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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인터넷 윤리인증제 도입하자/박정호 선문대 컴퓨터정보학부 교수

    갑신년을 보내면서 가장 안타까운 일 가운데 하나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대규모 수능부정 사태였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초유의 부정사태에 놀란 교육당국은 수능 당일에 전파차단 장치를 설치하겠다고 해서 논란을 빚었다.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시험시간에 아예 휴대전화를 갖고 오지 못하도록 했다. 내년부터 수험생들은 수험장에 휴대전화를 갖고 들어가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교육당국이 세운 이같은 대책들은 미봉책에 불과하다.‘열 경찰이 도둑 한 명 잡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마이크로 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용량이 매년 또는 적어도 18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은 전자기술이 상상을 초월하는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첨단화되는 이동통신 시대에는 앞으로 더욱 기상천외한 부정행위 기법이 나타날 수 있다. 시험당국이 이런 첨단기법을 따라잡는다는 것은 애당초 무리일지도 모른다. 인터넷 시대의 수능 부정 사태를 맞아 가장 절실한 것은 인터넷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휴대전화 사용자들은 예의를 모른다.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큰소리로 전화통화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예삿일이 됐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네티즌들은 ‘네티켓’을 배우지 않는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상대방이 내 얼굴을 모른다는 점 때문에 인터넷 상에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얼굴과 얼굴을 맞대는 오프라인에서는 지켜야 할 예의를 잘 알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갖가지 범죄들이 들끓고 있지만 오프라인의 범죄자들은 그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그렇게 교육을 철저히 받아왔다. 오프라인 윤리는 오랜 경험과 지속적이고도 다양한 교육을 통해 우리의 몸에 배어 있다. 오프라인에서 윤리와 도덕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는 것도 이런 탓이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에는 오프라인 세계가 우리가 생활하는 유일한 세계였지만, 인터넷의 보급으로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세상을 넘나들고 있다. 우리는 이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생활에 더 몰두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앞으로는 정보통신(IT) 기술의 발달로 인해, 온라인 생활의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급격히 성장한 인터넷 이용 환경 변화에 걸맞은 온라인 세계를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도리인 인터넷 공간에서의 예의(인터넷 윤리)는 전혀 성숙되어 있지 않다. 이를테면 인터넷상의 도덕불감증이다. 온라인 세계에서의 도리인 온라인 윤리의 부재는 인터넷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무관심 때문에 더 확산되고 있다. 대학을 비롯한 각급 학교는 물론이거니와 가정과 사회에서도 인터넷윤리에 대한 교육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제 인터넷 윤리에 대한 교육이 무엇보다도 시급하고도 필요한 과제다. 먼저 학교에서 인터넷 윤리 과목을 개설해서 인터넷 윤리의식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따려면 교통법규 필기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아무리 운전을 잘해도 빨간 불에 직진을 해도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 대형교통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뻔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도 이런 규칙과 윤리를 가르치는 인터넷 윤리인증제를 도입하자. 적어도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인터넷상의 에티켓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바로 그런 인터넷 윤리교육이야말로 수능부정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길이다. 그리고 새로운 유형의 인터넷 범죄를 봉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박정호 선문대 컴퓨터정보학부 교수
  • 독도 국립공원지정 무산

    ‘울릉도·독도 해상국립공원’ 지정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재산권 행사 침해에 대한 주민 반발과 일본과의 외교마찰 우려 등이 백지화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울릉도와 독도, 인근 해상 등 115.6㎢를 올해 안에 국립공원으로 지정한다는 당초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당분간은 이 일대의 국립공원 지정을 재추진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독도 국립공원 지정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서울신문 7월31일자 8면 참조) 환경부 관계자는 “울릉군 주민들을 비롯해 군 의회와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이 모두 반대하고 있어 국립공원 지정계획을 더 이상 추진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지원 방안 마련 등 여건이 성숙할 때까지 국립공원 지정을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독도 국립공원 지정문제는 지난해 8월 환경부가 울릉도·독도 및 인근 해상지역을 올해 안에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1차 자연공원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한 뒤 올해 초 독도우표 발행 등으로 독도 영유권 분쟁 조짐이 일면서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었다. 정부는 그러나 일본과의 외교마찰 가능성을 우려해 “독도 문제에 관한 개별 부처의 입장 발표는 자제해 달라.”고 주문하는 등 올해 하반기부터 국립공원 지정과 관련, 소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섰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경제회생 ‘벤처 올인’

    경제회생 ‘벤처 올인’

    경기침체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종합 정책꾸러미’를 풀어놓았다. 이에따라 2002년 이후 사라진 ‘벤처의 봄’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벤처기업이 향후 우리나라의 고용과 성장을 짊어질 대안이라는 입장. 그러나 이번 발표가 어려운 시기에 정부가 의례적으로 내놓은 ‘낡은 전가의 보도’라는 지적도 있다. ●벤처 단계별 지원책 정부는 ▲자금흐름 원활화 ▲대·중소기업 납품체계 확립 ▲연구개발(R&D) 등 벤처 생태계를 구성하는 3대 항목 가운데 자금흐름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대책을 통해 공급하기로 한 자금규모는 총 11조 9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대책은 창업단계-성장단계-성숙·구조조정단계 등 3단계에 걸쳐 마련됐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투자모태조합이 만들어진다. 창업·지방·바이오 등 민간투자가 취약한 분야가 대상이다. 창업투자조합 설립과 운영에 관한 규제도 완화돼 납입자본금 요건(최소 100억원), 전문인력 확보요건(최소 3인) 등이 완화된다. 성장기 벤처의 지원은 기술신용보증기금이 주 역할을 하게 된다. 기술신보는 2005∼2007년 10조원 규모의 보증을 설 계획이다. 기술신보의 보증을 받은 벤처기업의 경영정보는 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유통된다. 성숙·구조조정 단계의 대책은 코스닥 시장과 제3시장 활성화에 집중된다. 소규모 기업합병의 요건 완화 등 벤처기업 인수합병(M&A) 제도가 크게 개선된다. ●벤처 타고 2만달러로 가자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이행한 선진국의 경제를 분석한 결과, 과거와는 다른 새 제도·산업이 경제동력이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 수단이 바로 벤처기업”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벤처업계의 규모는 축소되고 있지만 내실은 탄탄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벤처기업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3%. 총수출 비중은 4%, 전체 고용 비중은 3%에 그친다. 벤처기업 수는 2001년 1만 1392개를 정점으로 2002년 9106개, 지난해 7702개, 올해 11월 말 7433개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경영의 질은 호전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이 25.3%로 중소기업 5.4%, 대기업 6.6%를 크게 능가했고, 매출액영업이익률이나 수출증가율도 우수한 편이다. 정부 발표에 대해 벤처업계는 ‘제2의 도약’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며 환영했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은 “국가경제 발전의 핵심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신시장 개척, 고용 창출 등을 위해 벤처기업들이 매진해야 할 것”이라면서 “벤처기업들이 윤리, 투명, 신뢰 경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범 업계 차원의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정책도 모험을 하겠다.” 이번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12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조성키로 한 데 대해 일부에서는 벤처 거품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벤처거품이 절정에 달했던 2001년의 직간접 투자금액 15조원과 비슷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반면 경기침체로 투자심리가 메말라 있고 벤처거품 붕괴와 과거 비리에 부정적인 인식까지 남아있는 상태에서 정부정책이 실제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사람도 있다.‘패자부활전’의 성패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실패한 벤처사업자의 기술·경험 등이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덕적 해이가 없는, ‘정직한 실패’를 한 사업자의 재기를 돕겠다고 밝혔지만 평가가 제대로 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재경부 김석동 금융정책국장은 “벤처기업들의 스스로 정화를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벤처는 그 자체로 고위험, 고수익인만큼 이젠 정책도 모험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부고]

    ●김해원(전 MBC 편성위원)해창(사업)해성(전 한국종합기술개발 이사)해관(중앙바이오텍 〃)씨 모친상 범주(SBS라디오본부 편성사업팀 PD)씨 조모상 23일 서울대병원, 발인 25일 오후 2시 (02)2072-2016 ●임호남(경희대 치대 교수)성남(주미대사관 참사관)씨 부친상 김원선(웹젠 상무)씨 빙부상 전명희(정덕치과원장)씨 시부상 2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30분 (02)3010-2295 ●신현국(전 휘문고 교사)씨 별세 용철(영국 리즈대학 교수)은철(이에스투어 대표)용식(노동부 사무관)씨 부친상 24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2001-1092 ●정만기(굿모닝신한증권 목동지점장)씨 형님상 23일 수원 아주대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031)219-4117 ●민덕기(건국대 교수)홍기(미려비젼 대표)씨 부친상 최은미(국민대 교수)씨 시부상 장준형(포스코 차장)씨 빙부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10시30분 (02)3010-2292 ●김균호(유통채널 대표)철호(아이엘텍 〃)씨 부친상 김태윤(현대자동차 상무)박동대(공무원)이채웅(하이프로봇 대표)씨 빙부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010-2237 ●김은종(사업)호종(평촌통신 대표)욱종(신용회복위원회 과장)현숙(주식회사 한우리 직원)성숙(상일여중 교사)씨 모친상 김현진(대농케미칼 대표)씨 빙모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010-2261 ●강춘식(피엠시하이테크 대표)호식(KBS 국제방송팀 차장)대식(그린맥스 대표)씨 부친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30분 (02)3010-2291 ●백자영(서울특별시 교육청 직원)환영(사업)오영(역삼세무서 직원)씨 부친상 오광래(강남중 직원)임창준(서울특별시 학교보건원 〃)씨 빙부상 2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02)3010-2238 ●신동원(전 외무부 차관)동호(전 스포츠조선 대표)씨 모친상 24일 서울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2072-2018 ●이승교(대한한의사협회 중앙감사)씨 부친상 23일 광주 무등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10시 (062)515-0499 ●이숭엽(한국증권업협회 감사팀장)기엽(자영업)동엽(국민은행 서초동기업금융지점 차장)씨 모친상 23일 고대구로병원, 발인 25일 오전 10시 (02)3281-0299 ●옥정빈(축구계 원로)씨 별세 24일 서울 순천향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02)792-1656
  • 말말말˙˙˙

    군대에 있으면서 성실함이라는 큰 자산을 얻은 것 같다. 더불어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숙해 진 듯하다.-독일과의 축구 친선경기에서 그림같은 발리슛을 선보인 이동국이 “군에서 배웠던 소중한 경험을 잊지 않고 내년 시즌에는 반드시 우승컵을 안겠다.”며-
  • 영화 ‘여고생 시집가기’ 임은경

    영화 ‘여고생 시집가기’ 임은경

    조막만한 얼굴에 큰 눈망울. 왠지 톡 건들리면 신기루가 되어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버릴 것만 같은 그녀는, 그 이미지에 하나둘 피와 살을 붙이고 숨결까지 훅 불어넣었다. 사람이 되기를 꿈꿨던 인형의 소원이 이루어진 날, 그녀는 하늘을 날았고 힘껏 발을 찼으며 몸을 신나게 흔들어댔다. 마치 크리스마스의 꿈처럼 ‘인형 같은 신비소녀’에서 ‘왈가닥 터프 걸’로 변신한 배우 임은경(21). #신비소녀, 왈가닥 ‘쌈짱’으로 변신하다 23일 개봉하는 ‘여고생 시집가기’(제작 더존필름)에서 임은경은 와이어에 몸을 매단 채 발길질을 해대며 불량배 몇 명쯤은 거뜬히 해치우는 여고생 ‘쌈짱’인 평강이 됐다. 평강은 평강공주 귀신이 붙어 16세가 되기 전에 온달을 만나 결혼해 1년 안에 애를 낳지 않으면 죽을 운명이란다. 어느날 온달(은지원)이란 이름의 남학생이 전학을 오고 적극적인 구애작전이 시작된다. 목욕타월만 걸친 채 장미꽃을 입에 물고 온달을 유혹하질 않나, 시집 보내달라고 부모를 협박하질 않나… “갑작스러운 이미지 변신이어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팬들도 많은 것 같아요.” 잘 모르는 사람들은 ‘왜 이미 많이 나온 캐릭터로 느닷없는 변신을 하느냐.’고 떠들지 모르지만 사정을 들어보니 이해가 갔다.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은 건 지난해 10월쯤.“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이라는 만화 같은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주변 캐릭터들도 귀여운데다, 활발하고 사람다운 평강 역이 끌려서” 선택했던 영화가 제작에 난항을 겪으면서 1년여를 질질 끌었다. 그 사이 ‘인형사’와 ‘시실리 2㎞’에 출연하면서 인형 같은 이미지는 더 굳어졌고,‘어린신부’‘내사랑 싸가지’ 등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면서 캐릭터의 독창성마저 위협받게 됐다. 하지만 임은경이 이 영화에서 바랐던 건 ‘변신’만은 아니었다.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배우로서 인정을 받는 것”이었다. 배우로서 확고한 자리를 잡는다면 다시 인형이 되든 신비소녀가 되든 문제가 될 건 없었다.CF를 통해 남들이 부여한 이미지의 알을 깨고 배우의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 변신이 필요했을 뿐. #“연기는 ‘나’를 찾아가는 긴 여정” 임은경은 올 한해 3편의 영화를 촬영하면서 훌쩍 컸다.1999년 TTL 광고로 뜬 여고생 스타에게 그동안 연예계는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힘든 곳이었다.“제게 갑자기 CF 모델 제의가 들어왔던 것도 알고 보면 행운의 선물이었어요. 하지만 선물을 이용할 줄 몰랐죠. 그냥 내내 힘들다는 생각만 했어요.‘내가 뭐 하고 있지?’란 생각만 했죠.” 어딘지 모르게 주눅이 든 아이처럼 고개만 푹 숙인 채 말없이 앉아 있던 소녀는, 이제 자신의 생각을 똑똑히 말하는 성숙한 성인이 됐다.“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됐다.”면서 “나를 잃지 않고 중심을 잡으면서 살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한결 여유있는 진심이 담겼다. 이제 스물하나. 조급해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걸음걸이를 떼기에 딱 좋은 나이니까. 임은경은 ‘끼’보다는 ‘노력’이 앞선 배우다. 많은 노력으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때마다 희열과 자신감이 생긴단다. 다음 작품부터는 캐릭터를 많이 생각하고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녀에게 가장 하고 싶은 역할을 물었다.“나를 찾을 수 있는 역할요. 앞으론 휴먼 드라마에서 나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인형 같은 모습에서 사람의 향기를 품은 배우로 거듭나려는 그녀의 의지는, 막 날아오른 나비의 날갯짓처럼 아름다웠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꿈꾸는 소녀 임은경의 부모는 알려진대로 청각 장애인이다. 하지만 장애인 부모 밑에서 자란 그녀도 어린시절 다른 장애인들을 보면서 두려움을 느꼈다.“아무도 장애인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고, 관심 자체가 없었어요. 장애인에 대해 뭔가를 깨달았을 때에도 그 감정은 불쌍하다는 동정에 지나지 않았죠.” 그래서 그녀는 오랜 고민 끝에 동화책 ‘소녀의 꿈’에 자신의 경험담을 녹여내기로 했다. 어린시절 장애인 부모와 함께 살면서 상처를 받고 힘들었던 점을 그녀의 눈으로 솔직히 그려냈고, 장애를 소재로 한 동화를 써온 고정욱 작가가 집필을 했다. 책은 내년 4월쯤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돈 때문에 책을 낸다는 일부의 비난에 적잖이 힘들기도 했다는 그녀. 지난 1년 내내 가장 큰 숙제였단다.“제겐 정말로 의미있는 일임을 깨달았어요. 엄마와 같이 보면서 함께 느끼고 얘기를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을 주는 저만의 새해 선물입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되돌아 본 2004 문화] ②방송계

    [되돌아 본 2004 문화] ②방송계

    2004년 방송계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드라마가 선봉에 선 ‘한류 열풍’의 열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고, 그 파급력은 엄청난 경제 효과로 이어졌다. 시청률 50%를 넘는 ‘국민드라마’가 속속 등장하고, 외주제작 시스템이 성숙 단계에 접어드는 등 외형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간접광고가 범람하는 폐해를 낳기도 했다. 경찰의 수사로 밝혀진 인기 연예인들의 병역 비리 파문과 오락프로그램 녹화 중 숨진 성우 장정진씨의 사고 등은 방송계에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욘사마 신드롬 과거 동남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불던 ‘한류 열풍’은 올해 일본에서 드라마 ‘겨울연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욘사마(배용준) 신드롬’이란 달콤한 열매를 이끌어냈다. 이 드라마 하나가 국내 경제에 2조 3000억원의 경제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후 일본에는 거의 모든 한국 드라마가 방영될 정도에 이르렀고, 박용하·권상우·류시원 등 스타 배우들이 또 다른 한류 스타로 발돋움했다. ●드라마 공화국 MBC ‘대장금’과 SBS ‘파리의 연인’이 5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는 등 안방극장에 드라마 열풍이 몰아쳤다. 기존 불륜·멜로 일변도에서 벗어나, 신데렐라 스토리는 물론 퓨전 사극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선보였다. 기존의 소극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새로운 여주인공상이 제시되기도 했다. 해외 수출을 의식한 해외 촬영 붐과 함께 수십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들이 범람하면서,‘간접광고(PPL)’ 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연예계 병역 비리 송승헌, 장혁, 한재석 등 톱스타들이 병역 기피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군에 입대하는 등 연예계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송승헌은 한류열풍을 타고 일본 등에 수출하려던 ‘슬픈 연가’에서 중도 하차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를 계기로 남자 연예인에게 군 문제가 더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 문제로 인식되면서 나이가 찬 남자 연예인들이 서둘러 군에 입대, 남자 주인공 품귀현상이 생겨날 정도가 됐다. ●잇따른 사망사고 지난 3월 유창혁 바둑 프로기사의 부인인 김태희 아나운서가 숨진 채 발견됐고,7월에는 정은임 아나운서가 차량전복사고로 세상을 떴다. 특히 KBS 성우 장정진씨의 죽음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난 9월 13일 K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은 101%’ 녹화 도중 소품용 떡이 목에 걸려 질식, 뇌사 상태에 빠져 있다 한달 후 사망했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 제작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탄핵방송 논란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를 다룬 KBS,MBC 등 방송사의 방송 내용이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 탄핵안에 대한 논란은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일단락됐지만, 방송 심의는 두 달여를 더 끌며 정계와 학계에까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방송위가 7월 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렸지만, 제때 결정을 하지 못하고 갈등과 의혹만 부추겼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조선일보기자 블로그 글 파문

    일간지 기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KBS 여성 아나운서를 ‘유흥업소 접대부’에 비유한 글을 올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선일보 사회부의 문갑식 기자(차장대우)는 지난 14일 조선닷컴 기자블로그에 ‘신문시장이 망하게 된 이유’라는 제목으로 언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며 “요즘 정권의 나팔수, 끄나풀이라는 지적에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TV에 개나 소나 등장해 (제가 개나 소라고 표현하는 것은 인생의 쓴맛 한번 본 적 없이 멍청한 눈빛에 얼굴에 화장이나 진하게 한 유흥업소 접대부 같은 여성 아나운서가 등장하는 국영방송의 한 심야 프로그램을 보며 느낀 것입니다.)씹어대는 조중동이 있다.”고 말했다. 이 글이 17일 오전 ‘프레시안’ 등 인터넷 언론과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유포되면서 “개인적 공간이지만, 이렇게 막말을 해도 되느냐.”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KBS 소속 한 여성 아나운서의 이름을 추측해 올려놓기도 했다. 이에 한국아나운서협회와 KBS아나운서협회는 이날 글의 삭제와 사과를 요구했고,KBS노조는 문 기자를 상대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여성단체와 여성주의 언론들은 “명백한 성희롱적 발언”이라며 비난했다. 파문이 번지자 문 기자는 문제가 된 부분을 수정한 뒤 블로그에 ‘언론발전을 위해 힘쓰시는 여성 아나운서분들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방송문화 창달과 언론발전, 성숙한 방송문화 정착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애쓰시는 아나운서(특히 어린 나이에도 격무에 시달리시는 여성 아나운서)들께서 제 글의 극히 일부분이지만 불편함과 분노, 상처를 느끼셨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아나운서실의 표영준 팀장은 “이 글은 사과의 글이 아닌, 변명에 불과하다.”며 “한국아나운서협회 차원의 법적 소송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정인학 교육대기자 실전논술] ④한류와 우리의 문화적 자세(끝)

    [정인학 교육대기자 실전논술] ④한류와 우리의 문화적 자세(끝)

    마지막 실전논술 지상강의의 논제는 ‘한류(韓流)와 우리의 문화적 자세’였다. 제시문으로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게재한 4편의 글을 읽어 보면 한류 현상을 분석하고 한류를 세계적 문화 흐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이는 논제와도 부합되는 논지로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를 다지는 한편 입시에서 자주 출제되는 이른바 ‘문제 해결형’ 논술의 습작 기회로 마련했다. 문제 해결형은 특정 논지를 뒷받침하는 논점들을 체계적으로 동원하여 자신의 입장이나 주장을 펴는 구조를 갖는다. 미리 예정한 논지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논점을 치밀하게 제시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논지 도출 과정 역시 치밀한 논리적 틀을 이뤄야 한다. 이번 논술에서는 외형적 틀 이외에도 내적인 논리적 틀에 주목하면서 작성해 보는 게 좋을 것이다. 한류의 이해 한국의 TV드라마, 가요 그리고 영화로 대표되는 대중문화에 매료되는 아시아권의 흐름을 지칭한다. 당초 중국에서 처음 일기 시작하면서 한자식으로 명명되어 지금은 보통명사가 되었다. 한국의 TV드라마 ‘겨울연가’가 3년 전 ‘가을동화’가 타이완에서 그랬듯 올해 일본 전역을 강타하며 시들어 가던 한류 열풍을 되살렸다. 정치·경제적 열등감에 가뜩이나 주눅이 들어 있던 우리에게 뿌듯한 자긍심을 심어 주었다. 행여 일본 대중문화에 ‘정신’을 빼앗길까 노심초사했던 터라 일본판 한류는 더욱 세상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류는 멀리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의 드라마들이 개혁과 개방 바람을 타고 화교 문화권의 심장인 중국에 상륙한다. 그리고 1998년쯤이면 한류 열풍이 가요로 옮겨 붙는다.2000년 2월 중국의 심장부 베이징에서 인기 댄스그룹 H·O·T의 공연을 계기로 중국 언론들이 ‘한류’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타이완과 홍콩 그리고 싱가포르 등 화교 문화권에 이어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가 온통 한류에 휩싸였다. 그리고 2001년 2월 TV드라마 ‘가을동화’가 타이완에서 방영되면서 한류는 절정에 이른다. 한류는 질적으로도 변화를 겪었다. 한국의 대중문화에서 외연을 넓혀 한국 상품 특히 첨단 테크놀로지 상품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컴퓨터 모니터에 컴퓨터 게임 그리고 한국의 휴대전화는 가히 명품 반열에 올랐다. 한류 스타들이 등장하는 상품이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선풍적 인기를 모았다. 한국을 좋아하는 중국 청소년들이라는 의미의 하한쭈(哈韓族)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한류는 한국의, 한국인의 그리고 한 국적인 정신의 총체였고 한국의 정신이 아시아를 석권하는 듯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도도한 흐름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적 정신이 충전되지 못하며 흐물거리고 있었다. 그러던 엊그제 일본에서 한류가 다시 타올랐다.‘겨울 소나타’란 이름으로 일본 안방을 휘어잡은 TV 드라마 ‘겨울연가’가 꺼져 가는 한류를 되살렸다. 한국의 대중문화를 국제적 문화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이번에 이뤄내야 한다. 중국 대륙을 휩쓴 한류가 문화적 유기체로 성숙하지 못하고 일과적인 유행으로 명멸한 까닭을 가슴 아파해야 한다. 무엇을, 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지금 얘기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대중문화는 세상살이를 지탱하는 불문율로 결국은 문명 세계를 좌우하는 기반이라는 사실을 새겼으면 한다. 제시문 독해 제시문은 주제에 관계없이 신문에 게재된 날짜 순으로 배열했다. 제시된 글을 하나하나 읽어 전체를 통합해서 논제를 도출하고, 논점을 찾아 논증 과정을 거쳐 한편의 논술문을 완성해 보자는 의도 때문이었다. 대학입시의 주어진 제시문에서 논제를 찾아내 이를 일반화하고 논술문 작성에 활용하는 방식을 그대로 밟아 보자는 것이다. 글(가)는 한류의 근본적인 동인(動因)을 짚어 보면서 한류가 궁극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이 대중문화의 열등의식을 극복하고 대중문화의 문호를 개방하면서 일본의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해 일본판 한류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염려와는 거꾸로 일본으로 한류가 흐르며 한·일간 정치·경제적 이질감을 녹여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문화는 이질적 요소를 활용하면서 성장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글(나)는 일본의 한류 열풍을 짚으면서 바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한류가 일본을 가히 휩쓸고 있지만 한국을 이해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지금의 한류 열풍이 일과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중문화의 콘텐츠를 대폭 다양화하고 고도화해야 한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또 겨울연가가 기폭제가 되어 우리말과 글을 배우려는 열기가 치솟고 있지만 우리가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지적한다. 글(다)는 한류의 진원지인 중국 얘기다. 글(나)보다 구체적으로 한류를 세계적 문화로 승화시키지 못하는 까닭이며, 서둘러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과제들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글쓴이가 다르고 기사를 작성한 시점이 6개월 이상 차이가 있는데도 우리의 과제로 지적한 내용들은 비슷하다. 요약하면 한국의 얼이 배어 있는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보급시키지 못하고 있고 대중 스타가 만들어 낸 한류를 문화적 콘텐츠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우리가 논술문에서 논점으로 활용할 대목들이다. 글(라)는 대중문화를 산업적으로 규모화하는 전략을 짚고 있다. 한류 스타들이 대중문화의 전도사가 되지 못하고 일회적 상업 수단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 당장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한국의 스타를 중국의 스타로 재탄생시키지 못하는 근시안적 접근 태도를 사례를 들어 비판한다. 대중문화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제작과 보급 등에서 기본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덧붙여 강조하고 있다. 논술문 얼개짜기 1200자 논술문이기 때문에 300자를 단위로 네 단락으로 나눈다. 첫 단락인 서론에선 논제인 한류를 소개하고 평가하고 문제점을 제기해 논의의 교두보로 삼는다. 본론은 두 단락으로 나누어 겉으로 불거진 문제점과 본질적인 과제를 짚는다. 결론에선 본론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한류를 국제적 문화 현상으로 확산 발전시키는 방안을 제시한다. 1. 서론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TV 드라마 겨울연가를 얘기하면서 한류를 논제로 끌어들인다. 일본에 앞서 돌풍을 일으켰던 중국에서의 한류를 평가하면서 한류 전반에 대한 문제를 언급한다. 서론에서 지적한 문제는 곧바로 본론에서 논의할 논점으로 활용한다. 문제 제기에 이어 논지를 이끌어 내야 할 빌미를 마련해야 한다. 즉 한류를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발돋움시켜야 한다고 논술문을 쓰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논지를 넌지시 암시해야 한다. 2. 본론 한류가 일과적인 현상에서 머물고 있는 현주소에 대한 진단을 근거로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는다. 이 글에서는 가시적인 제도적 문제점을 논점Ⅰ로 그리고 내면적 의식의 문제를 논점Ⅱ로 잡으려 한다. 만일 대입시에서 1200자가 아닌 1500자 안팎의 분량을 요구했다면 논점Ⅰ의 내용을 둘로 세분해 논점을 잡으면 된다. 또 1800자 안팎의 분량을 써야 한다면 이번에는 결론을 둘로 논점Ⅰ과 논점Ⅱ에 대한 대책을 나누어 작성하면 좋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문단을 나누어 배치하는 것보다 글을 실제로 작성하는 기법이다. 여섯 단락으로 나눌 수 있는 1800자 안팎의 분량이라면 결론에 두 단락을 할당할 수 있다. 즉 결론을 세세히 쓸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본론의 문제점 논의에서 문제만을 진단하고 그 문제에 대한 처방은 결론에서 다루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1200자 혹은 1600자 분량으로 네 단락이나 다섯 단락으로 이뤄진 논술이라면 글쓰기 기법을 조금 달리 하는 게 좋다. 본론의 문제 진단에서 대책을 충분히 암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시 논술문’을 예로 들어 본다.‘한국의 대중문화에 매료되어 한국을 알고 싶어했지만 언어 장벽에 막혔다.’고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그 자체가 바로 대책을 내포하고 있다. ‘예시 논술문’ 결론에서 확인할 수 있듯 정부에 인터넷 등을 활용해 그 나라 말과 그 나라 글로 한국의 대중문화를 소개하고 관련 뉴스를 서비스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본론에서 문제를 지적하되 대책을 포함시키면 결론에서 논지만 밝혀도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분량이 길지 않은 논술문에서는 찬반 논의를 편다거나 문제를 분석하는 대목에서 결론에서 내세우려는 논지를 어느 정도 포함시키는 게 좋다. 3. 결론 결론에선 자기의 입장이나 주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물론 본론에서 논의된 논증의 결과를 토대로 논지를 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예시 논술에서는 본론에서 논의한 순서를 대체로 지키되 주체별로 묶어 논지를 폈다. 결론은 본론에서 논의한 쟁점별로 논지를 맺어 주는 것도 좋지만 본론의 논의 내용을 주제별 혹은 논지를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주체별로 재편성해도 나쁠 게 없다. 글 쓰기에는 절대적인 정답이 없다. 주장 혹은 자기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면 그게 정답이다. 끝으로 결론은 반드시 짧아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논제가 ‘∼을 분석하고 대책을 제시하라.’고 했다고 하자. 이 논술문에서 비중은 아무래도 대책에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형식적으로만 접근하면 본론은 분석이 되고 결론은 대책이 된다. 따라서 결론을 짧게 쓴다면 대책이 소홀히 취급될 수 있다. 그러면 안된다. 따라서 대책을 본론에 포함시키든지 아니면 결론에 단락을 많이 배정해야 한다. 논술문 내용의 비중을 판단해서 글의 분량을 배정하고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갖출 일이다. chung@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밝은 마음을 갖자/권도갑 원불교 도봉교당 주임 교무

    사람들은 흔히 우리 주위에 선한 사람도 있고 악한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선한 사람은 가까이하고 악한 사람은 멀리하라는 충고를 자주 듣는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늘 자신을 괴롭게 하며, 인간관계에 많은 어려움을 만든다. 더욱이 가까운 부모 자식과 배우자와 형제 사이에도 좋고 나쁜 사람이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 문제가 많다, 성질이 나쁘다, 이기적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며 싫어한다. 이는 사실 그렇게 보는 나의 눈이 문제인 것이다. 자신의 시각이나 관념이 그렇게 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나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판단인 것이다. 진정으로 살펴보면 이들은 모두 나를 일깨워주고 성숙시켜 주는 소중한 인연들뿐이다. 나에게 잘하는 사람은 나의 좋은 모습을 일깨워주고, 나쁘게 대하는 사람은 나의 나쁜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인 것이다. 내가 보는 상대의 장점은 바로 나의 장점이다. 이를 받아들이면 나의 마음은 더욱 밝아진다. 반면에 내가 만나는 사람의 허물은 나의 허물이다. 이를 수용하면 나의 단점이 소멸된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의 게으름이 보여서 답답하면 이는 나 자신이 게으른 것이다. 그들의 고집에 화가 나면 이는 내가 고집이 센 것이다. 이처럼 보기 싫은 나의 모습을 상대가 가지고 있을 때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그러므로 내가 마주하는 사람의 문제는 나의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 이들이 해결된다. 마음에 붙들고 있는 것을 돌아보며 자각의 빛을 비추면 이들이 스스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모르고 살면 그러한 모습에 강한 집착을 하게 되며 엉뚱하게도 그것을 상대에게 투사하여 그가 문제라고 생각하며 화를 내고 속상해 한다. 내 마음속의 필름에 다른 사람에 대한 어두운 모습이 찍혀 있으면, 나는 항상 사람의 어두운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나 마음이 밝으면 세상도 밝은 모습을 보게 되며 그런 사람들과 만난다. 이처럼 모든 만남은 나에게 책임이 있다. 나의 마음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는 이미 내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 이를 깨어나서 조용히 바라보면 정말 새로운 세상을 살게 된다. 가까운 인연일수록 나 자신을 정확히 비춰주는 거울이다. 때문에 언제나 남을 고치려 하지 말고 먼저 내 마음을 정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마음을 밝고 깨끗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손쉬운 비결이 있다. 그것은 만나는 사람들을 깊이 인정하고 사랑하면 된다. 그들을 귀하게 여기고 존경해야 한다. 가슴이 훈훈해 질 때까지 사람을 소중히 하고 감사해 보자. 그러면 점점 인간에 대한 어두운 상념이 지워지고 밝은 인상이 남게 된다. 나의 마음이 차츰 깨끗하게 닦여질 것이다. 우리의 만남이란 지중한 인연이 아니면 이렇게 한 세상을 마주하고 살 수가 없다. 내 앞에 스쳐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살펴보자. 이들은 모두가 나의 내면에 있는 밝고 어두운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나를 살피고 발견해야 한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주위에는 나를 비춰주는 은혜로운 인연들로 둘러싸여 있음을 발견할 수가 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보지 않고 상대를 비난하며 세상을 험담하면서 괴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제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을 거울삼아 유심히 바라보자. 그러면 그 순간 모두가 나를 일깨우는 고마운 스승이 될 것이다. 권도갑 원불교 도봉교당 주임 교무
  • ‘TV, 책을‘ 진행자 탁석산씨 “토론문화의 전형 보여주고 싶어”

    “혼자만의 고독한 세계인 책을 TV를 통해 완전히 까발림으로써 누구나 공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죠. 제 자신도 동굴에 갇혀 있다가 들판으로 나온 느낌이에요.” ‘한국의 정체성’,‘한국의 주체성’ 등의 책을 통해 독설가로 유명한 철학자 탁석산(47)씨. 지난달 4일부터 KBS1 교양 프로그램 ‘TV, 책을 말하다’(목 밤 10시)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기존 책 소개 프로그램의 진행자들과 달리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문제 제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그는 “인기작가인데 굳이 방송 진행자로 나선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그동안의 ‘백수’생활에서 벗어나 더 나이먹기 전에 사회생활 한번 해보고 싶었다.(웃음)”며 특유의 솔직함을 보여주면서도 “책읽기에 편식이 심한 내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책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 속으로 들어가 그 내용이 뭔지를 보자는 것이에요. 짧게 맛을 봐도 깊게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구요.” 그는 특히 이 프로그램의 진행을 통해 우리네 토론 문화를 성숙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단다.“시사프로그램처럼 시작전부터 ‘선/악’으로 양립되는 토론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해석을 통해 승자와 패자가 없는 바람직한 토론 문화의 전형을 보여주고 싶어요.” ‘TV, 책을 말하다’는 연말 기획으로 ‘올해의 베스트셀러’와 ‘TV, 책을 말하다 선정 2004 올해의 책’을 16,23일 각각 방영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국 내년 경제성장률 3.7%”

    “한국 내년 경제성장률 3.7%”

    내년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이 아시아에서 최하위권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6일 발표한 2005년 아시아 각국의 경제성장 전망 보고에 따르면 한국은 내년 3.7%의 성장을 기록, 일본(2.0%)과 뉴질랜드(2.1%)·호주(3.4%)에만 앞설 뿐 중국은 물론 다른 주요 경쟁국들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내년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은 평균 6.3%의 경제성장으로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성장을 기록한 올해의 7.2%에 비하면 성장 속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유럽이나 미주 등 다른 지역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치다.ADB는 아시아 경제가 내년도 고유가에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후퇴라는 역풍을 맞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경제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ADB는 그러나 보다 성숙한 확장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조정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및 재정적자가 내년에도 계속 확대되고 달러화의 약세 지속으로 금융시장의 파동이 예상되는 한편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이 인플레 압력에 시달리는 바람에 통화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것 역시 아시아의 성장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ADB는 밝혔다. 내년도 아시아 경제가 직면할 또 하나의 문제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다.ADB는 올해 8.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내년에는 8.3%로 소폭 줄어들 뿐 큰 하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아시아 각국의 대 중국 수출은 어쩔 수 없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내년도 아시아 각국의 경제상황은 수출보다는 내수 소비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것이라고 ADB는 예측했다.ADB는 그간 축적된 경제성장으로 아시아 각국의 기대수준이 이미 상당히 높아져 내수 기반이 어느 정도 마련돼 있다면서, 수출보다는 내수 소비를 바탕으로 한 성장은 이제 세계적인 장기적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ADB는 이런 면에서 한국은 고유가에다 신용카드 과다사용에 따른 거품 붕괴 등으로 국내 소비지출이 부진에 빠지는 등 내부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 [시론] ‘한반도식’ 북핵해법 찾아야/전봉근 평화협력원장·정치학박사

    [시론] ‘한반도식’ 북핵해법 찾아야/전봉근 평화협력원장·정치학박사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북핵문제에 대한 많은 발언은 정부의 절박한 심정을 보여 준다. 북핵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남북경협이 제약 받고, 우리 경제가 피해를 보고 있으며, 엄청난 외교적 비용까지 치르고 있다. 북핵 협상은 정체되고 북한은 더 많은 핵물질을 축적하였다.2차 북핵문제가 불거진 이후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이 동조한 ‘리비아식’ 북핵 해법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부시 2기 행정부의 공식출범에 앞서 북핵 접근방식을 전면 재점검하고 새로운 북핵 해법을 찾을 것을 제안한다. 북핵문제가 불거진 지난 15년간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었으나, 아직 성공한 방식은 없다.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1991년)에 나타난 ‘상호사찰’ 해법은 ‘아르헨티나-브라질식’을 모방하였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경우,1950년대부터 치열한 핵 경쟁을 벌였으나 1991년 ‘아르헨티나-브라질 핵통제위원회(ABACC)’를 설립, 상호사찰을 실시하고 핵투명성을 보장했다. 그러나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는 상호사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중단되었다. 둘째, 대북 협상파들이 선호하는 ‘우크라이나식’이 있다. 소련의 해체로 2000여기의 핵탄두를 계승한 우크라이나는 1994년 초 미국·러시아와 3국협정을 체결하고 핵을 포기한 대가로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보상받았다. 핵과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교환하는 ‘우크라이나식’은 북·미 제네바합의(1994년 10월)로 현실화되었으나,2002년 10월 북한의 핵농축 의혹이 불거지면서 폐기되었다. 미 부시행정부가 근래 북핵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리비아식’이다. 대량살상무기 확산국이며 테러지원국으로 지명된 ‘불량국가’ 리비아가 영국의 중재로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 관계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리비아는 핵포기의 전략적 결정을 내리고 이를 신속히 집행하였으며, 미국은 정권교체 불(不)추구, 관계정상화, 경제지원 등으로 보상했다. 그런데 북한에 ‘리비아식’ 해법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포기의 전략적 결정을 분명히 내려야 하고, 북·미 양측의 신뢰를 얻는 중재자가 있어야 하며, 북·미간 비밀대화도 필요하다. 북핵의 경우, 이러한 조건들이 성숙되었다는 징후가 없다. 이외에도 ‘남아공식’과 ‘파키스탄식’ 해법 등을 상정할 수 있다. 우리에게 최선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남아공식’으로 스스로 핵을 포기하는 것이나, 과거 북한의 행태로 보아 기대하기 어렵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파키스탄’식으로 북한이 비공식 핵국으로 묵인되는 것이나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결국 북핵 해법에 왕도는 없다. 위의 해법들이 개별적 특수 상황에 따라 만들어진 ‘맞춤식’이듯이 우리도 ‘한반도식’ 또는 ‘북한식’을 찾아야 한다. 그 내용은 리비아식과 우크라이나식의 절충이 될 것으로 본다.‘우크라이나식’도 제네바합의 실패의 교훈에 따라 재도입하기 어렵지만,‘리비아식’도 북한의 반발로 그대로 도입하기 힘들다.‘한반도식’의 핵심은 북한의 핵포기에 대한 전략적 결정과 신속한 집행, 그리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이 될 것이다. 새 해법은 일방적 선행조치보다는 상호 등가의 조치를 동시 교환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상호조치에 대한 신뢰와 이행의 보장이 관건이다. 제네바합의의 맹점으로 알려진 핵사찰과 폐기 일정에 대한 모호성을 제거하고, 이행 보장 장치를 강화하고, 집행 가능한 약속을 담아야 한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여부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큰 이해관계를 갖는 우리 통일안보팀은 지난 15년간의 시행착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더욱 정책역량을 증대하고 외교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전봉근 평화협력원장·정치학박사
  • [김영희 이혼클리닉] 채팅으로 만난 유부녀를 사랑하는데…

    [김영희 이혼클리닉] 채팅으로 만난 유부녀를 사랑하는데…

    20대 중반 남성입니다. 채팅으로 한 여자를 알게 됐습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아이 둘을 키우는 30대 중반 유부녀입니다. 인터넷에서 대화만 주고받다 처음 만났는데 좋았습니다. 만남이 계속되다 보니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이제 그녀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잘못된 일인 줄 알기에 죄책감으로 힘들지만, 서로 사랑하는 탓에 관계를 끊을 수가 없습니다. 날마다 술을 마시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그녀도 저만큼 힘들어하고요. 제 마음을 붙잡지 못하고 있는데, 선생님 도와주세요. -차승진(가명)- 채팅으로 가정파탄이 늘고 있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나이 어린 초등학생에서부터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차마 말하기조차 민망스러운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이 어린 여중생들이 용돈이 필요하다며 채팅을 통해 성인 남자들과 성관계를 맺고, 카드빚을 갚기 위해 청부 살인을 하고, 동반 자살사이트를 만들어 동반 자살을 하고…. 얼마 전엔 30대 가정주부가 채팅으로 만난 고등학생과 오랫동안 불륜을 저질러 오다 남편에게 들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느냐고 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도처에서 불륜이 넘쳐나면서 진실된 사랑을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이룰 수 없는 애달픈 사랑을 하고 있다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한 행위는 사랑이 아닌 쾌락을 위한 몸부림일 뿐입니다. 짧은 순간의 욕정이 사라지고 나면 양심의 가책으로 마음이 괴롭지만 마약과 같은 짜릿한 쾌감 때문에 관계를 끊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추하게 망가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아 가엾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거짓된 사랑이 판을 치고 있는 세상이어서 진실된 사랑이 발붙일 곳이 없어서 통곡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승진씨, 당신은 지금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면서 남편 있는 유부녀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머지않아 남편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되어 간통죄로 고소를 하게 되면 당신과 그 여자의 인생은 더할 수 없이 비참해질 뿐만 아니라 가엾은 어린 두 아이가 엄마를 잃게 되고, 아내의 추잡한 행동으로 가정이 파괴된 남편은 두 아이를 끌어안고 피눈물을 쏟으며 살아가야 할 것이니 당신은 평생 씻지 못할 죄를 짓게 됩니다. 지금 20대 중반이라면 앞날을 위해 준비해야 할 일들이 태산 같아서 헛된 사랑놀이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습니다. 젊은 나이에 인생을 다 걸 만큼 그 여자를 사랑하고 책임질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성인이 된 당신이지만 아직도 인격적으로 더 많이 성숙해야 할 시기이니 만큼 지금 저지르고 있는 행동이 더할 수 없이 수치스러운 실수라 생각하고 하루빨리 관계를 청산하십시오.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안정된 후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을 때 아픔을 통해 인생을 배웠다고 스스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승진씨, 그 여자는 남편과 자식이 있으면서도 앞날이 창창한 ‘어린’ 남자를 유혹하여 두 남자 사이를 넘나들며 살고 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젊음을 헛되게 보내면 머지 않아 땅을 치고 후회할 날이 반드시 옵니다. 지금은 내일을 위해 눈코뜰새 없이 혼신을 다해 뛰어야 할 때입니다. 세상이 손가락질하는 여자 문제로 매일 술을 마시고 괴로워하며 허송세월해선 안됩니다. 잘못된 줄 번연히 알고 있기에 비난받을 각오를 하고 제게 공개된 상담을 의뢰해온 당신에게 저는 인간적인 연민을 느낍니다. 쉽게 만난 여자와 적당히 즐기고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이 남자들 마음이라는데, 그 여자와 관계를 사랑이라고 믿으며 마음 고통을 앓고 있으니 말입니다. 승진씨, 수습할 수 없는 큰 일이 닥치기 전에 매몰차게 돌아서십시오.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합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아현동 가스폭발이후 10년…‘공수표’에 분통

    아현동 가스폭발이후 10년…‘공수표’에 분통

    “그게 벌써 10년이나 지났나요. 그날따라 유난히 칭얼대던 두살배기 아이를 달래려 공원쪽으로 나간 새댁 얼굴이 아직도 눈에 밟힙니다. 우리 가게에만 그냥 있었어도 살았을 텐데….” 1994년 12월7일 발생한 ‘아현동 가스폭발사고’를 기억하는 김옥순(50)씨는 정확히 10년이 지난 일인데도 모든 것이 어제처럼 생생하다. ●30m 불기둥 솟구쳐 사고 현장인 가스공사 정압기지(고압가스를 저압으로 낮춰 일정한 압력이 유지되도록 하는 곳)가 있던 서울 마포구 아현공원 바로 옆에서 분식집을 운영했던 김씨는 사고 당일 아침부터 유난히도 가스냄새가 많이 났다고 회고한다. “꼭 무슨 일이 터질 것처럼 불안불안했어요. 결국 ‘꽝’하는 소리와 함께 불기둥이 어찌나 높이 솟구치던지 죽는구나 싶었습니다.” 김씨는 사고로 인해 가게와 집까지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었다. 김씨의 남편 이기명(51·자영업)씨는 “언론에서 크게 다뤄서인지 보상은 충분히 받았지만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시 최병렬 서울시장이 피해자들을 달래려 ‘인근 재개발 지역에 집을 한 채씩 마련해 주겠다.’는 말을 그대로 믿었던 것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이라고 쉽게 속인 것 같아 그게 제일 분통터집니다. 이런 사고가 다른 곳에서 났다면 시장께서 그런 식언을 했겠습니까.” 10년전 사고 현장에 있던 가스 정압시설은 모두 철거됐다. 그 대신 김옥순씨의 분식집 등이 있던 곳은 21층 규모의 오피스텔로 변했으며 그 옆으로 지하 7층, 지상 20층짜리 오피스텔 SK허브블루도 한창 공사 중이다. 공원 뒤쪽으로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아현동 근린생활시설이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불기둥이 솟구치며 13명이 사망한 참사현장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주변환경이 변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아직도 인근에 살고 있는 이기명·김옥순씨 부부는 “공원에 사고가 있었던 곳임을 알리는 안내판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씁쓸해한다. ●10년째 추모행사 7일 한국가스공사는 오강현 사장을 비롯, 전체 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경기 분당 본사 1층 국제회의장에서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10주년 추모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올해로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가스공사는 사고가 발생한 94년 이후 해마다 추모행사를 치르면서 직원들에게 안전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직원들은 가슴에 ‘잊지말자 아현사고’라는 문구가 쓰인 검은 리본을 달고 있었다. “해마다 12월1일부터 사고가 발생한 7일까지 1주일 동안 전 직원들이 검은 리본을 달고 당시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현사고는 직원들의 안전 의식을 크게 성숙시킨 계기가 됐습니다.” 가스공사 안전품질부 이광영 부장은 “아현사고 이후 지난 10년 동안 단 한 건의 가스사고도 없었다.”면서 회사가 지난 10년 동안 진행해 온 안전대책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주먹구구식 ‘땜질처방’이 아닌 가스공급 관리체계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쳤다. 971만 달러(약 100억원)를 들여 미국 모빌사의 EHS(환경·건강·안전)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종합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사업소별 10∼17명의 전문 안전관리인력을 배치해 가스공급배관 15㎞마다 안전점검원 1명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아현사고 전 71명에 불과했던 안전품질부 직원은 2004년 현재 250명으로 늘었다. 도로를 따라 매설된 가스관에서 혹시 있을지 모를 가스누출을 신속히 탐지하기 위해 고가의 가스누설탐지기(FID) 탑재차량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모두 아현사고 이후의 변화들이다. 가스공사 오강현 사장은 “10년전 사고 이후부터 직원들은 안전을 생활화했다.”면서 “앞으로도 방심하지 않고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입적 숭산스님 제자 현각 “큰스님 빈자리 제자들이 메울 것”

    “이 세상 믿을 수 없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저의 손을 꼭 잡고 차를 마시며 ‘공부 챙겨라.’하시던 스님이었는데 금세 다른 쪽으로 가셨습니다.” 4일 숭산 스님의 영결식이 봉행된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만난 현각(사진 앞에서 두번째·서울 화계사 국제선원장) 스님은 “숭산 스님은 무엇보다 제자들이 진정한 수행자가 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독실한 가톨릭 집안 출신인 현각 스님이 한국 선불교에 빠져들게 된 것은 90년 하버드대학원에서 열린 숭산 스님의 특별강연에 매료되면서부터.“처음 만났을 때 스님은 ‘당신은 누구세요.’라고 물으셨습니다.‘제 이름은 폴’이라고 대답하자 스님께서는 ‘그건 당신 몸의 이름입니다. 당신의 진짜 이름을 알고 싶습니다.’라고 하셨지요. 그때 정말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스님이 주신 ‘오직 모를 뿐’이란 가르침을 영원히 잊을 수 없습니다.” 현각 스님은 그후 숭산 스님의 인격과 법문에 점점 더 빨려들어갔다.“스님은 다른 종교 지도자들처럼 ‘나를 따르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나를 통해 너희들 자신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라.’고 하셨죠. 곧 스님은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진정으로 제자들이 영적으로 성숙해지는 것을 원하셨던 겁니다.” 숭산 스님의 빈 자리가 너무 커 일부에서는 스님이 세운 세계 120여 곳의 선원이 제대로 운영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각 스님은 숭산 스님이 워낙 일찍부터 후계자 양성에 힘썼기 때문에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스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직전 ‘걱정하지 마라.’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떠나도 너희들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 盧의 선택은 ‘6者’ 올인?

    盧의 선택은 ‘6者’ 올인?

    |런던 박정현특파원·서울 이지운기자|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과 점차 거리를 두는 듯하다. 노 대통령은 3일(한국시간) 토니 블레어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3부요인·여야대표 초청 만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에 적절한 여건이 아니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은 이보다 한걸음 나아갔다. 여건이 성숙돼 있지 않을 뿐더러,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당시에는 “(남북정상회담의)의견타진은 전혀 없지만, 전략의 문제인 만큼 물밑교섭은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물밑교섭의 여지를 남겨 놓은 언급이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발언은 언제나 신중하게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정의 고위관계자들이 정상회담과 관련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분위기를 잡는 듯한, 지난달 초까지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지난달 2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교감을 했으리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6자 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실효성이 없으리라는 게 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이는 북한이 정상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일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면, 대북 특사 파견 가능성도 일단 배제한 것으로 여겨진다. 어쨌거나 이런 부정적인 시각은 6자 회담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노 대통령은 3일 런던시장 주최 만찬에서 “가까운 장래에 북핵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블레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시각을 바꾸도록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중재역할을 요청했다.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일·러·중과 공동보조를 맞추면서 6자회담의 틀내에서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jhpark@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기독교 NGO의 미래/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최근 기독교 NGO 출발은 때늦은 감이 있다. 좀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지금쯤은 성숙한 모습으로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었을 터인데 그렇지 못해 오해도 많고 변명도 많다. 어느 종교치고 교리적인 면과 사회적인 면이 겹치는 부분이 없겠는가. 교리적인 부분에만 치중한다면 세상을 외면한 도피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고 사회적인 면에만 치중한다 해도 정치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교회의 참 모습은 바다 위에 떠있는 배와 같다. 배가 교회라면 바다는 세상과 같다. 아무리 큰 폭풍이 오고 파도가 거세게 쳐도 배는 바다 위에서 항해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회는 세상 속에 존재하며 세상을 위해 존재하지만 세상의 방법이나 법칙이 교회를 지배하게 하면 침몰하게 된다. 바다의 물이 배 안에 들어오지 않게 하면서 끊임없이 물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구원선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 NGO의 모습이다. 진정한 기독교 NGO를 하려면 첫째, 동기나 행위가 순수해야 한다. 집단의 힘을 믿거나 물리적인 힘을 의지해서 여론을 만들려는 유혹을 단호히 거절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정치적인 사안이라 할지라도 정치적인 오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 NGO의 목적은 예수님의 정신을 가지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둘째, 원칙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신뢰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 말씀의 원칙과 방법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필요하다.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여론의 향방에 의해 의사를 결정하지 않아야 한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해서 원칙을 지키며 순교를 각오하면서 화해자로 존재하는 것이다. 고집과 믿음은 다르고 겸손과 아부는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기독교 NGO는 이 사회의 기준과 방향을 세우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셋째, 어떤 혜택과 이익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나 빈손이어야 하고 가난한 마음이 되어서 살면 부끄러움이 없다. 기독교 NGO는 기싸움이나 말싸움이 아니라 자기희생이요, 헌신이다. 그것은 분노와 미움이 아니라 사랑과 긍휼이다. 그래서 어떤 이익이 생길 때 피하는 지혜가 필요하고 피할 수 없을 때 그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는 여유가 필요하다. 넷째, 비폭력이어야 한다. 폭력에는 언어의 폭력이 있고 정신적인 폭력도 있다. 진실을 말하고 사실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지 상대방에게 주먹질을 하고 치명상을 입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쥐를 잡으려다 장독을 깨서는 안 되며 빈대를 잡으려고 집에 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잘못된 것을 고치자는 것이지 상처주자는 것이 아니고, 개혁하자는 것이지 혁명하자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 NGO를 보고 환영하는 사람도 있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환영인가 비판인가가 아니라 정도를 걷고 있는 것인가가 중요하다. 기독교의 존재 모습은 세상을 떠나서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한 복판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기독교 NGO에 바라는 것이 있다. 첫째, 이 세상에 거리끼거나 불편한 존재가 아니라 등대가 되는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 빛이 어둠을 밝혀 주듯 모든 사람에게 희망이 될 때 의미가 있을 것이다. 둘째, 기독교 NGO는 이 세상의 소금이 되어 부패를 막고 음식에 절묘한 맛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잘못된 것을 고치고 구부러진 것을 곧게 하기를 바란다. 셋째, 기독교 NGO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누룩이 되기를 바란다. 갑자기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눈에 보이지 않듯 변하는 것이다.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 [IMF 그후 7년] 4대개혁 어디까지 왔나

    [IMF 그후 7년] 4대개혁 어디까지 왔나

    기업·금융·공공·노동 등 이른바 4대 개혁분야에 대한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는 금융-기업-공공-노동 순으로 점수가 후했다. 설문조사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노동부문은 ‘방향 설정부터가 잘못됐다.”는 혹평까지 나왔다. 후한 점수를 받은 금융에서도 정부의 시장개입 자제와 자본시장 성숙이 요구되는 등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은행권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지난 7년 동안 인수·합병(M&A), 자산부채이전(P&A), 금융지주사 방식을 통한 대형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그러나 양대 투신사 매각 등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은 시작 단계다. 외국계 자본도 소매금융 중심이어서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우려된다. 은행 자금이 기업으로 가지 않는 현재의 금융중개 왜곡 현상도 시정되어야 한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업개혁에선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 도입, 기업집단 소유지배구조 공개 등이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현대전자와 LG반도체로 상징되는 빅딜(대규모 기업 맞교환)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다. 참여정부는 이제 대기업 개혁을 위해 출자총액제한과 상호출자제한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투명경영의 가늠자라는 입장이지만 재계는 가뜩이나 움츠러든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로 상징되는 공공개혁은 참여정부 들어 주춤해졌다. 지난 99년부터 추진됐던 한국전력의 민영화는 지난 6월 한전의 배전부문 분할 추진 중단이 결정됨에 사실상 물건너간 셈이다. 한국가스공사 민영화도 마찬가지다. 또 대통령 직속위원회만 22개인 ‘위원회 공화국’으로, 정부가 개혁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노동은 사안별로 평가가 엇갈린다. 노동계의 요구대로 주당 노동시간 40시간이 적용돼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됐다. 비정규직의 보호문제가 현안이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는 생산성에 비해 가뜩이나 높은 한국 노동자의 임금을 올려 경제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 김재원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직은 배부른 소리”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단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고용을 창출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이마트 사령탑 교체 “왜?”

    지난달 30일 단행된 신세계그룹의 인사에서 이마트 부문 황경규 전대표가 물러난 것을 놓고 업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마트가 할인점 분야에서 1위를 달리며 최고 강자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호황기에 ‘오늘의’ 이마트를 일군 황 전 대표의 퇴진이 이래저래 의문점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씨카드 등 카드사들과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의 전격 교체는 업계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사 배경을 놓고 단순한 세대교체 차원이라는 얘기와 카드사태 문제 등에 대한 책임성 인사라는 등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측에서는 황 전 대표의 퇴진은 이미 예고된 인사나 다름 없다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 98년부터 7년 동안 3년임기의 사장을 연임하고도 1년을 더 한 ‘장수’대표로서 황 전대표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 줘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입사 동기인 김진현 전 백화점 대표의 경우 이미 지난해 물러났고, 김순복 부사장도 이번 인사에서 동반 퇴진한 것을 봐도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얘기다. 황 전 대표의 자리를 이어받은 이경상 대표는 삼성그룹 입사 1년 후배이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황 전대표의 퇴진설이 나왔지만 백화점과 이마트 등 2개 핵심 부문의 수장을 함께 바꾸는 것이 부담이 됐기 때문에 1년 더 한 것으로 안다.”면서 “신세계는 정실인사 등 절대 무리한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불황기에 더욱 빛을 보는 할인점 업계의 장점이 최근 빛이 바래지면서 성장둔화 등으로 이어지고 있고, 카드문제가 여전히 현안으로 남아 있는 점을 들며 단순한 물갈이 차원의 인사로 보지 않는다. 특히 이마트의 역사를 새로 써 온 황 전대표의 ‘공로’를 감안하면 이번 퇴진은 의외라고 보고 있다. 황 전대표는 신세계측에서도 인정하듯‘한국형 할인점’모델을 정착시킨 인물이다. 그는 유럽과 미국 등지와 달리 상품진열 매대를 우리 눈높이로 낮추고, 상품진열 방법, 서비스, 교환·환불부문 등에서 한국식 스타일을 만들어온 할인점의 ‘산 증인’이다. 최저가격 보상제 도입도 그의 작품이다. 한편에선 이마트가 1단계 성장기를 거쳐 2단계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인사의 필요성이 생겼다는 시각도 있다. 후임 이 대표의 경우 영업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기보다 지원·경리 등 관리분야에서 커왔던 점을 주시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마트는 향후 성장 중심보다는 손익관리, 경비관리 등 관리중심으로 가야 하는 시점에 다다르면서 ‘관리형 스타일’의 이 대표가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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