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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농협·NH증권 압수수색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의 500억원 탈세 혐의 및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농협 자회사 휴켐스 헐값 인수 의혹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검찰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66)씨에 대해서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휴켐스 매각 과정과 세종증권 매각 비리에 대한 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 중구 충정로 소재 농협 본사와 NH증권 등을 압수수색했다.또 전날 최모씨 등 2명,이날 정모씨 등 수명을 조사하는 등 태광실업 및 계열사 재무담당 임직원들을 연달아 소환했다. 검찰은 박 회장이 세종증권 주식을 차명으로 거래한 S증권 김해지점을 압수수색하고 이곳의 지점장도 데려와 조사했다. 대검 관계자는 “태광실업 등의 압수물 분석을 거의 끝냈다.”고 말해 박 회장 소환이 머지않았음을 내비쳤다. 한편 건평씨는 지난 2005년 6월 노 전 대통령의 고교동기 정화삼(61·구속)씨 형제와 홍기옥(59·구속) 세종캐피탈 사장으로부터 농협이 세종증권을 매입하게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정대근(64·별건으로 구속 중) 당시 농협 회장에게 소개시켜준 뒤 매각이 성사되자 수 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은 정씨 형제가 홍 사장으로부터 성공보수금 조로 받은 30억여원의 일부 또는 경남 김해 성인오락실 수익의 일부로 추정되는 돈이 건평씨와 함께 정원토건을 운영했던 이모(지난해 12월 사망)씨를 거쳐 건평씨에게 흘러간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평씨에 대한 영장 청구와 관련,대검 관계자는 “건평씨를 조사하고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 관계 등과 대조 검토한 결과 건평씨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서 “사안이 중대하며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구속 여부는 4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홍성규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노건평씨 ‘경제적 이득’ 추긍

    노건평씨 ‘경제적 이득’ 추긍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로비 사건 등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66)씨를 상대로 홍기옥(59·구속) 세종캐피탈 사장이 정화삼(61·구속) 광용(54·구속)씨 형제에게 건넨 매각 성사 대가 가운데 일부를 차명계좌 등을 통해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검찰은 12시간이 넘는 조사 끝에 밤 11시쯤 건평씨를 돌려보냈다. 건평씨는 이날 귀가하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국민들에게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건평씨의 귀가 조치에 대해 “통상적인 법 절차에 따라서 처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오늘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내일 중 처리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검찰은 이르면 2일 건평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건평씨의 검찰 출두는 지난 2004년 3월 고(故)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연임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로 조사받은 데 이어 두 번째다.  검찰은 건평씨를 상대로 정씨 형제로부터 청탁받은 내용과 정대근(64·별건의 수감중) 전 농협 회장을 연결시켜준 경위 등을 캐물었다.또 정씨 형제가 운영한 경남 김해 내동 성인오락실의 실제 주인인지,또는 지분을 갖거나 오락실 수익을 나눠 가졌는지 등을 집중조사했다.건평씨는 검찰 조사에서 정 전 회장에게 홍 사장을 소개해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는 의혹은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건평씨가 2005년 세종증권이 농협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세종증권의 대주주인 세종캐피탈 쪽 청탁을 받은 뒤 정 전 회장에게 소개해주고 매각이 성사되자 그 대가로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검찰은 또 정씨 형제가 받은 30억원의 관리와 세탁 등에 연루된 정씨의 사위 이모(33)씨가 잠적함에 따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한편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의 탈세 의혹 등 여러 혐의와 관련해 태광실업 임직원들을 이날 불러 조사했으며,회계자료와 주식거래 내역 분석을 끝낸 뒤 이르면 이번 주말쯤 박 회장을 소환할 계획이다.   홍성규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세종증권 게이트] 3가지 의혹 누구 말이 맞나

    [세종증권 게이트] 3가지 의혹 누구 말이 맞나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있어서 핵심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가 매각 과정에 어느 정도 개입했으며,실제 개입했다면 그 대가로 경제적 이득을 취했느냐다.건평씨의 역할이 단순한 소개에 그쳤다면 도덕적 비난은 받을 수 있어도 형사처벌은 힘들다.이득을 취했다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가 적용된다.건평씨에 대한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1 정대근회장에 소개만 했다? 검찰은 농협에 세종증권을 팔기 위해 로비에 나선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이 다른 경로로 정대근 농협 회장에게 줄을 대려다 여의치 않자 2005년 3∼4월쯤 정화삼·광용씨 형제를 찾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같은 해 6월 정씨 형제는 홍 사장을 건평씨에게 연결시켜줬고,건평씨는 정 전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얘기나 들어보라.”고 홍 사장을 소개해줬다.  공교롭게도 한 달 뒤 농협 내부에서는 세종증권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게 타당하다는 보고서가 작성돼 윗선에 보고됐다.적어도 건평씨는 전화를 건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검찰은 건평씨가 단순 소개 역할만 했는지,로비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정 전 회장의 입이 열쇠가 될 수 있다. 2 ‘알현료´ 수수 가능성 없나 세종증권이 농협에 넘어간 뒤인 2006년 2월 정씨 형제는 홍 사장에게서 30억원이 든 통장을 건네받는다.검찰은 이 가운데 상당부분이 정 전 회장에게 다리를 놔준 건평씨의 몫이라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앞서 2005년 3월 정씨 형제가 홍 사장에게서 받은 수억원도 어디에 쓰였는지 관심거리다.과거 여러 로비 사건을 살펴볼 때 청탁을 위해 찾아갈 때 ‘선물’을 가져가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이 돈이 건평씨에 대한 ‘알현료’로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검찰의 전언이다. 검찰은 정씨 형제가 받아간 돈이 복잡한 세탁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추적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하지만 검찰이 자금 추적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밝힘에 따라 조만간 30억원의 사용처에 대한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3 성인오락실 지분·수익 챙겼나 정씨 형제는 홍 사장에게서 받은 돈의 일부로 김해시 내동 상가의 점포를 사들여 성인 오락실을 차렸다. 10억원 안팎의 비용이 든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부산 수영구의 오락실에는 5000만원 정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정씨 사위 명의인 내동 상가 점포는 건평씨의 집과 불과 10여㎞ 거리에 있다.때문에 이 상가 점포의 실제 주인은 건평씨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정씨나 광용씨,정씨 사위의 주소지가 각각 충북,부산,전북으로 김해가 아닌 점이 이러한 의혹을 더욱 부채질한다.검찰은 이 오락실이 건평씨 소유가 아니더라도 그가 오락실 지분을 가졌거나 수익의 일부를 나눠 가졌을 가능성도 살피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피의자로 검찰 앞에 선 노건평씨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어제 검찰에 출석했다.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두번째 검찰행이다.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던가.동생의 임기 초 후광으로 불구속의 면죄부를 받은 건평씨가 구속을 피하지 못한다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집권한 제5공화국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까지 역대 정권에서 한번도 빠짐없이 친·인척비리로 인한 사법처리자가 나오는 불행한 기록이 이어지게 된다. 자신의 형님을 “아무것도 모르고 힘없는 시골노인”으로 소개한 대통령의 말을 믿고 싶다.낙향한 뒤 두 형제가 한 마을에서 어울려 사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건평씨는 줄곧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 왔다.우리는 친·인척비리의 모진 사슬이 이번 대에 끊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의 주장이 사실이기를 바란다.그러나 사건의 진행과정을 보면 그의 말과 행동은 어딘지 모르게 석연찮았다.동생의 후원자 및 친구들과 얽혀 돌아가는 사정도 심상치 않았다.자신도 모르게 발을 담근 게 아닌가 싶다. 검찰은 건평씨를 둘러싼 모든 의혹을 풀어야 한다.우선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다.이미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가까운데 사는 사람이 연락할 테니 얘기 들어보라.”며 개입 사실을 시인했다.이후 직접적 금품수수와 간접적 경제이득을 취했는지가 핵심이다.로비성공 대가로 정화삼씨 형제가 받은 30억원 중 노씨 몫의 존재를 확인해야 한다.김해상가의 실소유 여부와 성인오락실 운영 관여도 마찬가지다.박연차씨의 세종증권 주식매입관련 정보가 노씨에게서 흘러갔는지도 궁금하다.그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을 취재진에게 했다.검찰에서 모든 의혹이 풀리고 무혐의 처리를 받은 뒤에 이 말을 해도 늦지 않다.
  • ‘봉하의 진실’ 만 남았다

    ‘봉하의 진실’ 만 남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가 1일 소환될 예정임에 따라 세종증권 매각·인수 비리 의혹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이 건평씨를 상대로 확인해야 할 핵심은 그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익을 얻었는지 여부로 요약된다.  일단 검찰은 지난 2005년 세종증권이 농협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로비의 종착역은 당시 농협 수장이었던 정대근 전 회장이라고 밑그림을 그려 놓고 있다. 또 80억원의 ‘실탄’을 마련한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이 50억원은 2005년 12월과 2006년 2월에 정 전 회장 쪽에,30억원은 2006년 2월 정화삼·광용씨 형제 쪽에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2005년 3월 정씨 형제에게 착수금 조로 미리 건너간 돈을 제외하면 대개 매각 성사 사례금 명목이라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현재 검찰이 모든 힘을 기울여 파헤치고 있는 것은 정씨 형제의 주선으로 홍 사장과 정 전 회장 사이의 징검다리가 된 건평씨에 대한 부분이다.건평씨는 2005년 6월 홍 사장 쪽의 부탁을 받고 정 전 회장에게 “이야기나 한 번 들어 보라.”는 취지로 직접 전화한 사실은 시인하고 있다.과연 건평씨가 전화 통화만 했는지,구체적인 개입은 없었는지 검찰이 규명해야 한다.어찌 됐건 2006년 1월 세종증권은 결국 농협에 매각됐고,정씨 형제는 30억원을 받았다.이 가운데 건평씨의 몫은 없었는지 검찰이 초점을 맞추고 있다.건평씨는 “금품은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검찰은 로비가 이뤄진 정황이나 이미 확보한 관련자 진술로 미뤄 정씨 형제가 건평씨 몫을 언급하며 돈을 받아갔거나,그렇지 않다 해도 실제 어떤 형태로든 건평씨가 경제적 이득을 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정씨 형제가 홍 사장에게서 돈을 받은 직후 차린 성인오락실에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검찰은 건평씨가 이 오락실의 일정 지분을 갖고 있지는 않았는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현재 정씨 형제 가운데 동생 광용씨가 2006년 7월 경남 김해와 부산시 수영구 등 2곳에 성인오락실을 열어 각각 1년, 4개월 동안 영업한 것으로 드러났다.검찰은 당시 하루 순이익이 2000만원 정도였다는 광용씨의 진술을 확보하고 이 이익이 건평씨에게 흘러가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세종증권 게이트] “노건평·정화삼씨 뒤에 로비핵심 정광용씨 있었다”

    [세종증권 게이트] “노건평·정화삼씨 뒤에 로비핵심 정광용씨 있었다”

     검찰은 세종증권 인수 로비과정에서 세종캐피탈 홍기옥 사장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에게 소개시킨 사람이 정화삼 전 제피로스 골프장 대표의 동생인 광용씨로 보고 광용씨의 로비 행각을 파는 데 주력하고 있다.광용씨는 로비 대상이자 정대근 전 농협 중앙회장과의 연결고리로 거론되는 건평씨와 지척에 살아왔다.  검찰 관계자는 28일 “김해에서의 로비는 광용씨가 주도했다.”면서 “광용씨의 형 정 전 대표는 나중에 묻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정씨 형제가 로비 성공보수금으로 30억원을 받은 때보다 1년 앞선 2005년 3월 광용씨가 홍 사장으로부터 단독으로 3억원을 건네받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30억원 중 상당 부분을 정씨 형제가 관리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서 추가로 확인된 이 돈의 성격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광용씨가 홍 사장과 건평씨와의 만남을 주선한 시점을 2005년 6월쯤으로 파악하고 있다.3억원을 받은 시점과 비교해 보면 광용씨는 이때보다 앞서 건평씨와 친분을 이용한 접촉을 시도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을 거쳐 광용씨는 같은 해 건평씨와 홍 사장을 만나도록 주선해 줬다.이후 건평씨와 홍 사장은 두 차례 더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광용씨가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해 주는 대가로만 3억원을 받았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단순히 만나게 해주는 데 3억원을 줬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검찰은 이 돈이 광용씨를 거쳐 건평씨에게 용돈 등의 명목으로 건네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친분이 거의 없던 홍 사장과의 만남을 건평씨가 거부하지 않은 데다 이후에 정 전 회장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말 좀 들어 봐라.”고 소개를 할 정도였다면 광용씨와 건평씨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광용씨와 홍 사장을 추궁하는 한편 계좌추적 등을 통해 뭉칫돈의 행방을 쫓고 있다.검찰은 다만 예식장 경영 등으로 돈이 필요했던 광용씨가 이 돈을 혼자 썼을 수도 있고,나중에 되돌려 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광용씨가 실제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해시 내동 C상가 1층 성인오락실의 영업이익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도 캐고 있다.광용씨가 누군가에게 돈을 건넸다면 이곳이 뭉칫돈을 세탁하는 장소로 활용됐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따라서 건평씨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은 계좌 추적 성과와 구속된 광용씨의 성의(?)있는 진술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세종증권 게이트]김해상가 수익 어디로… 돈흐름이 ‘열쇠’

    [세종증권 게이트]김해상가 수익 어디로… 돈흐름이 ‘열쇠’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비리 의혹의 큰 줄기는 단순하다.세종증권의 대주주인 세종캐피탈 쪽이 증권사 인수의 최종 결정권자인 정대근 전 농협 회장에게 청탁하기 위해 정화삼 전 제피로스 골프장 대표 형제를 통해 정 전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노건평씨와 접촉했다는 것이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는 정 전 회장에게 전화를 건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이 정 전 대표 형제와 정 전 회장에게 거액을 전달한 사실은 파악했다.문제는 징검다리가 된 건평씨에게 대가가 지불됐는지다.건평씨의 해명과는 달리 검찰이 그가 구체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파악한다 해도 물증이 없다면 처벌할 수 없다.때문에 검찰은 정 전 대표에게 건네진 30억여원의 흐름을 쫓으며 건평씨가 챙긴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차명 계좌 등을 드나들며 복잡한 세탁 과정을 거친 이 자금과 관련해 검찰은 “절반 정도는 정 전 대표 형제가 사적 용도로 쓴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나머지는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정 전 대표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사위 이모씨 명의로 경남 김해시 내동의 상가 점포를 구입한 게 건평씨 몫이 아니냐는 의혹이 가장 뜨거운 부분이다.검찰도 이런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해 진위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아직까지 이씨 명의로 남아 있고,현재 매물로 나온 상태다.검찰이 이 부동산이 건평씨 몫이라는 것을 입증하려면 2006년 7월부터 약 2개월 동안 운영된 성인오락실 수익이나 오락실을 처분하며 나온 자금인지와 이후 최근 임대 수익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김해 소재 부동산업자는 “이곳 점포의 경우 30∼40평은 보증금 5000만∼6000만원에 월세는 150만∼250만원 정도”라면서 “문제가 된 점포는 번화가 1층에 있고 80평이 넘으니 2.5배 정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현재 검찰이 확보한 진술은 돈을 주고받은 당사자가 아닌 관련자 진술로 알려졌다.계좌추적의 성과나 당사자 사이의 약속이 담긴 메모 등 물증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 전 대표 형제와 건평씨가 의혹을 모두 부인하면 기소해도 법원이 유죄를 인정할 가능성은 낮다.건평씨는 “김해 내동 상가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구체적인 단서가 포착되는 대로 건평씨를 소환해 상가 점포의 실질적 소유권을 갖고 있는지,영업수익이나 상가 임대소득을 챙겼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물증 확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일각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말 건평씨 부분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문제의 상가 점포는 누구 소유로 결론 나든지 상관 없이 범죄수익으로 얻은 재산일 가능성이 짙기 때문에 국고 환수 조치할 수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박연차 회장 500억 탈세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이 500억원가량을 탈세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국세청은 이같은 혐의로 박 회장을 최근 검찰에 고발했다.  중국과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있는 박 회장은 홍콩에 있는 한 회사로부터 마치 원자재를 구입한 것처럼 회계 장부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홍콩 회사가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것처럼 꾸몄고,이 회사의 대주주인 박 회장은 배당수익 형식으로 거액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회장과 연관된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국세청 고발 혐의에 대한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검찰은 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여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농협이 지난 2005년 증권사 인수를 승인해 달라며 농림부(현 농림수산식품부) 쪽에 로비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자금 추적 과정에서 2005년 3월 홍기옥(59·구속) 세종캐피탈 사장으로부터 정화삼(61·구속) 전 제피로스 골프장 대표 형제에게 수억원이 흘러간 사실을 추가로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농협에서 농림부 쪽으로 로비가 있었을 것으로 보는데 그런 흔적이 일부 발견된다.”면서 “좀 더 조사해 봐야 하지만 주요 인물이 타계해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지난 2005년 초부터 증권사 인수를 추진했는데 감독기관인 농림부가 처음에 반대하다가 같은 해 11월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승인 당시 농림부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의‘직계’로 분류되는 고(故) 박홍수씨로 올해 6월 사망했다. 경남 남해 출신인 그는 정대근(64·별건으로 수감중) 전 농협 회장은 물론 노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66)씨 등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이날 정 전 회장을 데려와 조사했다. 이와 관련, 농림부가 기획재정부(당시 재정경제부),청와대와도 협의한 것으로 드러나 주목된다. 농협은 박 전 장관,경제부총리,청와대 경제수석과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농림부 쪽은 “신용사업 업무는 재정부에 총괄 권한이 있었고 당시는 부총리 체제였기 때문에 협의를 했다.”면서 “이는 통상적인 업무보고 및 협의절차였다.”고 해명했다.해당문건을 28일 공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검찰은 홍 사장이 정 전 대표 형제에게 농협 로비를 위해 유력인사를 만나게 해달라고 청탁한 때로 알려진 2005년 4월보다 한 달 앞서 돈이 건너간 사실을 확인했다.검찰은 이 돈이 로비 착수금 명목이었다고 보고 그 성격을 파악하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반환됐을 가능성도 있어 정 전 대표가 받은 금액의 규모가 늘어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정 전 대표 형제가 사위 명의로 구입한 경남 김해 내동 소재 상가 점포의 실소유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이 점포는 건평씨 소유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검찰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점포를 정 전 대표 쪽에 판 사람과 건물 관리인,성인오락실 운영에 관계된 사람 등 수 명을 불러 조사했다.  C&그룹은 채권단의 75%가 워크아웃에 찬성하면 채무상환 유예와 부채 탕감 등의 금융지원을 받고,구조조정 작업이 함께 진행된다.채권단이 동의하지 않으면 담보물 압류와 경매 등 법적 절차를 거치게 된다.C&그룹은 워크아웃이 성사되지 않으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계획이다. 진경호 안미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단독] “노건평씨 몫은 20억”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홍기옥(59·구속) 세종캐피탈 사장이 정화삼(61·구속) 전 제피로스골프장 대표 형제에게 건넨 30억원 가운데 20억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66)씨 몫이었고,10억원은 정 전 대표의 것이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검찰은 배달사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또 2006년 2월 홍 사장한테서 성공보수금조로 거액이 든 통장을 받은 정 전 대표가 3개월 뒤인 5월 말 자신의 사위 이모(33)씨의 명의로 경남 김해시의 10층짜리 상가의 1층 점포를 매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정 전 대표 형제는 같은 해 7월 이 점포에 80대 노모 이름으로 성인오락실을 열었으나 두달여 만에 ‘바다이야기’ 등 성인오락실 파문이 불거지자 영업을 중단했다.  검찰은 정 전 대표가 구입한 이 점포와 건평씨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검찰은 또 정 전 대표 형제가 차명계좌 등으로 쪼개놓은 돈의 일부가 건평씨한테 건네졌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정 전 대표 형제가 사위 명의로 부동산을 사는 등 30억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 사적용도로 쓴 사실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당시 시가가 11억원 정도로 알려졌던 이 점포는 7억원 상당의 근저당권을 안고 샀기 때문에 9억 2000만원가량으로 가격이 낮춰졌고,실제 현금은 2억원 정도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170여평에 달하는 점포 인테리어 비용과 게임기 170여대 구입 비용을 합치면 개장 비용이 15억원을 넘어선다는 관측도 있다.현재 이곳은 다른 사업자의 명의로 영어학원이 차려져 있으며 매물로 나와 있다.  이와 관련,검찰은 돈세탁·관리 과정에 연루된 정 전 대표의 사위인 이씨를 지난주 소환조사했다.서울 소재 모 대학의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해 9월부터 약 6개월 동안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국세청이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을 탈세 등 혐의로 고발하며 넘긴 자료의 검토를 끝냈으며 이르면 다음주 박 회장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박 회장이 2005년 중순 이후 세종증권 주식 110억원 어치를 사고 팔아 얻은 시세차익 178억원 가운데 50억원을 농협 자회사 휴켐스를 사는 데 썼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홍성규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매각 성사금 받은 정화삼 형제 성인오락실 투자… 뭉칫돈 돈세탁 했나

    매각 성사금 받은 정화삼 형제 성인오락실 투자… 뭉칫돈 돈세탁 했나

     검찰이 정화삼 전 제피로스 골프장 대표 형제가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성사 사례금으로 받은 돈의 일부를 성인오락실 운영에 투자했다는 단서를 잡아 관심이 모아진다.이번 수사와 얽힌 여러 의혹에 있어서 ‘핵심 고리’격인 정대근 전 농협 회장 등의 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검찰은 우선 정 전 대표 형제가 거액을 받은 직후 성인오락실을 차렸다는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상품권과 현금이 대량으로 오가는 성인오락실의 특성상 돈세탁 장소로 이용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세종증권을 인수했던 농협이 7억원가량의 근저당을 설정해 놓은 곳을 매입해 꾸린 오락실이라 더욱 공교롭다.  성인오락실 열풍이 불었던 2005∼06년 서울 대로변의 경우 성인오락실 하루 매출이 1억원,순이익이 1000만원을 웃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경남 김해의 번화가에 있었던 이 오락실도 개장 뒤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장사가 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농사를 짓고 있는 정 전 대표의 80대 노모가 업주로 처음 등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돈을 댄 사람이 누구인지,실제 소유주는 누구인지 등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정 前회장,건평씨 의혹 확인 열쇠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이 2006년 7월7일 이 부동산에 5억원짜리 담보를 설정한 점도 의미심장하다.오락실 허가를 받은 다음날이자 개장 전날이었다.세종캐피탈 쪽이 또 다른 금전 혜택을 줬거나 또는 ‘제3자’가 주인이기 때문에 함부로 팔지 못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근저당설정은 올해 3월 해지됐는데 검찰이 세종증권 매각 비리 첩보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내사에 착수한 시점이었다.  오락실 운영을 중단한 정 전 대표 형제가 성인용 오락기계를 넘기고 마련한 돈도 만만치 않은 액수일 것으로 보여 어떤 과정을 거쳐 어디까지 갔는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의 금품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돈의 흐름을 쫓는 작업은 물론,정 전 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도 이번 수사의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농협의 증권사 인수 과정의 최종결정권자이기 때문이다.우선 정 전 회장은 세종캐피탈 쪽 청탁을 받은 건평씨가 어디까지 개입했는지를 확인해 줄 인물이다.건평씨가 정 전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했는데,어떤 얘기들을 했는지,정 전 회장이 부담을 느꼈는지 등도 수사의 단초가 된다.또 그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세종증권 인수 정보를 흘렸다면 그의 진술에 따라 박 회장을 증권거래법상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로 처벌할 수도 있다. ●50억 흐름따라 정치인 수사 확대  또 정 전 회장이 받은 50억원이 누구에게 흘러갔고 어떤 식으로 전달됐는지에 대한 진술에 따라 검찰의 수사방향과 정치인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정 전 회장은 이미 서울 양재동 사옥 매각과 관련해 현대차 쪽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이 선고돼 복역 중이다.때문에 이번 거액 수수 혐의와 관련해 모르쇠로 일관하기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법조계 관계자는 “직무와 관련해 50억원을 받았다는 게 입증된다면 유기징역으로서는 최대인 15년이나 무기징역이 선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최근 검찰은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정 전 회장을 성동구치소로 옮겼다.이는 검찰이 여러 의혹의 전말을 파악하기 위해 정 전 회장에게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홍지민 오이석기자 icarus@seoul.co.kr
  • [오늘의 눈] 도박참여자도 처벌하라/최치봉 사회2부 차장

    [오늘의 눈] 도박참여자도 처벌하라/최치봉 사회2부 차장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사행성 불법 성인오락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제 불황에도 아랑곳않고 성업 중이다. 단속 경찰과 업주 사이에는 여전히 숨바꼭질이 이어지고 있다.2006년 ‘바다이야기 파문’ 이후 3년째다. 광주지역에선 최근 불법 오락실 업주로부터 돈을 받은 경찰관 2명이 사법처리됐다. 전국 각지에서 경찰과 유착된 불법 오락실 관련 뉴스가 심심찮게 들린다. 경찰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불법 오락실을 민생침해 사범의 하나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지난 9월 기동대 병력 100명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올 들어 500여개의 오락실을 퇴출시켰다. 그러나 ‘불황일수록 도박산업이 번창한다.’는 사회 현상으로 받아들이기엔 골이 너무 깊어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업주들이 상호를 위장하고 단골손님에게만 은밀하게 연락해 영업하는 바람에 효과적인 단속이 어렵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왜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계속될까. 이유는 간단하다. 업주들은 위험 부담을 안고라도 몇달만 안전하게(?) 영업을 하면 1억~2억원의 목돈을 쉽게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백만원의 벌금이 두렵지 않다. 업주 A씨는 “단속이 무서워 여러 차례 오락실 운영을 그만두려고 했으나 이만큼의 수익이 나는 사업이 없더라.”면서 “요즘은 아예 사무실 2개를 얻어 놓고 한곳이 단속되면 다른 곳으로 옮겨 영업을 계속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압수에 대비한 기기값, 손님들의 밥값 등 각종 경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승률을 예전보다 크게 낮췄다.”고 귀띔했다. 정부는 최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손질해 ‘전체이용가 등급 게임물’의 기기변조를 막는 장치를 고안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그러나 그런 정도로는 ‘탁상공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해결책은 실제 업주든 ‘바지 사장’이든 걸리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게임 참여자에 대한 처벌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간단한 문제인데 어렵게 풀려고 한다. cbchoi@seoul.co.kr
  • 아직도 ‘짜고 치는’ 단속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이상철)는 7일 불법 오락실 운영업자에게 단속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A(39) 경사 등 경기 고양경찰서 현직 경찰관 3명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A경사 등 3명은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달 말 사표를 제출했다.검찰에 따르면 A경사는 지난해 10월 경기 고양시 주교동 김모(41)씨의 성인오락실 앞에서 “관할 지구대 경찰관을 통해 단속걱정 없도록 해주겠다.”면서 김씨로부터 200만원을 받는 등 지난 8월15일까지 같은 수법이나 단속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대가로 20차례에 걸쳐 모두 37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이들은 대포폰을 이용해 김씨에게 단속 정보를 사전에 알려주는가 하면 단속시기를 조율한 뒤 단속에 들어가는 `시늉 단속´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양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기획특집 강화해야/남재일 세명대 교수

    [옴부즈맨 칼럼] 기획특집 강화해야/남재일 세명대 교수

    2년 전 연구차 LA타임스를 방문한 적이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획기사 제작시스템이었다. 주로 폭로성 기사를 쓰는 탐사보도팀과 별도로 ‘프로젝트팀’이라는 기획특집팀이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당시 이 팀은 ‘해양오염’이라는 특집을 막 시작한 참이었다.10여명의 기자가 1년 정도를 매달릴 거라고 했다. 그중에는 환갑을 넘긴 한국인 여기자 코니 강도 있었다. 바쁘다며 인터뷰를 한사코 거부하던 그녀는 그 기사를 쓰기 위해 석달 동안 취재를 했었다고 했다. 막대한 인력과 시간을 투자한 특집기사의 첫 회는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렸는데, 그 내용은 ‘어느 물개의 죽음’에 관한 지루할 정도의 담담한 보고서였다. 이후로는 해양오염에 관한 과학적·정치적 차원의 얘기가 줄줄이 이어졌다. 참 심심한 소재 같았던 해양오염이 그렇게 흥미있는 뉴스거리가 될 수 있음에 놀랐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도 재미있는 ‘바다이야기’가 있었다. 전국이 성인오락실로 뒤덮여 연일 언론사에 제보가 들어갔다. 간혹 언론에서 이 문제를 다루었지만 거의가 현상을 전달하는 수준의 일회성 기사로 그쳤다. 그 무렵 한 방송사의 사건기자를 만났다. 그는 “하루에 서너건씩 바다이야기 제보가 들어오는데, 한번 방송한 소재라서 또 다루기도 뭣하다.”고 했다. 결국 바다이야기는 정부가 나서서 단속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어느 한 신문이 ‘해양오염’ 특집처럼 바다이야기를 물고 늘어져서 공론화될 때까지 버텨주었다면 어땠을까. 지구온난화를 세계적 이슈로 부상시킨 신문이 영국의 가디언인데, 수년을 줄기차게 문제제기를 한 결과이다. 며칠 전 동아일보가 바다이야기가 인터넷으로 잠적해서 폭발적으로 증식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고전적인 사건기자의 현상전달 기사이다. 이 기사 하나로 어떤 사회적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다. 시위진압엔 토끼처럼 잽싸지만 구조적인 범죄의 단속에는 술 취한 거북이처럼 느려터진, 정치화된 한국 경찰을 움직이려면 지속적인 공론화로 사회적 압박을 가해야 할 터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면 기사에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고, 단순 사건 조각이 아닌 사건을 통한 담론의 생산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지난주의 지면을 보면 너무 한가한 느낌이 든다. 주요 기사들이 거의 출입처발이다. 사진은 거의가 가을풍경을 비롯한 연성사진이다. 그나마 빈곤층과 소외계층을 다룬 안산 외국인 근로자 영화제 관련기사, 빈곤층 청소년의 식권 관련 기사도 탈정치적 휴머니즘에 갇혀 있어 아쉬움을 준다. 식권관련 기사는 다른 유사 사례 수집을 통해 행정의 폭력성 측면을 문제삼는 기사로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사회면 이외의 기사 중에서 16일자 23면 “사귀자는 ‘취중약속’에 남친도 정리…” 기사도 사실을 전달하는데 그 사실의 사회적 의미가 잘 납득이 가지 않는 기사였다. 남녀가 헤어지는 유형을 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 지면을 다 할애해서 쓰는데 단순히 남녀관계 헤어지는 유형을 보자? 납득이 안 간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부패가 일상화된 한국사회는 조금만 털면 재미있는 기획거리가 지천에 널려 있다. 미국 신문처럼 해양오염 하나 갖고 일 년을 끌어갈 생각이라면, 사시사철 기획특집을 내놓을 수 있다. 지금 당장 성매매 특집을 해도 6개월은 갈 수 있지 않을까. 동남아에 확산되는 ‘혐한’ 감정도 한국 남성의 야만적인 성매매 문화와 관련이 있다. 그런 점에서 성매매는 현재 한국 사회의 내면을 읽을 수 있는 문화적 코드이기도 하다. 이런 소재가 경찰이 성매매 단속에 나섰다는 출입처 발표기사를 통해서만 소화된다면 큰 문제이다. 상존하는 사회 문제를 기사화하는 접근방식에 대한 고민이 근본적으로 필요하지 않나 싶다. 남재일 세명대 교수
  • 국세청, 외부 전문가 견제 받는다

    수입금액 10억원 미만 소규모 성실신고법인들은 2006년과 2007년 사업연도분에 대해 우선적으로 정기 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세청은 민간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조사대상선정 심의위원회 1차 회의를 지난 18일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2006년과 2007년분 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중소기업은 수입금액이 10억원 이하 업체로 해당 사업연도에 법인세 등 각종 국세를 모두 납부하고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미가맹 및 발급 거부 사실이 없는 등 기본적 납세 협력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한 업체라야 한다. 매출누락이나 무자료 거래, 위장·가공 거래처럼 거래내용이 사실과 다른 혐의나 기업자금을 변칙적으로 유출한 경우도 없어야 한다. 다만 이런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임대업 법인 ▲유흥주점·성인오락실 등 사행성 조장사업 ▲사금융업체 ▲금괴·골드바 등의 금지금 업체 등은 면제대상에서 제외된다. 국세청이 상반기부터 설치 방침을 밝혀왔던 조사대상선정 심의위원회는 변호사, 세무사, 대학교수, 연구기관 연구원 등 외부인사 6명과 국세청 관계자 5명으로 구성되며 국세청 차장이 위원장을 맡는다.이 위원회는 법인, 소득세의 주요 조사대상 선정기준과 조사 제외기준 등 세무조사 선정기준 전반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나 로비 가능성 등을 고려해 명단은 공개하지 않는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광주선 맥 못추는 성인오락실

    광주선 맥 못추는 성인오락실

    18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 경찰의 단속에도 아랑곳 않고 ‘배짱 영업’을 계속했던 A성인오락실 건물엔 ‘임대’라는 안내문과 함께 문이 굳게 잠겨 있다. ‘비밀 영업’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 건물 주인을 직접 찾았다. 건물주 K씨는 “1년 전 입주한 릴 게임장이 수차례 경찰의 단속을 맞고도 이튿날이면 다시 문을 열었는데 최근엔 아예 철수했다.”고 확인했다. 광산구 우산동 2층짜리 한 건물에 들어선 오락실도 단골 손님만을 상대로 은밀히 영업해 오다가 최근 완전히 문을 닫았다. 지역 주민들은 ‘바다 이야기’ 파문에도 불구,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성인오락실이 왜 갑자기 자취를 감췄느냐며 의아해하고 있다. 이는 경찰의 ‘단속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전남경찰청에서 분리된 광주경찰청의 신임 최병민 청장은 ‘성인오락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최 청장은 “사행성 오락실이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내고, 이는 곧 또 다른 범죄를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며 “꼭꼭 숨어서 영업하는 오락실을 끝까지 추적,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경찰청은 이를 위해 지난 대선이 끝난 뒤 지방청과 각 경찰서별로 ‘전략적 소탕팀’을 꾸렸다. 전담 부서인 생활안전과 이외에 수사·형사과·지구대 등이 참여한 소탕팀은 단속과 수사를 일원화했다. 그동안 게임기 한대 또는 컴퓨터 칩만 수거해 오던 관행에서 탈피해 오락기 본체를 압수하도록 조치했다. 광주지방청 개청 이후 불법 사행성 게임장 350여곳을 단속하고 게임기 1만 5000여대와 현금 7억 3000여만원을 압수했다. 수사과 직원들은 오락실의 실제 주인을 찾아내 ‘구속영장 신청’을 원칙으로 단속에 나섰다. 벌금만 물리는 ‘솜방망이 처벌’로는 이를 뿌리뽑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한달 새 17명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5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위장 간판에 2중·3중문까지 설치하고 ‘배짱 영업’을 해오던 오락실은 자진해서 문을 닫았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강력한 단속’이 입소문을 타면서 광주는 ‘오락실 청정지역’으로 변했다.”며 “현장 첩보 등을 토대로 오락실이 발을 붙일 수 없도록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지하로 꽁꽁 숨은 불법성인오락실 현장 르포

    지하로 꽁꽁 숨은 불법성인오락실 현장 르포

    27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지상 3층 지하 1층 상가건물. 전날 경찰의 단속에 5일간 운영되던 불법 성인오락실이 풍비박산난 현장이다. 입구부터 사람 키만 한 화분 2개가 통로를 가로막고 있다. 계단 중간에 철제문 하나, 지하 입구에 이중 잠금장치가 돼 있는 철제문과 나무문 등 삼중으로 꽁꽁 숨어 있다.1층에서 부동산중개소를 운영하는 박모(54)씨는 “매일 지하 1층 입구를 지나 화장실에 가는데 지하에 성인오락실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132㎡ 공간에 문제의 바다이야기 오락기 41개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문 근처 화재경보기는 부서진 지 오래였고 1987년에 제조된 분말소화기는 켜켜이 먼지가 앉았다. 환풍기는 작동되지 않았고 비상구 안내 유도등과 스프링클러도 보이지 않았다. 비상계단이 있지만 업주가 단속 때 도주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 이중문을 만들어 놓은 데다 계단은 어깨 넓이에 불과해 사람이 몰리면 압사 위험이 커보였다.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망을 보다 단속이 뜨면 안에다 얘기한 뒤 안에서 리모컨으로 삼중문을 여는 구조라 불이 나면 손님들이 대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묘한 위장수법… 단속 비웃듯 우후죽순 26일 5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안산시 불법 성인오락실 화재 사건을 계기로 서울신문 취재진이 서울 시내 불법 성인오락실들을 긴급히 찾아봤다. 오락실은 단속의 눈을 피해 보이지 않는 곳으로 꽁꽁 숨어 ‘화약고’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단속의 손길은 모자랐고 불법 시설이라는 이유로 소방 점검도 없어 대형 화재 사고에 무방비로 방치돼 있었다. 3층 모텔 건물의 지하 1층에서 운영하다 지난 26일 새벽에 단속된 성북구 장위동 업소 역시 삼중문으로 잠겨 있는 데다 억지로 문을 열 경우 경보음이 울리게 돼 있었다. 역시 소화기와 스프링클러는 찾아볼 수 없었고, 담배 연기를 빼기 위한 환기통만 있었다. 비상계단은 없고 화장실 천장으로 연결된, 성인 한 명이 겨우 빠져나갈 만한 철제 사다리가 유일한 비상통로였다. 경찰은 끊임없이 단속하고 있지만 성인오락실은 더 교묘한 위장 수법을 동원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올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서울에서만 8417개 업소가 단속됐고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6만 1178곳이 적발됐다. 하지만 지금도 추산조차 할 수 없을 만큼의 성인오락실이 운영되고 있어 경찰을 한숨 짓게 하고 있다. 경찰청 생활질서계 관계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도저히 알아볼 수 없도록 이중삼중으로 위장하고 회원제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경찰도 돈 잃은 사람들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적발해도 압수한 컴퓨터의 데이터 자료를 분석해 처벌의 기준이 되는 영업기간이나 이익을 정확하게 밝혀낼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 주로 벌금형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불법업소 사전인지 건물주가 나서야” 불법영업은 제도권 밖이기 때문에 소방 관청도 단속과 점검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서울소방방재본부 검사지도팀 관계자는 “불법 영업을 하는 곳에 가서 소방시설을 설치하라고 지도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숨어 있는 오락실을 모두 점검할 인력이 없기 때문에 불법 업소가 들어오는 걸 아는 건물주들이 나서 줘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재훈 신혜원 장형우기자 nomad@seoul.co.kr
  • 성인 오락실 불 5명 숨져… 밀실구조가 화 키워

    성인 오락실 불 5명 숨져… 밀실구조가 화 키워

    경기 안산의 불법 성인오락실에서 불이나 손님 5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26일 오후 5시20분쯤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5층짜리 상가건물 3층의 성인오락실에서 2중 출입문을 만들기 위해 용접을 하는 과정에서 불티가 튀면서 불이 나 이병철(26)씨 등 손님 5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박모(27·여)씨가 중상을 입고 고대병원에서 치료중이다. 또 5층 모텔 종업원 김모(20)씨는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 당시 오락실에는 모두 6명이 있었다. 불이 나자 3,4,5층의 모텔과 노래방 등에 있던 50여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일부는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불은 오락실 내부 115㎡를 태우고 10여분만에 진화됐지만 오락실이 밀실구조로 돼 있어 대피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못했고, 천장의 스티로폼 등이 타면서 유독 가스가 발생해 인명 피해가 컸다. 환기 시설도 환풍기 1대가 전부여서 유독가스는 곧바로 오락실 내부에 가득찼다. 화재는 용접공이 철문 잠금장치를 용접하다 불티가 유리문과 철문 사이에 쌓아둔 현수막 등 쓰레기에 튄 뒤 목재와 스티로폼으로 마감된 천장에 옮겨붙으며 순식간에 번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오락실의 용도는 PC방이지만 하루전인 25일부터 성인오락실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모텔 투숙객들은 “사흘전에 간단한 내부공사를 하더니 이날 새벽에 오락기를 비밀리에 실어 날랐다.”고 말했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이색거리 탐방] (5) 종로구 피맛길과 순랏길

    [이색거리 탐방] (5) 종로구 피맛길과 순랏길

    종로구에는 서민의 역사와 구수한 맛이 함께 어우러진 두 길이 있다. 종로를 끼고 도는 피맛길과 순랏길이다. 좁은 골목길이지만 나름의 유래에 따듯한 정감이 자리하고 허름한 음식점이지만 주인장의 깊은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꽃 피고 새 우는 춘삼월이 오면 광화문 피맛길 입구에서 종로3가 순랏길까지 느긋한 마음으로 걸어보심이 어떨지. ●봇짐을 풀고 즐기던 먹자골목 교보문고 후문에서 종각 쪽으로 너비 2m쯤 되는 종로 뒤 골목길에 들어서면 ‘피맛길(일명 피맛골)’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원래 조선시대 평민들이 6전(六廛)이 열리는 종로를 빨리 오가도록 만든 길이란다. 괴나리봇짐을 등에 지고 큰 길인 종로를 걷다 보면 ‘길을 비켜라. 대감님이 나가신다.’는 호령에 놀라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큰 길 뒤에 편안한 골목을 만들어 말이나 가마를 피한다고 해서 ‘피마(避馬)길’이라고 했다. 자연히 허름한 음식점들이 생기면서 ‘피맛골’이라는 운치있는 별칭도 생겼다. 길은 종로3가 단성사 극장 앞까지 이어진다. 건너편에도 피맛길이 있었으나 지금은 도로확장으로 사라졌다. 피맛길은 ‘먹자 골목’이다. 교보문고 근처에는 ‘열차집’ 등 빈대떡 가게들이 많고 종로구청 근처에는 서린낙지 등 낙지집들이 즐비하다. 생선구이 냄새가 코를 자극하기도 한다. 청진동 근처에는 해장국집들이 많다. 오랜 경험에서 배어나는 맛이 잊지 못하고 또 찾게 만든다. 어디를 가나 대체로 5000원으로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서민들의 골목이다. ●순랏길을 대신한 종묘 돌담길 피맛길이 종로3가 근처에서 끝나면 그대로 순랏길을 탐방할 수 있다. 종묘공원 입구에서 왼쪽으로 반원을 그리는 길이 서순랏길이고 오른쪽으로 도는 길이 동순랏길이다. 순랏길은 조선시대에 육모방망이를 든 순라군이 한밤중에 도적 등을 막으려고 순찰을 돌던 골목이다. 길 근처에 순라청이 있었다는 유래에 따라 순랏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창덕궁이 가까워 조선시대에는 주변에 내시들이 많이 살았고, 일제시대에는 일반인들의 종묘접근을 막기 위해 일본 순사들이 눈을 부라리며 돌던 곳이다. 1.5㎞ 일방통행로인 서순랏길은 자동차 한대가 지나가면 그만인 한적한 골목이다. 멋지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가로수가 운치롭다. 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종묘의 돌담 앞에는 나무의자도 있다. 동순랏길은 주택가의 작은 골목일 뿐이다. 맛집이 즐비한 피맛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서순랏길에도 맛집이 있다. 홍어삼합으로 유명한 ‘순라집’과 소껍질무침을 하는 ‘수구레집’이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도 부담이 없는 곳이다. ●옛 정취는 간데없고… 종로구는 피맛길과 순랏길을 ‘역사문화탐방로’로 지정하고 보전에 애쓰고 있다. 하지만 실망할 수도 있다. 지저분하게 방치되고 볼거리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종각 근처의 피맛길에는 야릇한 분위기의 모텔들이 야금야금 들어섰고 종로2가에는 어느새 성인오락실들이 자리잡고 있다. 종로3가는 귀금속 골목으로 변모, 옛 정취를 생각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을 실망시킨다. 순랏길도 골목 곳곳에 놓여 있는 노상 적치물이 쓴웃음을 짓게 한다. 종묘는 매주 화요일을 제외하고 문을 열지만 이벤트가 없어 아쉽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홍탁·수구레… 개성 넘치는 맛집들 피맛길에는 한두 집 꼬집을 수 없을 정도로 맛집이 수두룩하다. ‘열차집’‘전주집’‘대림식당’은 생선구이와 빈대떡 전문집이다. 종로2가 근처의 ‘전봇대집’(일명 고갈비집)도 맛집을 챙기는 연예인들이 종종 찾는다. 제일은행 본점 뒤의 ‘한일관’은 1939년부터 이승만 전 대통령 등 명사들이 드나들던 불고기집이다. 종각역 근처의 ‘신승관’은 화상(華商)이 45년째 운영하는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요리 음식점이다. 순랏길의 ‘순라길’은 순 흑산도 홍어를 열흘 이상 푹 삭힌 20여년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음식만화 ‘식객’의 작가 허영만 화백이 홍어삼합 부분을 이곳에서 취재해 더 유명하다. 홍어에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를 둘둘 말아 막걸리와 함께 먹고 마시는 맛이 탄성을 자아낸다. 홍어회, 홍어찜, 홍어탕이 크기에 따라 3만 5000∼6만원이다. ‘수구레집’의 수구레는 소껍질을 돼지껍데기처럼 삶아 고추장으로 양념해 볶았다. 술은 역시 막걸리가 제격. 쫄깃쫄깃한 고기 맛이 서민들의 고단한 시름을 잊게 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검·경 갈등 조짐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는 24일 성인오락실 감금 신고를 접수, 출동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종업원을 때린 혐의로 영등포서 박모 경장 등 2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도 이날 검찰의 영장청구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부지검 수사관에 대해 특정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뒤늦게 밝혀 법·검에 이은 검·경간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박 경장 등은 지난 7일 경기 안양시 성인오락실에서 업주 김모(48)씨 등 4명이 상품권을 환전하러 온 권모(37)씨 등 4명을 가두고 폭행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권씨 등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종업원을 야구 방망이 등 규정에 어긋난 둔기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영등포경찰서는 이에 대해 “두 경관 모두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는데 검찰이 왜 영장을 청구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폭죽소리에 뚫린 농협

    ‘폭죽 소리에 금융기관 방범망이 뚫렸다.’ 지난 15일 대구 달성군에서 발생한 농협지점 강도 사건의 범인이 폭죽으로 만든 총기류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금융기관의 방범체계가 허술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구 달성경찰서는 19일 대낮에 농협 지점에 침입, 예식장 등에서 사용하는 폭죽으로 직원들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김모(32·무직)씨와 홍모(31·무직)씨 등 2명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지난 15일 오전 11시45분쯤 복면을 하고 농협지점에 침입 직원들을 위협하고 현금 44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들은 타고 달아난 승합차의 번호판이 인근 아파트 폐쇄회로 TV에 찍혀 덜미가 잡혔다. 조사결과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축하용 꽃가루 폭죽. 일명 ‘컬러플래시’ 2개를 붙여 만든 조잡한 수준의 가짜 총이다.30㎝ 길이의 파이프 모양 폭죽 2개에 꽃가루를 빼낸 뒤 검은 절연용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한 것이다. 이들은 손잡이와 건전지로 작동하는 전원 스위치를 달아 스위치를 올리면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발사되도록 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해 정선 카지노와 성인 오락실 등에서 도박으로 수천만원을 날리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뒤에도 훔친 돈을 절반씩 나눠 가졌으나 또다시 성인오락실을 찾아 대부분을 탕진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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