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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철저히 외면한, 살아남은 이들의 고통

    우리가 철저히 외면한, 살아남은 이들의 고통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김승섭 지음/난다/268쪽/1만 5000원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서해에서 폭침으로 배가 가라앉고 46명의 군인이 사망한 사건. 흔히 천안함 사건을 떠올리면 여기서 멈춘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그날 배가 왜 가라앉았는지에 관심을 집중했고 진영을 나눠 다퉜다. 배에서 살아남은 58명이 있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어버리거나 관심을 두지 않았다. “천안함 사건이 폭침 당일에 한정된 용어가 아니라 그 이후 천안함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태도를 모두 포괄하는 단어가 돼야 마땅하다.” 성소수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세월호 피해자, 결혼이주여성, 소방관 등 개인과 사회의 관계 속에서 약자들의 건강을 들여다본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 교수가 천안함 사건 생존 장병들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피해자’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풀어냈다.천안함 사건으로 숨진 장병들은 화랑무공훈장을 받으며 숭고하게 산화한 것으로 기억되지만 58명의 생존 장병들은 갖은 낙인과 편견, 극심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2018년 생존 장병 24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91.3%가 한 번이라도 PTSD를 경험했다고 답했고, 58.3%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했고 이 가운데 29.1%는 시도도 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나 이라크 전쟁에 참여했던 미군 가운데 2001~2005년 PTSD 진단을 받거나 치료받은 사람이 13%였던 것에 비해 매우 높다. 이들을 특히 괴롭힌 건 ‘패잔병’이라는 낙인이었다. 배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던 동료들을 잃은 이들에게 사망자의 시신 확인, 유품 수습 지시가 내려오기도 했고, 국군수도병원에서 밤마다 헌병 조사를 받으며 배가 가라앉은 이유를 추궁받고 복무 태만이 있었던 건 아닌지 거듭 자책해야 했다. 김 교수는 사건이 일어난 지 열흘 만에 최원일 당시 천안함 함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해야만 했던 상황이 이들에게 패잔병 멍에를 지우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꼬집는다. 환자복을 입은 장병들은 동료를 지키지 못한 나약한 몸들로, 전투복을 입은 최 전 함장은 개인이 모든 책임을 지는 모습으로 비쳤다는 것이다.가까스로 군 생활을 이어 가면서도 “너네 둘이(생존 장병들) 붙어 있지 마, 천안함이라 께름칙해”, “너 때문에 배에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라고 모욕을 당하거나 정신질환 치료를 받는 ‘불완전한 몸’이라는 편견, 트라우마로 승함 경력 점수를 채우지 못해 진급을 못 하는 등 주변의 차별도 끊이지 않았다.뒤늦게 알게 된 이들의 시간이지만 어딘가 기시감이 크다. 김 교수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들의 기억도 꺼냈다. 단원고 학생 325명 가운데 살아남은 75명은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던 친구들을 잃고도 ‘운이 좋았다’는 반응에 가려졌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너는 어느 편이냐’를 따지는 진영의 리트머스지 같은 두 사건의 피해자들이 가진 상처에 공통점을 발견했다. “트라우마 생존자를 대하는 한국 사회의 폭력적인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라는 것과 “진영 논리의 폭력성과 편향적 사고가 만연했던 사건”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천안함을 옹호하기 위해 세월호를 비하하고, 세월호를 옹호하기 위해 천안함을 외면한 시간들이 꽤 오래 이어지며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가려졌다.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피해자가 된다는 일은 간단치 않다”며 “사람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피해자 이미지에서 어긋나는 이들에게 마음을 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이 아픔을 말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는 일, 그것이 너무 어려운 공간이라는 걸 두 사건이 미래의 피해자들에게 여전히 조심스레 외치고 있다.
  • “트랜스젠더, 심신장애 아니다” 변희수 하사 판결이 남긴 의미

    “트랜스젠더, 심신장애 아니다” 변희수 하사 판결이 남긴 의미

    지난해 2월 27일 ‘트랜스젠더 여성 군인’ 변희수 하사가 사망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16일 국회에서는 변 하사를 기리며 지난해 10월 내려진 전역처분 취소소송 판결의 의미와 과제를 살피는 토론회가 열렸다. 소송 변호인단을 맡았던 김보라미 변호사는 해당 판결이 사회규범적으로 성별정체성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구체화하고, 성소수자들에 대한 반복적 위법 처분을 두고 소수자 보호를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봤다. 법원은 변 하사의 성별을 여성으로 보는 한 남성 성징을 기준으로 음경상실, 고환결손 상태를 군인사법상 심신장애라고 본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성별 정정 전에도 사회규범적으로 여성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 ▲성 확정 수술 경위 ▲수술 후 회복 과정 ▲성 정체성 인식 여부 ▲사회규범적으로 여성으로 판단 가능한지 여부 및 법원의 성별정정 허가 ▲피고(육군참모총장)가 성별정정허가를 알고 있어 사회규범적으로 여성으로 인식했는지 등 다섯 가지 근거를 들어 구체화하기도 했다. 법원이 변 하사가 사망한 상태에서 유가족의 소송수계를 인정한 점도 높게 평가됐다. 당시 법원은 변 하사 외에도 군내에 트랜스젠더들이 있고, 성확정 수술을 받고 전역 처분을 받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소송수계를 인정했다. 트랜스젠더 당사자인 박한희 변호사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지정성별이 남성인 트랜스젠더 259명 중 109명(42.1%)가 군복무를 마쳤거나 현재 군복무 중이라고 응답했다”며 “엄연히 군에 존재하는 트랜스젠더에 대해 군내에는 어떠한 지침도 존재하지 않는데, 판결이 국가 차원의 입법적·정책적 논의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군에서 트랜스젠더가 질병 및 심신장애의 하나로 분류되는 현실에 대해서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트랜스젠더를 심신장애 기준에서 제외하고, ‘6개월 이상 병원 치료’라는 현 기준이 아닌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트랜스젠더라는 게 확인되면 본인 의사에 따라 병역 이행을 결정하게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변희수 하사 1주기 “군 내 트랜스젠더 109명… 정책적 논의 필요”

    변희수 하사 1주기 “군 내 트랜스젠더 109명… 정책적 논의 필요”

    지난해 2월 27일, ‘트랜스젠더 여성 군인’ 변희수 하사가 사망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16일, 국회에서는 변 하사를 기리며 지난해 10월 내려진 전역처분 취소소송 판결의 의미와 과제를 살피는 토론회가 열렸다. 소송 변호인단을 맡았던 김보라미 변호사는 해당 판결이 사회규범적으로 성별정체성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구체화하고, 성소수자들에 대한 반복적 위법 처분을 두고 소수자 보호를 명시했다는 점을 의의로 봤다. 법원은 변 하사의 성별을 여성으로 보는 한, 남성 성징을 기준으로 음경상실, 고환결손 상태를 군인사법 상 심신장애라고 본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성별 정정 전에도 사회규범적으로 여성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 ▲성 확정 수술 경위 ▲수술 후 회복 과정 ▲성 정체성 인식 여부 ▲사회규범적으로 여성으로 판단 가능한지 여부 및 법원의 성별정정 허가 ▲피고(육군참모총장)가 성별정정허가를 알고 있어 사회규범적으로 여성으로 인식했는지 등 다섯 가지 근거를 들어 구체화하기도 했다. 법원이 변 하사가 사망한 상태에서 유가족의 소송수계를 인정한 점도 높게 평가됐다. 당시 법원은 변 하사 외에도 군 내에 트랜스젠더들이 있고, 성확정 수술을 받고 전역처분을 받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소송수계를 인정했다. 트랜스젠더 당사자인 박한희 변호사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지정성별이 남성인 트랜스젠더 259명 중 109명(42.1%)가 군복무를 마쳤거나 현재 군복무 중이라고 응답했다”며 “엄연히 군에 존재하는 트랜스젠더에 대해 군 내에는 어떠한 지침도 존재하지 않는데, 판결이 국가 차원의 입법적·정책적 논의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군에서 트랜스젠더가 질병 및 심신장애의 하나로 분류되는 현실에 대해서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트랜스젠더를 심신장애 기준에서 제외하고, ‘6개월 이상 병원 치료’라는 현 기준이 아닌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트랜스젠더라는 게 확인되면 본인 의사에 따라 병역 이행을 결정하게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 하사의 사망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을 막기 위해 군 인권 보호관 제도가 확립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한 공군 성추행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의 아버지 이모씨는 “변 하사는 성소수자이고, 예람이는 성폭력 피해에 의한 군 내 소수자”라며 “성폭력 이후 3차, 4차 가해를 당하면서 죽어가던 과정에 끼어들어 차단할 수 있는 군 인권 보호관 제도가 있었으면 우리 딸도 변 하사님도 이런 일이 없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군 인권 보호관제는 2014년 ‘윤 일병 사건’ 이후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답보 상태를 거듭하다,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이 통과돼 오는 7월 시행된다.
  • 이재명·윤석열, ‘차별금지법’ 제정에 “국민적 합의 필요”…사학법·유사종교 피해구제법 입장은 갈려

    이재명·윤석열, ‘차별금지법’ 제정에 “국민적 합의 필요”…사학법·유사종교 피해구제법 입장은 갈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강하게 반대해 온 보수 계신교계가 법 제정 추진 여부를 묻자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두 후보의 입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 주최로 열린 제20대 대선후보 기독교 10대 정책 발표회에 제출한 정책 제안 답변서에서 공개됐다. 이 후보 측은 “헌법상 평등 원칙이 각 분야에서 실현돼야 하므로 차별금지법은 제정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흐름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현재 발의된 차별금지법에 대해 기독교계 오해가 없도록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며, 제정 과정에서 폭넓은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어 “충분한 대화와 소통으로 합의를 이루는 과정을 충실히 이뤄나가면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곡해가 제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법 제정을 서두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 측은 “국민의힘 기독인회는 정의당 등이 추진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반대한다는 성명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비롯해 건강가정기본법, 낙태 문제 등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국민 여론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윤 후보 측은 “현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적 지향을 포함한 19개 영역에 대한 차별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고, 장애인, 연령, 남녀, 근로 형태 등 20여개가 넘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일부 정당 등에서 추진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별도 제정의 주된 목적이 동성애 및 성소수자 보호로,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반(反)민주적이며 또 다른 차별을 야기한다는 반대 여론도 상당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계가 종교계 사립학교의 인사권과 자율권을 제한한다며 반발했던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해선 두 후보 측 입장이 갈렸다. 이 후보 측은 “종교 학교는 종교행사의 자유와 학교자치의 원리에 따라 종교적 건학이념을 교육과정을 통해 실현할 폭넓은 권리가 있다”면서도 “종교의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교육은 피교육자인 학생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답했다. “신입생의 지원자격을 특정 종교인으로 제한하지 않는 이상 입학 자체를 종교 교육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다. 이 후보 측은 특히 “사립학교 인사권은 존중돼야 하나 일부 학교의 교사 채용 과정에서 부정이 발생해 전체 사립학교의 명예가 훼손되는 등 문제가 된 적이 있다”면서 “타종교자나 사이비 종교자가 들어와 종교교육을 실시해 부담을 초래한다는 우려가 있기에 예외 인정을 폭넓게 운영해 현장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후보 측은 “사립학교법 1조는 사학의 공공성과 함께 자주성도 강조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사학 운영의 중요한 축인 학생모집권, 재정권을 비롯해 인사권까지 침해하는 것은 사학 운영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처사로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사 종교 피해방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제정을 두고도 두 후보 간 생각이 달랐다. 윤 후보 측은 “허위나 거짓 방법으로 사유재산을 착취하는 행위는 종교집단 여부를 떠나 개인 재산권을 침해하는 범법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착취된 개인 재산을 되찾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등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했지만, 이 후보 측은 “종교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에서 국가가 종교문제를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다만 신천지 방역 방해사건처럼 공동체에 심각한 위해를 가한다고 판단될 때 주권자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으로서 가진 행정적 권한을 행사해 시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 “故김인혁 강제 아웃팅”…추모한 사람에게 또 쏟아진 악플[이슈픽]

    “故김인혁 강제 아웃팅”…추모한 사람에게 또 쏟아진 악플[이슈픽]

    ‘故김인혁 아웃팅했다’ 악플에 분노홍석천 “너희는 살인자야” 악플러들 탓에 최근 아까운 청춘 두 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프로배구 선수 고(故)김인혁(삼성화재 블루팡스)과 트위치 스트리머 고(故)잼미(실명 조장미)의 이야기다. 방송인 홍석천은 절친했던 김씨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가 또다른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7일 홍석천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악플러들한테 한마디 하자. 악플 다는 인간들은 글 이해력도 없는 거냐. 무슨 아웃팅이고 무슨 고인 모독이냐”며 관련 기사 댓글을 캡처해 올렸다. 여기엔 ‘고인을 강제 아웃팅했다’, ‘고인을 욕보였다’며 홍석천을 비난하거나 고인을 모욕하는 악플이 담겨 있다. 앞서 홍석천은 영화 ‘그린북’을 예로 들며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사람을 공격하고 차별하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의 잔인함은 2022년 지금 이 땅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다”며 “나는 어디에 서있어야 하는 걸까”라며 김인혁의 명복을 빌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홍석천이 고인이 된 김인혁의 성 정체성을 아웃팅 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불거졌다. 아웃팅(Outing)이란 성소수자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에 대해 본인의 동의 없이 밝히는 행위를 말한다.“아웃팅했다”…악플에 홍석천 “너희는 살인자야” 홍석천은 “다르다는 말뜻이 동성애자라는 게 아니라 보통 생각하는 남자배구선수와는 조금 다른 자기표현방법 때문에 온갖 악플과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던 인혁이의 아픔을 얘기한 건데. 이제 나를 공격하네”라며 악플러들에 일침을 가했다. 이어 “커밍아웃하고 22년 동안 수많은 악플을 견뎌왔는데 이젠 나도 좀 할 말은 해야겠다”라며 “악플러들 너희는 살인자야. 이젠 참지 못하겠다. 고인과 고인 가족을 더 힘들게 하지 말고 이제 그만해라. 경고한다”고 했다.숨진채 발견된 故김인혁…“자택서 신변 비관 메모 발견” 경찰에 따르면 배구선수 김인혁은 지난 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김씨가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선 추모 물결이 일었다. 실제로 김인혁은 지난해 8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수년 동안 절 괴롭혀온 ‘악플’들 이제 그만해 주세요. 버티기 힘들어요. 이제”라는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생전에 김씨는 동성애설, 성인배우 활동설 등 근거없는 루머에 고통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년6개월 전, 김인혁의 절친한 친구인 배구선수 고유민이 ‘악플’로 인한 신변비관으로 극단 선택을 했다. 이후 포털 사이트들은 2020년 8월 고씨의 극단 선택을 계기로 스포츠 뉴스 댓글란을 폐지했다. 그러나 악플러들은 선수들의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옮겨가 악플을 달았고, 결국 약 1년6개월 간격으로 두 동갑내기 친구가 ‘악플’로 생을 등지는 일이 발생했다. 현행법상 악플러는 그 내용과 방식에 따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나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을 받게 된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70조에 따르면 시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또 허위 사실을 유포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0년 이하 자격 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악플러 빠르게 추적할 수 있게 ‘실명제’ 도입해야” 악플로 인한 죽음을 막고자 여러 조치가 단행돼 왔다. 그러나 악순환을 끊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악플러들을 더 빠르게 추적할 수 있게끔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20년 12월 ‘인터넷 준실명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인터넷 이용자의 아이디와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함께 표시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수개월째 답보 상태에 있다. 다만 인터넷 준실명제 논의가 재시작된다고 해도 실제 도입 가능성은 미지수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2020년 12월 인터넷 준실명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2012년 8월 헌법재판소가 표현의 자유 위축 등을 이유로 위헌 판결을 내린 이른바 ‘인터넷 실명제’와 그 결이 다르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월드피플+] “할리우드에도 도전하겠다” 다운증후군 女 모델의 무한도전

    [월드피플+] “할리우드에도 도전하겠다” 다운증후군 女 모델의 무한도전

    영국에서 또 한 명의 다운증후군 모델이 탄생했다. 3일(현지시간) BBC는 다운증후군 모델 계보를 이을 신예 모델 베스 매튜스(22)를 소개했다. 영국 웨일스 스완지 출신 매튜스는 최근 유명 모델 에이전시 ‘제베디’와 계약했다. 사회운동가이자 장애인 교육가인 로라 존슨, 조 프록터 자매가 2017년 설립한 제베디는 장애인과 성소수자 모델을 지원하는 국제적 에이전시다. 영국과 미국, 호주, 남아프리카 등 여러 나라에 모델 500여 명을 두고 있다.특히 명품 브랜드 ‘구찌’ 모델로 활동 중인 다운증후군 모델 엘리 골드스타인(20)은 제베디의 자랑이다. 골드스타인은 구찌를 비롯해 타미 힐피거, 에스티 로더와 협업하는 등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20년 골드스타인이 벌어들인 돈은 한화 약 16억원에 달했다. 매튜스도 골드스타인에게서 영감을 받아 모델일을 시작했다. 그의 어머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간 동네 사진관에서 딸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봤다. 어머니 피오나 매튜스는 “프로필 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갔는데, 딸이 30분 만에 모델 역할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밝혔다.모델 에이전시 제베디도 매튜스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했다. 에이전시 관계자는 “카메라 앞에 선 매튜스는 훌륭한 자질을 보여줬다. 바로 우리가 찾는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재능과 별개로 매튜스는 진정 모델 일을 즐기고 있다. 그는 모델 일을 하면서 가장 좋은 게 뭐냐는 질문에 “머리, 화장, 의상”이라고 답했다. 모델 경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이냐는 질문엔 “자신감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할리우드에도 진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사실 매튜스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딸이 태어났을 땐 험난한 삶이 펼쳐질 것만 같아 힘들었다. 하지만 그 반대였다. 딸은 항상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여느 부모와 다름 없이, 아니 그 이상으로 행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용사회로의 변화가 반갑다. 내 딸이 그 변화에 일조할 거라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영국에서 골드스타인과 매튜스처럼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4만 7000명 정도다. 인구 대비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사회 전면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활약이 두드러진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배우 겸 댄서 조지 웹스터(21)는 지적장애인 인권단체 홍보대사를 넘어 지난해 BBC 어린이채널 ‘씨비비즈’ 유아교육프로그램 진행자로 발탁됐다.영국 다운증후군협회 관계자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성인이 진로 선택에 성공하는 것을 보면 늘 기쁘다”면서 “다양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에 가치를 두는 조직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골드스타인과 같은 에이전시에 들어간 매튜스는 앞으로 다양한 영역에서의 활동을 예고했다.
  • 청년 성소수자 86% “차별 경험해도 신고도 못 해”

    청년 성소수자 86% “차별 경험해도 신고도 못 해”

    청년 성소수자 10명 중 8명은 차별을 경험해도 관계 기관에 신고를 하지 않았고, 직접 신고한 경우는 극소수였다. 또 10명 중 4명은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했다’고 응답해 성소수자의 우울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단체 다움(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은 3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2021 청년 성소수자 사회적 욕구 및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9~34세의 청년 성소수자 3911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는 국내 청년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처음 진행했고 가장 표본수가 많다는 게 다움 측의 설명이다. 응답자 중 33.6%는 최근 1년간 성소수자로서의 차별을 경험했다. 가장 심각했던 차별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대학(원)(19.7%), ▲직장(17.4%) ▲화장실, 탈의실, 사우나 등(13.6%) 순으로 나타나 주 생활공간과 성별 정체성이 드러나는 장소에서의 피해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이들 중 경찰이나 학교 내 관련 조직, 성소수자 단체 등에 본인이 직접 신고한 경우는 3.0%에 그쳤다. 85.7%가 신고하지 못했고, 1.0%는 타인이 대신 신고했다고 밝혔다. 구직 과정에서도 성 역할에 따른 차별 피해가 빈번했다. 차별을 겪었다는 응답은 22.6%였으며, 그들 중 ‘외모, 말투 등이 남자·여자답지 못하다고 부정적인 반응이나 평가를 받았다’는 응답이 73.7%로 가장 많았다. 직장에 지원하는 것을 포기(19.7%)하고, 입사 취소 또는 채용 거부(5.4%)를 당하기도 했다. 연구 책임자인 정성조 다움 활동가는 “트랜스젠더의 60% 이상이 구직 과정에서의 차별을 토로했다”며 “직장에서 성 정체성을 숨겼다는 응답도 73.3%에 달하는 건, 노동환경이 성소수자에게 얼마나 각박한지 보여 준다”고 했다. 최근 1년간 자살 생각을 한 경우도 41.5%에 달했다. 전체 청년을 대상으로 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년 조사에서는 자살 생각을 했다는 응답이 2.7%에 그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남성이나 여성 등 어느 성별로도 스스로를 정의하지 않는 논바이너리·젠더퀴어(62.9%), 트랜스젠더 남성(59.7%), 트랜스젠더 여성(58.7%) 순으로 자살을 생각한 경우가 많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호림 고려대 보건학 박사는 “자료가 없어 우리는 한국 전체 인구 중 성소수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알지 못한다”며 성소수자가 국가통계 수준에서 가시화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 ‘남→여’ 성전환 美수영선수 신기록 행진에 “호르몬 기준 강화”한 수영협회

    ‘남→여’ 성전환 美수영선수 신기록 행진에 “호르몬 기준 강화”한 수영협회

    미국 수영협회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수영선수의 경기 출전 자격에 관한 규정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성전환 후 여성팀으로 옮긴 한 트랜스젠더 수영선수가 대학 수영팀 신기록을 세워 공정성 논란이 일자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수영협회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수영선수의 호르몬 수치 등의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협회가 이날 발표한 정책 방안에 따르면,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한 선수의 경우 우선 경기에 참여하기 전 36개월간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리터(L)당 5나노몰(nM)을 넘지 않아야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대표적인 남성 호르몬이다. 또한 남성으로서 사춘기를 보낸 것이 다른 시스젠더(타고난 생물학적 성과 젠더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 여성과의 경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해당 선수가 두 가지 증거를 제시하면 의료인으로 구성된 3명의 패널이 이를 검토한다. 미 수영협회가 새롭게 제시한 성전환 여성 선수의 출전 자격 규정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기준보다도 엄격한 수준이다. IOC는 최소 12개월 동안 토스토스테론 혈중 농도를 리터(L)당 10나노몰(nM) 미만으로 유지한 경우에 한해 성전환 여자 선수의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미국 수영협회는 새 규정이 엘리트 선수들에게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미 수영협회는 성명을 통해 “협회는 시스젠더(생물학적 성별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와 트렌스젠더 모두 스포츠에 참여할 권리를 옹호한다”며 “동시에 엘리트 선수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적합한 기준을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수영협회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논란이 된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22)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생물학적 남성이었던 토마스는 3개 시즌 동안 남성 수영 선수로 활동했지만 뛰어난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호르몬 주사를 맞고 성전환 선언 이후 여성팀으로 옮긴 토마스는 지난해 11월 미 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주관하는 수영경기 중 여성 200미터, 500미터 자유형 종목에 출전해 대회 최고 기록을 세웠다. 토마스가 신기록을 쓰자,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성과 경쟁하는 것은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미국 수영협회의 규정 강화 소식에 1984년 LA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낸시 혹스헤드-마커는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기준으로 생물학적 여성의 권익을 지킬 수 있게 해 준 수영협회에 감사하다”는 글을 게재했다. 반면 성소수자 옹호단체 등은 반발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육상선수 출신 조안나 하퍼는 “국내 스포츠 단체든 국제 조직이든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 선수에게 24개월 이상 호르몬 치료나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요구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토머스의 경우 미국 수영협회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규칙의 적용을 받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NBC 방송은 덧붙였다.
  • 터키, 대통령 비유하면 감옥… ‘복면가왕’엔 “사탄 콘텐츠”

    터키, 대통령 비유하면 감옥… ‘복면가왕’엔 “사탄 콘텐츠”

    방송 중 속담을 인용해 자신을 비유했다고 유명 언론인을 구금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번엔 TV 프로그램에 제동을 걸었다. 외국 콘텐츠를 받아들인 TV쇼 방영에 조치를 취하라고 명령했다. 유명인사들이 마스크를 쓰고 공연을 하는 ‘복면가왕’ 콘셉트 프로그램을 두고 터키에서는 “사탄의 콘텐츠”라는 비난이 일었다. 제1 야당 소속 언론감시위원인 일한 타스치는 이번 조치를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비난했지만 대다수는  정부 노선을 충실하게 따르는 모양새다. 터키의 미디어 감시단체인 라디오·텔레비전 최고위원회는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 터키의 가치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하거나 일시적 방송 중단을 명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에로틱하거나 성소수자(LGBT) 관련 콘텐츠를 내보내는 채널에는 벌금을 부과한다.대통령을 ‘소’에 비유했다가 체포 ‘국경 없는 기자회’는 2021년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터키를 180개국 중 153위로 평가했다. 터키 언론인협회에 따르면 현재 최소 34명의 언론인들이 수감돼 있다. 최근 터키의 한 유명 언론인은 방송 중 속담을 인용했다가 대통령 모욕 혐의로 구금됐다. 터키 경찰은 방송기자 세데프 카바스가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에 대해 언급하고 이를 트위터에 올렸다는 이유로 불과 몇 시간 만에 그를 연행했다. 카바스는 야권 성향의 방송 ‘텔레1’에 출연해 ‘소가 궁전에 온다고 소가 왕이 되진 않는다. 궁전이 헛간이 될 뿐’이라는 속담을 언급했다. 사법당국은 카바스에게 모욕죄를 적용했고, 법원은 수감 명령을 내렸다. 터키에서 대통령 모욕죄는 징역 1~4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 취임 후 지금까지 7년간 터키에서 모욕 혐의로 기소돼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극우 결집 나서는 EU ‘이단아’ 폴란드·헝가리 … 고심 커지는 EU

    극우 결집 나서는 EU ‘이단아’ 폴란드·헝가리 … 고심 커지는 EU

    언론 통제와 인권 탄압, 법치주의 위배 등 각종 반(反)민주적인 행보로 유럽연합(EU)의 ‘이단아’가 된 폴란드와 헝가리가 유럽 내 우파 세력과의 결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이 EU의 제재에 맞서 EU의 주요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고 있어 EU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마테우스 모라비에키 폴란드 총리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 대표 등 유럽의 우파 지도자 10명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회담을 열고 유럽연합(EU)의 폴란드와 헝가리에 대한 압력에 맞서 “각 국가의 주권을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을 수호하라’(Defender Europa)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회담은 스페인의 극우 정당인 복스당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의장이 주최했다. 이들은 헝가리와 폴란드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정책을 펴는 등으로 EU와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 대해 “EU법보다 각 국가의 헌법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EU의 벌금 부과 등 제재에 대해 “정치적 공격”이라면서 “각 국가의 주권을 지키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EU의 이민 정책을 거부하기로 하면서 “EU에 불법으로 입국하는 모든 이민자를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우파 지도자들의 회담은 지난해 12월 폴란드 바르샤바에 이어 두 번째 열렸다. 외신들은 이들의 결집이 유럽연합 내에서 우파 지도자들의 세력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럽의 주요 극우·포퓰리즘 정당들이 참여하고 있는 유럽의회 내 교섭단체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현재 원내 제5의 교섭단체이나, 폴란드 집권당인 법과정의당(PiS)과 헝가리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가세하면 단숨에 원내 제3 교섭단체로 뛰어오르게 된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회담은 완전한 정치적 동맹에는 미치지 못한다”면서도 “EU에서 헝가리와 폴란드 집권당이 정체성과 민주주의의 세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U는 폴란드와 헝가리가 EU의 분열을 조장하고 인권 탄압과 법치주의 훼손 등 EU의 가치에 도전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폴란드는 2017년 대법원 산하에 판사징계위원회를 설치하고 2018년에는 하원이 법관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EU가 회원국에 요구하는 사법부 독립과 법치주의를 위배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둘러싸고 폴란드와 공방을 벌인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1일 폴란드 정부에 7000만 유로(950억원)의 벌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예고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헝가리 역시 EU의 코로나19 지원금을 부정 사용하고 성소수자를 탄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EU와 충돌해왔다. EU는 폴란드와 헝가리에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제 회복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폴란드와 헝가리는 EU의 정책에 반기를 들며 발목을 잡는 방식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에 따르면 폴란드와 헝가리는 에스토니아와 함께 지난 18일 글로벌 대기업의 과세 회피를 저지하기 위한 15%의 최저 법인세율을 도입하는 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합의하고 EU가 처음으로 법제화에 나선 15% 최저 법인세율 도입은 EU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폴리티코 유럽은 “EU가 시기적절하게 규정을 시행하려는 시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면서 “국제 협약을 충실히 집행해 온 EU의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한국만이 아니다…2030은 전세계 캐스팅보터

    한국만이 아니다…2030은 전세계 캐스팅보터

    독일 작센의 18세 청년 오스카는 지난해 9월 있었던 총선에서 독일의 거대 양당인 기독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이 아닌 당명 그대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자유민주당에 투표했다. 이같은 젊은층의 지지에 힘입어 자민당은 사민당, 녹색당과 함께 3당 연립정부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됐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가 소개한 이 사례는 2030세대 등 젊은층이 주요 선거 결과를 좌우하고 있는 모습이 최근 한국만의 사례가 아님을 보여준다. DW는 “녹색당이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자민당 역시 젊은층과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받았다”면서 “24세 미만 유권자에서 자민당은 녹색당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2030세대 등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특징은 지난 독일 총선의 모습처럼 주요 거대 정당만을 지지하지 않고 보수나 진보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 젊은이는 DW에 자민당의 성공에 대해 “젊고 디지털화된 이미지 때문”이라며 “소셜미디어, 온라인커뮤니티 활용에 능하고 성소수자 같은 문제에서는 진보적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美 젊은 유권자, 바이든·트럼프에 다 부정적 주간지 타임은 지난달 27일 ‘40대 미만은 워싱턴을 혐오한다’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올해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젊은층의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미국 정치권의 모습을 소개했다. 미국에선 이제 MZ세대 유권자 수가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많아지는 상황이 되며 젊은층의 정치적 영향력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이 매체는 “올해 안에 밀레니얼 세대와 주머(Zoomer·Z세대)의 규모나 정치적 영향력이 모두 베이비부머 세대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정치권이 걱정하는 이유는 한국의 2030세대처럼 미국의 MZ세대 역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타임은 최근 여론조사를 인용해 “40대 미만에서 미국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이 긍정적으로 보는 여론보다 5배나 많다”고 전했다. 미국 젊은층은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에 모두 부정적 여론이 팽배하다. 타임은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를 인용해 “30세 미만 민주당 지지자의 63%가 바이든 행정부의 직무 수행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는 악전고투의 집권 2년차를 보내고 있다. 타임은 또다른 여론조사를 인용해 “젊은층의 64%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호의적이지 않다”며 “트럼프가 공화당에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젊은층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고도 전했다.●코로나 직격탄에 정치불신 높아 한국 등 많은 나라의 젊은층이 진영에 함몰되지 않고 기득권 정치에 부정적이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이들의 정치적 판단에 더욱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성정당이 코로나19 사태에 마땅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젊은층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온몸으로 받고 있다는 의미다. 타임은 “젊은 미국인들은 2008년 금융위기와 그 회복과정에서 취업 등 초기 경력이 늦어지는 일을 겪었고, 이제는 코로나19로 약해진 경제에 적응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젊은층이 가장 피해를 보는 만큼 이들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될 수 있도록 투표 연령을 더욱 낮춰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남북전쟁이나 1·2차 세계대전 등 중요한 역사적 사건 이후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이 흑인이나 여성, 젊은층에 투표권을 부여했던 것처럼 코로나19를 계기로 참정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 정치매체 더힐은 투표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미국 내 여론을 전하며 “16~17세 학생이 투표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그들은 2차세계대전 때 같은 연령대보다 민주주의와 같은 중요한 문제를 다룰 준비가 더욱 잘 돼 있다”고 분석했다.
  • 美 차기 연방 대법관… 첫 흑인 여성 나오나

    美 차기 연방 대법관… 첫 흑인 여성 나오나

    오는 6월 말 퇴임하는 미국 최고령 연방대법관 스티븐 브라이어(83)의 후임으로 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이 배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CNN 등은 26일(현지시간) “28년간 봉직한 진보 성향의 브라이어 대법관이 오는 6월 말 연방대법원 현 회기가 끝나면 은퇴할 계획이며,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이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후임자 지명 기회를 얻게 됐다. 총 9명으로 종신직인 미 연방대법관은 낙태권과 성소수자 권리, 투표권 등 정치 성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에 대해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내리는 헌법 기관이다. 파장이 큰 사회 이슈들이 이들의 성향에 따라 향방이 달라진다. 현재는 보수 대 진보 6대3 구도여서 바이든의 지명과 무관하게 보수 우위 구도에는 변함이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기간 “연방대법관에 흑인 여성을 앉히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후임 물망에 오른 흑인 여성 법조인들 중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지명한 커탄지 브라운 잭슨(51)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그녀는 브라이어 대법관을 돕는 재판연구원 출신이다. 레온드라 R 크루거(45) 캘리포니아 대법관은 최연소 후보로, J 미셸 차일드(55) 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지법 판사는 비아이비리그 출신 후보로 거론된다.
  • 여가부 폐지·명칭 변경뿐 구체 대안 없어… 성소수자 인권·포괄적 성교육 비전 ‘전무’

    여가부 폐지·명칭 변경뿐 구체 대안 없어… 성소수자 인권·포괄적 성교육 비전 ‘전무’

    대선 D-49. 정치권은 ‘여성가족부 폐지’ 한 줄 공약에 들끓고 ‘이대녀’, ‘이대남’은 여전히 동네북이다. ‘젠더 갈등’이 정쟁으로 비화됐지만, ‘젠더 공약’은 실종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후보들의 젠더 공약 중 절대다수는 ‘젠더폭력’과 ‘임신·출산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n번방 사건’이나 사회적으로 대두된 스토킹·교제 폭력 문제에 관한 문제의식에서 기원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젠더 폭력 공약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감옥 신설 등의 ‘엄벌’과 ‘성폭력 무고죄 신설’이라는 억울한 가해자 구제를 앞세웠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성범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 불평등 사회가 만든 구조의 문제라는 점에서, 국가가 가진 공권력을 과도하게 행사하는 방식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그보다는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환경·문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계에서 오랫동안 주장해 온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과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바꾸는 비동의 강간제 도입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만 언급했다. 여성 건강권 확보도 임신·출산에 관한 지원에만 국한됐다. 윤 후보는 임신·출산 전 여성 건강검진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확대, 난임 지원 강화, 출산 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등 임산부인 여성만을 위한 지원책을 내놨다. 그에 반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생애 전반의 성과 재생산 건강권 보장’을 앞세워 피임·임신중지 건강보험 확대를 공약했지만, 유산유도제인 ‘미프진’ 도입 등은 말하지 않았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건강권이 인구 재생산의 문제에 치중돼 있다”며 “임신, 출산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임신 중지와 같은 여성의 전 생애적 건강권에 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에서의 성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은 ‘성별임금공시제’에 집중됐다. 그러나 성별 임금 격차 완화를 내세우는 한편 직접적으로 기업들을 움직일 유인책이 없는 것은 약점으로 거론된다. 이 교수는 “‘동아제약 사건’ 등으로 이슈화됐던 채용 시 성차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거나 성평등을 실현하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등 처벌·유인책이 보이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대선 때마다 불거진 여가부 개편 논의가 폐지와 명칭 변경에만 매몰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운영상의 문제점을 언급한다거나 구체적인 발전 방향은 찾기 어렵다. 권 대표는 “성 주류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여가부의 존재 설정이 중요한데 이를 논하는 대안이 없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사실상 모든 정책에 젠더 관점이 포함돼야 하는데 이를 포괄할 컨트롤타워에 대한 플랜이 없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꼬집었다. ●성소수자 인권 등 무관심 변화하는 가족 개념에 대한 개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일례로 다양한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는 심 후보 등 진보 후보들 외에는 거론하지 않았다. 여가부는 지난해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혈연을 넘어선 가족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여가부 조사에서 ‘혼인이나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면 가족’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 비율은 69.7%에 달했다. 지지율 1~3위를 다투는 후보들 모두 관련 언급이 없는 가운데 심 후보가 ‘시민동반자법’을, 오준호 기본소득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소장은 “이 후보가 ‘1인가구 안심사회’라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1인가구도 결국은 돌봄과 관계성에 기반한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라며 “노령층의 비혼 동거, 동성혼을 원하는 커플처럼 오늘날의 다양한 관계를 포괄하는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무관심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해 변희수 하사가 사망한 후 그해 10월 재판부는 그가 생전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국방부는 ‘성전환자 군 복무’에 들어갔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야기한 후보도 심 후보에 그친다. 양선우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는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같은 성소수자에 관한 공약은 전무하다시피 하다”며 “차별금지법 제정, 다양한 가족구성권 확보와 함께 현재 법원에서 내규로서만 효력을 발휘하는 트랜스젠더 성별변경법이 제정되는 한편 트랜지션(자신이 원하는 성별 표현을 위해 받는 의료 조치)에 건강보험이 적용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포괄적 성교육에 관한 비전도 부재하다. 포괄적 성교육이란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특징만을 가르치던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인간의 생애에서 성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교육이다. 유네스코가 만든 국제 성교육 지침서는 5세부터 성교육을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대선에서는 심 후보만 ‘조기 성교육 제도화’ 방안을 밝혔다.
  • 여가부 폐지·명칭 변경뿐 구체 대안 없어… 성소수자 인권·포괄적 성교육 비전 ‘전무’

    여가부 폐지·명칭 변경뿐 구체 대안 없어… 성소수자 인권·포괄적 성교육 비전 ‘전무’

    대선 D-49. 정치권은 ‘여성가족부 폐지’ 한 줄 공약에 들끓고 ‘이대녀’, ‘이대남’은 여전히 동네북이다. ‘젠더 갈등’이 정쟁으로 비화됐지만, ‘젠더 공약’은 실종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후보들의 젠더 공약 중 절대다수는 ‘젠더폭력’과 ‘임신·출산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n번방 사건’이나 사회적으로 대두된 스토킹·교제 폭력 문제에 관한 문제의식에서 기원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젠더 폭력 공약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감옥 신설 등의 ‘엄벌’과 ‘성폭력 무고죄 신설’이라는 억울한 가해자 구제를 앞세웠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성범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 불평등 사회가 만든 구조의 문제라는 점에서, 국가가 가진 공권력을 과도하게 행사하는 방식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그보다는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환경·문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계에서 오랫동안 주장해 온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과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바꾸는 비동의 강간제 도입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만 언급했다. 여성 건강권 확보도 임신·출산에 관한 지원에만 국한됐다. 윤 후보는 임신·출산 전 여성 건강검진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확대, 난임 지원 강화, 출산 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등 임산부인 여성만을 위한 지원책을 내놨다. 그에 반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생애 전반의 성과 재생산 건강권 보장’을 앞세워 피임·임신중지 건강보험 확대를 공약했지만, 유산유도제인 ‘미프진’ 도입 등은 말하지 않았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건강권이 인구 재생산의 문제에 치중돼 있다”며 “임신, 출산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임신 중지와 같은 여성의 전 생애적 건강권에 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에서의 성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은 ‘성별임금공시제’에 집중됐다. 그러나 성별 임금 격차 완화를 내세우는 한편 직접적으로 기업들을 움직일 유인책이 없는 것은 약점으로 거론된다. 이 교수는 “‘동아제약 사건’ 등으로 이슈화됐던 채용 시 성차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거나 성평등을 실현하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등 처벌·유인책이 보이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대선 때마다 불거진 여가부 개편 논의가 폐지와 명칭 변경에만 매몰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운영상의 문제점을 언급한다거나 구체적인 발전 방향은 찾기 어렵다. 권 대표는 “성 주류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여가부의 존재 설정이 중요한데 이를 논하는 대안이 없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사실상 모든 정책에 젠더 관점이 포함돼야 하는데 이를 포괄할 컨트롤타워에 대한 플랜이 없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꼬집었다. ●성소수자 인권 등 무관심 변화하는 가족 개념에 대한 개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일례로 다양한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는 심 후보 등 진보 후보들 외에는 거론하지 않았다. 여가부는 지난해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혈연을 넘어선 가족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여가부 조사에서 ‘혼인이나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면 가족’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 비율은 69.7%에 달했다. 지지율 1~3위를 다투는 후보들 모두 관련 언급이 없는 가운데 심 후보가 ‘시민동반자법’을, 오준호 기본소득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소장은 “이 후보가 ‘1인가구 안심사회’라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1인가구도 결국은 돌봄과 관계성에 기반한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라며 “노령층의 비혼 동거, 동성혼을 원하는 커플처럼 오늘날의 다양한 관계를 포괄하는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무관심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해 변희수 하사가 사망한 후 그해 10월 재판부는 그가 생전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국방부는 ‘성전환자 군 복무’에 들어갔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야기한 후보도 심 후보에 그친다. 양선우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는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같은 성소수자에 관한 공약은 전무하다시피 하다”며 “차별금지법 제정, 다양한 가족구성권 확보와 함께 현재 법원에서 내규로서만 효력을 발휘하는 트랜스젠더 성별변경법이 제정되는 한편 트랜지션(자신이 원하는 성별 표현을 위해 받는 의료 조치)에 건강보험이 적용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포괄적 성교육에 관한 비전도 부재하다. 포괄적 성교육이란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특징만을 가르치던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인간의 생애에서 성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교육이다. 유네스코가 만든 국제 성교육 지침서는 5세부터 성교육을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대선에서는 심 후보만 ‘조기 성교육 제도화’ 방안을 밝혔다.
  • 젠더 공약에 젠더 철학이 없다

    젠더 공약에 젠더 철학이 없다

    대선 D-49. 정치권은 ‘여성가족부 폐지’ 한 줄 공약에 들끓고 ‘이대녀’, ‘이대남’은 여전히 동네북이다. ‘젠더 갈등’이 정쟁으로 비화됐지만, ‘젠더 공약’은 실종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후보들의 젠더 공약 중 절대다수는 ‘젠더폭력’과 ‘임신·출산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n번방 사건’이나 사회적으로 대두된 스토킹·교제 폭력 문제에 관한 문제의식에서 기원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젠더 폭력 공약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감옥 신설 등의 ‘엄벌’과 ‘성폭력 무고죄 신설’이라는 억울한 가해자 구제를 앞세웠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18일 “성범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 불평등 사회가 만든 구조의 문제라는 점에서, 국가가 가진 공권력을 과도하게 행사하는 방식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그보다는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환경·문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계에서 오랫동안 주장해 온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과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바꾸는 비동의 강간제 도입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만 언급했다. 여성 건강권 확보도 임신·출산에 관한 지원에만 국한됐다. 윤 후보는 임신·출산 전 여성 건강검진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확대, 난임 지원 강화, 출산 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등 임산부인 여성만을 위한 지원책을 내놨다. 그에 반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생애 전반의 성과 재생산 건강권 보장’을 앞세워 피임·임신중지 건강보험 확대를 공약했지만, 유산유도제인 ‘미프진’ 도입 등은 말하지 않았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건강권이 인구 재생산의 문제에 치중돼 있다”며 “임신, 출산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임신 중지와 같은 여성의 전 생애적 건강권에 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에서의 성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은 ‘성별임금공시제’에 집중됐다. 그러나 성별 임금 격차 완화를 내세우는 한편 직접적으로 기업들을 움직일 유인책이 없는 것은 약점으로 거론된다. 이 교수는 “‘동아제약 사건’ 등으로 이슈화됐던 채용 시 성차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거나 성평등을 실현하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등 처벌·유인책이 보이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대선 때마다 불거진 여가부 개편 논의가 폐지와 명칭 변경에만 매몰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운영상의 문제점을 언급한다거나 구체적인 발전 방향은 찾기 어렵다. 권 대표는 “성 주류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여가부의 존재 설정이 중요한데 이를 논하는 대안이 없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사실상 모든 정책에 젠더 관점이 포함돼야 하는데 이를 포괄할 컨트롤타워에 대한 플랜이 없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꼬집었다. ●성소수자 인권 등 무관심 변화하는 가족 개념에 대한 개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일례로 다양한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는 심 후보 등 진보 후보들 외에는 거론하지 않았다. 여가부는 지난해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혈연을 넘어선 가족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여가부 조사에서 ‘혼인이나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면 가족’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 비율은 69.7%에 달했다. 지지율 1~3위를 다투는 후보들 모두 관련 언급이 없는 가운데 심 후보가 ‘시민동반자법’을, 오준호 기본소득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소장은 “이 후보가 ‘1인가구 안심사회’라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1인가구도 결국은 돌봄과 관계성에 기반한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라며 “노령층의 비혼 동거, 동성혼을 원하는 커플처럼 오늘날의 다양한 관계를 포괄하는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무관심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해 변희수 하사가 사망한 후 그해 10월 재판부는 그가 생전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국방부는 ‘성전환자 군 복무’에 들어갔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야기한 후보도 심 후보에 그친다. 양선우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는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같은 성소수자에 관한 공약은 전무하다시피 하다”며 “차별금지법 제정, 다양한 가족구성권 확보와 함께 현재 법원에서 내규로서만 효력을 발휘하는 트랜스젠더 성별변경법이 제정되는 한편 트랜지션(자신이 원하는 성별 표현을 위해 받는 의료 조치)에 건강보험이 적용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포괄적 성교육에 관한 비전도 부재하다. 포괄적 성교육이란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특징만을 가르치던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인간의 생애에서 성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교육이다. 유네스코가 만든 국제 성교육 지침서는 5세부터 성교육을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대선에서는 심 후보만 ‘조기 성교육 제도화’ 방안을 밝혔다.
  • ‘헌혈 전 문항’에 차별… 성소수자 혐오 부른다

    ‘헌혈 전 문항’에 차별… 성소수자 혐오 부른다

    최근 프랑스가 남성 동성애자 헌혈 금지를 해제했다. 미국에서도 성소수자 헌혈 규제 폐지 요구가 높아진다. 한국에서도 성소수자들의 헌혈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최근 1년 간 남성간 성 접촉 여부’를 묻는 헌혈기록카드 문항은 남성 동성애자들을 향한 혐오를 조장한다는 평가다. 현재 한국에서 ‘최근 1년 간 남성과 성 접촉한 남성’은 헌혈에 참여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 장관 고시로 정해진 헌혈기록카드에 관한 서식에 해당 사항을 묻도록 돼 있다. 이 문항에 해당하면 다른 문진 문항과 관계없이 1년 동안 헌혈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4일 서면 답변을 통해 “헌혈로 인한 성 매개 감염병 전파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적십자사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옮길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장진성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안전정책팀장은 “헌혈기록카드는 세계보건기구(WHO)를 준용해서 만든 것이며, 남성 간 성 접촉자가 에이즈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는 WHO 분석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2010년에 국가인권위원회에 해당 문항에 대한 진정을 냈다가 기각된 적이 있다. 게다가 적십자사가 유지하는 남성 동성애자 헌혈 불가 조치는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 효과로 이어진다. 이종걸 친구사이 사무국장은 “불특정 상대와 콘돔 등의 피임기구를 사용하지 않은 성 접촉처럼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 문제인 것이지, 남성 동성애자 자체를 고위험군으로 보는 인식은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대상화와 혐오를 조장한다”고 말했다. 정작 의료계에선 HIV 감염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평가받는 항문 성교는 동성애자 뿐 아니라 이성애자에게도 해당되기 때문에 동성애 자체를 HIV 확산의 원인으로 보는 건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한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공의료위원장은 “HIV는 이성 간 성 접촉에서도 충분히 전파될 수 있다”면서 “혈액을 관리하는 주체는 문진 이후 꼼꼼한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국가는 올바른 피임기구 사용 등 교육을 통해 에이즈를 예방해야지 특정 집단에 대한 낙인찍기는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 “금욕 안한 게이는 헌혈 불가” 외치던 프랑스 40년만에 허용

    “금욕 안한 게이는 헌혈 불가” 외치던 프랑스 40년만에 허용

    佛‘4개월 금욕’ 단서조항 사라져美·英에서도 관련 규제 완화 중코로나19로 혈액 부족↑도 영향프랑스가 40여 년 전 도입한 동성애 남성 헌혈 금지를 해제한 가운데 미국에서도 성소수자 헌혈 규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한 앞서 미국과 영국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혈액 부족 현상으로 헌혈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더는 정당화되지 않는 한 가지 불평등을 끝내려 한다”며 동성애 남성들도 3월부터 자유롭게 헌혈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월 16일부터 남성 동성애와 양성애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성적 지향성과 관계없이 헌혈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헌혈 전 위험한 성적 행위에 관한 설문 조사를 거쳐야 한다. 프랑스는 1983년 남성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의 헌혈을 금지했다. 이후 2016년에는 헌혈 전 1년간 성적 금욕생활을 한 경우 헌혈을 할 수 있게 허용했고 2019년에는 헌혈 전 금욕생활 요구 기간을 4개월로 줄였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성소수단체 중 하나인 LGBT단체연합(Inter-LGBT)은 남성 동성애자 헌혈 금지 해제에 `오랫동안 기다려온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마티외 카티퐁-바셰트 대변인은 “헌혈을 원하는 동성애자에게 4개월간의 금욕을 요구하는 것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것이고 차별의 한 형태로 인식돼왔다”라며 “보건 안전 체계는 존중해야 하지만 그것이 성적 지향성에 기반을 둔 것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유럽과 영미권 다수 국가에서는 동성애 또는 양성애 남성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옮길 수 있다고 보고 그동안 헌혈에 제한을 뒀다. 이러한 규제는 최근 들어 완화 내지 폐지되는 추세다. 영국은 지난해부터 헌혈권 보장 차원에서 동성애와 양성애 남성에 대한 헌혈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다만, 단서 조항이 붙는데, 한 명의 파트너를 갖고 있어야 하고 이 파트너와 3개월 이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혈액을 기부할 수 있다. 만약 한 명 이상의 성관계 파트너를 두거나 최근 3개월 이내 새 파트너를 만났다면 항문 성교를 하지 않아야 헌혈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혈액이 부족해지자 이들에게 적용하는 금욕기간을 3개월로 단축했다. 미국은 1983년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을 원천 금지했다. 이후 2015년부터 1년 이상 다른 남성과 성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에 한 해 헌혈을 허용해왔다. 일부 여성들도 자신의 남성 파트너에게 다른 남성 파트너가 있으면 같은 금욕기간을 적용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성소수자(LGBTQ+) 단체들도 성소수자에 대한 헌혈 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성소수자단체 `휴먼 라이츠 캠페인’은 “FDA의 현재 정책은 여전히 공정하지 않다”며 남녀 할 것 없이 여러 명과 성관계를 가져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을 경우 같은 방식으로 대우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적십자는 지난 11일 혈액센터와 함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헌혈자가 감소하고 헌혈 캠페인이 중단되면서 10여 년 만에 최악의 혈액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고 공동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국 적십자는 공동성명에서 ”중요 혈액형 공급은 하루치가 안 되고 때로는 병원 혈액 수요의 4분의 1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신규 헌혈자가 24% 감소했고, 오미크론 변이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혈액 부족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윤연정 기자
  • [데스크 시각] 답이 아닌 질문을 던질 때다/최여경 사회정책부장

    [데스크 시각] 답이 아닌 질문을 던질 때다/최여경 사회정책부장

    “어머니의 권리를 아버지와 같게, 아내의 권리를 남편과 같게, 딸의 권리를 아들과 같게.” 1987년 김대중 당시 평화민주당 대선후보는 군중 앞에서 이렇게 연설했다. 10년 후 새정치국민회의 대선후보로서 그는 ‘여성부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시 “실현 불가능한 공약(空約)”이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대통령이 된 뒤 공약을 지켜 여성부를 출범시켰다. 민주화운동뿐 아니라 여성운동에도 적극적이었던 대통령의 지원 아래 여성부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피해를 막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와 일본군 위안부 생활안전 지원, 일하는 여성의 권익 보호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 보육 분야를 뗐다 붙였다 하는 부침은 있었지만 미혼모자와 다문화가족 지원,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 양성평등 실현 등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해 갔다. 여성부와 여성가족부(여가부)로 명칭을 바꿔 가다 정체성을 잃은 것일까. 최근 몇 년 사이 여가부가 내놓는 정책은 논란을 부르기 일쑤였다. 인터넷 개인방송에 대한 성인지적 지침을 마련하겠다더니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한다’는 식의 성평등 방송 제작 안내서를 내놓은 게 3년 전 일이다. ‘김치남’은 혐오 표현이 아니라거나, 남성 심사위원이 많아서 남성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더 많다는 내용을 담은 ‘초중고 성평등 교수·학습 지도안 사례집’도 문제가 됐다. 더 앞서서는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막겠다고 셧다운제(심야 청소년 게임 제한)를 추진하면서 청소년의 문화적 자기결정권을 법률로 박탈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시대착오적 발상이 여가부를 잠식하고 있다면 조직의 존재 이유를 다시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젠더 감수성의 결핍과 인식의 오류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가.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단 일곱 글자로 젠더 갈등에 기름을 부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그의 아내에겐 지극히 다정하고 속깊은 남편의 모습을 보였다. 김건희씨가 허위 이력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여자로서 남편 위로를 받고 싶지 않겠나”라고 했고, 김씨 관련 수사를 언급하면서는 “여성으로서 굉장한 스트레스도 받았다”고도 말했다. 공적 문제를 사적 감정으로 치환했다는 비난은 차치하고라도 이런 대상화의 모순은 어찌 해석해야 할까. 정치권의 여성에 대한 말실수는 다양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마사지는 못생긴 여자한테 받아야 서비스가 좋다”고 했고, 당시 라이벌이던 박근혜 후보에게는 “애를 낳아 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비아냥댔다. 남성도 젠더 감수성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군대를 다녀와야 남자”라거나 ‘개저씨’라는 비하도 요즘 얘기다. 정권 말 대선 정국에서 정부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주장은 늘 있는 풍속도다. 아무리 힘센 부처라도 도마에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가부 폐지 주장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건 우리 사회의 젠더 인식이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한 상태라는 걱정 때문이다. 여가부 폐지라는, 누군가가 좋아할 만한 답을 내놓기에 앞서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금 성차별은 35년 전 그때와 얼마나 달라졌나.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혹은 남성이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이 더욱 공고해지지는 않았나. 성폭력과 아동폭력, 성별 임금 격차, 성소수자의 권리, 다양한 인권 문제를 다룰 장치를 우리는 갖고 있나.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여가부의 미래를 말하는 게 맞지 않을까.
  • [여기는 베트남] 두 청년의 ‘동성 결혼식’에 축하 쏟아진 사연

    [여기는 베트남] 두 청년의 ‘동성 결혼식’에 축하 쏟아진 사연

    최근 베트남 따이닌성에서는 매우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수많은 가족과 친구들에 둘러싸인 두 남성이 동성 결혼식을 올린 것. 베트남 현지 언론 베트남넷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쯩씨(28)와 득씨(26)는 어린 시절 따이닌성에서 함께 어울려 자랐다. 이후 득씨가 학업을 위해 호찌민으로 이사했고, 각자의 학업과 취업으로 분주하게 지내면서 서서히 연락이 끊겼다. 오랜 세월 떨어져 지내다가 지난 2018년 말 새해를 가족과 맞기 위해 고향을 찾으면서 둘은 재회했다. 오랜만에 동네 친구들과 함께 만나면서 둘은 어린 시절처럼 금세 다시 가까워졌다. 서로의 집에 초대해 식사하고, 쇼핑과 산책을 함께 하면서 서서히 서로의 마음 문을 열게 됐다. 서로의 진심이 통하면서 둘은 '연인'이 되었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까 두려워 공개를 꺼리기도 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가족과 친구들은 이 둘의 사랑과 연애를 응원해준 것. 지난 2020년 고향으로 돌아와 함께 식당을 열었다. 서로를 아끼고 응원하면서 운영한 식당은 호황을 이뤘다. 양가 부모님를 부양할 수 있는 돈까지 충분히 벌었다. 이윽고 둘은 꿈에 그리던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양가 부모님들은 "너희들만 행복하다면 다른 사람들이 무어라 하건 개념치 말고 당당히 살라"고 당부했다. 둘의 결혼식이 성사하게 된 동기였다. 이윽고 열린 결혼식에는 가족, 친구들을 비롯해 LGBT(성소수자) 단체 회원들도 대거 참석해 축하해주었다. 쯩씨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기 바란다"면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사회가 '나와 다른 누군가'를 소외시키기보다는 수용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동성끼리의 결혼을 편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이재명, 페미니즘 다루는 ‘닷페이스’ 녹화… “다음주 공개”

    이재명, 페미니즘 다루는 ‘닷페이스’ 녹화… “다음주 공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페미니즘·성소수자 이슈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나온다.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날 오전 진행된 이 후보와의 인터뷰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여성 청년 유권자들에 대해 물었다”며 “곧 닷페이스에서 만나보실 수 있다”고 적었다.  조 대표는 이날 서울신과의 통화에서 “녹화는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며 “다음주에 공개될 예정이며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닷페이스’는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소수자 인권, 젠더이슈, 기후위기 등 기성 언론에서 관심을 갖지 않았던 분야에 주로 집중해온 매체다. 앞서 이 후보는 성차별 등 소수자 이슈를 의제화해 온 CBS의 유튜브 채널 ‘씨리얼’ 출연을 검토했다가 돌연 보류한 바 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는 지난 4일 낸 성명에서 “표 앞에서 약해지는 것이 정치인의 처지겠지만, 비록 표가 없는 청소년과 소수자라는 꼬리표처럼 더 소외될 수밖에 없는 이들마저 보듬지 못한다면 그것이 정치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이 후보를 강하게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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