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성장통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막 융합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재난 대처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준결승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강경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43
  • [우리는 맞수 CEO] 심봉천 디보스 사장 VS 이상훈 디지탈디바이스 사장

    [우리는 맞수 CEO] 심봉천 디보스 사장 VS 이상훈 디지탈디바이스 사장

    디보스 심봉천(46) 사장과 디지탈디바이스 이상훈(42) 사장은 LCD(액정표시장치) TV 등 디지털 TV 시장에서 ‘가격 벽’을 무너뜨린 중견 세트 업계의 대표적인 최고경영자(CEO)이다. 국내 디지털 TV의 대중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심 사장은 LG전자 출신으로 20년 이상 TV 개발에 몸담아온 전문가이며,㈜대우 전자사업본부 출신인 이 사장은 디지털 TV 벤처기업을 세워 10년 이상 밑바닥을 다진 베테랑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이로니컬하게도 디지털 TV 판매의 최대 호기인 독일 월드컵을 맞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디지털 TV 가격을 내리면서 100만원 이상 벌어졌던 ‘가격 메리트’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위기의 계절’인 요즘 이들의 생존 돌파구는 뭘까. ●사업 다각화 vs 유통구조 혁신 심 사장과 이 사장은 대기업의 공격적인 시장 마케팅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극복하지 못할 난관은 아니라고 자신한다. 다만 이를 고 나갈 방법에선 좀 다르다. 심 사장은 사업다각화와 틈새 시장을 주목한다. 그는 “디지털 TV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TV만 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면서 “컨버전스 제품을 개발하고 유비쿼터스 시대에 부합하는 TV를 개발하는 것이 중소기업만의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 사장은 우선 대기업과의 경쟁이 덜 치열한 미국의 특수용 LCD TV를 특화할 방침이다. 시장이 ‘터프’한 미국에선 정면 대결보다 우회 공략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방송, 병원, 호텔용 LCD TV 시장은 경쟁이 덜하면서도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10% 수준이었던 특수 LCD TV의 매출 비중을 올해는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심 사장은 또 사업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자회사인 ㈜컨텐츠플러그와 공동으로 다음 TV포털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 4월에는 한국3M과 LCD 패널을 이용한 DID(디지털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반면 디지탈디바이스의 이 사장은 생존 전략으로 유통 구조를 선택했다. 복잡한 유통단계를 간결하게 만들어 이에 따른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대형 양판점이나 백화점은 유통마진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면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본사 직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과 테크노마트 직영점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TV업계의 ‘동지’ 중견 세트업체로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들 CEO는 상대방을 어떻게 생각할까. 심 사장은 이 사장에 대해 “한 배를 같이 탄 동지”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TV 시장은 현재 기회와 위협의 요인을 골고루 갖고 있다.”면서 “이 사장은 차세대 TV 및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문가”라고 치켜세웠다. 이 사장도 심 사장에 대해 “기술이 뛰어난 CEO”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의 덕담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초기 시장을 이끌었던 중견 세트업체들이 점차 밀려나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해 나가고 있다. 일각에선 중견 세트업체들의 경영 환경을 놓고 고사 직전이라는 진단도 내린다. 최근의 위기를 ‘성장통’으로 보는 이들 CEO가 앞으로 제2의 성공 신화를 어떻게 다시 그려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미래 성장동력 고민하는 LG

    LG가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계열분리 이후 줄어든 외형과 날로 악화되는 계열사 수익성, 차세대를 이끌 신규사업 부재 등이 그룹 전반에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이런 정체된 분위기를 바꿀 획기적인 ‘반전 카드’가 없다는 것이 LG의 현주소이다. 일각에서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성장통(痛)’ 등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시장에 비친 LG의 모습은 신바람과는 거리가 멀다. 정상에서 다소 비켜서 있는 상황이다.●‘인수설’ 모락모락 LG의 가장 큰 고민은 성장 잠재력이 예전만 못하는 데 있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불안하다는 뜻이다. 내수 산업으로 ‘현금 장사’가 될 만한 기업들이 1∼2년 사이 GS와 LS,LIG손해보험으로 각각 독립한 데다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차세대사업 발굴도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결국 LG의 올해 재계 순위는 ‘빅4’ 가운데 막내로 주저 앉았다. 시장에서는 이 때문에 ‘LG가 뭔가 내놓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지난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설, 지난달 동부일렉트로닉스 인수설 등은 LG의 차세대 사업에 대한 고민을 시장에서 먼저 헤아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에는 LG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설이 구체적으로 돌고 있다.LG가 미래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 인수합병(M&A)을 선택할 지 주목된다.●힘 못쓰는 ‘LG의 쌍두마차’ LG의 또 다른 고민은 계열사들의 수익성 악화다. 고유가와 환율 하락 등 외부변수의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충격파는 상대적으로 더 커보인다. LG를 떠받치는 양대 축인 전자와 화학은 지난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예견된다. 통신사업도 아직 갈 길이 멀다. 환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전자의 경우 지난 1·4분기에는 내수시장에서 그나마 재미를 봤지만 2·4분기에는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LG전자 관계자는 “지난 4월 내수 시장의 트렌드를 봤을 때 국내 소비 회복세가 한풀 꺾인 것 같다.”고 했다.화학도 마찬가지다. 올 2·4분기에는 치솟는 원자재값 파고로 지난 1·4분기 영업이익(658억원)을 밑돌 전망이다. LG측은 이에 대해 “단기적인 수익성 저하에 연연하지 않고, 최근의 악화된 경영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영화제 온라인상영 15일 시작

    서울넷&필름 페스티벌(서울영화제·SeNef)이 15일 온라인 상영을 시작한다. 올해로 7회째인 서울영화제는 온라인 영화제 서울넷페스티벌(Seoul Net Festival)과 오프라인 영화제인 서울영화제(Seoul Film Festival)로 나눠 진행된다. 오프라인 상영은 9월8일부터 서울 종로 등지에서 시작하며 온·오프라인 모두 같은 달 17일 막을 내린다. 모바일과 DMB를 통해 영화를 상영하는 모바일&DMB페스트 행사는 9월8일부터 30일까지 펼쳐진다. 올해 영화제는 대중에게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갈 듯하다. 영화제측은 “기존 영화제를 통해 선보였던 독창적인 작품들에 발리우드 호러 에로 등 다양한 장르의 대중성 짙은 영화들을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인터넷 홈페이지(www.senef.net)에서 진행되는 이번 서울넷페스티벌에는 22개국 137편의 영화가 나올 예정. 국제경쟁부문인 디지털 익스프레스에서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애니메이션 ‘성장통’ 등 56편이 선보인다. 국내경쟁부문인 넥스트 스트림에도 33편이 준비된다.
  • 친구 죽음의 진실찾기 ‘학교괴담’

    TV판 ‘여고괴담’이 전파를 탄다. EBS는 10일부터 청소년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미스터리를 소재로 한 24부작 ‘비밀의 교정’(매주 수·목 오후 7시25분)을 방송한다. 성장통 속에서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고교생 6명을 통해 현재 청소년의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세밀하게 그린다. 청소년은 물론 성인 시청자에게도 감동을 주겠다는 구상이다. 드라마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해 친구들에게 인기가 높은 남학생 ‘승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서 시작된다. 무엇하나 나무랄 데 없는 남학생의 죽음은 그를 둘러싼 세상에 작은 변화와 균열을 가져온다. 남아 있는 사람들의 세상이 그의 석연치 않은 죽음에 의해 미묘하게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주인공들은 승재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풀어간다. 그의 여자친구 ‘수아’는 충격으로 인해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며,‘진우’는 강력한 라이벌의 상실로 방황한다. 다른 친구들도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드라마는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채택하지만 전반적으로 경쾌하고 코믹하게 진행된다. 또 24부를 관통하는 고정 출연자와 연속된 이야기의 ‘시리즈 드라마’이면서 총 6개 에피소드를 갖춘 ‘옴니버스식’으로 진행, 새로운 내용에 맞는 참신한 형식을 갖췄다. 드라마가 끝날 때 비로소 6개 에피소드가 지닌 비밀과 죽음의 진실이 모두 밝혀진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좌절, 상처와 성장이 오롯이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EBS 문화사시리즈 ‘명동백작’과 ‘지금도 마로니에는’을 만들었던 이창용 PD가 연출을 맡았다. 극본을 쓰는 연미정 작가는 ‘국화꽃 향기’‘해적 디스코왕 되다’ 등 영화 시나리오와 드라마 단편을 쓴 실력파 작가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신연숙칼럼] 돈을 버는 이유

    [신연숙칼럼] 돈을 버는 이유

    열심히 노력하여 돈을 모으는 친구가 있다. 단칸 셋방에 장롱만 동그마니 커 부부가 꼭 껴안고 자야만 하는 형편으로 신혼생활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비슷하게 출발한 그룹과 2배 이상 차이나는 재력을 쌓았다. 재산을 불리느라 아직 한번도 자기 명의의 집에 살아본 적이 없다는 그에게 답답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의 노후계획을 듣고 나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의 꿈은 각 도에 하나씩 장애자나 불우노인을 돕는 사회복지기관을 세우는 것이다. 자신은 은퇴후 각 도의 기관들을 순회하며 사업 관리를 할 것이라 한다. 공익재단을 세우는 것인 만큼 자신의 사후에는 당연히 국가에 귀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보람되고 활기차게 한 인생 살다가 간다면 그야말로 잘 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돈을 버는 선한 이유와 분명한 실천력을 가진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면 하루하루를 별 생각없이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은 반성을 하게 될 터이다. 정말 돈많은 사람들에게는 또 한번 짜증스러운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홀로 된 할머니가 떡볶이 장사하여 평생 모은 전재산을 사회에 기부했다는 종류의 뉴스에 가장 짜증내는 사람들이 재벌이라고 하니 말이다. 아마도 돈을 벌고 자식에게 물려줘 천년왕국을 세울 생각에 골몰할 뿐, 어떻게 물려주거나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조금도 개의치 않아온 그들의 태도가 이런 우스갯소리가 나온 배경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 재벌들의 이런 태도를 입증하는 여러 사실들이 있다. 지난달 전경련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잘못된 경제교육을 받고 있다는 증거로 한·중 대학생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았다.‘기업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기업의 이익을 늘리는 것’이라고 답한 학생이 중국은 47.2%로 한국의 39.2%보다 많았고, 반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본 학생은 한국이 38.5%로 중국의 28.1%보다 많았다며 큰 문제라는 시각이었다.‘기업의 이익’과 ‘사회의 기여’를 택일사항으로 나열한 것 자체부터 동의하기 어렵다. 나아가 ‘기업의 이익’을 넘어 ‘재벌 총수’의 이익 늘리기에 급급한 우리 기업들의 행태는 과연 시장경제 이념에 충실하다고 큰소리 칠 수 있는가. 편법으로 세금을 회피하여 재산을 상속한 삼성과, 삼성의 사례가 불거진 이후에도 버젓이 불법 탈법 승계작업을 벌인 현대자동차 일가의 행태는 재벌의 인식을 입증하는 구체적 사례다. 어떤 질타의 말에도 아랑곳않던 이들이 촘촘히 조여오는 법망 앞에서 8000억,1조원씩 ‘짜증나는’ 헌납금으로 사회의 환심을 사보려 하고 있다.‘사회의 기여’보다 ‘기업의 이익’이 우선이라고 강조하던 이들이 이제 국가경제 기여와 고용창출 등 ‘사회의 기여’를 감안해 총수를 선처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모습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보통 사람들이 돈을 버는 이유는 어느 정도의 안락한 생활과 가족의 부양을 위해서다. 사회참여를 통한 자아실현 욕구의 충족이 이에 더해질 것이다. 앞의 친구처럼 그 결과 쌓여진 부로 사회기여를 할 수 있다면 더욱 행복한 삶이다. 그 규모가 글로벌 대기업 수준이라면 사회기여와 행복의 크기도 더할 수 없이 커야 하지 않겠는가. 부의 축적과 운영이 투명하여 온 국민이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지 않겠는가.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삼성에 이은 현대자동차의 위기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겪고 지나가야 할 정신적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제3, 제4의 삼성·현대가 없도록 매듭이 지어지길 기대한다. 논설실장 yshin@seoul.co.kr
  • 조창호 감독 ‘피터 팬의 공식’ 佛 도빌영화제 심사위원상

    |파리 함혜리특파원|신예 조창호(33) 감독의 ‘피터 팬의 공식’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도빌 아시아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피터 팬의 공식’은 대상(황금 연꽃상)을 놓고 중국 리유(32) 감독의 ‘댐 스트리트(Dam Street)’와 경합을 벌이며 호평을 받았다. ‘피터 팬의 공식’은 장래가 촉망되는 수영 선수인 고등학생이 엄마가 자살시도로 혼수 상태에 빠진 뒤 심한 성장통을 겪는 이야기. 조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작고한 어머니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영화제에서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최우수 액션 영화상을 받았다. 뛰어난 마라톤 선수로 성장하는 자폐아의 이야기인 ‘말아톤’은 폐막작으로 상영됐다.lotus@seoul.co.kr
  • 설날 강추 DVD 10선

    차린 거는 많은 데 마땅히 손 가는 데가 없다. 설날 연휴 프로그램들이 그렇다. 극장에 가자니 명절 내내 친척들과 실랑이를 한 뒤라 복작거리는 극장 의자를 비집고 들어가 앉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자, 편안한 휴식과 놓치고 있던 숨은 영화 감상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리스트를 공개한다. 양질의 편성표이니 취향대로 골라 볼 수 있으며 비교적 최신작들을 모아 막 쪄낸 만두처럼 따끈따끈하다. mlue@naver.com ● 사랑해, 말순씨 감독 박흥식 | 출연 문소리, 이재응, 윤진서 ‘인어공주’를 통해 가족 이야기를 솜씨 좋게 엮었던 박흥식 감독의 세 번째 영화다. 때는 1970년대 말,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이후 가파른 변화를 겪던 시대에 중학교 1학년이었던 광호는 사춘기와 개인사적 비극을 동시에 맞는 성장통을 겪는다.‘행운의 편지’를 받은 주변 인물들은 오비이락처럼 잇따른 불행에 빠진다. 첫사랑인 옆방 누나는 고향인 광주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광호를 유일한 친구로 생각하던 철수는 도둑 누명을 쓰고 학교에서 쫓겨나며 엄마는 큰 병을 앓는다. 문소리의 농익은 아줌마 연기를 비롯해 아역배우들과 조연들의 걸출한 연기는 영화에 윤기를 더한다. 당시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세트와 햇살이 드는 집의 색감 등 영화의 따뜻함과 애잔함을 반영하는 영상이 아름답다. 초기 편집본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 특색 있다. 삭제장면,NG장면, 코멘터리 후기, 영화제작 과정 다큐멘터리 등 연출진과 출연진의 애정이 녹아 있는 다양한 부가영상을 만날 수 있다. ● 불량공주 모모코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 출연 후카다 쿄코, 쓰치야 안나 일본식 코미디에선 가끔 예상치 못한 황당한 상상력과 엽기적인 시추에이션이 벌어진다. 로코코 양식에 빠져 사는 소녀 모모코는 프릴 달린 양산, 부푼 소매의 블라우스, 레이스 치마를 입기 위해 아버지가 팔던 ‘짝퉁’ 명품을 인터넷으로 팔기 시작한다. 이 광고를 본 스쿠터 폭주족 이치코는 특전사 복장에 검은 눈 화장을 한 채 모모코를 찾아온다.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은 서로의 개성을 죽이거나 어줍지 않은 화해를 시도하지 않으면서 우정을 쌓아간다. 불연속적인 편집, 말풍선 등의 만화적 영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소녀들의 엉뚱한 이야기에 동력을 제공한다. 여기에 ‘카우보이 비밥’의 음악을 맡았던 간노 요코의 스코어가 어우러져 독특한 개성을 배가시킨다.CF 출신 감독이 만든 쨍하고 원색적인 영상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는 것처럼 화려한 이미지를 보여 준다. 부가영상에 수록된 메이킹 필름과 삭제장면 역시 코믹하다. ● 소년, 천국에 가다 감독 | 출연 박해일, 염정아 어린 시절 빨리 어른이 되길 꿈꿔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숙한 소년의 이야기는 종종 등장해왔지만, 저승사자의 실수로 인해 60년이나 먼저 죽게 된 네모는 하루를 1년처럼 60일간 사는 운명을 맞는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나중에 크면 미혼모와 결혼하겠다는 이 엉뚱 소년은 어머니가 죽자 만화가게를 운영하는 미혼모 부자를 향해 연정을 키운다. 극장 화재로 부자의 아들과 영혼이 바뀌어 급하게 어른이 된 네모는 천진함과 유머로 부자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다. 문제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급속도록 늙어가자 이별 또한 급하게 다가온다. 아역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의 연습과정과 촬영장면, 감독과 배우들의 코멘터리,16개의 삭제장면, 부자의 춤추는 장면 모음, 키스 장면 모음, 메이킹 필름을 부가영상에서 볼 수 있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감독 민규동 | 출연 엄정화, 황정민, 김수로, 임창정, 주현, 오미희 명절을 맞아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되짚고 싶다면 이 DVD가 제격이다. 여섯 커플이 일주일 동안 벌이는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영화는 옴니버스 구성을 취하면서도 토막토막 따로 놀지 않고 유기적으로 맞물려 전개된다. 카메라는 이들의 일상을 토스하듯 가볍고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그러나 그저 달콤할 것 같은 제목과 달리 인생의 면면은 때로 잔인하다. 아이를 지우러 간 아내가 걱정된 남편은 지하철에서 종이봉투를 뒤집어쓰고 아내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1분 동안 만이라도 함께 기도해 줄 것을 눈물로 호소한다. 산다는 것은 때로 이렇게 절박하고 간절하다.‘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만들었던 민규동 감독은 사려 깊게, 우리 안에 이런 인연들이 얽혀 있으니 좀 더 따뜻하게 세상을 살자고 에둘러 말한다.2.35:1의 아나몰픽 영상은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기타리스트 이병우가 참여한 OST도 DTS 사운드로 담백하게 표현되었다. ● 이터널 선샤인 감독 미셸 공드리 | 출연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이 이야기는 기가 막히다.‘존 말코비치 되기’ ‘어댑테이션’ 등 기발한 각본을 쓴 찰리 카우프만과 미셸 공드리의 합작품으로 실연과 관련된 모든 기억을 지우는 라쿠나사와 기억의 삭제를 의뢰한 한 남자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최근 기억부터 점점 처음 기억을 잊어가던 남자는 소중한 기억을 삭제하는 것을 멈추기 위해 다른 기억으로 도망친다. 사랑했던 기억을 지키기 위해 어린 시절의 수치스러운 기억들 속으로 숨어들지만 결국은 라쿠나 직원들에게 제거 당하고 만다. 모든 기억을 잊어도 사랑은 지울 수 없다는 것이 영화의 명쾌한 결론이다. 미셸 공드리의 재기발랄한 연출력은 부가영상에 실린 메이킹 필름과 제작진과의 대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벽이 무너지고 땅이 무너지는 ‘새러토가 애비뉴’의 촬영과정이 자세하게 실려 있으며 흥미로운 삭제장면도 볼 수 있다. 감독 특유의 영상미를 확인할 수 있는 깔끔한 화질과 공간감이 충실하게 표현된 사운드가 돋보인다. ● 헐리우드 엔딩 감독 우디 앨런 | 출연 우디 앨런, 테아 레오니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라지만, 우디 앨런은 관속에 들어가서도 쉬지 않고 수다를 떨 인물이다. 그것도 자기 자신을 소재거리 삼아 뉴욕에 묻힌 유태인 뉴요커가 겪는 부조리한 상황들을 속사포처럼 쏴 댈 것이다. 한국인 입양아 순이와 결혼한 것으로 더 유명해졌지만 그의 촌철살인의 유머와 철판을 깐 블랙코미디는 일흔이라는 나이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 오스카를 두 번 수상했으나 예전 명성 같지 않고 새파랗게 젊은 여자와 살고 있다는 것 등 자기 자신을 빗댄 것이 분명한 이야기를 순진하고 연약한 얼굴로 쉬지도 않고 떠들어댄다. 블록버스터 재기작의 메가폰을 잡은 ‘왕년의 명감독’은 크랭크인과 동시에 시력을 잃고 급기야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연출하기 시작한다. 화질이나 사운드는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할리우드를 향해 서슬 퍼런 조소를 날리는 노장의 블랙유머에 빠지다 보면 그런 것쯤 별 문제 되지 않는다. ● 야수와 미녀 감독 이계벽 | 출연 류승범, 신민아, 김강우 시각장애인 소녀와 별 볼일 없는 총각의 러브스토리는 이미 ‘안녕,UFO’에서 한 차례 본 적이 있다. 내용상으로 새로울 것은 없지만 자유자재로 슬랩스틱을 구사하는 류승범이 가세했다고 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범수가 가짜 라디오 DJ였던 것처럼 류승범 역시 목소리를 쓰는 성우로 등장한다. 괴물 소리만 전문으로 내는 단역 성우인 동건은 자신의 차를 택시로 오인하고 탄 시각장애인 소녀를 날마다 태워준다. 그러면서 자신을 고등학교 시절 킹카였던 동창 녀석의 외모로 설명한다. 문제는 소녀가 안구기증을 받으면서 불거진다. 그 동창 녀석과 소녀가 우연한 기회에 만난데다 킹카 동창이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부가영상에 제작일기, 감독과 배우 인터뷰, 삭제장면 등이 실렸다. 개그맨 안상태와 류승범의 촬영분이 별도의 클립에 담겼는데 애드리브와 NG 장면이 코믹하다. ● 미스터 소크라테스 감독 최진원 | 출연 김래원, 오광록 조직원 하나를 경찰로 만들어 조직의 끄나풀로 이용한다? 이거 어디서 본 듯한 설정이다. 유위강 감독의 ‘무간도’에서는 조직에서 경찰로 보낸 유덕화와 경찰에서 조직으로 보낸 양조위의 극적인 만남이 있었지만 이 영화에선 그렇게 날선 구도가 긴장감 있게 전개되기보다는 코믹한 면이 부각된다. 조직 안에서도 내놓은 망나니를 데려다 검정고시를 보게 하고 경찰 시험에 응시에 합격하게 만드는 과정이 코믹하다. 기존 영화들과 아주 다른 모습을 보여준 김래원의 변신에도 주목할 만하다. 부가영상으로 최진원 감독, 김래원, 강신일, 이종혁이 참여한 코멘터리와 메이킹 다큐, 김래원의 액션 연기, 감독과 배우들의 인터뷰 영상을 모은 일문일답, 감독의 해설과 함께 볼 수 있는 삭제 장면, 포토 갤러리, 뮤직 비디오 등이 수록되었다. ● 형사 감독 이명세 | 출연 하지원, 강동원, 안성기 영화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였지만 영상미만큼은 관객들에게나 평단에게 최고 점수를 받았다. 스타일리스트로 명성이 드높은 이명세 감독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뒤 6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드라마 ‘다모’와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으나 접근 방식은 다르다. 가짜 돈과 모반을 꾸미는 역적 무리를 건드리면서도 적일 수밖에 없는 두 남녀의 로맨스를 진하게 그렸다. 달밤 아래 펼쳐지는 환상적인 검술은 탱고를 차용한 춤사위로 강렬함을 더했고 장면마다 등장하는 완벽한 미술과 세트, 의상, 배우의 동선 등은 찬사가 나올 정도로 화려하다. 극장에서 명료한 대사를 듣기 어려웠다면 DVD에서 한층 더 또렷해진 배우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새소리, 발자국 소리, 원근을 조절하여 나는 웅성거림, 사방에서 몰아치고 휩쓸어나가는 듯한 섬세한 사운드도 감상할 수도 있다. 세 개의 디스크로 구성된 이 DVD에는 배우와 감독, 제작진이 함께 한 음성해설을 비롯해 화려한 영상에 대한 비밀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 판타스틱 4 감독 팀 스토리 | 출연 이안 그루퍼드, 제시카 알바, 크리스 에번스 우주 탐험을 하던 4명의 탐사원이 우주 폭풍에 접근하는 계산 오류로 방사선 구름에 뒤덮인다. 이 사고로 그들은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초인의 능력을 얻게 된다. 처음엔 이 능력을 재앙이라고 생각하지만 예기치 않은 활약으로 이들은 영웅으로 변신한다. 코믹스가 원작인 만큼 시각효과 면에서 다양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데, 무채색에 가까웠던 영상이 돌연변이 초인들의 활약이 전개되면서 드라마틱하게 변모한다. 화려한 영상의 장점을 고스란히 수용하고 있는 2.35:1 아나몰픽 영상은 시각적인 청량감을 안겨 주기에 충분하며 DTS 음향은 예리하면서도 파괴력 있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영화의 볼거리가 많은 만큼 다양하고 흥미로운 부가영상이 수록되었다. 영화제작 다큐멘터리, 메이킹 필름, 애니매틱 분석, 삭제장면 등 본편 못지않은 흥미로운 영상이 대거 수록되었다.5월 개봉 예정인 ‘엑스 맨 3’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도 있다.
  • [열린세상] 차이나 리스크를 바로 보자/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후진타오정부 이래 중국은 매년 10% 전후의 경이적인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외화내빈의 혹독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안전을 무시한 채 과속으로 질주한 부작용이 도처에서 드러나면서 불만들이 팽배해지고 있다. 환경오염과 에너지, 자원 부족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매일 150여건의 크고 작은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연말에는 광둥성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하여 사상자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마저 발생하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출, 투자, 소비, 분배 등 주요 거시경제 변수들간의 불균형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면서 중국경제의 지속성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후진타오 정부가 집권하면서 이러한 현상들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첫째, 수출의존도, 특히 외자기업과 미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국가 위험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1인당 소득이 1400달러에 불과한 중국이 지난해 창출한 흑자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시장에서만 창출한 흑자가 17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 수출의 60%는 중국에 투자한 외자기업이 창출한 것이다. 흑자의 50% 역시 외자기업 것이다. 순수한 중국 브랜드로 수출된 것은 20% 남짓, 중국인들의 호주머니에 들어온 돈이 별로 없다. 오히려 수출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중국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통상마찰과 위안화 절상의 빌미만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둘째, 공급과잉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후진타오 집권 이래 투자가 소비보다 매년 15% 포인트씩 더 증가하면서 투자와 소비간의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철강과 시멘트는 물론 새로운 소비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자동차마저 심각한 공급과잉 상태에 처해 있다. 중국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600여개의 소비재중 73%가 공급과잉이라고 한다. 셋째, 지역간, 계층간 소득불균형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한족이 살고 있는 동부지역과 소수민족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중서부지역간 소득격차 문제는 민족간 갈등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한다. 중국에서 가장 잘 산다는 상하이시와 가장 못 사는, 우리에게는 마오타이주로 익숙한 구이저우성과의 소득격차는 무려 13배에 달한다. 도시지역내 소득불균형도 계속 악화일로이다. 명색이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중국 도시지역의 지니계수는 0.45를 넘어선다. 소득간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4를 초과하면 위험한 수준으로 여기고 있으며 한국은 0.32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중국경제의 선순환과 지속성장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오늘의 중국 고도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미국과 일본의 중국에 대한 입장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또한 후진타오정부 역시 내년의 재집권 행사를 순조롭게 치르기 위해서는 성장보다는 분배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중국정부의 대대적인 경제정책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이미 지난 연말 발표된 제11차 5개년 계획에서도 이러한 조짐은 감지된다. 수출 대신 내수가, 성장 대신 분배가 강조되면서 덩샤오핑의 ‘先富論’을 대신하여 후진타오의 ‘均富論’과 ‘인간중심사상(以人爲本)’이 새로운 키워드로 중국인에게 다가서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지금까지 중국의 고도성장에만 익숙해져 그에 따른 수출과 투자전략만 갖고 있다. 그러나 금년부터는 중국에 투자한 우리기업들의 현지 경영여건이 여러가지 면에서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의 수출이 둔화되면서 우리의 대중국 수출도 함께 둔화될 전망이다. 중국경제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중국의 저성장시대에 대비한 시나리오도 차분하게 마련해 볼 필요가 있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일요영화]

    [일요영화]

    ●신과 함께 가라(KBS1 밤 12시10분)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던 수도사 세 명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담은 로드무비. 수도사들이 작품 속에서 부르는 아카펠라의 아름답고 감미로운 선율이 귀를 사로잡는다. 독일 출신 졸탄 슈피란델리 감독은 시나리오까지 직접 썼던 이 데뷔작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다니엘 브륄은 ‘굿바이 레닌’(2003)으로도 국내에 잘 알려진 독일의 신진 스타이다. 모험, 웃음, 감동, 로맨스와 성장통이 어우러진 수작. 어려울 것 같은 종교적인 문제를 쉽게 풀어나가고 있다. 종단으로부터 파문을 당해 수도원 2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칸토리안 교단. 이 가운데 독일에 있는 아우스부르크 수도원에는 고지식한 원장 신부와 젊었을 때 잘나가던 벤노 수도사(미하엘 귀스텍), 시골 농부 같은 타실로 수도사(마티아스 브레너), 꽃미남 아르보 수도사(다니엘 브륄)가 살고 있다. 어느 날 후원이 끊기고 수도원장마저 숨을 거두자 3명의 수도사들은 교단의 보물인 규범집과 염소를 한 마리를 챙겨 이탈리아에 있는 마지막 남은 수도원으로 떠난다. 이들은 우연하게 매력적인 여인 키아라(키아라 숄라스)가 운전하는 차를 얻어 타게 된다. 평화로운 수도 생활에 익숙해 있던 수도사들은 낯선 바깥 세상에서 난처한 상황을 수시로 겪게 된다. 아르보 수도사는 난생 처음으로 여성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데….2002년작.106분. ●아저씨 우리 결혼할까요?(SBS 밤 12시55분) 1980년대 중반 이후 국내에서 한 시기를 풍미했던 홍콩 영화가 요즘은 맥을 못추고 있다. 그 홍콩 바람의 끝자락을 잡고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정이건이 나오는 작품.‘풍운’(1998),‘중화영웅’(1999) 등 액션 카리스마를 자랑했던 그가 코믹 이미지로 변신한 점이 관심을 끈다. 상대역인 채탁연은 현재 홍콩을 대표하는 여성 듀오 ‘트윈스’의 멤버로 만능 엔터테이너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문근영과 김래원이 주연한 우리 영화 ‘어린 신부’(2004)가 이 작품과 여러모로 비슷해 표절시비가 일기도 했다. 영국에 살고 있는 서른 살 대학원생 쳉(정이건)은 자신이 쓴 논문 ‘여성에 대해’가 수년째 통과되지 않고 있다. 여성 심사위원들의 혹평을 받고 있기 때문. 그러던 쳉은 죽기 전에 결혼한 손자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할머니의 소원으로 맞선을 보게 된다. 맞선 자리에 나온 사람은 18세 천방지축 홍콩 여고생 요요(채탁연). 쳉은 할머니 때문에 요요와 계약결혼을 한다. 홍콩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티격태격 다툼을 벌이면서도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데….2002년작.103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시네드라이브] 충무로 ‘정자’ 전성시대

    황정민, 정재영이 각각 연기의 절정을 보여준 흥행작 ‘너는 내 운명’과 ‘나의 결혼원정기’. 스크린을 텍스트로 뜯어보는 기자의 머릿속엔 이들 영화 속의 다음 장면들이 유독 지워지지 않고 남았다. #‘너는 내 운명’의 장면1-짝사랑하는 여자를 맘에 품고 자위를 하다 노모에게 들켜버린 시골 노총각. 마흔이 다 되도록 장가 못간 그 아들의 팬티를 빨며 늘어놓는 노모의 잔소리,“세상에∼암만 빨아도 앞이 누렇네∼.” #‘나의 결혼원정기’의 장면1-번번이 몽정을 해서 난감한 서른여덟살의 시골 노총각. 세수간에서 몰래 팬티를 빨아야 하는 그의 신세타령,“차라리 여자들처럼 폐경기라도 왔으면….” 순박한 캐릭터들이라 둘 모두 폭소를 이끌어낸 단순 코믹 시퀀스였다. 하지만 이면을 곱씹었을 때 문득 고개드는 생각. 충무로가 ‘수컷의 욕망’을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다기하게 드러낸 적이 또 있었나? 그러고 보니 또 있다. 아랫방에 세든 누나를 상대로 몽정하는 14세 주인공이 ‘사랑해 말순씨’에도 나왔다. 중학생 주인공의 그 몽정의 기억은, 성장통 드라마의 더없이 상징적인 언표가 되어 스크린을 활개쳤다. 장면장면들을 시시콜콜 헤집을 것까지도 없다. 최근 선보였거나 개봉할 영화들 가운데는 ‘남성성’ 자체를 무기로 앞세운 것들이 태반이다. 남 주인공의 ‘쎈’ 캐릭터가 매력포인트로 찍힌 ‘태풍’‘야수’같은 영화에, 심지어 연애방정식을 풀어가는 주인공이 남자들뿐인 ‘광식이 동생 광태’ 같은 작품도 흥행 중이다.노골적 남성지향형의 한국영화 트렌드는 제목만 일별해도 감잡힌다.‘흡혈형사 나도열’‘맨발의 기봉씨’ 등 남 주인공 이름을 그대로 뽑아올리고,‘음란서생’‘싸움의 기술’‘투사부일체’ 등 남성 대명사 같은 단어를 조합하는가 하면, 아예 ‘열혈남아’라 못박는 선언적 제목까지 등장했다. 조폭액션물에 제한되지 않고 전방위 장르에서 남성미가 키워드로 부각되는 현상은 틀림없이 전에 없었다. “영화의 주요 소비자층이 20대 여성이니 남성 캐릭터 우위의 영화는 필연적인 것”이라는 게 영화 기획자들의 얘기다. 해석인즉 ‘수요가 있어 공급이 있다.’는 얘기다. 맞는 말이겠지만, 황우석 난자 논란 현실 쪽을 반사적으로 곁눈질하게 되는 건 왜일까.‘난자 수난시대’에 충무로는 ‘정자의 전성시대’라…. 영화는 현실의 신랄한 반영이라 했다. 그 정의가 과연 이런 경우에도 성립되는 걸까?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돌아온 해리포터 스케일이 커졌다

    돌아온 해리포터 스케일이 커졌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세 친구가 돌아왔다. 네번째 ‘해리 포터’ 시리즈인 ‘해리 포터와 불의 잔’(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 제작·배급 워너브러더스)이 영화로 만들어져 새달 1일 국내 개봉된다. 이번 작품은 ‘불의 잔’의 지목을 받은 해리 포터가 세 개의 마법 명문 학교가 벌이는 트리위저드 대회에 출전, 부활한 악의 축 볼드모트와 대결하게 되는 이야기. 새로운 감독과 스토리, 훨씬 웅장해진 스케일과 화려한 비주얼, 강력해진 서스펜스와 액션, 게다가 풋풋한 로맨스 등 차별화된 상상력으로 전편들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를 선사한다. 마이크 뉴웰 감독과 ‘헤르미온느’ 역의 에마 왓슨, 해리 포터의 첫사랑 ‘초 챙’ 역의 케이티 렁 등 주요 출연진은 개봉에 앞서 18일 오후 일본 도쿄 인터내셔널 포럼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회견장에는 한국·일본·홍콩 등 600여명의 아시아 취재진들이 대거 몰려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작품속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훌쩍 커버린 주인공들의 모습. 성숙미가 물씬 풍기는, 몸에 착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고 등장해 시선을 모은 에마 왓슨은 “10살에 1편을 시작으로 현재 15살이 됐다.”면서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많은 체험과 폭 넓은 인간관계 등 영화 찍는 과정 속에서 정신적으로도 부쩍 성장했다.”며 미소지었다. 다른 영화 촬영 관계로 참석지 못한 ‘해리 포터’ 다니엘 레드클리프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저를 비롯한 친구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여성과의 데이트 등 이성관계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영화 속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영화와 함께 성장하며 얻은 것도 많지만, 잃은 것도 많을 것 같다.”고 운을 떼자 에마 왓슨이 고개를 끄덕인다.“또래들처럼 학교 생활도 못하고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줄었죠. 하지만 재능 있는 배우·감독 등 제작진을 만나고, 수많은 팬과도 호흡할 수 있어 계산해보면 훨씬 얻은게 많아요.(웃음)” 극중 해리 포터가 겪는 성장통만큼이나 영화도 변화를 겪었다. 스토리 얼개는 훨씬 더 복잡해졌고,3편보다 1000만달러나 많은 미화 1억4000만달러(약 1400억원)가 제작비로 들어가는 등 규모도 커졌다. 특히 아기자기한 에피소드 대신 마법대회라는 굵직한 사건이 이야기 전개의 중심축.500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뽑힌 중국계 여배우 케이티 렁을 비롯해 영국·프랑스·불가리아 출신 등 신선한 마스크도 즐비하다. 그 때문일까, 전작의 밝은 파스텔 톤도 어두운 색채의 다소 음울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마이크 뉴웰 감독에게 “전편과의 규모 차이와 차별성, 특히 평소 연출 스타일과 다른 팬터지물인데 촬영중 어려운 점이 없었냐?”고 묻자, 그의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이 영화는 팬터지물이 아니라 리얼리티 영화예요. 대안적인 세계지만, 팬터지가 아니고 또다른 현실의 세계지요. 마법보다는 인간적 요소를 더 많이 담으려 했어요.” 수십만 좌석이 수직으로 배치된 초대형 원형 축구장, 살아 움직이는 미로 숲 등 기발한 상상력이 영화 내내 시신경을 자극한다. 특히 ‘암흑의 호수’에 등장하는 기와 지붕을 지닌 구조물 등 동양풍을 느끼게 하는 비주얼들도 이색적이다. 뉴웰 감독은 “영화속 배경인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영국 등 유럽이 동양에 대한 동경심이 컸던 상황을 비주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도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만년 조연들, 주연을 꿰차다

    만년 조연들, 주연을 꿰차다

    “주인공, 나도 한다!” 충무로가 ‘주인공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몇몇 톱스타에만 매달리던 국내 영화계가 최근 다양한 얼굴들을 캐스팅, 스크린의 주연으로 앞세우는 새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톱스타를 기용하기 위해 그들의 스케줄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제작풍토는 이제 옛말. 만년 조연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던 얼굴들이 줄줄이 주인공을 꿰차기 시작했다. 신인들의 ‘스크린 공습’도 그 기세가 맹렬하다. 영화 한두편에서 조연한 게 고작이거나, 안방극장에서 이제 막 인기를 검증받은 새별들이 타이틀롤을 거머쥐는 사례들이 줄을 잇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스크린 만년 조연 탈출! 최근 영화가의 빅뉴스 하나가 성지루의 주연 등극이다. 연기인생 20년만에 마침내 주인공 자리를 따낸 것. 알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이발사와 낯선 손님들이 그리는 코미디 ‘손님은 왕이다’에서 그는 어눌하고 어리숙한 변두리 이발관의 이발사 역이다.12㎏이라는 ‘살인적’ 감량도 흔쾌히 받아들이는 등 난생 처음 맡은 주인공 캐릭터의 분석작업에 여념이 없다. 시네마서비스의 전폭적인 투자지원을 받는 영화이어서 벌써부터 어떤 색깔의 작품으로 다듬어질지 주목거리. ‘일등급 조연’으로 뒤늦게 주목받기 시작한 백윤식도 생애 첫 스크린 주연작을 새해 1월 선보인다. 액션 ‘싸움의 기술’에서 그는 독서실에서 만난 고등학생에게 싸움의 비기를 전수해주는 싸움의 고수가 됐다. ‘대기만성형’주연들만큼이나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는 얼굴로는 최성국, 신이 커플을 빼놓을 수 없다. 특유의 어리숙한 미소와 애드리브로 드라마를 이완시키는 데 ‘선수’인 최성국, 속사포 코믹 대사가 주특기인 신이가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춘 작품은 코미디 ‘구세주’. 드센 여검사(신이)의 날라리 남편(최성국) 길들이기를 얼개로 잡은 영화는 내년 2월 개봉을 목표로 촬영에 들어갔다. 아무리 연기력이 탁월해도 조연 한계선을 못 넘어설 것 같던 최성국은 그 스스로도 얼마나 감회가 깊었을까. 현장 스태프들에게 2000만원어치 오리털 파카를 선물로 ‘쐈다’. 노력에 비해 안쓰러울 만큼 빛을 못 보던 배우가 신현준. 코미디 ‘가문의 위기’가 대박난 덕분에 마침내 제대로 된 주인공 대접을 받게 됐다. 내년 설 개봉예정인 가족드라마 ‘맨발의 기봉씨’에서 그의 역할은 일곱 살짜리 정신연령을 가졌지만 효심이 지극한 청년. 반듯하고 훈훈한 휴먼드라마에 출연하기는 데뷔 이후 처음이다.‘형사 공필두’의 이문식,‘흡혈형사 나도열’의 김수로도 조연생활 십수년만에 타이틀롤을 맡은 사례들이다. 연기 잘하는 조연으로만 주춤주춤하던 봉태규도 ‘썬데이서울’의 ‘원톱’이 되어 터널을 뚫고 나왔다. 이밖에 눈물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고서도 주인공 반열에 성큼 올라선 스크린 새별들은 최근 한둘이 아니다. 청춘멜로 ‘울어도 좋습니까’의 윤진서, 억울한 누명을 벗으려 몸부림치는 탈옥수를 연기하는 액션 ‘강적’에서의 천정명,19세 소년의 성장통을 그리는 ‘피터팬의 공식’의 온주완 등이 있다. #TV를 박차고... “안방극장은 좁다.”를 외치는 스타들이 어느 때보다 많아지고 있는 것도 충무로의 새 흐름.‘다모’의 TV스타 김민준이 ‘강력3반’의 주인공을 꿰찼나 싶더니 엇비슷한 사례들이 줄줄이다. 김태희는 정우성과 짝을 이뤄 팬터지 액션 ‘중천’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르고,TV화면에 오래 갇혀있던 조인성도 유하 감독의 신작 ‘비열한 거리’에서 3류 조폭이 되어 새롭게 승부수를 던졌다. 요즘 한창 TV드라마 쪽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이보영도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합류한다.‘흡혈형사 나도열’의 조여정, 학원 코믹물 ‘카리스마 탈출기’(24일 개봉예정)의 윤은혜도 행보가 주목되는 TV출신 스타들. #제작사들,“톱스타 없어도 돈 된다!” 조연,TV스타들의 ‘스크린 약진’은 최근 충무로의 달라진 제작태도에 따른 결과로 읽힌다. 전국 관객 800만명을 동원한 흥행작 ‘마파도’‘웰컴 투 동막골’‘가문의 위기’ 등이 입증했듯 ‘원톱’‘투톱’체제가 아니어도 탄탄한 드라마와 연기력만 전제되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캐스팅 비용을 절반 이상으로 줄여 제작거품을 뺄 수 있는데다 기동성있게 작품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손님은 왕이다’의 경우,“주연인 성지루, 명계남의 몸값에 조연들의 개런티까지 합한 전체 캐스팅 비용이 순제작비(20억원)의 20%가 채 안된다.”는 게 제작사 조우필름측 설명이다. 제작비의 절반 가까이를 캐스팅에 밀어넣기도 하는 ‘톱스타 바라기’ 영화들에 비하면, 안전성과 경제성을 두루 갖추고 출발하는 셈이다. 스타 몇 명이 판을 움직이는 충무로 시대는 갔다. 골라보는 재미가 충만한 극장가. 어제의 조연이 오늘의 주인공이 되는,‘인생의 메타포’까지 덤으로 음미할 수 있으니 관객들은 즐겁다.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 월래스와…(4일 개봉) 장르/등급 애니메이션/전체 감독/배우 닉 파크/ 피터 샐리스·랄프 파인즈 줄거리 ‘월래스’와 보좌견 ‘그로밋’이 도시를 위협하는 거대 토끼의 저주에 맞서 벌이는 수사극. 20자평 애니메이션도 음식 처럼 ‘손맛’이 들어가면 감칠맛이 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 ● 유령신부(3일 개봉) 장르/등급 애니메이션/전체 감독/배우 팀 버튼/조니 뎁·헬레나 본햄 카터(목소리) 줄거리 실수로 유령에게 결혼반지를 끼워버린 남자. 삼각관계 통한 사랑찾기. 20자평 인간 동선 재현한 ‘환상만점’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꽃피는 팀 버튼식 상상력. ● 사랑해,말순씨(3일 개봉) 장르/등급 드라마/12세 감독/배우 박흥식/문소리·이재응·박유선 줄거리 소란했던 80년대를 살아가는 한 소년의 성장통. 그를 통해 웅변되는 가족애. 20자평 모성(母性)을 향한 아련한 기억 더듬기, 결정타 없이 잘게만 부서져 나열되는 에피소드.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민규동/엄정화·황정민·임창정·김수로 줄거리 여섯 커플들에게 일어나는 일주일 동안의 아주 특별한 사랑이야기. 20자평 한국판 ‘러브 액추얼리’. 유머와 감동의 균형미, 안타깝게 중언부언 늘어지는 스토리. ● 야수와 미녀 장르/등급 로맨틱 드라마/12세 감독/배우 이계벽/류승범·신민아·김강우 줄거리 시력장애우 ‘여친’이 광명을 찾자, 외모 콤플렉스 걸린 ‘남친’이 펼치는 거짓말 퍼레이드. 20자평 남자 주인공의 외모에 시비 거는 영화가 또 있었던가? 참신한 소재, 지지부진한 드라마. ● 오로라 공주 장르/등급 스릴러/18세 감독/배우 방은진/엄정화·문성근·권오중 줄거리 딸아이의 죽음에 복수하는 처절한 모성애. 20자평 ‘배우 출신 감독’의 스크린 연착륙 데뷔작.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연출력, 숨겨진 1인치를 보여주는 엄정화의 연기력. ● 새드무비 장르/등급 멜로/15세 감독/배우 권종관/정우성·임수정·차태현·염정아 줄거리 이별 앞에서야 비로소 완전연소하는 4개의 사랑이야기. 20자평 ‘종합선물세트’.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전에 먼저 감정과잉된 스크린.
  • ‘사랑해 말순씨’ 남매 이재응·박유선

    새달 3일 개봉하는 문소리 주연의 ‘사랑해, 말순씨’(제작 블루스톰·M&F)는 박흥식 감독이 1980년께로 시계바늘을 돌려 만든 휴먼드라마다.‘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인어공주’를 연출한 감독의 범상찮은 감성이 여지없이 또 묻어났다. ●이재응, ‘효자동 이발사´ 등서 연기력 인정 하지만 뚜껑을 열고본 즉 이 영화는 문소리의 것이 아니다. 극중 그녀(김말순)가 남편 없이 혼자 키우는 남매, 광호와 혜숙이의 영화이다. 사춘기 중학생 아들과 엄마가 겪는 통과의례 같은 갈등의 에피소드들에 소란했던 현대사의 한 자락이 녹아든 영화에서 남매는 관객을 속수무책으로 울려버린다. 사춘기 소년의 감수성을 완벽하게 그려낸 광호 역의 이재응(14)은 ‘선생 김봉두’‘효자동 이발사’‘꽃피는 봄이 오면’ 등으로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얼굴. 혜숙 역의 박유선(6)은 500대 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이 영화로 데뷔하는 생초짜 신인이다. 시사회 다음날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둘을 만났다. “소리엄마(문소리)를 또 만나서 행복했어요. 엄마와 티격태격하는 대목들은 어렵지 않았는데, 후반부 감정조절은 정말 어려웠어요.(엄마의 죽음 앞에서)너무너무 슬픈데도 펑펑 울어선 안 된다는 게 감독님 주문이었거든요.” ‘효자동 이발사’에서 문소리의 아들로 나온 이후로 재응이는 그녀를 ‘소리엄마’라 부른다.“너무 떨려서 기자시사회 시간을 어떻게 넘겼는지 기억도 안 난다.”며 씨익 웃는 모습은 그대로 수줍음 많은 사춘기 소년이다. ●박유선, 500대1 오디션 뚫은 ‘생초짜 신인´ 주인공을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스크린에 데뷔한 건 ‘로드무비(2002년)’. 극중 황정민의 아들로 얼굴을 비쳤다. 재응이를 아역스타로 띄워올린 건 ‘선생 김봉두’. 양은냄비의 라면을 선생님과 나눠먹던 천진한 강원도 산골아이 역할로 무공해 이미지는 단박에 날개를 달았다. 까무잡잡한 피부, 유난히 둥글고 선한 눈망울 덕분이기도 했을까.‘효자동 이발사’‘꽃피는 봄이 오면’ 등 따뜻한 휴먼드라마 쪽으로만 부지런히 불려다녔다. “이번 영화에선 제 얼굴이 나오지 않는 게 세 장면뿐이에요. 그걸 보고나선 연기가 더 두려워지는 거 있죠? 참 이상해요.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땐 촬영현장이 놀이터 같았는데….” 그래도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는 자신있게 받아들었다. 시나리오를 받았던 지난해는 중학교 1년생(현재 인천 연화중 2년).“극중 캐릭터와 똑같은 나이라 감정연기에 제대로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촬영현장에서의 버팀목이자 제일 무서운 연기지도 선생님은 소리엄마였다.”며 “병든 엄마를 찾아간 외갓집에서 엄마랑 단둘이 처음으로 다정히 얘기하는 장면, 엄마가 떠나고 여동생과 함께 밥을 앉히는 장면 등이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다.”고도 했다. ●“스릴러·공포물 도전해보고 싶어요” 현장 스태프들에게 ‘천재’소리를 듣는 재응이의 연기력은 어쩌면 타고났다. 옆에 있던 이모 매니저는 “꼬마적에 치마에 스타킹을 신고 다녀 사람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고 한마디 거들었다.‘소리 엄마’의 신뢰는 전폭적이다. 시나리오를 받고 망설이던 문소리는 재응의 캐스팅이 확정되자 곧바로 출연을 결정했다. 재응이의 먼 꿈은 영화감독이다.“스릴러나 공포물에 도전해보고 싶고, 하지원 누나도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재응이와의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기자는 아차, 싶었다. 의자를 오르락내리락 천방지축인 여섯살 철부지를 어떻게 꼬드겨야 인터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넘칠락말락 하던 관객의 눈물샘을 기어이 흘러넘치게 만드는 암팡진 조연. 죽은 엄마의 옷을 끌어안고 “엄마냄새가 난다.”며 대성통곡하는 유선이의 막판 시퀀스는 이 영화의 가장 강렬한 ‘한 방’이다. 화제의 그 장면을 어떻게 연기했는지, 그것만은 확인해야 했다.“소리엄마가요, 엄마가 죽었는데도 엉엉 울지도 못하면요, 진짜 엄마따라 집에 가야 된다 그랬어요. 그러니까 갑자기 마∼악 눈물이 나왔어요.” 몇달 연기학원 다닌 게 유선이 이력의 전부. 한글도 떼지 못했는데, 그 힘든 장면을 NG 한번에 통과했다. 유선이는 최근 크랭크인한 현빈 주연의 로맨틱 드라마 ‘백만장자의 첫사랑’에 또 캐스팅됐다. 아무래도 이 늦가을, 말순씨네 아이들이 극장가에서 일을 내지 싶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랑해 말순씨’ 는 박흥식 감독의 감수성을 폐부깊이 공감해온 관객이라면 ‘사랑해, 말순씨’는 익숙해서 더 반가울 드라마다. 낡은 일상 속에서 툭툭 먼지를 털고 건져올린 남녀의 사랑이야기(‘나도 아내가’), 시간이 벌여놓은 가치관의 간극을 갈등하는 딸과 엄마의 가슴시린 이야기(‘인어공주’). 이번엔 아들이다, 열네살 여드름쟁이 중학생 소년.1980년을 배경으로 잡은 영화는 사춘기 소년의 성장통을 빌려 얼룩진 현대사의 한 장을 복기해낸 요령 많은 휴먼드라마가 됐다. 중학교 1학년인 광호(이재응)는 화장품 냄새 때문에 “엄마냄새가 나지 않는” 화장품 외판원 엄마(문소리)가 창피하다며 늘 불만이다. 그런 엄마를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는 다섯살짜리 여동생 혜숙이(박유선)도 얄미워 죽겠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우디로 돈벌러간 남편 대신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말순씨’는 사춘기 아들의 억지투정을 웃음으로만 받아넘기는, 촌스럽고 무식하지만 푸근하고 인정많은 ‘동네 아줌마’다. 80년대를 추억하는 영화에는 이렇듯 특별한 기억은 없다. 아랫방에 세든 누나(윤진서)를 빙빙 맴돌다 몽정을 하고, 몰래 숨어서 도색잡지를 보고, 대화가 안 된다며 엄마에게 툴툴대는 주인공 광호는 모두의 사춘기 모습일 뿐이다. 골목길을 서성거리는 바보(TV ‘인간극장’에 소개된 다운증후군 소년 강민휘 분), 박정희 대통령 서거와 광주민주항쟁, 학원가를 떠돌았던 행운의 편지 등 지난 시대의 징표들이 추억의 화첩처럼 유쾌하고 잔잔하게 스크린을 채운다. 아버지의 부재, 모성을 향한 아련한 부채감 등 ‘인어공주’에서 보여준 감독의 감성이 시대상황을 재현해낸 디테일 풍부한 화면을 통해 큰 힘을 얻었다. 지나치게 잘게 부숴진 에피소드의 나열로 드라마의 힘을 맛볼 수 없다는 게 약점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씨줄날줄] 부산국제영화제/박홍기 논설위원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열렸던 남포동 PIFF광장은 최상의 영화제 장소로 꼽힌다.1996년 9월 출범, 불과 10년 만에 아시아의 정상으로 우뚝 선 영화제에 걸맞을 만큼 여건이 완벽하다. 제1회 영화제의 팡파르를 울리던 당시 광장의 초라한 극장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듯싶다. 빨간 카펫이 깔리고 최신 시설을 갖춘 지금의 멀티플렉스 극장이 생길 줄 상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개막식 다음날 쥐소동이 벌어졌단다. 오징어와 땅콩 등 음식물을 맘대로 들고 입장하던 시절이니 쥐들의 출몰 또한 당연하게 여기던 때이다. 베를린 영포럼 집행위원장이었던 인사가 “극장에 쥐가 있나봐. 쥐한데 물렸어요.”라며 오석근 사무국장에게 인상을 찡그렸다.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풀어 놓았더니 “아뿔싸” 고양이란 놈이 영화만 시작되면 스크린 뒤에서 울어대는 바람에 이번에는 고양이를 잡느라 자원봉사자들이 극장안을 들쑤시고 다니는 소동이 벌어졌다. 문정수 당시 부산시장이자 조직위원장은 “화장실은 냄새가 나고, 극장 의자에는 껌이 붙어 있고, 아스팔트는 울퉁불퉁하고…”라고 회고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제2회 때 일본 영화 ‘사랑하기’란 작품이 영사기사의 실수로 일부가 불타는 ‘엄청난’ 사고가 일어난 적도 있다. 때문에 집행위원장이 훼손된 필름을 들고 일본으로 가 필름의 주인인 구마이 케이 감독을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사고를 수습하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분명 10년 만에 질과 양적인 면에서 국제적으로 주목 받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4일 폐막된 제10회에는 73개국에서 307편의 작품을 출품했다. 제1회 때 27개국 170편에 비하면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다. 칸·베를린 등 세계적 영화제의 집행위원장들도 찾았다.‘관객과 함께 한 영화제’라는 기치처럼 관객수도 19만명을 넘어섰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앞으로 새로운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성장통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화의 불모지에서 아시아 영화의 중심지를 일궈냈듯 이제 세계적 영화제로의 발돋움을 위해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교류 성장痛” vs“정체성 위협”…전문가 시각

    #장면1 11일 오후 2시쯤 통일부 브리핑룸의 분위기는 긴장으로 팽팽했다. 고경빈 사회문화교류국장은 자신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이 정부의 편법 방북 승인 의혹을 거듭 제기하자, 얼굴이 불그락해지면서 “과거에는 엄격했던 방북 승인을 왜 헐렁하게 하느냐고 하면 얘기가 될 수 있지만, 법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면2 이날 오후 3시쯤 북한에서 출산한 황선씨 딸의 국적 문제를 알아보기 위한 기자의 전화에 통일부 당국자는 무척 난감해했다. 그는 “글쎄…우리도 이게 전례가 없는 일이라 지금 법률 자문을 구해놓고 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최근 남북관계를 둘러싸고 갖가지 사건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면서 통일부 분위기는 이처럼 어수선하다. 하지만 어지럽기는 국민들이 더하다. 김윤규씨의 남북협력기금 유용 의혹, 비전향 장기수 북송 논란, 강정구 교수 발언 파문, 관광객 편법 방북 승인 논란, 남한 여성 북한 출산 등의 뉴스가 쏟아지면서 국민들은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판단을 정리하기 위해 12일 전문가들의 진단을 들어봤는데, 그마저도 극명하게 갈렸다.‘남북교류 확대 추세에 불가피한 성장통(痛)’이라는 호의적 평가의 맞은편엔 ‘정체성 위협의 전조’라는 우울한 지적이 자리하고 있다. ●“시각을 바꿔라” 통일부 당국자들은 “남북 교류가 획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과거의 잣대로만 보니 해법이 안 보이는 것”이라며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도 정부의 이런 견해가 “일리 있다.”는 쪽이다. 고 교수는 “교류를 많이 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일일이 과거의 기준을 적용하라고 하는 것은 교류를 하지 말라는 소리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교류에 따른 체제 위협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을 실제 가보면 남북간 체제경쟁은 이미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오히려 자유분방한 남한사람이 북에 많이 가면 갈수록 북한이 받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간첩혐의 전과자의 방북 승인 논란에 대해서도 “단순한 관광 목적의 방북은 현행법으로 규제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정부쪽 손을 들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남북관계가 여러 경로로 활발히 진행되다 보니 해프닝성 사건이 일어나는 것인데, 북한의 대남 전략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잘못된 것은 그때 그때 수정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북 관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법 질서 유지해야” 반면 중앙대 제성호 교수는 “남북 관계는 차분하고 질서있게 해나가야 하는데 정부가 되레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정치인들이 남북관계를 주무르다 보니 실적에 치중하면서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제 교수는 “정권을 잡았다고 정부가 재량권 운운하며 혼자 맘대로 해선 안 된다.”면서 “국민 정서를 살피고 유관부처와 협의를 통하는 등 법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방북 승인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방북 참여 단체를 보면, 매번 그 단체가 그 단체”라면서 “문제가 있는 사람을 방북시켜 논란이 벌어지면 남남 갈등이 일어나면서 화살은 정부한테 돌아오게 되고 결국 대북정책이 발목 잡히는 자충수를 두게 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북한의 대남 총공세가 확실하다.”고 단언했다.“북한은 핵문제가 걸려 있고 남한 내 선거가 임박한 지금을 대남 공세에 가장 좋은 시점으로 판단하고 남북한을 아우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황선씨의 ‘방북 중 출산’에 대해서도 유 교수는 “보통 사람이라면 만삭의 몸으로 갔겠느냐. 사전에 기획된 고도의 전략이다.”면서 “최근의 맥아더 동상 철거 시도 등도 우연으로 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그는 “정부가 친북 세력들의 이같은 의도를 알면서도 방관하거나 일부 호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챔피언스리그] 지성 “약 되겠지”

    ‘성장통(成長痛)인가, 아니면 벤치 멤버 전락인가.’ 잉글랜드 최초의 ‘태극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련이 깊어져만 간다. 잉글랜드 진출 이후 지난달 25일 데브레챈전에 이어 또다시 벤치를 줄곧 지키는 수모를 겪어서다. 박지성은 28일 홈구장인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05∼06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SL벤피카와의 경기에서 교체 멤버로도 출장하지 못한 채 팀이 2-1로 승리하는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게다가 이날 박지성 대신 선발 출장한 라이언 긱스(32)는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뛰었다. 전반 39분 왼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뽑았고, 후반 40분 1-1 상황에서는 반 니스텔루이(28)의 결승골 시발점이 된 코너킥을 올리는 등 눈부시게 활약했다. 박지성은 당초 웨인 루니(20)가 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당해 선발 출장이 확실시됐다. 특히 긱스는 그동안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20)의 백업 요원으로 꾸준히 기용됐던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씁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언론의 냉담한 평가 속에서도 변함 없는 신뢰를 보내주며 박지성의 버팀목이 돼 줬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난 24일 블랙번과의 경기에서 4-3-3 포메이션과 선수 기용 등에서 팬들의 야유와 비난을 받은 뒤, 보인 흔들리는 듯한 모습은 또 다른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퍼거슨 감독은 “블랙번 경기에서 보여준 박지성의 플레이는 낮게 평가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도 “긱스의 경험이 오늘 밤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루니의 빈자리는 긱스와 박지성으로 채워 나갈 것”이라고 덧붙여 박지성이 ‘유일한 대안’이 아님을 천명한 셈. 그러나 퍼거슨 감독이 무한 경쟁구도를 통해 전력의 극대화와 박지성의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고도의 용병술이라는 평가도 있는 만큼 낙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특히 과거 이력을 볼 때 박지성은 시련이 크면 클수록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더욱 강해지는 스타일. 지난 2000년 일본 J리그 교토퍼플 상가에서도,2003년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에서도 초기에는 출전기회 부족, 저조한 성적으로 고전했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영리함으로 적응한 뒤, 결국은 당당히 주전으로 우뚝 서 소속팀을 우승(일본 FA컵, 네덜란드리그 및 FA컵)으로 이끈 바 있다. 다음달 1일 풀햄과 갖는 리그 7차전에서 ‘시원한 한 방’으로 골 갈증을 해소할지 주목된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몸커진 병원 서비스 허약

    “병원이 커진 만큼 이동거리도 길어졌어요. 아픈 몸을 이끌고 치료실까지 가기가 참 힘드네요.” 4개월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김모(62)씨는 하루 한번씩 휠체어를 타고 옆에 있는 재활병동에 가야 한다. 지난 5월 새로 연 본관으로 옮겨 시설은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아픈 몸으로 매일 15분이나 걸려 병동을 옮기는 일이 쉽지 않다. 김씨는 “본관에도 재활치료실이 있지만 의사선생님이 부족해 재활병동으로 간다.”면서 “너무 번거롭지만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야지 어쩌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부속병원은 올 초부터 병상규모 확장과 자료 전산화를 추진하면서 새 업무표준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에게 현재 업무를 컴퓨터에 실시간으로 입력하게 하고 있다. 간호사 이모씨는 “급한 환자의 상태를 보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울 때조차도 이를 기록하지 않으면 업무소홀로 간주한다.”면서 “환자 돌보기도 바쁜데 잡무가 더 늘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대형화·첨단화를 앞세운 병원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새로 바뀐 시설과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아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개선을 위한 일종의 성장통인 셈이지만 환자와 의료진들이 느끼는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병원들이 시설확충에만 신경쓸 뿐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병원선택 정보제공 등에는 여전히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병상 늘리기 경쟁보다는 비영리 복지기관으로서의 기본자세부터 가다듬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3000병상 수준 매머드 병원 등장… 차별화 표방 병원의 대형화 추세는 최근 1∼2년 사이 두드러진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5월4일 기존 1800병상에 더해 1004병상 규모의 지하 3층, 지상 21층짜리 병동을 개원했다.1278병상의 삼성서울병원도 700병상 규모 암센터를 신축 중이다.2139병상을 갖추고 있는 아산병원도 2008년 600병상 규모의 신관을 연다. 또 강남성모병원에는 암센터, 조혈모이식센터, 심혈관센터 등으로 구성되는 1200병상 규모의 전문센터가 들어서고 경희대 의료원은 내년 초 강동구 상일동에 830병상 규모의 동서신의학병원을 개원한다. 차별화에도 공을 들여 지난 1일 870병상 규모로 개원한 건국대 의료원은 3일 이내 단기입원 환자를 위한 전문병동을 따로 마련,24시간 직원을 배치하고 있다.●병상 수는 공개, 수술성공률은 비공개 하지만 선진화된 대형병원으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 만만치 않다. 국내 최초의 `유비쿼터스 병원’을 표방했던 세브란스 병원은 ‘의료 스마트카드’를 도입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카드 한 장으로 주차에서 진료·검사·수납까지 모든 것을 가능케 하겠다고 선전했지만 시스템 구축이 더뎌, 아직 진료예약 수준에 머물고 있다. 환자들은 스마트카드를 진료보다 교통카드로 더 많이 쓰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병원들이 일부 지역에 편중되면서 의료서비스의 지역별·계층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강남지역에 있는 병원 관계자는 “소득 등 지역구민의 경제적인 여건이 병원을 찾는 횟수 등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강남지역 병원에 대해서는 환자들의 기대치도 크기 때문에 그만큼 투자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고 귀띔했다. 병원들이 수술 성공률이나 재발률, 신생아 사망률 등 의료서비스의 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수치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규모 확장이나 첨단기기 도입 등에만 열을 올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법상 의료진의 성과를 홍보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수술 성공률 공개등은 환자의 알 권리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환자의 정보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검토 중이다. 한양대 사회복지학과 이희선 교수는 “병원의 대형화는 궁극적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을 고급화시키는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윤의 극대화만 생각해 한꺼번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서는 안되고 병원에 따라 상황에 맞게 부서별·단계별로 차근차근 규모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여자배구, 美 장신숲 뚫었다

    세대교체의 ‘성장통’을 심하게 앓았던 한국(세계8위) 여자배구가 ‘장신군단’ 미국(3위)을 꺾고 첫 승전고를 울렸다. 한국은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5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 2라운드 경기에서 센터 김세영(24·7블로킹 포함 16점)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미국을 3-2(25-23 13-25 21-25 25-15 15-13)로 누르고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미국을 꺾은 것은 지난 2002그랑프리대회 이후 처음이며, 통산전적에서도 24승23패로 한발짝 앞서갔다. 또 한국은 대회전적 1승3패를 기록,6강진입의 불씨를 살렸다. 일본에서 열린 1라운드 3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전패를 당한 한국 선수들의 눈빛은 며칠새 달라져 있었다. 이번 그랑프리대회에서 처음으로 1세트를 따낸 한국은 서브리시브와 수비조직력이 흩뜨러지면서 2·3세트를 거푸 내줬다. 그대로 무너질 뻔한 한국팀을 살려낸 것은 국내 최장신 센터 김세영(190㎝).16-13으로 앞선 4세트에서 김세영은 중앙과 레프트를 오가며 미국의 고공강타를 연달아 3개나 막아내는 등 이 세트에서만 7득점을 올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4-6으로 뒤지던 5세트에서도 절묘한 밀어넣기와 블로킹으로 연속 4점을 잡아내 승리를 이끌었다.센터 정대영(24)도 고비마다 서브에이스 2개를 포함 15점을 기록, 승리를 거들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시사포럼 1돌’ 정덕구회장 인터뷰

    ‘시사포럼 1돌’ 정덕구회장 인터뷰

    “현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잡아 승용차가 공회전하고 있는 것처럼, 정책 딜레마에 빠져 있다.” 열린우리당 정덕구 의원은 23일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이렇게 진단한 뒤 “정부가 건설경기를 살릴 것인지, 부동산 가격을 잡을 것인지 정책적으로 분명치 않아 시장에 믹스 시그널(혼선)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결정 라인에서 청와대가 손을 떼고, 경제부총리가 할 수 있도록 몰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으로 17대 국회에 들어온 정 의원은 그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오랫동안 침묵해 왔지만, 그가 설립·운영하는 국회 시사포럼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포럼’ 1주년을 맞아 이같이 비판했다. 정 의원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목적이나 의도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시장의 여과 기능을 무시하고, 시장과의 게임 능력 부족해서 벌어진 것”이라며 “어느 경제 주체도 시장의 정책여과 기능을 무시하고는 안정적으로 생존해 나갈 수 없다.”고 조언했다. 정 의원은 “정부가 경기 회복에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두고 있어 과잉유동성을 그대로 두고 있다.”면서 “정책배합을 다시해 중앙은행(한국은행)이 금리인상으로 시중의 통화 유동성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동성 과잉일 때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면서 “지난 70년대 중반 중동건설 붐 때와 80년대 말 올림픽 때, 국민의 정부 말기의 부동산 폭등은 유동성 관리 실패가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의 원인에 대해서는 “4가지 경제 펌프가 모두 네거티브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성장동력(주력산업) ▲농업, 재래유통시장, 중소기업·자영업 등 취약부문 ▲국제적인 순환사이클과 환율, 금리, 유가 등 가격 변수 ▲경제 심리 등이 모두 원활하지 않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운영 주체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시장이라는 바다를 순항하기 위해서는 경제운영 주체에게 필요한 4가지 조건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운영 주체는 첫째 도처에 매설된 기뢰를 빠져나갈 수 있는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둘째 장·차관이 경제정책에 관심을 쏟을 뿐 정치권에 눈치를 보지 않는 집중력이 필요하며, 셋째 시장과 끊임없이 게임할 수 있는 게임능력이 필요하며, 넷째 정책 당국자들이 한가지 목소리를 내며 몸짓만으로도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외환위기 때는 전세계는 한국 정부의 한두 사람 입에 모두 집중해 있었고, 그 두 사람이 국제시장의 방향을 돌려놓으면서 위기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오는 2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매력 있는 한국 만들기’(10년 안에 10대 선진국 되기) 심포지엄을 연다. 그는 “지난 1년간 17대 국회가 앞뒤가 맞지 않는 보혁갈등을 벌여 당혹스러웠다.”면서 “시장경제를 지지하며 사회안정망을 구축하는 것이 한국의 미래”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양극화를 빼놓고 정책을 논할 수 없을 만큼 양극화가 심화됐으나, 양극화는 급격한 시장체제로의 전환에서 오는 ‘성장통’ 비슷한 것”이라면서 “승자들에게는 ‘파티’를, 패자들에게는 ‘셸터(보호소)’를 만들어 줘야만 사회 갈등과 불안의 요소를 제거하며 선진국으로 갈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재시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안전망’을 만들어 주고, 그 비용을 승자의 세금으로 충당해아 한다는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