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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만 네번째”…94년생 감독이 ‘남남 커플’ 찍는 이유

    “BL만 네번째”…94년생 감독이 ‘남남 커플’ 찍는 이유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의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가 큰 인기를 끌면서 남자들의 연애, ‘BL’(Boys’ Love) 장르가 드라마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 웹툰, 웹소설로 주로 읽히던 게 드라마로도 활발히 제작되면서 시청자층이 빠르게 느는 모양새다. BL 드라마계에서 황다슬 감독은 ‘갓다슬’(신을 뜻하는 ‘god’와 이름을 합친 말)이란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BL 드라마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2020), ‘나의 별에게’(2021)에 이어 올해 ‘블루밍’과 ‘나의 별에게’ 시즌2까지 연속 제작했다. 단순히 많이 찍은 걸로 알려진 게 아니다. 화면에 자연스럽게 담기는 그만의 따뜻한 시선은 국내외 수많은 팬을 끌어당기며 인기를 얻고 있다. 1994년생인 황 감독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팬픽 세대”라며 “좋아하는 가수를 주인공으로 한 팬픽은 물론 다양한 내용의 웹소설을 일상적으로 접하며 크다 보니 알콩달콩한 이야기에 마음이 많이 갔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부터 ‘BL 드라마만 찍겠다’고 한 건 아니다. 황 감독은 “시작은 사랑을 누가 정의하는지에 대한 고민이었다”며 “이성만의 사랑이 옳다는 건 사회적으로 학습받은 것 같았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랑이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감독이 BL 드라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건 주인공들이 게이 커플로서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나 고난이 아니다. 우리 주위에 흔히 있을 법한 연인, 친구들의 모습이다.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우정과 사랑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다루고, 웹툰 ‘인기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를 원작으로 만든 ‘블루밍’은 대학교 영화과 동기들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캠퍼스 로맨스를 그렸다. 그는 “캐릭터가 실제 우리 옆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며 “두 주인공의 감정선이 메인 플롯이지만, 대학생으로서 겪는 학교 생활과 가족 얘기 등 개개인의 성장 스토리에도 신경 썼다”고 했다. 배우들을 섭외할 때는 연기 실력과 호흡, 다른 말로 ‘케미스트리’(화학반응)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 그는 “‘블루밍’은 웹툰을 극화하는 거라 배우 오디션만 세 번에 걸쳐 볼 정도로 부담이 컸다”며 “키스신 역시 고민스러웠는데 정작 배우들은 하나도 긴장을 안 하더라. 다행히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며 웃었다. 이같은 감독의 열정이 팬들에게도 자연스레 전해진듯, ‘나의 별에게’는 지난달 BL 드라마 중 처음으로 주연 배우들과 함께 오프라인 팬미팅을 열기도 했다. 이 작품은 공개 이후 일본 라쿠텐 TV 데일리 부문과 웨이보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고, 종영 이후 영화 버전으로 넷플릭스에 서비스되는 등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성소수자 시청자들의 피드백 역시 큰 힘이 됐다고 한다. 그는 “일반적인 퀴어 영화는 결말이 비극인 경우가 많은데, BL 드라마는 성소수자가 당연한 세상을 그리니까 위로가 됐다는 반응을 접했다”며 “감독으로서 인정받은 것 같아 감동이었다. 진짜 사랑 이야기로 봐줬다는 말이 좋았다”고 말했다. “앞으론 여자 주인공들이 나오는 GL(Girls’ Love) 장르에도 도전해 보고 싶고, 음악 영화를 좋아해 음악을 테마로 한 드라마도 만들어 보고 싶네요. 완전한 사랑, 불완전한 사랑, 마구 흔들리는 사랑, 여러 얘기로 찾아가고 싶어요.”
  • 영국 총리 “트랜스젠더, 여자 스포츠 출전 말아야”

    영국 총리 “트랜스젠더, 여자 스포츠 출전 말아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바꾼 트랜스젠더가 여성 스포츠 경기에 출전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존슨 총리의 발언은 최근 트랜스 여성 사이클 선수인 에밀리 브리지스의 국내 대회 출전이 좌절된 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나왔다. CNN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6일(현지시간) 허트퍼드셔 웰윈가든시티의 병원에서 취재진과 만나 “생물학적 남성이 여성 스포츠 경기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병원과 교도소, 탈의실 등에 여성 전용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존슨 총리는 자신의 발언이 논쟁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내 생각이 다른 사람과 충돌한다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내가 성별을 바꾸는 사람들을 크게 동정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에게 최대한의 사랑과 지지를 보내는 것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의 성소수자 단체인 스톤월은 존슨 총리의 주장이 차별적이라고 반박했다. 스톤월은 “트랜스젠더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스포츠 혜택을 누릴 기회를 얻을 자격이 있다”며 “트랜스젠더에 대한 포괄적인 배제는 근본적으로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남자 사이클 대회에서 우승했던 선수가 여성으로 성전환하면서 여자 대회에 출전하려 한 일로 논쟁이 벌어졌다. 트랜스 여성인 에밀리 브리지스는 지난 1일 영국에서 열린 내셔널 옴니엄 챔피언십 여자부 경기에 출전하려고 신청했지만 영국 사이클 협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브리지스는 지난 2020년 10월 트랜스젠더임을 밝히고 호르몬 치료를 통해 여성으로 정체성을 바꿨다. 최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지자 출전을 신청했다. 영국 사이클 연맹은 경기 전 1년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혈액 1ℓ당 5나노몰(nM·1몰의 1000분의 1) 이하로 유지되면 여자 대회 출전을 허용한다. 브리지스는 규정을 충족했지만 연맹은 그의 출전을 불허했다. 가디언은 브리지스가 남성 사이클 선수로 등록돼 있어 이 신분이 만료되기 전엔 여성으로 출전할 수 없다는 게 불허 사유였다고 보도했다. 브리지스는 성명을 통해 “누구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자신이 사랑하는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 사이에 선택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며 영국 언론들이 자신을 괴롭히고 악마화했다고 비판했다.브리지스는 지난달 글래스고에서 열린 영국 대학 선수권대회에 남자부 경기에 남성으로 마지막으로 출전해 우승했다. 하지만 성전환 호르몬 요법을 받던 중인 지난해 5월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45명 중 43위에 그쳤고, 같은 해 9월 열린 웨일스 내셔널 챔피언십 로드 레이스에서는 우승자에게 12km 뒤져 최하위에서 2번째 기록에 머물렀다. 미국에서도 트랜스 여성의 여자 대회 출전이 논쟁거리다. 2019년부터 호르몬 요법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 여성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는 지난달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미국 대학스포츠협회(NCAA) 주최 여자 자유형 500야드(457.2m)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20도쿄올림픽 여자 400m 개인혼영 은메달리스트인 엠마 웨이언트의 2위 기록보다 1초75 빨랐다.미국 수영협회는 지난 2월 트랜스젠더 선수의 호르몬 수치 요건을 강화했지만 NCAA는 시즌 중 새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해 토머스의 출전을 허용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NCAA가 여성 스포츠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2위인 웨이언트를 대회 우승자로 인정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 우크라 전쟁터, 한국의 군대… 여성은 ‘두 번’ 죽는다 [이슬기 기자의 젠더하기+]

    우크라 전쟁터, 한국의 군대… 여성은 ‘두 번’ 죽는다 [이슬기 기자의 젠더하기+]

    벨라루스의 저널리스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문학동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전쟁 회고담에서 철저히 배제됐던 참전 여성 200여명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작가의 노력으로 우리는 자칫 잘못하면 잊힐 뻔한 여성들의 얼굴을 어렵사리 살릴 수 있었지만, 우리에게도 익숙한 전쟁 속 여성의 얼굴은 있다. 바로 전시 성범죄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지며 러시아군 점령지의 전시 강간 피해 사례가 속속 나온다. 피란길에 오르며 콘돔과 가위를 먼저 챙긴다는 여성들의 얘기도 들린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먼저 접한 여성들의 얼굴은 미스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참전한 아나스타시아 레나, 하이힐 신고 퍼레이드를 하던 여성 군인들(사진)이었다. 그러나 전쟁도 40여일이 지난 지금은 어느새 참혹한 피해자의 얼굴로 보도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31일 대법원이 성소수자 여성 부하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해군 대령에게 군사법원이 내린 무죄 판결을 파기했다. 반면 대령보다 먼저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소령은 무죄가 확정됐다. 소령은 피해자가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알고 “남자 경험을 알려 준다”며 상습적으로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고, 당시 함장이던 대령은 피해 사실을 보고하러 간 피해자에게 성폭행을 저질렀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쟁점이 돼 각기 다른 판결이 내려졌다. 한국과 우크라이나에서 여성을 전리품처럼 여기거나 교정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유구한 여성 도구화의 한 단면이다. 특히나 여성이 극소수인 군대와 살풍경한 전장에서 여성은 더욱 먹이사슬의 최하위에 놓이고 구조적으로 폭력에 멍든다. 전시의 군대이거나 평시의 군대이거나 별 차이가 없다. 군 내 성폭행 피해자 A씨는 대법원 선고가 나던 날 입장문을 통해 “파기환송과 기각이 공존하는 판결로 오늘의 저는 또 한번 죽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성범죄 피해에 몰린 여성들은 교전 탓에 보호마저 불가피하다. 여성들은 이렇게 전시에 군대에서 ‘두 번’ 죽는다. 이들에 대한 여성들의 심정적인 동조는 나도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비슷한 일을 겪었을지도 모른다는 연대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A씨가 “행복한 군인으로 살고 싶다는 희망이 짓밟혔다”며 “후배 군인들은 나와 같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듯이. 우크라이나의 얼굴 모를 여성들의 안위도 같은 마음으로 걱정하게 된다. 여성은 여성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얼굴로 일상과 전쟁을 살고, 그 얼굴들은 안온하게 지낼 권리가 있다.
  • 성소수자·세월호 단체 “서울교통공사, ‘표현의 자유’ 보장하라”

    성소수자·세월호 단체 “서울교통공사, ‘표현의 자유’ 보장하라”

    세월호 8주기를 맞아 지하철역 광고 게재를 불허당한 4·16해외연대 등 시민단체가 서울교통공사에 광고관리규정을 개정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4·16해외연대 입장문을 대독한 이미영 4·16연대 운영팀장은 “서울교통공사는 심의라는 미명하에 이미 3년 전 세월호 5주기 광고도 불허했고, 8주기 광고도 불허했다”면서 “헌법보다 하위에 있는 허가 규정을 빙자하여 자신들의 협소한 세계관과 정치적인 판정을 내세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호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상임활동가는 “서울교통공사 인권경영선언문에는 국적, 성별, 인종, 장애, 종교 등을 이유로 차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자는 추모 광고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광고까지 모두 의견 대립과 사회적 합의를 말하는 광고관리규정 때문에 게재되지 못하거나 게재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0일 4·16해외연대가 내고자 한 세월호 8주기 추모광고에 대해 “정치적 주의, 주장, 정책이 표출돼 공사의 정치적 중립성에 방해될 소지가 있다”며 광고 게재를 불승인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8일 4·16해외연대가 인권위에 서울교통공사의 결정에 대해 제기한 진정을 받아들여 “광고 게시 여부를 재검토하라”는 권고 내용을 공사에 통보했다. 인권위는 ‘서울교통공사의 광고관리규정’ 중 체크리스트 평가표에 담긴 ‘의견이 대립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라는 항목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 항목을 삭제하는 대신 ‘소송 등 분쟁과 관련 있는 사안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가’, ‘공사의 중립성 및 공공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가’ 등의 항목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는데, 인권위는 이를 권고 불수용으로 판단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언론 보도를 통해 인권위 권고를 불수용했다는 것이 알려지자 입장을 돌연 선회해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8월 9일 변희수 하사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변희수 육군 하사의 사진과 함께 “대한민국을 향한 헌신, 차별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광고물을 게시하는 것을 7개월간 불허하기도 했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 23일 공사가 사회적 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광고관리규정을 개정하라는 권고를 불수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18년 6월 지하철 내에 성·정치·종교·이념의 메시지가 담긴 의견 광고는 게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으나 비판이 제기되자 방침을 철회했다.
  • 인권위, 인수위에 ‘차별금지법 제정’ ‘북한인권 개선’ 등 10대 인권과제 제안

    인권위, 인수위에 ‘차별금지법 제정’ ‘북한인권 개선’ 등 10대 인권과제 제안

    인권위, 차기 정부에 “혐오·차별 극복”소수자 인권·양극화 대응 강화도 주문국가인권위원회가 차기 정부의 인권 과제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혐오 표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부 차원의 공식 선언 등을 제안했다. 오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사회 통합을 실현하려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사회적 약자·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인권위는 ‘혐오와 차별의 극복과 평등사회 실현’ 등 차기 정부 10대 인권 과제를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달했다고 30일 밝혔다. 과제엔 ▲양극화와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사회안전망 확충 ▲기본적 인권의 보장 강화 ▲사회적 약자·소수자 인권 보장 강화 ▲모든 일하는 사람의 노동인권 보장 ▲지능정보사회에서의 인권 보호 강화 ▲기후변화에 따른 인권 문제 대응 ▲기업의 인권경영 정착 ▲군인 인권 보장 강화 ▲남북관계 발전과 국제 협력을 통한 북한인권 개선 등이 담겼다. 인권위는 “여성·노인·장애인·이주민·난민·성소수자 등을 대상으로 한 혐오 표현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도 혐오 표현이 사회적 문제로 심화하고 있으나 이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이 미흡하다”고 했다. 인권위는 또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더 심해진 양극화 현상과 관련해 국가의 돌봄 책임을 확대하고, 국가 재난과 감염병에 대한 인권친화적 대응 체계를 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는 제안도 눈에 띄었다. 인권위는 공공부문 고위직 및 정치 영역에서 여성 대표성을 강화하고,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인권위는 “그동안 인권 발전의 성과를 토대로 보다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인권보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경제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민주화와 인권 수준에 걸맞지 않게 구조화하고 고착화한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인권 과제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10대 과제에서 ‘북한 인권 개선’도 언급했는데 전날 인수위가 인권위 업무보고 후 “북한 인권 문제와 새터민(북한이탈주민) 인권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차기 정부에서 인권위가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 [열린세상] 재능만으로는 안 된다고/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재능만으로는 안 된다고/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페북에 그림을 아무런 설명 없이 올린 적이 있다. 팍팍한 삶에 위안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그림을 선택했다. 그러다가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여성화가들에게 집중하게 됐다. 전공자인 나도 처음 보는 화가와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작품은 매우 뛰어났고 작가의 생애도 흥미롭다. 이들은 미술사에 획을 긋는 작품을 만들고도 역사 서술에서 배제됐다. 우리가 이들을 몰랐던 건 이 때문이다. 현상만 보자면 아무 맥락 없이 여성화가들이 불쑥 솟아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분명 이유가 있겠다. 눈에 띄는 건 당시 북구의 여성인권운동과 교육 현황이다. 핀란드 1906년, 노르웨이 1913년, 덴마크 1915년, 스웨덴은 1921년에 여성 참정권이 주어졌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훨씬 빠르다. 그곳에서 민주주의와 여성 인권은 동반 성장했다. 예술교육에서의 젠더 평등도 이례적으로 빠르게 이루어진다. 다른 유럽 국가의 예술 아카데미에서 여성을 받지 않았을 때인 19세기 중반에 이미 북구에선 여성들을 위한 수업을 만들거나, 미술학교를 세우면서 처음부터 남녀를 동등하게 교육했다. 25세 이상의 여성을 성인으로 인정하는 법률이 19세기 중반에 만들어지면서 여성들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되자 그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성과를 내보이기 시작했다. 이들 여성 예술가 중에서 여성운동에 참여했던 인물이 적지 않다. 여성인권운동이 예술계에서의 젠더 평등과 별개가 아니라는 걸 그들은 알고 있었다. 그들은 재능만 가지고 예술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혐오와 배제의 철망이 촘촘했다. 나이 든 사람만 여성에게 적대적인 것이 아니었다. 기존 아카데미에 저항했던 진보적인 스웨덴의 ‘청년파’는 협회의 정관에 아예 여성들은 회원으로 들어올 수가 없다고 명시했다. 여성 예술가들은 아카데미의 늙은 전통 세력과도 싸워야 했지만 젊은 청년들과도 싸워야 했다. 방법은 갖가지 형태로 ‘뭉치는 것’이었다. 그들은 자기들만의 협회와 소그룹을 조직했고 함께 유학을 떠났다. 여성은 남성보다 두 배나 비싼 수업료를 내야 했지만 북구의 여성들은 자국에서 지급하는 장학금을 최대한 이용했다. 그렇다. 당시에도 북구에서는 여성들에게 남성과 똑같이 장학금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그러니 여성 예술가들이 늘어날 수밖에. 그러나 제약은 여전했다. 북구 여성들이 함께 유학하고 여행하는 것을 곱게 볼 리 만무했다. ‘헤픈 여자’라는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귀국 후 전시 기회를 얻기도 힘들었다. 어렵사리 끼어들어도 중요한 자리는 남성들 차지였고 여성의 작품은 구석진 자리에 놓였다. 비평은 아예 여성 예술가를 ‘없는 사람’ 취급했다. 작품을 팔 기회도 드물었다. 그래서 지금도 이들 여성화가의 작품은 개인 소장이 유난히 많다. 권위 있는 미술관에서는 그들의 작품을 사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에 와서야 비로소 이들의 작품을 제대로 보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여전히 우리는 공정하지 않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모든 것을 개인의 능력 문제로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혜성처럼 나타난 무명 가수들의 개성과 매력에 감탄하며 어디에 있다가 이제서야 나타났느냐고 묻지만, 개인의 능력을 넘어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평가 기준의 불공정함을 생각하려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젠더 불평등만이 아니라 연령과 성소수자, 지역과 장애인 차별 등 배제의 철망은 지금도 촘촘하다. 그럼에도 ‘능력’만으로 사람을 뽑을 수 있다고 믿고 그게 공정이라 말한다. 19세기에도 알고 있던 것을 21세기에도 모른다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품은 오스카… OTT 장벽도 허물었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품은 오스카… OTT 장벽도 허물었다

    넷플릭스 제치고 영화계 새 역사감독상엔 ‘파워 오브 도그’ 캠피언윤여정, 시상자로 특유 입담 뽐내윌 스미스, 아내 탈모 놀린 록 때려얼마 전까지 백인 위주에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올해는 여성과 비백인, 성소수자와 장애인까지 주인공으로 품으며 다양성을 과시했다. 특히 사상 처음 극장 개봉이 아닌 스트리밍 영화에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안기며 마지막 장벽까지 허물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애플TV+의 ‘코다’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화 최초로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션 헤이더 감독이 연출한 ‘코다’는 농인 부모를 둔 10대 소녀 루비가 음악과 사랑에 빠지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과 각색상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루비 가족은 실제 농인 배우들이 연기했고, 감독은 작품을 위해 수화를 배웠다. 농인 캐릭터를 연기한 농인 배우의 오스카 수상은 ‘작은 신의 아이들’(1986) 말리 매틀린 이후 코처가 역대 두 번째다. 매틀린은 코처의 상대역인 루비 엄마 역을 맡아 ‘코다’에도 출연했다. 애플TV+는 이 작품으로 OTT 중 가장 먼저 오리지널 영화를 내놓고 꾸준히 오스카 후보작을 배출했던 넷플릭스를 따돌리며 역사를 썼다. 최다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넷플릭스의 ‘파워 오브 도그’는 제인 캠피언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피아노’(1994)에 이어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두 번 오른 첫 여성이라는 기록을 세운 캠피언 감독은 2008년 ‘허트 로커’의 캐스린 비글로, 지난해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에 이어 오스카를 품은 역대 세 번째 여성 감독이 됐다. 남우주연상은 ‘킹 리처드’에서 진한 부성애 연기를 펼친 할리우드 스타 윌 스미스가 가져갔다. ‘킹 리처드’는 비너스·세리나 윌리엄스 자매를 세계 최고 테니스 스타로 길러 낸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전기 영화다. 스미스는 ‘알리’(2001), ‘행복을 찾아서’(2006)에 이어 세 번째 도전 끝에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흑인 남자 배우로는 역대 다섯 번째 주연상 수상이다.그동안 오스카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연기파 제시카 채스테인도 1970년대 유명 여성 방송인의 흥망성쇠를 그린 ‘타미 페이의 눈’으로 생애 첫 여우주연상을 움켜쥐었다. 채스테인은 작품 제작자도 겸했다. 여우조연상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춤과 노래 솜씨를 뽐낸 라틴계 배우 아리아나 드보스에게 돌아갔다. 공개적으로 성 정체성(퀴어)을 밝힌 배우로는 첫 수상이다. 이 밖에 드니 빌뇌브 감독의 SF 대작 ‘듄’이 편집·촬영·미술상 등 최다 6관왕에 올랐고, ‘제2의 기생충’이라는 평가를 받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는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시상식은 안팎에서 화제를 모았다. 돌발 사고도 있었다. 윌 스미스는 다큐멘터리상 시상자로 나선 코미디언 겸 배우 크리스 록이 자기 아내의 탈모에 대해 농담을 하자 무대에 올라가 록의 뺨을 때리고 욕설을 하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지난해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여우조연상)를 품었던 윤여정은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등장해 재치 있는 입담과 따뜻한 배려를 뽐냈다. 그는 “작년에 제 이름이 제대로 발음이 안 되는 것에 대해 한마디 했는데 이번에 후보들 이름을 보니 발음이 쉽지 않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죄송하다. 발음 실수를 할 수 있으니 미리 사과한다”고 말해 웃음을 불렀다. 이어 수상자 코처를 배려해 수어로 호명했고, 양손을 이용해 수상 소감을 전하는 그를 위해 트로피를 대신 들어 주기도 했다. ‘코다’의 작품상 수상 때 참석자들은 박수 대신 손을 ‘반짝반짝’ 흔드는 수어로 축하를 보냈다. 케이팝을 대표하는 방탄소년단(BTS)이 시상식 도중 ‘페이버릿 필름 뮤지컬 위드 BTS’라는 문구와 함께 영상으로 깜짝 등장해 환호가 나오기도 했다.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참석자들이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지원과 연대의 뜻을 나타내며 30초간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 “민주당, 대선 패배 반성한다면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민주당, 대선 패배 반성한다면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161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국회 대다수 의석을 가진 거대 양당에 대선 이후 과제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2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당장 임시국회를 열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민주당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수년간 임금 체불한 사업주가 연말에 한 달치 월급을 주겠다는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노동자의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임시국회를 소집해 약간의 절차를 거쳐 통과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전진한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민주당이) 대선에 패배한 것을 정말 반성한다면 차별금지법 제정에 진지하게 나서라”고 촉구했다. 청년성소수자 인권단체 ‘다움’의 심기용 운영위원은 “박지현 비대위원장에게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한다”면서 “박 위원장에게 2030 여성이 마지막으로 몰아줬던 표심은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편 가르기를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평등을 갈망하는 민주적 열망의 표출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차별금지법은 지난해 6월 청원 22일 만에 10만명의 국민 동의를 받아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됐다. 심사기한을 한 달 앞두고 이종걸(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미류(인권운동사랑방) 두 활동가는 지난해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의 염원을 담아 매일 6시간씩 30일 동안 부산에서 서울까지 500㎞를 걸었다. 하지만 법사위는 차별금지법의 심사기한을 하루 앞둔 지난해 11월 9일 이 법의 심사기한을 2024년 5월 29일까지 미루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차제연은 지난 14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매주 월~금요일 국회 정문 앞에서 점심시간에 릴레이 단식행동 집회를 열고 있다. 또 온라인에서 매주 화·수·목요일 오후 8~9시 단식행동에 동참하는 시민과 함께 온라인에서 집회를 한다.
  • “민주당, 대선 패배 반성한다면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민주당, 대선 패배 반성한다면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161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국회 대다수 의석을 가진 거대 양당에 대선 이후 과제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2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당장 임시 국회를 열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민주당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수년간의 임금 체불한 사업주가 연말에 한 달치 월급을 주겠다는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노동자의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임시 국회를 소집해 약간의 절차를 거쳐 통과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전진한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민주당이) 대선에 패배한 것을 정말 반성한다면 차별금지법 제정에 진지하게 나서라”고 촉구했다. 청년성소수자 인권단체 ‘다움’의 심기용 운영위원은 “박지현 비대위원장에게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한다”면서 “박지현 위원장에게 2030 여성이 마지막으로 몰아줬던 표심은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편 가르기를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평등을 갈망하는 민주적 열망의 표출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차별금지법은 지난해 6월 청원 22일 만에 10만명의 국민 동의를 받아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됐다. 심사기한을 한 달 앞두고 이종걸(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미류(인권운동사랑방) 두 활동가는 지난해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의 염원을 담아 매일 6시간씩 30일 동안 부산에서 서울까지 500㎞를 걸었다. 하지만 법사위는 차별금지법의 심사기한을 하루 앞둔 지난해 11월 9일 이 법의 심사기한을 2024년 5월 29일까지 미루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차제연은 지난 14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 국회 정문 앞에서 점심시간에 릴레이 단식 행동 집회를 열고 있다. 또 온라인에서 매주 화·수·목요일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단식행동에 동참하는 시민과 함께 온라인에서 집회를 한다.
  • ‘변희수 하사 광고’ 불허한 서울교통공사, 인권위 권고 뒤늦게 수용

    ‘변희수 하사 광고’ 불허한 서울교통공사, 인권위 권고 뒤늦게 수용

    서울교통공사가 사회적 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광고 관리 규정을 개정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다가 23일 적극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인권위는 23일 공사가 신설하려는 광고 규정 체크리스트 항목이 이전보다 더 좁게 해석돼 권고 사항의 본뜻과는 반대로 표현의 자유가 오히려 위축돼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인권위의 발표 후 공사는 “인권위의 권고 사항을 적극 수용해 광고 관리 규정 개정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이날 의사를 밝혔다. 공사는 성 전환 여성으로서 군 복무를 희망했던 고 변희수 육군 하사의 생전 뜻을 지지하는 지하철역 광고 게재를 2021년 두 차례 불승인했다. 이에 인권위는 공사 측 결정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해 광고 규정을 개정할 것을 같은 해 10월 권고했다. 공사의 기존 광고 규정 체크리스트 점검 항목 중 문제가 된 것은 ‘기타’ 사항이다. 공사는 ‘의견이 대립해 사회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광고주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은가’ 등의 사항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개정 중이라고 인권위에 회신했다. 또 소송 등 분쟁과 관련 있는 사안, 중립성 및 공공성 훼손 우려 사항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광고 규정 평가표를 개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공사가 신설하려는 체크리스트 항목은 공사 내부의 광고규정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고 광고자율심의 규정 내용보다 더 좁게 해석될 것”이라며 “광고 내용이 무엇이든 소송과 관련한 사안이면 모두 게재가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공사 관계자는 “광고관리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기존 회신 내용이 공개된 것”이라며 “신설을 검토했던 두 조항은 규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공사가 성소수자를 포함해 사회적 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남→여’ 성전환 美수영선수, NCAA 수영대회 우승 ‘최초 트랜스젠더 챔피언’

    ‘남→여’ 성전환 美수영선수, NCAA 수영대회 우승 ‘최초 트랜스젠더 챔피언’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수영선수 리아 토마스(22·펜실베니아대)가 지난 18일(한국시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주최한 여자 자유형 500야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스포츠계에선 토마스과 여성과 경쟁하는 것이 공정한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미 스포츠 전문방송 ESPN에 따르면, 그는 이날 미국 조지애나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NCAA 전국 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500야드 결승 경기에서 4분 33초24를 기록하며 2위보다 2초 빠른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3위는 지난해 도쿄올림픽 1,500m 은메달리스트인 에리카 설리번이 차지했다. 이번 경기로 토마스는 NCAA 수영대회에서 우승한 최초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됐다. 이날 경기장 주변에선 토마스가 여성 스포츠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관중들은 “여성 스포츠를 구하자”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관중석에 앉아있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토마스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서 “그저 이곳에서 최선을 다해 경쟁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자신의 경기 참여를 반대하는 여론에 대해선 “수영과 경기에만 집중하고, 그 외의 모든 것들은 차단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관객석에서는 “사기꾼”이라는 조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토마스의 NCAA 대회 우승 이후 미 스포츠계에선 그의 우승이 ‘성별‧신체적인 차이를 무시한 불공정한 경쟁’인지 혹은 ‘성소수자가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인지를 두고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한편, 생물학적 남성이었던 토마스는 남성 수영 선수로 활동할 당시 뛰어난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호르몬 주사를 맞고 성전환 선언 이후 여성팀으로 옮긴 토마스는 지난해 11월 미 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주관하는 수영경기 중 여성 200미터, 500미터 자유형 종목에 출전해 대회 최고 기록을 세웠다. 토마스가 신기록을 쓰자,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성과 경쟁하는 것은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후 미국수영협회는 트랜스젠더 수영선수의 호르몬 수치 등의 요건을 강화했다. 바뀐 규정에 따르면 트렌스젠더 수영선수는 경기에 참여하기 전 36개월간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리터(L)당 5나노몰(nM)을 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남성으로서 사춘기를 보낸 것이 다른 시스젠더(타고난 생물학적 성과 젠더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 여성과의 경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미 수영협회가 새롭게 제시한 성전환 여성 선수의 출전 자격 규정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기준보다도 엄격한 수준이다. 바뀐 정책은 2022 겨울 선수권대회부터 적용된다.
  • 성소수자 인권 개선 나선 인권위 “트랜스젠더 ‘정신장애’ 낙인 멈춰라”

    성소수자 인권 개선 나선 인권위 “트랜스젠더 ‘정신장애’ 낙인 멈춰라”

    인권위 “성소수자 인권 개선 필요”성전환자 ‘정신장애’ 분류 삭제 시급성소수자 존재 및 실태 파악도 권고국가인권위원회가 21일 트랜스젠더(성전환자)에 대한 정신장애 낙인을 멈추고 성소수자들의 존재와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인권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권위는 우선 트랜스젠더를 ‘성주체성 장애’로 분류하고 있는 통계청의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조속히 개정해 성전환증을 정신장애 목록에서 삭제할 것을 통계청장에게 권고했다. 중앙행정기관 등에는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를 국가승인통계조사 및 실태조사에 포함시켜 정책 수립 대상 인구집단으로 고려할 것을 권고하는 조치도 취했다.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여성가족부와 통계청 등이 수행하고 관리하는 국가승인통계조사와 실태조사에서 성소수자 관련 항목을 새로 마련해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에 대한 존재와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권고다. 트랜스젠더는 출생 시 지정된 성별과 스스로 인식하고 표현하는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그런데 통계청의 질병 분류에선 성전환증을 ‘성주체성 장애’로 인지하고 있어 트랜스젠더를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간주하고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강화해 혐오와 차별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권위는 지적했다. 성소수자가 고용·교육·행정서비스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편견에 기반한 차별과 혐오를 경험하고 있는 반면, 성소수자 관련 국가 통계는 없어 인권 개선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 역시 인권위 판단이다. 인권위가 2020년 실시한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591명 중 65.3%(384명)가 지난 1년간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과 혐오표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트랜스젠더는 신분증에 표기된 성별과 외모 등이 일치하지 않아 병원 등 의료기관 이용 포기(21.5%), 투표 참여 포기(10.5%), 보험 가입 포기(15.0%), 은행 이용 및 상담 포기(14.3%) 등의 일상생활 속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국가 차원에서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를 정책 대상으로 인정함으로써 성소수자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단초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차별없는 모두의 화장실 이용해 보세요’

    ‘차별없는 모두의 화장실 이용해 보세요’

    장애 유무나 성별 등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모두의 화장실’이 국내 대학 중 성공회대에 처음으로 설치됐다. 성공회대 본부와 37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총학 비대위)는 16일 성공회대 강의동으로 쓰이는 새천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건물 지하 1층에 모두의 화장실을 완공했다고 밝혔다. 모두의 화장실은 세면대와 양변기 등 화장실에 필요한 기능을 한 공간에 갖춰 장애인과 비장애인, 성소수자, 아이 동반 보호자 등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가리킨다. 별다른 이용 제한을 두지 않는 일반 가정집이나 비행기 내 화장실 개념과 유사하다. 이번에 성공회대에 설치된 모두의 화장실은 넓은 공간 전체가 일반 화장실 ‘한 칸’처럼 구성됐다. 음성지원과 자동문, 점자블록, 각도 거울 등 장애인 편의기능을 갖췄으며, 유아용 변기 커버와 기저귀 교환대, 소형 세면대, 접이식 의자, 외부 비상통화 장치 등도 있다. 화장실에 성별 구분을 하지 않아 태어났을 때의 지정 성별과 태어난 후의 성별 정체성이 다른 성소수자도 이용할 수 있다. 김기석 성공회대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기존 화장실에 불편함을 느끼다가 사용하지 못했던 학내 구성원들이 (모두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장은 “영미와 유럽, 일본 등에는 이미 모두의 화장실이 ‘유니버설 디자인’, ‘배리어 프리’ 등 이름으로 널리 퍼져있다. 장애와 성별 등 그 어떤 정체성으로도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구조적 차별 앞에서 트랜스젠더는 화장실을 가지 않기 위해 물을 마시지 않고 모욕적인 말이나 물리적 폭력을 당하기도 한다”며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모두의 화장실은 그래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모두의 화장실은 ‘성중립 화장실’이라고도 불린다. 미국에서는 성소수자 인권에 열린 태도를 보여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5년 백악관에 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한 사례가 유명하다. 국내에선 일부 시민단체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설치된 ‘모두의 화장실’에서 관계자가 시설물을 살펴보고 있다.
  • 성소수자 이용 괜찮아요, 장애인도 맘 편히 오세요… ‘모두의 화장실’이니까요

    성소수자 이용 괜찮아요, 장애인도 맘 편히 오세요… ‘모두의 화장실’이니까요

    성공회대에 국내 대학 최초로 성별, 인종,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성중립 화장실’이 생겼다. 명칭은 ‘모두의 화장실’로 정했다. 성공회대는 15일 서울 구로구 캠퍼스 내 새천년관 앞에서 모두의 화장실 준공식을 16일 연다고 밝혔다. 모두의 화장실은 어린 아들과 엄마, 장애가 있는 부인을 돌보는 남편 등 성별이 다른 보호자의 도움을 받는 노약자·장애인이나 기존 화장실을 이용하기 어려운 성소수자 등을 배려한 화장실이다. 단순히 시설물을 만드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견고한 차별을 없앴다는 의미를 지닌다. 모두의 화장실이 만들어진 새천년관 지하 1층은 대학 식당이 위치해 많은 이가 이용하는 공간이다. 이곳 화장실에는 출입 음성지원 시스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 휠체어 장애인이 보기 편한 각도거울, 유아용 변기커버 및 기저귀 교환대, 소형 세면대, 접이식 의자, 외부 비상통화장치 등이 설치돼 있다. 성공회대 학생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는 지난해 5월 모두의 화장실 설치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으나 학교 측이 예산 집행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면서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학내 설문조사 등에서 부정적 여론이 거세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후 비대위 측은 대자보·현수막 등을 게시하고 학교 본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학교의 결단을 이끌어 냈다. 학교의 결정권자를 만나 여러 번 설득했고 교수 등 일부 구성원의 지지도 받았다. 부정적 여론에 대해서는 학내 문화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당시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이훈 인권위원장은 “학교 안에서도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모두의 화장실이 학내에 필요한 시설인 것은 분명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학교도 학생기구도 모두의 화장실을 성공회대의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성중립 화장실은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은 2015년 백악관에 성중립 화장실이 설치된 이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됐고 스웨덴은 성중립 화장실이 전체 공공 화장실의 70%를 차지한다.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법의 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법의 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지 벌써 4년째다. 당시 의료현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훨씬 더 많았고, 지금도 가족 확인과 관련된 번거로운 서류 작업 때문에 일선 의료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법 시행 당시 나는 연명의료결정이 법에 의해 강제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인식과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라고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사실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물론 연명의료결정법 이전에도 무의미한 연명치료와 병원에서의 고통스러운 죽음에 대한 문제의식은 폭넓게 퍼져 있었고, 그것이 법 제정의 공감대를 이룬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병원에서 만나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병원에서 받는 치료가 자신을 살리고 일상으로 돌려보내 줄 것이라는 희망을 쉽게 접지 않았다. 그들에게 다가올 죽음과 치료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였고, 그래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는 것에 대한 동의서(DNR 동의서)는 대개 가족의 서명만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예전에는 환자들에게 연명의료결정에 대한 설명을 하면 혼란스러운 눈빛만을 보였지만, 이제는 대부분 ‘한번쯤은 들어 봤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여전히 어려운 대화이긴 하나 예전보다는 훨씬 쉽게 꺼낼 수 있다. 상당수 환자가 본인의 연명의료계획서에 직접 서명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닥쳐 올 죽음에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며, 그것이 죽음을 재촉하는 ‘재수 없는’ 일이 아니라 바로 내 삶의 온전한 마무리를 위해 필요한 절차라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게된 것이다. 그 배경에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법은 일부만의 의제였던 것을 보편적인 것으로, 그리고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하는 힘이 있다. 인식과 문화가 충분히 무르익어야 법이 제정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법이 제정됨으로써 인식과 문화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기도 한다. 차별금지법이 2007년 이후 수차례 국회에서 발의되고 입법이 시도되고 있음에도 좀처럼 제정되기 어려웠던 이유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기상조”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주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폭넓게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연명의료결정법에서 보듯이, 법은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일단 만들어지면 더 폭넓은 사회의 인식 전환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병원에 살려고 왔는데 왜 죽는다는 얘기부터 하느냐’며 연명의료에 대한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이 왜 없겠는가. 예전에는 훨씬 많았고 지금도 더러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사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평화로운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싶어 한다. 연명의료결정법은 그러한 보편적인 소망을 추구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것임을 나라에서 인정하고 공식화한 것이다. 차별금지법 역시 일부의 동성애 혐오자들까지 설득하기는 어렵겠으나,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은 누구나 성별, 종교, 성정체성 등에 따라 권리를 제한당하고 폭력에 노출당하지 않을 보편적인 소망을 갖고 있다. 반드시 ‘차별금지법 찬성’이라는 목소리로 가시화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 소망을 인정하고 공식화하는 것이 먼저일까, 아니면 소수의 혐오자들까지 설득해 내야 하는 것이 먼저일까?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될 때 어떤 이들은 의사들이 살릴 수 있는 환자들도 애써 살리지 않고 동의서를 받을까 봐 걱정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어떤 이들의 우려처럼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가 범람할 리도 없다. 다만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지켜 낸 연명의료법과 마찬가지로 차별금지법 역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것임은 분명하다.
  • [김보라미의 인권에 동그라미] 정치운명공동체 회복을 꿈꾸며/디케 변호사

    [김보라미의 인권에 동그라미] 정치운명공동체 회복을 꿈꾸며/디케 변호사

    치열했던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 개인의 삶에 영향을 주는 정책보다는 막판까지도 진실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는 녹취록과 치부를 드러내는 인신공격만을 기억에 남겼다. ‘MZ세대론’과 ‘페미니즘’도 기억에 남는다. MZ세대론은 인구집단의 실체와 무관하게 후보의 주장을 포장하기 위해 악용됐다. M과 Z는 하나의 세대로 묶기에 적당하지 않은 인구집단이다. M세대는 1981년부터 1996년까지 출생한 인구집단을, 1996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는 인류 최초의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인구집단을 의미한다. 즉 40대부터 10대까지 포괄하는 MZ세대는 살아온 경험과 과정을 공통의 정책적 가치로 묶기가 쉽지 않은 데다 하나의 지향점으로 단순화해 설명하기도 부적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젠더, 계급, 지역, 학벌 등 현대사회에서 다양화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해야 했던 대선 기간의 정책 논의들은 사라지고, MZ세대론으로 대체됐다. 선거 기간 페미니즘에 대한 전면적 거부와 낙인찍기 역시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여성과 성소수자들이 겪고 있는 구조적 차별을 인식하고, 이런 차별을 철폐하며, 이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권리를 확립해 온 것은 국제적으로도 다툴 수 없는 사실이다. 부끄럽게도 이번 선거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이미 확립된 중요한 가치들이 뉘앙스만 꺼내도 낙인찍기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다. 차별금지법 논의는 거대 양당의 대선 의제에서 의도적으로 회피됐다. 집권 여당은 피해호소인이라는 망언을 만들어 내 그간 분노를 유발하더니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여성의 날에 야당 후보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해명하기에 바빴다. 시민들이 수준 높은 정치적 식견을 보여 주며, 탄핵을 주도했던 나라가 어찌 이리 됐을까. 정치는 5년 전으로 퇴행하는 중이다. 이번 선거에 대해 비호감 선거란 평가가 나오는 것은 시민들의 높은 정치적 의식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준웅 교수는 저서 ‘말과 권력’에서 정치운명공동체를 “최소한 두 가닥 이상 얽혀야 운명이 된다. 홀로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을 운명이라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렇게 보면 공동체의 운명이란 공동체를 구성하는 여러 가닥들이 모여서 하나의 집합적 흐름을 만드는 일이면서 동시에 다른 공동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더 큰 시대의 흐름을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당연하게, 또는 편리하게 보이는 사회적 구조로만 정치운명공동체를 운영할 수 없다. 그것은 어떤 개인들에게는 억압과 차별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소수자이거나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억압과 차별은 쉽게 무시되거나 왜곡될 수 있지만, 선거만큼은 이런 시민들에게도 힘을 주는 민주주의의 축제여야 했다. 대선 이후 우리의 정치운명공동체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선거가 끝났으니 그간의 부조리한 낙인찍기와 배제는 멈춰야 한다. 또한 듣지 않으려 외면했던 목소리를 다시 살려 내는 것도 필요하다.
  • “제3자에 의한 성정체성 수업 안 해”…美 플로리다 주의회 새 법안 통과

    “제3자에 의한 성정체성 수업 안 해”…美 플로리다 주의회 새 법안 통과

    이른바 ‘동성애 언급 말라 법’ 처리에 성소수자 반발美 교육장관, “혐오 가득한 법안” 비판미국 공화당이 장악한 플로리다주 의회는 8일(현지시간) 유치원에서의 동성애 등 성적 지향이나 성정체성 관련 교육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법안은 “(플로리다주의) 유치원 3학년 이하 학생 등에게는 교원이나 제3자에 의한 성적지향·성정체성 수업을 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이는 공화당 소속인 론 디샌티스 주지사의 서명을 거쳐 확정·발효될 예정이다.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교사들이 유치원생과 성적지향·성정체성을 논의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앞서 7일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들에게 이런 것들이 교육과정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걸 확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성적소수자(LGBTQ) 단체들은 이 법을 ‘동성애 언급 말라’(Don‘t Say Gay) 법으로 부르며 반대했다. 플로리다주 여러 학교에선 성적지향·성정체성 교육 금지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수업을 집단으로 거부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중 일부는 주의회를 찾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당초 플로리다주 공화당은 성정체성을 커밍아웃하는 성소수자 학생이 생기면 담임이 부모에게 이를 알리도록 하는 내용도 법안에 넣으려고 시도했다. 이는 반발에 무산됐다. 동성애자인 민주당의 카를로스 G. 스미스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은 법안에 대해 “LGBTQ를 무시하고 공격하는 수단”이라며 “어린이들에게 LGBTQ인 사람들은 뭔가가 잘못돼 있다는 지독한 메시지를 던진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백신 아동 접종과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여러 쟁점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와 대립각을 세워 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비판했다. 미겔 카도나 교육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 “플로리다 지도자들은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일부 학생들을 해치는 혐오 가득한 법안을 우선시했다”고 일갈했다. 카도나 장관은 “교육부는 연방 예산 지원을 받는 모든 학교는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에 따른 차별으로부터 보호받도록 한 연방 민권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 교육공약 안 보여… 싸우지 말고 포용… 청년주택 늘려야

    교육공약 안 보여… 싸우지 말고 포용… 청년주택 늘려야

    “우리가 뭘 해도 책임지는 게 없었는데 이번 선거로 책임을 하나 지게 된다는 사실이 놀랍고 조심스러워요.” 오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신은서(18·경기 신한고3)양은 6일 “반장이나 회장 선거, 점심메뉴 투표는 잘못해도 큰 불이익은 없으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했는데 대선 투표는 우리나라 역사에 영향을 주는 것이어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들의 평판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봤다”며 “장애인이나 다문화, 성소수자 등 소외계층 인권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지고 우리 문화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선거 투표 가능 연령이 만 19세에서 18세로 하향된 이후 처음 치르는 이번 대선에선 2004년 3월 10일생까지 투표를 할 수 있다. 대개 고교를 갓 졸업했거나 고3 학생이다. 전체 유권자 4419만 7692명의 2.2%인 98만 546명에 달하는 10대 유권자는 교육 정책과 기후 위기, 주택 등 청년 문제에 관심 많은 계층으로 분류된다. 3월 9일생으로 가까스로 투표권을 얻게 된 박예본(18·경기 구리여고3)양은 지난 4일 주민등록증을 임시로 발급받아 사전투표를 완료했다. 박양은 “18세는 투표하기엔 아직 어리고 미성숙하다는 의견을 듣고서 자극을 받아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그런데 정작 후보들의 공약집은 투표일이 거의 다 돼 나와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공약을 주의 깊게 봤지만 실질적인 교육 대안책을 담은 공약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대입 중요도를 낮추고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를 찾아갈 수 있는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보면서 통일이나 안보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대학생 이아름(19)씨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는 걸 보면서 남 일 같지 않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으로 ‘남북통일’을 꼽았다. 주택 문제는 세대를 불문하고 10대에게도 주요한 문제로 거론됐다. 김원준(18·서울 광운인공지능고3)군은 “우리도 나중에 집을 사야 하는데 너무 비싸다 보니 집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청년들도 돈을 모아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청년주택 정책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만 18세가 투표에 참여하기엔 어린 것 아니냐는 일각의 회의적인 시선에 적극 반박했다. 박인서(18·충남 공주사대부고3)양은 “정책을 잘 분석해서 자기가 원하는 대통령을 뽑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책임감 있는 유권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치나 외교적 이슈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다 보면 만 18세가 미성숙한 판단을 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줄어들 것 같다”고 전했다. 국제학교에 다니는 김진서(19)씨는 “후보에 대해 관찰하고 선거에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 질문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우리나라 정치는 싸우는 모습이 너무 많은데 이번 대통령은 자기가 가진 이념과 다르더라도 반대편까지 수용하면서 포용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연수를 앞둔 정현재(19·부산)씨는 투표를 통해 청년의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는 친구도 있겠지만 조금 찾아보고 투표해서 20대 투표율을 늘려야 다음 대선 후보들도 20대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서 “그래야 청년들에게 필요한 공약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 ‘생애 첫 투표’ 10대 유권자가 말하다 “정당 보다는 공약..토론보며 꼼꼼히 따졌다”

    ‘생애 첫 투표’ 10대 유권자가 말하다 “정당 보다는 공약..토론보며 꼼꼼히 따졌다”

    10대 유권자 10인에게 물었다 “어떤 대통령을 원하세요” “소외계층 인권과 우리 문화를 지켜 달라” “10대도 주택 고민..청년주택 살 수 있게” “우크라이나 남일 아냐..남북통일 이뤘으면” “대입 위한 교육 말고 꿈을 위한 교육 정책”“여태까지는 우리가 뭘 해도 책임지는 게 없었는데 이번 선거로 책임을 하나 지게 된다는 사실이 놀랍고 조심스러워요.” 오는 9일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신은서(18·경기 신한고3)양은 6일 “반장이나 회장 선거, 점심메뉴 투표는 잘못해도 큰 불이익은 없으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했는데 대선 투표는 우리나라 역사에 영향을 주는 것이어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들의 평판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공약을 많이 살펴봤다”며 “(차기 대통령은) 장애인이나 다문화, 성소수자 등 소외계층 인권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지고 우리 문화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선거 연령이 만 19세에서 18세로 하향된 이후 처음 치르는 이번 대선에선 2004년 3월 10일생까지 투표권이 주어진다. 첫 투표를 하게 된 10대 유권자들은 대개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거나 고3인 학생들이다. 전체 유권자 4419만 7692명의 2.2%인 98만 546명에 달하는 10대 유권자는 교육 정책과 기후 위기, 주택 등 청년 문제에 관심 많은 계층으로 분류된다. “인물·정당 보다 공약 보는데 늦게 나와 아쉬워” 새내기 유권자들은 정당이나 인물 보다는 정책 공약과 토론을 꼼꼼히 챙겨봤다고 입을 모았다. 또 교육 정책과 기후 위기, 주택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3월 9일생으로 아슬아슬하게 투표에 참여하게 된 박예본(18·경기 구리여고3)양은 지난 4일 주민등록증을 임시로 발급받아 사전투표를 완료했다. 박양은 “18세는 투표하기엔 아직 어리고 미성숙한다는 의견을 듣고서 자극을 받아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그런데 정작 후보들의 공약집은 투표일이 거의 다 되어서 나와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공약을 주의깊게 봤지만 실직적인 교육 대안책을 담은 공약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대입 중요도를 낮추고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를 찾아갈 수 있는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보면서 통일이나 안보 문제에 관심도 높아졌다. 대학생 이아름(19)씨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는 걸 보면서 남일 같지 않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으로 ‘남북통일’을 꼽았다. 주택 문제는 세대를 불문하고 10대들에게도 주요한 문제로 거론됐다. 김원준(18·서울 광운인공지능고3)군은 “우리도 나중에 집을 사야 하는데 너무 비싸다 보니 집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청년들도 돈을 모아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청년주택 정책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투표하기 위해 공부...싸우는 정치 말고 포용하길” 이들은 만 18세가 투표에 참여하기엔 어린 것 아니냐는 일각의 회의적인 시선에 적극 반박했다. 박인서(18·충남 공주사대부고3)양은 “정책을 잘 분석해서 자기가 원하는 대통령을 뽑을 수 있도록 하는게 책임감있는 유권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치나 외교적 이슈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다 보면 만 18세가 미성숙한 판단을 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줄어들 것 같다”고 전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이재준(18)군은 “생일이 늦어 이번 대선에는 제 의견을 반영할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투표권이 있든 없든 학생들이 대선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서로의 이야기를 존중하면서 들어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국제학교에 다니는 김진서(19)씨는 “후보들에 대해 관찰하고 선거에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 질문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우리나라 정치는 싸우는 모습이 너무 많은데 이번 대통령은 자기가 가진 이념과 다르더라도 반대편까지 수용하면서 포용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표율 늘려야 청년 목소리 키울 수 있어” 이지후(19)씨 역시 “정치에 큰 관심은 없지만 국민의 일원으로 투표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면서 “대통령이 바뀐다고 많은 것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청년과 다음 세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연수를 앞두고 있는 정현재(19·부산)씨는 투표를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는 친구도 있겠지만 조금 찾아보고 투표해서 20대 투표율을 늘려야 다음 대선 후보들도 20대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서 “그래야 청년들에게 필요한 공약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 “난 남자도 여자도 아니다” 20년째 투쟁..콜롬비아 ‘제3의 성’ 인정

    “난 남자도 여자도 아니다” 20년째 투쟁..콜롬비아 ‘제3의 성’ 인정

    남미 콜롬비아에서 성(sex)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새 신분증시스템이 시행된다. 콜롬비아 헌법재판소가 1일(현지시간) 주민등록청에 "6개월 내 시스템을 개정, 논 바이너리(Non-bianary)를 수용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콜롬비아에선 건국 이래 지금까지 유지해온 전통적 성 구별 기준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주민증에는 성을 남자 또는 여자로 구분하는 대신 논 바이너리 표시가 가능해진다. 논 바이너리는 성별을 남자와 여자 둘로만 분류하는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나 다양한 3의 성을 인정하는 대안이다. 콜롬비아 성소수자 사회가 역사적이라고 평가한 헌법재판소의 이번 판결을 이끌어낸 건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권리를 위해 20년째 투쟁해온 40살 남자다. 그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20살 때부터 성적 정체성 혼란을 겪었다. 2015년 그는 '다니'로 개명에 성공, 이름에서 남자의 색깔을 지우는 데 성공했다. 스페인어의 이름은 남성형과 여성형의 구별이 뚜렷한 게 특징이다. 남자는 다니엘, 여자는 다니엘라로 이름만 봐도 성별이 확연하게 구분된다. 그는 개명에 성공했지만 문제는 신분증에 표시돼 있는 성별이었다. 그는 "이름에선 성별의 구분을 지워버렸지만 성별(sex)은 여전히 남자로 구분돼 있어 신분증을 사용해야 할 때마다 오히려 불편함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그는 "외모는 여자, 이름은 중성, 주민증 성별은 남자다 보니 인생이 혼란으로 범벅된 느낌이었다"면서 "신분을 확인할 때 언성을 높여야 했던 적도 여러 번이었다"고 했다.  견디다 못한 그는 2019년 주민등록청에 성별을 '논 바이너리'로 바꿔달라고 했지만 거절을 당했다. 그는 소송을 내고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  3년 만에 그의 손을 들어준 헌법재판소는 판결에서 "성적 정체성 혼란을 겪는 사람에게도 사회적 참여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며 성별 기준에 논 바이너리를 수용하라고 주민등록청에 명령했다.  헌법재판소는 "논 바이너리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이분법적 성별 구분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권리와 자유만 보장하는 편향적 오류를 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의회는 법률을 개정, 성별 구분의 기준을 업그레이드하라"고 명령했다.  콜롬비아 통계청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콜롬비아 국민 3600만 중 성소수자와 성적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사람은 2%에 육박한다.  사진=한 성소수자가 논 바이너리를 인정하라는 피켓을 등에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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