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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왕릉에 얽힌 이야기속으로

    왕릉으로 소풍을 갔던 기억이나, 서울 지하철역에 선릉·공릉·태릉 등이 있는 것을 보면 조선왕릉의 존재는 친숙한 편이다. 그러나 내년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조선왕릉에 담긴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현직 기자이자 왕릉 문화관광해설자인 한성희씨가 쓴 ‘여기자가 파헤친 조선왕릉의 비밀’(2권, 솔지미디어 펴냄)은 남북한에 있는 42개 조선왕릉에 얽힌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조선왕릉은 단순히 왕과 왕비의 무덤만은 아니다. 풍수지리학·조경학·건축학·석조미술학에다가 역사·정치·경제행정은 물론, 복식·음식문화·제기·의전 등 조선사의 거대한 종합 박물관이다. 저자는 당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정치적 사건부터 풀리지 않는 역사적 미스터리, 왕릉 주변의 자그마한 호기심까지 세심하게 소개한다. 군사정권에 짓밟힌 희릉과 효릉, 예릉, 의릉, 서삼릉 등에서 벌어진 수난사를 들여다보면서 문화재 훼손에 대한 따끔한 경고도 던진다. 또 세종대왕을 황제로 추숭하는 등 왕릉 성역화 작업이 이뤄졌던 것에 대해 비판하고, 많은 사료를 뒤져 ‘연산군이 독살당했다.’는 증거를 당당히 제시한다. 이와 함께 왕릉을 산책하며 발견한 아름다운 사계절의 생명력을 경쾌하게 전달함과 동시에 ‘왜 왕릉 근처에는 숯불갈비집이 많을까.’라는 사소한 호기심까지 충족시켜 준다. 권 1만 5000원.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귀향길이야 가을여행이야”

    ‘한가위에는 가족과 함께 고향집 주변 명승지를 찾자.’4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립공원인 장흥 천관산의 꼭대기에는 40여만평 억새가 은빛 물결로 출렁이면서 멀리 보이는 회진만 푸른 바다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안양면 억불산에는 얼마 전 문을 연 천문과학관에서 망원경으로 보름달과 별을 헤아리며 소원을 빌고 산 아래 수문리에서 키조개와 바지락 무침으로 허기를 달랠만 하다.‘환상의 운전길’이라는 수문리에서 보성 율포리의 해안도로를 달려 해수녹차탕에서 몸을 씻고 전어 구이와 무침으로 힘을 얻는다. 운전대를 살짝 돌리면 초록 애벌레마냥 구릉에 걸려 있는 녹차밭이 싱그럽다. 보성 벌교읍에서 특산물인 참고막을 까먹고 태백산맥의 홍교를 지나면 전통민속마을인 순천 낙안읍성이 들어오고 홍시 달린 감나무가 반긴다. 보름달 아래 석성 위를 거닐고 초가삼간 주막에서 쌀 막걸리로 목을 축여도 좋다. 국도 2호선(부산∼목포)으로 들어서 20분쯤 가면 순천만 다대포 갈대밭이 들어온다. 석양녘에 물든 조각배와 짱뚱어가 뛰노는 갯벌을 보노라면 한폭의 그림이 연상된다.‘전어의 원조’라는 광양시 망덕포구는 영·호남의 관문으로 사계절 관광객들이 붐빈다.‘밤나무 고장’인 광양은 지금 밤송이가 툭툭 터져 반질반질한 알밤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서해안으로는 굴비 철을 맞은 영광군의 해안도로가 칠산 앞바다 갈매기 소리와 해넘이로 이국적인 멋을 연출한다. 법성포에는 굴비정식, 굴비고추장 뿐 아니라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에 조성한 성역화 사업이 마무리 돼 볼거리가 적잖다. 이밖에 담양 추월산과 담양호, 대나무골 주제공원, 죽물박물관 등도 권할만 하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초대석] 김용서 수원시장

    김용서(65) 수원시장은 “지난 임기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재선에 성공한 김 시장의 향후 4년의 다짐이기도 하다. 그는 사실 고질적인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국도 1호선 입체화 사업을 비롯, 지방산업단지조성, 광교테크노밸리 추진 등 산적한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러나 인구 100만이 넘는 도시에 걸맞은 조직과 인력을 갖추지 못해 시정을 펴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면서도 소외 계층을 위한 복지정책과 서민경제만큼은 꼼꼼히 챙겼다. 사실 김 시장만큼 서민의 고통을 잘 아는 단체장도 드물다.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가난과 질병으로 동생 4명을 잃었다. 어렵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이발소 보조, 라디오 기술자 등 안 해 본 일이 없다. 김 시장은 지난 4년간 추진한 역점사업들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만큼 이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이다. 특히 교육과 문화 분야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예술고등학교를 설립해 특성화된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영어마을 운영을 통해 지역의 우수 인재를 집중 육성할 예정입니다.” 또 문화·관광도시를 만들기 위해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성역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화성행궁 앞 광장조성과 전통문화 체험센터 건립 사업 등을 추진한다.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담배인삼공사 수원제조창 부지에 2010년까지 패션과 인테리어, 보석 등의 관련 기업을 유치해 수원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고 2009년까지 디자인센터와 IT분야 창업보육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황우석 불똥… 정치권 ‘세포분열’중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 황우석 파문이 장기화하면서 정치권도 ‘세포분열’을 거듭하고 있다. 여야는 그동안 일단 ‘조사결과를 지켜보자.’는 기본 입장을 보였고, 의원들도 뚜렷한 개별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당은 물론 의원들도 ‘항구적 지지’,‘냉정한 조사’,‘국정조사’ 등으로 엇갈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소속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황 교수에 대한 지속적 믿음을 보였다. 손 지사는 22일 당내 ‘수요모임’ 초청강연에서 “황 교수와 팀이 이뤄놓은 업적이 실수가 있다 하더라도 다음의 생명 과학 발전에 기틀이 되었다는 믿음은 변함이 없다.”면서 “바이오 산업은 황우석 교수의 개인의 문제가 아니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도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면서 “지금이라도 황 교수가 뭔가를 만들어서 짠 하고 발표했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경”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반대로 황 교수에게 의혹의 눈길을 던지면서 냉정한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열린우리당 정장선 제4정조위원장은 지난 20일 “순수과학을 넘어 연구자가 성역화됨으로써 객관적 검증을 못한 책임을 우리 모두 느껴야 한다.”면서 “냉정한 자세로 조사를 지켜본 뒤 사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정협의를 열어 논문조작 근절 등 연구 투명성도 제고하겠다.”고 황 교수와 거리를 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야당을 중심으로 정부의 실책을 비난하는 기류도 강하다. 한나라당은 당 차원에서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있는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정부지원의 문제점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청와대의 불공정 개입 사례가 있는지, 정권홍보를 위해 불법 개입이 없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의원은 황 교수 파문의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정권이 정치적으로 이용한 부분에 대한 국정조사와 함께 특검까지 요구했다. 민노당은 당 차원에서 국정조사 실시에 적극적이다. 한발 더 나아가 황 교수와 관련된 정부예산 철회 및 재검토도 요구했다.박용진 대변인은 “지원과정의 난맥과 정부 대처에 대한 총체적인 조사를 포함해 황 교수에게 지원된 예산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이미 황 교수에게 주어진 예산도 난치병 환자와 젊은 과학도에 대한 지원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노당은 그러나 한나라당 내에서 일고 있는 국정조사 요구 분위기엔 여권을 압박하기 위한 ‘엄포용’이라며 의혹의 눈길을 던졌다.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seoul.co.kr
  • 여수 오션리조트 29일 첫삽

    전남 여수 여자만이 한눈에 들어오는 천혜의 절경에 지정된 오션리조트 특구가 29일 터 닦기 공사를 마치고 호텔 건립에 들어간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2월 여수시 소호동 3만 6585평을 오션(해양) 리조트 특구로 지정, 규제가 풀리면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과 수자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던 이 지역에서 개발사업이 가능해졌다. 이곳에 통일그룹인 ㈜일상이 국내·외 자본 2000억원을 끌어들여 33층짜리 호텔(247실)과 이 안에 1000여명이 들어가는 컨벤션센터를 짓는다. 이어 콘도(240실), 휴양·레저·쇼핑·문화시설 등을 아우르는 워터파크도 착공해 2008년 초까지 모든 건설공사를 마무리한다. 한편 통일그룹 계열인 일상에 대해 이 지역 기독교계에서는 특구 개발이 통일교의 성역화 사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일상의 사업계획은 2012년 세계 박람회 유치에 핵심이 되는 숙박과 위락시설 위주로 하는 것인 만큼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초대석] 김용서 수원시장

    [초대석] 김용서 수원시장

    “수원 화성(華城)은 1796년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계획도시입니다. 국민들의 자긍심 고취는 물론 세계인들이 우리의 문화유산을 체험할 수 있도록 옛 모습대로 복원돼야 합니다.” 김용서 경기도 수원시장은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국가적으로도 소중한 화성이 국책사업으로 복원·보전될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4년 11월 수원지역 여·야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세계문화유산의 보존 및 정비에 관한 법률안’이 1년째 표류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김 시장은 “지난 2003년부터 화성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2700억원을 투입해 화성행궁을 복원하고 화서문 주변 정비사업을 끝냈다.”고 말했다. 또한 1조 4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화성 성곽내 시가지를 18세기 정조대왕 당시의 옛모습으로 복원하는 대역사도 추진하고 있다. 5.74㎞ 둘레의 화성 성곽내 40만평 가운데 도로·공원 등을 제외한 20만평을 복원한다는 청사진이다. 성 내부의 경우 전문가 고증을 바탕으로 200여년전 축성 당시 모습으로 재현해 용인의 민속촌과 같은 관광명소로 조성한다. 성곽내에서의 건물의 높이·도색·지붕·외장 등을 규제해 박제(剝製)와 같은 민속마을 등에서 느낄 수 없는 살아있는 조선시대 모습을 재현한다는 복안이다. 이를위해 2004년 10월 대한주택공사와 화성복원 및 정비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김 시장은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빨리 통과되어야만 이같은 계획이 원활히 추진되고 기간도 당초 2020년 완공에서 2014년으로 6년가량 단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그동안 화성 복원을 위해 지원되는 정부 예산은 연간 5억∼10억원에 불과해 자체예산으로 매년 500억원씩 2500억원을 마련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가의 재정적인 뒷받침이 없어 사업이 늦어지고 이로인해 성곽 인근 주민들이 수십년간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 등 불이익을 받아 왔다.”며 “화성이 비단 수원만의 유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랑인 만큼 국책사업으로 추진되어야 마땅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천주교 성지인근 골프장 논란 주민·종교계 갈등 비화조짐

    경기도 안성 ‘미리내 성지’ 인근 골프장 건설문제(서울신문 6월17일자 보도)가 천주교측과 이 지역 주민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안성시에 따르면 양성면 북부 이장단과 북부발전위원회는 지난 3일 노곡 삼거리에서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갖고 “천주교측의 마을 사유지 성역화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주민들은 성명서를 통해 “천주교측이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성지와 4㎞ 정도 떨어져 있는 마을까지 국립공원이나 이에 준하는 정도로 개발이 제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이는 주민들을 무시하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주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재산권이 부당하게 침해 당해왔다.”며 “천주교측이 어떤 논리로 개발 제한을 말하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천주교측은 성지 보존을 위해 개발제한을 내세우면서도 자신들은 성지안에 대형 고급 유료 실버타운을 건설하면서 산을 깎아내리고, 자연을 파괴하는 위선적인 행동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부발전위원회 황교관 위원장은 “천주교측은 성지의 경계를 명확히 제시해야 함은 물론 성지를 내세워 재산권을 침해하는 억지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성시는 천주교측의 반발을 이유로 S건설이 지난 2월 골프장 건설을 위해 제출한 ‘도시계획 입안서’를 반려했다.㈜S개발은 지난 2002년 11월 양성면 미산리 일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립을 추진해 왔다.안성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호국보훈의 달’ 뜻깊은 나들이

    ‘호국보훈의 달’ 뜻깊은 나들이

    호국 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강북구 우이동·수유동 북한산 자락에 있는 순국선열, 애국지사의 묘역 등을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자녀들과 함께 이들 명소를 산책하면서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고 건강도 다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녀들과 함께 가면 큰 교육 효과 수유동에 위치한 국립 4·19묘지는 1960년 4월19일 자유당 부패정권과 3·15 부정선거를 맞서 민주화 꽃을 피운 애국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지난 63년 9월 건립된 묘지에는 당시 사망한 274명의 영령이 모셔져 있으며 정부의 성역화 사업으로 93년 10월 1만 3000평을 4만 1000평으로 넓혔다. ●4·19묘지 ‘2개 코스’ 각각 90분 걸려 4·19묘지를 중심으로 두 가지 코스를 만들어볼 수 있다. 모두 1시간30분 안팎으로 산책할 수 있다. 4·19묘지에서 백련사를 올라가는 길에 현제명(조선음악가협회 창설)→신숙(천도교 상하이에 전파·한국독립군 참모장)→김도연(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서상일(대동청년단 조직)→김창숙(매국 5적 상소로 옥고, 상하이 임시정부 의정원 부의장)→양일동(상하이 임시정부 가담으로 옥고) 선생의 묘지가 있다. 또는 4·19묘지에서 이준 열사(1907년 헤이그 만국 평화회의에 고종밀사로 참석했으나 일본 반대로 자결)→신익희(상하이 임시정부 의정원 부의장)→김병로(항일 변호사단체 창설·독립투사 무료 변론)→광복군 합동묘역→이시영(만주 신흥무관학교 창설·임시정부 법무총장·초대 부통령)→유림(한·중 항일군 조직·부흥회 조직) 선생의 묘역을 돌 수도 있다. ●3·1운동 지도자 길러낸 봉황각 우이동 유원지에서 도선사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봉황각(鳳凰閣)은 의암 손병희 선생이 1912년 천도교 교역자들에게 종교적 수련을 통해 일제시대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지도자를 훈련시키던 장소다. 이 곳에서 양성된 교역자들은 전국으로 퍼져나가 1919년 3·1운동의 지도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50m 떨어진 곳에는 손병희 선생의 묘소가 있다. 건물 평면이 ‘궁을’(弓乙)자형으로 천도교의 핵심사상인 우주만물의 순환작용과 활동을 형상화한 ‘궁을사상’을 반영한 것이다. 한식 목조건물로 건축사적인 의미도 뛰어나 서울시 유형문화재 2호로 지정됐다. 도선사는 신라경문왕 때(862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조선시대 말기인 1904년 국가기원본찰로 지정됐다. 도선사 마애석불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34호로 지정됐다. 석불 앞 대리석 바닥은 불공을 드리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김석진 선생 순국한 창녕위궁재사 번동 드림랜드 입구에 있는 창녕위궁재사(昌寧尉宮齊舍)는 조선시대 제23대 순조의 둘째딸인 복온공주와 부마 김병주 선생의 재사(齊舍)다. 인조 때 영의정까지 지낸 신경진의 별장이었으며 복온공주의 후손인 김석진 선생이 한일합병의 울분을 참지 못하고 순국자결한 곳이기도 하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 가볼까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 가볼까

    1908년 일제가 대한제국 시대에 ‘경성감옥’으로 만들어 1987년까지 ‘서울구치소’로 쓰였던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그동안 서대문감옥, 서울교도소 등 여러번 이름이 바뀌었지만 한국근현대사의 아픔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일제시대에는 4만여명의 애국지사들이 투옥됐고 해방 이후에도 민주화 운동자들이 수감됐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지난 98년 문을 연 뒤 현재 역사교육의 현장뿐만 아니라 드라마·영화 촬영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 등으로도 애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 관련 망언 등의 문제와 맞물려 방문객은 하루 평균 2500여명에서 5000여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고증 거쳐 일제시대 상황 재현 역사관 양성숙 학예사는 “일제가 우리민족에게 저지른 일을 관람객에게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견학코스로 인기가 높다.”며 “국가기록원, 국사편찬위원회 문서 등을 바탕으로 철저한 고증을 거쳐 당시 상황을 재현해 놓았다.”고 말했다. 역사관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일제시대 때 ‘보안과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역사전시관’이다. 벽에 만들어진 관이라는 뜻에서 ‘벽관’으로 불렸던 고문기구에 직접 들어갈 수 있다. 김현지(공릉초6)양은 “사람 한 명이 간신히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사흘 동안 이 곳에 갇히면 온몸이 마비되어 죽게 된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몸서리를 쳤다. 밀랍인형이 잔혹한 고문장면, 옥중투쟁모습 등을 재현한 장면도 볼 수 있다. ‘제13옥사(공작사)’에서는 벽에 뚫린 구멍에 머리를 넣으면 전기고문을 당하는 착각이 들도록 의자가 부르르 떨리는 전기고문, 손톱을 빼는 고문, 상자에 가둬놓는 고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유관순 열사가 순국했다는 여성옥사(일명 유관순굴)에서는 높이는 1.48m로 허리를 똑바로 펼 수도 없는 1평 미만의 독감방들을 볼 수 있다. ●‘모래시계’ 배경이 됐던 사형장 역사관 뒤편에 자리잡은 사형장은 80년대 암울했던 시대상을 그린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태수(최민수 역)가 우석(박상원 역)에게 ‘나 떨고 있니?’라는 유명한 대사를 남긴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애국지사에 대한 성역화 작업과 유족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이 곳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사형장에 들어서면 사형수들이 붙들고 통곡했다는 ‘통곡의 미루나무’ 한 그루가 관람객들을 맞는다. 사형수들의 한이 서려 있어 미루나무가 잘 자라지 않는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일제시대 당시 400여명이 이 곳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것으로 추산된다. 사형장 안에는 사형수가 앉는 의자 위로 당시에 실제로 쓰였던 굵은 동아줄이 내려져 있다. 개폐식 바닥이 내려가면 의자가 떨어지면서 사형이 집행되는 방식이다. 사형장 바로 옆에는 일제가 사형을 집행한 시신을 형무소 밖 공동묘지까지 몰래 버리기 위해 뚫어놓은 비밀통로인 ‘시구문’이 있다. 일제가 만행을 감추기 위해 이 곳을 폐쇄했으나 92년 입구에서 40m까지 복원됐다. ●봄나들이 코스로도 가볼만 역사관에는 세월의 흔적을 알려주는 철근 녹슨 자국, 바래진 외벽 등이 남아 있어 사진동호회나 ‘디카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실제 수형시설이었던 ‘10·11·12옥사(獄舍)’는 역설적이게도 신혼부부들의 웨딩촬영장소로도 종종 쓰인다. 인물을 생생하게 보이게 하는 빨간색 벽돌건물이 시내에서 흔치않다는 게 이유다. 역사관인 영화 ‘친구’,‘광복절특사’, 드라마 ‘토지’ 등의 배경으로 쓰이기도 했다. 역사관은 2시간에 20만원의 장소이용료를 받지만 지나치게 상업적인 목적으로는 대여를 해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관람료는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3호선 독립문역에서 내려 서대문형무소박물관 출구를 찾으면 된다. 문의 (02)363-9750. 글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박정희 친필 현판 떼어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인 충남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 윤봉길(1908∼1932) 의사의 사당 충의사 현판이 1일 한 주민에 의해 무단 철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0분쯤 양수철(46·서천뉴스대표 겸 서천문화원장)씨가 높이 2m인 사당 담을 넘어 침입,30여분만에 현판을 철거한 뒤 테두리만 현장에 버리고 가져갔다. 양씨가 침입할 때는 개관 이전이고 직원들도 출근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이를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으로 가져가 기자회견을 한뒤 사라졌다. 현판은 도끼로 찍혀 세 조각으로 부서져 있었다. 이 현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8년 윤 의사 사당을 건립한 뒤 직접 쓴 것으로 가로 183㎝, 세로 83㎝ 규모의 검은색 바탕에 흰색 한자로 ‘충의사(忠義祠)’라고 쓰여져 있다. 양씨는 이와 관련,“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윤봉길 의사의 사당에는 친일파 박정희가 쓴 현판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국가가 나서서 철거해야 하는데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아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67년부터 1974년까지 충의사 성역화 사업으로 부지 4만 4788평에 생가와 윤봉길 의사 기념관 및 사당을 조성했고, 이곳은 1972년 사적 229호로 지정됐다. 양씨는 이날 오후 7시쯤 경찰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았으나 부서진 현판은 가지고 오지 않았다. 경찰은 양씨를 공용물 손상 등 혐의로 입건했다. 박 전 대통령이 쓴 현판이 무단 철거되기는 2001년 11월 곽태영 박정희기념관 건립반대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 등 2명이 떼낸 서울 종로 탑골공원 정문 ‘삼일문’ 현판에 이어 두번째다. 이들은 공공기물 파손죄로 입건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마니아] 뭔가에 푹~ 빠진 노인들

    [마니아] 뭔가에 푹~ 빠진 노인들

    서울 종로구 경운동에 있는 서울노인복지센터에는 하루평균 3000명 이상의 노인들이 찾는다. 이곳에 오는 어르신은 대부분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만으로 즐거워한다. 하지만 최근 좀더 특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인생을 즐기려는 분들이 크게 늘어가고 있다. 센터에서도 이같은 어르신들을 위해 강사를 초빙하거나 장소를 마련하는 등 지원에 여념이 없다. 한글배우기, 컴퓨터, 전통춤, 탁구·배드민턴 등 운동에 이르기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동아리에 든 노인들에게는 주말도 따로 없다. 지난 26일 토요일 오전,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찾아 동아리 활동에 ‘푹 빠진’어르신들을 만났다. 어르신들은 “우리도 마니아”라고 입을 모았다. ●한글동아리 ‘해바라기’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운 것이 한글같아. 받침은 왜 이리도 많은지, 그냥 소리나는 대로 하나로 쓰면 안 되나.” 머리를 긁적이며 지청구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영락없이 한글을 배우는 초등학생 모습이다. 토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한 ‘해바라기’동아리의 한글배우기가 11시가 넘도록 진행되고 있었다.‘해바라기’는 한글을 익히지 못한 노인들이 모여 한글을 공부하는 동아리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다른 지역의 노인센터보다 남성비율이 월등히 높아 대부분의 동아리도 할아버지들 위주로 꾸리고 있다. 하지만 ‘해바라기’만큼은 할머니들이 꽉 잡고 있다. 사실 이같은 현상은 여자들을 교육시키지 않았던 구시대의 악습이 낳은 결과지만 ‘해바라기’에 모인 할머니들은 “그 딴거 따져 뭐해.”라며 오로지 공부에만 열중한다. 선생님은 센터에 나오는 노인 가운데 고등학교 교감 출신인 장인석(67) 할아버지가 맡고 있다. 일종의 자원봉사다. “현직에 있을 때도 어린 학생들이 질문을 별로 하지 않아서 안타까웠는데 우리 어르신들도 마찬가진 것 같아. 질문도 하지 않으면서 어렵다고 하소연만 해.(웃음)” 장 할아버지는 “나이들어 공부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수업시간 빼먹지 않고 숙제 꼬박꼬박 해오는 것을 보면 대견하다.”고 ‘할머니 학생’들을 자랑하기도 했다. ‘해바라기’는 교실에서 공부하는 동아리이기 때문에 동아리 회장이 아닌 반장이 있다. 반장인 박의저지(75) 할머니는 “수업시작할 때 ‘차렷, 선생님께 경례.’라고 외치는 것이 가장 재밌다.”고 말한다. “학교를 제대로 못 다녀서 그런가봐요. 이렇게라도 그 한(恨)을 푸는 거지 뭐.” 박 할머니는 ‘해바라기’에 가입한 지 벌써 1년이 넘고 있어 선배축에 낀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교재를 알려주거나 ‘개근’하도록 독려하는 일도 모두 박 할머니 몫이다. 수업에 두번째 나왔다는 이강임(63) 할머니는 “후배가 선배의 말을 잘 들어야죠. 안 그럼 혼나지.”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항상 앞자리에 앉아서 수업에 열중하는 장연화(70) 할머니는 집 근처에 노인센터가 있는데도 굳이 이곳을 고집한다. “의리를 저버릴 수가 없잖아. 그리고 이곳에 친구들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고 또 배우던 것도 끝까지 마무리지어야지.”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지난 2001년 4월1일 개관해 햇수로 5년째를 맞고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실버센터’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 옛 통계청연수원 건물에 들어선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인근 탑골공원 성역화 사업에 따라 이곳을 떠나야 하는 노인들을 위해 마련됐다. 노인복지센터는 또 노인들이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곳에 머물지 않고 노인들에게 자원봉사나 재취업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의 노인이 이용하고 있다. 센터는 노인들의 다양한 여가활동을 위해 대형 스크린과 노래방 시설을 갖춘 영화관람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샤워실과 이·미용실, 인터넷 등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는 컴퓨터교실, 수지침을 교육하는 한방교실 등이 열린다. 모든 시설 이용이 무료다. 5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체력단련실에는 러닝머신과 자전거운동기, 마사지의자를 설치했다. 노인들이 스스로 건강상태를 체크한다. 이와 함께 건물 옥상에는 투명 가림막을 설치하고 인조 잔디를 깔아 넓고 트인 공간을 확보했다. 노인들끼리 모여 조직한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다.2001년 8월에 취임한 지완 스님이 현재 관장을 맡고 있다. 문의 (02)739-9501~3.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장수춤 동아리 ‘장수한량무’ 서울노인복지센터에는 ‘장수춤’마니아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다.‘장수춤’은 서울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에서 개발한 노화방지 춤이다. 주말 이른 오전인데도 2층에서 가장 큰 강당에는 30여명의 어르신들이 사뿐사뿐, 하늘하늘 춤을 추고 있었다. 모두 ‘장수한량무’동아리 회원들이다. “손끝이 돌아가는 품새가 멋지지 않나요. 우리 동아리는 장수춤에 관한 한 전국 제일이라고 자부해요.”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김순호(74) 할아버지는 “각종 경연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도 거뒀고 또 여기저기 노인센터에서 공연요청도 들어온다.”면서 동아리 자랑부터 했다. 김 할아버지는 “한·일 월드컵이 있던 해에 잘 뛰는 젊은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몸을 멋지게 움직여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나이가 많으니까 구기(球技)보다는 센터에서 하는 장수춤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언뜻 봐도 춤 동작들이 다양하고 몇몇 동작들은 어려워 보였지만 열을 지어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노인분들은 틀리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었다.‘장수한량무’에서 85세로 최고령인 황의선 할아버지도 ‘70대 젊은이’ 못지 않게 춤사위가 구성지다. “나이들수록 머리를 쓰고 몸을 움직여야 해. 그런 점에서 볼 때 장수춤이 최고야.” 센터에서 동아리활동 지원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사 김현미(25)씨는 “‘장수한량무’는 어르신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동아리”라고 귀띔했다. “지금은 연습이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모두 평상복 차림이지만 정식으로 공연할 때는 도포, 갓 등을 갖추게 돼요. 그러면 춤이 더 멋있어 보이죠. 아무래도 다른 어르신들도 그런 모습을 부러워하시는 것 같아요.”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컴퓨터 동아리 ‘P&P’ ‘컴도사’를 꿈꾸는 어르신들이 모여있는 컴퓨터동아리 ‘P&P’의 교실 분위기는 다른 곳에 비해 사뭇 진지하다. 그도 그럴 것이 칠판에 적혀 있는 내용들이 죄다 영어고, 용어들도 어려워서 선생님 말씀을 한 번만 놓치면 그 날 수업은 공치기 때문이다. ‘P&P’는 people(사람)과 peace(평화)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컴퓨터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에게 평화로움을 전하자는 거창한 의미를 갖고 만들었다. ‘P&P’활동을 오래한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도 어려워하는 홈페이지도 척척 만들어 낸다.‘P&P’에서는 백발이 희끗희끗한 할아버지들이 ‘홈피’ ‘카페’ ‘싸이월드’ 등 젊은이들이 쓰는 단어를 편하게 사용하는 이채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P&P’에서 서해용(72)·김분이(70) 부부 어르신이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나이든 어르신들도 컴퓨터에 관심이 많다.”면서 “하지만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호기심때문에 접근하지만 너무 어렵기 때문에 고비를 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고 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고비만 넘기면 ‘홈페이지’정도는 거뜬하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황인준(68) 할아버지는 인터넷 다음에 ‘계수나무’라는 카페까지 개설해 운영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요새는 저작권 때문에 카페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게 할 수 없는 게 제일 큰 불만이야. 그렇다고 법을 어길 수도 없고….” 황 할아버지는 컴퓨터만 있으면 하루 종일 심심하지 않다는 컴퓨터 마니아다.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해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따려는 목표도 세워 놓았다. “나이 먹어서도 뭔가 한가지에 열중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야. 그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노인들은 모두 한 분야에서는 마니아가 되는 것이 좋아.”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조계사, 전통문화중심으로 탈바꿈

    조계종 총본산인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조계종은 2일 2008년까지 조계사를 전통문화의 중심공간으로 조성하는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 성역화 불사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성역화 계획에 따르면 조계종은 오는 2008년까지 총 250억원을 투입해 조계사를 서울 도심의 문화중심 공간으로 정비한다. 우선 조계사 경내 2600여평 대지에 일주문을 비롯해 보제루,3층목탑인 만불보전, 극락전 등을 해체복원하거나 신축하게 된다. 현재 보수 공사가 한창인 대웅전을 빼놓곤 경내의 모든 건물을 새로 짓는 대규모 불사다. 조계종은 1단계로 대웅전 보수를 마무리짓고 일주문, 보제루, 문화사업관, 극락전, 지하식당을 정비한 뒤 종각, 지하보도, 지하주차장, 종무소 및 신도회 사무실, 신도회관에 이어 만불보전, 해탈문 재건 등 5년간 총 4단계에 걸쳐 성역화 불사를 진행한다. 이 가운데 목탑 만불보전은 가장 뛰어난 건축물로 세운다는 복안이다. 조계종은 조계사를 정비한 뒤 인근 경복궁과 인사동을 연결하는 문화벨트를 조성, 조계사를 서울의 문화중심 공간으로 만들어 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조계사와 인사동을 잇는 지하보도와 지하상가를 만들어 인사동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조계사에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계종은 이같은 불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조계사를 중심으로 경복궁-인사동까지 연결되는 문화벨트뿐만 아니라 스님들의 교육·신행·수행 공간과 일반 신도·시민·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열린 휴식공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말 지금의 수송공원에 창건된 각황사부터 시작된 조계사는 그동안 조계종 총본산의 명성에 맞는 도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조계사측은 따라서 그동안 이같은 불사를 위해 주변 부지 매입에 매달려 왔지만 별 진전이 없어 현재 소유하고 있는 토지를 중심으로 불사를 시작하게 됐다. 조계사 주지 원담 스님은 “이번 불사는 크고 작은 조계종 내분 탓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갖고 있는 조계사의 좋지 않은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며 “일반 신도들과 서울시 당국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불사 추진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참여정부 규제개혁] “강도 센 기업규제 오히려 늘었다”

    [참여정부 규제개혁] “강도 센 기업규제 오히려 늘었다”

    선진화된 규제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며 투명성,예측가능성,일관성의 원칙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많은 학자들의 중론이다.하지만 이들은 규제 개혁과 관련한 전경련의 일관되고 지속적인 요구에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전경련이 국회 재경위 소속 열린우리당 채수찬 의원에게 제출한 지난달 23일 비공개 워크숍 발표문을 보면 회원사 450개중 규제개혁 체감도 설문에 응답한 360개사의 83%인 299개사가 부정적 응답을 했다. 전경련은 이날 또한 “참여정부 들어 기존 규제개혁 추진은 부진한 반면,규제강도가 큰 신설 기업규제가 증가했다.”고 정부를 비판하며 정면으로 맞서는 등 ‘과감한 모습’도 마다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전경련이 현 정부 규제 개혁 추진의 ‘부진한 실적’과 낮은 체감도,부작용 등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기한 것은 결국 ‘재벌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으로 귀결된다. 이들이 ‘핵심 규제’로 꼽는 내용을 보면 의도는 명확해진다.▲출자총액규제와 채무보증금지 ▲공장총량제 ▲정리해고·파견근로 제한 ▲지주회사 설립규제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등 대기업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부분들이다.중소기업의 이해 관계와는 본질적으로 거리가 먼 내용들이라는 지적이다. ●공무원 의식·형태 그대로 전경련은 “대부분 핵심 규제는 정치논리로 성역화되어 규제 개혁이 절차적 규제 중심으로 추진되는 경향이 있고 규제 집행 공무원의 의식과 행태가 바뀌지 않아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고 정부와 공무원의 행태를 동시에 비판했다.또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산업경쟁력 약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기업의 해외이전을 촉진시키고 외국인 직접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은근한 압력’도 서슴지 않았다. 전경련이 자체 분석한 규제개혁 체감도 저하의 주된 원인은 ‘핵심 규제’의 정비 미흡과 함께 기업 지배구조,수도권 입지,안전,환경 등 동일한 행위에 대해 여러 부처에서 중복규제하는 점을 들고 있다.예를 들어 ‘사업장 안전관리자 선임의무’는 6개 부처와 16개 규제법률이 있고,‘중소기업정책자금’은 11개 부처에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부처 중복규제도 불만 또한 지속적으로 규제를 신설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규제의 신설 또는 강화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이나 심사가 불충분하고 규제개혁위 심사를 회피하기 위해 정부입법 대신 의원입법을 발의하려는 경향도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전경련의 이러한 입장을 일축하며 오히려 현 정부 들어 규제개혁은 선진화됐다고 말한다. 방송대 경제학과 김기원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재벌 체질 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부분,카드대란 이후 규제 신설 등이 있을 뿐 현 정부 들어 규제가 특별히 더 강화된 것은 없다.”면서 “재벌들이 경제 불황을 기회로 틈만 나면 이같은 논리를 반복하며 정부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대 경제학과 장상환 교수 역시 “출자총액제한,금융계열사 의결권 규제,도시 팽창에 따른 토지이용의 규제 등은 오히려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기업의 요구에 응할 경우 무원칙하게 대기업의 이익만 좇는 식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신채호 선생 묘 훼손… 눈물흘린 며느리

    “유족이라고는 암 투병중인 저 하난데 아버님 묘가 자꾸 훼손되는 걸 어떻게 보란 말입니까.” 단재 신채호 선생의 며느리 이덕남(61·서울 강남구 포이동)씨는 선생의 봉분 이장에 실패하자 주저앉아 눈물만 흘렸다. 이씨가 기습적으로 시아버지의 묘를 이장하려고 한 것은 22일 오전 5시쯤.이씨는 인부와 굴착기를 동원,충북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에 안장된 선생의 유골을 이장하려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은 군청 직원들의 제지를 받고 그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씨는 “최근 몇년간 아버님의 묘소가 14차례나 붕괴돼 군과 충북도에 이장 등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수차례 얘기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기에 마냥 기다릴 수만 없어 이장하려고 했다.”고 항변했다. 청원군 관계자는 “7월 장마로 붕괴된 선생의 묘 근처에 700여만원을 들여 수맥차단작업까지 벌인 와중에 이씨가 갑작스럽게 묘지를 이장하려고 해 당황스럽다.”며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역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단재 신채호 선생의 유골이 선생의 고향 충북 청원군에 안치된 것은 1937년.충북도는 지난 93년 선생의 묘를 충북지방기념물 제90호로 지정,관리해 왔다. 문제는 98년 청원군이 묘지 성역화작업의 일환으로 선생의 묘 주변 방풍림을 제거하면서부터 봉분이 14차례나 붕괴된 것.며느리 이씨는 현재 묘지에서 50여m 떨어진 곳은 붕괴의 위험이 없다며 군에 누차 이장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군은 “매입에만 3년 이상 걸린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청주 연합
  • [열린세상] 軍도 이대론 안된다/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현역 육군대장이 공금을 전용했다는 의혹을 군 수사기관이 조사 중이라고 한다.우리 군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물론 일부의 비리로 군 전체가 매도돼서는 안 된다.대부분의 군인들은 열악한 여건에서도 애국심만으로 묵묵히 맡은 직무에 충실하고 있다. 그렇지만 분명 우리 군은 변해야 한다.이것은 단순히 비리 척결의 문제가 아니다.묵은 때를 떨어버리고 새로 태어나는 대대적인 구조 개혁과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 몇 년 전 1999년도 국방예산을 분석하면서 느꼈던 실망감이 새삼 떠오른다.당시 IMF체제로 많은 국민들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온 나라가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군의 개혁과 구조조정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육군 중장급 7명과 소장급 17명이 국방부가 정해 놓은 정원조차 초과하고 있었고 대령급은 76명이나 정원을 넘어서 있었는데도,줄어들기는커녕 영관급 장교 137명과 위관급 장교 139명의 증원이 예산에 반영돼 있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군 개혁을 시도한 바 있다.국방부는 20∼30년 후의 미래 안보환경에 대비한 국방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국방개혁을 단행한다는 목표 아래 1998년 4월 ‘국방개혁추진위원회’를 설치해 ‘국방개혁 5개년 계획’(1998∼2003년)을 수립하고,군 구조개혁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당시의 발표로는 2015년을 목표연도로 육군을 35만명으로 줄이는 것을 비롯해 군 병력을 40만∼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고,1군과 3군을 지상작전사령부로 통합하고,2군도 일부 군단 및 부대를 통폐합해 후방작전사령부로 개편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군대조직을 개편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만만한 국군간호사관학교를 폐교시키려다 여성계의 반발로 취소한 것이 전부다. ‘참여정부’ 들어와서 군은 더욱 성역화돼 버렸고,개혁의 무풍지대가 됐다.‘국민의 정부’에서는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군 개혁을 위한 시도라도 했다.그러나 현 정부는 군 개혁에 대한 구상이나 개념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듯하다.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자주국방이라는 구실 아래 국방예산의 대폭증액을 통한 마구잡이식 군비증강이 추진되고 있고,MD(미사일방어) 참여로 미국의 군사전략 체제에의 편입이 가속화되고 있다.경제난으로 인한 긴축재정에도 불구하고 금년도 국방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8.1%가 증가했다.탈냉전 후 최대의 증가율이다.전체 예산증가분의 60% 이상이 국방예산에 배정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국방비 증액이 장기적인 목표와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니라 미국의 압력에 의해 즉흥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증액된 국방예산의 상당 부분이 미국제 무기 도입에 충당되고 있다.특히 미국의 MD와 관련된 무기체제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 이라크 파병문제의 파행적 모습과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상과정에서 보인 국방부의 굴종적 태도는 군 개혁의 필요성을 다시금 절감케 해 주었다. 국방목표를 미래지향적으로 재설정해야 한다.이를 위해 ‘북한 주적론’은 폐기돼야 한다.남북관계의 차원을 떠나 한국의 미래지향적인 안보정책 수립과 군의 개편을 위해서도 시급하기 때문이다.우리의 안보정책과 군 구조는 통일시대에 대비해 북한을 ‘주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잠재 적’을 대상으로 해 재정립돼야 한다. 방만한 군 구조와 조직에 대한 과감한 개편을 추진하고,군의 인적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병력 1만명당 장군 수를 비교할 때,우리나라는 7명으로 미국의 5명,프랑스의 4명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으며,전체 장교에서 장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미국의 2배에 달한다.군 수뇌부에 대한 대폭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새로운 시대정신을 지닌 유능하고 참신한 젊은 장군과 장교들이 군의 중추세력이 돼야 한다. 군의 개혁은 한시도 미룰 수 없다.군 자신을 위해서도 변해야 한다.자기 살을 도려내는 아픔과 고통을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이대로는 정말 안 된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 통영 케이블카 사업 ‘진퇴양난’

    경남 통영시가 추진하는 미륵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진퇴양난에 빠졌다.이미 40여억원 예산이 투입됐지만 환경단체와 불교계의 반대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더구나 불교계의 청원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오해마저 생겨 일이 꼬이고 있다. 20일 통영시에 따르면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 토지 수용문제를 놓고 대한불교 조계종 용화사측과 협의가 안 되고 있어 착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시와 용화사측은 최근 미륵산 성역화사업 지원육성을 논의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용화사측이 미륵산 정상에 미륵대불을 봉안할 계획인데 반해 시는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살리기 위해 장소변경을 요구했던 것.이같은 사실은 전임 시장의 용화사 경내 미륵불 및 대웅전 건립지원 약속을 신임 진의장 시장이 이행치 않으려는 것으로 오해를 샀으며,이는 지역 불교계의 내부갈등을 불러와 사업자체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시민여론도 악화돼 사업을 포기해야 할 상황까지 왔지만 이미 사업비(126억원)의 30%정도가 투입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형편이다.시는 시공자로 선정된 ㈜효성을 통해 지난해 7월부터 선급금 25억원을 지불하고 스위스로부터 케이블카의 구동 제어시스템 등 주요 기계와 부품을 수입했다.여기에 타당성 조사 및 설계용역비 등으로 지출한 18억원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은 43억원에 이른다. 통영 이정규기자 jeong@˝
  • 조계종 ‘불교역사문화관’ 문열다

    조계종이 종단 총본산 성역화 사업의 하나로 건립을 추진해온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본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2002년 4월 기공식 후 2년여 만에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의 본관 건물 건립공사를 마무리짓고 17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내 이 기념관 1층홀에서 1차 준공식 및 마애삼존불 부조물 제막식을 가졌다. 준공식은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비롯한 종단의 요인들과 문화관광부 오지철 차관,청와대불자회 조윤제 회장,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열렸으며 준공식이 끝난 뒤 1층홀 벽면에 설치된 국보 제84호 서산마애삼존불 부조물 제막식이 있었다. 이날 준공된 지상 4층,지하 4층 규모의 기념관 본관에는 현재 중앙종무기관 행정센터가 입주해 업무수행을 하고 있으며,국제회의장과 전통문화공연장이 들어서는 2차 공사는 연말까지 모두 완료될 예정이다.공사가 마무리되면 이 기념관은 총무원,종회 등 종단 행정기관 말고도 불교중앙박물관,전통문화예술공연장 등이 들어서 전국 25개 교구 본사를 총괄하고,교육과 포교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총무원 청사로 사용되며 현대 조계종의 역사를 증언했던 불교중앙회관은 이달 말쯤 철거가 시작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며 그 자리에 지상 2층,지하 4층의 국제회의장과 전통문화기념관이 들어서게 된다. 불교중앙회관은 지난 1971년 당시 총무원장 청담 스님의 지시로 기공된 후 우여곡절을 거친 조계종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핵심 건물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불사기금 모금 후원의밤 행사

    불교 조계종은 서울 견지동 조계사 경내에 연면적 5085평,지하 4층,지상 4층 규모로 추진중인 불교역사문화기념관 건립을 앞두고 ‘한국불교총본산 성역화 불사기금 모금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를 22일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었다. 행사에는 조계종 스님과 신도,한화갑 민주당 대표,하순봉 한나라당 최고위원,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고건 전 서울시장,박준영 전 청와대 비서실장,대선후보 장세동 이한동씨,국회의원 추미애 김근태 임진출씨 등 정관계 인사를 비롯한 각계 인사 450명이 참석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종교단신/ 21일 김운회신부 주교서품식 外

    ■21일 김운회신부 주교서품식 지난달 교황 요한 바오로2세로부터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와 바데시 명의주교로 임명된 김운회(루가·사진)신부의 주교서품식이 21일 오후2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다.(02)727-2023. ■인도체험 자원봉사자 모집 크리스챤아카데미는 인도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한다.내년 1월6일부터 5월 초까지의 일정으로 짠 4개월 코스의 장기봉사와,내년 1월6일부터 25일까지 3주간의 단기봉사로 나눠 오는 30일까지 모집한다.대상은 20∼35세의 남녀.(02)993-5573. ■불교 총본산 성역화 후원의 밤 조계종 총무원이 추진하는 ‘한국불교총본산 성역화 불사 기금 모금을 위한 후원의 밤’행사가 오는 22일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다.총무원 산하 ‘한국불교 역사문화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정대)는 지하 4층,지상 4층,연면적 5085평 규모의 불교역사문화기념관 건립을 위해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법회에 들어간다.(02)737-3975.
  • [대~한민국 24시] ‘노인천국’ 종묘광장

    ‘환갑을 훌쩍 넘긴 당신의 외로운 아버지는 오늘도 어느 공원 한 구석에서 짝을 찾고 있을지 모른다.’3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훈정동 90 종묘 앞 광장.어떤 이들은 이곳을 종묘공원으로 잘못 알고 있기도 하다.아무튼,이 무렵 종묘 입장권 매표소 앞 잔디밭에서는 한바탕 춤판이 벌어졌다.앉은 이들도 빈 페트병을 두드리며 장단 맞추기에 골몰했다. 덩실 더덩실 돌아가는 춤판의 주인공은 남녀 노인 8명이었다.옆에 나뒹구는 술병이 말해주듯 얼굴은 불그레 물들어 취기가 오른 모습들. 노인 쉼터의 ‘원조’는 종묘에서 버스한 정거장 거리인 종로3가 탑골공원(파고다공원)이지만 지난해 3월부터 독립운동 발상지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새 단장을 하느라 1년간 폐쇄하면서 ‘놀이터’로는 잊혀져 버렸다.그렇다고 새 둥지를 멀리서 찾을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낙원동’이라 부른다= 이 역시 인근 동네 이름이 낙원동이어서 잘못 붙여진 것.하지만 적어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 아직까지 ‘토’를 다는 이는 없다. 해가 일찍 뜨는 요즘 4만2000평에 이르는 드넓은 광장의 하루는 오전 8시쯤 하나 둘 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열린다.이날도 신문지나 두툼한 마분지,바둑·장기판 등을 옆구리에 낀 노인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인원이 많지 않은 데다 바삐 날갯짓을 하는 비둘기의 울음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평화로운 분위기가 느껴지건만 노인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오죽 몸을 기댈 곳이 없는 형편이라면 약간은 찌뿌드드한 날씨에 움직이기가 수월찮은 노구를 이끌고 벌써부터 도심 광장까지 찾아왔을까.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 이곳도 결국 그들에게 ‘낙원’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금세 깨닫게 된다. 그러나 어쩌면 이 광장이 마지막 남은 ‘노인 천국’인지도 모른다.아니나 다를까. 오전 10시쯤 되자 광장 구석구석에 놓인 벤치는 이미 만원사례를 이뤘다.가져온 신문지나 마분지 등을 벤치에 깔고 앉은 노인들은 이제야 ‘동지’를 만난 기쁨으로 조금씩 들뜨기 시작했다.동시에 소란스러워졌다. 노인들은 화장실에 갈 때도 벤치에돌을 하나 올려놓곤 했다.자리를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영역 표시’를 해놓는 것. 한 노인이 옆자리로 눈을 돌려 ‘까치’담배를 사러 인도(人道)의 매점을 다녀왔는데 한개비에 100원이나 하더라고 넌지시 말을 건네며 대화를 청했다. “내 나이쯤 돼 보이는데 자녀가 몇이오?”“아들만 둘인데 집 한채씩 물려줬지요.”“그렇다면 자식들에게 제법 대접받고 살겠는데….”“그게….” 몇년 전만 해도 사업이 번창해 한때는 10억원대의 돈을 다루기도 했다는 A(73)씨는 “잘 나가던 시절엔 부도란 말은 내 사전에 없다고 생각했는데,방심한 게 탈이었는지 그만 당하고야 말았다.”면서 “막상 돈이 떨어지자 사회는 물론 식구들조차 그리 달갑잖은 눈치”라고 단골로 광장에 나오게 된 사연을 들려줬다. ◆광장은 작은 ‘공화국’= 끼니를 때워야 할 낮 12시.웬 일인지 많은 노인들이 꿈쩍도 않은 채 자리를 지켰다.더러 아낙네들이 머리에 받치고 나르는 김밥이나 떡 따위를 느릿느릿 삼켰을 뿐이다.길 옆 ‘24시간 포장마차’에서 비스킷 몇 조각,또는 삶은 달걀 등을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이 늘어만 갔다. 이같은 상인이나 종교 전도자들이 많은 것은 인파로 북적대기 때문에 ‘약발’이 먹힌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뜻일 게다.사람들은 이곳에도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고 자랑을 늘어 놓듯 말하곤 한다. 점심시간을 다른 곳에서 보내고 뒤늦게 광장에 출연하는 ‘오후반’의 가세로 이젠 발 디딜 틈조차 없어질 무렵 내기 바둑이나 장기판 구경에 ‘단물’이 빠지면 노인들은 ‘쇼핑’에 나선다.‘호르몬을 생성해 온 몸에 다 좋다.’고 선전하는 만병 통치약을 파는 곳도 몇 군데 된다.깔끔한 노인들은 광장 한복판에만 2∼3곳 되는 구두 수선소에서 반짝반짝 광을 내거나 닳아빠진 굽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 오후 1시20분쯤 이번엔 40대로 보이는 신사가 확성기를 들고 전도를 위한 설파를 시작했다.종교를 가져야 축복받는다는 말에 말쑥하게 차려 입은 백발 노인은 “선생 말대로 신(神)이 존재한다면 왜 멀쩡한 사람들을 물난리로 고생시키고,노인들을 버림받게 만드느냐.”고따져 물었다.설교하던 사나이는 몇 마디 응수를 하다가 지쳐버린 듯 어디론가 사라졌고 대신 기독교 신자인 다른 노인이 끼어드는 바람에 무신론 시비는 급기야 일파만파로 번지고 말았다. 이곳엔 이밖에도 조금 특별한 게 있다.바로 ‘박카스 아줌마’.저마다 들고 다니는 크고 작은 가방은 음료로 가득 차 불룩 튀어나온 게 특징이라면 특징으로 꼽힌다.‘박카스 드세요.’라며 손님을 끄는 게 보통이다.하지만 요구르트도 많이 판다. 음식이나 음료를 판매하는 통로는 이른바 ‘일천냥 가게’인 셈이다.요구르트 가격은 500원.비싼 이유는 ‘팁’이 붙기 때문이다.여성이 드물다 보니 이성(異性)으로서 말 동무가 돼 주는 대가다.만약 술을 같이 하고 싶으면 ‘위험수당’까지 합해 1만원 정도를 팁으로 내놓아야 한다. ◆가슴은 아직 뜨겁기만= 잔디밭 춤판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를 무렵인 오후 4시30분쯤 광장 관리사무소 앞에서 갑자기 싸움판이 벌어졌다.하루에도 심심찮게 열리는 ‘시국 강연회’가 비화된 것이다. 1시간 전 관리사무소 옆 종로국악정소광장에서 열린 강연회는 사뭇 진지하게 출발했다.70세쯤 되어 보이는 첫 출연자를 중심으로 빙 둘러싼 청중은 족히 100명은 됐다.노인은 “각 정권에 워낙 속아 살아온 국민들이라 서로 믿지 못해 헐뜯는 습성이 있다.”고 지적한 뒤 “이젠 나쁜 얘기는 서로가 하지 않기로 하자.”고 제안했다. 시간이 흐르자 이제까지 듣기에 열중하던 청중들은 옆 사람들과 짝을 지어 소주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말하자면 분임토의가 이뤄진 셈. 모두가 흥미진진하게만 여기던 강연이 변질된 것도 이 대목에서 비롯됐다.한 노인이 “정권이 바뀌면 보복한다더라.”며 한 마디 불쑥 내뱉은 게 화근이었다.청중 가운데서 “누구한테 여당 편 들라고 하느냐.”는 가시 돋친 말이 쩌렁쩌렁 울려나왔다. 상대가 “그게 편 들라는 말이냐.그렇게 보는 당신이야말로 특정 정당 손들어주기야.”라고 하자 건너편에서도 “무식한 놈”이라고 맞받아쳤고 결국 멱살잡이로 이어졌다.어떤 이는 이를 다들 나라 걱정이 많은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오래 입어 해진 셔츠의 단추가 모두 날아가면서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1시간이 넘도록 다툼은 계속됐지만 볼썽사나운 싸움판만 있는 건 아니다. 7∼8시가 되면 그나마 가족들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급해졌거나 돌아갈 곳이 있는 노인들은 이제 하나 둘씩 서서히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직도 술이 고픈 노인들은 포장마차를 쉽게 떠나지 못한다.또 캄캄해진 벤치에서는 요즘 유행어로 ‘작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도 심심찮게 발견된다.이따금 치마를 살짝 들어올리면서 유혹해 오는 ‘박카스 아줌마’의 손을 떨치지 못한 것.물론 이러한 유혹은 대낮에도 없지 않다. 여관행에 드는 기준비용은 3만원이다.그러나 역시 에누리 없는 장사는 없는 법.‘있어 보이는’사람이라고 여겨지면 5만원까지 치솟지만,반대 경우라면 값은 형편에 따라 1만원 안팎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목수 일을 한다는 C(62)씨는 “보통 ‘○○동 아줌마,△△ 여사’로 불리는 매춘부들끼리는 서로가 알아보는 눈치”라면서 “나이가 주로 50대 안팎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이 가세해 10여만원을 받고 소개비를 떼 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가뜩이나 시대가 낳은 갖가지 시련을 헤쳐온,오늘날 어르신들의 하루는 이런저런 해프닝 속에 힘겨운 표정으로 지나가고 있었다.‘당신도 늙어 보라.’고 꾸짖는 듯이 말이다. 송한수기자 one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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