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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사 블랙리스트’ 인권법연구회 출신… 대법관 안 거쳐 ‘파격’

    ‘판사 블랙리스트’ 인권법연구회 출신… 대법관 안 거쳐 ‘파격’

    1990년 윤관 이후 첫 50대 48년 만에 대법관 경력도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지명한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 후보자는 법원 내 개혁적인 목소리를 이끌어 왔다. 평소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사법부 개혁에 강한 소신을 피력해 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사법 개혁을 지휘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법원 내에선 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사법개혁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지나치게 파격적인 기수 파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참여정부 시절 진보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우리법연구회가 해산된 이듬해인 2011년 후신 격으로 설립된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초대 회장을 맡았다. 전국 판사 3000여명의 16%인 480여명이 회원인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올해 초 대법원 법원행정처로부터 학술대회 축소 외압을 받은 단체다. 이 외압 사건 조사 과정에서 이른바 법원행정처가 판사들의 사적인 활동을 검열했다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파문이 불거졌고, 이후 전국 판사들의 대의기구인 ‘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가 신설됐다. 김 후보자는 지난 3월 이 사태가 촉발된 직후 대법원이 소집한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법원행정처가 사태를 축소하려 하는 등 잘못된 대응을 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 시절 김 후보자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함께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학술대회를 열기도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한인섭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장 등 현 정부 검찰·사법 개혁을 주도하는 이들이 역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이다. 김 후보자는 현 양승태(69·2기) 대법원장보다 13기수 아래라는 점과 대법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됐다는 점에서 ‘파격 발탁’으로 보는 기류가 강하다. 사법부 초창기인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 3·4대 조진만 대법원장을 제외하면 대법관(옛 대법원 판사) 경력이 없는 대법원장 임명은 약 48년 만에 처음이다. 1990년 58세로 취임한 12대 윤관 전 대법원장 이후 첫 50대 지명으로, 현재 대법원 체제에서 김 후보자보다 기수가 높은 11~14기 대법관이 9명에 이른다. 당초 대법원장으로 유력했던 박시환(64·12기) 전 대법관, 여성인 전수안(65·8기) 전 대법관이 완강하게 고사 의사를 밝히며 ‘현직 법관 중 발탁’이 감행됐다는 후문이다. ‘파격 발탁’이 전대미문의 사법개혁, 판례 변화를 이끌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대법원장은 법관 인사권, 사법정책, 대법원 판결 등에 영향을 미친다. 또 대법원장은 대법관 임명 제청권, 헌법재판관과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지명권을 지닌다.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과정을 거쳐 대법원장으로 취임하면, 판사회의가 요구 중인 사법부 블랙리스트 재조사를 수용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대법원 판례 변경 등을 위해 소집되는 전원합의체의 합의를 주재하는 역할도 김 후보자가 맡을 예정이다. 다만 김 후보자와 판사회의가 그동안 줄곧 사법부의 관료화, 대법원장에 집중된 법원행정권 등을 ‘적폐’로 지목해 왔던 점이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자의 대법원에 요구하는 우선 과제로 고법 부장판사 승진제도 폐지, 법원행정처 역할 축소 등 ‘사법 민주화’가 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사법연수원 동기 중 3분의2가량이 탈락하는 고법 부장판사 승진 제도, 대법원장이 대법관 중 임명하는 법원행정처장을 통한 법관 인사 등은 사법부 관료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현재 14명의 대법관 중 김 후보자보다 연수원 기수가 높은 대법관이 9명에 이르는 점 역시 김 후보자가 사법개혁 주도권을 쥐는 데 장애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연수원 동기가 검찰총장·검사장 인사에서 발탁되면 기수 전체가 줄줄이 퇴진하는 검찰과 다르게 법원에서는 법원장급 인사들의 용퇴가 당장 가시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20기 대법관’이 탄생할 정도로 법원이 ‘파격 인사’에 익숙한데다 ‘평생법관제’를 정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법원장들과 고법 부장판사들에겐 내년 1월 2명, 8월 3명, 11월 1명 등 6명의 신임 대법관 발탁 기회도 남아 있다. 김 후보자는 재판에서 개혁적인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고법에서 근무하던 2015년 삼성 에버랜드가 직원 개인정보를 외부 이메일로 전송했다는 이유로 금속노조 삼성지회 부지회장을 해고하자 김 후보자는 “지나치게 가혹한 제재”라며 해고 무효 판결을 했다. 김 후보자는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신청 사건에서도 “쟁점이 많으니 항소심 판결 선고 전까지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며 전교조 손을 들어줬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비디오스타’ 김기수 “이분법적 잣대 아닌 인간 김기수로 봐줬으면”

    ‘비디오스타’ 김기수 “이분법적 잣대 아닌 인간 김기수로 봐줬으면”

    ‘비디오스타’ 김기수가 자신을 둘러싼 성 정체성 관련 루머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 1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는 뷰티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김기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MC 김숙은 “성전환 수술을 할 것 같다는 얘기가 많이 있다”며 성 정체성 루머에 대한 김기수의 생각을 물었다. 이에 김기수는 “그런 질문에 대해 변명을 하게 되면 성소수자들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 보이콧을 해 왔다. 전 (게이가) 아니라고 얘기 했다”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기수는 이어 “사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보여주는 게 전부인 직업이다. 그동안 중성적인 캐릭터를 많이 해 왔던 만큼 그런 루머가 많이 돌았다. 하지만 저는 그게 제 색깔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를 성 이분법적인 잣대로 보지 마시고, 여자들의 전유물인 화장품을 잘 이용해서 화장 예쁘게 하는 화섹남으로, 아름다운 인간 김기수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울 초·중·고 ‘상·벌점제’ 폐지…정치·사회 이슈 ‘논쟁수업’ 도입

    서울 시내 초·중·고교에서 상·벌점제 폐지가 추진된다. 또 그동안 배제했던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논쟁수업’도 도입한다. 서울시교육청은 3년 단위로 수립하는 새로운 학생인권종합계획(2018∼2020년) 초안을 24일 공개했다. 서울 학생 인권 정책의 청사진 격인 이 계획에는 ▲학생 인권 확인·보장 ▲교육 구성원 인권 역량 강화 ▲인권 존중 학교문화 조성 ▲인권 행정 시스템 활성화 등 4가지 정책목표 아래 세부 추진 과제 24개가 포함됐다. 우선 교사가 학생들의 학습·생활 지도 때 활용해온 상·벌점제의 대안을 찾기로 했다. 상·벌점제는 체벌이 금지된 이후 그 대안으로 자리잡지만 “당근과 채찍으로 학생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옳은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상·벌점제 문제점을 공유하는 한편 내년 연구용역을 통해 학생들이 학급규칙(헌장)을 직접 만들어 지키는 방안 등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생 참정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대표가 참석하도록 하고 수업에서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시교육청이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고 교육감 선거에는 만 16세부터 투표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 등 개정하는 활동의 바탕이기도 하다. 개성과 사생활을 존중하는 학교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두발 규제 등 ‘용모에 대한 생활지도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마구잡이식 소지품 압수를 막으려 ‘검사·압수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세우기로 했다. 또 장애·성소수자·다문화·근로·빈곤학생 등이 받는 차별 실태를 조사해 예방 가이드북도 제작한다. 이번 종합계획에는 교권 침해 대응을 위한 추진과제도 담겼다. 교사 인권·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과 함께 교사 인권 침해 상담·구제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서울교원치유센터’, 숙박형 ‘서울교원힐링연수원’를 설립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종합계획 최종안은 오는 10∼11월 확정·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최종안이 나오면 연도별 추진계획도 따로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불온한 당신’, 소수자·약자는 불온한가…‘권력의 낙인’을 고발하다

    [지금, 이 영화] ‘불온한 당신’, 소수자·약자는 불온한가…‘권력의 낙인’을 고발하다

    다큐멘터리 영화 ‘불온한 당신’의 제목은 중의적으로 해석된다. 먼저 불온한 당신은 1945년생 ‘바지씨’(레즈비언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전, 여성 동성애자를 뜻하던 은어) 이묵을 가리킨다. 그는 여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한 번도 자신을 여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70대가 된 지금까지 이묵은 남자의 정체성으로 여자를 사랑했다. 자기 신체와 자기 인식이 어긋난 그는 사회 통념에 반하는 인물이다. 또 다른 불온한 당신은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사람들이다. 거기에 더해, 그들은 애국이라는 미명하에 세월호 유가족의 존재도 같이 부정했다. 이를 온당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혐오의 프레임 안에서 성소수자들은 ‘종북 게이’가,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은 ‘불온한 세력’이 되어 갔다.” 이영 감독이 밝힌 연출의 변이다. 그는 이묵 외에 일본 레즈비언 커플(논과 텐)과 세월호 유가족을 동일한 범주에 놓았다. 이들이 사실상 한 무리에 의해 일방적으로 매도당해서다. 국가나 신 같은 절대성을 지닌 ‘대문자 질서’를 경배하는 사람들. 그들은 성소수자와 세월호 유가족의 목소리를 정상 상태를 어지럽히는 ‘불온한 소문자’로 규정한다. 이때 이영 감독은 묻는다. “세상에 불안과 혼돈을 심어 흔드는 진짜 ‘불온한’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그리고 그는 영화에서 분명한 답을 내린다.불온은 조선 시대부터 사용된, 긴 역사를 지닌 단어다. 이후 식민지 시기와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불온은 마구 남용됐다. 여기에서 한 가지 알아 둘 점이 있다. 불온함의 여부는 당시 최고 권력 기관의 자의적 판단으로 결정됐다는 사실이다. 정말 불온해서 불온한 것이 아니라, 통치자가 불온하다는 딱지를 붙여서 그것은 불온해졌다. 그러니까 불온은 우리가 그에게서 적극적으로 탈환해야 하는 개념어다. 그렇게 하려고, 이영 감독은 화면 밖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화면 안으로 들어와 상황에 개입한다. 이묵 및 논과 텐의 집에서 함께 밥을 먹기도 하고, ‘동성애 반대(알다시피 동성애는 찬반을 가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집회’ 모습을 찍으며 그들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한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편파적이다. 하지만 그런 치우침은 정당하다. 예컨대 일본 우익의 관점에서 식민 지배로부터 벗어나려는 독립운동가의 투쟁은 편향된 정치활동으로 보였을 것이다. 반면 상식을 가진 사람은 독립운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구체적 방법에서야 이견이 있을지 몰라도,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대의는 올바르기 때문이다. ‘불온한 당신’의 계몽은 거칠다. 그렇지만 많이 보라고 주변에 권해야 하는 영화다. 약자를 없는 사람 취급하는 오늘날 한국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서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 이런 의지의 불꽃을 점화하는 것이 원래 다큐멘터리 영화의 역할 중 하나다. 20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현장] 제18회 퀴어문화축제…동성혼 합법화 목소리

    [현장] 제18회 퀴어문화축제…동성혼 합법화 목소리

    지난 15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성소수자들의 축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2014년까지 홍대와 신촌 일대에서 개최되다가 이후 서울광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서울시가 서울광장을 내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퀴어축제’가 추구하는 바는 매년 바뀌는 슬로건에 여실히 반영된다. 지난해 ‘퀴어 아이 엠(QUEER I AM), 우리 존재 파이팅!’으로 ‘성소수자의 존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면, 올해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으로 동성혼의 합법화를 요구하는 분위기였다.원내 정당의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퀴어축제’에 참석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우리 사회 다양한 가족 제도를 인정하는 동반자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면서 “(한국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동성혼을 법제화하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동성애와 동성혼은 국민 정서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라,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고 시대의 변화를 따르는 제도의 개선”이라며 “많은 분이 국민 눈높이를 이야기하는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권과 부합하지 않는 인권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도 참석했다. 인권위 신홍주 소통협력팀장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퀴어축제에 참가한다는 자체가 상당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고, 아직까지 성소수자 문제에 있어서 개방적이지 않은 사회 분위기에서 국가기관이 참석하는 것에 논란이 있었다”며 “그러함에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 시정 기구로서 성소수자 문제에 차별을 해소하고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서울광장에는 미국·영국·호주 등 13개국 대사관과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 인권재단 사람·성소수자부모모임 등 인권 단체가 마련한 총 101개 부스가 설치됐다. 또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무지개예수 등 진보 성향 개신교 단체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종교계 부스도 눈에 띄었다. 그동안 퀴어축제의 참가자들이 주로 10대, 20대 젊은층의 퀴어였다면, 올해는 30대 이상의 연령층뿐만 아니라 남녀커플,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도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11살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송영덕(46)씨는 “아들에게도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성소수자들도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다양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이번 퀴어축제에는 다양한 참가자들이 함께했지만, 언론 취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축제에 비판적인 매체(국민일보, 크리스천투데이, KhTV)는 취재를 거부당했고, 기자들에게 프레스카드를 발급하며 서약서를 받았다. 서약서에는 성소수자들을 근접 촬영할 때는 촬영 가능 여부를 당사자에게 물어볼 것, 한국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 제8장 성적소수자 인권조항을 지킬 것 등이 명시됐다. 한국기자협회 제8장 성적 소수자 인권에 관한 조항은 △성적 소수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나 진실을 왜곡하는 내용, ‘성적 취향’ 등 잘못된 개념 용어 사용주의 △성적 소수자가 잘못되고 타락한 것이라는 뉘앙스를 담지 않음 △혐오 표현 사용 금지 △성 정체성을 정신 질환이나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묘사하는 표현에 주의 △에이즈 등 특정 질환이나 성매매, 마약 등 사회병리 현상과 연결 짓지 않음 등의 주의사항이 포함돼 있다. 한편 이날 서울광장 맞은편에서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개신교의 목소리도 컸다. 최낙중 서울 해오름교회 목사는 “동성애자는 에이즈 매독 곤지름 등 성병에 쉽게 노출돼 있어 평균 수명이 짧다”면서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의 성적 결합을 장려하고 부추긴다면 하나님을 거역하는 죄를 저지르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종승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총회장도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정부 관료, 서울시장이 인권을 보호한다면서 정작 (성소수자들이) 어기는 법과 윤리 도덕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면서 “동성애와 동성 결혼 문제는 한국 사회의 미래와 직결돼 있으므로 죄는 밉지만, 사람을 미워해선 안 된다는 자세로 사랑으로 저들을 품자”고 강조했다. 경찰은 서울광장 주변을 펜스로 둘러싸고 광장 인근에 경력을 배치하는 등 양측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충돌은 없었다고 했지만, 양측 참가자들이 만나는 지하철 통로에서는 일부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이번 퀴어문화축제는 주최 측 추산 7만명(경찰 추산 9000명)의 역대 최다 인원이 참여했다. 서울 도심서 열린 축제의 끝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와 종로, 한국은행 앞 등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퍼레이드로 마무리 됐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퀴어축제 참가자들과 개신교인들에게 ‘사랑’에 대해 물었다. 같은 대답이 나왔다. 하지만 분명 달랐다. 그들은 사랑을 둘러싼 ‘동상이몽’을 꾸고 있었다.
  • 아들과 손잡고 나온 아버지…무지갯빛만큼 다양했던 퀴어 축제 참가자들

    아들과 손잡고 나온 아버지…무지갯빛만큼 다양했던 퀴어 축제 참가자들

    “초등학생 아들에게 사랑은 다양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15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청광장에서 열린 ‘퀴어 축제’에 11살인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송영덕(46)씨가 말했다. 송씨는 “아들이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나이가 되었다”며 아들을 데리고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로 18회를 맞은 성소수자들의 축제가 시청광장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퀴어 축제 조직위원회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를 슬로건으로 이날 오전 11시부터 부스행사를 시작해 오후 7시까지 축제를 진행했다.퀴어 축제를 찾은 사람들은 다양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이번 행사에 참여한 김인경(27·여)씨는 “애인과 내가 퀴어는 아니지만 발길이 자연스럽게 여기로 닿았다”면서 “한국 사회에서 억압받는 퀴어들에게는 일 년 중 단 하루밖에 없는 축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자친구 이홍재(28)씨는 “이전에 퍼레이드하는 걸 봤을 때 너무 신나 보여서 함께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재밌다”며 처음 퀴어 축제에 참여한 소회를 밝혔다. 시청역 5번 출구를 나오면서 울컥했다는 대학생 문예린(22·여)씨는 “올라오자마자 일부 기독교 신자들이 동성애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며 “너무나 당연한 우리의 인권이 누군가에게 반대당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랑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문씨는 “사랑은 지금 여기에 있다, 우리의 사랑은 나중으로 미뤄질 수 없다”고 답했다. 자신을 청소년이자 퀴어라고 소개한 활동명 기린(20)씨는 “퀴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함께 연대해주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기린씨는 동성애 반대 집회에 나온 어린 아이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정체성이랑 (성적)지향성은 커가면서 깨달아가는 것”인데도 “아이들 중 일부는 그 과정을 겪지 못한 채 (동성애)반대 집회에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부모를 둔 그이기에 아이들을 더 염려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퀴어축제에는 미국·영국·호주 등 13개국 대사관, 구글, 러쉬와 같은 일반 기업과 인권재단 사람·성소수자부모모임 등 인권단체 등을 포함해 모두 101개의 부스가 설치됐다. 차별없는세상을위안기독인연대나 무지개예수 등 진보 성향 개신교 단체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종교계도 부스를 마련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기관 중에 처음으로 퀴어축제에 참여했다. 신홍주 인권위 홍보협력과 소통협력팀장은 “그동안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인권위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안팎으로 있어왔다”며 “참가자들이 인권위 참여를 신기하게 보며 아주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기민도 수습기자 key5088@seoul.co.kr민나리 수습기자 mnin1082@seoul.co.kr
  • “차별없는 세상, 나중은 없어요” 빗속에서도 열린 퀴어 축제

    “차별없는 세상, 나중은 없어요” 빗속에서도 열린 퀴어 축제

    성소수자들의 인권 신장과 권익 보호를 위한 퀴어(Queer) 문화축제가 15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에만 약 8만 5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전날 ‘퀴어 야행(夜行), 한여름 밤의 유혹’이라는 주제로 개막식을 열였다.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제18회 퀴어문화축제의 부스 행사가 시작됐다. 이 행사는 오후 4시 퀴어 퍼레이드 시작 전까지 이어졌다.“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는 구호 아래 열린 이번 축제에는 미국·영국·호주 등 13개국 대사관과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은 물론 인권재단 사람·성소수자부모모임 등 인권 단체, 성공회대·서울여대·서강대·연세대 등 주요 대학의 성소수자 동아리를 포함해 모두 101개 부스가 설치됐다.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무지개예수 등 진보 성향의 개신교 단체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종교계 부스도 한 편에 마련됐다. 불교계가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효록 스님은 “종단이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조계종 노동위원회가 부스를 마련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불교 내 성소수자들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더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특히 이번 축제에는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참가했다. 인권위의 신홍주 소통협력팀장은 “그동안 인권위가 성소수자와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안팎의 지적이 있었다”면서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권위가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퀴어축제에 참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가 설치한 게시판에는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등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었다. 신 팀장은 “쪽지를 통해 많은 참가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인권위에 전달했다”면서 “인권위의 퀴어축제 참가를 긍정적으로 생각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원내 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퀴어 축제에 참가해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족제도를 인정하는 동반자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국가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이날 오후 4시부터는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퀴어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퀴어 퍼레이드’는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와 종로, 한국은행 앞 등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되돌아오는 경로로 진행됐다. 퍼레이드는 무대와 스피커를 장착한 트럭 9대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이동하고 각 트럭 뒤로 인파가 따라가는 형태로 펼쳐졌다. 서울광장 옆에서 트럭들이 처음 출발할 때 축제 반대자로 보이는 한 명이 트럭 앞을 막아서서 경찰이 이를 저지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출발 지점인 재능교육 건물 앞에서는 보수 개신교계로 보이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트럭 위에 올라타서 “속죄하라” 등 구호를 외쳤지만, 경찰이 퀴어 퍼레이드 행렬과 이 트럭을 갈라놔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퍼레이드 중에도 인도에서 산발적으로 대형 십자가를 들고 “동성애 반대”를 외치는 이들이 있었으나 행렬에 지장을 주지는 않았다.퀴어 퍼레이드 행렬은 종각에서 종로2가로 이어지는 4개 차로를 이용했다. 반대 방향으로 가는 운전자들은 교통이 정체되자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창문을 내리고 퍼레이드를 구경하거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화려한 복장으로 트럭 위 무대에 오른 사람들은 음악에 맞춰 쉴 새 없이 몸을 흔들었고, 트럭을 뒤따르는 참가자들은 무지개색 우산과 부채, 머리띠, 깃발 등을 흔들고 춤을 추며 걸어갔다. 퍼레이드는 2시간 쯤 뒤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며 끝났다. 참가자들은 이날 저녁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퀴어문화축제를 마무리하는 파티를 연다. 행사장 인근에서는 개신교계 등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와 기도회도 열렸다.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 준비위원회는 낮 12시 30분부터 퀴어축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맞은편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공연을 마친 뒤 오후 4시에는 행진에 나섰다. 다만 이들의 행진은 대한문 앞에서 서울경찰청과 경복궁을 돌아 다시 대한문으로 되돌아오는 경로로 진행돼 퀴어축제 참가자들과 마주치지는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퀴어축제 참석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동성혼 합법화 나라 만들 것”

    퀴어축제 참석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동성혼 합법화 나라 만들 것”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5일 서울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성 정체성 때문에 범죄자로 낙인 찍히는 사회를 극복하는 것이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가는 첫발”이라면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국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축하 인사말을 통해 “21세기 문명국가에 걸맞지 않은 이런 폭력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 진정한 사랑, 진정한 혐오의 배제”라면서 “중요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라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고 시대의 변화를 따르는 제도의 개선”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이 대표는 지난해에도 현직 국회의원으로는 유일하게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했고, 올해는 역대 원내 정당의 대표 가운데 처음으로 이 축제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동성혼 합법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족 제도를 인정하는 동반자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오늘 서울서 ‘무지갯빛’ 퀴어퍼레이드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

    오늘 서울서 ‘무지갯빛’ 퀴어퍼레이드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 아래 성소수자들의 인권 존중과 권익 보호를 촉구하는 ‘퀴어문화축제’가 1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다.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 부스행사를 연다. 매년 축제에 참가해온 주한 외국대사관들과 인권단체, 국내외 기업 등이 참여해 110여개의 부스가 설치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부스행사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낮 2시~3시 50분 환영무대를 가진 뒤에 축제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퀴어 퍼레이드’라는 이름의 행진에 나선다.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와 종로, 한국은행 앞 등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되돌아오는 경로로 진행된다. 한편 성적 지향 존중에 반대하는 개신교계 등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기도회 및 행진도 열린다. 다만 이들의 행진은 대한문 앞에서 서울경찰청과 경복궁을 돌아 다시 대한문으로 되돌아오는 경로로 진행돼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과 마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퀴어문화축제가 시작된 2000년도에서부터 열여덟 해를 지나 지금까지도, 성소수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마다 되돌아오는 말은 ‘나중에’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나중이 언제인지 구체적인 언급은 기대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애초에 성소수자의 입을 막으려 뱉은 말일 뿐”이라면서 “더 이상은 미룰 수 없습니다. 정치적 전략과 비뚤어진 당위가 내미는 ‘순서대기표’를 쥔 채 내 인권이 호명되기만을 기약 없이 기다릴 수 없습니다. 나중은 지금으로부터 시작되기에 (중략) 미뤄둘 수 없는 권리들을 들고 모입시다”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퀴어축제 무지개 깃발 vs 개신교는 반대 팻말… 둘로 갈라진 서울도심

    퀴어축제 무지개 깃발 vs 개신교는 반대 팻말… 둘로 갈라진 서울도심

    14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서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위). 비슷한 시간 광장 반대편 대한문 앞에서는 개신교 단체들의 동성애·동성혼 반대 행사가 열렸다(아래). 이날 밤 경찰 바리케이드를 두고 둘로 쪼개진 서울광장은 퀴어문화축제에서 흘러나오는 흥겨운 노랫소리와 개신교 단체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뒤섞였다. 참석자 규모는 퀴어축제 500여명, 반대 집회 100여명 수준으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연합뉴스
  • 퀴어축제 오늘 개막…개신교 단체와 충돌 우려

    퀴어축제 오늘 개막…개신교 단체와 충돌 우려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가 1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개막한다.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광장에서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퀴어 야행(夜行), 한여름 밤의 유혹’이라는 주제로 퀴어문화축제(14∼23일) 개막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개막식은 퀴어축제 파티기획단장인 이든씨와 트랜스젠더 가수인 차세빈씨가 사회를 맡고 싱어송라이터 신승은, 프로젝트 그룹 MYQ 등이 공연을 한다. 성소수자 관련 단체와 서울시 인권위원회, 각국 주한대사관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주한미국대사관도 퀴어축제를 지지하는 뜻으로 대사관 건물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내걸었다. 조직위는 이날 개막식을 치른 뒤 15일에는 서울광장 부스행사와 도심 행진 ‘퀴어퍼레이드’를 벌이고, 20∼23일에는 서울 강남구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신사에서 퀴어영화제를 여는 등 축제 일정을 이어간다. 조직위는 시민공모·투표를 통해 올해 퀴어축제의 슬로건은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로 정했다. 조직위 측은 해당 슬로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한 행사에서 ‘나는 동성애자인데 내 인권을 반으로 자를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을 받고 ‘나중에 말할 기회를 주겠다’며 발언을 제지한 데 대한 문제 제기이자 답변이라고 소개했다.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부터 매년 여름 개최하고 있다. 초기에는 신촌·홍대 일대에서 열리다가 2015년부터 서울광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개막식 전후로는 개신교 단체를 중심으로 한 성소수자 반대단체의 행사·기도회도 인근에서 열려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예수재단, 샬롬선교회, 핑크드림 등 개신교 계열 단체들은 이날 서울시청 인근에서 탈동성애를 위한 기도회를 연다.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탈동성애인권포럼)는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탈동성애인권포럼을 시작으로 15∼17일에도 성소수자 전도대회, 거리행진, 문화제를 여는 등 퀴어축제에 대응한 ‘홀리축제’를 연다. 홀리라이프는 인권포럼에서 전직 모델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미국인 토니 포나바이오(52)씨를 초청해 게이로 생활하다 동성애에서 벗어난 경험에 대한 간증을 들을 예정이다. 경찰은 퀴어축제 개막식 참가자들과 이에 반대하는 개신교단체 사이를 차단해 충돌을 막을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퀴어문화축제 앞두고 ‘무지개 깃발’ 걸린 美대사관

    퀴어문화축제 앞두고 ‘무지개 깃발’ 걸린 美대사관

    성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퀴어문화축제’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갯빛 깃발이 걸려 있다. 미대사관 측은 14일부터 이틀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에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는 의미에서 무지갯빛 깃발을 내걸었다고 밝혔다. 미대사관은 자국 연방대법원이 동성혼을 합법화한 재작년부터 국내 퀴어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상식의 줄다리기/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상식의 줄다리기/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서울 도심 한복판이 또 술렁댄다. 이번엔 퀴어(Queer)축제다. 14~15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성소수자 문화제 말이다. 퀴어축제라면 반세기 전부터 있어 온 문화제다. 1970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돼 세계 각지로 번져 온 그 문화제엔 성소수자와 지지자 말고도 시민단체들이 부스를 차려 인권의 가치를 공유한다. 한국에선 2000년 시작됐으며 지난해 6월 서울광장 행사엔 주한 미 대사관도 이름표를 붙였다. 그런데 그 행사를 놓고 여전히 찬반의 대립이 첨예하다. 그 반대의 진영엔 항상 보수 개신교 단체들이 선봉에 선다. 이번에도 퀴어축제가 열리는 15일 행사장 바로 옆 대한문광장에서 ‘국민대회’ 이름의 맞불 행사를 연다고 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를 비롯해 8개 보수 개신교단체가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 결집의 표어는 ‘동성애 반대’와 ‘차별금지법 반대’다. 에이즈 확산 방지 캠페인도 곁들여진다. 보수 개신교계가 퀴어축제를 바라보는 잣대는 성경이다. 실제로 신·구약 성경엔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구절이 곳곳에 등장한다. 문제는 해석의 입장이다. 잘 알려졌듯이 우리 보수 개신교는 성경을 한 치 어긋남 없이 그대로 믿고 실천한다는 ‘문자주의’와 ‘성경무오설’을 따른다. 하지만 오염되지 않는 ‘절대 신봉’의 대상이라는 성경 해석과 실천은 이미 다양하게 뒤집히는 추세다. 미국 성공회는 2003년 뉴햄프셔 교구에 동성애자 사제를 주교로 임명했다. 영국 성공회도 동성애자를 위한 성찬식 진행을 허용할 태세다. 지난 4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에 취임한 이경호 주교는 “어느 누구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예외일 수 없고, 차별받아선 안 된다”며 동성애 문제에 전향적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진보적 교단 연합 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보수 개신교계와는 사뭇 다른 입장이다. 2015년 ‘동성애를 공론의 장에 내놓고 대화해 보자’며 교회 입장을 정리한 가이드북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를 펴내기도 했다. ‘이상한’ ‘색다른’이란 뜻의 퀴어는 영어권에서 오랫동안 위조술과 남성 동성애의 상징처럼 쓰였다. 하지만 이제 성소수자들이 드러내 놓고 자신들을 표현하는 사회적 언어로 바뀌었다. 상식의 전도인 셈이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그 상식의 줄다리기는 이제 절대적 믿음의 영역인 종교에서도 가시적으로 번지는 느낌이다. 지난해 8월 인도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가 구름처럼 몰려든 청중에게 던진 역발상의 사자후가 인상적이다. “평평한 사각의 세계 한가운데 수미산이 있다는 우주관은 이미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입증한 과학과 배치돼 나도 믿을 수 없다.” 불교의 대표 세계관인 수미산 우주론의 부정이니 충격 아닌가. 상식이란 내 집단만의 철학과 이데올로기가 아닌, 많은 이들이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의 옹호와 실천일 때 빛나지 않을까. 퀴어축제를 둘러싼 서울광장과 대한문광장의 대치가 안타깝다. 더 큰 가치의 나눔과 이해가 확산됐으면 한다. 굳이 “아프고 소외된 이들 속에서 사랑하고 나누라”는 예수님 말씀과 실천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kimus@seoul.co.kr
  • 여자를 사랑한 여자…퀴어 다큐 ‘불온한 당신’ 메인 예고편

    여자를 사랑한 여자…퀴어 다큐 ‘불온한 당신’ 메인 예고편

    다큐멘터리 영화 ‘불온한 당신’이 혐오의 시대에서 사랑을 지킨 사람들의 감동적인 사연이 담긴 메인 예고편을 공개했다. ‘불온한 당신’은 70년 평생 여자를 사랑한 사람 ‘바지씨’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지키며 살아가는 이 땅의 성소수자들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1945년생 성소수자 ‘바지씨’ 이묵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당당한 모습으로 특유의 매력을 뽐낸다. “좋아! 오늘의 내가”라는 카피에 이어 면도를 하는 그의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어 일본인 레즈비언 커플 논과 텐은 3.11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삶의 고비를 함께 넘은 커플이다. 불안한 생존 조건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커밍아웃을 하는 그들의 모습은 감동을 자아낸다. 또 퀴어퍼레이드를 방해하는 호모포비아들의 모습이 이어진다.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과연 불온한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금껏 만나보지 못한 퀴어 다큐멘터리 탄생을 예고하는 ‘불온한 당신’은 오는 7월 20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99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보수 개신교, 퀴어축제 맞불행사 연다

    오는 14, 15일 서울광장에서 성소수자 문화제인 퀴어문화축제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보수 개신교계가 맞불 행사를 연다고 밝혀 마찰이 예상된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 참가를 공표한 만큼 보수 개신교계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 8개 개신교 연합기관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15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퀴어문화축제 행사장 인근 대한문광장에서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국민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퀴어문화축제뿐만 아니라 동성애 문제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퀴어 축제는 1970년 미국 뉴욕시에서 시작돼 지금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성적소수자들의 권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 성소수자뿐 아니라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등이 홍보부스를 설치해 참가한다. 올해 축제의 슬로건은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로 선정됐고 15일 퀴어퍼레이드에 이어 20~23일 영화제로 진행된다. 국가인권위는 퀴어문화축제 홍보부스에서 인권위 홍보물을 전시하고 홍보 영상 등을 상영할 예정이다. 그동안 외국 공관들이 퀴어문화축제에서 홍보부스를 운영한 적은 있지만 한국의 국가기관이 부스를 운영하기는 처음이다. 개신교 보수단체들은 “서울광장에서 개최될 퀴어축제는 서구의 타락한 성문화인 동성애 옹호 행사”라고 규정했다. 국민대회 대회장 김선규(예장합동 총회장) 목사는 “전 세계적으로 동성애를 찬성하는 국가나 교회가 무너져 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위기의식을 갖고 퀴어문화축제 반대 국민대회를 연다”면서 “국민이 동성애 문제에 대해 바른 관점을 갖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교회 연합예배 및 기도회, 국민대회에 이어 대한문광장~서울시청~광화문~청와대를 잇는 퍼레이드도 진행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포토] ‘시위도 축제처럼’… 거리 퍼레이드에 참가한 성소수자

    [포토] ‘시위도 축제처럼’… 거리 퍼레이드에 참가한 성소수자

    2일(현지시간) 도미니카 공화국의 수도 산토 도밍고에서 열린 ‘월드 프라이드 데이(World Pride Day)’ 축하 행사 참가자들이 성소수자(LGBT)들의 인권 인정을 요구하며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소수자, 악령 들린 탓?” 교회 구마의식 받은 레즈비언

    “성소수자, 악령 들린 탓?” 교회 구마의식 받은 레즈비언

    성소수자는 정말 악령이 씌운 사람들일까?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악령에 사로잡힌 사람 취급을 받은 여성이 언론에 소개됐다. 이 여성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신앙으로 성적인 성향이나 취향이 바뀌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이 여성은 아르헨티나 살타에 산다. 레즈비언인 그는 최근 살타에서 열린 성소수자 퍼레이드에 참가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열심히 행진을 하다가 공교롭게도 엄마를 만난 것.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엄마는 딸이 레즈비언인 사실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지만 막상 성소수자 퍼레이드에서 딸을 보고는 충격을 받았다. 엄마는 그의 손을 낚아채더니 그 길로 교회로 끌고 갔다. 교회에선 그를 진단(?)하더니 악령에 사로잡혀 레즈비언이 된 것이라고 했다. 성직자는 “악령 7마리가 딸을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회에선 엄마에게 엑소시즘 의식(구마 의식)을 권했다. 악령을 쫓아내면 딸이 레즈비언에서 돌아설 것이라는 말에 엄마는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계속된 기도와 엑소시즘은 딸을 변화시키지 않았다. 딸은 “엄마뿐 아니라 전 가족이 독실한 기독교인이라 한때는 내가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내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래도 레즈비언이 된 건 스스로의 결정이었다”면서 “엑소시즘을 경험하면서 내 자신의 결정으로 이런 일을 당해야 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성적 취향은 신앙이나 믿음으로 바뀌는 게 아닌 것 같다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없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면도하는 여자 ‘바지씨’는 누구?…‘불온한 당신’ 티저 예고편

    면도하는 여자 ‘바지씨’는 누구?…‘불온한 당신’ 티저 예고편

    성소수자들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불온한 당신’ 티저 예고편 공개됐다. ‘불온한 당신’은 70년 평생 여자를 사랑한 사람 ‘바지씨’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지키고 살아가는 이 땅의 성소수자의 삶을 조명하는 영화로 2016 올해의 여성영화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이영 감독의 신작이다. 공개된 예고편은 1945년생 성소수자 바지씨 ‘이묵’의 일상을 담았다. 평범한 할아버지 같은 외모로 “나를 남잔 줄 안다니까”라고 속삭이듯 읊는 대사는 극중 바지씨의 말 못 할 사연을 예고한다. 또 “내가 여자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좋아, 그냥 여자가 예쁘고 좋아” 등의 대사는 그의 카리스마와 사랑스러운 면모를 동시에 자아낸다. 특히 거울을 바라보며 면도를 하는 바지씨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끝으로 “여자를 사랑한 사람, ‘바지씨’를 찾아서”라는 카피와 함께 오랜 시간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성소수자 캐릭터 ‘이묵’이 들려줄 이야기에 대해 궁금케 한다. ‘불온한 당신’은 2016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다큐멘터리상, 제7회 DMZ국제다큐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및 제41회 서울독립영화제,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16 도르트문트/쾰른 국제여성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어 작품의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1945년생 성소수자 ‘바지씨’ 이묵의 캐릭터를 공개한 영화 ‘불온한 당신’은 오는 7월 20일 개봉 예정이다. 99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사랑에 왜 찬반이 필요하죠?”…동성애 향한 시선의 폭력

    “사랑에 왜 찬반이 필요하죠?”…동성애 향한 시선의 폭력

    “남자친구 있어요?”, “괜찮은 여자 소개해줄까?”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이 일상적 대화가 어떤 이들에겐 이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성 소수자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렌스젠더)의 이야기다. 그들에게 연인은 단순히 남자와 여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같은 남자, 같은 여자 혹은 남자와 여자 모두 연인이 될 수 있다. 애인을 지칭하는 단어에 성별이 당연하듯 붙는 이유는 이성애자가 다수여서 그렇다. 다수의 가치관에 따라 법과 질서를 만드는 사회다. 그 속에서 소수자의 목소리는 배제되어왔다. 결혼제도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 동성애자들은 법적으로 혼인할 수 없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는 2013년 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매년 혼인신고를 시도했지만, 좌절됐다. 해당 구청은 혼인신고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 “혼인이 기본적으로 남녀의 결합 관계라는 점에 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지금까지 혼인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정의해 온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종합해 현행법의 통상적인 해석으로는 동성인 신청인들 사이의 이 사건 합의를 혼인의 합의라고 할 수 없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2016년 서울 서대문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 근거다. 동성혼에 대한 한국 주류사회의 인식을 보여준다.지난 5월 대만은 아시아국가 중 처음으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대만은 한국보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이다. 그럼에도 합법화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86년 대만의 인권운동가 치자웨이(59)가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동시에 성 소수자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앞서 2015년엔 미국이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미연방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그간 성 소수자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의 소망은 문명의 가장 오래된 제도 중 하나로부터 배제되어 고독함 속에 남겨지지 않는 것이다” ● 가렸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저항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이어 금기시된 것들을 앞장서 깨뜨렸다. 성매매와 안락사를 합법화했으며, 대마초도 지정된 장소에서 피울 수 있다. 모두 시민의 토론과 합의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다. 이처럼 네덜란드가 사회 갈등요소를 드러내 공론화하는 이유는 ‘다원주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는 다름을 ‘틀림’으로 보지 않는다. 차이를 받아들이고 공존하는 법을 모색한다.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시몬느 소스는 타인과의 차이를 부정하는 것을 ‘시선의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한국은 어떨까. 지난 19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선 동성애가 주요 이슈였다. “동성애를 찬성하냐”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 질문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토론 말미에선 “동성애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동성혼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대학가 성 소수자들이다. 대자보가 연이어 붙기 시작했다. 대부분 자신이 동성애자란 사실을 고백하는 글이었다. 가렸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저항한 셈이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붙은 ‘좋아해 마지않는 너에게’란 제목의 대자보는 페이스북에서 1000회 이상 공유됐다.● 세대 간 교육과 가치관의 차이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의장 심기용씨는 “동성애에 대한 인식 차이는 세대 갈등의 양상”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지난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동성혼, 동성애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면 세대 간 견해 차이가 뚜렷하다. 동성혼 법제화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 19~29세 응답자 66%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60대 이상 응답자 중 찬성은 16%에 불과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을 “세대 간 교육과 가치관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사회가 불평등을 야기하는 구조적 조건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데 기성세대들은 아직 소수자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다”면서 “차이가 차별이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차별을 반대하는 측에서도 엇갈리는 지점이 있다. 동성애와 동성혼에 대한 인식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적 지향성으로 차별한다면 이는 왼손잡이란 이유로 차별하는 것과 같다”면서 타고난 성 정체성을 부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동성혼 법제화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성혼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결혼을 인정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금 의원은 “간통죄가 인식이 변하면서 위헌이 된 것처럼 동성혼도 법제화에 앞서 토론과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현재 한국사회에도 동성 부부들이 실재하고 있다. 이들이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해서 생기는 불이익이 있다는 게 문제다. 당장 복지 사각지대가 생긴다. 동성 부부들은 배우자가 응급수술을 받을 때 보호자 동의란에 사인할 수 없다. 자녀를 입양해 기를 권한도 없다. 주택을 마련하는 데도 신혼부부 혜택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김조광수씨는 “그런 제약을 차치하고서라도 평등의 문제를 얘기하고 싶다”면서 “평등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인데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차별금지법은 2007년 처음 발의됐다. 합리적 이유가 없는 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물론 성별, 장애, 인종, 국적을 빌미로 행해지는 포괄적 차별에 대한 법안이다. 하지만 발의될 때마다 좌초되고 있다. 프랑스는 1999년 ‘시민연대협약(PACS)’을 도입했다. 전통적 결혼제도가 아닌 동거를 택한 부부에게도 법적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한국도 2014년 유사한 형태의 ‘생활동반자법’이 발의된 적 있다. 동거가족들도 기존 가족 관계와 같은 법적 보호를 받게 하는 법안이다. 이 역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잔인하지 않은 사람들의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잔인한 사회를 가능케 한다” 폴란드 출신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말이다. 사람들은 나의 일이 아니라서, 다수가 겪는 문제가 아니라서 어떤 이들이 겪는 고통을 모른 척 넘긴다. 황인찬 시인은 “소수자란 이유로 차별받는 현실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흑인 성 소수자의 삶을 다룬 영화 ‘문라이트’에 헌시를 바치기도 했다.대한민국은 아직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찬반을 물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속에서 그들은 끝없이 배제된 채 살아가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24년 전후 사진 화제…같은 동성부부, 달라진 세상

    24년 전후 사진 화제…같은 동성부부, 달라진 세상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1993년 미국 워싱턴D.C. 워싱턴기념탑 인근. 다정하게 감싸안고 볼에 뽀뽀하는 한 커플은 24년이 흐른 지난주 같은 장소에서 역시 같은 포즈로 사진을 촬영했다. 그리고 이 사진은 트위터에 올라 단 이틀 만에 무려 60만의 '좋아요'(likes)와 15만 회의 '리트윗'을 기록했다. 평범한 사진 한 장이 큰 주목을 받은 이유는 바로 동성부부이기 때문이다. 사진 속 주인공인 니콜라스 카델로(54·사진 왼쪽)와 커트 잉글리시(52)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992년. 비슷한 가정환경과 동성애자라는 공감대 속에 두 사람은 곧 연인으로 발전했다. 화제의 사진은 이듬해 워싱턴D.C.에서 열린 성소수자 행사에 참여하면서 촬영한 사진이다. 다소 빛바랜 사진과 지난주 촬영된 사진은 똑같은 장면을 담았지만, 필름과 디지털이라는 차이만큼이나 24년 동안 사회는 크게 변했다. 1990년대 당시 다른 나라에 비해 개방적인 미국사회도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눈은 폐쇄적이었으며 호의적이지 않았다. 함께 동거했지만 법적으로 부부는 아니었던 이들은 지난 2008년 보스턴에 가서 합법적인 부부가 됐다. 2003년 매사추세츠 주 대법원이 미국 최초로 동성결혼 허용 판결을 내리면서 이듬해 동성혼이 합법화된 덕이었다. 또한 2015년에도 이들은 역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고향 플로리다주에서 정식으로 부부가 됐다. 니콜라스는 "우리가 올린 사진 한 장이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이 일으킬 지 상상도 못했다"면서 "전세계인들이 남긴 댓글을 밤새도록 보며 웃음과 동시에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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