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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남성] ‘10代 여성의 역량강화’ 심포지엄

    [여성&남성] ‘10代 여성의 역량강화’ 심포지엄

    “왜 김치냉장고 광고엔 여성 모델만 나오고, 자동차 광고엔 남성 모델만 나오나요?” “여학교의 순결교육은 여성을 단지 수동적인 존재로만 묘사할 뿐입니다.” 한 여학생의 열변에 100여명의 청중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이시은(17)양은 ‘세상을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또래 여학생들의 의견을 성인들에게 쏟아냈다. 이양은 “개방적인 사회가 되면서 10대 미혼모가 증가하고 있는데 똑같이 ‘잘못’을 저질러도 남성은 잠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뿐이지만 여성의 인생은 그 자리에서 무너지고 만다.”면서 “피해 여성을 보호하기는커녕 남성만 옹호하면서 문제의 재발생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틀동안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10대 여성의 안전, 건강과 역량강화’ 심포지엄은 우리 10대 여성의 일상에 처해 있는 성차별적인 환경이 어떤 위험을 낳게 되는지를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로리타 콤플렉스’에 빠진 한국 문화 심포지엄은 우리 사회에서 10대 여성의 실태를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윤철경 복지정책실장은 “지난해 10대 여성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를 조사한 결과 ‘음식점 서빙’과 ‘유흥업소 서빙 및 접대’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10대 남성이 막노동이나 음식점 배달을 경험하는 것과 비교하면 10대 여성은 유해업소에 노출될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문화산업이 10대 여성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김영옥 교수는 TV드라마 ‘낙랑 18세’와 영화 ‘어린 신부’를 떠올리며 “우리 문화산업에는 10대 여성을 성산업화하는 ‘로리타 콤플렉스’가 있다.”면서 “과연 이것이 누구의 욕망을 위한 것인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 10대 보호’에서 ‘스스로의 역량 강화’로 결국 10대 여성들은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늘푸른여성지원센터 이명선 소장은 “한국의 10대 여성들이 공식적으로는 가부장적인 위계 문화에서 미성숙한 성인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남성 중심의 성문화 속에서 성상품화되고 있다는 현실이 근본적인 문제”라면서 “결국 10대 여성 스스로 여성의 인권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우리 센터도 과거에는 가출 및 성매매 여성을 위한 쉼터를 지원하며 가족에 복귀시키는 사업을 폈으나 이제는 적극적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현재 일주일에 두 차례 여의도와 동대문에서 성교육과 진료 등의 상담 활동으로 한해 평균 1만 8000명의 10대 여성을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대 여성 참여 프로그램 ‘파워캠프 내셔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으로 가장 눈길을 끈 사례는 캐나다의 파워캠프 내셔널(POWER Camp National)이었다. ‘POWER’는 여성의 경험적 현실에 관한 파트너십을 뜻하는 영어문장에서 머릿글자를 모은 것. 캠프 공동설립자 스테파니 오스틴 박사는 “10대 여성을 단지 보호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 내부의 힘을 스스로 길러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스틴 박사는 “파워캠프 내셔널은 복잡한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고, 그저 10대 여성이 자신의 경험에 관해 의사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줄 뿐”이라면서 “여름 캠프나 지역 클럽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한데 모인 10대 여성들이 성 정체성을 함께 찾아가고 성 차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진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월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베르던 초등학교는 5∼6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점심시간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사춘기 여학생들은 보디페인팅을 하며 자신의 몸이 여성으로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논의하고 평소 금기시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오스틴 박사는 “‘그 여자 옷입은 거 봤어?’라는 이야기 프로그램에서는 여학생들이 옷을 입는 스타일이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면서 “여성 스스로 여권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여년 동안 내전을 겪으며 전쟁이 10대 여성들에게 엄마와 학생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요구하는 수단의 사례를 토론하면서 고문, 강간, 조기 임신에 노출되어 있는 아프리카 또래 여성과 자신의 상황을 대입해보는 프로그램도 있었다고 한다. 오스틴 박사는 “또래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10대 여성들은 평소 부모나 남자 친구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대처방법까지 스스로 찾아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박영란 교수는 “파워 캠프 내셔널의 핵심은 결국 참여”라면서 “수줍고 소극적인 여성 문화에 젖어 있는 우리 10대 여성들을 토론의 장으로 끌어오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결론지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與, “4대개혁입법 지지층 늘리자” 홍보전

    與, “4대개혁입법 지지층 늘리자” 홍보전

    열린우리당이 ‘4대 개혁입법’의 정기국회 처리를 위해 장외 홍보에 나섰다. 지지 여론을 확산시켜 추진력에 탄력을 받기 위해서다. 열린우리당은 29일 당사에서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홍보단 공동단장으로 선임된 원혜영 의원과 최규성 사무처장, 문희상·이미경·김영춘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4대 개혁입법 홍보단’ 발대식을 열었다. 이 의장은 “다시 한번 국민속으로 들어가서 우리가 성숙한 민주개혁세력임을 확인받아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우리가 하려는 4대 입법의 뜻을 제대로 이해시키자.”고 주문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기필코 개혁입법을 모두 다 처리해야 한다.”면서 “미래 지향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개혁입법은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과제이고 시대적 소명”이라고 관철 의지를 다졌다. 그는 “17대 국회에서 우리당을 과반수로 만들어준 국민의 뜻도 이런 개혁을 차질없이 성공시키라는 것”이라면서 “정치 사회 시스템이 세계화되지 않고 경제만 일류가 되는 나라가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되살려 확신을 가지고 개혁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재천 의원은 국보법 폐지에 대해 “국가 안보를 최대한 고려해 시민단체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국보법의 주요 조항들을 살려 나갔다.”면서 국보법 폐지와 안보 공백이 관계없다는 점을 설명했다. 강창일 의원은 과거사 진상규명과 관련,“좌파독립운동에 대해서는 국가보훈처 차원에서 충분히 조사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사법의 진상조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면서 “민족 정체성과 민족 정기를 확립하는 차원에서 우리당은 법률적인 의미에서 우파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16개 시·도당에 30여쪽의 홍보책자를 배포하고 다음달 2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홍보대회를 개최한다. 이어 호남과 서울, 충청, 수도권, 제주, 강원 등에서 차례로 지역별 결의대회도 연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中 금리인상 파장] ‘위안화 절상’ 핵폭풍 전주곡인가

    [中 금리인상 파장] ‘위안화 절상’ 핵폭풍 전주곡인가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전격적인 ‘10·28 금리인상’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9년 만에 1년 만기 대출금리를 5.31%에서 5.58%로 0.27% 포인트 상향 조정을 발표한 뒤 중국과 세계경제 추이를 놓고 다양한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메가톤급 폭풍’으로 불리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 여부이다. 금리인상 발표 직후만해도 ‘당분간 환율인상 압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미국과 서방을 중심으로 ‘환율절상의 전주곡’이라는 주장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환율인상 내년 하반기에 가능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선 금리인상과 환율절상이 동시에 수반돼야 하며 금리인상 자체가 위안화 가치상승으로 이어져 지속적인 평가절상 압력에 직면할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중국의 낙후된 금융시스템을 고려할 때 적어도 내년 연말에야 위안화 평가절상이 가능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평가 절상폭을 가급적 줄이기 위해서 달러화에 고정된 환율 시스템을 엔화와 유로화 등의 국제 주요통화와 연계하는 ‘복수바스켓 시스템’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금리인상의 직접적 배경이 ▲과도한 투자열기 ▲물가인상 ▲통화팽창으로 집약되기 때문에 당분간 금리 인상의 효과를 지켜 보면서 추가금리 인상이나 위안화 평가 절상 등의 정책적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주중 한국대사관 송재정(宋在禎) 재무관은 “금리 인상이 중국의 경제 과열을 잡고 연착륙해 성공적으로 이어질 경우 위험부담과 파장이 큰 환율 시스템은 내년 상반기까지 손을 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인상으로 성장률 둔화조짐 금리인상 조치는 중국내 대표적 과열 부문인 자동차, 철강, 부동산 시장의 냉각 효과를 가져와 ‘연착륙’에 일정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에 나돌던 돈이 서서히 금융기관으로 흡수되고 이자율 압박 때문에 투기성 부동산 자금이 점차 축소된다는 논리이다.9월말 5.2%에 달했던 물가 상승이 조만간 5% 미만으로 하락,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1·4분기 9.8%에 달했던 중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당국의 긴축 드라이브에 따라 2·4분기 9.6%,3·4분기 9.1%로 감소 추세를 보였고 이번 금리인상 조치로 4·4분기는 9%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 연구소 허판(何帆) 소장 조리는 “이번 금리조정으로 중·저수입 가정의 수입이 높아지고 7개월간 민간예금의 감소 추세가 반전돼 과열경제를 식히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친화적 조치로의 이행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제한적 효과’에 그쳐 기업들의 대출 수요나 투자 심리를 억누르지 못할 것이란 반론도 내놓고 있다. 이셴룽(易憲容)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금융발전실 주임은 “0.27%포인트의 소폭 인상은 시장의 반응을 탐색해 보겠다는 의미가 있지만 이번 조치의 긴축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금리인상이 은행권의 금융대출 제한 등의 행정조치에서 벗어나 ‘시장 친화적 조치’라는 점에서 중국이 보다 성숙한 시장주의로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oilman@seoul.co.kr
  • [사설] 여권 내부자성론 귀담아들어야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이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여권의 개혁추진과 정국운영에 대한 자성론을 제기했다. 신학용·양승조 의원도 질문원고를 통해 자성론에 가세했다. 노무현 대통령 등 여권 지도부는 이들의 쓴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여권이 추진하는 대부분 개혁들은 과거부터 필요성이 인정되어 왔다. 그럼에도 온갖 장애에 걸려 혼란스러운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여권 지도부가 성숙한 대처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김 의원은 현실정치가 난맥상을 보이는 이유를 ‘이념의 과잉과 정책의 과소’로 진단했다. 노 대통령이 정치 사안은 국회에 맡기고, 이념에 초연한 모습을 보일 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맞는 지적이다.4대 개혁입법을 비롯해 현안만 생기면 이념 대결로 몰고가려는 야당측에 우선 문제가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개입하면 대치국면에 기름을 붓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여러차례 보아왔다. 일부 여당 의원들의 지적처럼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면서 혁명하는 식의 개혁은 의욕만 앞설 뿐 성취물은 적다.‘따뜻한 개혁’이 동참자 숫자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다. 그를 위해 정치지도자의 언행이 신중해야 한다. 김 의원은 “아무리 방향이 옳다 하더라도 대통령의 메시지는 온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과 반대 세력이 설령 억지를 부리더라도 인내하면서 설득 노력을 벌여야 하는 게 노 대통령과 다수 집권여당에 요구되는 숙명이다. 정국운영에서 총리와 여당 대표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해찬 총리는 대정부질문 답변 과정에서 한나라당을 ‘차떼기 정당’이라고 비난했고, 야당이 반발해 의사일정이 파행을 빚었다. 사실을 지적했다 하더라도, 현 시점에서 이렇듯 야당을 자극해서 여권이 얻을 게 없다. 속이 시원해진다면 정국은 얼마든지 냉각되어도 좋다는 것인가. 여야 지도자 모두 발언에 앞서 한번더 뒤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영수회담이든, 지도자 원탁회의든 여야가 모여 논의하고 절충하는 모습을 보여달라.
  • [2008학년도 새 대입안] 중3 학생·학부모 고민

    200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대학입시제도에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내신비중강화방안’이 오히려 아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사교육을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3 학부모인 김현미(43·경기 광명)씨는 “교육부는 내신을 강화한다고 하고 대학은 면접과 논술을 강화한다고 한다.”면서 “아이들을 ‘슈퍼맨’으로 키우란 말이냐.”고 우려의 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획기적인 안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결국 수능부터 내신, 논술까지 두루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 말고 뭐가 있느냐.”며 혹평했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윤모(38·양천구 목동)씨도 “수능이 점수가 아닌 등급제로 바뀐다고 신경을 안 쓸 학부모가 대한민국 어디에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사실상 높아지는 내신비율이 부담되기는 강남과 강북이 다르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도봉구 S중 3학년 김지혜(15)양은 “강남이나 특목고보다는 우리 지역이 내신성적을 받는데 유리하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내신경쟁은 곧 과외경쟁으로 이어질 것이고, 생활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생님에게 잘 보이려는 엄마들의 치맛바람도 더 세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은평구 S중 2학년 이지은(13)양은 “교육부에서 입을 열 때마다 과외를 해야 할 과목이 하나씩 늘어난다.”고 꼬집었다. 강남권은 걱정이 더 컸다. 정신여중 3학년 김성숙(15)양은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은 만큼 상대적으로 내신 잘 받기가 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은 “별도로 대학에서는 논술과 면접을 강화한다고 하니 학원을 알아봐야겠다.”면서 “엄마가 사교육비 부담이 크다는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속이 상한다.”고 털어 놓았다. 외고 진학을 목표로 한다는 이태준(14·건대부중 3년)군은 앞으로 내신이 강화되면 어렵게 간 특목고가 오히려 대학진학에 불리하게 작용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뿐만 아니라 외고출신은 동일계열 대학에 진학할 때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교육부의 발표에도 신경이 쓰인다. 이군은 “그동안에는 상대평가로 내신등급을 정하면 외고의 경우 우수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 걱정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대학의 학과선택에 제한이 많은 외고에 가야 하는지를 먼저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서영란(46·도봉구 도봉동)씨는 “상대적으로 내신을 잘 받을 수 있는 일반고에 진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가능한 특목고의 좋은 교육환경을 선택하겠다는 부모들도 여전히 적지 않았다. 중3 아들을 둔 이호연(41·동대문구 장안동)씨는 “내신은 외고가 불리하겠지만 그래도 유능한 아이들은 대학에서 끌어갈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솔직히 교육부보다는 대학에 더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유지혜 이효용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독자의 소리] 지방 균형발전 대안 찾아야/김태용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법 위헌 결정 이후 정국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민심도 크게 동요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 사이의 갈등해소에 책임있는 정치권, 시민사회단체들의 차분하고 성숙한 대응은 절실하다. 이들마저 국민적 동요에 편승해 조직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이 사회는 갈등의 중재자를 잃고 끝없는 혼란 속에 빠져들고 말 것이다. 수도이전 무산은 상대가 있는 결과이다. 수도이전을 반대한 세력들이 승리를 기뻐하는 현장의 반대편에는 이 소식에 낙담한 집단적 울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존재를 외면하는 일은 민주적 규범에 어긋난다. 수도이전을 희망하는 여론이 비록 소수일지라도, 이들의 희망을 수용하는 것이 갈등을 수렴하는 민주적 규범일 것이다. 서울시나 수도이전 반대 시민사회단체들도 이같은 결정에 동참해야 한다. 자기와 반대편에 서있는 의견과 주장까지를 배려할 줄 아는 태도야말로 민주사회에서 다수 여론이 정치적 승리를 기뻐하는 방식이다. 물론 충청권과 친여 시민사회단체 또한 헌재결정에 항의하는 집회와 시위를 가능한 한 자제해야 할 것이다. 수도이전 무산은 헌재의 헌법해석에 의한 것일 뿐, 국민합의나 대의정치를 통해서 결정된 것이 아니다. 이제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한 최선의 대안을 찾는데 정치권이 앞장서고 국민들이 협조하는 성숙한 태도로 위기를 넘겨야 할 때다. 김태용
  • [문학이 머문 풍경]요산 김정한

    [문학이 머문 풍경]요산 김정한

    하늘과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맑은 가을이 되면 부산사람들에게는 새록새록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사람답게 살아라’라고 일갈한 부산의 대표적 향토작가이자 민족문학의 큰별 요산 김정한(金廷漢)선생(1908∼1996)이 바로 그다. “사람답게 살아라.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불의에 타협한다든가 굴복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의 갈 길이 아니다.” 자신의 소설 ‘산거족’중에서 나오는 한 대목이지만 이는 요산선생의 생전 좌우명이기도 하다. 대쪽같은 성품의 소유자로 늘 힘없는 사람들의 아픔을 대변했던 요산은 지인과 수많은 제자들에게 항상 올곧게 살기를 강조했다. 그래서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8년째 접어들지만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1940년 일제의 우리말 말살정책이 노골화되자 “왜놈의 문자로 글을 쓸 수 없다.”며 교직을 그만두고 붓을 꺾은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이같은 그의 성격은 자연스레 자신의 작품에 스며들었고, 화려한 꽃보다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들풀처럼 강인함과 저항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데뷔작인 ‘사하촌’과 ‘옥심이’,‘모래톱 이야기’,‘산거족’ 등 그의 작품에 잘 녹아있다. 1978년 산문집 ‘낙동강 파수꾼’이 발표된 이후 사람들은 그를 낙동강 파수꾼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낙동강은 요산에게 영원한 작품의 무대요, 고향이기 때문이다.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고향 부산에서 평생을 보낸 요산선생은 지금도 부산지역 문화계의 커다란 정신적 지주로 우뚝 솟아있다. ●요산 연보 1908년 당시 경남 동래군 북면 남산리(현 부산 금정구 남산동)에서 중농인 김기수씨의 장남으로 태어난 요산은 서울 중앙고보를 다니다 동래고보로 전학, 학업을 마쳤다. 선생은 경남 남해에서 교사생활을 하던 193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사하촌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이후 ‘옥심이’,‘항진기’ 등 8편의 단편을 조선일보, 조광(朝光), 문장(文章)지 등에 발표했다. 일제강점기 동안 수차례 옥고를 치른 선생은 손수 우리말사전과 식물도감을 만들며 민족혼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1956년 광복전에 썼던 작품을 모아 ‘낙일홍’이란 소설집을 간행했으나 다시 창작작업에 들어간 것은 절필 이후 26년만인 1966년이었다. 이때 발표한 작품이 부산 을숙도를 배경으로 한 ‘모래톱 이야기’다. 요산의 호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93년 최원식 인하대 교수와 대담한 자료에 따르면 원래 아호가 ‘연산’이었다고 한다.6·25때 정치적인 혐의를 받고 특무대에 붙잡혀갔는데 당시 연산이란 호가 산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사람인 줄 알고 취조관이 아지트를 대라고 하는 바람에 몹시 혼이 났다고 한다. 같이 붙잡혀 당시 상황을 함께 겪었던 ‘동산’이란 선배가 “무식한 취조관이 많으니까 호를 요산으로 고치라.”고 해 그때부터 요산으로 바꿔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산의 생가 관리를 맡고 있는 사촌 동생 김재한(70)씨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할아버지께서 어릴 때 형님의 호를 요산으로 지어주셨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며 잘못 전해진 것이라고 정정했다. 요산선생은 한국앰네스티위원과 민족문학작가회의 초대회장을 역임했으며 한국문학상, 문화예술상, 심산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었다. ●요산 생가 부산 금정구 남산동 범어사 밑에 자리잡고 있는 요산 생가는 사후에 지역문인과 뜻있는 인사들의 후원과 부산시의 예산을 지원받아 지난 2003년 말끔하게 복원됐다. 금정산 산자락 아래 주택가 사이 골목길에 들어서면 널찍한 마당에 팔작 지붕의 4칸 한옥이 눈에 들어온다. 선생이 태어나 결혼하기전까지 살았던 생가에는 생전 소장했던 도서와 저작물, 문헌정보, 서화작품, 생전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직접 만든 사투리 사전 등이 전시돼 있다. 관리인 김씨는 요산선생에 대한 일화를 내년쯤 책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김씨는 “생가 바로 옆에 건립할 예정인 요산문학관 건립이 예산문제로 답보상태여서 마음이 아프다.”며 “하루빨리 건립돼 요산선생의 정신을 계승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자이자 요산문학 연구가인 경성대 조갑상(55) 교수는 “데뷔작인 ‘사하촌’은 당시만 하더라도 단편으로서는 대작이었으며 요산은 주목받는 신인 중 한명이었다.”고 말했다. ●요산문학제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요산문학제’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열렸다. ‘요산, 민족문학을 넘어서’의 주제로 열린 이번 문학제는 부산을 뛰어넘어 울산, 경남 등 영남권을 아우르는 문학축제로 한층 더 성숙됐다. 이번 요산문학제에서는 특히 ‘시·소설 퍼포먼스’와 ‘전국 사투리 경연대회’가 처음으로 열려 주목을 끌었다. 그리고 소설무대가 됐던 낙동강 하구언∼을숙도∼구포∼원동∼삼랑진 뒷기미 나루를 둘러보는 낙동강 뱃길을 따라가는 요산문학 기행도 문학도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눈에 띄네~ 이 얼굴] 쓰마부키 사토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에 도전하는 남자 고교생들의 좌충우돌을 그린 ‘워터 보이즈’의 귀여운 남학생 쓰마부키 사토시(24)가 한층 성숙된 청년으로 돌아왔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그는 고교생에서 대학생으로 변화했을 뿐만 아니라, 그 그릇안에 미세한 감정의 결까지 담아내며 꽃미남 스타에서 배우로 거듭났다. 그가 맡은 역은 하반신 불구의 여성 조제와 사랑을 나누는 쓰네오역. 예쁜 여자친구들과 사랑을 나누는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조제를 만난 뒤부터는 어느 누구보다 다정다감한 사랑의 포로가 된다. 조제의 유모차를 끌어주며 확 트인 벌판을 달려가는 모습은 사랑의 환희로 빛난다.“휠체어 사자.”“싫어. 네가 업어주면 되잖아.”“봐주라. 나도 언젠간 늙잖아.” 서로 투정을 부리듯 나누는 대화 속에 담긴 깊은 애정도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난다면 사랑에 빠진 평범한 청년에 그쳤을 것이다. 조제와 헤어진 뒤 지나간 사랑을 회고하며 담담하게 내뱉는 내레이션엔 사랑의 격정을 꼭꼭 감추는 미덕이 있다. 거리를 걷다가 갑자기 밀려오는 슬픔 때문에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도 압권이다. 사랑이라는 과정을 통과한 한 청년의 진통이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그려지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이 과장됨없이 잔잔하게 관객의 가슴을 파고드는 건 순전히 그의 연기 덕이다. 얼마전 한국을 찾은 그는 “사랑이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를 그린 영화”라면서 “조제를 장애인이라기보단 한 명의 여성으로 바라보고 연기했다.”고 말했다.1997년 전국 300만명이 참가한 스타 오디션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연예활동을 시작한 그는, 영화 ‘조제‘와 ‘안녕 크로’로 일본 영화전문지 키네마준보가 수여하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결혼이야기]박창덕(30·외국계 보험회사 직원)·황수정(27·베니건스 헤드트레이너)

    [결혼이야기]박창덕(30·외국계 보험회사 직원)·황수정(27·베니건스 헤드트레이너)

    유난히도 많은 눈이 내렸던 2001년 겨울에 그녀를 처음 만났습니다. 서로 다른 전공으로 대학원 동기가 된 우리 두 사람. 처음 본 그녀에 대한 기억은 유난히 피부가 하얗다라는 것과 나와는 달리 미소와 웃음에 인색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죠. 솔직히 처음부터 특별한 관심을 갖지는 않았습니다. 그 당시엔 졸업을 하고 직장을 구한 것이 아니라 또다른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접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과 아직 길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기 때문이었죠. 그렇게 우왕좌왕 불안하기만 한 대학원에서의 2년 동안을 한결같이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그녀에게 참 모질게도 상처를 주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녀도 힘들고 지쳐 ‘포기’라는 결론을 내릴때 쯤, 잠시 떨어져 있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부산이 고향이라 추석연휴 고향에 내려가게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시간이 그녀에 대한 제 생각과 잘못을 후회하고 다시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좋은 여자인 그녀를 제가 참 바보스럽게도 알아보질 못하고 세월을 낭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이 바뀌고 나자마자 서울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고, 제 마음을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너의 소중함을 몰라서 힘들게 했던 거 너무 미안하고 용서하고 날 받아달라고 그렇게 조심스럽게 말을 했습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리들의 사랑이 조금씩 성숙해지고 2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늦게 나의 바보스러움을 깨달았다면 아마 지금쯤 서로가 각자의 길을 가고 있었겠지요. 많이 부족하지만 그녀에게만은 늘 최고의 남자가 되고자 노력하며 살아가렵니다. 나 때문에 힘들고 아파했던 지난 시간을 몇배의 기쁨과 행복의 시간으로 채워주겠습니다. 수정아!늘 고맙고 미안하고…너무나도 많이 오빠가 사랑하고 있다는 거 잊지마. 우리 행복하게 잘 살자.. 화이팅! 그리고 여러분. 우리 결혼해요. 많이 많이 축하해 주세요.
  • [Anycall 프로농구] 허재도 가고 강동희도 가고 새 황제는 누구

    [Anycall 프로농구] 허재도 가고 강동희도 가고 새 황제는 누구

    “떠오르는 태양을 막을 수는 없다.” “누가 우리를 지는 태양이라 하는가.” 프로농구 신·구 스타들의 빅뱅이 임박했다. 무대는 오는 29일 개막하는 프로농구 04∼05시즌. 지난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 프로농구 1세대 대표주자 허재와 강동희의 빈자리를 메워야 할 2·3세대간 자존심 대결이 이번 시즌 최대 관심사다. 2세대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90년대 초·중반 ‘연세대 전성기’를 이끌던 문경은(33·전자랜드) 이상민(32·KCC) 서장훈(30·삼성). 어느덧 서른을 넘겼지만 농익은 플레이로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담당한다. 이들의 아성에 노전장을 낸 ‘3세대 대표주자’는 김승현(26·오리온스) 김주성(25·TG삼보) 조상현(28·SK)이다.3세대 대표들은 이번 시즌을 기화로 ‘농구판의 물갈이’를 완성할 태세다. ■ 조상현보다 문경은이 아직 한수위 ‘람보슈터’ 문경은은 97∼98시즌부터 줄곧 최고의 슈터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성원(KCC)과 우지원(모비스)이 라이벌로 꼽히기는 했지만 수비를 따돌리고 혼자 슛찬스를 만드는 진정한 슈터는 역시 문경은뿐이었다. 그러나 문경은은 이번 시즌 상무에서 제대한 SK의 ‘주포’ 조상현의 거센 도전을 받는다. 파괴력 있는 돌파와 강한 정신력까지 갖춘 조상현은 시범경기 동안 경기 흐름을 틀어잡는 ‘클러치 슛’을 여러차례 성공시키며 훨씬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내 슛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겠냐.”는 대학 5년 선배 문경은에 대해 조상현은 “한 수 배운다는 자세로 붙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함혜리특파원 유럽은 지금] 佛, 동성애자 전문 TV채널 개국

    캐나다,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이 TV 채널이 등장했다. 화제의 채널은 이미 개국이 예고됐던 ‘핑크 TV’. 이 방송은 25일(현지시간) 하오 8시30분 르노 도느뒤 드 바브르 문화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파리 시내 샤이오궁에서 열리는 개국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첫 전파를 내보낼 예정이다. ‘동성애자와 동성애자 옹호론자들에게 자유와 관용의 문화를 향유하게 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이 방송사는 프랑스 최대 민영 TV방송국인 TF1과 유로채널인 카날 플뤼스(Canal+), 오락전문 채널 M6 등 상업 방송사들이 공동 출자했고 TF1의 전 임원 파스칼 우즐로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핑크 TV는 프랑스에서 최초의 게이 가족이 인정되고 남자끼리 결혼이 논쟁의 대상이 된 데다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이 동성애자임을 공개 선언한 사실들을 근거로 프랑스에서도 동성애 전문 채널이 설립될 만한 분위기가 성숙됐다고 보고 있다. 파스칼 우즐로는 “오늘날의 사회와 문화를 반영하는 채널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핑크 TV는 자체 조사 결과 프랑스에서만 약 350만명의 동성애자가 있으며 이들의 84%가 동성애자 전문 채널이 생기면 가입해 시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방송은 1개월 시청료로 9유로(약 1만 3000원)를 책정했으며 2년 안에 가입자 18만 2000명을 확보해 광고 수입을 전체 수입의 20%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방송 프로그램은 동성애 관련 내용이 주축을 이루는 가운데 토크쇼,TV 시리즈물, 영화, 실험영화, 기록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예정. 프로그램 중에는 특히 매주 자정 이후에 방영될 게이 포르노 영화 4편이 우선 주목받고 있다. 최초의 남성 포르노물 ‘아웃 오브 아테네’가 개국 첫날 밤에 방영되고 다음달부터는 ‘마담과 이브’를 시작으로 레즈비언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앞서 2001년 캐나다에서 ‘프라이드비전’이, 이듬해 이탈리아에서 ‘게이 TV’가 개국했고 미국에서도 ‘로고’가 내년 3월 방송을 시작하는 등 동성애에 대한 이해와 수용 추세에 맞춰 서구에서 관련 채널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lotus@seoul.co.kr
  •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대우일렉트로닉스 냉장고 영업기획팀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대우일렉트로닉스 냉장고 영업기획팀

    지난 8월 말 서울 힐튼호텔에서 1년 반만에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신제품 발표회가 열렸다. 아직 무더위가 가시지 않은 한여름에, 그것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회사가 흔치 않은 가전 신제품 발표회를 갖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어게인 1994’를 외치며 탄생을 알린 건 클라쎄 김치냉장고였다.1994년은 과거 대우전자의 ‘탱크냉장고 신화’가 탄생한 해다. ●“어게인 1994” 한여름 ‘클라쎄’ 발표회 김치냉장고 시장은 이미 위니아만도가 10년전에 제품을 내놓고 삼성전자·LG전자가 의욕적으로 뛰어들면서 보급률이 50%를 넘어선 성숙시장.“너무 늦지 않았나.”하는 것이 주변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대우일렉트로닉스 냉장고 영업기획팀 직원들은 “업계 1위가 될 자신이 없었으면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통상 9월 말이나 10월 초가 돼야 신제품이 나오던 김치냉장고 출시 시기를 8월로 앞당긴 대우일렉트로닉스는 9월 한달간 3000명의 ‘고객체험단’을 모집, 할인가격에 김치냉장고를 판매하며 ‘구전효과’를 노렸다. 결과는 대성공.1만 3000여대가 팔려나가면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업계 첫 ‘100% 환불보증제’ 모험 10월부터는 업계 최초로 ‘100% 환불보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한달간 사용해 보고 제품에 하자가 있으면 군말없이 전액 환불해 주는 ‘모험’이다. 환불제는 제품에 대해서는 호감을 보이면서도 “혹시 워크아웃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 사후서비스는 부실하지 않을까, 품질에는 이상이 없을까.”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전략이다. 박진영 부장은 “냉각속도, 유산균 증식 효과, 무색소 김치통, 녹차탈취 등 제품 성능에 자신이 없었으면 환불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11월에도 경쟁사가 생각하지 못하는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기획팀은 삼성이나 LG에 견줘 취약한 유통망과 부족한 마케팅비용을 차별화된 마케팅 기법과 경쟁사보다 2배,3배 열심히 뛰는 것으로 극복하고 있다.TV광고도 비용이 많이 드는 공중파 대신 케이블방송을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자주 노출되는 전략을 택했다. 탱크냉장고때 ‘대박’을 터뜨린 경험이 있는 10년차 이상 팀원들이 냉장고팀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도 큰 자산이다. 클라쎄 김치냉장고 마케팅은 94년 탱크냉장고 마케팅을 모델로 삼고 있다. 이종훈 과장은 “신제품 발표회장도 10년전 탱크냉장고의 탄생을 알렸던 그 장소로 정했고 성능비교 시험회를 현장에서 가진 것도 똑같다.”면서 “환불제 역시 열흘간 탱크냉장고를 써 본 뒤 결제를 하게 했던 ‘후불제’를 본뜬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체회오리 시스템’으로 김치냉장고 구석구석을 균일한 온도로 맞춰준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3면 입체 냉각으로 냉장고의 ‘성능경쟁’을 불러일으켰던 10년전과 비슷하다. 애초 50ℓ로 출발한 김치냉장고는 기능이 확대되면서 190ℓ로 용량이 늘어났다. 그만큼 발전된 냉각기술을 요구한다. ●직원들 집에선 시도 때도 없이 김장 김치냉장고 신화를 위해 팀원들은 물론 가족들까지 총동원됐다. 지난 2월부터 가동된 김치냉장고 태스크포스팀은 최적의 김치 맛을 내기 위해 퇴근때마다 시제품에 보관한 김치를 집에 가져가서 가족들에게 먹였다. 성능 테스트용 김치를 만들기 위해 팀원들 집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김장을 해야 했다. 전속대리점망이 취약하다 보니 가전 전문 유통점 공략에도 남다른 정성을 기울인다. 행여나 경쟁사 제품보다 불리하게 소개될까봐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음료수며 수박이며 바리바리 싸 들고 가 판매직원들의 마음을 녹인다. 김병진 차장은 “요즘은 유통점마다 ‘가격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어 초소형 카메라로 경쟁사 제품의 가격표를 몰래 찍어 오는 ‘첩보전’을 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시장점유율 15% 목표 ‘냉장고는 대우제품이 괜찮다.’는 소비자들의 신뢰와 제품의 성능, 영업기획팀의 땀방울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5%에 머물렀던 대우 김치냉장고는 10월 현재 양판점 기준으로 2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 목표는 전체 시장점유율 15%다.8%에서 28%로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렸던 탱크신화를 넘어설 때까지 영업기획팀 주변에는 ‘김치냄새’가 가시지 않을 것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올 소득세납부 1위 180억

    올해 소득세를 가장 많이 낸 사람의 세금 납부액은 180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국세청에 따르면 소득세 1위 납세자는 지난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통해 총 수입금액 888억원에 비용 등을 공제한 뒤의 과세표준은 505억원이라고 신고하고 이에 따른 세금 180억원을 냈다. 국세청은 “고액 납세자들의 신원은 국세기본법상의 개인 과세정보 공개금지 규정에 따라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용섭 국세청장은 고액납세자 100명에게 감사편지를 보냈다. 이 청장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나라발전을 위해 많은 세금을 납부해 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성실하게 세금을 내신 분들이 존경받는, 성숙한 납세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수도권 서부 아파트 시황] 안산 매매가 1% 넘게 떨어져

    [수도권 서부 아파트 시황] 안산 매매가 1% 넘게 떨어져

    수도권 서부지역 아파트값과 전셋값은 하락세를 이어지고 있다. 각종 규제로 기존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신규 아파트 분양권도 웃돈이 빠지는 추세다. 더러는 분양가 이하로 나오는 분양권도 있다. 이사 수요가 없어 전셋값이 떨어지고 신규 아파트 입주율도 낮은 편이다. 이사철이 예년에 비해 일찍 끝날 조짐이다. 인천 서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아주 싼 전세 매물도 등장했다. 인천시 아파트값은 한달 전에 견줘 0.53% 떨어졌고 부평 미래타운 아파트는 무려 4% 이상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셋값은 하락폭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평당 100만원 수준에 나오고 있다. 부천시는 매매 가격이 0.44%, 전셋값도 0.67% 동반 하락하고 있다. 시흥시는 매매 가격 하락은 미미하지만 전셋값은 0.67% 하락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안산시 아파트값도 하락폭이 크며 고잔신도시 푸르지오 아파트 30평형대는 2000만원 정도 내렸다. 경매물건도 급증하는 추세다. 수도권 서부지역은 공급 물량이 많은 반면 수요가 적어 아파트값은 싼 편이지만 교통 등 거주여건은 대체로 양호하다. 인천 송도신도시, 영종도 신도시 등은 아직 도시가 성숙되지 않아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김광웅 한국감정원 정보조시팀장 ●조사일자 2004년 10월 20일
  • 박세리, CJ클래식 출전차 귀국

    미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여자골퍼 5명이 19일 입국했다. 오는 29일 제주에서 열리는 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 출전하기 위해 고국을 찾은 이들의 표정은 이번 시즌 각자 거둬들인 성적만큼이나 다양했다. 특히 지난 18일 끝난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꼴찌의 수모를 겪는 등 긴 슬럼프에서 허덕이는 박세리(27·CJ)의 얼굴은 비장했다.“아픈 만큼 성숙해질 것”이라고 운을 뗀 뒤 “부진을 떨쳐내고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요즘 나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면서 “남은 대회를 욕심 없이 마감하고 내년에 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는 드라이버샷 난조에 대해서 박세리는 “하면 할수록 힘든 게 골프”라면서 “드라이버샷의 감각이 크게 떨어졌지만 고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버지 박준철씨와 어머니 김정숙씨가 “고생했다.”며 따뜻하게 안아주자 감정이 복받친 듯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삼성월드챔피언십을 포함해 올해 6번이나 준우승에 그친 박지은(25·나이키골프)은 “준우승이 많아 안타깝지만 실력은 예전보다 많이 향상됐다.”면서 “CJ나인브릿지에서 반드시 준우승 징크스를 날려 버리겠다.”고 말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LPGA 신인왕 안시현(20·엘로드)은 “내 존재를 알린 뜻깊은 대회인 만큼 2연패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남편 손혁의 마중을 받은 ‘새색시’ 한희원(26·휠라코리아)은 “올해 성적에 만족하며, 동계훈련을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한·일여자골프전 이후 처음으로 귀국한 김미현(27·KTF)은 “시즌 첫 승을 꼭 제주도에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여성&남성] 서른잔치 시작 ‘이브가 된 아담’ 하리수

    [여성&남성] 서른잔치 시작 ‘이브가 된 아담’ 하리수

    한 여자가 20대를 보내고 30대를 맞이한다. 서른 잔치가 이제 시작됐다. 말 그대로 ‘성숙의 계절’이다. 그는 그러나 한때 남자였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시작을 ‘1’에서 ‘2’로 바꾼 사람이다. 에덴 동산에서, 아담의 옷을 벗고 이브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왜? 그의 나이 30, 삶이 궁금해진다. 생각보다 그는 무척 행복한 표정이었다. 거칠 것 없이 신명나게 살고 있다. 트랜스 젠더의 대명사 하리수. 혹자는 ‘에구 남자였다가 여잔디.’라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은 ‘어쨌든 이 시대의 스타 아냐, 훌륭하지.’라는 눈길을 보낸다. 그는 이렇게 두 가지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이 세상에 남자 아니면 여자 아닌가. 그 사이를 오고 간 사람…. 누군가 그랬다. 팬티, 그래 입어야 팬티다. 벗으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가. 지난 16일 저녁이었다. 하리수는 서울 압구정동의 한 무도회장을 찾았다.1년만이었다. 매니저, 코디네이터 등 주변 친구들과 동행했다.“그래 오늘은 마시자고, 맘껏.” 폭탄주가 오고 갔다. 약간 취했다. 춤을 췄다. 비오는 날 창밖에 살짝 비치는 누드처럼, 현란했다. 전설의 여배우 마돈나가 환생했나. 무아지경에 빠진 ‘춤추는 하리수’는 문득 생각에 잠겼다. 죽고 못살겠다던, 사랑했던 사람이 스쳐갔다.‘그놈이 그놈이야. 부질없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오는 것이야’. 평소 소주 2잔이면 ‘사망’이다. 그런데 폭탄주를 4잔이나 마셨다. 주위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다. 정다웠다.‘아, 이게 인생이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하루 지난 17일 오후 압구정동 한 미용실에서 그를 만났다. 남자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메이크업’ 중이었다. 남자는 가족을 위해 사냥길을 나설 때가 아름답다고 했던가. 여자는 그런 남자를 기다리며 화장할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했던가. ●사랑·이별·성공… 30代는 두려워요 1975년생인 그에게 나이 서른의 기분을 물었다. 그는 ‘20대를 보내며’가 낫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랑도 했고 이별도 했고 성공도 했단다. 하지만 30대는 두렵단다. 인간이 어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청산유수였다. 까닭을 물었다. 그는 “몰라요, 고생한 경험,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고 만나면서 저절로 그렇게 수련이 된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했다.20살이 될 때에는 나이가 빨리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쉼없이 달리는 말처럼 세월이 무지무지 빠르다고 했다. 그는 최근까지 지독한 사랑도 했고 미치도록 좋아도 했단다. 상대의 신상을 물었더니 그냥 상상만 하란다. 느낌으로 봐서 기자일 것 같았다. 되물었더니 웃기만 한다. 지금도 옛날 만났던 남자들이 전화를 종종 걸어온다고 했다. 다들 약속이나 한듯이 “너같은 여자 없어.”라고 속삭인다고 했다. 하리수는 속으로 ‘웬수들, 그러나 안돼, 너는 약속을 어겼잖아.’라며 마음의 열쇠를 꼭꼭 잠근다.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다짐한다. 그는 세가지 조건을 통과해야 남자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첫째 ‘바람 안 피우고 나만 사랑하기’, 둘째 ‘담배 안 피우기’, 셋째 ‘거짓말 절대 안 하기’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세가지 조건 앞에 다들 잠시 왔다가 가버렸다. 그는 “남자들은 한 여자를 사랑한다면서도 다른 여자를 왜 쫓아다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다.“하리수씨도 한때는 남자였기에 남자의 속성을 잘 알지 않느냐.”고 했다. 쉴 틈도 없이 그는 “나는 원래 여자였고, 남자라는 생각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남자들의 못 돼먹은 습성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괜히 질문했나. 이번에는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성욕은 어떻게 해결하느냐.”고 물었다. 이번 역시 망설이지 않고 “평범한 여자들 하듯이 똑같아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헤어진 남자 친구가 요즘도 전화와서 뭐라고 그러는지 아세요.(섹스경험을 연상하듯)‘정말 너같은 여자없어’라고 해요.”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르가슴도 얼마든지 느낀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렇담? 남자 몇명? 이런 상상을 눈치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다. ●헤어진 남친이 나같은 여자 없대요 “섹스는 수많은 거짓말 중에 하나이지요. 단지 어떤 순간을 위한 과정에 불과한데 너무 거창한 것 같아요. 섹스는 중요하면서도 중요하지 않은, 진실이면서도 거짓말일 수밖에 없는 일에 불과한 것 아닌가요.” 점입가경이다. 이쯤 해서 그는 옷을 갈아입었다. 짙은 초록색 민소매였다. 어깨 살까지 훤히 드러났다. 가느다란 팔뚝을 타고 미끄러지듯 하얀 속살이 농익은 감빛 피부였다. 볼록한 앞가슴이 반달처럼 패었다. 갑자기 질투하듯 모기 한 마리가 앞을 지나가자 그는 손으로 ‘휙’하며 날쌔게 낚아챘다. 그는 그렇게 살아가는 여자였다. 아니다. 흔치 않은 20대, 적어도 세 가지를 이룬 야심만만한 그런 인간이었다. 하나,‘100% 여자’가 되고 싶었다. 둘째, 스타가 되는 것이었는데 누구나 다 알아준다. 셋째, 부모를 모시고 싶었는데 결국 여섯 식구를 거느린 가장이 됐다. 그는 이 정도면 성공한 여자가 아니냐고 했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눈물도 많았고 아픔도, 괴로움도 많았지요.50년을 산 것 같아요. 그런 과정을 겪으며 겨우 기초공사를 마쳤습니다. 이제 빨간 벽돌로 어떤 모습의 집을 지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남자에서 여자로, 엄청난 변신의 과정,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는 것이다.‘그래 나 하리수야. 누구나 다 알잖아.’ 문득 생각이 났다.‘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 그는 고등학교때 이태원 게이바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친구 한 명과 ‘쪽방’ 생활도 했다. ●中3때 남학생과 첫사랑 그는 경기도 성남에서 나고 자랐다. 아버지는 구청 공무원, 사회봉사 정신이 강하다 보니 집안일은 소홀히 했다. 대신 어머니가 파출부 등 온갖 궂은 일 하며 집안을 꾸려나갔다. 그는 어릴 때부터 단 한번도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다. 여자 아이들 속에 파묻혀 놀았다. 고무줄 놀이하는 친구도 대부분 여자였다. 사춘기때 ‘끔찍한’ 일을 경험했다. 중학교 3학년 때 남자였던 몸이 여자로 점점 변했다. 골반이 워낙 커져 입던 옷이 하나도 맞지 않았다. 이때 그는 첫사랑을 경험한다. 상대는 학교의 전교 회장.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다? 망설임끝에 그에게 고백했다.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그래 사귀자.’였다. 하루 종일 그 친구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삼각관계가 드러나 몇개월만에 헤어졌다. 너무 상처를 받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성전환 수술을 결심했다. 그래서 고교졸업후 1994년 12월 연예인 비자로 일본 히메지로 갔다. 수술도 하고 돈도 벌 심산이었다. 히메지는 지진으로 유명한 고베와 약 1시간 거리. 두달 후 그는 고베 지진을 직접 목격했다. 히메지에서는 한국무용을 하며 밥벌이를 했다. 이어 95년 말부터 98년 말까지 도쿄로 무대를 옮겼다. 이때 그는 성전환 수술을 한다. 수술 직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아빠에겐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마취 주사로 잠이 들었고 나중에 통증을 느낀 뒤에 눈을 떴다. 한달간 병원에 있었다. 들어올 때는 남자였으나 나갈 때 여자였다. 수술비는 1000만원 안팎. 여자로 변신한 그는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공항에 마중나온 어머니는 “내딸아 수고했다.”며 한없이 울었다. 이제는 연예계 진출. 그렇게 마음먹은 지 얼마 안돼 연예기획사 TTM 엔터테인먼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일이 자연스럽게 풀렸다. “노래, 춤, 영화 가운데 노래할 때가 가장 신명나요. 결혼? 해야지요. 평범한 남자, 뚱뚱하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은 남자, 그리고 입양아를 잘 키울 수 있는 남자면 됩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흥사단 91돌 김소선 이사장 “대립·분열시대 자기희생으로 돌파”

    흥사단 91돌 김소선 이사장 “대립·분열시대 자기희생으로 돌파”

    “교육운동, 투명사회운동, 민족통일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흥사단이 국가위기 돌파에 앞장서겠습니다.” 흥사단이 16∼17일 울산과학대 동부캠퍼스에서 91주년 기념대회를 마무리했다. 김소선(63) 이사장은 17일 “우리 사회는 세대, 이념, 계층의 갈등이 격화되어 행정수도 이전, 과거사 청산 등의 문제에서 온통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대립과 분열의 시대에 자기 희생과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가야 한다.”면서 강조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흥사단을 창립한 1913년부터 시작된 회원총회인 ‘흥사단 대회’는 일제강점기는 물론 한국전쟁 동안에도 중단되지 않았다. 초기에는 임시정부의 자금 조달 등으로 민족지도자 양성을 위한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안병욱 숭실대 명예교수와 이태복 전 복지부장관 등을 비롯한 흥사단 회원 400여명은 ‘열린 사회, 성숙한 공동체’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분열과 대립의 골이 깊어가고 있는 가운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평화와 통일을 향한 시민문화 건설에 앞장서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열린 사회, 대화와 소통이 이뤄지는 성숙한 공동체로 토론의 공론장을 만들어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흥사단은 ‘흥사단 비전 2013’ 캠페인으로 100주년을 맞는 2013년까지 새로운 운동 패러다임을 마련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고교등급제 어떻게 풀 것인가-해법] “대학 자율 맡겨야” vs “법으로 규제해야”

    [고교등급제 어떻게 풀 것인가-해법] “대학 자율 맡겨야” vs “법으로 규제해야”

    ■ 납득할 수 있는 고교평가 기준 마련- 강태중 중앙대 교수 고교등급제에 대한 비난과 옹호가 팽팽하다. 양측 논리가 모두 일리 있다는 뜻이다.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고 한통속 취급하는 ‘동문 연좌제’라고 비난하는 것이나, 전형 대상자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 출신 학교를 살피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반박하는 것이나, 모두 고교등급제의 한 단면을 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방(攻防)이 각각 일리 있다는 것은 서로를 정확하게 겨누고 있지 않다는 뜻도 된다. 모두 자신의 입장만 부각시키고 있어서 공방이 서로 부딪치는 것이 아니라 엇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태에서는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어렵다. 정직한 토론은 없고 문제에 대한 과장이나 은폐만 난무하기 때문이다. 솔로몬의 해법이 구안된 대도 양측의 동의를 얻어낼 수 없다. 한 쪽의 찬성은 곧 다른 쪽의 반대를 불러 일으키는, 비유컨대,‘분쟁의 블랙홀’이 형성되는 형국이어서 어떤 대안도 타협을 이룰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고교등급제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 문제 ‘사실’에 대하여 포괄적이고 바른 이해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고교등급제에 대한 바른 이해를 전제했을 때, 그 문제 해결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향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대학 교육은 자율을 바탕으로 성숙하고 피어날 수 있다. 고교등급제로 비난받는 대학의 이번 행위들도 자율적인 것이었다. 해당 대학들은 허용된 권한 안에서 나름의 자율을 구사했다고 말하고 있다. 부풀려진 내신 성적을 감안하면 각 지원자에 대하여 전국 단위 상대적 성적을 유추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대학들은 판단하였다는 것이다. 결국, 교육부 조사로 알려진 바와 같이, 대학 나름의 학교차 고려 방식을 고안하여 사용했던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바람직하다고 여기며 적용하였던 것 같지는 않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선택했던 방법이었다는 것이 해당 대학들의 말이다. 대학은 명실상부한 자율을 통하여 이와 같이 수세적이며 소극적인 입장을 초극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입학전형의 문제만 두고 본다면,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윤리적인 역량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대학은 자율 명분을 지니게 된다. 대학들이 입학 지원자들을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데 대해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 과정에서 출신학교를 살피는 것에 대해서도 가타부타할 수 없다. 그렇지만 출신학교 고려가 자의적이어서는 안 된다. 교육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이유와 방법으로 지원자 개개인을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대학은 정보를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지원자들의 학교 배경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 대학이 직접 나서야 할 것이다. 원서를 읽고 평가할 전문가들이 이를테면 지역별로 나누어 평소에 잠재적인 지원자들의 학교를 파악하고 자료를 누적시켜 두어야 한다. 학교를 방문 관찰하고 교사들을 만나보는 것은 기본이다. 이렇게 얻게 되는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그들은 자신이 관장하는 지역의 지원자들을 좀 더 타당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고교 내신이 부풀려져서 문제라면 달리 평가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대학 수학 잠재력이나 인성 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 이른바 본고사가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면접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 여건을 모르는 제안이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관성을 현실의 이름으로 유지하려 드는 한 개선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수능과 같은 전국 표준 시험을 잣대로 삼는 것이 최선이라는 고정관념도 극복하여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해서 그것이 말 그대로 ‘대학수학능력’을 재는 것은 아니다. 대학은 ‘수능’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나름의 전형 도구와 방법도 찾아야 한다. 대학이 독자적으로 이런 일을 해내는 데는 물론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특히 우리 교육사가 주는 구속은 엄청나다. 그러나 한 사회의 교육은 대학이 이끌어야 한다. 교육부의 지원도 교사나 학부모의 동참도 필요하다면 대학이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 상대평가도입…내신 변별력 제고를-손지희 전교조 정책국장 고교등급제는 명백한 입시부정이요, 부당한 교육차별이다. 은밀한 내부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입시혼란을 가중시키고 수험생과 학부모, 국민을 기만했다. 결과적으로 계층간 위화감을 증폭시켜 대학 스스로가 사회적 분란을 야기했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교육부에 있다. 불가를 천명했으면서도 몇 년 전부터의 등급제 적용 의혹에 대해서 별다른 조사도,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결국 피해는 누적되어 버렸고, 불신을 자초했다. 학부모들은 이번 2학기 수시에서도 등급제를 적용한 게 분명하다며 여전히 교육부를 미더워하지 않는다. 국민의 상처 난 가슴을 어루만지며 빨리 추스르고 문제 발생의 원인을 짚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순리겠다. 시민 사회단체들이 제시한 대로 해당 대학에 대해 특별감사를 단행하고, 억울하게 차별받은 학생들을 즉각 구제해야 한다. 재발방지를 위해 등급제 불가의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 해당 대학에 대해 대학정원 축소, 재정지원 삭감 등의 행·재정적 제재는 물론 책임자에 대해 즉각 형사 고발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교육부 역시 ‘공모’의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학생선발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문제는 남는다. 학교간 학력차와 내신부풀리기를 이유로 등급제 불가피론을 펼치기도 하지만 일부대학이 저지른 입시부정 기법이 일반화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실 대학서열이 있는 한 등급제의 칼날을 휘둘러 이득을 볼 대학은 상위 몇 개에 불과하다. 고교등급제를 정당화하려는 일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인정해서도 안 되거니와 설사 학력차와 내신부풀리기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이유로 등급제가 일반화되면 더 많은 문제를 낳는다. 학력차가 만약 있다면 그 원인을 분석하여 ‘어떻게 줄일까.’를 정책방향으로 삼으면 되지 입시에 반영할 방법만 궁리하는 것은 교육은 아예 포기하고 분리와 선발에만 치중하겠다는 역할 포기 선언에 다름 아니다. 등급제 없이도 선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어차피 지금은 입시변화를 시도하는 때이다. 안타깝게도 교육부가 선보인 대입안은 대학 서열을 그대로 둔 채 내신과 수능 등급제로 변별력을 약화시키고 대학의 선발자율권을 확대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등급제를 발생시키게 되어 있다. 대학이 서열화돼 있는 한 변별력은 대학입시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일 수밖에 없는 탓이다. 분명한 것은 사교육문제 해결, 교육차별 근절, 학생부담 완화, 초·중등교육의 정상화가 새 대입제도가 지향해야 할 원칙이 되어야 한다. 대학 서열화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위 원칙을 지키면서도 시행가능한 해법은 내신을 통한 변별력 제고밖에 없다. 내신의 실질 반영률은 8%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대학은 서열화되어 있고 어느 대학을 가느냐가 인생을 좌우하는데 내신은 평어반영을 ‘권장’하다 보니 형식적으로 부풀리는 현상도 나타나게 된 것이다. 대학서열화가 있는 한 내신의 변별력 제고를 위해서는 당분간 내신 상대평가는 불가피하고 이것이 입시를 위해 특정지역 및 특목고로의 쏠림현상을 막는 길이기도 하다. 당장은 내신의 실질 반영률을 50%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고 수능은 자격고사로 돌리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 이 얘기를 하면 화들짝 놀라는 사람들이 많지만 학교교육은 왜곡시키면서 사교육 및 수험생의 부담, 교육 불평등을 가중시킨 것이 수능의 역할이었다. 학교 교육과정과 수능이 따로 놀다 보니 따로 준비해야 하고 따라서 값비싼 사교육으로 적응력을 기른 층에게 유리해진 것이 아닌가. 수능 때만 되면 삶을 포기하는 일이 어김없이 일어난다는 것도 명심하자. 특목고가 사회를 위한 엘리트 양성을 위한 공간이려면 입시명문의 ‘명예’에 집착하지 않도록 동일계 입학을 전제로 운영하면 된다. 대학은 우수학생 유치에 기울이는 노력보다는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 일에 힘을 써야 한다. 우리 사회는 대학서열체제에서의 입시경쟁으로 너무 많은 낭비를 해왔다. 발상을 전환할 때다.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른 만큼, 신중히 입시변화를 꾀하되 국공립대평준화라는 대학서열완화의 첫발 떼기도 더 이상 미루지 말자.
  • [열린세상] 국회와 국제관계/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교수 ·미래연 원장

    지금의 한국을 19세기 말의 구한말과 비교하는 시각이 있다. 그 핵심은 구한말의 ‘국제관계에 대한 우리의 무지’와 국권의 상실로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같은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필자는 연속선상에서 벌어지는 역사의 흐름을 두 개의 단면으로 잘라 시공간적 맥락의 변화를 무시한 채 단순 비교하는 분석방법에는 사회과학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국제관계에 대한 우리의 무지를 되새긴다는 점에서 무지의 내용을 정확하게만 지적한다면 나름대로 의미있는 담론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우리의 국제관계에 대한 무지는 무엇일까? 세계 12위 경제대국이며, 초강대국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으면서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의 다자조약에 참여하고 있으며, 글로벌 스탠더드와 국제규범에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의 국제관계에 대한 무지는 무엇인가? 유엔 분담금 세계 11위, 영사관과 대표부를 포함해 총 129개의 재외공관이 해외에 설치돼 있고, 국가정보원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으며, 재벌기업과 언론사도 현지 파견 주재원들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데, 우리의 국제관계에 대한 무지는 무엇일까? 한국의 한류가 동아시아를 강타하고,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1위이며, 무수한 유학생과 해외 박사, 그리고 일상화한 휴대전화 사용 등을 통해 국내외 정보에 접근하는 기회가 19세기에 비해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아졌는데, 국제관계에 대한 무지를 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반적인 국제관계에 대한 정보와 감각은 사실 구한말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세계시장에 밀접히 연관된 민간영역과 일상적으로 국제적인 업무를 다루는 정부부처 및 관련기관 등은 19세기 말에 비해 국제관계 지식이 상당히 향상되었고 업무 수행능력도 매우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국제관계에 대한 지식과 감각이 가장 필요한 국가기관인 국회가 어느 정도 세계화·정보화의 추세에 따라가고 있느냐는 것이다. 국회는 국제관계보다는 국내정치에 더 민감하다. 의원들은 재선을 위해 지역구에 신경써야 하고, 국제적인 영향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채 정쟁에만 몰두한다. 민주화 투쟁과 구태 정치의 반사이익을 통해 당선된 대부분의 의원들은 당연히 국제적인 감각과 지식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재 한국은 국회가 국내용이기에는 국가의 세계화 정도가 너무 높아졌다. 국회의 행동과 법안, 어젠다 설정이 대부분 국제적인 함의를 갖게 될 정도로 한국은 세계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행동과 발언, 법안의 발의 등이 국제적으로 국익에 어떠한 함의를 갖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해외 파병, 세계무역기구(WTO) 협상,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기후변화협약, 한·미동맹, 테러리즘 등 국제적인 사안 말고도 과거사 규명, 정치·경제 개혁, 언론과의 관계, 국정감사 등 국내적인 사안이 정보화 네트워크를 통해 바로 해외로 전달되기 때문에 국제와 국내의 구분도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정치·경제 개혁, 언론과의 관계 등은 미래 국가전략과도 연결되는 문제여서 국내적인 사안으로만 다룰 수 없는 것들이다. 민주주의가 성숙될수록 국회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예전에는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면서 대외적으로 국익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었지만 이제는 행정부와 더불어 국회도 대외적으로 국익을 대변, 추구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국회의원들이 국제관계의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의 기본지식과 감각은 지녀야 한다. 얼마나 많은 국회의원들과 보좌진이 국제 정치와 경제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과 사례를 알고 있는가?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야 전문가 몇 명을 불러 얘기를 듣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미국 등 선진국의 의회는 오래전부터 국제관계를 경험해 왔다. 한국도 이들 국가와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려면 국회의 국제감각과 지식의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교수 ·미래연 원장
  • DJ - 한통련 31년만에 재회

    DJ - 한통련 31년만에 재회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 당시 구출대책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구명운동에 앞장선 곽동의(74)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전 의장을 14일 다시 만났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찾아와 눈물을 글썽이는 곽 전 의장과 30여년 만에 두 손을 굳게 잡았다. 한통련은 박정희 정권에 맞서다 1978년 대법원에 의해 반국가단체로 규정됐다. 입국금지된 곽 전 의장은 한통련 고국방문단의 일원으로 지난 10일 44년 만에 고국땅을 밟았다. 곽 전 의장은 새로 발급받은 ‘대한민국 여권’을 김 전 대통령에게 보여주며 “우리가 올 수 있었던 것은 6·15공동선언으로 정치적 여건이 성숙됐기 때문”이라면서 “김 전 대통령을 만난 오늘이 일생에서 가장 감격스러운 날”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감개무량하다.”면서 “군부독재는 나를 한민통(한통련의 전신) 의장으로 몰아 반국가단체의 괴수라며 사형을 선고했지만 최근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한통련의 누명도 벗겨졌다.”고 화답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우리나라처럼 국내외 민주인사들이 피흘리며 민주주의를 쟁취한 나라가 없다.”면서 “여러분같은 개혁적 인사들이 세계화 시대 한국의 전위부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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