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언론병폐」근절 고육책/사이비기자 실태파악 착수 언저리
◎이권개입등 기업피해 심각/기자 질저하 부작용도 차단/마구잡이창간도 큰문제… 방치땐 위험수위 판단
공보처가 14일 사이비기자에 대해 실태파악및 대책수립에 나선 것은 이들에 의한 국민들의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군소신문과 지역신문들이 마구잡이 식으로 급증,이에따른 구태의연한 피해가 속출하고 언론인의 자질이 저하되는 등 그 부작용이 심각한 실정이다.
하루아침에 생겨난 신문사가 돈을 받고 기자신분증을 발행하는가 하면 요구하지 않은 광고를 실어 돈을 요구하는 언론초기의 병폐도 되살아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사이비언론의 폐해가 심각하게 된 원인은 일차적으로 언론의 자유에 따른 군소신문·잡지사가 마구 들어서 절대적인 숫자가 늘어난 것을 꼽을 수 있다.
우리 언론변화의 한 접점이라고 볼 수 있는 지난 87년 6·29선언이후의 언론사급증 추세는 이를 잘 말해준다.
87년11월 언론기본법이 폐지되고 대신 「정기간행물등록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등록요건이 전면 개방되자 언론사는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정기간행물의 숫자를 보면 6·29당시 총 2천2백36종이던 것이 올해 5월말 현재 모두 6천2백16종이 등록돼 무려 2백78%의 신장세를 나타냈다.
종류별로는 전국적으로 32개에 불과하던 일간신문이 1백17개로 늘어 3백66%급증세를 보였고 주간지의 경우는 더욱 심해 2백종에 불과하던 것이 1천4백94개로 무려 7백43%가 늘어났다.
월간지도 1천2백3종에서 2천7백11종으로 2백25%가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 간행물발간사들은 정제되지 않는 방법으로 무분별하게 기자들을 채용,인원을 충원해왔으며 이들의 뒤떨어진 자질은 곧바로 비리사례로 연결되었던 것이다.
재무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은 신생 신문사와 잡지사들의 경영능력은 어찌보면 폐해를 키울 수 밖에 없었던 구조적 비리라 할 수 있다.
무조건 신문사나 잡지사를 세워 의뢰받지 않은 광고를 싣거나 급료를 못받는 기자가 다른 사람들의 비리를 미끼로 금품을 요구해 이것을 생활근거로 삼을 수 밖에 없는 상태가 이들 사이비언론의 기본모습이었다.
이처럼 언론자유의 영역이 넓어진 만큼 그에 따른 피해,즉 「음의 영역」도 넓어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이비기자의 행태를 보면 ▲광고강요 ▲약점미끼 ▲금품갈취 ▲신문·책자등 간행물 강매 ▲부당이권 개입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J도 N시는 인구 6만1천명의 소도시이다.6공들어 이 도엔 5개의 지방신문사가 창간되면서 L시에도 8명의 주재기자가 추가로 시청·공공기관·중소기업체를 누비기 시작했고 갖가지 명목으로 광고를 무조건 게재,광고비를 받아내고 있다.광고비는 건당 2백만∼3백만원선이라는 게 이 지역 중소상인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한 업체에 5∼10부의 신문을 투입,강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정부에서 말하는 사이비 기자인게 틀림없지만 나름의 약점이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발보다는 사이비기자의 협박이 무서운 것이다.
지난달 19일 서울지검 서부지청 특수부가 사기및 변호사법위반혐의로 구속한 「대한일보사」사건도 사이비기자사건의 대표적인 예이다.「대한일보」대표 심모씨(36),「검경일보」대표 박모씨(56)「국민법률일보사」대표 신모씨(35)등의 경우 검찰·법원·경찰관련 특수신문사를 차려놓고 기자증을 판매하거나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특히 심씨는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유령회사인 「대한일보사」를 설립,일간지를 발행한 것처럼 속여 최모씨등 3명으로부터 4천3백여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또 이들과 함께 구속된 「한국치안신문사」하모씨(60·전과 11범)는 지난 90년 11월초 K호텔 대표 차모씨에게 공원지구로 지정된 이 호텔 소유의 성북동 임야 3천여평을 관할 구청장에게 부탁,주택단지로 형질변경시켜 주겠다며 1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보처로서는 이처럼 책임이 없는 자유를 마구 남용하는 언론풍토에 어떤 형태의 정책 또는 개선책이 시급히 요청되는 실정이었으며 손주환장관도 지난 11일 공식석상에서 『사회의 질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정책을 펴겠다』고 언급하기에 이른 것이다.
손장관은 그러나 『언론자유에 반대되는 어떤 정책도 시도하지 않을 것이고 시도해서도 안된다』고 못박았다.
이는 공보처의 사이비기자 실태파악의 초점이 언론의 대국민신뢰회복및 자정을 통한 건전언론풍토조성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앞으로 정부가 지원책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어쨌든 고질적인 언론병폐인 사이비기자의 근절은 언론사·기자·국민·정부등 4주체가 공동노력·대응해야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