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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플러스] 영국인 평생 28억원 쓴다

    영국인들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쓰는 돈이 약 150만파운드(28억 6000만원)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보험회사인 푸르덴셜이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국인들이 일생 동안 쓰는 돈 가운데 의식주에 55만 2772파운드로 가장 많이 들었다. 두번째는 세금이 28만 6311파운드, 세번째는 여가생활과 사치품 구입으로 23만 6312파운드를 써 교통비나 교육비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21%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8∼24세때 가장 적게 쓰고,35∼44세에 지출이 절정에 달한 뒤 다시 65세 이후에 지출이 두배로 뛰어 은퇴 뒤에 가장 많은 돈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 문화재위원·전문위원 위촉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의 위원과 전문위원 임기가 25일자로 만료됨에 따라 2년 임기의 후임 위원(명단은 www.seoul.co.kr 참조)과 전문위원을 새로 위촉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위촉된 문화재위원은 9개 분과 109명으로, 전임 위원보다 24명이 늘었으며 전문위원은 22명 증원된 195명으로 확정됐다. 증원 이유에 대해 문화재청은 등록문화재의 전문적인 조사ㆍ심의를 담당할 근대문화재분과위원회가 신설(14명)되고, 국보지정심의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경륜 있는 원로학자를 중심으로 국보지정분과위원을 별도로 위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존 위원과 전문위원 중 70% 정도가 유임됐으며, 나머지 30%는 위원회 출석률, 위원회 활동 실적, 건강 등을 고려해 교체했다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 박물관분과위원회는 박물관 등록 업무가 지난해 1월 이후 시·도로 이양됨에 따라 기능과 역할이 축소돼 지난 15일자로 폐지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문화재위원 명단 △국보지정분과 김동현(전통문화학교)안병희(전 서울대)안휘준(서울대)이건무(국립중앙박물관)이만열(국사편찬위원회)전상운(전 성신여대)정양모(전 국립중앙박물관)정재훈(전통문화학교)진홍섭(전 이화여대)한영우(전 서울대) △건조물문화재분과 김동욱(경기대)김봉건(국립문화재연구소)김봉렬(전통 문화학교)박강철(조선대)박언곤(홍익대)윤홍로(명지대)이리형(한양대)이상해(성균관대)장석하(경일대)장충식(동국대)조성룡(도시건축)최석원(공주대) △동산문화재과 강경숙(전 충북대)김상옥(통도사성보박물관)박성래(한국외대)안휘준윤용이(명지대)이건무 이동환(고려대)이오희(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이태호(명지대)장충식 정우택(동국대)조선미(성균관대)최승희(전 서울대) △사적분과 김동욱 김성우(연세대)노중국(계명대)심정보(한밭대)안병욱(가톨릭대)이강승(충남대)장석하 전형택(전남대)정기용(기용건축연구소)정기호(성균관대)정영화(영남대)채상식(부산대)최기수(서울시립대)한영우 △무형문화재분과 권오성(한양대)김광언(인하대)김명자(안동대)김철호(국립국악원장)박대순(전 서울역사박물관)박성실(단국대)박현수(영남대)박호 성(성신여대)백영자(한국방송통신대)양선희(세종대)윤근(중앙대)이필영(한남대)임돈희(동국대)조흥동(국민대)최태현(중앙대) △천연기념물분과 구태회(경희대)김덕현(경상대)김익수(전북대)김정률(한국교원대)김학범(한경대)박규택(강원대)손인석(제주도동굴연구소장)송준임(이화여대)양승영(경북대)이광춘(상지대)이은복(한서대)이인규(서울대 명예교수)이창복(서울대)이흥식(서울대)조도순(가톨리대)함규황(경남대) △매장문화재분과 김봉건 김세기(대구한의대)나선화(이화여대)박영철(연세대)이강승(충남대)이인숙(전 경기도박물관장)이종욱(서강대)이청규(영남대)이현혜(한림대)정징원(부산대)지건길(전 국립중앙박물관장)최병현(숭실대) △근대문화분과 구민세(인하대)권영민(서울대)김영태(영남대)김용수(경북대)김윤수(국립현대미술관장)김정동(목원대)남문현(건국대)서중석(성균관대)심지연(경남대)이재(전 육사)이건용(한국예종총장)이만열이용관(중앙대)임재해(안동대) △문화재제도분과 권인혁(국제교류재단 이사장)김정헌(문화연대)김종규(한국박물관협회)김종민(관광공사사장)서승완(한국법제연구원)이규방(국토연구 원장)이삼열(유네스코한국위)이영욱(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임승남(조계종)최영선(조세연구원)
  • [Doctor & Disease] 인천 한길안과 병원장 최기용 박사

    [Doctor & Disease] 인천 한길안과 병원장 최기용 박사

    “백내장이라는 질환은 나이가 들면서 주름살이 늘어나듯 누구나 겪는 노화의 일부입니다. 실제로 60대의 70%,70대의 90%는 백내장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니 누구도 이를 피해갈 도리가 없지요.” 지금까지 백내장 수술 건수 1만 2000례를 넘겨 국내 의료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백내장 전문의’ 인천 한길안과병원장 최기용(51) 박사는 백내장을 ‘나이와 함께 가장 자연스럽게 오는, 그러나 불편 이상의 고통을 주는 질환’이라며 이렇게 규정했다. 최 박사를 만나 백내장을 두고 오래, 많은 얘기를 나눴다. 백내장이란 어떤 질환인가. -눈 속의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지면서 보고자 하는 물체의 상이 망막에 정확하게 투영되지 못해 시력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백내장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발생 원인을 따져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누는데, 선천성은 신생아 1만명 당 1명 꼴로 희귀하다. 대부분은 후천적으로 겪는 경우에 해당된다. ●당뇨병·외상도 후천적 발병요인 ▶후천적인 경우라도 원인은 다양할 텐데…. -물론이다. 가장 많은 경우가 노화에 의한 백내장으로 환자의 80%가량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자가면역질환인 포도막염, 소아의 아토피 등 눈질환과 눈의 대사이상을 초래하는 당뇨병, 외상 등이 후천적 원인으로 꼽힌다. 이 경우 증상의 특이성이 있는가.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눈이 침침하고, 실내에서 밝은 곳으로 나갔을 때 시야가 가려지거나 눈이 부시다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노인성보다 젊은 층에 많은데, 백내장이 수정체 전반에 산재하지 않고 한두 곳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을 경우 명암의 차이에 따른 빛의 번짐 때문에 겪게 되는 증상이다. 백내장 발병 추세에 대해 최 박사는 ‘질환의 특성상 매우 애매한 개념’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다른 질환과 달리 백내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간접적인 소인을 갖고 있어 환자 자신의 판단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예컨대 ‘하늘의 색깔이 어느 정도여야 노을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지요. 이 때문에 백내장의 경우 유병률 대신 수술률로 추세를 읽는데, 최근 들어 삶의 질에 관심을 가지면서 수술률이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습니다.5년전 인구 400명당 1명 꼴로 수술을 받던 것이 요즘은 230명당 1명 꼴로 바뀌었으니까요. 여기에다 자외선 노출이나 흡연이 작용한 결과로 보여지는 30∼40대 젊은 층 환자의 증가도 중요한 경향의 변화입니다.” ●자외선 노출이나 흡연 삼가야 ▶이런 추세에 최근의 사회상이 얼마나 투영됐다고 보는가. -수술률로 보면 우리는 타이완과 비슷하고, 일본은 우리보다 높으며, 미국은 그보다도 더 높다. 결국 소득증대, 평균수명 연장으로 인한 노령화, 당뇨병의 증가 등이 백내장 발생률과 수술률 증가에 직접 영향을 끼친 것이다. 백내장은 어떻게 진단하며, 판정 기준은 무엇인가. -진단은 간단하다. 시력검사와 생체 현미경검사인 세극등검사를 이용하면 100% 진단이 가능하다. 백내장 판정 기준은 의사마다 약간씩의 편차가 있는데, 내 경우는 시력 0.6을 적용한다. 예전에는 0.3을 기준으로 했었다. 이런 경우 불편하면 수술하는 게 낫다고 조언하지만 판단은 환자의 몫이다. 치료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수술이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이다. 일단 훼손된 수정체는 재활용이 안되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방법이다. 수술에는 초음파를 이용하는데, 절개 부위가 2.8∼3㎜에 불과해 통증이나 수술후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효과도 드라마틱하다. 수술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나. -수술 전보다 시력이 떨어진 경우를 실패로 본다면, 눈에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되는데, 그게 1000명당 1명 꼴이니 실패를 거론하는 게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약물로도 백내장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가. -녹내장과 달리 백내장은 약제가 많지 않으며, 있는 약도 효과가 기대에 못미쳐 치료보다는 진행을 억제하는 데 제한적으로 이용할 뿐이다. 그래서 수술로 시력개선이 가능한 상황이면 애써 약제를 권하지는 않는다. 현재의 치료기술이 갖는 문제에 대해 묻자 최 박사는 인공수정체가 효과는 좋으나 자가 조절능력이 없어 가까운 물체, 즉 신문 등을 읽을 때 돋보기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점이 한계라고 지적했다.“최근에 이런 문제를 보완해 생체형 인공수정체를 개발, 시술하고 있는데 이게 가격이 좀 비싼 편입니다만 기존 인공수정체의 문제는 상당히 해소할 수 있습니다. 또 수술 절개부위도 지금의 절반 정도인 1.5㎜까지 줄여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기술이 개발돼 있는데, 우리의 경우 아직 승인이 나지 않아 임상 적용을 못하고 있습니다만, 조만간 이 기술이 대중화하리라고 여겨집니다.” ●40대 이후 매년 정기검진을 ▶백내장 치료를 방치할 경우 겪을 수 있는 합병증은 무엇이며, 예방은 가능한 것인가. -한쪽 시력이 떨어진 상태가 지속되면 사시가 되기 쉬우며, 백내장이 녹내장으로 발전하거나 황반변성 등 다른 안질환을 놓쳐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백내장은 뾰족한 예방책이 없으나 자외선을 피하고 금연을 하면 증상의 진행을 상당히 늦출 수는 있다고 본다. 진단이나 치료 과정에서 드러난 정책상의 문제는 없나. -갈수록 당뇨 인구가 느는 데다 젊은 층의 백내장 발병률도 덩달아 높아지는 만큼 종합건강검진 때 세극등검사를 추가하는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 박사는 “갈수록 백내장 발현 시기가 빨라지는 만큼 40대 이후 적어도 1년에 한번 정도는 안과를 찾아 눈의 이상 유무를 살피는 게 자신의 건강과 삶의 질을 지켜가는 지혜”라고 진지하게 조언했다. ■ 최기용 박사는 ▲서울대 의대 및 대학원(박사) ▲미국 보스턴대학 및 미네소타대학병원 안과 펠로 ▲국립의료원 안과 과장 ▲가천의대부속 길병원 안과 주임교수 ▲한국 외안부학회 이사 ▲대한안과학회, 한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KSCRS) 회원 ▲미국 안과학회, 미국 백내장·굴절수술학회(ASCRS) 회원 ▲각막, 백내장, 굴절수술교정 등 저서 출간 및 백내장 수술 1만 2000여사례 기록 ▲현, 의료법인 한길안과병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사설] 출산 휴가급여 정부 지원 옳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국가적 당면과제로 떠오른 저출산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출산 전후 휴가기간 90일 동안의 급여(월 135만원 한도)를 전액 고용보험과 정부의 일반회계에서 부담키로 합의했다. 또 임신 4∼7개월에 자연유산하거나 사산한 경우 45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키로 했다. 출산 휴가급여의 60일분은 기업이, 나머지 30일은 고용보험에서 부담하고 유산 및 사산 휴가가 전혀 보장되지 않은 현 제도와 비교하면 출산을 앞둔 근로여성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정부 예산에서 부담의 일부를 떠맡기로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정책 방향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2002년 1.17명,2003년 1.19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전되고 있다. 여성의 출산 기피가 이처럼 극심함에도 모성보호 부담을 대부분 기업에 떠맡김에 따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여성근로자의 70%를 차지하는 비정규직의 경우 ‘눈치’가 보여 출산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게 현실이다. 그러나 출산 휴가급여의 3분의 2를 고용보험에 떠넘긴 것은 문제라고 본다. 고용보험의 실업급여 항목에 출산 급여가 맞지 않다는 견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2006년부터 1100억원,2008년부터 2000억원이 출산 휴가급여로 추가 지급되면 고용보험 재정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선진국처럼 모성보호 비용은 국가 재정에서 부담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고용보험 재정이 여력이 있다는 이유로 ‘목적외 전용’을 해선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기혼여성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출산이나 유산·사산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것이 제도보다 우선돼야 한다.
  • [기고] 우리 숲이 주는 혜택/김종호 국립산림과학원 사회임업연구실장

    식목일날 강원도 양양과 고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450㏊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하면서 송이채취로 생계에 도움을 받았던 수많은 주민들이 소득기반과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 또한 1300여년이나 된 고찰 낙산사가 소실돼 관광객에게 경제를 의지하던 주민들은 걱정이 많다고 한다. 숲을 지키지 못하면 문명도 옳게 지탱할 수 없다. 메소포타미아·나일·인더스·황하문명 등 세계 4대문명은 숲을 모태로 번창하였으나 숲을 파괴하면서 종말을 맞아 오늘날 사막만이 남았다. 프랑스 문필가 샤토브리앙은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 사막이 남는다.’고 했다. 숲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목재, 버섯, 약초 등을 생산하는 경제적 기능뿐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며, 비가 내리면 산림에서 물을 저장한 후 맑은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산사태를 막아준다. 숲은 새와 짐승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아름다운 경치와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여 인간의 심성을 순화하는 원천이며 문학, 예술, 종교, 교육 등의 터전을 제공한다. 또 소음을 줄여주고 바람을 막아주는 등 공익적 기능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 공익적 기능과 가치를 잘 알지 못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2003년 기준으로 우리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수원함양, 수질정화, 토사유출방지, 산사태 방지, 대기정화, 야생동물보호 등 7가지 기능으로 나누어 계량화했다. 그 결과, 연간 58조 8800억원으로 평가되어 국내총생산의 8.2%에 상당하고, 임업총생산보다 18.4배가 높았다. 국민 한 사람에게는 연간 123만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평가한 7가지 기능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산림은 빗물을 머금었다가 서서히 흘려보내는 녹색댐의 기능을 갖고 있어 연간 182억t의 물을 저류할 수 있는데 이는 유효 저수량이 19억t인 소양강댐 10개를 건설하는 효과와 맞먹는다. 우리나라 산림이 연간 공급하는 신선한 산소는 약 3만 403천t으로 1억 1100만명(1㏊당 17명분)이 호흡할 수 있는 양이며,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1000만t으로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약 7%에 해당한다. 울창한 숲은 헐벗은 산에 비해 흙 흘러내림을 215분의1로 줄여주는데 우리 산림은 연간 18억t의 토사유실을 방지한다. 산림은 자연정수기 역할을 하는데 오염된 빗물도 산림토양을 통과하는 동안 1급수로 변화시킨다. 산림 내 야생조류는 해충을 포식하여 해충방제비용을 줄여주는데 야생조류에 의한 해충방제의 효과면적은 약 240만㏊에 상당한다. 이번에는 7가지 기능에 대해서만 평가하였지만 생물다양성보전, 기후완화기능, 경관보전기능 등을 포함한다면 평가액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작가 셸 실버스타인이 쓴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자신을 찾아와 놀던 아이를 위해 열매와 가지 줄기를 모두 주고 몸체가 잘려나간 밑동까지 쉼터로 제공하는 사과나무처럼 숲은 인간에게 무한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교토의정서가 1997년 채택된 후 8년만인 금년 2월16일에 발효되어 산림이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인정을 받게 되어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데 산림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치산녹화사업을 추진하여 우리산은 푸르러졌으나 숲을 경제적가치가 높은 산림으로 가꾸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지구환경을 보전하면서 산림이 제공하는 경제적, 생태적, 사회적, 문화적 기능이 현세대는 물론 후세대에게도 지속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숲을 어떻게 조성하고 가꾸어 줄 것인가에 대한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산불방지 및 병충해 방제 등 산림을 보존하면서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김종호 국립산림과학원 사회임업연구실장
  • [데스크시각] 교황 선출과 ‘미디어 쇼’/김균미 국제부 차장

    “검은 연기예요?” “흰 연기다. 새 교황이다!” 18일 새 교황 선출을 고대하는 1만여명의 가톨릭 신도들로 가득 메운 성베드로 광장이 술렁였다. 그러나 잠시 뒤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피어오른 검은 연기에 광장은 순식간에 낙담과 한숨소리로 뒤덮였다. 전세계의 이목이 또다시 로마 바티칸으로 집중됐다. 아니 정확히 115명의 추기경들이 격리돼 있는 시스티나 성당의 작은 굴뚝에 쏠려있다. 제265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18일 오후 시작됐기 때문이다. 새 교황이 언제 선출될지 알 수 없어 전세계는 하루 2번씩 연기 색깔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경험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전세계에 생중계하는 CNN과 BBC 등 방송들은 이같은 상황을 은근히 ‘즐기고’ 있다. 지난 2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부터 8일 장례식까지 거의 24시간 생방송하면서 톡톡히 재미를 본 CNN 등 서방 주요 방송들은 교황 선출 특별방송을 내보내고 있다.2년전 이라크전쟁 이후 최대의 호기인 것이다. 전문가들을 초청해 새 교황 선출과정과 유력 후보, 새 교황의 과제와 시스티나 성당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빠뜨리지 않고 보도하고 있다. 아랍권의 알자지라 방송과 이스라엘 언론들도 서구 언론만큼 ‘법석’은 아니지만 교황 선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덕분에 비(非)신도들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교황 선출과 관련해 상식 이상의 지식을 얻기는 식은 죽 먹기다. 이슬람 등 다른 종교 지도자가 사망했어도 언론들이 이렇게 난리일까. 비신도 입장에서도 교황의 서거와 새 교황 선출은 4반세기만에 맞는 역사적 사건이다. 전세계 11억 가톨릭 신도들의 영적 지도자에 종교와 문화·국경을 초월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업적을 고려할 때 언론의 관심은 당연할 수 있다. 더불어 유럽과 미국 등 서구에서 가톨릭의 엄청난 영향력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황이 갖는 이같은 원론적 상징성보다 더 직접적인 이유는 교황과 가톨릭 교회를 에워싸고 있는 비밀주의와 신비주의, 파워 게임과 난무하는 음모론 등이다.1000년간 이어온 복잡하고 비밀스러운 가톨릭의 전례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한마디로 미디어의 구미를 당기는 극적 요소들이 총망라돼 있다. 게다가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 등으로 교황청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도 한몫했다. 언론들은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새 교황의 과제 같은 무거운 주제보다 선출 과정에 얽힌 야사와 격리 생활을 하는 추기경들의 집단심리 분석, 도박사들의 얘기 등 읽을거리에 치중하는 감이 없지 않다. 교황 선출을 둘러싼 ‘미디어 쇼’의 성공 뒤에는 교황청의 적극적이고 계산된 미디어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교황청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부터 장례, 콘클라베에 이르는 전과정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해 일찌감치 관심을 끌었다. 교황청은 예상을 깨고 일반공개에 앞서 교황의 시신 대면식 장면을 TV로 생중계하는 것을 허용했고, 장례식은 물론 비공개로 진행된 안장 장면을 찍은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또 18일 콘클라베 회의장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이 성경에 손을 얹고 비밀서약을 하는 장면이 1시간가량 TV로 생중계됐다. 이어 천장의 ‘최후의 만찬’ 벽화를 비춘 뒤 서서히 성당 밖으로 나온 카메라 앞에서 육중한 문이 닫히는 장면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베일을 한꺼풀씩 벗기는 듯한 교황청의 미디어전략은 가톨릭에 대한 유례없는 관심을 촉발했다.4월 한 달간 집중된 전세계 언론의 보도는 교황이 수십 차례 사목 순례를 가는 것보다, 수많은 사제들의 목회 활동보다 단기간에 훨씬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가톨릭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재임기간중 언론을 십분 활용했던 요한 바오로 2세의 선견지명일 수도 있다. 이제 새 교황을 뽑는 ‘세기의 선거’는 대단원으로 치닫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후광’은 여기까지다. 가톨릭 교회, 특히 교황청의 선택에 대한 세상의 1차 평가는 성베드로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낼 새 교황에 달려 있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교황청의 도전은 화려한 교황 선출 ‘미디어 쇼’가 끝나는 순간 시작된다. 김균미 국제부 차장 kmkim@seoul.co.kr
  • [길섶에서] 이젠 잊어주세요/이호준 인터넷부장

    ‘이제 그만 잊어주세요’ 아침에 지운 e메일 제목 중 하나다. 이 정도는 눈길도 안 줄 만큼 스팸메일에 익숙해졌다. 유혹하는 단어는 이것뿐 아니다.‘re:안녕하세요’는 기본이고 팔자에 없는 ‘오빠’가 되기도 한다. 스팸단어를 설정해서 거를 수도 있지만 중요한 메일을 놓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감수하고 있다. 스팸도 세태나 경기를 반영한다. 요즘은 음란성보다 ‘카드대납’‘저금리 대출’등 사채광고가 많아졌다. 여기도 현란한 문구가 동원된다.‘초저금리’‘당일대출’‘무방문’‘누구나’는 고정 메뉴다. 제목대로라면 돈 때문에 고민할 사람은 없을 것같다. 이런 스팸이 하루에도 수백 통이다. 그렇다고 e메일 의존도가 높은 업무특성상 통째로 지울 수도 없다. 모래에서 사금 고르듯 눈을 부릅뜨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내게 온 메일을 발견하면 금덩이라도 주운 듯 반갑다. 스팸이야말로 문명의 선물에 덤으로 딸려 온 애물단지인 셈이다. 정부의 규제도 한강에 돌 던지기다. “이제 제발 좀 잊어주세요.” 무차별로 살포하는 이들에게 호소라도 하고 싶다. 이호준 인터넷부장 sagang@seoul.co.kr
  • [씨줄날줄] 서울여성영화제/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서울 신촌의 한 영화관이 축제의 열기로 뜨겁다.15일까지 열리는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 현장이다. 입구에서부터 자원봉사자들의 열의가 인상적이다. 상영관은 물론 감독과의 대화 등 각종 이벤트까지 관객들로 만원이다. 클로징 자막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일어서는 관객이 없는 것도 특이하다. 관객의 몰입도를 실감케 한다. 27개국 86편의 영화가 8일 동안 상영되는 영화제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는 세계여행이나 다름없다. 어디서나 여성들은 억압받거나 주변화돼 소외된 모습이다.12일 오후에 보았던 3편의 영화도 그것을 보여준다. ‘명예살인’. 파키스탄의 여성보호소에 피신해 있던 한 여성이 부모의 간곡한 설득에 못이겨 집으로 돌아간 뒤 3주 만에 살해된 얘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강제결혼한 폭력남편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그를 애인과 달아나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누명까지 씌워 살해한 가족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는다.‘결혼선고’. 남성은 다처를 거느려도 여성은 남편의 동의가 없으면 이혼을 할 수 없도록 규정된 유대교 가족법의 불평등을 고발한다. 이스라엘 같은 나라가 가족법을 이런 종교법에 맡겨 운영한다니 놀랍기만 하다.‘데보라 윙거를 찾아서’.40줄에 들어선 할리우드 스타 여배우들이 겪는 참담함 또한 저개발국 여성의 고통에 못지않다.“섹스할만 해?”란 말이 여배우의 평가기준인 곳에서 40대,50대 여성의 삶은 영화의 관심 밖이다. 여배우들은 할리우드의 제작자란 여자친구는 사귀어 본 적도 없는 사회성 부족 증세자들이 아닐까 반문해 본다. 단 3편의 영화지만 이런 여성의 현실에 불평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희망을 길어올리고자 하는 의식은 더욱 뚜렷해진다. 할리우드 여배우의 말.“여성 제작자, 여성 감독이 많이 나와야 해요. 여성을 아는 사람들이 진짜 여성의 모습을 영화에 담아야 합니다.40대,50대 여성도 아름답다는 걸 보여줘야 해요.” 서울여성영화제는 이런 주장에 이미 답하고 있는 듯 보인다. 여성의 현실을 알고, 여성의 입으로 말하며 영화란 매체에 여성을 재현하려는 담금질의 의지가 곳곳에서 힘차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성의 힘, 한국영화의 잠재력이 어우러진 이 영화제의 발전을 기원하게 되는 이유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결혼하면 여자가 더 손해다?

    결혼하면 여자가 더 손해다?

    여자와 남자가 만나 결혼을 하면 어느 쪽이 손해일까. 모든 것을 초월한다는 ‘사랑’을 전제로 하는 만큼 손익계산을 따지는 것 자체가 불경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한 이불 속에서도 “왜 이 인간과 결혼을 했을까.”하는 생각을 한번이라도 하지 않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남녀 모두 할 말들이 많겠지만 각종 여론조사와 통계, 학계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손해를 느끼는 쪽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혼을 후회하는 여성, 남성의 2배 LG카드는 지난달 10일부터 17일까지 30∼40대 기혼남녀 396명을 대상으로 ‘한국 부부들의 생각’이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결혼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은 남성이 12.6%에 그친 데 비해 여성은 두 배에 가까운 23.7%나 됐다.‘이혼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남성은 27.8%, 여성은 43.4%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남성은 65.2%에 이르렀지만, 여성은 절반에 불과한 33.3%에 그쳤다.‘자신과 배우자 중 누가 더 오래 살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도 남편의 67.2%는 ‘아내’라고 답했지만 아내는 51.5%만이 ‘남편’이라고 대답했다. 배우자를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이유도 다양했다. 남성은 ‘아내가 경제능력이 없어서’가 43.3%로 가장 많았고,‘처가문제’ 20.0%,‘외모’와 ‘학벌’이 각각 10%를 차지했다. 여성도 ‘남편의 경제능력’이 54.5%로 가장 많았고,‘시댁문제’가 19.5%,‘학벌’이 2.6% 등의 순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남편의 외모를 문제삼은 여성은 한 사람도 없었다. ●“남성은 결혼으로 이익을 누린다” 학계의 연구에서도 결과는 비슷하게 나타난다. 보통 여성에게 낮게 나타나는 ‘결혼만족도’는 여성들이 결혼을 후회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결혼만족도’란 실제 결혼생활과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비교해 주관적으로 평가를 내린 수치다. 학계는 197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다수의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는 결혼생활에서 아내가 남편보다 만족을 적게 느낀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깨가 쏟아진다.’는 신혼부부에서 황혼의 노년부부까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2002년 계명대 교육대학원 김성현씨가 대구에 사는 결혼 5년차 이하 남녀 2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초기 부부도 결혼만족도는 남성이 높았다.100점 만점으로 신혼의 남자는 65.3점을 기록한 반면 여성은 63.9로 근소하나마 차이를 보였다. 또 2003년 전남대 생활환경복지학과 김경신 교수가 광주에 거주하는 노부부 218쌍을 대상으로 조사해 대한가정학회에 발표한 결과도 비슷했다. 결혼생활의 만족을 묻는 질문에 할아버지들은 평균 63.6점을 줬지만, 할머니들은 61.6점으로 평가했다. 아내의 불만족은 우리나라에 국한된 상황은 아니다. 독일, 프랑스, 미국 등에서도 모든 연령대에 걸쳐 남편의 결혼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행옥 원주대 여성교양과 교수는 “외국의 생활만족도를 조사해 보면 결혼한 남성이 독신 남성보다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여성은 정반대로 나타났다.”면서 “남성들이 결혼으로 이익을 누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결혼 이후 여성에게 주어지는 과도한 짐 이 교수는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결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여성들이 결혼한 뒤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부부 가운데 여성의 역할이 과도하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같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은 육아와 사회진출, 가사노동까지 과도한 짐을 지기 때문에 만족도도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결혼기간과 만족도의 관계는 이견이 분분하다. 결혼만족도는 신혼기에 가장 높았다가 점차 낮아지며, 중년기 이후 다시 높아지는 ‘U자형’ 곡선을 그린다는 그나마 긍정적인 이론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적인 하향곡선’을 그린다는 우울한 이론도 있다. 또 전반적인 추세는 비슷하지만 출산과 육아, 자녀의 결혼 등에 따라 오르내린다는 S자 이론까지 다양하다. 모든 이론의 공통적인 결론은 ‘신혼시절의 만족도’가 회복되는 일은 없다는 점이다. 박민자(한국가족문화원 원장) 덕성여대 교수는 “한국 부부 사이의 사랑은 열정보다 책임감이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면서 “누가 손해를 보는가의 문제를 떠나 부부간에 대화를 자주해 소통과 이해의 공간을 넓혀 나간다면 만족도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경제플러스] 은행 순수보장성보험 영업 개시

    이달부터 은행에서도 상해·질병·간병 등 순수보장성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단 상해 등을 입지 않은 채 만기를 채우고 보험금을 받게 되는 환급형 상품은 내년 10월부터 허용된다. 종신보험과 치명적 질병(CI)보험,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은행 판매는 2008년 4월부터 가능하다.
  • [열린세상] 한국사회 ‘공공성’의 죽음/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우울한 조간을 대하는 날이면, 나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 아침 산을 찾는다. 사람들을 만나고 무슨 다른 일을 하는 것보다, 북한산 자락의 소나무와 새소리를 접하는 것이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 구기동 산허리에 집이 있으니, 북한산 등산로까지 십분이면 닿을 수 있다. 건교부장관의 경질로 올 들어 4명의 장관급 공직자가 비리 혐의로 낙마했다는 조간을 접하던 아침도 나는 산으로 향했다. 등산로 입구 매표소에 이르렀을 때, 평소 보지 못하던 풍경 하나가 눈에 띄었다. 이제 막 쉰을 넘겼을까, 반백의 한 등산객이 매표소에서 아침부터 분노를 토해내고 있었다.‘현대판 산적도 아니고, 왜 아무 데나 줄을 쳐놓고 돈을 받느냐.’는 항변이었다.‘지도층은 없고, 서민을 등쳐먹는 고위층만 있는 나라에서 왜 국민들이 산에 가는 것조차 돈을 받느냐.’고 그는 소리쳤다. 산길을 걷는 동안 나의 머리에는 등산객의 분노어린 목소리가 떠나질 않았다. 그 목소리는 아침 조간에서 목격한 우리 사회의 공공성의 붕괴 전체에 대한 분노와 탄식으로 메아리쳤다. 인적이 드문 진입로까지 직원을 배치하여 받아내는 돈으로 입장료를 징수하는 사람의 인건비나 충당하는지, 도대체 세금은 거두어서 무엇을 하는지, 입장료를 강제로 징수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내 나라, 혹은 내 국토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건 아닌지, 그런 ‘공공성’의 고갈이 우리 사회에 어떤 해악을 초래하게 될 것인지 하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생각해보면, 국민의 복리를 책임지는 공복(公僕)의 윤리적 부패, 투기장화된 전국의 땅, 아무 데나 줄을 쳐놓고 입장료를 징수하는 정부의 정책은 서로 동일한 뿌리로 연결되어 있다. 공공성이 고갈된 토양 위로 이러한 증상들이 서로 강력한 원인과 결과 관계를 맺으며, 회복하기 어려운 어둠을 우리 사회에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대로, 공간은 공간대로, 제도는 제도대로 철저하게 이기주의와 부패를 좇아 구조화되어 있다. 부동산 값이 뛰고, 그래서 땀 흘려 노력하는 수고에 상관없이 계층간 격차가 절망적인 상태까지 벌어지게 된 작금의 사태는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토지나 부동산 값 폭등이 그 어떤 경제발전으로 빚어진 불가피한 인플레였다거나, 국토개발 방식을 결정하는 모형의 선택으로 초래된 결과였다고 나는 보지 않는다. 그것은 무엇보다 한발 앞선 정보와 이권을 이용하여 편법에 가담한 결정권자, 그리고 그 돈 놀이판의 전주(錢主)로 한국식 자본주의의 허점을 유린한 유한계층의 투기 때문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적어도 결정권자들의 편승이 없었던들, 전국토가 오늘날처럼 투기장화되고 부패와 탈법이 창궐하는 단계에 이르진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그들의 방치가 없었던들, 개발의 이익이 사회로 환수되지 않고 투기판에 몸을 던진 유한계층의 뱃속을 채우는 데로 향하진 않았을 것이다. 위장전입, 투기와 탈법, 탈세의 축제가 벌어지는 사이 우리의 국토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난개발의 현장으로 변모되어 왔다. 뒤늦게 정부는 고위공무원에 대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고치느라 소란스럽다. 국민들의 높아진 청렴성에 대한 기대 때문에, 좋은 인적 자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청와대의 푸념도 들린다. 그러나, 국가의 정책을 위임받고 공익을 위해서 헌신해야 할 공직자에게 공공성보다 더 중요한 요건이 무엇이란 말인가. 위장전입과 부당거래, 탈세가 개발연대에 누구나 관심을 가졌던 부동산 투자 정도로 면책된다면, 왜 우리는 이제 와서 친일을 규명하려 하는가? 나라의 재산을 축내고, 국민의 정신을 황폐화시키는 부패가 친일보다 더 심각한 매국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편법과 탈법으로 사회적 공익을 사유화시킨 사람들은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역사의 무대에 설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한국사회는 현재 심각한 공공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 도시의 공간, 정부의 정책, 시민의식, 지도층의 청렴성에서 공공성을 입체적으로 회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위민(爲民)의 미덕은 상실하고 관치의 전통은 온존시켜 온 고위공직자들이 공공성의 회복에 앞장서길 기대한다. 적어도 그들의 부조리로 우울한 조간을 펼치게 되는 아침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 [데스크시각] 이혼이 줄었다고?/허남주 주말매거진 We팀장

    결혼 때 배우자를 천생연분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 행복한 결혼을 확신하지 않았던 이가 있을까. 하지만 ‘불행한 결혼보다는 행복한 이혼이 낫다.’는 말이 긍정적 명제로 인정받은지 오래다. 그래서 지난해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발표한 이혼률 47.4%이라는 분석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음에도 결혼제도의 위기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여져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결혼한 2쌍 중 1쌍이 이혼한다는 지적은, 약간 과장한다면 ‘나도 예외가 아니다.’는 불안감을 불러왔고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보다는 무력감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1년만에 이혼이 줄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은 ‘2004 혼인·이혼통계 결과’를 통해 2004년 한해 이혼한 부부는 13만 9365쌍으로 이는 2003년보다 2만 7731쌍이 줄었다고 한다.1년만에 무려 16%나 줄었다는 얘기다. 최근 16년간 지속적인 증가추세였고,98년이래 급증세였던 이혼률이 줄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지난해 47.4%가 이혼한다는 통계를 접했을 때처럼 이혼이 감소하는 추세라는 희소식을 접하고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단 한 해의 통계만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속단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이혼율이 줄어든 이유로 내세운 것역시 석연치않다. 정부는 ‘이혼율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혼을 자제하자는 사회적 분위기(숙려기간 도입 등)가 점차 고조된 결과로써 이혼 과열양상이 제자리를 찾는 현상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과연 그럴까. 나 하나라도 참아서 이혼률을 낮추자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각성했다? 교통사고와 함께 부끄러운 세계 높은 순위를 차지한 그 이혼률을 낮추기 위해서? 더욱이 3월 2일 도입된 이혼숙려제의 효과가 벌써 나타났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무리 ‘냄비현상’이 있다해도 설명이 안된다. 물론 이혼숙려제가 앞으로 일정한 역할을 해줄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 이혼에 합의한 사람들에게 법원이 이혼확인을 2주 정도 늦추기만해도 이혼신고를 하지않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사례에 비춰볼 때 협의이혼하려는 사람에게 1주일의 시간 여유는 분명 생각의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제도 시행 한달만에, 아직 가정법원에서 한달간의 성과가 수치로 나오지도 않은 제도에 이혼을 줄인 공을 돌리기엔 논리가 딸린다. 한편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젊은 층의 이혼이 줄어든 반면 결혼 20년이상 장·노년층의 이혼은 계속 늘고있다는 것이다. 이제 결혼경력이 길다는 이유로 “요즘 젊은애들은 이혼을 밥먹듯이 한다.”는 잔소리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젊은 층의 이혼은 왜 줄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초혼이 줄고, 초혼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하나 동거의 증가가 그 원인이다. 젊은 층의 동거는 이미 사회적 현상 중 하나이지만 아직 통계를 잡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혼인·이혼의 정부통계에선 완전히 빠져있다. 결혼이 없으니 이혼이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서류상 정리하는 것도 일종의 사치다. 먹고 살기도 힘들고 나눌 재산도 없다면 이혼도 안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쉽게 낮아진 이혼율을 기뻐할 일만도 아닌 것같다. 말이 나온 김에 짚고 가자. 두 쌍, 혹은 세 쌍 중 한 쌍이 이혼한다는 분석이 사실일까. 통계청은 지난해 통용됐던 47.4%의 이혼은 잘못된 분석이라고 적시했다. 결혼연령대는 20∼30대이고 이혼은 20대부터 7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고려해, 가중치를 두고 계산한다면 우리 사회의 실제 이혼율은 15.8%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욱이 아직은 결혼과 혼인신고를 중시하는 우리의 결혼문화와 동거가 일반화된 서구의 이혼통계를 비교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한다. 우리 사회의 이혼률이 수치만으로 따져 세계수준이라고 볼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이혼이 줄어든 것은 일단 다행한 일임에 분명하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건강성이 가정에서부터 출발, 확산되기를 바란다. ‘결혼은 판단 부족, 이혼은 인내심 부족, 재혼은 기억력 부족∼’대중가요의 한 구절이 귀를 잡는다. 허남주 주말매거진 We팀장
  • [지상파 DMB 사업자 선정] 단말기·장비업체 수천억 특수 기대

    위성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에 이어 지상파 DMB 사업자가 선정됨으로써 두 진영간의 시장선점 경쟁이 시작됐다.‘꿈의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은 콘텐츠 싸움이다. 이에 따른 DMB시장 파이도 급속히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과 연구기관들은 지상파 DMB 단말기의 경우 올해 33만대에서 2010년이면 403만대로, 연평균 65%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비스 업체는 물론 단말기, 장비업체가 ‘DMB 훈풍’을 잔뜩 기대하는 이유이다. 서비스업계 성공 열쇠는 ‘콘텐츠’. 벌써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큰 구도는 위성과 지상파 DMB 경쟁이지만 지상파 DMB 중에서도 KBS 등 지상파 3사와 비지상파군간의 콘텐츠 싸움이 볼 만해졌다. 무료서비스인 지상파 DMB가 유료(월 1만 3000원)인 위성 DMB보다는 시장에서 일단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위성 DMB 사업자인 TU미디어는 콘텐츠 강화 등 투자에 한발 앞서 있다.TU미디어는 현재 전국 26개 시의 음영지역에 5000개의 중계기(갭필러)를 구축하고 서울 지하철 4호선까지 갭필러 설치를 마무리했다. 올해는 모두 7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특히 전체 시장의 50%를 넘게 장악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존재가 든든한 원군이다. 지상파 DMB는 무료인 것이 장점이지만 광고 외에 마땅한 수익원이 없어 음영지역 해소를 위한 갭필러 설치 재원 마련 등에서 어려움이 없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용자를 끌어오는데 위성보다 휠씬 우위에 있어, 특히 지상파 3사의 시장 파괴력은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DMB 겸용 및 전용 폰 출시에도 속도를 붙였다. 폰 가격은 위성이나 지상파 모두 60만∼90만원선이 될 전망이다. 일반 폰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시장이 형성되면 폰시장은 DMB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2006독일월드컵] 우즈베키스탄전 사활 건다

    ‘우즈베키스탄은 반드시 잡는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졸전 끝에 패한 ‘본프레레호’가 오는 30일 저녁 8시 상암동 서울월드컵구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제물로 명예회복에 나선다. 27일 오후 침울한 분위기속에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대표팀은 간단한 인터뷰를 마친 뒤 곧바로 해산했다. 대표팀의 맏형 유상철은 “이기고자 하는 정신력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수했다.”고 털어놨다. 이동국은 “모두 지쳐 있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반드시 골을 넣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28일 낮 12시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곧바로 재소집돼 합숙훈련에 돌입한다. 본프레레 감독이 꺼내든 한국팀의 ‘필승카드’는 차두리(프랑크푸르트). 지난해 9월 베트남전에서 퇴장당했던 차두리는 A매치 4경기 출장정지 징계가 풀려 부진한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대신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이 체력을 앞세운 유럽축구 전형이라는 점에서 최근 분데스리가에서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는 그의 활약이 자못 기대된다. 우즈베크전이 끝나면 대표팀의 수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력으로는 당장 오는 6월 초부터 이어지는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와의 연속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악의 졸전으로 평가할 만한 사우디전에서 한국은 이동국-설기현-이천수 등 전방 공격수는 물론 김남일-박지성 등 미드필더진이 모두 기대 이하였다. 시종일관 이렇다 할 공격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특히 유상철-박재홍-박동혁으로 이어지는 스리백 수비라인은 조직력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며 결국 패배를 불렀다. 이 탓에 대표팀에서 은퇴한 최진철이나 부상중인 조병국을 합류시켜야 한다는 분노한 팬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사우디전에서 드러난 감독의 전략부재와 선수들의 안이한 정신력은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천수, 유상철 등 선수의 컨디션을 고려하지 않고 ‘이름값’에만 의존한 본프레레 감독의 용병술에도 축구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감독교체론’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날 공항에 나온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잘못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감독 경질은) 지금 언급해서는 안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본프레레 감독은 해외파 및 노장선수들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버리고 능력 위주의 베스트 11을 구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본프레레, 사우디전 패인 선수탓 ‘빈축’ “준비는 충분했다. 하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서 패배한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27일 귀국 인터뷰에서 패인을 ‘선수 탓’으로 돌려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부분에서 뒤졌던 게 패인”이라면서 “사우디전에 대한 분석과 대비는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대답은 국내 축구 전문가 및 팬들이 바라보는 시각과 동떨어진 것이어서 더욱 빈축을 샀다. 본프레레 감독은 과거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에도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낮았다.” 또는 “몸이 늦게 풀렸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자세를 보여 실망감을 자아냈었다. 반면 축구 전문가들은 이번 경기에 대해 “경기 당일 베스트 11의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선수 컨디션을 제대로 체크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또 경기에 패한 사령탑이 전술 미비 등에 대한 반성보다는 “한 발 앞서 뛰지 못했던 게 아쉽다.”며 선수들에게 줄곧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을 끌어내는 것 또한 지도자의 능력이라는 것. 본프레레 감독은 30일 우즈베키스탄전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우즈베크전이 끝난 뒤 본프레레 감독이 선수들의 ‘마인드’를 또다시 문제 삼지 않을지 두렵다. 인천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황제주 vs 귀족주’ 승부는

    ‘황제주 vs 귀족주’ 승부는

    국내 증권시장에서 롯데칠성은 이른바 ‘황제주’로 통한다. 삼성전자는 최고의 ‘귀족주’로 일컫는다. 거래가격이 1주당 각각 100만원,10만원선을 넘을 때 붙는 별칭이다. 최근 증권가에선 두 회사 주식의 거래상황이 증시의 향방과 연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만큼 관심을 끈다는 얘기다. ●덩치는 작아도 몸 값은 두배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칠성은 전날보다 1만 7000원(1.76%) 오른 98만 50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500원(0.50%) 상승한 49만 8500원으로 롯데칠성의 절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108만 2000원을 기록, 증시 사상 두번째 100만원대 주식으로 등극했다. 비록 7일까지 불과 4일간만 황제 자리를 지키다 98만원대로 내려왔으나 증시가 나아지면 언제든 다시 뛰어 오를 수 있어 현존하는 유일한 황제주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처음으로 100만원선을 넘었으나 10분1로 액면분할을 하면서 스스로 황제주에서 물러났다. 롯데칠성은 1977년부터 28년 연속 주주들에게 흑자 배당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몸값(주가)에선 롯데칠성의 절반 수준이지만 덩치는 롯데칠성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시가총액은 롯데칠성보다 73배(73조 600억원), 주식발행수는 110배(1억 4729만주)나 된다. 매출액도 43배(43조 7370억원), 종업원수는 12배(6만 167명)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롯데칠성이 0.27%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는 16.21%나 된다. 롯데칠성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내 최대 음료 회사라면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무역흑자의 3분1을 거들고 있는 세계 속의 국가대표 기업이다. ●코카콜라와 마이크로소프트 롯데칠성의 주가는 2년 전인 2003년 3월에는 48만 9000원에 불과했으나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 2월부터는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원화 강세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년전 28만 4000원에서 지난달 28일 52만 7000원까지 올랐다가 40만원대 후반에서 조정을 받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에서 미끄러진 뒤 주춤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롯데칠성은 올여름에 10년만의 더위가 찾아온다는 전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10만원 이상의 고가주는 10주씩이 아닌 1주씩도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 점이 수급을 원활하게 하고 있다. 대주주와 계열사가 분산 보유한 45.8%의 지분과 외국인이 보유한 42.66%를 빼면 유통물량은 1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급여건의 개선은 호재가 된다. 전문가들은 롯데칠성을, 미국 증시에서 수십년동안 고가의 주가가 거의 꿈쩍도 하지 않는 코카콜라와 비교한다. 두 회사 모두 식음료 업종에서 독보적인 선두이고, 경기침체기에도 망할 리가 없기 때문에 주가가 비싸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에 견주곤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나스닥지수를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대표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발표된 기업실적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증시를 함께 끌어올리는 위력을 발휘해 ‘마이크로소프트 효과’에 빗댄 ‘삼성전자 효과’라는 칭송을 들었다. ●외국인의 새로운 관심 외국인들이 몇해 전부터 롯데칠성 주식을 조금씩 사 모으고 있어 관심을 끈다. 최근에도 증시에서 매수할 수 있는 물량이 워낙 적어서 그렇지, 대체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외국인들이 투자비중을 낮출 것이라는 견해가 나와 대조를 이룬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4월(55만 7000원)의 최고점에 크게 못 미치는 데도 종합주가지수가 크게 상승한 것은 이제 한국 증시를 이끄는 주력 종목이 다양해졌음을 보여준다.”면서 “외국인이 팔아도 국내 투자자들이 이를 소화할 수 있어 증시의 안정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삼성전자의 경우 오래 전부터 50∼60%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롯데칠성은 2000년 15.90%,2001년 31.90%,2002년 38.25%,2003년 42.66%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국내 증시의 42%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새롭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현재로선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대신증권 박재홍 선임연구원은 “롯데칠성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증시에서 주식거래가 거의 없어 국내 전문가들조차 관심을 갖지 않았던 종목이었으나 최근 여러가지 기대감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다만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이 음식료 업종의 평균치와 비슷해 지금도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 등에 비해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주식가치 매력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生保 가입전 알아야 할 5가지

    ●위험이 큰 순서대로 가입 보험가입의 목적이 노후를 대비한 것인지, 사고 대비인지 결정한다. 건강, 질병, 사망, 장애, 노령, 교육비 등 자신에게 위험이 닥쳤을 때 충격이 가장 큰 순서를 정해 차례차례 대비한다. ●나이가 적을수록 보험료 저렴 나이가 많을수록 보험사고의 위험이 커지므로 보험료가 비싸진다. 보험나이는 가입 당시의 만 나이를 기준으로 하되, 남은 달수가 6개월 이상이면 1년으로 간주한다. ●자동이체를 신청 일반 보장성보험의 경우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1% 정도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는다. 종신보험, 치명적 질병(CI)보험의 경우 보험가액이 3000만∼5000만원 이상이면 고액 할인혜택이 적용돼 1.5∼1.4% 절약할 수 있다. ●부부가 함께 가입 부부가 동시에 가입하면 보험료가 10∼20% 할인된다. 부부형에 가입한 경우 만약 배우자가 사망했다면 이후에 남은 배우자의 보험료는 면제된다. ●담배를 끊어라 종신보험과 CI보험의 경우 담배를 끊었고, 혈압·비만지수·심전도 등이 일정한 조건을 갖춘 건강한 사람이라면 보험료가 5∼10% 할인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생보료 최고30% 오른다

    생보료 최고30% 오른다

    생명보험에 가입할 생각이 있다면 이달 안에 서둘러 신청하는 게 유리하다. 보험사에 따라 빠른 곳은 오는 29일부터 생명보험료를 많게는 30%나 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험료 인상은 기존 가입자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얼마나 오르나 22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와 외국계를 망라한 전 생명보험사들은 다음달 1일부터 예정이율을 0.5∼1.0%포인트씩 낮추기로 결정했다. 예정이율이란 가입자에게 지급될 보험금에 적용되는 이자율을 말한다. 이자율이 높아지면 보험사의 보험료 운용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에 보험료는 낮아지고, 반대로 이자율이 낮아지면 보험료 부담은 늘어난다. 생보업계는 보험관리 비용 증가와 경영난 등을 이유로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다. 예정이율이 1%포인트 인하되면 가입자의 나이와 보험료 납입기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월 보험료가 종신보험 20∼30%, 건강보험 20∼25%, 암보험 25∼30% 등으로 오르게 된다. 만 30세 남자가 사망보험금이 1억원인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면 현재 월 13만 9000원인 보험료가 다음달부터는 4만 1000원(29%) 늘어나 18만원을 내야 한다. 납입기간이 20년이라면 총 984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보험료 인상일은 회사별로 오는 29,30,31일 등으로 달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지혜롭게 대처하자 보험컨설팅업체 인스밸리(www.insvally.com)에 따르면 보험 해약은 당분간 신중할 필요가 있다. 예정이율이 계속 인하되는 추세기 때문에 과거 높은 예정이율을 적용받았던 보험계약을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 기존 가입자들은 보험료 인상과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보험료를 몇달동안 내지 못해 보험금 혜택이 정지된 사람이라면 보험료를 다시 납부해 보험금 혜택을 살려두는 게 좋다. 또 이번 기회에 기존에 가입한 보험상품들을 조목조목 따져 보면서 보험혜택이 중복되지 않았는지, 납입기간은 적정한지 확인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다. 요즘에는 인스밸리 등 인터넷보험컨설팅들이 가입 진단을 무료로 해준다. 새로 보험에 가입하려는 사람이 한꺼번에 여러가지 보험을 드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럴 경우에는 종신·연금보험 등 보험료 인상 폭이 큰 상품부터 먼저 가입하고 나중에 암보험 등 저렴한 순수보장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장금리와 예정이율이 계속 하락하는 시점에서는 변동이율형보다 확정이율형 상품이 낫다. ●이런 점에 주의하자 보험소비자연맹에 따르면 보험 설계사들이 4월 이전에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판매경쟁을 하면서 일부에서 과당 경쟁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 사는 박모씨는 Z보험사 소속 ‘아줌마 설계사’의 부탁을 받고 월 130만원짜리 5년형 적금보험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 설계사는 “보험증권은 나중에 전해주겠다.”고 박씨를 안심시킨 뒤 박씨가 선택한 적금보험을 권유 수당이 많은 보장성보험으로 멋대로 바꾸었다. 박씨로부터 받은 첫회 보험료 130만원을 자신의 월간 실적을 감안해 80만원,50만원씩 2개월치로 나눠 회사에 입금시켰다. 박씨가 2개월째부터 보험료 납입이 어렵다고 하자 또다시 멋대로 박씨 명의로 ‘카드깡’ 대출(275만원)을 받아 일부는 보험료를 내고 나머지는 유용했다. 보험소비자연맹은 보험설계사가 하는 설명중에서 다음과 같은 말은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서명만 해라. 알아서 해준다.▲건강 이상을 보험사에 알리지 말라.2년이 지나면 무조건 보장이 된다.▲더 좋은 상품이 나왔으니 해약하고 다시 들자.▲적금식 투자형 상품이다.▲보험료는 나한테 보내라.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여성들 ‘春情’ 근거 있을까

    여성들 ‘春情’ 근거 있을까

    봄을 가리켜 ‘여성의 계절’이라고 한다. 옛 말에도 봄을 맞아 설레는 여성의 마음을 표현한 것들이 많다.‘봄바람은 처녀바람이고 가을바람은 총각바람’이라는 속담도 봄엔 처녀 가슴이 설레고, 가을철엔 총각들이 들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여성과 봄바람은 실제로 관계가 있을까. ●봄은 여성의 계절 사람과 자연현상이나 사물을 연결짓는 사고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을 중시하는 동양적 인식에서 출발한다. 음양오행에서 여자는 나무(木)에 속하고 봄은 나무에 새생명을 불어넣는 계절로 풀이된다. 서정범 경희대 국문과 명예교수는 “선조들은 봄을 ‘번식의 계절’,‘여성의 계절’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봄은 식물로 보면 나무(木), 색깔은 청(靑), 방향은 동(東)으로 봄 춘(春)자는 태양이 밑에서 싹을 키우는 모습”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봄바람이란 곧 여성의 생산능력이 왕성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봄XX’가 쇠젓가락을 녹이고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가을X’이 쇠판을 뚫는다.’등 다소 점잖지 못한 속담도 선조들의 사고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춘정(春情), 춘심(春心), 춘풍(春風) 등 봄과 관련된 단어들은 봄을 맞은 여성의 바람기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봄바람은 자연스러운 것” 역술인들은 봄이 ‘여성의 계절’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 G철학원 엄창용(71)씨는 “역학적으로 여자는 버드나무에 비유되는데, 버드나무는 생명력이 강하고 물가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면서 “봄이 되면 나무가 물을 만나 파란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것처럼 여성 역시 봄이 되면 만개한다.”고 밝혔다. 인간 역시 삼라만상의 하나로 봄 기운의 영향은 다른 동·식물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K철학원 김정희(51)씨도 “인(음력 1월), 묘(음력 2월), 진(음력 3월)달에 해당하는 봄은 양기가 강한 시기”라면서 “따라서 봄에는 음양이 조화가 이루어져 여성이 활발해지고 화장도 잘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은 땅(土)에 비유되기도 한다. 봄은 씨앗을 뿌리는 시기인 만큼 많은 남자들이 모여든다는 것이다. 김씨는 “나무가 봄기운을 만나서 꽃을 피워 아름다워지면 나비가 달려들게 마련”이라면서 “아름다움으로 시선이 집중되면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만큼 봄이 되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봄이 여성의 계절인 것 만은 사실이지만 개인차가 있는 만큼 섣부른 일반화는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역술인도 있다.S사 만월(58) 스님은 “남성이면서도 여성의 기운을 가진 사람이 있고, 여성이면서도 남성의 기운을 가진 사람이 있는 만큼 세세히 따져 봐야 한다.”면서 “40% 정도는 이런 부류에 해당하는데, 봄을 맞는 반응이 역술적인 해석과 상당히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르몬 증가와 심리변화가 원인” 의학계에서는 일조량이 늘어나는데 따른 신체변화와 봄이 주는 심리변화가 ‘설레임’으로 나타난다고 본다. 봄이 되어 일조량이 늘어나면 뇌에서 멜라토닌의 분비가 증가해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는 것이다. 뇌의 송과선에서 밤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나오는 멜라토닌은 일종의 신경전달 호르몬으로 인간의 생체리듬을 조절한다. 하규섭 분당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일부 호르몬은 햇볕을 받으면 분비되는 특성이 있는데 멜라토닌이 대표적”이라면서 “일조량이 늘어나면 호르몬 분비도 왕성해져 기분이 좋아지고 활동량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실제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이나 겨울이면 우울증세를 유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심리적인 변화도 적지않다. 정신분석학적 측면에서도 만물이 깨어나는 봄이 되면 성적인 측면에서 왕성한 활동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생명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사람도 활동적이 되고, 사고가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봄을 느끼는데 여성과 남성이 차이가 날까. 아직 검증된 정답은 없다고 한다. 이동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아직은 남녀간 뇌영역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추측할 뿐”이라면서 “남성보다 감성적으로 발달한 여성은 멜라토닌의 분비량 등 변화에 더 민감해 심리적인 반응의 폭이 크다는 것이 의학계의 통설”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그렇지만 현재까지 정신과적 측면에서 가정한 유력한 학설일 뿐 단정하기는 곤란하다.”면서 “특히 남녀의 차이를 명확히 정의내리기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고 개인 간 차이도 크다.”고 밝혔다. 유영규 박지윤기자 whoami@seoul.co.kr ■ 속담속의 여성 이미지 김소자(51)씨는 똑부러진 성격으로 살림을 알뜰하게 잘한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하지만 어렸을 때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어른들은 “여자가 주장이 강하면 집안 일이 되지 않는다.”고 타일렀다. 하지만 요즘 김씨는 주변에서 ‘여자가 나서야 집안이 흥하는’ 대표적 사례로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 속담에서 여성은 흔히 부정적인 이미지로 표현되곤 했다. 언어학자 김수진(35·경남대 강사) 박사는 “한국속담에서 여성은 대부분 남성보다 열등하게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속담 속에서도 여성이 동물에 비유될 때 더욱 폄하되곤 했다는 것이다. ‘사나운 암캐같이 앙앙 하지 말라.’는 여자는 온순해야 한다는 뜻으로 기가 센 여성을 개에 비유하고 있다. 여성을 닭에 견주면서 비웃는 듯한 표현도 적지 않다.‘양지마당의 씨암탉 걸음’이나 ‘노류장화는 사람마다 꺾으려니와 산닭 길들이기는 사람마다 어렵다.’에서 여성은 각각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씨암탉이나, 자유분방하여 다루기 힘든 산닭으로 비유됐다. 여성을 닭으로 비유한 속담에는 가부장적인 의식이 엿보이는 것도 있다.‘암탉이 울어서 날 새는 일 없고, 장닭이 울어서 안 새는 날 없다.’는 여성과 남성을 각각 암탉과 장닭에 견주어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그린다. ‘여자는 사흘을 안 때리면 여우가 된다.’는 여성을 교활한 특성을 지닌 존재로 그린다.‘여자 속은 뱀창자’라거나 ‘여편네 벌이는 쥐벌이’에서도 여성을 음흉하게 표현하거나 여성의 경제력을 무시한다. 여성의 정조와 관련된 속담으로는 ‘까마귀 학이 되랴.’가 있다. 부정한 여성은 피부색이 검은 까마귀로, 정숙한 여성은 피부색이 하얀 학으로 상징된다. 방운규(47) 평택대 국문과 교수는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 속담이 남아있다.”며 ‘여자팔자는 시집을 가봐야 안다.’와 ‘여자와 쌀은 칠수록 좋다.’를 예로 들었다.‘여자와 쌀은 칠수록 좋다.’는 속담은 여자는 가꿀수록 보기 좋아진다는 뜻이다. 진민자(61) 청년여성문화원 이사장은 “유교시대에는 여성을 누르기 위한 수단으로 속담이 이용됐지만 이제는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여성의 지위가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여성비하적인 속담은 설자리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종화 고려대 영문과 명예교수는 “속담은 전통사회에서는 하나의 지침이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을 낮추는 속담들은 더 이상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나는 생각한다. 고로 독신이다.’라는 신세대 격언처럼 여성은 이제 속담에서 남성과 비교되는 존재로 언급되는 것 조차 혐오하고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사설] 이래도 새만금 방조제 막을건가

    새만금방조제 1단계 공사가 정부 계획대로 마무리될 경우 과거 시화호보다 훨씬 심각한 환경피해가 우려된다는 한국해양연구원 조사결과가 공개됐다.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예측치보다 구체적이고 충격적이다. 예측되는 오염부하량이 너무 커서 현재 환경단체 등이 주장하고 있는 물막이공사 미완성 구간 2.7㎞의 해수유통 정도로는 수질보호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결코 가벼이 넘길 내용이 아니다. 연구보고서는 현지 모니터결과를 토대로 새만금 해역을 담수화했을 경우 저서생물 등의 폐사로 증가될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등을 분석했다. 현재 상태로 담수화했을 경우 COD 증가분은 최소 25, 동진·만경수역까지 개발했을 경우 COD 증가분은 최고 90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시화호 수질오염이 최악에 달했을 때 COD 18.3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조사단이 전하는 생태계 변화도 상상을 뛰어넘는다. 벌써 바닷물의 위아래가 골고루 섞이지 않아 아랫물에 무산소화 현상 등이 일어나는 ‘수직성층’현상이 발견됐고 1호방조제 바깥쪽의 변산해수욕장에는 지형 침식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변산 바다의 아름다운 모습을 장담할 수 없다니 이곳에 터를 잡고 사는 주민들의 피해도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오는 12월로 예정된 방조제 미완공 구간 물막이 공사를 밀어붙일 계획이다.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내용이 물막이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법정 싸움과 공사를 병행하는 데 따른 추후의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공사를 강행해 놓고 뒤집는 공사를 하는 것은 공사 전보다 막대한 추가비용이 든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보고서는 물막이 미완공 구간에 더하여 기존 구간의 추가 개방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이제라도 정부는 일방통행식 정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새만금 담수호정책 철회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것이 경제성보다는 환경을 선택한 국민의 뜻을 헤아리는 일이다.
  • 건설사 희비가른 ‘그룹우산’

    건설사 희비가른 ‘그룹우산’

    그룹에 딸린 건설업체들이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일감을 따내고 있는 반면, 독립 건설사들은 눈물겨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건설업체들의 지난해 수주 내역을 분석한 결과 ‘그룹 우산’ 아래에 있는 업체들은 ‘앉아서’ 연간 수천억 내지 수조원 규모의 그룹 공사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그룹 공사는 경쟁을 치르지 않고 수익성도 높아 유동성 자금 확보 등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자칫 온실 속에 갇혀 수주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룹 공사 의존형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03년 수주액 5조 2000억원 가운데 그룹공사가 1조 3000억원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5조 8000억원 수주 중 1조 5000억원이 그룹 공사다. 대표적인 공사는 5600억원짜리 아산 탕정 삼성단지 조성사업 공사와 3300억원 규모의 기흥S프로젝트 공사.‘자동빵’으로 따낸 공사가 웬만한 대형 건설사가 한해 동안 아등바등해서 따낸 일감보다 많다. 삼성전자 반도체 설비투자가 꾸준히 이어질 예정이라서 당분간 힘들이지 않고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S건설(LG건설)은 그룹공사 의존도가 삼성보다 훨씬 높다.2003년에 5조 567억원을 수주했는데 이중 그룹 공사가 1조 2334억원을 차지, 수주액의 24%를 그룹에서 밀어줬다. 지난해에는 그룹 공사 파이가 더욱 커졌다. 총 수주액 6조 824억원 가운데 그룹 공사 수주액이 2조 662억원으로 무려 34%를 차지했다.LCD(P7)공장 건설비 1조 3000억원을 밀어준 LG필립스와 1791억원짜리 공사를 선뜻 떼어준 LG전자가 든든한 후원자였다. 포스코건설도 모기업인 포스코 설비투자에 힘입어 무리한 수주경쟁을 벌이지 않고 안정적인 일감을 받아 업계 수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룹 공사 수주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3년에는 2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4%로 올라섰다. 수주액 4조 1446억원 가운데 1조 4198억원이 포스코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공사다. ●독자 수주형 반면 그룹에서 떨어져 나간 현대·대우·현대산업개발 등은 그룹으로부터 받던 파이만큼을 메우기 위해 해외건설 수주와 민간 개발사업 공사 수주에 매달리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주액 1위를 지키고 있는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에 속해 있을 때만 해도 연간 7000억∼8000억원의 공사를 쉽게 따낼 수 있었지만 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뒤로는 사정이 달라졌다. 현대계열 공사를 얻어오기 위해서는 아무리 공사 규모가 작더라도 임원들이 매달려 ‘읍소’해야 겨우 얻어올 정도고 수익성도 예전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지난해 수주액 7조 2371억원 가운데 넓은 의미의 현대그룹 공사는 1352억원(2%)으로 전체 수주액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현산은 지난해 2조 5503억원을 수주했지만 이중 현대그룹 공사는 48억원어치에 불과했다. 대림산업도 4조 2870억원을 수주했지만 그룹 관련 공사는 고작 2218억원에 불과했다. 대우건설은 6조 624억원 모두 자체 노력한 결과다. 현대자동차 그룹사인 엠코는 지난해 현대차·기아차 공사를 독식하면서 4600억원어치를 수주했다. 이 회사는 올해 6500억원 수주 목표를 세웠지만 일부 공사를 빼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 공사로 채워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룹 공사는 적정 수익률이 확보되는 데다 추가 공사가 이어질 경우 힘들이지 않고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그러나 “그룹공사에 맛들이다 보면 수주 경쟁력이 떨어지는 동시에 기술 개발 투자에 소극적이고 추가 사업 진출 등에서 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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