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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수보다는 분수… 힘 실리는 ‘포용적 성장’

    저성장·양극화 해소 위해 구체적 담론 필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작은 정부’와 ‘큰 시장’으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에 위기를 가져왔다. 오랜 세월 세계 경제를 지배해 온 신자유주의가 오히려 저성장과 양극화를 심화시키면서 사람들은 그 효용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공정한 기회 보장을 통해 불평등을 완화하고 약자를 보듬어 함께 가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포용적 성장은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의 단골 화두로 등장했다. 올 1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과 2월 미국 백악관 ‘대통령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도 포용적 성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국민성장’,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공정성장’은 포용적 성장을 기반으로 한 개념이다. 보수 진영인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혁신성장’도 일정 부분 이 개념을 반영하고 있다. 포용적 성장은 소득 불균형을 완화하고 참여 기회를 넓힌다는 점에서 ‘경제민주화’와 비슷하지만 ‘성장’에 방점이 찍혀 있다. 출발점은 기존 성장정책의 ‘낙수효과’에 대한 반성이다. 대기업과 부유층 소득이 늘어나면 경기가 살아나고 결국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내려간다는 게 낙수효과의 핵심이다. 하지만 IMF가 150개국 사례를 분석한 결과 상위 20% 계층의 소득이 1% 포인트 증가할 때 이후 5년간 국내총생산(GDP)은 오히려 연평균 0.08%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하위 20% 소득이 1% 포인트 늘어나면 같은 기간 GDP는 0.38% 포인트 높아졌다. 위보다는 아래 계층의 소득을 증대시켜야 경제가 발전한다는 ‘분수효과’ 이론이 힘을 얻은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포용적인 세계 경제 건설’이란 제목의 연설에서 “성장의 혜택이 좀더 광범위하게 공유될 때 성장은 더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복원력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도 낮지만 국민 행복도는 이보다 더 낮아 특히 고민이 많다. 통계청이 지난달 처음 발표한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2015년 기준)는 10년 전에 비해 11.8%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1인당 GDP 실질증가율(28.6%)의 절반도 안 된다.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소득 격차가 심화되면서 중산층이 점점 아래로 떠밀려 왔고 우리나라에서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영세 자영업자로 밀려나고 있다”면서 “포용적 성장의 구체적인 담론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모든 것을 잃는다”…대선 2등 잔혹사

    “모든 것을 잃는다”…대선 2등 잔혹사

    1등만이 모든 것을 다 갖는 냉혹한 승자 독식의 승부, 대통령 선거. 대한민국은 막강한 권력에 취해 이를 사유화한 박근혜 전 대통령, 지금은 그저 ‘수인번호 503번’이 된 사람 탓에 이 냉혹한 승부를 예정보다 이른 오는 5월 9일 또 치르게 됐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눈앞에 두고 눈물을 삼켜야 했던 2등들은 다시 1등에 오르기 위해 5~10여 년 간 표심 다지기 나서거나, 중앙 정치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하기도 했다.1992년 제14대 대선부터 지난 5차례 대선에서 2등에 머물렀던 정치인의 발자취를 되돌아봤다.  ● 정계 은퇴와 출국…민주화 거목 김대중1992년 12월 18일 제14대 대선. 13대 대통령 노태우의 퇴장과 함께 대한민국에 실질적인 민주 정부가 들어서는 중대한 선거였다. 대선은 영남 지역을 정치 기반으로 둔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와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둔 김대중 민주당 후보 양강 구도로 치러졌다. 두 정치인 모두 과거 군부정권에 맞서 선봉에서 싸운 민주화 운동의 거목이었다.유권자 2942만 2658명 81.9%가 투표에 참여한 결과 대한민국 최고 권좌는 42.0%를 득표한 김영삼 후보에게 돌아갔다. 김영삼 후보와는 190만여 표 차이(34.0%)로 낙선한 김대중 후보는 선거 결과에 승복, 대선 이튿날 정계 은퇴 성명을 발표하고 1993년 1월 영국으로 떠났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하던 그는 아시아·태평양 민주지도자회의(아태재단)를 설립하며 한국 정계 복귀를 위한 초석을 마련한 뒤 1995년 7월 국내 정계 복귀를 선언하고 옛 민주당 탈당 의원들과 함께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다.해외와 국내 정치의 외곽을 떠돌던 김대중은 1997년 제15대 대선에도 다시 도전, 당시 대통령으로 유력했던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를 39만여 표 차로 간신히 누르고 그토록 갈망하던 대통령에 당선됐다. 15대 대선은 보수층의 지지를 등에 업은 이회창 후보에게 다소 유리한 흐름이었으나 신한국당 경선에서 이회창에 밀린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가 국민신당을 창당해 출마하면서 결국 일부 보수층이 분열, 김대중 후보 당선에 기여한 결과만 낳았다. ● 삽질하고 햄버거 먹고…대법관 출신 ‘대쪽’ 이회창1993년 12월 대법관 출신 이회창이 김영삼 정부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현실 정치에 등장했다. 그는 과거 군사정권에서도 정권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소신껏 판결을 해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대쪽 판사’로 정평이 나 있었다. 이후 총리 사임 뒤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회창은 1996년 다시 김영삼 대통령의 영입으로 신한국당에 입당, 1997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에 밀려 2위에 그쳤다.15대 대선에서 낙선한 이회창은 당을 이끌며 다음 대선을 준비했다. 2002년 16대 대선 유세에서는 기존 ‘대쪽 판사’의 강직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서민과 함께하는 친근한 대통령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출근 시간대 만원 지하철에 올라 유권자들을 만나고, 패스트푸드점과 포장마차 대화 등 서민 행보에도 주력했다. 하지만 그의 친서민 행보는 진짜 서민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 족구하고 분식 먹으며 분투했지만…초라한 패배 정동영2007년 12월 17대 대선은 10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전국 63.0%라는 대선 역대 최저 투표율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48.7%)됐다. 2등은 득표율 26.1%에 그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다. 이 후보와 표 차이는 무려 530만 표가 넘었다. 문화방송 기자와 메인 뉴스 앵커를 거치며 전국적 인지도가 높았던 정동영은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정치활동을 시작,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까지 지냈지만 대선 후보로는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대권 경쟁자 중에서는 현대건설 사장과 서울시장을 지낸 이명박 후보가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경제 성장 747 공약(연 경제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 진입) 등 굵직한 대선 이슈를 선점하며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었다.정동영 후보는 ‘안보 대통령’, ‘일자리 창출 경제 대통령’ 등 이미지 강화에 나섰지만 민심의 흐름에는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대선 이듬해 4월 치러진 제18대 총선에서도 서울 동작구에 출마한 정몽준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  ● 제2의 노무현을 꿈꿨지만…재수에 나선 문재인2008년 2월 노무현 대통령 퇴임과 이듬해 5월 노 대통령 서거로 국내 정치권에서 이른바 ‘친노’ 정치 계보도 막을 내리는 듯했다. 하지만 제도 정치권에서 비켜 서 있던 문재인 참여정부 비서실장이 전면에 등장했다. 그는 정치권과는 거리를 뒀었지만, 2012년 제18대 대선이 다가오면서 이명박 보수정권에 반감을 가진 정치권과 유권자들의 출마 요구가 이어지자 2012년 4월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문 후보는 총선 출마를 앞두고 출간한 저서 ‘운명’에서 “당신(노무현)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작하지 못하게 됐다”며 정치 입문 배경을 밝힌 바 있다.2012년 12월 대선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와 문 후보 양강 구도로 진행됐다. 대선을 앞두고 당시 무소속 안철수 현 국민의당 전 대표도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올랐으나 문 후보로 단일화하면서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그러나 ‘박정희 향수’와 유권자의 보수성은 강했고,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논란 끝에 박 후보가 51.6% 득표로 48.0% 득표에 그친 문 후보를 눌렀다. ● 사상 초유 대통령 궐위 대선, 누가 울 게 될 것인가?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민간인이 됐고,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지금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미결수로 전락했다. 이 탓에 애초 올해 12월로 예정됐던 제19대 대선은 오는 5월 9일로 당겨 치러진다.현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경쟁 중인 가운데 지난 13일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가 44.8%, 안 후보가 36.5% 지지율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 대항하기 위해 힘을 합쳤던 두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는 최대 라이벌이 된 것이다.대선 시계는 점차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2017년 5월 9일, 이번에는 누가 2등 자리에서 눈물을 삼키게 될까.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설비투자 좋다”… 성장 전망치 올린 한은

    “설비투자 좋다”… 성장 전망치 올린 한은

    中보복에 성장률 0.2%P 하락 반영 기준금리는 年 1.25%로 동결 수출 호조·IT 투자 확대 등 영향 전문가 “경기회복 의지 반영”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5%에서 2.6%로 0.1% 포인트 올렸다. 이달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들의 만장일치로 현재의 연 1.25%로 동결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3일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상향 조정과 관련해 “수출 호조뿐 아니라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당초 0.4%에서 0.5%로 상향 조정된(레벨업) 효과, 정보기술(IT) 업종의 투자 확대, 소비 심리 개선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건 2014년 4월 이후 3년 만이다. 다만 당시에는 국민계정 체계와 기준년 개편 때문에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경제 회복세를 토대로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것은 사실상 2013년 7월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한은은 설비투자의 경우 지난해 -2.3%에서 올해 6.3%로 크게 반등하고,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1.1% 포인트 높은 3.3%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10.7%를 기록한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해 4.5%로 떨어지고 민간소비 증가율은 2.0%로 지난해(2.5%)보다 둔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고용 역시 확장세를 이어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이 총재는 “수출과 투자는 주로 IT 업종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생산 기반이 대부분 해외에 있다”며 “여기에 중국과의 교역 여건이 악화되면서 관련 업종, 특히 서비스업에서 고용상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영향으로 성장률이 0.2% 포인트 떨어지고, 고용은 2만 5000명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올 2분기부터 1년간 중국인 관광객이 30% 감소하고, 대(對)중 상품 수출이 2% 감소한다는 전제하에 보복 조치의 효과를 추산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없다면 올해 우리 성장률이 2.8%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를 종전보다 0.1% 포인트 높은 1.9%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987억 달러에서 올해 750억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호조에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이번 성장률 상향 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소비가 안정적으로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고 투자와 고용지표도 마찬가지여서 경기회복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명헌(전 금통위원)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이번 상향 조정은 ‘경기회복’을 알리고 싶은 한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소비와 고용지표는 긍적적으로 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5대 국제기구 “경제성장 위해 자유무역 필요”

    5대 국제기구 “경제성장 위해 자유무역 필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세계무역기구(WT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노동기구(ILO) 등 5대 국제기구 수장은 보호무역주의 득세를 우려하면서 자유무역의 혜택을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례적인 이들의 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것을 우려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경제 성장을 위해 시장 개방과 자유무역이 필요하다”면서 “무역성장률 하락과 보호무역주의 위험 증가가 현재의 국제무역 시스템을 더욱더 지지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넷마블·4차 산업혁명發 훈풍… 웅크렸던 한국게임, 다시 날까

    넷마블·4차 산업혁명發 훈풍… 웅크렸던 한국게임, 다시 날까

    시가총액 13조원 기업의 등장, 단일 모바일게임 누적 매출 1조원 돌파, 중견 게임사들의 잇따른 기업공개(IPO) …. 국내 게임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게임산업은 ‘20년 만의 최대 위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성장률은 5.6%로 전년 대비 9% 포인트 내려앉고 중견 게임사들은 부진에 허덕였다. 그동안 ‘포켓몬고’와 ‘오버워치’ 등 외산 게임에 안방을 내주며 ‘게임 종주국’의 체면까지 구겼다.그러나 올해는 연초부터 호재가 이어지며 게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1위 기업인 넷마블게임즈가 상장하며 시가총액 상위 20위권에 게임사가 당당히 자리하게 됐다. 넷마블의 상장으로 게임산업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한때 ‘마약’, ‘중독’ 등의 오명을 뒤집어썼던 게임은 대선을 앞두고 각 대선주자들로부터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주목받고 있다. 다음달로 예정된 넷마블게임즈의 상장은 국내 게임산업에 하나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 예측하는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약 13조원으로, 넷마블이 상장하면 엔씨소프트(7조원)를 제치고 게임업계 대장주 자리를 차지함은 물론 코스피 시장에서 단숨에 시가총액 상위 20위 이내로 뛰어오르게 된다. 일각에서는 넷마블의 시가총액이 최대 14조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게임산업 파이 키운 넷마블 ‘레볼루션’ ‘모바일 퍼스트’를 선언하며 국내 1위 모바일게임사로 등극한 넷마블은 국내 모바일게임의 성장 역사를 새로 써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을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시킨 데 이어 지난해 12월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는 국내 게임시장의 지형을 흔들었다. 출시 1개월 만에 한 달 매출 2000억원이라는, 국내 모바일게임 사상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우며 국내 게임산업의 규모 자체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에 힘입어 넷마블은 지난 1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통계 분석회사 앱애니가 발표하는 글로벌 게임 공급사 순위에서 4위에 올랐다. “문화 콘텐츠로서의 게임의 가치를 인정받고 부정적인 시각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안병도 한국게임산업협회 선임연구원)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콘텐츠산업으로서 게임의 가능성을 증명한 사례는 넷마블과 ‘리니지2: 레볼루션’에 그치지 않는다. 컴투스가 2014년 출시한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는 출시 3년 만인 지난달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13년 ‘아이온’ 이후 4년 만의 일이며, 국내 게임 역사상 최단기간에 달성한 성과다. 컴투스 관계자는 “매출 1조원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 10편의 매출 합계보다 많으며 베스트셀러 소설 5550만권에 해당하는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을 넘어 ‘난공불락’인 미국과 유럽 시장에도 안착했다는 점에서 국산 게임의 글로벌 성공 사례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임업계 기업공개·신사업 진출 본격화 지난해까지 잔뜩 움츠러들었던 게임업계는 올해 기업공개와 신사업 진출 등 공격적인 행보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넷마블 외에도 카카오의 게임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 ‘2016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쥔 ‘히트’(HIT)를 개발한 넷게임즈 등이 상장을 준비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산업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전환하던 시기에 한동안 투자가 위축됐다”면서 “모바일게임사들의 연이은 상장으로 게임업계에 투자가 늘고 중소 게임사들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게임의 원천 콘텐츠를 활용한 사업과 e스포츠 등에서 성장 발판을 다지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넷마블은 게임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캐릭터상품 제작 등 IP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같은 사업이 게임업계에서도 본격화되는 것이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만화와 애니메이션, 영화 등을 제작하는 한편 지난달에는 오프라인 대회를 열며 e스포츠의 시동을 걸기도 했다. ●업계 ‘빅3’ 매출 40% 독식 구조는 해결 과제 그러나 이 같은 호재들을 둘러싸고 회의론도 나온다. 몇몇 상위 기업들의 성장이 전체 게임산업에 낙수효과를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가장 큰 원인은 수년째 심화돼 온 게임산업의 양극화다. 지난해 각 게임사들의 실적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를 종합해 보면,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빅3’의 지난해 매출은 전체 게임사들의 매출 중 40%에 달했다. 2015년(35%)보다 5%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상위 3개 게임사들이 전체 시장을 독식하는 구조는 해가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상위 게임사들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동안 중견 게임사들은 부진에 빠졌다. 게임산업의 ‘허리’가 없다 보니 고용도 위축돼, 게임산업 종사자 수는 2014년 5%, 2015년 7.9% 줄었다. 대형 게임사들은 기존의 시장을 지키고 중견 게임사들은 생존에 매달리면서 도전 정신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양극화가 지속되면 결국 국내 게임산업에는 상위 소수 기업들만 남게 될 것”이라면서 “경쟁 속에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개발되고 고용이 늘어나는 생태계의 선순환은 더이상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견사부터 대형사까지 “기술혁신 도전” ‘혁신 부재’라는 뼈아픈 비판을 받아 왔던 게임업계는 올해 들어 신기술 개척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엠게임이 국내 첫 증강현실(AR)게임 ‘캐치몬’을 지난달 출시하는 등 중견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AR·가상현실(VR) 게임에 도전장을 던지기 시작했다. 신기술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대형 게임사들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콘퍼런스 GDC2017에서 첫 번째 VR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 테이블 아레나’를 공개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올해는 VR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일변도에서 벗어나 장르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넥슨은 최근 3차원 퍼즐 어드벤처게임 ‘애프터 디 엔드: 잊혀진 운명’과 2차원 픽셀 그래픽 게임 ‘이블팩토리’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RPG게임과 차별화된 재미와 확률형 아이템 없는 시스템이 호평을 받고 있다. 넷마블이 이달 중 출시하는 ‘펜타스톰’은 PC에서 주로 즐겼던 전진점령(AOS) 장르를 국내에서는 드물게 모바일에서 시도한 게임이다. ●“게임 전담기관 신설해야” 요구 목소리도 이와 함께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게임 생태계 복원을 위한 정책적 해법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달 게임개발자연대와 한국게임미디어협회 등의 주최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게임업계는 ‘게임산업진흥원’과 같은 게임 전담 기관을 신설할 것을 주문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 같은 정부의 규제가 게임산업을 옥죄 왔던 것도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게임 생태계 악화와 그로 인한 혁신 부재가 게임산업의 성장을 가로막아 왔다는 문제의식이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면서 “새 정부에서 ‘게임 진흥’을 기조로 내걸고 업계 스스로 혁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게임산업이 다시 성장의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수출 호조 내수 살릴 마중물로 삼자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경상수지 흑자 폭이 크게 늘어나는 등 최근 들어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지난해만 해도 수출과 내수의 동반 위축으로 찬 바람이 쌩쌩 불던 우리 경제에 봄기운이 일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다소 회복되는 것 같아 반갑다.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월 수출은 432억 달러(통관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늘었고 3월에는 14% 정도 늘어난 489억 달러로 집계됐다. 애초 우려했던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수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은 것은 매우 다행스럽다. 지난 2월 수입이 24%쯤 늘었는데도 경상수지 흑자가 84억 달러로 지난 석 달 동안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은 특히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간의 경상수지 흑자가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나타나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의 고리에서 벗어나 정상적 흑자 패턴으로의 방향 전환을 예고해 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 1~2월 생산과 투자가 모두 증가하면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중심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 잡을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지난주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0.4% 포인트 올린 데 이어 KDI와 한국은행도 상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우선 경제지표 호전은 지난해 실적이 워낙 저조한 데 따른 기저효과(基底效果)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미국이 앞장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수출이 계속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장 다음주에는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담은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기다리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중국의 사드 보복도 진행형이다. 무엇보다 체감경기가 냉골인 것이 걱정스럽다. 수출 대기업들과 달리 내수에 의존하는 영세 자영업과 중소기업, 서비스업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 증가가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은 탓이다. 가계부채에 발목 잡힌 서민들은 6개월째 상승행진을 하는 생활물가 탓에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정부가 가장 우선적으로 할 일은 윗목의 수출 온기가 아랫목까지 이어지도록 내수에 힘쓰는 일이다. 그 해답은 일자리 창출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모처럼 만들어낸 경기 회복의 ‘마중물’ 환경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여기엔 대선 주자를 포함한 정치권도 힘을 보태야 한다.
  • 올 임금상승률 3.5% 전망… 작년보다 0.3%P 낮아

    올해 임금상승률이 지난해보다 0.3% 포인트 하락한 3.5%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5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 평균 월급은 354만 5000원으로 지난해 342만 5000원보다 12만원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은 6일 ‘2016년 임금 동향과 2017년 임금 전망’ 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경제여건이 다소 개선되더라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한 2.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임금상승률도 지난해 3.8%에서 0.3%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노동연구원은 1인당 노동생산성지수 증가율이 2010년 이후 일정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고 1인당 실질임금상승률도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특히 소득여건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데다 가계부채 부담이 실질구매력 상승을 억제하면서 민간소비는 둔화되고 내수기여도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고 건설투자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여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올해 임금이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을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해는 ‘전기·가스·증기·수도사업’과 ‘부동산·임대업’의 임금상승률이 각각 8.1%와 5.6%로 전 산업 임금상승률을 견인했다. 건설업도 지난해 특별급여증가율이 17.2%에 이르렀지만 올해는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임금상승률은 최저임금 인상수준 등 사회전반적인 분위기에도 영향을 받는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7.3%로 전체 임금인상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올해 공무원 임금상승률도 지난해보다 0.5% 포인트 높아진 3.5%로 전체 임금상승률에 다소 영향을 미쳤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복지 수준 올랐지만 행복감 떨어진 한국

    우리나라 복지 수준이 지난 5년 동안 소폭 개선됐지만 국민이 느끼는 행복감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복지 23위→21위로 소폭 상승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복지 수준 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복지 수준은 34개 OECD 회원국 가운데 2011년 23위에서 지난해 21위로 상승했다. 이는 경제 활력, 복지 수요, 재정 지속, 복지 충족, 국민 행복 등 5개 부문의 23개 지표를 측정한 결과다. 지난해 종합 순위에서 복지강국인 노르웨이와 덴마크,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아이슬란드가 1∼5위였고 에스토니아, 칠레, 터키, 그리스, 멕시코는 30∼34위였다. ●국민 행복도 30→33위로 하락 전반적인 복지 수준이 높아졌지만 ‘국민 행복도’는 낮아졌다. 삶의 만족도와 국가 투명도, 자살률, 여가, 합계출산율 등으로 측정한 점수는 2011년 0.348점에서 지난해 0.133점으로 크게 감소했다. 순위도 30위에서 33위로 하락했다. 지난해 삶의 만족도는 5.8점으로 이탈리아와 공동 27위, 국가 투명도는 56점으로 체코와 공동 27위였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8.7명으로 34위에 그쳤다. 합계출산율도 1.21명으로 꼴찌였다. 여가는 하루 14.7시간으로 25위, 출생 시 기대수명은 82.2세로 이스라엘, 노르웨이와 함께 공동 10위였다. ●경제활력도 8위·재정지속도 3위 반대로 고용률, 1인당 국내총생산(GDP), 실질경제성장률, 노동생산성 증가율로 측정한 ‘경제활력도’는 0.75점에서 0.834점으로 올랐다. 다만 순위는 6위에서 8위로 떨어졌다. 국민부담률, 국가채무비율, 재정수지 비율로 측정한 ‘재정지속도’는 0.775점에서 0.879점으로 상승하며 3위로 조사됐다. 상대 빈곤율과 지니계수, 경제고통지수, 총부양비가 포함된 복지 수요도는 0.781점에서 0.786점으로 소폭 올랐고 순위도 12위에서 10위로 상승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집중분석] 수출·수입 모두 증가 ‘침체의 터널’ 끝이 보인다

    [집중분석] 수출·수입 모두 증가 ‘침체의 터널’ 끝이 보인다

    한국호 장기 침체 터널 벗어나나우리 경제가 기나긴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와 회복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솔솔 나오고 있다. 그 근거는 당초 예상보다 좋게 나온 경제지표들이다. 섣부른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이 아직 우세하지만, 최소한 경기 회복의 ‘마중물’ 같은 환경은 만들어졌다는 데 상당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수출이다. 지난 2월 경상수지 흑자도 84억 달러로 석 달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특히 수입이 급증한 게 고무적이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의 오랜 악순환으로부터 벗어날 조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당국 수장들의 발언에도 희망이 묻어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5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다소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수출 증가로 생산과 투자 심리 등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실물부문의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이 우리 경제에 대해 “호전”과 ”회복”을 언급하는 것은 좀체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지난 2월 상품수지 흑자(105억 5000만 달러)가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작년 9월 이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84억 달러에 달했다. 2월 수출은 432억 달러(통관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늘었고, 수입도 361억 3000만 달러로 23.9% 증가했다. 3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3.7% 늘어난 489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우려됐던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도 수출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았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대중 수출에서 70% 이상이 중간재이고, 소비재는 5.6%에 불과하다”면서 “사드 보복이 전체 대중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내수를 떠받치는 생산과 소비, 투자 모두 조금씩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1∼2월 산업생산 합계가 앞선 2개월(작년 11~12월)에 비해 1.0% 증가한 가운데 특히 2월에는 소비가 4개월 만에 전월비 증가세(3.2%)로 돌아섰다. 2월 투자도 전년 동월 대비 19.5% 증가했다. 바클레이즈, HSBC, 씨티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한국 기업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역대 최고 수준의 반도체 호황 등으로 전체 산업 생산이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18일 ‘2017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보다 상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가 ‘바닥이 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수출 호조로 경제 성적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은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당초 추계했던 0.4%에서 0.5%로 상향 조정했다. 1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0.5%)보다 높은 0.6~0.7%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서 성장률 상향 조정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는 게 KDI의 공식 입장이지만, 내부 기류에는 변화가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경기가 안 좋다고 예상했는데 반도체 생산 호조로 수출·투자가 좋아져서 예상보다 괜찮았다”며 “지난해도 4분기 성장이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에 올해 성장률도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0.4% 포인트 올린 바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내놓은 LG경제연구원도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13일 발표되는 한은의 경제전망 수정 발표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최소한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 경제지표에서는 온기가 돌기 시작했지만 체감경기는 냉랭하다. 일각에서는 반등을 가리키는 경제지표도 고유가와 기저효과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시경제 전체로 봤을 때 부분의 이익이 전체로 확산되는 ‘낙수 효과’가 많이 약화돼 있다”면서 “수출 대기업은 호황을 누리는 반면 내수에 의존하는 영세 자영업과 중소기업, 서비스업 등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수출 증가 효과가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저출산율은 삶의 질 낮은 탓…청년 미래 불확실성 해소해야”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저출산율은 삶의 질 낮은 탓…청년 미래 불확실성 해소해야”

    인류는 오랫동안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소득’(GNI) 등 거시경제 지표를 국부(國富)의 척도로 활용해 왔다. ‘1인당 GDP’나 ‘1인당 GNI’가 높은 나라 국민들은 행복하고, 그렇지 않은 나라의 국민들은 불행하다고 여기는 기계적인 사고에 길들여져 왔다. ‘1인당 GNI 3만 달러’ 달성을 우리나라 선진국 진입의 필수 요건처럼 여기는 것도 이런 경제규모 지상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GDP 등이 말해주는 경제 수준과 개인이 느끼는 삶의 질 격차가 점차 커지면서 거시 지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커졌다. 이를테면 1인당 GNI가 3000달러도 안 되는 부탄 같은 나라 국민들이 체감 행복지수 세계 1위를 다투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국내에서도 우리가 얼마나 잘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이른바 ‘웰빙 지표’의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 첫 결실이 지난달 16일 발표된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다. 교육, 안전 등 일부 지표가 현실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있으나 질적인 삶의 수준을 평가해 보려는 첫걸음이라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삶의 질 종합지수 개발·측정의 주역인 유경준 통계청장과 한준 한국삶의질학회장(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을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통계청 나라셈도서관에서 김태균 서울신문 경제정책부장이 만났다. 삶의 질이 주목받게 된 시기는참여정부 때부터 성장·분배에 관심 유 청장 삶의 질 종합지수가 발표된 뒤로 많이 바빠지셨죠? 한 교수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면담이나 자료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지난해 11월 삶의질학회 창립총회를 열었을 때 회원 수가 30명 정도였는데 종합지수 발표하고 나서 여기저기서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많이 밝혀주셔서 학회 규모가 꽤 커질 것 같습니다. 삶의 질이란 게 건강, 가족, 소득·소비, 문화여가 등 다양한 삶의 영역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사회과학 아니겠습니까. 그렇다 보니 주축은 사회학자이지만 심리학, 경제학, 행정학 다양한 학계에서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유 청장 맞습니다. 저도 국내에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뜨거울 줄 미처 몰랐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프랑스 대통령의 요청으로 GDP를 대신해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 경제지표 개발에 나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삶의 질이 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양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했던 참여정부 때부터 삶의 질을 논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까지만 해도 외환위기 해결이 시급해 분배보다는 성장이 더 큰 과제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성장과 분배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했습니다.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으로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나뉘던 시절에는 분배도 개선됐는데, 1990년대 초부터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기 시작했고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나라는 부강해지는데 왜 개인은 그에 비례해 부유해지지 않는지에 대한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소득이 일정수준 높아져서 먹고살 만큼 되니 노동의 질, 환경 등 다른 주제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지요. 한국인들은 왜 자기 행복감이 낮은가타인과 비교 잘해 상대적 박탈감 커 한 교수 그렇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을 전환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대에 접어든 시점이지요. GDP가 늘어도 삶의 만족도가 크게 오르지 않는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이 시작된 때이기도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발전을 계속하는데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는 다양해집니다. 비단 촛불시위뿐만 아니라 환경, 교육 등 여러 주제에 걸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적 총량은 커졌는데 이를 대하는 개인의 가치와 의식이 바뀐 겁니다. 국제적인 환경 변화도 적잖은 영향으로 작용했습니다. 국제연합(UN)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서 나라별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비교해 발표하니까 우리는 왜 삶의 질 순위가 낮은지 궁금해진 겁니다. 한 교수 삶의 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지표 대신 행복감, 즉 주관적인 웰빙(안녕)으로 측정하는 유엔 세계 행복보고서를 보면 경제 수준에 비해 행복감이 낮은 대표적인 나라가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입니다. 집단주의 문화가 강해서 남과 비교하는 성향이 강한 것 등이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유 청장 경제성장률, 기대수명처럼 객관적 지표는 한국이 높은데 주관적 행복감이 낮은 이유는 아무래도 상대적 박탈감이 작용해서 그렇다고 봐야 될 겁니다. 내가 스스로 느끼는 행복도 중요한데 다른 사람의 눈에 비쳐진 내 모습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상대적 행복감이라는 개념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GDP나 월급봉투에 찍히는 숫자는 객관적인 소득 수준만을 나타내는 데 머물고 있습니다. 한 교수 우리나라는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다 보니 정부 정책은 공급자 중심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성장하면 욕구와 관심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공급자 중심의 정책 마인드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압축성장을 한 만큼 삶의 질에 대한 기대치가 계속 상승해왔기 때문에 기대가 충족되는 속도가 조금만 느려져도 불만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유 청장 우리와 정반대 사례가 동남아시아의 부탄입니다. 이 나라는 경제 수준은 180개국 가운데 140~150등으로 하위권이지만 삶의 질 만족도는 아시아에서 1, 2위를 다툽니다. 종교적 만족도와 명상을 정책목표로 삼아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선진국에서도 삶의 질 향상을 경제 성장과 함께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한 셈입니다. 삶의 질과 경제발전과의 관계는GDP 영향 크지만 보완할 부분 많아 유 청장 이번에 발표한 삶의 질 종합지수가 인간의 행복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GDP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누가 뭐래도 소득수준 아닙니까. 그러한 GDP를 넘어선다는 뜻으로 ‘비욘드(beyond·넘어서) GDP’라는 말이 나왔죠. 그러다가 GDP도 중요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GDP 플러스 비욘드’ 등이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가사노동이나 공유경제처럼 GDP가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에 주목하면서 사회적 이동성과 같이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지표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교수 그렇게 되려면 삶의 질 종합지수가 사회현상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계속 수정·보완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사실 이번에 발표하고 나서 외부에서 욕을 참 많이 먹었습니다. “나는 불행한데 삶의 질이 왜 개선됐다고 하느냐”는 등 불만이 많았습니다. 삶의 질 종합지수는 12개 영역 80개 지표로 작성됩니다.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80개 지표 가운데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개개인마다 다릅니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한국적 특수성을 잘 반영한 지표라고 생각하는데 국민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회적 계층 이동성 지표, 이른바 ‘흙수저’가 ‘금수저’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도 담고 싶었지만 관련 통계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통계 자체는 유용하지만 비교적 최근 자료라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지표도 있었고요. 결국 통계가 쌓이다 보면 삶의 질 종합지수도 완성도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최근엔 미세먼지 같은 환경도 중요 유 청장 맞습니다. 최근에는 환경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특히 미세먼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 통계를 삶의 질 측정에 반영하는 건 꽤나 복잡한 작업입니다. 미세먼지도 입자 크기에 따라 다양하고, 이마저도 최근 통계밖에 없기 때문에 시계열 비교가 어렵습니다. 개인의 체감과 숫자의 간극은 통계청 입장에서도 참 난감한 문제입니다. 실업률이 3.5%라고 해도 내가 실업자이면 자신의 실업률은 100%이니까요. 정책지표로서 삶의 질 지수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삶의 질 종합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지표를 좀 더 체계적으로 선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녀, 연령, 지역, 학력, 소득수준 등 각각의 지표를 집단별로 구분해서 볼 수 있도록 제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문적인 용어로 ‘데이터 분산’이라고 하는데요. 이른바 ‘평균의 함정’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데이터 분산이 가능하려면 모집단이 커지고 기반 통계가 풍부해야 합니다. 결국 비용의 문제이지요. 한 교수 지표 작성 과정이 전문가 중심의 하향식(톱다운)으로 추진되어서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와 닿았는데요. 보완할 방법이 없을까요. 유 청장 안 그래도 올 하반기에 삶의 질 지표 보완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포털사이트나 통계청 사이트에서 삶의 질 측정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표는 무엇인지 국민 의견을 받을 예정입니다. 국제적으로 삶의 질과 웰빙 측정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일본, 부탄 등 해외 사례를 검토해서 필요한 지표를 추가할 생각입니다. 지표 개선안이 마련되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지표검토위원회에 올려서 확정할 예정입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다양한 욕구 충족·사회 문제 해결해야 한 교수 많은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통계청과 함께 삶의 질 지수를 발표한 이유는 암울해 보이는 우리 사회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출산율이 낮은 배경을 따져 보면 젊은이들의 낮은 삶의 질과 연결돼 있습니다. 결혼은 미래를 기약하고 과감히 투자하는 것인데 불확실성이 크니 자꾸 꺼리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삶의 질이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외에도 사회 갈등, 인구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질은 신뢰, 자원봉사, 기부행위, 사회적 지지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단지 물질적 삶의 수준만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과 인생관, 가치관을 아우른다는 뜻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도 우리처럼 젊은 세대의 불만이 폭증하면서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향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의식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정부 정책도 그에 맞게 많이 바뀌었습니다. 서구와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각자 자기만족을 위한 삶을 추구한다면 사회 갈등이 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학회에서 만난 경제학자들과 얘기해보면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방향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회적 변화입니다. 유 청장 한국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느냐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 중 하나가 삶의 질 지수 작성의 계기였습니다. 주관적 행복감은 개인마다 다릅니다. 누구는 소득이 중요하고, 다른 누구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행복을 찾기도 합니다.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욕구를 취합해서 올바른 정책지표로 삼는 데 삶의 질 종합지수가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정부만의 과제는 아닙니다. 시민사회와 학계의 광범위한 참여가 절실합니다. 답을 찾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길 기대합니다.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유경준 통계청장은 ▲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 고려대 경제학과 석사, 미국 코넬대 노동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 고용노동부 장관 자문관,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한준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 학사·석사,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 박사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미국 하버드 옌칭연구소 방문교수, 국민경제자문회의 균형경제분과 위원, 한국삶의질학회장
  • [사설] 대선 주자들, 저성장시대 ‘행복비전’ 내놓아야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을 넘는 데 또 실패했다. 벌써 10년째다. 엊그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 7561달러로 2만 달러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8%로 수년째 2%대 박스권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고 있다. 보통 선진국으로 인정받으려면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어야 한다. 이런 조건을 갖춘 나라는 미국·일본·영국 등 43개국이다. 46위인 우리는 발버둥을 치고 있지만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물론 1인당 소득과 경제성장률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담보하는 잣대는 아니다. 하지만 부국(富國)이 뒷받침되지 않는 행복이란 추상적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는 교훈을 우리 현대사가 똑똑히 증명하고 있다. 우리 헌법 전문이 밝히고 있듯이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도록 하는 데에는 무엇보다 경제가 밑받침이 돼야 한다. 그런 까닭에 앞으로 5년 대한민국을 이끌 국가지도자 역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진국 함정에 빠진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켜 선진국에 진입시킬 비전과 청사진이 제시돼야 한다. 이처럼 저성장의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이지만 대선 주자들이 쏟아내는 경제성장 공약은 진단은 그런대로 맞지만 처방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뜬구름 잡기식 정책이 대부분이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장 엔진이 꺼졌다는 것이다. 말을 바꾸면 한국 경제의 재도약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산업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4차 산업혁명을 주요 과제로 삼은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로봇 등 정보기술과 기존 제조업을 결합한 산업 구조의 혁신이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각 후보의 공약은 졸속이며 천편일률적이다. 무슨 무슨 위원회를 만들겠다느니, 창의적 교육이라느니, 학제를 개편하겠다느니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당장 집권하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는데 그저 논의하겠다는 식이니 답답할 따름이다. 우리 경제 신성장 엔진의 주체는 정부 부처가 아닌 민간 기업이다. 4차 산업혁명의 주체 역시 기업이다. 새로운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비로소 우리 경제와 국민의 숨통이 열린다. 이런 까닭에 우리는 지금 기업 때리기에 주력할 게 아니라 기업이 열정을 갖고 혁신을 통해 꺼져 버린 경제 성장엔진을 다시 살릴 수 있도록 장애물, 즉 규제를 혁파하는 일이 급선무다. 차기 행정부가 총체적인 비전을 갖고 경제성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대선 주자들은 이에 걸맞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 [사설] 10년째 넘지 못한 1인당 소득 3만 달러 벽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만 7000달러대에 머물며 10년째 3만 달러 진입에 실패한 것은 우리 경제의 녹록지 않은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로 봐야 한다. 한국은행의 ‘2016년 국민계정’에 따르면 2016년 국민소득은 2만 7561달러(원화 기준 3198만 4000원)로 전년보다 1.4% 느는 데 그쳤다. 2만 달러를 처음 넘어선 것은 2006년이다. 2008년 취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그 뒤를 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747 성장론’과 ‘474 정책’을 내걸고 4만 달러 달성을 약속한 바 있다. 결국 4만 달러는커녕 3만 달러 시대도 열지 못하게 됐다. 3만 달러는 선진국 진입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다. 국민소득이 제자리걸음한 것은 환율 영향도 적지 않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160.5원(매매기준)으로 전년보다 2.6% 올랐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화 환산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그보다는 성장세가 약화된 것이 근원적 요인이라고 봐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11년 3.7%에서 2012년 2.3%로 뚝 떨어진 뒤 2015년 이후 2년 연속 2%대에 그친 것이 이를 입증한다. 통계 이면의 현실은 우리를 더 착잡하게 만든다. 물론 해석상의 오류일 수도 있지만, 단순 계산해서 1인당 소득이 3198만원이라면 4인 가족 기준 소득이 1억 2800만원 가까이 돼야 한다. 과연 그런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불평등한 소득 구조가 가져온 결과다. 고소득이 편중된 일부 상위권을 빼고 나면 나머지 국민의 소득은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 국민소득이 오르려면 경제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올해도 민간 소비 부진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3만 달러 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신성장 동력 발굴과 수출 다변화, 경제 체질 강화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소득 불평등 개선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어젠다임을 외면해선 안 된다. 국민총소득 중 가계 비중이 줄고 있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국민총처분가능소득 1632조 6000억원 가운데 국민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인 가계총처분가능소득은 56.9%(929조 6000억원)였다. 전년보다 0.3% 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국민의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이 그만큼 안 좋아졌다는 뜻이다. 실업률이 높은 데다 실질임금에 변화가 없고 순이자 소득이 줄어든 탓이다. 한국 경제 관건인 내수 회복을 위해서는 가계소득 확대에 공을 들여야 한다. 우리 경제 구조가 서비스업 확대 등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중소기업의 임금을 올리는 구조로 바뀌도록 하는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몫이다. 차기 대선 후보들은 왜 신성장 동력 발굴과 소득 불평등 해소가 화급한 과제인지, 왜 가계소득 확대에 진력해야 하는지 지난해 국민계정을 직시하기 바란다.
  • 3D·로봇·의료정보 국가기술자 생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로봇, 3D프린터 등 미래유망기술에 대한 국가기술자격을 신설한다. 고용노동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제4차 산업혁명 대비 국가기술자격 개편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17개 자격을 새로 만들고 산업계 주도로 신설이 필요한 자격을 계속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 국내 로봇 시장 규모 6조원 우선 4차 산업 핵심 기술 자격은 로봇기구개발기사, 로봇소프트웨어개발기사, 로봇제어기하드웨어개발기사, 3D프린터개발산업기사, 3D프린팅전문운용사, 의료정보분석사 등 6개다. 국내 로봇시장 규모는 2조 6000억원으로, 최근 6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21%에 이른다.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6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3D프린팅 시장도 2014년 1815억원에서 내년에는 5082억원으로 확대된다. 조영훈 로봇산업협회 이사는 “로봇산업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수술용 로봇 등 전문서비스와 고령화에 따른 생활서비스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다”며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 신설 자격은 연료전지에너지생산기술기사, 폐자원에너지생산기술기사, 풍력에너지생산기술기사, 바이오의약품제조기사 등 9개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2010년부터 해마다 7%씩 성장해 2014년 전체 시장 규모가 7조 6000억원에 이르며 2015~2020년 신규인력 수요는 4900명이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태양광 부문은 같은 기간 1500명의 신규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환경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환경위해관리기사와 방재기사 등의 전문인력도 육성할 계획이다. ●포장산업기사 등 불필요한 시험 없애 반대로 포장산업기사처럼 산업현장에 불필요한 자격시험은 없앤다. 자격개편 분과위원회에서 현장 수요와 산업특성, 전망을 검토해 시험횟수를 축소하거나 2~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단계적으로 자격 발급을 중단한다. 다만 기존에 취득했던 자격 효력은 유지된다. 국가기술자격의 현장성도 강화한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해 이론과 지식 외에도 실용능력을 갖추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패션디자인산업기사’ 자격을 소비자트렌드·판매 분석, 시제품 개발 등 직무중심으로 보완하는 방식이다. 교육과 훈련을 이수하고 내외부 평가를 거쳐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평가형자격’은 특성화고, 전문대, 폴리텍 등 기존 훈련기관 외에 기업현장과 일·학습병행제에도 적용한다. 2018년에는 과정평가형자격을 취득하면 개인별 NCS 교육 이수 내역을 인정해주는 제도도 도입한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산업현장의 수요를 기반으로 부처 협업을 통해 국가기술자격 개편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18 예산안 편성지침] 盧정부 이후 재등장한 ‘양극화 완화’… 새 정권 코드 맞추기?

    ‘창조경제→4차산업’ 대체 가능성 융합예산, 부처 칸막이 넘을지 주목 2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내년 예산안 편성 지침에서 눈에 띄는 4가지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과 ‘양극화 완화’, ‘융합예산 편성’, ‘보조사업 재검토’이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핵심 사업으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9월 발표될 예산안을 봐야겠지만 창조경제 사업이 4차 산업혁명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 예산에서 양극화 완화를 위해 재정을 중점 투입하겠다는 지침을 내놓은 것은 참여정부 이후 10년 만이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권 후보들의 5·9 대선 당선 가능성이 큰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종의 ‘새 정권 코드 맞추기’ 아니냐는 것이다. 내년에 처음 시도되는 관련 부처들의 융합예산이 부처별 칸막이에 가로막힌 예산 편성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해진 법 테두리 안에서 예산의 유사 중복을 막으려면 관계부처가 사전에 모여 서로의 역할을 분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기준 59조 6222억원에 달하는 국고보조금에 메스를 들이대는 것은 ‘최순실 지우기’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재부는 불요불급한 예산이 편성되지 않도록 하는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국정농단에 연루된 문화체육관광부를 표적으로 한 지침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문체부 예산은 6조 8932억원인데 이 가운데 70% 정도가 보조금 사업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예산지침이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은 떨어진다. 사상 초유의 5월 대선을 거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정권의 비전을 반영해 내년 예산의 얼개 수정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이달 말 발표되는 1분기 경제성장률에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한 해 2차례의 예산지침에 추경까지 고려해 3번의 예산요구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10년째 못넘은 ‘3만弗 벽’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나

    10년째 못넘은 ‘3만弗 벽’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나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만 7000달러대에 머물렀다.2006년(2만 795달러) 처음으로 2만 달러 벽을 돌파한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3만 달러의 문턱을 못 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성장률은 2.8%로 잠정 산출됐다. 28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 7561달러로 집계됐다. 전년(2만 7171달러)에 비해 고작 1.4% 늘면서 3만 달러대 진입에 또 실패했다. 2%대의 저성장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그 이유로 분석됐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160.5원으로 전년보다 2.6% 올랐다.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이 일어나면 달러화로 표시하는 GNI 환산 수치도 작아진다. ●日·獨은 5년 만에 ‘3만 달러 도달’ 문제는 2만 달러대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은 2%대 성장이라면 올해와 내년에도 3만 달러의 벽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자칫 성장동력 약화로 선진국에 도달하지 못하는 ‘중진국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1인당 GNI는 한 나라에서 국민의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보통 3만 달러를 선진국 진입의 기준으로 본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1인당 GNI가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에 도달하는 데 각각 9년과 8년이 걸렸다. 일본과 독일은 5년 만에 3만 달러의 벽을 깼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각각 13년, 14년이 걸렸다. 1인당 GNI가 3만 달러 이상이면서 인구 5000만명 이상인 ‘30·50클럽’에는 세계에서 이 6개 나라만 가입돼 있다. 우리나라가 일곱 번째 가입이 유력하지만 시점이 자꾸 지연되고 있다. ●작년 성장률 2.8%로 잠정 산출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속보치 발표 때보다 0.1% 포인트 오른 2.8%로 조사됐다.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지난해 총저축률은 35.8%로 1999년(35.9%)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 지출 비중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총저축률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시론] 4차 산업혁명과 신산업 규제혁신/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신산업투자위원회 위원

    [시론] 4차 산업혁명과 신산업 규제혁신/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신산업투자위원회 위원

    규제개선 패러다임 바꿔야 신산업투자위 규제 검토 지난해 255건 규제 개선 민관 성숙한 관계정립 필요 스마트한 규제개선 관건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을 “물리적, 디지털, 생물학적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기술의 융합”이라고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이 인류사적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에 편승하고 향후 어떻게 주도해 갈 것인가는 우리나라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역사적으로 산업화 대열에 늦게 참여한 우리나라에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신산업 분야는 필연적으로 빠른 타이밍이 중요하지만, 관련 규제와 제도 부족 등 규제 지체 현상으로 일을 벌이기 어려운 면도 있다. 지금처럼 사회가 복잡해지고 민간의 역량이 발달하면서 섣부른 규제로 오히려 세계 수준으로 성공할 수 있는 민간의 의지가 꺾이기도 한다. 한편 규제를 함부로 풀면 조명 분야에서 볼 수 있듯이 저가의 중국산 시장으로 재편돼 국내 산업의 기반이 초토화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 개선은 과거와는 패러다임이 달라야 한다. 민간이 최대한 자유를 갖고 신산업을 발전시키고 정부가 이에 발맞춰 꼭 필요한 규제를 스마트하게 정비하고 오남용을 최소화하는 패러다임으로 바꾸어야 한다. 즉 신산업을 ‘육성’ 등의 선심적이거나 계몽적으로 보는 패러다임보다는 신산업을 ‘투자’ 및 네거티브·스마트 규제의 패러다임으로 바꾸는 것이 당면 과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창조적 아이디어와 도전적 신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신산업투자위원회를 통해 유망 신산업 분야에서 민간의 다양한 애로 사항을 검토해 왔다. 무인이동체·ICT융합·바이오헬스·신재생에너지·신서비스의 5개 분과, 80명의 산·학·연 민간 전문가로만 구성된 위원들이 전문성과 경륜을 결합한 집단지성을 발휘하며 민간의 규제 건의에 대해 사전 허용, 사후 보완하는 ‘원칙개선 예외존치’의 네거티브·스마트 규제 방식을 적용해 왔다. 그 성과로 지난 한 해 동안 270여건의 규제 개선 건의를 심사해 255건(94%)을 개선했다. 이런 정량적 성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규제를 담당하는 공무원과 민간의 이해 당사자, 민간 전문가들이 협의할 수 있는 장이 형성돼 향후 지속 가능한 규제 개선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신산업투자위의 성과는 두드러졌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해마다 성장률이 9.8%, 국내는 연평균 7%로 증가하고 있어 10년 안에 어떤 산업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성장 동력으로 규제 개선에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지난해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해 개인 유전자 검사 완화, 스마트 기기 수집 비식별 신체정보 서비스, 3D 프린팅 기술 활용 맞춤형 의료기기 시장의 활성화, 인공지능 기반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품목허가 등급 완화 등 굵직한 규제 개선을 이뤄 냈다. 신산업 분야의 규제가 문제 될 때마다 두 가지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신기술 및 신산업에 대한 과장된 평가로 현 시스템의 장점을 무시하고 규제 개선을 해야 한다는 ‘규제 개선 신봉자’와 새로운 규제 개선이 잠재적으로 만들 수 있는 오남용을 과장하거나 새로운 규제가 가져올 영향에 대한 공포로 무작정 거부하는 ‘규제 개선 거부자’들이다. 진실은 그 중간에 있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뿐 아니라 민·관 및 민·민 간 성숙한 관계 정립을 통해 스마트한 규제 개선을 이뤄 나가야 한다. 신산업투자위의 활동이 산업 시스템의 질을 높이고 신산업을 키워 궁극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맞는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현 시스템의 장단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와 신기술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궁극의 목적인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무슨 투자를 해야 하고 어떤 규제 개선이 필요한지를 같이 고민해야 한다. 과장과 공포를 자제하고 진지한 고민과 노력으로 국내에서도 성공적인 신산업 투자가 이뤄지길 바란다.
  • [금요 포커스] 콘텐츠산업, 4차 산업혁명을 이끈다/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제1차관)

    [금요 포커스] 콘텐츠산업, 4차 산업혁명을 이끈다/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제1차관)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것이다. 2016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를 논의한 후 새로운 산업혁명은 전 세계적으로 초미의 관심사였다. 제4차 산업혁명이란 디지털, 물리적, 생물학적 경계가 없어지면서 융합되는 기술적 혁명을 의미하며, 이는 또한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연결·융합·지능화된 산업구조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농업경제 이후 산업화 시대를 거쳐 정보화 시대를 지나왔다. 지난 산업혁명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소위 ‘패스트 팔로어’로 선진국을 빠르게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화 시대에는 자동차, 조선, 철강 산업 등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정보화 사회에서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강국으로 거듭났다. 또 한번의 산업혁명을 맞이한 지금, 우리가 변화의 이니셔티브를 쥐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기술이 융합하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이 나타날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그래 왔듯 인간은 여유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무언가를 다시 끊임없이 만들어낼 것이다. 인류는 한순간도 창작활동을 쉬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 바로 콘텐츠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더더욱 콘텐츠의 시대로 기억될 것이다. 이미 콘텐츠산업은 국내 전체산업의 성장률(1.3%)을 훨씬 뛰어넘는 4.5%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으로 향후 5년간 전 세계적으로 약 710만 개의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콘텐츠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이 큰 영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 영화, 게임, 음악, 뮤지컬 등 콘텐츠산업은 항상 기술발전과 함께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새로운 기술은 소리, 느낌, 감정의 생생한 표현과 장소적 한계를 뛰어넘는 콘텐츠 제작을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새로운 플랫폼 등장으로 웹툰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개척되기도 했다. 이렇듯 기술이 콘텐츠산업 발전에 혁신적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훌륭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기술이 절대적인 것만은 아니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는 인간의 경험과 생각을 기반으로 한 ‘문화적 요소’를 갖추고 감성적 교감도 할 수 있는 콘텐츠, 즉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주 출신의 유명한 언론재벌인 루퍼트 머독은 “어떠한 전자기기와 플랫폼, 기술도 훌륭한 콘텐츠 없이는 텅 빈 용기에 불과하다”고 강조한 바 있지 않은가. 국내 출시 이후 한때 주간 이용자가 700만명에 이르렀던 ‘포켓몬고’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이다. 그러나 출시 50여일이 지난 지금 매출과 이용자 수가 급감하면서 인기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신기술로 인해 트렌드가 됐었지만 단순한 포맷과 반복되는 유형의 콘텐츠에 이용자가 싫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반면 할리우드의 대표 SF 영화 ‘ET’는 개봉 이후 35년이 지났지만 유니버설스튜디오의 E T 라이드는 지금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신 기술이나 화려한 그래픽은 없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새삼 최신 기술과 결합하는 콘텐츠와 스토리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되는 사례다.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이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올림픽은 첨단 기술의 경연장이며 콘텐츠 개발자의 시험장이다. 이 시대 최고의 기술이 융합하여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올림픽의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물론 올림픽 이후의 산업 지속성도 좌우한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올림픽 영역뿐 아니라 전 산업에서 콘텐츠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제는 모방이 어렵고 쉽게 범용화되지 않는 디자인, 창의력, 스토리와 같은 ‘감성지식’이 산업의 경쟁력이 되고 가치창출의 원천이 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다. 우리가 산업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기 위해 콘텐츠산업에 주목해야 할 때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부의 천정부지 부동산 가격 잡기에 나선 속사정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부의 천정부지 부동산 가격 잡기에 나선 속사정

     “백약(百藥)이 무효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식히기 위해 각종 규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월 평균 신규주택 가격은 전달(1월)보다 0.3% 올랐다. 전달의 상승폭인 0.2%에서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때문에 4개월 내리 이어진 주택가격 상승폭 둔화세도 멈췄다. 중국의 70개 주요 도시들 가운데 전달보다 신규 주택 가격이 오른 곳은 56곳에 이른다. 전달(45곳)보다 11곳이나 늘어났다. 신축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상승한 도시의 수가 증가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전년보다 오른 곳도 67곳으로 전달(66개)보다 1곳 더 늘었다. 다만 전년 같은기간보다는 11.08% 상승해 전달(12.2%)에 비해 소폭 둔화되며 3개월째 오름폭이 줄었다. 신규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로 전달보다 1.3%나 치솟았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과 충칭(重慶)도 각각 1.0% 뛰어오르며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지난해 ‘부동산 광풍’이 불던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은 하락세로 반전되며 전달보다 0.6% 하락했다. 특히 ‘풍선효과’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과열됐던 1선 도시(대도시)가 둔화세를 반면 2·3선 도시(중·소 도시)의 가격 상승세는 눈에 띄게 강한 모습을 보인 까닭이다. 1선 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0.1% 올랐고, 2·3선 도시는 각각 0.3%, 0.4% 올랐다. 주요 도시별로는 상하이(上海)가 0.2%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광둥성 광저우(廣州)도 0.9% 올랐다. 반면 선전을 비롯해 베이징(北京), 푸젠(福建)성 샤먼(厦門) 등은 가격이 떨어졌다. 옌웨진(嚴躍進) 이쥐(易居)연구원 총감은 “집값 과열 도시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다른 도시들의 집값 상승세가 비교적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중국 신규주택 가격은 지난 1월만 해도 전달에 비해 0.2% 상승하며 상승폭이 4개월 연속 둔화됐다. 당시 부동산 버블을 잡기 위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2월 들어 다시 상승폭이 커지면서 부동산 버블을 잡기 위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가을부터 쏟아져 나온 부동산 대책이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기관지 중국금융(中國金融)은 지난 17일 부동산 시장 분석 기사를 통해 “일부 도시의 부동산 시장 과열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부동산 시장 과열에 따른 숨겨진 리스크와 잠재적인 피해를 무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0일 “중국 정책당국이 부동산 거품에 의한 금융 리스크와 사회적 불만을 억제하면서 건설 경기의 냉각과 원자재 수요 감퇴도 피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목표한 경제성장률을 맞출 수 있었던 데는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점을 언급한 것. 중국의 제조업계가 설비 투자를 줄이는 상황인 만큼 부동산이 경제 지표에 이바지하는 몫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로 잇달아 주택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앞서 양회에서 발표한 올해 정부 업무보고에서도 ‘일부 도시의 집값 과열 현상을 억제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실제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자마자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주택구매 제한령을 일제히 쏟아냈다. 베이징은 17일 중고주택 시장을 겨냥한 주택구매 제한령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실거주용주택과 투자용 구매의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비중을 각각 60%, 80%로 기존에서 10%포인트 인상했다. 또 주택구매 대출 상환 기한을 기존의 30년에서 25년으로 축소했다. 허베이성 스자좡(石家莊)과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광저우, 후난(湖南)성 창사(長沙) 등에서 연달아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비중을 인상하는 등의 내용의 주택구매 제한령을 내놓았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는 15일 ‘난징 주택 구매제한 정책 조정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난징시 가오춘(高淳), 리수이, 류허(六合)현을 구매제한 범위에 포함시켰다. 이미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하고 난징 후커우(戶籍)가 없는 외부 호적자의 신규·기존주택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주요 지역에서 두 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현지 호적자의 신규·기존 주택 구입을 금지시켰다. 외부 호적자의 경우 3년간 2년 이상 사회 보험료를 납부해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도 15일 첫 주택 구입시 우선 지급해야 하는 계약금 비중을 30%로 높이고 외부 호적자의 주택 구매를 한 채로 제한했다. 싼야시도 11일 ‘싼야시 인민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대출문턱과 규제강도를 높였다. 수도 베이징과 경제도시 상하이 주변 소도시도 잇따라 구매제한 조치를 내놨다. 베이징 인근 도시인 허베이성 줘저우시, 허베이 바오딩(保定)시 내 라이수이현, 2022년 동계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허베이성 장자커우(張家口) 충리(崇禮)구 등이다. 상하이 주변 도시의 부동산 규제도 강화됐다. 상하이 인근의 저장(浙江)성 자산(嘉善)현과 상하이와 가깝고 투자 열기가 뜨거운 항저우(杭州) 등이 대표적이다. 지방 정부 당국이 일제히 부동산 시장에 대해 고삐를 죄기 시작한 것은 도시의 주택 가격이 치솟으면서 사회적 불만이 점점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의 집값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마저 좌절감을 토로할 정도다. 그런 만큼 집을 구하기 어려운 서민의 분노는 임계치를 향해 치닫고 있다. 문답 형식의 지식공유 웹사이트인 ‘즈후’에 최근 베이징 집값에 대한 토론장이 열렸는데 페이지뷰가 무려 1780만회에 이른다. 한 베이징대 졸업생은 “일류 연구기관에 취직됐지만 높은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이 자리도 포기하고 베이징을 떠나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중국 당국의 부동산 규제로 거래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실적 목표치를 낮춰야 한다고 다우존스가 21일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체 세빌스의 관계자를 인용해 밝혔다. 제임스 맥도날드 세빌스 중국 리서치 담당 헤드는 올해 중국 개발업체들이 매출 목표치를 좀 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더욱 강화된 부동산 규제를 통해 주택가격 급등을 억제하려고 한다”며 “이는 거래량을 급감시키는 반갑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맥도날드 헤드는이어 “이 경우 일부 개발업체들은 가격을 인하해야 할 것”이라며 “주택 구매자와 개발업체 모두 새로운 환경과 마주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한·미 FTA, 태평양 가로지른 경제 고속도로/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월요 정책마당] 한·미 FTA, 태평양 가로지른 경제 고속도로/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스코틀랜드에서도 좋은 포도를 키울 수 있고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다. 다만 비용이 30배 더 들 뿐이다. 그렇다면 스코틀랜드의 포도 생산을 보호하기 위해 와인 수입을 금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아담 스미스는 1776년 국부론에서 당시 팽배해 있던 중상주의를 배격하며 부유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무역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자유무역의 논리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보장은 없다. 교역에 참여하는 모든 국가들이 무역의 혜택을 골고루 가져가기보다는 각종 제한 조치로 인해 ‘제로섬’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에 비해 교역 증가율은 계속해 떨어진다는 사실과 승자 독식으로 인해 교역이 소득 재분배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왔다는 주장은 문제를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보다 ‘자유롭고 공정하며 호혜적인 무역’(free, fair and reciprocal trade)을 강조하고 있다. ‘포지티브섬’의 자유 무역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중상주의에 맞선 아담 스미스의 혜안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교역 비중이 큰 한국에는 더욱 절실하다. 자유무역협정(FTA)은 체결국 사이에 관세를 인하하고 교역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제도적 장치다. 일종의 ‘교역 고속도로’인 셈이다. 지난 15일은 한·미 FTA 발효 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한·미 FTA를 평가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견해도 있지만 적어도 지난 5년간 성공적으로 작동했고, 그 결과 한국과 미국에 모두 이득이 됐다는 점에 대해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한·미 FTA 5주년을 맞아 미국 상공회의소는 한·미 FTA가 미국의 모든 자유무역협정이 토대로 삼아야 하는 21세기 규범이며, 미국의 제조업, 농산품, 서비스 수출업자들에게 이득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동시에 미국의 오랜 동맹국인 한국의 경제도 발전시켜 왔다고 평가했다. 한·미 FTA의 호혜적 성과는 상품 교역, 서비스 교역, 직접 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고루 나타나고 있다. 우선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는 와중에도 양국 사이의 상품교역 규모는 FTA 발효 직전인 2011년 1008억 달러에서 발효 5년차인 2016년에 1097억 달러로 8.8% 증가했다. 한국의 수입 시장 내 미국 상품의 비중은 물론이고 미국 수입시장 내 한국 상품의 비중도 동시에 늘어났다. 양국 사이의 서비스 교역 규모도 지난 5년간 22.9% 증가했다. 양국 간 기업의 직접 투자도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한국 기업은 자동차, 가전, 반도체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미국 내에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미국 기업도 정보통신, 바이오 등에 투자해 한국의 신산업 창출 기반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가 강조되면서 일각에서는 한·미 FTA 체결 이후 한국의 대미 상품무역 흑자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FTA의 혜택이 한국에 집중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양국의 경제관계를 폭넓게 살펴보면 한국은 상품무역에서, 미국은 서비스교역과 직접투자에서 유사한 규모의 흑자를 보이는 등 한·미 FTA가 두 나라 사이의 균형 잡힌 경제관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는 게 보다 객관적인 평가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대미 무역흑자가 과도하다는 논란이 계속될 경우 미국과의 경제·통상 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우리의 대미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와 원가 절감 등 효과가 큰 품목을 중심으로 가급적 미국산을 수입함으로써 대미 무역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노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최근 생산 증가와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으로 가격과 운송 비용이 하락한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선 다변화와 수출용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한·미 FTA는 지난 5년간 원활히 작동해 왔으며, 앞으로도 트럼프 행정부와의 경제 협력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양국이 한·미 FTA를 충실히 이행해 나감으로써 한국과 미국의 상품·서비스·투자가 ‘FTA 고속도로’를 타고 태평양을 자유롭게 가로지를 수 있기를 기원한다.
  • [금리 역습에 대비하라] 가계부채 비율 1%P 오르면 성장률 0.1%P 하락

    [금리 역습에 대비하라] 가계부채 비율 1%P 오르면 성장률 0.1%P 하락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 포인트 오르면 중장기적으로 성장률이 0.1% 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19일 국제결제은행(BIS)이 내놓은 ‘가계부채의 장단기 실질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상승하면 1년 이내 단기간에는 해당국의 소비와 성장에 ‘양(+)의 효과’를 줬다. 하지만 1년 이상의 중장기로 기간을 늘렸을 때 가계부채 비율이 1% 포인트 오르면 성장률이 0.1%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늘어난 빚이 단기적으로는 소비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는 의미다. BIS는 1990년부터 2015년 1분기까지 23개 선진국과 31개 신흥국 등 54개국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보고서는 “정책 담당자들이 가계빚을 늘리는 ‘신용 팽창’을 통해 경기를 진작하려고 하면 심각하고 중대한 대가를 치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2012년 7월부터 8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고 정부도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해 건설경기 부양에 나섰다. 이로 인해 가계부채는 지난 1년 새 141조원 급증해 지난해 말 현재 1344조원을 넘었다. BIS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3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1.6%였다. 전년(87.0%)보다 4.6% 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의 상승 폭은 노르웨이(7.3% 포인트)와 중국(5.0% 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BIS 분석 결과로 보면 지난해 늘어난 가계부채 탓에 중장기적으로 성장률이 0.5%가량 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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