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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격전지를 가다] (1) 서울 은평을

    [총선 격전지를 가다] (1) 서울 은평을

    ■이재오, 낙후지역 훑으며 ‘나홀로 선거’ ‘어게인 2010’ 서울 은평을에서 5선 고지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이재오 후보는 하루 종일 발품을 판다. 유세 차량도 없고 흔한 로고송조차 없다. 자신의 일정이나 동선도 주변에 알리지 않는다. 까닭에 기자 역시 28일 이 후보가 연신내 일대를 돌고 있다는 ‘첩보’를 듣고 찾아 나선 뒤로 장장 5시간여의 ‘숨바꼭질’을 벌인 끝에 만날 정도였다. 정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비등하던 2010년 7·28 재선거에서 이 후보의 필승 전략이었던 이른바 ‘나홀로 선거’, ‘조용한 선거’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이다. 불광역 사거리에 자리 잡은 선거 사무실도 단출하다. 직원 10여명의 업무 공간을 빼면 외부인이 찾아와 대화를 나눌 공간이 마땅찮을 정도다. 대신 사무실 한쪽 벽면에는 자신의 공약 이행 여부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상황판이 걸려 있다. 은평을이 서울의 대표적 낙후 지역인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지하철 6호선 복선화와 연장선 추진, 은평새길과 통일로 우회도로 건설 등 개발 이슈를 공약으로 꺼내든 이유이기도 하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 본인이 이곳에서 43년째 살고 있어 동네 구석구석, 골목골목을 아주 잘 안다.”면서 “인지도를 높이기보다는 인간 이재오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는 지역 특수성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그럼에도 정권 심판론은 여전히 경계 대상이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이명박 정부 2인자, 왕의 남자,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등의 수식어를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황이다. 뉴타운 사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 야권 단일 후보 등도 넘어야 할 벽이다. 박철규(77·대조동)씨는 이 후보에 대해 “소탈하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듣고 소통할 줄 아는 후보”라면서 “낙후 지역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정소망(22·대조동)씨는 “오랫동안 대조동에서 살아왔지만 우리 지역이 변한 것을 못 느끼겠다.”면서 “젊은 후보가 나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천호선, 야권연대 힘으로 ‘인물론 승부’ ‘중진 이재오’에 대한 식상함이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에게는 중요한 틈새였다. 천 후보는 28일 기자와 만나 “이 후보가 표는 살피러 다녔지만 삶을 살피지는 않았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대조동의 이민아(24·여·대학생)씨는 “솔직히 새누리당 이재오 후보는 너무 많이 출마한 것 같다. 천 후보는 왠지 반값 등록금도 실현시켜 줄 것 같고 첫 출마이다 보니 더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보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역 개발’ 이슈에서는 ‘비교 우위’가 분명히 떨어져 보인다. 진관동에서 만난 30대 초반의 이솔씨는 “이 후보는 추진하려는 계획이 명확하고 그동안 공약을 비교적 잘 이행했다. 천 후보는 사실 요 근래 부각된 분 아닌가. 추진 중인 지역 개발 사업을 잘 마무리하려면 기존에 맡았던 이 후보가 계속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언뜻 은평 뉴타운이 천 후보에게는 약점인 듯 보였다. 그러나 그는 “뉴타운 방식이 아니라 두꺼비 하우징 같은 소규모 리모델링, 중소 규모로서의 재건축, 공공 매입을 통한 보안·확충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다양한 도시적 재생, 전환이 필요하다.”며 뒤집기를 시도하는 중이다. 판세에 대해 천 후보 캠프는 “약간 뒤지지만 추격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가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도 그것이 곧 민심의 반영은 아니다. 민심은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지도부가 이곳을 찾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천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성실한 분이지만 ‘정권 심판’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미디어를 피하고 있다. 비겁한 선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후보의 선거운동 방식은 ‘걷기’다. 이 후보의 자전거 타기보다 더 원시적인 방식을 택한 것이다. 그는 ‘수첩과 펜’으로 받아 적기에 열심이다. 보조 수단이 있다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젊은 층과의 소통이 역전의 실마리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서울시, 35세 미만 청년층 신용회복 돕는다

    900조원대를 돌파한 가계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팔을 걷고 나섰다. 김상범 행정1부시장은 28일 “10가구 중 6가구가 보유한 것으로 나타난 가계 부채를 사전에 예방하고 부채로 인한 위기 발생 시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가계 부채 위기 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시는 60억원 예산을 투입해 청년층의 신용 회복과 생활 안정을 지원한다. 35세 미만으로 빚이 500만원 이하인 경우 시에서 빚을 대신 갚아 준다. 이렇게 신용을 회복한 청년층은 취업 후 5년 동안 연 2% 금리로 원리금을 갚아 나가면 된다. 빚을 1년 이상 성실하게 갚으면 최대 500만원의 긴급생활안정자금(연 3%, 최장 3년)도 지원받을 수 있다. 과다한 가계 부채로 힘들어하는 저소득층에도 긴급생활자금을 지원한다. 특히 빚 때문에 집을 잃은 시민들은 SH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의 임대주택을 지원받거나 월 55만 5000원의 긴급주거비를 지원받을 수도 있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무담보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고 경영컨설팅을 해주는 ‘서울형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시행한다. 아울러 시는 시민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가계 부채 종합상담센터’ 등 분야별 상담센터 47곳을 설치할 예정이다. 김 부시장은 “가계 부채는 소비 둔화로 이어져 결국 서울 경제뿐 아니라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선제적 관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의 가계 부채 규모는 총 204조 521억원으로 전국 가계 부채의 32%가량을 차지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공생발전 특집] 한국토지주택공사

    [공생발전 특집] 한국토지주택공사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지난해 말 건설단체총연합회 연사로 나서 “건설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공공과 민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성실한 시공업체나 노임을 체불하는 시공사에 대해선 불이익을 주고, 우수업체에는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LH는 지난 2년여간 청렴 실천과 더불어 건설업계의 동반성장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 왔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동반성장 정책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기 위해 ‘30대 세부실천과제’를 마련, 추진 중이다. 지난 2월 말까지 18개 세부실천과제를 마무리하는 등 실천에도 속도가 붙었다. LH 관계자는 “공공부문 동반성장을 위해 추진단을 구성하고, ‘LH형 동반성장 모델 구축 및 시행을 통한 상생협력 강화’를 목표로 4대 분야에 걸쳐 30대 실천과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4대 추진 분야는 중소기업 참여 기회 확대와 공정한 성과배분 및 불공정 하도급 개선, 자발적 역량 강화, 과제 점검 및 인센티브 체계 구축 등이다. LH는 중소기업의 직접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분리발주 기준을 마련했다. 중소기업제품과 기술개발제품, 여성기업 제품 등의 구매 비율을 늘리는 중이다. 아울러 최저가 공사에서 부적정 공종의 저가투찰을 막기 위해 배점기준을 조정했다. 물가, 원자재 가격 3% 상승 시 설계위원회를 생략하는 등 계약금액 조정 기준도 수립했다. 공동도급제도를 확대해 원도급과 하도급 간 수평적 협력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시론] 복지재원 마련, 국민설득이 먼저다/송헌재 한국조세연구원 부연구위원

    [시론] 복지재원 마련, 국민설득이 먼저다/송헌재 한국조세연구원 부연구위원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화두는 역시 복지정책인 듯하다. 정당 스스로의 계산으로도 매년 수십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복지공약이 경쟁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원 마련 대책은 애매하다. 고소득층에게 적용되는 세율을 올리고 금융종합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등 부자들에게 좀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방안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이로 인해 예상되는 추가 세수는 최대수준이라도 1조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믿음직스러운 재원 대책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정도의 세수도 확신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소득세가 비록 분배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세목임은 분명하지만, 고소득자 해외 유출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탈세도 부추길 수 있다. 작년 국회의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05년 12월 이후 착수된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기획세무조사 결과 평균 소득탈루율이 45.6%에 달하였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세율이 인상되면, 탈세의 유인은 더 커질 수 있다.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려는 사람들의 불만도 쌓일 수밖에 없다. 세법이 개정되면 납세자들은 세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이를 ‘납세협력비용’이라고 부른다. 필자가 속해 있는 한국조세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소득세와 법인세 1000원을 납부하는 데 각각 75원과 55원의 납세협력비용이 발생한다. 납세협력비용은 세제가 복잡할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증세가 이루어지면 납세자들은 추가적인 세금에 더하여 세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리는 명시적인 증세는 신중해야 한다. 그 이전에 이미 정해진 세금부터 제대로 걷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원을 양성화하는 노력을 지속하면서, 납세자들의 납세협력비용도 더 줄여 주어야 한다. 정책효과를 다 거둔 것으로 판단되는 각종 세금 감면제도도 그 혜택을 줄이거나 폐지해 나가야 한다. 특히 고소득계층에 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누진세율 체계에서 소득공제는 당연히 고소득층에 보다 높은 혜택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고소득자 입장에서도 마치 징벌적으로 더 높은 세율을 얻어맞는 것보다는 차라리 소득공제를 줄이는 것이 속이 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도 세수는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게 되면 상당한 세수 확보가 가능해진다. 그 다음 단계로 증세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증세를 위해서도 단계가 있다. 국민에 대한 설득이 먼저다.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증세는 그 실현 자체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설령 실현된다고 해도 기대하는 세수를 채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한국조세연구원은 서울의 모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탈세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하였다. 실험참가자들에게 각기 다른 수준의 소득을 지급하고 자신의 소득과 정해진 세율에 따라 결정된 세금을 보고하도록 하였다. 이후 무작위로 세무조사 대상자를 선정하여 실제소득과 신고소득이 다를 경우, 납부세금에 더하여 가산세를 부과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신고소득에 따른 세금만 납부하는 것으로 실험을 종료하여 실험참가자들의 보수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였다. 실험 결과 세율결정방식이 탈세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하였다. 세율이 투표로 결정된 경우 독재적인 방식으로 결정되었을 때보다 소득탈루율과 세금의 과소 납부 비율이 각각 7.5% 포인트, 17% 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납세자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더니 탈세 비율이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실험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현재의 정치권에 던지는 시사점은 크다.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다. 그리고 증세를 택하더라도 국민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이 먼저라는 점을 분명히 말해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스타도 ‘소통의 기술’이 필요해

    스타들과의 인터뷰는 설레기도 하지만, 동시에 긴장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 내에 서로 안면을 트고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속내를 끄집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까칠하고 비협조적인 톱스타와 기싸움을 벌여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11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주연 배우 A와 마련된 인터뷰 자리. 퇴근도 포기하고 약속 장소에 들어섰더니 A는 의자에 반쯤 누워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인터뷰에 얼마나 지쳤을까’ 하는 안쓰러움이 몰려왔다. 그러나 A가 ‘그냥’, ‘글쎄’ 등 시큰둥하고 성의 없이 인터뷰에 응하자, 안쓰러움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어졌다. A는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드라마가 성공리에 종영된 뒤 만난 한 남성 스타 B. 코믹하고 유연한 극중 역할과 달리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시비조로 나왔다. 한 후배 기자가 B와 인터뷰하다가 울음까지 터뜨렸다는 소문을 나중에 들었다. 그후 우연히 라디오에 출연한 그가 생방송에서 작가에게 호통을 치는 것을 듣고서 깜짝 놀랐다. 인터뷰 중에 잡지 책을 보면서 성의 없이 답변하던 배우 C, 한 시간 내내 땅바닥만 쳐다보고 상대방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던 신인 여자 탤런트 D, 일부러 동문서답하는 방식으로 질문을 요리조리 피하는 가수 E 등의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스타들에게도 ‘소통’의 기술이 적잖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팬들을 대신해 질문을 던지는 기자에게 적어도 자신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 잘 소개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겸손하게 ‘소통’을 하는 배우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영화 ‘도가니’로 흥행을 일군 배우 공유는 영화의 특성상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섭외를 거절했다. 대신 6일 동안 하루 7시간씩 신문 등과의 인터뷰에 매달렸다. 배우로서 작품과 대중이 소통하는 데 최선을 다한 셈이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촬영 중에 만난 장혁도 그의 별명처럼 ‘바른생활 사나이’였다. 약속 시간 5분 뒤에 문을 열자 그는 정자세로 앉아 대본을 읽고 있었다. 질문마다 성의 있게 답하던 그는 결국 “몸매에 해가 되지 않겠느냐.”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맥주로 목을 축이며 한 시간이 넘게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요즘 충무로의 ‘대세남’ 하정우도 소통을 즐기는 배우다. 지난 6개월간 3편의 영화를 개봉한 그는 “영화가 자주 개봉해 기자들을 만나는 것이 민망하다.”면서도 언제나 자신의 출연작을 설명할 때는 열정적이다. 감독들도 인정하는 ‘언변의 대가’ 송강호나 대답 하나에도 내공이 느껴지는 배우 최민식, 겸손하면서도 조리 있는 화법의 하지원 등을 만날 때 역시 소통에 능한 배우들이 롱런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톱스타가 반드시 친절하거나, ‘달변가’일 필요는 없다. 톱스타 고수는 말주변도 없고 조금만 예민한 질문을 던져도 얼굴이 붉어지지만 대답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배우다. 요즘 아이돌 그룹은 데뷔 전에 비디오를 앞에 두고 인터뷰 연습까지 한다고 한다. 그 정도일 필요까지는 없지만, 스타들에게도 소통은 분명 중요한 덕목이다. 영원한 인기도, 영원한 스타도 없다. erin@seoul.co.kr
  • [외국계 금융사·은행 2제] 사회공헌·서민 지원 뒷전

    [외국계 금융사·은행 2제] 사회공헌·서민 지원 뒷전

    반(反)월가 시위를 계기로 국내 금융기업들의 사회공헌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국내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금융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외국계 금융사가 저신용자의 신용회복을 돕는 신용회복위원회 협약을 탈퇴했거나 아예 가입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사회공헌자금 비율도 국내 은행의 절반 수준에 못 미쳤다. 국내에서 벌어 가는 만큼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외국계 기업인 SC금융지주의 자회사 SC캐피탈은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의 협약 단체에서 탈퇴했다. 부도나 실직으로 과중채무자가 된 이들이 채무 상환기간 연장, 분할상환, 이자율 조정, 채무 감면 등으로 구제를 받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대출해준 금융기관이 신복위와 협약을 맺고 있어야 한다. SC캐피탈에 빚이 있는 채무자의 경우 성실한 상환 의지가 있어도 신복위에서 채무구제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의미다. SC캐피탈은 지난해 5월 신복위와 협약기관 계약을 맺은 후 7개월 만에 탈퇴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탈퇴하는 것은 외국계 회사 중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게다가 신복위에 따르면 은행 중에는 유일하게 외국계인 HSBC은행만이 협약 기관이 아니다. 신복위에 가입한 협약 금융기관은 2월 말 기준으로 3550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복위는 금융권이 힘을 모아 과중채무자 중 성실상환자를 신용불량의 늪에서 구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라면서 “외국계의 경우 채무 할인을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C금융지주 관계자는 “SC캐피탈의 내부사정으로 재가입을 전제로 신복위에서 잠정 탈퇴했으며 적절한 시기에 다시 가입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10년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자금 비율도 외국계가 현저히 낮다. SC은행은 3.2%, 씨티은행은 2.5%로 4대은행 중 비율이 낮은 신한은행(5.7%)이나 우리은행(6.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영업 행태도 리스크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보다 예대마진으로 안전하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계대출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9월 말 국내은행은 평균적으로 가계대출(445조 1000억원)이 기업대출(582조 6000억원)보다 적었지만 외국계 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규모가 기업대출의 3배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리뷰]‘시체가 돌아왔다’가 신선한 범죄사기극인 이유

    [리뷰]‘시체가 돌아왔다’가 신선한 범죄사기극인 이유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각본/감독 우선호)는 특별한 시체 한 구를 둘러싼 각계각층의 속고 속이는 범죄사기극이다. 여기서 특별한 시체라 함은 연구원들이 애써 개발한 신기술을 가로챈 회사 김택수 회장의 시신을 일컫는 말로, 그의 시신 안에는 신기술 내용이 담긴 수 백 억 원의 칩이 숨겨져 있다. 한편 같은 연구원 소속인 한진수는 신기술을 되돌려 달라는 시위를 하던 중 회장의 수하들에게 뺑소니를 당하고, 그의 딸인 동화(김옥빈)와 후배인 현철(이범수)는 한진수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시체를 훔쳐 흥정하려 하지만, 기껏 훔친 시체는 다름 아닌 시신보관소에 숨어 시체인 척 한 진오(류승범)다. 무릎을 탁 칠만한 기가 막힌 ‘플랜B’부터 소소한 반전까지, ‘시체가 돌아왔다’는 범죄사기극으로서의 플롯 공식을 성실하게 따른다. 그렇다고 ‘뻔하고 빤한’ 오락영화라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그 어떤 비주얼도 당해낼 수 없다는 탄탄한 스토리가 관객을 쉬지 않고 클라이맥스로 이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울링’, ‘가비’, ‘화차’를 비롯한 2012년도 상반기 개봉 영화와 ‘해를 품은 달’ 등 다수의 드라마들이 원작을 발판으로 탄생한 것에 반해 ‘시체가 돌아왔다’는 우선호 감독의 ‘순수 창작’인 까닭에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물론 단편 ‘정말 큰 내 마이크’(2005) 이후 첫 장편데뷔작을 내놓은 감독의 젊고 발랄한 연출도 영화 전반을 매끄럽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주·조연 할 것 없이 빛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발군이다.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명품조연배우 고창석을 비롯해 떠오르는 신인 유다인, 진오의 친구이자 ‘숨은 주연’급 웃음폭탄 오정세 등은 감초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2004)이후 류승범 특유의 ‘똘끼’를 그리워한 관객이라면 역시 쌍수 들고 환영할 만 하다. 대한민국 남자배우 중 류승범 이상으로 기괴하고 괴상한 ‘돌+아이’를 온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항기 가득한 핑크빛 단발로 변신을 꾀한 김옥빈과 이 모든 색깔을 아우르는 듯한 스펙트럼으로 흥행배우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이범수까지 모인 ‘시체가 돌아왔다’는 한마디로 버라이어티(variety)하고 비비드(Vivid)하면서 프레시(fresh)한 영화다. 시도 때도 없이 장기적출을 시도하는 사채업자 일당과 가능성 없는 미래 때문에 검은 돈에 손을 뻗는 젊은이들, 연구원들의 피땀 흘린 연구결과를 가로채려는 파렴치한 자본세력 등을 보면 뒷맛이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영화는 정해진 공식처럼 약자의 손을 들어준다. 마치 약육강식의 현실 속에서 한바탕 웃음으로 통쾌한 위로를 건네는 듯하다. 오는 29일 개봉.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살아남으려 일본 순사가 됐다”… 친일파의 서글픈 변명

    “살아남으려 일본 순사가 됐다”… 친일파의 서글픈 변명

    “지나고 나면 흐름이 보이지만, 그 시대 속에 푹 파묻혀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시대를 성실하게 살아내는 것만으로 힘겨울 수도 있지 않겠나. 일제강점기를 경험하지 못한 우리는 친일파라면 매장하는 분위기다. 그들을 변호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에게도 피치 못할 사정과 고통이 있지 않았겠느냐, 함께 생각해보자고 쓴 것이다.” 장편 역사소설 ‘북성로의 밤’(한겨레출판 펴냄)을 최근에 펴낸 조두진(45)씨는 잘 팔리지도 않는 일제 강점기의 역사 소설을 써낸 이유를 22일 전화로 이렇게 설명했다. 대구 출신으로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성로는 대구 도심 한복판에는 있는 조선시대 대구성의 흔적을 말한다. 남성로, 동성로, 서성로 등과 한 묶음이다. 대구성은 1590년 왜구의 침략을 우려해 흙으로 축성했다가 임진왜란 때 허물어지자 1736년 돌로 성을 다시 쌓았다. 전국에 척화비를 세우던 흥선대원군이 1870년 대구성을 대대적으로 보수했는데, 불과 40여년만인 1906년 경상도 관찰사 서리 박중양의 묵인 아래 일본 상인들이 이 성을 허물었다. 그 성을 허물어뜨린 대표적인 일본 상인이 ‘북성로의 밤’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미나카이 백화점의 창업주 나카에 도미주로였다. 나카에 도미주로는 일본 시가현 곤도에서 반농·반상인의 아들로 1903년에 조선 땅을 밟았다. 1905년 1월 대구에 잡화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포목점을 열었고, 경부선 열차와 함께 전국으로 지점을 넓혀가던 중 1933년 미나카이 백화점 대구 본점과 경성점을 개장했다. 1941년 중국 남경점까지 연 그는 1945년 해방 직전까지 18개 지점, 종업원 4000명, 연매출 1억엔을 자랑하는 백화점 그룹으로 성장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40년대 일본이 미국에 선전포고한 전후다. 주인공은 미나카이 백화점의 성실한 조선인 배달부인 노정주와 창업주의 딸이자 의전에 진학한 똑똑하고 아름다운 아나코로 설정돼 있다. 마치 청춘소설 같다. 하지만 독자들은 ‘개천의 용’으로 똑똑하지만 일본 순사로 전락한 노태영, 야마모토 쇼시에 더 주목할 것 같다. 소작인의 아들로 일등을 해도 일등 자리를 양반 지주에게 내줘야 했던 태영에게는 설움이 많다. 신분 때문에 인정받지 못한 설움, 가난의 설움, 고문에 이골이 난 악질적인 순사지만 물렁한 일본인 동료에게 승진에서 밀리는 설움 등이다. 가족의 주린 배를 책임져야 할 가장 태영에게 나라 잃은 설움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태영은 독립운동에 나선 친동생 치영을 거론하며, 사촌 동생인 노정주에게 이렇게 말한다. “금 그어진 대로 살아라. 치영은 세상에 금이 잘못 그어졌다고 말하는데, 금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세월에 따라 이렇게도 그어지고, 저렇게도 그어진다.”라고. 또 태영은 “조선 농민은 종일 뼈가 빠지도록 일해도 멀건 죽으로 연명해야 하고, 일본 농민은 쉬어가면서 일해도 쌀밥을 먹는다. 농민의 잘못이 아니라 나라의 잘못이다.”라고. 그는 또한 일본의 조선총독부가 태평양전쟁으로 조선인 징용과 징병에 열을 올리자 “쓸모가 없어야 살아남는다. 살아남아야 쓸모가 있는 것이다.”고 말한다. 치영이 “신념을 팔아서 배를 채우는 것이 부끄럽지 않느냐.”고 추궁할 때도 태영은 “배를 채우는 것이 내 신념이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식민지에서 생활인으로 살아야 하는 태영의 모습은 독재시대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살아온 1970·80년대 산업역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두진씨는 “북성로에 가끔 70~80세가 된 백발의 일본인들이 찾아오는데, 다가가 ‘어떻게 오셨냐.’고 물어보면 몹시 두려워한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거쳐 중년까지 살았던 일본인들인데, 고향을 잃어버린 불행한 사람들이다.”라고 했다.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가 이뤄지고 나서 아나코는 대구에 찾아와 이렇게 독백한다. “나는 조선에서 22년을 살았고, 일본에서 22년을 살았다. 지금쯤 하얀 찔레가 한창이겠지요. 나는 사쿠라 향기를 몰라요. 어른이 돼서 사쿠라를 접한 사람은 그 꽃향기를 알 수가 없다고 해요.” 이 책은 독일 법학자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the Reader)와 오버랩되는 지점이 있다. 나치 전범이 될 수밖에 없었던 문맹의 한나와 그녀를 사랑한 법학도 마이클의 이야기는 단순 연애담이 아니다. 현대 독일(마이클)이 유대인 학살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구(舊)독일(한나)과 어떻게 화해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과거와 화해가 필요하다. 어떤 방식으로 과거와 화해할 것인가는 과거를 청산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북성로의 밤’은 말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종로·강북구 - 평택·안산시 등 27곳 ‘잘했어요’

    종로·강북구 - 평택·안산시 등 27곳 ‘잘했어요’

    서울 종로구, 강북구, 노원구 등 27곳의 기초자치단체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내세웠던 공약을 비교적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상임대표 강지원)가 22일 전체 228개 민선 5기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약이행 정도를 평가한 결과 최고 등급을 받은 지자체는 모두 27곳이었다. 매니페스토본부가 20명의 전문가들로 구성한 평가단에서 목표달성 분야, 공약완료 분야, 주민소통 분야, 웹소통 분야, 공약일치도 등 5개 항목(각 100점)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목표달성·주민소통 등 5개 분석 전체 100점 만점에 평균 80점을 넘은 최상위 그룹에 시 단위로는 평택시, 안산시, 과천시, 구리시, 오산시, 이천시 등 경기도의 6개 시와 전북 김제시가 포함됐다. 군 단위로는 강원도 횡성군과 충북 옥천군, 증평군이 선정됐다. 구 단위에서는 서울의 종로구, 강북구, 노원구, 강서구, 강동구 등 5곳과 부산 중구, 사하구, 금정구, 수영구 등 4곳, 대구의 동구와 남구, 광주의 동구, 서구, 남구, 북구, 그리고 대전의 중구와 서구가 포함됐다. 지자체에서 스스로 작성한 공약이행실천계획에 제시돼 있는 목표를 달성했는지를 묻는 목표달성 분야에서는 17곳의 기초단체가 최고 등급을 받았다. 서울 광진구, 은평구, 강서구를 비롯해 경기 과천시, 구리시, 양평군, 부산 금정구 등이 포함됐다. ●임기중 완료공약은 24.75% 완료된 공약이 얼마나 있는지를 묻는 공약완료 분야에서는 서울 종로구, 광진구, 강북구, 도봉구, 서대문구, 강서구를 비롯해 모두 23곳의 기초단체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약이행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소통 정도를 평가한 항목에서는 서울 동대문구와 노원구, 강동구 등 27곳의 기초단체가 상위권에 속했다. ●성북·구로 등 서울 ‘웹소통 우수’ 지자체장의 약속실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지역주민들이 공약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돼 있는지를 평가하는 웹소통 분야에서는 서울 종로구, 동대문구, 성북구, 노원구, 구로구, 영등포구, 관악구 등 17곳의 이행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단체장들이 선거에 출마하면서 제시했던 연차별 이행목표를 달성한 공약은 전체 평균 88.07%였고 전체 임기 중 완료된 공약은 24.75%로 나타났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매니페스토 공약이행 점검] 기초단체 공약이행률 88%… 광주권 1위·충남권 全분야 ‘낙제’

    [매니페스토 공약이행 점검] 기초단체 공약이행률 88%… 광주권 1위·충남권 全분야 ‘낙제’

    2010년 7월 취임한 민선 5기 기초자치단체장들은 지난해 말까지 평균 24.75%의 공약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전체 228개 기초단체를 대상으로 공약 이행 정도를 평가한 결과 당초 세웠던 이행목표를 달성한 공약은 평균 88.07%였다. 공약이행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소통을 평가하는 점수는 평균 59.92점,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공개는 62.36점을 받았다. 이번 평가에서 무투표 당선지역 8곳과 지난해 10월 재·보선 지역 11곳, 현재 공석인 6곳은 제외됐다. 매니페스토본부 평가단에서 5개 부문을 합산한 결과 27곳의 기초단체가 평균 80점 이상을 얻어 최고등급(SA등급)을 받았고 35곳은 두 번째인 A등급을 받았다. 서울 중구, 성동구, 광진구, 동대문구, 도봉구, 서대문구, 구로구, 관악구, 서초구 등 9곳을 비롯해 경기 안양시, 의왕시, 하남시, 안성시, 포천시 등이 A등급에 속했다. 전체 223곳 가운데 상위권에 속한 지역이 27.8%에 불과한 셈이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단체장들이 스스로 연도별 목표를 설정했던 것을 제대로 달성한 지역은 21.1%뿐이었다. SA등급으로 평가된 곳이 17곳이었고 A등급에는 서울 중구, 강북구, 영등포구, 관악구, 강남구, 경기 평택시, 포천시 등 30개 기초단체가 포함됐다. 공약을 비교적 잘 완료한 것으로 평가되는 상위그룹은 12.1%로 더 적었다. SA등급 23곳과 A등급 25곳 등 48곳뿐이다. A등급에는 서울 중랑구와 동작구, 강동구 등이 들어갔다. 다만 아직 임기 2년차가 되지 않아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도 평가에 고려됐다.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공약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점수는 50점대를 겨우 넘었다. SA등급 27곳과 A등급 22곳 등 22%인 49곳만이 상위권이었다. 각 기초단체들의 점수를 바탕으로 광역단체별 평균을 낸 결과 광주, 대구, 대전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장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광주지역은 평균 81.42점으로 제주를 제외한 15개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대구(77.17점)와 대전(75.74점), 부산(74.06점) 등이 높은 공약이행률을 보였다. 서울은 평균 71.97점을 받아 다섯 번째 순위에 올랐다. 반면 충남지역이 32.91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고 경북(34.86점)과 강원(46.95점) 등도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충남지역은 목표달성 분야, 공약완료분야 등 5가지 평가항목에서 모두 최하위권에 속했다. 지역별로 공약이행목표 달성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대전(94.94%)과 광주(94.08%), 울산(92.68%) 순이었다. 반면 충남(73.62%), 전남(82.22%), 경기(85.40%) 순으로 목표달성도가 낮았다. 공약완료율 역시 대전(43.27%)과 경기(33.40%), 광주(31.90%) 순으로 높았으나 충남(12.57%), 전북(13.51%), 전남(15.50%)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광재 매니페스토본부 사무총장은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선거의 해에 지방자치를 더욱 튼실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수행한 평가”라면서 “지방자치가 진실함과 성실성,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의 신뢰를 형성할 수 있도록 꾸준히 단체장들의 약속이행 결과를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해군 간부 “北위해 일해라” 막말… 보직 해임

    제주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공사 정지 명령 청문이 22일 오후 제주도청에서 재개됐지만 해군 측의 요청으로 29일로 연기됐다. 이날 청문에서는 해군기지 15만t급 크루즈 선박 동시 2척 접안 가능성을 두고 제주도와 해군이 공방을 벌일 예정이었다. 제주도 이대영 규제개혁법무과장은 “해군 측이 청문 질문 내용이 방대해 이에 따른 성실한 의견진술과 증거제시 등을 검토하기 위해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요청해 청문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청문절차가 끝나면 청문내용과 관련법 등을 검토, 해군기지 공사 정지 명령 처분을 내릴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해군제주방어사령부 홍모(해사 40기) 대령이 22일 새벽 1시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 김정은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20여분간 막말을 해 강 회장과 마을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해군본부는 이날 홍 대령을 보직해임 조치했다. 강정마을회 등에 따르면 홍 대령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전화를 걸어 “나는 강 회장을 존경하는 사람이다. 고생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힘내시라고 격려하기 위해 전화했다.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하느라 힘들겠다. 북한 김정은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고 막말을 시작했다. 강 회장이 “내가 왜 북한 김정은을 위해 일하느냐.”며 항의하자 홍 대령은 “지금 그렇게 일하고 있지 않느냐. 나중에 토사구팽당한다.나중에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다하고 나면 후회할 것”이라고 협박성 발언도 했다. 제주방어사령부 관계자는 “홍 대령이 술에 취해 실수를 했다. 해서는 안 되는 전화를 했다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고시출신 소방령 2명 특채

    소방방재청은 다음 달 9~20일 5급 공채(옛 행정고시)·사법시험 출신을 대상으로 일선 소방서 과장급에 해당하는 소방령 특채 원서 접수를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선발 인원은 경기 지역에 5급 공채 출신 1명, 경북 지역에 5급 공채 또는 사법시험 출신 1명 등 모두 2명이다. ‘소방직 고시 특채’는 2009년 이후 3년 만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고시 출신의 경찰 지원 열기가 소방직 모집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3명 모집 예정으로 치러진 사법시험 출신 경찰 경정 특채 원서 접수에 36명이 몰리는 바람에 선발 인원을 2명 더 늘리기도 했다. 역대 고시 출신으로 선발된 소방관은 행정고시 4명, 기술고시 4명, 사법시험 7명 등 모두 15명이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고시 출신 소방관은 조성완 서울본부장(소방정감·기술고시 26회), 강태석 경북소방본부장(소방준감·행정고시 36회), 김영중 울산소방본부장(소방준감·기술고시 21회), 김홍필 중앙소방학교 행정지원과장(소방정·기술고시 28회), 황기석 전북 익산소방서장·최민철 강원 철원소방서장(소방정·사법시험 44회) 등 10명이다. 채용은 다음 달 26~27일 서류 전형, 5월 9일 면접 시험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 합격자는 5월 16일에 발표한다. 면접시험의 평정 요소는 ▲소방공무원으로서의 적성 ▲의사 발표의 정확성·논리성 ▲전문 지식과 그 응용 능력 ▲예의, 품행, 성실성, 봉사성 ▲창의력, 의지력, 그 밖의 발전 가능성 등이다. 지원 때 두 눈의 맨눈 시력이 각각 0.3 이상이어야 하는 신체 조건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문의 중앙소방학교 시험평가팀 (041)550-0962.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장진수 전 주무관은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양심선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장진수(39)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2005년 7급 공채로 총리실에 들어가 근무해 온 늦깎이 직업공무원이다. 경북 문경 출신으로 점촌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철도청 등에서 일하다 뒤늦게 30살이 넘어 7급 공채를 통해 총리실에 들어갔다. 성실한 태도와 깔끔한 업무처리 등을 인정받아 총리실 내외에서 ‘모범공무원‘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직 기강을 다루고 감찰 업무를 맡는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선발된 것도 성실성과 능력을 평가받아서였다는 후문이다. 실제 모범공무원 표창을 받았고, 대학은 못 갔지만 독학사 자격을 얻은 노력형이다. 국무조정실 조사심의관실, 총무관리관실, 재경금융심의관실 등을 거쳤다. 그가 불법사찰과 관련된 증거인멸을 한 것으로 알려졌을 때 “착한 사람이 상사들 명령을 거역 못하고 덤터기를 썼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당시 그의 역할은 업무 지원. 예산과 서무를 담당한 행정 보조 업무였다. 2009년 7월부터 공직윤리지원실에서 일하다 2010년 9월부터 대기발령 상태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마흔이 다 되도록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한 채 셋방을 전전해 온 그를 걱정하던 주변 동료들도 그의 ‘변신’을 놀라움과 우려의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청년창업지원펀드 조성 3년간 5000억원 지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청년창업에 5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창원지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3년간 5000억원 정도를 은행권에서 조성해 예비창업자와 창업 3년 이내 세대, 대학 졸업 5년 이내 청년을 지원하는 ‘청년창업지원펀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술신용보증 심사를 거쳐 기업당 보증은 최대 1억원, 투자는 최대 3억원 이하로 지원할 방침”이라며 “이달 말까지 구체적인 심사 기준과 방안을 마련해 5월부터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실하게 사업을 운영했음에도 부득이하게 실패한 사업자에게는 채무상환 및 연대보증 부담을 경감해줄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또 “고금리 학자금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청년층에게 미소금융에서 전환대출을 실시할 것”이라며 “긴급 자금 지원도 200억~300억원 규모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 실업과 관련해서는 “서비스업을 활성화해야 고용이 늘어나는 만큼 서비스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제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대통령 앞에서 직접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 창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시론] 경찰·검찰 갈등의 해법/표창원 경찰대 교수

    [시론] 경찰·검찰 갈등의 해법/표창원 경찰대 교수

    경남 밀양에서 검사가 폭언과 함께 수사 축소를 요구했다는 한 경찰관의 고소가 경찰과 검찰 두 기관의 감정싸움을 넘어 전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검찰은 경찰이 자체 감찰을 진행 중이던 경찰관 뇌물 수수 의혹 사건을 직접 수사하겠다고 나섰다. 두 권력 기관이 서로의 비리나 과오를 찾아내고 단죄한다면 더욱 청렴하고 투명해질 테니 국민과 사회에 유리하지 않을까. ‘감정’과 ‘조직 이익’, ‘권력 작용’ 이 세 가지 요인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맞는 말이다. 그동안 수사권을 둘러싸고 두 기관이 다투고 서로 물어뜯는 와중에도 경찰청장이 함바집 업자에게서 거액의 뇌물을 받고 검찰 고위 간부들이 건축업자로부터 돈과 자동차와 향응을 제공받아 온 것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 두 기관이 인권과 국민 이익을 내세우지만 결국 자기 기관 이익을 더 중시한다고 여론은 의심한다. ‘진정한 악’, ‘거악’이라고 할 수 있는 권력적 비리에는 사이 좋게 눈감고 경쟁적으로 권력자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에 국민들은 혀를 찬다. 지능적인 범죄자들은 두 기관의 갈등을 이용해 법망을 벗어나고 있고 마약과 폭력 조직들이 다시 활개를 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법과 정의가 살아 있다’고 믿는 국민의 수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적 ‘정의 수호’ 기관인 경찰과 검찰이 감정싸움이나 벌이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문제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은 ‘정치’다. 권력이 집중된 사법 괴물이 돼 버린 검찰,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는 비아냥을 듣는 경찰 모두 왜곡된 정치 권력이 만든 역사의 사생아다. 건국 이래 줄곧 수사권을 둘러싸고 두 기관이 싸울 때마다 충성 경쟁을 시키거나 조정과 중재를 내세우며 농락한 것도 정치 권력들이다. 최근의 노무현, 이명박 두 정부 역시 ‘사법개혁’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크게 외쳤다가 결국은 ‘당사자 간 합의’라는, 세계가 놀랄 시정잡배식 해결 방식을 내밀어 갈등을 증폭시키기만 했다. 99% 성실하고 헌신적인 경찰과 검찰의 일꾼들이 1% ‘정치 검찰, 정치 경찰’과 ‘비리 검찰, 비리 경찰’의 허물을 덮어쓰고, 원치 않는 그들의 보호막이 돼 국민의 불신과 지탄을 직업병처럼 안고 사는 이 상황은 하루빨리 타개돼야 한다. 미국 법무부 청사 외벽에는 ‘오직 정의만이 사회를 지탱한다’(Justice Alone Sustains Society)라는 문구가 크게 새겨져 있다. 가난한 나라들도 안정되게 사회가 유지되는데, 상대적으로 부유한 우크라이나,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은 ‘정의가 무너져’ 국민의 저항 앞에 붕괴된 최근 사례들만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현명한 국민들은 해법이 뭔지 안다. 경찰이나 검찰 모두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제 식구를 감싸며 사회비리와 연결돼 있다고 의심한다. 수사와 기소 및 법 집행 권한을 독점한 검찰 권력을 분산하고 견제해야 하지만, 역시 지나치게 비대하고 권력이 집중된 경찰에 수사권을 주면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될 수 있어 위험하다고 느낀다. 경찰, 검찰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지 ‘수사권 나눠 갖기’, 혹은 ‘조정’을 가지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수사기관이 정치적 중립성, 공정성, 효율성에 대한 신뢰를 받고 있는 외국의 사례 역시 지천이다. 이들 중 어느 나라에서도 ‘두 기관끼리 싸워서’ 혹은 ‘권력의 중재하에 합의해서’ 개혁이 이루어진 예는 없다. 영국의 왕립위원회나 미국의 대통령 사법개혁위원회처럼 국회나 정부가 구성한 ‘전문적이고 중립적이며 신뢰받는 조사위원회’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바람직한 개선안을 만든 뒤, 이에 대한 양 기관의 의견을 받아 최종적으로 국회 심의를 거쳐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감시하에 이해관계자의 저항과 로비를 막고 차단해야 한다. 사법개혁과 검경 갈등 해결은 새로 구성될 국회와 정부에 던져진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인 과제다. 우리 사회의 법과 정의 구조가 바로 서지 않으면 경제도, 교육도, 복지도, 국방도 왜곡되고 썩어 결국 국민적 분노와 저항으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 선종구 회장 檢출두… 역외탈세 등 혐의 부인

    선종구 회장 檢출두… 역외탈세 등 혐의 부인

    하이마트 선종구(65) 회장 일가의 재산 해외도피 및 불법증여, 탈세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19일 오전 선 회장을 소환해 밤 늦게까지 조사했다. 오전 9시 10분쯤 변호인 2명과 함께 대검찰청에 출두한 선 회장은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하게 잘 해명하고 나오겠다.”고 짧게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선 회장을 한 차례 더 소환한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선 회장에 대해 조사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선 회장의 혐의는 역외탈세 및 불법증여 의혹과 하이마트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불법성 여부로 나뉜다. 선 회장은 조세피난지역인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회사돈과 개인자금 1000억원을 빼돌린 뒤 자녀들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들 현석(36)씨 명의로 산 미국 베벌리힐스에 있는 200만 달러 상당의 고급 빌라를 구입하는 과정에 불법성이 있는지도 수사대상이다. 검찰은 특히 역외탈세 혐의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검찰은 2005년 선 회장의 하이마트 지분 13.97%를 인수한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가 2007년 하이마트를 유진그룹에 재매각할 당시 선 회장과 유진그룹 간 이면계약을 맺어 선 회장이 경영권을 보장받았다는 의혹 등도 강도 높게 조사했다. 선 회장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선 회장이 투자한 골프장 ‘엔바인 리조트’ 회원권을 납품업체에 강매했다는 의혹과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리베이트 거래 등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검찰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하이마트 최대주주인 유진그룹 유경선(57) 회장과 하이마트 김모(53) 부사장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유 회장이 런던올림픽 선수단장인 점 등을 고려해 우선 선 회장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박광현 “사기꾼 역할… 배우도 어찌보면 사기꾼”

    박광현 “사기꾼 역할… 배우도 어찌보면 사기꾼”

    ‘16세 가출. 2년간 팬암 항공기 부조종사 사칭. 200여 차례에 걸쳐 공짜 비행 감행. 1년간 조지아 병원의 소아과 전문의로 근무. 법무장관 사무실의 변호사로 위장 취업. 5년간 무려 8개의 가명을 사용해 전 세계 26개국과 50개 도시에서 250만 달러의 위조 수표 발행’. 이 모든 게 한 사람의 행동이다. 1960년대 FBI 최연소 지명 수배자로 이름을 날린 희대의 사기꾼 ‘프랭크 W. 아비그네일 주니어’의 이야기다. 그의 인생을 다룬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오는 3월 한국 무대에 오른다. 2002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고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톰 행크스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한국 초연 무대에 주인공 프랭크 역을 꿰찬 행운아는 모두 5명. 배우 엄기준, 박광현, 김정훈, 슈퍼주니어 규현, 샤이니 키가 바로 그 주인공. 이들 가운데 본인 연습이 아닌 날에도 매일같이 서울 남산에 위치한 연습실을 찾는다는 성실맨 박광현(35)을 지난 13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덧 데뷔 16년차 배우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의 멤버 옆에 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최강 동안을 자랑하는 그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그의 첫 뮤지컬 도전 작품. “뮤지컬이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다면 도전 못했을 것 같아요. 제가 연기자, 가수, 모델, 가요 프로그램 MC 등 연예인으로서 해볼 건 다 해봤는데 연극과 뮤지컬, 무대 연기는 안 해봤거든요. 그래서 도전하게 됐는데…. 어려움이 많아요.”라고 말하며 엄살을 피우는 그. 하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자신만의 프랭크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게 제작사 관계자의 귀띔이다. 과거 앨범을 내고 가수 활동을 했던 게 뮤지컬에 도전하는 데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저으며 “뮤지컬 노래들의 키가 굉장히 높아요. 첫곡 부터 엄청나죠. 예전에 ‘비소’라는 곡으로 가수 활동을 했는데 그땐 사실 녹음실에서 노래한 거잖아요. 하하. 노래방 가서 제 노래 부를 때에는 반키 낮춰서 불러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날이 뮤지컬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있단다. 그는 “묘하게 뮤지컬은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 바로바로 관객의 반응도 느낄 수 있잖아요. 연습을 하면 할수록 매력이 느껴져요. 그리고 저는 드라마 촬영할 때도 선배님들을 찾아가 일부러 대사를 맞춰보곤 해요. 단체 활동이 좋거든요. 뮤지컬은 항상 스태프와 배우들이 함께 연습하고 무대에 오른다는 게 방송 활동과 다른 매력이 있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방송 드라마 촬영에서 주로 상대 배우의 눈보다 카메라 앵글에 초점을 맞춰 연기해 왔기 때문에 처음 뮤지컬 연습 때에는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기 쑥스러웠다고. 무대 연기 발성법은 물론이거니와 1, 2막 전체를 훑는 런스루를 하고 나면 목이 쉴 때가 있어 주사도 여러 번 맞았단다. 그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박광현은 자신만의 프랭크를 조금씩 완성해 나가고 있었다. 프랭크와 자신의 닮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연기자도 어찌 보면 사기꾼”이라고 말했다. “저는 사실 인간 박광현이지 프랭크가 아니잖아요. 하지만 무대위에선 철저히 프랭크로 몰입하죠. 마치 제가 프랭크인 양 말이에요. 그런 맥락에선 남을 속인다는 것, 비슷하지 않나요?”라고 웃으며 반문하는 박광현. 자기 자신을 숨기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연기하는 연기자의 모습과 프랭크의 사기 행각과의 공통분모를 한참 강조하던 그는 의외로 연애관에서 또 다른 교집합을 끄집어냈다. “프랭크가 위조지폐로 돈을 쓰고 다니면서 정말 예쁜 여자들을 많이 만나요. 그런 여자들에게 별 매력을 못 느끼다가 치아 교정을 한 평범한 브렌다에게 사랑을 느끼죠. 자신이 남들과 다르고 평범하지 못하니까 평범한 여성에게 끌린 것 같아요. 저도 연예인으로 16년간 살아오면서 20대 때는 화려한 걸 좋아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치장할 때마다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화려한 여성들을 보면 같이 출연하는 여자 배우 같은 느낌, 일하는 동료 느낌이 나서 이성의 느낌이 들지 않아요. 그래서 평범한 여성들에게 더욱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연애관도 비슷하죠. 하하.” 그는 기회가 된다면 계속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단다. 이번 공연을 통해 배우 박광현의 연기력과 가능성이 많은 사람에게 더욱더 많이 알려지길 기대해본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28일부터 6월 10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6만~12만원. 1544-1591.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추승균 “박수칠 때 떠납니다”

    추승균 “박수칠 때 떠납니다”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우리 나이로 서른여덟. 몇 해 전부터 막연하게 은퇴를 염두에 뒀다. 아쉬운 게 왜 없겠느냐만 언제 떠나도 박수받을 만큼의 업적은 이미 충분히 쌓았다. 현대-KCC를 거치며 한 구단에서만 15시즌을 뛰었고, 한국농구연맹(KBL)에서 유일하게 챔피언반지를 5개나 끼었다. ‘소리 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이 박수칠 때 떠났다.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KCC 본사. 추승균이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는 “많이 행복하고 즐거웠다. 운동 시작했을 때부터 정상에 있을 때 떠나겠다고 생각해 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모비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탈락해 대미를 우승으로 장식하지 못한 건 속상할 법하지만 꽤 이상적인 마무리다. 정규리그 1만 득점을 꽉 채우며 전설적인 기록도 남겼다. 추승균은 “2008~09시즌에 주장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챔프전에서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라 더 그렇다.”고 회상했다. 선수생활에 점수를 매겨 달라는 질문엔 “93점 정도는 줘야 하지 않나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다른 선수보다 많은 걸 이뤘으니까요.”라면서도 “정규리그 MVP를 타지 못해 7점을 뺐다.”고 웃었다. “안 다치고 성실하게 많은 경기를 뛴 건 허재 감독님보다 낫다.”고도 했다. 한 우물만 파며 달려온 자부심이 느껴졌다. 후배를 향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인내심을 갖고 모자란 부분을 채우다 보면 기회는 온다. 노력한 만큼 꼭 대가를 얻게 된다.”고 했다. 몸소 체험해 나온 얘기라 더 절실했다. 프로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만 해도 추승균은 전담 수비선수로 길들여졌다. 한양대 시절 주득점원이었지만 신인에게 원하는 건 수비뿐이었다. 왜소한 체격을 극복하기 위해 엄청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키웠다. 원래 2점슛을 넣던 플레이스타일에서 점점 비거리를 늘렸다. 그렇게 매년 하나씩 무기를 늘렸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묵묵하고 꾸준했다. 철저한 자기관리는 물론, 후배들을 다독이고 연봉 삭감을 받아들이는 등 올바른 성품까지 지녔다. 감독들이 좋아하는 선수. 추승균은 “코트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팀에 보탬이 됐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마지막까지 ‘모범답안’을 내놨다. 허재 KCC 감독은 “아쉬움은 남겠지만 정상에서 은퇴시키는 것도 감독의 의무라 생각한다. 제2의 인생을 멋지게 펼치길 바란다.”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쾅! 이승엽 국내 복귀 첫 홈런

    쾅! 이승엽 국내 복귀 첫 홈런

    ‘국민타자’ 이승엽(36·삼성)이 국내 복귀 뒤 첫 대포를 폭발시켰다. 이승엽은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의 연습 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수 1안타 2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3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1회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윤희상과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직구(141㎞)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는 110m 짜리 선제 2점포를 뿜어냈다. 이승엽의 홈런은 9년 만의 한국 복귀 이후 처음이다. 그의 홈런이 터지자 대구구장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쏟아졌다. 이승엽은 3-0으로 앞선 2회 2사 2·3루의 두 번째 타석에서 윤희상과 풀카운트 접전을 펼친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고 3-3으로 맞선 5회 무사 1루에서는 사이드암 임치영을 상대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7회 1사 3루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간 이승엽은 8회 마지막 타석 때 롯데에서 SK로 둥지를 옮긴 임경완에게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삼성이 6-4로 이겼다. 그는 경기 뒤 “오늘 나온 투수는 모두 1군이다. 홈런과 삼진을 떠나 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계속하면서 조금씩 좋아질 것 같다.”면서 “일본 무대와 공배합에서 큰 차이가 없다. 볼은 치지 않고 스트라이크만 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동안 4차례 연습경기에서 11타수 1안타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류중일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재능을 가진 성실한 선수인 만큼 조만간 방망이가 살아날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지만 이승엽은 “컨디션이 살아나지 않아 큰일”이라며 걱정했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내 몸 상태는 35점”이라고 말했던 이승엽은 지난 13일 9년 만에 밟은 대구시민운동장에서의 자체 청백전에서 2루타 2개 등 7타수 3안타로 타격감을 찾은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에 앞서서도 “귀국할 땐 35점이었는데 지금은 45점”이라며 타격감 회복을 알렸고 결국 첫 홈런을 신고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고객은 봉” 골드만삭스 임원의 고백

    “골드만삭스가 고객을 봉으로 보고 있다.” 한 임원이 내던진 격정적 공개 사직서 때문에 세계적 투자회사 골드만삭스가 또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월가 반대 시위 때 비판 세력에게서 “고객 돈을 빨아먹는 흡혈귀”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받았다. 임원의 내부 비판 이후 당장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소강 상태인 반(反)월가 시위가 재점화될지 주목된다. ●“고객 도울 고민 대신 돈 빼앗을 궁리만” 영국 런던에서 근무하는 골드만삭스의 그레그 스미스 전무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기명 기고문을 통해 “이 기업의 조직문화는 너무 독성이 강하고 파괴적”이라며 12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식 파생상품 사업부의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책임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회사 내에서는 고객을 ‘꼭두각시 인형’(muppet)으로 부른다며 경영진의 고객 기만 행위들을 폭로했다. 또 “파생상품 판매회의에서 고객을 도울 방법에 대해서는 단 1분도 논의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돈을 빼앗아 올지에만 관심을 뒀다.”고 쏘아붙였다. 스미스는 골드만삭스가 원래 타락한 회사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팀워크와 성실성, 겸손을 중시하고 항상 고객 편에서 옳은 일을 하는 것이 기업 문화의 핵심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회사 내 부도덕한 문화를 만든 장본인으로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와 게리 콘 사장을 지목했다. “이들은 골드만삭스의 역사에서 조직문화를 왜곡시킨 주역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악평했다. ●폭로 후 주가 3.35% 큰 폭 하락 골드만삭스 측은 임원의 내부 비판에 발끈하며 반박하고 나섰다. 대변인은 “스미스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고객이 성공해야만 회사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도 논평을 통해 “인류애를 위해 헌신하는 인생을 살려면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면 안 된다. 이 회사는 그런 일을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골드만삭스와 다른 투자회사들은 우리 경제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감쌌다.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이날 3.35% 떨어진 채 마감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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