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성소수자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조세호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출구조사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63
  • 금태섭이 쏘아올린 ‘퀴어축제’ 논란…安 넘어 선거판 흔들까

    금태섭이 쏘아올린 ‘퀴어축제’ 논란…安 넘어 선거판 흔들까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야권 제3지대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퀴어축제’를 핵심 쟁점으로 끌어올렸다. 표면적으로는 서울에서 열리는 퀴어축제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확인한 정도지만, 최근 중도를 넘어 보수로의 외연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안 대표를 시험대에 세우는 치밀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지난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퀴어축제와 관련, “퀴어 발언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전제하며 “축제 장소는 도심 이외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 역시 소수자 차별에 누구보다 반대하고 이들을 배제하거나 거부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지금까지 광화문 퀴어 퍼레이드를 보면 신체 노출이나 성적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아동이나 청소년이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걸 걱정하는 시민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이날 발언은 지난 18일 금 전 의원과의 TV토론에서 언급됐던 퀴어축제 관련 입장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다. 안 대표는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금 전 의원의 질문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를 들며 “그곳은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남부 지역에서 (축제가) 열린다.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안 후보의 해명에도 ‘거부할 권리’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이라는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금 전 의원은 19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성소수자들이 1년에 한 번 축제하는 것을 ‘보통 사람’ 눈에 띄는 곳에서 하지 말라고 하면서, ‘안 볼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혐오·차별과 다른 말이 아니다”라며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장애가 있는 분들이 TV토론에 출연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보기에 불쾌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같은날 논평을 통해 “성소수자를 동등한 시민으로 보지 않는 안 대표의 인권감수성이 개탄스럽다”며 “성소수자 시민에 대한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고, 서울시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마치 선택인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해 각성하고 상처입은 성소수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성소수자 문제는 일부 종교나 보수진영에서 반감을 갖고 있어 선거철이 되면 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주제 중 하나다. 특히 민주당 계열에서 정치를 시작해 현재는 보수를 포함한 야권 거물급 정치인으로 성장한 안 대표에겐 이 문제가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중도를 기반으로 최근 보수 품기에 나선 안 대표 입장에선 정치적 판단을 내리기 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안 대표에 대해 “안 대표는 왼쪽에서 가운데로 이동한 중도좌파인데 최근에는 경계선을 넘나들며 중도우파로 마음이 바뀐 듯 하다”고 평가했다.한 야권 관계자는 20일 “토론에서는 정치 체급이 훨씬 높은 안 대표가 불리한 입장일 수 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금 전 의원이 퀴어축제 이슈를 던진 건 단순한 네거티브로 비춰지지 않으면서도 가장 민감한 고리를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안 대표가 퀴어축제를 외곽에서 열자고 답하기 보단 정치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당장은 퀴어축제 논란이 안 대표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향후 선거판 전체로 옮겨 붙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시대의 흐름이 변하는 만큼 포용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도 퀴어축제 개최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같은 자리에 있던 우상호 의원 역시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시장에 당선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검토해본 것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9일 논평을 내 “(서울시장) 후보들은 앞다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보호를 주장하지만, 성소수자는 예외라는 인식으로 어떻게 평등하고 차별없는 서울을 만들 수 있겠는가”라며 “박영선의 침묵과 안철수의 퀴어축제를 바라보는 인식은 평등한 서울을 꿈꾸는 성소수자들에게 또다시 억장이 무너지는 상처”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키스 편집한 SBS, 명백한 차별”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키스 편집한 SBS, 명백한 차별”

    성소수자 단체, 인권위에 진정 제기“시청자에게 동성애는 부적절하다 말한 것”아담 램버트도 “이중잣대” 비판 나서 성소수자 단체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면서 동성 간 키스 장면을 편집한 SBS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19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SBS가 설 특선 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면서 동성 간 키스 장면을 삭제·모자이크하는 등 임의로 편집한 것에 대해 인권위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SBS에서 방영된 ‘보헤미안 랩소디’에서는 극 중 주인공이 동성 애인과 키스를 하는 장면 2가지가 삭제됐고, 배경 속 남성 엑스트라 간 키스신은 모자이크 처리됐다. SBS 측은 해당 장면을 삭제한 데 대해 “동성애에 반대할 의도는 아니다”라면서도 “지상파로서 심의 규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또 방송 시간대가 가족 동반 시청률이 높아 15세 관람가였고, 신체 접촉 시간이 긴 장면은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체는 “해당 영화는 국내 개봉 당시 12세 관람가로 상영됐고 동성 간 키스 장면에 대해 논란이 된 바도 없다”며 “과도한 묘사를 지양해야 한다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서도 동성애를 다뤄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SBS의 임의 편집 행위는 시청자들에게 동성애는 부적절하다고 말한 것과 다름없는 명백한 차별행위”라고 주장했다. 또한 단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신청도 제기했다. 단체는 “방심위는 2015년 Jtbc의 여성 출연자 간 키스 장면 방영에 대해 법정제재 경고를 의결한 바 있다”며 “이번 사건은 당시 방심위의 차별적 처우를 바로잡지 않은 결과로 이뤄진 것이며 방송에서의 성소수자 차별을 분명히 하지 않은 한 유사 사례가 재발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SBS의 키스 장면 편집에 대해 밴드 퀸의 객원 보컬 아담 램버트도 비판했다. 램버트는 “그러면서도 그들은 퀸의 노래를 주저 없이 틀 것이다. 그 키스신에 노골적이거나 외설적인 점은 전혀 없다. 이중잣대는 정말로 존재한다”고 비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안철수 “퀴어축제는 도심밖에서”…일파만파 파장(종합)

    안철수 “퀴어축제는 도심밖에서”…일파만파 파장(종합)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9일 “퀴어 축제 장소는 도심 밖으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금태섭 예비후보와의 전날 TV 토론의 퀴어 축제 관련 발언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저 역시 소수자 차별에 누구보다 반대하고 이들을 배제하거나 거부할 권리는 누구한테도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광화문 퀴어 퍼레이드를 보면 신체 노출이나 성적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있었다”며 “성적 수위가 높은 축제가 도심에서 열리면 아동이나 청소년이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걸 걱정하는 시민들 의견도 있다. 그래서 미국 사례를 들어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전날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금 후보의 질문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예를 들며 “그곳은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남부 지역에서 열린다”며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와 관련,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성소수자를 동등한 시민으로 보지 않는 안철수 후보의 인권감수성이 개탄스럽다”며 “성소수자 시민에 대한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고, 서울시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마치 선택인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해 각성하고 상처입은 성소수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질타했다.안 후보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사례를 잘못 예로 들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 퀴어 축제 장소는 6월 샌프란시스코 시청 광장에서 열리고, 퍼레이드 도착지가 시청 광장이란 것이다. 시청 광장은 샌프란시스코 도심 한복판이다. 10월에 열리는 성소수자 축제는 시내 중심가가 아닌 시내 남쪽 카스트로 스트리트에서 열리나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성소수자 행사는 시청 광장에서 이루어진다. 한편 고 박원순 전 서울 시장은 2014년 미국 샌프란시코에서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최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으나 대만이 2019년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또 서울시민인권헌장에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명시하려 했으나 시민위원회의 반발 등으로 이도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권의식으로 새로운 서울을 만들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안 후보를 비판했다. 논평은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 “마치 서울 변두리 산동네가 보기 싫다던 박정희를 위해 극악무도한 철거바람을 강행했던 유신정권이 생각난다”면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도 꼬집었다. 박 후보는 지난 14일 차별금지법에 대해 “시대의 흐름이 변하는 만큼 포용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지만 퀴어 축제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하겠다고 나선 정치인들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안철수 “차별은 반대, 단 퀴어축제는 도심 밖이 적절”

    안철수 “차별은 반대, 단 퀴어축제는 도심 밖이 적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9일 성소수자를 위한 행사인 퀴어축제와 관련, “축제 장소는 도심 이외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저 역시 소수자 차별에 누구보다 반대하고 이들을 배제하거나 거부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집회 자유도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 다만 지금까지 광화문 퀴어 퍼레이드를 보면 신체 노출이나 성적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있었다”며 “그래서 성적 수위가 높은 축제가 도심에서 열리면 아동이나 청소년이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걸 걱정하는 시민들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전날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과의 첫 TV토론에서도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예를 들며 “그곳은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남부 지역에서 (축제가) 열린다”며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는 논평을 통해 “성소수자를 동등한 시민으로 보지 않는 안 대표의 인권감수성이 개탄스럽다”며 “성소수자 시민에 대한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고, 서울시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마치 선택인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해 각성하고 상처입은 성소수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안철수 “퀴어축제는 도심밖에서”…일파만파 파장

    안철수 “퀴어축제는 도심밖에서”…일파만파 파장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9일 “퀴어 축제 장소는 도심 밖으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금태섭 예비후보와의 전날 TV 토론의 퀴어 축제 관련 발언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저 역시 소수자 차별에 누구보다 반대하고 이들을 배제하거나 거부할 권리는 누구한테도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광화문 퀴어 퍼레이드를 보면 신체 노출이나 성적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있었다”며 “성적 수위가 높은 축제가 도심에서 열리면 아동이나 청소년이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걸 걱정하는 시민들 의견도 있다. 그래서 미국 사례를 들어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전날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금 후보의 질문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예를 들며 “그곳은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남부 지역에서 열린다”며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었다.이와 관련,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성소수자를 동등한 시민으로 보지 않는 안철수 후보의 인권감수성이 개탄스럽다”며 “성소수자 시민에 대한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고, 서울시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마치 선택인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해 각성하고 상처입은 성소수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사례를 잘못 예로 들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 퀴어 축제 장소는 6월 샌프란시스코 시청 광장에서 열리고, 퍼레이드 도착지가 시청 광장이란 것이다. 시청 광장은 샌프란시스코 도심 한복판이다. 10월에 열리는 성소수자 축제는 시내 중심가가 아닌 시내 남쪽 카스트로 스트리트에서 열리나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성소수자 행사는 시청 광장에서 이루어진다. 한편 고 박원순 전 서울 시장은 2014년 미국 샌프란시코에서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으나 대만이 2019년 우리보다 앞서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또 서울시민인권헌장에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명시하려 했으나 시민위원회의 반발 등으로 이도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동성 배우자 건보 피부양자 자격 달라”

    “동성 배우자 건보 피부양자 자격 달라”

    8개월간 피부양자 등록했다가 취소돼건보 “실수로 등록, 이성 배우자만 가능”변호인 “동성이란 이유로 취소는 부당”성소수자 부부가 동성이라는 이유로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당했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김용민(31)·소성욱(30)씨 부부는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법률대리인단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와 같은 동성 부부의 삶도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소송으로 권리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함께 생활한 김씨와 소씨는 2019년 5월 결혼했다. 소씨는 “우리는 부부이고 가족이다. 함께 장을 보고, 반찬을 함께 만들고, 밥을 같이 먹는다. 남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고, 김씨는 “피부양자 등록은 부부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 중 하나”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배우자가 생계를 책임지면 다른 배우자는 피부양자로 등록돼 건강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배우자와 부모, 조부모 등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직장가입자인 김씨는 공단으로부터 지난해 2월 11일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도 피부양자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지역가입자였던 소씨는 같은 달 26일 김씨의 배우자 자격으로 피부양자로 등록됐다. 그런데 이 일이 지난해 10월 말 언론에 보도된 직후 공단은 김씨에게 연락해 ‘실무자의 실수가 있었다’며 소씨의 피부양자 등록을 취소했다. 이후에는 지난 8개월 동안 피부양자로 등록돼 건보료를 내지 않은 소씨에게 지역가입자 건보료 부과 처분을 했다. 공단 관계자는 “현행 법체계가 동성 간 혼인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피부양자 인정 요건에 해당하는 배우자도 ‘이성’ 배우자를 가리킨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률대리인단 단장을 맡은 조숙현 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우리 법원은 민법상 혼인으로 인정되지 않는 관계일지라도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사실혼 배우자로서의 보호를 인정하고 있다”며 “단지 동성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부인한 것은 건강보험 피부양자 제도의 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금태섭 “10년간 한 게 뭐냐” 안철수 “정치개혁 의지 여전히 똑같다”

    금태섭 “10년간 한 게 뭐냐” 안철수 “정치개혁 의지 여전히 똑같다”

    琴 “이젠 새 사람이 도전해야 할 때 아닌가‘불출마’ 입장 바꾼 것에 대해 책임져야”安 “새정치 모호 얘기는 기득권 정치 논리시장 선거에서 패하면 대선도 소용없어” 琴 “시장이 되면 퀴어축제 나갈 생각 있나”安 “차별 반대하지만 거부할 권리도 존중”홍준표 “安, 결단력 돋보여… ‘안초딩’ 사과”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첫 TV토론에서 ‘새정치 10년’의 성과를 놓고 충돌했다. 금 전 의원이 “10년 동안 한 게 뭐냐”는 취지로 비판하자, 안 대표는 “금 전 의원이나 저나 같은 시기에 정치를 했다”고 받아넘겼다. 2017년 대선에서 TV토론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던 안 대표는 이날 주도권 토론 등은 무난하게 넘겼으나 자유토론에는 여전히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공은 금 전 의원이 날렸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는 2011년 새정치를 들고 나와 2012년 대선에 나섰고 그때 저도 상황실장으로 열심히 도왔다”며 “오히려 10년이 지났는데 한 단계 낮게 서울시장에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에게 반대하는 이들은 10년 동안 한 게 뭐냐고 한다. 이제 새로운 사람이 도전해야 할 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안 대표는 “금 전 의원이나 저나 같은 시기에 정치를 시작했다”고 받아친 뒤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초심과 의지는 여전히 굳고 똑같다는 걸 금 전 의원도 잘 알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새정치를 얘기할 때마다 ‘모호하다’는 얘기가 들려왔는데 그게 기득권 정치의 논리였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며 “편안한 환경에서 정치하는 데 새정치가 걸림돌이 되고 가시같이 여겨지니 막고자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 전 의원은 앞서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던 안 대표가 입장을 바꾼 것을 두고도 “정치인은 말과 글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격했고,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하면 대선도 소용없다는 생각에 제가 몸을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소수자를 위한 행사인 퀴어축제를 두고는 입장이 극명히 갈렸다. 금 전 의원이 “저는 의원 시절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했는데, 안 대표는 서울시장이 되면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안 대표는 “차별에는 당연히 반대하지만 퀴어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원하지 않는데 그걸 보게 되는 분들도 생긴다”며 “거부할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 19대 대선 토론회에서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갑철수’ 등의 발언으로 토론 실력에 대한 논란을 낳았던 안 대표는 이날도 금 전 의원의 공세가 이어지자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자유토론에서는 표정이나 손동작 등에서 어색한 모습들이 비춰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한마디로 안 대표는 손해만 본 토론이었다. 안 대표, 다시는 TV토론하지 마시라”고 비난했다. 반면 19대 대선 토론회에서 안 대표와 대결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지난 대선 때 토론하는 것 보고 ‘안초딩’이라고 놀렸던 것 정중히 사과드린다”면서 “결단력도 돋보이고 압축된 언어 사용능력은 대단한 진전”이라고 호평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금태섭 “퀴어 축제 나갈 생각 있냐”... 안철수 “거부할 권리도 존중해야”

    금태섭 “퀴어 축제 나갈 생각 있냐”... 안철수 “거부할 권리도 존중해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가 18일 제3지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첫 TV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두 후보는 서울시 ‘퀴어(성소수자) 퍼레이드’를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국회의원 시절 시청 앞에서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했다고 말한 금 후보는 “거기 가보면 정말 부끄럽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 대사들이 나와서 축제 분위기로 돌아다니는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한 명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에게 “제3지대에서 단일화한 후보가 (당선돼) 퀴어 퍼레이드에 서울시장으로서 나가는 것은 작지만 중요한 변화”라며 자신과 마찬가지로 “퀴어 축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이에 안 후보는 “차별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다. 개인들의 인권은 존중돼야 마땅하다”면서도 “그런데 또 자기의 인권뿐 아니라 타인의 인권도 굉장히 소중한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안 후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퀴어 축제를 예시로 들며, 그곳은 “본인이 (퍼레이드를) 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분들이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퀴어 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거긴 자원해서 보려고 오는 분도 계시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분들도 계시지 않나”라며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의 답변에 금 후보는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우리 사회가 차별 없는 사회로 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금 후보는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 아니라 제3지대에서 안 후보와 제가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것이 (성소수자처럼) 힘없는 분들, 목소리 없는 분들, 자기를 대변해주는 정당이 없다는 분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SBS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키스신 편집…아담 램버트 “이중잣대”

    SBS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키스신 편집…아담 램버트 “이중잣대”

    SBS가 설 연휴 영화로 방영한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동성 간 키스 장면을 편집하자 영국 록밴드 퀸의 객원 보컬 아담 램버트도 비판하고 나섰다. SBS는 지난 13일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를 그린 ‘보헤미안 랩소디’ 방송 중 동성 연인 짐 허튼과 입을 맞추는 장면 등을 편집해 논란이 일었다. 방송 이후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국내 인권단체들은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뿐만 아니라 성소수자로서의 그의 삶을 담은 전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동성 간 키스신을 삭제 또는 모자이크 처리한 것은 고인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모두를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성소수자 매거진 ‘아웃’(Out)도 16일(현지시간) 이 논란을 보도했다. ‘아웃’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그대로 보여주는 검열”이라고 지적한 인권단체 논평 내용 등을 전했다. ‘아웃’ 측이 기사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자 램버트는 “그러면서도 그들은 퀸의 노래를 주저 없이 틀 것이다. 그 키스신에 노골적이거나 외설적인 점은 전혀 없다. 이중잣대는 정말로 존재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가수인 램버트는 머큐리를 대신해 수년간 퀸의 객원 보컬로 투어에 참여해왔다. 지난해 초에는 원년 멤버 로저 테일러, 브라이언 메이와 내한 공연을 열었다. SBS는 지상파로서 심의 규정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방송 시간대가 가족 동반 시청률이 높아 15세 관람가였고, 신체 접촉 시간이 긴 장면은 편집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2010년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방영 당시에는 동성애 반대 단체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2015년 JTBC ‘선암여고 탐정단’은 여고생간의 키스 장면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인 경고를 받기도 했다. “청소년 대상 드라마에서 동성애를 소재로 다루면서 여고생 간의 키스 장면을 장시간 클로즈업해 방송한 것은 방송심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유에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들어가며

    2021년 신축년, ‘하얀 소의 해’가 본격적으로 밝았습니다. 예로부터 흰 소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졌습니다. 유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 연휴에는 고향 가는 길이 여의치 않지만, 천연두를 막아낸 백신이 소를 이용한 ‘우두법’에서 유래했듯이 올해는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지속된 ‘집콕’ 생활로 우울해진 독자 여러분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자 올해에도 단편소설 6편을 담아 봤습니다. 명절마다 고심해서 넣는 작품은 가족에 관한 소설입니다. 명절엔 그 어느 때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송지현 작가의 ‘오늘의 가족’은 외할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시골 장례식장에 모인 다양한 가족·친지들과의 옛 추억을 담았습니다. 미주는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전화를 받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빈소에 늦게 도착합니다. 평소에는 보기 어렵던,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이모들과 사촌 형제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는 친한 사촌도, 얄미운 사촌도 있습니다. 한기가 느껴지는 입관식, 장례를 치른 뒤 모여 앉아 치는 고스톱 등 요즘엔 사라져 가는 듯한 정겨운 풍경에서 정을 느낍니다. 명절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공부 잘하니?” “직장은 구하고 있니?” “결혼은 언제 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죠. 김세희 작가의 ‘프리랜서의 자부심’은 직업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입니다.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앞둔 민용은 진취적이고 본인의 일을 사랑하는 여성입니다. 엄마는 민용이 좋은 대학을 나오고도 프리랜서로 일하는 현실이 못마땅합니다. 거대 조직에 속하지 않아도 충분히 자아성찰과 발전을 할 수 있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민용의 생각을 공유해 봅니다. 김병운 작가의 ‘한밤에 두고 온 것’은 성소수자인 연극배우의 삶과 고민을 담았습니다. ‘나’는 부업으로 하던 희곡 낭독 수업에서 만난 곱창집 여주인으로부터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앞에서 아들인 것처럼 연기해 달라는 부탁을 듣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친구 앞에서 남들처럼 잘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절실함과 묘한 질투감, 과거 사연이 드러나면서 소설에 흠뻑 빠져든 우리들의 밤도 깊어집니다. 편혜영 작가의 ‘미래의 끝’은 열 살 소녀의 눈으로 본, 어린 시절 ‘보험 아줌마’에 얽힌 추억 이야기입니다. ‘아모레 언니’(화장품 외판원)와 ‘동방생명 아줌마’(보험 설계사)는 인터넷과 온라인 쇼핑이 없던 1980년대 유년기를 보냈던 이들의 추억을 자극합니다. 대학 문턱에 가보지 못한 엄마는 한참 어린 딸의 대학 학비가 무료라는 말을 듣고 보험에 가입합니다. 외로운 소녀에게 정기적으로 집에 찾아오는 동방생명 아줌마는 가족이나 친구처럼 다정다감합니다. 하지만 집안에 닥친 갑작스런 사건으로 ‘미래’를 포기해야 하는 장면엔 안타까움이 가득합니다. 위수정 작가의 ‘은의 세계’와 임선우 작가의 ‘여름은 물빛처럼’은 현재 코로나19를 배경으로 해 신선한 매력이 있습니다. ‘은의 세계’는 신혼부부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도, 신혼여행도 하지 못하게 된 남편 지환이 코로나19로 일터를 잃게 된 처제에게 청소 서비스를 맡기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아내와 처제의 관계, 죽은 아내의 오빠에 대한 사연 등이 드러나면서 모호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여름은 물빛처럼’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영화관 여성 직원의 이야기지만, 사람이 나무로 변해 버린다는 독특한 상상력이 흥미롭습니다. 여자친구 선영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은 남자 ‘산’이 선영이 사는 집에 찾아왔지만, 선영은 한 달 전에 계약만료로 나가고 룸메이트였던 ‘나’만 집에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산은 발이 바닥에 붙어 뿌리를 내린 나무가 돼 집에서 나갈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산과 함께 지내는 나의 심경 변화를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과거와 현재, 가족과 친구, 현실과 상상이 두루 어우러진 소설과 함께 신선한 즐거움과 포근한 정감 가득한 설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주민번호도, 화장실도, 취업도… 트랜스젠더에겐 차별이 일상

    주민번호도, 화장실도, 취업도… 트랜스젠더에겐 차별이 일상

    86% “법적 ‘성별 정정’ 시도하지 않았다”비용·法 절차·건강 부담에 성 전환 어려워남성·여성다움 강요에 구직활동 포기도주민번호 임의화·정정 요건 완화 등 필요“산부인과나 정형외과 진료를 받으러 가면 ‘주민등록번호가 남자분인데 왜 오셨나요’라는 질문을 받아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옷이 마음에 안 들어 환불받고 싶다고 전화하면 남자 목소리라며 주문한 당사자를 바꾸라고 하죠.” 김겨울(28)씨에겐 차별이 일상이다. 10살 때부터 자신의 여성성을 알았고 4년 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그는 숱한 차별과 혐오를 맞닥뜨려야 했다. 직장도 갖기 어려웠다. 성소수자 권익을 옹호하는 단체인 트랜스해방전선에서 활동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법적으로 성별 정정을 해 주민번호를 바꾸지 않으면 면접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면서 적지 않은 트랜스젠더가 유흥업소 등 음지에서 일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트랜스젠더가 겪는 차별과 혐오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트랜스젠더 591명을 대상으로 가족생활, 학교, 고용, 군대, 건강 등 9개 분야의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숙명여대 산학연구단이 연구용역을 맡은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진행된 트랜스젠더 연구 가운데 조사 대상이 가장 많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랜스젠더의 65.3%는 지난 1년간 성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을 경험했다고 대답했다. 법적으로 성별을 정정한 응답자는 8%에 그쳤다. 86%의 트랜스젠더는 의료비용, 법적 절차, 건강 부담 등의 이유 때문에 성전환 수술이 전제된 법적 성별 정정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구직 경험이 있는 트랜스젠더 469명 가운데 57.1%는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구직을 포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과정에서 외모가 남자 또는 여자답지 못하고(48.2%), 주민등록번호에 제시된 성별과 성별표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37.0%)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직장에서는 화장실과 탈의실처럼 남녀가 구분된 공간(26.9%)을 이용하거나 남녀 구분이 확실한 복장(14.1%)을 강요받을 때, 출장과 워크숍에 갔을 때 성별로 숙소를 배정받을 때(10.9%) 곤란함을 겪고 있었다. 트랜스젠더의 건강실태도 우려스러운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57.1%가 우울증으로, 24.4%는 공황장애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22.3%는 가족 등으로부터 성적 지향을 강제로 바꾸도록 유도하는 전환치료를 권유받은 적이 있었으며 11.5%는 실제 이런 종류의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국내 트랜스젠더가 삶의 여러 영역에서 심각한 혐오와 차별을 경험하고 있지만 정책적 지원은 매우 부족하다”며 “차별금지법 제정, 주민등록번호 임의번호화, 성별 정정 요건 완화, 성중립 화장실 확대 등을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정치권 성폭력은 구조적 문제 세상 바꿀 ‘투철함’으로 맞선다”

    “정치권 성폭력은 구조적 문제 세상 바꿀 ‘투철함’으로 맞선다”

    가해자 낮은 형량에 피해자 더 고통정당의 늦은 진상조사와 반성도 문제4월 재보궐선거는 ‘성평등 선거’ 돼야“‘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성폭력 피해를 입은 수많은 여성이 고통을 속으로만 삭이지 않았습니다. 여성들은 성폭력·성차별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문제라고 계속 지적해 왔어요. 그 흐름 속에서 신지예라는 개인도, 장혜영이라는 국회의원도 피해를 당당히 밝히며, 성폭력이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고 얘기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젊은 여성들의 ‘미투’ 움직임을 ‘투철함’으로 설명했다. 이전과는 다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야망’을 넘어 의무에 가까운 ‘투철함’이라는 것이다. 신 대표는 그 ‘투철함’으로 2018년 6월 서울시장 선거에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표방하며 출마한 이래 여성 정치인으로서 행보를 이어 왔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라는 단체를 만들어 진상 규명 및 여성 정치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 대표 본인도 정치권 성폭력 피해자다. 지난해 2월 그는 당시 녹색당의 여권 비례위성정당 참여 논란 와중에 같은 당 당직자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열린 1심 재판에서 가해자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가해자 측과 검찰 모두 항소했다. 신 대표는 낮은 형량과 함께 녹색당의 늦은 반성문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제도 개선, 안전망 구축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일이라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도 될 이야기예요.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제대로 해결되려면 내부에서 조사하고 기록해 처벌하는 게 우선이죠. 당에 진상 조사를 요구했는데, 아직도 안 이뤄졌어요. 같은 맥락에서 박 전 시장 사건도 피해자의 피해 호소를 묵인하거나 2차 가해를 한 혐의가 있는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등 전·현직 비서실장, 젠더 특보 등을 감사해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여넷은 지난달 29일 감사원에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 불법 명의변경 및 공금유용 실태에 대해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신 대표는 4월 재보궐선거가 성평등을 실현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귀책사유가 있는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한다는 게 신 대표의 주장이다. “여성의 정치적 열망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게 아쉬워요. 여성,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세입자, 동물 등을 대변할 시민연합후보가 필요해요. 직접 출마하는 방법을 포함해 어떤 식으로든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신지예 “서울시장 선거에 소외된 다수 대표 시민후보 나와야”

    신지예 “서울시장 선거에 소외된 다수 대표 시민후보 나와야”

    2018년 6월 서울시장 선거에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슬로건으로 당찬 출사표를 던졌던 여성 정치인.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그렇게 사람들 기억에 박혀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갑에 무소속으로 출마, 3위를 차지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한여넷)라는 단체를 만들어 피해자 지원 및 여성 정치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수면 위로 올랐을 때 누구보다 빨리 ‘장 의원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고 지지했다. 행동하는 정당인, 정치인, 활동가로 ‘살아 있는’ 신 대표를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요즘 어떻게 지냈나. “한꺼번에 많은 일이 돌아가서 정신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성폭력 사건 1심이 끝났고, 피의자와 검사가 모두 항소해 2심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맡으면서 그 안에서 정치 세력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다. 정치권 성폭력 사건이 계속 터지는데 예방도 중요하지만, 사후 우리 사회가 이를 제대로 처벌하느냐 또한 중요하다.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사건 관련해서는 진상 규명 활동 및 공론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성신문 젠더폴리틱스연구소에서 매주 글을 쓰며 여성 재산권 보장을 위한 특별법 제정 관련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정치권 성폭력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가장 최근엔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 정의당의 조처를 어떻게 봤나. “정의당이 기존에 조직이 보여주지 못했던 ‘공동체적 해결’을 시민들에게 인식시켜줬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피해자가 그곳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사건에 대해 다른 구성원들도 2차 가해를 하지 않고 더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조적 해결에 천착하는 것이 필요한데,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사건 해결을 맡은 배복주 부대표의 강단 있는 결정, 장혜영 의원의 용기가 시작을 잘 열어줬다. 다음 몫은 정의당 당원들의 힘에 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장 의원에 대한 지지 발언을 올렸다. “작년 2월 같은 당 당직자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사건 직후 바로 고소했고, 조사를 받았다. 이후 21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왜 녹색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지 설명해야 했다. 정치인은 국민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하고 피해를 받는 게 아니라 피해당한 사람을 구제하고 도와줘야 하는 존재다. 그런 사람이 ‘내가 피해자’라고 나서면서 출마하는 걸, 유권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 됐다. 이번에 장 의원을 보면서 그때 생각이 떠올랐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밝힐 때 주홍글씨가 될까 봐 두렵다. 그런데 장 의원은 용감하게 자기 목소리를 냈다. 이게 윗세대들이랑 다른 지점이다. 수많은 여성이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에 고통을 속으로 삭이지 않고, 이것이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정치적 문제라고 밝히며 사건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신지예라는 개인도, 장혜영이라는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젊은 여성들은 완전히 다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야망’을 넘어, ‘투철함’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인 사건으로 넘어가 보자. 지난달 부산지법에서 나온 1심 판결에서 피의자는 준강간치상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치상 혐의를 인정한 재판부에 감사드리지만 죄질에 비해 형량이 낮다고 생각한다. 상해 정도가 미미하다는 것과 가해자가 반성한다는 점, 가해자 가족들이 쓴 탄원서 등을 감경 요인으로 꼽았다. 가해자의 어린 딸도 탄원서를 썼는데, 그 사실 자체로 가슴 아팠다. 또 다른 폭력 아닌가. 가해자 측 변호인은 내가 약속된 한 행사에 축사를 하러 참석한 것을 근거로 ‘상해가 미비하다’고 주장한다. 상해가 심했으면 축사를 할 수 있었겠느냐는 논리다. 그렇다면 성폭력 피해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해진 업무를 다 취소하고 집안에 틀어박혀야만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성폭력 피해를 입고도 아픈 몸과 마음을 이끌고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여성들이 부지기수다. 전형적인 피해자다움 요구다. 이것이 반성하는 가해자의 태도인지 묻고 싶다.” -사건 발생 1년 만에 나온 녹색당의 입장문에 대해 SNS에 쓴 글을 봤다. 진상조사단을 꾸려 달라는 요청에 수개월 묵묵부답하다 이제 와 안전망 구축과 제도개선 교육을 얘기한다는 내용이었다.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이후 서울시가 내놓은 입장도 ‘시스템 정비’였다. 그러나 제도 개선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도 될 이야기다.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려면 제도 개선뿐 아니라 처벌이 필수적이다. 내부에서 제대로 조사하고 기록해야 한다. 녹색당도 그걸 제대로 하지 않고 사건의 맥락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았다. 성폭력 사건은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였다. 당시 녹색당에 비례위성정당을 준비하는 집단이 있었다. 나는 당 공동 운영위원장임에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당내 가부장 권력을 중심으로 한 모든 논의에서 일방적으로 배제됐다. 나는 ‘녹색당’ 차원의 선거 준비를 제안했으나 오히려 ‘신지예 때문에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 시작됐다. 이 상황에서 가해자는 나에 대한 허위 소문을 없애는데 도움을 주겠다며 유인해 성폭력을 저질렀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성폭력이 벌어진 게 아니라 위성정당 합류의 흐름 속에서 당 내부에서 자행됐던 마녀사냥의 끝이 성폭력이었다. 한국 위성정당의 흐름, 특히 비례대표 후보 공천 등이 매우 가부장적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가부장적 정치가 개인에게는 성폭력이라는 사건으로 발생한 것이다. 사건 이후 당에 진상조사단을 만들 것을 요구했는데, 아직까지도 꾸려지지 않았다. 작년 3월, 당이 위성정당 참여 결정을 내릴 때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했다.”신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 두발자유화운동을 하며 ‘한국청소년모임’이라는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다. 이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대안학교(하자작업장학교)에 입학했다.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 정당활동과 세 번의 선거에 출마(2016년 총선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2018년 서울시장 선거, 2020년 총선 서울 서대문갑)했다. 그가 끊임없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서는 이유와 동력이 궁금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두발자유화운동에 나섰나. 당시 많은 중·고등학생이 두발 제한 규정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어도 선생님한테 반항하는 것 이상의 용기를 내는 일은 드물었다. “‘중2병’이었던 것 같다.(웃음) 세상에 반항하고 싶고,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았다. 학교는 ‘늙은 아버지’ 같았다. 선생님 중에 왜 두발단속을 해야 하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파마, 염색을 하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헌법에 ‘모두에게 신체의 자유가 있다’고 써놓고 학교는 그걸 왜 안 지키는지 얘기해주지 않았다. 당시 막 생겨난 ‘다음 아고라’에 이런 얘기를 올리면 “학생은 공부나 할 것이지” 같은 답을 들었다. 화가 났고, 많이 분노했다.” -왜 정치를 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정치를 할 거라고 생각 못했고, 정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지 않는 편이었다. 두발자유화운동을 하면서 정당에 일찍 발을 들였는데, 당시 치고받고 싸우는 어른들을 보면서 ‘저렇게는 세상을 바꿀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대안학교에 가고, 사회적 기업·시민단체 회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라 이윤 창출이 제1 목표더라. 시민단체에서는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월세 8만원짜리 쪽방촌에 들어가 어르신들과 함께 사는 프로젝트를 했다. 그런데 재개발, 재건축 바람이 불며 망원동이 갑자기 ‘망리단길’이 되었다. 여든, 아흔 되는 어르신들이 쫓겨났다. 3평짜리 방에서 할머니들이 이웃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게 큰 꿈도 아닌데 그걸 사회는 못 지켜보는구나, 결국은 법과 정치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 보면서 탈핵, 기후 생태에 대한 정치적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여겼고, 전원 추첨제 대의원 제도를 가진 녹색당이 민주주의적 권력 분배에 관심이 많은 정당 같아 2012년 가입했다. 당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2015년이다.” -신지예 하면 사람들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슬로건을 기억할 것이다. “부끄럽지만 당시 나올 사람이 없었다. 서울시당 위원장이었는데, 후보자를 못 만들어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페미니스트’라는 슬로건에 부담감은 없었다. 사회적 기업이나 대안학교처럼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분들과 일하며 ‘온실 속 화초’처럼 산 것인지, 포스터 훼손 등 구체적 공격이 현실에서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를 돌아본다면. “여성의 정치적 열망을 구체적으로 권력화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8만 표를 얻었는데, 그 사람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정치지형이 만들어졌느냐, 미래를 같이 그릴 수 있는 정치적 동료 혹은 느슨한 형태의 연대체라도 만들어졌느냐는 점에서 많이 부족했다. 페미니즘 정치라는 게 의회에 더 많은 여성을 보내는 것, 질적인 능력을 높이는 것 등 많은 게 있겠지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정치적 조직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한데 그걸 못했다. 그러나 페미니즘을 중심으로 한 사회가 필요하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이 8만 명 이상이라는 걸 확인한 건 나에게도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였다.” -2016년 20대 총선부터 2018년 서울시장 선거, 2020년 총선까지 세 번의 선거를 치렀다. 힘들지 않았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 어려운 세상이다. 옛날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고 은퇴해 노후를 즐긴다는 삶의 노선이 더 이상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길이 됐다. 한국에서 살 방법은 ‘영끌’해서 주식투자하고 부동산 투자해서 시세 차익 노리고, 연봉 높이는 것이다. 여기서도 여성은 유리천장 때문에 더 어렵다. 정치가 아직까지도 굉장히 구리고, 재미없는 영역이긴 해도 바꿔낼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기술보다 빠르게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해 계속 하고 있다. 하다 하다 안 되면 어쩔 수 없고.”-한여넷 얘기를 해보자.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 이후 발족한 것으로 안다.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활동을 하나.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긴급회의를 했다. 단체를 만들어 반복되는 정치권 성폭력을 막고, 해결책을 내놓고, 더 많은 여성이 정치적인 존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자는데 뜻이 모였다. 녹색당에서 활동했던 사람, 선거 때 활동했던 분들, 여성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박 전 시장 사건 직권조사 결과에 아쉬움을 많이 토로했다. “인권위 결과에 매우 박한 평을 주고 싶다. 예전에 서울대 신 교수 사건(1993년) 때 성희롱·성추행에 관한 얘기가 나와 어떤 것이 성희롱인지 명징하게 밝혔는데, 최영애 인권위원장이 쓴 보고서와 수십 년 전에 나온 보고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낀다. 2021년 다운 보고서라면 더 나아가 2차 가해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피해자한테 2차 가해를 하거나 묵인해온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포함한 전·현직 비서실장, 젠더특보, 오성규, 김민웅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또한 피해자에게 박 전 시장이 서울대병원에 처방전을 갖고 가 약을 타오라고 한 의료법 위반 의혹,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이용해 개인적 용도로 물품을 구매하도록 지시한 부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한여넷에서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제출했다.” -4월 재보궐은 성평등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달 15일 ‘줌’(ZOOM)으로 ‘미투선거 시국회의’를 열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정치적 전망을 내부에서부터 만들어나가자는 취지로 각계각층의 사람을 초대해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130명 정도는 두 시간 반 내내 참석해 여성들의 의지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오는 10일 저녁 8시30분 2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 -재보궐선거가 성평등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출마할 계획은 없나. “시민연합후보를 내자는 제안을 금태섭 후보와 권수정 정의당 후보께 제안했었다. 금 후보께는 시민연합선거의 판을 만들자고 제안 드렸다. 여성뿐 아니라 성소수자, 동물, 장애인, 세입자, 자영업자, 노동자, 노인 등을 대변할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 선거 이후에는 새로운 정치의 판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숙고 끝에 거절하시더라. (금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의지를 밝혔고, 정의당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무공천 결정을 내렸다.) 아직 시간은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에서 조금이라도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후보들 정책을 보면 미래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적은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는 강을 메워 주택을 짓겠다고 하는데 후대에 죄를 짓는 범죄다. 박영선 후보는 ‘콤팩트 시티’의 개념을 잘못 차용해 갖고 왔다. 서울은 이미 ‘메가 시티’인데 이 도시를 어떻게 더 밀집시킨다는 건지 모르겠다.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도 개발을 외치고 있는데, 서울을 끝없이 개발하는 정책으로는 한국 사회의 산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서울 집중의 문제는 결국 일자리, 부의 재분배, 풀뿌리 민주주의, 낮은 에너지 자립도 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50년 후, 100년 후를 바라보고 큰 비전 아래 도시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성평등도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생태도시, 빈틈없는 사회 안전망을 갖춘 돌봄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을 지키며 살기 쉽지 않다.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으며 사는가. “요즘에는 기를 모아 SNS에 글을 쓰고, 마이크를 들고 기자회견을 한다.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데 나는 ‘무엇이 문제인지 말하고 설득하면서’ 분노가 삭여지는 것 같다. 또래 여성들로부터 큰 힘을 받는다. ‘2030’ 여성들은 무슨 일이 터지면 자기 일처럼 분노하고, 댓글이라도 달면서 움직인다. ‘나 혼자만 고군분투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느낄 때 버틸 수 있다. 현 민주당 집권 세력, ‘586’도 운동하던 시절의 그 자신만만한 열망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정권을 창출하고, 180석이라고 하는 유례없는 의석을 만들어냈다. 페미니스트라고 그러면 안 될까. 페미니스트들이 ‘나라 한 번 뒤집어 봐’하는 작정으로 일상 속 실천과 사회적 싸움을 계속해나가며 느슨하고도 너른 정치적 연대체를 꾸린다면 10년 안에는 결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10년 안에 결실’이라는 건? “평등한 한국을 만들 진정한 페미니스트 정권창출이다.”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여기는 남미] “성 소수자에 취업 및 화장실 선택권 보장” 브라질 입법 추진

    [여기는 남미] “성 소수자에 취업 및 화장실 선택권 보장” 브라질 입법 추진

    트랜스젠더의 민간기업 취업을 보장하는 제도의 도입이 브라질에서 추진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 출신인 브라질 하원의원 알레산드르 파질랴는 최근 민간기업에 트랜스젠더의 고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파질랴 의원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회로 나오는 트랜스젠더가 취업을 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들다"면서 법안을 냈다. 그의 법안이 수정 없이 통과된다면 앞으로 브라질에서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거나 정부조달 계약을 맺는 기업 중 종업원이 100명 이상인 기업은 트랜스젠더를 의무 고용해야 한다. 법안은 트랜스젠더 고용 비율을 전체의 최소 3%로 규정했다. 종업원 100명이라면 적어도 3명은 트랜스젠더이어야 한다. 이렇게 고용된 트랜스젠더에겐 특수성을 고려한 다양한 혜택도 주어진다. 우선 트랜스젠더는 자신이 원하는 이름으로 호칭될 권리를 보장받는다. 남자에서 여자로 성을 전환했지만 아직 법률상 남자이름을 갖고 있는 경우 트랜스젠더 종업원은 법률적 남자이름이 아니라 자시인 선택한 여자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 화장실 선택권도 보장된다. 기업은 남자에서 여자가 된 트랜스젠더에게 여자화장실 사용을 금지할 수 없다. 파질랴 의원은 법안을 발의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근절하고 트랜스젠더에게 반복되는 불행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법 제정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 트랜스젠더는 어릴 때 집에서 쫓겨난다"면서 "기본적인 교육도 받지 못하고 사회로 나오는 트랜스젠더 대부분은 섹스산업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제도적으로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안에 대해 브라질 성소수자(LGBT)협회는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브라질 LGBT협회장 심미 라라트는 "브라질의 성소수자 수를 볼 때 트랜스젠더를 위해 3% 쿼터는 최소한의 일자리 보장 장치"라면서 "보수 쪽의 반대가 극심하겠지만 투쟁을 통해 반드시 법률 제정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리뷰] 관계와 소통에 대한 시선…연극 ‘비프’가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

    [리뷰] 관계와 소통에 대한 시선…연극 ‘비프’가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

    교외에 있는 한 국제고등학교, 열심히 자습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여느 학교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방학을 맞아 많은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간 뒤 학교에는 잔류를 희망한 학생들만 남아 선생님들과 특별 수업과 자습에 집중한다. 얼핏 조용하고 평범해 보이는 시작이지만 곧 무대 위 공간과 시간은 서로 부딪히고 얽히며 틈을 넓혀간다. 지난달 15일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개막한 연극 ‘비프(Beep)’는 한 국제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선생님과 학생들의 관계를 조명한다. 학교에서 방학을 보내는 학생들은 연극반 선생님과 공연을 준비하는데, 이들이 올리기로 한 작품은 ‘리처드 맥비프(Richard Mcbeef)’다. 바로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인 조승희가 대학시절 쓴 극본이다. 불안과 분노로 혼란을 겪는 극 중 인물들처럼 학생들은 저마다 정체성을 찾아가는 아픈 시간을 겪는다. 마치 연극과 현실이 뒤섞인 듯 어떤 모습이 진짜인지 헷갈릴 만큼 극 중 세 인물과 학교 안 세 학생의 관계가 얽혔다. 연극반 교사인 동우는 혼란을 겪는 학생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선생님에게 꼭 이야기해야 한다”며 소통을 강조한다. 이때 학생 중 유진이 “급할 때 ‘맥비프’라는 신호를 보내자”고 제안했고 선생님은 언제든 알아들을 준비가 된 것처럼 화답했다. 그러나 동우에겐 학생들의 담임이자 동료교사인 영준과도 소통도 쉽지 않다. 이렇듯 평범해 보였던 교사와 학생들의 모습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물론 각자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조차 뒤엉켜 갈수록 복잡해진다. 과연 ‘맥비프’ 신호를 알아들을 수 있는지, 그 신호는 무엇을 뜻하는지도 작품이 끝날 때까지 긴장하며 묻게 된다. 몰입도를 키우는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비프’는 과연 진정한 소통이란 무엇일지부터 각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프레임은 과연 정당한 것인지 생각할 거리가 매우 많은 작품이다.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총기사건의 가해자와 그의 작품이 소재로 등장한 것에 눈살을 찌푸리는 관객들도 있겠지만 이 작품이 던지는 수많은 고민에 비하면 오히려 소재에 대한 논란은 미시적인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다문화, 성소수자처럼 서로 생각이 크게 다를 수 있는 주제부터 가족과 친구, 연인, 사제지간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관계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돌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선과 관점에 따라 작품의 결말을 이해하는 것도 달라질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비프’의 포스터에 담긴 학교 앰블럼에는 평등과 존중, 소통을 뜻하는 라틴어 에쿠움, 프레티움, 코무니카티움과 함께 동등한 무게를 지닌 저울이 가운데 있다. 극에서 다뤄지는 관계들에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된 이 세 가지가 극장 밖 우리에게도 반드시 중요한 가치라는 점은 작품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는 달리 매우 분명하게 다가온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우리 곁 ‘괴물’들은 홀로 태어나지 않는다

    우리 곁 ‘괴물’들은 홀로 태어나지 않는다

    촉법소년·성착취물·인공지능…논쟁적인 주제들 담은 소설집파편화된 인간성의 민낯 그려충격 반전에 영화 보는 듯 생생지난달 의정부 경전철에서 중학생들이 노인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가해자들이 만 13세로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 미성년자)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갈수록 늘어나는 소년범죄를 예방하려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 개설된 단체 채팅방에서 불법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의 존재는 더 큰 충격을 줬다. 최근엔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여성·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조장하고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 AI 기술 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우리 사회에서 논쟁적 주제인 촉법소년, 성착취, AI가 독보적 작품 세계를 가진 작가 아홉 명에게서 소설로 태어났다. ‘낯익은 괴물들’은 이들 문제가 일상에서 촉발하는 이야기를 다채로운 서사로 펼친다.‘시골악귀’(김종광 작가)와 ‘테임’(김이설 작가)은 촉법소년 문제에 질문을 던진다. ‘시골악귀’에선 시골 마을에서 절도와 성폭행을 일삼아 소년원에 들어간 강수의 행각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청소년이 더 악귀다. 어른이고 청소년이고 본성이 문제다. 세 살 본성 여든 살까지 간다”(25쪽)는 성폭행 피해자의 독백은 ‘어린 나이가 면죄부가 될 수 있냐’는 정당한 문제 제기를 대변한다. 강수의 악마성에는 가정불화가 한몫했음을, 그를 단죄하는 주체도 결국 부모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암시한다. ‘테임’의 주인공 지훈은 사이코패스 소년 태현과 어울리다 충동 조절에 실패하고 파국을 맞는다. 정신을 차린 지훈이 문득 떠올린 생각은 ‘열네 번째 생일이 일주일 뒤였다’(70쪽)는 것이다. 어리지만 악하게 변모하는 그들은 과연 누구인지 물으면서 우리 아들딸들도 언제든 환경에 따라 괴물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천국의 낮’(주원규 작가)은 마치 n번방 사건을 밀착 취재한 듯 온라인상에서 은밀히 자행되는 성착취의 참혹한 현장을 날것 그대로 그려 낸다. 여고생 ‘미’는 악마와도 같은 ‘구’에게 성착취를 당하지만, 결국 유일한 혈육인 아빠에게도 외면받아 혼자 남겨진다. 끔찍하고 암울한 성착취의 공범은 이를 은밀히 즐겨 온 대중과 주변의 무관심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AI와 함께할 우리 미래가 과연 진보인가 퇴보인가. ‘헤어지는 중’(김희진 작가)은 결혼 생활에 활력을 주려고 구매한 AI 애견로봇 ‘로이’를 두고 드러난 관계와 감정의 변화, 갈등을 이야기한다. 소설들은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다. 반전의 등장도 만만치 않은 충격이다. 단편소설 특유의 여운과 서사적 재미도 갖췄다. 모종의 두려움을 주는 ‘괴물’을 통해 공통적으로 현대 문명사회가 가져온 소외와 박탈감, 파편화된 인간성의 민낯을 그려 냈다. ‘열다섯 살이 지난 뒤에도’(서유미 작가) 말미의 ‘매번 새롭게 고통스럽다는 게 삶의 숨겨진 비밀이겠지’(104쪽)라는 대목은 이 같은 실존이 가져온 후유증은 시간이 지나도 치유하기 힘들다는 점을 의미한다.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고통스럽게 사는 현실에서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n번방 방지법’ 도입을 놓고 홍역을 치른 우리 사회가 곱씹어 볼 대목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법원 “軍 동성 성추행 수사만으론 성소수자 사찰 아냐”

    장병들의 동성 간 성추행 혐의를 수사한 군사 당국의 정보를 공개하라며 군인권센터가 행정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박형순)는 군인권센터가 “정보공개를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군사안보지원사령관을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육군 중앙수사단은 2017년 1~4월 군 내부 장병들의 동성 간 성추행 혐의를 수사했다. 이후 군인권센터는 2019년 10월 수사와 관련해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자료를 공개하라고 청구했다가 비공개 결정을 통보받고 행정소송을 냈다. 군인권센터는 “이 사건은 수사가 끝나 정보가 공개돼도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수사는 육군 참모총장이 성소수자 장병을 위법·부당하게 색출하려는 것으로, 불법성과 부당성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군인권센터가 공개 청구한 정보는 범죄의 예방·수사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성소수자 색출 수사’ 주장과 관련해서는 “이 사건 수사는 군형법이 금지하는 성적 행위를 한 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만을 이유로 범죄 혐의와 무관하게 사찰하거나 색출해 낸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단독] “성소수자는 독특한 성적 취향”…인권위, 교과서 부실 검정 제동

    [단독] “성소수자는 독특한 성적 취향”…인권위, 교과서 부실 검정 제동

    고교 ‘생활과 윤리’ 교과서에 진정 제기‘동성 결혼’ 주제로 찬반 주장 실었는데“정신적 질병” “에이즈 확산” 표현 논란 출판사 “어느 한쪽 지지한 것 아니다”인권위 “성소수자 편견·고정관념 강화”국가인권위원회가 성소수자를 ‘독특한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 등으로 정의한 교과서 표현은 잘못됐다며 교육부에 교과서 검정 기준 강화를 요구했다. “일부 교과서 내용이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만큼 이런 표현이 다시 교과서에 나오지 못하게 하려면 검정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이다. 31일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김모씨는 2019년 고교 ‘생활과 윤리’ 과목 교과서(2009년 개정 교육과정 기반)가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내용을 기술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교과서는 성소수자에 대해 “신체적 또는 문화적 특징 때문에 성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사람들과 구별되는 사람을 말하는데, 이들은 독특한 성적 취향 때문에 다수로부터 차별받는 대상이 되기 쉽다”고 기술했다. 이어 동성애를 “동성 간의 성적 접촉이나 결합”이라고 적었다. 또 ‘동성 결혼, 어떻게 생각하나요?’를 주제로 찬성과 반대 주장을 각각 4개씩 실었는데 “동성애는 치유할 수 있는 정신적 질병이다”, “비정상적인 성행위로 에이즈와 성병이 확산된다” 등의 주장을 반대 주장으로 제시했다. 이 교과서를 집필한 해당 출판사는 “양쪽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려고 노력했고 찬반 의견 중 어느 한쪽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위 교과서 내용은 지난 교육과정에서 삭제돼 현재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다. 인권위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별도의 구제조치는 필요하지 않다”며 김씨의 진정을 기각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교과서에 가치 중립적이고 성평등한 교육 내용이 충실히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보여 의견 표명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개인의 정체성과 관련해 어떤 성별에 이끌리는지를 가리키는 ‘성적 지향’(이성, 동성 혹은 양성 모두에게 감정적, 호의적, 성적으로 깊이 끌릴 수 있는 개인의 가능성)이 아닌 ‘성적 취향’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정체성이 마치 선호의 문제 또는 선택 가능한 문제인 것처럼 기술했다”면서 “성소수자의 정체성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교과서가 동성애를 ‘동성 간의 성적 접촉이나 결합’으로 정의한 것은 “동성 간의 사랑 또는 동성에 대한 사랑이라는 포괄적 의미와는 달리 성적 접촉이나 결합만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권위는 또 “동성 결혼 반대 주장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이런 내용들은 학습자로 하여금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유발·강화하고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행동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성소수자 ‘독특한 취향’ 가졌다”는 교과서…인권위 “차별 조장”

    [단독] “성소수자 ‘독특한 취향’ 가졌다”는 교과서…인권위 “차별 조장”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소수자를 ‘독특한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으로, 동성애를 ‘동성 간 성적 접촉’으로 정의한 교과서의 표현은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강화하는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이 기술되지 않도록 교과서 검정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김모씨는 2019년 고교 ‘생활과 윤리’ 과목 교과서가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내용을 기술했다면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교과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한 교과서로, 2013년 8월 교육부 검정을 통과했다. 이 교과서는 성소수자를 “신체적 또는 문화적 특징 때문에 성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사람들과 구별되는 사람을 말하는데, 이들은 독특한 성적 취향 때문에 다수로부터 차별받는 대상이 되기 쉽다”라고 기술했다. 이어 동성애를 “동성 간의 성적 접촉이나 결합으로, 남성이 남성을 사랑하거나 여성이 여성을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들(성소수자)의 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이들이 타인과 사회에 해악을 가하지 않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성적 활동에 대해 책임 있게 행동한다면 이들의 성을 배척하고 금기시할 도덕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주장한다”고 기술했다. 교과서는 또 ‘동성 결혼, 어떻게 생각하나요?’를 주제로 찬성과 반대 주장을 각각 4개씩 서술했다. △누구나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권리가 있다 △국가나 사회가 사랑과 같이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감정까지 규제하면 안 된다 △성소수자의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성 결혼은 허용하고 동성 결혼은 규제하는 것은 평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찬성 주장으로 실렸다. 그러면서 “동성애는 치유할 수 있는 정신적 질병이다”, “비정상적인 성행위로 에이즈와 성병이 확산된다”, “동성 부부는 아이를 낳지 못하여 인구가 감소한다”, “동성 부부가 아이를 입양할 경우 입양된 아이들은 심각한 정체성의 혼란과 고통을 겪는다”는 주장을 반대 주장으로 실었다. 이 교과서를 집필한 출판사는 인권위 조사에서 “해당 교과서는 교육부의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라면서 “양쪽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려고 노력했고, 찬반 의견 중 어느 한쪽을 지지하지 않았다. 찬성이냐 반대냐에 대한 판단보다는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성소수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위 교과서 내용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돼 2020학년도 교과서에서는 반영되지 않아 인권위는 “별도의 구제조치가 필요하지 않다”며 김씨의 진정을 기각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교과서 및 연계 교재의 집필에서 가치 중립적이고 성평등적인 교육 내용이 충실히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보여 의견 표명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먼저 이 교과서가 성소수자를 ‘독특한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으로 정의한 내용이 “개인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어떤 성별에 이끌리는지를 가리키는 ‘성적 지향’(이성, 동성 혹은 양성 모두에게 감정적, 호의적, 성적으로 깊이 끌릴 수 있는 개개인의 가능성)이 아닌 ‘성적 취향’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정체성이 마치 선호의 문제 또는 선택 가능한 문제인 것처럼 기술했다“면서 ”성소수자의 정체성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교과서가 동성애를 ‘동성 간의 성적 접촉이나 결합’으로 정의한 것은 “동성 간의 사랑 또는 동성에 대한 사랑이라는 포괄적 의미와는 달리 성적 접촉이나 결합만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권위는 또 이 교과서가 ‘타인과 사회에 해악을 가하지 않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성적 활동에 대해 책임 있게 행동한다면’을 전제로 성소수자를 배척할 근거가 희박하다는 주장을 제시한 것과 관련하여 “성소수자는 전제와 다르게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내포된 전제조건으로, 성소수자를 일반적인 사회 구성원과 다른 사람이라고 구별 짓는 것이라고 보기 쉽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교과서가 동성 결혼에 대한 찬반 주장을 대비한 것과 관련해서도 인권위는 “반대 주장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결국 이런 내용들은 학습자로 하여금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유발·강화하고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행동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권위는 “교육과정 개편으로 해당 교과서에서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와 관련된 내용이 삭제되었다고는 하지만 향후 교과서가 다루는 부분이 성소수자 외에도 장애인, 외국인, 난민,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이 기술되지 않도록 교과서 검정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교육부 장관에게 표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다양성 이어 젠더 앞세운 바이든… ‘성평등 세계화’ 이끄나

    다양성 이어 젠더 앞세운 바이든… ‘성평등 세계화’ 이끄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에 새로운 조직이 생긴다. 백악관 젠더정책위원회다. 대선 공약인 보다 성평등한 국가로의 발전을 목표로 여성과 성소수자 등에게 영향을 주는 정부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선에서 여성과 비(非)백인 유권자들의 지지가 큰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미국 사회와 경제가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성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한다.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 인수위원회를 통해 젠더정책위원회 구성과 공동위원장을 발표했다. 백악관에서 ‘젠더’라는 명칭이 붙은 첫 위원회다. 경제적 차별부터 건강, 인종차별, 성폭력, 대외 정책까지 정부 정책 전반에 걸쳐 백악관 내 다른 위원회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성평등 정책을 펴 나갈 것이라고 인수위는 밝혔다. 공동위원장으로 미투 운동을 주도한 여성 배우 등이 결성한 성폭력·성차별 대응 단체인 타임스업의 전략정책실장인 제니퍼 클라인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우루과이 대사와 국무부 중미 부차관보를 지낸 줄리사 레이노소를 임명했다. 클라인은 바이든·해리스 대선 캠프에서 여성과 가족정책위원으로 활동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함께 국무부에서 일했고 2016년 대선 때 자문을 맡기도 했다. 변호사이자 외교관인 레이노소는 젠더정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외에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아직 젠더정책위원회 위원 면면이 발표되지 않았고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갖고 활동할지 확실하지 않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백악관 여성위원회 정도의 위상은 갖출 것으로 미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모든 이슈는 여성 이슈”라면서 젠더정책위원회가 경제자문위원회(CEA)와 국가안보회의(NSC) 등 백악관 내 주요 자문위원회와 정부 각 부처의 정책을 젠더라는 렌즈를 통해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원회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여성뿐 아니라 제3의 성과 트랜스젠더 등을 포괄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참모이자 미셸 오바마의 비서실장, 백악관 여성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타임스업 대표인 티나 첸은 최근 미즈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드러난 여성, 특히 비(非)백인 여성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 대한 대책을 비롯해 돌봄 체계 구축과 돌봄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함께 여성은 물론 모두에게 안전하고 공정하며 공평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내 정책뿐만 아니라 대외 정책에서도 성평등 이슈를 제기할 뜻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에서 입지가 좁아졌던 국무부의 여성특임대사 역할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내각은 미국의 다양한 인적 구성을 반영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내각 명단에는 부통령과 15개 부처 장관, 경제자문위원장과 무역대표부 대표, 국가정보원장 등 모두 25명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부통령 등 12명이 여성이다. ●오바마 때 여성 정책 다루는 위원회 처음 생겨 앞서 빌 클린턴과 오바마 전 대통령도 백악관 안에 여성 관련 조직을 따로 뒀었다. 공교롭게도 모두 민주당 소속 대통령이고 후임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이 이를 해체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5년부터 2001년까지 백악관에 여성 관련 정책과 지원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을 운영했다. 여성 정책 중심의 조직이라기보다는 여성단체들과의 연락을 맡고 대통령의 친여성, 친가족 어젠다와 관련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했다. 여성 관련 정책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백악관 위원회는 오바마 전 대통령 때 처음 생겼다. 여성위원회는 대통령 자문기구로 오바마의 최측근인 밸러리 재럿 백악관 전 선임고문이 위원장을 맡았고, 모든 부처 장관과 백악관 주요 위원회 수장들이 당연직 위원이었다.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챙기면서 성별 임금격차 해소, 유급 출산 및 돌봄휴가 확대, 대학 내 성폭력 근절 대책, 여성 과학인력(STEM) 육성 및 지원 대책, 인신매매 근절 대책 등 성과가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백악관 내 여성위원회 이외에 국무부에 여성 이슈를 다루는 부서와 함께 여성특임대사직도 신설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여성과 어린이 인권을 중시했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의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여성 인권 향상에 힘을 기울였다. 가시적인 성과에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역할이 중복된다며 백악관 여성위원회를 해체했다. 국무부 여성특임대사는 지난해 1월까지 만 3년 동안 공석이었다. 유엔 등 여성 관련 국제회의에도 대표단의 급을 낮춰 보내거나 젠더라는 표현 대신 여성과 가족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등 여성 이슈에서는 딸 이방카가 하는 일을 빼고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딸 이방카 WGDP 이니셔티브 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3년 차인 2019년 2월 여성의 경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세계 여성개발 및 번영 계획’(WGDP)을 띄웠다. 백악관 선임고문인 이방카가 주도해 WGDP는 ‘이방카 이니셔티브’로도 불렸다. WGDP 이니셔티브는 2025년까지 전 세계 개도국 여성 5000만명의 경제 잠재력을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미 국무부와 국제개발처 등 10개 부처가 지원하고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참여해 왔다. 여성에게 교육과 직업 훈련을 제공하고, 여성 기업가들의 자본·시장·기술 지원 등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며 여성의 경제 참여를 제한하는 정책과 법, 규제 장벽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엔 등 국제기구와 대외 원조 예산은 줄이면서도 이방카가 주도하는 WGDP 이니셔티브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백악관이 나서 주요 선진국과 동맹국 정부들이 기금에 참여하도록 독려해 정치적 야심이 큰 이방카의 경력 쌓기를 돕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트럼프 정부의 가장 큰 성과는 공무원의 유급 출산휴가를 법제화한 것이다. 미 의회는 2019년 12월 공무원에게 12주의 유급 출산휴가를 부여하는 법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켜 미국이 비로소 선진국 중 유일하게 유급 출산휴가가 없는 나라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입법 과정에 이방카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다. ‘과도한 복지 혜택은 시장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공화당의 반대에 막혀 지난 20년간 진척이 없었던 민주당의 숙원 사업을 공화당 대통령의 딸이 나서 여당인 공화당을 설득해 일거에 해결했다. 미 전문가들은 WGDP도 의미가 있지만, 여성의 건강과 인권, 여성에 대한 사회 문화적 편견과 사회구조 등 더 근본적인 문제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유급 출산휴가만 놓고 봐도 미국은 유럽은 물론 한국과 비교해도 여성 정책에서 뒤처져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 한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처럼 여성 정책을 전담하는 부처도 따로 없다. 대신 백악관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미 국내 정책은 물론 대외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례로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국무부 여성특임대사를 들 수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외교협회(CFR)가 지난해 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2009년 여성특임대사를 임명한 뒤 캐나다와 프랑스, 멕시코, 스웨덴 등 10여개 국가에서 여성특임대사직을 신설했다. 노르웨이와 핀란드, 영국, 스페인 등은 젠더 평등, 평화와 안보를 담당하는 특사를 임명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힘을 모아 가고 있다. 보고서는 점점 많은 나라가 외교와 국방, 대외원조, 무역 정책에서 여성의 역량 강화와 젠더 평등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양성과 ‘젠더 평등’을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대기자 겸 젠더연구소장 km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