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성소수자
    2025-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33
  • 美 포천 500대 기업 CEO에 여성 성소수자 포드 첫 발탁

    美 포천 500대 기업 CEO에 여성 성소수자 포드 첫 발탁

    포천 500대 기업 중 하나인 미국 유제품 업체 ‘랜드오레이크스’ 최고경영자(CEO)에 성소수자인 베스 포드(54·여) 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발탁됐다. 30일(현지시간) 미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여성 성소수자가 세계적인 기업의 CEO에 오른 것은 유례가 없다며 주목했다. 포천 500대 기업 CEO 가운데 성소수자로 ‘커밍아웃’한 인물은 팀 쿡 애플 CEO와 짐 피터링 다우케미컬 CEO뿐이며 둘 다 남성이다. 포드는 1일부터 회사를 운영한다. 그는 애플을 비롯해 세계 1위 향료업체인 IFF, 펩시콜라, 모빌석유 등 유수 기업을 거쳐 2011년 랜드오레이크스로 자리를 옮겼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성태 “성소수자가 군 개혁?”…임태훈 소장 인신공격 논란

    김성태 “성소수자가 군 개혁?”…임태훈 소장 인신공격 논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군기무사령부의 이념 편향과 무차별적인 민간인 사찰 등을 폭로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의 성적 지향을 문제 삼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성소수자가 군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발언은 인권을 침해할 뿐더러 본질과 관계 없는 엉뚱한 인신공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임 소장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임 소장처럼 성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 자가 군 개혁을 주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자가 군 개혁을 이야기하는 시민단체 수장으로 목소리를 내는 데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라고 공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임 소장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구속된 전력이 있다”면서 “문재인 정권과 임 소장의 관계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군인권센터가 국방안보의 가장 중요한 축인 군 내부기밀을 계속 폭로하는 부분에 대해 이런 군사기밀 문서들이 어떻게 손쉽게 넘어갈 수 있는 지 제대로 파악을 해볼 것”이라고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뉴스 in] 나의 이름은 다문화 차별의 또 다른 이름

    [뉴스 in] 나의 이름은 다문화 차별의 또 다른 이름

    다문화가족, 장애인, 성소수자, 청(소)년 등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삶을 마주하고 우리 안의 장벽을 무너뜨리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마주보기’ 섹션의 첫 화두는 ‘다문화’입니다. 단일 민족에 대한 자긍심이 강한 한국인에게 다문화라는 단어는 여전히 존중보다는 차별적인 느낌이 큽니다. 세계적인 톱모델을 꿈꾸는 ‘블랙 스웨그’ 한현민군을 만나는 등 우리 사회 다문화의 오늘을 살펴봅니다.
  • [전문] 문희상·이정미·심상정·김호규 노회찬 의원 영결식 조사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국회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서는 국회장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영결사를 맡았으며,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심상정 의원, 김호규 금속노동자가 조사를 낭독했다. 다음은 영결사와 조사 전문. 문희상 의장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님을 떠나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것입니까?” 노회찬 의원님! 이곳 국회에는 한여름 처연한 매미 울음만 가득합니다. 제가 왜 이 자리에 서있는 것입니까?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님을 떠나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것입니까? 태양빛 가득한 계절이건만 우리 모두는 어두운 터널에 들어선 듯 참담한 심정으로 모여 있습니다. 둘러보면 의원회관 입구에서 본청입구에서 노회찬 의원님의 모습이 보일 듯합니다.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 속에서도 여유 가득한 표정의 우리 동료, 노 의원님을 만날 것만 같습니다.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믿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현실이라는 것에 황망함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입니다.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충격이 가시질 않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습니다. 정의를 위해서라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만류에도 거대 권력과의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남긴 메시지에서도 노동자의 삶을 함께 아파했고 사회적 약자의 승리를 함께 기뻐했습니다. 정치의 본질이 못가진자, 없는 자, 슬픈 자, 억압받는 자 편에 늘 서야 한다고 생각했던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경기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서슬 퍼렇던 유신에 항거했습니다. 보장된 주류의 편안한 삶 대신 민주주의와 노동현장에서 온몸을 던져 투쟁했습니다. 낡은 구두, 오래된 셔츠와 넥타이가 말해주는 대중정치인의 검소함과 청렴함은 젊은 세대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한국 정치사에 진보정치와 생활정치의 깃발을 세워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 서민의 버팀목이 돼주었습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답설야중거 불수호난행)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마치 이 말씀을 온 몸으로 실천하듯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고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으며, 명예를 중시하고 신중했던 삶이었습니다.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당신은 22일 저녁 병상의 어머님을 찾아뵙고 동생의 집을 들렀지만, 만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그 누구도 꿈속에서조차 상상하지 못했을 마지막 밤을 보내고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차마 이 길을 선택한 노회찬 의원님의 고뇌와 번민, 회한과 고통을 생각하면 주체할 수 없는눈물만 흐를 뿐입니다. 당신은 여기서 멈췄지만 추구하던 가치와 정신은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노회찬 의원님! 지난 닷새 동안 당신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수많은 이들이 눈물 속에서 꽃을 건넸습니다. 흐드러지게 꽃피었어야 할 거인과의 갑작스런 작별을 온 국민이 애도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마지막을 동료들과 함께 국회장을 치를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유가족 여러분께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감사의 말씀과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노회찬 의원님, 이제 평생을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영원한 평안을 누리십시오. 당신이 한국정치사에 남긴 발자취와 정신은 우리 국회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길이 빛날 것입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이정미 대표 “‘여기서 멈추겠다’고 했던 노회찬은 결코 멈추지 않고 우리와 함께 ‘당당히 나아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대표님! 수만의 시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대표님을 추모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초등학생부터 구순 어르신까지. 막 일을 마치고 땀자국이 선연한 티셔츠를 입고 온 일용직 노동자부터 검은 정장을 정중히 입은 기업 대표까지.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오셔서 원내대표님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 했습니다. 나이도 성별도 하는 일도 다르지만 이 분들이 저의 손을 잡고 울먹이며 하시는 말씀은 모두 같습니다.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 ‘꼭 필요한 사람’. 이보다 노회찬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을 것입니다. 노회찬 원내대표가 세상을 떠나자 많은 단체가 추모 성명을 냈습니다. 그들은 해고 노동자이고, 산재로 자식을 잃은 어미이자 아비였으며,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였습니다. 노회찬이 우리 정치에 없었다면 ?간절한 외침을 전할 길이 없었던 약자들이 노회찬의 죽음에 누구보다 슬퍼하고 있습니다. 노회찬의 정치 이력은 바로 이들을 대변하고, 이들의 삶을 바꾸는 길이었습니다. 대학생 노회찬은 노동 해방을 위해 용접공이 되어 인천으로 향했고, 일하는 사람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 이제는 이름조차 기억하기 힘든 진보정치 단체들을 두루 이끌며 청춘을 바쳤습니다. 진보정당 탄생 후에는 그 성공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 그가 만들고 키워 온 정의당을 위해 그의 삶을 통째로 바쳤습니다. 그래서 노회찬을 잃은 것은 그저 정치인 한명을 잃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약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의 가능성 하나를 상실했습니다. 노회찬, 당신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인은 아닐지라도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단 한 사람이었습니다. 2013년 2월 14일 삼성 X파일 대법원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한 날, 억장이 무너진 당직자들에게 당신이 처음 했던 말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였습니다. 분노의 눈물을 삼킨 동료들에게 오히려 웃음과 유머를 보였습니다. 당신은 하늘이 주신 이 재능으로 시민들에게 정치의 통쾌함과 즐거움을 안겼습니다. 그 유쾌함은, 위기와 역경을 낙관으로 이겨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내면의 단단함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노회찬은 불같은 분노와 강직함을 함께 갖고 있었습니다. 2013년 의원직 상실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시 그날로 돌아가도 삼성 X파일을 공개 하겠다”고 말하는 지독한 고집쟁이였습니다. 마지막 유품인 10년이 넘은 양복 두벌과 낡디 낡은 구두 한 켤레에서, 스스로에게 엄격했지만 너무도 소박했던 노회찬을 봅니다. 우리 정치를 이상적이고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노회찬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국민들은 이런 노회찬을 보며 저기 국회에도 자기 편이 한명 쯤은 있다고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한결 같은 노회찬을 보며, 많은 정치인들은 정당과 정견은 다르더라도 그를 존중했습니다. 이처럼 소중한 노회찬이, 무겁고 무거운 양심의 무게에 힘겨워 할 때 저는 그 짐을 함께 나눠지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오직 진보정치의 승리만을 염원하며 스스로가 디딤돌이 되겠다는 선택을 할 때도 그 곁에 있어주지 못했습니다. 당원들과 국민들께 너무나 죄송합니다. 정의당은 약속드립니다. 조문 기간 백발이 성성한 어른께서 저의 손을 잡고 “정의당 안에서 노회찬을 반드시 부활시키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노회찬의 정신은 정의당의 정신이 될 것이며, 노회찬의 간절한 꿈이었던 진보집권의 꿈은 이제 정의당의 꿈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희상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노회찬 대표의 2012년 정의당 창당대회 연설을 기억합니다. 노 대표는 투명인간들에 대해 말했습니다. 매일 새벽 4시 서울 구로구에서 6411버스를 타고 강남의 빌딩으로 출근하는 여성노동자들은 진보정당에서조차 투명인간이었다고, 그는 반성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냄새 맡을 수 있고, 손에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이 당을 함께 가져가자”고 했습니다. 노회찬의 이 다짐이 정의당만의 다짐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한국 정치가 너나 ?없이 투명 인간으로 취급해 온 일하는 사람들, 소수자들, 약자들을 향해 이제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정치개혁과 시민의 삶을 바꾸는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여기서 멈추겠다.”고 했던 노회찬은 결코 멈추지 않고 우리와 함께 “당당히 나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 정치 변화의 상징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우리의 벗, 존경하는 나의 선배 노회찬 이시여. 부디 영면하십시오. 먼 훗날 다시 만나면, 수많은 노회찬의 부활로 진보정치의 큰 꿈을 이루고 이 나라가 평등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이 됐다고 기쁘게 이야기 나눌 것입니다. 심상정 의원 “노회찬이 있었기에 심상정이 있었습니다. 가장 든든한 선배이자 버팀목이었습니다.” 노회찬 대표님! 나의 동지, 사랑하는 동지, 영원한 동지여! 지금 제가 왜?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입니까? 저는 싫습니다.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뒤로 숨고만 싶습니다. 생각할수록 자책감에 서러움이 밀려옵니다. 쉬운 길 놔두고 풍찬노숙의 길을 자임한 우리들이었기에, 수많은 고뇌와 상처들을 기꺼이 감당해왔던 믿음직한 당신이었기에, 우리 사이의 침묵은 이심전심이고 믿음이며 위로였기에, 지금껏 그래왔듯 그저 침묵으로 기도하면 될 줄 알았습니다. 저의 아둔함에 가슴을 칩니다. 칠흑 같은 고독 속에 수 없는 번민의 밤을 지새웠을 당신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노회찬 동지여! 돌아보니 우리가 함께 한 세월이 30년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인천에서, 저는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가로 알게 되어 이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통합진보당 그리고 정의당에 이르기까지 노회찬, 심상정은 늘 진보정치의 험준한 능선을 걸어 왔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패배로 점철되었던 진보정치의 역사에서 함께 좌절하고, 함께 일어섰습니다. 그 간난신고의 길,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던 시간이었습니다. 당신이 열어주셨기에 함께할 수 있었고 당신과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역사와 국민의 부름 앞에서 주저 없이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지 않습니까? 이제 우리의 뜻을 국민들께서도 널리 공감해주시기 시작한 이 때, 이렇게 황망하게 홀로 떠나시니 원통합니다. 당신 없이 그 많은 숙제를 어찌 감당해야 합니까? 그러나 이제 슬픔을 접으려 합니다. 당신을 잃은 오늘, 우리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깨끗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위해 당신이 감당했던 천근만근 책임감을 온몸으로 받아 안을 것입니다. 저와 정의당이 그 유지를 가슴깊이 아로새기겠습니다. 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 정의당은 더 강해지겠습니다.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아름답고 품격 있는 정당으로 발돋움 하여 국민의 더 큰 사랑 받겠습니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 수 없습니다. 노회찬 없는 진보정당, 상상할 수 없습니다.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노회찬과 함께 할 것입니다. 당신이 끝끝내 지켜내고자 했던 진보정치의 꿈, 정의로운 복지국가, 저와 정의당 당원들이 함께 기필코 이뤄낼 것입니다. 사랑하는 노회찬 동지여! 나의 동지여! 마지막으로 생전에 드리지 못한 말을 전합니다. 노회찬이 있었기에 심상정이 있었습니다. 가장 든든한 선배이자 버팀목이었습니다. 늘 지켜보고 계실 것이기에 ‘보고싶다’는 말은 아끼겠습니다. 대신 더 단단해지겠습니다.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2011년 대한문 앞에서 함께 단식농성하며 약속했던 그 말, ‘함께 진보정치의 끝을 보자’던 그 약속, 꼭 지켜낼 것입니다. 정의당이 노회찬과 함께 기필코 세상을 바꿔낼 것입니다. 노회찬 대표님,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국민들과 함께 소탈하고 아름다운 정치인 노회찬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할 것입니다. 김호규 금속노동자 “진보정당운동과 노동운동의 후배로서 선배의 유지를 받아안고 산 자의 결기로 나아가겠습니다.” 노회찬 선배께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너무나도 소박한 요구를 밤새 가르방으로 긁어 유인물로 만들고 새벽찬 어둠을 뚫고 잰걸음으로 인천, 부천지역 공단 주변 집집마다 돌리고 먼 길을 돌아 출근했던 노동자 생활이 떠오릅니다. 서로 얼굴도 모른 채 가명으로 활동한 1986년 늦가을이 생각납니다. 벅찬 가슴안고 뚜벅뚜벅 걸었던 노동자의 길을 기억 합니다. 그 길에서 만난 노회찬 선배. 30년이 지난 오늘 영원한 안식의 길에서 만나게 되는군요. 제가 부족했습니다. 노동운동의 노선과 조직이름이 바뀌어도, 함께했던 선배였기에,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산별노조 양날개론을 증명해보고자 실천한 선배였기에, 온갖 시련과 갈등이 혼재된 진보정당운동에서 대중적인 정치인으로 우뚝 선 선배였기에, 그저 믿었습니다. 저희가 안일했습니다. 예전 조직활동을 했던 때처럼 분명하게 비판하고 조직적으로 결정했다면 이렇게 허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필요할 때만 전화했던 이기심이 부끄럽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선배의 고민을 함께하지 못했던 얄팍함을 반성합니다. 그래도 노동자 민중의 정치를 위해 희망을 만들었던 선배를 존경합니다. 푸근한 호빵맨으로, 적절한 비유로 비판의 경지를 한 단계 높여 대중적인 진보정치의 새로운 길을 열어낸 선배의 열정을 사랑합니다. 낮은 울림이 큰 첼로를 연주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온 국민이 악기 하나쯤은 연주 할 수 있는 나라를 꿈꿨던 선배의 감성을 배우겠습니다. 1986년 부천에서 노동자의 길을 시작한 저에게 지난 30여 년 동안 선배와의 인연은 일선의 현장활동가로서 가까웠지만 사안에 따라 다소 멀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울산에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한 선배의 지도는 늘 좋았고 명쾌했습니다. 갈등했던 기억은 잠시 뒤로 미루고, 울산 바닷가에서 의기투합했던 도원결의는 간직하겠습니다. 선배를 보내는 이 자리는 회한과 슬픔이 앞서지만 넋 놓지 않고 다시 한 번, 진보정당운동과 노동운동의 후배로서 선배의 유지를 받아안고 산 자의 결기로 나아가겠습니다. 더 이상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는 선배를 통해 체득한 실사구시(實事求是)를 활동하는 동안 놓치지 않고, 노동자의 길로 나아가는 발걸음마다 나지막이 퍼져가도록 하겠습니다. 장례기간 동안 선배를 추모하는 긴 추모행렬을 보았고, 다양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제 노동자의 길을 걸었던 노동운동가에서 진정한 정치인으로 우뚝 선 선배이기에 영원한 안식의 공간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가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광화문 정동길 금속노조 사무실 옥상에서 선배를 기억하며 서성이는데 붉은 고추잠자리가 제 주위를 맴도네요. 추억과 동심의 잠자리 모습에서 씨익 웃는 선배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번뜩 내려와 ‘귀로’라는 노래를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노래 중에 이런 대목이 다가옵니다. “무지개가 뜨는 언덕을 찾아 넓은 세상 멀리 헤매 다녔네 그 무지개 어디로 사라지고 높던 해는 기울어가네 새털구름 머문 파란 하늘 아래 푸른 숨을 쉬며 천천히 걸어서 나 그리운 그 곳에 간다네 먼 길을 돌아 처음으로” 엄혹했던 노동운동가에서, 치열한 진보적 대중 정치인으로. 이제는 자유로운 인간으로 국민들의 가슴 속에 첼로의 운율을 남긴 만큼 먼 길 돌아왔습니다. 처음처럼, 아가처럼 편히 쉬십시오.
  • 日 여성의원 “성소수자 생산성 없다” 말하자 거물 정치인 황당 반응

    日 여성의원 “성소수자 생산성 없다” 말하자 거물 정치인 황당 반응

    일본 여당 의원이 성소수자(LGBT)에 대해 “생산성이 없다”고 주장해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같은 당의 거물급 정치인이 이를 용인하는 발언을 해 파문을 키우고 있다. 자민당 소속의 스기타 미오(51) 중의원 의원은 지난 18일 발매된 월간지 ‘신초45’에 실린 글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아이를 만들지 않는다. 즉 생산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거기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 어떨까”라며 성 소수자에 대한 행정 지원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했다. 여성인 스기타 의원은 이전에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었다.이에 대해 “인권의식이 결여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SNS를 중심으로 비난이 확산됐다. 당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하시모토 가쿠 후생노동부회 회장은 아사히신문에 “삶의 어려움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복지행정 전반을 부인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산당의 고이케 아키라 서기국장은 “무지와 몰이해, 악의에 빠진 편견으로 악질적인 발언”이라며 “사죄하고 철회하지 않으면 스기타는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한국으로 치면 사무총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사람마다 다양한 정치적 입장과 인생관을 갖고 있다”며 발언을 문제삼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자민당은 오른쪽(보수)부터 왼쪽(진보)까지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성립돼 있다”며 스기타 의원의 발언을 다양성 차원으로 치부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야당인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공동대표는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은 성소수자들에게 한층 더 상처를 주는 발언”이라며 “당 차원에서 사과와 해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지난달에는 스스로 “여성은 세상을 위해 아이 셋을 낳아야 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한 강연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행복하다고 멋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며 “여성은 세상을 위해 아이 셋은 낳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녀가 없는 가정을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으로 읽혀 논란이 일었다. 일본에서는 동료나 아랫사람의 잘못된 행동과 말에 대해 지적하고 바로잡기보다는 옹호하고 동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 겸 부총리가 부하직원의 성희롱 사건에 대해 “성희롱은 죄가 아니다”라고 옹호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아소 부총리는 후쿠다 준이치 재무성 사무차관의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성희롱이라는 죄는 없다. 살인이나 강제추행과는 다르다”고 말해 파문을 더했다. 후쿠다 사무차관은 올 4월 ‘TV아사히’ 여기자에게 “가슴을 만져도 되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보도돼 사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대체 복무” 진보사회로… “특활비 없애자” 특권 없는 세상으로

    “대체 복무” 진보사회로… “특활비 없애자” 특권 없는 세상으로

    호주제 폐지 주장… 소수자 인권 앞장 의원직 잃은 날에도 소방공무원법안 내 ‘노동자 보호’ 근로기준법 개정안 계류 마지막 발의 ‘특활비 폐지’ 처리 주목국회의원은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법안에 담는다. 지난 23일 세상을 떠난 노회찬 정의당 의원도 그랬다. 노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47개, 19대 때 15개, 20대 때 57개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노 의원이 바랐던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법률안을 통해 살펴본다. ●진보 사회를 꿈꾼 노회찬 노 의원은 처음 입성한 17대 국회에서 47개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가운데 원안 가결 3건, 수정 가결 1건, 대안 반영 폐기(기존 법률안을 대체하는 다른 법률안을 소관 상임위원회에 상정하고 기존 법률안은 폐기) 11건씩이었다. 32개 법안은 임기 만료 폐기 등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노 의원이 2004년 9월 14일 처음으로 대표발의한 법안은 일명 호주제 폐지 법안인 ‘민법 개정안’이다. 이 법안은 대안 반영 폐기됐다. 2005년 2월 3일 헌법재판소는 호주제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노 의원의 법안이 합쳐진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개정안이 그해 3월 말 공표됐다. 노 의원이 2005년 발의한 ‘채무자 회생 및 파산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했다. 노 의원은 개정안에서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이 채용에서 차별 대우를 받지 않도록 ‘파산선고자’를 결격 사유에서 삭제했다. 노 의원은 ‘국가보안법 폐지법(2003)’과 대체복무제도를 신설하는 ‘병역법 개정안(2004)’도 대표발의했다. 두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 만료 폐기됐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8일 대체복무제가 없는 현행 병역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노 의원은 장애인과 성소수자의 인권 보장에도 앞장섰다. 그가 2005년 9월 20일 대표발의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안’은 다른 법률에 반영됐다. 2008년 1월 28일 발의한 17대 국회 임기 마지막 법안인 ‘차별금지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의원직 박탈당하는 순간까지 입법 활동 노 의원이 19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법안은 모두 15개다. 이 가운데 6개 법안은 대안 반영 폐기로 다른 법률안에 흡수됐고 9개 법안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노 의원은 2013년 2월 14일 ‘삼성 X파일’ 관련 ‘떡값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의원직을 박탈당하는 순간에도 소방공무원을 위한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소방공무원의 국립묘지 안장 기준을 군인, 경찰관과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소방지원 활동이나 교육훈련 중 순직한 소방공무원도 순직공무원으로 인정하도록 하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등이다. 이 법안들은 다른 법률안과 합쳐져 국회를 통과했다. ●마지막 법안은 ‘특활비 폐지법’ 노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법안은 모두 57개다. 대안 반영 폐기·수정 가결 법안은 11건, 철회하거나 폐기된 법안은 6건이다. 40건은 현재 계류 중이다. 2016년 7월 7일 경영상 해고 요건을 구체화해 노동자를 보호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현재 계류 중이다. 지난해 3월 발의한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과 전·월세 세입자의 권리를 확대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 그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발의한 법안은 국회 특별활동비 폐지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이다. 노 의원은 지난 5일 ‘특활비 폐지법’을 대표발의하며 “국회가 기밀 유지가 필요한 사건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 특활비는 감액이 아닌 폐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의 마지막 법안을 동료 의원들이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7년간 대표발의법 120개’ 노회찬 의원이 꿈꾼 세상은

    ‘7년간 대표발의법 120개’ 노회찬 의원이 꿈꾼 세상은

    국회의원은 주로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법안에 담는다. 사회,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데 법률 개정만큼 효과적인 수단도 없다. 지난 23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노회찬 정의당 의원도 그랬다. 노 의원은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다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그가 발의한 법안을 살펴보면 그가 꿈꾼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는지가 잘 드러난다. 한 정의당 당원은 페이스북에 “노 의원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하기 위해, 그가 대표 발의해서 심사 중인 법안의 ‘제안이유’를 살펴봤다”면서 노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대표 발의한 법안을 일부 소개했다. 서울신문은 글쓴이의 동의를 얻어 해당 내용을 공개한다. 아울러 노 의원이 그동안 대표발의한 법률안의 제안 이유도 살펴봤다. 그는 17대 국회에서 47개, 19대 때 15개, 20대 때 57개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그가 7년만에 이룬 성과다. 그는 19대 때 삼성X파일 사건으로 당선된지 8개월만에 의원직을 상실하고 20대 임기 중인 지난 23일에 사망했다. 노 의원이 바랐던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법률안을 통해 살펴본다.●진보사회를 꿈꾼 노회찬 노 의원은 처음 입성한 17대 국회에서 47개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가운데 원안가결 3건, 수정가결 1건, 대안반영폐기(기존 법률안을 대체하는 다른 법률안을 소관 상임위원회에 상정하고 기존 법률안은 폐기) 11건씩이었다. 32개 법안은 임기만료폐기 등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노 의원이 2004년 9월 14일 처음으로 대표 발의한 법안은 ‘민법 개정안’이다. 제안 내용에는 “현행법에 의하면 자녀의 성(姓)과 본(本)은 원칙적으로 아버지의 성과 본만을 따르도록 돼 있으므로 자녀의 성을 결정함에 있어서 어머니의 권리가 차별을 받고 있는 바, 이는 국제협약의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므로 관련 규정도 개정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해 10월 21일에는 ‘국가보안법 폐지법’을 대표발의했다. 제안 내용에는 “국가보안법은 헌법상 보장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국민의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그 요건이 불명확해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면서 “역대 정부는 국가보안법의 불명확한 요건을 이용하여 건전한 비판세력에 대한 처벌수단으로 사용해 왔고, 그 결과 국민 중 피해자가 양산돼 민주주의 발전의 핵심적인 건전한 토론과 비판문화가 형성되지 못해 민주적 의사형성이 저해되고, 그 결과 사회발전과 사회개혁이 지체됐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2004년 11월 19일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제안 이유에 대해선 “종교적 신념 또는 양심적 확신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자에 대한 대체복무제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인하여 병역법 또는 군형법 위반으로 처벌되는 자가 양산될 뿐만 아니라 헌법상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가 조화되지 않아 양심의 자유가 제대로 보호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병역법에 대체복무제도를 신설함으로써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를 조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장애인과 성소수자 등의 인권 보장에도 앞장섰다. 그는 2005년 9월 20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2006년 10월 12일에는 ‘성전환자의 성별 변경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제안 이유는 “현행법에 의하면 성전환자들은 호적상의 성별 변경을 할 수 없고, 그 결과 결혼 및 가족의 형성을 할 수 없음은 물론, 제반 사회활동에서도 불이익과 차별을 겪고 있는바, 이는 헌법상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소수자보호의 원리에도 배치되므로, 이를 시정하기 위해 성전환자들에게 일정한 요건하에 성별의 변경을 인정하여 줌으로써, 성전환자에 대하여도 헌법상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자 한다”였다. 2008년 1월 28일 발의한 17대 국회 임기 마지막 법안도 ‘차별금지법안’이었다. 제안 이유에는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예방하고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차별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포괄적이고 실효성 있는 차별금지 기본법을 제정함으로써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평등을 추구하는 헌법 이념을 실현하고, 실효적인 차별 구제수단들을 도입해 차별 피해자의 다수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신속하고 실질적인 구제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명시됐다. ●의원직 상실한 날, 소방공무원을 위한 법안 3개 발의 노 의원이 19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법안은 모두 15개다. 이 가운데 6개 법안은 대안반영폐기로 다른 법률안에 흡수됐고, 9개 법안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노 의원의 대표발의안이 16개에 그친 이유는 그가 2013년 2월 14일 삼성 X파일’ 관련 ‘떡값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대법원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 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노 의원은 2012년 7월 26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현행법에서는 대통령 당선인의 결정방식에 있어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상대다수투표제를 도입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상대다수투표제는 다수의 후보자 가운데 최고득표자를 뽑는 방식으로 지지하는 사람보다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경우라도 당선될 수 있어 민주적 정당성의 결여와 이에 따른 정치적 안정성의 부재 등 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선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당선자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고 유권자에게는 다시 한 번 자기결정을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그는 2012년 9월 12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다음날인 1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24일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 같은 해 11월 26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19대 국회에서 그는 공정거래와 소비자보호를 위한 법안을 꾸준히 발의했다. 노 의원은 2013년 2월 14일 의원직이 박탈당하는 날에도 소방공무원을 위한 법안 3개를 대표발의했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며 “소방공무원에 대한 국립묘지 안장기준을 군인, 경찰관 등과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함으로써 소방공무원의 사기를 진작하고 국가에 대한 희생에 합당한 예우를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고,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자신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소방지원활동 및 교육훈련 중 순직한 소방공무원도 공무원연금법에 따른 위험직무관련 순직공무원으로 인정하도록 해 소방공무원의 희생에 대한 예우를 하고자 한다”고 적시했다. 직무 중 순직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순진 군경신청을 거부하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 ‘소방공무원법 개정안’도 대표발의했다. ●노 의원이 남긴 마지막 법안은 ‘특활비 폐지법’ 노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대표 발의한 법안은 모두 57개다. 이 가운데 대안반영폐기·수정가결 법안은 11건, 철회하거나 폐기된 법안은 6건이다. 남은 40건은 현재 계류 중이다. 그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법안은 국회 특별활동비 폐지안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이었다. 노 의원의 2016년 6월 30일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제안 이유에 대해선 “교섭단체의 구성요건이 의원 20인 이상으로 돼 있어 거대 정당에 비해 군소정당 소속 의원이나 무소속 의원들의 교섭단체 구성이 어렵고 거대 정당의 국회 운영 독점으로 인해 국민의 다양한 의사가 국회 운영에 제대로 반영되지 있지 못하다”면서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5인 이상으로 완화해 소수 정당 소속 의원이나 무소속 의원들도 쉽게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양한 정치적 세력의 형성과 사회계층의 다양한 의사를 국회 운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처럼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없는 소수 정당의 목소리도 입법 과정에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였다.그는 2016년 7월 7일 두 번째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제안 이유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를 판단할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 경영상 해고의 요건을 엄격하게 하고, 해고의 절차를 구체화하며, 해고노동자의 우선재고용과 관련한 제도를 정비하고, 대규모 경영상 해고의 경우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함으로써 사업주와 노동자의 신뢰 기반을 만들고 노동자의 노동권을 두텁게 보장하려는 것”이었다. 이 외에도 지난해 3월 9일 기업 비리나 사학비리 등에 대한 내부고발이 가능하도록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보호하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해 3월 16일에는 전·월세 세입자의 권리를 확대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같은 해 4월 14일에는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을, 9월 20일에는 산업재해 당사자를 사업장 등의 조사에 참여시켜 근로복지공단 재해조사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고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아울러 노 의원은 세입자와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안도 꾸준히 발의해왔다. 노 의원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떠난 법안은 지난 5일 대표발의한 ‘특활비 폐지법’(국회법 개정안)이었다. 제안 이유에 대해선 “예산요구서에 특수활동비 등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등에 소요되는 경비가 포함됨에 따라 자의적이고 임의적인 예산 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고, 국회 소관 예산 편성에 시민 참여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소관 예산요구서 작성 시 특수활동비 등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등에 소요되는 경비를 포함하지 않도록 한다”면서 “또한 국회예산자문위원회를 두어 국민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예산요구서 작성 시 국회예산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투명한 예산 집행 및 국민 참여 증진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창간 114주년 1904~2018] 서울신문 내일부터 달라집니다

    [창간 114주년 1904~2018] 서울신문 내일부터 달라집니다

    서울신문이 창간 114주년을 맞는 7월 18일부터 풍성한 정보를 담은 섹션면을 매주 월·수·금요일자에 선보입니다. 주 52시간 시대의 정착에 앞장서고자 토요일자를 폐지한 데 이어 독자들에게 더욱 다양한 읽을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심층기획과 함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보를 섹션면에 담게 됩니다. ① 월요일 격주 ‘사사건건’ ‘마주보기’ 섹션 신설 월요일자에 격주로 실리는 ‘사사건건(事事件件)’과 ‘마주보기’ 섹션에서는 한 주에 예상되는 핫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과 함께 다문화가족, 장애인, 성소수자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삶에 대한 분석과 정책대안을 제시합니다. ② 수요일 ‘퍼블릭 IN’ 섹션 공공 제언·고시 정보 가득 수요일자 ‘퍼블릭 IN’에서는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한 제언과 공무원·공기업 등 공직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뉴스, 고시 관련 정보를 다루게 됩니다. ③ 금요일 ‘쉼’ 섹션엔 생활밀착형 힐링 정보 담아요 금요일자 섹션 ‘쉼’에서는 여행, 책, 게임, 전국 맛집 등 독자들이 주말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생활밀착형 힐링 정보를 전해 드립니다. ④ 모든 지면 6→5단 편집… 본문 활자 6% 키웁니다 편집에서도 모든 지면을 6단에서 5단으로 바꾸고 기사 한 단의 폭을 64㎜로 늘려 신문을 읽을 때 전체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또 새 서체를 활용하고 본문 활자 크기를 9.7포인트에서 10.3포인트로 6% 키우는 한편 행과 행사이의 간격을 넓혀 가독성을 더욱 높였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을 바랍니다.
  • [사설] 사회적 약자 보듬는 포용력 절실하다

    성소수자들의 최대 행사인 퀴어문화축제가 그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19회인 이 축제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우리 사회 성소수자들의 인권에 주목하자는 취지로 해마다 열린다. 매년 규모가 커져 올해는 역대 최장거리인 4.0㎞ 거리 행진도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길 건너편에서는 난민대책국민행동의 난민법 개정·폐지 촉구 집회가 뜨거웠다. “국민이 먼저다”라는 구호를 앞세운 이들은 제주 예멘 난민 강제송환, 난민법·무사증 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성소수자의 권리와 난민 문제는 결코 쉽게 마침표가 찍히지 못하는 뜨거운 사회 쟁점이다. 그제 광화문의 두 집회를 일과성 행사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올해 퀴어문화축제에는 13개국 대사관과 주한 유럽연합, 지역 커뮤니티 등 105개 단체가 참여했다.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을 지양하자”는 참가자들의 외침이 뜨거웠으나 반대쪽의 목소리도 여전히 거셌다. 종교단체의 맞불 집회가 열려 오후 내내 양쪽의 신경전이 팽팽했다. 성소수자들의 권리 보장은 말처럼 간단히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우리보다 훨씬 포용적 시각을 견지한 서구에서조차 여전히 성소수자들의 인권 보호는 사회적 불씨를 떠안은 민감한 사안이다. 그런 상황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아량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성소수자들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사실상 현실은 이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기초 작업조차 돼 있지 않다. 성소수자들을 음지에서 움츠리게 하니 그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실태 파악조차 하기가 어렵다. 난민 문제도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예외일 수 없는 지구촌의 공통과제를 이런저런 위험 부담이 걱정된다고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 정부 차원의 관심과 대책이 부단히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근 거없이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외국인 혐오증을 잠재울 수 있다. ‘다름’을 ‘틀림’과 구분해 인정하는 문화야말로 문명사회의 시민 성숙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순간 인간존중의 배려는 깊어진다. 무차별적 차별과 혐오로 사회 약자들을 인권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지 않은지 깊이 성찰해야 할 때다.
  • 성소수자, 대한항공·아시아나 직원 폭염 뚫고 주말 광장 뜨겁게 달궜다

    성소수자, 대한항공·아시아나 직원 폭염 뚫고 주말 광장 뜨겁게 달궜다

    퀴어축제 사상 최대 6만명 모여 13개국 105개 단체 기념품 줘 두 항공사 직원들 첫 공동집회 趙·朴 총수 일가 경영퇴진 촉구섭씨 30도를 웃도는 폭염의 날씨도 사회적 을(乙)들의 ‘뜨거운 외침’을 억누르지 못했다. 지난 14일 서울 도심 광장은 성 소수자들의 ‘퀴어 축제’ 및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총수 갑질 규탄 합동 시위’로 후끈 달아올랐다. 서울광장에서 오전 11시부터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주최 측 추산 6만여명이 모였다. 2000년 50여명으로 출발한 이 행사는 2016년 3만명, 지난해 5만명에 이어 올해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처음에는 일부 성 소수자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점차 일상 속 축제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에 이어 올해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참여하면서 행사는 점점 ‘공식화’돼 가는 분위기다. 그만큼 성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들은 무지개색 옷을 입고, 무지개색 깃발을 들고 성 소수자 차별 반대와 혐오 철폐를 외쳤다. 올해 축제의 슬로건은 ‘퀴어라운드’(Queeround)로 ‘당신의 주변에는 항상 성 소수자가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13개국 대사관과 주한유럽연합, 인권위 등 105개 단체가 부스를 차리고 기념품을 나눠 줬다. 성 소수자 커플들은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으며 행사를 즐겼고 성 소수자가 아닌 사람들도 축제를 함께 즐겼다. 트랜스젠더인 한희 변호사는 “점점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오는 것을 보니 우리 사회가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퀴어축제는 종교도 초월했다. 8년째 부스를 운영하는 박진영 로뎀나무그늘교회 담임목사는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사랑한다고 믿기 때문에 성 소수자도 사랑할 것”이라면서 “기독교 내에서 갈 곳 없는 성 소수자들을 환대하는 교회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나왔다”고 밝혔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인 혜찬스님은 “5년 전부터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 성 소수자를 초청한다”면서 “각 인격체를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축제는 ‘퍼레이드’ 때 절정에 달했다. 아시아권 최초로 전시된 ‘암스테르담 레인보 드레스’는 동성애를 처벌하는 80개국의 국기를 이어 붙여 만들었다. 흰색 원피스 차림에 면사포를 쓴 한 여성 커플은 “동성 결혼 합법화를 위해 집회에 나왔다”면서 “사랑은 보편적인데 결혼 문제에서 성별로 차별받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행사장 주변에선 동성애에 반대하는 개신교 단체와 보수 단체들의 맞불 집회도 함께 열렸다. 이들은 ‘동성애는 자유의 문제가 아니다’, ‘동성애를 차별과 인권으로 포장하지 말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20∼30대로 보이는 남성들이 “동성애에 반대한다”며 일제히 길 위에 누워 퍼레이드를 15분간 방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처럼 도를 넘은 혐오 표현은 거의 없었고 물리적인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또한 성 소수자 축제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 주는 단면으로 인식된다. 앞으로 광주와 인천에서도 성 소수자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 300여명은 14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첫 공동집회를 열고 양사 총수 일가의 퇴진을 촉구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성소수자는 왼손잡이 같은 것… 혐오·차별 없게 노력해야”

    “성소수자는 왼손잡이 같은 것… 혐오·차별 없게 노력해야”

    지난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눈길을 끈 것은 29개국 정상의 배우자들이 찍은 단체 사진이었다. 영부인들 사이에 말쑥한 남성이 끼여 있었는데, 그는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의 동성 배우자 고티에 디스테네였다. 서구 선진국 룩셈부르크에서는 2015년 동성 결혼이 합법화했지만, 한국에서는 정치인이 동성애 지지 발언을 하는 데만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검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성(性) 소수자 축제인 퀴어문화축제를 참관한 뒤 페이스북에 “#민주당은_부스라도_설치하라”는 글을 올리며 성 소수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것은 그래서 주목된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이 축제에 이날까지 3년 연속 참석했고, 2013년엔 민주당 진선미·장하나 의원도 참석했지만 모두 비례대표 의원이었다. 지역구 남성 현역 의원이 이 축제를 참관한 뒤 관심을 호소하기는 금 의원이 처음이다. 지역구민의 정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으로서 금 의원이 어떻게 용기를 냈는지 15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물어 봤다. →퀴어축제에 참가한 이유는. -예전부터 소수자 인권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제가 특별히 많은 기여를 못하더라도 퀴어축제에 참석하면 힘을 보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가게 됐다. →퀴어축제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나. -지방의 퀴어축제를 조직하시는 분들을 만나 뵙고 어려운 사정을 들었다.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분이 많아 축제 퍼레이드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민주당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저도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답했다. 성 소수자 부모 모임 활동가분들, 사회 단체와 기업의 관계자들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성 소수자 부모들은 어떤 어려움을 토로했나. -그분들이야말로 마음고생이 정말 많다. 자기 자녀가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있는데 어디 가서 밝히기도 어렵다. 본인이 커밍아웃하는 것보다 힘들 수 있다. 그런데도 어제 ‘트랜스젠더인 우리 아이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나섰다. 정치권이 이분들을 위해 힘을 보태 줘야 한다. →퀴어축제를 참관한 소감은. -민주당이 진보적 가치를 표방하는 정당이고 지금은 집권 여당이 됐는데 소수자 인권에 좀더 힘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 현재 당 차원에서는 소수자분들에게 도움을 제대로 못 드리고 있다. 소수자의 인권 보호는 민주당이 내세우는 가치니 당내 논의를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 →성 소수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높은데. -성 소수자 문제에 대해 많은 분이 아직도 오해하고 있는데 오해를 푸셨으면 좋겠다. 성 소수자는 예를 들면 왼손잡이와 같은 거다. 다수가 오른손잡이라고 해서 왼손잡이에게 오른손잡이가 돼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성 소수자 문제는 찬반의 영역이 아닌 답이 정해져 있는 분명한 문제이기에 소수자 인권을 좀더 존중하고 혐오와 차별이 없는 사회가 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정부가 성 소수자 인권 보호를 위해 어떤 정책을 시행해야 하나. -우리 사회에 여성 혐오, 성 소수자 혐오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성평등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성가족부의 역할도 늘어나야 한다. 상당히 오랫동안 혐오와 차별 의식이 만연했기에 갑자기 변화할 수는 없고 그래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평등 교육에 예산을 더 투입해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 높지만 국회에서는 발의조차 안 되고 있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여론도 있기에 정치인들은 현실적으로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차별금지법이 없더라도 우리 헌법상 당연히 차별은 금지돼야 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차별과 혐오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에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반기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더 논의하고 필요하다면 발의할 계획이다. →혐오 표현을 처벌하는 등 강력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표현의 자유에 부딪칠 수 있어 복잡한 문제다. 아울러 혐오 발언을 하는 사람들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너무 어려워 혐오와 차별 의식을 갖는 측면도 있다. 교육뿐 아니라 경제 등 전반적인 측면을 검토해야 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찬반 대립 속 ‘퀴어축제’…6만명 무지갯빛 퍼레이드

    찬반 대립 속 ‘퀴어축제’…6만명 무지갯빛 퍼레이드

    성(性) 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의 메인이벤트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시작되자 퍼레이드 출발 선상에는 무지갯빛 대형 깃발을 중심으로 성 소수자 차별을 반대하는 단체의 깃발이 넘실댔다. 14일 서울광장 일대에서는 올해로 19회를 맞은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조직위는 ‘퀴어(Queer)의 라운드(Round)가 시작된다’ ‘우리 주변(Around)에는 항상 성 소수자인 퀴어(Queer)가 있다’는 의미를 담은 ‘퀴어라운드’(Queeround)를 올해 행사의 슬로건으로 삼았다. 2000년 50여명 참여로 시작한 이 행사는 매해 규모가 커지면서 올해는 주최 측 추산 12만여 명(연인원 기준)이 광장을 메웠다. 퍼레이드에 참여한 인원은 6만여 명에 달했다. 이들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종로를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4㎞ 구간에서 행진을 벌였다. 4㎞는 역대 퍼레이드 중 가장 긴 거리다. 퍼레이드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30대로 보이는 남성들이 “동성애에 반대한다”며 스크럼을 짜고 길 위에 드러누우면서 잠시 대치 상황이 발생했지만, 경찰이 이들을 제지하자 이내 행진은 계속됐다. 일부 시민은 퍼레이드 참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에 소속된 부모들은 ‘나는 내 자식이 자랑스럽습니다’ ‘차별은 나빠요, 혐오를 멈춰요’라고 구호를 외치면서 주변의 호응을 받았다.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시경 스님은 “성 소수자 문제를 포함해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며 “성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내년이면 20년째를 맞는 퀴어문화축제는 그동안 과도한 노출로 외설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강명진 조직위원장은 “외설이라는 것을 과연 누가 규정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외설적이라고 비판하는 이들은 결국 우리를 향해 낙인을 찍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행사를 준비해오면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2년 연속 비가 와서 걱정했지만, 올해 맑은 하늘 아래, 뜨거운 열정 아래 행사를 열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축제장 주변에서는 동성애에 반대하는 개신교 단체와 극우·보수단체들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이들은 ‘동성애는 자유의 문제가 아니다’ ‘자유에는 타당한 제한이 따른다’ ‘퀴어 축제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성폭력이다’ ‘성 평등 정책의 동성애와 동성결혼 합법화를 반대합니다’ ‘동성애를 차별과 인권으로 포장하지 말라’ 등 피켓을 들었다. 개신교 단체인 홀리라이프와 건전신앙수호연대는 일대를 행진하면서 ‘돌아오라’고 외치며 탈 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벌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한성총회, 샬롬선교회, 예수재단 등도 반대집회를 열었고,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합류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소수자 축제’ 서울퀴어퍼레이드 시작…오후에 도심 행진

    ‘성소수자 축제’ 서울퀴어퍼레이드 시작…오후에 도심 행진

    성(性)소수자 축제인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의 대표 행사 ‘서울퀴어퍼레이드’가 14일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렸다. 2000년 50여명 참여로 시작한 서울퀴어퍼레이드는 매해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에는 5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올해 참가자는 작년보다 많을 것으로 주최 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는 성소수자 문제를 알리고 인식개선을 촉구하는 여러 기관·단체의 부스 100여개가 설치됐다. 국내 인권단체와 각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국가인권위원회,미국 등 주요국 대사관 등이 참여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아시아권 최초로 ‘암스테르담 레인보우 드레스’가 전시된다. ‘암스테르담 레인보우 드레스’는 동성애를 범죄로 간주해 구금 등의 처벌을 하는 전 세계 80개국의 국기로 만든 드레스다. 밴드 등의 축하공연에 이어 오후 4시30분부터는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와 종로 등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로 돌아오는 4㎞에 걸친 대형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이번 행사의 메인이벤트인 퍼레이드에서는 50m 크기의 대형 레인보우 깃발이 등장하고, 모터바이크 부대인 ‘레인보우 라이더스’를 필두로 여러 성소수자·인권단체 차량과 함께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한다. 서울광장 주변 곳곳에서는 극우·보수단체들의 동성애 반대집회가 열린다. 경찰은 서울광장 둘레를 따라 펜스로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양측의 접촉을 차단하고, 현장에 경비병력을 투입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퀴어 행사 반대’ 국민청원에 청와대 답변 “서울시가 ‘문제 없다’ 결론”

    ‘퀴어 행사 반대’ 국민청원에 청와대 답변 “서울시가 ‘문제 없다’ 결론”

    토요일인 1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퀴어(Queer) 행사를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에 청와대가 13일 공개적으로 답변했다. 청와대의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을 통해 “서울광장 사용 여부는 청와대가 (사용을) 허가하거나, 금지하거나, 저희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광장은 서울시에 신고나 신청만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힌 정 비서관은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행사 내용에 문제의 소지가 있을 땐 서울시 조례에 따라 열린광장 운영 시민위원회(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돼 있다. 퀴어 행사의 경우에는 2016년, 지난해, 그리고 올해도 최근 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위원회에서는 퀴어 행사가 서울광장 사용에 있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서울시가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같은달 23일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데 이어 오는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 행사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동성애자를 인정하지 않거나, 혐오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외설적 행사를 보고싶지 않다. 그러니 이 행사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에 2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의해서 청와대가 이날 답변을 하게 됐다. 정 비서관은 “행사 당일 경찰에서 인력 배치해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상황에 대비할 예정”이라면서 “청원인이 염려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에 처음 시작된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높이고, 우리 사회의 배제·억압·차별·편견 속에 고통받아온 성소수자들이 모여 서로를 격려하는 공개 문화 행사다. 서울에서 열리는 퀴어 행사를 앞두고 주한미국대사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현수막을 걸었다. 지난해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국가인권위원회도 전날 서울 중구 나라키움 저동빌딩에 무지개 현수막을 걸었다.무지개 현수막(또는 깃발)은 미국 예술가 길버트 베이커가 만든 것으로, 베이커는 1978년 6월 25일 샌프란시스코 동성애자 자유의 날을 위해 8가지 색을 넣은 깃발을 디자인했다. 그의 디자인 의도에 따르면 분홍색은 성적 취향을, 빨간색은 생명, 주황색은 치유, 노란색은 햇빛, 초록색은 자연, 청록색은 예술, 쪽색은 화합, 보라색은 인간 정신을 뜻한다. 나중에 이 깃발은 분홍색과 쪽색을 빼고 청록색을 파란색으로 대체한 6가지 색의 무지개 깃발로 바뀌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은하선 “예수님은 페미니스트…워마드와 엮이는 것 역겹다”

    은하선 “예수님은 페미니스트…워마드와 엮이는 것 역겹다”

    섹스칼럼니스트 은하선씨가 ‘워마드 성체훼손 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언급되고 있는 데 대해 “성소수자 혐오하는 인간들과 엮이는 거 불쾌하고 역겹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은씨는 12일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비판은 의도가 분명할 때만 의미 있다”면서 “의미없이 내뱉는 욕은 의도조차 망친다”며 워마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은씨는 최근 워마드의 일부 이용자가 천주교 의식에서 사용하는 ‘성체’에 낙서하고 이를 불태우는 등의 행동을 사진으로 찍어 올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것과 관련, “어그로를 끌고 관심 받는 것 자체가 동력이 된다고 믿는 사람들, 미안하지만 의미도 의도도 없이 그저 텅빈 상태에서 받는 관심은 그 무엇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뭐든 억지로 만들어내서라도 관심 받고 싶어하는 방식,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은씨는 EBS ‘까칠남녀’에 출연하면서 여성주의적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으로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일으켰다. 은씨는 2016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십자가 모양으로 된 여성용 성기구 딜도를 올리며 “사랑의 주님”이라고 적어 논란이 됐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성체훼손 사건을 은씨 논란과 함께 연관지으며 페미니스트 전체를 종교를 모독하는 무리로 보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은씨는 자신이 천주교 모태신앙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난 십자가 딜도를 만들지도 구매하지도 사용하지도 않았다. 그 사진은 구글에서 쉽게 검색해서 찾을 수 있는 사진이다. 또 그 사진을 올릴 때는 어떠한 의도도 없었다”면서 “십자가 딜도가 신인가? 신성한 것과 성을 엮으면 신성모독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엮지 마라. 성소수자 혐오하는 인간들과 엮이는 거 불쾌하고 역겹다. 예수님은 페미니스트였으며 언제나 소수자들과 함께 하셨다”며 글을 맺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남충 비하·연대 거부… “도덕성 결여된 페미니즘”

    극단적 여성 우월주의자들 활동 美에 운영서버… 경찰수사 난항 성체 훼손 논란에 휩싸인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는 대표적인 ‘남성 혐오’ 사이트로 꼽힌다. 워마드 게시판에는 한국 남성을 벌레에 빗대 ‘한남충’으로 표현하는 등 남성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글이 수시로 올라온다. 지난 5월 홍익대 누드 크로키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이 처음 올라온 곳도 바로 워마드다. 워마드는 2015년 말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익명 사이트다. 성소수자, 노인, 아동 등 사회적 약자 남성에 대한 의견 차이 등으로 기존 회원들과 마찰이 빚어지자 아예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2016년 1월 포털 사이트 ‘다음’ 카페로 시작해 지난해 2월 별도의 사이트를 개설했다. 워마드 운영진은 ‘오직 여성 인권만을 위한 커뮤니티’라는 점을 표방하고 있다. ‘여혐 금지, 남성 멸시’를 사실상 표어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사회적 차별에 대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건전한 사이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페미니스트들은 “워마드는 도덕성이 결여된 페미니즘”이라고 규정짓기도 한다. 워마드는 생물학적 여성만 동지로 인정하고, 운동권·정치권 등 다른 집단과의 연대를 거부해 왔다.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혐오 표현 등을 거울처럼 되돌려 주는 ‘미러링’ 방식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과 남성에 대한 혐오를 표현해 왔다. 독립운동가인 안중근·윤봉길 의사를 한남충으로 비하하는가 하면 배우 김주혁, 가수 김종현 등 고인이 된 남성 연예인에 대해 거침 없는 조롱을 쏟아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남탕 몰카 사진, 고양이의 목을 졸라 학대하는 사진 등이 워마드에 게시됐을 때에는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호주의 한 회원은 워마드에 ‘호주 남자 아동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폭행했다’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올렸다가 호주 수사 당국에 체포됐다. 지금은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과 성체 훼손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워마드의 운영 서버가 미국에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모욕, 음란물 등 각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증거물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신속한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균형추 깨진 美사법부… 새 대법관에 ‘보수 엘리트’

    균형추 깨진 美사법부… 새 대법관에 ‘보수 엘리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새 연방대법관 후보로 보수 성향의 브렛 캐배너(53)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그에 대한 지명을 발표하면서 “법조계에서 그는 ‘판사의 판사’로 간주된다”며 “그의 동료 가운데 진정한 사상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흠잡을 곳 없는 명성과 뛰어넘을 수 없는 자질, 법 아래 평등한 정의에 대해 입증된 헌신을 갖췄다”면서 “뛰어난 법학자로, 보편적으로 가장 훌륭하고 날카로운 우리 시대 법률 마인드”라고 덧붙였다. 워싱턴DC 출신으로 메릴랜드에서 자란 캐배너 판사는 보수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엘리트 주류 법조인으로 공화당이 가장 선호하는 법조인 중 한 명이다. 예일대와 같은 대학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어머니도 주 법원 판사 출신의 법조인이었다. 2006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판사로 임용됐으며,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서 근무하며 정치 경험도 갖췄다.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조사한 케네디 스타 특별검사팀의 보고서 초안 작성 과정에도 참여했다. 그는 보수적 가치에 입각한 반향 있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았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전했다. 캐배너 판사는 상원 인준을 받으면 오는 31일부로 은퇴하는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의 자리를 잇게 된다. 대법관 지명자는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를 거쳐 상원 전체회의에서 의원 100명 가운데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재 공화당이 51석이어서 인준안 통과는 무난하다. 그가 연방대법원에 합류하면 대법원은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무게 추가 오른쪽으로 기울게 된다. 은퇴하는 케네디 대법관은 중도 보수 성향이지만 찬반 의견이 팽팽히 갈렸던 주요 사안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며 대법원의 균형추 역할을 해 왔다. CNN은 “이번 선택이 성소수자, 이민, 건강보험법 등 오바마 시대 진보주의자의 승리에 대한 보수주의자의 반발을 훨씬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법원에서 진보와 보수 대결이 더 격화하게 됐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그의 지명에 우려를 표하고 반대표를 던질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한 인준과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의회 협조를 당부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美 성소수자 축제서 벌어진 여성 간의 대 난투극

    美 성소수자 축제서 벌어진 여성 간의 대 난투극

    지난 27일(현지시각) 유튜브 채널 ‘Video Tribe’에 여성 간의 집단 난투 영상이 올라와 화제다.이 싸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 퍼레이드(SF Pride Parade)’ 현장에서 벌어졌다. 10여 명이 넘는 여성들이 서로 너나 할 것 없이 머리채를 잡고 구타를 일삼았다. 싸움은 한 장소에서 그치지 않고 길거리 퍼레이드를 진행하는 도중 계속해서 발생했다.싸움은 초대 가수의 발언이 직후 발생했다. 그녀의 발언이 무례하다는 측과 옹호하는 측이 서로 욕을 하며 몸싸움으로 번진 것. 싸움의 규모는 커졌고 여성 다수가 싸움에 동참하면서 난투극이 벌어졌다.경찰이 출동해 싸움을 말리고 나서야 난투극은 끝났다. 경찰 당국은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지만, 폭력행위에 대해선 누구도 체포하지 않았다고 한다.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매년 6월에 열리는 이른바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라 일컫는 성소수자들을 위한 행사로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권위 있는 행사다.올해도 1백만여 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석해 행사를 즐겼다.곽재순PD ssoon@seoul.co.kr
  • [단독] ‘82년생 김지영’ 가르치려던 교사에 악플… 도 넘은 혐오사회

    [단독] ‘82년생 김지영’ 가르치려던 교사에 악플… 도 넘은 혐오사회

    “수업 교재로 쓰겠다” SNS 글에 “피해망상 남혐책” 등 댓글 수백개 “신상 털어보자” 교사 실명 언급도 ‘예멘 난민 반대’ 국민청원 43만 성 소수자 혐오 논쟁도 불거져 전문가 “경제불평등·양극화 탓” 일각선 “근본적 인식 개선 시급”지난 21일 제주의 한 고교 국어교사 고모(30)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활용한 수업을 할 계획”이라는 글을 올렸다. 고씨는 해당 소설 40권이 찍힌 사진을 게시하고 “나도 이 책을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 영향을 학생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고 적었다. 조남주 작가가 2016년에 낸 이 소설은 딸을 둔 1982년생 김지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일상적 차별과 구조적 불평등 속에서 살고 있는 한국 여성의 보편적 삶을 다뤘다. 그러나 고씨의 글은 ‘고3 국어수업 대참사’라는 제목으로 여러 남성 커뮤니티 사이트에 순식간에 퍼졌고 수백개의 악의적 댓글이 달렸다. “피해망상 가득한 ‘남혐’ 책을 왜”, “당신의 멍청한 생각을 고3들에게 강요하지 마라” 등의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어느 학교 어떤 선생인지 털어 보자”며 신상 털기에 나서기도 했다. 26일 현재 제주도 교육청과 국민신문고에는 고 교사에 대한 항의 민원이 7건 접수됐다. 고씨는 결국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계정을 비공개 전환했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쏟아지는 비난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설을 접했을 때 어머니가 살아오며 겪었던 차별과 고통이 생각났다”면서 “이슈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에 대해 학생들과 토론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고씨는 특히 “이 책과 페미니즘에 거부감을 느끼던 학생들도 수업을 통해 자신이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걸 인식했다”고 말했다.고씨와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댓글 테러는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혐오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음을 방증한다. 최근 제주도에 도착한 예멘 난민에 대한 저주와 혐오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난민법 개정과 무사증입국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참여 인원이 2주 만에 43만명을 넘었다. 오는 주말에는 서울과 제주도에서 난민 반대 시위까지 열릴 예정이다. 성소수자를 둘러싼 혐오는 인터넷 공간을 넘어 정치 영역으로 침투했다. 박준배 김제시장 당선자는 선거 공보물에 ‘미풍양속을 해치는 동성애 반대’라는 내용을 실었다. 시민단체들은 “지역 주민의 인권을 보장할 책무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 해서는 안 될 혐오 표현”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 난민,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가 심각해진 주요 원인으로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 불평등을 꼽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불평등이 분노로 표출된다”면서 “한정된 자원을 놓고 극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여성 혐오, 이민자 혐오로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민주화 이전에는 반공주의를 통한 국가안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범죄나 재난 등에서 ‘나’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면서 “‘나’를 지킨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약자를 향한 혐오 발언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연세대 총여학생회 폐지 논란에서 보듯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은 약자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진다.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혐오의 발현 양태를 보면 처음에는 표현에서 머물지만 결국 행동으로 넘어간다”면서 “미국의 KKK단(인종차별주의적 극우비밀조직) 사례처럼 극단적 폭력이 일어나기 전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혐오에 대한 처벌규정 신설, 차별금지법 제정 등 제도적 해결책을 촉구한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이제는 국가가 개입할 시점”이라면서 “혐오를 조직적으로 하는 행위를 처벌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중탁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형법상 모욕죄가 있지만, 우리도 캐나다나 유럽처럼 더 강한 처벌로 나아갈지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법적 해결보다 인식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형완 소장은 “처벌을 강화하면 순교자를 양산할 수 있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교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구조적 측면에서는 가해자도 피해자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사회에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브라질에 성소수자 위한 전용 교도소 열었다

    브라질에 성소수자 위한 전용 교도소 열었다

    성소수자를 위한 전용 교도소가 브라질에 또 들어선다. 현지 언론은 "LGBT를 위한 교도소 1개동이 26일(현지시간) 마투그로수주 론도노폴리스에서 오픈한다"고 보도했다. LGBT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 등 4개 단어의 이니셜을 연결한 약자로 성소수자를 뜻한다. '다양성의 날개'라고 명명된 전용 교도소는 엘도사코레아라는 교도소 내 교정시설을 리모델링해 완공됐다. 교도소 측은 성소수자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리모델링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관계자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LGBT 정서에 맞추는 한편 성소수자의 가장 큰 관심사인 교도소 내 신체적 안전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그간 차별과 폭행 등의 위험에 노출됐던 성소수자들이 안전을 걱정하지 않게 됐다며 크게 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6일 공식 오픈과 함께 이 교도소에 수감될 성소수자는 모두 15명이다. 엘도사코레아라는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성소수자들이 우선적으로 배치된다. 하지만 앞으로 수감인원은 계속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마투그로수주는 주내 교도소의 성소수자를 특화된 시설로 옮겨 최대한 안전과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특화된 시설에 입소하기 위해선 본인의 명확한 의지가 확인되어야 한다. 마투그로수주의 법무인권부 고위 관계자는 "스스로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명확하게 밝힌 경우, 특화된 교도소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확인한 경우에만 입소가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소수자를 위한 전용 교도소 오픈으로 마투그로수주는 교도소 내 성소수자 인권 보호에서 선구자적 입지를 굳히게 됐다. 마투그로수주의 주도 쿠이아바에선 지난 2012년 성소수자를 위한 교도소가 문을 열었다. 브라질 최초의 성소수자 전용 교정시설이다. 이번에 문을 여는 교도소는 성소수자 전용 2호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