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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페미니스트 단체, 새 아이폰 XS맥스를 맹비난한 이유

    英페미니스트 단체, 새 아이폰 XS맥스를 맹비난한 이유

    최근 애플이 액정 크기가 비교적 작은 아이폰SE의 제작을 중단하고 확장된 액정을 자랑하는 아이폰XS와 XS맥스, XR 등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일부 여성단체에서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아이폰 XS맥스는 6.5인치의 큰 화면을 자랑한다. 아이폰8플러스(5.5인치)보다는 1인치나 커졌고, 경쟁사인 삼성 갤럭시 노트9(6.4인치) 보다도 약간 크다. 아이폰XS의 화면은 5.8인치, 아이폰XR은 기존 아이폰X와 같은 크기인 6.1인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매체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이 같은 신형 아이폰 스펙이 공개되자, 일부 여성단체 회원들은 남성보다 일반적으로 손 크기가 작은 여성들은 고려하지 않은 반(反)여성적인 제품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의 한 여성단체 회원인 캐롤라인 크라이도 페레즈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여성의 손 크기는 남성들보다 보통 약 2.5㎝ 작기 때문에 여성에게 더 작은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선택이 주어져야 한다”면서 “나는 너무 큰 스마트폰을 사용한 탓에 반복 운동 손상 증후군(Repetitive Strain Injury, IT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나타나는 현대 질병)에 걸렸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크기가 큰) 아이폰6를 사용하면서 반복 운동 손상 증후군이 왔었지만, (크기가 작은) 아이폰SE로 바꾼 뒤 그 증상이 사라졌다”면서 “애플이 여성들의 신체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디자인을 한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 몸에 맞지 않은 제품을 남성들과 똑같은 값을 내고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여성들이 사용하기에 지나치게 큰 스마트폰의 제조는 애플의 고위직 대부분이 남자인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는 해석도 나왔다. 영국 정당 중 하나인 여성평등당의 대표 소피 워커는 “애플 영국 지사의 남녀 임금격차는 24%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남성 직원의 보너스가 여성에 비해 57% 높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디자인을 결정할 때 여성들이 고려됐을 리 없다. 애플이 여성들에게 남성과 동등하게 고위직 기회를 주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는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애플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말 빠른 남자일수록 여자 사귀기 쉽다” (연구)

    “말 빠른 남자일수록 여자 사귀기 쉽다” (연구)

    사랑을 서두를 수 없지만 말을 더 빨리하지 않으면 사랑을 놓칠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이 주장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일요판 메일온선데이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한 새로운 연구에서는 말을 더 빨리하면 남성은 더 성공적으로 여성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몽펠리에대 연구진은 말을 빨리하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남성들은 그렇지 못한 경쟁자(남성)들보다 더 자연스럽게 여성과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여성 65명과 남성 56명으로 이뤄진 이성애자 참가자 124명을 대상으로, 동성끼리 경쟁하며 잠재적인 이성을 유혹하는 데이팅 게임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연구진은 이들 참가자가 말하는 속도를 측정했다. 말을 가장 빠르게 하는 남성은 초당 6.47개의 음절을 쉬지 않고 내뱉었다. 반면 말이 가장 느린 남성의 말하기 속도는 초당 음절 수가 4.87개에 불과했다. 흥미로운 점은 설문 조사에서 이들 남성이 지난 한 해 동안 했던 연애 횟수가 말의 속도에 따라 다른 것이었다. 남성들은 말하기 속도가 빠를수록 연애 횟수가 많았는데 지난 한 해 여자친구를 최대 4명까지 만난 참가자도 있었다. 반면 말이 가장 느린 남성들이 지난 한 해 동안 한 연애 횟수는 2회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의 경우도 비슷했다. 말을 지속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숨소리가 섞인 목소리가 적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연애 횟수가 더 적은 것이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알렉상드르 시르 연구원은 “이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말을 더 빨리하고 목소리를 더 크게 낸 남성들은 연애 성공률이 더 높았다. 이런 남성은 아마 경쟁적인 상황에서 자신감이 더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자신감을 통해 다른 경쟁자들이 주눅이 들었을지도 모른다”면서 “만일 그렇다면 남성들은 자신감을 느낄 때 더 빠르고 더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진화와 인간 행동’(Evolution and Human Behavior)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Antonio Guillem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편의점 음료수, 여성이 남성보다 대용량 선호하는 이유는

    편의점 음료수, 여성이 남성보다 대용량 선호하는 이유는

    편의점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대용량 음료수를 주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 데이터경영팀이 지난 5~7월 편의점 GS25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0㎖ 이상 대용량 페트병 음료 구매 비율이 남성과 여성이 각각 43 대 57로 여성이 대용량 음료를 더 많이 산 것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반면 400㎖ 미만 캔 음료를 구매하는 남녀 비율은 59 대 41로 남성이 더 많았다. 통상적으로 남성이 음료수를 더 많이 마신다는 점을 고려하면 갸우뚱하게 되는 결과다. 그러나 GS리테일은 남녀의 생활 방식 차이에서 온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핸드백을 들고 다녀서 여러 번 나눠서 마실 수 있는 뚜껑 있는 500㎖ 페트병 음료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반면 남성은 여성보다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지 않아 한번에 다 마시고서 음료 용기를 곧바로 버릴 수 있는 소용량 캔 음료를 더 찾는다는 것이다. 실제 200㎖ 소용량 캔커피 판매량만 보면 남성과 여성 구매 비율이 66 대 34로 차이가 더 컸다. 게다가 흡연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남성의 경우, 담배와 함께 짧은 휴식을 즐길 때 가장 잘 어울리는 음료로 소용량 캔커피를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GS리테일은 풀이했다. GS25, GS수퍼마켓, 랄라블라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1800만여 명 GS&POINT 회원 기반의 각 사업부 데이터를 통합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이러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상품 개발을 해나갈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남자지만 여자라고 느끼면 여자” 성정체성 법안, 칠레 의회 통과

    “남자지만 여자라고 느끼면 여자” 성정체성 법안, 칠레 의회 통과

    칠레에서 성 정체성에 대한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생물학적으론 남자로 태어났지만 스스로를 여자로 생각하는 사람, 또는 신체는 여자지만 자신을 남자로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법률적 성(sex)을 바꿀 수 있게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칠레 하원은 12일(현지시간) 성 정체성에 대한 법안을 찬성 95표, 반대 46표로 통과시켰다.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법안은 이제 행정부로 넘어간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법안은 30일 후 자동 공포된다. 법안은 성 정체성을 '개인의 내적 신념'으로 규정했다. 생물학적인 성보다는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성이 진짜 성이라는 뜻이다. 생물학적으론 남자지만 스스로를 여자로 생각한다면 여자, 생물학적으로 여자지만 자신을 남자로 느낀다면 남자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법안이 출생증명과 주민증 등에 표시된 성과 이름을 쉽게 바꾸도록 허용한 건 이런 전제에서다. 법안에 따르면 만 18살 이상 미혼자는 주민등록국에서 간단하게 자신의 성과 이름을 바꿀 수 있다. 재판은 필요하지 않다. 기혼자는 가정법원의 판결을 받아 성과 이름을 바꿀 수 있다. 14살 이상 18살 미만인 청소년의 경우엔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 아래 재판을 받고 성과 이름을 변경할 수 있다. 재판은 형식적인 절차라 사실상 자유로운 선택이 보장된 셈이다. 칠레 법무장관 에르난 라라인은 "14~18살이면 아직 미성년이지만 자신의 성 정체성을 결정할 수 있는 판단력과 성숙함을 갖고 있다는 본 것"이라고 말했다. 14살 미만의 미성년자에겐 성에 대한 선택권이 부여되지 않았다. 성 정체성에 대한 자유로운 결정권을 법률적으로 보장하라는 건 칠레 성적 소수자 사회의 오랜 요구였다. 현지 언론은 "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지 5년 만에 법안이 통과되면서 성적 소수자들이 환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미에서 주관적인 성 정체성을 법적으로 인정하기로 한 건 아르헨티나, 페루에 이어 칠레가 세 번째다. 사진=칠레의 한 여성이 주민증 모양의 피켓을 들고 성 정체성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출처=비스타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도심 공원 잔디밭·수변도 폭염 때 극한 열스트레스

    도심 공원 잔디밭·수변도 폭염 때 극한 열스트레스

    지난달 최악의 폭염에 도심 내 초지와 수변 등도 극한의 열스트레스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날씨가 더울 때 주거지역과 상업지구를 가리키는 ‘그레이 인프라’는 열스트레스가 높고 공원과 수변 등으로 대표되는 ‘그린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낮은데, 지난달 폭염에는 도시의 모든 인프라가 열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유일하게 산림의 열스트레스만 낮아 도심 공원에 잔디밭 조성보다 수목을 늘리는 게 유용하다는 점을 확인했다.13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제주대와 공동으로 경기 수원 호매실 택지개발지구 9곳에서 폭염주의보가 발생했던 7월 19~20일과 폭염경보가 발생했던 8월 2~3일 낮(12시~16시)과 밤(21시~01시) 시간대의 ‘열스트레스 지표’(PET)를 분석한 결과 8월 낮 시간대에 41도 이상으로 극한의 열스트레스를 나타냈다. 그레이 인프라의 주간 열스트레스는 상업지구가 가장 높았고, 나지(맨땅)와 고층아파트, 단독주택단지, 야외주차장의 순이었다. 논과 수변 등 그린 인프라는 7월 아파트·상가 등에 비해 열스트레스가 1~2단계 낮았지만 폭염이 더 심했던 8월엔 효과가 반감됐다. 다만 산림은 2단계 낮은 중간 정도의 열스트레스(29~35도) 수준을 보였다. 잔디밭으로 대표되는 초지는 폭염 주간엔 열스트레스를 크게 줄이지 못했다. 이영기 환경자원연구부장은 “열스트레스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그린 인프라가 극한 폭염에서 어떻게 효과를 발휘하는지 분석했다”며 “향후 강한 폭염에 대비하려면 그린 인프라의 유형별 특성을 공간화해 환경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김혜련 보건복지위원장, 서초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들과 소통 간담회 개최

    김혜련 보건복지위원장, 서초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들과 소통 간담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 김혜련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초1)는 지난 9월 4일 서초구 여성가족플라자(잠원동 소재)에서 서초지역 국공립어린이집 원장들과의 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에는 서초지역 국공립어린이집 원장 11명과, 서초구 여성보육과장, 서초구육아종합지원센터장 및 관계자 등 약 20여명이 참석하여 열띤 소통이 장이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및 어린이집 교사 휴게시간 보장 등과 관련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초지역 국공립 어린이집이 현재 처한 문제점과 애로사항에 대하여 의견을 듣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연령대별 아동 수급 불균형 문제, △어린이집 교사 휴게시간보장에 따른 보조교사 추가지원 요청,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설립 시, 어린이집 교사 등 종사자 포함 여부 등 국공립 어린이집이 직면하고 있는 현안과 어린이집을 운영함에 있어서 어려운 점,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김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는 보육의 최일선에서 고생하시는 원장님들과의 진중한 대화를 통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한 것”이라며 “오늘 제안된 정책 건의사항들에 대하여는 서울시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보다 나은 대안들을 도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 국공립 어린이집 1천개 확충의 연내 조기달성이 예상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는 단순히 양적인 확대를 넘어 보육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면서 “무조건 강·남북을 나눠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서울시의 모든 아이들이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 서울시 보육정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데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간병살인 비극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는 침묵하지 말고 하루빨리 나서야”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간병살인 비극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는 침묵하지 말고 하루빨리 나서야”

    서울신문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연재를 시작한 건 간병 스트레스로 인한 가족 간 살인과 자살이 점점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비극 중 상당수는 ‘노노(老老) 간병’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노인 인구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지난해 고령 사회(65세 인구 비율 14% 이상)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만성 질환자도 늘었다. 보건복지부의 ‘2017 노인실태조사’에 의하면 만성 질환을 앓는 65세 이상 노인이 89.5%에 달했다. 노인 인구는 앞으로도 급속도로 증가해 2026년이면 초고령 사회(65세 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복지 시스템의 발전은 더디기만 하다. 노-노 간병 외에도 장애를 지녔거나 병에 걸린 환자의 가족들이 간병의 굴레 속에 고통받고 있다. 서울신문은 문제의 해법을 찾고자 전문가 5명을 본사로 초청, 해법을 모색해 봤다. 차흥봉(76)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정형선(58)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신영석(57)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효영(41) 성북미르사랑데이케어센터장, 이성희(59) ‘마을살림 가족지원협회’ 대표가 참석했다. 유영규 탐사기획부장이 좌담을 진행했다.→‘간병살인’이나 ‘간병자살’이 일어나는 원인은. -차흥봉 전 장관(이하 차 전 장관) 거시적으로 보면 ‘인구학적 변화’와 ‘가족 부양 체계의 변화’ 때문이다. 사람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1980년 전체 인구의 3.9%에 불과했던 노인(65세 이상)은 지난해 14%로 급증했다. 당연히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도 늘었다. 또 1980년에는 약 85%의 노인이 자식과 함께 살았는데, 지금은 따로 사는 등 가족 부양 체계가 급변했다. 이런 이유로 노노 간병이 증가하고, 간병 고통에 시달리는 노인도 늘었다. -정형선 교수(이하 정 교수) 노인 인구 비중이 28%에 이르는 일본은 지역별로 고령 환자에 대한 간병 계획을 짜고,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등 아픈 환자와 가족간병인을 위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반면 우리는 간병 부담을 대부분 환자 가족들에게만 떠넘긴다. 가족들의 고통이 훨씬 심할 수밖에 없다. -신영석 연구위원(이하 신 연구위원) 최근 정부가 치매 의료비 90%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치매 국가책임제’를 들고 나오는 등 간병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제도를 만들기 전 세밀한 실태 파악이 우선이다. 서울신문 탐사보도는 우리 사회의 암울한 간병 실태를 드러내고자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성희 대표(이하 이 대표) 현장에서 가족간병인을 만나면 간병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불면증 등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매우 많다. 사회가 이들을 위해 하루빨리 나서야 할 때다. 미국은 만성 질환자들을 관찰하다 힘겨운 간병으로 보호자가 먼저 사망하는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 이를 계기로 가족간병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서울신문 보도를 계기로 우리도 이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서울신문 설문조사 결과 가족간병인의 정신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었다. 이유는. -차 전 장관 서울신문의 분석처럼 간병 기간과 하루 간병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울감이 상승한다. 치매 등 만성 질환자를 종일 돌보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하다. 돌봄은 끝이 없지만 환자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고 여기서 오는 절망감도 우울증의 한 원인이 된다. -신 연구위원 가족이 환자들을 종일 돌본다는 건 경제적 능력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일 간병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면 간병인을 고용했을 것이다. 결국 경제력이 낮을수록 간병 시간이 길어지고 우울감도 높아진다. -이 대표 경제력과 별개로 꼭 가족이 환자를 돌봐야 한다는 인식도 간병인에게 족쇄가 된다.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주간보호시설로 모시는 게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생각하는 인식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무리해서 종일 환자를 돌보다 우울증을 앓는다. 이런 가족들을 설득해 주간보호시설을 이용하도록 하면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환자들은 시설에서 전문적인 케어를 받고, 가족들은 그 시간만큼 간병 부담이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지역사회의 돌봄 제도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박효영 센터장(이하 박 센터장) 간병인이 사회적으로 고립된 경우도 위험하다. 우리나라는 특히 치매를 부끄러운 질병으로 여기고 환자와 가족들이 스스로 외부와의 교류를 단절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우울감이 증폭된다. 일본이나 네덜란드에는 ‘치매안심마을’이 있다. 치매를 노화의 한 과정으로 여기고 간병인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의 도움을 받으며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정 교수 결국은 간병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사회에서 적절하게 풀어 주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간병 시간을 줄여 주는 요양시설과 요양보호사 등 간병 인력이 상당히 부족하다.→‘간병살인’과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은. -정 교수 일본은 가족을 돌보다 폭행할 경우, 케어매니저(돌봄 전문가)가 곧바로 둘을 분리시킨다. 매뉴얼에 따라 환자를 쇼트스테이(단기보호시설)에 보내거나, 심각한 경우 보호자에게 요양시설 입소 등을 제안한다. 이런 제도를 도입하면 간병 스트레스가 극단적으로 분출되는 걸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이 대표 결국 폭력이 불행의 시작이다. 폭력이 습관화되고 극단적 사태로 치닫기 전 ‘고리’를 끊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케어매니저 시스템도 사실 지역사회에서 환자가 있는 가정을 살피고 돌봄에 참여하는 시스템이 잘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도 이런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차 전 장관 간병인에게 휴식을 주는 ‘레스핏 케어’가 필요하다. 레스핏 케어는 간병인들이 돌봄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 환자를 전문시설에 보내거나 간병인을 투입하는 제도다. 영국 등에 잘 구축돼 있다. 신체적·정서적으로 한계에 몰린 간병인들의 극단적인 행동을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점점 단기 또는 주야간 보호시설이 늘고 있다. 이런 시설을 활용하면 충분히 제도 운용이 가능하다. -박 센터장 간병인들의 정신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 지원도 늘어나야 한다. 간병의 어려움이나 고민을 다른 가족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간병을 해 보지 않으면 그 고통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소소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지 프로그램이나 자조모임을 진행하면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안타까운 것은 사회적 지원과 홍보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대표 남성간병인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남성간병인의 수치를 집계하는 데 우리나라는 없다. 그만큼 간병은 남자가 하는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하고, 드러내서 말하길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간병의 어려움, 갈등을 털어놓는다거나 정보를 얻을 기회가 여성보다 적다. 실제 서울신문이 분석한 판결문을 보면 남성이 간병살인의 가해자인 경우가 약 74%다. 남성을 위한 간병교육 프로그램과 자조모임 등이 필요하다. -정 교수 나아가 우리 사회가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 간병자살 사건의 상당수가 노노 간병에서 발생했다. 환자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간병인마저 병에 걸렸을 때 간병살인 비극이 다수 발생했다. 환자들에게 괴로운 삶을 강요하기보다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걸 생각해 봐야 한다. 어쩌면 죽음에 다다른 개인의 선택을 사회가 막으면서도 대안을 주지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개인에게 선택의 출구를 열어 주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경제적 어려움이 간병살인의 기폭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원인과 해결책은. -정 교수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원을 활용해 저소득층 간병 비용을 줄여 주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국가 재정상 한계가 있다. 치매 환자가 있는 경우 가족의 경제활동에 제동이 걸려 생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정부도 ‘치매국가책임제’ 공약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치매안심센터 설치 등 인프라 구축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치매환자 1인당 연간 2000만원 정도의 돌봄 비용이 소요된다고 한다. 전국 치매환자가 70만명에 달하니 14조원이 필요하단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한 해 편성되는 치매환자 관련 정부 예산은 모두 합쳐도 3000억원 정도다. -차 전 장관 경제적이나 정신적으로 극단에 몰려 자살이나 범죄 위험군에 있는 환자의 가정만 지원 대상으로 하면 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다. 다만 제도를 새롭게 만드는 게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갑작스럽게 생계 곤란이나 위기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생계·의료·주거지원 등을 해 주는 긴급복지지원제도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제도로 위태로운 환자의 가정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다. -이 대표 저소득층의 경우 특히 경제적·육체적·정신적 고통이 복합된 경우가 많다. 이들은 간병하는 것만도 벅차 복지 서비스를 직접 찾아 나서기에 어려움이 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대표적이다. 실제 이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가 중요하다. 지역 단위의 사회복지사 등이 방문을 통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도심권50+센터’는 건강 코디네이터 60여명을 생활고를 겪는 치매 가정에 파견하고 있다. 치매 가정의 다양한 어려움을 돌보고 환자들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인지교육을 실시한다. 이런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신 연구위원 이른바 ‘간병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면 좋겠다. 평소에 아픈 사람을 돌봐 마일리지를 쌓고, 훗날 본인이 병들면 그만큼 간병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다. 경제적 부담 없이 간병을 받을 수 있고, 가족도 간병 부담을 덜 수 있다. 마일리지가 남는다면 현금으로 돌려받으면 된다. -정 교수 현재 경로당 등에서 제한적으로 ‘노노 케어 마일리지’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를 신 연구위원의 말처럼 더 많은 사람에게 적용하면 좋겠다. 저소득층에게 특히 도움 될 것이다.→주요 선진국들은 가족간병 해법으로 ‘커뮤니티 케어’를 거론한다.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집과 지역사회가 환자를 돌보는 개념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이 대표 앞서 이야기 한 해외 제도 대부분이 커뮤니티 케어에 기반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를 직접 찾아 복지 시스템과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어 가능하다. 결국 해답은 커뮤니티 케어가 가능한 토양을 만드는 것이다. -차 전 장관 일본의 커뮤니티 케어 제도를 참고할 만하다. 일본은 2005년부터 시·군·구에 주민을 위한 약 4300개의 ‘지역포괄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이 센터의 케어매니저들은 도움이 필요한 환자와 가족들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단기보호시설이나 간병인, 요양원 등 환자 상태에 맞는 돌봄 제도를 지원한다. -정 교수 환자들이 집이나 지역사회에 머물면서 의료·복지 서비스를 제대로 누리려면 주간보호, 단기보호, 방문요양·간호 서비스 등 복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이런 지원 체계를 제대로 갖추는 게 필수 조건이다. -차 전 장관 일본의 지역포괄지원센터는 지자체의 지원을 받은 민간단체가 운영한다. 우리도 전국에 많은 복지기관과 시설, 인력이 있지만 제각각이라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지역포괄지원센터처럼 제도를 통일하고 산재한 민간단체에 가족간병 지원 역할을 맡겨야 한다. 또 일본과 마찬가지로 일정 경력을 갖춘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등을 국가자격시험을 통해 케어매니저로 흡수해야 한다. 체계적인 요양서비스를 계획하고 관리하는 케어매니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환자들에게 효율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박 센터장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 한 환자와 가족이 완전히 분리돼 지내는 건 환자의 증상 개선에도 좋지 않다. 주간보호센터에 치매 환자를 보내면서 돌봄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보호자들이 있다. 이렇게 가족이 관심을 두면 환자의 심리 상태가 안정되고 증세가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가족과 사회 모두 돌봄에 참여하는 커뮤니티 케어가 환자들에게도 이상적이다. -신 연구위원 하지만 현재 정부가 하겠다는 커뮤니티 케어의 목적이 불분명해 보인다. 유럽이 커뮤니티 케어를 시작한 건 의료서비스를 지역사회로 일부 옮겨 재정 부담을 덜려는 목적이었다. 반면 일본은 환자를 보살피는 복지적인 측면에서 커뮤니티 케어를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에 적합한 방향과 발전상부터 명확하게 해야 한다.→요양보호시설과 요양보호사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정 교수 요양원 등 요양시설의 경우 의사가 상근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의 서비스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된 것처럼 요양시설 서비스가 엉망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그곳에 있기를 거부하고,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도 괴롭다. 그래서 요양원에 입소할 수 있는 만성 질환자가 2~3배의 비용을 더 지불하고 요양병원에 장기로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 -이 대표 복지부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노인요양시설은 2016년 기준 3137개로 전년 대비 202개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다. 문제는 앞서 말한 것처럼 가족들이 믿고 맡길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직장까지 그만두고 간병을 하는 경우도 많다. 시설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정 교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은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중간시스템인 개호노인보건시설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엔 입원 환자 100명당 의사 1명, 간호사 2명을 둔다. 만성 질환자임에도 어쩔 수 없이 요양병원에 머물렀거나 요양원에서 질 낮은 서비스를 받던 환자들을 개호노인보건시설이 흡수한다. 치매나 뇌졸중 등으로 치료가 필요하면서도 집에서 돌보기 어려워 요양이 필요한 환자들이 의료·복지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받을 수 있다. -신 연구위원 우리나라도 개노인보건시설과 유사한 시설로 보훈시설이 있다. 전국 5개의 보훈병원 인근에 보훈시설이 있다. 병원에서 급성기 치료가 끝나면 시설로 이동시켜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서 요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모델을 확대해봄 직하다. -이 대표 요양보호사도 질은 낮고 숫자는 부족하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는 150만명이 넘지만 실제 활동하는 사람은 30만~35만명 수준이다. 만성 질환자들을 돌보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게다가 활동한 지 1년 된 요양보호사나 10년 된 사람이나 제공하는 서비스 질이 큰 차이가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높은 업무 강도에 비해 처우는 열악하기 때문이다. -박 센터장 처우 개선과 함께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직무교육만 받으면 손쉽게 취득할 수 있다. 진입 장벽을 높여 전문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환자 보호자들도 전문성이 없는 요양보호사에게 가족을 맡기는 것을 불안해한다. -차 전 장관 교육과 함께 시험을 치르도록 자격증 제도를 손질하면 좋겠다. 일본은 동남아시아 등에서 1만명의 간병 인력을 데려오겠다고 하지만, 그러면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 있다. 우리는 현행 제도를 발전시키는 쪽으로 고민하는 것이 좋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日 간병휴직 임금의 40% 지원… 한국은 무급에 간병가족 제한

    인구 고령화가 우리나라보다 20년 이상 빠른 일본은 환자는 물론 돌보는 가족에게도 세심한 배려를 한다. 일본이 가장 신경쓰는 것 중 하나는 가족간병인이 직장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다. 아픈 가족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면 경제적 궁핍에 빠지고, 결국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간병실직 제로(0)’를 약속했다. ●독일, 간병휴가 10일·휴직 6개월 도입 일본은 가족을 돌봐야 할 경우 잠시 직장을 쉴 수 있는 간병휴가(연간 5일)와 휴직(93일)을 1995년 도입했다. 휴직기간 중에는 임금의 40%를 고용보험이 지원한다. 이용률을 끌어올리고자 2016년 대대적으로 제도를 손봤다. 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가족 범위를 ▲조부모 ▲형제자매 ▲손자·손녀 등으로 확대했다. 또 연간 세 차례까지 나눠 휴직할 수 있게 했다. 독일도 2008년 간병휴가(10일)와 휴직(6개월)을 도입했고, 2012년에는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법을 제정했다. 가족간병을 하는 직원은 2년간 회사에 주당 15시간까지 근로시간을 줄여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간병과 일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독일 역시 간병휴가 시엔 수당 지급, 휴직인 경우는 무이자 대출 등으로 경제적 지원을 한다. ●우리나라 간병휴가 이용 업체 4% 불과 우리나라는 2012년 간병휴직(가족돌봄휴직제도·90일)을 의무화했지만 무급이 원칙이다. 휴직이 가능한 간병 가족 범위는 배우자와 자녀, 부모(배우자 부모 포함)로 한정돼 있다. 단기간만 쉬는 간병휴가는 없다. 한번 휴직하면 최소 30일을 쉬어야 한다. 이런 탓에 이용률이 매우 저조하다. 2015년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1명이라도 이 제도를 사용한 근로자가 있는 사업체는 4%에 불과했다. ●日, 환자·간병인 분리 ‘쇼트스테이’ 지친 간병인이 잠시 환자와 떨어져 쉴 수 있는 겨를을 마련해 주는 건 매우 중요하다. 영국은 ‘레스핏 케어’(respite care)로 불리는 제도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레스핏은 ‘잠시 중단’ ‘한숨 돌리기’라는 뜻으로 도우미나 시설이 잠시 환자를 돌봐주는 걸 뜻한다. 레스핏 케어 기간 동안 간병인은 뭘 해도 상관없다. 여행을 가거나 심지어 클럽에서 춤을 춰도 된다. 일본 역시 환자와 간병인을 잠시 분리시키는 ‘쇼트스테이’(단기보호서비스)가 있다. 공적보험에서 비용을 지원해 하루 5만원 정도면 이용할 수 있다. 가족간병을 사회가 할 일을 대신 하는 ‘노동’으로 인정하고 ‘보답’하는 나라도 많다. 영국은 주당 35시간 이상 간병하면 9만원가량을 수당으로 지급한다. 독일은 주당 14시간 이상 간병하고 30시간 이상 경제활동을 하지 못할 경우 국민연금 보험료를 대신 내준다. 최인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족간병으로 인해 신경쓰지 못하는 간병인의 노후를 정부가 대신 챙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가족간병인 교육 프로그램 등 지원 가족간병인 건강을 관리하고 교육하는 사업도 활성화돼 있다. 일본은 40세 이상 가족간병인이 자신을 위한 건강검진이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간병에 익숙지 않다는 걸 고려해 ‘남성간병교실’을 활발하게 운영한다. 미국은 주정부가 가족간병인에게 정보 제공과 상담, 교육, 휴식 등의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고 ‘미국노인법’으로 규정한다. 연간 70만명 이상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지구를 보다] 남극의 눈물도 보다…역대 최고 고화질 新남극지도 공개

    [지구를 보다] 남극의 눈물도 보다…역대 최고 고화질 新남극지도 공개

    인간의 발길을 거부한 미지의 하얀 대륙 남극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낸 역대 가장 고화질의 지형지도가 공개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드넓은 남극 땅 위에 놓여있는 자동차도 구별할 수 있을만큼 세세한 지형 지도가 제작됐다고 보도했다. 미지의 대륙인 남극은 본토만 1,300만㎢로 표면의 98%가 빙원으로 덮여 있으며, 지구 민물 매장량의 90%를 보유하고 있다. 여전히 남극은 주인이 없는 천연자원의 마지막 보고지만 이곳 역시 지구 온난화의 영향은 피해갈 수 없다. 특히 남극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 이같은 이유로 전문가들의 주요 연구대상이다.지금까지 과학자들의 발목을 잡아온 것은 연구의 필수적인 남극 지형의 모습을 담아낸 지도가 부실하다는 점이었다. 이번에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와 일리노이 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미 국립지리정보국(NGA)의 위성이 촬영한 데이터로 만들어낸 역대 최고로 정확하고 고화질인 남극지도(REMA)를 공개했다.   지난 6년 간 촬영된 총 18만 7585장의 이미지로 만들어진 이 지도 제작에는 특히 미국에서 가장 파워풀한 슈퍼컴퓨터 중 하나인 ‘블루 워터스’(Blue Waters)가 활용됐다.연구를 이끈 오하이오 주립대학 이안 호와트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는 오히려 화성보다 못한 남극지도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과거 남극지도가 센트럴파크 공원을 볼 수 있는 수준이라면 REMA는 자동차만한 것을 구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초고화질 사진을 통해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변해가는 남극의 모습을 보다 정확히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정신 불안·성적 욕구 더해 비정상적 심리” 사형→무기징역 감형받은 ‘어금니 아빠’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유인해 추행하고 살해해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됐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씨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김우수)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상 강간 등 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지만,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부모 등의 가슴속에 깊이 박혔을 먹먹함과 통한을 헤아려 보면 이 시대를 함께 살아 가는 법원으로서도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참담하다”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필설로 다할 수 없는 고통과 번민을 준 피고인의 범행을 응당 사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밝혔다. 또 “범행의 잔혹성과 변태성·비인간성 등을 고려할 때 억울한 죽음과 유족의 심리적 고통이 지대할 거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을 이성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취급해 사형을 선고한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범행을 전체적으로 치밀하게 준비·계획해 실행했다고 볼 수 없는 점 ▲범행 직전 극심한 정신적 불안과 성적 욕구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비정상적 심리·생리 상태에 있던 점 ▲범행의 잔인함과 포악함의 정도를 달리 평가할 여지가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사형까지는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고인이 어릴 때 얼굴에 심한 장애를 갖게 돼 치료 때문에 중등교육조차 이수하지 못하고,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대단히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일반인의 통상적인 사고방식이나 가치 체계를 습득하지 못한 채 왜곡된 가치 체계를 갖게 됐다”는 판단도 감형의 근거가 됐다. 이씨는 지난해 9월 딸의 친구를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딸(15)에 대해선 1심에서 선고된 장기 6년, 단기 4년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깊이 의지하고 두려워했기 때문에 집요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성범죄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는데도 범행에 일부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형→무기징역 감형… “사형은 가혹”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형→무기징역 감형… “사형은 가혹”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유인해 추행하고 살해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씨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살해 등의 범죄가 우발적으로 이뤄졌고 이씨가 장애로 인해 중등교육조차 받지 못한 점 등이 고려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김우수)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상 강간 등 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지만,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부모 등의 가슴 속에 깊이 박혔을 먹먹함과 통한을 헤아려보면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법원으로서도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참담하다”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필설로 다할 수 없는 고통과 번민을 준 피고인의 범행을 응당 사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강제추행 및 살해의 잔혹성과 변태성·비인간성 등을 고려할 때 억울한 죽음과 유족의 심리적·정신적 고통이 지대할 거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이어 “피고인을 이성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취급해 사형을 선고한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면서 “원심이 선고한 사형은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련의 범죄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 실행했다고 볼 수 없고, 어릴 때 심한 장애를 갖게 돼 치료 때문에 중등교육조차 이수하지 못하고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대단히 열악한 환경에 살아 왔다”면서 “일반인의 통상적인 사고방식이나 가치체계를 습득하지 못해 왜곡된 가치 체계를 갖게 됐다”며 이씨의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딸의 친구를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 과정에서 아내에게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하고 그 장면을 몰래 촬영했고, 자신의 계부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한 혐의 등도 드러났다. 아내와 계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판부는 이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딸 이모(15)양에 대해선 1심에서 선고된 장기 6년, 단기 4년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깊이 의지하고 두려워했기 때문에 집요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성범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는데도 피해자를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이는 등 범행에 일부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쌍용차 해고자의 가족도 ‘이런 해고’의 피해자입니다

    쌍용차 해고자의 가족도 ‘이런 해고’의 피해자입니다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로 직장을 잃은지 올해로 9년이 흘렀지만, 많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여전히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찰이 제기한 수십억원의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는 지금도 생계가 막연한 해고노동자들을 더욱 궁지로 내몰고 있다. 그의 가족들 역시 절망감이 깊어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해고노동자의 가족들도 국가와 사회에 의해 버림 받은 피해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관심을 갖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가족들의 삶은 조금씩 파괴되고 있었다.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연구팀은 6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복직자, 그리고 이들의 배우자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장에는 ‘당신과 당신의 가족은 이런 해고를 받아들일 수 있나요’라는 글자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앞서 2009년 쌍용차의 정리해고 이후 해고자와 복직자의 건강 상태, 해고자의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고립 등을 조사한 연구는 있었지만 이들의 가족, 특히 배우자의 건강과 차별 경험 등을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해고자의 배우자 28명과 복직자의 배우자 38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했다. ‘지난 1년 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 질문에 답한 해고자 배우자(25명) 중 절반에 가까운 48.0%(12명)가 ‘있다’고 답했다. 같은 나이대의 일반 여성(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일반 여성)과 비교했을 때 8배 이상 높은 숫자였다. 같은 문항에 응답한 복직자 배우자(34명) 중에서도 일반 여성보다 약 3배 높은 비율인 20.6%(7명)가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일반 여성보다 자살을 생각한 정도가 많다’ 정도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현실을 생각해야 한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의 일반 여성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8배 이상 높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난 1주일 간 우울 증상’ 유무를 묻는 질문에서도 해고자 배우자(23명) 중 82.6%(19명)가 ‘우울 증상이 있다’고 밝혔다. 응답 비율이 일반 인구의 약 8배에 달했다. 같은 질문에 답한 복직자 배우자(31명) 중에서도 절반 가량(48.4%·15명)이 ‘있다’고 응답했다. 역시 일반 인구의 응답 비율보다 5배 이상 높았다. 특히 해고자 배우자의 경우에는 해고자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있었다. ‘(남편의) 해고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낀다‘는 질문에 해고자 배우자(24명)의 70.8%(17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남편의) 해고로 인해 내가 남들에게 이상하게 보이거나 행동하게 될까봐 전처럼 사람들과 잘 사귀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도 45.8%(11명)에 달했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가 내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고 부적절하게 느껴진다’고 응답한 비율도 45.8%(11명)였다. 김 교수는 “정리해고가 사회적 낙인이 되면서 해고자와 그의 가족들이 사회적 관계로부터 단절되고 고립되고 소외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런 낙인은 사회적 차별로 이어졌다. ‘2009년 이후 남편이 정리해고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었는지’를 물은 질문에, 해고자 배우자(22명)와 복직자 배우자(32명) 모두 ‘그렇다’는 응답(각각 54.6%(12명), 62.5%(20명))이 더 많았다. 주로 직장과 동네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한다. 심리치유센터 ‘와락’의 권지영 대표는 “정리해고로 남편이 해고당한 이후 경제활동을 시작한 아내들이 식당, 어린이집, 작은 공장 등에서 일하면서 일터에서 ‘해고자들이 이기적이었다’, ‘해고자들이 잘못했다’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2009년 당시 회사의 정리해고에 맞서 해고자들이 경기 평택공장에서 파업을 하는 동안, 회사는 ‘살아 남은’ 노동자들을 동원해 데모를 일으켰다. 김 교수는 해고자 배우자들이 “얼마 전까지 남편의 동료였던, 가족 간 모임도 같이 했던 남편의 동료들이 육두문자를 날리는 경험들, 오히려 경찰이나 국가가 자신들을 힘들게 하는 경험은 견딜 수 있었지만 같은 처지를 이해해줄 거라 생각했던 사람들의 폭력은 견디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고 말했다. 결국 해고노동자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도 해고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차별, 국가폭력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 김 교수는 9년 전 쌍용차의 정리해고에 우리가 계속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대단한 요구를 하는 게 아닙니다. 부당하게 해고당했으니 돌아가겠다는 겁니다. 한국 사회에서 향후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기기 어려울 겁니다. 그렇다면 정리해고는 한국 사회에서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쌍용차 해고자와 그 가족들이 겪은 고통이 우리의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하는 기업이 아니라 해고당하는 가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이 해고로 인한 고통을 온전히 감내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국가와 정책입안자의 책무이자 역할이다. 정리해고가 노동자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쌍용차 해고자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를 지냈던 이정아씨는 눈물로 호소했다. “이 10년에 가까운 시간에 저희가 겪었던 일들, 감정들, 기억들. 이런 것들은 누가 보상해 주는 건가요. 저는 묻고 싶어요. 그냥 퉁 치고 지나가면 되는 일들인가, 그 10년의 시간들은 그냥 없었던 것처럼 지금 잘 지내는 것처럼 넘어가도 되는 건지. 경찰에게, 이명박에게, 권력자들에게, 국가에게 똑똑히 묻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앞서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2009년 8월 4일과 5일 이틀 동안 경찰의 강제진압이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승인으로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2009년 5월 22일부터 8월 6일까지 진행된 해고자들의 옥쇄파업은 테이저건, 다목적발사기, 헬기, 기중기 등의 장비를 사용한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종결됐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어금니 아빠’ 이영학, 1심 사형서 2심 무기징역 감형

    ‘어금니 아빠’ 이영학, 1심 사형서 2심 무기징역 감형

    여중생 딸(15) 친구를 성추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생명형인 사형을 선고받았던 이영학이 자유형이 무기 징역형으로 감형된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김우수)는 6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강간등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영학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10년간 정보통신망을 통한 정보공개도 아울러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지만,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며 “원심이 선고한 사형은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앞서 이영학은 지난해 9월 딸의 친구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 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피해자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승용차에 싣고 강원도 야산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아내를 성매매하도록 알선하고 그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 자신의 계부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한 혐의 역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아내와 계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판부는 이영학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딸(15)에 대해서는 1심 선고결과(장기 6년·단기 4년)를 유지했다. 미성년자는 모범적인 수형 생활을 할 경우 단기형 복역으로 형 집행을 끝낼 수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90년대 인기 록밴드 보컬의 몰락…가정폭력으로 집행유예

    90년대 인기 록밴드 보컬의 몰락…가정폭력으로 집행유예

    1990년대 중반 인기 록그룹에서 보컬로 활약했던 가수가 부인을 때리고 집안의 집기들을 부순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성보기 부장판사는 상해 및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겸 공연기획자 A(49)씨에게 지난달 30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6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3월 B(42)씨와 재혼해 B씨의 자녀들과 함께 살다가 지난해 6월 중순 자정쯤 B씨와 말다툼을 하며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A씨가 상의 없이 혼자 지인들과 1박 2일 여행을 가려고 한 것에 대해 B씨가 “외박은 안 된다”고 따지자 A씨는 폭언을 퍼부으며 쿠션으로 B씨의 얼굴을 두 차례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상황에서도 A씨는 하드케이스 파우치로 부인의 머리를 때리고 복도 벽에 걸려있던 액자를 바닥에 집어던지며 나갔다. 이어 같은 날 오전 3시쯤 술을 마시고 집을 집으로 돌아온 A씨는 “XXX아, 다 부셔줄 테니 경찰 다시 불러”라며 소리를 치며 누워있던 부인을 발로 차면서 물건을 던졌고, B씨의 자녀가 다시 경찰에 신고하자 골프채를 꺼내들어 방문까지 부수며 집안의 물건들을 부수고 화를 냈다. B씨와 자녀들은 A씨가 집어던진 물건에 맞아 각각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골프채를 휘둘러 B씨 소유인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실내 벽면이 깨지고 방문이 부서진 점, 인테리어 소품, 협탁, 액자 등이 깨져 약 1100만원 상당의 물건들이 파손된 혐의도 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상해의 고의가 없었고, 부인에 대한 상해와 재물손괴에 대해선 일부 과장이 있다”면서 특히 “손괴 피해품에 대해선 50%의 지분을 갖고 있어 피해액도 절반만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 부장판사는 “B씨의 딸이 입은 상해는 부인과 딸이 피고인을 피해 현관으로 도망가 있는 상태에서 현관까지 쫓아와 신발을 던져 맞게 된 것으로 상해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손괴 피해액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B씨와 동거하던 아파트는 이들이 혼인한 후 B씨의 자금으로 구입해 자신 명의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한 것으로 B씨의 특유재산이고 나머지 물품들도 모두 오로지 B씨의 자금으로 구입한 것”이라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 부장판사는 “이전에도 B씨에 대한 폭력 행사가 있었고 특히 이 사건 당일 오전 3시 이후 범행은 가정폭력을 막기 위해 경찰을 부른 데 대한 보복폭행으로, 부인에게 큰 좌절감을 줬을 뿐 아니라 죄질이 나쁘다”면서 “현장에 있던 두 자녀가 잊지 못할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이 사건으로 B씨와의 이혼이 불가피해 보이자 피고인은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일 뿐, 그와 같은 사태가 자신에게비롯됐다는 데 대한 반성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피해를 변상하지 못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질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전복의 길목에서 협치를 생각하다/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전복의 길목에서 협치를 생각하다/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지난 7월 말 청와대는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인물이면 ‘협치 내각’을 구성할 의사가 있다며 야당에도 입각의 기회를 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야 간의 공방이 가팔라지며 청와대는 결국 한 달 만에 협치 내각안을 철회하고 ‘나 홀로 개각’을 단행했다. 여야 간의 대치가 격하다. 이대로면 8월 청와대 회동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합의한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11월 출범도 아슬아슬하다. 왜 상황이 협력에서 전복으로 반전된 것일까?거버넌스(governance)의 번역어인 협치는 시민들의 직접 참여를 포함한 정치권의 합의정치를 지칭한다. 직접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로 대체된 이래 시민들은 루소가 날카롭게 지적했듯이 선거일에만 주인이 되고 나머지 날들은 노예의 삶을 산다. 협치는 이렇게 배제된 시민들을 정치의 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일이다. 대통령발 개헌안에 있던 국민발안이나 국민소환 제도는 시민이 대의제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협치의 한 유형이다. 원전이나 대학 입시 분야에서 시도됐던 공론화위원회 실험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에도 한발 더 나아간 협치 유형이다. 나아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추첨에 의한 선발, 숙의를 통한 결정을 추구하는 시민의회의 구상은 현실성 부족에도 협치의 이상적 모형이라 할 만하다. 한마디로 시민들로 하여금 참여하고 결정하게 하라는 것이 바로 협치다. 그런데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협치는 모양이 다소 변형됐다. 시민의 참여는 사라지고 정당들만의 연합에 의한 정치로 의미가 좁혀졌다.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은 잠시 제쳐 두자. 이런 협치도 권장할 만하다. 130석의 다수당이 홀로 핏대 세우기보다 여러 정당이 모여 180석의 합의를 만든다면 타협이든 담합이든 더 바람직하다. 더 다양한 사회적 이해의 연대, 더 많은 국민 목소리의 반영, 더 큰 다수에 의한 더 많은 민주주의에 맞닿아 있다. 문제는 우리의 정치제도가 연합정치의 선순환을 힘들게 한다는 데 있다. 우선 대통령과 행정부는 승자 독식 기구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모든 행정 부처에 대한 통제권을 지닌다. 따라서 야당은 대통령에게 장관 몇 자리를 구하느니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탈환해 행정부를 독차지하자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정당 체계는 더 문제다. 양당제에서 협치는 불가능하다. 승리한 당이 권력을 독점하는 제로섬게임이 기본 원리로 작용한다. 한국 정치도 기본적으로 양당제적 구심력이 강하다. 정책 결정에 180석을 요구하는 국회선진화법은 현실적 장애물이다. 야당의 입장에서 확실한 전리품 없이 여당이 주도하는 180석에 동참하는 짓은 손해 보는 장사다. 한국 정치에서 협치는 대통령과 집권당의 진정성보다 야당이 얼마나 유인을 느끼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입장에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줄 혜택이 더 크고, 따라서 협력과 전복의 갈림길에서 전복을 택한다. ‘한 놈만 팬다’며 소득주도성장론을 세금중독성장론이라고 죽어라고 패대는 이유다. 바른미래당에게도 집권당의 들러리를 서느니 보수 통합 이후의 권력 교체가 더 매력적이다. 그래서 내년 정계 개편을 바라보며 자유한국당과 보조를 맞춘다. 남은 것은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참여하는 이른바 개혁입법연대이지만, 다 합쳐 봐야 국회선진화법의 장벽을 넘지 못한다. 그 시도도 ‘편 가르기 정치한다’는 뭇매질을 견뎌야 한다.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결국 정치 개혁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정치를 제로섬게임이 아닌 협력게임으로 만드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제의 도입은 정당이 정계 개편에 숨죽일 필요 없이 자연스레 연합에 참여할 동인을 부여한다. 그 자체로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치권 내에 반영된다. 여기에 대통령 결선투표제는 결선투표를 앞두고 정당 연합에 의한 공동정부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즉 온건한 다당제에서 대통령과 여러 정당이 공동정부를 구성해 더 큰 다수에 의한 정치를 실험해 보자는 것이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시민공론화위원회를 일상화해 협치의 범위를 시민사회로까지 확대했으면 한다. 연대하는 정치, 시민 있는 정치를 바란다.
  • 대학 내 알바생 ‘성범죄 조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학 내 알바생 ‘성범죄 조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회성 특강 강사·용역 직원 포함이냐” 노동자 성격·범위 불명확해 혼란 가중 개인정보 침해·과도한 정보수집 논란 최근 성범죄자 취업 제한 기관에 대학이 포함되면서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다. 교수뿐만 아니라 외부 강사, 환경미화원, 아르바이트생에게까지 성범죄 전과 조회를 요구하는 것이 개인정보 침해이자 과도한 정보 수집이 아니냐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4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7월 17일 시행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개정안에는 성범죄자 취업 제한 기관에 대학을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대학은 대학이 고용한 모든 직원에 대해 성범죄 전과 조회를 해야 한다. 성범죄자의 취업이 제한되는 기관은 미성년자가 다니는 기관으로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교, 청소년 쉼터 등이다. 대학도 신입생 중 일부(약 3%)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이번에 새롭게 포함됐다. 개정안 시행으로 현재 전국의 400여개 대학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학들은 일단 직원 수가 많다는 이유로 개정안 시행 이후에 취업한 교직원에 대해서만 성범죄 전과를 조회하고 있다. 나머지 직원에 대한 조회는 교육부 주도로 연말쯤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대학 내 노동자들의 성격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각 대학은 학생에 대한 교육에 관여하지 않는 일용직 노동자나 아르바이트생까지 조회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교육부와 여가부에는 “용역 직원이나 일용직 계약 직원, 특강을 하러 오는 강사도 성범죄 전과를 확인해야 하느냐”는 등의 대학 측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일단 여가부는 “단 하루라도 근무를 했다면 성범죄 경력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비전임교원, 시간강사, 외국인 강사, 기업체 임원 등 일회성 특강강사, 대학에서 임시로 고용한 아르바이트생, 환경미화원·급식조리원 등 용역업체 직원까지 모두 조회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다만 우체국 집배원, 자판기 운영자처럼 단순 방문하거나 기관 감사·회의 목적으로 참석하는 경우에만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교육부도 각 대학에 일단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해 제한 없이 성범죄 조회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여가부에 의견 요청을 했지만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된다’는 회신이 왔다”면서 “이번 주 안에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상 유권해석은 해석위원회 등을 거치기 때문에 결론이 내려지는 데 2~3개월 걸린다. 이 때문에 그때까지는 성범죄 전과 조회를 둘러싼 혼선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60~70대 환경미화원 할머니에게 성범죄 전과 조회를 요구하는 것이 법 제정 취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정부의 융통성 없는 정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교육 현장의 성범죄 예방을 위해 이중, 삼중 장치는 필요하다”면서도 “성인 교육 기관인 대학은 교수로만 한정해도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박수치더니…예술특수학교 설립 막은 정부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박수치더니…예술특수학교 설립 막은 정부

    교육부, 특수학교 신설 28억 요청했지만 기재부, 타당성 문제 삼아 예산 전액 삭감 장애아 예술·직업특화 교육 무산 가능성 ‘강서 특수학교 사태’ 후 관심 높아졌지만 전국 175개 특수학교 중 특화 교육 ‘0곳’ 학계 “장애학생 체계적 교육 인프라 절실”교육부가 예술 등 특정 분야에 재능이나 특기를 가진 장애 학생들에게 특화된 교육을 하기 위한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했지만 기획재정부의 예산 심의에 가로막혀 계획이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올 초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개최한 신년인사회 때 ‘네 손가락 피아노 연주자’인 이희아씨가 공연을 한 이후 장애인 예술가를 전문적으로 키우는 특수학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기재부가 이 사업에 예산을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아 재능이 있는 장애 학생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길이 다시 요원해진 것이다.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예술과 직업 분야에 특화된 특수학교를 신설하기 위한 설계 예산 28억원을 기재부에 요청했으나 전액 삭감됐다. 기재부는 사업 타당성을 문제 삼았다. 아직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심사가 남았지만, 현재로선 예술·직업 특수학교 설립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특수학교 설립 문제는 지난해 9월 서울 강서구의 장애아 학부모들이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에게 무릎을 꿇고 찬성을 요청한 사건 이후 필요성에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정부 문턱을 넘지 못한 셈이다. 애초 교육부는 국립대 부설 형태로 부산대와 공주대에 각각 예술, 직업 분야에 특화된 특수학교를 설립하고 두 학교에서 해당 분야에 재능을 가진 장애 학생 300여명을 전국단위로 모집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특성화 특수학교가 국립대에 부설 형태로 설립되면 대학이 가진 전문 교육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기존 국립대 부지를 활용하는 만큼 지역의 반대여론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학교는 전국에 175개교가 있다. 그러나 특정 분야에 특화된 특수학교는 아직 없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2016년 대구지역 장애학생 3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음악 분야에 재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 학생만 7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들은 체계적 교육을 받지 못해 생계를 위한 직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체·지적장애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특수학교인 대구성보학교의 ‘맑은소리 하모니카연주단’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하모니카 페스티벌’에 참가해 중주부문 3위에 올랐다. 일반인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연해 이뤄낸 쾌거였다. 2016년에는 서울국제하모니카 페스티벌에서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재학생 1명, 졸업생 8명으로 구성된 이 연주단에는 그러나 음악적 재능을 살려 직업으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 없다. 2009년 출범한 이 연주단은 초·중·고등학교와 소년원, 병원 등에서 300회 이상 재능기부 공연을 펼쳤지만, 단원들은 사회복지사를 준비하거나 요양병원 등에서 일하고 있다. 대구성보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장애만 없었다면 지자체 교향악단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실력”이라면서 “장애학생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재능을 살려주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팩트 체크] 통계 표본 8000가구로 확대… 가계소득 분석 올해가 더 정확

    [팩트 체크] 통계 표본 8000가구로 확대… 가계소득 분석 올해가 더 정확

    정부가 발표하는 ‘숫자’ 중 가장 정확해야 할 국가 통계가 신뢰성 논란에 빠졌다. 진원지는 가계동향조사다. 올 상반기 저소득층 소득은 급감하고 고소득층 소득은 급증해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결과가 나와서다. 통계가 핵심 국정 과제인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해야 한다는 근거로 쓰이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통계에 오류가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만든 정부 정책은 물론 정치·사회·경제 등 각 분야의 민관 연구 결과 모두 잘못된 셈이어서 심각한 문제다. 통계 자체에 잘못이 없더라도 분분한 해석을 가능케 해 논란의 소지를 일으킨 만큼 조사 방식을 보다 정밀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소득 부문 조사 결과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해석의 문제일 뿐 표본가구가 지난해보다 늘어나 통계 자체는 더 정확해졌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통계청과 전문가들과 함께 논란의 진실을 짚어 봤다.→가계소득 통계 자체에 오류가 있나. -경제학자 등 일각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표본가구가 많이 바뀌었는데 가계소득을 단순 비교해 저소득층 소득이 급감했다는 등의 분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표본가구는 지난해 5500가구에서 올해 8000가구로 급증했다. 이에 통계청은 “시스템상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표본가구가 늘어서 시계열 비교가 불가능한가. -통계청은 “비교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강조한다. 통계의 기초인 표본이 늘면 통계는 더 정확해진다는 주장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는 표본가구의 연속성보다는 각 시점마다 표본가구가 모집단을 얼마나 충분히 대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2017년 5500가구는 당시 가계를 대표하는 표본이고, 올해는 더 세세한 소득 항목에서도 국가 통계 신뢰를 높이기 위해 8000가구로 확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에는 저소득층 비중이 높은 고령층 가구가 표본에 더 많이 포함돼 문제로 지적되는데. -표본가구에서 60세 이상 가구주 비중은 2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34.7%에서 올해 37.2%로 높아졌다. 전국 2인 이상 전체 가구 중 60세 이상 비중이 29.4%인 점을 감안하면 유독 가계동향조사 표본에 고령층이 많다. 다만 통계청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고령화 시대를 감안해 가계동향조사에 고령층 비중이 높았고 올해도 동일한 방법으로 표본을 추출했다”면서 “고령층 비중이 더 많아진 것이 가계소득 결과를 흔들지 않는다”고 해명했다.→면접조사로 방식이 바뀌어 신뢰성이 떨어졌다는데. -2016년까지는 가구에서 직접 쓴 가계부를 기초로 통계를 만들다가 지난해부터 설문지를 작성하는 면접조사로 바뀌었다. 두 방식은 장단점이 있다. 가계부는 세세한 소득·지출 항목까지 조사 가능하지만 가구에서 불편함을 호소한다. 면접조사는 설문지만 작성하면 돼 간편하지만 세부 항목에는 약점이 있다. 면접조사는 고소득층이 소득을 제대로 안 적어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소득층은 조사원이 방문해도 대문을 열어주지 않아 조사가 어렵다”면서 “가계부 조사는 부자들이 과연 얼마나 성실하게 쓸지가 의문이어서 오히려 면접조사가 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면접조사 응답률이 낮고, 오차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응답률은 70% 아래로 떨어질 때도 있지만 통상 75% 안팎이다. 외국은 응답률이 훨씬 낮다. 통계청은 통계로 쓰기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계동향조사 상대표준오차는 2.5% 내외다. 통계에 잡힌 가계소득이 100만원이면 실제로는 97만 5000~102만 5000원 사이라는 것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간병은 전쟁이다, 죽어야 끝나는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간병은 전쟁이다, 죽어야 끝나는

    #피해자 평균 나이 64.2세, #간병기간 6년 5개월, #부부간 살해, #다툼에 따른 우발적 범행, #10명 중 6명 독박간병, #10명 중 4명 목조름.지난 10여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간병살인’ 사건의 핵심 키워드다. 피해자 대부분이 노인이었고, 가해자와는 한때 100년 해로를 약속한 사이였다. 병마와 싸우기를 6년 5개월, 자식들의 도움 없이 서로에게 의지하다 한순간 절망과 분노를 견디지 못해 남편은 아내의 목을 졸랐다. 키워드를 따라가다 보면 ‘노노(老老)간병’으로 귀결된다. 서울신문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간병살인 사건 판결문 108건을 입수해 심층분석했다. 악순환을 막기 위해 개별 사건의 특수성보다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보편성에 주목하고 싶었다. 죽음의 순간은 사건 피해자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죽음에 이르기까지 공통분모는 분명히 존재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언론 보도 내용을 분석하거나, 일부 판결문을 분석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대규모 심층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74% ●아들과 남편의 범행 압도적 간병살인에도 힘의 논리는 또렷하게 나타났다. 가해자는 가족 중 남성인 경우가 80건(74.1%)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들(38건, 35.2%)인 비중이 가장 높았고, 남편(25건, 23.1%)이 뒤를 이었다. 아내와 딸은 각각 14.8%, 2.8%에 그쳤다. 피해자 역시 힘이 약한 순이었다. 아내가 25건(23.1%), 어머니가 22건(20.4%), 아버지가 19건(17.6%), 남편이 16건(14.8%)이었다. 가해자 평균 나이는 56.9세인 반면, 피해자 평균 나이는 64.2세로 더 고령이었다. 피해자들이 앓은 질병 가운데 노인성 질환의 비중은 높았다. 치매가 58건(53.7%), 뇌혈관 질환이 16건(14.8%)이었다. 교통사고 후유증이 7건(6.5%), 지체장애가 6건(5.6%)이었다. 피해자의 일상생활 가능 여부를 알아봤더니, 간병인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대소변 못 가림)가 46.3%나 됐고, 전적인 보호가 필요한 경우(식물인간 수준)가 14.8%였다. 스스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건은 38.%였다. 가해자 35.2%도 우울증 외에 다른 질병을 앓고 있었다. 뇌혈관 질환이 7명(17.9%), 치매가 5건(11.5%), 노환이 5건(12.8%)이었다. 특히 가족 내에 혼자서 환자를 돌봐야 하는 ‘독박간병’은 64건(59.3%)이나 됐다. 33% ●‘3년 미만’ 간병인 범행 최다 범행에 이르는 데 걸린 평균 간병기간은 6년 5개월이다. 비중만 보면 3년 미만이 36건(33.3%)으로 가장 높았다. 간병기간이 짧다고 환자를 돌보기 수월하거나 간병의 스트레스가 가벼운 것은 아닌 셈이다. 환자를 간호한 지 한 달 만에 환자를 살해하는 때도 6건(5.6%) 있었다. 오롯이 간병 문제라기보다는 평소 다양한 이유로 불만이 쌓여 오다가 간병 스트레스가 뇌관이 돼 폭발한 경우가 많았다. 범행 수법으로는 목조름 방식이 41건(38.0%)으로 가장 많았다. 문모(55·여)씨는 2012년 6월 24일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을 돌보다 다음달 10일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 배경엔 남편의 무책임이 있었다. 남편은 가정을 돌보지 않고 약 20년 전 집을 나갔다가 뇌출혈로 쓰러져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치매까지 걸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자 결국 남편을 살해하고야 말았다. 물론 간병기간이 길어졌을 때 간병살인 가능성이 커지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가해자의 범행 결심 배경에 ‘장기간 간병에 따른 낙담’이 41건(38.0%)이나 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았다. 간병살인 52건(48.1%)에서 가해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국선 변호인을 선임한 사례도 61건(56.5%)이나 됐다. 통상 형사사건의 경우 국선 변호인 선임 비율은 30% 남짓이다. 이에 비하면 국선 변호인 선임 비율이 20% 포인트 정도 높은 셈이다. 우리 법원은 피고인이 구속되거나 70세 이상이면서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면 직권으로 국선 변호인을 선정하고 있다. 또 변호사를 선임할 돈이 없을 땐 피고인의 청구에 의해 국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 범행 결심 사유 중 ‘다툼에 따른 순간적 분노’가 42건(38.9%)으로 가장 많았다는 것도 눈에 띈다. 돌봄이 필요한 환자와 다툴 일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치부하는 건 간병을 경험해보지 못한 자들의 편견이다. 식사와 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대소변을 벽에 묻혔다는 이유로, 섭섭한 말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간병 현장은 매일 전쟁터다. 가해자만 피해자를 폭행(26건, 24.1%)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폭행(36건, 33.3%)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 특히 치매에 걸리면 평상시 없던 폭력성이 나타난다. 범행 결심의 주요 이유 중 폭력, 가출 등 다양한 치매 증상에 지쳐서(35건, 32.4%)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폭언을 퍼붓는 건 예사고, 의처증과 의부증 증세도 발현되며, 거울에 비친 자신을 공격하기도 한다. 치매 환자가 사는 집에선 거울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다. 박모(53)씨는 2013년 2월 어머니(87)의 머리 부위를 마구 폭행해 살해했다.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왔는데, 어머니가 “천엽을 사왔으니 함께 먹자”며 걸레를 들이댄 것이다. 누차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그간의 스트레스가 일순간에 터져 나왔고, 혼자서 어머니를 돌보며 사는 것에 대한 회의감도 폭발했다. 박씨는 지난 1년간 성실히 어머니를 부양했지만, 결국 사소한 실랑이 때문에 천륜을 저버린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 이 밖에 범행 배경으로 ‘처지 비관’이 26건(24.1%), ‘자살하기에 앞서 환자부터 살해’와 ‘다른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가 각각 22건(20.4%)으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 환자를 돌보다 자포자기를 한 경우다. 판결문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는 흔적은 곳곳에 있다. 피고인이 우울감을 호소(41.7%)하거나 수면부족을 호소(15.7%)하기도 했다. 치매환자를 돌보다 보면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아내와 56년간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한 한모(82)씨는 2013년 8월 서울 강서구 자신의 집에서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10여년 전부터 치매와 고혈압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홀로 돌봤던 그다. 범행 2~3년 전부터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고, 미래가 보이지 않아 범행을 결심했다. 그는 아내를 살해하고 수면제를 먹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5.5년 ●살인죄 평균 형량의 절반 가족을 살해한 죄로 받는 평균 형량은 5년 5개월(집행유예 제외)로 집계됐다. 2009년 7월 양형기준이 시행된 이후 살인죄의 평균 형량이 약 12.1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절반가량 낮은 형량이다. ‘5년 이상’이 35.2%로 가장 많았고, 집행유예가 34.3%, ‘3년 이상 5년 미만’이 24.1%, 3년 미만이 6.5%에 그쳤다. 존속살인 등에는 가중치가 적용되지만 법원에서 가해자의 상황을 참작했기 때문이다. 감경 요소를 보면 ‘피해자 유족의 처벌불원’이 49건(45.4%)이었고, 자수가 12건(11.1%), 심신미약 9건(8.3%), 미필적 고의 7건(6.5%), 피해자 유발이 6건(5.6%)이었다. 감경 요소가 적용되지 않은 사건은 45건(41.7%)이었다. 물론 가중 요소도 있었다.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 33건(30.6%), 존속인 피해자 32건(29.6%), 잔혹한 범행수법이 5건(4.6%)이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은평구, 청첩장 가져오면 임신 준비 위한 엽산제 제공

    서울 은평구 보건소는 임신 초기 지원해 왔던 엽산제를 다음 달부터 임신 전 신혼부부와 예비부부에게도 지원한다고 31일 밝혔다. 엽산은 태아의 기형을 예방하고 조산, 유산의 위험을 낮추는 필수 영양소이다. 임신 전 2~3개월 전부터 남녀가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성인 남성의 엽산 1일 권장량은 여성과 동일하게 0.4mg이다. 반면 남성의 엽산제 복용에 대한 인식은 여성보다 낮은 편이다. 이에 은평구 보건소는 남녀가 함께 사전에 미리 임신을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남녀 모두에게 엽산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대상은 은평구에 주민등록이 된 신혼부부와 첫째아 임신 계획 중인 부부 포함, 혼인 전 남녀가 무료 건강검진을 시행하면 엽산제 3개월 분을 제공한다. 주민등록 등본과 청첩장을 지참하고 보건소 3층 예비맘 관리실을 방문하면 된다. 은평구 보건소는 “임산부 영양제, 기초검사, 출산교실 및 유축기 무료 대여 등 보건소 등록 임산부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임신 전부터 분만 후까지 산전·산후 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출산 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은평구보건소 모자건강센터(02)351-8210)로 문의하면 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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