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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추악한 문화계 성폭력에 입 닫은 정부

    막혔던 봇물이 터졌다. 문화계의 성폭력 피해 사례들이 숨 고를 새 없이 폭로된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씨는 며칠 전의 성폭력 사과 기자회견마저 사전 시나리오를 짰다고 한다. 내부 단원들한테는 성폭행 사실을 버젓이 시인하고 변호사 도움을 받아 가며 불쌍한 표정 연습까지 했다는 것이다. 할 말을 잃는다. 공연계 거장으로 대접받으며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추하게 무너지는지, 이쯤 되면 거장이 아니라 ‘막장’이다. 중견 배우 조민기씨의 사례도 심각하다. 자신의 모교인 청주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최근까지 딸 같은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줄을 잇는다. 구체적인 고발 사례가 쏟아지는데도 소속사를 통해 “명백한 루머”라고 부인하니 피해 학생들의 분노는 더 커진다. 경찰이 움직이고서야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자신의 오피스텔로 수시로 학생들을 불러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주장들은 공연한 음해로 보기 어렵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몇몇 인물들의 도덕적 일탈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일부 인사들이 개인적으로 빚은 끔찍한 추문이 아니라 권위를 권력의 칼자루 삼아 여성 인권을 조롱하고 짓밟은 만행이다. 이씨는 폐쇄된 연극계 안에서 왕이자 신 같은 존재로 통했다. 도제 시스템으로 가뜩이나 힘겹게 굴러가는 공연계에서 사회적 권위로 포장된 거대 권력에 맞서는 것은 누가 봐도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대학에서 연기 공부를 하는 어린 학생들도 다를 게 없다. 연희단거리패의 김소희 대표가 이씨의 상습적인 추행을 알았으면서도 “성폭력인 줄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문화계 내부는 올 것이 왔을 뿐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들이다. 손바닥만 한 연극계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폭력이 입막음 될 수 있었다면 대중문화계 전반의 사정은 어떨지 짐작할 만하다. ‘미투 운동’의 발원지인 할리우드에서 조사했더니 연예산업 종사자의 94%가 “한 번 이상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했다. 우리 사정이 더 나을 것 같지는 않다. 성폭력 문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나 공공기관 채용 부정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끔찍한 사회적 병소다. 사안의 특수성으로 적극적인 개입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한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축이어야 할 여성가족부는 “공공부문 성폭력 근절 대책을 다음주 내겠다”며 뭘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계의 성폭력 실태를 조사하겠다고만 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했다면 미적거리지 말고 속도를 내야 한다. 문화계를 넘어 교육계 등 전방위로 실태를 철저히 파악하고 가해자에게 법적 처벌이 이어지도록 피해자 권리 구제를 도와야 한다. 범정부 차원의 움직임만으로도 성폭력 엄단의 강력한 사회적 기제가 된다.
  • 정부ㆍGM ‘빠른 실사’ 합의

    산은, 부평공장 담보 제공 반대 정부와 제너럴모터스(GM)가 ‘조속하고 성실한 경영실사’ 원칙에 합의했다. GM은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경영 정상화 방안을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배리 엥글 GM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연쇄 회담을 같고 이 같은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재부에서는 고형권 1차관이, 산업부에서는 이인호 차관이 각각 엥글 사장과 만났다. 정부는 이날 면담에서 GM 측에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주주·채권·노조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장기적으로 생존 가능한 경영 정상화 방안 마련 등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정부는 “GM 측이 정부가 제시한 3대 원칙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평가하고, 빠른 시일 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경영 정상화 방안을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GM 측은 한국GM의 경영상황 판단을 위해 산업은행과 GM 간 재무실사 실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산업은행은 삼일회계법인(PWC)을 실사 담당기관으로 선정했고, 현재 GM 측과 실사 진행을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GM 측은 실사가 최대한 빨리 시작돼 조기에 완료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동안 빠른 지원을 요구했던 GM은 이번 면담을 통해 ‘선(先) 실사, 후(後) 지원’ 원칙을 고수한 정부에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2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부평공장 담보 제공’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정부는 “GM이 실사에 적극 협력할 것을 약속하고 실사가 최대한 빨리 개시돼 조기 완료되기를 희망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경영 정상화 방안도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청년 일자리 대책과 관련해 “재정, 조세 개편, 금융, 규제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망라해 특단의 대책을 만들 것”이라며 “추경(추가경정예산)도 필요하다면 배제 안 한다”고 밝혔다.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betulo@seoul.co.kr
  • 노회찬 전 비서 “채용 청탁? 블라인드 면접 봤다”

    노회찬 전 비서 “채용 청탁? 블라인드 면접 봤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전직 비서가 법무부에 채용 청탁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법무부 인권정책과 신유정 사무관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 블라인드 면접을 통해 채용됐다”면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진태 의원께서 제 이직 과정에 대해 사실이 아닌 말씀을 하셨다”고 청탁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신유정 사무관은 민족사관고를 조기 졸업한 뒤 고려대에서 정치외교학과 행정학을 이중전공했다. 서울대 로스쿨에서 공익인권 분야를 공부하면서 2014년 국제인권모의재판대회에서 법무부장관상(대상)을 받았다. 대부분의 영어 어학검정시험에서도 만점을 받았다고 한다. 신유정 사무관은 “변호사 중 국제인권 규범에 대한 지식을 갖춘 사람이 많지 않은 점, 업무에 필요한 외국어 능력을 갖춘 점, 전공 분야가 직무와 관련된 점 등이 긍정적 평가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면서 “적어도 채용 비리 의혹을 받을 만큼 불성실한 경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회찬 의원실 취직과 이직 경위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로스쿨 졸업 후 2016년 6월 노회찬 의원실에 지원했고, 20대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과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안 발의 등의 업무를 보좌했다. 법무부 인권정책과 사무관 공개 채용 공고가 난 것은 2017년 12월. 이에 대해 신유정 사무관은 “드디어 국제인권 분야의 공익적 업무를 수행하면서 생계도 꾸릴 수 있는 자리가 났다는 사실에 매우 기뻤다”면서 “당시 노회찬 의원실 누구도 법무부에 원서를 낸 사실을 알지 못 했다”면서 “오히려 노회찬 원내대표는 사직을 만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사회적으로 채용 비리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의혹을 가질 수도 있다”면서도 “저를 꿈을 위해 노력해 온 국민의 한 사람이자 대한민국 청년으로 생각해주시고, 의혹을 거두어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또 “대한민국 정부는 그간 블라인드 채용 도입 등을 통해 공정한 공무원 채용시스템 도입에 힘써 왔고, 이러한 노력이 제 개인으로 인해 의심받지 않게 되기를 소원한다”며 “노 원내대표께서 뜻밖의 불명예를 입게 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민기 성추행 폭로 또…“그가 잠들기를 기도했다”

    조민기 성추행 폭로 또…“그가 잠들기를 기도했다”

    청주대 연극학과 제자들을 상대로 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배우 조민기씨(53)에 대한 또 다른 폭로글이 나왔다.자신을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으로, 앞서 용기내서 글을 올려준 친구들의 선배’라고 밝힌 글쓴이는 22일 디시인사이드에 “이틀간 올라오는 기사들을 모두 읽으며 씁쓸함과 동시에 ‘터질 것이 터졌구나’라는 생각, 그리고 피해자의 이름과 얼굴이 버젓이 공개되어 나가는 수많은 기사들에 걱정과 무서운 마음까지 참 복합적인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피해자가 말했던 진술은 모두 사실”이라며 “행위를 당한 사람이 느끼기에 그것이 성추행이고 모욕을 느꼈다면, 조민기 교수는 사과를 했었어야 했다”고 했다. 글쓴이는 “1학년 아무것도 모르고 부푼 꿈만 안고 입학했을 때, 조민기 교수는 정말 멋진 선망의 대상이었다”며 “워크샵을 지도할 때 누구보다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학생들을 대했다”고 기억했다. 이어 “간혹 술자리를 가질 때면 제 옆자리에 와서 손을 잡으며 깍지를 끼고 선을 넘나들 듯 교수로서 할 수는 없는 너무나도 친밀한 스킨십을 해왔지만 군기가 바짝 들어있던 상태의 저는 그저 제가 너무 유난이고 예민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음날 학교에서 마주칠 때면 너무나도 젠틀한 모습이었기에 때론 과장해서 생각한건가, 라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글쓴이는 “2학년 땐 조민기 교수가 지도하는 방학공연 팀에 들어가게 됐는데 재학생들은 조민기 교수가 집에 가서 술을 마시자고 하면 절대 혼자는 가지 말라는 암묵적 룰이 있었다”며 “제 남자친구가 술에 이미 취해있는 상황에서 셋이서 교수님의 집에 가게 되었고, 남자친구가 잠든 상태에서 (조 교수가)소파에 앉아있는 절 뒤에서 껴안으며 자신의 성기를 제 엉덩이에 갖다 대며 편하게 누워서 자라고 했다”고 했다. 글쓴이는 “절대 여자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힘이란 걸 느낀 저는 제발 그가 빨리 잠들길 속으로 계속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가 잠들고도 혹시라도 깨서 저를 다시 붙잡을까봐 한참을 있다가 그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글쓴이는 “저희가 사는 세계의 왕은 조민기였다”며 “그의 눈밖에 나는 것은 불쌍한 일이었고 안타까운 일이었고 동정받아야 할 일이었다. 밤이면 혹시라도 저에게 전화를 걸어올까 무서워 떨어야했지만 낮에 학교에서 만나면 웃으며 인사하고 사근사근한 제자가 되어야 했다”고 썼다. 글쓴이는 “연극영화계는 정말 좁다. 현장에 나가면 더더욱 좁다”며 “저희는 조민기 교수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하여, 졸업 후 현장에서 활동할 때 나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없어야 했기에 ‘참는 것’을 선택했던 것 뿐”이라고 했다. 어린 학생들이 왜 피해를 입고 두려움에 떨면서도 침묵하고 인내하는 쪽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심정을 설명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조민기씨가)청주대학교 연극학과의 38년의 전통에 큰 오점을 남긴 것을, 졸업 후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진실되게 연기하며 노력하는 후배들의 앞날에 큰 누를 끼친 것을, 현재 재학중이며 당장 며칠 뒤 수업을 들어야하는 후배들에게 아주 큰 상처를 준 것을 인정했으면 한다”며 “무엇보다도 무서워서 침묵하고 있을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진심어린 사죄의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민기 중징계 결정한 청주대 이사회 회의록 보니

    조민기 중징계 결정한 청주대 이사회 회의록 보니

    수업중 부적절한 언행으로 중징계를 받았다는 조민기(53)씨의 주장이 청주대학교가 소속된 학교법인 재단이사회 회의록을 통해서도 거짓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5일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회의록을 살펴보니 ‘2017년 10월 교육부로부터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교원의 학생 성추행 신고에 대한 민원 이첩으로 양성평등위원회를 개최해 조사한 결과 그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돼 있다.이어 ‘징계 혐의자의 행위가 청주대학교 성희롱·성폭력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의 성희롱에 해당되고 피해 학생이 처벌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이는 본교 인사규정 제44조3호 학교의 내외를 불문하고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므로 엄중한 징계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에 대해 이사 A씨가 징계의결요구안은 양성평등위원회의 조사와 총장의 제청에 의한 안건이므로 원안대로 통과시킬 것을 동의하자 회의에 참석한 이사 5명의 전원 찬성으로 징계안(정직3개월)이 통과됐다고 기록돼 있다. 조씨는 성추행 관련 보도가 나가자 소속사를 통해 “수업 중 사용한 언행이 수업과 맞지 않는다는 대학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것”이라며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불특정 세력의 협박, 악성루머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자신의 결백을 호소했다. 그러나 조씨측의 이런 모습이 피해자들을 자극하면서 SNS등을 통해 구체적인 폭로가 이어지자 조씨의 소속사는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며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피해 폭로로 파문이 커지자 경찰은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진술이 확보되면 수사에 착수한 뒤 조씨를 소환한다는 계획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조민기 성추행 추가 증언 “한 학년에 한 명씩 ‘내 여자’라 불러”

    조민기 성추행 추가 증언 “한 학년에 한 명씩 ‘내 여자’라 불러”

    배우 조민기의 성추행 논란과 관련한 청주대 학생의 추가 폭로가 공개됐다.21일 방송된 ‘뉴스룸’에서 청주대 학생은 “조민기가 한 학년에 한 명씩 지정해서 ‘내 여자’라고 부른다”고 털어놨다. 청주대 학생들은 더 이상 연기를 못 하게 될까 봐 학교 교수이자 연극계 선배인 조민기를 고발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20일 ‘뉴스룸’ 측은 한 청주대 연극학과 학생의 “(조민기가) 술을 마시고 저한테 개인적으로 새벽에 연락을 했다. 청주 근처에 방이 있는데 그 방으로 오라고 했다”는 증언을 입수해 함께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조민기는 ‘뉴스룸’과의 통화에서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 노래방이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청주대 연극학과 출신 배우 송하늘은 SNS에 조민기의 구체적인 성추행 사례를 폭로했다. 송하늘은 “남자친구와 동행했을 당시 조민기가 ‘성관계는 어떻게 하냐’ ‘일주일에 몇 번 정도 하냐’고 성적인 질문을 했다. 저를 침대 곁으로 부르더니 홱 가슴을 만졌다. 제가 당황해서 몸을 빼자 ‘생각보다 작다’며 웃어넘기려 했다”고 설명했다. 조민기는 지난 2010년 3월부터 청주대 연극학과 부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학생들의 성추행 신고로 인해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3개월 정직 징계를 받았으나 사표를 낸 상태다. 성추행 폭로가 이어지자 조민기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추행 피해자 잇단 폭로…조민기 “경찰 조사 받겠다”

    성추행 피해자 잇단 폭로…조민기 “경찰 조사 받겠다”

    배우 겸 대학교수였던 조민기(사진ㆍ53)가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줄곧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던 조씨 측은 뒤늦게 경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청주대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대학로에 데뷔한 신인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한 송하늘(페이스북명)은 21일 페이스북에 “잊고 지내려 애썼지만 조민기 교수가 억울하다며 내놓은 공식입장을 듣고 분노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면서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고 적었다. 조씨가 전날 소속사를 통해 “성추행은 명백한 루머고 사표를 낸 것은 강연 내용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정면 반박한 것이다. 그는 “오피스텔로 여학생들을 불렀다. 가지 않으면 올 때까지 전화를 했다”며 “저와 제 친구에게도 자고 가라고 했고, 씻고 나오라며 옷과 칫솔까지 꺼내줬다. 문을 열고 나가니 억지로 침대에 눕게 했고, 배 위에 올라타 얼굴에 로션을 발랐다. 팔을 쓰다듬거나 옆구리에 손을 걸치기도 했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공연 연습 과정에서도 “너는 이 장면에서 업이 돼야 하는데 흥분을 못하니 돼지 발정제를 먹여야겠다”, “너는 가슴이 작으니 뽕을 좀 채워 넣어라” 등 성적인 농담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피해 학생들의 증언이 잇따르면서 경찰도 내사에 착수했다. 충북경찰청은 대학 측에 성추행 진상 조사 내용을 요청하고 피해 학생들을 파악해 관련 진술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내사 착수 소식까지 전해지자 결국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는 사과를 포함한 입장문을 다시 내고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조씨가) 앞으로 진행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영을 앞둔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도 하차한다고 전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조민기 부인, 성추행 의혹에 “그럴리가요” 답글 썼다 삭제

    조민기 부인, 성추행 의혹에 “그럴리가요” 답글 썼다 삭제

    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조민기의 가족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조민기는 2015년 SBS 아빠를 부탁해’에 부인과 딸, 아들을 공개하면서 ‘딸바보’ 이미지를 얻었다.방송에서 조민기는 딸이 쇼핑 중 자신의 몸에 비키니를 대보자 “일종의 성추행이라고 봐”라며 몹시 부끄러워 했고, “애인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이 장면은 최근 의혹으로 재조명되며 비난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폐쇄된 조민기의 SNS 대신 그의 부인과 딸의 SNS를 찾아가 ‘성추행 의혹이 사실이냐’는 댓글을 달았다. 조민기 부인은 “그럴 리가요”라는 답글을 달았다가 삭제했다. 조민기는 20일 “제자를 성추행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청주대 연극영화과 졸업생들은 그의 성추행을 폭로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며 ‘거짓 해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민기는 21일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연이 예정된 드라마에서도 하차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이날 조민기의 여학생 성추행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씨가 재직했던 대학 측에 성추행 진상 조사한 내용을 요청했다. 조씨에 대한 성추행 관련 고소·고발 없지만 성추행은 반의사 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 처벌하지 않는 죄)가 아닌만큼 피해 학생들을 파악해 조씨의 성추행 의혹 관련 진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1982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조민기는 그동안 굵직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왔다. 2004년 청주대학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2010년 연극학과 조교수로 부임, 지난해까지 학생을 가르쳤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민기 측 “성추행 심각성 인지…경찰 조사 성실히 임할 것”

    조민기 측 “성추행 심각성 인지…경찰 조사 성실히 임할 것”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배우 조민기 측이 공식입장을 밝혔다.조민기 소속사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배우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소속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확인을 넘어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배우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속사 “또한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은 하차하기로 결정했다”며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 들에게 불편함을 드린 점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조민기가 재직했던 청주대 측은 복수의 학생들로부터 제보를 받아 성추행 의혹과 관련, 자체 조사를 벌인 뒤 조민기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학교 측은 조씨가 제출한 사직서를 20일 수리했다. 또 이날 밤 조민기 성추문 폭로글이 추가 게재되며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스, 미국 대형 로펌에 사기? 모조리 거짓말”

    “다스, 미국 대형 로펌에 사기? 모조리 거짓말”

    옵셔널벤처스 변호사 “삼성 돈으로 특급 변론 받은 것” 이명박(MB) 전 대통령 측이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 대납의혹을 부인하면서 내놓은 변명이 모조리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2007년 대선 당시 파문을 일으킨 ‘BBK사건’을 대리했던 재미교포 변호사 메리 리는 2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이렇게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는 재미 투자전문가 김경준씨와 그가 세운 ‘옵셔널벤처스’를 상대로 2003년 5월부터 미국 법원에 투자금 140억원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리 변호사는 이 소송에서 옵셔널벤처스의 변호를 맡았다. 최근 검찰에 소환된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은 MB 정부 청와대 요청으로 다스 소송비 370만 달러(약 40억원)를 대신 내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실제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법률대리인인 미국 대형로펌 ‘에이킨 검프’가 2009년부터 다스 소송에 뛰어들었다. 이에 대해 MB 측은 에이킨 검프가 무료 변호를 미끼로 접근했고 실제 변론 시간은 3시간에 불과해 불성실한 변호로 사기를 당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리 변호사는 “전혀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에이킨 검프는 한국으로 치면 ‘김앤장’이다. 네임밸류(명성)이나 네트워크가 어마어마한 조직이고 로비 파워를 가진 법률회사다. 에이킨 검프가 법정에 뜨면 개인 실력보다는 회사 이름으로 판사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에이킨 검프는 1998년부터 삼성전자 미국법인에 법률자문을 해 왔다. 삼성의 미국 법무팀으로 보면 된다는 게 리 변호사의 설명이다. 다스가 에이킨 검프 소속 김석한 변호사로부터 무료 변호를 제안받았다는 MB 측 주장에 대해 리 변호사는 “김 변호사의 미국 변호사에서의 위치를 보면 무료 변호를 미끼로 다스에 접근할 이유가 없다. 다른 소송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임료가 얼마인데 왜 그랬겠느냐”면서 “다만 삼성의 대리인으로 삼성의 목적을 위해 접근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가 3시간 변론밖에 안 했다는 MB 측 반박에 대해서는 “주워 담을 수 없는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서 “에이킨 검프는 2009년 10월부터 2011년 4월 소송이 끝날 때까지 관여했었다”고 주장했다. 리 변호사는 “에이킨 검프의 워싱턴 DC 유명 변호사 몇 명이 로스앤젤레스(LA) 법원에 출두하고 한국에 들어와 옵셔널벤처스 직원들을 상대로 자료를 수집했다. 워싱턴 DC에 있는 연방 법무부, 스위스 제네바 검찰도 찾아가는 등 소송 관련 일을 총괄하며 진두지휘를 했다”고 말했다. “에이킨 검프에 앞서 다스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한 변호사 림 루거보다 2배 이상 일했고, 이를 감안할 때 370만 달러보다 더 많은 수임료를 받았을 수도 있다”는 게 리 변호사의 주장이다. MB 측은 에이킨 검프가 무료 변론을 했기 때문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리 변호사는 “그 말은 에이킨 검프가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말과 똑같다”면서 “미국법에서는 무료 변론을 하더라도 계약서를 쓰게 돼 있다. 무료 변론의 범위를 명시하고 제3자가 수임료를 댈 경우 이해관계가 없는지 서로 고지하는 각서를 받아야 한다. 돈을 안 받더라도 의심하는 사항이 없게끔 문서로 확약하는 것인데, 이를 부인하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리 변호사는 애초 다스의 소송비를 현대기아자동차가 대주고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LA에도 에이킨 검프 지점이 있는데 워싱턴DC에서 유명한 변호사가 LA 법원에 특별 출두하는 것을 보고 현대, 기아가 돈을 대고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자동차 회사여서 다스와 관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리 변호사는 “다스가 소송에 이겨 140억원을 돌려받더라도 에이킨 검프에 고스란히 수임료로 줘야 하기 때문에 MB나 다스가 자기 돈으로 선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실히 믿었다”면서 “다만 소송비용을 댄 기업이 삼성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털어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지금, 이 영화] ‘환절기’

    [지금, 이 영화] ‘환절기’

    ‘딸에 대하여’라는 책이 있다. 지난해 출간된 김혜진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2017년 한국 문학이 거둔 성취를 돌아볼 때, 나는 이 작품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고 여기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주인공은 30대 딸을 둔 60대 여성이다. 원래 모녀는 따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경제적 사정으로 엄마 집에 들어오게 된다. 한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딸의 동성연인도 한집에서 살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곤혹스러운 상황을 엄마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제목은 ‘딸에 대하여’지만, 실은 이 소설은 “내 피와 살 속에서 생겨나고 자라난 딸이 어쩌면 나로부터 가장 먼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느끼는 엄마의 이야기다.이를 염두에 두고 영화 ‘환절기’를 보면 좋을 듯하다. 두 작품에 공명하는 지점이 있어서다. 주인공은 20대 아들 수현(지윤호)을 둔 50대 여성 미경(배종옥)이다. 그녀는 고등학생 때부터 아들의 절친한 친구이던 용준(이원근)과도 살갑게 지냈다. 그런데 미경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수현이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됐다는 것이다. 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던 용준은 비교적 가벼운 부상만 입었는데 말이다. 미경은 당혹스럽다. 그런 와중에 그녀는 자신을 더 큰 혼란에 빠뜨리게 하는 아들의 비밀을 알게 된다. 수현과 용준이 맺은 관계가 우정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사실이었다.그러니까 이 영화의 부제는 ‘아들에 대하여’로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이 제목은 “아들인데도 너무 몰랐나 봐. 내 자식이니까 당연히 전부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라고 한숨을 내쉬는 엄마의 복잡한 심경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딸에 대하여’나 ‘환절기’는 이해할 수 없는 자식 즉 타인과 내가 어떤 식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의 여부를 질문한다. 제일 쉬운 방안은 무시나 거부하는 태도다. 하지만 엄마에게 딸이나 아들은 그렇게 냉정하게 배제해버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엄마는 자식을 필사적으로 ‘번역’(translation)하려고 애쓴다. 번역이라는 단어가 뜬금없이 들릴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아래에 가만히 서서 나보다 위에 위치한 타인을 순순히 따르는 행위인 이해(under+standing)와 구별하려고 쓴 표현이다. 번역은 ‘~을 통해서 ~에 이르는’ 횡단 과정이다. 이때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위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소설과 영화에서 엄마는 자식이라는 원어를 자기만의 역어로 옮긴다. 비평가 발터 베냐민은 이렇게 쓴 적이 있다. “번역가의 과제는 그가 번역하고 있는 언어에서, 그 언어를 통해 원문의 메아리가 울려 퍼질 수 있는 그런 의도를 찾아내는 데 있다.” 엄마는 서툴지만 ‘원문의 메아리’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그녀도 성실하게 번역돼야 마땅하다. 그것이 딸과 아들의 책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사라지는 슈퍼주총데이

    사라지는 슈퍼주총데이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인 ‘섀도보팅’이 폐지되면서 소액 투자자들의 주주총회 참석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주총 분산개최 추세가 뚜렷해졌다. 금융위원회가 ‘자율분산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하고, 기업들도 주주권리 보호를 위해 자발적으로 일정을 조정한 결과다.이로써 특정일에 주주총회 일정이 50% 가까이 몰리는 ‘슈퍼주총데이’는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19일까지 주총 일정을 공시한 코스피 상장사 331곳 중 84곳(25.3%)이 3월 넷째 주 금요일인 23일에 주총을 열 예정이다. 두 번째로 많이 개최되는 날은 3월 16일로 62개(18.7%) 기업이 주총을 갖는다고 공시했다. 여전히 특정일에 주총이 쏠리는 모습이지만 지난해 3월 24일 413개사(57.4%)가 한번에 주총을 개최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2017년의 경우 두 번째로 주총이 많이 열린 3월 17일(110개사·15.3%)을 포함하면 전체 주총의 70% 이상이 이틀 만에 끝나 쏠림현상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3월 23일, 29일, 30일을 집중 예상일로 보고 사전에 안내를 한 것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면서 “80개사 이상이 신청한 ‘집중일’에 주총을 여는 기업들은 별도의 사유 공시 의무도 갖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협의회가 예측한 집중일 중 23일은 주총이 쏠렸지만 29일, 30일의 경우 각각 3곳(0.9%), 16곳(4.8%)에 그쳐 상장사들이 주총 개최를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율분산 프로그램에 참여한 회사에는 불성실공시 벌점 감경,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수수료 30% 인하 등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기업별로 보면 각 계열사에 주총 분산 개최를 권고한 한화그룹의 경우 테크윈 3월 23일, 생명 26일, 케미칼 27일, 투자증권이 28일에 주총을 갖는다고 공시했다. SK그룹은 이노베이션이 20일로 가장 빠르고 텔레콤 21일, SK 26일, 하이닉스가 28일에 주총을 열 예정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러 종목에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가 주주권 행사를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분산 추세는 긍정적”이라면서 “전자투표 제도가 정착되지 않아 주총이 집중될 경우 주주들이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분노 부른 이윤택의 ‘유체이탈’ 화법…“18년의 관습적 행태“

    분노 부른 이윤택의 ‘유체이탈’ 화법…“18년의 관습적 행태“

    “성폭행 아니다. 추후 법적 절차 따를 것” 일부 범죄 부인 수십년에 걸쳐 극단 여배우와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연극연출가 이윤택(66)이 19일 공개사과했다. 이윤택은 “많은 단원들의 항의와 문제 제기에도 계속 범죄를 저질렀다”면서도 “성폭행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이윤택은 이날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단원들이 (성추행에 대해) 항의할 때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매번 약속했는데 번번이 제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큰 죄를 짓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 당사자분들께 사죄드린다. 피해 당사자분들의 상처를 위로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면서 “연극계 선후배님들께도 사죄드린다. 저 때문에 연극계 전체가 매도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윤택은 ‘성기 안마’ 등 성추행 외에 한 여배우를 두차례 걸쳐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인정할 수 없다. 성폭행은 아니다”라면서 “폭력적이거나 물리적인 방법으로 성폭행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과거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했다는 배우 A씨는 앞서 17일 연극·뮤지컬 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이윤택한테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2001년과 2002년 두 차례 밀양과 부산에서 이윤택 연출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적었다. 이윤택은 이에 대해 “피해 여성의 이름을 알지만 개인 프라이버시 때문에 여기서 밝히기는 곤란하다”면서 “만일 법적 절차가 시작된다면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소시효가 지나 법적 처리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윤택은 “다른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법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윤택은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면서도 마치 제3자의 일을 얘기하는 듯한 ‘유체이탈’ 화법으로 분노를 샀다. 그는 “극단 내에서 18년 가까이 진행된 생활에서 관습적으로 일어난 아주 나쁜 행태라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어떨 때에는 이게 나쁜 죄인지 모르고 저질렀을 수도 있고 죄의식을 가지면서 더러운 욕망을 억제하지 못해 그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윤택 개인이 아닌 연희단거리패 등 극단 차원의 조직적인 묵인과 은폐로 벌어진 일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윤택은 “제 잘못이고 제 탓”이라면서 “단원들은 수차례 항의하고 문제제기했는데 제가 번번이 저 자신을 다스리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윤택은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 “더 이상 연극을 못할 거 같다”며 밀양연극촌 운영에서도 손을 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밀양시에서 빨리 저와 연희단거리패를 배제한 상태에서 연극촌 운영자와 축제 진행자를 빨리 조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불거진 또다른 유명 연극연출가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이윤택은 “오늘 들어 알았다”고 말했다. 배우 B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또 공연이 끝날 때마다 행운 가득한 대학로의 그 갈비집 상 위에서는 핑크빛 삼겹살이 불판 위에 춤을 추고 상 아래에서는 나와 당신의 허벅지, 사타구니를 움켜잡고, 꼬집고, 주무르던 축축한 선생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죠. 소리를 지를 수도, 뿌리칠 수도 없었어요. 그럴 수 없었어요”라고 적으며 연극계 성추행 폭로 캠페인(#미투)에 동참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삼성 이학수 검찰 출석…‘MB 소유 의혹’ 다스에 뇌물 추궁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가 미국에서 소송전을 벌일 때 비용을 대납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삼성이 이 비용을 통해 이 전 대통령에 뇌물을 건넸다고 보고 이 전 부회장을 불러 대납 경위와 지원 요구 여부를 캐물었다. 이 전 부회장은 출석 예정 시간인 오전 10시보다 조금 이른 오전 9시 47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왔다. 그는 ‘삼성과 무관한 다스에 왜 비용을 지원했느냐’, ‘이 전 대통령이 먼저 요구한 것이냐’는 질문 등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고 “검찰에서 사실대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짧게 말하고 들어갔다. 다스는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에서 BBK 투자자문 전 대표 김경준씨를 상대로 BBK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여러 차례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2009년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으로 둔 미국 대형 로펌 ‘에이킨검프’(Akin Gump)를 새로 선임했다. 2년 뒤 2011년 140억원을 돌려받았다. 검찰은 140억원을 반납하는 데 외교 당국 등이 동원됐는지 수사하다가 선임 비용 수십억원을 다스가 아닌 삼성전자가 부담한 사실을 파악했다. 여기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이 전 부회장이 깊숙이 관여한 단서를 잡고 지난 8일부터 삼성전자 서초·우면·수원 사옥과 이 전 부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삼성전자가 업무상 별다른 관계가 없는 다스에 거액을 지원한 게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이거나 실제 경영에 관여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 검찰은 다스가 에이킨검프를 선임한 이후인 2009년 12월 이 전 대통령이 이건희 전 회장을 ‘원포인트’ 특별사면한 것에도 모종의 대가성이 있었던 것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받은 지 4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이 회장의 단독 사면에 대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도전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中 ‘인터넷 차르 ’ 비리 혐의로 공직ㆍ당적 박탈

    中 ‘인터넷 차르 ’ 비리 혐의로 공직ㆍ당적 박탈

    중국의 ‘인터넷 차르’로 불렸던 루웨이(鲁炜·57) 전 중앙선전부 부부장이 비리 혐의로 공직과 당적을 모두 박탈당했다.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13일 루 전 부부장이 엄중한 기율 위반을 저질렀다면서 공직과 당적을 박탈하는 쌍개(雙開) 처분을 내렸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루의 혐의가 개인적 명성을 얻고자 직권을 남용한 것 외에도 공산당 지도부를 속이고 잘못된 고발을 했으며 권력으로 성(性)을 사는 등 이례적으로 길다고 보도했다. 당에 대한 불성실, 이중성, 자기통제 상실 등도 혐의에 포함됐다. 그동안 기율위의 성명이 구체적인 위반 행위에 맞춰졌다면 이번 루에 대한 혐의 인증은 훨씬 더 강하며 특히 개인적 일탈에 초점을 맞춰 그가 당 지도부를 속이는 심각한 행위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11월부터 기율위의 조사를 받은 루는 지난해 10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처음으로 낙마한 고위 간부다. 루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 중앙선전부 부부장을 지내며 ‘만리방화벽’을 쌓는 등 중국의 악명 높은 인터넷 검열·통제 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다. 특히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의 책상에 앉아 웃는 사진으로 한때 중국 인터넷 세상의 황제로도 불렸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맏형 넘어 탄탄한 동생

    맏형 넘어 탄탄한 동생

    “빙속 이끌 차세대 에이스” 환호 지난 13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딴 김민석(19·평촌고)은 ‘제2의 이승훈’에서 벗어나 한국 빙속을 이끌 차세대 에이스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김민석은 8년 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이승훈(30·대한항공)과 여러모로 닮았다. 당시 남자 1만m에서 금메달, 5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이승훈은 척박한 한국 장거리 빙속에서 개척자 역할을 했다. 그는 또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팀 추월 은메달을 따며 한국 빙속이 세계무대에서 통한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 줬다. 이승훈이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후계자를 찾는 데 골몰했던 빙상계는 김민석의 등장이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울 수밖에 없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김민석은 성실하면서도 강한 승부욕을 갖춰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중거리인 1500m가 주 종목인 김민석은 지난해 장거리인 5000m에도 도전하기로 마음먹었고, 몸무게를 7㎏이나 감량했다. 몸을 가볍게 해 지구력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몸무게 변화는 1500m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12월 치른 월드컵 4차 대회에선 디비전A(1부리그) 20명의 선수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김민석은 평창을 위해 다시 3㎏을 찌웠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동메달로 자신감을 얻은 김민석은 자신의 우상이던 이승훈과 함께 또 하나의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18일과 21일 이승훈, ‘막내’ 정재원(17·동북고)과 함께 팀추월 예선 및 결승에 나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간 팀추월은 이승훈이 짊어지는 무게가 막중했지만 어느새 훌쩍 커버린 김민석이 짐을 덜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강릉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연탄불처럼 조용히 따듯하게 어려운 학생들 돕는 나눔단체 ‘연탄회’

    경남 함양지역 한 나눔단체가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 학생 40여명을 4년째 연탄불처럼 따듯하게 조용히 후원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함양군은 14일 지역 주민과 출향인사 등 25명이 참여하고 있는 나눔·친목단체인 ‘연탄회’가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모아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 학생들에게 4년째 매월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탄회는 초대 회장을 맡고 있는 박종태(60)씨를 비롯한 지역주민 등이 3년전 지역사회에 뜻있는 일을 해 보자며 만든 순수 친목단체다. 박 회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끼리 2015년 겨울 어느날 연탄화로가 있는 한 곳에 둘러앉아 연탄불을 쪼이며 이야기를 나누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에 연탄불 처럼 따스한 온기를 전하는 일을 해 보자’고 뜻을 모아 모임을 만들고 이름을 연탄회로 짓게 됐다”고 소개했다. 회원들은 모임을 결성한 뒤 1인당 매월 5만~10만원씩 기부금을 내 지역 아동양육시설 1곳과 어려운 청소년 40여명에게 매월 정기적으로 6만~10만원씩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까지 3200만원을 후원했다. 올해는 매월 아동양육시설 한곳과 고등학생 4명에게 각 10만원, 중학생 7명에게 8만원씩, 초등학생 11명에게는 6만원씩 등 한달에 모두 172만원씩 한해 2064만원을 지원한다. 연탄회는 비록 학업성적은 우수하지 않더라도 열심히 성실하게 생활하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군으로 부터 추천받아 생활비 명목으로 후원금을 전달한다. 학생들이 후원을 받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학생들과 만남이나 전달식 행사 등은 하지 않고 매월 은행계좌 자동이체로 조용히 후원한다. 연탄회와 후원받는 학생들은 서로 누군지 모르는 가운데 후원이 이뤄진다. 연탄회는 앞으로 체계적인 후원과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비영리 법인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종태 회장은 “어려운 형편에서도 미래를 개척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연탄회 후원이 적지만 어려움을 녹이는 따뜻한 연탄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강동원 “권력에 이용당했던 시민 억울함 알리고 싶었어요”

    강동원 “권력에 이용당했던 시민 억울함 알리고 싶었어요”

    그는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붙든다. 시선을 지속시키는 건 압도적인 외모만이 아니다. 자기 복제 없이 작품마다 다채로운 캐릭터에 몸과 성정을 맞추는 치밀함은 어느새 그의 필모그래피와 연기, 특유의 스타일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2003년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연기에 첫발을 뗀 지 16년. 이제는 “영화와 엮인 재미있는 일이라면 (각본·제작 등)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배우 강동원(37)이 진화한 방식이다.그가 오랫동안 품어 온 이야기가 스크린에 내걸린다. 14일 개봉하는 ‘골든슬럼버’(노동석 감독)다. 강동원은 7년 전 원작인 일본 소설을 읽고 영화사에 영화화를 직접 제안했다. 영화의 주제 때문이었다. “평범한 시민이 거대한 권력에 이용당했을 때, 그들의 억울함과 고통을 환기하고 싶었어요. 우리 현대사만 봐도 그런 사람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그 순간만 지나면 대중들의 관심에선 잊히고 피해자들은 재판에 끌려다니며 평생 고생하고 아픔을 겪죠. 그런 지점에 대해 한 번쯤은 짚어 보고 싶었어요. ‘골든슬럼버’가 권력에 대한 평범한 시민의 반격이니까요. 억울한 일을 겪은 분들을 극장에 직접 초대하고 싶었는데 사회적, 정치적으로 왜곡되게 이슈화될까 봐 참았죠.” 영화에서 그는 성실하게 삶을 이어 온 택배기사였다가 한순간에 대선 후보 암살범으로 몰려 추격전의 먹이로 던져진다. 사람들을 순전하게 믿고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몸에 밴 선한 택배기사 건우 역을 소화하기 위해 그는 체중도 8㎏가량 불리고 머리도 최대한 촌스럽게 볶았다. “건우는 저와 닮은 면이 많더라구요. 저도 진짜 잘 살려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거든요. 데뷔 때 좌우명도 ‘남에게 상처주고 살지 말자’였어요. 한 번 정을 줬던 사람들과 멀어질 때 크게 마음 아파하는 것도 비슷하고요. 그래서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 유독 잘 됐어요.” ‘1987’의 이한열 열사에 이어 ‘골든 슬럼버’의 권력에 일격을 가하는 소시민까지 그의 최근작들은 현시대의 목소리와 호흡을 함께하고 있다. “배우라는 것이 결국은 시대를 대변하는 직업이니 많은 분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는 그는 ‘1987’에 대해 정치적이라는 일각에 목소리에 대해서도 단단한 소신을 밝혔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또 당시를 객관적으로 보는 30대 후반의 남성,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왜 ‘1987’이 정치적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분명 과거에 있었던 역사이고 팩트인데요. (정치적이라는 세력은 그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해대니까 정치적이라고 하겠죠. 정의에 대해 말하는데 정치적인 게 어디 있겠어요.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 강자가 약자에게 부당한 힘을 가하는 일은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데요.” 처음 원작 소설을 보고 머릿속에 그렸던 구상과 7년 만에 영화로 완성된 결과물은 서로 교감하고 있을까. “장단이 있어요. 일본 원작이 너무 마음 아프게 끝나서 관객들이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면 했는데 그건 성공한 것 같고요. 좀더 다이내믹한 구성을 보여 주고 싶었는데 늘 예산의 한계가 있으니 그건 아쉽죠. 원래 할리우드에서 탐내던 판권을 우리가 사온 건데 미국에서 찍었으면 얼마나 역동적이었겠어요.” 강동원의 진화는 계속된다. 현재 김지운 감독의 ‘인랑’을 촬영 중인 그는 3월부터 할리우드 영화 ‘쓰나미 LA’ 촬영에 들어간다. 영화 ‘콘 에어’, ‘툼 레이더’ 등을 연출한 사이먼 웨스트 감독의 신작으로 역사상 가장 거대한 쓰나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덮친다는 내용의 재난 영화다. 강동원은 수족관에서 일하는 서퍼로 재난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하러 다니는 정의로운 역할을 맡는다. “영화에 관한 아이디어라면 늘 쟁여 놓고 있다”는 그는 직접 써 놓은 시나리오까지 품고 있다. ‘어떤 이야기냐’는 물음엔 손사래를 쳐도 시나리오를 쓰게 된 계기는 정성껏 풀어놨다.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공개는 안 돼요(웃음). 가까운 미래와 휴머니즘을 다룬 이야기랄까요.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영화로 만들고 싶어서 쓴 건데 개연성도 떨어지고 2주 만에 써서 그런지 못 봐주겠더라고요. 원래는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있어서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를 쓴 한 외국 작가에게 시놉시스를 간단히 써서 넘기기로 했어요. 쓰다 보니 70쪽이 됐는데 시놉시스를 보내겠다는 사람이 연락도 없고 70쪽이나 써서 보내면 깜짝 놀라겠죠?(웃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내 성추행’ 한샘, 임산부에 불법 야간·휴일근무 시켜

    ‘사내 성추행’ 한샘, 임산부에 불법 야간·휴일근무 시켜

    ‘여직원 사내 성추행’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한샘이 불법으로 임산부에게 야간·휴일 근무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 7일부터 약 한 달간 한샘 본사에 대해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임산부(임신 중이거나 산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여성)의 야간·휴일 근로 등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를 다수 적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고용부는 근로감독 결과에 따라 한샘 사업주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회사 측은 임산부 16명에 대해 고용부 장관의 인가를 받지 않고 야간(오후 10시∼오전 6시)·휴일근로를 시켰다. 또 27명에 대해서는 시간외 근로 한도를 초과해 연장근로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임산부에게 야간·휴일 근로를 시키려면 고용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연장 근로의 경우 산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여성은 1일에 2시간, 1주일에 6시간, 1년에 150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외 근로를 시키지 못하도록 근로기준법에 규정됐다. 또 임신 중인 여성은 시간외 근로를 해서는 안되며, 근로자의 요구가 있을 경우 쉬운 종류의 업무로 전환할 수 있게 돼 있다. 한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향후 조사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면 최대한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면서 “더불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고용부는 한샘 여직원 사내 성추행 논란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본사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한 바 있다. 이에 한샘은 이번 근로감독 등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개선·보완 및 직원 권익·복지 향상 목적으로 ▲임신기 전 기간 6시간 근무 ▲육아휴직 2년까지로 연장 ▲임산부 소속 팀의 팀장 상대 ‘직책자 교육’ ▲유연근무제 전 직원 대상 확대 ▲70명 동시돌봄 가능 수준으로 사내 어린이집 규모 확대 등의 제도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양하 한샘 대표이사 회장은 “구성원 서로가 상호 존중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임직원 모두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재무의 오솔길] 한강 산책

    [이재무의 오솔길] 한강 산책

    나는 운전을 할 줄 모른다. 운전을 할 줄 모르니 당연히 차도 없다. 운전을 할 줄 모르고 차도 없지만 전혀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앞으로도 나는 차 없이 살다 죽을 것이다.나는 산책을 즐긴다. 내가 산책을 즐기는 이유는 건강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어서다. 강변을 느리게 해찰하며 걸으면서 나는 언어의 물고기를 낚는다. 강태공이 강에서 낚시로 물고기를 낚듯이, 청둥오리가 부리로 물고기를 사냥하듯이 나는 산책하면서 무의식의 낚시코에 걸려드는 언어의 물고기를 낚아채는 것이다.강태공과 청동오리가 순간의 집중을 다하여 물고기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것과 달리 나는 방심한 상태에서 언어의 물고기를 낚는다. 언어의 물고기는 의식을 경계하고 멀리한다. 순간의 방심 속으로 그것은 갑작스럽게 뛰어든다. 산책에서 생각에 골몰하는 일을 나는 되도록 삼간다. 무방비 상태로 나를 방치한다. 숙맥과 천치가 되어, 하나의 사물이 되어 서 있거나, 하나의 풍경이 되어 천천히 걷다 보면 의외의 대어가 걸려들 때가 있다. 늦은 밤 마포 한강변에 나와 강 건너 건물들과 아파트 단지에서 새어나오는 불빛들을 바라다본다. 얼마 전까지 내가 살았던 곳이다. 저곳에서 여섯 해를 사는 동안 나는 시집 두 권과 산문집 한 권을 냈고, 아내가 암수술을 받았고, 재수 끝에 아들이 대학에 들어갔다. 처음 여의도는 의붓어미처럼 낯설고 어지럽기만 하더니 어느새 마음 안쪽에 서늘히 인정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슬픔의 줄기는 베어 낼수록 여름풀처럼 더욱 굵게 웃자랐지만 더러는 겨울 냉면처럼 소소한 맛의 위로와 기쁨을 안겨다 주기도 했다. 마포는 처음 상경해서 살림을 부렸던 곳이다. 이곳을 떠나 이곳으로 돌아오는 데 꼬박 서른 해가 걸렸다. 서른 해 전 마포는 지금처럼 아파트 숲이 아니라 키 작은 지붕들이 연이어 잇대어 있는 좁고 가파른 골목의 산동네였다. “늦잠 자던 가로등/투덜대며 눈을 뜨고/건넌 집 옥상 위/개운하게 팔다리를 흔들며/옥수수 잎새/낮 동안 이고 있던 햇살을 턴다/놀이에 지친 아이들 잠들고/한강을 건너온 달빛/젖은 얼굴로/불 꺼진 창들만 골라/기웃거린다 안간힘으로 구름을 밀며/바람이 불고/일터에서 돌아오는 남도의 사투리들/거리를 가득 메운다/하나 둘 창마다 불이 켜지고/소스라쳐 빨개진 얼굴로/달빛 뒷걸음친다/비로소 가는 비 맞은 풀잎처럼/생기가 돈다, 마포 산동네”(졸시,‘마포 산동네’ 전문) 그사이 몇몇 지인들이 지상을 떠나 돌아오지 않았고, 붉은 열정이 새어나간 몸은 알곡이 빠져나간 광목 자루처럼 헐렁해졌다. 꽃잎처럼 점점이 흩어진 불빛을 떠안고 흐르는 강물은 명일 아침 서해에 입을 맞출 것이다. 세상 모든 길은 내 집 문을 열고 나가 내 집 문으로 돌아온다. 이곳에 살며 또 새로운 인연들을 맺고 풀 것이다. 한강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둥지 안에 새알처럼 담겨 자는 식구들을 들여다본다. 첫 경험처럼 괜스레 들뜬 마음을 지그시 누르며 오지 않는 잠을 청한다. 오늘도 어제처럼 한강변을 거닌다. 나는 겨울 강물처럼 단순하게 살고 싶었다. 예순을 살아오는 동안 여러 번의 공화국과 민간 정부가 들어섰지만 구호만 요란했던 시대의 희망은 집 없는 사람들을 거듭 울렸다. 두뇌가 우수한 인재들은 유학을 다녀와 독재자의 하수인이 되거나 재벌가의 마름이 되어 가난을 더욱 능멸했다. 도시는 우울과 분노를 키우는 학교였다. 성실, 정직하게 사는 자들은 대개가 열등한 유전인자를 타고난 이들이었다. 한울타리에서 나고 자란 형제자매간에도 어른이 되어 계층이 달라졌고 누가 알려 준 것도 아닌데 영악한 아이들은 착하다는 칭찬을 무능하다는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더이상 범람할 줄 모르는 한강은 흐르는 시간보다 고여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강태공들이 건져 올린 물고기들은 비늘이 상해 있거나 지느러미가 잘려 있었다. 해마다 강의 괄약근은 느슨해지고 약해져 갔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강 안쪽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썩은 내가 떼 지어 스멀스멀 강둑을 향해 기어오르고 있다. 나는 내일도 한강변을 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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