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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담패설의 갑’ 라미란…“데뷔작 첫 장면은 내 엉덩이부터 줌 아웃” 폭소

    ‘음담패설의 갑’ 라미란…“데뷔작 첫 장면은 내 엉덩이부터 줌 아웃” 폭소

    배우 라미란이 ‘라디오스타’에서 거침없는 입담으로 ‘음담패설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는 라미란을 비롯해 이병준, 김기방, 최우식 등 감초 배우들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 오프닝부터 라미란은 조신하게 “안녕하세요. 저는 라미란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하더니 곧 “이젠 알아보실 때도 됐는데”라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날 ‘라디오스타’에서 김기방이 “라미란은 음담패설의 갑”이라고 말하자 라미란은 굳이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말을 편하게 하는 것일 뿐이다.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내 토크 중간중간에 적절한 선을 오가며 19금 입담을 뽐냈다. 영화 ‘댄싱퀸’에서 엄정화의 친구로 출연한 라미란이 엄정화에게 언니라고 불러 주변에서 기겁했다는 에피소드에 대해 MC들이 “엄정화씨가 69년생이죠?”라고 하자 라미란은 “조금 야한 연도죠”라고 무심하게 얘기해 스튜디오를 폭소케 했다. 또 “데뷔작 ‘친절한 금자씨’에서 내가 출연한 첫 장면은 내 엉덩이부터 줌 아웃되는 장면”이라거나 영화 ‘헬로우 고스트’와 ‘스파이’에서 각각 차태현과 다니엘 헤니의 소변보는 장면을 훔쳐보는 역으로 나왔던 것을 말하며 “다니엘 헤니의 장면은 모자이크 된 것만 봤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라미란은 “데뷔작 ‘친절한 금자씨’ 첫 장면은 내 엉덩이부터 줌 아웃되는 장면”이라고 밝히거나 “영화에서 공사(베드신 촬영을 위해 신체 중요 부위를 가리는 작업)도 안 하고 촬영했다”며 “영하 22도 날씨에 방산시장 길에서 노출신에 임했다”고 말했다. 고향을 묻는 MC들의 질문에는 “강원도 고한”이라 답했는데 ‘고환’으로 잘못들은 MC들의 얼굴을 붉게 만들기도 했다. 라미란은 같이 출연한 최우식의 외모가 마음에 든다며 “장동건씨, 조인성씨는 금방 질리는 얼굴이다. 요새 소지섭씨나 유승호씨가 좋다. 제대하면 유승호씨를 낚아챌 것”이라고 사심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라미란은 “노래 제목처럼 사람들에게 잘 스며들었으면 좋겠다.”며 BMK의 ‘물들어’를 열창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라디오스타 라미란을 본 네티즌들은 “라미란,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보다가 라디오스타에서 보니 반갑다”, “라미란, 정말 센스있다”, “라미란,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는지 라디오스타 보고 처음 알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1975년생인 라미란은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뒤 지난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음란서생’, ‘미인도’, ‘박쥐’, ‘댄싱퀸’, ‘연애의 온도’, ‘피끓는 청춘’ 등 다수의 작품에서 개성 있는 조연으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MBC 드라마 ‘신데렐라맨’, ‘짝패’, SBS ‘패션왕’, tvN ‘막돼먹은 영애씨’ 등으로 시청자들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영화 ‘소원’으로 제34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음담패설의 갑’ 라미란…“엄정화 69년생…야한 연도죠” 폭소

    ‘음담패설의 갑’ 라미란…“엄정화 69년생…야한 연도죠” 폭소

    배우 라미란이 ‘라디오스타’에서 거침없는 입담으로 ‘음담패설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는 라미란을 비롯해 이병준, 김기방, 최우식 등 감초 배우들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 오프닝부터 라미란은 조신하게 “안녕하세요. 저는 라미란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하더니 곧 “이젠 알아보실 때도 됐는데”라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날 ‘라디오스타’에서 김기방이 “라미란은 음담패설의 갑”이라고 말하자 라미란은 굳이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말을 편하게 하는 것일 뿐이다.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내 토크 중간중간에 적절한 선을 오가며 19금 입담을 뽐냈다. 영화 ‘댄싱퀸’에서 엄정화의 친구로 출연한 라미란이 엄정화에게 언니라고 불러 주변에서 기겁했다는 에피소드에 대해 MC들이 “엄정화씨가 69년생이죠?”라고 하자 라미란은 “조금 야한 연도죠”라고 무심하게 얘기해 스튜디오를 폭소케 했다. 또 “데뷔작 ‘친절한 금자씨’에서 내가 출연한 첫 장면은 내 엉덩이부터 줌 아웃되는 장면”이라거나 영화 ‘헬로우 고스트’와 ‘스파이’에서 각각 차태현과 다니엘 헤니의 소변보는 장면을 훔쳐보는 역으로 나왔던 것을 말하며 “다니엘 헤니의 장면은 모자이크 된 것만 봤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라미란은 “데뷔작 ‘친절한 금자씨’ 첫 장면은 내 엉덩이부터 줌 아웃되는 장면”이라고 밝히거나 “영화에서 공사(베드신 촬영을 위해 신체 중요 부위를 가리는 작업)도 안 하고 촬영했다”며 “영하 22도 날씨에 방산시장 길에서 노출신에 임했다”고 말했다. 고향을 묻는 MC들의 질문에는 “강원도 고한”이라 답했는데 ‘고환’으로 잘못들은 MC들의 얼굴을 붉게 만들기도 했다. 라미란은 같이 출연한 최우식의 외모가 마음에 든다며 “장동건씨, 조인성씨는 금방 질리는 얼굴이다. 요새 소지섭씨나 유승호씨가 좋다. 제대하면 유승호씨를 낚아챌 것”이라고 사심 발언을 하기도 했다. 1975년생인 라미란은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뒤 지난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음란서생’, ‘미인도’, ‘박쥐’, ‘댄싱퀸’, ‘연애의 온도’, ‘피끓는 청춘’ 등 다수의 작품에서 개성 있는 조연으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MBC 드라마 ‘신데렐라맨’, ‘짝패’, SBS ‘패션왕’, tvN ‘막돼먹은 영애씨’ 등으로 시청자들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영화 ‘소원’으로 제34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음담패설의 갑’ 라미란…“공사도 안하고 방산시장에서 노출신 찍었다”

    ‘음담패설의 갑’ 라미란…“공사도 안하고 방산시장에서 노출신 찍었다”

    배우 라미란이 ‘라디오스타’에서 거침없는 입담으로 ‘음담패설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는 라미란을 비롯해 이병준, 김기방, 최우식 등 감초 배우들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 오프닝부터 라미란은 조신하게 “안녕하세요. 저는 라미란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하더니 곧 “이젠 알아보실 때도 됐는데”라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날 ‘라디오스타’에서 김기방이 “라미란은 음담패설의 갑”이라고 말하자 라미란은 굳이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말을 편하게 하는 것일 뿐이다.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내 토크 중간중간에 적절한 선을 오가며 19금 입담을 뽐냈다. 영화 ‘댄싱퀸’에서 엄정화의 친구로 출연한 라미란이 엄정화에게 언니라고 불러 주변에서 기겁했다는 에피소드에 대해 MC들이 “엄정화씨가 69년생이죠?”라고 하자 라미란은 “조금 야한 연도죠”라고 무심하게 얘기해 스튜디오를 폭소케 했다. 또 “데뷔작 ‘친절한 금자씨’에서 내가 출연한 첫 장면은 내 엉덩이부터 줌 아웃되는 장면”이라거나 영화 ‘헬로우 고스트’와 ‘스파이’에서 각각 차태현과 다니엘 헤니의 소변보는 장면을 훔쳐보는 역으로 나왔던 것을 말하며 “다니엘 헤니의 장면은 모자이크 된 것만 봤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라미란은 “데뷔작 ‘친절한 금자씨’ 첫 장면은 내 엉덩이부터 줌 아웃되는 장면”이라고 밝히거나 “영화에서 공사(베드신 촬영을 위해 신체 중요 부위를 가리는 작업)도 안 하고 촬영했다”며 “영하 22도 날씨에 방산시장 길에서 노출신에 임했다”고 말했다. 고향을 묻는 MC들의 질문에는 “강원도 고한”이라 답했는데 ‘고환’으로 잘못들은 MC들의 얼굴을 붉게 만들기도 했다. 라미란은 같이 출연한 최우식의 외모가 마음에 든다며 “장동건씨, 조인성씨는 금방 질리는 얼굴이다. 요새 소지섭씨나 유승호씨가 좋다. 제대하면 유승호씨를 낚아챌 것”이라고 사심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0대男, 동거녀만으로 성에 안차자 결국…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영한)는 동거녀와 동거녀의 친척을 속여 30억여원을 가로챘다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성모(42)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동거녀 외삼촌 김모씨에게 7억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노후자금, 주택자금 등 35억원이 넘는 거액을 피고인에게 빌려주었다가 받지 못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어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이렇게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그동안 돌려막기 형식으로 빌린 돈 일부를 갚아 합의하고 피해자에게도 범행의 발생 또는 피해 확대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성씨는 2007년 동거녀 최모씨에게 “수양아버지가 땅 부자인데 부동산개발사업을 위한 자금이 부족하니 돈을 빌려주면 매월 이자를 주고 원금은 원할 때 돌려주겠다”고 속여 6억7천만원을 받아 챙겼다.최씨의 외삼촌 김씨에게도 이런 수법으로 7억원을 빌리고 갚지 않는 등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동거녀 최씨와 최씨 친척 8명으로부터 30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줌마 하나쯤 죽이는 건…” 협박 경찰간부 파문

    “아줌마 하나쯤 죽이는 건…” 협박 경찰간부 파문

    경찰 간부가 경찰 신분을 내세워 이웃을 협박하고 재물을 빼앗는 등 행패를 부려 벌금형을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고승일 판사는 경찰관 신분을 내세워 이웃 주민을 협박하고 재산상 이익을 취한 혐의(협박 등)로 기소된 현직 경찰 간부 성모(58)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성씨에게는 공갈과 절도, 재물손괴, 협박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성씨는 지난해 3월 23일 경기 양평군의 한 임야에 피해자 A(여)씨가 농사·휴식 등 다목적용 컨테이너를 설치했다는 이유로 “이 땅은 내 땅인데 이름만 다른 사람으로 돼 있다. 컨테이너를 당장 빼라”며 “내가 서울경찰청 간부인데 아줌마 하나쯤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고 폭언했다. 성씨는 또 지난해 3월 말에는 같은 장소에 설치했던 모터를 직접 철거해놓고도 “지하수 관정(둥글게 판 우물)에 놓아둔 모터가 없어졌는데 아줌마가 훔쳐갔으니 사내라”고 억지를 부려 피해자로부터 71만원을 갈취했다. 성씨는 당시 A씨에게 “모터값 35만원, 인건비 30만원, 인부 2명의 점심식사비 5만원 및 간식비 1만원 등 총 71만원을 주지 않으면 절도죄로 고소하겠다”고 위협했고 겁을 먹은 피해자는 한달 뒤인 4월 5일께 71만원을 성씨에게 송금했다. 성씨는 지난해 4월 초순에는 경기 양평군의 한 도로에 쌓아둔 피해자의 비료 더미에서 9만 1000원 어치를 훔친 혐의로도 기소됐다. 성씨는 이웃 주민인 피해자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 판사는 “성씨가 경찰관 신분이면서 열악한 지위에 있는 민간인을 상대로 범행한 점과 수사·공판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진술을 바꿔 가면서 범행을 부인한 점,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후 정황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버지의 생전 약속, 새 생명으로 꽃피우길…”

    “아버지의 생전 약속, 새 생명으로 꽃피우길…”

    지체장애인으로 살아온 70대 남성이 사망하며 인체조직을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기증자는 강원 강릉에 사는 김영성(76)씨로, 지난해 아내와 함께 인체조직을 기증하겠다고 밝힌 희망서약자였다. 유족들은 급성 신부전증으로 병원에 실려온 김씨가 지난 12일 숨을 거두자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뼈와 연골 등을 병원에 기증했다. 김씨의 인체조직 기증은 생전 희망서약자 중 실제 기증으로 이어진 올해의 첫 사례다. 김씨는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도 다른 환자들을 보면 자신의 일처럼 마음 아파했고 생명 나눔에도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동섭씨는 15일 “아버지께서 생전 분명한 의지를 갖고 하신 약속이기에 망설임 없이 기증에 동의했고, 나머지 가족들도 조직기증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체조직기증은 세상을 떠난 뒤에 피부, 뼈, 연골, 인대, 혈관, 심장판 등을 기증하는 것으로 1명의 기증자가 최대 100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김씨가 기증한 인체조직은 가공을 거쳐 수명의 환자들에게 이식될 예정이다. 인체조직 희망서약자는 지난해까지 14만 2704명을 기록했지만 희망서약을 시작한 지 10년도 지나지 않아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1~2% 남짓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클릭 도봉

    역사와 문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서울 도봉구에 얽힌 모든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곳을 ‘클릭’하는 게 좋겠다. 도봉구는 향토 문화 이야기를 집대성한 웹사이트 디지털도봉구문화대전(dobong.grandculture.net)의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사라져 가는 향토 문화유산을 보존, 계승해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청소년들에게 ‘내 고장’을 쉽게 배울 수 있는 기회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사이트를 만들었다. 구의 모든 이야기가 지리, 역사, 문화유산, 성씨·인물, 정치·경제·사회, 종교, 문화·교육, 생활·민속, 구비 전승·언어·문학 등 9개 분야로 나뉘어 정리됐다. 2011년 3월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과 협력해 1538항목, 원고지 1만 1050매 분량의 방대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시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진, 동영상, 도표, 가상현실 등을 포함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2328건도 수록했다. 현재는 구민 쉼터인 도봉산, 시 기념물 33호인 방학동 은행나무, 조선 10대 임금인 연산군의 묘, 우리 민족의 질박한 체취를 전하는 옹기민속박물관을 시원한 사진과 함께 메인 콘텐츠로 소개하고 있다. ‘도봉의 특별한 이야기’를 통해서는 참여 시인 김수영(1921~1968), 조선의 자유시장 누원점 등 알면 알수록 흥미진진한 도봉의 모습 22가지를 엿볼 수 있다. 이용자가 직접 오류를 바로잡거나 내용을 보완할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내가 쓰는 도봉구 백과사전’을 통해 편찬 작업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이용자와의 피드백을 통해 콘텐츠를 보완할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얼음장 밑에서도 시냇물은 흐른다/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얼음장 밑에서도 시냇물은 흐른다/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얼음장 밑에서도 시냇물은 흐른다. 1940년대 시대가 광풍으로 치달을 때 그는 매일 도서관에서 100년 이상 단위의 역사를 더듬었다. 특정 생필품의 가격 변동을 100년 단위의 그래프로 그려보기도 했다. 지중해 시대가 몰락하고 대서양 시대가 어떻게 열렸는가를 연구하기도 했다. 혁명과 반혁명의 역사가 서로 충돌하면서 모든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광기가 삼켜 버리고 있을 때 그를 버티게 해준 것은 일상생활을 둘러싼 물질문명이 장기지속적인 심층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사건은 그저 포말에 불과한 것으로 보았다. 인간의 삶에 심층의 장기지속 구조, 그 위에 중기적인 흐름, 맨 위에 표면의 거품과 같은 정치적 사건이 있다고 했다. 근대 사학의 한 지평을 연 아날 학파의 창시자 페르낭 브로델이 바로 그이다. 1990년대 초에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지에 현지 조사를 간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철의 장막 저편의 사회가 궁금했다. 콜호즈라는 이름의 집단 농장 체제였지만 텃밭도 있고, 마을 학교, 마을 단위의 교육, 마을 단위의 품앗이 등이 조직적으로 짜여 있었다. 특히 한인들은 소비에트 사회 속에서도 본관과 성씨를 따져 친·인척의 계보를 정하고 출산 후에 미역국을 끓여 먹고 같이 초상을 치르는 풍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김치가 약간 변형되었지만 유지되고 있었다. 자녀 교육열도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 유난했다. 1917년부터 1991년까지 약 70여년간 소비에트 국가 사회주의라는 틀 안에서 위로부터의 개혁과 변화를 주도당했지만 그들은 오랫동안의 일상생활 양식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치 체제의 변화 속에서도 사람들의 의식과 풍습 그리고 문화는 한층 장기지속적인 틀을 유지한다는 브로델의 지적이 옳다는 것이 확인됐다. ‘더 많은 민주화’를 실행하는 지방자치단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5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주민이 결정하여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 놓았다. 홈페이지만 들어가면 서울시의 모든 의사 결정 과정을 시민이 다 알 수 있게 공개해 놓았다. 정책결정 과정의 시시비비에 대한 판단과 평가를 시민에게 맡기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정책의 갈등 현장에 직접 가서 노·사·민·정이 함께 타협안을 마련하는 토의의 장을 열어주기도 한다. 심의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시민 참여를 넘어 시민주권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쓰이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라는 헌법 제1조가 활자에서 생명체가 되고 있다. 경제 민주화 논리가 지난번 대선 때 경쟁적으로 등장한 것도 헌법 조문이 근거가 되었다. 선언적으로 존재했던 헌법이 일상생활 차원으로 내려오고 보통 사람들도 이제는 대통령이 취임식 때의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선서를 단순히 ‘의례’의 일부가 아니라 통치의 준거로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공화국의 나이가 65세가 돼가면서 이제는 조금씩 관행이 바뀌고 있다. 선거에 의해 정권 교체도 이루어졌다. 헌법재판소, 국가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선거관리위원회 등 민주주의를 좀 더 원활하게 작동시키는 다수의 제도도 민주화를 거치면서 만들어졌다. 투명성과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이 일상용어가 됐다. 관존민비라는 오랜 전통을 깨고 공무원이 공공 서비스의 전달자로 변화하고 있다. 정권 교체에 많은 기대를 건다. 그렇지만 기대 만큼 많은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것에 쉽게 실망도 한다. 사회의 민주화에는 무임승차가 없다. 요즘처럼 교사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시대에 자신이 취업한 학교의 부정 입학에 문제를 제기하여 실직당한 젊은 여교사, 자녀가 불이익을 당할 줄 알면서도 학교 행정의 문제를 제기하는 용감한 학부모 등 2013년 투명사회상을 수상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과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 안의 작은 영웅들이 싹터 자라고 있다는 생각에 힘을 얻기도 한다. 일상생활 세계에서 비민주적인 일에 대해 보통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게 되면 민주화가 생활문화 차원으로 내려가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장기 지속적인 틀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바람에 아니 흔들리는 뿌리 깊은 나무가 되는 것이다.
  • 정치 중립성 확보해 ‘권력의 시녀’ 꼬리표 떼야

    정치 중립성 확보해 ‘권력의 시녀’ 꼬리표 떼야

    ‘권력의 시녀’, ‘정권의 첨병’. 공명정대하게 사건을 수사해야 할 검찰이 여전히 ‘정치검찰’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수사할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수사결과를 내놓으면서 검찰에 대한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검찰총장이 취임할 때면 어김없이 정치적 중립을 다짐했지만 매번 ‘구두선’(口頭禪)에 그쳤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검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김진태 신임 검찰총장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는 확고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주문이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정치검찰에 대한 오명은 이명박(MB) 정부 때 절정에 달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이 학연·지연과 정치적 코드에 따라 임명됐고 정권 코드에 화답하는 수사결과를 잇따라 내놓았다. 경북고를 졸업한 대구경북(TK) 인맥인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의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과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인맥인 한상대 전 검찰총장, 역시 TK·고대 출신인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을 이끌었다. 이러한 코드인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수사로 이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이어진 박연차 게이트 수사,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먼지떨이식 수사, MBC PD수첩의 미국산 소고기 보도 수사, 미네르바 박대성씨 수사 등 정권에 불리한 사건은 무리하게 처벌하고 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는 강하게 이뤄졌다. 반면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사건 등 정권과 연관된 수사는 부실·봐주기로 귀결됐다. 지난해 검란(檢)으로 한 전 총장이 물러나고 채동욱 검찰총장이 들어서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정치적 중립성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청와대의 외압설,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설이 흘러나왔다. 지난 9월 청와대의 찍어내기라는 여론 속에서 채 전 총장이 ‘혼외 아들’ 의혹으로 물러났다. 이후 국정원 사건 추가 수사과정에서 트위터 혐의 적용 등을 놓고 윤석열 전 수사팀장의 항명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외압 등 일련의 사태가 이어지면서 검찰의 중립성은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을 정도로 무너졌다. 이 같은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취임한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어떠한 시비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자”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어느 누구의 편도 아닌 오직 국민의 편”이라면서 “나 자신부터 어떠한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창설 이래 최대 위기에 몰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법조계 전문가들도 우선 눈앞에 닥친 사건들에 대한 중립적이고 납득 가능한 수사와 함께 향후 검찰 인사의 공정성·중립성 확보, 검찰권의 분산이 정치검찰의 오명을 벗는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당장 정치적으로 민감한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과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과 관련한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건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청와대와 정치권 등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들을 검찰이 공명정대하게 처리하지 못한다면 특검의 명분을 제공하게 될 뿐 아니라 검찰에 대한 마지막 신뢰마저 소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사 출신인 백혜련 변호사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의 경우 검사들은 윗선의 분위기를 살펴가며 알아서 적당히 처리하거나 수뇌부가 적극적으로 지휘권을 행사하게 된다”면서 “검찰이 정치적으로 독립하려면 공정한 인사 시스템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검찰 인사에는 표면적으로는 법무부, 속을 들여다보면 청와대가 개입한다”면서 “인사권자의 입맛에 맞는 수사로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선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운영 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총장뿐만 아니라 고검장 및 검사장급 인사나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의 경우에도 인사위원회를 실질적이고 투명한 방향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노섭 한림대 법행정학과 교수는 “독점적인 기소권 등 기존에 검찰이 갖고 있는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상설특검이 도입되면 경쟁관계에 있는 양 기관이 최대한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특검에서 부실한 수사 과정들이 밝혀진다는 전제가 있다면 검사들이 대놓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수사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웅 변호사는 “검찰의 중립성 확보를 위해선 국민의 대표라는 정당성을 확보해 청와대와 정치권을 견제해야 한다”면서 “다소 이른 감은 있지만 검찰총장 직선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50대 배우들의 ‘레 미제라블’

    오현경, 박웅, 정상철 등 국내 연극계의 중추적 배우들로 구성된 단체 ‘50대 연기자 그룹’과 젊은 배우들이 함께 어우러져 만든 연극 ‘레 미제라블’이 오는 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박장렬 서울연극협회 회장이 연출했고 원작의 각색은 국민성씨가 맡았다. 3만~7만원. (02)3668-0007.
  • [김문이 만난사람] 재일교포 의사 출신 세계적 크로스오버 뮤진션 양방언

    [김문이 만난사람] 재일교포 의사 출신 세계적 크로스오버 뮤진션 양방언

    한 남자의 넋두리를 들어본다. “왜 나는 이 시대, 제주도의 아버지와 신의주의 어머니 사이에서 ‘양’이라는 성을 지니고 도쿄에서 태어나 조총련계 학교에 다니고, 일본의 대학에 들어가서 의사가 되었고, 그러다가 음악을 선택해서, 일본과 아시아권에서 음악을 하고, 유럽에서 레코딩을 하며, 성당에서 음악을 듣고, 지금은 일본의 고원에 거주하면서 나의 나라 한국에서 음악을 왜 계속하고 있는가.” 인생을 살면서 ‘왜’라는 의문부호는 숱하게 접할 터. 어떤 좌절의 순간이나 결단의 기로에서 ‘왜’로 인해 인생이 확 달라지기도 한다. 하여, 남자는 다시 읊조린다. “수천 가지가 되는 ‘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왔다. 경계를 그을 수도, 매듭을 지을 수도 없다. 그러나 나는 ‘왜’가 재미있다. 나에게 한없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왜’이다. 그 ‘왜’는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나를 매료시켰다.” 이 남자가 우리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공식 주제가 ‘프런티어’를 작곡하면서였다. 이후 MBC 드라마 ‘상도’의 메인 타이틀곡 작곡, KBS 다큐멘터리 ‘도자기’와 ‘차마고도’ 음악감독,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 음악감독, 엔씨소프트 게임음악 ‘아이온’ 총감독, ‘아스타’ 게임 OST 음악작업, 2013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개막공연에서 배병우, 황병기 등과 ‘토크 콘서트’ 등으로 이어지면서 국내팬들과 친숙해졌다. 특히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때 ‘아리랑 판타지’를 작곡해 직접 피아노를 치고 가수 인순이, 뮤지컬 배우 최정원,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국악인 안숙선 등과 무대를 함께해 주목을 받았다. 이쯤 되면 누구인지 어느 정도 짐작이 될 듯싶다. 한국, 일본, 중화권에서 활동하면서 런던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으로 유명한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53)씨. 재일교포 의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작곡가, 연주가, 편곡가, 프로듀서 등 전방위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록, 월드뮤직, 재즈 등 여러 음악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러한 폭넓은 창작활동은 물론 국립극장 예술감독, 서울시 홍보대사 등을 맡아 사회활동에도 분주하다. 지난 10월에는 아버지의 고향인 제주를 찾아 돌문화공원에서 도민 2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양방언의 제주판타지’를 공연해 제주와 음악적 인연을 ‘찐’하게 맺었다. 또한 이 자리에서 그가 직접 새롭게 작곡한 ‘해녀의 노래’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제주해녀 항일운동의 근거지였던 제주 동부지역의 ‘해녀의 노래’는 일제 강점기인 1933년 당시 동경행진곡에 가사를 붙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양씨가 작곡한 온전한 우리의 ‘해녀의 노래’(현기영 글)로 불려지게 됐다. 양씨에게 올해는 이래저래 특별한 해이다. 바쁜 일정도 그렇지만 다가오는 크리마스 시즌에는 그동안 숨겨놓은 비장(?)의 음악을 선보이며 한 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의 넋두리처럼 ‘왜’가 궁금해서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양씨를 만났다. 공연 얘기부터 나왔다. 제목이 ‘크리스마스 피아노 판타지’인 것에 대해 그는 “피아노는 내 음악 인생의 시작점이었고 현재도 근간을 이루고 있다”면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고전적 악기인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선율을 통해 시공을 초월한 총체적 공간, 미지의 세계를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곡들을 엄선했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그의 음악인생 30여년을 결집시켜 다양한 퍼포먼스와 영상이 어우러진 판타지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전국의 의대생들로 구성된 음악 봉사단 ‘스마일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무대를 통해 불우 이웃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감동을 선사한다.(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에 앞서 이달 중순 ‘피아노 판타지’ 음반과 생애 첫 악보집이 나올 예정이다. 여기에는 ‘프런티어’ ‘아리랑 판타지’ 등 그의 베스트곡을 비롯해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2집 앨범 ‘인투 더 라이트(Into the light)’의 대미를 장식한 감미로운 피아노 솔로 연주곡 ‘피시스 오브 드림’(Pieces of Dream) 등이 담겨진다. “틈틈이 신작을 작곡합니다. 오케스트라가 (곡 안으로)들어가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특히 이번 공연에 선보이는 피아노곡은 그동안 저의 음악인생을 응축시킨 곡으로 의도적으로 다양한 장르를 모았습니다. 게임음악도 있고 영화음악도 있고 스토리도 있습니다. 저는 음악을 할 때 어떤 제약이나 경계 없이 넘어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의 말투는 매우 진지하면서도 중간중간 해맑은 웃음이 담겨 있다. 음악이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음악 없이는 못 살아간다. 의사를 그만두고 음악인생을 살면서 흔들려본 적이 없다. 음악은 행복이고 산소”라고 대답한다. 자신의 음악에는 수학에서의 x축, y축, z축처럼 여러 축이 있고 그 차원을 넓혀가면서 새로운 감성을 찾아내는 일이 매우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한다. 그 축 중에 하나가 바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영상음악이다. 1995년 홍콩스타TV 드라마 ‘정무문’의 음악감독을 맡아 중화권에서 대히트를 치면서 음악과 영상매체의 환상적인 호흡을 실감했다. 이후 성룡 주연의 영화 ‘썬더볼트’에서 진가를 발휘했고,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십이국기’ ‘채운국 이야기’ ‘영국사랑 이야기-엠마’, 그리고 한국에서의 방송과 영화 등의 음악감독을 맡아 이 방면에 한 축을 이루었다. 의사출신인 그는 어떻게 음악인으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도쿄에서 제주 협재 출신인 친북 성향의 아버지와 신의주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재일교포 2세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의사, 형과 누나들도 의사나 약사일 만큼 의학적인 분위기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한테 양방언(梁邦彦)이라는 이름자에 대한 얘기를 자주 들었다. ‘양’은 성씨이니 집안 내력의 상징이고, ‘방’은 많은 나라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 했다. 그래서 일본에서 사는 동안 일본 이름을 가진 적도, 쓴 적도 없었다. 중국에서도 양방언(Liang Bang Yen)으로 통했다. 그만큼 이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어린 시절 그는 피아노를 치는 누나 덕분에 집에서 클래식, 재즈, 팝, 영화음악, 가요 등 다양한 음악을 자주 접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조총련계 학교에서 보냈다. 당시 병원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학교 설립에 많은 도움을 준 것이 계기가 됐다. 중학시절에는 친척 형 집에 놀러갔다가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을 접하면서 음악의 놀라움을 체험했다. 이때부터 음악을 들을 때마다 ‘왜’라는 많은 의문을 갖게 됐다. 공부하는 척 방 안에 틀어박혀 여러번 반복해서 헤드폰과 스피커로 음악을 바꿔 들으며 궁금증을 풀어나갔다. 일본인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밴드활동을 했다. 음악대학을 가고 싶었지만 당시 집안 분위기로는 어림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의과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았다. 의학공부를 하면서 독일의 유명 피아니스트인 콘라드 한센에게 피아노 레슨을 계속 받았다. 또한 여러 세미프로 음악인들과 자주 만나면서 음악적 영역을 넓혀나갔다. 1984년 대학을 졸업하고 국가시험 등을 거쳐 마취과 의사가 됐다. 하지만 음악이라는 두 글자가 한번도 머리를 떠난 적이 없었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드디어 결심을 했다. 도쿄대 병원으로 발령받고 며칠 뒤 병원 의국장한테 찾아가 의사를 그만두겠다고 통보하고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에게 알렸다. 어머니는 충격에 엎드려 울었다. 형과 누나들은 노발대발 화를 냈다. 우여곡절 끝에 음악의 길로 방향을 튼 양씨는 가족들의 만류를 뒤로 하고 집을 뛰쳐나왔다.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며칠동안 전전긍긍하다가 대학동기의 권유로 낡은 아파트를 구해 10년동안 살았다. 집을 나올 때 가진 돈이 5만엔뿐이어서 건강진단 아르바이트를 하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음악 기자재 등을 구입했다. 그러면서 음악을 같이할 동료들을 만났고 스튜디오와 라이브 무대로 꾸준히 활동영역을 넓혀갔다. 당시 라이브 투어로 유명한 하마다 쇼고를 만나면서 전국 투어를 수차례 경험한 것도 이때였다. 그러는 한편 CF 음악 제작, 레코딩, 편곡 등을 해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대형 레코드 회사에서 홍콩의 록밴드를 프로듀스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비욘드’ 멤버들과 만나면서 중화권과 인연을 맺었다. 그가 한국 국적을 받은 계기는 이러했다. 조선적(朝鮮籍·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적과는 다르며 일본 법률상 무국적이다)인 그가 일본 국적을 취득하려고 일본 법무성에 문의하자 성(姓)을 일본 성으로 바꿔야 한다는 대답을 듣고 그럴 수가 없어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1999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음악활동을 하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때 평창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음악으로 작곡하게 될 것같다”고 귀띔한 뒤 “음악을 통해 좋은 작품을 만나고 멋대로 살고 싶다. 또한 아버지가 태어난 제주가 너무 아름다워 그것을 음악으로 표현해보는 작업도 할 것”이라며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양방언은 영화 ‘천년학’ 게임 ‘아이온’ 등 음악감독 朴대통령 취임식 ‘아리랑 판타지’ 작곡도 1960년 일본 도쿄에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제주도 한림읍 협재리 출신이고 어머니는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이다. 5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시절에 밴드 활동을 했고 의과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도 음악공부를 계속했다. 키보드 연주자, 작곡가, 사운드 프로듀서로서 1980년에서 1995년까지 레코딩, 라이브에 꾸준히 참가했다. 마취과 의사를 그만둔 뒤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재개했으며 록, 재즈, 클래식, 국악, 월드뮤직 등 다채로운 음악성으로 호평받았다. 1996년 일본에서 첫 솔로 앨범인 ‘더 게이트 오브 드림스’(The Gate of Dreams)를 발매했다. 이후 7장의 앨범을 출시했으며 런던 교향악단,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의 유명 관현악단들과 협연했다. 2001년 발매된 ‘파노라마’(Pan-O-Rama)는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고, 앨범에 수록된 ‘프런티어’(Frontier!)는 2002년 부산아시안 게임의 공식 주제가로 채택됐다. 1999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일본 NHK 애니메이션 ‘십이국기’, 홍콩 드라마 ‘정무문’, 성룡의 영화 ‘썬더볼트’, MBC 드라마 ‘상도’, KBS 다큐멘타리 ‘차마고도’, 영화 ‘천년학’ 등에서 음악작곡을 했다.
  • [커버스토리] 친아들보다 먼저 챙긴 아이들 잘 자라 찾아오면 눈물이 나죠

    [커버스토리] 친아들보다 먼저 챙긴 아이들 잘 자라 찾아오면 눈물이 나죠

    성정순(56)씨의 경기 남양주시 자택에는 지난 16년간 그의 품을 떠난 아이 60명의 사진이 있다. 성씨는 빛바랜 사진들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라고 말한다. 성씨는 1997년부터 입양 전 아이들의 ‘엄마’ 역할을 해왔다. 그는 22일 “사실 처음엔 돈이 필요해서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1996년 남편 사업이 부도가 나서 내가 돈을 벌어야 될 상황이었다”면서 “당시 막내아들이 어려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차에 교회 동료의 권유로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씨는 이제 이 일을 끊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아기가 있으니까 집안에 활력이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힘든 일이 있어도 아기가 애교를 부리고 예쁜 짓을 하면 마음이 즐거워진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자신의 손을 거쳐간 아이들에게 ‘억척 엄마’였다. 성씨는 ‘맡아 키우는 아기가 예쁘냐, 손자, 손녀가 예쁘냐’는 다소 짓궂은 질문에도 단호하게 “내 손으로 키운 아기들이 더 예쁘다”고 답한다. 그는 2002년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친아들(23)이 수두에 걸리자 당시 맡아 키우고 있던 아기에게 전염될까봐 아들을 10일간 올케에게 맡기기도 했다. 성씨는 “당시 의사가 아기에게 이미 수두가 전염돼 잠복기일 수도 있다고 해서 아기를 사무실(대한사회복지회)에 맡길 수도 없었다”면서 “외숙모 집에서 지내다 돌아온 친아들이 ‘엄마는 나보다 아기가 중요하냐’고 물었던 걸 보니 엄청 서운했었던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아기 덕에 즐겁다고 하지만 그는 벌써 59번의 이별을 겪었다. 지금 맡아서 키우고 있는 민지(가명)도 스웨덴으로 입양이 정해졌다. 생후 4개월 때 성씨 집에 와서 벌써 10개월을 함께 살았다. 성씨를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자랐다. 정도 많이 들었다. 성씨는 “아이를 보낼 때 사무실이 떠나가라 울기라도 하면 정말 힘들다”면서 “특히 개정 입양법이 까다로워져 아이를 데리고 있는 기간이 길어지니 그만큼 슬픔도 더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이를 보내고 아팠던 마음을 새로 오는 아이로 치유하는 것 같다”면서 “그것 또한 이 일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가 키워 보낸 한 아이가 올 봄 미국인 아버지와 함께 찾아왔다. 5학년이 된 아이가 서툰 한국어로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고 했을 때 기쁨의 눈물이 쏟아졌다고 했다. 성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벽에 걸린 아이들의 사진을 하나하나 들여다본다”면서 “아기들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법원 “검찰, ‘미네르바’ 수사·기소는 정당”

    법원 “검찰, ‘미네르바’ 수사·기소는 정당”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와 검찰의 부당 수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른바 ‘미네르바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는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단독 홍성욱 판사는 박대성(35)씨가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홍 판사는 “박씨에 대한 무죄 판결은 공익을 해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비슷한 사안에서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기소한 전례가 거의 없다고 해서 박씨에 대한 공소제기 자체가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008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각종 경제상황을 예측하는 글을 올려 유명해진 박씨는 같은 해 12월 ‘환전 업무가 중단됐다’, ‘정부가 달러 매수를 급지하는 긴급 공문을 발송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검찰은 이듬해 1월 “공익을 해치려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박씨를 긴급 체포해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법원은 2009년 4월 “글의 내용이 허위라는 인식이나 공익을 해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 해 1000만명이 죽음과 싸운다… 가장 치열한 전쟁터 ‘응급실 24시’

    한 해 1000만명이 죽음과 싸운다… 가장 치열한 전쟁터 ‘응급실 24시’

    한해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1000만명에 달한다. 대도시 지역의 대형병원 응급실들은 환자 과포화 상태에 놓여 있고, 지방 병원의 응급실은 의료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농촌과 도서·산간 지역은 환자가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되기조차 힘든 의료 취약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중증 응급환자가 적정 시간 내 병원에 도착할 확률은 2010년 기준 48.6%이며 ‘예방 가능한 사망률’은 2010년 기준 35.2%로 선진국의 20%선을 크게 웃돌고 있다. 31일 밤 10시 50분 KBS 1TV에서 첫 방송되는 ‘생명 최전선’은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응급의료센터를 조명한다. 열악한 의료현실 속에서도 생명의 끈을 붙잡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는 전국 438개 응급실의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강원 원주시에 닥터헬기가 착륙했다. 앰뷸런스로 옮겨진 환자는 24세 청년 권오성씨. 군 입대를 한 달 앞두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사현장에서 일하다 7m 높이에서 추락했다. 추락 당시 받은 충격으로 장기가 파열되고 골반이 부서져 과다 출혈로 생명이 위독하다. 수술동의서를 작성하기 위해 보호자에게 연락해 보지만 서울에 있는 보호자가 원주까지 오기를 기다리기엔 환자의 목숨이 위태롭다.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에는 김미순(56)씨가 괴로운 듯 소리를 지르며 실려왔다. 쓸개관에 생긴 담관염이 염증을 유발시켜 패혈증 진단을 받았다. 한시라도 치료가 급하지만 주사 바늘만 찔러도 응급실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러 의료진은 진땀만 뺀다. 생후 1개월이 채 되지 않은 세쌍둥이도 병원을 찾았다. 그중 막내 시현이의 호흡기에 문제가 생겼다. 울지도 못한 채 축 늘어져 있던 시현이는 결국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첫째 시찬이마저 바이러스 감염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에는 김정일(69) 할아버지가 만삭 임산부보다 더 큰 배를 내밀고 누워 있다. 배에 가득 찬 복수를 빼내야 하는데 보호자가 보이지 않는다. 술을 좋아했던 김 할아버지는 술 때문에 건강도 가족도 잃었다. 날씨가 부쩍 서늘해진 밤, 기침을 얕잡아봤던 강윤배(54)씨는 호흡곤란 상태로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 감기와 증세가 비슷하다는 후두개염을 앓고 있는데, 후두개가 부어오르면 기도를 막아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김씨의 목이 심하게 부어 있어 인공호흡기를 달기조차 어려운 상태인데, 김씨의 호흡은 점점 가빠지고 있다. 의료진은 김씨를 구해낼 수 있을까. ‘생명최전선’은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사투와 희망을 담아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래세대 잃어버린 꿈·희망 치유 모색

    미래세대 잃어버린 꿈·희망 치유 모색

    연극 무대와 토론을 결합한 톡특한 형식의 법회로 관심을 끌고 있는 조계종 ‘야단법석 시즌3’의 세 번째 마당이 열린다.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본부장 도법 스님)가 오는 29일 오후 7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2층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지금 여기 희망이 되자, 미래세대’라는 주제로 마련하는 상황토론극. 고민을 터놓고 이야기할 곳 없는 미래세대를 연극무대에 올려 열린 공간에서 드러내놓고 토론하며 치유의 방법을 모색해보는 자리이다. 상황극의 전체 연출은 극단 나마스떼 시어터 컴퍼니(구 양지 시어터컴퍼니)·양지창작문화연구원 남우성 대표가 맡았고, 손경원·김상일·고기혁·김성미·최영환·황세원·김윤우 등의 배우가 출연한다. ‘야단법석 시즌3’의 연출가 남우성씨는 “잃어버린 청춘들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청년들이 처한 사회적 환경과 종단적 환경, 사회와 종단에 대한 바람과 더불어 미래세대에 어떻게 희망의 문을 열어 줄지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야단법석 시즌3’는 일종의 열린 광장으로 기획된 행사. ‘사부대중과 미래세대’라는 5개의 테마별 ‘붓다로 사는 길’을 조명하고 모색해 보자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 7월 1회차 ‘진정한 연민의 바다, 우바이’가 열린 데 이어 8월 2회차 ‘세상과 불교를 잇는 디딤돌, 우바새’가 공연된 바 있다.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는 우바이, 우바새에 이어 비구니, 비구 등 한국불교를 이끌어가는 각 주체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차례로 열린 광장으로 끌어내 대안을 찾아갈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승진 순위 바뀌고 개발·인허가 비리 더러운 ‘머니게임’

    승진 순위 바뀌고 개발·인허가 비리 더러운 ‘머니게임’

    ‘사3 서5.’ ‘사5 서7.’ 인사철만 되면 자치단체 공무원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떠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6급 주사에서 5급 사무관으로, 사무관에서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할 때 공무원이 제각기 단체장에게 바치는 뇌물 액수를 일컫는다. 잊힐 만하면 단체장 인사 비리가 터져 소문만이 아님을 입증한다. 액수도 사무관 승진 시 1000만~2000만원 하던 10년 전보다 커졌다. 단체장의 개발·인허가 관련 특혜나 금품 수수 행각도 여전하다. 지자체 비리의 중심에 단체장이 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선거를 앞두고 단체장 비리가 더 기승을 부린다고 입을 모았다. 인사 비리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 것이 근무성적평정(근평) 조작이다. 감사원은 올해 초 지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5급인 박모씨가 박 구청장 취임 후 1년간 3차례 근평을 통해 근평 순위가 9위에서 4위로 뛴 뒤 2011년 말 4급 서기관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박 구청장의 직권남용 고발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당시 구청 안팎에서는 “성씨가 같아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이 과정에서 박 구청장은 인사의 부당성을 제기하는 당시 김모 도시국장을 대전시로 강제 전출시켰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김 국장은 행정소송을 통해 복귀해 중구에서 정년을 마칠 수 있었다. 서울 모 자치구 국장을 지낸 A씨는 정년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 다른 구로 전보됐다. 문제는 A씨와 맞트레이드돼 자기 구로 온 공무원이다. A씨는 “이 친구는 승진 서열이 한참 뒤처져 있었다. (상대 구청장이) 돈 좀 받고 서기관으로 승진시킨 뒤 말썽이 안 되게 다른 자치구로 보내려고 나와 맞바꾼 것으로 안다”면서 “나는 뇌물을 바치지 않았지만 국장 승진에 3000만~4000만원을 줘야 한다는 소문은 서울 자치구에서도 회자된다”고 털어놨다. 대전경찰청 정보과 직원은 “승진 서열을 무시하고 승진시켰다면 (금품 수수) 100%다. 아무리 친해도 공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병국 전 경북 경산시장은 2011년 7월 부하 직원 2명으로부터 승진을 대가로 8000만원, 시 공무원 부인에게서 1000만원을 받았다가 구속됐다. 최 전 시장 부인도 직원 승진과 관련해 금품을 따로 챙겼다. 단체장의 인허가 관련 금품 수수나 잇속 챙기기 행태도 볼썽사납다. 김학기 전 강원 동해시장은 지난 8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등이 확정돼 시장직을 잃었다. 김 전 시장은 이전 업체 대표와 입찰 업체 관계자에게 모두 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그의 형도 민선 1, 2기 동해시장 역임 시 뇌물을 받아 2001년 시장직을 잃었다. 충북 진천군은 2011년 지역 영농조합이 사채를 빌릴 때 사채업자에게 군 명의로 영농조합 보조금 6억 7000만원에 대한 보증각서를 써 줬다. 이후 조합은 부도가 났고 군은 8억 4000여만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감사원은 유영훈 군수가 직원들에게 사채보증을 서도록 지시했다며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이 사건에서 담당 직원만 기소되고 유 군수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됐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최 전 경산시장은 아파트 시행사로부터 상하수도 원인자 부담금을 20억원쯤 낮춰 주는 대가로 2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는 부인 명의의 칠성면 밭에 군비 2000만원을 들여 석축을 쌓아 거센 비난을 샀다. 문제가 커지자 임 군수는 사비를 털어 이 돈을 모두 토해 놓았지만 주민을 위해 사용해야 할 혈세를 자신의 자잘한 사익을 추구하는 데 쓰려고 단체장의 권력을 행사했다는 비웃음을 피하기 어려웠다. 강희복 전 충남 아산시장은 2010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김찬경(구속)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 소유의 골프장 증설 허가를 내주는 데 온 힘을 쏟았다.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농림지역을 골프장 증설이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해 주면 엄청난 이익이 되니 충남도 기본계획에 반영해 추진하라”고 했지만 시장의 지시 아래 직원들은 이를 무시하고 가결된 것처럼 문서를 꾸몄다. 강 전 시장은 “변경을 서두르라”고 부하 직원들에게 독촉했고, 계획안은 후임 시장 취임 8일 만에 보고조차 생략된 채 도에 신청돼 2011년 5월 계획관리지역으로 바뀌었다. 강 전 시장은 이 골프장 사업과 관련해 김 전 회장에게 1억 2000만원을 받아 지난해 8월 구속됐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섹스’(sex)의 순우리말은 ‘니디티’? 네티즌 ‘황당’

    ‘섹스’(sex)의 순우리말은 ‘니디티’? 네티즌 ‘황당’

    ‘섹스’(sex)의 순우리말은 뭘까. 출산장려 시민단체 ‘부부핵교’ 대표 황주성씨는 지난 8일 ‘성교’를 뜻하는 영어 단어 ‘섹스’(sex)에 해당하는 신조어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그 저작권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했다. 황주성씨는 한국저작권위원회로부터 해당 신조어의 저작권 등록번호 제C-2013-019964호를 받았다. 황주성 대표가 만든 ‘섹스’(sex)의 순우리말은 ‘니디티’. 이는 컴퓨터 자판에서 ‘섹스’의 알파벳 철자 ‘s’, ‘e’, ‘x’를 한글 2벌식 입력에서 차례대로 치면 나오는 ‘ㄴ’, ‘ㄷ’, ‘ㅌ’에 모음 ‘ㅣ’를 붙인 것이다. 황주성 대표는 ‘섹스’에 해당하는 신조어 ‘니디티’를 만든 이유에 대해 “출산장려를 외치면서도 정작 섹스를 터부시하는 부정적인 문화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이 같은 신조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황주성 대표는 “SEX가 원래 나쁜 게 아닌데 한국에서만 금칙어로 지정해놓고 있다”며 “그렇다보니 착한 섹스를 하는 부부들까지 주눅이 들 정도여서 우리말로 만들어보게 됐다”고 밝혔다. 황주성 대표는 “어른들도 말하면서 부끄러워지는 한자어인 성행위, 성관계나 영어인 섹스를 대신할 새로운 순우리말인 ‘니디티’의 저작권 등록이 한글날에 즈음해 이뤄지게 돼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착하고 아름답고 멋진 섹스라면 공공장소에서도 ‘니디티’라고 당당히 말하고 쓰자”고 권유했다. ‘니디티’ 캐릭터도 공개했다. 칼을 치켜든 미녀 요정이다. 칼은 ‘나쁜 섹스, 못된 섹스를 추방한다’, ‘착한 섹스, 멋진 섹스를 방해하는 마귀를 쫓아낸다’를 뜻한다. 황 대표는 “앞으로 니디티 사용 정착 캠페인도 벌일 것”이라며 “일반 국민들은 아무런 제약없이 쓸 수 있지만 저작권이 등록된만큼 이를 상업적으로 쓸 경우엔 민형사상 처벌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한글로 적혔다고 다 순우리말인가”라면서 “그렇다면 egg의 순우리말은 달걀이 아니라 ‘디히히’냐”라고 황당해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선의 혼, 일본의 흙으로 빚은 41점의 예술

    조선의 혼, 일본의 흙으로 빚은 41점의 예술

    조선 도공들은 바다 건너 이국땅에서도 물레질을 멈추지 않았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던 일본의 흑토로 옹기와 간단한 도기를 구워내 이를 팔아 생계를 꾸렸다. 조선의 막사발조차 귀한 예술품으로 대접받던 시절, 일본 상류층에서 조선 자기는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정유재란 당시 수많은 조선 도공이 왜군에 끌려간 이유다. 1598년 일본 해안가인 구시키노에 닿은 조선 도공의 숫자는 80명이 넘었다. 하지만 5년 뒤 내륙인 나에시로가와로 이주해 조선인 마을을 꾸린 도공은 40여명에 불과했다. 고향에 대한 향수와 토착병에 시달리다 절반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도공들의 삶은 엇갈린다. 민족차별이 심해지자 이, 최, 박, 김 같은 성씨의 도기 기술자들은 마을에서 차례로 도망쳐 나온다. ‘도고’로 개명한 박씨 집안의 후손인 도고 시게노리(1882~1950)는 1941년 일본 외무대신에 오르기도 한다. 지금도 그의 기념관 마당에는 선조가 자기를 굽던 가마와 도자기 파편 더미가 넋을 위로하듯 남아 있다. 반면 심수관가(家)는 일본 가고시마에서 여전히 조선의 혼을 지키며 살아간다. 누가 봐도 전형적인 일본인이지만, 혼만은 조선 옛것 그대로다. 1대 심당길이 만들었다는 조선 사발 같은 투박한 ‘히바카리’는 심수관가의 상징물이다. 말간 색을 띤 그릇은 조선의 흙과 유약, 기술자를 빼고 불만 일본 것을 썼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심수관이란 이름은 ‘사쓰마 도기’를 세계적 명품으로 키워 낸 12대 심수관 때부터 가문에서 이어온 습명이다. 지금의 15대 심수관(54)은 와세다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유학까지 마친 뒤 1999년 가업을 이었다. 1대 심당길의 고향인 남원시 명예시민이기도 한 그는 한국의 김칫독 공장에서 조선의 가마를 배워갔다. 이런 15대 심수관이 이달 중순 한국을 찾는다. 오는 14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심수관 도예전, 사쓰마에서 꽃 핀 조선도공의 예술혼’전을 펼치기 위해서다. 서울신문사와 경북 청송군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1998년 이후 15년 만에 열리는 심수관가의 국내 단독 전시회다. 전시에는 12~15대 심수관의 도자기 41점이 나온다. 심수관가가 소장한 12점 외에 ‘심수관 도자기 전시관’ 개관을 앞둔 청송군과 ‘심수관 도예관’이 자리한 남원시가 각각 20점, 9점을 내놓았다. 이 중 12대 심수관의 ‘십금수송죽매화문다기’는 옛 청나라의 십금수기법을 사용했다. 소나무와 대나무, 매화의 문양이 다양하게 표현됐다. 12대 심수관은 1873년 오스트리아 빈 만국박람회에 금채를 입힌 대화병 한 쌍을 출품해 오늘날 심수관가의 초석을 이뤘다. 13대 심수관은 2차 세계대전으로 가세가 기운 가문을 지켜냈다. 그의 ‘금수군학비상도투각향로’ 1점이 이번 전시에 나온다. 이 전통 향로에는 한 무리의 학들이 여유롭게 하늘을 나는 모습이 투각됐다. 15대 심수관의 아버지인 14대 심수관(88)은 대표작 ‘사쓰마성금칠보설륜문대화병’을 내놓는다. 일본인 최초의 대한민국 명예총영사인 그는 1993년 대전엑스포에 이 화병을 출품해 호평받았다. 금을 두껍게 칠해 입체감을 한껏 살린 것이 특징이다. 15대 심수관은 가장 많은 23점을 전시한다. 대표작은 ‘이중투각삼종향로’. 겹으로 된 투각과 세 종류의 각기 다른 문양이 정교함을 자랑한다. 도예 관계자들은 “투각기법과 부조기법은 심수관요의 대표적인 도예기술”이라며 “적절한 흙의 습도와 정확한 계산이 요구돼 온전히 이를 구사하는 장인이 그리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무료. (02)2000-9752.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지역민 열정·고유문화 살린 브랜드…인기 얻고 수익도 ‘짭짤’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지역민 열정·고유문화 살린 브랜드…인기 얻고 수익도 ‘짭짤’

    1차 심사 결과를 보면 무명(?)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열악한 조건을 딛고 알찬 내용물을 꾸준히 선보인 결과다. 지역 주민과 자치단체의 순수, 열정, 고유성, 또는 호소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깊이 파고 든 점이 주효했다. 특산물에는 경북 울릉군의 선전이 눈에 띈다. 1만 600여명으로 전국 기초단체 중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이지만 호박엿부터 삼나물, 참고비, 부지갱이까지 모두 4개가 1차에서 선정한 100대 특산물에 포함됐다. 다소 생소해 보이는 셋 모두 물량이 동이 날 정도로 미식가들에게 소문난 산채나물이다. 섬 특유의 지질과 여름에 서늘하고 겨울에 따뜻한 해양성기후 덕에 맛과 질이 우수하다.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산나물에 병충해가 거의 없고, 독성도 없어 약초로 불릴 정도로 몸에 좋다. 육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나물이란 점도 한몫했다. 울릉도 산야에서 자생하는 삼나물은 어릴 때 잎이 삼(蔘)잎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맛이 좋다. 예로부터 잔치나 명절날 소고기국을 끓일 때, 또는 제수용 나물로 써왔다. ‘울릉 고사리’로도 불리는 참고비는 울릉도 고산지대에 널리 분포돼 있다. 지금도 주민들은 제사상에 참고비를 꼭 올리면서 귀하게 대접한다. 섬쑥부쟁이로도 불리는 부지갱이는 울릉도 전역에 자생한다. 주로 나물로 먹는다. 천식을 가라앉히는 데도 효과가 있다. 울릉군은 인기가 하늘을 찌르자 지난해 ‘산채미인’이라는 이름으로 이들 산채류를 공동 브랜드화했다. 그 결과 부지갱이는 지난해 24억 3000여만원(105.7t)의 소득을 섬 주민들에게 올려줬다. 매출액이 4년 전보다 두 배나 늘었다. 삼나물은 5억 800여만원, 참고비는 8억 5000여만원 어치가 각각 팔려나갔다. 군 관계자는 “일부는 미국에 수출까지 되고 있다”면서 “울릉도를 알리고 농민 소득도 올려주는 귀한 특산물”이라고 자랑했다. 대전뿌리문화축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유난스러운 피붙이 문화에 호소하고 있다. 3일 정도의 축제기간에 20만명이 찾는다. 주로 문중원들이다. 교육적인 측면이 강해 학생들도 많이 참가한다. 축제장소가 국내 최초로 조성한 뿌리공원이다. 이곳에는 136개 성씨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축제 때 문중원들이 성씨별로 다른 깃발을 들고 퍼레이드를 벌이는 장면이 볼만하다. 허준의 한의사 후손들이 한방치료를 해주고, 문익점 후손들은 목화씨를 나눠주는 등 피붙이 문화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김수일 대전 중구 문화계장은 “효나 성씨 관련 행사는 꽤 있지만 성씨 공원에서 여는 것은 유일하다”며 “내년에는 성씨 조형물을 150개 더 세울 예정이어서 축제의 가치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은 작은 바닷가 마을이다. 2000년부터 이곳에서 ‘장고항 실치축제’가 열렸다. 매년 봄 ‘뱅어’로 불리는 이 갯것을 파는 데 애를 먹자 주민 몇몇이 상품화를 제안해서다. 일부 아는 사람만 찾다가 축제가 열리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틀간의 축제기간에 4만명, 뱅어가 잡히는 한 달간 수십만명이 마을을 찾아와 뱅어회를 먹고 뱅어포를 사갔다. 장고항이란 지명도 널리 알려졌다. 마을 주민은 고작 400명이다. 이장 강세구(55)씨는 “요즘은 물량이 동나고, 다른 때에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마을에 활기가 돈다”고 기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재즈 인생 50여년…국내 남성 재즈 보컬 1세대 김준

    [김문이 만난사람] 재즈 인생 50여년…국내 남성 재즈 보컬 1세대 김준

    전설의 재즈 뮤지션 루이 암스트롱에게 묻는다, 재즈가 무엇이냐고. “궁금해도 절대로 알 수 없을걸”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러면서 “생각하면 생각한 대로 비비디 바비디 부”라고 한다. 아마도 재즈가 느낌으로 전해져 오는 음악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재즈의 역사는 어떻게 될까. 재즈는 원래 블루스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아프리카와 유럽 문화권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프랑스인과 흑인의 혼혈인 크레올들의 음악적 요소가 뒤섞이면서 탄생했다. 1800년대 후반 농장에서 불리던 노동요나 뱃노래 등이 발전해 1900년대 초반 블루스적 특징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언제 재즈음악이 들어왔을까. 흥미롭게도 대한매일신보 기자를 지낸 바 있으며 ‘봉선화’ 등을 작곡한 홍난파 선생이 재즈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1930년대 미국에 유학해 재즈를 익혔던 그는 지금의 KBS 전신인 경성중앙방송국에서 관현악단을 만들어 재즈를 연주했다. 1940년대 재즈 스타일 곡들이 대중음악에 조금씩 섞이면서 박단마가 부른 ‘나는 열일곱살이에요’가 국내 최초로 스윙 사운드를 사용한 재즈 스타일의 곡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광복 이후 미군 문화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재즈가 클럽에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1950년대 루이 암스트롱이 각종 영화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면서 본격적으로 재즈가 등장했다. 1960년대 미8군 쇼 무대는 가수 지망생들의 생활의 터전이었고 경음악단들이 앞다퉈 재즈를 받아들였던 것이다. 가을바람이 선선해지는 계절, 이쯤 해서 음악을 얘기해 보자. 음악은 귀로 마시는 황홀한 술이라고 했다. 이는 음악이 즐거움을 주는 것과 동시에 일상사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재즈는 어떨까. 재즈 인생 50여년, 우리나라 남성 재즈 보컬 1세대로 알려진 김준씨를 지난 5일 오후 만났다. 장소는 경기 남양주 호평동에 위치한 김준 재즈클럽이다. 3층 건물에 1층은 한식당(부인이 운영)이고 2층이 김준 재즈클럽 공연장이다. 단체 예약이 있을 때만 김씨가 직접 출연해 여러 곡을 선사한다. 클럽에 들어섰더니 ‘시작은 그 끝과의 약속이다’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신뢰에 대한 겸허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피아노와 드럼이 있다. 벽에는 재즈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미국 흑인 가수들의 공연 사진이 붙어 있다. 잠시 우리나라 재즈 1세대 뮤지션들의 얼굴이 나타난다. 1970~1980년대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수사반장’의 배경음악을 담당했던 재즈 드러머 유복성씨, 미8군 무대에서 비밥과 쿨 재즈를 다지면서 ‘영자의 전성시대’ ‘어제 내린 비’ ‘겨울여자’ ‘깊고 푸른 밤’ 등의 영화음악을 맡아 명성을 떨친 정성조씨, 피아니스트 신관웅씨, 트럼펫 연주가 강대관씨 그리고 보컬리스트 김준씨 등으로 이어진다. 클럽 내부를 잠시 구경한 뒤 야외에 마련된 의자에서 마주 앉았다. 주변에는 푸른 산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바로 앞에는 승마장이 있다. 자연의 치유에 대해 잠시 생각하면서 궁금한 것을 물었다. “여긴 언제 문을 열었나요?” “2002년부터 10년 동안 서울 평창동에 있다가 작년에 여기 왔어요. 재즈를 좋아하는 팬이 제공한 공간입니다.” “공연은 일주일에 몇 번 하는지요?”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어떤 모임이 있을 때, 그렇게 모인 분들을 위해 재즈 한마당을 선사합니다. 재즈는 즉흥적이라 그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다 좋아합니다. 누구나 어울리기 좋지요.” “요새 한강에서 공연도 하고 있지요?” “여의도 쪽에서 합니다. 물빛무대라는 곳이 있는데 매주 수·금·토요일 저녁 7시에 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예술총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관객이 700~800명쯤 모이는데 남녀노소 구분 없이 찾아와 재즈를 즐깁니다. 한번 오세요, 이 가을에(웃음).” “재즈는 사계절 중 언제 가장 듣기가 좋습니까?” “사계절에 다 맞출 수 있습니다. 가을에는 가을대로 맛이 있고요.” “국내 재즈 1세대는 몇 명이나 있나요?” “(잠시 생각하더니) 10명쯤 되지요. 공연 때 가끔 만납니다.” “국내 재즈 뮤지션은 어느 정도 됩니까?” “한 200~300명쯤 됩니다. 미국파가 있고 유럽 유학파가 있습니다. 우리 같은 1세대도 있지만 현재는 30대 전후인 재즈 3세대로 교체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재즈란 무엇인가요?” 지체 없이 답이 나온다. “가장 자유스럽고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음악입니다. 또한 가장 합리적이고 영적인 치유가 있는 음악이지요. 그래서 재즈는 영원할 겁니다. 혼이 담긴 음악, 흥이 녹여진 음악이라서 재즈만 가지고 있는 DNA가 있습니다. 재즈는 또 지구 상의 어떤 음악과도 협연이 가능합니다. 포용력이 있는 음악이지요.” 그는 재즈 보컬리스트 외에도 작곡가로 많은 활동을 했다. 그동안 무려 1000여곡이나 작곡했다. ‘사랑하니까’(패티김)를 비롯해 1984년 TBC세계가요제 금상 수상곡 ‘나 이제 여기에’(박경희), ‘내 마음은 풍선’(장미화), ‘그래도 설마하고’(임희숙), ‘청바지 아가씨’(박상민)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그는 남성 4중창단 ‘쟈니 브라더스’의 멤버(리드 김현진, 테너 양영일, 바리톤 김준, 베이스 진성만)로 그 유명한 ‘빨간 마후라’를 불러 히트시켰다. 잠시 당시 얘기를 해 본다. 평상시에는 각자 점잖은 의상의 노신사들이지만 무대의상만큼은 반드시 화려하고 밝은 색상으로 통일했다. 김씨는 데뷔 시절부터 의상, 액세서리 등의 코디를 도맡았다. 그들에겐 ‘빨간 마후라’가 잘 어울렸고 정겨운 화음은 세월을 뛰어넘어 중장년층으로부터 깊은 공감을 얻었다. 김씨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1940년 1월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논밭 30만평을 소유한 대지주였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탄 자전거 짐받이에 앉아 신의주 시내를 구경했다. 가죽 장화를 신고 허리에 긴 칼을 찬 일본 기마경찰의 모습도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러다 1945년 광복을 맞이했다. 소련군이 진주했고 조선 노동당이 들어섰다. 재산은 모두 몰수당했다. 아버지는 숙청 대상 1호로 낙인찍혔다. 가족들은 할 수 없이 진남포에서 배를 타고 인천으로 월남했다. 남산초등학교에 입학했으나 곧 원주로 이사했다.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강원 영월과 경북 문경 등으로 피란을 갔다. 이어 1·4후퇴 때는 목포를 거쳐 제주로 피란 갔다. 현재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산방산 인근이었다. 사계초등학교 6학년을 거쳐 대정중학교에 입학했다. 이때 미군 부대 전용 교회의 찬양대에서 활동했다. 도내에서 열리는 음악 콩쿠르에서 ‘가고파’ ‘고향생각’ ‘고향이 그리워’ ‘달밤’ ‘봉선화’ ‘바다로 가자’ 등을 불러 우승을 휩쓸었다. 대정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단거리 육상과 마라톤 시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는 한편 음악 교사에게 피아노, 트럼펫, 바이올린 등을 배웠다. 합창단에서 바리톤도 맡았다. 1959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사관학교 시험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고등학교 교장 선생의 권유로 나간 ‘전국 남녀 고등학생 음악경시대회’(경희대 주최)에서 3위를 차지해 경희대 성악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그의 음악 인생은 이때부터였다. 하지만 대학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4·19로 인해 잦은 휴강이 이어지다 결국 휴교령이 내려졌다. 갈 곳이 없었던 그는 종로2가 ‘뉴월드 음악감상실’에서 DJ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5·16 후에는 예그린가무단의 합창단원으로 강제로 뽑혀 갔다. 당시 가무단장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였다. 그러나 1년여 만에 예그린합창단이 해체되면서 쟈니 브라더스를 결성하게 된다. 쟈니 브라더스는 1962년 당시 TBC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던 주말 프로그램 ‘쇼쇼쇼’에 전속 가수로 출연하면서 눈부신 활약을 했다. ‘방앗간집 둘째딸’ ‘니가 잘나 일색이냐’ ‘마포 사는 황부자’ 등의 히트곡을 쏟아냈다. 신영균이 주연한 영화 ‘빨간 마후라’의 주제곡을 부른 것도 이때였다. 1968년 쟈니 브라더스가 해체된 이후 각자 솔리스트로 변신한다. 김씨는 멤버 중 가장 먼저 독립했다, 스탠더드 팝과 재즈 번안곡이 주를 이룬 음반을 발표하면서 솔로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1970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음반을 발표하지 않은 해가 없을 정도로 ‘음악은 곧 인생’이라는 일관된 삶을 살아 오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솔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저는 재즈 뮤지션으로서 더욱 열정적으로 재즈 음악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이뤄 나갈 꿈은 ‘김준 재즈 장학재단’을 만드는 것입니다. 재즈 아카데미, 재즈 박물관도 생각하고 있지요.” 헤어지면서 미소 짓는 그의 모습이 나이보다 젊게, 해맑게 느껴진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김준은 1940년 평안북도 신의주 출생으로 경희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1962~1968년 ‘쟈니 브라더스’의 일원이었으며 KJC(한국재즈모임) 창립 회장과 고문을 역임했다. 이후 수원여대 대중음악과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김준 재즈클럽을 운영하면서 극동방송 운영위원과 ㈔한국재즈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주요 공연으로는 ‘김준 디너콘서트’(1995년), ‘김준 재즈콘서트’(1996년), ‘서울 솔리스트 재즈 오케스트라 공연’(2007년), ‘아름다운동행 재즈콘서트’(2010년), ‘영화 브라보 재즈라이프 출연’(2010년), ‘브라보 재즈라이프 콘서트 출연’(2010, 2011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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