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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1) 현대가의 ‘큰 어른’ 정몽구 회장과 ‘장손’ 정의선 부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1) 현대가의 ‘큰 어른’ 정몽구 회장과 ‘장손’ 정의선 부회장

    정몽구 회장, 현대가 실질적 장남 역할...일가 챙겨아들 정의선 부회장, 경영 최일선에서 그룹 진두지휘2016년, 2017년 판매부진으로 경영시험대에 올라  지난달 16일 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있는 현대차그룹 정몽구(80) 회장의 자택에 현대가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정 회장의 어머니인 변중석씨의 11주기를 맞아 범현대가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정 회장과 아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집에서 제사를 준비하고 범현대가 친척들을 맞이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몽진 KCC그룹 회장, 정몽일 전 현대기업금융 회장,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 정몽용 성우오토모티브 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 회장, 정몽열 KCC건설 사장, 정몽훈 성우전자 회장 등이 제사에 참석했다. 아랫대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과 정대선 현대BS&C 사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모습을 보였다. 현대가 제사는 2014년까지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전 자택인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서 열리다가 2015년부터 정몽구 회장의 자택에서 모셔지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집안에서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2남인 정 회장은 큰 형인 정몽필 전 인천제철 사장이 지난 1982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현대가의 장자 역할을 하고 있다. 2000년 3월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동생인 고 정몽헌 회장과 ‘왕자의 난’이라고 불리는 경영권 승계다툼을 벌였다. 이를 계기로 정 회장은 같은 해 현대자동차 등 10개사를 이끌고 현대그룹으로 독립했다. 하지만 결국 승자는 정 회장 몫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재계 2위의 글로벌 기업이 됐고, 동생 몽헌 회장이 이끌던 현대그룹은 올해 자산 5조 이상의 대기업집단에서도 빠졌다. 정 회장은 경복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몽헌·몽준 등 동생들과 달리 현대차·현대정공·현대자동차서비스·현대강관·현대산업개발·인천제철 등 여러 회사의 현장에서 두루 일했던 경험이 오늘날의 현대차를 일굴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그룹은 2000년 이후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성장과 변화를 거듭해 왔다. 1999년 세계 판매 순위 10위였던 현대·기아차는 2000년대 들어 자동차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며 세계 5위 수준의 자동차 메이커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정 회장은 “품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라는 각오로 2000년 ‘품질경영’을 선언,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혁신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했다. 특히 2002년에는 회장 직속으로 품질총괄본부를 신설했다. 품질총괄본부는 연구개발, 구매, 생산, A/S 등 모든 과정이 품질 시각에서 최고 역량을 펼치도록 지휘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정 회장은 아직도 양재동 사옥 품질상황실에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제이디파워의 충고’를 걸어두고 있다. 주요 위기 때마다 업계의 허를 찌르는 ‘역발상 경영’도 정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대표한다. 1998년 기아차 인수, 1999년 미국에서 ‘10년 10만마일 워런티’ 실시, 2009년 금융위기 때 ‘어슈어런스 프로그램(구매 후 1년 내 실직하면 차를 되사주는 프로그램)’이란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오늘의 현대차를 글로벌기업으로 키웠다. 정 회장은 부인 고 이정화씨와 결혼해 1남3녀를 두고 있다. 장남 정의선 현대자동차부회장은 1995년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장녀 정지선씨와 결혼, 1남 1녀를 낳았다. 정지선씨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했다. 사돈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경복고 선후배 사이다.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선두훈 대전 선병원 이사장과 결혼했다. 차녀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결혼했다. 삼녀 정윤이 해비치 호텔리앤드리조트 전무는 신성재 삼우 부회장과 결혼했다가 2014년 이혼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부터 해외출장에 나서지도, 국내 공식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등 외아들 정의선 부회장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정의선(48) 부회장은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현대정공에 과장으로 입사했으나 1년만에 미국으로 떠나 샌프란시스코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일본 이토추상사 뉴욕지사에서 2년동안 근무하다가 1999년 현대차에 자재본부 이사로 재입사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확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았다. 구매실장(상무)과 국내 영업본무 영업담당과 기획총괄본부 기획담당(전무)를 겸임했다. 2005년에는 기아차 사장, 현대자동차그룹 기획총괄본부 사장, 현대모비스 사장을 겸임했고, 2009년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아버지와 함께 있을 때 아버지 보다 앞서지 않으려고 한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밥상머리 교육이 몸에 뱄다. 재벌 3세인데도 소박하고 겸손하다는 평을 듣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7월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정의선을 기아차 사장으로 임명하고 그룹 차원에서 지원해 기아차를 회생시켰다. 정의선의 능력에 대해 시장에서는 의구심이 거의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실제로 정의선 부회장은 기아차 사장에 취임한 이후 ‘디자인 경영’을 추진하며 2008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2006년 폭스바겐 총괄 디자이너 출신인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을 ‘삼고초려’ 끝에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때부터 기아차는 독자 디자인 개발에 착수해 특징이 없던 기아차의 얼굴에 ‘패밀리룩’을 새겨 대반전을 이뤘다. 여기에다 브랜드 경영,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런칭 등이 성과로 꼽힌다. 2011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현대차의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하며 신브랜드경영을 선포했다. 2015년 11월 전 세계에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을 공표했다. 제네시스는 정 부회장이 초기 기획단계부터 외부인사 영입과 조직개편까지 모든 과정을 기획하고 주도한 야심작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친환경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중심으로 현대차의 체질 변화를 이루는데 공을 들이면서 IT 업계와의 다양한 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현대·기아 판매량이 2016년 18년만에 역성장하면서 788만대에 그친 데 이어 지난해에도 725만대에 머물렀다. 미국 판매부진과 사드 영향으로 중국 시장이 고전한 이유다. 아버지 정몽구 회장이 일궈낸 글로벌 기업의 규모를 더 키울지,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을지 그룹의 운명이 그의 능력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마포구 홍보대사에 컬투·하하 등 위촉

    서울 마포구는 구 홍보대사로 개그맨 겸 MC인 ‘컬투’의 정찬우(50)·김태균(46), 성우 박일(69), 탤런트 김성환(68), 가수 하하(39) 등 5명을 영입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재 마포구에 살고 있거나 회사가 마포구에 있어 지역과 인연이 깊다는 설명이다. 컬투 정찬우·김태균씨는 2014년부터 마포 홍보대사로 임명된 뒤 구에서 발간하는 각종 홍보물과 영상물의 내레이션 등을 맡고 있다. 성우 박일씨는 지난 45년을 마포에서 생활하면서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등에서 진행을 맡았다. 탤런트 김성환씨는 10년간 마포에 살면서 마포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할 만큼 지역에 깊은 애정을 품었다. 역시 마포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지역 사랑꾼 하하씨도 마포경찰서 홍보대사인 ‘마포구 보안관’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컬투쇼’ 박병은 “직접 잡은 주꾸미로 요리했다” 조인성 반응 보니..

    ‘컬투쇼’ 박병은 “직접 잡은 주꾸미로 요리했다” 조인성 반응 보니..

    ‘컬투쇼’ 박병은이 영화 ‘안시성’ 촬영 기간 동안 직접 잡은 주꾸미로 요리한 사실을 언급했다. 5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에는 스페셜 DJ로 문세윤이, 게스트로 영화 ‘안시성’의 주역 조인성, 남주혁, 배성우, 박병은이 출연했다. 이날 박병은은 영화 ‘안시성’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박병은은 “고성에서 촬영할 당시, 콘도 미니엄에서 지냈다. 콘도에서는 취사가 가능하지 않냐”며 함께 한 배우들을 위해 주꾸미 요리를 했다고 밝혔다. 이를 듣던 조인성은 “한 번 했다. 영화 찍기 전부터 주꾸미를 꼭 요리해주겠다고 박병은이 신신당부를 했다. 하지만 7개월 동안 한 번 먹었다”고 말했다. 이에 박병은은 “그럼 요리를 백 번 해야 하냐”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박병은은 이어 “진짜 배를 타고 잡아온 것이다. 충남 서천 홍원항 아쿠아마린 호였다. 동해에는 주꾸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SBS 파워FM ‘컬투쇼’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결심 앞둔 MB, 피고인 신문에서 ‘진술거부’ 묵묵부답

    오는 6일 결심공판을 앞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측 피고인 신문의 진술을 거부하면서 연속된 검찰 측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검찰은 “수긍할 수 없다”며 이 전 대통령의 태도를 기록으로 남겨달라고 요청하는 등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4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검찰 측 피고인 신문에 앞서 “대통령은 검찰 모든 신문에 대해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그 의사는 오늘도 변동없다는 점을 확인시켜 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상은 다스 회장이 주도해서 다스를 설립했다는 주장이 맞느냐”는 검찰의 첫 질문에서부터 “이상은 명의로 돼 있던 도곡동 땅 매각 대금 중 논현동 사저비로 확인된 돈은 피고인이 이상은에게서 빌린 돈인가“ , “다스 설립 관련 비용은 누가 김성우 다스 사장에게 준 건가” 등 질문을 이어갔지만 이 전 대통령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고, 가끔 기침을 하거나 물을 마시기만 했다. 10가지 질문에 모두 이 전 대통령이 답을 하지 않자 재판장은 “(피고인의) 진술 거부 의사가 명확한 것 같은데 여기까지 하면 어떻겠느냐”고 검찰에 물었지만 검찰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말한 내용이 검찰 조사와 다른 내용이 있어 묻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법정에서) 손 들고 여러 번 말을 했다가 이제 와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데 상식적으로 수긍이 안 간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인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본인 진술과 배치되는 수백 명의 진술이 다 허위라고 주장하는 사건”이라면서 “피고인이 답변하지 않는 태도 자체가 의미있기 때문에 신문을 그대로 진행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장이 양해하자 50분 남짓 동안 핵심 공소사실 관련 질문을 더 이어갔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은 끝내 한 마디도 답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는 6일 오후 2시 결심공판을 갖고 심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16개로 방대한 데다 모두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중형을 구형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을지대 2019학년도 대입 수시 800명 선발

    을지대 2019학년도 대입 수시 800명 선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된 을지대학교는 10일부터 14일까지 2019학년도 수시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수시모집에는 정원내 725명, 정원외 75명 등 800명을 선발한다. 캠퍼스별로는 대전캠퍼스 105명, 성남캠퍼스 695명을 선발한다. 전형별 특징을 살펴보면 학생부위주(교과)인 교과적성우수자, 교과성적우수자, 사회기여 및 배려대상자, 지역인재 전형이 있고, 학생부위주(종합)인 을지리더십, 창의적인재 전형이 있다. 또한 2019학년도부터 의료홍보디자인학과 실기고사를 수시모집에서 선발한다. 학생부 반영 교과는 특성화고교 졸업자를 제외한 모든 전형에서,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교과를 반영한다. 특성화고교 졸업자 전형은 학생부 이수 전 교과를 반영한다. 교과적성우수자 전형으로는 총 351명을 선발하며, 해당 전형은 적성고사를 실시한다. 전형요소는 학생부 교과 60%, 적성고사 성적 40%를 반영하고, 적성고사 출제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이다. 적성고사는 10월 20일 을지대학교 대전캠퍼스와 성남캠퍼스에서 각각 실시 할 예정이다. 교과성적우수자 전형은 총 205명을 선발하며, 학생부 교과 100%를 반영한다. 해당 전형은 학과별로 요구하는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해야하므로 지원 전 수시모집요강을 확인해야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인 을지리더십과 창의적인재 전형은 각각 49명과 33명을 선발하며,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를 모두 반영한다. 전형방법으로는 1단계에서 교과/비교과 100%(3배수),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와 면접 30%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면접고사는 11월 17일 을지대학교 성남캠퍼스에서 진행된다. 한편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10일부터 14일 18시까지 인터넷(www.eulji.ac.kr)을 통해 실시된다.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는 11월 19일(교과적성우수자, 사회기여 및 배려대상자, 실기전형 외)과 12월 12일(을지리더십, 창의적인재, 교과성적우수자 외)에 전형별로 발표 될 예정이며, 기타 자세한 안내사항은 입학관리처 홈페이지(admission.eulji.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해외여행 세계 1위라는 희망과 우울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해외여행 세계 1위라는 희망과 우울

    2017년 세계에서 해외여행객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한국이다. 연인원 기준 출국자 2600만명은 총인구 대비 출국률 50%에 이른다. 2016년에 2위였다가 작년에는 대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같은 항목 수치가 14% 정도인 일본보다 세 배 이상 높다. 기록적인 무더위를 겪은 이번 여름으로 인해 올해에는 그 비율이 더 높아지게 되리라.해외여행객 비율 세계 1위라는 사실은 한국 사회에 대해 참으로 많은 정보를 알려 준다. 이 시대 청춘의 욕망과 심리적 습속(習俗)이 그 점에 오롯이 담겨 있다. 불과 30년 전인 1988년이 돼서야 해외여행 자유화가 비로소 가능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정확히 한 세대 만에 도래한 해외여행 문화의 급격한 팽창은 ‘압축 근대화’만큼이나 한국 사회와 한국 사람의 특성, 활력, 심성을 해명해 주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왜 그토록 한국인은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것일까. 우선 국토 분단으로 인한 답답함과 풍부하지 못한 국내 여행 인프라를 그 이유로 들 수 있겠다. 거대한 국토를 지닌 중국은 물론이려니와 오키나와에서 홋카이도로 이어지는 일본의 여행 인프라와 비교하더라도 우리의 국내 여행 선택지는 상당히 한정적이다.이에 더해 휴가철에 터무니없이 오르는 여행지의 높은 물가도 많은 이들에게 해외여행을 대안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한국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치열한 경쟁과 성취 지향적인 문화도 해외여행을 선택하게 만든 사회심리적 요인이다. 이웃이나 친구가 SNS에 올린 이국적인 해외여행 사진은 알바를 해서라도 나도 그곳으로 떠나고 말겠다는 열망을 한껏 지핀다. 타자의 욕망에 영향받으며 형성된 이런 심리는 인간에게 매우 보편적으로 존재한다.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인구밀도를 지닌 지역의 주민이자 극도의 치열한 경쟁을 일상적으로 겪는 우리에게 그런 욕망은 한결 증폭돼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설명만으로 해외여행 세계 1위가 충분히 해명되는 것은 아니리라. 이 두 가지 요인은 늘 그래 왔던 상수들이니 유독 이 시기에 해외여행객이 급속하게 증가한 문화적·심리적 배경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한다. 지금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감정 중의 하나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실했다는 의식이다. 많은 이들은 집을 포기하는 대신 해외여행을 선택한다. 어떤 청춘은 결혼 자금 대신 유럽행 비행기를 예약한다. 어떤 대학생은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유예하고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생각해 보면 이런 결정은 한국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이라기보다는 각자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 아무리 저축을 하더라도 수도권에서 작은 전셋집을 마련하는 것도 너무나 힘든 상황이다. 열심히 노력해도 이루지 못할 꿈을 포기하는 대신 그들은 스스로 자존감을 키워 줄 선택, 즉 ‘소확행’과 ‘욜로족’의 삶을 지향한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여행은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증명해 주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문화적 체험이다. 나는 이국의 사진을 SNS에 올리는 청춘과 제자들의 모습에서 집과 차, 결혼은 포기하더라도 자신의 행복만큼은 단념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리와 마음을 읽는다. 이제 이런 여행 문화는 대세가 되어 가리라. 그렇다면 이 문화적 추세에 대해 여행수지 적자니 저축 운운하며 구세대적 발상으로 딴지를 걸 것이 아니라, 이 시대 청춘의 유별난 해외여행 사랑이 문화와 생각이 다른 타자를 이해하고 문화적 톨레랑스(관용)를 넓히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라는 게 현실적이지 않을까. 타자와 이국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은 곧 자신이 사는 땅을 살 만한 세상으로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지금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이 땅의 청춘과 평범한 직장인의 마음을 기꺼이 응원하고 싶다.
  • ‘안시성’ 조인성도 제친 실물 최고 미남은? “만장일치 박병은”

    ‘안시성’ 조인성도 제친 실물 최고 미남은? “만장일치 박병은”

    오늘(3일) 방송되는 MBC ‘섹션TV 연예통신’은 영화 ‘안시성’의 주역들과 만난다. 리포터 문시온은 ‘안시성’ 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무더운 여름임에도 갑옷으로 무장하고 나섰다. 조인성을 찾으며 인터뷰 장소로 들어온 문시온의 우스꽝스러운 모습 때문에 조인성, 엄태구, 박병은, 배성우 등은 큰 웃음을 터뜨렸다는 전언이다. 이날 조인성은 ‘안시성’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청산유수 같은 답변을 내놓아 배우들의 박수를 자아냈다. ‘안시성’이 전쟁영화인만큼 액션 씬이 많았고, 이 때문에 특히 엄태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기에 몰두했다고 털어놨다. 팀워크가 좋기로 유명한 ‘안시성’ 배우들은 스크린보다 실물이 더 나은 배우로 만장일치 박병은을 꼽았다고 한다. 배우들은 박병은이 평소 팀원들에게 자신의 사진을 많이 보낸다고 폭로하며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안시성’ 배우들의 인터뷰 현장은 ‘섹션TV 연예통신’에서 공개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포스코, 인니서 스틸빌리지 프로젝트… 3년간 저개발지역 주택·화장실 건립

    포스코는 2021년까지 3년간 인도네시아 칠레곤시 저개발지역에 주택과 공공화장실 등을 건립하는 ‘스틸빌리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스틸빌리지 프로젝트는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포스코그룹의 철강 소재와 건축공법을 활용해 26~33㎡(약 8~10평) 규모의 주택이나 다리 등을 만들어 주는 포스코의 사회공헌활동이다.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칠레곤시 빈민지역 4개 마을에 총 125가구 주택을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하고 화장실 150곳과 급수대, 쓰레기 소각장, 학교 등 공공시설을 건립할 계획으로 국제봉사단체인 해비탯과 함께 추진한다. 포스코 글로벌 봉사단과 인도네시아 포스코제철소 임직원, 포스코청암재단이 지원하는 현지 장학생, 한국해비타트 홍보대사인 배우 권오중씨와 성우 배한성씨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지난 25일부터 칠레곤시 4개 마을에 주택 10채를 건립하고 있다. 스틸빌리지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 유엔으로부터 지속가능한개발목표(SDGs)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정부·경북 탈원전 정책 ‘엇박자’

    경북도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원자력 산업 육성 사업을 전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부 부처 인사가 지자체가 마련한 원자력 산업 육성 관련 행사에 참석해 유공자들에게 장관상을 줘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엇박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9일 도에 따르면 29~30일 이틀간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경북도,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최하는 ‘대한민국원자력산업대전 및 원자력기업 취업박람회’가 열린다. 올해 4회째와 2회째를 맞는 산업대전과 취업박람회에는 국내 원전 업체 및 연구기관, 해외 원전 바이어 등 74개 기업과 6개 교육기관 관계자 등 모두 1300여명이 참가한다. 첫날 행사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협력사 등이 원자력 산업 홍보관을 운영해 우리나라의 우수한 원전 기술과 해외 사업 실적 등을 홍보했으며, 24개 원전 기업들이 원자력 전공 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을 가졌다. 마지막 날엔 스페인,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 바이어들과 국내 원전 기업 간 수출 상담회가 열린다. 논란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거리가 먼 이번 행사를 후원해서 생겼다. 또 개막식에는 유성우 산자부 원전산업관리과장이 참석해 원자력 발전 유공자 5명에게 산자부장관상을 전달했다. 한 행사 참석자는 이날 “이번 행사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이전 정부 때부터 추진하는 사업이라 (이번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는)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북 울진군의회와 지역 사회단체로 구성된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8일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앞에서 즉각적인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VJ특공대’ 폐지, 18년 만에 프로그램 종영 “9월 7일 마지막 방송”

    ‘VJ특공대’ 폐지, 18년 만에 프로그램 종영 “9월 7일 마지막 방송”

    18년 넘게 시청자 사랑을 받아온 ‘VJ특공대’가 종영을 맞는다. 29일 KBS2 장수 생활 정보 프로그램 ‘VJ 특공대’가 오는 9월 폐지된다. KBS2 측은 “오는 9월 7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VJ특공대’가 폐지된다”며 “후속 프로그램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VJ특공대’는 다양한 생활 정보와 화젯거리를 담아내는 프로그램으로 오랜 시간. 시청자 사랑을 받았다. 지난 2000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해 18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제자리를 지켜왔지만,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한 채 결국 프로그램 종영을 맞게 됐다. 최근 3~4%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다수 시청자는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VJ특공대’ 성우들의 감칠맛 나는 내레이션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에 서운함을 표했다. 반면 오랜 시간 프로그램을 이어 오며 조작 의혹, 광고성 맛집 홍보 의혹 등을 낳았던 만큼 ‘VJ특공대’ 폐지에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VJ특공대’는 오는 31일, 9월 7일 단 2회 방송만을 남겨두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성대학교, 학과 구분없이 뽑는 ‘트랙제’ 전면 실시

    한성대학교, 학과 구분없이 뽑는 ‘트랙제’ 전면 실시

    전체 모집 인원 1650명(정원 외 포함)의 77%인 1268명을 이번 수시 모집에서 선발한다. 지난해보다 2% 늘어났다. 지난해부터 트랙제를 전면 실시해 학과 구분 없이 대학·학부별로 학생을 선발하고 2학년 진학 시 트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학생부(교과) 위주 전형 중 지난해보다 19명 늘어난 382명을 선발하는 적성우수자 전형은 교과 60%·적성고사 40%를 반영한다. 단과대별로 배점 비율이 다르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반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는 교과성적우수자(기본교과) 전형은 학생부 100%를 반영해 366명을 선발한다. 면접을 없애고 100% 서류로만 선발하는 학생부종합 전형은 한성인재(160명), 고른 기회(45명), 상상SW특기자(15명·이상 정원 내), 농어촌(57명), 특성화고교(21명), 특성화고교졸재직자(80명·이상 정원 외) 전형이 있다. 서류평가 60%와 학생부교과 40%로 뽑는다. 서류평가는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와 비교과 전 영역, 자기소개서 성적을 정성·종합 평가한다. 최저학력기준은 없다. 신설된 상상SW특기자 전형만 별도로 다단계 평가를 한다. 1단계에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평가해 5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점수 60%에 면접 40%를 반영해 최종 선발한다. 서울 소재 대학 중 유일하게 야간학과를 운영한다. 주야간 모두 동일한 전임교수가 강의한다. 야간학과라고 해서 학교생활·졸업 시 불리한 조건은 없다. 원서 접수는 9월 11~14일.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enter.hansung.ac.kr) 참조. 문의 (02)760-5800.
  • 가천대학교, 의예과 ‘학생부’ 모집… 신소재공학과 신설

    가천대학교, 의예과 ‘학생부’ 모집… 신소재공학과 신설

    올해 총모집인원(4054명) 중 수시로 약 71%인 2879명을 뽑는다. 올해 수시 전형의 특징은 의예과 학생부우수자전형을 새로 만들었고, 가천바람개비 전형이 전년과 달라졌다. 올해 이 전형은 1단계에서 교과성적으로 6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60%와 면접 40%를 반영해 선발한다.이번 수시에서는 신설 학과인 신소재공학과를 주목해볼 만하다. 첫 모집 입학정원은 총 50명이며 이번 수시에서 42명을 선발한다. 전형 모집인원은 ▲적성우수자 17명 ▲학생부우수자 7명 ▲가천바람개비 5명 ▲농어촌(적성) 1명 ▲가천프런티어 6명 ▲사회기여자 2명 ▲특성화고교(종합) 2명 ▲농어촌(종합) 1명 ▲교육기회균형 1명이다. 신소재공학의 영역은 철강, 연료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에너지 등으로 현대 산업의 토대라서 진로 전망이 밝다. 이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춰 운영 중이다. 2002년 국내대학 최초로 소프트웨어대학을 만들었고, 2015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국 8대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에 선정돼 전체 재학생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했다. 소프트웨어 전공 학생에게는 4만줄 이상 코딩 실습, 20개의 팀 프로젝트, 30개의 오픈소스 도구 활용 등을 기본 교육 과정에 포함시켰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인재양성을 위해서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12개 대학의 교수 연구실에 학생들을 파견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가천 미국 소프트웨어 센터’를 개설했다. 문의는 입학처 홈페이지(http://admission.gachon.ac.kr/kyungwon/) 또는 전화 1577-0067.
  • 원로 연극인 박용기 별세...향년 85세

    원로 연극인 박용기 별세...향년 85세

    연극인 박용기 씨가 2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故 박용기 씨는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해 서라벌예대를 졸업하고 고은정, 오승룡 등과 함께 KBS 1기 성우로 방송 생활을 시작했다. 1975년에는 TBC드라마 ‘임금님의 첫사랑’에서 무공스님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이후 TBC 드라마 ‘광복 20년’, CBS ‘남북사반세기’, 그리고 현재도 연속 재방송 중인 불교방송 드라마 ‘고승열전’ 등을 연출했다. 고인은 1969년 극단 고향 창단 때 산파 역할을 맡은 이래 연극 ‘마지막 테이프’, ‘늦가을의 황혼’, ‘어두워질 때까지’, ‘시즈위밴지는 죽었다’, ‘소작지’, ‘북’, ‘찬란한 슬픔’ 등 20여 편을 연출하기도 했다. 극단 고향은 “연극, 영화, 방송 분야에서 음향 효과 전문가, 연출가, 연기자로 일생을 헌신하며 강직하고 올곧은 인생을 살아오신 박용기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빈소는 안성의료원 장례식장 8호실이다.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간소한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8시다. 사진제공=극단 고향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전쟁엔 무능·권력엔 교활…유재흥·김종원 등 ‘똥별 뿌리’ 출세가도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전쟁엔 무능·권력엔 교활…유재흥·김종원 등 ‘똥별 뿌리’ 출세가도

    1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 전시내각을 이끈 조르주 클레망소는 말했다. “전쟁은 군인들에게 맡겨 놓기엔 너무나 중요한 문제다.” 전쟁에는 무능하고 권력에는 교활한 지휘관들에 대해 클레망소가 진저리치며 한 말이었다. 한국의 장군들에게도 흔히 적용되는 경구다. 조갑제씨가 쓴 전기 ‘박정희’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순사건 때 반란군으로 체포되자 남로당원이라며 200여명의 명단을 건네 처형을 면한 뒤 육군본부 정보국에 근무하던 박정희가 1951년 4월 중공군의 공세에 직면한 육군 9사단 참모장으로 있을 때의 일화다.9사단은 3군단(사령관 유재흥 중장)에 배속돼 3사단과 함께 강원 인제군 현리 일대를 관할하고 있었다. 중공군은 서울 점령을 위한 5차 공세(춘계공세)에 실패한 후 중동부 전선으로 병력을 이동시켰다. 현리에서 북쪽으로 12㎞ 떨어진 소양강 건너엔 대규모의 중공군이 집결해 있었다. 4월 27일 9사단 신임 사단장이 부임했다. 일본군 소위 출신으로 불과 5년 만에 장군이 된 최석이었다. 최석은 부임하자마자 심지어 ‘뽀마드’까지 상납을 요구하며 참모들을 들들 볶았다. 참모부는 사단장파와 참모장파로 나뉘어 암투했다. 다음은 정훈부장 이용상의 목격담. “당시 헌병대장 김시진은 최석의 ‘밥’이었다. 어느 날 최석의 입에서 ‘살아 있는 싱싱한 것…’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김시진은 그제야 무릎을 치며 강릉으로 차를 몰아 싱싱한 생선회 두어 접시와 초장을 푸짐하게 장만해 사단장 막사로 들어갔다. 잠시 후 헌병대장이 얼굴에 초장을 뒤집어쓰고 나왔다. ‘야, 이 새끼야, 내가 살아 있는 생선 먹고 싶다고 했지, 죽은 생선 먹고 싶다고 했나. 눈치도 없는 놈이 헌병 한다고….’ 군대 안에선 유명한 ‘생선 사건’이다.” 며칠 뒤 박정희는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출근하지 않더니 사단 의무부장으로부터 진단서를 끊어와 대구 집으로 정양을 가겠다고 우겨 9사단을 떠났다. 일촉즉발의 전투부대가 아니라 개그무대의 봉숭아학당이었다. 그로부터 10여일 뒤인 5월 16일 오후 4시 중공군의 총공세가 시작됐다. 오후 5시 30분 소양강을 도하한 중공군 선발대가 오마치(오미재)에 도착하고 대대 병력이 주변을 장악한 것은 17일 새벽 5시였다. 오마치는 상남리, 방내리, 율전, 창촌, 하진부로 이어지는 7군단의 유일한 보급로이자 유사시 퇴각로였다. 군단장 유재흥의 주재로 이날 오후에야 열린 작전회의는 간단히 끝났다. 하진부로 ‘퇴각’. 유재흥은 정작 중요한 오마치 탈환 및 철수 작전은 사단장들에게 맡긴 채 급히 경비행기를 타고 하진부로 ‘탈출’했다. 3군단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최석은 오마치 탈환을 포기했다. 모든 중화기와 운송장비 등을 파괴하고 방태산 너머로 퇴각했다. 부득이 3사단도 그 뒤를 따랐다. 다음은 9사단 군수참모 김재춘이 회고한 ‘7군단의 패주 장면’. “최석은 아예 제복도 벗어버리고 앞장서 튀었다. 주변에서 총소리만 나면 꽁지 빠진 닭처럼 혼비백산했다.” 장교들도 계급장을 떼거나 겉옷을 벗어버린 채 도망쳤고 사병들은 공용화기는 물론 개인화기, 무전기까지 버렸다. 19일까지 방태산을 넘어 창촌 광원리 을수재를 거쳐 집결지인 하진부에 도착한 병력은 3사단 34%, 9사단 40%에 불과했다. 밴 플리트 미 8군사령관은 25일 7군단을 해체했다. 유재흥에게는 ‘다른 보직을 찾으라’며 전선에서 내쫓았다.해체된 유재흥의 부대는 3군단만이 아니었다. 개전 초 유재흥의 7사단은 덕정, 의정부, 창동 등 서울로 이어지는 축선을 책임지고 있었지만 사흘 만에 북한군에 내주고 궤멸했다. 이승만은 그런 유재흥을 2군단장으로 영전시켰다. 미8군에 배속되어 북진했던 2군단은 미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내달려 2연대와 7연대 일부 병력이 압록강변의 벽동, 초산까지 진출했다. 당시 선봉 2연대 연대장은 일본군 지원병 출신으로 제주 4·3사건의 민간인 학살자로 유명한 함병선 준장이었다. 2군단의 허장성세는 딱 거기까지였다. 이미 덕천 영원의 산악지역에 매복해 있던 중공군의 공격을 받아 2연대를 시작으로 7연대, 6사단, 8사단이 차례로 무너졌다. 7군단 전체 병력의 60%가 사망, 실종, 포로가 되었다. 연대장 3명이 생포되고 1명이 전사했다. 군단은 해체됐다. 하지만 유재흥은 육군참모차장 등을 거쳐 1957년엔 합참의장이 됐다. 그의 군 생활은 4·19혁명과 함께 끝나지만, 5·16쿠데타와 함께 그의 인생 2막은 화려하게 펼쳐졌다. 태국·스웨덴·이탈리아 대사,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거쳐 국방부 장관이 되었다. 만주군관학교 예과를 이수하고 일본육군사관학교로 편입한 박정희는 일본육사 3년 선배인 유재흥을 끔찍하게 챙겼다. 이승만은 광복군은 배제하고 일본군 출신을 중용했다. 재임 중 육군참모총장은 모두 일본군 출신이고 백선엽(일제 만주군관학교)과 송요찬(일본군 지원병)을 제외하면 모두 일본 육사 출신이었다. 그러나 역시 모두 비전투병과여서 전장 경험이 없고 전투에는 무능했다. 대표적인 게 참모총장 채병덕이었다. 도발 가능성을 번번이 묵살했던 채병덕은 남침 당일, 새벽 2시까지 술에 절어 있었다. 미국 관리들이 이승만에게 “왜 저렇게 뚱뚱하고 둔한 장군을 총장에 임명했소”라고 물으면 이승만은 “나의 채 장군은 날씬한 장군이 가지지 못한 기민함이 있다오”라고 대답했다. 채병덕은 일본 육사 27기로 일본군 출신 최고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경찰 인사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임명한 치안국장(지금의 경찰청장) 15명은 모두 일제의 검사, 경찰 간부, 일본군 출신이었다. 홍순봉과 문봉제는 간도특설대 출신이고 김종원(오장), 이성우(대위)는 헌병 출신이었다. 1960년 3·15 마산의거 때 ‘배후는 공산당’이라고 발표했던 치안국장 이강학은 일본군 소위 출신이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 김종원이었다. 일본군 자원입대자로, 해방 후 조선경비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여순사건 때부터 잔혹한 민간인 도살자로 악명을 떨쳤다. 빨치산 토벌대였던 23연대장 시절 그의 부대가 지나간 자리엔 빨치산이 아니라 민간인의 주검이 널려 있었다. 그런 김종원을 이승만은 총애했고 김종원은 충성을 다했다. 거창양민학살사건 때 그는 예하 부대를 공비로 위장시켜 국회의 합동조사단을 습격하도록 했다. 그가 군법회의에서 3년형을 선고받자 이승만은 특사로 3개월여 만에 석방했다. 이후 경찰로 옮긴 김종원은 전북, 경남, 경북, 전남 경찰국장을 거쳐 1956년 정부통령선거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치안국장이 되어 ‘장면 부통령 저격사건’을 일으켜 이승만의 은혜에 보답했다. 이승만은 김종원을 이렇게 평가했다. “김종원은 애국 충정이 대단한 사람으로서 충무공 이순신과 견줄 만하다.” 육사 8기생들의 평가도 있다. “학살에는 귀신, 전투에는 등신!”(‘노병들의 증언’ 중에서) 미 군사고문단 보고서는 좀더 구체적이다. “부하에게는 가혹했고 전투에는 비겁했다. 전술적 두뇌가 없었고 부하들로부터 원성이 자자했다.” 전투에선 무능하고 권력에는 교활하던 ‘똥별’들, 그 연면한 전통은 지금도 군사주권 환수엔 반대하며 자주국방은 외면하고, 골방에서 댓글 공작이나 지휘하고, 내란 수준의 계엄령이나 모의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발본해야겠지만 이들은 수구언론, 수구정치권과 함께 여전히 우리 사회의 주류를 이룬다. 날은 어두워지고, 갈 길은 멀다. 논설고문
  • 여자는 이과 머리가 없다? 남성 카르텔 깨는 ‘테크페미’

    여자는 이과 머리가 없다? 남성 카르텔 깨는 ‘테크페미’

    “여자는 이과 머리가 없다.” 지겹게 들은 소리지만 여전히 강력한 언어다. 이공계에서 여성은 여전히 소수자다. ‘제1호’ 여성 기능장. 유리천장을 깬 것에 대한 찬사처럼 들리나 우리 사회가 이들을 여전히 특수 사례로 본다는 방증이다. 이공계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편견과 성차별적 문화에 분노한 여성들이 뭉치기 시작했다.●‘공대 아름이’보단 ‘공대 페미’가 많아지길 “자동차를 부드럽게 다뤄 주면 여자처럼 좋은 소리를 내지.” 대학 졸업반인 김주영(24·가명)씨는 자동차가 좋아서 동아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남성 회원들은 성희롱이 섞인 수다에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성희롱인 줄도 모르는 것 같았다. “자동차는 여성의 몸이고 그걸 다루는 건 남자다” 듣고도 가만히 있어야 하나, 반발을 해야 하나. 내적 갈등을 겪은 여성 회원들은 그 문화를 버틸 자신이 없다며 자동차 회사 취업을 포기했다. 김씨는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관계에도 관심이 많았다. 경제학을 전공하던 중 컴퓨터학 복수전공을 선택했다. 주변 어른들은 “여자가 무슨 공대냐”고 했지만 부모님은 지지해 주셨다. 김씨 같은 공대생들이 늘어 지금은 체감상 30%는 되는 것 같다. 교육계에 따르면 여성 공대생은 1965년 153명이었으나 40년 만에 600배가량 늘어 2015년에는 10만명에 육박했다. 반면 여성 교수는 드물다. 한양대에서는 2002년 첫 여성 공대교수가 임용됐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서는 내년에 처음으로 여성 교수가 임용될 예정이다. 김씨는 그동안 부지런히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인공지능 개발에 참여했다. 그때마다 성차별적 인식의 벽에 부딪혔다. “왜 늘 기계 속 페르소나는 여성이죠?” 애교 섞인 목소리로 고객을 대하는 인공지능 로봇. 산업 내부의 인식 변화 없이는 성차별적 상품이 생산될 수밖에 없다. 곧 첫 직장에 들어가는데, 또 벽에 부딪히지 않을까 걱정이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확산되며 우리 사회가 성차별에 대해 각성한다고는 하지만 철옹성은 여전하다. 게임 업계의 ‘메갈리아’(페미니즘 사이트 회원) 축출 사태가 단적인 예다. 남성들이 주로 하는 게임에서 성우든 작가든 메갈로 낙인 찍히면 축출된다. “남성 카르텔에 작은 금이라도 내보자.” 김씨는 다른 여성들을 만나 보기로 했다. 복도에서 마주치던 여성 공대생들, 졸업 후 테크놀로지 업계에서 일하는 동료들을 모아 페미니즘과 기술을 결합하는 프로젝트를 해 보고 싶었다. 김씨가 만든 모임의 첫 프로젝트 이름은 ‘devLikeAGirl(dev는 development)’이다. 신문기사를 모아 여성 대상 범죄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언론에서 얼마나 여성혐오적 언어를 사용하는지 데이터를 뽑아서 시각화할 계획이다. 기술을 활용해 객관적으로 그 심각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첫 모임엔 8명이 모였고 남성도 1명 있다. 연말에는 업계 여성 종사자와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모임을 구상 중이다. 여성 공대생들이 IT업계의 남성 중심 문화에 미리 좌절하지 않고, 꿈을 포기하지 않게 돕고 싶다. “이과에 여성이 많았으면 지금보다 사이버 성폭력이 적지 않았을까요?” ‘공대 아름이’보다 ‘공대 페미’가 늘어나길 김씨는 고대한다. ●IT업계 성차별 무너뜨리는 ‘테크페미’ 클라이언트는 오늘도 강영화(29)씨를 앞에 세워두고 엉뚱한 담당자를 찾는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한 지 4년. 이제 이런 소리를 그만 들을 때도 되지 않았나.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 침을 꿀꺽 삼키고 답한다. “제가 담당자인데요.” 강씨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지만 필요에 따라 코딩 등 컴퓨터 기술도 활용한다. 그 많던 시각디자인 전공 여대생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강씨가 참여한 앱은 시장에서 반응이 괜찮았다. 업무 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늘 어느 회사의 디자이너로 불렸다. 반면 남성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됐다. 2016년 어느 봄날 퇴근길. 강남역 10번 출구로 습관적으로 들어가던 순간 바람에 포스트잇이 나풀거렸다. “나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 강남역은 더이상 예전의 강남역이 아니었다. 강씨 또래 여성이 아무 이유 없이 칼에 찔렸다 “그래, 나도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 강씨는 컴퓨터 앞에 앉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테크페미(테크 업계의 페미니스트 모임) 같이 하실래요?” 업계에서 강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다른 여성들과 대화하는 모임을 만들고 싶었다. 처음엔 10명 내외가 응답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100여명이 모였다. 게임 회사의 한 여성은 “게임 팔려면 자극적이어야 한다면서 공공연하게 성희롱을 한다”고 토로했다. 한 여성 개발자는 외모 지적을 밥 먹듯 듣는다. “개발자가 왜 그런 옷을 입냐”, 어쩌다 ‘예쁘게’ 입으면 “개발자답게 입어”라고 했다. 개발자는 후드티만 입어야 한다는 편견 탓이다. 지난해 11월 ‘테크페미’는 여성기획자 콘퍼런스를 열고 4명의 여성 기획자를 초청했다. 영어공부 앱 ‘슈퍼팬’의 정인혜씨, 육아용품 추천 서비스 ‘베베템’의 양효진씨,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O2O)한 숙박 서비스 ‘야놀자’의 강미경씨 등이 강단에 섰다. 사업전략이나 마케팅이 아니라 여성 기획자들의 고민을 주제로 한 강연이었기 때문에 여성들로 가득 찼다. 테크페미 구성원들은 대안 온라인 플랫폼도 개발했다. 오프라인 모임을 연결해 주는 온라인 플랫폼 O사의 대표가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이후에도 사람들이 그 프로그램을 계속 쓰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테크페미 구성원들끼리 “우리가 나서자”고 했다. 6개월간 개발한 끝에 ‘밋고’를 론칭했다. ‘밋고’의 강령은 특별하다. 모든 참가자는 안전하게 행사에 참가할 권리가 있고, 성별, 성정체성, 나이, 성적지향성, 장애, 외양, 인종, 종교, 직업에 관계없이 폭력에 노출되지 않는 이벤트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성적인 농담과 상대를 괴롭게 하는 언사는 워크숍, 뒤풀이, SNS 등 모든 곳에서 삼가야 한다. 7월에 론칭한 앱은 2주 만에 300여명의 회원을 모았다. “안전한 행사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덕분이죠.” 강씨는 일상 속에서 조용하고 꾸준하게 변화를 만들고 싶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라디오스타’ 조인성 출연 확정 “촬영 일정 조율 중”

    ‘라디오스타’ 조인성 출연 확정 “촬영 일정 조율 중”

    배우 조인성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팬들 기대가 모이고 있다. 23일 영화 ‘안시성’ 배급사 NEW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조인성의 예능 출연 소식을 전했다. NEW 측은 “올 추석 대한민국을 열광케 할 액션 블록버스터 ‘안시성’의 주역이자 조인성, 남주혁, 배성우, 박병은이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는 특급 행보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MBC 측도 조인성 출연 소식을 알렸다. ‘라디오스타’ 한영롱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인성 섭외를 위해 오래전부터 이야기해왔다”며 “마침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 시기가 잘 맞았다”고 전했다. 이어 “섭외 과정에 차태현 힘이 컸다. 두 분이 워낙 친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방송 시기와 관련해서는 “앞서 확정된 특집도 있고 아시안게임 방송도 있어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김광식 감독 연출, 조인성, 남주혁, 배성우, 박병은, 박성웅, 정은채, 오대환, 엄태구, 성동일, 설현 등이 출연하는 영화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다. 오는 9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아빠본색’ 안지환 “딸 멜로디데이 안예인과 한 잔 하기도”

    ‘아빠본색’ 안지환 “딸 멜로디데이 안예인과 한 잔 하기도”

    ‘아빠본색’ 안지환이 딸 멜로디데이 안예인에 대해 언급했다. 22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아빠본색’에서는 성우 안지환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안지환은 딸인 멜로디데이 멤버 안예인에 대해 “딸이 친하게 지내준다. 늦게 들어오면 아내는 자도 딸은 안 잔다. ‘아빠 수제비라도 먹으러 나갈까?’ 이렇게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방송분에서 안지환은 아내에게 어김없이 투정을 부렸고, 아내는 딸에게 “아빠 데리고 나가라. 엄마 쉬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안지환과 안예인은 함께 데이트를 나섰다. 딸과 자주 데이트를 나가냐는 MC의 질문에 안지환은 “자주 나간다. 저렇게 나가면 들어올 때 한잔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 ‘아빠본색’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우주를 보다] 한 여름밤 ‘별똥쇼’…세계서 본 페르세우스 유성우

    ​[우주를 보다] 한 여름밤 ‘별똥쇼’…세계서 본 페르세우스 유성우

    13일 새벽 절정이었던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한국에서는 아쉽게도 흐린 날씨 탓으로 관측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세계 곳곳의 별지기들은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하늘을 밝게 수놓는 아름다운 장면들을 잡아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에 올려 공유했다. 북반구의 운 좋은 별지기들은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관측하기 절호의 기회를 맞았는데, 유성우의 극대기가 마침 초승달이 진 직후였기 때문에 ‘달이 없는 하늘’을 배경으로 수많은 유성우가 밝은 빛줄기를 그리며 하늘을 가로지르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시간당 60~70개의 유성들이 지구 행성의 밤하늘을 수놓았다고 전해왔다. 별똥별이라고도 불리는 유성은 혜성이 남기고 간 부스러기들이 모여 있는 공간으로 공전하는 지구가 가로지를 때, 부스러기들이 대기권으로 진입해 불타는 것을 가리킨다.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어머니는 1992년 지구 근처를 지나간 스위프트터틀 혜성으로, 주기는 130년이다. 다음 이 혜성의 귀환을 보려면 2122년까지 살아야 한다. 유성 중에 덩치가 유난히 커서 커다란 불덩어처럼 보이는 것을 화구(火球)라 하는데, 이것이 때로는 지구 대기에서 밝은 녹색 빛으로 폭발하기도 한다. 위의 화구를 찍은 스토야노비스키는 “동물들이 물을 마시는 큰 웅덩이 근처에서 현지 시간으로 오후 11시경에 촬영을 시작했다" 면서 "시간당 많은 유성들이 떨어진 아주 좋은 밤이었다”고 밝혔다. 올해 유성우 관측을 못 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비록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절정기를 지났지만 이직 우리 곁을 떠난 것은 아니다. 8월 말까지는 맑은 날이면 이따끔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을 볼 수 있다. 운 좋으면 큼지막한 화구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 10월 21-22일 절정에 이를 우리온자리 유성우가 달려오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1회만 11득점’ 호랑이 불방망이 쇼

    KIA가 1회에만 11점을 뽑는 등 21득점 불방망이쇼를 펼치며 이틀 연속 SK를 거꾸러뜨렸다. KIA는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아 벌인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25안타를 몰아쳐 21-8 대승을 거뒀다. 이범호가 3개, 로저 버나디나와 나지완이 나란히 2개의 아치를 그리는 등 홈런포만 8개를 쏘아 올려 SK의 혼을 빼놓았다. 세 선수 모두 5타점씩 기록했다. 한 경기 홈런 8방은 지난 6월 17일 문학 SK전에서 롯데가 작성한 7개를 넘어 올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이다. KIA는 이날 시즌 네 번째 선발 전원 득점·안타까지 달성했다. 전날에도 홈런 4개를 포함한 24안타로 SK를 18-4로 짓밟은 KIA는 연승과 함께 10개 구단 중 일곱 번째로 시즌 50승(57패) 고지를 밟았다. KIA는 1회에만 15타석을 맞이하며 11점을 올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SK 선발투수 앙헬 산체스는 3분의 1이닝 동안 홈런 세 방을 포함한 7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고 10실점(9자책)이나 해 선발투수 경기 개시 후 1회 최다 실점 신기록(종전 9실점)이란 수모를 안았다. 한 이닝 10실점은 산체스가 역대 네 번째지만 선발투수가 경기 시작과 함께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한 이닝 11득점은 KBO리그 한 이닝 최다 득점(13점, 네 차례) 기록에 한참 못 미친다. 1900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는 1953년 6월18일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보스턴이 기록한 17득점이다. SK는 7회말 나주환의 좌월 투런포, 9회 이성우의 1타점 2루타에 이은 정의윤의 좌월 2점 홈런이 터져 나름 최선을 다했다.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KIA 선발 헥터 노에시는 시즌 9승(8패)째를 챙겼다. 산체스는 시즌 6패(8승)째를 당했다. 한편 LG는 서울 고척돔에서 넥센에 3-11로 재역전패하며 2연패로 주저앉았다. 넥센은 9연승을 달려 창단 이후 최다 연승을 기록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우주를 보다] 한여름밤 ‘별똥별쇼’ - 12일 밤 유성우 쏟아진다

    [우주를 보다] 한여름밤 ‘별똥별쇼’ - 12일 밤 유성우 쏟아진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 소원을 빌면 정말 이루어질까? 많은 별지기들은 나름 과학적인 이유로 그렇게 믿고 있다. 별똥별이 반짝이며 떨어지는 것은 거의 순간이다. 그 짧은 순간에 소원을 떠올려 기원하는 마음이 된다면 그 소원이 얼마나 절실한 것일까. 그러므로 그 소원은 이루어질 확률이 그만큼 더 높다는 것이다. 별똥별 보며 소원을 빌어보기 딱 좋은 시기가 다가왔다. 바로 12일 밤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적기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올해 최고의 유성우 쇼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무엇보다 달이 월령 1.1일의 초승달이기 때문에 별똥별 관측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성우가 피크에 이르렀을 때 볼 수 있는 개수는 대략 시간당 60~70개로 예측되지만, 운이 좋으면 2016년의 경우처럼 최극성을 맞아서 시간당 150~200개의 유성을 볼 수도 있다. 최고의 유성우 쇼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13일에서 14일 새벽을 노리면 된다.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태양을 133년에 한 바퀴씩 도는 스위프트-터틀 혜성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부스러기들이 지구 공전궤도와 겹칠 때 지구 중력에 의해 초속 60㎞ 정도의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빨려들어 불타면서 별똥별이 되는 현상이다. 유성우가 떨어지는 중심점, 곧 복사점이 페르세우스 자리에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잘 보려면 가능한 한 빛공해가 덜한 어두운 곳으로 가서 돗자리 펴고 누워 맨눈으로 직접 하늘을 관찰하는 것이 가장 좋다. 밤이 깊어가고 새벽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유성우의 숫자는 더 불어난다. 또 페르세우스 시작되기 전 하늘에는 금성, 화성, 토성, 목성이 다 떠 있으므로, 스마트폰에 별자리앱을 깔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 소원 한 발 장전하고 자녀와 함께 별똥별 보러 가보자.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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