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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원 칼럼] ‘왕의남자’ ‘괴물’ ‘타짜’ + α

    [이용원 칼럼] ‘왕의남자’ ‘괴물’ ‘타짜’ + α

    추석 연휴에 맞춰 선보인 한국영화 ‘타짜’가 개봉 34일만인 지난 30일까지 622만 관객을 동원,‘쉬리’를 제치고 한국영화 역대 흥행기록 7위에 올랐다. 관람등급이 ‘18세이상’이어서 관객 동원에 불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인기몰이이다.‘타짜’는 지금도 상영중이고 관객 또한 꾸준히 들어 6위인 ‘웰컴 투 동막골’(800만명)을 따라잡을지가 관심거리로 남아 있다. 한국영화는 올해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다. 그 결과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10위 안에 새로 4편을 올려놓았다. 대박 행진은 ‘왕의 남자’에서 비롯되었다. 지난 연말 개봉한 이 영화는 올 4월까지 모두 123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종전 흥행 1위인 ‘태극기 휘날리며’의 기록, 영화인들조차 한동안 깨지지 않으리라고 믿었던 숫자 1174만명을 불과 2년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그러나 ‘왕의 남자’의 영광은 길지 않았다. 여름방학 시즌에 개봉한 ‘괴물’이 그 기록을 가뿐히 제치면서 1300만 관객 시대를 열었다.‘왕의 남자’가 신기록을 세우는 데 112일 걸린 반면 ‘괴물’은 38일만에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이 영화는 경이로운 관객동원의 힘을 보여주었다. ‘괴물’‘왕의 남자’‘타짜’처럼 화려한 조명을 받진 못했지만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투사부일체’ 또한 610만명을 동원해 역대 9위에 올라섰다.‘투사부일체’의 성적은 코미디 영화로서는 사상 최고이다. 한 해에 개봉한 영화가 역대 흥행순위 10위 안에 넷씩이나 자리잡는 일은, 예전엔 물론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국영화의 활력은 현재 최고조에 달해 있다. 그리고 그 활력을 이끄는 것은 영화의 높은 완성도이고, 그 완성도는 장르적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더욱 빛을 발한다. 먼저 ‘왕의 남자’를 보자.‘왕의 남자’는 흥행에 생태적 제약이 있다는 사극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조선조 연산군 시대를 무대로 하면서도 현대인이 공감하는 인간관계의 애증, 무자비한 권력과 그에 대한 저항 등 다양한 코드를 갖추었다. 거기에 탄탄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 관객에게 지적인 만족감까지 선사하는 시나리오가 조화를 이뤄 대여섯번 보았다는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괴물’은 외형상 괴수영화이다. 따라서 관객이 원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공포이다. 그렇지만 막상 관객 눈 앞에 펼쳐진 영화 ‘괴물’에는 공포말고도 가족사랑, 나아가 인간사랑이 있고 환경오염에 대한 경고가 있고 권력에 대한 조롱이 있다. 심지어는 반미영화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그래서 ‘괴물’은 국내외 평단이 인정하듯이 괴수영화 장르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수작이자, 가족영화·풍자영화가 된 것이다. ‘타짜’ 역시 도박꾼들의 세계와 그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리면서, 도박에 으레 따르기 마련인 섹스·폭력·배신 등을 과감하게 담아냈다. 액션 누아르의 멋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이 영화는, 청소년 관객을 포기한 대신 성인 관객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재미를 가장 높은 수준에서 제공한다. 한국영화는 힘이 세다. 영화 감상이라면 집에서 TV의 주말영화나 비디오로 만족하던 중장년층을, 한국영화는 이제 주말마다 영화관으로 이끌어낸다. 지금은 11월 초, 올해는 아직도 두달 남았다. 해를 넘기기 전에 어느 영화가 또 혜성같이 등장해 역대 흥행순위를 뒤집어 놓을지, 우리는 그같은 반란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린다. 한국영화 만만세다. 이용원 수석 논설위원 ywyi@seoul.co.kr
  • 뚝심 아홉, 재능 하나 아나운서 김성주

    뚝심 아홉, 재능 하나 아나운서 김성주

    취재, 글 신주영 기자 ┃ 사진 한영희 아나운서 김성주(35세)는 요즘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사치”일 정도로 바쁘다. 많은 곳에서 그를 찾기 때문이다. ‘저 사람이 말하면 왠지 믿음이 가’, 그것이 아나운서 김성주를 찾는 이유다. 고정으로 맡고 있는 TV 프로그램만 세 개, 매일 오전 진행하는 라디오 생방송에, 각종 특집방송의 사회, 여기에 피해갈 수 없는 휴일 당직까지. 어디 그뿐인가. “퇴근 후에는 아무리 피곤해도 두 살배기 아들 민국이와 놀아주려고 해요. 바쁜 남편을 대신해 집안 살림 도맡아 해주는 아내에겐 늘 고맙고 미안하지요”라고 말하는 이 남자는 대한민국의 보통 삼십대 가장이기도 하다. 인생에 몇 번의 변곡점이 있다면, 김성주에게는 월드컵이 그 지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입사 6년차의 젊은 아나운서가 세계적인 행사의 대표 캐스터로 선택된 것은 대한민국 방송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반신반의하며 중책을 맡긴 회사는 나중에 특별공로상을 수여했고, 독일에서 귀국할 때 이미 그는 MBC의 간판 아나운서로 급부상해 있었다. 그런데 이 변곡점은 우연한 것이 아니었다. 3년 동안 중계방송만 1천여 회.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공중파 아나운서 시험에 그는 무려 5년을 연거푸 낙방했다. “번번이 최종 관문에서 떨어지니까 참 답답한 상황이었죠. 학벌이 부족해서 그런가, ‘빽’이 없어서 그런가, 별생각이 다 들었어요. 그러다 케이블 TV 스포츠채널에 들어갔는데 1년 만에 회사가 망했어요. 아, 나처럼 안 풀리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더라고요. 그래도 어떻게든 회사를 살리자고 몇몇이 남아서 악착같이 방송을 돌렸어요. 그렇게 3년 동안 중계방송만 1천 경기를 했어요. 스포츠 중계는 시작할 때 한 1분 정도 얼굴이 나오고 나머지는 다 목소리만 나오니까, 아나운서라고는 해도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돈도 못 벌고, 몸은 몸대로 지치고, 빛도 안 나고. 패기만 가지고 한 거죠. 그때 쌓은 경험이 지금 방송생활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어요. 그게 감사해요.” 그 시기를 거치면서 의지대로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과 노력은 언젠가 꼭 보답을 받는다는 것을 배웠다. 고진감래라고, 나이 제한 때문에 이듬해엔 더 이상 시험조차 볼 수 없는 마지막 시험에서 그는 결국 MBC에 합격했다. 뚝심의 승리였다. “누구에게나 숨겨진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자기 일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얘기를 꼭 하고 싶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환경이 열악해도 3년 동안 미친 듯이 파고들면 반드시 성취가 있다는 거죠. 저는 그 과정을 요행히 견뎠고 그것을 꽃피울 수 있는 기회를 지금 만난 겁니다.” 방송은 공기다. 그리고 아나운서는 그 공기를 통해 대중과 교감하는 최전선에 있다. 그래서 더욱 김성주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웃이 되고 싶다. “거리에서 할머니들이 마지막 떨이로 고사리나 대추 좀 사달라고 할 때의 애처로운 눈빛을 본 적 있으세요? 가령 누군가 그런 할머니에 대한 사연을 보냈을 때 ‘길에서 그런 것도 팔아?’하는 아나운서는 되고 싶지 않아요. 저 사람이 나하고 비슷한 생각, 비슷한 생활을 하는, 한동네에서 같이 숨을 쉬고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마음의 문은 열리니까요.” 목회자 아버지가 싫었던 아들. 그러나 그에게 아나운서 일이 인생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저는 목회자인 아버지가 참 싫었어요. 아버지가 목사인데 넌 왜 그러냐는 소리를 들을까 봐 늘 조심해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피는 못 속이는 걸까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아버지가 이해되는 거예요. 자라면서 보고 들었던 것들, 배운 것들을 펼쳐보고 싶은 생각이 커져요. 어렵게 아나운서가 되었지만 이 모든 것이 더 의미 있는 길을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알려진 사람이 참여할 때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따라와줄 일. 그걸 가지고 더 많은 사람이 나눌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제가 참여하고 싶어요. 그게 목회가 될 수도 있고 봉사가 될 수도 있고 사회사업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아직은 한참 더 여물어야 해요.” 사실 바르고 곧은 이미지는 그를 구성하고 있는 한 면일 뿐, 그는 다재다능한 끼로 똘똘 뭉친 사람이다. “제 적성을 테스트해보고 여러 가지 그릇에 담아보고 싶어요. 제일 잘 어울리는 그릇을 찾기 위해 꾸준히 실험할 겁니다. 저에게 가장 맞는 그릇은 몇 년 후 시청자들이 판단해주시겠지요(웃음).” 밤 10시, 인터뷰 도중 잠시 뉴스를 진행하러 간 그를 기다리다 라디오를 켰다. 주파수를 맞추자 뉴스 앵커 김성주의 침착한 음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과연 그는 나중에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까, 시청자로서 그의 실험을 지켜보는 것이 꽤나 즐거울 것 같다.   월간<샘터>2006.11
  • 동작구 행정혁신 3건 ‘우수사례’에

    동작구의 지방행정혁신 사례 3건이 행정자치부가 선정한 ‘우수사례’로 뽑혔다. 행자부는 최근 전국 기초단체 236곳의 행정혁신 사례 542건을 심사해 70건을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동작구의 혁신사례는 이 중 3건으로 전국 자치단체를 통틀어 최고 성적을 거뒀다. 우수사례로 뽑힌 동작구의 행정혁신은 ▲동작 해피콜 서비스 ▲동작골 살피미 운동 ▲인터넷 수의시담 시행 등이다. 동작 해피콜 서비스는 민원처리 상황을 사후 관리하고 전화로 모니터링하는 제도로 주민들의 민원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작골 살피미 운동은 지역 상황을 구석구석 잘 아는 주민들이 공무원과 함께 순찰하는 제도다. 주민을 구정에 참여시키고 순찰활동의 실효성을 높이는 두 가지 효과를 거뒀다. 인터넷 수의시담은 수의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계약담당자와 업체가 온라인상에서 협상을 벌이는 시스템이다. 계약과정에서 업체가 구청을 수시로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했고, 오해의 소지도 근절했다. 구 관계자는 “동작구의 혁신 사례 3건을 포함한 70건의 우수 사례가 각 자치단체에 벤치마킹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구민을 위한 편리한 행정 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여성&남성] 女 30.6% “남편과 함께 처음 봤다”

    성인 에로물이 남자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은 금물. 여자들에게도 엄연히 성적 욕구와 호기심은 존재한다. 단 남자들은 성인 동영상 콘텐츠가 어디에 있는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터놓고 얘기하며 평가까지 하는 수준이라면, 수줍은 그녀들은 에로물이 어디 있는지 찾는 방법을 몰라 마음속으로 얼굴을 붉힌다. 회사원 이모(29)씨는 석 달에 한번 정도 성인 동영상을 보며 성적 욕구를 해소한다. 이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다 가끔씩 성인 동영상 광고창이 뜨면 눈치를 보다 슬쩍 손길을 보내 어떤 작품인지 살핀다. 이씨는 “누구나 성적인 욕망은 있고 그 욕망을 해소할 곳은 남녀 누구나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가끔씩 성인 에로물을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인 동영상은 이씨에게 늘 실망감만 안긴다. 서울신문이 엠브레인에 의뢰해 20∼50대 여성 26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꼴인 206명(79.2%)이 성인 에로물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86.4%는 연간 10차례 정도 성인 에로물을 본다고 했다. 하루에 한 번이라는 ‘마니아’도 1% 있었다. 주로 중학생 때 에로물을 접하는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의 34.5%는 대학 졸업 이후에야 처음 접할 정도로 시기가 늦다. 하지만 대부분 홀로 에로물을 즐기는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의 30.6%는 ‘남편과 함께 봤다’고 해 ‘혼자 봤다.’(57.3%)는 답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여성 10명 가운데 절반 정도(48.8%)가 성인 에로물이 ‘필요악’이라고 답한 반면 30.4%는 ‘사회악이므로 사라져야 한다.’고 답했다.68.8%는 에로물이 ‘성범죄를 부추긴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회사원 김모(26)씨는 대학 시절 에로물이 여성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많아 적극적으로 성인 동영상을 찾아봤다. 그는 특히 남성이 여성에게 폭력적인 성행위를 가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동영상에 관심을 뒀다. 김씨는 “이런 종류의 포르노를 보면 남자들이 ‘여자들은 처음엔 싫어해도 나중엔 다 좋아하게 돼 있다.’는 왜곡된 ‘강간 신화’를 무의식 중에 갖게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도 모든 에로물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주부 서모(33)씨는 대학시절 남자친구와 처음 에로물을 접했다. 그와 결혼에 골인한 지금도 2∼3주에 한번씩 함께 본다. 처음에는 에로물이 남성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지만 남편과 함께 시청하며 생각이 바뀌었다.“함께 보니까 폭력적인 에로물보다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담겨 있는 에로물을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가끔 부부 생활에 자극도 되는 데다 요즘은 그냥 드라마 보는 느낌으로 즐길 수 있을 정도가 됐답니다.” 20대 초반 주위의 친한 오빠들이 “너도 이제 알건 알아야 한다.”며 보내준 에로물을 여러 차례 받아보며 호기심을 충족하게 된 회사원 이모(25)씨. 이씨도 4년 전부터 사귀어온 남자 친구와 가끔 함께 에로물을 본다. 처음에는 머쓱했지만 곧 ‘다 그게 그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지나치게만 빠져들지 않는다면 에로물을 통해 성적인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 성범죄를 줄일 수 있는 방편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싶어요.” 회사원 이모(24)씨는 몇편의 성인 비디오를 제외하면 에로물을 접한 적이 거의 없다. 우연히 들렀던 성인 사이트에서 나온 에로물을 보고도 어지러운 느낌만 들었다. 하지만 3년 사귄 남자 친구가 “같이 보자.”고 졸라대는 모습에 호기심을 느꼈다.“에로물에 대해 개인적인 관심은 없지만 남자 친구가 숨기고 보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에로물 보는 게 숨길 일도 아니고 오히려 당당하게 함께 본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이재훈 김기용기자 nomad@seoul.co.kr
  • 베어벡호 ‘찜찜한 본선행’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지난달 이란전에 이어 안방에서 어이없이 비기며 자존심을 구겼다. 수비는 여전히 듬직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찜찜한 본선행이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07년 아시안컵 예선 B조 5차전에서 ‘작은 황새’ 조재진(시미즈)이 선제골을 작렬시켰으나 역습 동점골을 내주며 중동 복병 시리아와 1-1로 비겼다. 3승2무(승점 11)를 기록한 한국은 이날 타이완을 2-0으로 제압한 이란(3승2무)과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를 유지했다.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한 한국은 4회 연속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했다. 이로써 1956·1960년 1·2회 연속 우승 이후 무려 47년 만에 세번째 정상을 노리게 됐다. 베어벡호 출범 이후 A매치 성적은 2승2무1패. 아쉬움 속에 본선 티켓을 확보한 한국은 다음달 15일 B조 최종전에선 ‘젊은 피’를 중심으로 아시안게임 최다 4회 우승국이자 디펜딩 챔피언 이란과 격돌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상대를 자주 놓치고 호흡이 맞지 않았던 한국 수비진에 큰 숙제를 남겼다. 경기 초반은 괜찮았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9분 상대 우측을 뚫고 들어간 최성국이 올린 크로스를 조재진이 정확하게 헤딩골로 연결했다. 골이 빨리 터져 집중력을 잃은 탓일까. 한국은 자주 위기를 맞았다. 한국에 온 15명 가운데 수비수가 8명이나 됐던 시리아는 예상대로 수비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많은 숫자가 순간적으로 공격에 나서며 한국을 흔들었다.18분 최전방에 있던 지아드 차보에게 연결된 시리아의 패스는 한국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렸다. 한국 수문장 김영광이 차보를 저지하다 흐른 공을 쇄도하던 알 사예드가 텅빈 한국 골문으로 차넣었다. 한국은 20분에도 2선에서 차보에게 전달되는 패스에 무너지며 1대1 기회를 내줬다.39분에는 상대 공격수가 쇄도하는 상황에서 김상식이 김영광에게 힘 없는 백패스를 건네며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한국은 최성국과 설기현이 상대 진영 좌우를 번갈아 뚫으며 원톱 조재진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으나 시리아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측면은 활발하게 뚫었으나 미드필드에서 패스가 정확하지 못했고, 슛은 골대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 41분 김두현의 프리킥이 시리아 수문장 선방에 막힌 것이 아쉬웠다. 한국은 후반 들어 슛을 난사하며 파상 공세를 펼쳤으나 더욱 두꺼워진 시리아 수비를 끝내 뚫지 못했다. 후반 28분 김남일의 킬패스를 건네받은 최성국이 단독 찬스를 맞았으나 공은 크로스바를 넘어갔고, 이어진 조재진의 강슛도 선방에 막혀 땅을 쳤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감독 한마디] ●베어벡 감독 추가골에 실패한 점이 가장 실망스럽다. 최종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졌고, 기회를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개선하겠다. 아시안컵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는 이뤘지만 과정은 아무래도 만족할 수 없다. 상대에게 많은 기회를 주지 않은 건 잘했다고 할 수 있지만 적은 찬스에서 실점한 건 반드시 고쳐야 한다. 환상적인 선제골을 넣은 뒤 추가골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순간 집중력이 무너져 동점골을 허용했고, 선수들이 그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 15∼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란전 엔트리는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 현재 대표팀 구성원을 봤을 때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 우승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 [프로야구 2006] 오승환 亞 최다 세이브

    ‘철벽마무리’ 오승환(삼성)이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다. 두산은 특유의 ‘뒷심’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이어갔다. 오승환은 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현대와의 경기에서 시즌 47세이브째를 올리면서 일본프로야구 이와세 히토키(주니치)가 지난해 수립한 아시아 최다 세이브(46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오승환은 5-0으로 앞선 8회 2사 만루의 위기에서 등판, 상대 타자 전근표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자신의 진가를 재확인시켰다.9회에도 가볍게 세타자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대기록을 수립했다. 지난 29일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은 삼성은 ‘예비 한국시리즈’로 불리는 2위 현대와의 경기에서 완승을 거뒀다. 최근 1군에 합류한 거포 심정수는 3-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8회 쐐기 2점 홈런포를 날렸다. 시즌 1호 홈런.지난해 어깨수술 이후 재활훈련을 받다 역시 최근 팀에 합류한 현대 베테랑 투수 정민태는 복귀 후 첫 등판에서 심정수에게 홈런포를 얻어맞아 희비가 엇갈렸다. 두산은 SK를 2-0으로 물리치고 3연승,4위를 향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62승59패3무의 두산은 4위 KIA(63승59패3무)를 반게임차로 바짝 추격했다. 롯데와의 연속경기를 모두 승리해 하루라도 빨리 4위를 확정지으려 했던 KIA는 1승1패에 만족해야 했다. 두산은 2경기,KIA는 1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남은 3경기에서 4위팀이 가려지게 됐다. 현재 상황으로는 KIA가 유리하다.KIA는 남은 한 경기를 이기면 자력으로 4위에 오른다. 물론 패하더라도 두산이 남은 2경기에서 전승만 하지 않으면 역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 동률일 때도 두 팀간 상대전적에서 11승6패1무로 앞서있는 KIA가 4위에 오른다. 두산 선수들에겐 1998년의 ‘기적’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8월까지 최하위를 달린 두산은 9월 이후 18승1무9패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한달 만에 4계단을 뛰어 당시 해태를 밀어내고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적이 있다. 특히 막판에는 8연승을 올렸었다. 롯데 이대호는 KIA와의 연속경기 2차전에서 4회 상대 두번째 투수 신용운을 상대로 시즌 26호 홈런포를 폭발, 팀 동료 호세(22개)와의 격차를 4개로 벌리면서 사실상 홈런왕을 굳혔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IQ 210의 천재소년서 야학교사로 김웅용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IQ 210의 천재소년서 야학교사로 김웅용씨

    인생에 있어서 숫자란 과연 무엇일까. 태어나고 죽음이 다들 같을진대 굳이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을 가려내는 것도 틀에 박힌 숫자의 장난은 아닐까. 문득 생각해본다. 묘비의 글을 ‘진달래가 만발한 봄날 태어났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어느 청명한 가을날 조용히 잠들다.’라고 하면 어떨지. 지능지수(IQ) 210, 흔치 않은 숫자다. 그래서 사람들은 천재라 했다.1980년도판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의 지능지수로 등재될 정도였다.5세에 4개국어를 구사하고,6세때 일본 후지TV에 출연, 수학 미적분을 척척 풀어냈다.7세까지 청강생으로 한양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했고 8세때 미국 항공우주국(NASA) 초청으로 콜로라도 주립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12세부터는 5년간 NASA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당시 언론은 연일 ‘신동’‘대단한 천재소년’으로 보도했다. 그러던 78년, 갑자기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한 천재는 81년 지방대인 충북대에 입학했다. 언론과 주위에서는 ‘실패한 천재’로 표현했다. 전공 역시 물리학에서 스스로 토목공학으로 바꿨다. 그뒤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다 현재는 충북개발공사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낸다. 최근 그는 세계 3대 인명사전, 즉 미국인명연구소(ABI)의 ‘21세기 위대한 지성(Great Minds of the 21st Century)’에, 미국 마퀴스 세계 인명사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3판과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가 선정하는 ‘21세기 우수 과학자 2000’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그러자 언론은 ‘60년대 신동’이 ‘세계의 지성’으로 인정받았다고 보도했다. 김웅용(44)씨. 귀국하기 전까지 천재라는 ‘박제’ 속에 살았다. 주위 시선도 내내 부담스러웠고 인명사전 등재도 정작 본인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저 ‘보통 사람’이고 싶었고 그렇게 사는 게 행복이라고 했다. 알고 보니 그는 3년째 야학교사로 남모르게 봉사활동하고 있다. 직장인으로, 아이 둘을 키우는 평범한 가장으로 살면서 미처 배움의 기회를 놓친 50∼60대의 아주머니들을 위해 아름다움을 베풀고 있는 것. 쇄도하는 언론 인터뷰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거부하는 그에게 ‘진실한 인생 얘기 한번 해보자’며 설득했다. 지난달 27일 낮 그가 다니는 직장 근처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청주시 사창동에 위치한 ‘성암야학’입니다. 중학과 고교과정의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나이든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이죠.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2교시를 가르치는데 과학과 수학을 맡았습니다.” 야학교사가 된 동기가 궁금했다. 충북대학에 다닐 적에 ‘청심회’라는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대학 졸업후에는 이 대학에서 시간강의를 맡게 됐는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야학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선뜻 지원했다. 그러나 야학교사의 기준이 ‘대학 재학생’으로 정해져 있어 탈락했다.3년 뒤 어느날 규칙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어 다시 지원했다. 자신이 초·중·고교과정의 검정고시를 거쳤기에 누구보다 그 심정을 잘 알고 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됐다. 그렇게 시작된 지 3년. 나이든 제자들도 많다. 그는 “합격한 아주머니가 휴대전화 메시지로 ‘소주 한잔 사겠다.’는 연락이 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면서 어른들도 영어나 수학 등 암기과목을 싫어하더라며 빙그레 웃는다. 아울러 야학교사들 중에는 대학 제자들도 있으며 비록 열악한 환경일지라도 만학의 자세가 다들 진지하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어른 분들을 가르치다 보면 오히려 배우는 것도 많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화제를 바꿔 ‘천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무엇이냐고 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숫자로 성적 매기는 것, 그리고 공부를 얼마만큼 빨리 하느냐 등등 자꾸 비교하는 것, 또 천재가 왜 그 대학에 안 가고 지방대학에 갔느냐 하는 시선들이 정말 싫었다.”고 털어놨다. 충북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그 자체로 봐줘야지 자꾸 뒤에서 손가락질하는 느낌이 못마땅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일부 사람들이 “연세대 나온 부인이 충북대 졸업한 사람과 어떻게 결혼했느냐.”고 질문할 때는 정말 황당했단다. 자신은 현재 가정적으로나 직장에서 행복과 보람을 만끽하며 지내는데 그런 식의 편견을 접할 때마다 많은 실망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숫자나 성적순이 결코 행복이 아닐 텐데 왜 자꾸 이상한 잣대로 평가하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영재교육과 관련,“우리나라의 영재학교는 자기실력을 계발하는 곳이 아니라 좋은 대학에 보내려는 수단이 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다 보니 영재학원이 난립하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소질이 어디에 있는지 관찰하고 기다려주지도 못한 채 그저 박제된 틀에 밀어넣는 꼴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아이를 무조건 소문난 피아노학원에 보내면 한두달 뒤 아이는 ‘손가락 아파서 못하겠다’는 광경이 그렇다고 했다. 또 “1∼100까지 써오라는 숙제를 왜 그렇게 많이도 주는지….”라고 덧붙였다. 김씨 자신도 뼈저리게 경험했듯이 또래 집단과 잘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시킨다고 될 일이 아니며 오히려 역효과만 초래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영어단어 암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배워야 하는 까닭을 알려주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끔 똑똑한 아이들이 자살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그렇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김씨도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초·중·고교 과정을 거치지 않고 미국에 건너갔다. 주위의 부추김과 화려한 시선에 짓눌려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어린 나이에 홀로 된다는 것도 그렇지만, 매일 쳇바퀴처럼 꽉 짜여진 일정 속에서 대학원 공부를 해야만 했다. 이어 NASA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할까’ 하는 회의감에 빠졌다.NASA에서는 ‘계산과 예측’에서 천재성을 발휘하는 그의 재능을 필요로 했다. 결국 미국에서의 모든 ‘특권’을 포기하고 스스로 귀국결심을 했다. 이후 끌려다녔던 시절을 뒤로 하고 다시 처음부터 목표를 세워 진정한 자신의 길을 걸었다. 초·중·고 검정고시를 연이어 치렀다. 이때에도 천재가 검정고시를 보느냐며 언론에서는 카메라를 들이댔다. 이 때문에 20점 만점에 13점밖에 못받았다고 했다. 어린 시절 학교를 건너 뛰다 보니 검정고시 보면서 생소한 것을 많이 접했다. “노천명의 시 중에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은 어느 동물인가요’ 하는 문제가 있었어요. 사슴과 기린 중 기린에 동그라미를 쳤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사슴이더군요.” 이런 과정을 거친 후 김씨는 자신을 특별하게 봐주지 않는 지방대에서 비슷한 또래들과 어울리고 봉사활동하며 모처럼 인간다운 참맛을 체험했다. 김씨는 요즘 생활이 즐겁다고 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직장에서의 무한한 기대감, 그리고 8명의 팀원들과 동고동락하는 생활이 무척 만족스럽다고 했다. 천재라는 말도 잊은 지 오래고, 또 잊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주위에서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부러웠다.”고 했다. 충북대 재학시절 원주고 출신들과 자주 어울렸는데 나중에는 동창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허용해줘 너무 고마웠단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원주고 교가를 배웠고 원주고 25회 모임에 나갈 자격증(?)까지 땄다며 밝게 웃었다. 부인이 연세대 연구교수(인지과학)로 재직 중이어서 주말부부로 청주에서 지낸다. 충북대 봉사활동 중에 부인을 만났으며 슬하에 아들만 둘을 두었다. 초등 2년생인 첫째는 운동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라고 귀띔한다. 건국대와 이화여대 교수였던 부모는 정년퇴임하고 서울에서 살고 있다. “어떤 맞춰진 틀에 사는 것이 과연 인생일까요? 지금 이대로가 진실이고 가장 행복합니다.” ■ 그가 걸어온 길 ▲1962년 서울 출생 ▲66년 한양대 물리학과 특별입학 ▲69년 건국대 4년 편입 ▲70년 콜로라도대학원 물리학과 입학 ▲74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선임연구원 ▲78년 귀국, 이후 초·중·고교 검정고시 합격 ▲81년 충북대 토목공학과 입학 ▲85년 동대학 졸업 ▲91년 육군병장 만기제대 ▲98년 동대학원 토목공학 박사학위. 이후 충북대 시간강사, 카이스트 대우교수,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위원 근무 ▲2006년 7월∼현재 충북개발공사 근무 km@seoul.co.kr
  • ‘서민층 지지’ 룰라 재선이 보인다

    ‘서민층 지지’ 룰라 재선이 보인다

    ‘이변은 없다?’ 새달 1일 치러지는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시된다. 지난해부터 집권 노동자당을 괴롭혀온 정치공작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룰라 대통령의 지지도는 1차투표 당선에 필요한 50%에 육박하고 있다. 27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48∼49%를 유지했다.2위 제랄도 알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와의 차이는 16%포인트. 기권·무효표를 제외한 유효득표율에서는 53%를 기록했다. 현지 언론들은 룰라 대통령이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무난하게 당선을 확정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공작 스캔들 ‘찻잔속 태풍’ 그쳐 집권당의 야당의원 매수 스캔들 등 ‘메가톤급’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탄탄한 재선가도를 달려온 것은 재임기간 기록한 양호한 경제성적 덕분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취임 첫해인 2004년 브라질 경제는 10년 만의 최고치인 5.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새로 창출한 일자리만 해도 150만개가 넘었다. 좌·우를 넘나드는 유연한 정책으로 서방 투자가들의 근심을 붙들어매는 데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 수출상품인 철광석, 콩 등의 해외 수요가 늘면서 무역과 재정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덕분에 2004년 세계 15위에 그쳤던 브라질의 경제규모는 이듬해 한국을 밀어내고 11위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견실한 경제성장으로 빈곤과 불평등을 감소시켰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가 27일 발표한 국정운영 평가에서도 ‘매우 잘한다.’와 ‘잘한다.’는 응답이 47%에 달했다.‘잘 못한다.’ ‘매우 잘 못한다.’는 17%에 그쳤다. ●성장·분배 병행으로 서민층 붙잡아 룰라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북부와 북동부 지역에서 특히 높다. 브라질 경제를 양적으로만 성장시킨 것이 아니라 분배 정책을 병행함으로써 지지세력인 서민층의 마음을 붙잡아두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룰라 정부가 채택한 기아 퇴치 사업과 저소득층 생계수당 지급, 최저임금 인상 조치 등은 ‘만족스럽진 않지만 서민에 가까운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얻게 만든 원동력으로 꼽힌다. 브라질은 국민의 4명 중 1명꼴인 4200만명이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을 올리는 극빈층이란 점에서 이들의 지지를 얻는 것은 대권을 얻는 지름길로 여겨져 왔다. 룰라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물가 상승률의 3배인 17%나 인상함으로써 절대적 지지를 확보했다. 반면 의사 출신으로 상파울루 주지사를 지낸 알키민 후보는 지나치게 귀족적인 풍모로 서민층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5월 상파울루주의 교도소 연쇄폭동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21) 젊은 인도의 미래

    [인디아 리포트] (21) 젊은 인도의 미래

    |뉴델리 뭄바이 이석우특파원|“인도에서 부동산 사면 돈 번다. 뜨는 인도와 함께 오르게 돼 있다.”뉴델리 주재 외국 기업인들 사이에선 부동산 상승세에 대한 믿음이 굳어지고 있다. 주인도 미국상공회의소 라시미 티와리 부소장은 “뉴델리 야무나강 동쪽 지역은 2010년 영연방 대회 개최 등 개발 붐까지 겹쳐 1년 사이 두배 이상 가격이 뛰었고 시내 고급 주택 가운데 몇 년 만에 7배로 오른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뭄바이 고급 주택가 캔디 브리지.35평형 빌라가 10억원대. 그래도 월세 550만원을 주고 사는 외국인들이 줄을 서 있다. 네피언시 거리에도 수백만달러짜리 주택들이 즐비하다. 부동산 경기 호황은 인도 경제에 대한 믿음과 두둑해진 인도인들의 주머니를 반영한다고 델리대 K 순드람 교수는 설명했다. 저금리 시대 종식과 함께 찾아온 세계적인 부동산 조정 국면속에서도 시장의 믿음은 굳건하다. 해외 대기업들의 잇따른 투자발표도 인도 미래에 대한 믿음을 반영한다. 티와리 부소장은 “GM과 BMW 등의 공장 신·증설,IBM(3년 동안 60억달러) 등 다국적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밀려들고 있다.”면서 “인텔 캐피털 등 일부 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투자보다 더 많은 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V 라마무시 과기부 차관은 “정보기술(IT) 산업뿐 아니라 ‘세계 공장’ 중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높은 기술력으로 인도는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및 중간 소재 등의 제조업 생산기지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인구 구성에서도 생산 인구가 늘어가는 젊은 국가로서 활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말 나스 통상장관이 이번 회계연도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 회계연도에선 83억달러를 기록, 전년도(55억달러)보다 50%나 뛰어올랐다. 넘치는 해외 송금과 FDI,IT분야 호황으로 소비 열기를 만들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해마다 빈곤 계층에서 1000만명씩 소비계층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젊은이들이 서 있다. 임흥수 현대차 인도 법인장은 “생산활동의 주역이 된 젊은이들이 보다 큰 차, 큰 주택을 원하며 소비추세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올초 뉴델리로 돌아온 소디 에디바(31)는 “미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인도 관련 업무가 늘면서 미국 변호사 사무실에서도 인도 출신을 선호한다.”고 소개했다. 또 “인도가 고급 인력들에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며 고급인력의 ‘회귀 현상’을 전했다. 첸나이 SRM대학 T 가네산 총장은“인도가 세계 지식산업에서 한몫을 담당하게 된 데는 해마다 20만명씩 쏟아지는 공학전공 대졸자와 1억 5000만명가량의 영어 사용 인구에 힘입은 바 크다.”면서 “이들이 정보기술, 생명기술(BT) 분야에서 세계의 주도적 추세와 변화를 그때그때 ‘리얼 타임’으로 확인해 흐름을 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양한 문화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을 확신하는 자신감도 커지고 있다. 라비시 쿠마르 외교 차관은 “인도식 민주주의가 비효율적이란 비판도 받지만 일당체제 중국이 체제 붕괴 등 불안정 요소를 안고 있는 데 비해 서구 기업들에 더 큰 믿음을 주고 있다.”고 비교했다. 그는 “인도가 경제성장에 초점을 둔 실용적 외교정책과 아시아 국가와의 교류를 중시하는 ‘동방정책’을 시동했다.”면서 “경제체제 개혁과 개방체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운용 영산대 인도연구소장은 “IT,BT 등의 호황과 연간 300억달러에 육박하는 해외 송금(2005년 275억달러)에 힘입어 국내 소비계층과 중산층 형성이 가속화되고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또 기술력, 언어능력, 소프트웨어 방면의 고급인력을 활용한 성장 가속화도 낙관했다.“중국 등의 단순 제조업을 넘어선 부품, 디자인, 설계 프로그램 등 ‘제조업 서비스’ 분야의 고속성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효춘 코트라 뭄바이 관장은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 세계 4대 경제권인 인도 진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더 공감하고 있다.”고 현지 외국 기업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골드만 삭스는 “2015년 이후 인도의 성장률은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un88@seoul.co.kr ■ “창조적 능력 갖춘 글로벌인재 등용 매출액 8년새 1000배이상 늘어” |첸나이 이석우특파원|직원 평균연령 27.6세, 매출액 22억 5000만달러(2005년), 매출액 대비 교육·연구개발비 8%. 세계적인 아웃소싱 메카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의 현황이다. 매출액은 지난 1998년 200만달러에서 무려 1000배 가량 늘었다.70년 미국 디트로이트 경찰서의 거주이동 관리기록 업무를 첫 해외 아웃소싱 일거리로 딴 지 35년만이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실업자 관리시스템,GE 및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회계·재무관리시스템,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행정처리 시스템, 대형 병원의 환자 기록관리, 보험사 고객관리, 은행간 거래시스템 구축…. 국경을 초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남부 인도의 경제중심 첸나이 중심부에서 45분 남짓 걸리는 올드 마하발리푸람 로드. 거리 중심에 TCS 건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인도 최대 그룹의 거점 연구소답지 않게 내부는 대학 교정같이 자유스러운 느낌이다.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즐기는 직원들. 도서관과 자료실에서 독서에 몰두해 있는 연구원들.1만 6000여 해외 45개국의 기업업무처리(BPO)를 아웃소싱하는 두뇌들이 몰려 있는 TCS 첸나이 연구소다. 전략기획 업무를 총괄하는 K 카티케얀은 “하루 24시간 세계 어떤 곳의 요구도 만족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 업무의 아웃소싱에서 미국 월가의 금융 업무 등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판단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아웃소싱 내용이 진화했다는 데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는 “회사 역할은 효율적인 환경과 수단을 제공하고 미래전략을 만드는 것”이라며 “사원 자율성과 자존심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살린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지적했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젊은 두뇌들의 신선한 발상과 새로운 사고방식이 발전의 근간이 됐다는 것이다. 신입 사원을 뽑을 때 학교성적과 기술적 능력도 고려하지만 창조적 능력과 함께 ‘글로벌 고객´들의 요구와 필요를 찾아내고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jun88@seoul.co.kr ■ “거점별 선단식 진출 전략 필요” |뭄바이 이석우특파원|“대기업들은 성공을 거두며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인도의 뉴욕’인 뭄바이에서 중소기업 지원·상담센터를 운영 중인 신승찬 경기도 중소기업지원센터(GSBC) 수출팀장은 인도 진출 한국기업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대인에 버금가는 인도 상인카스트들의 장벽과 현지 기업관행을 넘지 못한 우리 중소기업들의 참패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현대, 삼성 등 대기업들의 부품 조달 등을 위해 동반 진출한 업체들 정도만 이익을 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제조업이 낙후돼 있고 항만, 전력,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의 미비로 사업기회가 널려 있다. 그러나 미수금의 회수, 예상외의 부대비용 발생, 노조와 경직된 노동법, 현지 합작사의 계약 위반, 관료들의 비효율 등으로 곤경에 빠진 기업들이 적잖다.” 컨테이너 회수가 안 되고 수출서류 미비로 돈을 떼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다. 뭄바이 중심가 세계무역빌딩 12층.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국내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 팀장은 “당분간 인도시장은 중소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움직여 시행착오를 겪는 것보다 거점별, 선단식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GSBC의 시장개척단운영, 시장조사 및 바이어 발굴 등도 이같은 맥락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부 첸나이지역에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집중돼 있고 삼성전자 등이 진출한 뉴델리 북쪽 노이다 지역 등에 한국전자 부품업체들이 대거 모여 있는 것도 한 예다. 신 팀장은 또 인도를 아는 실무형 전문인력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GSBC는 지난 2년동안 각각 40여명의 대졸자 및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푸네와 방갈로르 지역에서 4개월가량 IT 관련 회사에서 인턴 근무를 시킨 뒤 현지 또는 국내에 취업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jun88@seoul.co.kr
  • [신세계배 KLPGA선수권] 이지영 54홀 최소타 역전우승

    미여자프로골프(LPGA) 루키 이지영(21·하이마트)이 무관의 아쉬움을 국내 메이저 타이틀로 달랬다. 이지영은 22일 경기도 여주 자유골프장(파72·644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세계배 KLPGA선수권(총상금 3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뽑아내는 고순도의 샷을 뽐내며 짜릿한 2타차 역전승을 거뒀다. 최종합계는 16언더파 200타로 KLPGA 투어 대회 사상 54홀 최소타 우승 기록과 타이.1995년 크리스찬디올여자오픈 때 박세리(29·CJ)와 2004년 CJ나인브릿지클래식의 박지은(27·나이키골프), 올해 KB스타투어 1차전에서 안선주(19·하이마트) 등 세 명이 갖고 있던 기록이다. 홍란·김혜정(20·LIG-김영주골프)과 우승조로 출발한 이지영은 홍란을 제치고 한 때 1타차 선두로 올라선 김혜정이 14번홀 더블보기로 무너지자,15번홀에서 버디를 떨궈 단독선두로 나섰다. 피말리는 홍란과의 우승경쟁은 이때부터.16번홀 홍란이 7m짜리 롱퍼트로 동타를 만들자 질세라 6m짜리 버디퍼트로 응수, 이후 1타차 간격를 유지한 이지영은 마지막홀 홍란의 버디퍼트가 깃대를 멀리 지나치자 여유있게 2퍼트, 종지부를 찍었다. 1,2라운드 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 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로 장식하려던 홍란은 퍼트가 난조에 빠지는 불운 속에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공동 준우승, 시즌 최고 성적을 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NPB] 승엽 얼음투혼 ‘46호 정조준’

    시즌 40호 홈런을 폭발시키며 홈런왕 굳히기에 돌입한 이승엽(30·요미우리)이 시즌 목표를 46개로 상향 조정했다. 46개로 잡은 이유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역사상 외국인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이 45개(터피 로즈·2004년)이기 때문. 내친 김에 이 기록마저 넘고 싶은 욕심이다. 물론 팀 역사상 다섯번째로 시즌 4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팀 최고선수의 반열에 이미 올라섰다. 여기서 만족할 수도 있지만, 자칫 안이해질 수도 있는 마음을 다잡고 자신의 가치를 더욱 확실하게 하기 위해 새 목표를 잡았다. 이승엽은 1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산술적으론 4개 정도 더 칠 수 있다. 그러나 팀 성적이 저조해 포스트시즌을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막판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물론 악재도 있다. 아직 완쾌되지 않은 무릎 부상과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다. 이승엽은 얼음찜질로 매일 통증을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매경기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얘기다.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19일 “밤이 길게 느껴질 정도로 통증을 앓았고 집에서나 숙소에서나 경기가 끝난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얼음찔질을 했다.”고 전했다. 또 통증으로 ‘잠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 최근 부쩍 상대 투수의 보이지 않는 견제가 들어온다. 공식 고의사구는 3개에 불과하지만 고의사구나 다름없는 피칭에 속을 태운다. 무안타로 잠시 휴식을 취한 19일 히로시마전에서도 3-4로 뒤진 8회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고의성이 짙은 볼넷으로 출루했다. 전날 경기에서도 두차례나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나 홈런을 향한 이승엽의 투혼은 이런 악재를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음찜질 속 40호 홈런을 때릴 당시에도 스트레이트 볼 3개가 들어왔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4구째를 홈런으로 만들었다. 그냥 쉽게 걸어서 나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대목이다. 홈런 2·3위에 올라 있는 애덤 릭스(야쿠르트·36개)와 타이론 우즈(주니치·35개)가 아직 추격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이승엽을 따라잡기에는 다소 버거워 보인다. 둘은 이승엽보다 6경기(릭스)와 8경기(우즈)를 더 남겨 변수지만 결국 이승엽의 투혼 앞에 무릎을 꿇을 전망이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TV에도 진출한 최선자(崔仙子)

    TV에도 진출한 최선자(崔仙子)

    TV 「드라마」 『유랑극단』 『수양산맥(首陽山脈)』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최선자(崔仙子·29). 연극밖에 모른다던 그가 최근 TV 「탤런트」 개업(開業). 안방극장의 「호프」로 등장하고 있다. 연극경력 7년만에다가 「아나운서」, 성우 등 다각도의 재능을 발휘해 온 그녀의 TV 「탤런트」개업사를 들어보면. 『TV는 보는 것으로 만족하려 했어요』 - 어떻게 들으면 최선자(崔仙子)양의 TV 출연은 자의(自意)가 아닌 것으로 표현됐다. 『너무 자신을 펼쳐 놓는 것 같아서 겁이 나요』 「베테랑」연기자인 그녀로서는 최대한의 겸손. 성우로 일 할때는 목소리 만으로 족했다. 목소리 뒤에 숨겨진 어떤 비밀, 신비감을 그녀는 스스로 즐기고 아껴온 것일까? 『연극 무대도 그래요. 개인 최선자의 정체가 그대로 드러나는 건 아니거든요. 객석과 연기자의 거리에서 나대로 감출 수 있는 비밀이 있었거든요』그 비밀을 최선자양은 「신비감」이라고 표현했다. 얼굴, 목소리, 연기력을 모두 드러내게 되는 TV는 그녀에게서 이 신비감을 앗아갔다는, 그래서 약간은 겁나는 출발이다. 그러나 崔양의 이 겸손한 개업사는 문자 그대로 겸손에 불과하다. MBC-TV의 목요연속극 『수양산맥(首陽山脈)』이 인기가 이를 입증했다. 방기환(方基煥) 작·이상현(李相炫) 각색, 이효영(李孝英) 연출의 이 『수양산맥(首陽山脈)』에서 최양의 인기는 이미 압도적이다. 이 작품에서 최양이 맡은 역은 「아마이리」라는 한 산중 야성녀. 수양대군이 집권하기 전에 만난 산속 한 실력파의 아내역이다. 야성적이고 다부지고 그러면서도 여자다운 여자, 강한 개성이 요구되는 이 역할을 최양은 깔끔하게 해내고 있다. 여기서 최양의 연기력을 다시 들추는 건 어쩌면 사족(蛇足). 극단 실험극장 무대에서 출발한 7년간의 연기생활이 바탕이니까 TV「탤런트」로서의 성공도 어쩌면 당연일지 모른다. 20편 가까운 연극무대에 출연하면서 신인예술상·동아연극상 여자주연상을 차지한 관록도 있고. 「라디오」·TV·연극 세 곳을 골고루 뛰게 됐지만 최양은 당초 MBC 성우(1기)로 출발했다. 지금도 DBS의 『우울한 겨울』, TBC의 『네가 좋다』등 「라디오」연속극을 계속하고 있다. 본격적인 성우생활을 시작한게 61년, 20세 때였고 동화낭독등 방송국 출입은 여중 3학년때(58년). 이미 10년이 훨씬 지났다. 『당초 연극을 하게 된 건 좋은 성우가 되려는 거였죠. 연극배우가 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연극이 본업이 됐다. 『가장 마음에 끌린다는 점에서-』 TV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확인과 「테스트」에 그 목적을 둔단다. 다시 말하면 TV출연은 『좋은 연극을 하기 위해서-』 얼마 전 극단여인극장 공연 『욕망(慾望)이라는 이름의 전차(電車)』에서 최양은 현실적 적응이 불가능해서 정신병원에 가는 「브랑슈」역을 해냈다. 『욕망(慾望)-』속에선 가장 어렵다는 역할이지만 그녀의 열띤 연기는 연기파 배우의 일면을 다시 확인시켜준 셈. 『배우나 「탤런트」가 얼굴 예쁘다는 걸 기준으로 삼는 건 곤란해요. 개성이 있어야죠. 그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연기력이 필요해요』 스스로 미모는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정감있는 섬세한 얼굴. 「요부형(妖婦型)」의 「섹스·어필」도 느끼게 한다는게 그녀에 대한 평판. 68년 5월에 구석봉(具錫峰·시인·방송극작가)씨와 결혼해서 5개월 전에 첫딸을 얻었다. 『아빠는 대작가(大作家)가 되고 나는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되는게』 70연대의 포부. 「아누크·에메」「모니카·비티」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지만 자신이 영화배우가 될 생각은 『아직 안해봤다』-.[선데이서울 70년 1월11일호 제3권 2호 통권 제 67호]
  • [신한동해오픈] 최경주 공동2위로

    ‘탱크’ 최경주(36·나이키골프)가 올해 고국 무대 첫 승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았다. 최경주는 1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 서코스(파72·7490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총상금 6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1개에 그쳐 5언더파 67타를 쳤다. 전날 5언더파, 공동 4위로 출발한 최경주는 이날 5타를 더 줄여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로 리더보드 두번째 칸을 점령, 두 차례나 연장에서 물러난 이 대회 첫 정상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최경주는 “어제보다 좋은 컨디션으로 플레이를 펼쳤고, 스코어도 5타를 더 줄여 만족스럽다.”면서 “초반 그린 읽기가 쉽지 않아 몇 차례 퍼트 미스를 저질렀지만 후반에 접어 들면서 그린에 대한 적응도가 높아졌다.”고 되짚었다.최경주는 또 “코스 세팅이 잘 돼 있어 남은 라운드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우승 욕심보다는 후회없는 경기를 하는 데 집중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6언더파를 친 홍순상(25)이 단독 1위로 부상한 가운데 전날 공동선두로 나섰던 ‘늦깎이’ 최호성(33·삼화저축은행)은 4타를 줄여 최경주와 동타. 데일리베스트(8언더파)를 몰아친 국내 최고의 ‘장타자’ 강지만(30·동아회원권)도 공동2위로 도약, 우승경쟁에 뛰어들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우리대학 이렇게 뽑아요] 서울여자대학교

    [우리대학 이렇게 뽑아요] 서울여자대학교

    모두 879명을 뽑는다. 일반학생 전형은 면접형과 논술형으로 각 301명,225명을, 특별전형으로 221명을 뽑는다. 일반학생 전형은 면접형과 논술형으로 구분된다. 면접형은 학생부(500점)와 서류(100점)로 5배수를 뽑은 뒤 심층면접(400점)으로 합격자를 가린다. 올해 신설한 논술형은 일괄합산 전형으로 모든 지원자를 대상으로 논술고사를 실시한 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킨 학생 가운데 학생부(500점)와 논술고사(500점) 성적을 일괄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예비지도자, 목회자 추천자, 실업계고 졸업자 전형 등 특별전형은 면접형 일반전형처럼 2단계 전형을 실시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학생부는 학년별 가중치 없이 평어와 석차백분율을 7:3으로 반영한다. 심층면접은 면접 전 문제를 받아 정해진 시간 동안 준비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면접하는 방식으로 실시한다. 기초학력과 전공수행 능력 사고력, 표현력, 지원동기 등을 평가하며 반영 비율은 40%다. 논술은 고교 교과과정에 맞춰 사고력과 논리적 이해력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문제로 인문사회 및 자연계열로 구분해 치른다.
  • 아이 학교성적 안방서 ‘클릭’

    아이 학교성적 안방서 ‘클릭’

    ‘아이의 학교생활, 인터넷으로 보세요.’ 교육행정종합시스템(NEIS)이 본격 가동돼 성적이나 출결 등 자녀의 학교생활 전반을 인터넷으로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가 학부모에게 제공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다음달 1일부터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내 자녀 바로 알기’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상의 학적 사항이나 수상 경력, 진로지도 상황, 창의적 재량활동 및 교외 체험학습 상황, 교과학습 발달 상황,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 등을 볼 수 있다. 과목별 단위 수와 환산 점수, 성취도, 석차, 재적 수 등 성적을 비롯해 월별 수업·결석·지각·조퇴 일수 등 출결 등도 살펴볼 수 있다. 학기별 편제나 과목 등 학교 교육과정과 학사일정과 관련한 정보도 제공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한국전산원과 금융결제원, 한국정보인증, 한국전자인증,㈜코스콤, 한국전산원, 한국무역정보통신 등 6개 기관에서 발급하는 공인인증서를 받아야 한다.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위해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는 신원 확인용 공인인증서도 가능하다. 사용 설명서는 교육행정종합시스템(NEIS) 홈페이지(www.neis.go.kr)에서 해당 교육청에 들어가 학생정보 열람을 신청하면 내려받을 수 있다. 처음 인증을 받을 때는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NEIS 홈페이지에 접속,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속한 교육청에 들어가 공인인증서 로그인을 거쳐 학부모 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 이때 자녀의 학교와 이름, 자녀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입력하면 해당 학교에서 전화 등으로 학부모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두 번째 이용할 때부터는 NEIS 홈페이지에서 공인인증서만 로그인하면 인터넷 뱅킹처럼 별도의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곧바로 자녀의 정보를 볼 수 있다. 김두연 교육행정정보화팀장은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던 자녀의 학교생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알 수 있게 되면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전국 단위 서비스는 처음으로, 일시에 이용자가 몰리면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지만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 3월부터는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우리대학 이렇게 뽑아요] 한양대학교

    [우리대학 이렇게 뽑아요] 한양대학교

    9월 수시2-Ⅰ,11월 수시2-Ⅱ, 두 차례에 걸쳐 학생을 모집한다. 원서접수는 9월8일 동시에 실시하며, 중복지원할 수 있다. 수시2-Ⅰ에서는 ‘21세기 한양인Ⅱ’ 전형과 신설된 ‘한양우수공학인’ 전형 등 5개 전형으로 총 916명을 뽑는다.21세기 한양인Ⅱ 전형은 학생부 성적 지원자격 제한이 없으며, 인문계는 사회 교과, 자연계는 과학교과 심화선택 과목 이수 조건만 만족하면 졸업예정자나 졸업자 모두 지원할 수 있다.1단계에서는 학생부 교과성적 100%로 5배수를 뽑고,2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40%, 서류(비교과) 10%, 논술(인문계) 및 심층면접(자연계) 50%로 조건부 합격자를 선발한 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한양우수공학인 전형은 IT,BT,NT 분야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것으로, 일반 인문계 고교생은 수학 및 과학 교과에서 석차백분율 평균이 8% 안에 들어야 하며, 특목고 학생은 전문교과 40단위를 이수해야 지원할 수 있다. 선발된 학생에게는 4년간 전액 장학금과 해외연수, 해외 교환학생 우선 선발 등의 특전을 준다. 수시2-Ⅱ 모집에서는 사랑의 실천 등 3가지 전형으로 554명을 선발한다. 최재훈 입학처장
  • 공정위·산림청등 7곳 과장급이상에 여성 ‘0’

    참여정부가 여성·장애인·이공계의 공직 진출 확대를 위해 균형인사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통’이거나 ‘미흡하다’는 성적표가 나왔다.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은 평균 점수를 받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평균 이하여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됐다. 중앙인사위원회가 29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2005년도 균형인사지수 평가결과’에 따르면,52개 중앙행정기관의 평균 균형인사지수는 0.73점이다.2004년의 0.69점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장애인 부문이 지난해 0.68점에서 0.74점으로 개선된 것에 힘입었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평가대상에 포함된 16개 광역자치단체는 0.67점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고,50개 공공기관은 0.73점으로 ‘보통’이었다. 균형인사지수는 여성·장애인·과학기술직 인력에 대한 인사관리가 차별없이 이뤄지는지를 측정하는 것으로,0.85점 이상은 ‘우수’,0.7∼0.84점은 ‘보통’,0.7점 미만은 ‘미흡’으로 분류된다. 중앙부처는 교육부·환경부·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이 0.84점으로 높았다. 반면 국가안전보장회의와 민주평통자문회의, 국무총리비서실은 여전히 낮았다. 공공기관은 환경관리공단이 0.85점, 대한석탄공사가 0.84점,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0.82점으로 상위에 랭크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상위기관은 경기도·제주도·강원도 등이나, 이들의 평균은 0.73점에 불과해 정부부처에 크게 못 미쳤다. 여성은 승진, 교육훈련, 주요보직 부여 등에서 남성과 차이가 거의 없었으나 전체적으로 고용률이 낮고 관리직 진출이 미흡했다. 여성정책을 다루는 여성부가 0.90점으로 가장 높았고, 지자체는 여성이 많은 제주도가 0.83점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장애인은 고용, 승진 및 주요보직 부여 등에서 비장애인과 차이는 거의 없지만 장애 정도가 대부분 경미했고, 상위직 진출이 부족했다. 교육부 0.92점, 국세청 0.91점, 보건복지부 0.85점, 국가보훈처 0.85점의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인사위 관계자는 “참여정부들어 적극적인 균형인사정책으로 지수가 어느 정도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청과 비상기획위원회 등 28개 기관은 여성관리자 임용목표에 여전히 미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산림청 등 7개 기관은 과장급 이상에 여성을 1명 이상 임용한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경찰청과 대검찰청 등 36개 중앙 및 공공기관은 장애인 의무고용률 2%에 미달했다. 국정홍보처와 국세청 등 17개 중앙행정기관은 4급 이상 이공계 임용목표를 채우지 못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아내·애인 가슴 풀어헤쳐 ‘돈 좇는 사회’

    배우자나 애인의 누드 사진 등을 인터넷에 올려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음란 사이트 운영자와 회원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발됐다. 회원 중에는 대학 겸임교수, 무역회사 대표, 증권사 간부 등 그럴듯한 사회적 위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이 실제 아내임을 증명하려고 자녀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올린 사람까지 있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7일 회원들이 제공한 음란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모 사이트 운영자 이모(32)씨 등 2명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강모(29)씨 등 회원 41명과 이 사이트의 해킹을 시도한 민모(2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2001년 이 사이트를 개설해 30여만명을 회원으로 모집한 뒤 이들의 배우자나 애인의 음란 사진을 올리는 코너를 운영해 6억 2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권모(34·모 대학 겸임교수)씨 등 회원들은 배우자 또는 애인과 가진 성관계 사진, 나체 사진 8000여건을 사이트에 올리고 한 번 내려받아갈 때마다 50∼150원씩 받아 모두 6000여만원을 번 것으로 드러났다. 음란사진을 올린 회원 중에는 대학 겸임교수인 권씨 외에도 무역회사 대표, 증권사 간부, 영화 시나리오 작가, 대학생인 군수 아들, 미국 모협회 검사관, 중국인 사업가 등이 포함됐고 주부 등 여성도 3명이 끼어 있었다. 사진작가가 모델을 기용해 사진을 찍어 올린 경우도 있었다.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의 직업은 대학생과 주부부터 교사, 공무원, 간호사, 성매매 여성, 미술학원장까지 다양했다. 일부 회원은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이 자기 아내임을 보여 주려고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으며 부부 간 교환 성행위(스와핑)를 시도하거나 여성 여러 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한 경우도 있었다. 월수입 50만원 이하인 한 부부는 아기 분유값 등 생활비를 벌려고 집에서 나체 사진을 촬영해 500여만원을 벌어들이는 등 범행 동기가 생계형인 사례도 일부 있었지만 비정상적인 성적 취향이나 애인의 미모를 과시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사이트 해킹을 시도한 민씨는 해킹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이트 회원 30여명에게 유포해 음란물 1만여건을 공짜로 내려받도록 했다가 적발됐다. 경찰은 음란사진 2만여건을 압수하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사이트 폐쇄를 요청하는 한편 비슷한 사이트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회원들은 처음엔 재미로 사진을 올렸다가 음란물에 대한 댓글이 잇따르면서 경쟁이 붙은 데다 더 큰 성적 만족감을 느끼려고 중독에 빠져 들었다.”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강학중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결혼 2년만에 이혼하려는 딸

    Q결혼한 지 2년밖에 안 된,23살 딸아이의 이혼 문제가 고민입니다. 연애할 때는 그렇게 잘 해주더니 요즘은 애정이 식었다는 게 이유인데 사위가 하룻밤 외박하고 온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지금은 제 아내도 헤어질 거면 아이가 없을 때 일찌감치 헤어지라고 하지만 아이가 하나 있으면 이혼을 막을 수 있을지요? 사위는 이혼할 마음이 없는데 하루 종일 자기만 쳐다보는 딸아이가 부담스럽답니다. -박민수(58세·가명)- A어떤 일로 외박을 하고 온 것인지는 모르지만 외박이나 애정이 식었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결정하는 것이 과연 최선의 방법인지 자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신혼기는 결혼 만족도가 높은 시기이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적응상의 문제로 갈등과 불화가 많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성격이나 생활습관, 돈 씀씀이나 양가 가족과의 융화 그리고 성적인 적응까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남녀가 한 지붕 밑에서 함께 사는데 갈등이 없을 수 없겠지요. 연애 시절의 뜨거운 사랑 역시 조금씩 식거나 변화하기 마련이고요. 아이가 있으면 이혼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자녀가 이혼을 줄이는 요인임은 많은 연구 결과에서도 밝혀진 바 있지만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기술이나 지혜가 부족한 부모가 갈등이나 불화를 해결하지도 않고 아이부터 출산하는 것은 더 큰 불행을 낳을 수 있습니다. 이혼만 하면 지금의 고민이나 불화에서 해방될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것은 너무나 순진한 환상일 뿐입니다.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어렵고 어려운 문제가 한 보따리 기다리고 있으며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시작일 뿐입니다. 자녀들의 이혼 문제는 부모도 방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지만 지나치게 부모가 관여하고 간섭하는 일은 삼가시기 바랍니다. 사위가 이혼할 마음이 없다니 성급하게 이혼을 결정할 사안은 아니라고 보지만 정당한 사유없이 외박하고 오는 행위에 대해서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도록 하십시오. 자식의 고통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님의 머릿속에는 극한 상황까지 떠오르며 결코 냉정해지기가 어려우시겠지만 그럴수록 참을성을 갖고 지켜보면서 기다리셔야 합니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캄캄한 이 고비를 따님과 사위가 지혜롭게 이겨내면 또 다른 난관도 풀어나갈 수 있는 지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
  • [20&30] 이직 “삶 업그레이드 위해 그래~ 옮기는 거야”

    [20&30] 이직 “삶 업그레이드 위해 그래~ 옮기는 거야”

    ‘평생직장’이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이 첫 직장에서 근무하는 평균 기간은 1년 9개월. 첫 번째 일자리를 구하기까지 평균적으로 무려 12개월이나 걸리지만,2년도 안돼 과감히 뿌리치고 나온다. 그들이 이직이라는 모험을 감행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입사 3년이 못돼 직장을 옮긴 2030들의 다양한 속내를 들어봤다. ●“10년 뒤의 내 모습을 떠올려봤지요” 석달 전부터 한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김모(29·여)씨가 전 직장을 버린 이유는 자기계발 때문이었다. 김씨는 10년 뒤를 내다보고 당장의 안정을 과감히 버렸다. 김씨는 2004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했다. 남부럽지 않은 연봉에 사내 복지 등은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10년 뒤 미래를 생각했을 때 떠오른 영상은 꼭 ‘맑음’이 아니었다. 여전히 여성으로서 대기업 임원이 될 수 있는 기회는 적었고 전문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기에도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 연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김씨는 지금 직장에서 충분히 자기계발을 해가며 전문 컨설턴트로서 이름을 날릴 미래를 꿈꾸고 있다.“대기업에선 결국 하나의 부속으로 종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 회사에선 경영 컨설팅 등을 직접 해가며 기업의 미래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어요.”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채모(28·여)씨도 중견 기업 회장 비서직을 1년만에 훌쩍 내던졌다. 영문학과를 졸업한 채씨에게 비서직은 당초 원하던 직업이 아니었다.3000만원이 넘는 연봉과 불확실한 미래가 발목을 잡았지만 질끈 눈을 감고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2년 동안 호주의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지금, 채씨는 고객 회사들에 대해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도 얻고 고액의 연봉도 손에 쥐고 있다.“아마 지금까지 비서 일을 해서 3년차가 훌쩍 넘었다면 그만두기 힘들었을거예요. 나이도 있고 2년간 유학으로 자기 계발을 하지 않았으면 지금같은 직장 구하기도 힘들었을 테니까요.” ●“상사가 지독하게 싫어서….” 직장 상사와의 트러블도 중요한 이직 사유 가운데 하나였다. 외국계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이모(29·여)씨는 40대 여자 부장과의 트러블을 참지 못하고 1년 만에 회사문을 박차고 나왔다. 외국 바이어들과 만나 수출입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이씨에게 부장은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았다. 한번은 실수로 단순 계산이 틀린 이씨에게 부장은 “넌 수학도 못하니. 아니 이건 수학이 아니고 산수지 산수.”라며 굴욕을 안겼고 동료와 외모를 비교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취직이 급해 들어간 직장에서 나름대로 보람을 찾고 있었지만 괴팍한 상사와 싸우다 보니 세상사는 게 참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늦기 전에, 더 나이들기 전에 새로운 길을 찾아야할 것 같아 1년 공부 끝에 좋은 회사에 재입사했죠.” ●“쥐꼬리만한 월급이 지겨워…” 2002년 대학을 졸업하고 의료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에 입사한 오모(27·여)씨. 오씨는 전공인 생물학을 살리기 위해 벤처기업을 선택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하루 12시간 몸바쳐 일해도 돌아오는 월급은 한달에 80만원도 채 되지 않았다. 연구개발에서 보람을 찾으려해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5명밖에 안되는 직원들 때문에 빈자리가 너무 커보여 이직을 망설였지만 6개월 만에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지금은 대학교 사무직으로 직장을 옮겼다.“함께 일하던 직원들과의 정 때문에 회사를 등지기가 쉽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 정도의 월급으론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웠죠.” ●“이직은 ‘삶의 업그레이드’수단” 홍모(25·여)씨는 잡지사에 다니다가 최근 사보 제작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지 1년 반밖에 안됐지만 이번이 세 번째 직장이다. 홍씨가 생각하는 직장상은 주5일제와 초과근무에 대한 적정한 보상, 쾌적한 근무환경 등 세 가지. 첫 직장은 모두 갖춰지지 않았지만 취직을 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들어가 1년 3개월 동안 일했고, 두 번째 직장은 조건이 얼추 맞았지만 상사와의 충돌을 견딜 수가 없어 한달 반만에 그만뒀다. 이번 직장은 세가지 조건에 거의 맞는데다 꽤 만족스럽지만 그는 3∼5년정도 경력을 쌓은 뒤에 다시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제게 있어서 이직은 삶을 ‘업그레이드’시키는 하나의 방편이기 때문이죠.” ●“유유자적한 삶을 위해서…” 삶의 여유를 생각하는 2030도 많았다. 남부럽지 않은 IT관련 대기업에 다니던 김모(29)씨가 2년 반 만에 회사를 그만 둔 이유는 재충전 시간의 부족 때문이었다. 김씨에게 재충전 시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지만 잘 나가는 그의 회사는 명목상만 주 5일제일 뿐 사실상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는 회사에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재충전 시간을 놓치는 것을 수당과 분위기 때문에 참고 넘어간다면 언젠가 후회할 것 같아 과감하게 사표를 내던졌죠.”그는 경력을 희생해서라도 근무시간이 명확한 한 은행으로 최근 재입사했다. 2002년 대학을 졸업한 장모(31)씨는 우수한 성적으로 한 증권사 IT담당 애널리스트로 뽑혔다. 하지만 매일 이어지는 야근에 주말조차 바쳐야하는 애널리스트 일을 하면서는 도저히 사람답게 살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 장씨는 수천만원대 연봉을 뿌리치고 직장을 나와 한 재수학원에서 1년간 공부를 거쳐 지난해 한의대에 입학했다.“정신없이 살다보니 일에 치여 사는 내 삶이 이해되지 않아 좀더 안정된 삶을 찾고 싶었죠. 한의학 공부로 미래를 개척하면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돼요.” 이재훈 서재희기자 nomad@seoul.co.kr ■ “인간적 신망 잃지말고 떠나라” 근속자들의 충고 한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한 ‘근속 직장인’들은 3년도 안돼 직장을 옮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대구의 한 시내버스회사에서 40년 동안 근속한 이상한(63)씨. 그는 요즘 젊은이들의 이직은 새로운 트렌드로 꺼릴 것이 아니하고 생각한다. “60∼70년대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형성되지 않아 한 회사에 충성을 다하며 신임을 얻지 않으면 생계수단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자기 적성과 보다 높은 임금을 찾아 이직하는 것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씨는 이직을 하더라도 전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에서 신망을 잃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직장에서 만난 사람과의 인간관계는 언제 어디서 다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동료들이 ‘배신당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적절한 이직 이유 등을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중에 개인 사업을 하더라도 결국 자기가 일했던 직종과 관련한 일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죠.” 올 해로 15년째 한 식품회사 홍보팀에 다니고 있는 조모(40)씨도 “발전적인 이직은 권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왜 직장을 옮기려 하는가는 중요하다고 본다. 적어도 특정 상사와의 충돌 때문에 회사를 옮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자기가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를수록 좋고 선배 입장에서도 적극 권장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직 사유중 상사 때문이라는 얘기가 많던데 이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자기와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떤 직장이냐보다 오히려 운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적극적으로 부서를 옮기거나 조직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가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20년 동안 한 대기업에 다니다가 90년대 말 외환위기를 맞아 어쩔 수 없이 퇴사한 김형태(가명·58)씨는 너무 잦은 이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회사에 너무 애착을 갖는 것도 문제지만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이 그만두는 젊은이들을 보면 솔직히 이해가 안가요. 특히 몇 개월마다 직장을 옮겨다니며 공백기를 갖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회사에 불만이 있어도 일단 그만두고 보자는 생각보다는 일을 하면서 자립할만한 기반이나 대안을 찾아야 하죠.” 서재희 이재훈기자 s12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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