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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朴대통령 국정원 사건 사과를” 결의문 채택

    민주통합당은 23일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박근혜 대통령의 정통성과 관련된 사안’으로 규정하고 박 대통령의 사과를 공식 요구했다. 민주당은 또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반드시 실시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결의하고, 검찰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민주당은 결의문에서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국정원 여직원 인권 침해를 거론하며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을 옹호하고 진실을 은폐한 점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검찰에 대해선 “성역 없는 수사로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진상을 규명할 것”을 거듭 촉구한 뒤 “정치공작을 직접 지시한 원세훈 전 원장을 구속 수사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어 “국정원의 헌정질서 및 민주주의 파괴 범죄에 대한 국조를 반드시 실시해 진실을 밝히고 국가기강을 바로 세울 것”이라고 결의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이번 사건이 “박 대통령의 정통성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열 일 제쳐 놓고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위원장은 “국정조사 등 모든 방법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는 데 앞장서겠다”면서 “정부가 잘한 것은 칭찬하겠지만 이번 사건처럼 국가 근간을 뒤흔드는 범죄는 진상을 밝히고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기만한 권력기관의 파렴치한 범죄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국정원과 경찰의 불법 공작을, 척결하고 뿌리 뽑아야 할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극단의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정보위가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들은 24일 오후 국정원을 방문,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등 현안 관련 질의를 하기로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유럽 무대에 ‘한국 출신 천상의 목소리’ 알린 지 15년… 소프라노 이원신

    [김문이 만난사람] 유럽 무대에 ‘한국 출신 천상의 목소리’ 알린 지 15년… 소프라노 이원신

    흔히 천상의 목소리라고 한다. 지친 귀를 즐겁게 해준다. 가슴 속까지 후벼파는 전율과 벅찬 감동이 있다. 뿐만 아니다. 여성(女聲)의 최고 성역이라는 소프라노의 음성은 잠자는 사물도 깨운다. 그래서 최상의 악기라고 한다. 이 봄에 잠시 한 곡 감상해 본다. ‘물망초 꿈꾸는 강가를 돌아, 달빛 먼길 임이 오시는가, 갈숲에 이는 바람 그대 발자췰까, 흐르는 물소리 임의 노래인가’ 김규환 작곡의 가곡 ‘임이 오시는지’의 한 대목이다. 피아노 앞에 앉은 한 여인, 소프라노는 그렇게 소리내어 읊었다. 천상의 목소리여서 그런지 꽃향기를 헤치며 금방이라도 임이 오실 것만 같다. 이 가곡은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가 내한 공연 때 정확한 한국 발음으로 불러 청중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소프라노 이원신(42)씨는 국내보다 유럽 무대에서 더 알려진 성악가이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프랑스, 스페인 등 그동안 수많은 가곡과 오페라를 포함해 100여 차례의 공연무대를 가질 만큼 왕성한 활동으로 현지 청중들에게 명성을 얻고 있다. 특히 2011년 새해 체코 드보르자크 홀 가곡공연 때에는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한국 출신 천상의 목소리로 ‘원더풀’이라는 탄성과 함께 기립박수를 받아 현지 언론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또 지난해 6월 체코의 올로모츠 광장 야외 특설무대에서 모라비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열린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테너 호세 쿠라와의 갈라 콘서트 때에도 그랬다. 호세 쿠라와 듀엣으로 푸치니 나비부인의 사랑의 이중창 ‘저녁이여 오라’를 불러 청중들을 매료시켰던 것. 그는 드보르자크의 ‘집시의 노래’ 7곡 전곡을 체코어로 소화하는 몇 안 되는 국내 성악가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2006년 이탈리아 페스카라 극장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나비부인역 이후 유럽 무대에서 수차례 주역을 맡았고 2010년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주연인 비올레타역(프라하 오페라하우스) 등 가곡 무대뿐만 아니라 오페라 무대에서도 뛰어난 가창력을 인정받고 있다. 1995년 예술의전당 오페라 심청의 귀덕역, 이듬해 세종문화회관 신인음악회 등을 통해 국내무대에 첫선을 보인 뒤 1997년 유럽으로 건너갔으니 올해로 15년 음악인생이 되는 셈이다. 오는 26일에는 모처럼 유럽이 아닌 중국 광저우에서 오페라 무대를 가진 뒤 6월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공연을 앞둔 이씨를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먼저 다가올 공연 얘기부터 나눴다. 광저우 옥란대극원 무대에 오를 오페라는 ‘시집가는 날’이다. 여기에서 무녀역으로 출연한다. 공연 취지는 한·중 민간 교류의 새로운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선전 오케스트라, 한국의 김승일 무용단, 한·중합창단 등 150여명이 출연하는 비교적 큰 규모의 무대라고 이씨는 설명한다. 이어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라갈 작품은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 중 하나인 ‘피가로의 결혼’이다. 사단법인 뉴서울오페라단이 주최하는 무대로 여기에서 이씨는 주역인 ‘백작부인’ 역할을 맡는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모차르트가 가장 사랑한 작품입니다. 대부분의 오페라는 비극으로 끝나지만 ‘피가로의 결혼’은 유쾌하고 흥미롭게 진행되면서 행복한 결말을 지어내는 작품으로 감동을 선사하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이기도 합니다.” 가곡 독창회 및 협연 등의 무대를 자주 갖지만 그동안 이들 오페라 외에도 베르디 ‘리골레토’의 주역 질다와 푸치니의 ‘라보엠’ 주역인 미미역 등 소프라노의 주요 배역을 두루 섭렵했다. 이어 유럽 활동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세종대학교 음악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부설 오페라연구소 및 서양아카데미를 수료한 후 유학길에 오른다. “그때가 추운 1월이었지요.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의 저녁은 정말 스산한 바람이 불더군요. 산더미같이 큰 배낭을 혼자 들고 가는데 앞길이 막막했습니다. 외롭기도 하고 말도 잘 안 통하고, 왜 여기에 왔나 싶기도 하더군요. 생각해 보면 제가 유학생활을 잘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스승 안젤로 델 이노첸티(라퀼라 국립음악원) 교수를 만난 덕입니다. 지치고 힘들 때마다 스승님은 제게 항상 ‘잘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 격려가 제게는 큰 힘이 됐습니다.” 낯선 타향의 설움을 이기는 것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밖에 없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다. 어느 정도 언어가 극복되자 이탈리아와 독일 등을 오가며 오페라와 가곡 분야의 전문코스를 마쳤다. 또한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테움 오페라 가곡 코스를 수료했다. 이어 이탈리아 라퀼라 국립음악원을 수석 졸업하면서 그의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는다. 내친김에 스위스 뉴사텔 국립음악원 전문연주자 과정까지 마쳐 성악가로서의 자질을 한층 쌓았다. 그러는 가운데 1997년 이탈리아 포르토 산 조르조 시립극장을 시작으로 매년 수차례씩 음악회 무대에 올라 동양에서 온 천상의 목소리를 알렸다. 또한 각종 콩쿠르에 출전, 매년 입상하다시피 하면서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 1999년 이탈리아 국제가곡 콩쿠르에서 3위 및 신인상을 수상했을 때에는 관객들로부터 이탈리아의 유명한 소프라노 카티아 리차렐리의 목소리를 빼닮았다며 최고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유학 초기에 섰던 국제적 대회여서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이씨는 회고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탈리아 등 유럽무대에서 폭넓은 음악활동을 하는 계기가 됐다. 15년 동안 유럽 무대에 서면서 또 하나의 큰 감동이 있다. “2010년 8월 ‘벨리아 페스티벌’ 야외 공연 때였습니다. 여기에서 거슈윈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에 나오는 여주인공 클라라가 부르는 아리아 ‘서머타임’을 영어로 불렀지요. 야외공연의 특성상 공연 중간중간 관객들이 무대 뒤로 와서 간단한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1부가 끝났을 때였어요. 한 이탈리아 소녀가 다섯 살 정도의 여동생을 데리고 와서는 하는 말이 ‘선생님의 노래가 끝났을 때 내 동생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브라바! 라고 했다’며 사인을 부탁했어요. 브라바는 우리 식으로 해석하면 브라보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여성들에게는 브라바, 남성들에게는 브라보를 외칩니다.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였어요. 오래도록 가슴 뭉클하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유학시절 체코 음악과 인연을 맺는다. 드보르자크의 오페라 루살카의 아리아 ‘달에게 바치는 노래’를 연습하면서 작곡가의 나라인 체코 언어를 별도로 배웠다. 드보르자크 연가곡도 터득했고 체코 무대에서 화려하게 공연을 하게 된다. 그는 성악을 그림에다 비유한다. 목소리가 화려한 색채처럼 펼쳐질 때가 있고 뭔가 소홀히 하면 붓놀림이 약한 것처럼 그림이 잘 안 될 수도 있단다. “최상의 그림을 뿜어내야 청중들에게 감동을 던져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노래 해석의 깊이와 성숙함을 위해 문학과 철학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제 음악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지요. 아울러 제 음악에 대한 책임감이기도 합니다. 노래 역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한편의 시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이 끝날 때마다 화면을 통해 세심하게 모니터하는 까닭도 바로 한편의 시를 잘 쓰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성악가는 소프라노 홍혜경씨라고 했다. 유학시절 이탈리아에서 TV를 시청하다가 ‘라보엠’ 무제타 역할을 맡아 열연하는 것을 보고 같은 한국인으로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가 유럽 무대에서 역경을 딛고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활동하는 것도 이러한 감동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그래서 기회가 되는 대로 외국 무대에서 우리의 가곡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한다. 성악을 전공하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일단 언어 문제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야 합니다. 저는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 1년동안 언어공부를 했는데도 많이 힘들더군요. 하지만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부딪치고 깨지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바라는 것을)얻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꿈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자들이 훌륭하게 잘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라며 웃는다. 인터뷰를 끝내면서 이 봄에 어떤 가곡을 감상하면 좋으냐고 했더니 “봄처녀, 목련화 등 훌륭한 곡들이 많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헝가리안 무곡(舞曲)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이원신씨는 伊 라퀼라 국립음악원 수석 졸업 등 국내보다 유럽서 더 유명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덕성여고와 세종대 음악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부설 오페라연구소와 서양 아카데미를 수료했다. 1995년 예술의전당 오페라 심청의 귀덕역으로 국내 무대 첫선을 보인 뒤 1997년 이탈리아로 건너갔다. 그해부터 이탈리아 포르토 산 조르조 오페라코스 등을 비롯,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에서 오페라와 가곡 코스 전문과정을 수료했다. 1999년 이탈리아 국제 가곡 콩쿠르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매년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2000년 이탈리아 라퀼라 국립음악원에서 수석 졸업했으며 스위스 뉴샤텔 국립음악원 전문 연주자 과정을 수료했다. 2010년 세계적인 오페라 무대 프라하 스메타나 홀에서 테너 호세 쿠라와 협연을 가졌다. 비테르보, 라퀼라, 로마, 시칠리아, 코센차 등지를 비롯해 유럽 여러 도시에서 그동안 100여 차례 가곡 및 오페라 무대에 섰다. 라보엠, 리골레토, 라트라비아타, 나비부인 등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으로 출연했다. 2008년부터 5년 동안 한국종합예술학교에 출강했고 현재는 단국대와 세종대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 이르면 내년 재벌총수 개별 연봉 공개된다

    재벌 총수와 최고경영자(CEO)의 개별 연봉이 이르면 내년 사업보고서 작성 때부터 공개될 전망이다. 대기업 300여곳 600여명이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증권사의 투자은행(IB) 업무도 허용된다.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된다. 여야는 4월 임시국회에서 경제민주화, 4대강 사업 등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지난해 대선에서 여야 공통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다수 통과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관련 상임위를 통과하기는 처음이다. 우선 연봉 5억원 이상인 등기이사 및 감사의 개별 연봉을 공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목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이다. 기존 사업보고서에는 등기이사의 평균 연봉만 공시되고 있지만 이를 등기이사의 개인별 보수로 바꾸는 것이다. 보수 산정 기준 및 방법도 함께 의무화했다. 일종의 ‘성역’으로 여겨져 왔던 총수 연봉 등도 공개해 대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이 대상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삼성전자 미등기 임원이어서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재계는 반발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개별 공개는 지나친 규제”라며 “일본도 공개 대상이 12억원(1억엔)인 만큼 기준이라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정 기준을 갖춘 대형 증권사들이 IB 업무를 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금융위원회는 미국의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IB를 육성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의 숙원 사업이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2011년 첫 발의된 지 3년 만이다. 대체거래소(AIS) 설립도 허용해 사실상 한국거래소와의 복수경쟁체제가 도입되게 됐다. 우선 자기자본금 3조원 이상의 자격을 갖춘 증권사를 IB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 경우 IB는 기업 인수합병(M&A) 자금 대출과 비상장주식 직거래 업무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대형 증권사들은 “주식 거래 수탁수수료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대형 투자은행 업무라는 새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야당은 대형 증권사에만 신규 IB 업무를 허용하는 것은 경제민주화 추세에 역행하고 형평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해 지난 정부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그러나 증시 침체 등으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만큼 국내 자본시장 인프라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는 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하도급법 개정안 등 19건의 법안도 처리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법 개정안은 기존 대기업의 기술 탈취는 물론 부당 단가 인하, 부당 발주 취소, 부당 반품 행위에 대해서도 3배 범위 안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했다. 당초 박근혜 정부의 방침은 ‘10배까지 배상’이었지만 기업 부담을 우려해 3배로 낮췄다.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인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악의적인 하도급 불법 행위에 대해 부담하는 손해배상 금액이 늘어나 예방 효과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도급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은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던 사안들이다. 이날 처리된 법안들은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국회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 금지, 벌칙 조항 신설 등을 담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여야 간 이견으로 오는 17일 다시 법안소위를 열어 논의할 계획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열린세상] 박근혜정부 위기관리 잘하고 있나/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박근혜정부 위기관리 잘하고 있나/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냉전기간 중 가장 위험한 핵 전쟁의 순간은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그해 10월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11일 만에 종결되었지만 파장은 역사에 남을 정도로 대단했다. 당시 구소련이 핵탄도미사일을 쿠바에 배치하려 하자 미국이 반발하면서 양국이 대치해 핵 전쟁 발발 직전까지 갔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금 한반도 상황이 쿠바 사건 이후 가장 위험한 핵 전쟁의 위기라고 말한다. 올 2월 12일 북한의 핵 실험과 3월 8일의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제재 결의 이후 고조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반도 남쪽에 둥지를 튼 우리는 지금 핵 전쟁의 위험지대에 있다.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전쟁의 공포를 억누르며 떨고 있는데, 박근혜 정부는 이 땅의 5000만 국민 안위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지금 대한민국은 중대한 안보 위기 상황이고, 강도는 준전시 수준이다. 환율 급등, 주가 급락, 외국인 투자 감소에 이어 외국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는 등 경제적 피해도 심상치 않다. 국지전이라도 발발하면 전장은 우리의 땅일 텐데도 미국과 북한의 장군 멍군만 있을 뿐 대한민국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북한은 3월 26일 1호 전투근무태세 진입, 3월 27일 남북한 군 통신선 단절, 3월 30일 전시상황 선언에 이르기까지 협박 수위를 높였다. 개성공단으로 가는 길도 반은 막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마치 숨어 있는 그림자 같았다. 동맹국이라고 미국이 대신 북한의 위협에 맞섰다. 3월 31일 B52 핵 폭격기와 B2 스텔스 폭격기, F22 전투기 등 첨단 무기를 한반도에 보냈고, 이를 공개했다. 각 언론에서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아 북한 주석궁 등 전략 목표 타격이 가능한 전투기라고 소개했다. 4월 1일에는 탄도미사일 탐지 전용인 X밴드 레이더를 한반도 쪽으로 이동·배치했다. 그제야 우리 군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해 있다면 미사일로 선제 타격도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국가의 안보 주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묻고 싶을 정도였다. 안보위기 관리의 핵심은 평화이고, 전쟁의 공포로부터 해방과 국민의 생존권 보장이 최우선이다. 세계가 지켜보는데 정부의 역할은 독립변수가 아니라 종속변수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을 안심시키는 브리핑조차도 찾기 어렵다. 다만 3월 27일 장관 14명을 대동하고 천안함 용사 3주기 추모식에 간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는 정도의 행동만 보였다. 4월 3일에는 북한의 개성공단 출경 금지를 놓고 국방장관은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면 군사조치가 가능하다는 발언을 했다가 바로 다음 날 “오늘 아니면 내일 전쟁”이라는 북한의 협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북한이 핵 실험을 한 2월 12일은 이명박 정부 말기이자 박근혜 정부로의 정권 교체기였다. 당시 주가는 올랐지만 지금은 폭락하고 있다. 미국 다우 및 일본 닛케이 지수는 호황인데 우리 코스피 지수는 곤두박질이다. 오늘 아니면 내일 전쟁이라고 위협하던 4월 4일 주가는 23.77포인트 떨어진 1959.45, 평양의 외국 대사들에게 철수 고려를 운운한 4월 5일 종가는 32.22포인트 추락한 1927.23이었다. 환율은 3월 초 1달러에 1090원선이었지만 4월 5일에는 1135원으로 치솟았다. 이는 북한의 전과이고, 우리의 위기 관리 실패의 증거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귀국에 누리꾼들의 일성이 “이젠 전쟁 걱정 접자”라고 했다니 곱씹어 보아야 할 말이다. 정부의 믿을 만한 행동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그랬을까. 안보위기 관리의 핵심은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의 최소화이다. 그래서 전쟁을 하면서도 성역은 건드리지 않고, 전쟁 중에도 대화는 끊지 않는다. 현재 남북한 관계의 성역은 무엇이며, 이 성역에 대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 남북 당사자가 그런 행동을 보여야 국제문제 중개인이 나설 수 있다. 한반도의 긴장이 얼마나 컸으면 쿠바 미사일 사건의 한 축이었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국가평의회 의장까지 나서 북한의 자제를 촉구했을까,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긴장이 길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가 짊어져야 한다. 현재의 치킨 게임을 중재할 인사의 암중모색을 기대한다.
  • 고용청 “쉽게 접으려 했다면 여기까지 안 왔다”

    이마트 노조 사찰 등 부당노동행위를 수사 중인 검찰과 서울고용노동청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최병렬·허인철 전·현직 이마트 대표를 정조준했다. 지난 1월 17일 특별근로감독 착수 이후 78일 만에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4일 채동욱 검찰총장 취임에 맞춰 검찰과 서울고용청이 정 부회장 등 임직원 17명을 대거 피의자로 특정해 ‘윗선’ 수사로 전환한 것도 향후 수사가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서울고용청이 정 부회장, 최 전 대표, 허 대표 등 임직원 17명을 ‘피의자’로 특정하고 전방위 금융거래 내역 추적에 돌입한 것은 이들이 이마트 노조 설립 저지를 위한 직원 사찰 등 부당노동행위에 조직적으로 관여했다는 혐의를 포착했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서울고용청 관계자는 “이마트는 노조에 대한 지배 개입, 직원 사찰, 불이익 처분, 근로기준법상 각종 수당 미지급, 불법 파견 등 여러 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서 “쉽게 접으려 했다면 이 정도까지 벌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 공개한 이마트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마트 측은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성향별로 문제 사원, 관심 사원, 여론주도 사원, 가족 사원 등으로 분류해 감시했고, 직원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민주노총 홈페이지 등에서 노조 가입 여부도 확인했다. 이런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81조(부당노동행위)를 위반한 것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마트는 또 이런 불법을 숨기려고 고용노동부·경찰·공정거래위원회·노사정위원회 등 공무원들에게 명절에 선물을 보내는 등 밀착 관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채동욱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취임사를 통해 대기업·권력 비리 등 전방위 사정 작업을 예고했다. 채 총장은 “사회 곳곳에 만연된 부정과 비리를 단죄하는 데 어떠한 성역도, 어떠한 망설임도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권력형 부정부패,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기업범죄와 자본시장 교란사범 등 검찰만이 할 수 있는 분야에 수사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마트를 비롯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국내 정치 개입 의혹, 대형건설사의 4대강 사업 담합 의혹, 현대건설 비자금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에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들도 “그동안 총장이 공석이어서 통상적인 업무만 처리했었는데 총장이 취임한 만큼 대기업 비리든, 전 정권 비리든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日 TPP 교섭 참여 선언 이후] 美·日, 자동차·농산품 신경전 가열

    일본 정부가 15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 참가를 선언함에 따라 미국과 일본 양국 간 신경전도 본격화하고 있다. 양국 의회는 TPP 체결 시 불리한 산업을 보호하라며 각각 행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 의회는 일본의 강세 품목인 자동차 수입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일본 의회는 미국의 강세 품목인 농산물 수입에 강하게 반발할 태세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일본과 협상에 나서더라도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수입 관세 2.5%(트럭 35%)를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미국 자동차 제조 업체들이 거의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본산 수입 자동차에 붙는 관세가 폐지되면 일본에만 혜택이 돌아가고 미국 내 업계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원 세입위원회 민주당 간사이자 자동차 산업 본거지인 미시간주 출신의 샌더 레빈 의원은 “일본의 TPP 교섭 참여에 따른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면서 “이번 협상을 통해 백악관이 오랫동안 미국 자동차의 진입을 막아온 일본의 시장 장벽을 허물어뜨릴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본 집권 자민당의 TPP 대책위원회는 14일 아베 신조 총리에게 ‘쌀, 보리, 소·돼지고기, 유제품, 사탕수수’ 등 5가지 품목과 국민개별보험 제도를 성역(관세 유지 항목)으로 지목, ‘성역을 지킬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교섭 탈퇴를 불사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제출했다. 일본 농협의 정치단체도 자민당 정권이 총선 공약을 지키지 않고 TPP 교섭에 참가할 경우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은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매기는 관세를 당분간 그대로 두는 쪽으로 양보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는 쌀 등 농산품의 관세 유지를 관철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日 TPP 교섭 참여 선언 이후] 세계경제 비중 40% 차지… 환태평양 자유무역블록 급물살

    [日 TPP 교섭 참여 선언 이후] 세계경제 비중 40% 차지… 환태평양 자유무역블록 급물살

    일본이 15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 참가를 선언함으로써 초대형 자유무역경제권 출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TPP 교섭 참가를 결단했다”면서 “일단 협상에 참여하면 중요한 플레이어로서 새로운 규칙 제정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TPP 교섭 참가는 “일본의 안전보장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매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교섭 참여는 90일 이내에 TPP를 주도하는 미국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친 뒤 교섭 중인 11개국의 합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확정받아야 한다. 따라서 실제 교섭 참가는 6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TPP 교섭은 관세 철폐뿐 아니라 서비스, 투자, 지적재산권 등 21개 분야에서 공통의 규범을 만드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TPP는 ‘예외 없는 관세 철폐’를 목표로 삼는 등 매우 공격적인 시장 개방을 추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범위가 넓은 권역별 자유무역 협상인 TPP 교섭에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1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만큼 ‘중국 견제용 장치’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개방이 미흡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TPP 교섭에서 의도적으로 개방 수준을 다른 FTA보다 월등히 높였다는 지적도 있다. TPP는 원래 2005년 4개국으로 출범했는데 미국이 2008년 뒤늦게 참가하면서 미국 중심의 협상장으로 바뀌었다. 일본의 TPP 교섭 참가는 ‘중국 견제’라는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양국은 지난달 24일 공동선언에서 “서로에게 민감 품목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한다. 모든 관세를 일방적으로 철폐하도록 요구할 필요는 없다”고 명시했다. 일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동안 지켜 온 ‘성역 없는 관세 철폐’ 원칙에서 한 발짝 물러섰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TPP 교섭은 국가 간 이해가 엇갈리면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쌀과 소맥, 자동차와 부품의 관세 철폐를 비롯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조항의 도입, 국영기업 우대 조치 철폐 등에서 참가국 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가장 어려운 현안인 지적재산권 보호와 카르텔 방지 정책 등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이 TPP에 참가할 경우 수출 증가 등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0.66%(3.2조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본이 협정에 최종 합류하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일본은 쌀, 설탕 등의 농산물에 매우 높은 관세를 매겨 보호하고 있고, 농업단체들은 협정 참가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민감한 농산물 품목에 대해 관세 철폐 유예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거센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자민당 TPP위원회 농수산팀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농업단체 관계자 4000여명은 지난 12일 도쿄에서 대규모 반대 집회를 열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생각나눔] 흡연자를 위한 PC방은 없다

    [생각나눔] 흡연자를 위한 PC방은 없다

    음식점, 호프집, 커피숍 등에 대한 금연이 이뤄진 데 이어 오는 6월부터 흡연자들의 마지막 ‘안식처’처럼 여겨져온 PC방에 대한 전면 금연화가 시행됨에 따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PC방 이용자들의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업주들은 금연화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PC방 업주들과 한국인터넷문화PC협회는 관련 법안이 통과되자마자 그동안 PC방을 흡연과 금연 공간으로 나눠 비흡연자들의 권익을 보장해 온 점을 내세우며 PC방 특성상 전면 금연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또 전면 금연화에 따른 별도의 흡연부스를 설치하는 데 큰 비용이 들어 부담이 된다고 강조한다. PC방 업계는 경영난을 겪으면서 최근 2년간 7000여개의 영업장이 폐업했다.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은 PC방 전면금연법 시행을 2년 유예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찬반 논란이 뜨겁다. 박모(21)씨는 “PC방 유리 칸막이와 담배연기를 차단하는 에어커튼으로는 간접흡연을 막을 수 없다”며 “PC방이 흡연자들의 성역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금연 찬성론자들은 PC방 가기를 꺼리는 대표적 이유로 흡연과의 연관성을 꼽고 있다. 반면 유모(24)씨는 “마우스와 담배는 하나의 조합”이라며 “PC방 전면금연화는 역권리침해”라고 밝혔다. 야후코리아의 ‘네티즌 한표’가 2933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69%(2021명)가 PC방 전면 금연을 찬성했다. 반대한 네티즌은 30%(897명)에 불과했다. PC방 업주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PC협회 조사 결과 업주 70%가 전면 금연화를 반대했다. 이들은 PC방 금연화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PC방에서 취급하는 주전부리, 음료 등의 주 판매 대상이 흡연자라는 점에서 부가소득 감소를 우려했다. 그러나 일부 업주들은 오히려 금연화를 통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기존의 불결하고 어두운 PC방 이미지에서 탈피해 여성이나 청소년 등 폭넓은 손님층을 확보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경기 수원시 정자동 S PC방 업주 김모(48)씨는 “PC방 금연화가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면서 “정선 카지노에서 금연화를 발표했을 때 카지노가 망할 것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PD저널리즘 원조 ‘추적 60분’ 30주년

    PD저널리즘 원조 ‘추적 60분’ 30주년

    국내 최초의 탐사 프로그램인 KBS 2TV ‘추적 60분’이 오는 27일 방영 30돌을 맞아 8개월째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단독 인터뷰했다. 어산지는 “힘 있는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게 탐사보도”라며 “전 세계 100여개국 이상의 정보기관이 나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뷰에서 어산지는 대부분의 시간을 CIA 등 미국 정보기관을 비난하는 데 할애했다. 이재오 KBS 시사제작1부 PD는 “어산지를 처음 숨겨준 조력자를 인터뷰하다가 어렵게 어산지와 연락이 닿았다”면서 “오랜 도피 생활로 건강이 무척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어산지는 ‘추적 60분’ 제작진에게 “최근 미국 정보기관이 아이슬란드에서 나를 도와주던 18세 소년을 납치했다가 풀어 줬다. 이라크전에서 미군이 어떤 형태의 중화기를 썼는지에 대해 상세한 자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어산지는 2010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과 관련한 미 국무부의 기밀 외교 문서 수십만건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같은 해 8월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고, 이듬해 스웨덴 송환 재심 요청이 영국 대법원에서 기각되자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했다. 27일 밤 11시 20분에 방영하는 30주년 특집 1065회 ‘추적 60분-그래도 추적하라’(가제)에선 어산지 인터뷰 외에 세계 각지의 취재 현장에서 만난 탐사보도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곁들인다. ‘추적 60분’은 1983년 2월 27일 ‘한국의 할리우드, 충무로 영화가’(1회)로 닻을 올린 뒤 성역 없는 비판을 기치로 국내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맏형 역할을 해왔다. PD들이 출연해 내레이션을 맡고 과학적 검증을 시도해 ‘PD저널리즘’이란 신조어도 만들어 냈다. 1995년 영생교, 2000년 매향리 사격장, 2010년 천안함 관련 의문 등 사회를 흔들 만한 화두를 던졌다. 외압도 심해 ‘쌍용양회 사과상자 사건’(1996)은 불방됐고, ‘국방군사연구소는 왜 갑자기 해체되었나’(2000)와 ‘사업권 회수 논란, 4대강의 쟁점은?’(2010)은 각각 3주, 2주간 방영이 미뤄졌다. 그동안 김민전 경희대 교수, 이영돈 PD 등 MC 15명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PD 출신인 길환영 KBS 사장 등 역대 제작진은 140명에 이른다. 박정용 시사제작1부장(PD)은 “30주년을 계기로 내용과 형식에서도 변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강남 ‘낯 뜨거운 전단지’ 낱낱이 뿌리 뽑는다

    강남구가 불법, 무질서를 뿌리 뽑기 위해 5대 불법 무질서 추방 과제를 선정해 대대적인 단속과 계도 활동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선진 시민의식 정착 운동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5대 불법 무질서 추방 과제는 ▲불법 광고물 ▲불법 노점상과 쓰레기 무단 투기 ▲불법 주정차 ▲불법 건축물 ▲불법 퇴폐업소 등이다. 구는 유흥업소와 오피스텔이 밀집돼 있는 선릉역, 강남역, 삼성역 등 테헤란로 주변에서 선정성 전단지 살포 행위가 급증함에 따라 공무원 150명으로 구성된 불법 퇴폐 행위 근절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단속을 펼 계획이다. 또 새로 발생하는 노점에 대한 단속과 행정지도를 펴고 고질적, 반복적 민원을 발생시키는 노점을 우선적으로 정비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불법 주차로 인한 차량 소통 불편 해소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24시간 불법 주정차 단속을 시행 할 계획이다. 신연희 구청장은 “지난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으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지역의 위상을 더욱 높여 국내외 관광객 유치와 국제 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선진 시민의식 정착 운동의 성공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뉴스 분석] 성직자 과세 한다더니… 또 꼬리 내린 세제당국

    ‘종교 권력이 세속 권력을 굴복시켰다.’ 정부가 성직자 과세 필요성을 앞장서 여론몰이하다가 막판에 “검토가 더 필요하다”(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며 꼬리를 내렸다.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임기 말에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현 정부의 직무유기라는 지적에서부터 청와대 외압설까지 뒷말이 무성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세법개정안의 후속 조치인 시행령 개정안을 17일 발표했다. ‘성직자 과세’ 방안은 빠졌다. 표면적인 이유는 ‘과세 방식과 시기, 사회적 공감대 등 아직 남은 과제가 많아서’이다. 하지만 성직자 과세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호의적임에도 정부가 발을 뺀 것은 종교계의 ‘보이지 않는 반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잃는 것에 비해 얻는 것(연간 세수 200억원 안팎)이 많지 않다는 점도 계산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의 막판 조율 과정에서 빠졌다는 점에서 청와대 입김설도 나온다. “(성직자 과세를 밀어붙이기에) 지금처럼 좋은 기회는 다시 오기 힘들 것”이라는 재정부 고위 관계자의 아쉬움 섞인 발언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재정건전성 확보와 공약예산 마련을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추진하던 세제 당국이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우려도 있다.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인천대 세무학과 교수)은 “성직자를 봐주면 누가 제대로 세금을 내려고 하겠느냐”면서 “과세에 ‘성역’이 있다는 것을 정부가 자인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상속형 장기저축성보험(즉시연금)의 납입 보험료 비과세 기준은 2억원으로 정해졌다. 이를 두고서도 정부가 보험업계의 로비 등에 밀려 ‘자산가들에 대한 과도한 혜택을 줄이겠다’던 원칙을 저버리고 비과세 한도를 상향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문화는 사회의 품격, 예술은 그 원천이다/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열린세상] 문화는 사회의 품격, 예술은 그 원천이다/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지금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바티칸 박물관전 ‘르네상스의 천재화가’가 열리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바티칸 박물관의 구이모 코르니니 큐레이터는 르네상스의 근본정신은 인문주의, 즉 휴머니즘으로 문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인물들은 예술뿐만 아니라 과학, 수학, 철학 등 다방면에 걸친 진정한 통섭의 정신을 가진 전문가들이라고 했다. 그 결과, 인간의 개성과 창의성은 자유롭게 발휘되고 문화의 황금시대를 열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송년 모임이 한창이다. 필자도 문화예술 강좌 회원들의 모임에 초대받은 적이 있다. 최근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사회 리더그룹의 인문학과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목도한다. 개인적 동기도 있겠으나 조직의 경영과 관리에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창의성을 접목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대학, 연구소, 문화예술기관 등도 인문학과 문화예술 강좌를 다투어 개설하고 있다. 반면, ‘인문학의 위기’도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로 적지 않은 대학에서 인문학 강좌가 폐강되거나 실용과목과 통합되기도 했다. 어려운 경제 현실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발 경제위기가 아직도 세계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유로존 경제의 양대 축인 프랑스마저도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에 시달린다. 어려운 여건에서 문화에 대한 프랑스의 선택과 접근법은 어떠한가. 지난 5월 프랑스는 17년 만에 사회당 정부로 정권 교체를 이루었다. 새 정부의 장마르크 에로 총리는 “경제 위기 상황이 문화를 부수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경제가 어려울수록 문화는 필수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문화는 미래이며, 국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문화가 될 때 비로소 사회적 단결을 위한 끈끈한 유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녹록지 않은 경제 현실 앞에 프랑스 문화부의 내년도 예산 중 방송분야를 제외한 순수 문화예술부문은 4% 감소했다. 과거 좌파와 우파 정권에 관계없이 정부 재정 대비 문화예산 1% 성역화를 지켜온 전통이 무너진 것이다. 영미 문화권과는 다른 프랑스적 모델은 ‘문화적 예외’라는 가치를 통해 더 많은 국민에게 문화 접근성을 보장하고 다양한 형태의 문화예술 창작과 유통을 장려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우리나라도 프랑스를 많은 부분 참고해 온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프랑스 정부는 선택과 집중에 따라 우파정권이 추진해 온 프랑스 역사의 집을 비롯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대신 정책의 우선순위를 학생들의 문화예술교육 강화와 18~25세 청소년의 박물관 무료입장을 위한 보조금 편성 등 문화유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두고 있다. 또한 파리와 대도시 중심의 지원보다는 지역의 문화예술 진흥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문화적 예외’의 제2막으로 문화콘텐츠산업과 디지털 문화정책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문화에서 길을 찾으려는 프랑스적 접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50여년 전 초대 문화부장관이었던 소설가 앙드레 말로가 주창했던 문화 민주주의의 가치, 즉 문화 접근성의 확대, 문화예술 창작의 장려, 문화유산의 전승은 지금도 유효하다. 많은 공연단체, 문화예술인들이 기업으로부터 후원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불가피하게 공공부문의 지원에 대한 의존이 심화될 전망이다. 내년 경제도 밝지 않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위원회도 곧 가동될 것이다. 선거 공약이 실천 가능하게 다듬어지는 과정에서 문화예술 정책도 구체화될 것이다. 정책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필요하다면 정부조직이 개편될지도 모른다. 지난 10월 문화예술인들은 동숭동에 모여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1천인 선언’을 발표했다. 새 정부의 문화정책이 부디 여기서 출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일부를 인용한다. “문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품격이며 예술은 그 원천이다. 문화예술은 인간적인 삶의 기초이자 즐거움과 보람, 소통과 통합, 발전과 번영의 원동력이다. 그러므로 문화는 모두에게서 태어나야 하며 예술은 모두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 北, 김정일 안치 금수산태양궁전 개관

    北, 김정일 안치 금수산태양궁전 개관

    북한은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를 맞아 그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개관식을 갖는 등 추모행사를 열었다. 특히 이 행사는 17년 전 김일성 주석 1주기 당시와 닮아 김정일의 ‘영생’을 강조해 3대 세습의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그의 부인 리설주는 이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경희 당 비서 등 고위 간부들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올해 2월 16일 김정일의 생일을 맞아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이름을 바꾸고 리모델링한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1주기를 맞은 지난 1995년 7월 8일에도 김 주석의 집무실이던 금수산의사당을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명명해 김 주석의 시신을 안치하는 등 성역화시켰다. 이날 개관식에 따라 영구 보존을 목적으로 방부처리된 김정일의 시신을 공개할 가능성도 커졌다. 한편 검은 상복 차림으로 이 행사에 참석한 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는 배가 많이 부른 모습이라 출산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인사가 16일 중앙추모대회에 이어 이틀째 김 제1위원장 바로 옆에 등장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생소한 인물로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인물이 로켓의 발사 성공에 기여한 실무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대선 정책 검증] (7·끝) 여성·보육 공약

    [대선 정책 검증] (7·끝) 여성·보육 공약

    우리나라 대선 최초로 유력한 여성 후보가 등장하면서 여성의 사회적 불평등, 육아, 일자리 창출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지만, 정작 대선 후보들의 여성 정책은 다른 공약에 비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여성 정책은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비중 감소, 여성 경제활동 저하, 기회의 불평등, 비정규직 증가 등 사회 성숙과 경제 성장을 더디게 하는 각종 병폐와도 맞닿아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전 세계의 공통적인 고민거리이지만, 한국은 특히 그 속도가 빠르다.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정책을 정교하게 제시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공약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한 출산장려 정책이 핵심이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여성경제활동에 방점을 찍은 게 특징이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세부 실행 계획이 부족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남녀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크다. 남성이 100만원을 받는다면 여성은 61만원가량 받는다는 얘기다. 2위인 일본(29%)과 비교해도 10% 포인트 차이가 난다. 여성 임금은 2000년에도 남성 대비 40%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였다. 일본이 2000년 34%에서 2010년 29%로, 미국이 23%에서 19%로 격차를 줄이는 동안 한국은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1989년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세우고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벌칙 조항을 명시했지만 실제 집행이 이뤄진 사례는 거의 없다. 여성 비정규직 문제로 들어가면 심각성이 더 크다. 올해 3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3월 기준 여성 비정규직은 448만 9000여명으로 1년 전 441만 4000명보다 7만 5000명 늘어났다. 반면 남성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388만명으로 지난해 3월 389만 8000명보다 1만 8000명이 줄어들었다. 고용형태의 차이는 남녀 간 임금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최저임금 미달자 중 기혼여성 비율은 51.9%로 절반이 넘는다. 여성의 고용 불안은 출산율 저하를 낳고 노동가능 인구 감소를 불러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여성이 일자리를 갖지 않고 전업주부로 지내도 출산율이 늘어난다는 논리는 일부 외벌이 고소득 가정에 해당하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여성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성평등 문제 제기에 따른 남성 역차별 논란 때문에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 때마다 여성정책이 번번이 뒤로 밀리고 있는 것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특히 두 후보 공약의 문제점으로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를 고려하지 못한 채 개별적인 정책을 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여성 배려와 보육 지원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 있는 공약들을 제시했으나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여성 일자리 정책은 지엽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여성·보육 정책은 박 후보와 크게 다르지 않고 일자리 대책도 비교적 다양하게 제시했지만, 참여정부 정책의 연장선상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성일자리 정책 박 후보는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민간 부문에서 여성인재 10만명 양성 ▲공공기관 여성관리자 목표제 도입 ▲여성관리자 확대 민간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여성인재 아카데미를 설립해 여성 리더 육성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공공기관에서부터 여성 일자리를 확대해 민간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성인재를 육성, 여성의 사회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반면 문 후보는 ▲사회복지분야 서비스 여성일자리 40만개 확충 ▲성별 임금격차 해소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 절반으로 축소 ▲장관직 등 고위직에 여성 30% 이상 기용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성의 공공부문 진출을 확대한다는 면에선 박 후보의 공약과 유사하지만,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 축소 등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는 게 다른 점으로 꼽힌다. 김은희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는 박 후보의 공약 중 여성 일자리 창출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정책으로 여성을 채용하는 민간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꼽았다. 다만 “여성 관리직 확대보다 시급한 문제인 여성 비정규직 문제나 성별임금 격차 해소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문 후보가 여성근로자 절반 축소와 임금격차 해소를 공약으로 내건 것은 바람직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남희 서울대여성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박 후보의 정책 중 적합성이 가장 높은 공약으로 공공기관 여성관리자 목표제를 꼽고 “여성인력 진출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정권한이 있는 관리직 여성 진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공기관이 모델을 제시하고, 민간의 변화도 견인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의 공약에 대해선 “공공부문, 특히 돌봄 분야의 일자리 확대와 처우 개선은 중요한 과제”라며 “여성 근로자 중 돌봄 영역 종사자의 비중이 높아 적절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성일자리 대부분이 불안정한 저임금 직종에 몰려 있는 산업 구조와 현실이 정책 의지로 어느 정도 변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두 후보의 여성 일자리 정책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비정규직의 60% 이상이 10인 이하의 영세사업장에 근무하고 있어, 고용안정을 위해선 중소 영세업체 안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10인 이하 사업장은 정부가 4대 보험 중 고용보험을 부담해 주거나 사업장을 지원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민간기업 인센티브 공약이 이와 비슷하지만, 업체 성격에 따라 지원을 세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공공부문에 많기에 공공부문과 공기업부터라도 비정규직을 줄여나가면 여성은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보육 정책 여성 일자리 창출과 병행해야 할 정책이 보육 지원이다. 아이를 마음 놓고 낳을 수 있도록 보육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지원해 준다는 것이 두 후보의 보육 공약 핵심으로 꼽힌다. 가장 참신한 공약으로는 전문가 대부분이 두 후보의 공통 공약인 남성 출산휴가 보장을 꼽았다. 박 후보는 남성 출산휴가를 100% 유상휴가로 한달간 제도화한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문 후보는 남성 육아휴직 1개월간 통상임금을 100%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교수는 “이 공약이 실현된다면 남성의 양육과 돌봄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젠더 관점이 강화되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예산 부담, 기존 노동관행과 성역할 분담 인식에 따른 재계의 반발이 예상돼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참신하지만 대기업을 위한 것이지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출산휴가 3일을 쓰는 것도 월급을 받는 직장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인데, 비정규직 근로자가 한 달간 육아휴직에 들어간다는 것은 사실상 사표를 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대기업보다 형편이 어려운 중소기업에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 100% 유상휴가를 육아휴직으로 보내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두 후보는 이에 대한 대책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남성의 출산휴가가 유급으로 바뀐다면 오히려 산모의 출산휴가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무상보육 전면 확대’, ‘셋째 자녀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 등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공약으로 꼽았다. 박 후보는 0~5세 양육수당 지급, 임신 중 부분적 근로시간 단축제, 셋째 자녀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을, 문 후보는 0~5세 무상보육 전면 확대, 12세 미만 아동도 월 10만원 아동수당 지급, 출산장려금 지급 확대 등을 보육 정책의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제는 예산이다. 무상 급식, 무상 의료, 무상 보육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기는 했지만, 이를 감당할 예산 확충이 가능한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때문에 재원 마련이나 세부 실행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정책검증단 명단 김은희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이남희 서울대여성연구소 책임연구위원.
  • [열린세상] 중수부 폐지는 답이 아니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중수부 폐지는 답이 아니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선진국이 후진국에 제공하는 개발차관의 50%는 바로 이튿날 선진국 은행으로 되돌아 온다고 한다. 정치인들이 중간에서 떼먹는 바람에 국민들은 쓰지도 않은 돈을 갚아야 하고, 그러다 보니 자손만대 빈곤에서 허덕이는 게 많은 후진국들의 모습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7선, 8선 국회의원을 지낸 원로 정치인들 다수가 궁핍하게 살고 있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비위가 크든 작든 해마다 숱한 정치인들이 수사를 받고 처벌되는 현실은 그나마 이 사회에 ‘변종’을 걸러내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 부패 척결의 핵심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가 있다. 정치 권력과 고위 공직자, 재벌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부패를 수사하는 조직이다. 당연히 정치권과는 갈등이 불가피하다. 민주적 절차를 통해 권력을 잡았다는 점에서 정치인들은 도덕적으로 일단 검찰에 대해 우위에 있다. 인사권과 예산권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검찰을 직접 통제할 수도 있다. 그런 권력의 비교열위 속에서도 중수부는 정치인과 재벌의 비리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왔다. 최고권력인 현직 대통령의 아들과 형제를 구속해 재판대에 세우기까지 했다. 정치 권력이 개입을 자제하고, 시민사회가 성역 없는 수사에 열렬한 성원을 보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최근 중견 검사가 뇌물을 받고, 초임 검사가 자신이 수사를 맡은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진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여론이 악화되고, 여기에다 해묵은 내부 갈등까지 폭발하면서 검찰총장이 물러났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앞다퉈 검찰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꺼내들었다. 이제 누가 새 대통령이 되든 검찰 개혁은 흉내라도 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한데 두 후보가 제시한 검찰 개혁안을 보면 우려스러운 대목이 적지 않다. 먼저 중수부 폐지 방침이다. 두 후보는 개혁의 첫 방안으로 중수부 폐지를 꼽았다. 뇌물검사나 성추문 검사와 관계가 없는 중수부를 대체 왜 개혁의 대상에 올렸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대중의 지지가 검찰에서 이탈한 상황에 편승해 정치 권력이 반격에 나선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중수부 폐지의 대안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따로 설치한다든가 상설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것은 사실상 중수부를 이름만 바꿔 존치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검찰의 부패를 방지할 제3의 기관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다. 그런 식이면 이들 제3기관을 감시할 또 다른 수사기관을 만들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검찰의 비리가 경찰 수사와 변호인의 제보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은 지금도 검찰에 대해 견제기능이 작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별도 기관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수사권을 경찰에 주고 검찰은 공소 유지만 맡도록 한다는 방침도 수사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저해하는, 거꾸로 가는 개혁이다. 수사기관의 부패는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 아니던가. 물론 검찰이 조직과 권한을 늘리고, 퇴직검사를 위한 일자리를 만들며, 그들만의 복지를 추구함으로써 관료적 제국을 형성하는 악폐는 막아야 하며, 그것이 정치인들의 책무다. 정치권 스스로 퇴직검사를 영입하지 말고, 고소·고발을 남발해 검찰에 괜한 힘을 실어주는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정치인 스스로 검찰의 칼을 받을 짓을 하지 말아야 하고, 검찰을 이용하지 말아야 하며, 위법을 저지르기 쉬운 정치문화를 입법을 통해 개정해야 하는 것이다. 검찰권 행사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검찰 개혁의 목표라면, 중수부 폐지는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중수부의 간판을 바꿔 단다고 해서 민주성이 창조될 수는 없는 일이다. 기소배심제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구속영장을 오직 검사만 청구할 수 있도록 헌법이 제12조 제3항을 통해 규정하고 있는 이상 검찰 권력을 견제할 실질적 장치는 바로 기소배심제다. 검사가 기소할 때 반드시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의 승인을 받도록 해야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가능한 것이다.
  • 현직검사 구속… 검찰의 치욕

    현직검사 구속… 검찰의 치욕

    김광준(51) 서울고검 부장검사 비리를 수사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씨 측근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내사·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9억원대 금품을 받은 김 부장검사를 배임,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19일 구속했다. 2000년대 들어 현직 검사가 구속된 건 처음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국민들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마음 깊이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에 관한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와 수사 진행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도 인정된다.”고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구속영장을 전달받은 특임검사팀은 영장을 집행, 김 부장검사를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현직 검사로는 1993년 이건개 당시 대전고검장이 슬롯머신 사건으로 구속됐다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 총장은 김 부장검사 구속 이후 즉각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 “향후 특임검사가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할 것이며 모든 의혹에 대해 그 수사 결과를 명명백백하게 밝혀 국민들의 엄중하고 준엄한 비판과 질책을 받겠다.”면서 “내부 감찰 시스템도 점검해 환골탈태의 자세로 전면적이고 강력한 검찰 체제를 구축하고, 국민들로부터 주어진 소임을 다했는지 등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성찰을 통해 전향적인 검찰 개혁 방안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朴, 의정부까지 KTX 연장… 옥탑방·반지하방 양성화 검토

    朴, 의정부까지 KTX 연장… 옥탑방·반지하방 양성화 검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현재 건설 중인 수도권 고속철도(KTX) ‘평택~수서’ 구간을 ‘평택~수서~의정부’ 구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개발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 무허가 건물 양성화 방안을 비롯해 다음 달 종료되는 취득세 감면 연장안, 재건축·재개발의 기부채납 비율 완화 등 부동산 규제에 관한 일부 손질도 논의되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4대 공약’을 국민행복추진위원회를 거쳐 박 후보에게 전달했다. 박 후보가 이 가운데 어떤 것을 실제 대선 공약으로 채택할지 주목된다. KTX 의정부 구간 연장 사업은 사실상 서울·수도권 지역의 유일한 개발 공약이다. 기존 수서~평택 구간(총 61.1㎞) 사업에 30㎞를 더 연장하는 사업으로, 서울·수도권 동북부 지역 570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새누리당은 예측하고 있다. 사업비는 총 2조 5100억원, 연간 운영비는 504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국토해양부에 수도권 KTX 시발역과 종착역을 기존 수서역이 아닌 삼성역과 서울 강북권 등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공식 건의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장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완료되는 한시적인 취득세 감면 조치도 일정 기간 더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워낙 침체돼 있어 취득세 감면 조치를 이어가야 한다는 뜻에서다. 문제는 중앙정부가 취득세 감면 조치로 줄어든 지방 재정 수입을 채워 줘야 한다는 점이다. 복지 재원으로 나갈 곳은 많고, 증세를 언급할 상황은 아니어서 고민거리다. 또 서민들의 표심을 겨냥해 옥탑방과 반지하방 등 소규모 무허가 건물을 합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상업용이 아닌 주거용 건물이어야 하며 소방과 안전 등에 영향이 없는 건물로 제한을 둘 예정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5일 “‘특정 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일부 무허가 건물을 양성화하는 방안”이라면서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도 박 후보 공약에 일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재개발·재건축사업 추진 시 용적률과 고도 제한, 기부채납 비율 등에서 규제가 과도해 손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당 관계자는 “기존 기부채납 비율이 20%였다면 이를 17% 정도로 낮추거나 사업자의 공공시설 부담이 많아지면 그에 상응하는 용적률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오전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사건의 희생자 유족들과 만나 “우리 영토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켜내는 데 있어 어정쩡하게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안보 문제는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송파구 서울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2 전국보육인대회’에 참석해 보육 교사의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내곡동 사저 특검 수사가 남긴 교훈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 특검팀이 어제 30일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팀은 김인종 전 경호처장 등 3명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특히 부지 매입자금 12억원에 대해서 이명박 대통령 아들 시형씨가 증여받은 것으로 판단하고 국세청에 과세자료를 통보키로 했다. 사저 부지를 시형씨 명의로 사들인 것과 관련해 그를 단순 명의수탁자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인 셈이다. 청와대 측이 이런 혐의들을 강력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이 세금 탈루 여부를 조사해 증여세를 부과할지 주목된다. 특검이 시형씨를 직접 조사해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과 관련해 편법 증여가 이뤄진 것으로 결론을 내린 점이 특기할 만하다. 시형씨의 서면 답변서에 의존해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부정했던 검찰수사와는 대비된다. 법원의 최종 판단을 지켜봐야겠지만, 검찰은 ‘봐주기 수사’가 특검으로 이어졌다는 점부터 자성해야 한다. 검찰이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겐 약한 모습을 보이는 한 특검에 의존하는 일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대선 후보들이 상설특검제 도입이나 대검 중수부 직접수사 기능 폐지 등 검찰의 힘을 축소, 견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특검팀은 청와대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 현직 대통령 아들 직접 소환 조사 등 성역 없는 수사 의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시형씨가 사저 부지 매입 자금의 일부로 큰아버지인 이상은 다스 회장에게서 빌렸다는 6억원의 출처를 밝히지 못한 탓이다. 혹시 야당이 추천한 특검이 예단을 앞세워 피의사실을 흘리는 등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한 점은 없는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면서 검찰의 부실수사, 특검제도의 한계 등을 보완하는 제도 개혁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 [내곡동 특검 수사결과] 성역에 가로막힌 특검수사… 시형씨 무혐의 ‘싱거운 결말’

    [내곡동 특검 수사결과] 성역에 가로막힌 특검수사… 시형씨 무혐의 ‘싱거운 결말’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14일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 등 3명을 기소하는 선에서 한 달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성역 없는 수사를 공언하며 대통령 일가 및 청와대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예고했던 데 비하면 싱거운 결말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역대 특검 사상 가장 짧은 수사 기간과 ‘살아 있는 권력’의 노골적인 수사 방해를 감안하면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도 있다. 사법처리 여부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이명박 대통령의 장남 시형(34)씨는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은 무죄로 빠져나갔지만 증여세 탈루 혐의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시형씨 입장에서 보면 실정법 위반으로 법정에 서는 것을 면한 대신 포탈한 세금을 납부하는 경제적 징벌을 받게 된 셈이다. 이 특검은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시형씨에게 빌려준 6억원에 대해 “증여할 의사가 있었다.”고 진술한 점을 인정, 시형씨가 증여받은 돈으로 사저부지 소유권을 얻었다고 결론 냈다.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는 적용하기 어렵게 됐다. 김 전 경호처장과 사저 부지 매입 실무를 담당한 경호처 직원 김태환(56)씨는 시형씨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시형씨의 사저 부지를 감정평가액을 무시하고 적정가보다 싼값에 사들일 수 있도록 했다. 내곡동 부지의 전체 매입가격 54억원 중 시형씨가 11억 2000만원을 내게 하고 나머지를 경호처가 부담했다. 하지만 특검팀이 산정한 적정 가격은 시형씨 측의 사저 부지는 20억 9000만원, 경호처의 경호시설 부지는 33억 700만원이었다. 결국 경호처는 시형씨에게 9억 7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안겨 준 것이다. 이 돈은 국가 예산이고 달리 말하면 국민들이 낸 세금이다. 특검팀은 김 전 경호처장은 배임 행위를 지시한 혐의로, 경호처 직원 김씨에 대해서는 직접 배임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했다. 경호처는 앞선 서울중앙지검 수사(2011년 10월~2012년 6월)에서 아무 탈 없이 끝난 사건을 특검이 재수사에 나서자 증거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호처 심형보(47) 시설관리부장은 사저 부지와 경호시설 부지의 필지별 협의 금액을 산정해 놓고도 검찰 수사에서 “사저 부지와 경호시설 부지에 대해 필지별 매입 금액을 합의하지 않고 통째로 매수했다.”면서 “계약서상 필지별 금액이 기재된 이유는 디지털 예산회계 시스템 입력을 위한 것”이라고 거짓 진술을 했다. 심 부장은 이후 특검팀이 경호시설 부지 매입 집행계획 보고서 등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기존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 경호처 직원 도모씨에게 보고서에 기재된 필지별 협의 금액을 삭제하고 총매입대금 40억원으로만 기재해 보고한 것처럼 보고서 변조를 지시, 이를 특검 사무실에 제출했다. 특검팀은 심 부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상관의 지시에 따른 도씨에 대해서는 경위를 참작해 기소유예하는 대신 대통령실에 징계를 요청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웃음은 승객은 물론 저에게도 묘약”

    “웃음은 승객은 물론 저에게도 묘약”

    “웃음은 승객들에게도 기쁨을 주지만 스스로를 만족스럽게 하는 묘약입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광주역이 최근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름다운 미소 콘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박혜영(38·여·노약자 우선 매표 창구 근무)씨는 12일 “열차표를 파는 일은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때로는 짜증스러운 일도 겪지만 웃음으로 대처하면 아무 탈 없이 넘어간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씨는 “미소는 승객을 가족처럼 모신다는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올 때 더욱 빛이 난다.”며 “승객을 친절하게 모셔야 한다는 직업의식보다는 생활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평소 태도가 이번 테스트에서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1998년 입사해 전남 보성역에서 매표원으로 출발한 그는 이듬해부터 5년간 서울~순천 간 새마을호에 탑승하는 여승무원으로 근무했다. 올해 입사 15년째인 그는 하루 500~600장의 매표를 담당하면서도 빠른 업무 처리와 몸에 밴 친절봉사 정신으로 직장 내에서도 ‘미소와 매표의 달인’으로 통한다. 최근에는 코레일이 선정하는 전국 매표 분야 우수직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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