.그것은 “자유-그 자유를 얻지않고/스스로 자유가 된 사람”처럼 자유라는 관념의 중력장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성취되는 것이다. 그러나 먼저 우리 스스로가 확인할 일이 있습니다.안타깝게도 권력에의 욕망과 사욕으로부터 스스로 정화하지 않고 어떠한 판단도 모색도 부질없는 것입니다.역사 앞에서 우리는 끝내 빈손일 뿐입니다.…승리냐 패배냐가 아니라존중입니다.//이 우주에는 머무름도 없지만 사실 균형도 없습니다.긴장이 낳은 흐름만 있을 뿐입니다.//그러므로 인간은 존재가 아니라 ‘어떤 상태’라고 나는 믿습니다.그러므로 인간은 실체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성질’이라고 나는 믿습니다.‘상태’와 ‘성질’이 촉감할 수 있는 그림자를 만들 뿐이라고 나는 믿습니다.그러므로 인간에게 부여된 모든 것은 자유의 영역입니다.끝없는 대지입니다.-‘겨울 조정환’부분인용시는 인간을‘존재’가 아니라‘생성’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다.이처럼 물질을 생성의 관점에서 파악할 때,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유기체는 일정한 강도(强度)를 지닌 파동으로 인식된다.그리고 인간 역시 어떤‘존재’로서의 실체가 아니라 ‘상태’와 ‘성질’이라는 파동이 만들어 낸 촉감할 수 있는 ‘그림자’일 뿐이다.따라서 인간의 관계란 이러한 파동과 파동이 만날 때 촉발(affection)되는 운동의 일종이며,그러한 운동을 통해‘좋음/나쁨’이 형성된다.세계는 그러한 파동으로 충만하다.그리고 그러한 모든 파동들이 그 위를 어지럽게 흘러 다니는 하나의 거대한 장이 바로‘대지(광야)’이다. 이처럼 물질이 ‘실체’가 아닌 ‘상태’와 ‘성질’로 인식된다는 것은 그것을 ‘출렁임’의 역동적인 흐름으로 파악한다는 것이다.이때 근대의 모든‘단단한 것’들(권력,이성,질서 등)이 에테르 같은 유동적 상태로 녹아 내린다.그리고 그것들이 생산한 흑백의 극단적 대결 논리 역시 해체된다.인용시에서 말하는‘존중’이란 이러한 극단적 대립과 갈등을 벗어난 인간관계이다.하나의 중심이 초월적 위치에 군림하면서 타자를 억압하고 배제하는 것이 근대적 권력 모델이라면,파동(타자)과 파동(타자)이 대화적 관계 속에서 촉발 운동을 일으키는 것은 탈근대적 사유의 모델이다.여기서‘존중’과‘배려’란 윤리적차원의 바탕으로 한다.이러한 ‘배려’와 ‘존중’의 세계야말로 탈근대적 인간 관계의 바람직한 모델일 것이다.우리들 삶은 그곳에서 더 이상 측량되지 않는다/우리들 꿈은 더 이상 산술이 아니다/길은 어디에나 있고 또 없다/길은 대지 위에 있으나/길은 자주 대지를 단순화한다/때로는 대지에서 자란 우리들/대지에서 추방하기도 한다/우리가 헤쳐온 길이 우릴 버리기도 한다/길은 자주 대지의 평등을/욕망의 평등으로 변질시키고/대지의 선한 의지를/권력의 사욕으로 타락시킨다//삶이란 오고 가는 것일까/인생이란 흐르는 길 위의 흔적일까/저기 출렁이는 물결을 보아라/허공에 맞닿아 끝없이 일렁이는 물결을 보아라//길이란 길은 광야 위에 있다/길 위에 머물지도 말고 길 밖에 서지도 말라/길이란 길은 광야의 것이다/삶이란 흐르는 길 위의 흔적이 아니다/일렁이어라 허공 가운데/끝없이 일렁이어라 다시 저 광야의/끝자락에서 푸른 파도처럼 일어서는/길을 보리라-‘길은 광야의 것이다’ 부분보편적으로 길은 과거의 흔적이나 미래의 방향을 표상한다.물론그때의 길은 특정한 개인이 지나온 삶의 흔적과 무수한 변화의 굴곡들이 앞다투어 지나갔던 역사적 궤적이라는 중첩적인 의미를 갖는다.그 속에서 길은 긍정과 부정이라는 양가성을 함의하는데,시인은 그러한 가치의 양극을 ‘기쁨·희망/나락’‘확신/혼란’의 관계로 파악한다.이러한 이항 대립적 관계망은 결국둘 중의 하나라는 선택적 차원과 경험론적 틀을 극복하지 못하기에 새로운의미를 산출하지 못한다. 오히려 ‘길이 시작된 곳을 찾았을 때’나 ‘길을 내려 길을 보았을 때’처럼 ‘생성의 장’으로 회귀했을 때 길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전화된다.왜냐하면 길의 원형인 ‘광야’란 일종의 ‘공(空)’이기 때문이다. ‘길’이라는 단어 속에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정복욕이 꿈틀대고 있다.따라서 ‘길’이 ‘공(空)’의 상태로 회귀할 때 그것은 길이 아니라 출렁임으로서의 대지(광야)이다.대지(광야)는 인간의 질서를 각인하지 않는다.이러한사유는 곧 생태학적 상상력과도 맞닿아 있다.‘길’이 인간의 자연 정복의산물이라는 점에서‘근대적’언어라면,‘광야’는‘탈근대적’인 생성적 사유의 언어이다. 이때 탈근대적 언어로서의 광야는 황금 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하지 는다.오히려 그것은 대지 위에 있으면서 ‘대지를 단순화’하고,인간을 대지로부터추방시키는 억압적인 질서의 근본적 해체 상태를 의미한다.또한 그것은 ‘대지의 평등’과 ‘욕망의 평등’을 착종시키고 ‘대지의 선한 의지’를 ‘권력의 사욕’으로 전이시키려는 근대적 힘에 대한 투쟁 의지이다.그러한 의지가 구체적으로 실현되었을 때 인간의 삶은 측량과 산술이라는 자본주의적 시간기제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이러한 그의 시도가 기존의 장벽을 허물고 그자리에 새로운 성을 쌓으려는 건축학적인 노력이 아님은 물론이다.오히려 그는 생성이라는 역동성을 바탕으로 근대의 울타리를 횡단하려 한다. 생성의 사유에서 바라본다면 길이란 “어디에나 있고 또 없다”처럼 잠재태로 존재한다.이러한 사유의 근간에는 “길 위에 머물지도 말고 길 밖에 서지도 말라”는 불교적 화두가 깔려 있다.결국 인간의 삶이란 길이라는 근대적장치 위에 고착된‘존재’가 아니라 언제나 광야 위에 찍힌 ‘흔적’처럼 유동적으로 역동적으로 흐를 때,그리고 무한 역동성으로서 ‘허공’가운데에서 끝없이 일렁일 수 있을 때 비로소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5]‘해방의 이론은 억압의 현실을 먹고 산다’.그러나 그 이론은 90년대 이후한국사회에서 미세하게 분화된 거대한 세계의 질서를 총체적으로 바라보지못함으로써 현실을 주도하기보다는 변화된 현실에 적응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90년대 이후 전개된 많은 담론들은 지난날의 근대적 이론들을 비난하는 속에서만 자신의 정당성을 발견하려 한다.그러나 비난이란 새로운 모색을 구성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과거의 것이다. 백무산의 언어가 오늘날 우리 문학에서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노자(老子)철학과 불교적 사유를 근간으로 하는 탈근대적 언어의 창출이라는 그의 문제의식은 비단 서구적 근대라는 식민성으로부터의 해방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근대적 억압 질서로서의 자본주의 극복이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특히 근대적 질서가 무한경쟁과 타자의 배제라는 폭력적인 모습을 띠는 데 반해서 그의 탈근대적 사유는‘존중’과‘배려’라는 생성의 사유를 바탕으로 근대의 문턱을 넘어선다.주체-타자의 상호배제라는 근대의 아포리아를 가로지르며 노자적·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탈근대의 모색 속에는 80년대 언어에 대한 노동문학의 자기반성이라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 들어 있다.이처럼 과거와 현재가 단절과 연속의 길항작용 속에서 파악될 때 미래로서의 21세기란 우리에게 허무의 바다가 아니라 ‘참을 수 없는 또 한 시대의 격랑’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을 것이다.
  • [뉴 밀레니엄의 전개] 이어령‘가와카쓰 교수 대담(2)

    ◆가와카쓰 교수 17세기 유럽에서 생긴 부국강병(富國强兵)노선은 파워 폴리틱스였습니다.전세계 육지의 3%에 지나지 않던 유럽은 패권주의로 1800년에는 전세계의 34%,1914년에는 84%를 수중에 넣었습니다.이것은 도의에 어긋난행위입니다. 16세기 후반 일본의 조선침략 이후 이퇴계(李退溪)의 주자학이 강항(姜沆)을 통해 후지하라 세이카(藤原惺窩)에게 전해졌습니다.후자하라의 제자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고문이 되면서 일본은 비로소 덕치주의(德治主義)로 바뀌었습니다. 19세기 후반 서양에 문을 연 일본은 부국강병 노선으로 전환해 가까운 아시아 제국을 식민지로 만들고 세계 5대 열강에 들었습니다.그러나 제2차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뒤 강병노선을 배척하고 부국노선으로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20세기 전반 인류는 2차례의 세계대전을 경험했습니다.전후 미국과 소련 2개 초대국은 시장경제와 계획경제로 경제력을 올리는 경쟁을 벌였고 한편으로는 군비확대에도 열을 올렸습니다. 소련은 파산해 해체되고 미국은 세계최대의 채무국으로 전락했습니다.경제력은 군사력과 양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것입니다.세계는 지금 군축으로 향하고 있습니다.경제력이 없는데도 군비강화를 하고 있는 나라는 시대에 역행하는 것입니다.20세기와 근대의 교훈은 부국강병노선의 파워 폴리틱스는 파산한다는 것입니다. 부국강병의 시대는 대국이 소국을 종속시키는 파워 폴리틱스였습니다.부국강병시대의 종언은 대국이 소국과 대등하게 될 수 있는 시대의 시작입니다. 실제 옛 소련외에 다수의 소국이 자립을 시작하고 있습니다.21세기에는 군사력보다 설득력이 힘이 되는 모럴 폴리틱스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위원장 그런 점에서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협력이 가능해지는게 아닐까요.북한도 그런 물결에 거슬러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한국이 통일을 이루고 중국이 중화사상의 대국의식에서 벗어나 상생의 통합력으로 나간다면 동아시아는 세계의 중심으로 21세기 새 문명을 창조해 갈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오히려 늦게 배운 도둑이 밤새는 줄 모른다고 동아시아쪽에서 서구이상으로 군사력,경제력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치도 경제도 문화적인 기반이나 그 힘을 갖지 않고서는 앞으로 더나갈 수가 없습니다.상품 하나를 파는데도 소비자의 마음에 감동을 주지 않고서는 불가능해진 시대가 된겁니다.그 감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문화이며 모순을 포용하는 통합력이 바로 문화의 힘입니다. 임란 이후 한국인들은 구원(舊怨)을 잊고 조선통신사를 보내 일본과 문화교류를 했습니다.문승지효(文勝之效·문이 무를 이긴다는 사상)를 바탕으로 한 외교였습니다.21세기를 이끌어나갈 힘이야 말로 문승지효의 문화와 평화의힘이 아니겠습니까. ◆가와카쓰 교수 그렇습니다.21세기는 문화력이 힘이 되는 시대가 될거라고생각합니다.21세기는 군축이 기조가 되어 경제력이 문화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어떤 나라의 문화를 다른 나라의 문화로 억누르는 것은 도의에 어긋납니다.문화력이라는 것은 억누르는 힘이 아니고 끌어당기는 힘입니다.매력있는 문화는 동경되고 수용됩니다.구심력,중심성을갖고 넓어져갑니다. 그것은 일정의 보편성을 획득하는 것이고 문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문명이라는 것은 매력과 동경에 의해 확장되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문명의 기초는 문화입니다.근대의 대국의 조건이 폭력과 위협에 기초한 ‘힘의 문명’이었다면 21세기 대국의 조건은 매력과 감동에 기초한 ‘미(美)의 문명’이될 것입니다. ◆이위원장 그런 점에서 21세기가 요구하는 인물상은 전쟁영웅들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창조하는 인간,무엇인가 독창성을 지닌 인간일겁니다.요즘 유행하는 말로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원’으로서의 인간입니다. 동서남북의 360도로 뛰면 승자가 360명이 되는데 각기 한방향으로만 뛰면 일등은 하나밖에 없습니다.한국과 일본의 그 치열한 경쟁사회의 각박한 모습은 모두가 한 방향으로 달리는 획일주의 때문입니다.다성적(多聲的) 사회를만들어내는 길이 바로 21세기의 과제가 아니겠습니까. ◆가와카쓰 교수 근대 일본인이 중시한 것은 19세기 서양에서 도래한 ‘개인주의’사상이었습니다. 개인주의는 전후 일본에서 자유는 ‘멋대로의 이기주의’로,평등은 ‘기회의 평등’보다는 ‘결과의 평등’을 중시하는 풍조가 됐습니다. 근대 이전의 일본은 멸사봉공(滅私奉公)이 지나쳤는데 20세기 들어 멸공봉사(滅公奉私)로 역전됐습니다. 21세기 일본에는 ‘개성’의 확립과 함께 공공성을 짊어진 인물이 요구됩니다.예를 들어 시인 미야자와 겐지(宮澤賢治)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은하를 품는 투명한 의지와 거대한 힘,그리고 열이다’고 노래했듯 우주적인 넓이의 감성이 필요합니다.그리고 교육가인 오쿠마 시게노부가 ‘동서문명의조화’에서 말했듯 장대한 구상력을 가진 인물이 이상적입니다. ◆이위원장 21세기형 인간들은 정보화를 넘어선,지식을 넘어선 생명주의적감각을 지닌 인간들이어야 합니다.한국과 일본에서 쓰는 정보통신이라는 한자 말속에는 정(情)과 믿음(信)이라는 글자가 들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미래를 암시합니다. 서구의 정보통신에는 정과 믿음이 부족합니다.한국 아이들은 전화를 한창걸고 난 뒤 전화를 끊으면서 자세한 것은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말하는경우가 많습니다.전화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정의 소통을 무의식적으로 노출시킨 말입니다. 한·일 양국의 문화적 동질성이 있다면 바로 정과 의리를 존중하는 것들입니다.정보사회에서 잃기 쉬운 것은 페이스 투 페이스 커뮤니케이션(face toface·대면소통)의 정입니다.날이 갈수록 사람들이 찾게 될 것은 삭막한 산업사회와 사이버 사회에서 잃어버린 피부의 그 온기일 것입니다.빵만으로는살 수 없다는 말처럼 이제는 정보만으로는 살 수 없는 시대가 오게 될지 모릅니다. ◆가와카쓰 교수 정보기술(IT)과 인터넷은 제3차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생활의전분야를 뒤덮고 있고 지구사회를 네트워크망에 집어넣을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정보화와 함께 이동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점입니다.전세계 60억인구 가운데 6억이 이동하고 있고 그것이 낳는 총생산(GDP)은 세계 GDP의 10%를 넘고 있습니다.멀지않아 이동인구는 10억이 될 것입니다. 물건,돈은 말할 것도 없고 정보와 사람의 대교류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고그것은 상대와 자기가 틀리다는 의식으로부터 오는 아이덴티티(정체성)의 자각을 강화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역사의 주체도 제국에서 국가,국가에서 민족,민족에서 개인으로 옮겨왔습니다.분화,다양화는 자연계의 의사입니다.정보의 네트워크와 사람의 교류를 거쳐 우주 자연 세계의 다양성을 중시하고 개체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다른존재서로가 공존(共存)과 상생의 시대를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위원장 ‘21세기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연장일까,팍스 아시아일까,팍스자포니카일까’ 하는 문제가 곧잘 새 천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그러나 이런 화두자체가 일극(一極) 중심의 세계관이라고 할 구시대의 사고양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현재로는 미국이 모든 분야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만 미국의 세계지배는 언제까지 갈 것으로 보십니까. ◆가와카쓰 교수 팍스 아메리카나도 팍스 자포니카(Japonica)도 아니라 생각합니다.19세기는 유럽의 패권의 세기였습니다.20세기에 태평양의 양쪽에 미국과 일본이라는 신흥 패권국이 발흥했습니다. 일본은 처음 미국의 물질생산력에 뒤졌지만 전후 미국을 따라잡았습니다.미국은 퇴락하고 있습니다.그 과정에서 일본을 선두로 한국을 중심국으로 하는 아시아 신흥국,그 뒤를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뒤쫓고 있습니다.서태평양 지역에 상호의존하는 독자적 경제권이 형성돼있는 셈입니다.이 지역이21세기 세계의 다이내미즘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고대 중세 근대는 중심성을 다투는 시대였지만 포스트 근대에는 탈중심,다중심(多中心)의 네트워크 시대입니다.특히 한국과 일본은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견고한 파트너십을 만들어야 합니다.세계 최대의 해양인 ‘태평양’에 힘이 아닌 매력과 감동을 낳는 문화,평화로운 문명을 쌓는 사명을 갖고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위원장 태평양이라는 이름부터가 평정과 평화의 평(平)자가 들어 있지않습니까.새 천년은 중국이나 일본,미국같은 대국들이 어떻게 작은 나라,힘없는 나라들과 공생하는가에 따라 그 방향이 결정되리라고 믿습니다. 한일관계는 물론 세계와 인류가 다같이 공생하려면 상대방의 상처를 같이아파해주고 치유해주는 노력이 전제돼 있어야 합니다.기린은 찌르레기 새와사이좋게 지냅니다.새는 기린의 털속에 서식하는 기생충을 잡아먹기 때문입니다.그리고 그 기린의 털을 뽑아 둥지를 짓기도 합니다.그러나 기린의 몸에 상처가 나면 그같은 공생관계는 끝납니다.찌르레기는 기린의 기생충이 아니라 그 상처를 직접 쪼아 피를 빨아 먹기 때문입니다. 동아시아는 제각기 아물지 않은 깊은 상처를 지니고 있습니다.그것을 아물게 하고 건전한 공생의 길로 나가야 합니다.쉬운 예로 일본 영화가 한국에얼마나 들어가는냐 하는 것보다는 한일 양국이 어떻게 협력해서 80%를 넘는 할리우드 영화의 시장지배에서 벗어나 자국 영화의 비율을 늘려나가는가 하는 전략이 더 중요합니다. 가난한 자가 서로의 자루를 찢는 일만은 그만두어야 합니다.가와카쓰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니 새 천년을 맞는 마음이 한결 더 가볍고 밝아집니다.
  • [대한광장] 스산한 늦가을에

    늦가을이다.지난밤 바람이 스친다 싶더니 마당에 감나무 잎이 수북이 떨어져 있다.바람이 없어도 매일 아침 낙엽의 숫자가 늘고 있어 당연한 자연의통과과정으로 무심했는데 스치는 바람 정도에 저렇듯 무리져 삶을 마감하는가 싶으니 새삼 심상(心傷)해진다. 주황색 잎사귀가 떨어지자 감은 알몸을 드러내며 조금은 수줍은 듯 움츠리는 것 같다.그러나 지난 여름 폭우며 광풍에도 살아남은 자신의 의지를 뽐내듯 쏟아지는 햇살 속으로 싱그러운 윤기를 더한다.마치 자기 삶의 절정을 만끽하듯 우주를 향해 가슴을 활짝 열고 환호성을 터뜨리는 듯도 하다. 문득 인간 삶의 절정은 어느 시기쯤인가 떠올려본다.자기만족의 순간을 절정(絶頂)으로 꼽는다면 개개인마다 그 시기가 다를 수 있겠지만,하나의 목적을 두고 꾸준히 탑을 쌓아올린 삶이라면 탑의 꼭지점이 얹혀지는 바로 그 순간이 정점일 수 있겠고,사업이 번창할 때와 가정의 화목과 건강이 유지되면서 사회적 지위와 명예·부(富)가 최고조로 상승할 때를 자기 인생의 절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나름대로 가진 욕망에 따라 절정의 경험은 타인의 보편적인인식과 전혀 다를 수도 있다.성취욕이 남달리 강하여 미진한 채로 넘어간 지난 세월의 그 어느 때가 바로 자기 인생의 절정이었음을 고희 줄에 이르러서야 깨달았다는 선배와,하루가 온통 절정의 순간이라며 매일매일 살아 있음의 환희를 열정적으로 표현하는 동료와,주어진 인생 이럭저럭 아프지 않고 살다 가면 되지 무슨 그런 유별한 순간을 탐욕하고 즐기려 드느냐는 낙천적인친구가 있듯이 절정의 경험 형태와 그것의 가치(존재)판단 등은 각각일 수있는 것이다. 그러나 굳이 인생의 절정기를 분류해 본다면 광풍에 후두둑 떨어져 살아 남지 못한 감꽃이며 풋감들이지 않고 제 힘으로 우뚝 서 기어이 선홍색 결실로 빛나는 저 감들의 모습처럼 인생의 절정기도 결국 주어진 제 연륜을 낙오하지 않고 살아낸 노년의 시기가 아닌가 헤아려졌다. 결혼한 지 한 달도 안된 아들부부가 감잎투성이의 뜰로 나서고 있었다.아들이 기다란 바지랑대로 홍시가 된 감을 골라 따서 제 신부에게 건네주었다.신부가 감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너무 아름답다고 탄성을 발하더니 한입 가득 깨물었다. 서재의 창에서 몸을 비껴섰다.그들이 혹여 뜰을 내다보고 서 있는 필자를발견하면 무안해질까 싶어서였다.장대가 다시 감나무 속으로 솟구친다 싶더니 아들이 감 한 개를 누런 감잎에 얹어들고 들어왔다.“연시예요! 드세요. ” 아들이 그것을 책상 위에 놓아주고 돌아섰다.“고맙다….네 색시도 좀 따주렴.” 아들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예”하곤 방을 나갔다. 사나흘 전인가는 아들이 퇴근길에 따끈한 군밤을 사왔던 모양이었다.무심코 그들 방 앞을 지나면서 들었다.“맛있지? 어서 먹어.어머니도 군밤을 참 좋아하시거든.이거 갖다드리고 올게.” 필자는 놀라서 아들이 방문을 열기 전에 서둘러 몸을 피했다. 당연한 대자연의 섭리로 주체(主體)의 자리(순위)바뀜이 참으로 자연스럽게 미동됨을 감지했다.초조감 비슷한 감정의 회오리가 일면서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은 부정적 심리반응에 스스로 당황했다.머리로만 준비하던 ‘물러섬’의 여유가 어찌할 수 없는현실에 닿으면서 본성적으로 머뭇거려졌던 것이다. 아들은 다시 바지랑대를 높여 홍시를 고르기 시작하고 장대의 자극에 감잎들이 우수수 내리면서 부딪는 소리들을 냈다.정원수보다 유실수가 좋아서 좁은 마당가로 버찌·앵두·살구·모과·석류·대추·감나무를 심어놓고 이른봄 움이 터서 꽃을 피우고 결실에 이르는,생성에서 마감까지의 과정을 거의철마다 경험하면서도 이즈음만큼 실감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늦가을,자연의 섭리대로 어김없이 굴러가는 뜰을 마주하고 서서 어설픈 웃음을 띤 채 주춤대며 서성거린다. 그냥 가슴이 시려서다.기진할 만큼 저릿하고 흡족한 자기만족의 가사(假死)상태,그런 최고의 인생 포만상태는 흔치 않을 것이라 자위하면서도 또한 정점의 순간은 바로 결실을 맺어 주체의 자리가 양도되는 이때려니 긍정하면서도,가슴을 심상케 하는 스산한 기분을 털어내지 못한다. 金 芝 娟 작가
  • 연극계에도 거센‘性담론’바람

    영화 ‘거짓말’에서 탤런트 서갑숙의 성체험 에세이까지,올 한해 우리 사회를 강타한 성담론이 연극계로도 번지고 있다.20일부터 문예회관 대극장에서공연되는 극단 미학의 ‘뽕’(차범석 극본,정일성 연출)과 12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무대에 오르는 우리극장의 ‘룰루’(프랑크 베데킨트 작,김종성연출)는,속칭 대학로 뒷골목의 ‘벗는 연극’과 달리 성을 진지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두 작품은 각각 1920년대 한국 하층민(뽕)과 19세기말 독일 상류사회(룰루)를 배경으로 성을 통해 본 다양한 인간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뽕’은 극단 미학의 대표 겸 연출가인 정일성씨가 우리의 정서와 전통을되살리려는 의도로 만든 ‘스토리 시어터(이야기 극장)’의 첫 작품.사실주의 작가 나도향의 단편소설로,배우 이미숙이 주연한 영화 등 스크린으로는여러차례 옮겨졌지만 연극무대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투전에 눈이 멀어 밖으로 나도는 무능한 남편을 둔 안협집은 빼어난 외모로뭇사내들을 유혹한다.몸주고 돈버는 일에 재미를 붙인 안협집은 남편이 돌아오면 노름밑천을 주어 내보내기까지 하는데….영화 ‘뽕’이 워낙 ‘야한 작품’으로 소문난 탓에 어떻게 무대위에 형상화될지가 관심거리다.정일성씨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인 성을 생명력있게 묘사한 원작의 분위기를 최대한살릴 것”이라며 ‘품격있는 에로티시즘’을 자신했다. 동시통역사,영화배우,MC로 활약중인 지적인 외모의 배유정이 안협집으로 변신하고,연극배우 겸 탤런트 김명수가 남편역을 연기한다.무대장치는 가급적배제하고,배우의 연기에 집중한 새로운 형식의 연극으로 꾸며진다.28일까지. (02)745-9884. 19세기말 독일 표현주의 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 ‘룰루’는 몸파는 여인 룰루의 입을 빌어 ‘여성성’과 ‘성의 해방’을 주장한다.적나라한 성묘사로 발표되자마자 판금됐던 이 작품은 지난 89년에야 해금됐으며,이후 독일·프랑스 등에서 오페라·무용 등으로 재창작됐다.10년전 원작의 일부분을초연했던 우리극장은 이번에 전체 4시간분량의 극을 절반으로 압축해 무대에 올린다. 12세때 양아버지 쉬고르에 의해 ‘거리의 여인’이 된 룰루는 쉐엔 박사를만나 상류사회에 발을 디딘다.쉐엔 박사는 룰루를 나이많은 골박사에게 시집보내고,룰루는 여유로운 생활에 만족하지만 곧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슈바르츠와 사랑에 빠지는 등 통제되지 않은 본능에 따라 행동한다.극중 룰루가 만나는 남자들은 여성을 성적 노리개로 취급하거나,명예·권력욕의 상징으로 여기는 등 이 시대 남성상을 대변한다. 연출자 김종성씨는 “인간의 욕망과 거짓된 도덕관 등을 보여줄 것”이라고말했다.등장인물들의 동물적 속성을 묘사하기 위해 프롤로그 20여분간 진행되는 동춘서커스의 묘기도 볼거리이다.20일까지.(02)2234-0586이순녀기자 coral@
  • 이승엽 97년이어 두번째 MVP

    홈런 신화를 창조한 이승엽(23·삼성)이 2년만에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또 홍성흔(22·두산)은 생애 단 한번뿐인 신인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승엽은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최우수 선수및 신인왕 투표에서 기자단 유효투표수 82표 가운데 무려 77표를 얻는 압도적인 지지로 MVP에 뽑혀 트로피와 2,000만원의 부상을 받았다.다승왕 정민태(현대)는 2표,타격왕 마해영(롯데)과 구원왕 진필중(두산),임창용(삼성)은 각 1표씩에 그쳤다.홍성흔은 55표를 얻어 정성훈(해태)을 28표차로 제치고 신인왕(부상 200만원)을 차지했다. 올시즌 사상 첫 시즌 50홈런 고지를 넘어선 이승엽은 이로써 97년에 이어 2번째 MVP에 오르며 선동열(당시 해태)이 보유한 통산 최다 MVP(3차례)에 도전하게 됐다.페넌트레이스 MVP를 2차례 이상 받은 선수는 선동열과 김성한(당시 해태),장종훈(한화) 등 3명 뿐이다. 김민수기자 *MVP 이승엽 일문일답 “MVP보다는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고 싶었습니다” 2년만에 최우수선수(MVP)에 오른이승엽(삼성)은 올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한 아픔을 되새기며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때 까지 해외진출은 꿈도 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MVP로 뽑힌 소감은. 2년전에 MVP로 선정된 뒤 지난해에도 기대했는데 여름철 체력이 떨어져 실패했다.지난 겨울 강훈련으로 다시 최우수선수가 돼 기쁘고 뒷바라지 해주신부모님과 야구 외적으로 도움을 준 박흥식코치에게 감사한다. ■2년후 해외진출 자격이 주어지는데 계획은. 지금 심정은 해외로 나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나를 키워준 삼성에 보답하지못했고 내 실력도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해외진출보다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먼저다.2년안에 팀이 우승한다면 그 때 다시 생각해 보겠다. ■올해 4관왕을 차지했는데. 만족한다.그러나 홈런은 선배와 동료들이 조언하고 도와준 덕분이지 혼자 친것은 결코 아니다. ■한일슈퍼게임에 출전하는 각오는. 부담을느낀다.한국의 홈런왕인데 한국야구의 자존심은 지켜야하지 않겠는가. 1∼4차전을 모두이겨 한국야구의 우위를 보이겠다. ■내년 연봉은 얼마나 기대하는가. 말하기는 곤란하다.올해 좋은 성적과 공헌도를 감안해 구단이 대우해 줄 것으로 안다. *신인왕 홍성흔 누구 “부족한 점을 보강해 내년 팀 우승에 앞장서겠습니다”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한 홍성흔(두산)은 “블로킹과 도루저지 등 수비에 문제가 많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홍성흔은 국내 최고의 공격형 포수.시즌 초반 주로 대타로 출장했지만 고비마다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코칭스태프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게다가 잘 생긴 외모로 ‘오빠부대’까지 몰고 다녀 스타의가능성을 보인 ‘차세대 특급’. 김태형 진갑용 등 쟁쟁한 선배들을 밀어내고 단숨에 주전을 꿰찬 홍성흔은올 111경기에서 타율 .258에 16홈런 63타점을 올렸다.90년 김동수(LG)이후 8년만에 포수로서 신인왕에 올라 진가를 더하고 있다.
  • 펄신, 바이코리아 여자오픈 골프 우승

    3라운드 연속 3언더파.국내무대 첫승의 발판은 역시 골프의 본고장 미국무대에서 갈고 닦은 안정된 경기 운영능력이었다. 2라운드까지 6언더파로 공동선두에 나선 펄신의 마지막 라운드 상대는 국내 상금랭킹 1위 정일미(27·한솔PCS)와 김영(20·휠라).초반은 기회와 위기가 번갈아 찾아 왔다.기회는 5m짜리 버디퍼팅을 성공시킨 4번홀(파4).비로소처음으로 단독선두로 뛰어 올랐다.하지만 역시 파4인 7번홀에서 세컨드 샷이 오른쪽 러프의 디보트에 떨어지는 불운으로 3온-2퍼팅해 보기를 범하면서다시 공동선두가 됐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그를 외면한 게 아니었다.파4의 9번홀에서 세컨드 샷을 홀컵 2m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퍼팅에 성공,이 때까지 파행진을 계속하던 정일미에 다시 1타차로 앞서 나갔고 12·1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보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지난 95년 제일모직 로즈오픈 이후 국내대회 3번째 출전만에 누린 기쁨이었다.우승상금 5,400만원. 막판까지 추격의 의지를 꺾지 않은 정일미는 보기 없이 버디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합계 8언더파 208타로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고 김미현(22·한별텔레콤)은 이날 3언더파 69타의 막판 선전을 펼치며 합계 5언더파 211타를 쳐 단독3위로 올라 섰다. 특히 1·2라운드에서 연속 1언더파 71타에 그쳐 팬들을 안타깝게 한 김미현은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는 진가를 보여 우승컵은 놓쳤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2승을 거둔 스타로서의 진면목를 유감 없이뽐냈다. 또 샬롯타 소렌스탐(26)과 카트린 닐스마크(32·이상 스웨덴)는 외국선수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인 합계 4언더파 212타를 쳐 손가람(14·동수원중1)과 함께 공동4위에 올랐다.최연소 출전자이자 아마추어인 손가람은 이날 이글1개 버디 2개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박해옥·김영중기자 hop@
  • 한화 시리즈行 1등공신 송진우

    ‘7년만의 외출’인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한 송진우(33)가 자신의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를 ‘우승의 한’을 반드시 풀겠다는 다짐이다. 송진우는 14일 두산과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대전 4차전에 구원등판,역전위기를 노련미로 극복하며 팀 승리를 지켜내 팀이 92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르는데 1등공신이 됐다.2차전 승리에 이어 세이브를 보태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영예도 안았다. 그러나 송진우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만족할 수 없다.89년 프로에 첫 발을디딘 송진우는 그 해와 91·92년 등 모두 3회 시리즈 마운드를 밟았지만 1승(3패)이 전부다.89년 해태와의 2차전에 구원등판해 패했고 91년에는 역시 해태와의 3차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패전투수가 됐다.롯데와 격돌한 92년에는 2차전 구원패한 뒤 3차전에서 결국 구원승을 따낸 것.그의 능력에 견주어 보잘 것 없는 성적이다.팀도 그의 부진과 궤를 같이하며 4차례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번도 우승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그러나 한화는 올시즌 송진우의 활약에 고무돼 ‘4전5기’의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송진우는 지난해 고작 6승(10패)에 머물러 ‘한물간 선수’로치부되기도 했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시즌 15승으로 다승 5위에 오른 것은 물론 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졌다.그가 거듭난 것은 집중연마한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빠른 볼을 주무기로 구사하던 그는 체력의 열세를 보이면서 볼 배합에 강약을주며 변화구로 승부를 걸어 적중하고 있다.게다가 92년 한국시리즈 당시만해도 힘으로 상대타자를 몰아붙였지만 올해는 노련미 물씬 나는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농락하고 있다. 송진우는 “92년 한국시리즈 당시보다 나 자신이 성숙됐음을 느낀다”면서“무엇보다도 삼성이든 롯데든 어느 팀이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장달라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기자 kimms@
  • [獨逸 통일 9주년] 의미·전망

    3일은 독일통일 9주년을 맞은 날.90년 10월3일 동독의회가 “동독 5개주를독일연방에 가입시킨다”는 통일안을 가결함으로써 역사적인 독일통일이 이뤄진 것이다.아울러 오는 11월9일은 독일통일과 동구권해체의 출발점이 된베를린 장벽 붕괴 10년째 되는 날이다.이들에 앞서 9월초에는 통일과업의 정점행사인 베를린 천도(遷都)도 단행됐다.21세기를 목전에 두고 독일의 역사,나아가 세계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1989년 여름.동구권의 개혁 및 민주화 열기는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정책으로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었다.동독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각 도시마다 민주화 및 개혁요구 시위로 달아있던 때다.장벽에 가로막힌 동독민들의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등을 통한 엑소더스(대탈출)는 늘어만 갔다. 소련 위성국 헝가리는 마침내 9월10일 오스트리아로 향하는 국경의 철조망을 철거하는 조치를 발표했다.11월9일 구 동독 공산당(SED)당수 귄터 샤보브스키는 공산당 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베를린 장벽을 포함한 모든 국경을개방한다’는 역사적인 장벽개방 조치를 발표했다. 삽시간에 수만명의 동독인들이 베를린 장벽으로 모여들였고 국경수비대들은 그들을 제지하지 못했다.드디어 40년만에 문이 열렸고 다시는 닫히지 않았다. 61년 동독에 의해 설치되면서 동서독 분단 및 동·서 유럽 분단의 상징으로 존재하던 164㎞의 장벽이 없어진 것이다.이후 콜 총리의 10개 조항 통일안발표,이듬해인 90년초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등이 참가한 ‘2+4회담’등을 거쳐 10월 3일 동독의회가 ‘동독지역 5개주를 독일연방에 가입키로 한다’는 통일안을 가결했다. 전후 40년만에 세계 3위의 경제력을 자랑하게된 인구 8,200만의 대국 독일이 국제사회에 다시 우뚝 일어선 순간이다.독일 통일은 단순히 독일 민족의통일이라는 의미를 넘어선다.유럽통합의 기폭제이자,냉전시대 미·소를 중심으로한 양극 체제가 종식되고 다극화 질서가 새롭게 구축된다는 세계사적인의의를 지닌 사건이다. 새로운 세계질서 구축을 향한 독일통일 과업의 정점은 바로 수도 이전.지난 9월부터 베를린의 제국의회(라이히스탁)에서 의회가 활동을 시작했고 게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베를린 집무를 시작했다.‘은둔과 반성’의 도시 ‘본’시대를 마감하고 베를린 공화국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동서독 내부 통합에 10년 노력을 기울여온 독일은 이제 유럽의 중심부인 베를린 시대를 발판으로 국력에 걸맞는 국제사회 제자리 찾기에 적극 나서고있다. ‘동유럽 안정이 독일의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동구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최근 슈뢰더 총리는 잇따라 헝가리 폴란드 체코를 찾아 2차대전의 전범자로서 화해의 악수를 청했고 이들의 유럽연합 가입에 애쓰겠다고 밝혔다.지난 봄 나토의 회원국으로 코소보 사태에 적극 개입했다.300억 달러에 이르는발칸 재건 프로젝트에도 열심이다.나토,유럽경제협력공동체(OSCE)등 모든 분야서 중심역을 맡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이러한 행보를 바라보는 주변국의 눈초리는 경계 심으로 가득차 있지만 정작 독일은 “우리는 ‘크고 겸손한 베를린 시대’를 이끌어간다.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20세기 가장 극적인 드라마 가운데하나인 베를린 장벽붕괴와 독일 통일.그 진정한 의미는 다음 세기 새로운 세계사 판짜기의 전주곡이었다는 점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세계경제硏등 보고서 “10년간 쏟아부었지만 동독과 서독의 경제통합은 결국 완성하지 못했다.정책 수정이 불가피하다”.독일의 유력 정책연구소인 베를린 경제문제연구소(GIER),세계 경제연구소(IWE)등이 최근 독일 통일 9주년에 맞춰 내놓은 보고서.국제무대에서 제 위상을 찾아 강대국의 역할을 해온 통일 독일,그러나 그내부 통합의 성적표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임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내용이다. 동서독 지역의 경제적 격차와 감정적 골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답보상태.독일 정부가 그동안 동독 재건을 위해 쏟아부은 돈은 9,000억달러.동독 지역인구는 1,700만명.1명에 5만3,000달러를 들인 셈이다.그러나 지난해 동독지역의 1인당 국내 총생산은 서독의 56% 수준에 머물렀다.독일 정부가 청년 실업 구제 기금의 40%나 동독지역으로 돌렸는데도 지난해 실업률은 17.4%나 됐다.서독지역의 9.3%보다 2배나되는 수치이다. 경제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연히 동서독주민의 정서적 괴리도 통일 직후와 그다지 달라진 게 없다.여전히 서로를 ‘배은망덕한’ 오씨(Ossies·동쪽사람),‘오만한’ 베씨(Wessies·서쪽사람)로 비아냥댄다.서독인들로서는 막대한통일 비용으로 자신들의 몫이 줄었다는 상대적 박탈감에서 이러한 감정이 비롯됐다는 분석. 최근 실시된 브란덴부르크 및 작센주 등의 구 동독지역 주의회 선거에서 슈뢰더 총리의 사민당(SPD)이 대패하고 공산당 후신인 민주사회당(PDS)이 제2당으로 약진한 것은 이같은 민심을 대변한 것이다.89년 라이프찌히 시위를주도한 롤란드 퀘스터씨(라이프찌히 시의원)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내년 정도엔 다시 공산당 돌풍이 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르너 뮐러 경제부 장관은 최근 “통일 당시 정치인들이나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실제 동독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통한 통합작업은 훨씬 어려운 것이었다”고 고백하고 “이제 ‘비상체제’에서 ‘평상체제’로 전환해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식의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지역의 1인당 생산성은 서독 지역의 59.5%에 머무르면서도 임금수준은 75%에 육박한다.새로운 대안 역시 별반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다. 김수정기자
  • [기고] 러서 본 페리보고서 이후 北美관계

    예브게니 바자노프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부원장이 최근 미국 윌리엄 페리대북조정관의 대북정책 보고서 발표와 관련,기고해온 ‘페리보고서 이후 북·미관계-러시아의 시각’ 제하의 글을 소개한다. 클린턴 행정부는 페리보고서를 대북정책의 기초로 채택하고 있고 그것은 틀림없이 북·미관계에서 하나의 돌파구를 의미할 것이다.수십년 동안 미국은북한을 최고 적 중의 하나로 동아시아 미 동맹국 안보에 큰 위협으로 여겼다.당연히 워싱턴은 평양과의 관계발전을 막았다.또 북한은 북한대로 미국을그들 존재에 대한 엄청난 위협으로 보고 군사적,이데올로기적,정치적 의미에서 두려워했다. 북한의 동맹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꽤 오래 전에 남한과 관계를 정상화했다.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동맹을 단절하고 기꺼이 한국에 첨단무기를 제공하고있다.믿음직한 동맹국을 잃고 만성적인 경제위기,기아까지 경험한 북한은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 남한에 대한 위협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동안 북·미관계 정상화를 막은 요인들이 있다.첫째는 미국의 대북 제의에대한 남한 김영삼(金泳三)정부의 부정적 반응이었다.그러나 이 장애물은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햇볕정책’의 개시와 함께 사라졌다. 두번째 걸림돌은 북한의 핵무기 건설 기도 형태로 구체화됐다.이는 북한이94년 핵개발을 중단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이 장애물 또한 극복됐다. 세번째는 한반도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사건들로,특히 서해교전은 북한과의관계를 새출발하려는 미국을 주저하게 했다.그러나 이 사건은 북한군의 남한에 대한 즉,평양의 위기해결 준비의 심각한 낙후성을 입증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문제가 제기됐다.그러나 북한은 다시 융통성을 보였고 경제 혜택을 대가로 미사일 시험프로그램 폐기를 합의했다. 경제 혜택은 사실 페리 권고안의 핵심이며 북·미관계에서 하나의 새로운보다 긍정적인 장으로의 문을 열어줄지도 모른다.그러나 그것이 두 적간 부드러운 관계 진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의심할 여지없이 미 군부는 북한은 신뢰할 가치가 없다는 증거를 파헤치느라 무진 애를 쓸 것이다.미군의 한반도 계속 주둔과전역미사일방어망 구축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또한 미 정계에는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강경노선의 보수파가 있다.이들은 공산주의와 북한을 혐오할 뿐이며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이들 군부와 정계의 반대를 거세게 하는 것은 미국의 대선 때문이다.클린턴 대통령의 한국 정책에서의 약점과 실패를 이용,백악관 민주당 지명자(고어) 공격에 이용할 것이다. 한편 이 정책의 실패는 언제든지 여러 이유에서 표면화될 수 있다.우선 평양측이 미국의 신속한 교역과 투자형태의 배당금을 구할 것이다.그러나 북한시장의 한계와 미 기업에 매력을 주지 못하는 탓에 그 배당금은 쉽게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평양측이 나라를 실질적으로 개방,미국 기업인들이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조성도 어려울 것이다.북한은 남한의 북한 주민에 대한 큰 영향력을우려,남한과의 거리를 둘 것이고 그런 행태는 틀림없이 워싱턴을 노하게 할것이다. 군사적 문제도 북·미관계에 어려움들을 더할 것이다.평양은 미군의 한반도 철수를 계속 요구할 것이다.남한 공격을 원해서가 아니라 북한의 눈에 한반도의 미군 주둔은 북한에 치명적인 위협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사일 계획을 포기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로 가능하다.그들이 암시하듯 미사일 계속 보유이유는 그대로 남는다.그것은 외부공격으로부터의보장책이며 남한과의 군사력 균형유지의 유일한 방안이다. 틀림없이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한다면 북·미관계 전체 네트워크가 훼손될 것이다.북·미관계의 다른 위험요인들은 갈수록 심각해지는위기로 불구가 된 전제적 정권의 예측 불가능성에서 나온다.언제든지 그 정권은 해로운 짓을 할 수도 있으며 내부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나 혹은 최고지도자의 변덕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정상화 과정을 허물어버릴 것이다.하지만북·미관계가 올바르게 나가도록 바라자.그때가 왔다. 예브게니 바자노프 러시아 외교아카
  • [집중취재] 실업고교 학교생활 르포

    시장통을 지나 아파트촌을 가로질러 언덕배기에 위치한 서울 B여자상업고등학교. 학교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아파트형 건물이다.재학생은 1,800여명. 학생들이 ‘마당’이라고 부르는 손바닥만한 운동장에서 만난 1학년생은 “처음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친구들 중 몇몇은 ‘공장같다’며 발길을 돌렸다”고 말한다. 환경도 문제지만 더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화장실은 물론 복도에서 담배피는 학생은 아예 묵인해 줄 정도다. 부모의 동의 아래 금연학교에 보낸 학생도 부지기수다.술에서 덜 깬 상태에서 등교하는 학생도 있다. 이모 상담교사는 “몸만 학교에 있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소연했다.성폭력,가출 등 신문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거의 매일 일어난다. 결석자는 하루 평균 40명.특히 1학년이 많다.김모교장은 “하루 평균 결석학생이 100여명에 이르는 학교도 있다”고 말했다.해마다 자퇴 등으로 학교를 떠나는 학생도 한 학년에서 80∼90명에 이른다. 학교나 학생들을 탓할 수 만도없다.하루 2,500원씩 점심값을 지원받는 결식학생과 학비를 면제받는 영세민 자녀가 310명을 넘을 정도로 대부분의 학생이 가정평편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교장은 그래도 “서울시내 중학교에서 포기한 학생들을 받아들여 사회에배출하는 역할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취업이다.졸업반인 박모양(18)은 “일단 직장을 구한 뒤 4년제 야간대학에 진학할 생각이지만 직장 잡기가 쉽지않다”고 말했다.일부 실업계 고교들은 취업률을 뻥튀긴다.졸업생 취업률이 다음해 신입생 모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교육부나 시교육청도 정확한 취업률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올 2월 서울 O공고를 졸업한 한모군(18)은 일당 2만원씩 받고 볼트공장에취업,일주일에 2∼3차례 나간다.한군은 “사실상 실직자이지만 학교에는 취업자로 보고돼 있다”면서 “구직센터 등에서도 고졸 실업자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성적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올해 평균석차 65% 이내의 학생들을선발했다는 동대문구 전농동 해성여자전산상업고등학교 정태종(鄭太宗)교장은 “몇년 전만해도 30% 이내 학생만 가려 뽑았는데 학생들의 성적이 점차내려가 고민”이라고 말했다.더욱이 대부분의 실업고가 지원 학생이 줄어들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있다.전국 공업고등학교 교장회 회장을 맡고 있는한양공고 백남건(白南乾)교장은 “하루 아침에 기능인력배출의 축을 전문대학으로 옮긴 정부의 ‘오락가락식’ 교육정책 때문에 실업계 고교는 고사(枯死) 일보 직전”이라며 “학부모와 학생들의 인문계 선호의식도 여전해 실업교육의 장래가 암담하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 鄭鍾煥 철도청장 인터뷰“철도 중흥기 다시 온다”

    “재임 중에 철도개통 100주년을 맞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스럽지만 향후 철도산업의 새로운 설계와 발전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지난 1899년 경인선 철도가 개통된 지 올해로 꼭 100년.정종환(鄭鍾煥) 철도청장의 감회는 남다르다.지난해 3월 철도청장에 취임한 후 자동차산업에밀려 만성적자에 시달리며 천덕꾸러기로 여겨지던 철도산업을 회생시키는 선봉장이 됐기 때문이다. 정 청장은 취임일성으로 “청장이 아닌 철도주식회사 사장이 되겠다”고 공언한 이래 철저히 고객중심의 경영을 펼쳐 지난해 한국능률협회가 시상하는‘98고객만족경영대상’에서 철도청이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전사(全社)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개가를 올렸다.또 청장자신도 개인부문에서 최고경영자상을 받기도 했다.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해 최우수상에 이어 올해 고객만족경영대상에서 철도청이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이처럼 국가기관이 연이어 큰 상을 수상한 데 대해 정 청장은 “뼈를 깍는 구조조정과 자기변신을요구하는 채찍질을 묵묵히 받아내며 노력해 준 직원들의 덕”이라고 모든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정 청장은 “지난 30여년간 도로위주의 교통정책으로철도산업은 답보상태였으나 최근 철도의 대량수송기능과 안정성 정시성 등이새롭게 인식돼 다시한번 중흥기를 맞고 있다”며 “2020년대쯤이면 철도가가장 경쟁력있는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철도의 재무구조는 프랑스의 부채비율 643%,일본 271%,독일 67%에 비해14.7%로 매우 양호한 편이다. 그만큼 한국철도의 발전원동력은 충분하다는것이다.정 청장은 부임이후 민간기업인 빰치는 경영수완으로 각종 이벤트 열차(환상선 눈꽃순환열차,정동진 해돋이 열차,무창포 모세의 기적열차,신기환선굴열차 등)를 개발해 매회 여행권이 매진되는 신기록을 토해냈다.그는“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변화속에서 철저히 고객위주의 경영을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기관도 국민의 편에서서 서비스행정을 펼칠 때 비로소 정책효과를 발휘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성태기자 sungt@
  • 김미현 인터뷰 “다음엔 메이저대회 우승”

    김미현은 “11살에 골프를 시작한 이후 꿈으로 간직해온 L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갖고 귀국하게 돼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며 “잘할 때나 못할 때나성원해 준 고국의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라운드에 나설 때 각오는. 꼭 우승해야 한다고 다짐했다.어렵게 쌓아온 신인상 포인트를 지키고 싶어서다.친구들은 나를 ‘독사’라고 부른다.사실 목표를 정하면 최선을 다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첫 우승에 대한 부담이 사라진만큼 최선을 다해 하루빨리 메이저대회에서우승하고 싶다.그리고 한국을 떠날 때 성공하면 꼭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어린이들을 돕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그날이 빨리 올 것 같다. ?가장 어려웠던 홀은. 7번 홀로 핀의 위치가 까다로웠다.공을 핀에 붙이려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면 실수를 범할 것 같아 안전 위주로 플레이했다. ?지금까지 박세리 등 다른 한국 선수들에게 가려진데 대한 불만은 없었나.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오히려 내게는 우승에 대한 부담을 덜어 주었다.더많은 한국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수록내게 도움이 된다. ?땅콩이란 별명에 만족하나. 부모님과 친구들이 나를 땅콩이라고 부른다.약한 껍질 속에 단단한 알맹이가 들어가 있는 땅콩이 내 모습과 비슷한 것 같아 마음에 든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서울 송파구 공무원“일한 만큼 보상 못받는다”

    구청 공무원들의 52%가 일한 만큼 보상받지 못하고,41.9%는 능력 위주로 승진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송파구(구청장 金聖順)가 5급이하 직원 1,398명을 대상으로 근무여건전반에 대해 여론조사해 2일 발표한 결과다. 맡고 있는 업무의 성과에 44.9%가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업무 수행 대가로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는가’란 물음에는 52%가 ‘아니다’고 밝혔다.‘충분한 보상을 받는다’는 응답은 14.5%에 불과했다. ‘의사결정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지는가’란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31.5%)가 그렇다(25.3%)보다 많았다.‘실적과 능력에 따라 합리적으로 승진이 이뤄지나’에는 41.9%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합리적으로 이뤄진다는생각은 16.7%에 불과했다.근무성적평정이나 전보 등 인사조치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합리적으로 이뤄진다’는 응답은 17.5%에 불과했고,38.8%는 ‘그렇지 못하다’고 밝혔다. 5급이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가장 불만족한 사항’에 대한 물음에는 34.4%가 근무평정과 인사상의 성차별을 들었고 다음으로 남자 위주의 직장분위기(30.3%),여성을 위한 시설 부족(26.2)을 제기했다. 정년까지 근무할 지에 대해서는 23.2%가 중도포기 의사가 있다고 했다. 조덕현기자 hyo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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