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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뭘 써요, 뭘 쓰라고요?(김용택 지음, 엄정원 그림, 한솔수북 펴냄) 38년간 교단에서 ‘어린 시인’들을 키워낸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뭘 써요?”라고 묻는 어린이들에게 마음을 글로 옮기는 법을 일러준다. 글쓰기의 시작은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라 말하는 시인의 글쓰기 철학에 어린이 21명의 말갛고 천진한 시가 포개져 있다. 1만 2800원. 돼지 이야기(유리 지음·그림, 이야기꽃 펴냄) 세상의 돼지 가운데 흙을 밟고 사는 돼지는 열의 하나도 채 안 된다. 폭 60㎝, 길이 2m의 사육틀에 갇혀 지내고 태어나 3주 만에 어미와 헤어진다. 평생 갇혀 살던 돼지들은 구제역 사태로 흙구덩이에 산 채로 굴러 떨어진다.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외출이었다’는 글귀와 극사실적인 그림이 다른 생명을 다루는 인간의 태도에 뼈아픈 반성을 남긴다. 1만 3500원. 효재 이모와 전통 놀이 해요(채인선 지음, 김은정 그림, 살림어린이 펴냄) 성북동 담벼닥에 기대앉은 동생과 나는 머리를 곱게 묶어 내린 ‘분홍 바구니 아줌마’를 만난다. 일상에서 전통을 되살리는 이효재 아줌마가 개나리실로 매듭을 짓고, 꽃잎 모양의 보자기를 엮는 법을 조근조근 일러준다. 동화작가 채인선이 이효재와 2년간 소통해 만든 전 5권 시리즈의 첫 편으로, 2014년 말 완간된다. 1만 2000원. 올깃쫄깃 찰지고 맛난 떡 이야기(양혜원 지음, 한상언 그림, 미래아이 펴냄) 고약한 시어머니를 견디다 못해 무당을 찾아간 며느리. 무당은 시어머니가 좋아하는 인절미를 날마다 찧어 시어머니에게 먹이면 100일 만에 죽을 거라고 예언한다. 매일 인절미를 해다 바치는 며느리의 정성에 시어머니는 어떻게 변할까. 떡을 소재로 한 6편의 옛이야기가 구수하고 쫀득하다. 1만 4000원.
  • 서울대, 부설 초중고 4개교 국립학교 형태로 되찾는다

    서울대가 법인으로 전환할 때 정부로부터 받지 못했던 국·공유재산인 사범대 부설 4개 초·중·고교를 법 개정을 통해 국립학교 형태로 돌려받는다. 6일 서울대에 따르면 지난달 2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과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최종 확정되면 서울대는 성북구 종암동 사대부중·고와 종로구 연건동 사대부초, 사대부여중 등 4개교를 내년 1월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돌려받는다. 이번 개정안은 국립학교 규정을 ‘국가가 설립·경영하는 학교 또는 국립대학법인이 부설하여 경영하는 학교’로, 사립학교를 ‘국립대학법인을 제외한 법인이나 개인이 설립·경영하는 학교’로 수정했다. 개정안은 또 부설학교 교직원을 서울대 총장이 임면하도록 규정했다. 그동안 부설학교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전입한 교원들이 근무해 왔다. 이에 따라 최근 서울대는 내년 1학기부터 부설학교에서 일할 교사 채용 공고를 냈다. 서울대가 직접 교사 공채를 진행하는 것은 부설학교 개교 이래 처음이다. 기존 부설학교 교직원의 신분은 공무원에서 법인 직원으로 바뀐다.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싶은 기존 교원은 5년간 원청인 서울시교육청으로 전출할 수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의정 포커스] 나영창 성북구 의원

    [의정 포커스] 나영창 성북구 의원

    “주민 불편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한 발이라도 더 뛰겠습니다.” 지역에서 민원 해결사로 통하는 나영창 서울 성북구의회 의원은 5일 이렇게 각오를 다졌다. 최근 종암로가 산뜻해진 데도 큰 힘을 보탰다. 내부 순환로 교각 아래 교통섬에 보도를 깔고 교각을 새로 칠했다. 일부 신호등과 가로등을 옮기고 안전펜스도 교체했다. 모두 주민 보행환경과 도로환경 개선을 위해서였다. 나 의원은 “3년이나 공을 들인 프로젝트라 그런지 참 뿌듯하다”며 “주민들도 거리가 깨끗해지고 환해졌다며 좋아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2010년 6대 구의회 개원 즉시 종암동 공공디자인 개선 사업을 꾀했다. 과거 종암로가 디자인 거리로 지정되며 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 삼거리에서 노블레스타워에 이르는 800m 구간은 간판 중심으로 정비를 했지만, 종암 사거리에 이르는 나머지 절반 구간은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 의원은 국회의원에게 국비 지원을 건의하는 등 숱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월곡산과 중랑천 둔치 정비까지 묶어 12억 5000만원을 따낼 수 있었다. 종암로가 서울 도심과 도봉·노원구, 경기 의정부시 등 수도권 동북부 지역을 잇는 관문이자 성북을 대표하는 중심 거리라는 점을 강조한 게 주효했다. 종암동에서 40년 넘게 살아 토박이를 자처하는 나 의원은 재개발 과정에서 봤던 불합리한 부분을 바로잡고 싶어 생활정치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주민들이 불편을 느낀다면 어디든 달려간다. 국비 3억원을 들인 개운산 둘레길 정비에도 그의 땀이 어렸다. 나 의원의 민원 해결 비결은 스스로를 낮추는 자세에서 나온다. 민원이 파악되면 구청에 전화를 넣지 않고 직접 방문한다. 담당 직원과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노라면 해결책이 샘솟는다는 게 지론이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주민 불편 해소에 앞장설 생각이다. 서울시가 반려한 월곡동 쓰레기 적환장 지하화를 다시 추진한다. 사회적 경제 허브센터로 쓰이는 옛 종암1동 주민센터 증축 사업에도 애쓰고 있다. 주민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나 의원은 지난달 임시회에서 의원행동 강령 조례 제정이 유보된 데 짙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의회개혁특별위원회에서 행동강령 책임연구를 맡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행동강령 조례는 개혁의 상징”이라며 “구의원들의 개혁 의지가 없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정례회에서 반드시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국내여행 | [trekking seoul] 가을, 서울을 거닐다

    국내여행 | [trekking seoul] 가을, 서울을 거닐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서울의 길은 매번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이 늘 먼저였다. 하지만 더는 미루지 말자. 걷기 좋은 가을이 아닌가. 성곽길 + 홍제동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걷다팔도 각지의 명산마다 둘레길 조성이 한창인가 싶더니 서울에서도 새로운 길이 조성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홍제동 개미마을에서부터 인왕산 성곽길까지, 서울의 어제와 오늘이 녹아 있는 길을 걸었다.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나다 성곽길 성곽길의 존재는 낯설지 않다. 북악산, 인왕산, 낙산, 남산을 잇는 18km의 길로 삼청동, 성북동의 맛집을 찾으러 갔다가 한번쯤 스쳐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본격적인 도보여행을 떠나야 할 이유가 있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북한산 성곽길이 개방되고, 인왕산 성곽길도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됐다. 서울시는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목표로 성곽길을 차례로 정비하고 있다.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리라. 게다가 성곽길을 오르는 일은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다. 서울이 서울이기 이전, ‘한양’으로 불리던 시절 말이다. 도심 한복판에 14세기 한양 도성을 품고 산다는 것은, 집 안 가장 좋은 자리에 가족사진을 걸어두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뿌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현재의 서울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로 연결된다. 성곽길은 걷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성곽길이 자리잡은 능선은 아무리 높아도 400m를 넘는 곳이 없다. 북악산과 인왕산이 300m, 남산이 200m이고 낙산은 100m에 불과하다. 반나절, 아니 2시간만 할애하면 충분하다. 현재 성곽길은 총 4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이번에 오른 길은 가장 최근에 복구를 마친 인왕산 성곽길이다. 정상은 해발 338m로 성곽길이 있는 산 중에서는 북한산 다음으로 높다. 정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점점 도시는 멀어지고 자연이 가까워진다. 인왕산 정상에 다다르면 도시는 어느덧 아득해진다. 서울의 상징이 사방에 펼쳐져 있다. 청와대와 남산 타워,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 물줄기는 물론이고 도심을 감싼 관악산, 북한산, 남산 등도 조망할 수 있다. 꼬불꼬불 휘어진 성곽길 너머로 자연과 도심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무심히 발걸음을 옮기며 마주한 성곽길이 인왕산 풍경 속에 녹아들며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선을 만들어낸다.▶travie info 성곽길 4구간의 총 거리는 6km이지만 복원된 성곽을 오롯이 걸으려면 자하문에서부터 사직터널까지 걷는 게 좋다. 자하문~사직터널 길은 약 3.5km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사직터널에서 출발할 경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사직로를 따라 도보로 10분, 자하문에서 출발할 경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0212, 1020, 7022번 버스로 환승, 자하문고개 정류장에서 하차한다.하늘과 가장 가까운 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인왕산 성곽길에 오르는 다른 길도 있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시작하는 길이다. 좀 의아할 수 있겠다. 홍제역은 인왕산 양끝점인 사직터널, 자하문 중 어느 곳과도 가깝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인왕산 등산로를 따라 30분~1시간 정도 산행을 해야 성곽길에 합류할 수 있다. 산책처럼 걷기에는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이 길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홍제동 개미마을을 보기 위해서다. 개미마을은 소위 달동네라 불리는 마을이다. 한국전쟁 이후 임시 거처를 찾아 나선 사람들이 인왕산 자락에 천막을 치고 살았다. 그 모습이 영락없이 미국 서부 인디언 같아 ‘인디언촌’이라고도 불렸다. 물론 지금은 천막이 사라지고 마을의 이름도 바뀌었지만 여전히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 중 하나다. 임시 거처 대신 판잣집이 들어서고 얼기설기 얽힌 전깃줄이 마을을 가로지르고 있다. 그러던 마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한 기업의 후원으로 마을 담벼락에 크고 작은 벽화를 그리게 된 것이다. 경사진 마을 벽을 따라 집 지키는 강아지, 시들지 않는 해바라기, 낮에도 밝게 빛나는 밤하늘이 수놓아졌다. 주민들이 내다놓은 화분, 꽃무늬 계단은 벽화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마을에 대한 소문은 입에서 입을 타고 흘러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결국 이 마을을 바꾸어 놓은 건 재개발이 아닌 ‘예술’이었다. 개미마을은 최근 영화 <7번방의 선물>에 등장하면서 영화 촬영 명소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마을이 유명해졌다고 해서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여전히 슈퍼는 하나뿐이고(마을 초입 버스정류장의 동래슈퍼가 유일한 상점이다), 마을버스가 아니면 오고가기 힘든 곳이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고요한 개미마을을 떠나며 생각한다. 우리는 단지 잠시 그곳을 들른 이방인일 뿐이라고. 개미마을 찾아가기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에서 07번 마을버스 타고 종점 하차▶travie info 개미마을에서 성곽길 오르기 개미마을 끝에 서면 인왕산 등산로가 나타난다. 인왕산 정상으로 오르는 초입이다. 인왕산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고 가파른 바위도 많다. 산행 내내 기묘한 암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소나무 숲의 정경을 관람할 수 있다. 절정은 정상 부근에서 온다. 인왕산의 상징이기도 한 기차바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압권이다. 사진촬영이 금지된 청와대 부근과 그 너머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경리단길 + 팔각정 서울의 밤, 불야성의 틈새를 찾아서밤이 길어졌다. 불야성의 도시는 점점 더 밝고 소란스러워지고 있다. 진정 도심에서는 고요하게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없을까. 거대한 인파가 파도처럼 치고 빠지는 종로와 이태원에서 감히 그런 공간을 찾아보았다. 이 번잡스러운 도시의 틈새를.팔각정 달빛기행 달빛기행이라는 것이 있다. 달이 꽉 찬 보름 무렵에 서울 4대 고궁을 활보하며 야경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탓에 고즈넉한 야경 감상은 말할 것도 없고 표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9월부터 10월까지 열리는 창경궁 달빛기행은 1분 만에 표가 매진됐다고 한다. 이쯤 되면 나만의 달빛기행을 개척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팔각정은 어떨까.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올라가며 드라이브를 하고 팔각정에서 야경을 즐기는 코스는 최고의 데이트로 꼽힌다. 팔각정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로 서울의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구불구불 긴 도로를 거슬러 올라온 뒤라 도심이 제법 멀어져 있다. 망원경을 한번 잡으면 한동안 손에서 떼지 못하는 이유다.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 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 담은 추억이 1년 후 시간의 세례를 거쳐 도착하게 될 것이다. 팔각정에 이르기 전 부암동에서의 데이트는 덤이다. 부암동에는 아기자기한 카페에서부터 색색의 손만두로 유명한 ‘자하손만두’ 등 가볼 만한 곳이 지천이다. 그러나 행여 소화를 시키겠다는 마음으로 북악스카이웨이를 걸어 오르겠다고 했다간 도중에 오도가도 못하고 후회하기 십상이다. 특히 밤에는 길이 제법 어둑어둑하니 차량을 이용할 것. 여백의 야경이 주는 맛 경리단 길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소월길’이었다. 고요한 밤 여유롭게 산책하기 원한다면 이 길만한 곳도 없다.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경리단 길로 내려가기 전에 잠시 들르면 좋다. 꼼데가르송 건물 옆 나무데크를 따라 소월길에 오르면, 빽빽한 나무 사이 좁다란 길이 이어진다. 인적도 드물고 소리도 차단되어 마치 세상과 격리된 기분마저 든다. 드문드문 보이는 가로등만이 불빛의 전부.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처럼 이질적이고도 환상적이다. 그러다가 길을 빠져 나오면 시원하게 쭉쭉 뻗은 6차선 도로에서 차들의 불빛이 일렁인다. 여기서 내리막을 따라 내려가며 경리단 길로 진입할 수 있다. 경리단 길에는 오래전부터 이곳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가야랑’이 있다. 마을버스 정류장의 이름이 됐을 정도로 전통 있는 집이다. 지금은 전라도식 한정식을 내놓는 ‘호남정’으로 바뀌었지만 각종 세계 음식점 사이에서 한정식을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맞은 편 ‘비스테카’도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난 곳이다. 비스테카는 이탈리아어로 ‘스테이크’라는 뜻이다. 특히 이곳의 디저트인 티라미스는 맛있기로 유명해 이 티라미스만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한다. 한식이든 양식이든 배불리 먹고 난 뒤엔 야경을 즐길 차례다. 비스테카에서 조금 아래 위치한 마을버스 정류장에 서면 해방촌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옹기종기 모인 주택가의 불빛은 화려하지도 눈부시지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다. 가만히 그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오랜 시간 무수한 곡절을 겪어 온 해방촌 마을의 이야기가 속닥거리는 것만 같다. 연남동 둘레길 발견하는 골목의 재미그 어느 곳보다 소박한 동네가 있다. 스스로 ‘둘레길’이라는 이름을 단, 연희동의 남쪽 연남동이다. 홍대에는 없는 이야기, 둘레여서 더 매력적인 연남동 골목을 구석구석 기웃거려 보자.얼마 전부터 들려오는 소식. 홍대 앞 예술가들이 떠나고 있다.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인근 상수동, 합정동으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 연남동도 그중 하나다. 크고 화려한 건물 대신 그들이 선택한 곳은 골목 사이사이의 작은 건물들이다. 세탁소 옆에 갤러리가, 주택가 사이에 비누공방이, 문 닫은 재래시장 건물에 카페가 문을 열었다. 시장 골목의 착한 커피 커피 리브레 ‘착한 커피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조그맣게 세운 입간판을 제외하면 간판도 없다. 미닫이로 된 낡은 뒷문에는 ‘혼수이불’이라는 글자가 남아 있고 한약방에서 약재를 보관하던 수납장은 원두 진열대가 됐다. 아이스커피든 우유가 들어간 커피든 가격은 4,000원으로 동일하고 원두를 사면 그나마도 무료다. 주인장이 직접 산지에서 커피를 사와 ‘공정무역’을 실천하고 있으니 착한 커피집이 맞다. 인테리어나 홍보에서 거품을 뺀 대신 커피 맛은 발군이다. 특히 향긋한 원두 향미를 잘 살려낸 카페라떼가 추천 메뉴. 영업시간 오후 1시~오후 9시 휴무 매주 월요일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227-1 문의 02-334-0615허름해서 더 매력적인 툭툭 누들타이 툭툭 누들타이는 홍대 인근 거주자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곳이다. 어두컴컴한 실내 천장에 커다란 팬이 돌아가고 있고, 오픈 키친에서는 태국인 주방장들이 요리에 열중해 있다. 적당히 허름한 테이블과 의자는 태국 여행의 기억을 불러오기 충분하다. 인기 메뉴인 팟타이에 라오맥주를 곁들이면 최상의 궁합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태국 요리에 쓰이는 소스도 판매한다. 팟타이 9,000원, 뿌님 팟퐁커리 2만4,000원. 영업시간 낮 12시~밤 11시 휴무 매주 월요일, 매월 세 번째 일요일 주소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37 B1 문의 070-4407-5130227-17번지로 GO! 피노키오책방+은나비공방 동진시장 골목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한 세탁소, 그 뒤편에 재미있는 공간이 있다. 북디자이너의 작업실 ‘형태와 내용 사이’, 동네 책방 ‘피노키오’, 액세서리 가게 ‘은나비공방’이다. 이 세 가게가 모여 있는 건물이 바로 227-17번지다. 그중에서도 그래픽 노블과 그림책만을 판매하는 피노키오책방은 연남동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곳. 만화방에는 없고, 서점에서는 비닐에 싸여 있어서 읽을 수 없었던 책들을 이곳에서는 마음껏 읽을 수 있다. 심지어 아예 바닥에서 편하게 읽으라고 인조잔디를 깔아놓았다. 은나비공방은 상담과 예약이 필요하다. 주로 은을 이용해 주문 제작하는 이곳은 철저히 사전주문으로 제작되며, 홍대 프리마켓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27-17 문의 피노키오책방 070-4025-9186, 은나비공방 070-8627-9254 낮술 한잔 할까요 토끼바 동진시장 골목에 채 진입하기 전, 토끼바라는 이름의 독특한 가게가 있다. 풀네임은 ‘토끼바: 바닥병 가끔은 제정신’. 수상한 이름의 기원은 두 주인장에게서 나온 것. 홍대에서 각기 ‘바닥’과 ‘병’이라는 가게를 운영했던 그들이 연남동과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겨 ‘토끼바’와 ‘가끔은 제정신’을 운영했다. 그 이름들을 다 갖다 붙여 만든 게 지금의 토끼바다. 간판 밑에는 아무렇게나 써 놓은 ‘낮술’ 두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낮술 마시고 거나하게 취해 벌러덩 드러누워도 전혀 눈치볼 필요가 없다. 호프냉장시스템을 도입하여 언제나 신선한 맥주를 제공한다. 다크에일의 이름은 ‘몸’. 바이젠 맥주의 이름은 ‘마음’이다. 하우스맥주 6,000원, 안주 1만원대. 영업시간 오후 1시~밤 12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383-93 문의 010-9838-5768 메뉴판 없는 레스토랑 Grammo “예약은 필수, 메뉴는 날마다 다릅니다.” 이탈리안 파스타, 프렌치 가정식, 스페인 오믈렛 등 유럽 가정식을 기반에 둔 그람모 키친은 메뉴판이 없다. 그날의 메뉴는 SNS를 통해 공지한다. 당일의 신선한 재료를 기반으로 메뉴를 결정하고, 재료가 떨어지면 더 이상 만들지 않기 때문. 식전에는 파티셰가 직접 구운 호밀빵과 오렌지꽁포트를 제공한다. 감자 뇨끼(파스타의 일종)를 주문하니 “강원도에 계신 아버지께서 직접 재배한 감자 100%로 만든 뇨끼”라고 알려준다. 평일에는 단품 요리만, 월요일에는 르 꼬르동 블루 출신의 최병구 셰프의 코스요리를 맛볼 수 있다. 런치 코스는 2가지 메인요리, 디너 코스는 3가지 메인요리가 제공된다. 1만9,000원, 꼬꼬뱅 2만2,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39-29 문의 010-5146-3030짜장면 없는 중국집 연남동 차이나타운 예전에도 연남동은 그리 낯선 동네는 아니었다.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식당이 작은 차이나타운을 이루고 있어 대만식, 중국식 가정식을 맛보기 위해 알음알음 찾아오는 동네였다. ‘락락’, ‘향미’, ‘하하’, ‘띵하우’ 등은 2대, 3대에 걸쳐 제대로 된 ‘요리’를 선보인다. 대만식 우육탕면을 맛보고 싶다면 향미로,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군만두가 당긴다면 하하로, 식사 후 간단히 한잔 하고 싶을 때는 저녁에만 띵하우로 향하면 된다. 정식 요리는 1만원대며, 간단히 맛을 보고 싶을 때는 5,000원 미만의 요리를 시키면 술안주로 적당하다.커피의 맛, 책의 향기 The Story Book Cafe 연남동 주민센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문을 연 지 갓 한 달된 북카페가 있다. 카페에 들어서면 ‘더 클래식 세계문학전집’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미르컴퍼니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북카페로 모든 책을 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자기계발서, 인문서적, 여행 에세이 등도 꽂혀 있지만 문학서적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말소리도 음악도 거슬리지 않는 편안한 공간이어서 세계문학 전집을 독파해 보겠다는 야심을 실현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메리카노 2,900원. 영업시간 평일 오전 9시~밤 10시30분, 주말 낮 12시~밤 10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39-18 오색 지하보도의 변신 연남지하보도 연남동보다 더 낱낱이 파헤쳐 보고 싶다면 연남지하보도에서 길을 시작할 것. 어둡고 칙칙한 지하보도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아기자기한 벽화가 여행자를 맞아들인다. 지하보도를 지나 연남동 주민센터까지 산책하듯 걸어간다. 초행이어도 찾아가는 건 어렵지 않다. 방향이 아리송해질 무렵이면 작은 카페들이 나타나 이정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연남동에는 한적한 동네를 예쁘게 수놓는 카페들이 퐁당퐁당 자리하고 있다. 지하보도의 약도를 떠올리며 골목을 헤매는 것도 좋다.글·사진 Travie writer 전은경
  • 안전한 밤길, 내 손안에 있소이다

    늦은 밤 여성과 통학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지도가 서울 성북구에서 나온다. 구는 안전행정부 생활안전지도 시스템 구축사업 시범지역에 뽑혔다고 4일 밝혔다. 생활안전지도 시스템은 경찰서와 소방서, 폐쇄회로(CC)TV 등 안전시설이 설치된 곳과 사고·범죄 발생 위험이 있는 곳을 각각 안전우수구역, 안전취약구역으로 지도에 표시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경찰청과 소방방재청,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한 심의위원회가 지방자치단체의 추진 역량과 노력, 사업 추진 효과 및 확장 가능성 등을 심사해 지방자치단체 15곳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성북구는 마을안전 자율 관리를 위해 세운 민관 거버넌스인 안전협의회가 새 정부 국정추진 우수 사례로 선정되고 통합관제센터와 안심귀가 마을버스, 워킹스쿨버스 등 주민 안전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펼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안행부는 24억원을 들여 시범사업을 벌인다. 시범지역은 CCTV 확충, 위험시설 개선, 순찰차 확대 등 인센티브를 받는다. 올해 안에 1차 안전지도 구축을 마쳐 내년부터 공개된다. 내년 하반기에는 전국으로 확대된다. 김영배 구청장은 “성실하게 구축한 주민안전시설 인프라와 주민들의 긍정적 평가가 결합된 결과”라며 “생활안전지도를 통해 주민 안전을 위한 보다 세심한 서비스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전세가율 80% 넘는 수도권 아파트 23만 가구… 작년 말보다 10배 급증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80%를 넘는 아파트가 23만여 가구로 지난해 말의 10배에 달했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0%를 초과하는 가구는 23만 89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만 3450가구의 10배 수준이다.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가구 수는 서울이 현재 2만 1405가구로 지난해 말 1975가구의 11배에 이르고, 경기는 같은 기간 2만 1475가구에서 20만 5439가구로 급증했다. 인천은 지난해 말 전세가율 80% 초과인 아파트가 한 채도 없었으나 올해는 4046가구에 이른다. 전세가율 80% 이상 아파트의 물량 비중의 경우 서울은 전체(126만 4674가구)의 1.7%, 경기는 전체(202만 3375가구)의 10.2%에 이른다. 국민은행 ‘KB 부동산알리지’가 조사한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10월 말 현재 65.9%를 기록했다. 이 중 서울의 전세가율은 평균 60.1%로 2002년 8월(60.7%) 이후 11년 2개월 만에 다시 60%대에 진입했다. 전체 25개 구 가운데 성북구 등 17개 구에서 전세가율이 60%를 넘었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 주상복합 강동역우정에쉐르(전용면적 62㎡)의 전세가율이 92.2%로 가장 높았다. 매매가격이 2억 5000만∼2억 6000만원인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2억 3000만~2억 4000만원에 이른다. 천호동 천호역두산위브센티움(전용면적 39㎡)도 92.1%로 뒤를 이었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간 격차가 1500만∼2000만원밖에 나지 않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데도 매매 수요는 많이 늘지 않고 있다”면서 “취득세 영구 인하 등 부동산 관련 법안의 입법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에도 매매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종교·세대·장애’ 초월 사랑의 하모니로 들썩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밤, 종교를 초월하고 세대를 뛰어넘고 장애의 벽을 허문 하모니가 정릉골에 아름답게 울려 퍼졌다. 제1회 정릉골 사랑나눔합창제가 31일 오후 7시 성북구 정릉4동 벧엘교회에서 열렸다. 종교를 초월한 7개 합창단이 지역 주민 700여명에게 자선 공연을 펼쳤다. 벧엘교회 합창단과 조계종 대성사 선재합창단, 정릉4동 성당 이냐시오합창단이 기독교와 불교, 천주교 등 종교를 초월한 하모니를 선보인 것이다. 또 동네 주민뿐만 아니라 구의원, 공무원까지 단원으로 활동하며 주목받고 있는 정릉4동 어울림합창단을 비롯해 정릉초등학교 정린이합창단과 대일관광고등학교 보컬그룹사운드 T가 동요부터, 가요, 올드팝송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를 선보였다. 구립장애청소년합주단은 장애를 뛰어넘는 훌륭한 연주로 박수를 받았다. 중간중간 국악신동 유태평양과 ‘천년바위’를 부른 트로트 가수 박정식이 특별공연을 통해 흥을 보탰다. 이날 공연은 참여 합창단과 관객들이 다 함께 ‘고향의 봄’을 부르며 대미를 장식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Mr. 클린’ 강북… 그 이름 찾기까지 3년의 노력

    ‘Mr. 클린’ 강북… 그 이름 찾기까지 3년의 노력

    “우리 구의 청렴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크게 신장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공무원 모두가 투명한 행정절차를 통해 청렴도를 높이려고 노력한 결과로 봅니다.” 29일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지난 3년간에 걸친 청렴행정 성과를 이렇게 평가했다. 박 구청장이 청렴의 문제를 파고든 것은 아주 낮은 평가 때문. 2010년 국민권익위원회 평가에서는 10점 만점에 8.24점을 받아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64위, 서울시 평가에서는 24위를 기록했다. 사실상 꼴찌였다. 이때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청렴 1위를 목표로 삼았다. 2011년부터 드라이브를 걸었다. 반부패 인프라 구축, 직원 청렴의식 향상 등 5개 분야 38개 과제를 개발했고, 분야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장의 목소리와 결합하도록 했다. 우선 청렴에 대한 직원의식 개선을 위해 15시간 이상 청렴교육 의무이수제를 시행했다. 매월 25일 부서별로 청렴 실천 과제를 두고 토론하도록 했다. 2011년 9월부터는 모든 기관의 업무추진비를 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법인카드 사용 내역도 모니터링했다. 간부 청렴도 평가제를 도입해 지난해엔 4급까지, 올해엔 5급까지 평가를 받도록 했다. 각종 자치 법규 제정·개정 때도 부패유발요인을 살펴보도록 하는 ‘부패영향평가’도 도입했다. 청렴문화 정착을 위해 이웃한 도봉·성북·노원구와 자체감사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주민 참여도 크게 늘렸다. 건축, 주택, 위생 등 특히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분야에는 ‘클린 콜’(Clean Call) 센터를 도입했다. 달마다 주민 300여명을 대상으로 업무처리 만족도와 청렴도에 대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구민감사관’ ‘구민참여옴부즈맨’을 만들고 감사담당관 핫라인도 구축했다. 아예 구청장 스스로가 날마다 오후 2~4시 집무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민원인들을 직접 만났다. 이런 노력으로 강북구는 국민권익위 평가에서는 2011년 3등급에서 지난해 2등급으로, 서울시 평가에서는 지난해 개선우수구에서 올해 우수구로 뛰었다. 특히 2011년 이후 청렴 관련 부패행위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을뿐더러 최근엔 5급 청렴도 전국 1위라는 열매를 맺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청렴 자체도 소중하지만, 청렴의 바탕 위에 구와 주민들 간의 신뢰와 믿음이 쌓이고 있다는 게 한층 소중하다”면서 “이런 믿음은 곧 구 발전을 위한 큰 밑천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역사·문화 보고’ 성북동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역사·문화 보고’ 성북동

    만해 한용운(1879~1944)은 일제 조선총독부 건물이 보기 싫어 북향으로 집을 지었다는 일화를 남겼다. 말년을 보낸 심우장 이야기다. 1933년 지인들의 힘으로 지었는데 80년 세월이 흐른 지금도 비탈길에 꼿꼿이 서 있다. 낡고 낡은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야 해 지나치기 일쑤였는데 최근 성북구에서 큰길가에 조그만 공원을 들여놨다. ‘님의 침묵’ 시비와 함께 돌 의자에 앉은 만해 동상이 발길을 붙든다.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북악산 아래, 한양도성 위에 자리한 성북동엔 전통의 숨결이 가득하다. 곳곳이 역사이고 곳곳이 문화다. 수려한 자연 환경은 덤. 심우장 아래쪽엔 마포에서 젓갈 장사로 시작해 거상에 오른 이종석 별장이 있다. 1900년쯤 지었다는 한옥이다. 한때 소설가 이재준이 살아 이재준 가옥으로도 불린다. 길 건너 수연산방은 소설가 이태준의 옛집을 외종손녀가 전통 찻집으로 개조한 곳이다. 이태준이 작품을 집필했던 공간에서 북악산을 바라보며 운치 있게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수연산방에서 성북초등학교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간송미술관과 만난다. 일제 수탈에 맞서 우리 문화재를 지키려고 애썼던 전형필이 세웠다. 1년에 딱 두 번, 5월과 10월에 각각 2주 동안만 소장품 가운데 주제를 정해 전시회를 열 때면 관람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미술관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우리 미술사에 큰 자취를 남긴 미술사학자이자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가 살았던 전통 한옥이 나온다. 재개발로 헐릴 위기였는데 시민들이 모금 운동을 벌여 사들이고 복원해 ‘시민문화유산 1호’라 불린다. 다시 천주교 성당 방향으로 계속 올라가면 길상사가 나온다. 1980년대 말까지 삼청각과 함께 최고급 요정으로 꼽히던 대원각이었다. 이곳을 운영하던 김영한(법명 길상화)이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에 감명을 받아 시주하며 사찰로 바뀌었다. 시인 백석과 김영한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깃든 곳이자 법정이 마지막 시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최근 이 같은 숨결을 널리 알릴 바탕이 마련됐다. 시 역사문화지구로 지정된 것이다. 대규모 건축물이 우후죽순으로 생겨 난개발 우려도 따르는데 역사·문화 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메카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전통의상 뽐낸 외국인 유학생들

    전통의상 뽐낸 외국인 유학생들

    멕시코 유학생들이 29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캠퍼스에서 열린 ‘2013 외국인학생 축제’에서 멕시코 전통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축제에는 미국, 멕시코, 프랑스, 네덜란드, 브라질 등 31개 국가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들이 참가해 자국의 문화를 알렸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우린 서로를 통해 봤습니다, 과학의 미래를

    우린 서로를 통해 봤습니다, 과학의 미래를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고려대에서 한국의 과학 영재들을 만났다. 고려대는 28일부터 이틀간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아리에 와르셸(73) 미국 남가주대 교수 등 노벨상 수상자 4명을 포함한 세계적 석학 12명을 초청해 ‘12인의 사이언스 히어로와 함께하는 미래과학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에는 우리나라 과학을 이끌어 나갈 고등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박유현 싱가포르 난양공대 박사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하 영상 메시지에서 “한국의 청소년들이 좋은 멘토들과의 만남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고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정부도 과학기술 발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청소년들이 창의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로 커 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창조경제를 통해 국가의 혁신 역량을 이끌어낼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기초연구 투자를 확대하고 젊은 과학도들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역시 와르셸 교수였다. 그는 기자 간담회에서 “노벨상을 받게 됐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면서 “과학계 최고의 상일 뿐만 아니라 다년간의 노력이 인정받는 순간이어서 더욱 그랬다”고 밝혔다. 와르셸 교수는 생체 기능의 복잡한 화학반응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 실험)으로 분석하는 ‘다중척도 모델링’ 연구법을 개발해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29일에는 와르셸 교수 등을 포함한 과학 권위자들의 강연이 본격 시작된다. 또 여성 최초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아다 요나트, 1993년과 2006년 각각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로버츠와 앤드루 파이어 교수도 참여한다. 노벨상의 강력한 후보인 로버트 랭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와 CNR 라오 인도 네루 국제 화학발전기구 부사장도 강연에 나선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성북구, 국공립어린이집 쑥쑥 느는 비결은…

    성북구가 민관, 특히 종교법인과의 협력을 통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구는 28일 흥천, 전등, 승가대학(이상 불교) 종암중앙, 석관, 정릉제일, 월곡순복음, 성암, 경동, 성광, 보문제일, 장암(이상 기독교) 등 국공립어린이집 12곳을 새로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차질 없이 사업이 진행되면 국공립어린이집은 민선 5기 이전 26곳에서 내년 43곳으로 늘어난다. 정원도 전체 어린이집의 18.2%에서 24.1%로 커진다. 구는 올해 4월 국내 처음으로 조계종과 협력해 지역 사찰인 적조사에 가람어린이집을 개원하기도 했다. 2011~2012년에는 성가소비녀회와 힘을 모아 길음성가어린이집을, 원불교 돈암교당과 손잡고 동선동 한울안어린이집을 열었다. 김영배 구청장은 “지역사회에 헌신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종교단체와 쌓은 신뢰가 보육 서비스의 공공성과 질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절친’ 유명 사립대학생 2명, 한강서 숨진 채 발견

    ‘절친’ 유명 사립대학생 2명, 한강서 숨진 채 발견

    서울의 유명 사립대에 다니던 학생 두명이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8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의 모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A(24)씨와 B(24)씨가 25일과 26일 서울 동작대교 남단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친구사이인 이들은 지난 20일 B군이 A군의 집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나선 뒤 연락이 두절돼 성북경찰서와 방배경찰서에 각각 실종신고 됐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익사로 밝혀졌다”면서 “타살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분석과 휴대전화 기록을 조회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북동서 130㎏ 멧돼지 출현…주민 신고로 사살

    28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성북구 성북동 삼청터널 인근 야산에 멧돼지 한 마리가 나타나 1시간여 만에 사살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멧돼지는 몸무게 130㎏, 크기 1.2m 가량의 암컷으로 지난 27일 밤 성북구 인근 주택가에도 나타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야생생물관리협회는 “2∼3일 전부터 같은 멧돼지가 내려와 애완견 등을 물고 갔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멧돼지를 사살했다. 야생생물관리협회 관계자는 이날 “멧돼지가 북악산에서 먹이를 찾아 내려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주민들은 될 수 있으면 멧돼지가 나타날만한 등산로는 피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DMC가재울4구역 부동산대책 ‘끝물’ …지금이 매수 타이밍?’

    DMC가재울4구역 부동산대책 ‘끝물’ …지금이 매수 타이밍?’

    부동산시장에 온기를 불어 넣고 있는 양도세와 취득세 감면 혜택의 종료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올해 내집 마련을 계획 중인 실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 지고 있다. 연말까지 미분양 아파트를 사면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사는 사람은 취득세(등록세 포함)면제와 대출 금리 인하,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이에 조금이라도 적은 비용으로 내 집을 장만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미분양 주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지난 3분기 주택시장의 매매심리지수가 129.3으로 지난 2분기(113.1)에 비해 16.2포인트 올랐다. 소비심리지수는 100을 넘으면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응답자가 많다는 뜻으로 주택매수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징조다. 또 이달 16일까지 서울지역 하루 평균 아파트 거래량이 233.4건을 기록하며 전달보다 70% 가까이 늘었다. 자치구별로는 서대문구•강서구•마포구•서초구•성북구•양천구•종로구 등 7곳이 이미 지난달 거래량을 넘어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양도세와 취득세 면제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는 수요자들은 6억원 이하, 전용면적 85㎡이하에 해당되는 분양, 입주 물량에 관심을 높일 시기가 왔다”며 “상대적으로 입지가 뛰어나고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중소형 대단지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6월 분양한 DMC가재울4구역 아파트의 계약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 단지는 서울 도심에서 보기 드문 4300세대의 대단지이면서 전용 85㎡ 또는 6억이하 물량이 일반분양 1550가구 중 1150가구로 전체 공급량의 74%를 차지해 실수요자들이 노리기에 안성맞춤이다. 분양가도 3.3㎡당 평균 1500만원대로, 전용면적 84㎡ 기준 4억8000만원대부터 시작해 2009년에 분양한 ‘가재울 래미안∙e편한세상(3구역)’보다 약 3000만원 가량 저렴하다. 분양 관계자는 “중소형은 물량에 대한 문의가 많으며 추석 이후 주말에는 300명이상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등 세제혜택의 막차타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부동산대책에 다양한 금융혜택까지 더해져 더욱 부담 없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DMC가재울4구역’은 계약금 분납제, 중도금 60% 무이자 등의 혜택을 제공해 계약금만 내면 입주 시까지 추가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엔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도입하여 고객들의 부담 및 걱정을 한층 덜었다. 계약조건안심보장제란 기존 계약자가 아파트를 분양 받은 이후에 발코니확장, 시스템에어컨 등과 같이 아파트 분양조건이 변경될 경우 신규로 계약하는 사람만 변경조건을 적용받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계약자까지 변경된 계약조건을 적용해주는 것을 말한다. 분양 관계자는 “초기에 계약을 한 고객들이 외면받지 않고 좀 더 좋은 동호수를 안심하고 계약할 수 있도록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실시하게 됐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향후 분양조건 변경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상당히 클 수 있지만 실수요자들의 구매심리를 안정시키면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판촉방안인 만큼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DMC가재울4구역은 기업 입주가 시작된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상암DMC)가 인근에 있어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경의선 ‘가좌역’이 걸어서 5분 거리로 뉴타운 내 가장 좋은 입지로 평가 받고 있다. 인근으로 연가초교, 북가좌초교, 가재울 중∙고교, 연희중교, 명지고교 등 초•중•고가 입지해 있고 서대문구 유일의 자율형 사립고 이대부고도 통학이 가능하다. 단지 내 초등학교 1곳도 입주시기에 맞춰 개교될 예정이다. 또한 단지내 수영장이 설치되며 실내 골프 연습장•사우나•피트니스센터 등 인근에서 보기 힘들었던 대규모 고급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선다. 한편 견본주택은 현장 인근의 서대문구 남가좌동 124-1번지 일대에 위치한다. 입주 예정시기는 오는 2015년 10월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체납! 우리가 지워야 할 두 글자… 떴다! 세외수입 걷는 ‘독수리 5남매’

    체납! 우리가 지워야 할 두 글자… 떴다! 세외수입 걷는 ‘독수리 5남매’

    “어려운 구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죠. 징수된 체납금은 결국 주민 복지를 위해 쓰이니까요.” 성북구가 세외수입 체납금 징수를 강화하기 위해 전담반을 꾸렸다고 24일 밝혔다. 세외수입은 지방세 부과를 통한 세금 수입을 뺀 과태료, 임대료, 사용료, 이자 수입 등을 말한다. 지금까지 세외수입 체납금은 교통지도과, 교통행정과, 건축과 등 세외수입 발생 26개 일반 부서에서 각자 업무와 관련해 개별적으로 관리해 왔다. 이젠 부과 첫해를 제외한 지나간 연도의 체납액에 대해서는 전담부서인 세무2과에서 통합 관리한다. 일반 부서에서는 체납액 징수가 부가 업무라 지나간 연도에 대해서는 납부 독촉이나 징수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고려됐다. 구는 세무직 직원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면 징수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상규 세무2과장의 지휘를 받는 ‘과년도 세외수입 체납징수 전담반’은 세외수입 팀장 등 베테랑 4명으로 짰다. 최근 4년간 세외수입 체납액이 78억원이나 급증한 점도 전담반을 만들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체납은 6만 5330건 358억 900만원이다. 특히 주정차 위반, 검사 미필, 보험 미필 등으로 인한 자동차 관련 과태료 체납이 4만여건, 120억원으로 가장 많다. 전담반은 이 가운데 최근 3~4년에 대한 부분만 추려 고지서 1만 2000여건을 발송했다. 전담반은 향후 체납자의 부동산 및 금융 재산 등을 추적해 납부 가능자에 대한 징수 활동을 꾸준히 강화하는 한편, 실제 재산이 없어서 납부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되는 경우 과감하게 결손 처리할 방침이다. 구가 이렇듯 강공에 나선 것은 건전 재정 확보를 위한 자구 노력이 세입 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올해 구의 세입 예산 1156억 9400만원 가운데 세외수입은 45%인 516억 3700만원이다. 구는 올해 4분기 동안 4억원을 더 징수해 과년도 세외수입 체납 징수액을 25억 3000만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목표액을 10억여원씩 높여 해마다 30억~40억원을 징수하는 등 안정적 세입을 뒷받침할 참이다. 김영배 구청장은 “세외수입 관련 일반 부서의 업무량 감축으로 세외수입 부과 업무를 원활하게 할 것”이라며 “또 여러 부서에 얽힌 체납자의 경우 원스톱 처리가 가능해져 민원 편의는 물론, 안정적 세입 확보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성북구 태양광 발전 나눔으로 눈부시다

    성북구에 절약에서 나눔으로 진화한 발전소가 들어서 눈길을 끈다. 서울에서 처음이다. 성북구는 공공청사 옥상을 활용한 태양광 나눔발전소 1호를 준공했다고 23일 밝혔다. 북악산로 949-60 구의회 옥상(1030㎡)에 60㎾ 규모로 들어섰다. 태양광 발전기는 대개 전기료 절약 용도로 쓰인다. 구는 한발 나아갔다. 생산한 전력을 한국전력에 판매해 수익금을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 복지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일부는 재생에너지 시설에 다시 투자한다. 나눔발전소는 지난해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제에서 주민평가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아 사업비 전액인 2억 3000만원을 시비로 확보했다. 나눔발전소 1호는 연간 7만㎾의 전기를 생산해 연 30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사업비를 7년 6개월 만에 회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나눔발전소 1호는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생산 교육장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도심 유휴공간 확보에 대한 어려움을 공공청사 활용으로 해소하며 에너지 생산 시설을 세웠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구는 에너지 자립 기반을 다지고자 내년까지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을 합쳐 태양광 발전기 10㎿를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해엔 석관동주민센터와 월곡동정보도서관 옥상에 30㎾ 규모로 설치한 바 있다. 곧 구 청사에 40㎾ 규모를 추가 설치한다. 김영배 구청장은 “태양광 발전을 통한 수익은 저소득층을 위해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지구를 위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가치 있는 사업”이라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나눔 발전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총력 방범

    내년부터 서울 송파구·성북구 등 전국 15개 지역에서 범죄나 재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구역을 표시한 범죄지도(생활안전지도)가 공개된다. 안전행정부는 23일 심사를 거쳐 시 6곳, 군 3곳, 자치구 6곳을 범죄지도 구축 시범지역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선정된 지자체는 서울 송파구와 성북구, 부산 부산진구, 인천 남구, 광주 광산구, 대전 서구 등 자치구 6곳과 경기 안양시·시흥시, 충북 충주시, 충남 천안시, 경북 구미시, 제주 제주시 등 시 6곳, 대구 달성군, 전남 무안군, 경남 거창군 등 군 3곳이다. 안행부는 시범 지자체에 대해 올해 말까지 재난·범죄·교통사고 다발 구역을 표시한 범죄지도 구축을 끝내고 내년부터는 해당 지자체와 경찰관서에 범죄지도 정보를 제공해 안전시설 개선과 위험지역 순찰강화 등의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가난한 사람들의 아주 작은 일상이 진리”

    “가난한 사람들의 아주 작은 일상이 진리”

    누군가는 잡스럽다, 부박하다고 할 세속의 공간과 사람들이 시 안에 북적인다. 보통 사람들의 지리멸렬하고 애잔한 일상에 비감을 느끼려는 찰나, 시인은 어느새 슬며시 다가와 옆구리를 쿡 찌르며 눙친다. 권혁웅(46)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창비)이다. ‘시는 세속의 자식’이라 여기는 시인은 능수능란한 말재주로 세속의 풍경을 시의 언어로 절묘하게 엮어냈다. ‘편안한 수평이 되어’ 천변 벤치에 누워 코를 고는 취객(봄밤), “늙으면 죽어야지” 하면서도 ‘오늘도 로맨스가 그치지 않는’ 노인대학의 노인들(불멸), ‘종이상자가 주소지인’ 노숙자들(삼국지 열전-노숙), ‘온 마을을 돌며 원주율을 만드는’ 야쿠르트 아줌마(야쿠르트 아줌마와 중국집 청년) 등 무심하게 지나쳐온 인물들이 시인의 연민과 해학에 힘입어 시로 태어났다. 세속을 시로 품은 이유를 묻자 시인은 “내 최초의 서정적인 공간이 어릴 적 살았던 돈암동 산동네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제가 맨 처음 시를 쓰게 된 자리도, 첫사랑이 움텄던 자리도 바로 거기였어요. 보통 시인들이 나무나 새를 노래하듯이, 세속의 공간이 제 서정시의 원형이자 표상이죠. 그게 저한테는 가장 순수하고 고결하다고 할까요.” 시의 배경은 영화관, 불가마, 주부노래교실, 해장국집, 감자탕집, 순댓국집 등 우리가 익숙하게 소비하는 공간들이다. 평소 학생들에게 시를 쓸 때 ‘세상을 초대하라’고 가르치는 시인답게 그는 상호명까지 낱낱이 밝히며 우리 바로 곁의 이야기임을 주지시킨다. 이별을 앞둔 연인들의 울음을 이어졌다 토막났다 하는 순대에 비유하는 표제시처럼 말이다. ‘지금 애인의 울음은 변비 비슷해서 두시간째/끊겼다 이어졌다 한다/몸 안을 지나는 긴 울음통이 토막 나 있다/신의주찹쌀순대 2층, 순댓국을 앞에 두고/(…중략)/나는 당면처럼 미끄럽게 지나간/시간의 다발을 생각하고/마음이 선지처럼 붉어진다/(…중략)/연애의 길고 구부정한 구절양장을 지나는 동안/우리는 빨래판에 치댄 표정이 되었지’(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인연이란 잠시만 한눈팔아도 불어버리는/라면사리 같은 것/혹은 산발한 채 국물 속에서 숨죽이는/신 김치를 닮은 세월도 있어요/(…중략)/우리는 두부처럼 마음이 풀어져요/마지막에 얹는 치즈처럼 웃으며/그게 또다른 기념사진인 줄도 모르고’(의정부 부대찌개 집에서) 권혁웅의 시는 슬픔과 유머가 함께 간다. “지극해지는 순간, 두 가지를 동시에 느끼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머니를 바라보는 그의 눈길에서 이는 잘 드러난다. ‘월수금 오후 두시마다 사지에 못 박히고 세시면 박힌 못을 탈탈 털고 일어나는’ 어머니를 두고 ‘부활절에 관하여’라는 시로 웃음을 안기는가 하면, ‘어머니는 나뭇잎처럼 뒤척인다’에서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밴 애처로움을 담담하게 읊는다. ‘어머니는 내게 보낸 엽서다 안 와도 돼, 바쁜데 뭐, 서둘러 전화를 끊는다(…중략) 엽서엔 도장이 찍혀 있다 성북우체국에서 검버섯을 찍어보냈다 주민쎈터에서는 다달이 팔만원을 준다 어머니는 코라다 팔만원짜리 불면증이다 나뭇잎처럼 어머니가 뒤척인다’(어머니는 나뭇잎처럼 뒤척인다) 시인이 되고 싶다는 소망으로 어려운 시절을 견뎠다는 그에게 시를 쓰게 하는 동력은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다. “희망이 없는 상황에도 어느 순간, 작은 것 하나가 위로와 위안이 되어 줍니다. 가난하고 힘은 없지만 주인공인 사람들의 아주 작은 일상이 진리라고 생각해요. 그 바깥에서는 어떤 것도 소중한 것은 찾아지지 않는다는 깨달음, 그게 바로 저의 시이자 언어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계단보수·도로포장… 세금 쓸 곳 내가 정한다

    계단보수·도로포장… 세금 쓸 곳 내가 정한다

    지난 18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성북구청에 노인 4명이 들이닥쳤다. 겨울철마다 눈이 오면 미끄러워져 오가는 데 애를 먹었던 길이 있는데, 관련 개선 사업이 주민참여예산 총회 투표 대상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단다. 노인들의 한 표 행사 덕택일까. 길음동 급경사 마을버스 노선 포장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내년 예산 2000여만원을 확보했다. 주민이 제안한 지역 사업에 대해 주민 스스로 한 표를 던져 예산을 확정하는 주민참여예산 총회가 열린 날이다. 구는 2010년부터 참여예산제도를 시행하며 위원회 심의를 통해 사업을 확정했는데 올해부터는 일반 주민도 참여하는 총회를 열기로 한 것. 이날 구청 현관에는 투표 대상 사업들에 대한 사진과 간단한 소개글이 동네별로 나붙었다. 국회의원 선거 포스터 느낌을 물씬 풍겼다. 8월 말까지 주민제안 사업 151건(22억 6600만원)과 참여예산위원 제안 사업 108건(16억 1600만원) 가운데 회의를 통해 61개 사업(10억 8000만원)이 추려졌다. 투표소가 마련된 지하 1층 다목적홀을 향한 행렬이 좀처럼 끊어질 줄 몰랐다. 마침 청사 주변에서는 ‘나눔 복지 한마당-삼식아 놀자’가 열려 축제 분위기를 보탰다. 양승훈(61·종암동)씨 부부는 “옛날에는 구청에서 임의로 결정하던 것을 현장을 잘 아는 주민들이 결정하는 덕분에 세금이 허투루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어르신과 아이들 관련 사업 위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최홍연(56·여·정릉동)씨는 “아무래도 우리 동네 사업에 눈길이 가더라”고 털어놨다. 오후 5시 투표 마감 결과 36개 사업이 ‘7억원’ 커트라인에 포함됐다. 삼선동의 보행안전 급경사길 계단보수 및 콘크리트 포장 사업이 715표를 얻어 가장 큰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사업비 1억 6000만원을 확보해 사업을 시작한다. 성북동의 무단투기 방지용 네트워크 폐쇄회로(CC) TV 설치 사업과 길음동 교량 하부 개선 사업이 309표로 동점을 이루며 막차를 탔다. 주민 총회 당일에는 선거인단 2000명 가운데 770명이, 즉석 투표 및 16~17일 사전 인터넷 투표엔 2820명이 참여했다. 이달 초 일주일 동안 권역별 주민설명회를 열었으나 투표율이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투표 기간이 짧았던 점이 컸다. 김영배 구청장은 “주민이 직접 제안하고 직접 결정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보다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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