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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신민아, 주얼리 브랜드 스톤헨지 뮤즈 발탁

    배우 신민아, 주얼리 브랜드 스톤헨지 뮤즈 발탁

    배우 신민아가 주얼리 브랜드 ‘스톤헨지’의 새로운 모델로 발탁되었다. 스톤헨지는 ‘선이 아름다운 주얼리’라는 슬로건 아래 심플하고 세련된 주얼리를 선보이는 브랜드로 매 시즌 선정되는 모델마다 큰 이슈를 자아내고 있다. 청초하고 단아한 신세경, 이민정에 이어 2013년에는 제시카&크리스탈 자매를 모델로 하여 2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여성층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가운데, 2014년에는 여성스러움과 순수함의 대명사인 배우 신민아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보다 성숙한 아름다움으로 여성들의 워너비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계획이다. 지난 달 28일 촬영장에서 신민아는 그 어느 촬영 때보다 좋은 컨디션으로 처음 진행해보는 주얼리 광고 촬영을 컨셉에 맞게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2011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Beautiful Moment’ 광고 캠페인은 올해 ‘Every Beautiful Moment with STONEHENgE (아름다운 모든 순간을 스톤헨지가 함께 합니다)’ 라는 부재와 함께 새로운 모델을 만나 또다른 느낌을 표현한다. 신민아를 통해 선보이는 ‘Beautiful Moment’ 광고 캠페인에서는 보다 감성적인 주얼리 브랜드 로써의 면모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로, 여성들의 아름다운 모든 기억의 순간을 표현했 다. 단순히 주얼리 모델로써 예쁜 표정이나 모습을 연출하기보다는 여성들의 일상에서의 아름 다운 기억의 순간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여러 순간의 찰나를 다양한 포즈, 풍부 한 표정과 손짓으로 표현하여 최고의 모델과 배우로써의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긴급조치’ 피해자들 배상금으로 인권기금

    ‘긴급조치’ 피해자들 배상금으로 인권기금

    ‘긴급조치 9호’ 위반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뒤 30여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이 국가로부터 받은 배상금을 모아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을 위한 기금을 조성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와 김종수 도서출판 한울 대표, 김준묵 전 스포츠서울 회장, 변재용 한솔교육 대표, 하석태 전 경희대 교수,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를 원치 않은 1인 등 긴급조치 9호 피해자 6명이 국가로부터 받은 민·형사 배상금을 기탁해 ‘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 기금’을 조성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이날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하우스에서 인권 기금의 종잣돈으로 쓰일 5억 5000만원을 재단 측에 출연하는 협약식을 가졌다. 재단은 앞으로 기금을 활용해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을 위한 연구조사 사업과 캠페인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금 가운데 일부는 인권 활동가와 고문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조 교수는 “민주화운동의 시대적 정신이 한국이라는 공간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적 정신으로 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기금 조성을 제안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한국보다 열악한 조건에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살리는 일이 한국 국민의 인권 의식 성숙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기금 조성 취지에 공감하는 시민에게서도 기부를 받아 기금을 유지해 나갈 예정이다. 이필렬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1000만원 기부를 약정하는 등 시민 12명이 기금 마련에 동참하기로 했다. 예종석 재단 이사장은 “이번 기금 조성은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온몸을 던졌던 수많은 무명의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을 새롭게 기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걸스데이, 완벽한 남자로 변신 ‘눈길’

    걸스데이, 완벽한 남자로 변신 ‘눈길’

    걸그룹 걸스데이의 매니쉬한 화보가 공개됐다. 평소 귀여운 매력과 섹시한 매력을 오가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걸스데이가 남성 패션 매거진 ‘로피시엘 옴므(L’officiel Homme)’와 함께 패션 화보를 촬영했다. 공개된 화보에서 걸스데이 멤버들은 세련된 화이트 셔츠와 강렬한 블랙 수트 등 남장 여자를 연상케 하는 매니시한 룩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촬영 관계자에 따르면 도도한 눈빛과 다채로운 표정으로 시크한 분위기를 연출해 현장 스태프들의 감탄을 자아냈다는 후문. 화보 촬영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 걸스데이는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어렸을 적에는 외모를 중시 했는데, 지금은 성격이나 코드가 잘 맞는지를 먼저 보게 된다.”고 말하면서도 “대신 경제적인 능력은 좀 중요하다. 돈이 많은 게 좋은 것이 아니라, 우리는 스스로 삶을 일구고 있는데, 다 갖춰진 환경에서 자란 남자는 부담스럽다. 열심히 일하는 남자가 좋다.”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나쁜 남자보다는 착한 남자, 향수를 뿌리는 남자보다는 비누 향이나 섬유 유연제 향을 풍기는 남자를 이상형으로 꼽기도 했다. 또한 2014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꼭 다시 한 번 공중파 가요프로그램에서 1위를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걸스데이와의 화보와 솔직한 인터뷰는 12월 21일 발간한 ‘로피시엘 옴므’ 1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걸스데이는 오는 2014년 1월 3일 미니앨범으로 컴백할 예정. 걸스데이의 전작 ‘기대해’와 ‘여자대통령’에 비해 한층 더 성숙한 섹시미를 선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시대] 재난구호와 국제정치/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글로벌 시대] 재난구호와 국제정치/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어제의 공동체는 처참하게 사라졌다. 단란한 가정을 함께 꾸며온 7000여명의 처자식, 남편, 부모, 형제들은 온데간데없다. 삶의 터전을 허망하게 날려버리고 망연자실해 있는 400만 이재민의 눈앞이 캄캄하다.”, 40여일 전 초강력 태풍 하이옌이 할퀴고 지나간 초토화된 필리핀 레이테 섬에서 전해온 참상이다. 재난 대처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동시에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국가의 이미지를 고양하는 공공외교의 중요한 현장이다. 미국,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은 기동성 있게 대규모 구호에 나섬으로써 외교의 비중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 웅변해 주고 있다. 우리 정부는 재해 발생 나흘 만에 5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 결정에 이어 향후 3년간 2000만 달러의 재건복구 지원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4차에 걸쳐 긴급구호대를 파견하여 의료지원 활동에 주력해 왔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며칠 후면 한국군 520명 병력이 필리핀 태풍 피해지역에서 구호와 재건활동을 펼치게 된다. 향후 구호병력 파견의 기동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회의 사후 동의제 도입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아울러 아세안+3(한·중·일) 및 동아시아정상회의 등 지역 내 다자협의체제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재난관리, 인도적 지원 및 긴급대응 훈련에 적극 참여해 역내 재해대처 능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미·중·일 등 주요 이해당사국들이 보여준 재난구호 외교 현장의 대차대조표를 관찰하면서 앞으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미국은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재해 나흘 만에 피해지역에 급파하고 6000여 명의 병력이 투입돼 수색, 구조, 구호와 의료지원 활동을 전개했다. 나아가 골드버그 신임대사는 미 국무부 역사상 가장 이른 아침 시간에 선서식을 마친 후 조기 부임하여 미국의 필리핀 긴급지원을 재난현장에서 진두지휘했으며,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주 이번 태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타클로반시를 방문하여 초기 긴급구호는 물론 중·장기 재건 과정에서도 이재민들과 늘 함께할 것임을 천명함으로써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신뢰의 추를 하나 더 달아주었다. 일본 또한 자위대함정과 1000여명의 병력을 신속 파견하여 구호활동에 집중함으로써 필리핀을 통해 아세안의 마음을 일본으로 돌리는 징검다리를 놓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아베 총리 취임 원년의 동남아 10개국 방문성과와 ‘12·14 일-아세안특별정상회의’ 성과를 접목시켜 입체적 총합외교를 구현했다. 이는 대중국관계에서 동남아를 우군화하려는 일본의 전략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라 하겠다. 이에 반해 중국은 처음 10만 달러 지원을 발표함으로써 속좁음을 드러내 주요 2개국(G2)으로서 면모에 구김살을 가게 했다. 또한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을 둘러싼 필리핀과의 분쟁과 인도주의적 위기상황을 분리 대처할 수 있는 외교적 유연성과 성숙함을 보여주지 못해 지금까지 정성껏 가꿔 온 아세안 외교가 더욱 빛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같다. 우리의 이니셔티브로 중견국 외교에 시동이 걸렸다.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 이슈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중견국으로서 우리의 목소리를 훨씬 더 효과적으로 내기 위해서는 도덕적 권위가 뒷받침돼야 한다. 재난의 현장에 빨리 달려가 마음 어린 나눔의 미덕을 실천하는 노력은 이러한 권위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 “일기 쓰는 습관이 최고의 인성교육”

    “일기 쓰는 습관이 최고의 인성교육”

    “일기를 통해 반성하는 습관을 길러 주는 게 가장 좋은 인성교육입니다.” 다양한 사회 공익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대표 고진광)가 지난 21일 세종시 사랑의 일기 연수원에서 ‘2013 사랑의 일기 큰 잔치’를 벌였다. 행사는 1995년부터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추협이 추진하고 있는 사랑의 일기 쓰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일기 원본 4000여점에 대한 기증식과 이 가운데 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학생 500여명을 시상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학생과 학부모 1000여명이 참석했으며 세종나눔봉사단은 참석자들에게 국수를 나눠 주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기증된 일기는 연수원 내에 마련된 일기 박물관에 소장된다. 일기에는 친구를 왕따시킨 일에 대해 반성하거나 부모와 교사에게 미안함을 고백하는 등 성숙해 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잘 담겨 있다. 인추협은 2003년에도 학생들의 일기장 사본 120만권을 사랑의 일기 연수원에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단체가 20년 가까이 일기 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일기를 쓰며 반성하는 학생은 비뚤어지지 않는다는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고 대표는 “꾸준히 일기를 쓰는 아이는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서 “일기 쓰기가 학교폭력과 왕따로 얼룩진 학원가를 변화시키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학생들이 고민을 일기장에 털어놓고 이를 교사와 부모들이 보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일기장이 소통의 역할까지 해 주고 있다”면서 “내년부터는 일기 쓰기 운동을 확대하기 위해 성인들을 대상으로 모교에 일기장 보내 주기 운동 등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추협은 1990년 출범한 사회단체로 그동안 아이티 지진 복구 현장 지원, 한국전쟁 참전 유공자 돌봄 사업, 학교폭력과 왕따 추방 운동 등을 전개해 왔다. 세종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의정 포커스] 이감종 성북구의원

    [의정 포커스] 이감종 성북구의원

    “길음 뉴타운 지역은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동네가 될 것입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1170 일대는 재개발 요건을 갖추지 못해 뉴타운 지구에서 제외돼 존치 지역으로 남았던 곳이다. 2만 6566㎡ 넓이에 건물 137동이 있고, 453가구가 살고 있다. 지금까지 일부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해 재건축에 나서려고 했으나 첨예하게 엇갈린 의견 탓에 번번이 무산됐다. 갈수록 고층 아파트에 둘러싸인 낡은 동네가 됐다. 최근 존치지역 가운데 처음으로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이 마무리돼 소리마을로 다시 태어났다. 담을 허물어 주차 공간을 추가로 확보했다.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며 방범 시설도 확충했다. 보도블록을 새로 깔아 가로 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특히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 마을센터를 세웠다. 이곳에 마을 카페를 비롯해 어린이, 노인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과 순환형 임대주택이 들어섰다. 정비사업에는 시비 32억 8000만원을 들였다. 최근 만난 이감종 성북구의원은 소리마을 이야기를 꺼내자 한시름 덜었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랫동안 이 지역을 지켜온 그는 “구의회 도시건설위원회에서도 꾸준히 주민 의견을 청취하며 함께했던 사업”이라며 “현장에 가보면 다들 정말 좋아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계성여고 이전 확정에 이어 소리마을 재생사업까지 길음뉴타운은 비어 있던 퍼즐 조각들을 찾아 하나씩 맞춰가고 있다. 이 의원은 5구역과 9구역에 커뮤니티센터, 청소년 미디어센터 등 공공 인프라가 들어서고 지하철 4호선 역세권에 학원 단지가 차례로 조성되면 길음뉴타운 지구가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4대부터 내리 3선을 지내고 있는 이 의원은 민원 사업 처리에 있어서 남다른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필요한 것을 조목조목 확실하게 챙기다 보니 외려 여유가 생겨 예산을 양보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처럼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는 것은 구의회 화합을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5대 전반기 의장을 지냈던 그는 “의욕이 넘쳐서 그런지 6대에서는 내부적으로 다소 불협화음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구의회가 더욱 성숙해져 구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의원은 “시행착오를 겪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가 현안”이라며 “이제껏 문제점을 철저하게 분석해 소신껏 의견을 제시했으니 내년엔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끝맺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정치권 여전히 1년전 ‘대선 프레임’ 갇혀 … 민생 철저히 외면 당해

    정치권 여전히 1년전 ‘대선 프레임’ 갇혀 … 민생 철저히 외면 당해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18대 대선이 19일로 1년이 되지만 정치권의 시계는 여전히 여야가 격렬하게 대립했던 1년 전의 대선 프레임(틀)에 갇힌 채 멈춰 서 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불거진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은 1년 내내 블랙홀처럼 모든 쟁점을 집어삼키고 있다. 민생을 위한 정치는 실종되고 대선 불복 논란 등 정쟁만 넘쳐난 1년이었다. 여야는 줄곧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2007년 남북정상회담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시사 발언 회의록 논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구속과 종북 공방 등 쟁점들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했다. 차분한 대화나 절충은 부족했고, 갈등과 반목을 거듭해 왔다. 정치권과 사회 전체적으로 관용이나 절제하는 모습은 사라진 채 극한적인 대결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8일 오전 9시 여의도 국회 본관의 풍경은 정국의 축소판이었다. 새누리당 지도부 다수는 본관 227호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북한인권과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민주당 태도를 비판했다. 반면 상당수 민주당 지도부는 206호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개입 의혹 등에 대한 특검만이 대선정국을 매듭지을 수 있다며 여권을 공격했다. 이처럼 지난 1년 내내 새누리당은 청와대 눈치를 살피며 엄호하는 노릇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민주당은 계파 갈등과 지도력 부재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20% 안팎의 낮은 지지율에 허덕이고 있다. 양대 정당의 정치력 부재로 제3세력에 대한 욕구는 강해 실체도 없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 신당 지지율이 20% 중반을 오르내린다. 자연 정치 복원에 대한 요구와 압박은 높아가고 있다. 새누리당·민주당이 최근 양당 대표·원내대표 4자 회동을 통해 국정원 개혁특위를 성사시킨 것도 정치 부재 상태에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한 선택으로 비쳐진다. 양당에서 자성론도 높아진다. 또 청와대에 대해서도 “불통을 끝내고 소통의 리더십을 가동하라”는 요구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정치권의 정면 대결은 사회 전체가 진보와 보수로 확연히 갈려 첨예하게 대립하는 구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른바 “수구보수진영은 진보 전체에 대해 종북세력 딱지를 붙여 공격하고 있고, 진보는 집권보수세력에 대해 ‘우꼴’(우익골통)이라며 설득과 대화보다는 대립을 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언론도 보수와 진보로 갈려 아귀다툼 양상이다. 갈등이 걸러지지 않고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근본적인 사회문화·풍토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이제 국민들도 타협과 절충의 정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어야 한다. 여야가 타협하면 변절 논쟁에 휘말리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타협하고, 절충하는 정치 원리가 작동되지 못한다”면서 “타협과 절충을 터부시하지 않게 인식 전환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본적으로는 정치권의 혁신과 변화가 요구된다. 여야가 사사건건 충돌하는 정치로는 철저하게 국익이 우선되는 국제무대에서, 특히 동아시아 급변 상황에서 한국의 좌표를 설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차기 집권에 대한 정책을 발굴하며 자생, 자활하는 집권여당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민주당은 정책 개발로 집권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는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외교안보에서 어려운 상황이 예측된다”면서 “여야 모두 소모적인 정쟁을 접고 협력하면서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을 절차에 따라 합리적으로 마무리하고 이제부터는 민생 챙기기에 주력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통합정치,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한 것을 실현할 수 있는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명호 교수도 “정국해법의 열쇠를 쥔 청와대 측이 성찰을 통해 그간 제기된 문제점들을 재정비해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은 국민대통합의 기대감 속에 당선된 만큼 대통합정신을 발휘해야 하며, 특정정파 지도자가 아니라 국민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사설] 끝없는 철도민영화 논란 공론의 장 필요하다

    철도노조 파업이 오늘로 열흘이 넘었다. 역대 최장기 파업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다. 서울지하철이 파업 위기를 넘겨 교통대란은 피했지만 파업 장기화에 따른 국민의 불편과 불안은 꼭짓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시멘트·철강 등 물류운송 차질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 또한 우려된다. 그럼에도 철도노조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그리고 정부는 한 치의 양보 없이 갈 데까지 가보자는 기세다. 이들 3자가 첨예하게 맞부딪히는 것은 알다시피 철도민영화 문제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철도노조가 주장하듯 민영화로 가기 위한 수순인지, 아니면 정부와 코레일이 강조하듯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인지 각자 입장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철도민영화는 다른 나라에서 보듯 득도 있고 실도 있다. 노조도 이를 모르지 않을 텐데 그렇게 기를 쓰고 반대하는 것은 뭔가 지킬 기득권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 여론이다. 민영화 반대 논리를 내세우기 전에 철도파업이 제 밥그릇 지키기가 아니라는 것부터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민생과 경제, 국민을 볼모로 한 파업은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코레일은 부채비율이 400%를 넘어섰다. 자칫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빚더미 속에서도 국민 세금으로 고액 연봉을 받고 한 해 수천억에 달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코레일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부는 철도민영화는 없다고 말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수서발 KTX 자회사 분리가 결국 알짜노선을 민간에 내다 파는 모양새인 만큼 무조건 민영화의 의심을 거두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서로 속내를 감추고 자기들의 당위성을 내세울수록 불신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다시금 강조하거니와 노사정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기 바란다.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노사가 어제 벼랑 끝에서 극적 타협에 이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사회는 이미 어느 일방의 극단적인 주장에 손을 들어주지 않을 만큼 성숙했다. 철도 파업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정녕 파국을 원치 않는다면 당장 대화와 타협에 나서라.
  • “영화보다 긴장되고 설레요” 성숙해진 그녀, 안방극장 빛낸다

    “영화보다 긴장되고 설레요” 성숙해진 그녀, 안방극장 빛낸다

    “촬영할 때마다 떨리고 설레네요.” 톱스타 전지현이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 전지현은 18일 밤 10시첫 방송되는 SBS 새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여주인공 천송이 역으로 출연한다. 그동안 스크린을 주무대로 활동해 온 그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해피투게더’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지난 16일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그는 드라마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설정이나 이야기가 흥미롭고 천송이라는 역할이 굉장히 매력 있었다”면서 “자칫하면 별에서 온 캐릭터에만 관심이 집중돼 여자주인공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천송이가 딱 나 자신 같았다”고 설명했다. 극중 천송이는 안하무인 톱스타로 최고의 스타 배우였다가 한순간에 추락하는 인물이다. 그는 4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외계인으로 현재는 대학강사로 일하고 있는 도민준(김수현)과 좌충우돌 로맨스 연기를 펼치게 된다. 전지현은 “나도 기본적으로 극중 인물처럼 밝은 성격이지만 그렇다고 천송이처럼 조울증이 있거나 오버하지는 않는다”면서 “영화와 다르게 TV 드라마는 끝날 때까지 긴장할 것 같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지난해 영화 ‘도둑들’에 이어 두 번째. 이들의 만남은 전지현의 드라마 복귀만큼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전지현은 “김수현씨는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도둑들’ 때보다 더 단단해졌다”면서 “김수현씨와 호흡을 맞출 때 서로 부족하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 느낌이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디자이너 이영희씨의 외손자인 최준혁씨와 결혼한 그는 결혼생활이 연기에 긍정적 변화를 줬느냐는 질문에 “30대에 접어든 데다 결혼한 이후로 확실히 연기에 변화가 왔다”면서 “아무래도 나이가 주는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고 성숙해져서 그런 것 같다. 표현할 때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 드라마에는 전지현과 김수현 외에도 박해진, 유인나, 신성록이 출연한다. 박해진은 천송이를 15년째 짝사랑하는 재벌 2세 이휘경 역을, 유인나는 천송이를 시기하는 악역 유세미 역을 맡았다. 신성록도 목적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인물을 연기한다. 연출을 맡은 장태유 PD는 “‘별에서 온 그대’는 판타지가 가미된 로맨틱 코미디”라면서 “판타지 요소를 가진 캐릭터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독특한 드라마”라고 자신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내년 ‘중1 진로탐색’ 연구학교 9배 늘려 100개교로 확대 논란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11개교를 선정, 운영했던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 연구학교를 내년에 100개교로 확대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은 교육부의 자유학기제와 시교육청의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를 연계한 2014년 연구학교 선정·운영 계획을 지난 2일 서울지역 중학교들에 보내고 최근 연구학교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17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 지정 연구학교는 4개교, 시교육청 지정 연구학교는 전체 서울시내 중학교 382개교 중 4분의1가량인 76~96개교를 지정한다. 시교육청 지정 연구학교는 1학년 1학기에 진로와 직업 등의 과목을 배우고 직업을 체험하는 등 진로탐색 기초학기를 운영한다. 2학기 때는 진로탐색과 동아리, 예술체육 등 자유학기제를 기반으로 학교별 자율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지필평가는 1학기 기말고사만 실시하며, 중1 성적은 고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교육부 지정 연구학교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지원을 받는다. 시교육청 지정 연구학교와 1, 2학기 순서만 바뀔 뿐 운영 내용은 같다. 하지만 연구학교를 갑자기 9배쯤 늘리는 것에 대한 반발도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연구학교가 구성원의 뜻을 무시한 채 운영지원금과 일부 유공교원들에 대한 승진가산점을 미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강남 지역 모 중학교에서는 교사들의 반발로 최근 교직원 투표를 진행했다. 해당 학교의 한 교사는 “중간·기말 고사를 보지 않는 것에 대해 학부모 반발이 심했으며, 일부 교원들이 가산점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해 마찰이 있었다”며 “교직원 전체 투표에 따라 결국 지원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다른 프로그램 연구학교와 교육복지특별지원학교 등이 연구학교로 지정되면 예산과 가산점을 부가하지만, 혁신학교는 선정되더라도 지원금이나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는 점도 논란거리다. 시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 측은 “올해 선정한 연구학교 11개교와 주변의 비교학교 11개교 학생의 진로성숙도를 분석한 결과 연구학교의 진로성숙도가 상당부분 상승했다”며 “노력하는 교사들에 대한 지원책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정기홍의 시시콜콜] 단말기유통법 입법화와 제조사들의 속내

    [정기홍의 시시콜콜] 단말기유통법 입법화와 제조사들의 속내

    단말기 시장에 ‘폰테크족’이란 말이 있다. 스마트폰으로 재테크를 하는 이를 일컫는다. 싼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해서 ‘보조금 원정대’로도 불린다. 이들은 통신업체를 바꿀 때 특정 대리점에서 단말기 값을 최대로 할인받은 뒤 거래사이트를 통해 되팔아 수익을 챙긴다. 100만원짜리를 60만원 할인받은 뒤 60만원에 되팔아 20만원을 남기는 식이다. 어지간한 아르바이트보다 낫다고 한다. ‘호갱님’도 있다. 어수룩해 보여 보조금 혜택을 적게 줘도 되는 손님을 말한다. 이른바 ‘호구’다. 두 사례는 현행 단말기 보조금제의 폐해를 빗댄 말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이 같은 뒤틀린 단말기 유통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을 준비 중이다. 보조금 내용을 공시토록 해 소비자가 미리 알도록 하고, 새 단말기를 사지 않아도 단말기에 책정된 보조금으로 통신료를 할인받는 내용도 들어 있다. 단말기 가격이 장소 등에 따라 2~3배 차이 나고, 더 많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고가의 요금제에 줄지어 가입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제조사와 통신업체, 소비자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이 법안엔 ‘제조사가 단말기 판매량과 판매장려금 규모, 매출액, 출고가 자료를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삼성전자가 이 조항의 문제점을 들고 나왔다. 장려금 지급률이 외부에 알려지면 글로벌시장 비즈니스에 큰 손실을 입는다는 것. 미래부는 현행 법에서 이를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LG전자와 팬택은 법안의 기본 취지에 공감한다며 삼성전자와 온도 차를 보였다. 자금력이 아닌 제품으로 경쟁하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을 깔고 있다. 두 업체는 “삼성이 막대한 마케팅비로 점유율이 떨어지면 재고떨이식으로 단말기를 내놓으면서 시장점유율을 맞춰 왔다”고 주장한다. 찬성 쪽인 통신업체도 시행규칙이 만들어질 때쯤이면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법이 시행되면 보조금 혜택으로 고가 단말기를 사던 소비자가 알뜰폰 등의 중저가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고가의 단말기와 연계된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정부의 의도와도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제조사들은 판매장려금 지급을 이유로 단말기 출고가를 높여온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장려금이 많아지면 소비자의 이동이 잦아져 통신시장이 활성화되고, 그만큼 단말기 시장의 매출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당연히 단말기와 통신시장의 점유율에 에 따라 제조사와 통신업체들의 손익계산서도 달라진다. 여기에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들어선 것이다. 단말기 보조금제는 단말기 제조기술과 시장이 일천할 때 기술력과 시장을 성숙시키기 위해 도입됐다. 국내 업체들은 이제 최고 수준의 단말기를 만든다. 해외로 시장을 넓힐 여건도 꽤 커진 상태다. 시장의 포화로 ‘제로섬 게임’만 벌이는 국내 통신시장이 제자리를 잡으려면 단말기 유통시장이 먼저 투명해져야 한다. 지금이 그 적기다. 논설위원 hong@seoul.co.kr
  • ‘2013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시상식…종합대상에 GS건설

    서울신문사 주최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KGCA: Korea Green Construction Award) 시상식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인터뷰: 박기풍/국토교통부 제1차관] “그린건설대상은 친환경 시설물을 건설한 우수기업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건설산업 분야에서 녹색문화를 조성하는데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의 심사위원장인 최만진 경상대 교수는, 심사의 주안점을 ‘융합성’에 두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최만진/심사위원장] “본 대상을 통해 훨씬 성숙하고 진보된 그린건설기술이 선보였습니다. 이에 심사위원회는 융화·창의·응용·복합 등을 통한 ‘융합성’에 심사의 중점을 두었습니다”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은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후원하는 행사로 올해로 4회째를 맞았습니다. 이번 시상식에선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을 시공한 GS건설이 종합대상을 차지했습니다. [인터뷰: 최만진/심사위원장] “‘네이버 데이터 센터’는 우리고유의 친환경 데이터저장소인 ‘팔만대장경 장경각’의 전통·문화·기술을 차용하여 녹색건설 철학을 완벽하게 구현하였습니다” 또한 건축대상을 수상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시공한 현대건설을 비롯해 토목대상에는 삼성물산이, 주택과 플랜트대상에는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이 각각 수상했습니다. 이밖에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를 시공한 포스코건설은 녹색대상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인터뷰: 이철휘/서울신문사 사장] “(서울신문은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우리나라 건설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가치화 기반 조성은 물론, 첨단산업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습니다” 문성호PD sungho@seoul.co.kr
  • [기고] 내 집 앞 눈 치우는 성숙한 시민의식/남상호 소방방재청장

    [기고] 내 집 앞 눈 치우는 성숙한 시민의식/남상호 소방방재청장

    세계인이 본 ‘미스터리 한국’에 “해마다 자연재난과 싸우면서도 해마다 똑같은 피해를 계속 입는, 대자연과 맞싸우는 엄청난 민족”이란 내용이 있었다. 한편으론 웃었지만 속내는 씁쓸했다. 올겨울도 우리나라는 한파와 더불어 잦은 폭설이 예상되고 있다. 매년 ‘내 집 앞, 내 점포 앞 눈치우기 운동’을 하지만 시민들은 ‘누군가 치우겠지’라고 방관하기 일쑤이다. 혹독한 한파 속에 연일 폭설이 내리면 주택가 골목길 대부분이 빙판길로 방치돼 각종 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눈을 치우지 않아 빙판길이 된 주택가 이면도로와 골목길, 인도 등에서 낙상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눈길 사고나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빙판길로 굳어지기 전에 제때 치우는 제설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설 시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 각 시·군·구에서는 신속한 제설작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보도·이면도로 등 광범위한 지역의 제설작업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대설 시 내 건물 주변의 눈은 내가 치우는 자율적인 방재의식과 국민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통해 내 집 앞, 내 점포 앞 눈은 내가 치워야 한다. 각 지자체는 ‘내 집 앞 눈치우기’ 내용을 담은 ‘건축물 관리자의 제설·제빙에 관한 조례’를 제정 운영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조례에 따르면 건축물 관리자는 주민과 차량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건축물과 인접한 도로 위의 눈을 일정 시간 안에 일정 대지경계선까지 치워야 한다. 또 눈을 치울 수 있는 삽이나 빗자루를 매년 12월 1일부터 다음 해 3월 15일까지 비치하고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강제조항이 없는 데다 지자체의 홍보 부족으로 조례 내용을 모르는 시민이 많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는 예부터 눈이 내리면 내 집 앞마당은 물론 동네 골목길까지 눈을 치우는 것을 미풍양속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도시화·산업화가 이뤄지고 이웃 간에 왕래가 없어지면서 요즘은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조차 힘들다. 특히 아파트단지에서는 관리인 몇 명만 눈을 치울 뿐 그 넓은 주차장에 주민들이 먼저 눈을 치우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보기 어렵다. 더욱이 집집마다 눈을 치우는 빗자루나 넉가래(삽)도 준비되어 있지 않음은 물론이다. 아파트, 빌딩 관리사무소뿐만 아니라 주민센터, 복지회관, 이·통장 집에도 눈 치우는 도구를 비치하여 활용해야 할 것이다. 내 집 앞 눈치우기 홍보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는 일정한 장소에 제설도구를 비치해 눈을 치우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눈을 치우는 사람은 따로 있지 않다. 내가 먼저 치우면 함께 치우는 사람이 생기고 결국은 다 함께 치울 수 있다. 완벽한 제설작업이 안 된다고 누구를 탓하지 말고 ‘내 집 앞, 내 점포 앞 눈치우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선진 시민의식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올겨울 예년보다 한파가 잦고 폭설 빈도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설이나 동파 방지와 관련한 대책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번 겨울 폭설에 닫힌 사회를 보면서 절망하기보다는 나부터 눈 치우기에 앞장서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해 본다.
  • [김병일 사람과 향기] 정의의 주장보다 따뜻한 가슴부터

    [김병일 사람과 향기] 정의의 주장보다 따뜻한 가슴부터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서거했다. 그의 마지막 길에 세계 지도자들이 몰려들었다. 정상급만 90여명으로 지난 2005년 열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아프리카 최남단에 위치한 조그마한 나라의 전직 국가원수 장례식에 이처럼 세계인이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남긴 삶의 진한 감동 때문이다. 대부분의 생애를 흑인 인권운동에 바친 만델라의 평생을 관통한 화두는 용서와 화해였다. 오랫동안 엄청난 박해와 탄압을 받은 사람으로서는 선택하기 어려운 화두였지만 그는 이를 훌륭히 실천하였다. 이번 장례식에서 오랜 앙숙 관계인 미국과 쿠바의 정상이 처음으로 악수를 나누었다고 하는데, 이는 그가 남긴 용서와 화해의 정신이 얼마나 전염력이 강한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수년 전 김수환 추기경이 떠날 때의 모습도 비슷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명동성당 앞에서 줄을 지어 몇 시간씩 기다려 조문했다. 여기에는 가톨릭교도가 아닌 사람도 많았다. 왜일까? 자신보다 이웃과 사회를 위해 헌신한 추기경의 삶이 많은 이의 가슴에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선비들이 그랬듯이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한 박기후인(薄己厚人)의 삶을 몸으로 실천하였다. 그가 생전에 현대적 선비의 표상인 심산 김창숙 선생을 기려 만든 심산상(心山賞)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추기경은 부족한 사람이라고 몇 번을 고사하다 수상할 정도로 평생 자신을 낮춘 분이다. 우리는 단기간 많은 성취를 이루었지만 반목과 갈등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회 각 영역에서 갈등이 갈수록 증가하고 첨예화하는 느낌마저 든다. 민주주의란 원래 떠들썩한 것이라지만 우리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 갈등의 현장에서 나오는 주장과 요구들의 공통점은 자기가 옳다거나 자기편의 주장이 공정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정의’에 대한 요구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 사회가 겪는 갈등은 정의롭게 곧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과연 그럴까? 결코 그렇지 않다. 서로가 생각하고 주장하는 정의의 내용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정도를 넘어 어떤 경우에는 정반대가 되기까지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만델라와 김수환 추기경이 이미 보여준 것이다. 자기 주장에 앞서 상대방에 대한 용서와 화해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항상 자신을 낮추고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다. 또 자신이 오래도록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받는 최상의 길이다. 한국유학사의 우뚝한 봉우리들인 영남의 퇴계와 호남의 고봉이 8년간의 치열한 학문적 논쟁을 주고받으면서도 평생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도 이것이다. 26살이라는, 당시로는 부자뻘이 되고도 남을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논쟁이 진행되는 내내 퇴계는 낮춤과 경청의 자세로 고봉을 대했다. 고봉 역시 이에 감동하여 논변을 하면서도 퇴계를 스승처럼 공경하였고, 퇴계 사후에는 묘비명을 손수 지어 마지막까지 흠모의 정을 표했다. 두 분의 후손들은 지금도 가깝게 지낸다.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거창한 주장이나 정책보다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려는 자세 전환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우는 사례이다. 최근 영남과 호남에 지역구를 둔 여야 국회의원들이 지역갈등 치유를 위해 ‘동서화합포럼’을 발족했다고 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갈등과 반목의 크기에 비추어 보면 작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이 창대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갈등이 없었던 시대와 장소는 없다. 문제는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이다. 이것이 한 사회의 성숙도를 결정한다. 이 겨울, 우리 모두 각자 정의를 주장하기에 앞서 상대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마음을 갖고 조그만 것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어떨까?
  • ‘열린 그녀’ 전도연

    ‘열린 그녀’ 전도연

    영문도 모른 채 말도 통하지 않는 대서양 외딴섬의 감옥에 갇힌 한 주부가 있다. 언제 나간다는 기약도 없이 불안감과 지독한 고독감에 홀로 떨었던 그녀가 마침내 법정에서 했던 말은 “저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였다. ‘집으로 가는 길’은 지난 2004년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운반범으로 오인돼 프랑스의 섬 마르트니크 교도소에 2년여간 수감된 한국인 주부의 실화를 다룬 영화. 전도연(40)은 이 사건의 주인공인 송정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영화는 개봉 첫날인 지난 11일 9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극중 정연은 넉넉지 못한 형편에 딸 하나를 두고 사는 평범한 엄마다. 남편 종배(고수)가 친구의 빚보증을 잘못 서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하자 고민 끝에 원석을 운반해주면 돈을 주겠다는 남편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가방 안에는 마약이 들어 있었고 그녀는 마약 사범으로 몰린다. 최근 만난 전도연은 결혼 이후에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는 정연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영화 ‘밀양’을 찍을 때는 제가 엄마가 아니었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지금은 다섯 살짜리 딸이 있어서 생활에서 얻은 감정들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되죠. 처음 시나리오를 통해 이 사건을 접하고는 화도 나고 답답했어요. 하지만 결국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죠.” 영화 속 정연은 주불 한국대사관의 무관심 속에 재판도 받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수감 생활을 이어간다. 현지 대사관 직원들은 서울에서 온 국회의원들의 뒷수발을 드는 데만 정신없고 정작 자신들의 임무인 재외국민 보호는 안중에도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그런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죠. 물론 이 작품도 처음에는 재외국민 보호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비판에서 시작됐지만 피해자를 가리는 것이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크게 보면 오히려 가족 영화에 가깝죠. 집으로 가고 싶은 여자, 아내를 데려오고 싶어하는 남자,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 등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으니까요.” ‘밀양’, ‘너는 내 운명’, ‘하녀’ 등에서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역할을 많이 했던 그는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 도미니카 공화국의 나야요 교도소에서 여성 수감자와 교도관 250여명이 엑스트라로 참여한 가운데 촬영을 마쳤고, 구타 장면은 물론 배고픔에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장면도 실감나게 연기했다. “주로 살인, 마약으로 수감된 사람들이었는데 절대 혼자 다니면 안 된다는 주의 사항을 들었고 스태프들끼리 꼭 뭉쳐서 다녔어요. 그런데 자기들끼리 리허설도 할 정도로 굉장히 촬영에 협조적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감정 표현이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정연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지쳐가고 감정이 무뎌진 것을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거든요. 특히 마지막 법정 장면에서는 제대로 서 있기 힘들 정도였고 결국 촬영 후 탈진했죠. 철 모르던 아줌마였던 정연이 2년 동안 고통스럽게 성장한 순간을 표현하는 그 순간이 정말 떨렸거든요.” 지난 2007년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전도연. 하지만 그녀는 그 이후 오히려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더 줄어들었다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 ‘카운트다운’의 흥행 부진으로 마음고생도 컸다. “전도연이 그렇게 부담스러운 여배우가 되어 있는 것이 힘들고 속상했어요. 큰 상을 받으면 좋은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더 많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죠. 저는 그 상을 제 연기 생활 중 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그 상을 절정이고 끝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국내외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만큼 늘 기대 이상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을 터. 그녀는 “그런 부담감 때문에 연기를 더 잘하려고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갖는다고 달라지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주름살이 그대로 보이고 초췌한 얼굴이 한눈에 드러나지만 연기에 대한 집중력은 뛰어나다. “이젠 모니터할 때도 연기 외적인 것들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아요. 그전에 아등바등했던 것들이 살면서 점점 중요하지 않게 느껴져요. 오십이 되는 것도 크게 두렵지 않고 나이 드는 것이 오히려 편안해지고 좋아요.” 딸아이에게는 엄한 엄마라는 전도연은 “쉴 때는 장 보고 아이 유치원 보내고 평범한 아줌마처럼 지낸다”면서 “아이를 통해서 성숙해지고 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작품 운이 좋은 자신을 ‘행복한 여자’라고 말하는 전도연. 그는 현재 이병헌과 액션 사극 ‘협녀:칼의 기억’을 촬영 중이다. “코미디를 비롯해 아직 해보지 않은 장르가 많아요. 앞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어요. 저는, 정말 열려 있는 배우니까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모의 성적에 ‘자만’ 2차 합격에 ‘우쭐’… 면접서 방심하다 ‘눈물’

    모의 성적에 ‘자만’ 2차 합격에 ‘우쭐’… 면접서 방심하다 ‘눈물’

    국가직 5급 공무원 시험에서 최근 ‘이공계’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안전행정부가 최근 5년간 5급 신규 채용 공무원을 분석한 결과 이공계 출신은 2008년 141명에서 지난해 206명으로 매년 꾸준히 늘었다. 올해 5급 공채에서도 일반행정직과 재경직 수석이 모두 이공계 출신이었는데, 이들은 그동안 물리, 화학, 기계 등의 분야에만 익숙했던 터라 처음 행정법, 행정학 등을 공부할 때 적잖게 고생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공직을 향한 열망 하나로 이를 극복한 이공계 출신 수석 합격자 세 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학교 1학년 때 묵자(墨子)가 자신이 관료가 되고자 하는 이유를 밝힌 글을 읽고 크게 감명을 받아 공직 진출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일반행정직에서 최고 득점을 받고 합격한 박경용(27)씨는 대학에서 화학교육을 전공했다. 그는 ‘농부가 된다면 세 명을 먹여 살릴 수 있고, 베를 짠다면 세 명에게 옷을 입힐 수 있고, 군인이 된다면 세 명의 목숨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관료가 된다면 모든 천하의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 따뜻한 옷을 입으며 목숨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묵자의 말에 매료됐다. 그는 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공무원이 되기로 마음먹고 익숙지 않은 사회과학 관련 지식을 쌓았다. 박씨는 “고등학교 시절 문과 과목을 거의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군 복무 기간에 여러 사회과학 서적을 읽으면서 시험에 차근차근 대비했다”고 말했다. 2009년 8월에 전역한 박씨는 복학을 미루고 바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 자리를 잡아 본격적으로 고시 공부를 시작했다. 인터넷 강의를 활용해 경제학, 행정법, 행정학 등 일반행정직 필수과목을 학습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공부량이 방대했다. 그다음 해 있었던 1차 필기시험인 공직적격성평가(PSAT)에 무사히 합격했지만 주어진 시간에 비해 학습량이 많다고 여기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박씨는 “조금씩 심신이 지치다 보니 무력감에 잠을 자거나 남아공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다가 공부를 못하기도 했다”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휴대전화 DMB안테나를 잘랐던 경험이 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박씨는 2010년 첫 시험에서 낙방한 뒤로 공부에 더욱 몰입했다. 구슬땀을 흘린 끝에 2011년 2차 필기시험까지 합격해 최종 합격까지의 마지막 관문인 3차 면접시험을 앞두게 됐다. 그런데 방심이 문제였다. 박씨는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던 탓인지 면접 탈락 소식을 듣고 크게 상심했다”고 말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1차 시험부터 탈락해 그야말로 ‘멘붕’이 찾아왔다. 공무원 시험 시작 후 최대 위기였다. 그러나 박씨는 “당시 시련과 고난이 나중에는 스스로를 성숙하게 하는 자양분이 됐다”면서 마음을 바로잡았다. 고진감래를 믿으며 다시 펜을 잡은 박씨는 올 PSAT에 합격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 마침내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씨는 과거 급전직하 직전까지 갔던 경험을 떠올리며 “2차 시험 합격에 심취돼 면접 준비를 소홀히 한다면 불합격의 쓴맛을 맛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공부 모임을 통해 다른 수험생과 적극적으로 수험 정보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철저히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재경직 수석 두 명 가운데 한 명인 김채윤(26·여)씨는 과학고 출신으로 대학에 입학해 생명화학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김씨는 대학 졸업 후 주전공과 다른 길을 택했다. 김씨는 “학부 시절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경제학 수업에 흥미를 느껴 부전공으로 경영학을 이수했을 정도”라면서 “공직에 매력을 느낀 뒤 기존의 공학 지식과 새로 배운 경제학 지식을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일반행정직이 아닌 재경직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최종 합격의 길은 멀고 험했다. 김씨는 졸업 학기였던 2009년 하반기부터 5급 공채 시험을 준비했다. 그는 겨울 방학을 맞아 기출문제를 빠짐없이 풀면서 PSAT 공부에 몰두했다. 덕분에 1차 시험을 통과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2차 시험이 걸림돌이었다. 시간 부족으로 재경직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이었던 국제경제학의 기본 내용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채 2차 시험을 치렀다. 결과는 초라했다. 재정학을 제외하고 나머지 네 과목에서 과락을 받은 것이다. 저조한 성적을 어느 정도 예상했기에 김씨는 낙담하지 않았다. 그다음 해를 위해 2차 시험이 끝나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곧바로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가 수험생활을 시작했다. 김씨는 “기초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 일이 벅차고 매일 잠이 부족해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그때가 초심으로 돌아가 가장 공부를 열심히 했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2011년, 2012년 5급 공채 시험에서 계속 2차 시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불합격 요인을 분석한 결과 김씨는 행정학이 취약 과목이라고 판단하고 종전과 다른 방법으로 공부하기로 했다. 선택과목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한 통계학으로 바꿨다. 김씨는 “행정학과 관련한 자료 및 사례를 스크랩하면서 정리하는 습관을 길렀다”면서 “A4 용지 15매 분량으로 정리해 공부가 잘 안될 때마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가볍게 복습하고 시험 전날 유용하게 활용했다”고 밝혔다. 결국 김씨는 네 번째 도전 끝에 최종 합격의 기쁨을 맞았다. 김씨는 번번이 발목을 잡았던 2차 시험과 관련해 “다양한 지식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잘 표현하는 연습도 고시 공부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평소 모의시험을 볼 때도 마치 실제 시험을 보듯 대비하는 연습을 처음부터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씨는 “3차 시험을 준비할 때 신문과 방송 뉴스를 보면서 시사에 대한 관심은 항상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뒤 “개별면접에서 거짓 사례를 말하면 면접에서 탈락할 위험의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학고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기계 공학을 전공한 안경우(25·재경직)씨. 그도 공무원이 되기 위해 낯설기만 한 행정법, 행정학 등을 섭렵해야 했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 사회과학 과목들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들과의 만남이 원만했던 것은 아니다. 안씨는 “상경대학과 공과대학을 오가며 수업을 들었는데 각 수업에서 다루는 학문마다 요구하는 사고방식이 달라 혼란스럽기도 했다”면서도 “경제학은 다행히도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수학 기법을 경제현상 분석에 적용할 수 있어서 다른 사회과학 과목에 비해 공부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5급 공무원 시험 준비에 돌입했다. 작년 초 학교 안에 개설된 PSAT 특강을 수강해 1차 시험에 대한 감을 익힌 후 합격하겠다는 일념으로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갔다. 그해 2월 25일 열렸던 1차 시험을 가까스로 통과한 뒤 2차 시험을 치렀다. 결과는 참담했다. 행정법, 재정학에서 과락 점수를 받는 등 다섯 과목 평균 점수로 48점을 받았다. 합격선에 못 미치는 수치였다. 탈락의 고배를 마신 안씨는 절치부심으로 올해 시험공부에 전념했다. 세밀한 공부 계획에 따라 시기별로 학습 방법을 달리하며 각 과목을 익혔다. 안씨는 “각 과목과 관련한 각종 자료를 모아 ‘단권화’(영역별로 노트를 따로 만드는 일)를 완료했고, 세 번째 ‘순환’(한 과목 내용 학습을 완료하는 기간) 이후 네 번째 순환 기간에는 학원 강의 대신 모의고사를 풀면서 자료 복습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안씨는 올해 2차 시험에서 합격선을 뛰어넘는 64.6점을 획득해 3차 면접시험 응시 자격을 받았다. 안씨는 교내에 구성된 공부모임을 활용해 면접시험에 대비했다. 단순히 면접 자세 및 말하기 태도만 교정한 것이 아니라 국정감사 정책 자료집 등을 통해 기획재정부 관련 현안을 정리하고, 특히 개별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날의 경험을 되새기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3주간의 면접 준비 일정은 그렇게 훌쩍 지나갔다. 꼼꼼한 준비 끝에 안씨는 김씨와 나란히 재경직 최고 득점자로 최종 합격했다. 수험 생활을 돌이켜봤을 때 안씨는 학원 모의고사 성적에 기분이 쉽게 좌우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학원 모의고사 성적에 너무 연연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실전에서 정신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면서 “저도 올해 모의고사에서 합격선에 미달하는 성적을 받았으나 실전에서는 합격했다. 모의고사에서 미리 본인의 위치를 신경 쓰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실력 발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향후 몇년 北도전 어떻게 대응할지 중요한 과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리 미래에 많은 함의를 던져줄 것”이라며 “장성택 실각이 공식화되면서 이제 몇 년에 걸쳐 북한의 도전들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최근 상황을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은 북한의 체제 혼란과 불안정성이 가중될수록 보수 강경파가 부상하거나 체제 결속을 위한 대남 도발이 이뤄지는 등의 향후 남북 관계 경색 가능성을 전망한 것이다. 윤 장관은 지난 9일 밤 개최된 ‘2013 한미클럽 친선의 밤’ 만찬 연설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동석한 성 김 주한 미국 대사를 호명하며 “최근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고 느낀다”며 “저는 아직 풀어야 할 스트레스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올해 초 신정부 외교가 시작된 후 한국 외교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고, 동북아의 파고도 높아지고 있다”며 “한·미 동맹이 양국 공동의 풍요로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한·미 동맹을 어떤 풍파와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는 ‘전천후 동맹’이라고 부른다”며 “단언컨대 전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동맹이며 가장 훌륭한 전략 동맹으로 성숙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장관은 한·미 동맹을 군사 동맹에서 진정한 의미의 ‘지구적 전략 동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여야, 오후 극적 합의로 국회 정상화

    올해 정기국회가 10일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법안들을 ‘밀어내기’ 처리하면서 가까스로 막을 내렸다. 이날 오전 국정원개혁특위·예결특위가 줄줄이 파행을 빚으면서 민주당에선 한때 ‘본회의 보이콧’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오후 본회의 직전 여야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회동으로 극적으로 정상화됐다. 지난 8일 이후 국회 파행과 정상화가 반복되는 롤러코스터 정국이 이어졌다. 새누리당은 오전 국정원 개혁특위 무기한 연기를 요청하며 의사일정을 중단시켰다. 당초 특위는 전체회의에서 국정원 자체 개혁안을 보고받을 예정이었다.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재원 의원은 “곧바로 특위를 가동하기엔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며 원내 지도부가 민주당에 요구한 장하나·양승조 의원 징계와의 연계를 시사했다. 이어 열린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 역시 40분 만에 파행됐다.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국정원 개혁특위 중단에 대해 예산안 연계로 맞선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 본회의 전원 불참까지 거론되면서 분위기는 최악으로 흐르는 듯했다. 하지만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때로는 개인의 소신 발언이 우리 내부를 편 가르기 하고 당의 전력을 훼손시키기도 한다는 점을 미리 감안해서 각자의 발언에 보다 신중을 기해 달라”고 주문하며 진화에 나섰다. 양승조 의원도 비공개 전환 이후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양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난 2+2 회동에서 국회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도 “민주당과 얼굴을 맞대기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주택시장 정상화 법안 등 최소한의 민생법안은 꼭 처리해야 한다”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본회의 법안 처리 이후 자유발언에 나선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은 “양승조·장하나 의원의 제명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해 야당으로부터 야유를 받는 등 여야 신경전은 계속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슈&논쟁] 여행자 면세한도 인상 추진

    [이슈&논쟁] 여행자 면세한도 인상 추진

    지난달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이 여행자 휴대품의 면세 한도를 현재의 400달러(약 42만원)에서 800달러(약 84만원)로 높이는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400달러는 1988년(30만원·당시 환율로 400달러)에 책정된 이후 25년 동안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높아진 국민소득 수준과 경제상황의 변화 등를 반영해 면세 한도를 높이자는 주장이 계속돼 왔다. 현재 일본은 20만엔(약 204만원), 미국은 800달러, 유럽연합(EU)은 430유로(약 62만원)가 기준이다. 하지만 면세 한도 상향에 대해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전체 국민 정서와 소득규모 등을 고려할 때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장경훈 제주관광대 항공컨벤션학과 교수와 강흥중 건국대 국제비즈니스대학장이 각각 찬성과 반대 입장에서 지상 논쟁을 벌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贊> “25년전 기준 400달러 비현실적… 상향땐 외화유출 막고 내수 진작” 장경훈 제주관광대 항공컨벤션학과 교수 해외 여행자 면세 한도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1988년부터 400달러 수준으로 유지돼 온 내국인 여행객들의 면세 한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는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다. 변화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1979년 처음 규정된 면세한도는 10만원이었다. 이후 1988년 30만원으로 한도를 끌어올리는 조치가 나왔다. 십 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데 달러 금액 기준 면세한도(1988년 환율 1달러당 684원)는 거의 변화가 없이 20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해외 출국객들은 국내 면세점에서 3000달러 이상 구매할 수 있지만 입국 시에는 400달러 이하로 반입해야 한다. 국내 면세점만을 놓고 보더라도 400달러 이상 구매자는 지난 3년간 매년 100만명을 상회하는 실정이다. 해외에서 구입하는 경우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최소 100만명 이상의 국민이 법을 어기고 있다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 규모는 1996년과 비교해서 2.5배 이상 성장했고, 해외 출국객 또한 꾸준히 증가하였다. 글로벌이라는 문명사적 흐름에서 ‘한류’로 상징되는 한민족의 대외 교류와 접촉은 더욱 장려하고 촉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해보면, 이제는 면세한도를 조정할 필요성이 무르익은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해외의 사례를 보면 면세한도 현실화의 정당성을 더욱 체감할 수 있다. 우선 미국은 외국체류기간과 방문지역에 따라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를 차등 적용한다. 2002년 새롭게 개정한 미국의 면세한도를 보면, 통상적인 해외 여행자는 800달러이며, 30일 이내 한번 이상 출국자와 48시간 이내 입국자는 200달러이다. 괌 등 미국령 여행객은 1600달러이다. 일본은 기존의 10만엔에서 1987년 20만엔(약 2000달러)으로 대폭 올렸으며, 중국 역시 5000위안(약 800달러)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들의 평균 면세한도는 630달러 정도로, 우리 기준치와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이들 국가가 면세한도를 상향 조정한 근거는 지극히 합리적이다. 자국민의 해외 여행이 증가하면서 개인소비지출이 늘어나는 점을 반영하는 한편, 소규모 관세를 징수하는 세관의 행정 자원을 마약, 총기 밀수 등 강력 범죄를 감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휴대품 면세한도 초과로 징수된 세수입이 전체 세관 징수액의 0.04~0.06%(약 2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면세한도가 상향 조정되면 외화유출 방지 효과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된다. 출국객들이 면세한도를 초과해서 구매할 때, 국내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카드나 현금을 이용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3분기 내국인 해외 신용카드 결제 금액은 약 27억 달러에 달한다. 면세한도 상향으로 해외에서 소비되는 비용 중 일부만 국내에서 쓰여도 온전히 국내 소비로 전환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는 연간 30억 달러를 넘는 관광 수지의 적자 폭도 개선하게 해줄 것이다. 게다가 다른 국가들의 면세 한도 조정에서 보듯이 면세 혜택은 해외로 나가는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것이므로 과세 형평성의 원칙과도 어긋나지 않는다. 오히려 조세 부담 감소로 국민의 실질 소득이 늘어나서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최근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연달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TV 화면에 보이는 무선호출기만 해도 당시로서는 젊은 층에게 유행의 상징이었다. 휴대전화는 과소비의 대상 혹은 오늘날의 ‘명품’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무선호출기는 사라진 지 오래이고, 극소수가 누리던 휴대전화는 이제는 초등학생조차 사용하는 필수품이 됐다. 마찬가지로 국민 경제와 사회적 의식 수준도 그때보다 월등히 높아졌다. 시대에 뒤떨어진 면세한도와 같은 낡은 규제를 개선하는 것은 빠를수록 좋다. ■ <反> “해외여행 경험한 국민 15% 불과… 고소득자 특혜 조치로 전락 우려” 강흥중 건국대 국제비즈니스대학장 최근 들어 해외 여행자 휴대품의 면세 한도를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국민소득도 증가했고, 다른 나라에 비해 면세 한도가 낮은 수준이고, 많은 여행자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있으니 이참에 여행자의 편의와 일선 세관의 행정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여행자 휴대품의 면세 한도를 지금보다 늘리자는 얘기다. 언뜻 보면 그럴 듯한 얘기인 것 같다. 이제 시간을 거슬러 5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당시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아프리카의 케냐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불과 50년 만에 세계 10위의 무역 대국이 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으며 주요 20개국(G20)의 일원이 됐다. 모든 나라가 부러워하는 상황이다. 이는 지난 시간 정부의 무역정책을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잘 따라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소득 증가 및 해외 여행 자유화로 인해 해외 여행자의 과소비, 외화 유출 확대 등의 부정적인 효과로 무역외수지 중 관광수지는 만성적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관광수지 적자는 올 들어 10월까지 30억 5300만 달러(약 3조 2000억원)로 13년 연속 적자 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월별로 보면 1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사실 국내로 오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관광수입도 10월까지 116억 8600만 달러(약 12조 4000억원)가 쌓이면서 지난해보다 1.8% 늘었다. 하지만 해외관광을 떠나는 내국인이 급증해 이런 외국인 유치 노력이 허사가 되고 있다. 본래 여행자 휴대품 면세 대상은 신변용품이나 신변 장식품을 말한다. 게다가 정부는 현재 일반 휴대품 외에 술·담배·향수 등에 대해 별도의 면세 혜택을 주고 있다. 실제 면세 한도가 표면상의 수치인 400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뜻이다. 세관행정은 ‘골키퍼 행정’이다.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막아야 한다. 아무리 대국민 서비스를 강조한다 해도 골키퍼는 있어야 하는 것이다. 현재의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는 국민소득 수준에 비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외국에서도 면세 한도를 자국의 경제 상황이나 정책 목적 등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 중이다. 해외여행이 아무리 보편화됐다고 하더라도 아직 우리나라의 연간 해외여행 경험자는 전 국민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연간 2회 이상 해외여행을 나가는 내국인이 226만명이나 되고 이 중 6만명은 연간 10회 이상을 나간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면세 한도 확대는 고소득자에 대한 특혜 조치로 전락할 여지가 다분하다. 여행자 면세 범위의 확대를 말하기에 앞서 국민의식부터 먼저 성숙해져야 한다. 아직도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우리의 상황에서, 자율적인 법규 준수도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떨어지는 현 단계에서 여행자 휴대품 면세범위의 확대는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관세를 내면 손해라는 인식 때문에 신고하지 않고 밀수입을 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신고하지 않고 휴대품을 들여오려다 적발되면 자기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억울하게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 아래서 면세 한도를 높인다면 과연 돈 많은 여행자들이 한도 범위 내에서만 휴대품을 반입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면세 한도를 초과하는 것에 대하여 자진해서 세금을 더 내겠다고 하겠는가. 신고하지 않고 적발될 경우에 왜 나만 재수 없게 걸렸냐고 항의하는 일도 사라질 것인가. 사상 초유의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생활, 불투명한 대내외 경기상황 등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 면세 한도를 확대하는 것이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위화감과 상대적 빈곤감을 부추기는 것 외에 무엇이 이롭다는 말인가. 이상을 종합할 때 여행자 휴대품의 면세 한도 확대는 국민을 위한 행정서비스가 아니며, 현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 “나, 송강호가 그린 18년 궤적… 정치논쟁에 흔들릴 순 없기에”

    “나, 송강호가 그린 18년 궤적… 정치논쟁에 흔들릴 순 없기에”

    올해 ‘설국열차’와 ‘관상’으로 연타석 홈런을 친 송강호가 신작 ‘변호인’을 들고 또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앞의 두 작품으로 총 18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그는 이번 작품이 200만명을 넘기면 ‘2000만 배우’라는 기록적인 타이틀을 달게 된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변호인’은 전작들에 비해 제작비는 적지만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다. 1980년대 초 부산, 고졸 출신의 세무 변호사가 민주화에 앞장서는 인권 변호사로 거듭나는 스토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해석될 수도 있는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관객의 신뢰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객들이 18년간 제가 배우로서 걸어온 궤적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논란에서 자유롭고 좀 더 편안하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을 했어요. 배우로서 그런 논쟁에 흔들릴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1981년 부산 지역에서 벌어진 부림 사건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부림 사건은 군사정권 초기 집권 기반을 다지기 위해 사회과학 독서 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들을 불법으로 감금하고 고문한 용공 조작 사건이다. 영화는 탁월한 사업 수완을 발휘해 돈 버는 데만 관심 있던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이 고시 공부를 할 때 신세를 진 국밥집 주인(김영애)의 아들 진우(임시완)가 이 사건의 피해자로 모진 고문을 당한 것을 보고 민감한 시국 사건의 변호를 맡은 뒤 인권 변호사로 변화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아는 사람의 아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불합리하고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 벌어진 데 대한 분노를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우석이 구치소에서 고문당한 진우를 발견한 뒤 상황을 인식하고 분노를 폭발시키는 단계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데 고민을 많이 했죠.” 극중 송우석이 3분 20초간 열정적으로 변호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한 번도 끊기지 않는 롱테이크로 촬영된 이 장면을 송강호는 완벽에 가깝게 소화했다. “5차에 달하는 공판 준비는 만만치 않았어요. 대사량도 압도적이지만 법정 드라마가 자칫 평면적이고 지루할 수도 있기 때문에 대사가 리드미컬하면서도 장면이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했죠. 특히 2차 공판 장면을 찍을 때는 카메라의 동선도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감정의 속도감에 더욱 신경을 쓰고 연기했습니다.” 그래도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식사 자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는 그는 “물론 동향이기 때문에 언어적인 정서가 중요했지만 인물을 재연하기보다 송강호가 송우석을 연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안타깝게 돌아가시고 많은 분들이 그리워하는 분을 연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용기를 냈고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영화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누구나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할 수 있죠. 그렇지만 이 영화는 어떤 인물을 미화하거나 헌정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물론 영화를 통해 그분 인생의 한 단면이 보여질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개봉 전에 갑론을박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우리 사회가 성숙해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편견을 갖지 않고 영화를 보신다면 오히려 잠잠해질 수도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친근하고 소시민적인 이미지로 각광받은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밀양’, ‘박쥐’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갖춘 작품에 고루 출연하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완성해 왔다. 하지만 신세경·이나영과 각각 호흡을 맞춘 ‘푸른소금’(2011), ‘하울링’(2012)은 흥행 부진을 겪었다. 송강호는 “살다 보면 누구나 나른해질 때가 있지 않나. 좀 더 작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모두 과정의 하나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작품을 고를 때는 딱 하나, 새로움을 본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올해 만난 세 작품은 그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의 능력과 작품 세계가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에 배우로서 다시 그와 함께 작업을 한다는 의미가 있었고, ‘관상’ 때는 감독도 저도 정말 흥행을 시키고 싶었어요. 봉 감독의 아우라를 벗어나 나 혼자 힘으로 멋지게 해 보이고 싶었죠. ‘변호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돌직구 같은 작품입니다. 전작에서 차갑고 절제한 연기를 보였다면 ‘변호인’은 그 반대의 지점에 있으니까요. 관객분들도 굉장히 흥미롭고 새롭게 느낄 연기를 만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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