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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 학교 10곳 중 8곳에 상담교사… 학생 자살률 30% 급감”

    “전체 학교 10곳 중 8곳에 상담교사… 학생 자살률 30% 급감”

    SNS 통한 비교·입시 강박 짓눌려불안한 가정 환경이 가장 큰 요인예방~사후관리 대책 ‘그립’ 구축상담교사↑… ‘긴급 위기지원단’도‘우리 애는 괜찮다’ 부모 인식 문제자살의 71%가 ‘정상군’ 분류 학생돌보는 교사들 마음건강도 중요맞춤형 심리 상담·치유 휴식 제공‘상대평가’→‘자기 성장’ 교육으로AI시대 협력·문제 해결 능력 초점 “학생들은 많은 경우 자신이 ‘쓸모 없는 존재’라고 여길 때 위험에 빠집니다. 학생들에게 모두 ‘가치 있는 인간’이라는 걸 알려주고 제대로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2024년 첫 취임 당시 최우선 중점 사안으로 ‘학생 마음건강’을 꼽았을 정도로 정신건강 문제에 진심이다. 취임 이후엔 매번 교육감실로 올라오는 자살 학생들의 ‘사안보고서’를 하나 하나 꼼꼼히 읽으면서 직접 원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정 교육감은 “보고서를 읽으면서 ‘교육청이 제대로 도와준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지난해 9월 ‘그립’(GRIP)이라는 종합 대책을 만들었다. 올해부턴 전문상담교사를 45개교에 추가로 배치하며 대응 강화에 나섰다. 현장의 ‘1차 방어선’인 전문상담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마음 건강 대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초등학교에 집중적으로 추가 배치해, 초·중·고 전체 학교 10곳 중 8곳에 배치를 마쳤다. 이러한 노력에 보답하듯 실제 올해 2월까지 집계된 자살 학생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급감했다. 지난해엔 자살 학생수가 전년 대비 27.5% 증가했었다. 정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이 생명존중과 자살 예방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갖는 만큼 현장에서도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최근 학생들의 마음건강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원인은. “크게 보면 세 가지다. 첫째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기술 환경변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출된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둘째는 입시에 대한 보이지 않는 강박이다.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가정 환경이다. 실제 위기 학생들을 분석해 보면 가정이 불안정한 경우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사회적으로는 결혼과 이혼이 자유로워졌다고 이야기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것이 엄청나게 큰 불안 요인이 된다.” -교육청 차원에서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 “‘마음 건강’과 ‘생명 존중’을 단순히 강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고 있다. 아무리 극단적인 환경이라고 해도 ‘사회적 보호망’이 작동하고 있으면 아이들이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예방, 조기 발견, 위기 개입, 사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종합적인 마음건강 시스템’(그립)을 구축했다. 교육청 단위에선 처음으로 시도된 종합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나. “첫 번째는 상담 체계다. 현재 대부분 학교(80.3%)에 상담교사가 배치돼 있다. 지난해에 비해 45명 늘렸다. 초등학교(28곳), 특성화고(16곳)의 상담교사가 크게 늘었다. 2029년엔 ‘1학교 1상담교사’ 체계를 완비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위기 대응 시스템이다. ‘긴급행동 위기지원단’을 구성해 올해 강동구와 송파구에서 먼저 시범사업을 할 예정이다. 자살 시도 등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시 개입하고, 병원과 연계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을 것 같다.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학부모 인식이다. 학교에서는 위기 학생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학부모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안다’며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인식 차이로 인해 개입 시기를 놓치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실제 ‘학생 정서·행동 특성 검사’에서 정상군으로 분류된 학생들의 자살 시도도 늘고 있는 만큼 학부모의 신뢰가 중요하다. 정상군에서 발생한 자살 사건은 지난해 71.0%에 이른다.”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는 교사들의 마음건강도 중요한 것 같다. “맞다. 교사가 건강해야 학생을 제대로 보살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교사들이 악성 민원이나 과중한 행정 업무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교사의 마음 건강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 개인별로 맞춤형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선생님들 상담건수는 2024년 연간 2838건이었지만, 2025학년도엔 상반기에만 3060건을 기록했다. 학교 현장을 잘 아는 ‘마음닥터’(정신의학과 전문의)도 확보했다. 정신과 진료비 30만원도 올해부터 새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2박 3일 제주도 여행, 진관사 템플스테이 등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실제 참여한 교사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앞으로 여러 종교 기관들과 협력해 이러한 프로그램을 늘릴 예정이다.” -입시 중심 교육 구조가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상대평가 중심의 교육은 친구를 협력 대상이 아니라 경쟁자로 인식하게 만든다. 이런 구조는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크게 증가시킨다. 그래서 ‘자기 성장’ 중심으로 교육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객관식 평가를 서·논술형으로 전환하고, 내신과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 평가의 패러다임을 ‘남보다 잘하는 것’이 아닌, ‘무엇을 할 줄 아는가’로 바꾸는 거다. 학생들이 등급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의 잠재력을 온전히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의대 쏠림 현상과 이공계 기반 약화가 계속 문제로 지적된다. STEM 교육을 강화할 방안은 뭔가. “수학, 과학, 융합 교육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K-STEM’을 추진 중이다. 실생활에서 수학·과학적 사고가 왜 중요한지를 가르치려고 한다. 아이들이 좋은 실험 기자재를 바로 빌려 쓸 수 있도록 ‘교구 공유 은행’(K-STEM Bank)을 만들었다. 또한 여러 과학 탐구를 중점적으로 할 수 있는 학교들을 운영 중이다. 과학고가 3곳, 과학중점학교가 22곳, 과학 중점 방과후교실을 운영하는 학교가 85곳 있다.” -향후 서울시 교육 정책의 방향은. “AI 시대에 맞는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단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이었다면 이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AI가 발전할수록 인간의 고유한 역량, 즉 창의력과 공감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래서 역량 기반 교육, 학생 성장 중심 교육으로 가려고 한다.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 시민들이 맡겨준 교육감으로서의 책무에 우선 최선을 다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향후 두 번째 임기 때 학생 마음건강과 K-STEM 등의 정책에서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싶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1957년 전북 익산 출생인 정 교육감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전남대학교 사회학과에 전임강사로 부임하며 교육자로서 첫 발을 뗐다. 서울대 사회학과에 교수로 복귀해 사회학 연구와 교육 활동을 이어갔다.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교토대, 시카고대, 베를린 자유대 등 세계 굴지의 교육기관에서 방문교수로 일하기도 했다. 전쟁과 냉전, 민주화운동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한 그는 여러 정부에서 공직을 맡았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 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장관급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2024년 치러진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선출직에 도전해 당선됐다.
  • ‘나랏돈 800조’ 초읽기… 본예산 10% 늘려 AI·지역 살찌운다

    ‘나랏돈 800조’ 초읽기… 본예산 10% 늘려 AI·지역 살찌운다

    기본 764조… 세수 증가 반영 전망국방 예산 첫 70조원대 돌파 유력의무지출 10% 감축 목표 첫 제시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 등 검토AX 생태계·통합 지방정부 지원내년 국가 예산이 8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예산 727조 9000억원에서 약 10%가 늘면 사상 처음 800조원에 도달한다. 경제 성장률 반등, 인공지능 대전환(AX·AI 대전환), 지역균형발전 등 국정과제를 이행하는 데 두둑한 ‘재정 실탄’이 필요한 만큼 지출 증가율은 본예산 기준으로 거뜬히 1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예산처는 30일 ‘2027년 예산안 편성 지침’이 국무회의에서 의결·확정됐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5% 늘어난 764조 4000억원으로 계획돼 있다. 하지만 중동 전쟁 충격파로 국내총생산(GDP)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 성장률 반등을 위한 재정 소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와 정부의 적극 재정 기조가 더해져 내년 예산이 800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방예산도 대폭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35년까지 국방예산을 GDP 대비 3.5%까지 비중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전년 대비 7.5% 증가한 65조 8642억원 편성됐다. GDP 대비 비율은 2.3% 수준이다. 내년 국방예산은 사상 첫 70조원대 돌파가 유력하다. 커지는 예산 규모만큼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이 전제돼 있다. 정부는 전 부처의 모든 재정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성과가 저조하거나 효율적이지 않은 사업은 과감히 감축·폐지할 방침이다. 특히 재량 지출의 15%, 의무 지출의 10% 수준을 각각 감축하고 전체 사업의 10%를 폐지한다는 구체적인 원칙을 세웠다. 의무 지출에서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제시한 건 처음이다.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지출을 줄일 수 없는 복지 제도는 모수에서 제외해 10%를 적용할 것이므로 복지 사업이 줄어들 우려는 작다”고 설명했다. 수익자 부담 원칙도 강화한다. 민간 대비 사용료가 저렴하거나 장기간 낮게 유지된 부담금을 적정 수준으로 현실화할 예정이다. 현재 무료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료화 전환 등이 검토 대상이다. 이렇게 확보한 재원은 국가 성장 패러다임 전환에 집중 투자된다. 정부는 전 산업 분야의 AX를 본격 추진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도록 혁신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수도권 편중을 벗어난 5극 3특 지방 거점별로 성장을 유도할 지원책을 담는다. 광주·전남과 같은 통합 지방정부에 연간 최대 5조 원, 4년 동안 20조 원 규모의 재정 확충을 추진한다. 각 부처는 예산안 편성지침에 따라 5월 31일까지 기획처에 예산안 요구서를 제출한다. 기획처는 요구서를 토대로 각 부처와 협의를 거쳐 정부 예산안을 마련해 8월 말에 발표하고 9월 열리는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 “우리도 식이섬유가 필요해” 기생충도 식이섬유 좋아한다? [핵잼 사이언스]

    “우리도 식이섬유가 필요해” 기생충도 식이섬유 좋아한다? [핵잼 사이언스]

    최근 과학자들은 인간의 장 속에 살아가는 수많은 장내 미생물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인간이 소화하지 못하는 식이섬유를 분해해 에너지를 얻고 숙주에게도 영양분의 일부를 제공한다. 나아가 나쁜 세균과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고 공동 운명체인 숙주의 건강을 지키는 역할도 한다. 식이섬유가 건강에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이처럼 장내 미생물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식이섬유가 장내 미생물뿐 아니라 ‘기생충’에게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30일 학계에 따르면 최근 체코과학원 생물학센터 기생충학 연구소의 카테리나 지르쿠와 동료들은 장내 기생충 역시 식이섬유에 상당히 의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기생충은 숙주의 영양분을 가로채고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유해 생물로 여겨졌다. 위생 환경 개선과 의학 발전을 통해 기생충을 박멸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선진국에서는 기생충이 거의 사라졌지만, 모든 질병이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기생충 감염률이 떨어진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자가면역 질환과 염증성 장 질환이 증가했다. 이후 과학자들은 이 현상이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위생 가설’을 제시했다. 기생충이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고 인체는 이를 감안해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지했는데, 기생충이 사라지자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병원성이 낮은 기생충을 이용한 치료법도 시도했지만 효과는 일관되지 않았다. 기생충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사례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그 이유가 식이섬유와 이를 분해하는 미생물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실험동물로 흔히 사용되는 쥐에 감염되는 기생충인 ‘쥐촌충’(Hymenolepis diminuta)을 이용해 이 가설을 검증했다. 연구 결과 예상대로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먹은 쥐의 장내에서는 기생충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번식해 숙주의 강한 면역을 억제했다. 반면 식이섬유가 부족한 서구식 식단을 섭취한 쥐의 기생충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휴면 상태에 들어갔고 면역 억제 효과도 사라졌다. 실제로 저섬유 식단을 섭취한 쥐에서는 기생충의 크기와 성숙도, 번식 능력이 모두 크게 떨어졌고 관련 유전자 발현 역시 전반적으로 억제됐다. 이 차이는 장내 미생물 변화와 맞물려 있었다. 식이섬유가 충분하면 미생물 다양성이 증가하고 이들이 섬유질을 분해해 생성하는 짧은 사슬 지방산 같은 대사산물이 늘어난다. 이러한 물질은 숙주의 면역을 조절하는 동시에 기생충의 에너지원으로도 활용된다. 결국 식이섬유가 장내 미생물을 거쳐 기생충, 그리고 면역 반응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셈이다. 이번 연구는 기생충 치료의 효과가 일정하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해 준다. 치료 목적으로 단순히 기생충을 투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장내 미생물 환경, 특히 식이섬유 섭취가 함께 고려돼야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장내 생태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앞으로 기생충을 이용한 치료는 물론 장내 면역 환경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 뒷문 신경 쓰다 놓친 빌드업… 홍명보호 ‘스리백’ 무너졌다

    뒷문 신경 쓰다 놓친 빌드업… 홍명보호 ‘스리백’ 무너졌다

    홍, 경기 후 “긍정적인 부분도 확인”일각 “실험보다 조직력 우선” 지적 오는 6월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을 3개월 앞두고 가상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으로 삼았던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실험 중인 스리백 전술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밀턴킨스 스타디움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친선경기에서 전반과 후반 각각 2골씩을 헌납하며 0-4로 대패했다. 지난해 10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수비가 무너지는 바람에 0-5로 진 뒤에도 달라진 것이 없는 패배였다. 홍 감독은 지난해부터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강호와의 대결을 준비하면서 스리백 전술을 점검해왔다.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선 김태현-김민재-조유민 조합을 가동했고 이들을 보호하는 역할로 박진섭을 배치했다. 그렇지만 강팀을 대비해 수비만 강화한다고 해서 계획대로 통하는 건 아니라는 교훈만 남겼다. 한국은 초반 상대의 전방 압박에 빌드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수비라인을 잔뜩 내리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수비 안정을 바탕으로 상대의 뒷공간을 노린 역습을 생각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한국의 의도는 그대로 읽혔다. 에메르 파에 코트디부아르 감독은 “한국 선수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게 목표였다”면서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파에 감독의 언급대로 한국이 수비에 숫자를 많이 두다 보니 정작 역습 기회가 생겨도 공격수가 부족해 공격작업을 원활하게 전개하지 못했다. 이재성 등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미드필더의 강한 압박을 활용하는 모습이 사라지고 대부분이 수비 진영에 머물다 보니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지도 못하고, 상대의 전방압박이 강하지 않을 때도 후방에 머무는 선수가 많아지면서 경기 운영 효율성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상대가 측면으로 넓게 벌려 공격하면서 수비수 간의 간격이 벌어지는 고질적인 문제도 여전했다. 공수 간격이 벌어지면서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의 개인 돌파에 약점을 노출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실점 장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노출됐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확인했다”면서 “잘된 부분은 계속해서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본선무대를 3개월여 앞두고 불안한 실험을 계속하기 보다 조직력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4월1일 열리는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도 홍 감독이 불안한 스리백 실험을 계속하다 수비진 붕괴로 인한 패배가 이어진다면 대표팀의 자신감 하락은 물론 본선 무대에서의 선전이 어렵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 KB국민은행, 10조원 금리우대 프로그램 운영

    KB국민은행은 국가 신성장 동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총 10조원 규모로 금리 우대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올해부터 운영 중인 ‘생산적금융 금리 우대 프로그램’은 국가 경제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산업 영역에 저리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로, 오는 4월부터 지원 규모를 3조원에서 6조원으로 확대한다. 지원 대상은 ▲국가전략산업우량 산업단지 소재 기업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수출 기업 ▲신기술 및 유망 분야의 성장 기업 등이다. 이와 함께 KB국민은행은 기존에 운영하던 ‘영업점 전결 금리 우대 프로그램’도 4조원 규모로 지속 운영한다. 이를 통해 생산적금융 대상 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금리 부담을 낮추고 있다.
  • “미국에도 K뷰티 DNA 이식하라”… 이재현 CJ 회장, 명동 현장 경영

    “미국에도 K뷰티 DNA 이식하라”… 이재현 CJ 회장, 명동 현장 경영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서울 명동 CJ올리브영 매장을 찾아 글로벌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오는 5월 올리브영의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현장 경영을 통해 ‘K뷰티 세계화’에 힘을 실으려는 행보다. 이 회장은 지난 26일 장남인 이선호 CJ그룹 미래기획그룹장,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을 방문했다고 CJ그룹이 29일 밝혔다. 공식 개점을 앞두고 이뤄진 이번 방문에서 이 회장은 매장 운영 현황을 꼼꼼히 살폈다. 명동 상권은 외국인 고객 비중이 약 95%에 달해 글로벌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곳이다. 특히 올리브영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1호점 출점을 앞두고 있어 이 회장이 직접 글로벌 전략의 완성도를 점검했다. 이 회장은 이날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 동선을 따라 색조 화장품, 건강식품, 마스크팩, 선케어 매대를 차례로 살폈다. 특히 마스크팩 진열 매대를 3배 이상 확대한 ‘마스크 라이브러리’를 살펴보며 “미국 시장에서도 이처럼 지속 가능한 K뷰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QR코드로 전 세계 150개국에서 접속 가능한 역직구몰 ‘올리브영 글로벌몰’과 연동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에 대해서는 “미국 현지 매장에도 이런 혁신 DNA가 반드시 이식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회장의 올리브영 방문은 지난 1월 서울 광화문에 문을 연 건강 중심 매장 ‘올리브베러’에 이어 올해 들어 두번째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5조 8335억원, 영업이익 744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20% 이상 성장했다.
  • [데스크 시각] ‘한국판 스페이스X’가 필요하다

    [데스크 시각] ‘한국판 스페이스X’가 필요하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의 군사 표적을 공격할 당시 이스라엘군은 테헤란에 있는 우주연구센터와 방공 시스템 제조 시설을 대대적으로 타격했다. 군사용 위성 개발과 정찰 등에 활용되는 곳이어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는 전황을 바꾸는 군사 인프라였다. 진짜 전쟁은 국토가 아닌 우주에서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방산 시장도 지각 변동 중이다. 전차나 전투기 같은 개별 플랫폼만 파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이를 우주의 센서 및 통신망에 연결해 적의 위협을 조기에 탐지하고 추적하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야 수주 경쟁력이 생긴다. 실제 글로벌 방산 업체들은 인수합병(M&A) 등으로 우주 역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략 폭격기 B-2를 만드는 미국 노스롭그루먼은 2018년에 우주 발사체 및 위성 역량을 가진 오비탈 ATK를 인수해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체계’에 집중 투자했다. 미국 정부가 미사일로부터 본토를 방어하는 ‘골든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최근 노스롭그루먼의 주가가 치솟았다. 미국 록히드마틴도 2024년 소형 위성 제조업체 테란 오비탈을 인수했다. 스페이스X는 최근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를 인수해 기업 가치 1조 2500억 달러(약 1886조원)의 공룡이 됐다. 유럽의 에어버스, 레오나르도, 탈레스도 각자의 우주 사업을 하나의 회사로 통합하겠다며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유럽도 분산된 우주산업 구조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보고 통합을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주 산업에는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우주·통신·감시·요격이 결합된 현대전 체계는 장기간의 연구개발 투자와 체계종합 역량, 후속 군수 지원 능력까지 요구한다. 방산 기업의 전략적 합병이 중요해진 이유다. 시장 독과점은 경계해야 하지만 개별 기업의 투자만으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선 승산이 적다. 수출만이 살길인 한국은 특히 그렇다. 하지만 한국 방산기업은 여전히 각자도생 중이다. 디펜스뉴스의 지난해 ‘글로벌 방산기업 톱100’에 따르면 국내 최대 방산기업인 한화는 세계 22위였다. 현재 ‘K방산’은 각국에서 수주를 이어 가고 있지만 우주산업에 투자하지 않고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매입하며 협력을 강화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다. 한화가 갖춘 우주산업 핵심 부품과 밸류체인 전반의 강점과 KAI가 비교우위를 누리는 항공 플랫폼과 체계종합 역량이 시너지를 보인다면, 한국 방산·우주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과 매킨지는 세계 우주 경제 규모가 2023년 6300억 달러에서 2035년에는 1조8000억 달러로 3배가량 뛴다고 봤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우주항공청 예산은 9649억원으로 38조원대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비교하기도 힘들다. 국력의 차이가 있다면 더욱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민간 주도의 새 우주산업 질서에 대응하면서 핵심 기술과 사업 역량을 묶어 국제 경쟁력을 높일 ‘국가대표’ 기업을 키워야 한다. 한화와 KAI가 발사체, 위성, 항공 플랫폼, 체계종합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시도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한국판 스페이스X’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전시 대응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첨단전 전환 속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안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제도 개선, 민간 수요 확대, 스타트업 육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등과 맞물려 우주산업 생태계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 양사의 주요 사업장이 있는 경남·전남·제주를 결합하는 ‘우주산업 벨트’가 구축돼 양질의 일자리가 늘고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이경주 산업부장
  • [사설] 韓 성장률 전망 급락, 더 커진 중동發 불확실성

    [사설] 韓 성장률 전망 급락, 더 커진 중동發 불확실성

    한 달을 넘긴 이란 전쟁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의 참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위협까지 고조되면서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유·에너지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큰 영향을 받으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마저 흔들리고 있다. 중동 전쟁발 불확실성에 비상계엄 후 간신히 불씨를 살려 온 우리 경제가 다시 심각한 위기에 빠질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 포인트나 끌어내렸다. 이란 전쟁 발발 전 발표된 정부·한국은행(각 2.0%), 한국개발연구원(KDI)·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각 1.9%)보다 낮은 수준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데다 원유·에너지 수급에서도 중동산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더 취약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OECD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유지하고 미국은 인공지능(AI) 효과 등으로 오히려 1.7%에서 2.0%로 올렸다. 일본(0.9%), 중국(4.4%)도 종전 전망치를 유지한 것에 비하면 유독 한국이 중동 사태로 직격타를 맞은 셈이다. OECD를 시작으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씨티는 최근 우리나라 전망치를 2.4%에서 2.2%로 0.2% 포인트 낮췄고 바클리는 2.1%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는데 2.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계속 웃돌면 한국의 성장률이 연간 0.5% 포인트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도 심각하다. OECD는 올해 한국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7%로 0.9% 포인트나 올렸다. 인플레이션은 금리를 밀어올려 경기를 위축시킨다. 이 와중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3년 5개월 만에 7%를 넘었다. 영끌·빚투족 등 대출자들의 허리가 휘는 상황인데, 물가를 잡기 위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는 나프타에 이어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출 제한도 검토 중이지만 단기 처방일 뿐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수출 통제 역효과를 우려하며 “나프타를 지키려다 리튬과 에너지라는 더 큰 흐름을 잃는다면 소탐대실”이라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어제 제1차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생활필수품 수급 차질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쇼크는 실물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교한 공급망 대책이 절실하다. 25조원 규모의 추경 등 재정·통화 정책을 실기하지 않고 총동원해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 [기고] 우리의 길은 중국과 다름에 있다

    [기고] 우리의 길은 중국과 다름에 있다

    올해 중국 춘제(春節) 최고의 인기 스타는 휴머노이드였다. 춘제 갈라쇼에서 휴머노이드들이 공중제비를 돌고 아이들과 쿵후 약속 대련을 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 전파를 탔다. 지난해 빨간 손수건을 들고 뒤뚱뒤뚱 어색한 걸음걸이로 오와 열을 맞추는 수준의 군무에도 세계가 경탄했는데 중국의 휴머노이들은 불과 1년 사이 오작동으로 넘어진 척 연기까지 했다. 중국에서 휴머노이드가 신속하게 발전한 여러 원인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관련 법률의 부존재다. 중국에서 법률은 목동이 양떼를 몰 듯 처음에는 앞서 나가는 현실을 방임하는 것 같지만 선을 넘어 과하게 무리를 벗어나는 양은 엄하게 통제하는 패턴을 띤다. 가성비 높은 인공지능(AI)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중국 회사 딥시크는 2023년 7월 설립됐는데, 중국 국가인터넷정보사무처가 반포한 ‘생성형 AI 서비스 잠정 관리 방법’은 같은 해 8월부터 시행됐다. 올해 춘제에서 휴머노이드가 세상을 놀라게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2월 말 공업과정보화부 산하 ‘휴머노이드 및 현물형 AI 표준화 기술위원회’는 관련 표준 시스템(2026년판)을 반포했다. 이는 휴머노이드 산업체인 전반, 라이프 사이클 표준에 관한 중국 최초의 국가 차원 규정으로 휴머노이드 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법률 통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 평가된다. 신흥산업 굴기에는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와 박자를 맞추는데 항저우시가 제정한 ‘현물형 AI 로봇 산업 발전 조례’에는 중국 지방법규 최초로 휴머노이드에 관한 정의 규정을 뒀다. 중국의 이런 쌍끌이 법규 시스템은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끊임없이 밀당을 하며 관련 산업의 파이를 키움과 동시에 규제 감독의 그물코도 촘촘하게 만들어 간다. 중국도 최고인민회의나 상무위원회에서 제정하는 법률이 있지만 생성형 AI, 휴머노이드, 현물형 AI와 같이 낯선 분야들은 현업 부서에서 제정한 가이드라인 수준의 급이 낮은 법규들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이렇듯 ‘장밋빛 현실이 법률적 당위를 선도하는 시스템’은 중국의 빠른 성장에 큰 동력을 제공했다. 이러한 중국 시스템은 최대한 여러 부정적인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많은 이익단체 의사를 수렴하며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비해 법률을 제정하려는 우리의 사고와는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누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중국 휴머노이드 굴기를 보며 자괴감을 느끼거나 이를 보여주기식 산물로 폄하하며 중국의 물량 공세에 대해 우리는 질적 성장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기술이 서방으로 가면 진출, 중국으로 가면 유출이라고 평가하는 경직된 이분법적 사고하에서 일등, 선두, 격차를 강조하는 우리의 대안들이 단순히 구호에만 그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에는 법률을 대하는 시각 외에도 수많은 분야에서의 다름이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다름을 우열로 인식하지 말고 서로 다름 속에서 우리만의 강점을 찾아내는 노력일 것이다. 허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 한국풍력산업협회 김강학 회장 선출

    한국풍력산업협회 김강학 회장 선출

    한국풍력산업협회는 지난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년 제1회 정기총회에서 김강학(54) 명운산업개발 회장을 제8대 협회장으로 선임했다고 29일 밝혔다. 임기는 3년이다. 이번 협회장 선출은 회장사 공모 절차를 거쳐 진행됐으며 명운산업개발은 이사회 의결과 총회 추인을 거쳐 회장사로 확정됐다. 명운산업개발은 전남 영광군 낙월면 인근 해역에서 약 364.8㎿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는 낙월 해상풍력 발전단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해상풍력 중심의 산업 확대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정책·제도 개선을 통해 국내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 철도사업 해외 누적 수주액… 코레일, 작년 5000억 넘었다

    철도사업 해외 누적 수주액… 코레일, 작년 5000억 넘었다

    한국 철도의 해외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 도시철도 운영·유지보수(O&M)와 철도 사업종합관리(PMC), 고속·전동열차 공급까지 글로벌 철도 운영사로서 ‘K철도’의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29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외 철도사업 누적 수주액이 5224억원으로 처음으로 5000억원을 돌파했다. 2023년(200억 7000만원) 이후 3년 연속 해외 매출이 연간 2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코레일은 2007년 말레이시아 전동열차 개량 컨설팅(18억 5000만원)을 따내며 해외 철도 시장에 처음 등판했다. 초기 노후 차량·부품·선로 보수 장비 등 유휴자산 수출에 한정됐지만 현재 필리핀·탄자니아·몽골 등 9개 국가에서 14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4년 6월 코레일과 국토부, 현대로템 등으로 구성된 ‘코리아 원팀’은 우즈베키스탄이 발주한 고속열차(42칸·2700억원) 공급 사업을 따냈다. 한국은 2004년 4월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철도를 개통했지만, 고속열차 수출은 처음이었다. 코레일과 차량 제작사가 차량 공급을 넘어 운영·유지보수, 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차별화된 ‘패키지’ 전략으로 경쟁사를 따돌렸다. 우즈베키스탄에 공급할 차량은 ‘KTX-이음’이다. 패키지 전략을 앞세운 코리아 원팀은 이어 지난해 2월 모로코 전동열차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다. 총 440량, 수주 금액이 2조 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모로코가 관람객 이동 수단으로 ‘ITX-청춘’을 선택했다. 이 사업에는 200여 개 중소 협력사가 참여한다. 차량 제작에 필요한 부품 협력업체의 90%가 중소기업으로, 국내 부품업계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동반성장이 기대된다. 코레일은 지난해 10월에는 타지키스탄 도시철도 건설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을 수주했다.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중앙아시아 철도 시장 진출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김중학 코레일 해외사업2처장은 “K철도 원팀의 경쟁력은 기술·운영·유지보수 경험과 기술이전이라는 차별화”라며 “코레일은 국내 철도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부산 中企 11곳, 중견기업으로 도약 지원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지원하는 정부 프로젝트에 부산 기업 11곳이 선정됐다. 부산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 도약 프로그램’에 부산지역 기업 11개 사가 최종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은 다스코, SB선보, 터보파워텍 등이다. 도약 프로그램은 성장성, 기술력을 갖춘 업력 7년 이상 중소기업이 신사업, 신시장 진출을 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신사업 진출 전략 수립과 사업화, 투자유치, 세계 시장 진출 등을 3년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중기부는 지난해 이 사업을 시작해 매년 100개 사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2029년까지 500개 사를 육성할 계획이다. 부산지역 기업 중에서는 지난해 14개 사, 올해 11개 사가 선정됐다. 시는 앞서 중기부와 함께 열교환기 전문기업 다스코, 발전용 터빈 부품 전문기업인 터보파워텍을 지역혁신 선도기업으로 선정하고 신제품 연구·개발을 지원해왔다. 지역 대표 조선기자재 업체인 SB선보도 앵커기업 육성사업을 통해 기술 개발과 사업화 역량을 축적하도록 지원했다.
  • 60여년 낮은 곳 향한 목회자… 세계적 규모 명성교회 성장 이끌어

    1945년 경북 영양군 청기면 출생. 1963년 고향의 흥구교회에서 전도사로 첫 사역을 시작했다. 장로회신학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 세계 최초 개혁교회인 헝가리 데브레첸 개혁신학교, 연세대 등에서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0년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명일동의 소리’란 뜻의 명성교회를 개척하고 특별새벽집회 중심의 영성훈련으로 세계적 규모의 교회로 성장시켰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을 역임했으며 2001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2007년 서해안 기름유출 사건 당시 83만여명의 교인 봉사를 이끌었다. 민영 소망교도소 개소, 캄보디아 명성선교센터 설립, 에티오피아 명성기독병원(MCM) 운영 등 국내외 선교와 사회봉사에 헌신했다. 현재 명성교회 원로목사로 소형 교회 지원과 미혼모 자립 돕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아프리카의 세브란스’ MCM 세우고 의대까지… “무조건 퍼주기? 희생을 나누어서 가능했어요”[월요인터뷰]

    ‘아프리카의 세브란스’ MCM 세우고 의대까지… “무조건 퍼주기? 희생을 나누어서 가능했어요”[월요인터뷰]

    ‘아프리카 최고 수준’ 명성기독병원 “무조건 퍼주는 게 능사 아니야”지속 가능한 의료 서비스 구축6·25 참전용사·극빈자는 무료첫 비영리 민영교도소 ‘소망교도소’DJ 부탁 계기로 설립 산파 역할1000명 교인·전문가 수감자 교육“범죄자 변화, 기독교 접근 효과 입증”‘홀사모’ 울타리 되고 위기의 교민 지원목사 남편과 사별한 사모들 챙겨작년 미사일 쏟아지던 예루살렘서교회 네트워크 활용 교민 탈출 도와종교의 역할에 대하여“서로 공통분모 찾는 여유 필요양극화 해결 위한 첫걸음 될 것”출산 장려·미혼모 지원 활동도우리는 평생 달의 한 면만 보고 산다. 다른 면이 없는 건 아니다.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이면의 모습까지 합쳐져야 달은 비로소 온전한 모습이 된다. 이제부터 전하려는 ‘사람 김삼환’ 이야기도 비슷하다. 우린 오랜 시간 동안 ‘목사 김삼환’만 봐왔다. 그 이면에 드러나지 않은 사람의 모습이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건 최근 출간된 ‘작은 파도가 물결이 되어’(은파기념사업회 지음, 현암사)란 책이다. 김삼환(81) 명성교회 원로목사의 아호 은파(恩波·은혜의 파도)를 모티프로 삼은 일종의 평전이다. 책이 전한 문자의 향기도 인상적이었지만,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어렵게 인터뷰가 성사됐고, 그의 입을 통해 지난한 삶을 건너온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는 국내 최대 교회 중 하나다. 교인이 10만명에 가깝다. 한국 최대라는 건 곧 세계적으로도 그렇다는 것과 의미가 같다. 1980년 설립된 명성교회가 채 50년도 되기 전에 초대형 교회로 성장한 배경엔 김 목사가 있다. 그는 현재 담임목사가 아닌 원로목사로서 2선에 물러나 있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하순 명성교회에서 진행됐다. ●일어설 힘을 주는 ‘참도움’ “무조건 퍼주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당장 필요하다고 돈을 주는 것보다 일어설 힘을 주고 방책을 알려주는 게 ‘참도움’이지요.” 명성교회가 2004년 에티오피아에 설립한 명성기독병원(MCM)은 단순한 자선 병원이 아니다. 140년 전 선교사들이 한국에 와 의료와 교육의 씨앗을 뿌렸듯, 그 은혜를 에티오피아에 돌려주겠다는 뜻에서 출발했다. 6·25전쟁 당시 군인 6000명을 보내 대한민국을 위해 싸워준 에티오피아에 대한 보은의 마음도 담았다. MCM은 처음부터 영리 병원으로 운영됐다. 극빈자와 6·25 참전용사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진료비를 받았다. 이 결정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중국을 비롯해 막강한 자본을 앞세운 서구의 비정부기구(NGO)들이 앞다퉈 에티오피아에 병원을 세웠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구 의료진은 자원봉사 형태로 근무하다 떠나갔고, 그들이 세운 병원은 모두 문을 닫았다. 의연하게 남은 건 MCM 하나였다. 김 목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140여년 전 미국 선교사 호러스 알렌이 우리나라에 광혜원(현 세브란스 병원)을 설립해 사람들을 치료하고 의료진을 양성한 것처럼, 단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병을 고쳐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에티오피아에 지속 가능한 병원을 세우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습니다.” 그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 ‘아프리카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 MCM의 현주소다. ●명성의과대학(MMC) 설립 김 목사의 또 다른 목표는 의과대학 설립이었다. 에티오피아에 의대가 없던 건 아니었다. 졸업한 뒤 의료 인력 대부분이 더 나은 환경을 찾아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게 문제였다. 이 고질적인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12년 명성의과대학(MMC)이 첫발을 뗐다. “아프리카 최고의 병원이 있고, 최고의 의대가 있으니 이제 고급 의료 인력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일만은 막을 수 있게 됐어요.” 2018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MMC는 현재 연세대·한양대 등 국내 대학병원과 협업 시스템을 구축해 의료 인재를 꾸준히 길러내고 있다. 김 목사는 MCM과 MMC를 에티오피아인들 손에 완전히 넘길 시점을 “2040년”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돈을 줄 수는 있어요. 하지만 희생을 나누지는 못해요. 명성교회가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예전 우리나라를 일으킨 선교사들처럼 희생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 경기 여주시에 자리 잡은 소망교도소는 한국 최초의 비영리 민영교도소다. 재단법인 아가페가 2010년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김 목사가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탁을 받은 게 계기가 되어 산파역을 담당했다. 소망교도소는 일반 교도소와 달리 1000명 이상의 교인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수감자 각자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김 목사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 확대를 촉구한다. “범죄자들을 변화시키는 데 기독교적 접근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게 입증됐어요. 민영교도소 확대, 민영 여성 교도소 신설 등을 국가와 사회가 좀 더 전향적으로 검토할 때입니다. 하나님 나라에는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있어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통일교·신천지, 교회와 한자리 안 돼”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지혜가 필요할까. 이 질문에 김 목사는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성경 말씀과 기독교의 본질을 넘지 않는 한 교회가 과격해지는 건 삼가야 합니다. 부부간에도 다툼이 있지 않습니까. 서로 공통분모를 찾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함부로 서로에게 돌을 던지지도 말아야지요. 특히 목회자들은 종교 지도자의 언어로 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종교 집단을 둘러싼 수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단호했다. 말은 짧았지만 무게는 묵직했다. “통일교와 신천지는 교회가 아닙니다. 이들과 교회를 한자리에 세워선 안 됩니다.” ●홀로 남겨진 사모들을 위한 울타리 “하나님 나라에 낙오자가 없어야 한다”는 신념은 은파장학회와 복지재단으로도 이어졌다. 그가 주목한 또 다른 사각지대가 있었다. 바로 목사로 일하던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아내, 이른바 ‘홀사모’들이다. ‘사모’는 겉으로는 모두 잘 먹고 잘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남편이 세상을 뜨는 순간 상황은 급변한다. 살던 사택을 비워야 하고, 홀로 생계를 꾸려야 한다. 평생 목회자의 아내로만 살아온 탓에 세상 물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다. 홀사모들은 이제 서로서로 울타리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한 홀사모는 말했다. “눈물 달고 살 때, 어떻게 할 수 없을 때 옆집에 가면 얘기가 다 되는 거예요. 이 자체가 울타리인데, 이게 진짜 귀한 곳이구나 싶었습니다.” ●미사일이 날아드는 예루살렘에서 책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교전이 벌어졌다. 이란의 미사일이 예루살렘 하늘로 날아들었다. 아이언 돔(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이 예루살렘 상공을 방어하고 있다지만, 미사일 하나라도 뚫리면 생지옥이 펼쳐진다. 당시 김 목사도 그 자리에 있었다. “한국전쟁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다. 돈 좀 있다는 이들은 수억원짜리 개인 전세기로 가족 몇 명만 챙겨 탈출했다. 김 목사는 달랐다. 현지 교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버스를 수배한 뒤 한국 교민들과 함께 예루살렘을 빠져나왔다. 탄도미사일과 요격미사일이 굉음을 내며 맞부딪치는 그 순간에도 그의 시선은 자신이 아닌 곁에 있는 이들을 향해 있었다. 국내에는 ‘교민들이 무사히 대피했다’는 결과만 전해졌을 뿐, 그 과정에서 누가 무엇을 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달의 이면이 살짝 드러난 셈이다. ●고난을 ‘삶의 나침반’으로 김 목사는 사실 무너질 이유가 누구보다 많은 사람이다. 태어나기도 전에 두 누이를 잃었고, 폐병으로 죽음 바로 앞까지 갔다 왔다. 곡괭이에 눈을 찔려 안구가 탈구되는 고통을 겪기도 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첫 아이를 먼저 보내는 참척(慘慽)의 아픔이야 더 말할 게 없다. 하지만 고통은 그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오히려 낮은 곳을 향해 걸어가게 만드는 나침반이 됐다. “병에 걸렸다고 인생을 놓아버릴 수는 없지요. 하나님이 주신 목숨이니 하나님 뜻대로 하실 거라 믿고, 그저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최선인 거지요.” 그의 삶은 낮은 곳을 본능적으로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용산참사, 근로정신대 등 사회·정치적 비탄의 자리에 그는 언제나 함께했다. 꼬박 20년 간 남모르게 이어온 출산 장려 지원, 수백명의 미혼모에게 출산 비용과 산후조리 비용을 대주는 일도 이제야 조금씩 알려졌다. 인터뷰는 끝났다. 끝내 묻지 못한 게 있다. 그의 사랑 이야기다. 책에도 ‘아내’의 이야기는 나오지만, ‘목사님 사모’로서의 이야기가 전부다. 둘만의 이야기는 언젠가 ‘아내’의 입을 통해 듣기로 한다. 달의 이면은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
  • 내부 갈등 딛고 딴 銅… 스노보드 크로스 매력 널리 알리는게 새 목표[스포츠 라운지]

    내부 갈등 딛고 딴 銅… 스노보드 크로스 매력 널리 알리는게 새 목표[스포츠 라운지]

    초등때 야구, 구타 심해 중학때 관둬부친 지인의 권유로 스노보드 입문중3때 발목 부상… 근육 복구 불능‘평창’ 계기로 마음에 ‘재기’ 불 지펴‘베이징’선 경쟁자와 충돌, 결선 좌절이번엔 메달 후보 안 꼽혔어도 ‘기적’ 2008년 8월 23일 중국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 3-2로 앞서긴 했지만 9회말 1사 만루라는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건 당시 ‘국내 최고의 싱커볼 투수’ 정대현이었다. 2스트라이크 노볼 카운트에 몰린 쿠바 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은 정대현의 3구째에 방망이를 휘둘렀고, 공은 유격수 박진만 앞으로 굴러갔다. 이어 2루수 고영민과 1루수 이승엽으로 연결, 한국의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이 확정됐다. 당시 해설자로 이를 중계했던 허구연 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벅차오르는 기쁨에 환호성만 질러댔다. 이 모습을 TV로 지켜봤던 초등학교 5학년 이제혁은 그 순간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애 첫 꿈이 생겼다. 곧바로 부모님을 졸라 지역 리틀야구부에 가입해 야구를 시작했다. 전 국민이 환호성을 토해냈던 그 짜릿한 기억에 중학교도 야구부가 있는 곳으로 진학했다. 하지만 꿈을 좇아 온 학교에서 인생 첫 시련을 맛봤다. “그땐 중학생인데도 너무 많이 맞았어요. 감독이며 코치며 심지어 야구부 선배들까지 ‘기합’이라는 명목으로 구타가 너무 심해서 바로 그만뒀죠.” 어느덧 ‘아재’ 반열에 올랐다고 소개한 이제혁(29·CJ대한통운)의 유년기는 오르막과 내리막 장애물이 반복되는 길 위를 달리는 스노보드를 탄 것만 같았다. ‘무명’이던 스노보더 이제혁의 이름을 대중에 널리 알린 건 지난 8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렸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스노보드 크로스 결선 무대였다. 대회 전 메달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그는 레이스 중 앞서 달리던 선수와 부딪히는 위기마저 극복하고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 대한민국 장애인 스노보드 역사상 첫 패럴림픽 메달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3일 경기 용인아르피아종합운동장에서 만난 이제혁은 “이렇게 일정이 잡힐 줄도 모르고 병원 치료부터 받는 바람에 복장이 불량하다”며 인터뷰에 털모자를 쓰고 온 것에 양해부터 구했다. 지난 17일 입국한 그는 곧바로 머리에 자라난 혹을 절제하는 치료를 받았다. 지난 3년간 대표팀 내부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탓인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머리에 원인 모를 혹이 생겨 계속 커졌고, 대회가 끝나자마자 병원부터 찾았다고 했다. 이제혁은 “대회가 끝나고 한국에서 이렇게 큰 환대를 받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치료부터 받는 바람에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초청 오찬에도 이 모자를 쓰고 가는 ‘불충’을 저질렀다”고 웃었다. 어쩌면 이제혁에게 패럴림픽 동메달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는 전 대표팀 감독 A씨의 횡령 등 비위 의혹을 동료들과 함께 고발했던 2025년 7월 이후부터는 운동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A씨가 ‘선수들이 주거지(감독실)를 무단으로 침입했다’며 선수들을 고발해 관련 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이제혁은 그간의 고충을 토로한 뒤 “어쩌면 제 목소리에 힘을 더하기 위해서라도 메달이 간절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 야구를 포기하고 방황하던 시절 그를 다시 잡아준 건 스노보드였다. 아버지 지인의 권유로 처음 접한 스노보드에서 자유와 해방감을 느꼈다. 여전히 국내에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속도와 점프 경쟁이 혼합된 스노보드 크로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러나 중학교 3학년 여름 스케이트보드로 훈련을 하다 왼쪽 발목을 크게 다쳤고, 치료 과정에서 2차 감염으로 주변 근육이 복구 불능 상태로 손상됐다. 그는 장애 진단에도 이를 악물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 했지만, 비장애 선수들에 비해 크게 떨어진 기량에 벽을 느끼고 결국 스키장을 떠나야 했다. 이제혁은 “그때는 스키장과 스노보드를 쳐다보기도 싫었다”고 했다. 스노보드를 향한 열정이 식었던 그에게 2018 평창올림픽은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마음속 불을 지폈다. 선수가 아닌 심판으로 평창대회 스노보드 크로스에 참여한 이제혁은 현장에서 느낀 희열에 힘입어 다시 설원 위에 섰고 패럴림픽 도전이라는 새로운 꿈을 품었다. 첫 패럴림픽이었던 2022 베이징 대회에서는 레이싱 도중 경쟁 상대와 충돌해 넘어져 준결선에도 오르지 못한 채 차가운 설원에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출전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던 이번 대회에서는 “모든 잡념은 떨치고 오직 나 자신만 믿고 달렸다”고 했다. 그는 “예선을 거쳐 결선에 오르면서 눈을 감고 수없이 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는데, 어떠한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내가 3등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은 없었고 그게 현실이 됐다”고 결선 출발 신호를 기다리던 당시를 떠올렸다. ‘메달을 따고 인터뷰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는 “저는 제가 유명해지고 더 알려지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면서 “딱 하나 욕심이 있다면 이번 성과를 계기로 스노보드 크로스라는 종목이 더 널리 알려지고, 저변이 확대되는 것. 그래서 한국 스노보드 크로스가 성장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여자배구 챔프전 앞두고 ‘경질’… 야인 돌아간 김종민 감독

    여자배구 챔프전 앞두고 ‘경질’… 야인 돌아간 김종민 감독

    프로배구 2025~26시즌 여자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이끈 김종민(52) 감독이 챔프전을 앞두고 사실상 경질됐다. 김 감독의 ‘코치 폭행’ 사건이 계약 연장에 악재가 됐다. 도로공사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종민 감독은 2016년 부임 이후 구단의 성장과 도약을 이끌었다”면서도 “김 감독과 함께한 지난 10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구단은 이어 “김 감독이 보여준 헌신과 리더십, 선수단을 하나로 묶어낸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며, 배구단이 오늘의 자리까지 오르는 데 큰 공헌을 한 상징적인 지도자”라고 했다. 다만 “김 감독의 코치 폭행 및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지난 2월 말 검찰이 약식기소하는 불미스러운 사항이 있어 고심 끝에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2024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경북 김천시 소재 구단 숙소 감독실 등에서 같은 팀 A코치에게 리모컨을 던지고 목 부위를 밀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경찰 피소 사실이 알려지자 그는 A코치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지만, 검찰은 처벌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감독의 계약은 오는 31일에 끝나며, 도로공사는 4월 1일부터 챔프전(5전 3승제)에 돌입한다. 프로 스포츠에서 팀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끈 감독이 챔프전을 앞두고 교체된 건 선례가 없다. 통합 우승 기회를 눈앞에 두고 야인으로 돌아가는 김 감독은 2017~18시즌 도로공사의 통합 우승을 이끌고 여자부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이날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1차전에서는 GS칼텍스(3위)가 40점을 쓸어 담은 실바를 앞세워 현대건설(2위)을 세트 점수 3-1 (25-21 21-25 25-23 25-16)로 물리쳤다. 역대 19번 열린 여자부 PO에서는 1차전 승리 팀이 모두 챔프전에 진출했다.
  • 자산보다 빚이 더 많은 고위험 가구 46만… 35%가 2030

    자산보다 빚이 더 많은 고위험 가구 46만… 35%가 2030

    사회초년생 직장인 이모(27)씨는 최근까지 국내 증시가 급등하자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신용대출로 주식을 샀다. 하지만 중동 전쟁 이후 주가가 흔들리면서 빚을 안고 투자에 나선 선택이 오히려 더 큰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주택 구입과 주식 투자를 위해 빚을 지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공개한 ‘금융안정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고위험가구 45만 9000가구 중 20∼30대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34.9%로 집계됐다. 이 비율은 2020년(22.6%)보다 12.3% 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청년층의 금융부채 규모도 2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치솟는 집값과 주가 상승에 ‘지금 아니면 늦는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소득이 부족한 청년층까지 대출을 끌어 투자에 뛰어든 결과다. 한은은 “부채 상환 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환율·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한은은 취약차주 연체율 상승과 고위험가구 증가가 맞물릴 경우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2월말 중동 사태 발발 이후 달러화 강세로 주요국들보다 크게 올랐다. 중동사태가 터지기 직전 영업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9영업일 뒤 한국의 환율 상승률은 4.1%에 달했다. 영국(1%), 유럽연합(2.6%), 일본(2.1%), 중국(0.3%), 말레이시아(0.9%), 대만(2%), 브라질(2.4%) 등과 비교해도 상승 폭이 컸다. 주가 하락폭도 주요국보다 높았다. 한국의 주가는 같은 기간 12.1% 하락했지만 미국, 영국, 독일, 일본은 각각 3%, 5.2%, 0.8%, 7.5%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는 구조조정 진행 중인 석유화학 업종의 중동지역 원유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70.7%에 달하며, 이 중 99%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특히 지난 4일엔 주가변동성지수(V-KOSPI)가 치솟아 역대 최고치(80.37)를 기록한 바 있다. 한은은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국내 실물경제에 연쇄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특히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은 부동산 경기 둔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까지 겹치면서 자본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 이는 위험자산인 대출·채권 등이 늘어나거나 자본이 줄어드는 상황을 뜻한다. 중동 전쟁이 길어지면 기업들이 회사채를 갚지 못하는 위험이 커질 수도 있다. 이수형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중동 리스크 장기화로 물가 상승 압력과 성장 둔화 위험이 동시에 커지는 복합 위기 상황”이라며 “충격이 금융시스템으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중동쇼크에… OECD 경제전망, 한국만 확 낮췄다

    중동쇼크에… OECD 경제전망, 한국만 확 낮췄다

    전쟁 전보다 국부 9조 더 증발할 듯中·日 전망치 유지, 美 오히려 상승美 물가상승률 전망은 1.2%P 올려韓 에너지 수입 의존도 90% 취약전문가들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미국·이란 전쟁의 충격파가 올해 한국 경제만 유독 거세게 타격할 거란 국제기구의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가 넘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2315조원을 기준으로 전쟁 전보다 약 9조원의 국부가 추가로 증발할 거란 뜻이다. 경제 성장 둔화 전망의 핵심 원인은 ‘에너지 공급 차질’로 분석됐다. OECD는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중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성장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가 부족하면 원가 부담이 커져 산업 생산에 활력이 떨어지고,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악화해 성장이 둔화하게 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전쟁의 영향이 반영된 주요 국제기구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나온 건 처음이다. 4월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쟁 반영’ 전망치가 나온다. OECD를 시작으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줄줄이 1% 중반대로 내려가며 2%대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재정경제부·한국은행(2.0%), 한국개발연구원(KDI)·IMF(1.9%)의 전망치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한국만 유독 큰 폭으로 내려갔다는 점이다. 전 세계 성장률은 2.9%로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같았다. 일본은 0.9%, 중국은 4.4%, 호주는 2.3%로 전쟁 전과 후 전망치에 변동이 없었다. 전쟁을 일으킨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7%에서 2.0%로 오히려 0.3% 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인공지능(AI) 분야 투자 열기로 국제기구들이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높이던 상황이었는데, 중동 전쟁 여파로 상승 폭이 낮아진 게 0.3%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충격은 실물 경제로도 빠르게 전이될 것으로 전망됐다. OECD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7%로 0.9% 포인트 높여 잡았다. 이처럼 성장이 둔화하고 물가가 오르는 상황이 심화하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덮치게 된다. 한국 경제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초입에 들어섰다는 진단도 나오기 시작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성장 국면에서 원자재 공급 감소에 따른 물가 상승이 현실화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4월 초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원유 감산에 따른 재시추 가능성과 시간 등을 고려하면 고유가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OECD는 미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3.0%에서 4.2%로 1.2% 포인트 대폭 상향 조정했다. G20 평균치도 2.8%에서 4.0%로 1.2% 포인트 확대됐다. 중동발 고유가 충격파가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거란 예측이다.
  • [열린세상] 자본시장법 19년, 성찰과 과제

    [열린세상] 자본시장법 19년, 성찰과 과제

    2003년 일부 법학자들이 우리나라의 금융법 제도를 영국처럼 통합법 체계로 바꾸자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은행법, 보험업법, 구 증권거래법을 수평적으로 통합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기관별 고유한 규제 철학 및 업종 간 이질성이 뚜렷하므로 법률 통합에 따른 혼란이 우려돼 위 논의는 중단되었다. 이에 2005년 정부는 자본시장에 국한된 통합법 제정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민관 전문가들의 참여로 발족한 제1기 자본시장통합법 태스크포스(TF)는 ‘자본시장 혁신과 금융기관의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금융투자상품 개념의 포괄주의화, 업무 겸업 확대, 동일 기능·동일 규제, 투자자 보호 선진화라는 4대 원칙을 수립했다. 과거 증권거래법 체제는 상품을 엄격히 열거해 규제했기에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려웠다. 자본시장법은 이를 포괄주의로 전환함으로써 법률 개정 없이도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모든 금융투자업자 간 겸영을 허용함으로써 업무 범위를 대폭 확대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유사 기능에 대해 동일한 규제를 적용함으로써 규제의 차별성을 철폐하고자 했다. 혁신과 수반해 투자자 보호 체제를 선진화해야 한다는 필자의 주장이 관철돼 설명 의무, 적합 투자 권유, 부당 권유 금지 등 관련 내용들도 정비되었다. 2007년 자본시장법이 제정된 후 19년이 흘렀다. 그사이 모든 금융투자업자들의 업무 범위는 분명히 확대되었다. 다만 국내 자본시장에서 혁신과 규제 완화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금융투자업자가 양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는다. 우선 금융투자상품의 포괄주의화는 투자자들의 투자 편의를 증진시켜 새로운 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기회를 확대하자는 취지였으나, 현실에서는 불공정 행위 규제 여부에만 논의가 매몰되었다. 불공정 행위 척결은 당연한 과제이나, 포괄주의의 도입 취지와 달리 규제 강화에만 편중된 논의 구조는 정작 혁신적인 금융투자상품 도입을 지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향후 시행될 토큰증권(STO)법이 이러한 정체를 해소할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기능별 규제 원칙도 본래의 취지가 왜곡되었다. 현재의 규제는 금융투자업자의 규모와 관계없이 대형사와 중소형사 모두에 형식적으로 동일 기능·동일 규제라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중소형사의 혁신 및 성장을 가로막고 대형사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도구로 전락했다. 진정한 기능별 규제란 업무 범위와 규모에 따른 규제의 차등적 적용을 의미한다. 최근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논의되는 규모별 차등 규제 방안이 전체 금융권으로 확대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거 오프라인 영업이 활발하던 시절 만들어진 투자자 보호 조항들은 2026년 현재의 디지털 환경과 동떨어져 있다. 원칙은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돼야만 그 빛을 발하는 것이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인공지능(AI) 및 온라인 환경 변화를 반영한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법률이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법률이 원래 제정 취지와 전혀 다르게 운용됨으로써 자본시장의 혁신을 오히려 저해한다면, 그 정당성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 당국은 이제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혁신과 경쟁력 증진에 주안점을 두고 투자자 보호 정책을 운영할 것인가, 아니면 규제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에만 안주할 것인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시기일수록 자본시장법 제정 당시의 본래 입법 취지를 되새겨야 한다. 당국은 규제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시장의 역동성을 살리는 균형 잡힌 감독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김용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한정훈의 미디어gpt] 팬덤 플랫폼을 꿈꾸는 넷플릭스

    [한정훈의 미디어gpt] 팬덤 플랫폼을 꿈꾸는 넷플릭스

    올해로 한국 진출 10년이 된 넷플릭스는 글로벌 스트리밍 1위 기업이다. 구독자 3억 3000만명으로 유사 이래 가장 많은 고객을 거느린 비디오 서비스다. 그러나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 한계에 부딪히면서 넷플릭스 역시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한 것은 라이브 이벤트와 팬덤이다. 강한 충성도를 가진 팬덤은 플랫폼을 단순한 시청 공간에서 함께 참여하는 공간으로 바꿔 놓는다. 재시청률이 높고 굿즈, 투어 등 연관 소비로 이어지면서 무엇보다 구독 유지를 위한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된다. 팬덤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함께 산다.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컴백 라이브 190개국 생중계는 그 전략의 첫 대규모 실전이었다. 결과는 의미심장했다. 최대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광장에 4만~4만 8000명(서울시 실시간 데이터 기준)이 모였다. 숫자만 보면 흥행 실패로 보이지만 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스트리밍을 통한 라이브 이벤트 시청 트렌드가 자리잡았다는 이야기다. 공연은 넷플릭스 영화 차트에서 77개국 1위에 올랐고, 영국 더타임스는 약 3억명이 넷플릭스로 시청했다고 보도했다. BTS의 신보 ‘아리랑’은 발매 첫날 스포티파이에서 1억 1000만 스트리밍으로 K팝 역대 최다 오프닝 기록을 세웠으며 앨범은 발매 사흘 만에 400만장이 팔렸다. 팬덤이 현장보다 온라인에서 오히려 더 강력하게 작동했다는 것, 이것이 이번 실험을 통해 넷플릭스가 던진 가장 중요한 메시지였다. 하지만 팬덤 플랫폼으로서의 완성도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생중계 중 멤버 발언에 달린 영어 자막이 어긋났고 노래 가사 자막도 싱크가 맞지 않아 자막을 꺼 버리는 시청자가 속출했다. K팝 팬덤에게 가사 한 줄의 뉘앙스나 멤버와의 교감은 콘텐츠 그 자체라서 이는 단순한 기술 결함이 아니라 팬덤 경험 전체의 품질 문제로 볼 수 있다. 190개국 팬심을 진심으로 연결하려면 실시간 다국어 처리와 현지화 기술에 대한 더 깊은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넷플릭스는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를 투자하며 한국어를 플랫폼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언어로 키웠다. BTS의 군 전역 후 첫 컴백이라는 이번 공연의 상징성은 그 투자에 날개를 달았다. 4년 공백이 오히려 팬덤의 결속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쏟아졌다. 이번 생중계는 그 투자가 드라마를 넘어 라이브 팬덤 영역으로 본격 확장되는 분기점이었다. 광장이 비었어도 스크린은 가득찼다. 팬덤을 품은 플랫폼은 단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팬들이 언제 어디서든 함께 모여드는 디지털 광장이 된다. 넷플릭스가 그 광장으로 진화하는 길은 이번 실험을 통해 분명히 열렸다. 이제 남은 관건은 하나다. 그 거대한 팬심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 만큼 정교한 엔터테크 기술과 팬 경험 중심 설계를 얼마나 빠르고 깊게 완성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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