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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치싸움에 미뤄지는 데이터3법 국회 처리 시급하다

    정치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함께하는 4+1협의체와 자유한국당 간의 정치적 갈등이 증폭하면서 비쟁점 민생법안과 예산부수법안들이 희생되고 있다. 혁신경제를 활성화할 법안 등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여야 원내대표들이 거듭 연내 처리 의사를 밝힌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오죽하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데이터3법 통과가) 막히는 것을 보면 벽에다 머리를 박고 싶다”고 했겠는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도 이날 공개된 내년 신년사에서 “정책 기조가 ‘기업의 활력제고’로 전환되길 기대한다”고 밝혔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미래지향적인 규제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치권에 각성을 촉구했다. 경제단체장들의 경고를 흘려 들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내년에 2.4%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했지만, 내년 경제 상황도 올해만큼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합의는 1단계로 미봉책일 뿐이다. 게다가 미중이 경제뿐 아니라 패권을 둘러싼 전쟁을 벌이는 중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태이다. 반면 국내 경제의 혁신성은 떨어지고 있다. 세계적 기술분석잡지인 MIT테크놀로지리뷰가 발표하는 ‘세계 50대 스마트기업’에 한국 기업은 최근 3년간 단 한 곳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기준 벤처기업 종사자는 총 71만 5000명으로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 종사자(66만 8000명)보다 많다. 벤처기업이 일자리 확대 등에서 한국경제를 충분히 견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데이터는 ‘산업의 쌀’이다. 미국은 물론 사생활을 엄격하게 보호하는 유럽과 일본 등도 익명처리된 비식별정보를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고 관련 산업을 키우고 있다. 데이터3법이 이번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고 총선 뒤에 처리돼도 4~5개월이 늦어지고, 최악의 경우 20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될 수도 있다. 경제를 활성화하고 신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여야는 약속대로 데이터3법을 어서 통과시켜야 한다.
  • [데스크 시각] 공공·노동·구조 개혁은 어디로 갔나/김경두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공공·노동·구조 개혁은 어디로 갔나/김경두 경제부장

    어느 저녁 모임에서다. 우리 경제 얘기를 하다가 자연스레 ‘프랑스를 배워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한 술 더 떠 프랑스가 조만간 독일에 ‘경제 훈수’를 두는 날이 올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예언도 내놨다. 우스갯소리지만 한때 ‘관료 꼰대주의’로 정책의 유연성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프랑스와 유럽의 성장 엔진 독일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최근 ‘재계 본산’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필리프 르포르 주한 프랑스대사를 초청해 우리 기업인들에게 프랑스의 경제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른 곳도 아닌 전경련이 ‘시위의 나라’ 프랑스 경제를 배우자고 나선 것이다. 과거 우파 정부도 하지 못했던 강성 노조를 힘으로 맞받아치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크게 와닿았을 것이다. 프랑스 경제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우리 정부에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데 이만 한 비교 대상이 없어서다. 좌파 성향에 2017년 5월 같은 시기에 출범한 마크롱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경제 정책에선 대척점에 서 있다. 우리로 치면 ‘강남 좌파’인 마크롱 대통령은 놀랍게도 노동유연성 강화와 대규모 감세, 공공부문 개혁을 중심으로 한 우파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다. 30대에 로스차일드은행 임원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경제산업부 장관을 거치며 경제는 이념보다 현실에 맞게 처방을 내려야 한다고 체득한 듯하다. 그는 “기업을 돕는 것은 부자를 위한 게 아니라 국가를 위한 것이고, 기업을 지키지 않으면서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고 말했다. 기업 이뻐서 돕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임기 반환점을 돈 지금 성적표도 나름 괜찮다. 취임 전 두 자릿수였던 실업률은 올 2분기 기준 8.5%로 2008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았다. 3분기 성장률은 가계소비 증가에 힘입어 전기 대비 0.3% 올라 독일(-0.2%)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2022년까지 공공인력도 8만 5000명 감축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국영철도공사 개혁으로 전국이 들썩였고, 지금은 퇴직연금 개편을 반대하는 대규모 노조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경제로 눈을 돌려 보자. 올해 성장률 2.0%도 간당간당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다. 반도체 불황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내년 처방전도 경기 부양을 위한 돈 풀기에 집중돼 있다. 첨예한 갈등을 우려해서인지 내부 개혁엔 소극적이다. 냄비 속 개구리 신세임에도 정부 내에서 공공·노동·구조 개혁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산업·노동 혁신이 내년 경제정책방향에도 들어 있지만 이 정도의 레토릭은 해마다 있어 왔다. 관건은 죽기살기로 정책을 집행할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타다 사태’에서 봤듯이 신산업 공유차는 택시업계 반발과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압력에 밀려 누더기가 됐다. 노동개혁은 첫발도 떼지 못했다. 전임 박근혜 정부가 가까스로 일궈 낸 공기업 성과연봉제는 바로 ‘없던 일’이 됐고, 이를 대체할 직무급제 도입은 감감무소식이다. 공공부문은 군살이 붙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다 보니 자회사만 잔뜩 껴안았다. 공기업 부채는 지난해 8조원가량 늘었고, 올해는 이보다 더 늘 것이다.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다고 해서 경제 체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유럽의 병자’ 프랑스가 살아난 것을 보라. 적절한 수혈(재정 투입)과 환부를 들어내는 수술(구조 개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진짜 성과를 내고 싶다면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메스를 잡을 때다. golders@seoul.co.kr
  • [기고]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해야 할 일/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기고]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해야 할 일/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세계는 저성장·저금리의 ‘뉴노멀’(New normal)에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뉴 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전 연평균 4.3%에서 발생 후 3.6%로 하락했고 유로존을 비롯한 선진국은 명목금리의 하한으로 여겨지던 제로 금리보다 낮은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맞았다. 우리나라도 금융위기 전 연평균 4.9%였던 성장률이 위기 후 3.0%로 떨어졌고 올해는 2% 내외에 그칠 전망이다. 정책금리도 1.2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저금리는 경제주체의 이자 부담을 완화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성장을 견인하는 수단으로 이해돼 왔다. 하지만 지속된 저금리 기조에도 세계 경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부작용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저금리는 경제주체의 부채를 증가시킨다.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버블을 조장해 위기를 심화시키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협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장기간의 저금리로 선진국의 고위험 기업부채가 급증했다며 향후 경기 침체 때 기업들의 채무 불이행에 따른 시스템적 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저금리는 금융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은행을 비롯한 예금 취급 기관은 예대금리 차 축소에 따른 순이자 마진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된다. 글로벌 은행들이 올해에만 약 5만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대출 경쟁 심화로 여신심사가 느슨해지면 자산 건전성도 취약해질 수 있다. 보험사는 부채 만기가 자산보다 긴 자금조달과 운용 특성상 금리 하락 때 지급 여력이 악화된다. 금융사와 소비자의 행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사는 수익성 저하를 만회하려고 공격적인 영업과 해외 부동산 투자 등 고위험 자산운용 전략을 추구해 경영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소비자도 낮은 금리로 인해 손실 위험은 있지만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선호하게 된다. 여기에 금융사의 불완전판매가 더해지면 최근 발생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같은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재발할 수 있다. 저성장·저금리 시대, 나아가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이런 위험이 커지는 만큼 경제주체의 냉철하고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금융당국도 다양한 위험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게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다. 다만 과도한 위험 회피는 경제와 금융시장의 활력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혁신적이고 생산적인 부문으로의 자금 공급은 활성화하는 노력을 병행할 것이다.
  • 45조 달러 금융시장 개방하는 中… 글로벌 금융사들 몰려든다

    45조 달러 금융시장 개방하는 中… 글로벌 금융사들 몰려든다

    선물회사·보험사 外人 지분 제한 철폐 JP모건, 미국계 처음으로 증권사 영업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도 지분 확대 외국계 금융사 해마다 1조弗 시장점유 수년내 1326조원 규모 자산 운용 예상중국 금융시장이 내년부터 활짝 열린다. 광활한 중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던 외국계 금융사들이 앞다퉈 중국 내 회사 설립과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내년에 개방되는 중국 금융시장 규모를 무려 45조 달러(약 5경 203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충칭시장을 지낸 황치판 국제경제교류중국센터 부회장은 외국 금융사들이 중국에서 수년 내 8조 위안(약 1326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중국 상업은행 및 유가증권 부문에서 내년부터 2030년까지 해마다 1조 달러의 시장을 점유하고 연평균 90억 달러의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내년부터 글로벌 금융사들이 중국 업체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한다. 1월 1일부터는 선물회사와 보험사의 외국인 지분 제한을 철폐하고 4월부터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대한 외국인 지분 한도를 100%로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이 금융시장 개방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금융시장 개방 요구를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중국 금융업체들이 글로벌 금융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긴 데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를 만회하고 금융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사들은 잇따라 중국에 새로 진출하거나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 블랙록과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은 중국건설은행과 공동 설립하는 중국 자산운용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취득하기로 했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도 중국은행과 합작해 세우는 자산운용사 지분의 과반 확보를 중국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미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지난 18일부터 중국에서 과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 영업을 시작했다. JP모건은 미국계 금융회사로서 처음으로 중국에서 경영권을 갖고 증권사 영업을 하게 됐다. JP모건은 상하이에 본부를 두고 증권 중개, 투자 컨설팅, 인수합병(M&A) 등의 업무를 할 계획이다.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중국에서 지분 51%를 가진 합작 증권사 노무라동방국제증권의 영업을 허가받았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8월 중국에서 운용하는 합작 증권사 골드만삭스오화증권의 보유 지분을 51%까지 늘리는 것을 증감위에 신청했다. 모건스탠리도 중국 현지 합작 증권사 지분을 51%까지 늘리겠다고 신청했다. 미 씨티은행은 내년 중 독자적으로 증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UBS는 앞서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운영하던 합작 증권사 지분을 51%로 확대했다. 같은 달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외국계 보험사 최초로 중국에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사를 세웠다. 프랑스의 악사생명보험과 미국 시그나, 영국의 스탠더드라이프애버딘 등도 중국 보험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남교수는 여대의 죄인”…미투 파문 동덕여대 혐오표현 조사나서

    “남교수는 여대의 죄인”…미투 파문 동덕여대 혐오표현 조사나서

    서울 성북구에 있는 동덕여대에서 일부 교수들의 성희롱 발언이 문제가 되면서 학생들이 교사들의 혐오 표현에 대한 사례 수집에 나섰다. 30일 동덕여대 중앙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성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학내 단체는 지난 27일부터 학내 교수·강사의 혐오 표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재학생과 졸업생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설문조사는 여성 혐오, 인종 차별, 장애 혐오 등 학생들이 경험한 교수·강사의 혐오 표현 사례를 파악하고 학교에 전할 요구사항 등 의견을 수렴하는 항목으로 구성됐다. 이는 지난달 교내에서 교수들의 부적절 발언을 고발하는 대자보가 잇달아 게시된 데 따른 조치다. 비대위와 성인권위원회는 “교수·강사의 인권 감수성 부족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사건 해결과 사전 예방을 위한 기초자료 구축을 위해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학교에서는 지난달 말 한 남성 교수의 발언이 여성 혐오 성격을 띤다며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A교수가 올해 강의 도중 “여러분이 나이가 들면 시집을 가지 않겠냐. 애를 좀 낳아라. 나는 출산율이 너무도 걱정된다”, “하얀 와이셔츠 입은 오빠들 만나야지. 오빠들 만나러 가려고 수업 빠져도 돼”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대자보 작성자는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입학할 후배들에게 당신 같은 교수를 물려줄 수 없어 펜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당신들은 변화하는 세상에서 낙오되고 있다”며 “꼭 페미니즘을 배워 당신의 ‘교수다움’을 되찾길 바란다”고 했다. 이튿날 게시된 다른 대자보에서는 또 다른 B교수가 “왜 강의자료를 다들 안보나. 야동(야한 동영상)을 올려줘야지 보나”라는 성희롱성 발언과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학생들은 이들 대자보 주위에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125혐오표현해방’ 해시태그를 단 글을 올려 의견과 경험을 공유했다. 학내 단체나 개인의 연대 대자보도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해시태그와 함께 “여교수님·남교수님 가릴 것 없이 ‘화장도 좀 하고 꾸미고 다녀라’는 말을 하고 ‘여성적인’, ‘남성적인’ 같은 성별 이분법적 발언을 자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교수님들이 전반적으로 사고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일부 남성 교수들이 학생들의 대자보에 대응했으나 논란은 오히려 커졌다. 문제가 된 A교수는 반박 대자보에서 자신이 인구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을 설명하면서 출산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뿐이며 ‘오빠’ 언급은 사정이 있어도 수업에 아예 결석하지는 말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으나 오히려 학생들은 “반성 없는 당신을 규탄한다”는 항의 포스트잇을 교수의 대자보에 붙였다. 또 다른 남성 교수는 강의 도중 학생들의 대자보 내용을 두고 “남교수는 여대에서 죄인이지 뭐”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성인권위원회 등은 “지난해 문예창작학과 교수의 강제추행 등 사건으로 인권을 보장하라는 구성원의 요구가 커졌지만 학교는 피해자 보호와 문제 해결에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며 “학교본부와 모든 교수·강사는 남성중심적 사회의 차별을 답습했던 동덕여대의 현 상황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일지 전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도 비이성적인 공격을 받게 됐다”며 강단을 떠나 파문을 일으켰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박록삼의 시시콜콜] 인구절벽 시대…역발상이 필요한 때

    [박록삼의 시시콜콜] 인구절벽 시대…역발상이 필요한 때

    출산율 감소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크다. 정부 관료도, 언론도, 산업도, 학자는 물론, 평범한 일반인들까지 모두 한 목소리로 저출산 문제를 얘기하고 고령사회를 걱정한다. 우려와 불안을 뛰어넘은 ‘집단 공포’ 수준이다. 근거는 충분하다. 보건복지부의 2018년 집계기준 32만 6900명 신생아가 태어났다. 합계출산율은 0.98이다. 전년도 합계출산율 1.05명보다 0.08명(-7.1%) 감소한 수치다. 합계출산율은 한 명의 여성이 일생 동안 낳는 아이 수의 평균이다. 절대 인구 감소는 필연이다. 특히 올해 초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는 공포 스릴러물, 그 자체다. 중위 추계, 즉 출산율과 기대 수명 등을 중간수준으로 잡고 예상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17년 5136만 명에서 2067년 3929만 명으로 줄어든다. 또 1967년 18세이던 중위 연령은 2017년 42세로 훌쩍 뛰고, 2067년이면 62.2세까지 늘어나게 된다. 전국민을 나이순으로 늘여 세울 때 한가운데 있는 나이가 중위연령이다. 20167년에는 환갑이 넘어도 ‘평범한 젊은 것’ 취급을 받을 ‘웃픈 사회’로 바뀌어간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더 먼 미래, 예컨대 2117년 쯤에는 한국이라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사라지다시피 되는 걸까. 과거 삼성경제연구소에서 2500년 기준 한국 인구가 33만 명이 될 거라 예측했던 것처럼 말이다. 고령화 사회, 혹은 인구절벽 시대의 진짜 우려가 날아가 꽂히는 지점은 따로 있다. 이 통계에서는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중 감소(73.2%→45.4%),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증가(13.8%→46.5%)를 전망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핵심적 문제가 생산성 증대 여부에 맞춰져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경제학자들은 정부 관료와 머리를 맞대고 인구의 증가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값싼 노동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인력 풀(pool)로서 인구, 그리고 시장의 생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로서 인구라는 두 측면에 대한 우려를 핵심으로 삼고 있다. 즉, 잠재성장률을 지탱하기 위해 ‘머리 숫자’를 핵심 조건으로 삼고 있다. 세수 감소, 미래세대의 고령층 부양 부담 증가 등은 오히려 부수적 우려에 불과하다. 최근 13년 동안 정부는 143조원이 넘는 재정을 들여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책을 제시했다. 출산 장려금 지원, 난임 부부 지원, 다자녀 혜택 등 출산 장려 정책에 맞춰졌다. 하지만 개선은커녕 더 가파른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정책의 기술적 실패인지, 아니면 패러다임 자체에 문제가 있는 지 따져볼 때가 됐음을 뜻한다. 한 개인이 태어나서 자라고 숨을 거두는 시간까지인 생애 주기를 살펴보자. 출산 의료비부터 시작해서 기저귀, 분유 등 양육비, 유아·유치원 보육비는 허덕거리면서라도 메울 수 있다. 중고등학교의 숨막히는 입시 경쟁을 거쳐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취업이라는 또다른 좁은 관문이 버티고 있다. 막대한 경쟁의 터널을 지나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대학 때 졌던 학자금 등 부채(평균 1인당 2580만원. 2017년 조사)를 갚느라 막대한 돈이 드는 결혼은 쉬 꿈꾸기 어렵다. 어찌어찌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살인적 집값 폭등에 따른 주거비 부담은 내집 마련을 요원한 계획으로만 남겨둘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사교육비 등 자녀 양육비 증가까지 더해지니 젊은 부부들이 출산조차 기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다. 디스토피아적인 악순환이다. 몇 십만원, 몇 백만원 정부 지원금 받는 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다. 한국 사회의 저출산 현상은 우리 사회, 그리고 구성원들이 스스로 지속하기 위해 나타내는 자연스러운 ‘네거티브 피드백’(한 쪽이 비대해지면 그것을 억제하는 현상)임을 인식해야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1㎢당 인구 밀도를 따지면 방글라데시, 대만에 이어 세계 3위다. 노동력 감소를 걱정하면서도 정작 노동시장 내 높아진 경쟁으로 노동하는 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음은 걱정하지 않고 있다. 부족한 주거 공간으로 부동산 문제를 얘기하면서도 정작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등 규제에는 자본주의 원리를 앞세워 반대하고 있다. 연금, 보험 등 복지제도 유지 재정의 취약해짐을 우려하지만, 복지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인구가 필요하다는 것은 본말이 뒤바뀐 논리다. 14세기 중세 유럽이 겪은 2500만~3000만 명이 죽은 뒤 오히려 노동자 임금이 2배 오르고, 집값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종교개혁, 르네상스 등 또다른 유럽의 부흥을 불렀던 ‘흑사병의 역설’은 우연이 빚어낸 결과일지 모른다. 하지만 2019년을 사는 우리는 구체적인 정책의 대전환을 위한 차분하면서도 면밀한 연구를 이제부터라도 진행해야 한다. 21세기 한국사회는 우연이 아닌 노력과 의지의 결과물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 한은 “내년 통화정책 완화 기조 유지하겠다”

    한은 “내년 통화정책 완화 기조 유지하겠다”

    한국은행은 27일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2020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국내 경제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하회하고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이어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는 주요 리스크 요인의 전개와 국내 거시경제 흐름 및 금융 안정 상황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동결한 뒤 낸 통화정책방향 의결문과 비교할 때 별다른 정책변화 신호를 내비치지 않았다는 평가다. 한은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대 초반으로 예상하면서도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무역분쟁 지속, 지정학적 리스크,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 등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설비 투자와 수출이 개선되고 민간 소비도 하반기 이후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성장세가 잠재성장률을 밑돌면서 ‘GDP 갭률’의 마이너스 폭은 소폭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 GDP 갭률은 실제 GDP와 잠재 GDP 간 차이를 잠재 GDP로 나눈 비율이다. GDP 갭률이 마이너스 값이면 수요가 공급을 밑도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하다는 의미다. 특히 한은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우선 기준금리 결정 후 내는 의결문을 개선하고 금리결정 회의자료의 공개를 확대해 정책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또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국내 금융·경제 여건에 적합한 금리 이외의 통화정책 수단의 활용 방안 연구도 강화하기로 했다. 기준금리가 연 1.25%로 낮아지면서 금리정책의 여력이 축소될 것에 대비한 조처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현재는 특정 수단을 염두에 두지 않고 주요국에 도입된 비전통적 정책 수단을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며 금리 이외 정책 수단의 활용 방안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美 ‘슈퍼 토요일’은 급부상, 英 ‘박싱데이’는 하락곡선

    美 ‘슈퍼 토요일’은 급부상, 英 ‘박싱데이’는 하락곡선

    英 ‘박싱데이’ 소비 전년보다 8% 감소 예상美 ‘슈퍼토요일’은 최대 쇼핑데이로 ‘급부상’상반된 양국 경기 반영하는 현상으로 분석돼미국의 ‘슈퍼 토요일’(Super Saturday) 쇼핑액이 블랙프라이데이를 앞지르며 실물경기 견인에 나선 반면, 영국의 박싱데이(Boxing Day)는 힘이 서서히 빠지는 것으로 관측됐다. 영국 뿐아니라 캐나다, 케냐 등 영연방 국가들은 크리스마스 이튿날인 12월 26일을 박싱데이로 기념하며 쇼핑에 나선다. 26일 영국 일간지 더 선에 따르면 2500만명의 영국 시민들이 박싱데이에 44억 파운드(약 6조 6000억원) 이상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판매액은 지난해보다 8%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박싱데이의 소비액은 2012년 이후로 줄고 있으며 블랙프라이데이(11월 29일)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박싱데이 소비액은 크리스마스 이브 소비액(17억 파운드)이나 블랙프라이데이 소비액(25억 파운드)과 비교할 때 아직은 월등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더 선은 이날도 많은 시민들이 새벽 5시부터 유명 쇼핑센터에 줄을 섰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11월말부터 할인이 시작돼 1개월 가량이 지난 시점이라는 점에서 소비액이 크게 늘기를 어렵다는 분석을 했다. 소매업체들이 할인 여력을 이미 꽤 소진한 상황에서 박싱데이를 맞는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 컨설팅업체 ‘커스터머 그로스 파트너스’에 따르면 슈퍼 토요일(12월 21일)에 미국 소매업체들은 344억 달러(약 40조원)의 매출을 올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인 74억 달러(약 8조 6000억원)나 사이버 먼데이(12월 2일) 매출인 94억 달러(약 10조 9000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슈퍼 토요일에 쇼핑에 나선 이들의 규모는 1억 4780만명으로 지난해의 1억 3430만명보다 많았다. CNN은 “탄탄한 일자리와 임금 상승, 가계 재정의 건전성 등 미 경제의 호황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슈퍼토요일과 박싱데이의 상반된 분위기는 양국의 경기 상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올해 및 내년 성장률을 각각 2.3%, 2.0%로 전망한 반면 영국은 올해 1.2%, 내년 1.0% 수준으로 봤다. 특히 미국의 경우, 뉴욕 증시 3대 지수인 다우존스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물론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20% 이상 급등했다. 애플 주가는 무려 80%가 올랐다. 한편 박싱데이는 중세시대 크리스마스에도 일을 한 하인들에게 26일에 휴가를 주며 선물이나 음식을 담은 상자를 주면서 시작됐다는 설과, 본래 로마 풍습으로 성직자들이 상자에 모인 기부물품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준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영국에서는 한때 박싱데이에 여우사냥을 하는 풍습이 있었지만 지금은 금지됐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경색된 남북관계 불구, 서울시민 74.2% “통일 필요”

    경색된 남북관계 불구, 서울시민 74.2% “통일 필요”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민 74.2%는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 후 기대되는 사회개선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경제성장률(35.4%)로 답해 통일이 경제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서울시는 만 19세~69세 서울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3일까지 ‘서울시민 남북교류협력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일 년 만에 진행된 조사이다. 설문 결과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작년과 동일한 수치인 74.2%로 나타나 ‘필요하지 않다’(25.9%)는 응답을 크게 앞질렀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남북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남성(77.8%)이 여성(70.7%)보다 많았고, 연령별로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40대가 78.6%로 가장 높았으며 20대가 66%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통일 후 기대되는 사회문제 개선분야로는 경제성장률(35.4%)을 1순위로 꼽았고, 이념갈등(31.3%), 실업률(18.8%) 등이 뒤를 이어, 통일이 되면 경제문제와 사회적 갈등이 좋아질 것으로 보았다. 다만, ‘남북관계 인식’ 등을 묻는 문항에는 불투명한 현 남북관계에 대한 시민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5년 이내 남북관계 전망에 대한 물음에는 39.5%만이 ‘좋아질 것’이라 답했고, 5년 이내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은 62.9%가 ‘낮다’고 응답했으며, 향후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은 71.1%가 ‘낮다’고 응답했다. 통일 예상시기에 대해서는 ‘20년 이내’가 25.6%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17.0%로 나타났다. 서울시 남북교류협력사업 중 가장 우선해야 할 정책으로는 ‘사회문화교류’(30.1%)가 꼽혔으며 ‘경제/산업’(20.1%), ‘도시인프라’(20.1%), ‘보건’(14.7%) 등이 뒤따랐다. 서울시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에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민의 지지와 공감대’가 1순위(35.1%)로 꼽혔고 정부와 협력체계 구축(30%),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조(13.8%)가 뒤따랐다. 정부와 서울시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2032 서울-평양 하계 올림픽 공동개최에 대한 시민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올림픽 공동개최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61.8%로, 지난해 찬성 응답 70.2%에 비해 낮아지긴 했지만,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60% 이상의 시민이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개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새롭게 추가된 ‘대북 인도지원’ 및 ‘남북관계 인식차이로 인한 내부 갈등’에 대한 응답 결과도 눈길을 끌었다. 시민 56.6%가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인도지원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83.1%가 통일 및 남북관계 인식차이로 인한 우리나라 내부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인도지원 추진의 우선분야는 ‘응급의료품·결핵치료제 등 의료지원(46%)’, ‘식량 및 영양지원’(36.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황방열 서울시 남북협력추진단장은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통일의 필요성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지난해와 동일한 수치로 나타나는 등 서울시민의 남북관계 개선의지가 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0년은 대내·외 정세가 한층 불투명해 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울시는 내년에도 남북교류 현안사업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마크롱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이경주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마크롱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이경주 국제부 차장

    국제사회 반트럼프 진영의 선봉장 격으로 주가를 올리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요즘은 ‘뚝심 정책’으로 빛을 보고 있다. 그는 취임 후 근로자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노동 개혁, 부유세 폐지, 유류세 인상, 법인세 인하 등 소위 인기 없는 정책을 이어 갔다. 요즘은 연금 개시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추고 42종류의 연금을 단일화하는 연금 개혁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시위는 일상이 됐다. 지난해 10월 유류세 인상 때 노란조끼가 등장했고, 지금은 연금 개혁 저지 파업이 한창이다. 지지율도 20~30%대에서 왔다 갔다 한다. 하지만 인기와 별개로 2016년 10% 수준이던 프랑스 실업률은 8.6%로 떨어졌고,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0.3%)은 독일(-0.2%)을 앞섰다. 본인 연금 3억원까지 포기하며 ‘포퓰리즘’에 맞서는 뚝심으로 ‘유럽의 병자’를 서서히 변모시키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39세로 당선됐다.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뚝심 개혁은 요원했을지 모른다. 한국 헌법에는 ‘40세’라는 소위 대통령 나이제한이 있으니 말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38세로 당선된 카를로스 알바라도 코스타리카 대통령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꼽았다. 화석연료를 모두 없애겠다고 공언한 뒤 그간 보여 준 추진력은 인상적이다. 30대인 나이브 부켈레(38)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부패와 전쟁 중이다. 전 대통령들이 줄줄이 횡령 등의 혐의로 수감됐거나 망명 중인 가운데 국민들은 그의 젊은 패기에 기대를 걸었다. 30대 유력 정치인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늘고 있다. 최연소인 산나 마린(34) 핀란드 총리, 저신다 아던(39) 뉴질랜드 총리, 2017년 38세에 임기를 시작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 등이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국민당 대표는 31세에 총리직을 수행했고, 지난 9월 총선에서 승리해 두 번째 총리를 맡는다. 핀란드는 총리와 연정한 정당 대표 4명 중 3명이 30대다. 한국의 20대 국회의원은 당선 평균 나이가 55.5세였고 30대 의원은 단 3명이었다. 청년 양성에 인색한 정치풍토 탓인지, 대통령 40세·국회의원 25세 등 나이제한 탓인지 ‘60대 대통령·총리, 50대 국회의원’은 일종의 공식이다. 물론 연륜은 분명 정치에서 가장 강한 무기 중 하나다. 하지만 청년이 단지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내년 총선의 화두는 청년이라지만, 표심 장악력이 없고 경험이 적어 정치를 모른다는 뒷말이 더 많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청년리더를 찾겠다더니, 요즘 청년들이 특권 없는 국회의원에 매력을 못 느낀단다. 진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삼고초려는커녕 이고초려도 없이 기존 정치문법에 충실한, 정당정치에 순치된 정치꾼들을 밑으로 끌어들이려는 핑계로 쓰려는 것 같다. 청년후보 수 늘리기에만 집중하는 분위기가 그렇다. 청년 정치인이 약한 건 소위 정무적인 싸움이다. 하나 ‘정무 전문가’들의 수싸움에 민생은 실종됐다. 게임의 룰인 선거법개정안은 정치거래의 상징이 됐고, 제1야당 당수는 국민이 권리를 부여한 국회를 마비시킬 수 있었던 시위대에 승리라고 외친다. 민생은 숫제 볼모다. 40세인 대통령 나이 제한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 등 젊은 정치를 막으려던 것이었다. 경제는 발전했지만 정치 발전은 늦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한 초선 의원은 사석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시대 정치는 미래에 대처하지 못한다. 다음 세대의 주인공인 청년리더와 첨단과학 전문가 등이 절실하다. 적어도 국회 고사를 막으려면.’ kdlrudwn@seoul.co.kr
  • 마윈 “돈 좀 꿔달라는 전화 하루에 5통 받았다”

    마윈 “돈 좀 꿔달라는 전화 하루에 5통 받았다”

    “이제 연말인데, 친구들로부터 돈을 좀 빌려달라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어제 그런 전화를 하루에 다섯 통이나 받았다. 지난 1주일새 자신의 빌딩을 내다팔려는 친구들이 10명이나 됐다. 확실히 어려운 연말이다.” 중국 민영기업가의 상징이자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인 마윈(馬雲·55) 후베이(湖北)성 경제고문이 털어놓은 세밑의 우울한 중국 경제 풍경이다. 중국 관영 인터넷 경제매체 중국경제망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明報) 등에 따르면 마윈 고문은 지난 21일 상하이에서 열린 ‘2019 세계저장(浙江)상인 상하이포럼 및 상하이저장상회 송년모임’에 참석해 강연했다. 그는 강연에서 “2019년은 매우 쉽지 않은 한 해였다”며 “전에는 일부가 어려웠다면 올해는 대부분 기업들이 어려웠다”고 밝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알리바바의 모든 직책을 넘기고 야인(野人)으로 돌아간 마 고문은 저장성 항저우(杭州) 출신이다. 알리바바 그룹의 본사도 항저우에 있다. 마 고문의 말처럼 저장의 여러 유명 상인들이 큰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모조 장신구 업체로 유명한 신광(新光)그룹 저우샤오광(周曉光·57) 회장이 올해 파산 신청을 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또 ‘모터사이클 왕’으로 불렸던 역범(力帆)그룹의 인밍산(尹明善·81) 회장은 전기자동차 사업 부진으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금난에 허덕이고, 2년 전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15억 달러(약 1조 7000억원)를 쾌척했던 허챠오뉘(何巧女·53) 동방원림(東方圓林)투자그룹 회장은 빚을 갚지 못해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기업인들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마 고문은 중국 경제의 어려운 요소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그의 연설은 경제성장 둔화와 부채 증가, 중국의 대외관계 악화와 같은 사안에 대한 민간 기업인들의 조심스러운 전망을 반영했다고 SCMP는 설명했다. 마 고문은 앞서 20일엔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후베이상회 행사에도 참석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이 미중이 1단계 무역합의를 이룰 것이란 소식에 안도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이는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다. 이번 합의는 과거를 지키는 게 아니라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의 전통적인 무역 모델이 새로운 규칙과 틀로 전환되고 미중 1단계 무역협상 합의는 국제 무역이 새로운 시대에 접어든 것을 선포하는 것과 같다는 얘기다. “1단계 합의는 중미뿐 아니라 브라질, 호주, 아르헨티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마 고문은 말했다. 그는 “세계가 격변의 시대에 들어가고 중국 경제는 거대한 구조 조정에 직면해 있다”며 “기업인은 자신감을 갖고 전면적인 변화에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바꿔야 적응할 수 있고 그럴 때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이런 만큼 기업인들은 자신감을 갖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와 중국 경제에 적응하라고 마 고문은 촉구했다. 그는 “(세계는) 변화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의 경제는 엄청난 적응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는 적응을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난 이게 새로운 기회가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마 고문은 희망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수출 주도형 경제에서 소비지출형 경제로 전환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에 100년에 한번 있을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사람은 중국의 진정한 소비자를 1억~2억, 또는 3억의 중산층으로 보는데 나는 10억이 넘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거대 내수 시장으로 변하면서 무한 기회가 창출될 것이란 주장이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미중 무역전쟁이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갔지만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추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가운데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유기업보다 중국 민영기업들에 특히 고통이 집중되고 있다. 2010년 10.6%로 정점을 찍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6.8%까지 떨어진데 이어 올해는 6%를 겨우 턱걸이할 전망이다. 기업 이익이 감소하고 적자 기업이 늘어나면서 부채 비율이 높은 민영 기업들을 중심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막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바람에 올해 중국 기업들의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는 1394억 위안(약 23조 1000억원) 규모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제조업 불경기에 울산 개인소득 뒷걸음질…서울 1위, 전남 꼴찌

    제조업 불경기에 울산 개인소득 뒷걸음질…서울 1위, 전남 꼴찌

    최근 계속된 제조업의 불황으로 시도별 1인당 개인소득 순위에서 1위를 도맡았던 울산의 개인소득이 지난해 뒷걸음질 쳤다. 울산은 2016년 1위에서 지난해 서울에 1위를 내주더니 지난해에도 2위에 그쳤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 지역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중 1인당 개인소득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2326만원)이었다. 게인소득은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으로 가계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경제지표다. 서울의 1인당 개인소득은 2017년에도 2224만원으로 전국에서 최고였다. 2016년 1위였던 울산은 지역 주력 산업인 조선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2017년 서울에 밀리더니 지난해에도 2167만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세종(2061만원)이었다. 1~3위인 서울과 울산, 세종 3곳만 전국 평균(1989만원)을 넘었다. 1인당 개인소득이 가장 적은 곳은 전남으로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1805만원으로 서울보다 520만원이나 적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개인소득 증가율은 세종이 9.0%로 1위였고 전북(4.9%)과 제주(4.8%)가 뒤를 이었다. 울산은 -2.7%로 하락폭이 가장 컸고 대구(-0.8%), 대전(0.0%)도 하위권이었다. 소득이 줄어든 울산에서는 소비도 줄었다. 실질 민간소비는 전국 평균 2.7% 증가했는데 울산(-0.7%)만 감소했다. 17개 시도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2.8%로 2015년(2.8%) 이후 가장 낮았다. 제주와 경북은 각 1.7%, 1.1% 하락했고 울산은 보합이었다. 충북(6.3%)과 광주(5.2%) 경기(4.9%) 등은 성장률이 높았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세계경제 좌우할 ‘미중합의·브렉시트’ 아직은 불안한 봉합

    세계경제 좌우할 ‘미중합의·브렉시트’ 아직은 불안한 봉합

    리커창 “내년 더 큰 하방압력, 복잡한 국면”2차 미중무역협상, 내년 못끝낸다 전망 솔솔영국은 브렉시트 전환기간 연장불가 법안EU와 무역협상 기간 줄어 노딜 브렉시트 위험내년 성장률 2.4% 전망한 한국경제 악재될까지난주 미중 무역 1단계 합의와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의 압승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불확실성이 줄면서 세계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불안한 봉합’이라는 판단도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 스스로 6% 경제 성장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고, 영국이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연장하지 않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게 됐다. 20일 중국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날 베이징에서 전국 지방정부 비서장, 판공청 주임들과 만나 “내년 우리나라 경제의 발전은 더욱 큰 하방 압력을 받고, 더욱 복잡한 국면에 놓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국제통화기금(IMF)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를 계기로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에서 6%로 올린 가운데 나왔다. 최근 미국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를 감안한 듯 미중 무역협상에 적극적이고 성과 홍보에도 나서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적재산권이나 기술이전강요 등을 협의할 2단계 미중 협상은 내년까지 체결되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기술적이고, 법률적인 손질을 거치고 있다”면서 “우리는 (내년) 1월 초에 서명하고 합의문을 공개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미국 측은 이번 협상으로 중국이 기존보다 향후 2년에 걸쳐 320억달러(약 37조 5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이와 별도로 가디언은 19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 탈퇴협정 법안(WAB)을 발간하면서 브렉시트 전환기간 연장을 못 하도록 못박았다고 보도했다. 다음달 말에 단행될 브렉시트는 본래 지난 6월 29일에서 7개월 가량 그 시기가 늦춰진 것이지만, 브렉시트 전환기간은 기존과 같이 2020년 12월 31일에 종료하겠다는 의미다. 즉 영국이 EU와 무역합의를 도출할 시간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로, 무역협상 체결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위험은 다소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일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아 교역을 하게 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에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3.4%)은 올해(3.0%)보다 0.4%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미중갈등과 브렉시트라는 세계경제 양대 변수의 잔존 불확실성은 여전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리나라 정부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광장] ‘지게꾼’ 정세균이 짊어져야 할 숙제/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게꾼’ 정세균이 짊어져야 할 숙제/이종락 논설위원

    전북 진안군 능길마을 출신인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는 어릴 때부터 지게질을 해야 했다. 산속 고지에 올라가 불을 질러 밭을 만드는 화전(火田)도 일궜다. 점심은 고구마 한 개가 전부였다. 초등학교에서 전 과목 만점으로 한 해 일찍 졸업했지만 60원의 수업료가 없어 중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다. 정식 졸업장은 없어도 중학교 과정을 공부시키는 고등공민학교에 들어갔다. 입학한 지 2년도 안 돼 검정고시에 붙었다. 다시 나무를 하고 지게를 지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그의 재능을 아깝게 여긴 주위의 도움으로 무주 안성고ㆍ전주공고를 거쳐 전주 신흥고에 전학했다. 신흥고에서도 학비를 낼 수 없어 교장 선생님에게 사정해 학교 매점에서 간식거리를 파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당시 친구들은 매점에서 빵을 파는 그를 ‘빵돌이’라고 놀려댔다. 찢어지게 가난하게 자란 정 후보자이지만 늘 웃는 얼굴이기에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또 다른 별명인 ‘호빵맨’과 자신의 이름과 같은 ‘세균맨’ 인형 캐릭터를 국회의장 집무실 책상에 덩그러니 놓고 지냈을 정도로 낙천적이다. 하지만 지난 17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정 후보자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당 대표만 세 차례 지내고 국회의장,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거친 그가 총리 후보에도 올라 입법부와 행정부의 수반을 아우르는 명예를 얻었지만, 야당으로부터 입법부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는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우려를 의식해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면서도 “비상한 각오로 모셨다”고 말할 정도다. 정 후보자가 이고 있는 지게에 문재인 정부 후반기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정 후보자의 지명 이유에서도 밝혔듯이 야당과의 협치를 이뤄 내고 경제를 살려야 하는 숙제가 얹혀 있다. 국회의원 6선 출신 대한민국 서열 2위의 국회의장이 서열 5위의 국무총리를 맡는다는 부담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정 후보자는 정치복원을 실현해야 한다. 정치권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놓고 극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여야 간 대치는 내년 4월 총선으로 갈 수록 더 극심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엄혹한 상황에서 성품이 온화하고 갈등 조정 능력이 탁월해 야당 의원들에게도 두루 신망을 받는 정 후보자가 정치를 복원할 적임자인 셈이다. 정 후보자의 ‘협치 DNA’가 극단의 대치로 흐르는 여야 관계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이유다. 정치복원의 첫 시험대는 정 후보자 자신의 인사청문회이다. 국무총리는 장관과 달리 국회 인사청문회뿐만 아니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까지 거쳐야 한다. 본회의 가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295명) 과반 출석, 재석 의원 과반 찬성’인 만큼 민주당(129석) 단독으로는 가결이 불가능하다. 한국당이 임명을 반대하고 있고 ‘4+1 협의체’ 내 군소 정당 내에서도 반대표가 나올 수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정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을 설득해 인사청문회를 통과함으로써 정치력을 입증해야 한다. 정 후보자는 무엇보다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 그는 쌍용그룹에서 17년간 재직하며 상무이사에 올랐을 정도로 실무경제에 밝다. 산자부 장관을 맡아 수출 3000억 달러 시대를 열었을 정도로 경제 정책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정 후보자 앞에 놓여 있는 우리 경제의 현실은 정권이 휘청거릴 정도로 엄혹하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간신히 2%를 유지할 전망이다. 2%대를 넘지 못한 건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9년(0.8%)뿐이었다.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에 그치며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 감소 폭은 올 1분기 8.5%, 2분기 8.6%, 3분기 12.2%에서 11월에는 14.3%로 커졌다. 11월 제조업 취업자는 446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만 6000명 감소해 2018년 4월 이후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정 후보자가 작금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책임총리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청와대 중심으로 운영되는 국가 운영체제를 과감히 바꿀 뿐 아니라 내각의 자율성을 보장받도록 총대를 메야 한다. 때론 문 대통령과 얼굴을 붉힐 수 있는 결기를 가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 경우 이낙연 총리와 차기 대권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자신이 즐겨 쓰는 표현인 ‘침과대단’(枕戈待旦·창을 베고 누워 아침을 기다리는)의 심정으로 전장의 장수같이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jrlee@seoul.co.kr
  • [사설] 정부와 민간이 내년 2.4%의 경제성장을 하려면

    정부가 어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경기 반등 및 성장잠재력 제고를 목표로 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1년 만에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했고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민간단체장은 물론 민간전문가들도 처음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단 하나의 일자리, 단 한 건의 투자라도 더 만들 수 있다면 정부는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여러분부터 앞장서 달라”고 장관들에게 당부했다. 현재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경제 회복은 궁극적으로 민간에 달려 있다고 인식한 대목은 긍정적이다. 위기를 인식해야만 극복의 방안도 나온다. 다만 전망과 구체적 집행방식은 여전히 지나치게 장밋빛이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는데 해외 투자은행(IB)과 신용평가사의 전망 평균인 2.2%보다 높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에 반도체시장이 상승국면에 접어들고 세계교역이 회복될 거라고 가정했으며 정책적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은 1단계 합의에 도달했을 뿐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르고 북미 대립, 내년 총선 등 각종 악재가 산적해 있다. 올해 6만명 줄어든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내년에는 23만명이 줄어드는 등 구조적 제약도 심각하다. 문재인 정부가 전면에 세우던 ‘소득주도성장’을 이번에는 투자활성화로 전환한 것은 긍정적이다. 정부는 산업·노동·공공·인구대응·사회적 인프라 등 5대 부문 구조혁신을 추진해 잠재성장률(2.5~2.6%)의 추가 하락을 막고, 민간기업·민간투자사업·공공기관에서 100조원 투자를 끌어내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정책을 제시했다. 아쉬운 것은 구체적 실현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경제는 심리이고 의지도 중요하지만, 기업은 수익이 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투자에 나서기 때문이다. 차량공유업체 ‘타다 사태’에서 보듯이 혁신경제 분야에서의 정부 규제는 해소되지 않았고, 국회도 입법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탓에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선거를 앞두고 정부나 국회가 기존 경제의 종사자인 유권자만을 고려한다면 민간투자는 활성화할 수가 없다. 국회가 ‘타다금지법’을 통과시키고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등 ‘데이터 3법’의 통과도 막고 있다. 내년 총선까지 국회가 신산업 관련법을 통과시킬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해야 한다. 정부는 입법 미비를 시행령 개정 등의 행정입법을 통해 해소하는 방안도 시도해볼 만하다.
  • [2020 경제정책방향] 대기업 투자 25조 중 15조는 내년에 발굴… 재계는 ‘회의적’

    [2020 경제정책방향] 대기업 투자 25조 중 15조는 내년에 발굴… 재계는 ‘회의적’

    38개 민자 프로젝트 속도… 집행액 5.2조 공공투자 60조… 예산 62% 상반기에 집행 재계 “새 사업 찾더라도 내년 투자 제로” ‘민간 투자촉진 3종세트’ 기한만 2년 연장 전문가 “투자하라는 확실한 신호는 없어” ‘소주성→투자 활성화’ 전환은 긍정 평가정부가 저성장에 따른 성장동력 훼손을 막기 위해 10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추진한다. 하지만 상당수가 실현 가능성이 낮고,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등 투자 유인책도 기존의 것을 연장한 수준이라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혁신성장으로 집권 후반기 경제정책의 방향을 돌린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정부가 19일 내놓은 ‘2020년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 내용은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기 반등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대규모 민간투자 사업 25조원 추진·발굴 ▲15조원 규모 민자사업 집행·발굴 ▲공공기관 투자 60조원 등 총 100조원의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기업 25조원 투자에는 울산 석유화학공장 건립(7조원)과 인천 복합쇼핑몰 건립(1조 3000억원), 여수 석유화학공장 건립(1조 2000억원) 등이 들어가 있다. 나머지 15조원은 내년 중 추가 발굴해 지원한다. 적격성 조사를 끝낸 38개(사업비 15조원)의 민자 프로젝트 사업 속도도 빨라진다. 정부는 내년 민자 집행액을 올해보다 1조원 늘어난 5조 2000억원으로 잡았다. 서울 도봉구 창동 케이팝 공연장(6000억원)과 경기 평택시 동부고속화도로(4000억원) 등이 내년에 첫 삽을 뜬다. 4조 7000억원 규모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과 위례~신사선(1조 8000억원) 등은 2021년 착공이 목표다.공공기관 투자는 올해보다 5조원 늘어난 60조원 규모다. 공공주택과 철도·고속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발전소, 신재생에너지 시설에 투자가 집중된다. 또 내년 예산 512조 3000억원의 62%인 333조원을 상반기에 집중 투입해 경기 대응에 활용하기로 했다. 상반기 예산집행률 62%는 역대 최고치다. 하지만 경제계에선 100조원 투자 규모에 대해 회의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서울 강남의 한전 부지를 매입한 게 2014년인데, 아직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첫 삽도 못 떴다”면서 “설사 15조원 규모의 새 프로젝트를 찾더라도 내년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은 제로”라고 말했다. 민간투자 유치를 위한 유인책도 전년 정책의 ‘복붙’(복사해 붙이기) 수준이다. 정부가 ‘민간 투자촉진 3종 세트’로 이름 붙인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 ▲가속상각특례 확대 ▲해외 유턴 기업 지원 등은 올해 종료 예정인 것을 2021년으로 연장했을 뿐이다. 또 건설투자 활성화를 위한 ‘수도권 30만호 공급’과 내수 촉진을 위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확대, 수출금융 지원 강화 등도 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나온 사업들이며 투자 규모와 기간만 조정됐을 뿐이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금처럼 (성장률) 2%도 어려운 상황에선 적극적인 규제 완화와 혜택이 없으면 민간 투자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고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신산업 육성책을 내놨지만 규제와 세제에서 기업에 투자하라는 확실한 신호를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나마 소득주도성장에서 투자 활성화로 내년 경제의 방향을 튼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내년 성장률 반등의 중심을 민간투자 활성화로 잡은 것은 잘한 것”이라면서 “규제 완화와 노동시장 유연성이 더해져야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경제정책 ‘재탕’… 정부만 장밋빛

    경제정책 ‘재탕’… 정부만 장밋빛

    정부, 2020 경제정책 방향 발표 규제완화·세금감면 등 올해 정책 판박이 성장률도 국내외 전망치보다 높게 제시 文 “40대·제조업 고용부진서 벗어나야”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국내외 주요 기관보다 높은 2.4%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민간·민자·공공 3대 분야에서 100조원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로 했다. 하지만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이곳저곳에서 다 끌어모은 100조원 투자 계획과 규제 완화, 세금 감면 중심의 전년 경제정책 ‘복붙’(복사해 붙이기)으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혁신동력 강화 ▲경제체질 개선 ▲포용기반 확충 ▲미래 선제대응 등 4대 정책을 중심으로 한 ‘2020년 경제정책 방향’을 의결했다. 정부는 올 초 2.6%로 잡았던 성장률이 2.0% 달성도 어려워진 현재의 경제 상황이 엄중하다고 보고 내년 경기 반등을 위해 대기업 투자 프로젝트(25조원)와 민자사업(15조원), 공공기관(60조원) 투자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일자리의 질이 더 좋아져야 하고, 40대와 제조업의 고용 부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자영업과 소상공인 어려움도 고려해야 하고, 제2벤처붐을 위한 투자와 규제 혁신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의 내년 성장률 2.4%는 나 홀로 장밋빛 전망치라는 평가다. 한국은행(2.3%)뿐 아니라 한국개발연구원(KDI·2.3%), 국제통화기금(IMF·2.2%)보다 높다. 또 블룸버그가 집계한 42개 투자은행과 신용평가사의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 2.2%보다 0.2% 포인트 높다. 정부는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4% 성장률 전망은 상당히 낙관적으로 본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동시장 개혁과 공공부문 개혁 등은 빠져 있다”고 말했다. 투자액 100조원 중 민간·민자 부문 40조원은 실제 투자 여부가 불분명하고, 중장기 투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 투자의 상당 부분은 새로운 투자 계획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종합한 것”이라고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대기업 투자(25조원)는 내년에 집행된다는 보장이 없어 당장 내년 성장률에 도움을 주기 어렵다”면서 “2.4% 달성 여부는 경제정책보다 세계 반도체 경기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달렸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365mc, 싱가포르 1호점 시작으로 글로벌 비만 시장 본격 진출

    365mc, 싱가포르 1호점 시작으로 글로벌 비만 시장 본격 진출

    비만클리닉∙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365mc가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진출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365mc는 지난 17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365mc 글로벌 진출 선포식 기념 의료 한류 글로벌 전략 국제 심포지엄’에서 글로벌 진출을 선포하고 토종 한국 의료기관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 위한 전략을 공개했다. 글로벌 비만 시장 진출의 일환으로 먼저 싱가포르 메디컬 브랜드인 JYSK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합작 법인 ㈜365mc글로벌-싱가포르를 내년 6월까지 설립한다. ㈜365mc글로벌-싱가포르는 싱가포르 비만 클리닉 1호점을 시작으로 아세안 국가 내 100개 이상의 클리닉을 열 계획이다. 이후 가파른 지방흡입 시장 성장률을 보이는 중동 국가 등 전 세계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청사진이다. JYSK그룹은 싱가포르의 글로벌 메디컬 그룹이다. 피부의학 및 미용에 중점을 둔 IDS클리닉, IDS에스테틱, IDS스킨케어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스위스 바젤에 있는 노바리메드 제약사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특별히 내한한 제니퍼 여 탄 JYSK그룹 CEO는 “365mc가 비만 하나만 집중했기에 지방흡입 분야에서 최고의 의료기관이 될 수 있었다”며 “단일 분야에 쌓아온 전 세계적으로 드문 전문성은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했을 때도 큰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진 365mc대표원장협의회 회장은 “혁신적인 비만 치료법으로 평가받는 지방흡입 주사 람스(LAMS)와 인공지능 지방흡입 시스템 M.A.I.L.은 365mc가 그간 축적해온 방대한 비만 치료 빅데이터와 최상의 실력을 가진 의료진들의 연구결과가 만들어 낸 것”이라며 “365mc의 비만 의학 기술이 세계 속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365mc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해 추진위원회 및 외부 전문가 자문단도 함께 발족했다. 법률 및 현지사업환경분야 자문위원은 싱가포르 법대 교수를 역임하고, 국제투자 및 분쟁조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앤장의 앤드류 화이트(Andrew White) 변호사가 참여한다. 의학분야 자문위원은 최형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허창훈 서울의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의 교수, 인지행동치료 분야 자문위원은 안우영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전략분야는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 해외 의료기관 운영 노하우 분야는 홍성범 상해서울리거병원 총원장 등이 맡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고순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 명희봉 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 안건영 대한브랜드병의원협회 회장, 윤여동 한국글로벌헬스케어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씨줄날줄] 가계빚/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가계빚/전경하 논설위원

    투자 방법 중 대출을 이용한 ‘지렛대’(레버리지) 투자가 있다. 갖고 있는 돈에 대출을 더해 투자원금을 늘려 수익을 늘리는 방법이다. 예컨대 10% 수익률이 예상되는 투자가 있다면 자기 돈 5000만원에 5000만원을 빌려 1억원을 투자하면 이익이 1000만원이다. 금융비용이 있지만 20%에 가까운 수익률이다. 문제는 투자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다. 10% 투자손실이 발생했다면 빌린 돈 5000만원과 금융비용은 줘야 하니 자기 돈 5000만원 중 1000만원이 사라지고 금융비용까지 더해 손실률이 20%를 넘는다. 레버리지 투자가 위험하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12·16부동산대책에는 레버리지 투자를 막는 조치가 있다. 전세를 끼고 주택값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에 집을 산 뒤 집값 상승의 혜택을 누리는 ‘갭투자’에 주택담보대출이 쓰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부자들의, 부자들에 의한, 부자들을 위한’ 갭투자용 주택담보대출은 금액이 수억원에 달해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게다. 왜 이걸 미리 막지 못했을까.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7910만원으로 지난해(7668만원)보다 3.2% 늘었다. 소득은 5828만원으로 2.1% 늘었지만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이 6.2% 증가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은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1.5%)을 고려하면 가처분소득은 사실상 줄었다. 가계빚 증가율이 낮아지고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가계신용은 1572조 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에 결제 전 카드사용액(판매신용)을 더한 금액으로 가계의 포괄적인 부채를 뜻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를 밑돌 가능성이 매우 높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대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명목성장률은 3%가 안될 텐데 가계빚은 4% 가까이 늘었다. 빚은 소득 수준을 넘을 때 큰 문제가 된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가구당 부채를 가구주 연령대별, 종사상지위별로 보면 40대 가구와 자영업자 가구가 상대적으로 빚이 많다. 40대는 고용률이 2018년 2월부터 올 11월까지 22개월 연속 전년보다 낮아졌다. 자영업자는 경기침체로 인해 각종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3대 핵심 분배지표인 지니계수, 소득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이 조사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며 반겼다. 하지만 “고소득가구의 사업소득이 줄어든 점도 분배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강신욱 통계청장의 발언이 정성적 평가로 보인다. lark3@seoul.co.kr
  • 수입차 판매량 10% 떨어졌지만… 지프·볼보·미니 ‘1만대 클럽’ 눈앞

    수입차 판매량 10% 떨어졌지만… 지프·볼보·미니 ‘1만대 클럽’ 눈앞

    ‘원조 SUV’ 마케팅 효과 지프 42% 늘어 1인가구 확산에 소형차 미니 12월 ‘뒷심’미국의 ‘지프’, 스웨덴의 ‘볼보’, 영국의 ‘미니’가 올 한 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내 주목받고 있다. 올해 1~11월 수입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하락한 상황에서 세운 신기록이어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입차 시장의 지각변동 원인으로는 ‘일본차 불매운동’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경쟁 과열’ 등이 꼽힌다. 볼보와 지프는 올해 국내 진출 후 처음으로 성공의 기준이 되는 ‘1만대 클럽’ 가입을 사실상 확정했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볼보는 지난 11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 9805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늘었다. 올해 1월부터 월평균 900대 안팎을 팔아 왔기 때문에 1만대는 이미 초과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볼보 측은 수입차협회의 공식 집계가 발표되기 전까진 1만대 클럽 가입을 공식화하지 않을 계획이다. 볼보는 최근 6년 연속 2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종이 자료를 내지 않을 정도로 ‘친환경’을 강조하고, ‘안전한 차’라는 이미지를 널리 각인시킨 것이 인기를 얻은 비결로 꼽힌다. 지프도 지난 11월까지 전년보다 42.3% 늘어난 9615대를 판매해 1만대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원조 SUV라는 점을 부각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형차 미니는 1인 가구 확산에 힘입어 11월까지 4.3% 성장한 8948대를 기록했다. 올해 첫 1만대 클럽 가입을 노리고 12월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SUV를 주력으로 하는 포드와 랜드로버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각각 30.0%, 38.8%씩 급감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차 모하비, 쉐보레 트래버스 등 준대형 SUV 선택지가 대폭 늘어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차 브랜드는 대체로 불매운동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도요타는 지난 11월까지 지난해보다 38.9% 줄어든 9288대를 기록했다. 다만 렉서스는 같은 기간 1만 1401대가 팔려 1만 1815대였던 지난해 판매량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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