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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정부, 위안부 소송 ‘한국내 재산 공개 명령’ 불응 시사

    日정부, 위안부 소송 ‘한국내 재산 공개 명령’ 불응 시사

    일본 정부가 16일 서울중앙지법이 한국 내 재산 목록을 공개하라고 명령한 것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올 1월의 서울중앙지법 판결은 국제법 및 한일 양국 간 합의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앞서 고 배춘희 할머니 유족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2명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를 배상하라며 1인당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해 올해 1월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주권을 가진 국가가 타국 재판관할권을 면제받는다는 국제관습법상 원칙인 ‘국가면제’(주권면제)를 내세워 응하지 않았고, 1심 판결 이후 항소도 하지 않아 패소가 확정됐다. 판결 확정 후에도 일본 정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원고 측은 손해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지난 4월 중앙지법에 일본 정부의 한국 내 재산을 공개토록 해달라고 신청했다. 이에 지난 9일 민사51단독 남성우 판사는 이 신청을 받아들여 일본 정부에 한국 내 재산 목록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가토 장관은 일본의 대응 계획을 밝혀 달라는 질문에 한국 내 사법 절차에 대해선 논평을 삼가겠다고 직답을 피한 뒤 재산목록 공개 명령의 뿌리가 된 올 1월의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듭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과거 문제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2015년 한일 외교장관 합의 등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법원의 판단은 이에 배치되며,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서울광장] 민간인 국방장관이 필요한 이유/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민간인 국방장관이 필요한 이유/김상연 논설위원

    1950년 10월 중공군이 한국전쟁에 개입하며 인해전술을 펴자 12월 이승만 정권은 급히 법을 만들어 17세 이상 40세 미만을 예비 병력으로 모집한다. 애국심 넘치는 청년들이 대거 지원해 50만명 규모의 ‘국민방위군’이 탄생했다. 하지만 부대가 채 자리잡기도 전에 적군이 밀고 내려오면서 국민방위군도 남쪽으로 이동해야 했다. 그런데 남하 과정에서 굶어 죽거나 얼어 죽는 병사가 속출했다. 알고 보니 군 고위층이 병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식량과 의복 예산을 착복해 벌어진 비극이었다. 이로 인해 숨진 병사가 수천명에 달했고, 후유증으로 죽은 사람까지 합치면 사망자가 9만명이 넘는다. 길가에 쓰러진 병사들의 시체에 가마니를 덮어 둔 참혹한 모습을 보고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당시 신성모 국방장관 등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하자 분노한 여론이 폭발했고 결국 김윤근 사령관 등 5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절체절명의 전쟁 중에도 부정을 저지르는 우리 군의 놀라운 부도덕성은 강산이 일곱 번이나 변한 지금도 그 DNA가 면면히 살아 있는 것 같다. 부하 부사관을 사적인 술자리에 참석하도록 강요한 뒤 다른 사람이 보는 자리에서 버젓이 성추행하고 상관들은 조직적으로 은폐·회유에 나선다. 천문학적 국방 예산은 다 어디에 쓰는지 편의점 도시락만도 못한 급식을 한창 먹을 나이의 병사들에게 거리낌 없이 준다. 대한민국 다른 분야의 수준이 모두 완벽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군대처럼 이상한 짓을 대놓고 하는 조직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랜 폐쇄성과 상명하복 문화로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죄의식이 둔감해졌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비판 여론이 들끓자 국방장관이 사과하고 압수수색을 펼치는 등 뒤늦게 호들갑을 떤다. 그러면서 개혁을 다짐한다. 하지만 미덥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무슨 사건만 터지면 반복적으로 들었던 레퍼토리이기 때문이다. ‘개혁’이란 단어는 원래 살가죽을 벗겨 낸다는 뜻이다. 스스로 자신의 살가죽을 벗길 수 있는 인간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개혁하겠다는 다짐은 사실 거짓말이다. 평생 밥 먹는 습관 하나 고치기 힘든 게 인간인데 무슨 수로 그 방대한 조직의 살가죽을 스스로 벗길 수 있다는 말인가. 검찰이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고 결국은 외부에 의해 개혁을 당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흥미롭게도 검찰 개혁을 밀어붙인 여당 안에서도 검사 출신 국회의원들은 개혁안에 반대했는데, 그들이 특별히 반개혁적이어서가 아니라 친정(검찰)과 같은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검사는 검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판사는 판사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마찬가지로 군인은 군인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따라서 군을 정말로 개혁하고 싶다면 민간인 출신이 국방장관을 맡아야 한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지 30년 가까이 됐지만 이 나라의 국방장관은 여전히 군인 몫이다. 북한이라는 호전적 집단과 대치하고 있는 안보 불안을 명분으로 들먹인다. 과연 맞는 말일까.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상시적으로 전쟁을 치르고 매일같이 전사자가 나오는 나라다. 하지만 건국 이후 200년이 넘도록 군 출신이 국방장관을 맡은 적은 거의 없다. 한국전쟁 때도, 본토를 핵전쟁 위험에 빠뜨린 쿠바 미사일 위기 때도 미국의 국방장관은 민간인 출신이었다. 자동차 회사 사장 경력을 가진 국방장관도 있었다. 그러니 한국에서 안보를 핑계로 국방장관을 군 출신이 도맡아야 한다는 논리가 군인들의 ‘밥그릇 지키기’로 의심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대목에서 군에 묻고 싶다. 국방장관이라는 밥그릇은 정말 그토록 악착같이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자리일까. 이순신 장군의 압도적 아우라는 마지막 보직이 삼도수군통제사였던 데서 온다고 생각한다. 만약 장군의 커리어가 병조판서로 끝났다면 지금만큼의 카리스마가 있을까. 미국의 전쟁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도 마지막 자리가 사령관이 아닌 국방장관이었다면 지금만큼 카리스마를 가질 수 있을까. 군인에게 국방장관이라는 직함은 커리어의 사족(蛇足)과 같다. 눈부신 제복으로도 충분히 자랑스러운 장군 출신이 무슨 영광을 더 보겠다고 어울리지도 않는 양복을 입고 국회의원들 앞에서 머리를 조아려야 하나. 성우회 등 군 원로들이 앞장서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을 요구했으면 한다. 계속 이대로 가서 군이 더 망가지면, 그래서 국민적 혐오 집단이 되면 군 출신이라는 명함도 차마 못 돌릴 때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carlos@seoul.co.kr
  • 위안부 손배소 패소한 日 정부에 법원 “한국 내 재산 목록 공개하라”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일본 정부에 한국 내 재산 목록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1단독 남성우 판사는 지난 9일 “채무자는 재산 상태를 명시한 재산목록을 재산명시 기일에 제출하라”며 고 배춘희 할머니 유족 등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재산명시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법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 사건에서 국가면제의 예외가 인정된다며 일본의 배상 책임을 재확인했다. 재판부는 “강제집행 후 발생할 수 있는 대일관계의 악화 등 국가 간 긴장 발생 문제는 행정부의 고유영역이고, 사법부의 영역을 벗어난다”고 밝혔다. 위안부 피해자 12명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1인당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 올해 1월 8일 승소했다. 일본은 ‘국가면제’ 원칙을 내세워 소송에 불응했고, 1심 판결 뒤 항소하지 않아 패소가 확정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부고] 홍기섭씨 장모상, 전성우씨 장인상, 김성태씨 장모상

    ■ 홍기섭(KT스카이라이프 부사장)씨 장모상 △ 안복기씨 별세, 홍기섭(KT스카이라이프 부사장)씨 장모상, 서울삼성병원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 발인 16일, 장지 용인 로뎀파크. 02-3410-6903 ■ 전성우(울산현대축구단 부단장)씨 장인상 △ 이창식씨 별세, 전성우(울산현대축구단 부단장)씨 장인상, 14일, 인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장례식장 8호실, 발인 16일 오전 5시 30분, 장지 국립괴산호국원. 032-240-8444 ■ 김성태(기술보증기금 홍보실장)씨 장모상 △ 정삼여씨 별세, 심순미씨 모친상, 김성태(기술보증기금 홍보실장)씨 장모상, 14일 오전 9시25분, 광주광역시 천지장례식장 501호실, 발인 16일 오전 6시40분, 장지 분당메모리얼파크. 062-713-5052
  • 발바닥 다 닳은 등산화 한 켤레와 시인은 늘 사람을 향해 걸었다

    발바닥 다 닳은 등산화 한 켤레와 시인은 늘 사람을 향해 걸었다

    국토서시 발바닥이 다 닳아 새살이 돋도록 우리는 우리의 땅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하늘 밑을 서성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야윈 팔다리일망정 한껏 휘저어 슬픔도 기쁨도 한껏 가슴으로 맞대며 우리는 우리의 가락 속을 거닐 수밖에 없는 일이다 버려진 땅에 돋아난 풀잎 하나에서부터 조용히 발버둥치는 돌멩이 하나에까지 이름도 없이 빈 벌판에 빈 하늘에 뿌려진 저 혼에까지 저 숨결에까지 닿도록 우리는 우리의 삶을 불지필 일이다 우리는 우리의 숨결을 보탤 일이다 일렁이는 피와 다 닳아진 살결과 허연 뼈까지를 통째로 보탤 일이다‘곡성 동리산 계곡 작은 집에/ 등산화 한 켤레/ 업어가도 모를 수면 중이다/ 기골이 장대한 데다가/ 걸음 또한 느긋한 법이 없어/ 멀찌감치 앞서만 갔으니/ 주인 잘못 만나 고생이 역력하다/ 불의는 걷어차고/ 모종의 감시도 피해/ 산에라도 들어야지/ (중략)험준한 산을 넘어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울컥해지는/ 어느 시인의 등산화/ 스무 해째 잠에서 깨지 않고 있다’(황형철 시 ‘등산화 한 켤레’) 한 켤레의 등산화로 남은 시인이 있다. 아니 시인은 죽어서 전남 곡성 태안사 마당 어귀에 등산화 한 켤레를 남겼다. 대쪽 같은 성정으로 정의와 ‘사람’을 말하고, 많은 이들을 진한 형제애로 대했던 시인 죽형 조태일의 이야기다. 시인은 1941년 태안사 대처승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다른 형제들의 이름과는 달리 태안사(泰安寺)의 태(泰)자를 따서 ‘태일’이라는 큰 이름을 지어 주었다. 훗날에 큰스님이 되라는 뜻이었다. 이름의 일화에 관해 어느 인터뷰에서 시인은 “아버지의 바람대로 스님이 되지 못하고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이나 보편적인 정서를 노래하는 시인이 되고 말았지만 문학이나 종교가 다 같이 인간을 위한 것에 최종목표를 둔다고 볼 때, 아버지의 바람과 나의 길이 그렇게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소회했다. 태안사 바로 아래에서 살던 시인의 가족들은 1948년에 발발한 여순사건을 계기로 졸지에 광주로 내몰리게 된다. 가족 모두가 생계를 위해 밥벌이를 해야 했지만 유독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했던 조태일은 수재들만 진학한다는 서중학교를 졸업하고 광주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가 고등학생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행상을 하던 큰누나의 한 살배기 조카가 병과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죽는 것을 보고는 시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어린 조카의 영혼을 위로할 수 있는 것은 문학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 시를 썼다는 그는 고3 때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다시 포도에서’가, 경희대 국문과 2학년 땐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아침 선박’이 당선됐다 ‘아침 바다는 예지에 번뜩이는 눈을 뜨고/ 끈기의 저쪽을 달리면서// 시대에 지치지 않고, 처절했던 동반의 때에/ 쓰러진 시간들을 하나씩 깨워 일으키고/ 저, 넘쳐나는 지평의 햇살을 보면/ 청명한 날에 잠깨는 출항.’(조태일 시 ‘아침 선박’ 중)1965년부터 조태일은 첫 시집 ‘아침 선박’을 필두로 두 번째 시집 ‘식칼론’과 세 번째 시집 ‘국토’를 출간했다. 그러나 신동엽 시인의 전집과 함께 ‘국토’가 신군부로부터 판매 금지 조치를 당했다. 1974년에 문인들과 함께 뜻을 모아 표현의 자유와 민주화 쟁취를 위해 자유실천문인협의회(자실위)를 창립한 이유다. 자실위 창단에 앞서 월간 시전문지인 ‘시인’을 창간해 김지하·양성우·김준태 시인을 발굴하는 데 앞장섰다. 그 시인들의 저항정신이 조태일 시인의 ‘시와 삶의 정의’와도 맞닿아 있었지만 이는 곧 당국으로부터 폐간조치를 당하는 빌미가 됐다. 저작들이 줄줄이 판금 되고, 잡지 ‘시인’이 폐간되자 조태일은 한동안 시를 세상에 내놓지 않는다. ‘발바닥이 다 닳아 새살이 돋도록 우리는/ 우리의 땅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하늘 밑을 서성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야윈 팔다리일망정 한껏 휘저어/ 슬픔도 기쁨도 한껏 가슴으로 맞대며 우리는/ 우리의 가락 속을 거닐 수밖에 없는 일이다// 버려진 땅에 돋아난 풀잎 하나에서부터 조용히 발버둥치는 돌멩이 하나에까지/ 이름도 없이 빈 벌판에 빈 하늘에 뿌려진/ 저 혼에까지 저 숨결에까지 닿도록// 우리는 우리의 삶을 불지필 일이다/ 우리는 우리의 숨결을 보탤 일이다/ 일렁이는 피와 다 닳아진 살결과/ 허연 뼈까지를 통째로 보탤 일이다’(조태일 ‘국토서시’) 이 시를 쓴 시인이 직접 겪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이야 오죽했을까. 조태일은 계엄해제를 촉구한 지식인 124명 서명에 참여하고 그해 5월 17일 신군부의 예비검속에 걸려 구속 수감됐다. 두 달 후엔 계엄법 및 포고령 위반으로 보통군법회의와 고등군법회의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그는 주변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국가 보상금을 신청하라고 권했지만 일축했다고 한다. “그때 죽은 사람도 있어. 내가 무슨 일을 했다고, 유공자 신청을 해. 다시는 내 앞에서 그런 이야기 꺼내지도 말어.” 그리하여 조태일의 사후에 지인들과 유족들이 자료를 모아서 사후 유공자 등록을 추진했고, 2000년 12월에 5·18 민주 유공자로 정식으로 등록돼 경기도 용인에 묻혀 있던 그의 유택을 광주 망월동 5·18 묘지로 이장했다.조태일은 옥고와 관련해 “살면서 정식 구속만 3번이었고, 경찰서를 드나든 것은 수십 차례”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독재 정권 아래 저항하다 구속된 문인 가족들의 생계를 걱정하며 리어카에 쌀 한 가마니를 실어 주기를 마다하지 않았고, 겨울이 되면 그 가족들의 추위마저 걱정해 남몰래 겨울 외투를 사입히고 돌아오곤 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다 집의 생계를 책임져 주던 아내의 역할이 컸다며 자신의 발자취를 모두 다 아내의 은덕으로 돌렸다. 조태일의 시는 독재에 항거하는 모습과 민중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담은 것만이 아니라 ‘자연’에도 깊게 뿌리를 두고 있다. “현실 쪽으로 지나치게 촉수를 들이밀다 보니 자연이 삶의 보고라는 사실을 잊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회고로 자연을 노래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현실과 잠시 거리를 두고자 시를 통해 자연으로 들어간 듯했지만 그때에도 그는 김준태 시인과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오페라 극본 ‘무등 둥둥’을 공동집필했다. 시인과 자실위,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초대 상임이사이기도 했지만 그는 ‘스승’이었다. 광주대 문예창작학과의 교수로 재직하며 초대 예술대학장을 지냈다. 매년 조태일시문학관에서 조태일 문학 축전을 개최하는 그의 제자들은 한결같이 조태일 시인을 ‘스승’이라 부르며 애틋한 마음을 전한다. 시인 황형철은 “선생님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술자리 에피소드를 빼놓을 수가 없다. 수업이 끝나면 시작된 술자리는 저녁에서 밤으로 이어져 새벽 두어 시는 돼야 끝났는데 그 이후로 운동을 하자며 새벽 5시 광주대 정문으로 나오라는 엄포가 떨어지기 일쑤였다”고 전해왔다. 시인의 제자들은 늘 가난한 학생들의 밥과 술을 가장 먼저, 제일 많이 사주기를 서슴지 않는 스승에게 졸업 사은회 선물로 단골 호프집의 선불 영수증을 건넸다고도 한다. 그 스승의 그 제자들이라고나 해야 할까. 사은회 선물이랍시고 내민 영수증을 들고 스승과 제자가 시와 삶, 세상을 논하며 또 같은 자리에서 그 금액의 절반 가까이를 마셔 버렸다고 했다. 황 시인은 또 그것이 선생의 병세를 재촉한 것 같아 늘 마음에 걸린다고도 했다. 앓아누워 있으면서도 가난한 자취생에게 시집과 고등어를 사서 내미는 스승의 손이라니. 제주 조천에서 ‘시인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손세실리아 시인 역시도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시도, 시인의 집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을 전해왔다. 제자들에게는 한없이 자애로웠고, 세상의 불의에는 대나무처럼 올곧았던 시인이 아직도 세상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은 까닭이 바로 이들의 대답이 아닐까.조태일시문학기념관의 이해영 관장은 혼자 매일 이곳 산문의 문을 여닫는 것이 하나의 수행처럼 느껴진다고도 했다. 태안사와 시문학관의 대문이 같다. 일주문을 시문학관의 대문으로 쓰고 있는 셈이다. 관장은 눈발을 뚫고, 비바람을 맞으며 조태일 시인의 발자취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단 하루도 이곳의 문을 닫을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이 있는 동안은 끝내 이 문을 닫지 않을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시문학관에는 늘 태안사에 묻히기를 희망했다던 시인의 유택 대신 생전의 그가 지니고 썼던 모든 것들을 옮겨다 놨다. 주민등록증과 수첩, 장서들을 비롯해 그가 늘 신고 다녔던 등산화까지도 그곳에 자리했다. 치열한 삶과 시에 관해 가졌던 태도들이 그가 남긴 것들로 대변되는 공간,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오롯하게 모여 있는 장소다.맨몸으로 있는 힘껏 ‘국토’를 돌아보느라 금세 낡아버린 등산화와 그의 시들은 여전히 세상의 빛으로 누군가의 눈을 밝힌다. 이것은 스승이자 시인이었던 한 사람이 남길 수 있는 가장 큰 발자국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바로 우리가 살면서 언젠가 한 번은 꼭 곡성의 조태일시문학관에 들러 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설가 이은선
  • LG, 정성우 보내고 이재도 영입 ‘속도’… 현대모비스, 함지훈·김영현 잔류 ‘안정’

    LG, 정성우 보내고 이재도 영입 ‘속도’… 현대모비스, 함지훈·김영현 잔류 ‘안정’

    전준범, 현대모비스 잔류… 5년 계약LG, 가드 이관희 6억에 재계약 성공고졸 최초의 최우수선수(MVP) 송교창(전주 KCC)의 재계약과 ‘최대어’ 이재도의 창원 LG행으로 정점을 찍었던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국가대표 출신 전준범(30·울산 현대모비스)의 잔류를 끝으로 문을 닫았다. KBL은 31일 전준범이 현대모비스와의 재협상에서 5년간 연봉 1억 2000만원과 인센티브 3000만원을 합친 1억 5000만원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전준범은 2013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9순위로 지명돼 줄곧 현대모비스에서 뛰었다. 2016~17시즌 평균 10.4득점에 3점 성공률 41.6%를 기록했고 태극마크도 달았다. 그러나 발 부상에서 돌아와 치른 2020~21시즌에는 평균 5.6점, 2.3리바운드, 3점 성공률 34.6% 등의 부진이 발목을 잡아 1차 협상에서 재계약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결국 전준범은 자신의 첫 FA 시한 마지막 날인 이날 종전 2억 6500만원보다 무려 43%나 적은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반대로 가장 몸값이 뛴 선수는 LG에서 부산 kt로 둥지를 바꾼 정성우다. 전 시즌 7000만원에서 171%나 오른 3년 계약 첫해 총액 1억 9000만원에 kt의 ‘러브콜’에 화답했다. 서울 삼성의 김현수도 170% 뛴 총액 2억 7000만원에 원소속팀과 재계약했다. 전준범을 마지막으로 올해 38명의 FA 대상자 중 25명이 계약을 마쳤다. 이재도, 허일영(서울 SK)을 비롯해 9명이 새 둥지를 틀었다. 송교창, 전준범을 포함해 16명이 원소속팀과 재계약했다. 원주 DB 김태술을 비롯해 8명이 은퇴했고 5명은 미계약 상태로 남았다. FA를 통한 각 팀의 새 시즌 ‘셈법’도 드러났다. LG는 가드 이관희를 총액 6억원에 잔류시킨데다 이재도까지 영입해 앞선부터 빠르고 강한 농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재현(KCC)과 허일영을 놓친 고양 오리온스는 가드 한호빈, 김강선을 각각 54%와 169% 오른 금액에 잔류시키고 kt의 포워드 오용준, 센터 이정제를 영입해 전력 누수를 막았다. 현대모비스도 베테랑 함지훈·김영현을 붙잡아 안정적인 전력을 꾀했다. 가장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 구단은 해체 결정에 따라 이날로 13년 동안의 공식 운영을 끝낸 인천 전자랜드였다. 인수자가 누가 될지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전자랜드는 가드 임준수만 붙잡았고 김정년과 이헌의 은퇴를 막지 못했다. 외부 FA 영입도 kt 조상열을 새로 들이는 데 그쳤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가짜 신분으로 보모 취업 후 아이들 납치한 호주 여성에 “징역 2년형”

    가짜 신분으로 보모 취업 후 아이들 납치한 호주 여성에 “징역 2년형”

    에밀리 피트, 린제이 코플린, 다코타 존슨, 조지아 매콜리프, 하퍼 헤르난데스, 하퍼 하트 등등은 호주의 악명 높은 사기꾼이자 어린이 납치범인 서맨사 아조파디가 신분을 감추기 위해 써온 가명들이다. 호주의 여러 주는 물론 아일랜드, 캐나다 등에서도 남의 아이들을 훔치는 끔찍한 짓을 계속해온 아조파디는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멜버른 지방법원에서 입주 보모로 취업하기 위해 서류를 위조하고 생후 10개월 아기와 네살배기 아이를 빅토리아주 전역을 끌고 다닌 혐의로 징역 2년형이 선고됐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순회 판사 조핸나 멧카프는 “기괴한 범죄”의 동기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돈 때문에 그러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유명해지고 싶어 그러는 것 같다고 했다. 변호인들은 그녀가 심각한 정서 불안을 진단받았으며 의사 환각이란 희귀한 정신장애를 갖고 있으며 강박적으로 거짓말을 늘어놓는다고 했다. 일종의 심신 미약을 주장한 셈이다. 그녀에게 특별한 처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판은 툭하면 지연됐다. 과거에도 아조파디는 성매매 희생자인 척했다. 스웨덴 혈통의 러시아 기계체조 선수였는데 온 가족이 자살과 살해로 세상을 떠나 혼자만 남겨졌다고 떠벌였다. 20대부터 30대 초까지 10대인 척 행동했다. 깡마른 몸애에 목소리도 나긋하고 무엇보다 손가락을 초조하게 씹는 연기를 했다. 몇년 동안 당국과 트러블이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추방된 적도 많았고, 짧게 수감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엽기 행각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 재판에서 다룬 사건은 2019년 빅토리아주 길롱에 사는 프랑스 부부에게 18세 사카라고 속여 환심을 산 뒤 아이들을 피크닉에 데려간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200㎞ 떨어진 벤디고로 데려갔다가 결국 경찰에 발각됐다. 백화점에서 체포되기 직전에 그녀는 근처 상담센터를 찾아가 임신한 10대인 척 행세했다. 여학생 교복을 입고 나타났으며 미리 전화를 걸어 아빠인 양 상담 예약을 잡기도 했다. 이전에도 아조파디는 호주의 유명 농구선수 톰 저비스와 변호사에서 나중에 인생 상담 코치로 변신한 아내 제제의 보모로 취업해 일년 가까이 일했다. 부부는 온라인으로 그녀를 소개받았으며 처음에는 전적으로 신뢰했다고 했다. 브리스번에서 멜버른으로 이사한 부부를 따라와 일할 정도로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그녀가 제제의 신분을 도용해 캐스팅 에이전트 행세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2세 소녀와 친해져 픽사 영화의 더빙 성우로 취업시켜줄 수 있다고 꼬드겼다. 아일랜드 경찰 수사관 데이비드 갤러거는 2013년 10월 더블린에서 아조파디와 기묘하게 맞닥뜨렸다. 누구도 그녀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지역 언론에 더블린의 종합우체국(GPO) 앞에 버려졌다며 ‘GPO 소녀’로 다뤄졌다. 정신이 없는 듯하고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아 경찰은 성매매 피해자인 것으로 오해했다. 나이를 물으면 손가락으로 열넷이라고만 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 TV 동영상을 샅샅이 살펴보고 탐문 수사를 이어갔다. 아동보호 관계자들을 접촉하고 실종자 찾기 본부, 인터폴, 유전자 데이터 베이스, 이민국, 가정폭력과 성폭행 피해자 돌봄센터 등도 샅샅이 뒤졌다. 치열 교정의 흔적도 있어 전국의 치과의사들에게도 그녀를 아는지 문의했다. 갤러거는 나이를 의심하는 이들이 늘 있었으나 그녀가 나이를 속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린이 병원에 가서도 먹지도, 얘기하지도 않았다. 고등법원의 특별 허가를 받아 사진을 공개했는데 아일랜드에 처음 왔을 때 머무른 가족이 알아봤다. 결국 호주로 송환됐다. 그녀의 신원을 밝혀내기 위해 숱한 시간과 인력이 낭비됐고 가짜 제보를 확인하느라 헛수고를 했다. 경찰끼리도 계속 조사를 해야 하느냐를 놓고 의견 충돌을 빚기도 했다. 정신병원에 보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의료진 판단으로는 그럴 일이 아니란 것이었다. 이듬해 그녀는 캐나다 캘거리에 나타났다. 아일랜드와 비슷한 얘기가 되풀이됐는데 이번에는 그녀가 스스로의 상황을 털어놓았다. 오로라 헵번이며 14세에 성폭행 피해자이며 납치범으로부터 달아나 당시는 26세라고 했다. 여러 주 수사 인력이 달라붙어으나 누군가 아일랜드 얘기를 알게 돼 그쪽과 연락을 했더니 동일인이었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다시 송환됐다. 아일랜드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찰이 에스코트했는데 그녀는 이를 즐기는 것 같았다. 취재진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한 것이 그 증거였다. 비슷한 얘기는 널려 있다. 미국인 배낭여행객 에밀리 뱀버거는 일간 쿠리어에 2014년 시드니에서 만난 아조파디가 자신을 맘대로 조종했다고 털어놓았다. 캐나다로 건너가기 얼마 전 일이다. 스웨덴 왕가 출신 안니카 데커라며 어렸을 때 납치를 당했다고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퍼스의 한 가정에는 러시아 체조선수였다며 온가족이 프랑스에서 자살과 살해 극으로 모두 사라졌다고 했다. 혼자 힘으로 학교에 들어가고 위탁 육아 가정들을 전전했다고 복지 당국을 속여먹었다. 문제는 아조파디가 일년 이상 수감돼 있었고, 반년 정도는 재판 전 구금됐기 때문에 머지 않아 가석방을 신청해 다시 사회로 나와 비슷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인사]

    ■우정사업본부 ◇4급 전보△홍보협력담당관 신봉현△노사협력담당관 최종묵△우편집배과장 박상우△소포전자상거래과장 노기섭△예금증권운용과장 윤원근△예금대체투자과장 임성민△보험개발심사과장 이원△보험사업과장 김길석△보험증권운용과장 강영일△서울지방우정청 금융사업국장 김희중△서울서초우체국장 박상태△동서울우편집중국장 강연수△경인지방우정청 사업지원국장 문정현△용인수지우체국장 이철규△해운대우체국장 정치균△충청지방우정청 우정사업국장 안승도△충청지방우정청 사업지원국장 성채경△대전유성우체국장 류일광△대전둔산우체국장 한태희△청주우체국장 강기병△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장 박석봉△광주광산우체국장 김호 ■국민일보 △편집국 문화전문기자 손영옥△경제부장 고세욱△사회2부장 신창호△문화스포츠레저부장 송세영 △종교국 미션편집부장 김채하 △경영전략실 기획위원 권혜숙△경영지원팀장 이신학
  • [서울포토]천안함 전우회·유족회 국민감사 청구 기자회견

    [서울포토]천안함 전우회·유족회 국민감사 청구 기자회견

    천안함 피격 당시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대령과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 등 전우회와 유족회 관계자들이 25일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천안함 재조사’ 결정과 번복 경위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하기 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 5. 2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달팽이로 합체된 남녀…기안84, 이번엔 ‘젠더 갈등’ 저격

    달팽이로 합체된 남녀…기안84, 이번엔 ‘젠더 갈등’ 저격

    기안84, 젠더 갈등·부동산 비판“코인뿐인 희망” “인류가 살아남는 방법은 자웅동체화뿐” 웹툰작가 기안84(김희민·37)가 이번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여성우대 정책으로 인한 젠더 갈등 등을 꼬집었다. 13일 네이버 웹툰 ‘복학왕’ 343화(인류의 미래)를 보면 주인공 우기명은 자신의 신부 봉지은과 친구 김두치가 오래된 연인임을 밝히자 분노했다. 봉지은과 김두치는 “살림이라는 개념도 우리한테는 의미 없다” “수많은 갈등은 이제 없다” “너무 많은 갈등, 너무 비싼 집값, 끝도 없는 갈등” “코인뿐인 희망” 등 사회적 문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 몸에서 살아가는 남녀를 표현한 뒤 “우리는 이미 하나다. 인류가 살아남는 방법은 자웅동체(雌雄同體)화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외부 기관에 의뢰해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을 분석한 결과, 부동산 문제와 젠더 갈등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젊은 세대에서 치솟은 부동산 가격에 대해 ‘코인(가상화폐)’을 마지막 사다리로 여기고 있는 상황으로, 기안84는 이를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기안84는 앞서 공개한 웹툰(342화)에서도 “집도 없으면서 결혼까지 하려 하느냐” “집사려면 평생 노예처럼 일만 해야 한다” “집값은 이미 하늘을 뚫고 가버렸다” “몇 년 사이 서로 사랑해야 할 사이(남녀)가 죽일 듯 싸우는 일이 벌어졌다” “작게 시작된 불씨가 나라 전체로 번져간다” 등의 대사를 통해 최근 사회현상을 비꼰 바 있다. 한편 기안84는 올해 초에도 같은 작품에서 ‘부동산’ 에피소드를 통해 집값 문제와 부동산 정책 등을 재차 지적하며 거듭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서 지난해엔 주인공이 보름달에 손을 뻗는 장면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문 대통령의 애칭인 ‘달님’을 겨냥한 것”이란 의혹이 나와 기안84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진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꿈나무카드 잔액 다음달에 쓸 수 있게 해야

    꿈나무카드 잔액 다음달에 쓸 수 있게 해야

    “다 쓰지 못 한 꿈나무카드 잔액을 다음달에 쓸 수 있게 해주세요.” 서울시의회는 지난 3월 의정 모니터에 접수된 111건의 아이디어 중 서형숙(동작구)씨가 제안한 ‘서울시 꿈나무카드 개선방안’ 등 16건을 우수의견으로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서씨는 저소득층 아동·청소년들의 식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영되는 꿈나무카드의 경우 잔액이 이월되지 않고 소멸되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이 같은 제안을 내놨다. 그는 “현재 한끼 단가가 6000원인데 음식이나 식품 금액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음달 단 몇백원이 부족해 원하는 음식을 먹지 못할 수도 있다. 다른 지역은 단가를 7000원으로 인상했을 뿐 아니라 잔여금을 이월하고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아이들이 꿈나무카드 잔액 확인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도 함께 제시했다. 승객의 수요를 생각해 새벽과 심야시간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중·소형 차량으로 교체하자는 아이디어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성우(양천구)씨는 승객들의 이용이 적은 시간대에 대형 버스를 투입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면서 “빈차로 운행하거나 소수 승객을 위해 대형버스를 운행하는 건 에너지 과소비이자 경제적 손실”이라며 “중·소형버스로 교체하면 차량구입비와 유지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버스가 승하차를 할 때 문이 열린 상태에서 출발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부착해 승객의 안전을 강화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최근 무단 방치와 주차 문제가 이슈가 되는 전동킥보드에 대해선 우수정(성동구)가 번호판을 부여해 관리하자는 제안이 관심을 받았다. 이밖에 ▲장애인과 노인·유아 등이 접근 가능한 유니버셜 텃밭 조성·운영(최민아·성동구) ▲심장자동제세동기(AED) 교육 의무화 및 설치 확대 ▲병설유치원 및 초등학교 급식기준 토론회 ▲건물주차장 입구 전기차 충전시설 표기 ▲스쿨존 진입로에 입체(3D) 트릭아트 제작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인문학의 꽃은 저술과 번역이다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인문학의 꽃은 저술과 번역이다

    대학의 변화와 몰락, 정원 감축, 구조조정을 둘러싼 논의가 분분하다. 이즈음 대학 사회는 코로나19와 학령인구 감소라는 이중고를 맞이해 그 어느 시기보다도 근원적인 위기에 처해 있다. 국립대학을 포함한 거의 모든 대학이 취업률과 입학 경쟁률을 기준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언제 대학 문을 닫을지 모르는 위기의식 앞에 학문의 다양성과 균형 감각, 인문학의 고유한 가치를 논하는 담론은 한가한 소리로 여겨질지 모른다. 이 글은 단지 인문학을 보호하자는 식의 주장과는 결을 달리한다. 불과 50년 사이에 출생 인구가 4분의1로 줄어드는 상황, 미증유의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시점에서 보건대 대학의 혁신적인 변화는 필연적이다. 대학의 변화와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담론은 무성하지만, 정작 현실적으로 충분히 개선 가능한 사안마저 묵인과 방조 속에서 속으로 곪아 가기도 한다. 가령 인문학 분야의 연구 업적 평가에서 저술이나 번역이 경시되는 점이 그렇다. 장기적인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저술과 번역서가 논문 한두 편에 부여되는 점수와 비슷하니 굳이 이 분야에 매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주로 자연과학 분야의 평가 기준인 논문이 언젠가부터 인문학 분야마저 획일적으로 지배하면서 대학에 소속된 인문학자나 학문 후속 세대는 장기적인 차원의 저술이나 번역보다는 논문 편수 늘리기에 몰두한다.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학 연구 지원에서도 저술에 대한 지원은 극히 미미하다. 전체 지원액으로 따지면 논문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형편이다. 외국 대학의 인문학 분야 정년 보장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저술의 질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학은 대체로 논문 편수가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의적인 저술과 꼭 필요한 번역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읽을 만한 저술과 번역이 주로 대학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일면 바람직한 면도 있지만, 이 대목에서 ‘대학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그 존재 이유 중의 하나는 민간기업이나 연구소, 출판사에서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는 장기적이며 창의적 연구, 저술, 번역을 대학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있다. 그게 국민 세금이 대학에 투입되는 이유다. 대학에서 수행되는 인문학 연구가 사회와 유리된 채 단지 논문 편수 늘리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대학의 위기와 구조조정 과정을 바라보는 사회의 눈길이 마냥 호의적일 수는 없다. 일본의 학계에서도 노벨문학상을 받아 마땅하다고 평가받는 재일조선인 작가 김석범의 산문과 소설 중에 아직 번역되지 않은 저작이 많다. 그의 작품 세계를 면밀하게 이해하고 탐구하려면 꼭 번역돼야 할 책들이다. 한국 사회(문화)의 분석과 해석에 커다란 도움이 될 세계 문화의 고전 중에서 시간과 경제적 이유로 아직 번역되지 않은 책들은 얼마나 많은가. 가령 20세기 전반의 탁월한 비평가인 발터 베냐민의 편지 전집도 아직 거의 번역되지 않았다. 논문 편수에 대한 압박 탓에 의욕적으로 쓰고 싶었던 책과 꼭 필요한 번역서를 미루는 동료 학자를 몇 번이나 목격했다. 인문학의 꽃은 저술과 번역이다. 설사 대학이 커다란 변화를 통과하더라도 의욕적인 학자에게 기꺼이 좋은 책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간직하게 만드는 대학의 양식, 도서관에서 양서를 읽는 게 미래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존재하는 대학의 품격은 포기할 수 없는 윤리다. 이런 희망이 없다면 저 대학의 위기와 구조조정에 대한 숱한 진단과 기사는 과연 무슨 소용일까. 앞으로 대학의 인문학은 책과 번역으로 상징되는 창의적인 사유와 지성을 온전히 품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과 고민이 누락된 대학의 구조조정과 획일적인 변화는 새로운 야만의 얼굴을 띠고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 [열린세상] 엄마 덕분이야/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엄마 덕분이야/박산호 번역가

    “내가 때밀이의 딸이라고 얼굴에 써 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그런 걸 모르는 게 왜 그들이 미안해할 일인가. 내가 그동안 만나다 말았던 남자들도 모두 같은 반응이었다. 대놓고 뜨악하는 속물은 차라리 귀여웠다. 짐짓 교양 있는 척하면서 `나는 괜찮아, 상관 안 해’라고 말하는 녀석들은 활활 타오르는 불가마 속에 집어넣고 고문한 다음 진심을 토로하게 만들고 싶었다. 김유담 작가의 ‘이완의 자세’에서 이 구절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빵 터졌다. 그와 동시에 나도 비슷한 이유로 불가마 속에 집어넣고 싶었던 과거의 얼굴 몇몇이 얼핏 떠올랐다 이내 사라졌다. 물론 굳이 그런 수고를 할 필요도 없이 그들은 빛의 속도로 “나와 무관한 사이”가 됐지만. 세신사이자 싱글맘인 혜자와 무용하는 딸 유라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놀랍도록 우리 모녀의 이야기와 닮아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고개를 주억거리거나 무릎을 치며 읽었다. 가장 크게 공감이 된 부분은 유난히 단정한 용모 덕분에 그럭저럭 평탄하게 살던 혜자가 한 번의 불운으로 목욕탕 때밀이가 되지만 종내에는 아파트와 차까지 장만하고 딸을 무용가로 키워 낸 것이었다. 유난히 외모가 단정했던 우리 엄마 역시 몇 번의 불운 끝에 청소 노동자가 됐지만 나와 동생을 대학 보내고, 서울 변두리지만 아파트까지 장만했다. 그런데 가진 것 없이 몸이 부서져라 일해서 자식들을 버젓이 키우고 서울에 아파트까지 장만한 엄마들과 달리 배울 만큼 배운 딸들의 삶은 소설에서나 현실에서나 안정을 찾지 못했다. 소설 속 유라는 처음부터 예술가로서 한계가 명확했고, 그것을 넘어설 의지도 박약했다고 술회한다. 그래서 무용을 그만두려 하지만 자신이 과연 무엇이 될 수 있을지, 뭘 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나 역시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 나온 엄마가 공부하라고 외국까지 보내 줬지만 엄마가 꿈꾸던 교수는 되지 못했다. 번역하고 글 쓰면서 전세 난민으로 떠돌며 죽기 전 단 한 번이라도 지상에 굳건하게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감각을 느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고작이다. 모녀들의 이런 차이는 대체 어디서 기인할까? 고생고생하면서 억척스럽게 살아온 엄마들이 딸들을 너무 곱게 키워서? 아니면 시대 탓인가. 어떻게든 일하려 들면 일자리가 있었고, 요새처럼 다양한 품목의 생활비와 교육비와 품위 유지비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 힘들게 한 푼 두 푼 모은 돈의 은행 이자가 10퍼센트에서 20퍼센트에 달하는 고도 성장기를 살아온 엄마들의 시대와 딸의 시대가 달라서일까. 그러다 얼마 전 딸과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됐다. 작년에 고3이었던 딸은 병이 나서 입시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어영부영 학교를 졸업하고 요즘은 진로 고민에 밤잠을 못 이룬다. 그런 딸이 느닷없이 성우 학교를 가고 싶다고 선언했을 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너 엄마 봤지? 엄마가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 하는 게 뭐니? 번역이잖아. 그걸로 우리가 그동안 먹고살았지. 만약 엄마가 번역을 싫어했다면 엄마 인생이 얼마나 우울하고 답답했겠니? 그러니 너도 하루 종일 해도 좋아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 그게 성우일지는 모르겠다만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시 찾아보면 돼.” 이렇게 말하는데 문득 엄마가 떠올랐다. 소설 속 유라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대차게 대거리하는 엄마처럼 되고 싶다고 하자 혜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나처럼 살면 나처럼 말할 수 있지. 그러니까 넌 나처럼 살지 마.” 우리의 엄마들이 대차게 살아왔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온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식새끼들과 먹고살겠다고 온갖 굴욕과 고생을 인내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유라와 나는 좋아하는 일을 시도하며 살아올 수 있었다. 다 엄마 덕분에 딸에게 대차게, 야무지게 사는 인생은 보여주진 못했어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사는 인생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소설 속 유라도 엄마가 염원하던 무용가가 아니더라도 결국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찾아 뚜벅뚜벅 걸어가지 않았을까. 강한 엄마를 보며 자란 딸은 강해질 수밖에 없으니까. 이런 고마운 엄마에게 어버이날을 맞아 분홍색 카네이션을 사드려야겠다. 현금 봉투도 살포시 꽂아서.
  • “화성 갈 끄니까” 스페이스X 화성우주선 시험비행 ‘4전 5기’ 성공

    “화성 갈 끄니까” 스페이스X 화성우주선 시험비행 ‘4전 5기’ 성공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탐사 로켓 시험비행 및 착륙에 성공했다. CNN 등 주요 외신은 5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화성탐사 우주선 ‘스타십’의 최신 시제품 로켓 ‘SN15(Serial Number 15)’가 고고도 시험비행 후 처음으로 착륙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험은 스페이스X가 시도한 다섯번째 고고도 시험 발사다. 앞서 네 번의 시험발사에서는 모두 로켓이 폭발하며 실패했는데, 다섯번째 시험발사에서 처음으로 착륙까지 성공한 것이다. SN15는 5일 텍사스 보카치카 스페이스X 발사기지에서 발사됐다. 고도 6.2마일(10㎞)까지 도달 후 로켓 엔진 역추진을 통해 본체를 똑바로 세워 발사대까지 내려왔다. 6분 동안의 발사-비행-착륙에 이르기까지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고, 결과는 성공이었다.스페이스X는 “미래 유인 우주탐사를 가능하게 할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지난 몇 주 간 팀이 이룬 성과에 기쁘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작년 12월부터 스타십의 고고도 시험 비행에 착수하며 테스트를 반복해왔다. 시제품 SN8부터 SN11까지 착륙은 모두 실패였다. SN11은 고도 6마일(9.56㎞)까지 도달하는 데 성공했으나 착륙 과정에서 폭발했다. SN10은 발사대까지 내려오는 데 성공, 잠시 동안 무사히 착륙한 것처럼 보였으나 몇 분 뒤 공중으로 솟아오르며 폭발했다.머스크 CEO는 지난달 27일 트위터를 통해 SN15 시험비행을 예고한 바 있다. 그는 “(SN15에는) 대대적인 엔진·소프트웨어 설계 개선이 반영됐다”며 “수백 가지 개선점들 중 하나가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스타십 시제품 로켓은 높이가 약 45m로 15층 건물 크기이며 3개의 랩터 엔진으로 구동된다.스타십 우주선은 사람 100명을 태워 달이나 화성을 보낼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거대 우주선이다. 스타십 우주선 최종 버전은 높이 약 120m, 폭은 9m에 달하는 크기로 제작될 계획이다.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며, 2050년까지 인류의 화성 이주를 완수할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동국대학교 건학위원회 발족

    동국대학교 건학위원회 발족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건학위원회가 출범했다. 동국대(이사장 성우스님)는 29일 오전 11시 동국대학교 본관 5층에서 건학위원회 발족식과 함께 최고위원 및 상임위원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동국대 건학위원회(이하 건학위원회)는 ▲증명 ▲고문 ▲최고위원회 ▲상임위원회 ▲자문단 ▲분과위원회(교육, 의료, 지역, 글로벌) ▲집행위원회 ▲사무국 등으로 구성되며, 사무국은 동국대 서울캠퍼스 본관 5층에 마련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예하를 증명으로 모시고, 고문에는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위원장을 맡은 자승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출범하는 건학위원회는 종립학교 구성원의 자기반성과 새로운 다짐에서 출발해야 한다. 불교중흥이 동국발전이요, 동국발전이 곧 불교중흥이라는 생각으로 한국불교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건학위원회는 앞으로 ▲건학이념 구현을 위한 전략 및 계획수립 ▲건학이념 구현을 위한 프로그램 또는 시설의 설치와 구성 ▲건학이념 구현을 위한 활동 운영 및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동국대학교 관계자는 “불교종립 동국대학교는 교육보국과 인재불사를 위해 선각자 스님들이 지난 1906년 설립했다. 개교 115년이 된 올해, 새롭게 출범하는 건학위원회가 건학이념 구현을 통해 제2건학의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균미 칼럼] 여야, 20대 여성은 안중에도 없나

    [김균미 칼럼] 여야, 20대 여성은 안중에도 없나

    4·7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유독 20대 남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권자의 여당 외면은 정도의 문제이지 세대·성별 따라 별 차이가 없는데도 여야 모두 ‘이남자 프레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72.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주요 원인을 반(反)페미니즘 정서에서 찾으며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여성 할당제 비판부터 여성 징병제 도입, 군 가선점 부활, 군복무자 국가유공자 예우법 발의 등 20대 남성 표심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위헌 결정이 났거나 사회적 논의조차 제대로 안 된 설익은 대안들을 무책임하게 던지고 있다. 사표가 될 줄 알면서도 군소 후보들에 15.1%나 던지고, 욕하면서도 오 후보(40.9%)와 박영선 후보(44%)를 지지한 20대 여성의 표심에는 관심이 없다. 20대를 남녀 갈등 구조로 끌고 가는 정치권의 행태는 대선 정국이 본격화하면 더욱 심해질 게 뻔해 걱정이다. ‘20대 남성 프레임’은 새롭지 않다. 2018년 말~2019년 초가 떠오른다. ‘미투(나도 피해자다)운동’과 ‘혜화역 시위’,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논란 등으로 2018년 12월 20대 남성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취임 초 87%에서 41%로 반 토막이 났다. 이에 정치권과 언론은 20대 남성은 누구이며 왜 문재인 정부에 화가 났는지 앞다퉈 분석했다. 당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내부 보고서에서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페미니즘과 성평등 정책에서 찾아 논란이 됐던 기억이 생생하다. 20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부정적인 건 부인할 수 없다. 2018년 말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19~59세 남성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반페미니즘 정서가 20대에서 60~70%로 가장 높았다. 2019년 초 ‘시사IN’과 한국리서치 공동조사에서도 20대 남성의 반페미니즘 정서는 비슷했다. 이처럼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 ‘페미니즘은 남성 혐오’ 등 부정적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는데도 지금껏 정부와 정치권은 미온적으로 대응해 왔다. 그래 놓고는 대선을 앞두고 뜬금없이 ‘기계적 평등’을 들이대며 군대 문제를 던지고 있다. 여성계에 병역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적지는 않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남성 중심의 징병제가 일자리나 직장 문화와 관련한 성차별의 큰 근원”이라며 “모병제에 찬성하며 도입을 서두르고 싶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여성의 53.7%, 20~30대 여성의 54~55%가 군대에 가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2019년 여성정책연구원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모병제를 포함한 병역제도 개선은 안보와 국제 정세, 정부와 군의 준비 상태, 인구구조 변화, 여성의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는 있어도 지금처럼 특정층을 의식해 단기간에 결론 낼 사안은 아니다. 효과는 차치하고 야당 비상대책위원이 회의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여성할당제 비판 등에 양성평등 정책을 주요 정책으로 채택한 당 정강을 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는데, 막상 여당 내부에서 제동을 걸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각종 논란에도 여당을 찍은 20대 여성이 앞으로도 계속 여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놀랍다. 경쟁에 치이고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하기 힘든 20대의 고통은 남녀가 따로 없다. 성별 차이로 강조할 지점이 다를 수는 있어도 청년 정책에 남녀가 따로일 수 없다. 일부 시험에서 여성 합격률이 높아졌다고 차별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최근 제약회사 면접 논란뿐 아니라 심지어 편의점 알바 채용에도 차별이 존재하는 게 2021년 한국이다. 세계경제포럼 등이 매년 발표하는 성 격차 지수에서 최하위권인 게 우리의 현실이다. 아무리 근거를 제시해도 온라인에서 광범위하게 공유되는 과장됐거나 왜곡된 정보로 무장한 이들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다. 때문에 정확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더 많이 공유해야 한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처럼 세대와 젠더, 인종 등에 대한 조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데이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은 선거 때만 반짝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당 운영과 공천에 2030세대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20대의 고통과 불안을 직시하지 않고 남녀로 갈라치는 정치권의 얕은 수에 20대는 더이상 속지 않는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軍 복무자 예우법 발의 예고한 김병기 “여성 차별 아냐…논의하자”

    軍 복무자 예우법 발의 예고한 김병기 “여성 차별 아냐…논의하자”

     군 복무자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군 복무자 국가유공자 예우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발의를 유보할테니 군 복무자에 대한 예우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군 복무자에 대해 최소한의 예우를 하자고 했더니 포퓰리즘이니 2030 표심을 잡기 위해 아무거나 막 던진다는 거친 표현이 나오고 있다”며 “안보와 예우 차원에서 유공자 문제를 거론한 것이지 남성우대나 표심을 위해 거론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비판을 수용하겠다. 가산점 부여 고집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내년 대선과 지방 선거가 끝난 후 2022년 연말까지는 군 복무자를 예우하는 법안을 합의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 법은 정말 선거 도구화되거나 정쟁화되어서는 안 되는 법”이라며 “국가에 헌신한 분들께는 보상이 아니라 예우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군 복무자 국가유공자 예우법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은 군 가산점제를 부활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군인에 대한 예우 문제를 여성에 대한 차별 문제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서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며 “군대의 낮은 급여, 긴 복무 기간, 열악한 조건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의견을 내달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KBS 수신료 올려야” VS “국민 공감대 부족”

    “KBS 수신료 올려야” VS “국민 공감대 부족”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 확대···공공성 필요”현재 2500원인 수신료를 384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 KBS가 전문가 공청회를 열고 인상을 위한 공론화를 시작했다. 다음달에는 국민 초청 의견조사도 진행한다. KBS는 28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TV수신료 조정안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토론에 앞서 양승동 KBS 사장은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 사장은 “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께 부담을 드리는 일이라 망설였다”면서도 “역설적으로 각종 재난재해를 겪으며 공적 정보 전달체계가 중요해졌고 그것을 공영방송이 수행해야 한다는 인식도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임병걸 부사장도 “40년째 동결된 수신료는 영국의 8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낮고 광고 수입 역시 급감하고 있다”며 “인력 감축과 1%대 임금 인상 등 자구 노력을 하고 있지만 공적 책무에 드는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호소했다. KBS는 수신료가 인상될 경우 향후 계획으로 ▲재난방송 24시간 스트리밍 ▲팩트체크센터 설치 ▲고품격 다큐멘터리와 대하사극 제작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같은 초대형 기획 공연 연례화 ▲UHD(초고화질) 전국 방송과 지역방송 강화 등을 제시했다. “정치권 소모적 논쟁…법 개정 등 제도개선 필요” 정윤식 강원대 교수가 진행한 토론에서는 미디어 환경 변화 속 공영 방송의 책임 이행을 위해 안정적 재원 마련이 불가피하지만, KBS의 공정성 확보 노력과 시청자 공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성우 우송대 글로벌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수신료는 넉넉하게 인상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그동안 인상 논의가 정치권에 의해 소모적으로 반복됐는데, 이번에는 시청자와 공영방송 미래에 대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수신료 관련 대표기구 설치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KBS, 공정했다고 보기 어려워” 쓴소리도 심미선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KBS가 보여온 행태들을 보면 그동안 공정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의 영향력 확대에 국내 방송산업이 위협받고 있어 이를 견제할 공영방송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심 교수는 “정치적 독립을 위한 제도적 틀 마련과 KBS 직원들의 윤리 의식 제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는 “재난 방송과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는 재원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보태면서도 “공영방송에 대해 정치권이 발목을 잡고 있는 행태를 개선하려면 근본적으로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 법 개정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근거 설명 부족···국민에게 책임 떠넘겨” 지적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수신료 인상 근거가 빈약하다고 꼬집었다. 양 변호사는 “KBS가 앞서 세 차례 인상에 실패한 과정을 답습하고 있다. 국민들이 KBS를 보지 않는 상황에서 인상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신료 수입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업방송과의 경쟁에서 밀려 수입이 줄어든 책임을 시청자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 인천가톨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도 “안정적 재원을 마련하는 데 동의하지만, 코로나19 정국에 인상을 주장하는 게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수신료 인상안보다는 공영방송 개혁안이 필요하고 여기에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앞서 KBS의 수신료 인상안은 2007년, 2011년, 2013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지난 1월 27일 정기 이사회에서 수신료를 54% 인상하는 방안을 상정했고 논의에 돌입했으나, 여론과 정치권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형들 방망이에 맥 못추네… 성장통 앓는 고졸 루키들

    형들 방망이에 맥 못추네… 성장통 앓는 고졸 루키들

    이번 시즌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장재영(키움 히어로즈), 이의리(KIA 타이거즈)가 혹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프로 데뷔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1군의 벽이 만만치 않다.●롯데 김진욱 아쉬운 평균자책점 10.54 김진욱은 지난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6피안타(2피홈런) 5실점으로 첫 승리 사냥에 실패했다. 5회초 2사까지 두산 타선을 2실점으로 막았지만 볼넷과 안타를 허용한 후 김재환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은 게 뼈아팠다. 김진욱은 장재영, 이의리와 함께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선수다. 고교 시절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MVP)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데뷔 시즌부터 1군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이번 시즌 3경기 13과3분의2이닝에서 16실점, 평균자책점 10.54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제구 불안 시달리는 키움 장재영 1군 무대가 어렵기는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의 아들로 고교 시절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장재영은 제구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150㎞를 가뿐하게 넘는 강속구를 지녔지만 흔들리는 제구 탓에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17일 kt 위즈전에서는 장성우의 머리를 맞춰 헤드샷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호투 펼치던 KIA 이의리, 1군 등판 후엔… 이의리는 시범경기 2경기에 출전해 무실점 호투하며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지만 1군 첫 등판인 지난 8일 키움전에서 5와3분의2이닝에 2실점, 15일 김진욱과의 맞대결로 화제를 모은 롯데전에서 4이닝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22일 LG 트윈스전에서는 6과3분의2이닝 1실점의 ‘깜짝’ 호투로 반전을 만들어내 동기들과의 경쟁에서 앞섰다. 이들의 성장통에 대해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22일 “고교생은 힘이 없어서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니 힘으로 누를 수 있었겠지만 프로는 그렇지 않다”면서 “컨트롤이나 구종 가치가 높지 않으면 1군에서 잘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허 위원은 “기대가 되는 선수인 만큼 보완을 어떻게 잘하느냐 구단에서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맞으니까 청춘이다’ 고졸 슈퍼루키들의 성장통

    ‘맞으니까 청춘이다’ 고졸 슈퍼루키들의 성장통

    ‘맞으니까 청춘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21일 부산 사직구장. 5회초 2사까지 두산 타선을 2실점으로 막은 고졸 루키 김진욱이 조수행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이용훈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이 코치는 김진욱에게 전광판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나눴고 김진욱은 웃음 가득한 얼굴로 화답했다. 그러나 19살 청년의 해맑던 웃음은 잠시 후 김재환에게 역전 스리런을 맞은 뒤 사라져버렸으니. 슈퍼루키 김진욱이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첫승 사냥에 실패했다. 신인 시절부터 코치진의 눈도장을 받으며 선발로 출격하는 김진욱이 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또 호되게 맞았다. 첫 등판인 9일 키움 히어로즈전 5이닝 6실점, 두 번째인 15일 KIA 타이거즈전 3과3분의2이닝 5실점보다 출발은 좋았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김진욱의 이야기지만 김진욱에게만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의리(KIA), 장재영(키움)까지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고졸 슈퍼루키 트로이카가 모두 데뷔 첫해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고교 시절 명성을 날리며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입성했지만 프로의 세계에 먼저 발들인 형들의 방망이는 가차없다. 그야말로 맞고 또 맞는 청춘이다.이의리는 시범경기에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가장 주목받았지만 이의리 역시 프로의 벽을 실감하고 있다. 15일 김진욱과의 슈퍼루키 맞대결에서는 4이닝 3실점으로 물러나며 “오늘처럼 던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책할 정도로 아직은 부족한 면이 있다. 이의리는 21일까지 6피안타(1피홈런) 5실점을 허용했다.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의 아들로 고1 때부터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며 초특급 유망주로 꼽혔던 장재영도 고전하긴 마찬가지다. 장재영은 불안정한 제구가 문제로 꼽힌다. 지난 17일 kt 위즈전에서는 장성우의 머리를 맞춰 헤드샷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고졸 루키가 첫해부터 잘하긴 쉽지 않다. 그러나 첫해부터 1군에서 기회를 부여받을 만큼 가능성은 인정받았다. 김광현, 양현종 등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들도 성장통이 필요했듯 이들이 맞으면서도 기죽지 않고 잘 성장한다면 한국야구의 미래가 한층 밝아질 수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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