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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 선거 후보 10명 중 여성 3명 안 돼…정당은 추천만 하고 육성은 나 몰라라

    6·1 선거 후보 10명 중 여성 3명 안 돼…정당은 추천만 하고 육성은 나 몰라라

    27.5%. 6·1 지방선거의 전체 여성 후보 비율이다. 4년 전(25.2%)에 비해 2.3% 포인트 상승했다. 광역단체장 후보의 경우 2018년에는 71명 중 여성 후보가 6명(8.5%)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55명 중 10명(18.2%)이다. 기초단체장 후보 중 여성 비율은 2018년 4.7%에서 5.6%로 증가했다. 여성할당제가 법제화된 이래 22년 세월이 흐른 것을 감안하면 미미한 성과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각 정당은 국회 및 지방의회 의원 선거 후보자 추천 시 비례대표에 한해 여성을 50% 이상 추천해야 한다. 지역구의 경우 전국 지역구 총수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 규정만 존재한다. 2004년부터는 여성정치발전비가 도입돼 정당들이 경상보조금의 10%를 ‘여성정치발전’을 위해 사용하도록 규정했지만, 여성 정치인을 육성하려는 정당들의 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여성할당제 인센티브보다 페널티” 정치에서의 여성 대표성 증진을 위한 제도로 여성추천보조금과 여성정치발전비가 있다. 여성추천보조금은 지난 4월 국회에서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 이상을 여성 후보로 공천한 모든 정당에 추천 비율에 따라 지급하는 것으로 개정됐다. 전국 지역구 총수의 30% 이상을 여성 후보로 추천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20% 이상~30% 미만, 10% 이상~20% 미만)를 나눠 전자를 충족시키는 정당이 없을 경우 후자를 충족하는 정당에 보조금을 지급해 온 것에서 변경된 것이다. 이는 전형적으로 거대 정당을 위한 제도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군소 정당은 현실적으로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 이상을 후보로 내기가 쉽지 않다. 또한 10% 이상만 여성 후보로 공천하면 여성추천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여성 후보를 30% 이상 공천하려고 노력할 필요조차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소수정당에 불리한 개악”이라며 “할당제 취지에는 동의하지 않으면서 보조금만 챙겨 가는 몰염치 정치”라고 비판했다. 여성할당제의 실효성을 위해 최근에는 아예 공직선거법상의 ‘권고’ 규정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2일 여성 공천할당제 의무화를 국회의장에게 권고했다. 국회의원 선거 및 지방의회 의원 선거 후보자 추천 시 공천할당제를 지역구 의석에도 의무화해 특정 성별이 전체의 10분의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장 후보 공천 때도 할당제를 적용하되 특정 성별이 전체의 10분의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각 정당이 이를 실행하기 위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도록 했다. 인권위는 “임의 규정으로서의 성별할당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선거보조금 등의 인센티브 방식은 효과가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볼 때 정치 영역에서 남성과 여성의 실질적 참여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행 성별할당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당이 여성 공천 할당 의무를 지키지 못했을 경우 보조금을 감액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여성의정은 지난 1월 펴낸 ‘2022년 지방선거 대비 역대 선거 결과를 통해 본 여성 대표성 확대방안 실증연구’ 보고서에서 정당의 여성 공천 할당 위반 시 국고보조금을 감액, 20%에서 50%까지 추천 비율에 따라 차등 삭감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대상은 선거보조금 또는 매년 지급되는 경상보조금 중 하나로 한다. 여성들의 정치 대표성 제고를 위해서는 인센티브보다는 페널티가 효과적이고, 이와 같은 법 개정을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요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권수현 여성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여성 공천 할당을 지키지 못할 경우 이러한 선거보조금 자체에 페널티를 가하는 방식의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거대 정당들의 ‘결단’이 필요한데 시민사회 차원에서 정치권에 강력히 정치개혁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대 양당 대신 ‘다른 길’을 가는 여성 한편 여성들은 거대 정당 체제를 마다하고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시도를 이어 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세 명의 페미니스트 여성 기초의회 후보를 낸 ‘청주페미니스트연대’가 이 같은 사례다. 지난해 11월 회원 60여명으로 시작한 청주페미니스트연대는 여성과 장애인, 성소수자 등의 권익 보호 활동을 하다 이번 선거에 세 명의 후보를 냈다. 무소속 2명(현슬기·김현정), 노동당(유진영) 1명으로 정당 소속 여부와 관계없이 ‘청주페미니스트연대’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이성지 청주페미니스트연대 선거운동본부 활동가는 “지난 대선에서도 보았듯 거대 양당제와 중앙집권화한 정치는 여성들의 욕망을 실현해 주지 못한다는 인식 아래 선거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페미니즘이 어느덧 색깔론의 한 형태로 차용되고 있는데, 오해가 깊어지기 전에 페미니즘 정치란 어떤 것이며 어떤 지향성을 가졌는지 정치 활동으로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법원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체육관 대관 불허는 차별”

    법원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체육관 대관 불허는 차별”

    서울 동대문구청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체육관 대관을 취소한 건 부당한 차별에 해당한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서울서부지법 제2-3민사부(부장 박성규)는 지난 13일 퀴어여성네트워크(퀴여네) 소속 단체인 언니네트워크와 활동가 4명이 동대문구청과 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9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그러면서 체육관 대관 취소가 위법하지만 원고 측 손해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 결정을 내린 1심 판결을 취소했다. 퀴여네는 2017년 제1회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를 개최하고자 동대문구 체육관을 대관했다. 그러나 성소수자 행사를 허용하면 안된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동대문구 시설관리공단은 갑작스럽게 천장 공사를 해야 한다면서 대관을 취소했다. 그 과정에서 담당자가 ‘(체육대회가) 미풍양속에 어긋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9년 이 사건과 관련해 동대문구와 시설관리공단이 대관을 취소하고자 없는 공사일정을 만들어냈음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하라는 등의 시정권고를 내렸다. 이후 언니네트워크에서 서부지법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피고들이 주장하는 공사일정은 확정된 것이 아니었고 취소 당일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성적지향을 이유로 대관을 취소하면 차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피고인은 위법한 대관취소를 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관취소로 명예가 훼손되지 않았고 개인 활동가들은 반사적 이익을 가진 이들에 불과하다”면서 “원고들에게 손해가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2심은 위법하지만 손해는 없다는 판결을 뒤집고 원고 측인 언니네트워크에 500만원, 개인 활동가들에게 각 100만원의 손해를 인정했다. 퀴여네와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은 “이번 판결은 성소수자 체육대회에 대한 공공체육관 대관 취소는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임을 분명히 인정하고 평등권 침해 그 자체를 손해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면서 “더 이상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을 이유로 공공시설에서의 위법한 차별이 이뤄지지 않도록 국가와 지자체가 대책을 마련하고 모든 차별을 예방하고 해소할 기본법으로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한다”고 했다.
  • 성소수자는 단식 중… 배보다 ‘법’이 고프다

    성소수자는 단식 중… 배보다 ‘법’이 고프다

    모든 사람이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않도록 하는 ‘평등법’(일명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며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이 한 달 넘게 진행되고 있지만 국회에서의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입법 촉구 성명을 낸 데 이어 시민사회단체, 종교계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하는엄마들의 서이슬(37) 활동가는 31주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5월 17일)을 하루 앞둔 16일 “학교나 직장 등에서 광범위한 차별을 겪어 온 세대로서 여전히 다양한 영역에서 차별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엔 이미 우리 사회의 공감대가 있다”며 “성적 지향을 비롯해 차별은 누군가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는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적 지향과 나이, 성별, 장애, 학력 등으로 인한 모든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차별금지법은 2007년 국회에서 발의된 후 일부 보수단체와 종교계의 반대로 15년째 논의만 거듭했다. 21대 국회에는 4개의 제정법이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논의에 진척이 없자 인권위가 지난 8일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재차 입법을 촉구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대표와 미류 책임집행위원이 국회 앞에서 이날로 36일째 단식 농성을 하는 상황에서 국회도 법안 심사를 위한 절차를 밟아 달라는 것이다.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성소수자부모연대의 장선영(69)씨는 “성소수자 자녀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기 시작하는 청소년기에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괴물로 생각하는 등 부정적인 혼란을 겪었다는 것이 부모로서 가장 안타까웠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교육 과정에서 성 정체성이 다양하다는 걸 배운다면 적어도 성적 지향을 깨닫는 시기의 어려움을 쉽게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레즈비언 이호림(35)씨는 “성소수자를 포함한 사회 소수자에 대한 관심은 결국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겠다’는 국가의 시민 권리 보호 의지와 맥이 닿고 그만큼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관련 모든 부처에서 성소수자 시민의 다양한 정책 욕구를 인지하고 담아내려는 노력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2월 성소수자 교인을 위한 목회 안내서를 발간한 평등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임보라(54) 목사는 “성소수자 교인 중에는 교회에서의 공공연한 혐오 발언을 견디다 못해 종교를 포기하거나 성적 지향을 인정하는 교회를 찾아 여러 교회를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서와 교리를 보수적으로 보기보단 여러 성적 정체성을 존중하는 사회상을 반영해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성소수자 차별 금지할 법·제도 없어”…성소수자도, 목사님도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

    “성소수자 차별 금지할 법·제도 없어”…성소수자도, 목사님도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

    17일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차별금지법 단식 36일째에도 공전시민단체, 성소수자, 목사도 한목소리“차별은 우리 모두의 문제”모든 사람이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않도록 하는 ‘평등법’(일명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며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이 한 달 넘게 진행되고 있지만 국회에서의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입법 촉구 성명을 낸 데 이어 시민사회단체, 종교계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하는엄마들의 서이슬(37) 활동가는 31주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5월 17일)을 하루 앞둔 16일 “학교나 직장 등에서 광범위한 차별을 겪어온 세대로서 여전히 다양한 영역에서 차별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엔 이미 우리 사회의 공감대가 있다”며 “성적 정체성을 비롯해 차별은 누군가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는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적지향과 나이, 성별, 장애, 학력 등으로 인한 모든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차별금지법은 2007년 국회에서 발의된 후 일부 보수단체와 종교계의 반대로 15년째 논의만 거듭했다. 21대 국회에는 4개의 제정법이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논의에 진척이 없자 인권위가 지난 8일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재차 입법을 촉구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대표와 미류 책임집행위원이 국회 앞에서 이날로 36일째 단식 농성을 하는 상황에서 국회도 법안 심사를 위한 절차를 밟아달라는 것이다. 트렌스젠더 자녀를 둔 성소수자부모연대의 장선영(69)씨는 “성소수자 자녀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기 시작하는 청소년기에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괴물로 생각하는 등 부정적인 혼란을 겪었다는 것이 부모로서 가장 안타까웠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교육 과정에서 성 정체성이 다양하다는 걸 배운다면 적어도 성적 지향을 깨닫는 시기의 어려움을 쉽게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레즈비언 이호림(35)씨는 “성소수자를 포함한 사회 소수자에 대한 관심은 결국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겠다’는 국가의 시민 권리 보호 의지와 맥이 닿고 그만큼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관련 모든 부처에서 성소수자 시민의 다양한 정책 욕구를 인지하고 담아내려는 노력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2월 성소수자 교인을 위한 목회 안내서를 발간한 평등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임보라(54) 목사는 “성소수자 교인 중에는 교회에서의 공공연한 혐오 발언을 견디다 못해 종교를 포기하거나 성적 지향을 인정하는 교회를 찾아 여러 교회를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서와 교리를 보수적으로 보기보단 여러 성적 정체성을 존중하는 사회상을 반영해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군형법 추행죄 남아 있는 한…성소수자 군인 마음 못 놓죠”[우리 삶을 바꾼 변론]

    “군형법 추행죄 남아 있는 한…성소수자 군인 마음 못 놓죠”[우리 삶을 바꾼 변론]

    대법원은 지난달 ‘군기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면 동성 군인 간 합의된 성관계를 처벌할 수 없다’는 새로운 판례를 내놨다. 성소수자 군인에 대한 군사법원의 유죄 판결에 제동을 건 첫 사례이자 수차례 위헌 논란이 불거진 ‘군형법 92조6’ 조항에 대해 대법원이 전향적인 해석을 한 역사적 판결이었다. 2017년 ‘군 성소수자 색출사건’ 이후 대법원 판단을 받기까지 꼬박 5년이 걸렸다. 그사이 사건 당사자인 A씨는 기소휴직 상태에 매여 퇴직도 복직도 못한 채 생활고에 시달리며 그렇게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냈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군인 절반이 항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A씨를 포함한 나머지 절반은 “끝까지 가겠다”며 버텼고 결국 대법원에서 결실을 봤다. 변호를 맡았던 강석민(52) 법무법인 백상 변호사는 대법원 선고가 난 날 A씨를 만나 “오랜 시간 견뎌 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A씨는 그에게 “이 일을 겪어 보니 앞으로 세상에서 못 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고 한다. 서울신문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백상 사무실에서 강 변호사를 만났다. ●기소 군인 절반이 항소 포기 군 간부 A씨와 B씨는 2016년 일과가 끝난 뒤 군부대 밖에 있는 독신자숙소에서 합의로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발각돼 이듬해 3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들에게 적용된 죄목은 ‘군형법 추행죄’(92조6). ‘군인에 대해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 법이다. 발단은 2017년 군 내 동성애자를 색출하라는 당시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의 지시였다. 육군 중앙수사단은 한 성소수자 군인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부대에 알리겠다며 아웃팅(성 정체성 폭로) 협박을 하는 식으로 다른 성소수자 군인들을 찾았다. 휴대전화 임의제출을 받고 성소수자 데이팅 앱에서 수사 대상자의 아이디로 다른 군인에게 접근해 정보를 캐는 방식이었다. 색출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A씨도 그 함정수사에 걸려 ‘군인과 잠자리를 한 적 있지 않느냐’는 상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가 수사를 받게 됐다. 이 사건으로 군인 총 23명이 입건됐다. 그중 9명은 재판에 넘겨졌고 14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제보를 받은 군인권센터의 요청으로 강 변호사는 긴급 변호인단을 꾸려 사건 초기부터 개입했다. 김인숙·김정민 변호사가 함께했다. “군부대가 전국 각지에 있다 보니 강원, 경기 북부, 충청과 육군본부를 정신없이 왔다 갔다 했어요. 이런 식의 추가 색출을 못 하도록 변호인이 따라다니면서 막아 냈죠. 거기서 마무리가 안 됐다면 피해가 얼마나 더 커졌을지 모릅니다.” 군 법무관 출신인 강 변호사는 10년 동안 군에서 일했다. 그는 “군검사·군판사로 일하는 동안 군형법 추행죄로 기소나 재판을 해 본 적도, 보거나 들어본 적도 없었다”면서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이었는데 고위간부 지시로 갑작스레 수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사가 한창이던 무렵 의뢰인과 변호인단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때 강 변호사는 그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법조인 양심으로 볼 때 말 안 되는 법” “법조인의 양심으로 볼 때 이 법은 말이 안 되는 법이고 위헌입니다. 그러니 참고 같이 싸워 주십시오. 언젠가는 여러분의 성적 지향과 사생활이 침해받지 않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달 21일 A씨와 B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동성 간 성행위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평가는 이 시대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면서 “동성 간 성행위 그 자체만으로 추행이 된다고 본 종래의 해석은 더이상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군형법 92조의6 조항에 나오는 ‘항문성교’는 ‘계간’(鷄姦·남성 간 성행위)을 2013년에 바꾼 것이다. 대법원은 2008년과 2012년에는 이 조항이 합의 여부, 시간, 장소에 관계없이 동성 군인 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라고 판단했다. 이번 전원합의체의 판결은 14년 만에 기존 판례를 뒤집은 셈이다. 특히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해 합의로 이뤄진 성관계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대법원은 “이 규정의 보호법익에는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전통적인 보호법익과 함께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면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는 물론 군기 침해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는 해석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강 변호사는 “군형법의 보호법익으로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포함한 판결은 군형법이 단순히 군대 유지만을 위한 법이 아니라 군인의 기본권도 고려한 법이라는 점을 드러내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판결문에는 성소수자 군인을 색출하는 수사 자체를 문제 삼는 대목도 담겼다. 대법원은 “성행위가 사적 공간에서 은밀하게 이뤄진 경우 처벌하려면 지극히 사생활 영역에 있는 행위에 대한 수사가 필수적인데 이러한 수사는 군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허용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아직 공개 변론도 못 해… 법 폐지를” 군과의 ‘계란으로 바위 치기’ 싸움 끝에 마침내 맛본 승리는 강 변호사에게도 뜻밖이었다. 사건 대응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대법원 판결보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더 큰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다. 2017년 색출된 성소수자 군인 중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이들은 군형법 92조6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변호인단의 로드맵은 헌재에서 위헌 결정을 하면 대법원에서 무죄 판단을 하는 것이었어요. 기관의 성격을 고려하면 대법원이 더 보수적이니까요. ‘헌재가 왜 판단을 빨리 안 하지. 그전에 대법원 선고가 나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을 했는데 웬걸 대법원에서 법률 해석으로서 무죄 판단을 먼저 한 거죠.” 강 변호사는 궁극적으로 군형법상 추행죄 폐지를 주장한다. 처벌 자체 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그는 “군인 간 항문성교를 처벌한다는 건 이성 간에도 해당되는데 변호하면서 ‘그럼 부부 군인 간 항문성교도 처벌할 것이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서 “바꿔 생각하면 이게 얼마나 모순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62년 군형법 제정 당시 미국 전시법을 차용하면서 시작된 추행죄는 위헌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02년과 2011년, 2016년 합헌 결정을 내렸다. 군의 특수성과 전투력 보존을 위해 동성 군인을 차별 취급할 이유가 있다는 논리였다. 강 변호사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5년이 지났지만 아직 공개변론도 한 번 못 했다”면서 “안철상·이흥구 대법관이 판결문 별개의견에서 현행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면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는데 헌재가 더 부끄럽지 않으려면 빨리 판단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 조항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 성소수자 군인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강 변호사에게 그간의 소회를 물었다. “군 법무관 생활을 했으니 전투력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죠. 이 사안이 안타까운 건 색출된 군인이 하나같이 실력이 뛰어나고 복무를 잘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인재를 전역하거나 계속 쉬게 하고 말하자면 군대가 스스로 제 발등을 찍은 셈입니다. 그때 걸리지 않았던 성소수자 군인도 많이 군을 떠났습니다. 언제 들킬지 몰라 불안한데 계속 군에 있을 수 있을까요.” 
  • 용산 시위 ‘와글’… ‘바이든 방한’ 대처에 촉각

    서울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 근처를 지나는 첫 대규모 행진이 지난 14일 진행되면서 향후 대통령실 근처 집회·시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오는 20~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돼 있어 이 기간 경찰의 집회 관리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경찰은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집회 신고가 들어오면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앞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가처분 신청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조건부 허용 판단을 끌어내면서 다른 시민단체도 이를 근거로 집회를 추진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21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 집무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서울 용산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이 집회 금지를 통보하자 지난 13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소송을 법원에 냈다. 참여연대는 “경찰의 금지근거는 대통령 집무실이 대통령 관저에 포함된다는 자의적 해석에 따른 것”이라며 “서울행정법원은 집무실이 대통령 관저에 포함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집시법 11조의 ‘대통령 관저 반경 100m 이내 집회 금지’ 조항에 ‘대통령 집무실’ 포함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법원 결정이 집회가 가능한 쪽으로 나온 만큼 경찰은 향후 집회·시위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맞이하는 첫 번째 외국 정상 방한인 만큼 경찰은 이동 동선이나 경호가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경찰이 본안소송과 별개로 행정법원의 결정에 즉시항고로 대응한 것 역시 당장 예고된 집회 관리에 고충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찰은 법원이 ‘1회에 한해 1시간 30분 이내 최대한 신속히 통과해야 한다’고 조건을 단 것이나 대통령 집무실이 대통령 관저에 포함되는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표현한 것을 근거로 사안에 따라 법원이 판단을 달리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참여연대 집회에 대한 대비가 이뤄지려면 늦어도 20일까지는 법원의 결정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15일 “경찰 측 입장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면서 “향후 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용산경찰서가 일부 집회 위치를 변경하도록 유도하다 인근 주민이 불편을 겪게 됐다. 대통령 집무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 ‘7개 단지 협의회’ 주민들은 주거 지역 부근 집회를 금지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 용산 집회·시위 금지 통고에도 줄줄이 예고…시험대는 바이든 방한

    용산 집회·시위 금지 통고에도 줄줄이 예고…시험대는 바이든 방한

    참여연대, 집회금지 통고에 가처분...21일 예고경찰, 외국 정상 첫 방한에 동선 및 경호 부담감집회 장소 옮기자 인근 주민들 “탄원서 제출할 것” 서울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 근처를 지나는 첫 대규모 행진이 지난 14일 진행되면서 향후 대통령실 근처 집회·시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오는 20~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돼 있어 이 기간 경찰의 집회 관리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경찰은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집회 신고가 들어오면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앞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가처분 신청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조건부 허용 판단을 끌어내면서 다른 시민단체도 이를 근거로 집회를 추진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21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 집무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서울 용산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이 집회 금지를 통보하자 지난 13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소송을 법원에 냈다. 참여연대는 “경찰의 금지근거는 대통령 집무실이 대통령 관저에 포함된다는 자의적 해석에 따른 것”이라며 “서울행정법원은 집무실이 대통령 관저에 포함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집시법 11조의 ‘대통령 관저 반경 100m 이내 집회 금지’ 조항에 ‘대통령 집무실’ 포함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법원 결정이 집회가 가능한 쪽으로 나온 만큼 경찰은 향후 집회·시위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맞이하는 첫 번째 외국 정상인 만큼 경찰은 이동 동선이나 경호가 차질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경찰이 본안소송과 별개로 행정법원의 결정에 즉시항고로 대응한 것 역시 당장 예고된 집회 관리에 고충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다만 경찰은 법원이 ‘1회에 한해 1시간 30분 이내 최대한 신속히 통과해야 한다’고 조건을 단 것이나 대통령 집무실이 대통령 관저에 포함되는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표현한 것을 근거로 사안에 따라 법원이 판단을 달리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참여연대 집회에 대한 대비가 이뤄지려면 늦어도 20일까지는 법원의 결정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15일 “법원의 가처분 결과가 예상보다 빨리 나와 경찰 측 입장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면서 “향후 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편 용산경찰서가 일부 집회 위치를 변경하도록 유도하다 인근 주민이 불편을 겪게 됐다. 대통령 집무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 ‘7개 단지 협의회’ 주민들은 주거 지역 부근 집회를 금지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 용산 대통령실 앞 첫 대규모 행진…“성소수자 혐오 반대”

    용산 대통령실 앞 첫 대규모 행진…“성소수자 혐오 반대”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되고 처음 맞는 주말인 14일 대통령실 100m 이내 구간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도보 행진이 이뤄졌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2022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공동행동’ 참가자 50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쯤 용산역 광장에서 사흘 뒤 맞는 ‘국제 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 기념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새 정부 첫날부터 대통령 비서관이 ‘동성애는 치료될 수 있다’는 망언을 쏟아냈고, 거대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며 “아직도 ‘나중에’를 말하는 정치를 향해 성소수자가 여기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자 한다”고 외쳤다. 경찰은 용산역 주변에 유동 인구가 많은 만큼 질서 통제나 충돌 방지를 위해 광장 인근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경력 수십명을 배치했다. 공동행동은 집회 이후 행진을 시작해 오후 5시 27분쯤 대통령 집무실 반경 100m 이내에 진입했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첫 대규모 행진이다. 경찰은 대통령실 100m 이내 집회를 금지했지만 이들의 행진은 막지 않았다.앞서 공동행동은 지난달 19일 경찰에 집회와 함께 삼각지역에서 녹사평역을 거쳐 이태원까지 행진하기로 하고 신고했으나, 경찰은 집시법 11조의 ‘대통령 관저 반경 100m 이내 집회 금지’ 조항상 ‘관저’에 ‘집무실’도 포함된다고 보고 금지 통고를 했다. 집무실 100m 이내 집회가 금지되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 30여 개 시민인권단체는 서울행정법원에 행진 금지통고 처분의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집무실 100m 이내 구간에서의 행진은 허용했다. 경찰은 법원 결정에 불복해 즉시 항고했고,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후 집회·행진 금지 방침은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경찰 방침에도 대통령실 인근의 집회나 행진은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취중생]집회도 용산 시대...경찰은 ‘尹 집무실’ 사수할 수 있을까

    [취중생]집회도 용산 시대...경찰은 ‘尹 집무실’ 사수할 수 있을까

    용산서 집회신고 건수, 종로서 추월‘집회·경비 1번지’ 타이틀 넘겨줄판집무실 100m 집회 금지 놓고 소송법원 ‘조건부 허용’ 결정에 경찰 당황본안소송·즉시항고 투트랙 대응 나서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이른바 ‘용와대’(용산+청와대) 시대가 열리면서 집회·시위도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용산 쪽으로 몰리는 분위기입니다. 윤 대통령 취임 둘째 날인 11일 집무실 맞은편 전쟁기념관 정문 앞에서는 오전부터 노동계 주최로 정규직 전환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대통령님께 호소한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든 1인 시위자들도 집무실 인근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이들도 옮겨온 것입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집회신고 건수를 보더라도 지난달 18일부터 5월 25일까지 서울 용산경찰서에 신고된 집회는 272건으로 종로경찰서에 신고된 167건보다 105건 더 많습니다. 용산은 하루 평균 7.16건, 종로는 4.39건입니다. ‘집회·경비 1번지’란 수식어도 이제는 종로가 아닌 용산에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실제 경찰은 용산서 정원을 50명 넘게 늘렸습니다. 이중 절반 이상은 종로서에서 수혈했습니다. 경찰은 “집회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집회는 허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정해놓았습니다. 시민 불편 최소화 명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대통령실 기능이 위축되고 안전이 위협받지 않기 위해서는 ‘반경 100m 선’은 절대 넘어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는 게 경찰 입장입니다.문제는 현행 집시법 11조 3호가 100m 이내 집회 금지 대상으로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과 함께 대통령 ‘관저’라고 규정해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11조 1·2호에서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를 언급하면서도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습니다. 이를 두고 경찰은 대통령 관저는 집무실 개념도 포함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대통령이 있는 곳이 곧 집무실이라는 얘기로 읽힙니다. 하지만 대통령 관저는 대통령과 그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공적 업무를 보는 집무실과는 엄연히 구분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주장이 맞다면 관저가 없는 용산 집무실에는 100m 이내 집회 금지 규정을 적용할 수 없게 됩니다. 법 해석의 차이인 만큼 사법부 판단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마침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측이 경찰에 집회·행진 신고를 했다가 일부 행진 구간이 ‘집무실 경계 100m 이내’ 장소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부분 금지통고’ 처분을 받으면서 이 사건이 법원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14일 집회가 예정돼 있었던 만큼 법원이 집회를 앞두고 경찰의 처분대로 행진을 금지할 지, 허용할 지가 쟁점이었는데 법원은 ‘조건부 허용’을 택했습니다. 행진을 금지했을 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순열)는 지난 11일 결정문에서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이 같은 공간에 있었던 입법 연혁 등을 고려해 보더라도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통상적 의미를 벗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구 대통령 경호법’ 시행령에도 “경호구역 중 대통령 집무실·대통령 관저 등은 내곽 구역과 외곽 구역으로 나누며”라고 규정돼 있었다며 집무실과 관저를 구분한 법령을 소개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앞서 2017년 청년참여연대가 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취소 소송에서도 대통령 관저의 경계 지점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관저는 국가가 마련한 대통령의 저택으로서 청와대 외곽담장 안에 대통령 집무실 및 비서관 업무시설 등과 단지를 이뤄 설치됐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관저 경계 100m 이내 집회 금지 규정의 입법 목적은 “대통령과 그 가족의 신변과 주거의 평온 및 안전을 보호하고자 하는 데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아직까지 법원은 ‘관저=집무실’ 개념에는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경찰은 지난 12일 이 같은 법원 결정에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단 법원이 허용한 범위 내에서 14일 무지개행동의 집회 및 행진도 관리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10일 심문기일 후 11일 결정이 날 때까지 충분한 소명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처분 취소를 구하는 본안 소송에서 다시 다퉈보겠다는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12일쯤 법원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고 추가 소명 자료를 제출하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법원 결정이 빨리 나오면서 추가 소명을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정리되는가 싶더니 1시간쯤 지나 경찰은 즉시항고 절차도 밟고 있다고 했습니다. 즉시항고는 상급심 판단을 다시 받아본다는 뜻으로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사정을 알아보니 경찰은 여러 대응책 중 하나로 즉시항고도 검토했지만 법무부 장관 승인이 곧바로 나기는 어렵다고 보고 ‘실효적 카드’로 생각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본안소송에서 제대로 다퉈보겠다는 의지의 표현 정도로 즉시항고도 검토한 것일텐데 통상 시간이 걸리는 법무부 승인이 하루 만에 났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추정되는 대목입니다.서울고법이 14일 집회 전에 심리를 하고 결정을 낼 지는 미지수입니다. 하급심 판단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뒤집으려면 재판부에서도 ‘고민의 시간’이 필요할텐데 하루 만에 결정까지 내리라고 하는 것이니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아보입니다. 경찰은 이번 법원 결정으로 집무실 100m 이내 집회가 허용된 것처럼 잘못 해석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도 100m 이내 집회 신고에 대해선 금지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지통고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개별적으로 법원 판단을 받아보게 하고 법원이 허용하는 집회에 대해서만 열어주는 식으로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자의적 해석을 한 탓에 일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법이 ‘현실’(집무실 이전)을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습니다. 다만 집시법은 100m 이내 집회 금지 규정과 관련해 ‘절대 금지’에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원칙적 금지, 예외 허용’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각 헌법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면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경찰도 대통령실 기능과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는 집회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경찰, 용산 대통령실 100m 이내 집회금지 방침 강행

    경찰, 용산 대통령실 100m 이내 집회금지 방침 강행

    1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부근 삼각지역 일대에 경찰의 질서유지선이 설치돼 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최근 용산경찰서 등 일선에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 신고가 들어오면 금지 통고한다는 구두 지침을 공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신고는 일단 다 받은 뒤 사안마다 판단할 예정이다. 집회 허용 판단 기준은 서울경찰청 등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설명을 내놨지만, 내부적으로는 구두 지침으로 금지 통고를 결정한 상황이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서울행정법원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집회 금지 통고 처분 집행정지신청을 일부 인용한 데 대해 법무부의 지휘를 받아 전날 즉시항고했다. 
  • 5월 17일은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14일 용산역~이태원 집회

    5월 17일은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14일 용산역~이태원 집회

    오는 17일로 다가온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이해 인권단체들의 집회가 열린다. ‘싸우는 몸, 분노의 외침, 권리의 연대’를 주제로 14일 기념대회를 연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본 집회를 시작으로 용산역부터 삼각지역, 녹사평역, 이태원 광장까지의 행진을 거쳐 마무리 집회로 끝난다. 이번 집회를 이끄는 공동행동은 성소수자차별연대 무지개행동을 포함한 33개 인권단체로 구성됐다. 경찰은 공동행동의 행진에 대해 “일부 구간이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100m와 겹쳐, 대통령 관저 인근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제11조 제3호에 저촉된다”며 지난달 20일 금지통고를 했다. 이에 성소수자차별연대 무지개행동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와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했고, 지난 11일 법원이 이를 인용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순열)는 “관저의 사전적 정의는 정부에서 장관급 이상의 고위직 공무원들이 살도록 마련한 집”으로서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언상 통상적 의미에 벗어난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혐오를 끝내고 세상을 바꾸며 시대를 만드는 성소수자들의 거침없는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은 매년 5월 17일이다.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제외한 것을 기념해 제정됐다.
  • [사설] ‘민의의 전당’ 용산, 소음으로 얼룩져선 안 돼

    [사설] ‘민의의 전당’ 용산, 소음으로 얼룩져선 안 돼

    서울행정법원이 대통령 집무실 근처 집회와 행진을 금지한 경찰의 처분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용산 집무실 근처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집회 금지 장소인 ‘대통령 관저 주변’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구간인 삼각지역과 녹사평역 사이의 행진을 비롯한 근처에서 열리는 적법한 집회 및 행진을 경찰이 막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14일 예정한 행진은 물론 다른 용산 집회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만큼 그 주변인 용산이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민의의 전당’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통령 입장에서야 코앞에서 벌어지는 시위와 집회가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보장하는 것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한 헌법적 가치 준수에 부합된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 소통을 명분으로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겼다. 평화롭고 자유로운 집회를 보장하는 것은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와 맞닿는 부분이다. 경찰이 법원 결정에 불복해 법무부에 즉시 항고 승인을 요청했다지만 이 문제는 윤 대통령이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거나 아예 시위 주최 측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자리를 정례적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해 해결하면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각종 집회 주최 측이 확성기를 크게 틀며 집시법에 허용하는 범위 이상의 소음을 유발하거나 교통 정체를 일으키는 등 시민의 일상까지 불편하게 만드는 무분별한 집회는 자제해야 한다. 용산 시대를 맞아 다양한 목소리와 입장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성숙한 집회 문화가 정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美 세컨드 젠틀맨, 홍석천 깜짝 동행 빈대떡 커밍아웃

    美 세컨드 젠틀맨, 홍석천 깜짝 동행 빈대떡 커밍아웃

    성소수자 홍씨와 광장시장 방문洪 “멋진 마인드의 어른의 모습” 전쟁기념관에서 참전 용사 기려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축하사절로 방한한 미국의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가 방송인 홍석천씨와 함께 서울 광장시장을 돌아보는 등 한국 문화를 ‘깜짝 체험’했다. 엠호프 변호사는 12일 소셜미디어에 홍씨와 광장시장을 방문한 사진을 올리고 “공동체를 하나로 모이게 하는 장소를 방문하는 것을 좋아한다. 먹거리와 옷감, 수공예품으로 유명한 광장시장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썼다. 사진에는 엠호프 변호사가 이른바 ‘마약김밥’과 빈대떡 등 광장시장의 유명 먹거리를 흥미롭게 둘러보고 맛보는 모습이 담겼다. 동행한 홍씨는 오랫동안 식당을 경영한 자영업자 겸 방송인으로, 동성애 커밍아웃을 한 국내 연예계의 대표적 성소수자다. 홍씨도 소셜미디어에 엠호프 변호사와 찍은 사진을 공유하고 “누구에게나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멋진 마인드의 어른의 모습. 오늘도 소중한 걸 배운다”고 썼다. 엠호프 변호사는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사진도 올리고 “전쟁기념관을 찾아 한국군과 미군의 희생을 기릴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했다. 또 오산 미 공군기지 측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그는 주한미군 구성원들과 그 배우자들도 만났다. 그는 방한 기간 미국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한국의 문화 수출 지원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의 발언이 언론에 전면 보도된 것을 언급하면서 홍씨와 엠호프 변호사의 만남을 두고 “한국의 젠더 및 성소수자 문제를 전면으로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김 비서관은 2019년 소셜미디어에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규정하는 글을 써 논란이 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으로 미국의 첫 ‘세컨드 젠틀맨’인 엠호프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미국 축하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했다. 그는 지난 10일 취임식에 참석한 뒤 윤 대통령을 예방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만나고 소셜미디어에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를 대표해 윤 대통령의 역사적 취임을 축하드린다. 미국은 우리 양국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하게 만들기 위해 협력할 것을 고대한다”고 썼다.
  • “집무실 안전·교통 체증 우려” 경찰, 집회 허가에 즉시항고

    법원이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와 행진을 허용한 데 대해 경찰은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 보겠다며 즉시항고했다. 서울경찰청은 12일 서울행정법원이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의 14일 집회·행진을 허용한 것과 관련, 즉시항고장을 법원에 접수했다. 앞서 경찰은 법무부에 즉시항고 승인요청을 했으며 법무부도 용산경찰서의 요청에 항고지휘를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 결정 취지에 따라 집회가 계속되면 주변 교통 체증과 소음 등 시민 불편이 크고 대통령실 안전도 우려된다”면서 “국회, 대법원 등 다른 헌법기관을 보호하는 집시법상 취지와 형평성도 고려돼야 한다”며 항고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이 즉시항고를 결정한 것은 새 정부 출범 후 용산에서 크고 작은 집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통령 경호·경비와 집회·시위의 자유가 양립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통제는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찰은 일단 14일 집회는 법원이 허용한 안의 범위에서 관리할 예정이다. 무지개행동 측은 14일 오후 3시부터 본집회를 연 뒤 용산역 광장에서 삼각지역을 지나 이태원광장까지 2.5㎞ 구간을 행진할 계획이다. 경찰은 당초 즉시항고 절차를 밟더라도 14일 행진 전에 승인이 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본안소송에 집중하려 했다. 하지만 시위를 허용하면 다른 시위도 계속될 우려가 있어 일단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보는 한편 본안소송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순열)는 11일 무지개행동 측이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집회 부분금지 통고 처분의 효력을 멈춰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4월 18일부터 5월 25일까지의 집회 신고 건수를 보면 용산서 관할이 272건으로 종로서 관할 167건을 크게 웃돌았다.
  • 용산 집무실 100m 내 시위 허용… 경찰, “본안소송서 다툴 것”

    용산 집무실 100m 내 시위 허용… 경찰, “본안소송서 다툴 것”

    법원이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와 행진을 허용한 데 대해 경찰은 사법부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본안소송을 통해 한 번 더 다퉈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 결정 취지에 따라 집회가 계속되면 주변 교통 체증과 소음 등 시민 불편이 크고 대통령실 안전도 우려된다는 게 경찰 주장이다. 서울경찰청은 12일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의 14일 집회·행진과 관련해 법원이 허용한 범위에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지개행동 측은 14일 오후 3시부터 본집회를 연 뒤 용산역 광장에서 삼각지역을 지나 이태원광장까지 2.5㎞ 구간을 행진할 계획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순열)는 전날 무지개행동 측이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집회 부분금지 통고 처분의 효력을 멈춰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집무실은 관저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집시법상 ‘대통령 관저 100m 이내 집회금지’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1회에 한해 1시간 30분 이내 최대한 신속히 행진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경찰은 당초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즉시항고 절차를 밟기로 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법원의 심문기일 이후 추가 소명자료를 제출하려고 했으나 법원 결정이 먼저 나오면서 충분한 소명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회, 대법원 등 다른 헌법기관을 보호하는 집시법상 취지와 형평성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다른 집회·시위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집무실을 관할하는 용산서가 금지 통고한 집회 건수는 10여건”이라면서 “금지 사유는 100m 이내로 신고된 집회”라고 말했다. 용산 집무실 이전 이후 집회시위 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4월 18일부터 5월 25일까지의 집회 신고 건수를 보면 용산서 관할이 272건으로 종로서 관할 167건을 크게 웃돌았다.
  • 김성회 ‘동성애 질병’ 이어…“조선 여성 절반, 성적 쾌락 대상”

    김성회 ‘동성애 질병’ 이어…“조선 여성 절반, 성적 쾌락 대상”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이 과거 성소수자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혐오 발언을 한 데 이어 사과글에서조차 여성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이 점화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사안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 대변인실 관계자는 12일 오전 용산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에서 어제 김 비서관 과거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고)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하는데 대통령실 입장에 변화가 있냐’고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소통의 기회를 늘리겠다는 목적으로 시민사회수석실을 확대·개편하며 만든 자리다. 연이은 문제적 발언으로 비판이 거세지자 김 비서관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과거 자신이 올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 배상금을 ‘밀린 화대’라고 표현한 데 대해 “지나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깨끗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때 진행된 한일 정부 간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하면서 포괄적 사과와 배상이 이뤄진 것을 트집 잡고 개인 보상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누군가와 언쟁하면서 댓글로 대꾸한 것이 문제가 된 듯하다”며 “개인 간 언쟁을 하다 일어난 일이지만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 비서관은 또 ‘동성애는 정신병의 일종’이며 라는 과거 발언에 대해서도 “개인의 성적 취향에 대한 혐오 발언의 성격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며 사과드린다”고 정정했다.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동성애를 반대한다”며 “후천적인 버릇이나 습관을 자신의 본능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본다. 그런 경우에도 동성애가 바람직한 것이라고 보기보다 흡연자가 금연 치료를 받듯이 일정한 치료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비서관은 문제가 된 발언들로 인해 페이스북으로부터 활동 중단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날도 페이스북에 “(조선시대에는) 결국 여성 인구의 절반이 언제든 주인인 양반들의 성적 쾌락 대상이었다”며 “그런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자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이라고 적어 재차 논란을 낳았다. 앞서 인터넷매체 ‘제3의 길’에 쓴 기고문 내용이 추가로 언급되자, 당시 발언 취지를 해명하는 차원에서 쓴 글로 보인다. 김 비서관은 해당 기고문에서 “조선시대 절반의 여성이 성 노리개였다”면서 “일본군 만행에 대한 분노의 절반이라도 조선시대 노예제에 대해서도 탐구하고 분노하자. 국뽕에 취해 다른 나라에 삿대질하기 전에 우리 역사의 꼬라지를 제대로 알고 분노하자”고 주장했다.
  • ‘동성애 질병·위안부 화대’ 발언 김성회…대통령실 “지켜볼 것”

    ‘동성애 질병·위안부 화대’ 발언 김성회…대통령실 “지켜볼 것”

    성소수자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두고 과거 혐오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의 거취에 대해 대통령실은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12일 밝혔다. 대통령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용산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에서 어제 김 비서관 과거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고)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하는데 대통령실 입장에 변화가 있냐’고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소통의 기회를 늘리겠다는 목적으로 시민사회수석실을 확대·개편하며 만든 자리다. 문제적 발언으로 비판이 거세지자 김 비서관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과거 자신이 올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 배상금을 ‘밀린 화대’라고 표현한 데 대해 “지나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깨끗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정부 때 진행된 한일 정부 간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하면서 포괄적 사과와 배상이 이뤄진 것을 트집 잡고 개인 보상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누군가와 언쟁하면서 댓글로 대꾸한 것이 문제가 된 듯하다”며 “개인 간 언쟁을 하다 일어난 일이지만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 비서관은 또 ‘동성애는 정신병의 일종’이며 라는 과거 발언에 대해서도 “개인의 성적 취향에 대한 혐오 발언의 성격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며 사과드린다”고 정정했다.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동성애를 반대한다”며 “후천적인 버릇이나 습관을 자신의 본능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본다. 그런 경우에도 동성애가 바람직한 것이라고 보기보다 흡연자가 금연 치료를 받듯이 일정한 치료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비서관은 나아가 자신의 발언이 조명되는 이유로 언론을 탓했다. 그는 “신상털기식 보도를 하는 일부 언론에 대해선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그동안 제가 내로남불 586 세력과 종북주사파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것에 대한 앙갚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비서관은 문제가 된 발언들로 인해 페이스북으로부터 활동 중단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야권은 ‘혐오발언 제조기’라고 비판하며 김 비서관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 바이든 “낙태권 제한 이어 동성혼·피임도 위태로워질 수도”

    바이든 “낙태권 제한 이어 동성혼·피임도 위태로워질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제한 가능성에 대해 동성혼과 피임 같은 권리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시카고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 “잘 들어라. 그들은 연방대법원의 동성혼 합헌 결정을 겨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피임할 권리도 위태롭다며 “이런 판결들이 흔들리면서 미국을 더 분열할 것이다. 우리는 논쟁할 필요가 없는 사안에 대해 논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대부분 금하는 미시시피주의 법률이 헌법에 일치하는지 심리 중이다. 최근 공개된 다수의견 초안에는 임신 24주 전에는 낙태를 허용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초안은 낙태권이 헌법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 성소수자 단체 등에서는 같은 논리가 과거 연방대법원 결정을 통해 권리를 확립한 동성혼과 피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 법원 “집무실 100m 앞 집회 허용”… 삼각지, 시위 집결지 되나

    법원 “집무실 100m 앞 집회 허용”… 삼각지, 시위 집결지 되나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해 용산 집무실 시대가 열린 상황에서 법원이 집무실 앞은 집회 금지 장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용산 인근 집회·시위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순열)는 11일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이 서울 용산경찰서를 상대로 “집회 부분금지 통고 처분의 효력을 멈춰 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 결정으로 무지개행동은 오는 14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에서 ‘용산역 광장~삼각지역~녹사평역~이태원 광장’의 2.5㎞ 구간을 계획대로 행진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용산역 광장부터 이태원 광장에 이르는 구간의 행진을 전면 금지한 경찰 처분은 집회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단 재판부는 교통정리와 경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1회에 한해 1시간 30분 이내에 신속히 행진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대통령 관저와 달리 집무실 인근까지 집회 금지 장소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종래 대통령 집무실이 있던 청와대 외곽 담장으로부터 100m 이내 장소에서의 집회가 제한됐지만 이는 대통령 관저 인근의 집회 제한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였다”고 밝혔다. 무지개행동을 포함한 33개 단체로 구성된 ‘2022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은 경찰 유권해석의 위법성을 인정하고 집무실 인근 집회를 보장한 것으로서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겨 오면서 집회·시위의 중심도 함께 바뀌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날까지 용산 인근에서 개최된 시위는 집무실 100m 밖인 삼각지역 13번 출구 인근 인도에서 열렸다. 100m 안쪽에서는 기자회견이나 1인 시위를 했다. 실제로 집무실 맞은편 전쟁기념관 서문 인도에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시위를 하던 1인 시위자들이 터를 잡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도 전쟁기념관 앞에서 정의당 배진교 의원과 함께 정규직 전환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하리수 만난 민주당, 차별금지법 약속 “국민 67% 제정에 공감”

    하리수 만난 민주당, 차별금지법 약속 “국민 67% 제정에 공감”

    더불어민주당은 11일 트랜스젠더 방송인 하리수(47·본명 이경은)씨를 만나 차별금지법(평등법) 추진을 약속했다. 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에서 하씨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만나 ‘평등법 제정 관련 공개면담’을 했다. 윤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평등법 제정은 제가 비대위원장을 맡고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하며 약속한 사안”이라며 “우리는 모두 법 앞에 평등하고 사회적으로 동등하게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고 하는 것을 법으로 정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윤 위원장은 “평등법은 15년째 국회에서 발의되고 계류되고 또 폐기되는 과정을 반복해왔지만 최근 국민의 67%가 평등법 제정에 공감한다는 여론조사도 있었고, 대법원도 성소수자와 군인에 대한 차별 등에 대해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를 통해 평등법 제정 추진에 전환점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공청회 세부 일정을 여야 사이에 합의하고 (법안 관련) 왜곡된 게 있다면 바로 알리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하씨는 “장애인 분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어려운 점이 많은데, 나이 드신 노약자들도 그런 경우가 많다”며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 등 소수를 위한 법이 아니고, 여러분의 가족을 위한 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을 위한 법이라고, 좋은 마음으로 생각하며 함께해 달라”고 촉구했다. 임 소장은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지도부의 입장이 어느 정도 조율됐다고 하고, 소속 의원들과 의견을 나눌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임 소장은 또 “(민주당의) 추진 의지가 과거 지도부와는 명확하게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해 8월 사회 각 분야에서 차별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평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통상 차별금지법으로 불린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 4월 이 법 제정 관련한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했으나, 아직 공청회 일정을 잡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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