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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양과 개혁 사이… ‘나침반’ 잃은 초이노믹스

    부양과 개혁 사이… ‘나침반’ 잃은 초이노믹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기업이 성과를 내면 가계로 흘러 들어가 소비를 살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구체적으로 경제 심리 회복을 위해 41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등 굵직한 정책들을 잇따라 내놨다. 하지만 경기는 쉽게 살아나지 않는 데다 부양에만 골몰하다 보니 구조 개혁은 지지부진하다. 더구나 정책들이 서민·중산층 대신 고소득층의 지갑을 채워 주는 데 초점이 맞춰지는 등 당초 내걸었던 ‘소득 중심 성장론’도 찾아보기 어렵다. 최 부총리가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고 했지만 정작 ‘나침반’을 잃어버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21일 기재부 등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7월 16일 취임 이후 14주 동안 내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 등 13개의 각종 정책과 대책을 쏟아냈다. 거의 일주일에 하나꼴이다. 최경환 경제팀은 취임하자마자 41조원 규모의 거시정책 패키지를 내놨다.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부진한 내수 경기를 ‘과감한 재정정책’으로 살리기 위해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한 것도 취임한 지 2주도 안 돼서다. 8월에는 세법개정안을 통해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세제 3종 패키지’를 내놨다. 사내유보금 등 기업 내에 쌓여 있는 돈을 가계로 흘러 들어가게 한다는 취지였다.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5.7% 늘어난 376조원으로 편성했다. 나라 곳간을 활짝 열어 경기 회복의 ‘마중물’로 활용한다는 취지다. 국민 건강을 이유로 내세우며 담뱃세 인상도 주도했다. 출범 초기 시장도 우호적으로 응답했다. 취임 당시 2000선을 조금 넘었던 코스피는 7월 말 2082.6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8월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도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부동산 시장도 ‘기지개’를 켰다. 그의 이름을 딴 ‘초이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하지만 정책들의 ‘약발’은 오래가지 않았다. 최근 코스피는 1900선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은 서울 강남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빈사 상태다. 생산과 투자, 소비 지표에는 여전히 ‘빨간불’이 켜져 있다. 올해만 10조원이 넘는 ‘세수 펑크’가 우려되는 등 나라 곳간 사정도 위태롭다.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와 유로존 경기 침체 등 대외 악재도 겹쳤지만 각종 재정·세제정책을 총동원하고 기준금리 인하 등의 ‘지원사격’까지 받은 것치고는 성과가 지지부진하다. “‘가짓수(대책들)는 많지만 정작 젓가락은 잘 안 가는 잔칫상’을 마주한 격”(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지난해 172.9%에서 올해 더 올라갈 공산도 크다. 경기가 지지부진한 상황에 LTV 등 대출 규제 완화로 ‘빚잔치’를 벌일 여지만 커져서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은 이자율을 낮춘다고 해도 기업이 투자를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단기 성과에 급급해 동분서주식으로 대책을 쏟아내는 대신 창조경제에 집중해 경제 체질을 튼튼히 하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가계 소득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면 소비가 늘고 기업도 투자에 나서는 등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회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최경환호 임금 인상의 명암] 최저임금 인상 주저하는 대한민국

    [최경환호 임금 인상의 명암] 최저임금 인상 주저하는 대한민국

    요즘 근로소득과 관련된 ‘글로벌 스탠더드’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근로자들의 소득을 늘려 내수 시장을 살리는 방식으로 전 세계적인 불황에 대처한다는 취지다. 우리 역시 최근 최저임금을 매년 7% 정도 올리고 있지만 금액만 놓고 보면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 31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미국이다. 2013년 기준 미국 연방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7.25달러(약 7500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2016년에 10.10달러(1만 400원)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의회의 승인이 필요 없는 연방정부 계약사업자의 최저임금은 이미 시간당 10.10달러까지 인상했다. 독일은 최근 내년부터 모든 직종에 시간당 8.5유로(1만 1900원)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임금자율화 강화법’을 통과시켰다. 영국과 호주도 최저임금을 3%씩 올렸다. 일본 역시 지난 29일 전국 평균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6엔 오른 780엔(7800원)으로 정했다. 우리나라도 최근에는 최저임금 상승폭이 가파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5210원)보다 7.1% 상승한 5580원으로 2년 연속 7%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여전히 초라하다. 2013년 기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주요국 중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호주(15.2달러·1만 5500원)의 3분의1 수준이다. 프랑스와 벨기에, 영국, 네덜란드 등은 우리의 두 배가 넘는다. 우리보다 최저임금이 적은 나라는 포르투갈(3.7달러·3800원), 칠레(2.3달러·2400원), 멕시코(0.6달러·620원) 정도에 그친다. 경제학계에서는 지금까지는 소규모 개방경제에서 임금이 상승하면 기업의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이는 곧 수출 감소와 고용 축소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지난 1월 600여명의 미국 경제학자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 의회에 보낸 ‘최저임금 인상 촉구’ 성명서를 통해 높은 실업률로 임금인하 압력이 강할 때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저임금 근로자의 가계에 절실한 실질적인 소득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게 핵심”이라면서 “최경환 경제팀이 말로만 ‘소득주도 성장론’을 주장하는 대신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 등의 구체안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한국판 피케티보고서-양극화 해법

    ‘성장이 먼저냐, 분배가 우선이냐’는 논란은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성장론자들은 경제가 성장하면 대기업과 고소득층이 축적한 부(富)가 저소득층까지 내려가는 ‘낙수효과’로 부의 재분배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주장한다. 분배론자들은 성장 중심의 경제 정책은 소득 불평등으로 경제, 사회, 정치적 불안을 가져와 성장의 원동력을 잃게 만들고, 다시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반복할 뿐이라고 반박한다. 한국에서도 논란은 계속돼 왔다. 특히 2012년 대선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성장과 분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폭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 심각해진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이전 10년(1987~1997년) 간 8%대에 달했지만 외환위기를 거치며 1999~2007년 5%대로 내려갔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2%대로 추락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감세 혜택을 누린 대기업들의 금고는 가득 찼다.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10대 그룹 82개 상장 계열사(금융사 제외)의 사내 유보금은 477조원가량으로 2010년(331조원)보다 43.9% 급증했다. 대기업이 번 돈을 투자 확대, 임금 인상 등으로 사회에 돌려주길 바라던 낙수효과는 없었다. 2012년 기준 소득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811만원으로 전년보다 50만원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최고소득층인 5분위(소득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1억 417만원으로 1년 새 388만원이 늘면서 계층 간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다. 경제민주화 공약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6개월도 가지 못했다. 정부는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 정책의 방향타를 경제활성화로 급선회했다. 대기업의 투자를 늘릴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경제민주화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갔다. 성장에 방점을 찍은 정책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의 2기 경제팀 수장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대표적인 성장론자다. 다만 최 부총리는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근로자 월급, 배당, 투자 등 가계와 실물 부문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성장 중심의 정책을 펼치되 소득 분배를 위한 장치도 고안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성장에 무게를 둘 필요는 있지만 정부가 성장과 분배의 흑백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해법은 일자리다. 성장으로 꽃피운 성과를 소득 분배라는 열매로 맺히게 하려면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늘려 일하지 못하는 서민층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도록 돕는 정책이 건전한 분배”라면서 “시간제 등 저임금 일자리 대신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최경환 경제팀, 정책 일관성으로 신뢰 얻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경기 회복을 위해 동원할 카드의 윤곽이 드러났다. 어제 열린 청문회에서다. 관건은 실행력이다.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규제개혁, 공공기관혁신, 부동산 경기 회복, 경제혁신 3개년계획, 내수 활성화, 외환시장 안정 등이다. 그러나 어느 하나 만만한 게 없다. 의욕만 앞서고 실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작용만 커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실행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풀어가기 바란다. 최 후보자는 우리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는 청문회에서 “하반기 경제는 당초 전망보다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진단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 역동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이달 중 발표할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9%에서 0.2% 포인트가량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 역시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 정도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경제연구기관들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도 전망치를 줄줄이 낮춘 바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의 더블 딥(경기가 반짝 회복 후 다시 침체하는 것)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 후보자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현재의 경기 상황만 보면 추경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서 “법적 요건과 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복안을 밝혔다. 그러나 추경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적잖을 것으로 여겨진다. 추경은 재정을 동원하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인 만큼 국가재정법상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것은 물론 국회 동의도 얻어야 한다. 추경은 세수(稅收) 부족분을 메우면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논리로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다. 반면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기에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최 후보자에게 거는 시장의 기대는 크다. 성장론자로 분류되는 데다 후보자로 지명될 때부터 강력한 부양책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경제관료와 정계를 두루 거친 만큼 리더십을 십분 발휘하길 기대한다. 그는 “세계 경제강국들조차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인 정책 수단을 총동원한다”면서 “우리도 달라진 여건 변화에 맞춰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리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 권한이라고 선을 그었다. 발상의 전환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론은 당분간 물 건너간 것으로 보면서 금리를 낮추는 일만 남았다는 분위기도 있다. 금통위가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펼지 주목된다. 2기 경제팀의 최대 과제는 내수 활성화다. 원화 가치 상승은 경상수지 흑자 영향이 크다. 수출은 괜찮은 반면 수입은 늘지 않아 비롯되는 불황형 흑자 일환이어서 내수를 살리는 일은 환율 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원·달러 환율 세 자릿수 시대를 앞두고 정부와 한국은행은 재정·통화정책에서 불필요한 엇박자를 내서는 안 된다. 정책의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 신뢰라고 본다. 경제팀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면 입법 과정에서 야당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 완화 문제도 최 후보자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합리화해야 된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혼선을 빚는 일은 없어야 한다.
  • 고개드는 금리 인하론…시험대 오른 한은 총재

    고개드는 금리 인하론…시험대 오른 한은 총재

    한동안 잠잠하던 금리 인하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은 인하 가능성을 닫아 놓은 상태다. 8일 열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와 오는 10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금통위 의장이기도 한 이주열 한은 총재로서는 취임 이후 가장 부담스러운 금통위를 맞게 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시장은 이미 금리 인하를 전제하며 움직이고 있다. 지난 2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58%까지 떨어졌다. 5년물과 10년물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동안 잠잠하던 금리 인하론이 재부상한 것은 최근의 경제지표 때문이다. 지난 4~5월 산업생산은 두 달 연속 감소(전월 대비)했다. 세월호 참사로 소비 회복도 더디다. 이 때문에 2분기(4~6월)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0.9~1.0%(전기 대비)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1분기(1~3월) 성장률은 0.9%였다. 2분기가 1분기보다 나쁘면 경기가 완만하나마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한은의 경기 진단이 흔들리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3.9%→3.7%), 현대경제연구원(4.0%→3.6%) 등 경제연구기관들은 국책·민간 할 것 없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한은도 오는 10일 금통위 직후 올해 경제전망(4.0%)을 하향 발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금리 인하론은 더 힘을 받게 된다. 하지만 한은이 당장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인하할 경우, 이 총재가 전임 김중수 총재처럼 ‘우측 깜박이 켜고 좌회전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에서 “앞으로 금리를 움직이게 된다면 그 방향은 인하가 아니라 인상 쪽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금리 인하에 ‘베팅’한 채권시장은 이 총재가 이달 금통위에서 자신의 발언을 주워담기를 강력히 희망하지만 한은의 성장 전망 하향치도 잠재성장률 언저리인 3%대 후반이 될 것이라는 점과 1020조원을 넘어선 가계빚 부담은 금리 인하론을 반박하는 또 하나의 근거다. 미국과 영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담스럽다. 노무라증권은 현 시점에서의 금리 인하는 ‘빚의 함정’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정치적 상황에 대한 부담감에 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한국 경제가 빚의 함정으로 떨어질 리스크를 키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전셋값 상승→가계빚 증가→개인소비 감소의 악순환이 초래돼 결국 과잉 부채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진우 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정권 실세이자 성장론자로 불리는 최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이를 지켜본 이 총재가 이틀 뒤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어떤 경기 진단을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과연 뚝심을 갖고 소신을 지켜나갈지 아니면 나빠진 경제지표를 앞세워 실세 부총리에게 결국 코드를 맞출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카드3사 개인정보 2차유출] 국민들은 정보 털려서 속 타는데… 대책 없는 ‘무능 국회’

    카드 정보 2차 유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달 정보 보호를 뒷받침할 법안을 심사하기보다 서로 ‘딴죽 걸기’에 몰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8270만건의 고객 정보가 2차 유출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음에도 각각 해외로, 지방으로 흩어져 세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정무위가 고객 정보 유출에 대한 정부 책임이나 장관 문책을 따지기에 앞서 국회의 무능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정무위 법안소위 임시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여당 의원들은 고객 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한 금융회사와 신용조회사에 대한 구조적인 개선보다 되레 신용정보산업 성장론을 주장하며 사실상 여야 합의에 제동을 걸었다.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그간에 피치 못할 출장으로 법안소위에 참석하지 못했다”면서도 “신용정보가 산업으로서 육성되고 발전될 필요가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대표로 참석한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이 오히려 “신용정보산업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정보화 사회로 갈수록 개인 신용정보 보호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직 민주당 의원도 “전 국민의 계좌가 다 털린 것인데, 그 심각성을 모르고 신용산업발전 얘기를 하는 것은 굉장히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여당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성장론을 제기할 때 일부 야당 의원들은 금융위 조직 개편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놓고 금융위 조직도 이에 맞춰 분리 개편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특히 신용정보법 통과의 전제조건으로 금융위 조직 개편과 맞바꾸려고 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이) 금융위를 쪼개면 신용정보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이런 (전제조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여야의 이런 물밑 기류 탓에 금융위의 발걸음이 빨라지지만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해외로, 지방으로 자리를 비워 설명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절대 불가’였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검토할 정도로 주변 걸림돌 제거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음 달 임시 국회에서 여야 당론끼리 부딪치면 결과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개인 정보 불법 유통에 대한 24시간 감시 체제에 들어갔으며, 이번 주 롯데·NH농협·KB국민카드사를 특별 검사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경제 브리핑]

    외환보유액 6개월 연속 사상 최대 외환보유액이 6개월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외환보유액이 3464억 6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4억 5000만 달러 늘었다고 6일 밝혔다. 유로화 등의 강세로 기타통화표시 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늘어난 데다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불어난 덕분이라고 한은은 증가 요인을 설명했다. 세계 순위(11월 말 기준 7위)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세계 6위인 브라질의 외환보유액(3624억 달러)이 21억 달러 감소해 격차가 좁혀졌다. 농협은행, 설 자금 1조 5000억 지원 농협은행은 설 명절을 앞두고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상대로 유동성 자금 1조 5000억원을 지원한다고 6일 밝혔다. 다음 달 14일까지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이 기간 동안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은 만기를 연장해 준다. 우대금리는 최대 1.9% 포인트다. 농협은행은 또 오는 6월까지 우량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1조원 한도의 ‘동반성장론’ 상품을 판매한다. 거래 실적에 따라 대출금리를 최대 1.8% 포인트까지 우대한다. 동부화재 ‘내생애 든든 종합보험’ 동부화재는 장기보험 판매 30주년을 맞아 신체뿐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행동 장애까지 보장하고 고객이 적립환급금 수령 시기를 선택해 노후보장도 가능한 ‘내생애 든든 종합보험’을 6일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고객의 상황에 맞게 최대 165개의 담보를 선택할 수 있다. 유방 성형·재건술로 인한 스트레스를 최대 50만원까지 보장하고 정신분열증, 우울증, 조증, 섭식장애, 틱장애 등도 최대 20만원까지 보장하는 등 정신질환 보장 영역을 확대했다.
  • [세종로의 아침] 누가 그들의 노후를 쏘았나/심재억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누가 그들의 노후를 쏘았나/심재억 전문기자

    복지는 안정의 다른 이름이다. 복지정책의 요체를 사회안전망 구축에 두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존립 이유는 바로 이 안정에 있다. 그간 국민연금은 임의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노후복지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55~60세에 정년퇴직으로 일손을 놔야 하는 ‘정직한 사람들’이 평균 수명 80세의 세상을 어려움 없이 살아낼 ‘용빼는’ 재주가 없기 때문에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거라도’하는 심정으로 국민연금을 ‘비빌 언덕’으로 삼은 것이다. 퇴직 후 수령액 규모를 생각하면 사회안전망이랄 것도 없지만 ‘나라가 부강하면 국민도 덩달아 잘살게 된다’는 성장론의 도그마에 취해 뭐가 뭔지 따질 염의도 내지 못하고 뼈빠지게 일만 해댄 베이비부머들은 그것조차도 ‘은전’이나 ‘시혜’라고 믿었다. 그런 국민연금이 휘청대고 있다. 기초연금 산정 방식이 불합리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미가입자에게는 월 20만원을, 가입자의 경우 20만원이 안 되는 부분만큼 채워주겠다는 국민연금 연계방식이 문제였다. 그러다 보니 가입기간이 짧아 국민연금 수령액이 적은 가입자들은 기초연금이 훨씬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서 촉발된 국민연금 엑소더스가 확대되어 탈퇴자가 줄을 잇는다는 뉴스가 베이비부머들의 오금에 생가시처럼 꽂힌다. 물론 국민연금에 대한 실체적 위협이 처음은 아니다. 이번 사태가 엑소더스의 단초가 된 건 맞지만 보다 본질적인 위협은 그전부터 있었다. 연금 고갈 우려가 그것이다. 급기야 정부까지 나서 지급 보장을 외쳐댄 끝에 겨우 무마됐지만 가입자들은 불안해했고, 가입을 고민하던 사람들은 발길을 되돌렸다. 여기에다 이전 정권에서 개혁의 ‘개’자도 못 꺼낸 공무원연금, 교원연금, 군인연금과의 비교도 국민연금 가입자들을 박탈감의 수렁으로 내몰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특정 직종의 연금을 ‘넉넉하게’ 보장하는 정부가 ‘개 대가리 등겨 털어먹듯’ 가뜩이나 속을 끓이는 국민연금 가입자들을 설건드려 놨으니, 그 엑소더스 행렬의 뒤통수에 대고 이번에는 뭐라고 강변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우리 사회에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으로 존재하는 국민연금의 보장성을 훼손하는 일은 그래서 위험하다. 그런 만큼 국민연금은 언제든 수정·폐지될 수 있는 기초연금과 달라야 한다. 그런데 생각 없이 국민연금의 틀을 흔들어댔고, 국민연금에서 이탈한 수많은 저소득층의 노후가 심각한 불안정에 노출될 개연성이 적지 않다는 우려까지 덤으로 떠안게 됐다. 불편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이럴 바에야 기초연금 정책자금을 국민연금에 투입해 소득분위별로 연금 보장성을 차등화하는 게 낫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지금의 연금 보장방식에 트랙 하나만 더 얹으면 기초연금의 취지도 살리고 국민연금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방식이든 정책이 노후 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점이며, 그러려면 국민연금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는 정책적 오류를 빨리 시정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누가 그들의 노후를 쏘았느냐’며 책임 소재를 가리는 분란을 안 겪는다. jeshim@seoul.co.kr
  • [경제 브리핑]

    삼성생명 ‘스마트 모기지론’ 삼성생명은 지점 방문 없이 인터넷으로 대출이 가능한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인 ‘스마트 모기지론’을 10일 출시한다. 대출금리는 고객 신용도에 따라 다른데,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0.1% 포인트 할인해준다. 대출 기간은 15, 20, 30년 중에서 고를 수 있고,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방식과 매월 원금 균등분할 상환 방식 중 선택해 상환할 수 있다. 외환은행 ‘다함께성장론’ 출시 외환은행은 대기업 협력기업을 위한 대출 상품 ‘다함께성장론’을 9일 출시했다. 납품이 완료된 매출채권만 취급한 기존 대출과 달리 대기업이 발주한 단계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 [시론] 한국형 복지국가를 위한 성공의 조건들/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시론] 한국형 복지국가를 위한 성공의 조건들/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은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나라다. 따라서 국가에 의한 모든 활동이 ‘국민 행복’을 지향해야 함은 당연하다. 광복 이후 눈부신 경제발전을 통해 국민 행복의 근간이 착실히 확충된 것이 사실이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복지가 미뤄지면서 국민 행복의 업그레이드에 실패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강의 기적’에 관한 공통의 경험과 기억이 복지 정도는 또 다른 기적을 통해 언제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한 것도 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발전 국가로서의 성공 신화가 최근에는 복지 지체의 근본적 원인으로 탈바꿈해 버린 것이다. 복지에 관한 시대 정신에 제때 부응하지 못하면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됐고 중산층 복원에 문제가 생겼다. 또 여성의 사회 참여를 뒷받침하지 못해 저출산과 고령화의 늪에도 빠졌다. 복지 미비가 대한민국의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새로운 위기로 떠올랐고, 이는 지난해 대선에서 여야가 복지를 부르짖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경기침체 속에서 복지 축소를 거론하는 성장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대통령부터 꿋꿋이 버텨줘야 할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후발주자로서의 이점을 톡톡히 누려왔다. 하지만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대한민국의 발전 전략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모방과 추격에서 벗어나 창조와 선도를 향한 대전환을 이뤄내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복지 국가를 향한 노력도 선진국의 경험에서 배우되 우리의 상황에 맞춰 속도와 수준을 조절하는 한국형의 전략에서 시작돼야 한다. 현금 복지와 사회서비스 복지의 균형, 보편 복지와 선별 복지의 조화, 민과 관의 역할 분담, 세대·계층 간 공정한 부담에 대한 국민적 대타협을 통해 한국형 복지국가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동일한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수단이 여러 개 존재할 때는 현금 복지보다 서비스 복지를 먼저 써야 고용 친화성이 높은 대안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현금 급여가 근로 동기를 침해해서 복지병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면 사회서비스는 고용과 성장, 재분배 등에서 성과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노인 빈곤을 기초연금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고, 사회서비스의 노인 일자리부터 챙겨야 하는 까닭이다. 보편주의와 선별주의를 넘어 분별력 있는 정책 시행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인간의 욕구에는 생애주기적으로 누구나 겪게 되는 ‘기본 욕구’와 더불어 주로 취약 계층과 관계되는 장애와 빈곤 같은 ‘특수 욕구’의 두 가지가 존재한다. 기본적 욕구에 대해서는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사회통합적 차원에서 보편주의를 지향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는 항상 예산 제약이 있으며 취약계층의 욕구에 우선적으로 대응하는 선별 복지가 윤리적으로 옳을 때가 많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기초연금을 70%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는 재정적 사정에 대해 대한노인회가 고개를 끄덕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 대 시장’의 구도를 극복하는 공사의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 풀뿌리 시민사회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지역복지운동과 생활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등의 착한 서비스 공급자를 발굴하고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정부 역할의 방점을 찍어야 한다. 쓰레기급식 어린이집이나 보조금으로 장난치는 요양원을 몰아낼 ‘착한 일꾼’들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재정 확충을 위한 국채 발행과 같은 임시방편의 대책보다 서비스 이용료와 사회 보험료 등 세금을 더 걷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조세 정의의 큰 틀부터 다시 깔아야 증세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다. 함께 내고 함께 받는 복지를 지향하되, 더 많이 가진 계층이 부담을 더 지는 재원 마련의 방향성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압축 성장에 이은 압축 복지는 그만큼의 재원이 필요하며 증세를 위한 대타협의 정치력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 [이슈&이슈]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약’일까 ‘독’일까

    [이슈&이슈]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약’일까 ‘독’일까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전주종합경기장 이전과 개발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논란이 뜨겁다. 전주시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종합경기장을 시 외곽으로 이전하는 대신 현 경기장 부지에 백화점, 호텔, 쇼핑센터와 함께 컨벤션센터를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상인과 시민단체들은 대형 쇼핑몰이 들어설 경우 지역 상권이 붕괴된다며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들의 여론도 ‘미래성장론’과 ‘지역 상권 몰락’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5년 전북도가 전주시에 넘겨준 종합경기장 개발사업은 8년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종합경기장 개발은 도심 한복판에 있는 야구장, 육상경기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백화점, 호텔, 쇼핑센터, 컨벤션센터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전주시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관광산업 발전과 대규모 국제 행사 유치를 위해서는 컨벤션센터와 호텔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컨벤션센터는 국제회의나 전시회를 유치할 수 있어 숙박, 관광 등 관련 산업 파급 효과가 크다는 점을 내세운다. 내년에 전북혁신도시가 완공될 경우 국민연금공단과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12개 공공기관의 국제회의, 세미나 등이 많아 컨벤션센터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종합경기장 개발 당위성을 강조하는 큰 이유다. 전주시는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유치하는 방안으로 롯데쇼핑을 민간투자자로 끌어들였다. 롯데쇼핑에 종합경기장 전체 부지 12만㎡의 절반을 주는 대신 시 외곽에 야구장과 육상경기장을 건립해 받기로 했다. 롯데쇼핑은 1300억원을 들여 전주시 장동 5만 667㎡에 1만 2000석 규모의 야구장과 1만 463석 규모의 육상경기장을 지어 전주시에 기부한다. 또 200실 규모의 호텔을 건립해 20년간 무상 사용 후 전주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재정이 어려운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로 활용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전주시는 나머지 절반의 부지에 국비를 지원받아 컨벤션센터를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롯데쇼핑이 야구장과 종합경기장을 시 외곽에 지어 주는 대가로 받은 종합경기장 터에 건립하는 대규모 상업시설이다. 롯데는 종합경기장 터 6만 3786㎡에 지하 3층~지상 8층, 연면적 23만 237㎡의 복합쇼핑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백화점은 12만 5280㎡, 쇼핑몰은 7만 4308㎡, 전문관은 1만 3427㎡, 영화관은 1만 7223㎡ 규모다. 이 같은 쇼핑센터 규모는 전북 지역에서 가장 큰 것이다. 이 때문에 중소상인과 시민단체들은 복합쇼핑센터가 들어설 경우 지역 상권이 초토화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대형 마트 영업을 규제하는 등 골목상권 지키기에 앞장섰던 전주시가 유통 재벌을 끌어들인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고 비난한다. 특히 복합쇼핑센터 매출이 인근 롯데백화점 전주점의 연간 매출액 3100억원의 3배 이상인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전주시는 물론 인접 익산, 김제, 군산 지역의 상권까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컨벤션센터와 호텔 건립에 눈이 어두워 짧은 안목으로 사업을 결정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관측도 있다. 지난달 21일 열린 ‘종합경기장 이전 및 복합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토론회에서는 찬성 측과 반대 측이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아 이 사업이 ‘뜨거운 감자’임을 실감케 했다. 이경재 전북일보 논설위원은 “컨벤션센터는 국내외 회의를 유치하고 숙박을 제공하는 등 부가가치가 큰 산업으로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으면 미래 성장 동력을 놓치는 것”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지역 상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롯데쇼핑은 물론 전주시와 시의회가 나서야 한다고 이 위원은 제안했다. 채병선 전북대 교수도 “컨벤션센터는 직접적 효과보다는 고용 등 간접적 파급 효과가 크다”면서 “단순히 회의나 전시 장소가 아닌 관광과 산업까지 포함하는 컨벤션센터는 하나의 문화 시설”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김남규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컨벤션센터를 짓기 위해 롯데쇼핑을 불러들여 지역 상권을 몰락시키는 것이 과연 시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사무처장은 “전국에 있는 컨벤션센터 중 흑자를 내는 곳은 극소수여서 이미 적자 산업임이 입증됐다”면서 “컨벤션센터가 꼭 필요하다면 국비를 지원받는 등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승주 전북중소상인연합회 부회장도 “컨벤션센터 건립에 따른 각종 회의 유치나 관광객 증가로 발생하는 수익은 모조리 롯데쇼핑이 가져갈 것”이라며 “거대 쇼핑센터가 들어서면 연간 1조원 안팎의 자금이 역외로 유출돼 지역 상권이 초토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이 찬반 의견이 엇갈리자 종합경기장 개발의 최종 열쇠를 쥐고 있는 전주시의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전주시 개발 계획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중소상인들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자칫 전주시 개발 계획에 찬성했다가 상인들과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까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한편 전주시는 도내 대학들에 의뢰한 ‘지역상권 영향분석 용역’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시의회에 공유재산 변경을 신청하는 등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을 방침이어서 시의회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사기극’이다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사기극’이다

    박근혜 정부의 키워드가 ‘창조경제’라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비전은 ‘녹색성장’이었다. 녹색성장은 청정에너지와 녹색기술을 통해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개념이다. 2000년 1월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처음으로 이 용어를 언급한 뒤 다보스포럼 등을 통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을 국가 발전 패러다임으로 선포했고, 이듬해 2월 대통령 직속으로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명박 정부에서 금과옥조로 여겨졌던 녹색성장은 그러나 새 정부 들어 녹색성장위원회가 총리실 소속으로 격하되는 등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국내에서의 녹색성장의 명운과 별개로 녹색성장 개념 자체에 반기를 든 이들이 있다. 가장 급진적인 환경주의를 표방한 생태사회주의 그룹 ‘그린 레프트’(green left)다. 이들은 녹색과 자본주의적 성장이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생산해야 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생태 환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의 수석대변인 출신으로 2006년 녹색당 안에 그린 레프트를 발족시킨 저자는 이렇게 진단한다. “자본주의가 비록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증가율로 생산하고 소비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만약 우리가 덜 소비하고 덜 생산한다면, 현재의 경제 체제는 위기로 치달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생태 위기를 겪는 핵심적인 이유다.”(27쪽) 생태사회주의는 계몽을 통해서 생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존의 환경 운동과 자본의 확대재생산을 위해 생태마저 상품화하는 녹색성장론의 문제점을 모두 비판한다. “생태사회주의와 많은 전통적인 생태학적, 사회주의적 정책 수립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면 사회주의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산업확장을 옹호해왔으며 파괴적 개발의 잠재 비용을 조사하는 데 실패했고, 녹색당들은 때때로 탄소 거래처럼 결함 있는 시장 기반 해법을 수용했다.” (77쪽) 기후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의 진단 없이 추진되는 탄소배출권거래제 같은 처방은 환경을 위해 거의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은행의 배만 불릴 뿐이다. 또한 탄소 상쇄는 배출 가스를 상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죄책감을 상쇄하기 위해 사용될 뿐 실제로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환경에 대한 우려는 성장 신화를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수십 년 동안 석유회사들은 자신들의 반환경적인 행동에 대한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 나무심기 행사를 열고, 환경 분야 NGO들을 후원해왔다. 친환경적 대안 연료로 꼽히는 바이오연료도 실상은 화석연료보다 더 많은 기후 파괴를 일으킨다. 심지어 콜롬비아의 경우 바이오연료 재배를 위한 토지 대부분을 현지 주민들로부터 강탈함으로써 인권유린마저 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기후변화까지도 자본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며,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환경 친화적으로 변화한다고 해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통틀어 ‘기후변화 사기극’이라고 명명했다. 생태사회주의가 추구하는 지향점도 따라서 명쾌하다. “가장 근본적으로 우리는 낭비 없는 번영이 사회의 목표가 되는 생태사회주의적 경제를 필요로 한다. 생산과 소비를 증가시키면서 영원히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현재의 경제는 폭식과 비만에 기초하고 있다. 만족함(enough)이 더 많이(more)를 대체해야 한다.” (73쪽) 생태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 대한 도전 없이 생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환경을 중시하지 않는 사회주의는 무가치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생태사회주의 이론의 기원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에서 출발해 영국의 생태주의자 윌리엄 모리스, 미국의 아나키스트 머레이 북친, 미국 생태주의자 조엘 코벨, 케냐의 위대한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 까지 이어지는 긴 사상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파악한다. 책은 이와 함께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린 레프트 운동에 대해 소개한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의 토착민들의 생태환경 보존 활동을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 소개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촉구한다. 개인의 재산권 대신 공유재에 기반한 생태사회주의가 얼마나 현실적인 대안인가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6월에도 한여름 더위를 느끼는 요즘, 생태사회주의가 제기한 기후 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볍게 넘겨버려선 안 된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경제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경제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당장은 복지보다 성장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장과 복지를 같이 가져가자는 주장도 적지 않았지만 복지에 무게를 더 둬야 한다는 주장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우선은 글로벌 경제위기 탈출과 성장잠재력 확충이 더 시급하다는 주문이다. 기초연금 도입 등 보편적 복지를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를 얻어낸 뒤 증세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신문이 새 정부 출범 하루 전인 24일 국내 경제 전문가 21명을 대상으로 국정과제 해법 등을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다. 새 경제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미덥지 않은 만큼 출범 초기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나중에 대답하겠다”며 즉답을 피한 ‘성장과 복지’에 대해서는 10명이 ‘성장이 먼저’라고 응답했다. 7명은 ‘성장과 복지의 공평분배’를 꼽았다. ‘복지가 먼저’라는 응답은 4명에 그쳤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지를 먼저 하려 해도 돈이 없다”며 “일자리가 생겨 가계가 돈을 벌면 (복지를 위한 증세의 거부감도 덜한 만큼) 성장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원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외 경제 상황이 다소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은 위기가 진행형”이라면서 “새 정부가 단기와 중기 과제를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장에 힘을 쏟되 지금까지의 수출 중심에서 벗어나 내수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대기업이 성장하면 중산·서민층에게 혜택이 내려가는 ‘트리클 다운’(낙수효과) 대신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트리클 업’ 효과를 기대해야 할 상황”이라며 경제정책의 방향 전환을 주문했다. 복지재원 조달을 위한 증세에 대해서는 80%(17명)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세금을 올리지 않으면 (재원 마련을 위해) 전 국민을 세무조사해야 할 판”(김종석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인 데다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말”(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이기 때문이다. “복지나 경제민주화는 권력의지가 강한 출범 1년차에 강하게 밀어붙여야 하는데 이런 의지가 안 보인다”(전성인 홍익대 교수)거나 “경제 수장들이 성장론자로 채워지면서 서민생활이 피폐해진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익명을 요구한 교수)이라는 경고도 있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경제민주화 명확한 원칙 국민에 밝히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어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할 5대 국정목표와 21개 추진전략 및 140개 과제를 발표했다. 그러나 관심의 대상이었던 ‘경제민주화’는 핵심 국정전략에서 빠졌다. 경제민주화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5대 국정목표를 분야별로 추진하게 될 21개 추진전략이나 140개 과제에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민주화 후퇴 여부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수위원회는 경제민주화라는 용어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내용은 충분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이 대기업의 힘의 남용을 막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을 보호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경제민주화라는 표현이 없는 것이 의지나 공약 실천의 방향 또는 이행계획과는 관계가 없다는 해명이었다. 그러나 성장론자들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이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으로 내정되면서 경제민주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된 데 이어 나온 발표여서 혼선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인수위의 해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인수위의 설명처럼 굳이 경제민주화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해도 140개 과제에 내용을 반영한 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민주화가 하위 국정전략으로 밀린 게 아니냐는 의심을 충분히 살 만하다고 본다. 내용에 각론적으로 반영하는 것과 중점 추진 과제로 삼는 것은 의지의 강도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분위기로 미루어 볼 때 새 정부에서의 경제민주화 실천은 공정거래법령을 손질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선점하면서 득표에도 적잖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난 이후 첫 방문지로 중소기업중앙회를 택해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던 것도 경제민주화와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소기업인들의 새 정부에 대한 부푼 기대가 꺾이지 않도록 경제민주화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대기업 최고경영자의 연봉을 삭감해야 한다고 정부가 압력을 가하고 있을 정도로 전 세계가 양극화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 않은가. 새 정부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기 바란다. 경제민주화의 취지가 대기업을 옥죄려는 것이 아닌데도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게 현실이다. 이런 인식도 불식시켜야 한다. 대기업의 횡포는 엄격하게 처리하되,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경쟁하는 데 장애가 될 만한 규제가 있다면 과감히 풀어주는 것도 경제민주화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필요한 조치일 수 있다.
  • 농협銀 中企에 15조 신규대출

    농협은행이 12일 올해 중소기업에 15조원의 신규 대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중기 대출 때 신용보증기관에 내야 하는 보증료도 절반가량은 은행이 부담하기로 했다. 기존 대출상품인 중소기업 동반성장론과 이노·메인비즈 대출, 매출채권 담보대출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산업단지 밀집지역 등 ‘찾아가는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중기 지원 전담팀 및 중소기업지원단도 신설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중기청 기능 강화 의미

    중소기업청의 기능 강화는 차기 정부 조직 개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문 중 하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 기조인 이른바 ‘근혜노믹스’의 구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중기청은 새 정부에서 지식경제부의 중견기업 정책과 지역특화발전특구기획단 등을 넘겨받는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각각 성장해 나가는 전 과정을 중기청이 맡는다는 의미다. 박 당선인이 최근 언급한 ‘중소기업 지원 통합 시스템’ 구축도 중기청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박 당선인이 강조해 온 ‘따뜻한 성장론’과 일맥상통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 해소에 방점이 찍혀 있으며 대기업과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을 펴 온 현 정부와 차별화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는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의 상징인 ‘전봇대’ 발언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면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대표하는 ‘손톱 밑 가시’ 발언을 통해 주목을 끌고 있다. 중기청의 기능은 강화됐지만 위상은 그대로다. 부 승격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정부 조직 개편에 반영되지 않았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금융권 中企 설자금 ‘껑충’ 3조 늘린 15조5000억원

    금융권이 설 연휴를 앞두고 중소기업을 위한 자금 지원을 확 늘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각별한 중기 챙기기’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책금융기관과 은행권은 중소기업에 각각 4조 6000억원과 10조 9000억원 등 총 15조 5000억원을 특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3조원 많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증가 폭이 가장 크다. 지난해보다 1조원 많은 3조원을 지원한다. 5000억원을 지원하는 산업은행은 운전자금 대출일 경우 최대 0.5% 포인트까지 금리를 깎아주기로 했다. 정책금융공사는 4300억원을 직접 대출해 준다. 6800억원의 보증을 지원하는 신용·기술보증기금은 건설사 채권담보부증권(P-CBO)도 추가 발행해 자금난을 덜어줄 계획이다. 우리, 국민, 신한은행은 특별자금 대출 2조 5000억원을 각각 신규 지원할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신규 대출 5000억원 외에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상품(‘NH중소기업 동반성장론’)도 판매한다. 전통시장·영세 자영업자·서민 등 취약계층에는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대출 등으로 290억원의 긴급자금이 지원된다. 전통시장 상인은 기존 대출과 별도로 미소금융을 통해 최대 500만원까지 더 빌릴 수 있다. 새희망홀씨 대출의 개인별 한도는 다음 달 1일부터 15일까지 최대 2000만원으로 종전보다 300만원 늘어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농협금융 “나눔 경영은 계속됩니다”

    연말에 소리 없이 조직 개편을 단행한 농협금융그룹이 소외 계층 보듬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농협은행은 최근 ‘중소기업 동반성장론’을 출시했다. 우량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이다. 총 1조원 한도로 내년 3월까지 한시 판매한다. 거래 실적에 따라 최대 1.8% 포인트까지 대출금리를 우대한다. 운전자금은 신용대출인 경우 3년, 담보대출은 5년까지 빌려준다. 시설자금은 최장 15년까지 가능하다. 앞서 빚이 많은 사람과 저소득자 등을 겨냥해 연 10%대 초반의 신용대출 상품인 ‘NH희망드림대출’도 내놓았다. 중소기업에는 금리 우대와 경영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특히 국내 농식품 관련 기업들이 대부분 영세한 점을 감안해 농식품기업 전용 대출상품도 운영 중이다.농협금융 측은 “내년에도 금융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임원들의 급여를 일부 깎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지만 농협 조합원이 사실상 주주이고 국내 유일의 100% 토종자본 금융사라는 점에서 나눔경영은 오히려 강화했다.”고 전했다. 실제 은행연합회의 사회공헌활동보고서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사회공헌 실적은 지난해 1236억원으로 국민(858억원), 신한(673억원), 하나(626억원), 우리(578억원) 은행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농협금융의 사회공헌 활동은 임직원이 재능 기부 방식으로 하는 점이 특징이다.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 근로자에게 금융 거래를 안내해 준다. 학생들에게는 금융상식과 경제교육을 실시한다. 고객의 눈높이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그램 이름도 그래서 ‘행복채움금융’이다. 지난 3월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한 이후 지난달까지 1만 3528명의 임직원이 봉사에 쏟은 시간만 5만 3390시간이다. 농촌 일손돕기, 재해구호, 노인 목욕 시키기 등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한국경제 저성장 고착화에 경각심 가질 때

    우리 경제가 심상치 않다.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가 수출환경 악화와 소비 및 투자 심리 위축 등 대내외 악재로 위축되면서 성장률이 급락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3.6%에서 2.5%로 떨어뜨렸다. 넉달 만이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과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5% 내외로 수정한 바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만이 3%대 성장 전망을 고수하고 있으나 조만간 수정이 불가피할 것 같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대 중반으로 추락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자칫하다가는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도 못한 채 저성장의 고착화라는 덫에 걸려 주저앉을 수도 있다. 정부는 최근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감세를 통해 재정 지원을 강화하는 2차 경기부양 카드를 내놓았다. 하지만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와 야당의 반대로 관련법령의 처리가 미뤄지면서 시장 혼란만 부채질하고 있다. 게다가 임기말과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이 맞물리면서 기업들도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투자를 미루고 버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다른 경제주체인 가계는 빚에 짓눌려 이자 내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경제민주화’든, ‘온돌 성장론’이든, ‘일자리 대통령’이든 모두 공허할 수밖에 없다. 아궁이에 불이 지펴지지 않는데 함께 나눌 온기가 어디 있겠으며, 파이가 커지지 않는데 어떻게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나겠는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방법은 분명하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잠재성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부채 의존적인 가계와 기업구조를 건전화하고 금융·의료·관광·교육 등 서비스분야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고통과 갈등이 뒤따르더라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그래야만 생산가능인구 급락에 따른 성장 둔화와 자산가격 하락, 정부부채 상승 등 앞으로 닥칠 험난한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다. 국가신용등급 상승이라는 외부 칭찬에 도취돼 안주하기엔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너무 심각하다. 정부는 물론 대선주자들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 올랑드, 성장정책·부자증세 속도 낸다

    올랑드, 성장정책·부자증세 속도 낸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실시된 프랑스 총선 1차 투표 결과 집권 사회당 등 좌파 진영이 결선에서 의회 과반 의석을 충분히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성장 중심 정책이 탄력을 받고 유로 위기 해법을 둘러싼 유럽연합(EU) 내 논쟁에서도 올랑드 대통령의 입지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내무부가 11일 발표한 최종 개표 결과 사회당은 29.35%를 득표해 중도우파인 대중운동연합(UMP)의 득표율 27.12%를 앞섰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은 13.6%로 3위를 기록했고 이어 좌파연합이 6.91%, 녹색당이 5.46%를 각각 획득했다. 앞서 프랑스24 등 현지 언론은 입소스 등 여론조사기관의 출구조사를 인용해 사회당 34.4%, 좌파연합 6.8%, 녹색당 5.7% 등 좌파 진영 3당의 총득표율이 46.9%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근거로 17일 실시될 결선 투표에서의 예상 의석수는 사회당 275~305석, UMP 205~235석으로 전망됐으며 좌파연합과 녹색당 의석 35~51석을 더하면 좌파 진영은 총 577석 중 310~356석으로 안정적인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사회당의 단독 과반(289석)도 점쳐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는 경우 12.5% 이상 득표자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결선투표는 좌파 진영의 후보 단일화 전략에 따라 1차 투표에서의 득표율보다 예상 의석수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율로 당선된 후보는 사회당 22명, 대중운동연합 9명, 녹색당 1명 등 36명에 달했다. 지난해 가을 상원에서 과반을 확보한 데 이어 대통령까지 배출한 사회당 등 좌파 진영이 이번 선거에서 하원마저 장악하게 되면 올랑드 정부는 부자세 도입과 성장 중심 정책 등 핵심 공약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랑드 정부는 이미 대통령과 각료의 급여를 30% 삭감하고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연금개혁을 위해 일부 계층에 대해 62세로 연장했던 정년을 60세로 환원하는 조치를 취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선거 공약인 부자 증세, 최저임금 상향 조정 등을 반영한 예산 수정안을 내달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총선 승리는 올랑드 대통령의 위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오는 14일 로마에서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를 만나고 18~19일 멕시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긴축론’을 주장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맞서 ‘성장론’을 강조하는 올랑드 대통령의 발언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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