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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장록습지 ‘국내 1호’ 도심 속 하천습지로 공인받는다

    광주 장록습지 ‘국내 1호’ 도심 속 하천습지로 공인받는다

    광주 광산구 장록동 일대 황룡강 ‘장록습지’가 조만간 국가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최근 광산구의 요청을 받아 정부에 이를 건의했다고 16일 밝혔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국가습지 지정계획을 수립하고,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습지 범위 등을 확정·고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장록습지는 국내 1호 도심 속 하천습지 보호지역이 된다.정부가 국비를 투입하고 관리하면서 각종 동식물이 사는 예전 모습을 되찾아 무등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가 하천인 광주천과 더불어 광주의 대표적 생태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면적 3.06㎢… 수달·삵 등 희귀 생물종 터전 장록습지는 영산강의 제1지류인 황룡강의 하류 끝자락이다. 황룡강은 전남 장성군 북하면 백암산 자락에서 발원해 장성호를 거친 뒤 광산구 동남부를 휘감으며 영산강 본류와 만난다. 총연장 47㎞로, 국가 및 지방하천이 뒤섞여 있다. 이번에 국가습지 지정을 앞둔 장록습지는 도심을 관통하는 호남대 앞~광주공항 합류부 사이 약 8㎞ 구간이다. 유역 면적은 광산구 어룡동~평동~동곡동~선암동에 이르는 3.06㎢다. 강(하천)과 그 주변 습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유지 0.02㎢를 제외한 3.04㎢가 국유지다. 강 양안으로는 광주송정역·광주공항·평동산업단지 등 도심과 농촌이 뒤섞여 있다. 강상(江床) 군데군데 드러난 모래톱에는 각종 수목이 자라나 있고, 이곳은 철새 등 야생조수의 보금자리로 변했다. 장록습지에 대한 국가습지 지정 요구는 2010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발전연구원은 당시 이곳 일대를 ‘도심 습지 보호지역 1순위’로 꼽았다. 시민·환경단체도 습지 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는 이를 바탕으로 2016~2017년 장록습지에 대한 일반 조사 및 모니터링을 했다. 이를 통해 멸종위기 야생 생물종 7종과 천연기념물 5종 등 모두 476종이 서식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정부에 습지 생태조사를 신청했다. 환경부 국립습지센터는 이듬해인 2018년 2~12월 장록습지의 생물 다양성 등을 정밀 조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겉으로 보기엔 매일 물이 흐르는 하천에 불과했지만 수많은 생물종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며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이 조사에 따르면 장록습지에는 육상곤충 320종, 식물플랑크톤 168종, 식물종 179종, 포유류 10종, 조류 72종, 양서파충류 7종, 어류 25종, 저서무척추동물 48종 등 모두 829종의 생물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멸종위기종 1급인 천연기념물 수달과 멸종위기종 2급인 삵·새호리기·흰목물떼새 등 멸종위기 생물 4종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산구·주민 소통… 갈등 1년여 만에 ‘반전’ 이로써 장록습지 보호지역 지정에 대한 객관적 근거와 타당성은 확보됐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맞선 상황에서 어떻게 찬성 쪽으로 수렴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보통 ‘환경 갈등’ 해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KTX 동대구~부산 구간에서 일명 ‘도롱뇽 소송 사건’으로 비화된 천성산 터널 공사나 전국 각지의 산악 케이블카 설치 민원 등도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환경단체의 반발이나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당시 환경단체와 상당수 시민은 “장록습지를 보존해야 한다”며 ‘환경 보전’에 무게를 실었다. 광주시도 습지 보전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섰으나 곧바로 반대 여론에 직면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당장 하천 둔치에 체육시설과 주차장·꽃밭 등을 설치해야 한다”며 ‘보전’보다는 ‘개발’을 요구했다. 국가습지 지정이 인근 광주송정역 역세권 개발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등 대규모 지역개발 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거란 이유를 내세웠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습지 지역 지정 움직임은 일단 멈춰 섰다. 이런 가운데 광산구는 양측의 갈등 조정과 해결에 발 벗고 나섰다. 광산구는 지난해 1~10월 3차에 걸쳐 주민 토론회를 열고 이 문제를 공론에 부쳤다. 일부 주민은 지역개발에 악영향을 초래한다며 여전히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반대 측은 국가습지 보호지역 지정에 따른 ‘규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환경부는 당시 주민 간 합의가 없으면 습지 지정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광산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주민대표, 시민단체, 전문가 등 16명이 참여한 ‘황룡강 장록습지 실무위원회(TF)’를 구성하고 11월까지 9차에 걸쳐 의견을 수렴했다. 동시에 같은 해 7~8월 어룡·도산·송정2·동곡·평동 등 5개 동 순회 간담회를 갖고 주민들 사이에 널리 퍼진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았다. 광산구는 국가습지로 지정되더라도 ‘습지보전법’에 따라 하천 제방 안쪽만 규제되며 바깥쪽은 개발 시 ‘자연경관 영향협의’만 받으면 된다고 설득했다. 또 광주송정역 일대의 KTX 투자선도지구 지정과 역세권 개발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런 과정이 거듭될수록 주민들 사이에 널리 퍼졌던 오해가 풀리기 시작했다. 실무위는 급기야 같은 해 11월 주민들과의 공론화 조사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어 12월 말쯤 국가습지 지정을 놓고 전체 시민 가운데 1000명을 대상으로 찬반 여론조사를 했다. 찬성이든, 반대든 격차가 6.5% 포인트 이상 나면 결과를 수용하자는 중재안이 제시됐다. 그 결과 시민들은 거주지역·성별·연령대와 관계없이 10명 중 8명 이상인 85.8%가 습지 보호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14.2%에 그치면서 좀처럼 풀릴 것 같지 않았던 문제가 단숨에 해결됐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연내에 황룡강 장록습지 국가습지 지정계획 수립을 거쳐 습지의 범위를 결정, 고시한다. 이렇게 되면 관련법에 따라 관리 보전 권한이 지방자치단체장에서 환경부 장관으로 넘어간다.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도심하천으로 변한다는 의미다. 현재 전국에서 국가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모두 47곳이다. 하천습지로서는 다섯 번째다. ●생태학습관·탐방로 개설… 수생식물 식재도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체계적인 관리와 함께 훼손 지역의 복원도 이뤄진다. 습지 보전과 복원사업에는 국비 70%가, 탐방로·학습관 조성 등에는 50%가 지원된다. 다른 국가습지처럼 습지의 역사·문화·환경을 알리는 관리센터가 들어서고 생태학습을 위한 탐방로 등이 개설된다. 생태학습관, 탐방데크 개설뿐만 아니라 수생식물 식재 등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훼손 또는 방치된 공간 곳곳이 생태적으로 복원된다. 오수 유입·쓰레기 투기·낚시 행위가 금지된다. 광산구의 한 주민은 “1970년대 상류에 장성댐이 들어서면서 유량이 줄고 무분별한 골재 채취까지 이뤄지면서 황룡강이 ‘죽은 강’으로 변했는데,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강을 예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며 “쏘가리 등 각종 물고기가 뛰노는 생태 하천으로 변한 모습을 하루빨리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이번 습지 지정 문제 갈등이 단 1년여 만에 극적으로 해결된 것은 숙의민주주의와 자치분권의 모범사례”라며 “습지의 가치를 최대한 살려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사상 초유 ‘4월 개학’ 현실화하나…67.5% “개학 미뤄야”

    사상 초유 ‘4월 개학’ 현실화하나…67.5% “개학 미뤄야”

    ‘23일 개학 늦춰야’ 67.5% ‘개학해야’ 2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오늘 23일 개학이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이르면 16일, 늦어도 17일에는 전국 유치원, 초·중·고 개학 시기를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3일 전국 18세 이상 505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학일을 23일보다 더 늦춰야 한다’는 응답이 67.5%로 집계됐다. 반면 ‘학사 일정의 혼란을 막기 위해 한번 연기한 23일에 개학해야 한다’는 응답은 21.9%였다. 모름·무응답은 10.6%였다. 23일 이후로 추가 연기해야한다는 의견은 모든 지역과 성별, 연령대에서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75.6%) 지역과 남성(72.2%), 20대(75.6%)와 50대(70.5%)에서 높게 나타났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개학 시기를 이달 2일에서 9일로 한 차례 늦췄다가 다시 23일로 연기했다. 이 과정에 정부가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환자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큰 불은 잡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세종청사와 교회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발생해 학부모와 교사들을 중심으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13일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과 가진 영상회의에서도 개학시기를 더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지금과 같은 지역 사회 감염 추세가 이어지는 한 추가 개학 연기는 불가피하다”라며 “학교는 지역사회 감염이 통제되고 일정 기간 안정화된 후 개학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개인적으로는 개학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1차적 사고를 하고 있다”라며 “현재 코로나19 대책의 핵심이 ‘사회적 거리두기’인데 개학은 바로 이런 코로나19 대책 자체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3일 “23일 개학은 이르다 판단해 대구시교육청 등과 추가 연기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대구경북 코로나19 확산…카드 소비금액 대구 42%↓·경북 27%↓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매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경북도에 따르면 3월 1주 차의 전국 소비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는데 대구시가 42%로 감소 폭이 가장 컸고, 경북도 27%, 울산시·부산시 23% 순으로 집계됐다. 경북도가 코로나19 확산이 지역 소비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고자 카드사 가맹점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이 덜한 광주시는 2%, 전남도는 6%, 전북도는 9% 각각 줄었다. 도내 시·군별로는 청도군이 44%로 소비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이어 안동시 40%, 경산시 36%, 구미시 34%의 순으로 감소했다. 도내 업종별로는 숙박업종(호텔·콘도 등)이 68%로 감소 폭이 가장 컸고, 패션·잡화(성인 의류·아동 캐주얼 등) 63%, 문화 여가 업종(극장·서점.스포츠점 등) 61%의 순으로 매출 감소가 컸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매점(소매품.식료품점 등)은 4% 감소해 소비침체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소비감소율은 여성이 33%로 남성 24%에 더 줄었고, 연령대별로는 20대와 30대 등 연령 층이 낮을수록 감소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분위별로는 저소득층인 1분위의 소비감소율이 40%로 가장 컸고 이어 2분위 27%, 3분위 30%, 4분위 27%, 5분위 23%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경북 도내 카드 소비금액은 집단 감염이 확인된 지난달 2월 3주 차에 7%를 기록한 후 4주 차에 32%, 3월 1주 차에 27% 각각 감소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지역의 경제적·심리적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서 정부와 자치단체가 신속히 지역경제 회복을 지원하고 취약계층과 자영업자의 피해를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9명조차도 다른 시선… 페미니즘 미술, 여성을 응원하다

    9명조차도 다른 시선… 페미니즘 미술, 여성을 응원하다

    2015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해시태그 운동이 일어나면서 여성들의 용기 있는 선언과 외침이 이어졌다. 그즈음 일러스트레이터 윤나리 작가는 남편, 친척, 애인, 범죄자의 폭력에 목숨을 잃은 여성들의 기사가 끊임없이 쏟아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 목숨을 잃는 일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부하고 무뎌진 것은 아닌지 새삼 돌아보게 되는 시기였다. 창작자로서 여성을 위협하는 폭력을 멈추게 할 수는 없는지 고민하게 됐고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가 실린 기사를 모아 피해자가 겪었을 감정을 세심하게 기록했다. 윤 작가는 다양한 시각 예술가를 만나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여성을 향한 폭력에 관한 전시를 열자고 제안했다. 되풀이되는 여성에 관한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를 시각 이미지로 표현하는 페미니즘 시각 예술가 그룹 ‘노뉴워크’(No New Work)의 출발이다.노뉴워크는 미술 작가, 기획자, 비평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시각 예술 분야 종사자인 김정혜, 봄로야, 성지은, 안팎, 윤나리, 이충열, 자청, 최보련, 혜원 등 9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6년 ‘폭력’을 주제로 한 전시 ‘불편한 고리들: 폭력의 예감’을 시작으로 여성 이슈에 대한 문제의식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스쿨미투’(학교 내 성폭력 고발 운동), 낙태죄 폐지 등 페미니즘 이슈 가운데 여성으로서, 시각 예술가로서 연대할 수 있는 일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세상의 혐오를 덜어 내기 위해 소수자의 목소리를 다양한 형태로 시각화하는 노뉴워크 팀원들을 최근 만났다. 노뉴워크는 지난해 12월 전시 ‘크고 떫게 돌려보기’와 페미니즘과 미술 사이를 짚는 책 ‘재-관람차’를 펴내며 분주한 시간을 보낸 후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 5년간 쉴 새 없이 프로젝트를 선보여 온 노뉴워크는 그간의 활동부터 페미니즘 미술에 대한 팀원들의 다양한 시각, 남성 중심적인 예술계에서 여성 예술가로서 느끼는 아쉬움 등을 들려줬다. -노뉴워크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윤나리 2015년에 SNS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해시태그 운동이 활발했을 때 시각 예술을 하는 창작자들을 만나 전시 형태로 뭔가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SNS에 멤버들을 모집하는 글을 올렸고, 같은 해 5월 처음 만났어요. 처음 모였을 땐 노뉴워크의 구체적인 목표나 방향 같은 건 따로 정하지 않았어요. 그것보다 당시 (여성 관련) 이슈가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속상한 일들 혹은 일상에서 겪었던 일들을 토로하는 자리를 많이 가졌죠. 그런 게 쌓이다 보니 작업물로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노뉴워크라는 이름이 독특한데요. 봄로야 제가 제안한 이름이에요. 여성작가 엘런 맥마흔이 1993년 출간한 책 제목에서 따왔어요. 미대 교수였던 맥마흔이 예술가로 활동하다 육아를 시작했을 때 학교와 외부에서 그에게 성과를 요구했다고 해요. 사실 육아 단계에서 나올 수 있는 성과가 거의 없잖아요. 그런 것들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육아하는 과정 자체를 작업물로 만든 것이 ‘노뉴워크’예요. 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이야기, 하지만 작업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들의 의미를 담아 팀 이름으로 제안했어요. 노뉴워크는 2016년 ‘불편한 고리들: 폭력의 예감’을 시작으로 2018년 ‘경계’에 대해 질문하는 ‘구부러진 안팎’, 2019년 ‘크고 떫게 돌려보기’ 등 여성 이슈에 대한 문제의식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특히 노뉴워크의 프로젝트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업은 2017년 국내 페미니즘 미술의 현황을 살피기 위해 실행한 리서치 및 연구 프로젝트 ‘리서치 온 페미니스트 아트 나우’(A Research on Feminist Art Now·RFAN)다. 사회 전반적으로 페미니즘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페미니즘 미술에 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현재 한국 페미니즘 미술의 맥락은 어디에 닿아 있고, 어떤 예술가들이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마련한 작업이다. 동시대 활동 중인 페미니스트 시각 예술가들의 작업을 소개하고 예술가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동시에 미술계 내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RFAN’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연유가 있나요. 페미니스트 예술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지점이 있다면요. 봄로야 페미니즘 미술 현장에 있는 작가들과 예술가 그룹 및 비평가들이 물리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판을 짜 보고 싶었어요. 페미니즘 미술 현장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가시화하고 맥락화한 후 그 안에서 예술가들 스스로 내 작업과 활동이 페미니즘과 미술 사이에 어떻게 위치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을까 궁금했어요. 2017년 여름 내내 매주 국내 20~40대 페미니스트 아티스트들과 관점을 치열하게 공유하면서 공통점과 차이를 정리해 2018년에 책으로 출간했죠. 그 과정에서 결국 페미니즘 미술이 무엇인지 정의하기보다 기회와 여력이 된다면 이런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페미니즘과 미술로 사고할 수 있는 범위를 확장하는 자리, 작품에 필요한 언어와 방향을 면밀하게 짚어 가는 자리요. 이충열 제가 멤버들 가운데 제일 늦게 노뉴워크에 합류했는데 노뉴워크 작업 중 RFAN 프로젝트가 개인적으로 가장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페미니스트로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정리하거나 조사하려는 시도가 없었거든요. 우리나라 작가들을 전수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무척 외로웠었는데 ‘나 말고도 이렇게 고민하는 동료들이 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페미니즘 미술’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예술가 개인의 가치관과 세계관에 따라 정의하는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노뉴워크 역시 같은 팀이지만 이에 대한 팀원 각자의 시선은 모두 달랐다. 노뉴워크 팀원들도 굳이 페미니즘 미술의 정의를 내릴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정의하는 순간 좁은 시각에 갇히게 되고 특정한 시각은 편견을 재생산하기 때문이다.-페미니즘 미술이란 무엇인가요. 이에 대해 팀원들이 지니고 있는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자청 사실 처음에는 ‘페미니즘 미술은 꼭 이래야 한다’는 확고한 이미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활동하면서 그런 개념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지금은 ‘엄브렐러 텀’(umbrella term)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여러 가지를 포괄할 수 있는 용어’라는 개념이죠. ‘페미니즘 미술이란 이런 것’이라는 정의를 더이상 내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오히려 페미니스트들이 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무엇인지, 미술이라는 제도가 지닌 형식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이 세계를 이해하고 설명하고 대화하려 하는지가 더 중요해진 거죠. 이충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페미니스트로서 세상을 보는 시각과 고민들을 작업하는 것 그리고 그걸 재현할 때 권력을 가진 남성의 눈이 아니라 각자 자기가 선 땅에서 볼 수 있는 것, 그것들을 응원할 수 있는 것이 페미니즘 미술이 아닐까요. 혜원 어떤 대상이 타자화될 때가 있잖아요. 하나의 단어로 규정됐을 때 시선들을 좀더 흩어지게 했다가 다시 다른 의미로 재정립하는 과정이 제겐 페미니즘 미술인 것 같아요. -남성 중심적인 미술계에서 여성들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 예술가’라고 정체화했을 때 겪게 되는 불편함이 있나요. 봄로야 페미니즘 미술의 관점으로 다른 전시를 독해하거나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여전히 페미니즘 미술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선입견이 강한 편이죠. 다양한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보는데 자꾸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먼저 말하면 ‘닫힌 장르’라고 생각하는 게 안타까워요. 자청 남성 미술가들은 사회적으로 여러 길과 선택지가 있다면 남성 외에 여성, 퀴어와 같은 소수자로서의 예술가는 현재 작업을 하고 있더라도 나중에 뭘 하고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이성애 남성 중심적인 예술계에서 저희가 마주한 롤모델이 적기 때문인 것 같아요. 대학에 다닐 때도 교수님 10명 중 1~2명만 여성일 때가 많았고 남성 교수가 남성 학생들 가운데 일부를 ‘키워 준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어요. ‘#미술계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이 활발했을 때 여성 작가들은 손을 맞잡고 미술계 내 ‘미투’ 운동을 이끌었다. 예술계 여성단체인 여성예술인연대(AWA), 페미플로어, 부산문화예술계 반성폭력연대는 최근 예술 공동체 내에서 지켜야 하는 성폭력 예방 수칙과 서로를 존중하기 위한 약속을 담은 ‘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예방 행동강령’을 발표하기도 했다. 노뉴워크 팀원들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한 여성들의 이 같은 실천적 노력 덕분에 미술계 내에서도 자성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에서 성희롱·성폭력 관련 규약을 마련하고 최소한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으로서 미술계 내에서 느끼는 불편한 지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자청 페미니즘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미술계에서도 이런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구조적으로 페미니스트들이 원하는 성평등을 이루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조금 더 평등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성폭력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기를 바라는데 생각보다 어렵죠. 특히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불이익을 겪는 기간보다 피해자나 그들에게 공감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수십 배 크거든요. 고통의 불평등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상황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어요. 이충열 맞아요. 반성보다 피해와 고통의 기간이 너무 긴 게 늘 문제예요. 그리고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주변인들이 그 사람이 활동을 재개하면 ‘그동안 고생했다’고 하는데 그런 시각은 좀 문제죠. -여성주의적인 시각으로 볼 때 미술계 내부 환경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요. 윤나리 (변화는) 학교에서부터 출발해야 해요. 좋은 선생님이 부족하거든요. 대학에서 전공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학생들은 고민이 있어도 혼자서 터득하지 학교에서 매일 마주하는 선생님에게 배우는 경우가 드물어요. 이충열 남성 선생님들이 남근주의적인 시각으로 기준을 정해 놓고 학습을 시키잖아요. 미술대학 학생들이 고민을 의논할 수 있는 선생님이 없어서 호소하는 걸 많이 봤어요. 윤나리 저희가 세미나나 영화제를 열면 미대 학생들이 많이 찾아와요. 학교 안에서 얻을 수 없으니 자발적으로 학교 외의 다른 장소들을 찾아다녀요. 제가 학교에 다닐 때도 했던 고민인데 그 고민이 계속 이어진다는 건 바뀌지 않았다는 거겠죠.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자청 사실 제도적으로 그렇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할당제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아직도 전시 작가 목록을 보면 국공립 미술관의 경우 이성애자 남성 작가들의 이름이 대부분이고 퀴어나 페미니스트는 한두 명 끼워 주는 식이거든요. 주로 중년 남성 작가들이 계속해서 더 많은 기회를 가지는 것 자체가 다른 성별이라든지 다른 성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작가로서 미래를 그리는 것을 막는 나쁜 사례라고 생각해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노동자 임금 삭감 NO’ 정부, 건설업 적정임금제 입법화

    ‘노동자 임금 삭감 NO’ 정부, 건설업 적정임금제 입법화

    건설업의 다단계 도급 과정에서 노동자 임금이 깎이는 것을 막는 ‘적정임금제’를 입법화해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건설 노동자 고용 개선 5개년(2020∼2024년) 계획을 발표했다. 고용 개선 계획은 임금 수준이 낮고 안전사고 위험이 커 청년층 등 신규 기능 인력 유입이 감소하고 있는 건설업의 고용 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다단계 도급 과정에서 건설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직종별로 시중노임단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적정임금제의 제도화를 추진한다. 시중노임단가는 대한건설협회에서 매년 두 차례씩 발표하는 건설부문 노동자의 평균 임금이다. 고용부는 “현재 일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시행 중인 적정임금제 시범사업을 평가해 올해 안으로 사업 모델과 적용 범위 등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고 건설근로자법에 반영한다. 공공부문 공사부터 적정임금제 도입을 의무화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11월부터 대형 건설 현장 노동자가 공사장을 출입할 때 전자카드 사용을 의무화한다. 전자카드 사용으로 노동자 출퇴근을 관리하면 ‘퇴직공제부금’ 신고도 자동으로 이뤄져 신고 누락을 막을 수 있다. 그동안 건설노동자 퇴직공제부금은 건설 업체가 매일 근무자를 파악해 건설근로자공제회에 신고하고 돈을 납부하는데, 일한 날보다 적게 산정되는 문제가 있었다. 건설 노동자의 경력, 자격, 교육·훈련 수준 등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기능인 등급제’도 내년 5월 도입된다. 기능인 등급에 따라 적정 임금 지급 체계가 만들어지면 우수 기능 인력의 처우가 개선될 것으로 고용부는 기대하고 있다. 고용 개선 계획은 건설 현장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편의시설에 샤워실, 휴게실, 의무실을 추가하고 성별 특성 등을 반영한 세부 기준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현재 1억원 이상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화장실, 식당, 탈의실 등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최선 서울시의원 “‘서울시교육청 성평등 교육환경 조성 및 활성화 조례’ 통과”

    최선 서울시의원 “‘서울시교육청 성평등 교육환경 조성 및 활성화 조례’ 통과”

    성평등 교육환경 조성에 대한 교육 당국의 책임을 강화하여 이른바 스쿨미투, 여성혐오, 성차별 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최선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강북구 제3선거구)은 학교 공동체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성평등 교육환경 조성에 대한 교육적 책임을 실천하도록 규정한 ‘서울시교육청 성평등 교육환경 조성 및 활성화 조례(최선 의원 대표발의)’가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9일 밝혔다. 최근 들어 교육 현장에서는 스쿨미투(MeToo) 및 학교 내 여성혐오, 성차별 발언 등의 이유로 ‘초·중·고 학교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2018.2.5.)’청원이 화제가 되는 등 학내 구성원들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과 성폭력 근절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분출된 바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최선 의원이 발의한 ‘서울시교육청 성평등 교육환경 조성 및 활성화 조례’는 △ 성평등 교육 및 성평등 교육환경의 정의 △ 교육감의 성평등 교육환경 조성 의무 명시 △ 서울시교육청 성평등위원회 구성·운영 △ 학생, 교직원, 교육청 소속기관 직원에 대한 성차별·성폭력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최선 의원은 “기존에도 학생인권조례 등에 학생 성평등과 관련된 내용은 일부 포함돼 있었지만, 성평등 교육 및 성평등 교육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정립해놓은 조례는 부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해당 조례의 적용대상은 학생 및 교원은 물론이고 교육청 소속 직원들도 포함되므로 직장 내 성차별 및 성폭력을 예방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부디 이번 조례 제정을 통해 교육 현장의 모든 영역에서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과 폭력이 근절되고, 학생 및 교직원들의 성인지 감수성과 민주시민의식을 향상시켜 성평등 실현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병도 서울시의원 “장애인가정의 임신·출산·양육 지원 확대”

    부(父) 또는 모(母)가 「장애인복지법」 제32조에 따라 등록한 장애인으로 구성된 장애인가정의 임신·출산·양육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병도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평2)은 기존에 ‘여성장애인’에 한정하여 지원하던 임신·출산·양육 지원 대상의 범위를 ‘장애인가정’으로 확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 「서울특별시 여성장애인 임신·출산·양육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6일 제291회 임시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그동안 기존 조례를 근거로 여성장애인의 임신·출산·양육 등을 지원하는 홈헬퍼 지원사업과, 여성장애인(국비 50%, 시비 50%) 또는 장애정도가 심한(종전 1~3급) 남성장애인의 배우자(시비 100%)에 대한 출산비용 지원사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개정된 조례에 따라 앞으로는 대상자의 성별과 장애정도 등에 관계없이 모든 장애인가정이 임신·출산·양육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병도 의원은 “장애인가정의 경우 부 또는 모의 장애로 인한 제약으로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선택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원 대상의 범위를 확대하고, 임신·출산·양육은 부부가 함께해야 한다는 사회적 관점을 반영하고자 조례를 개정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제명을 「서울특별시 여성장애인 임신·출산 양육 지원 조례」에서 「서울특별시 장애인가정 임신·출산·양육 지원 조례」로 바꾸고, ▲각각의 조문에서 ‘여성장애인’을 ‘장애인가정’으로 변경하여 규정하는 한편, ▲장애인가정에 대한 임신·출산·양육 실태조사를 5년마다 실시하도록 명시함으로써 서비스 지원 대상자의 욕구와 특성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고, 장애인가정의 안정적인 생활을 도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병도 의원은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가정이면 누구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장애 유형별, 자녀 연령별, 장애가족 유형별로 욕구에 부응하는 정책이 마련되어 장애를 가진 부부라도 걱정 없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고, 부모의 장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양육 공백을 빈틈없이 메워 부모와 아이 모두 안정적인 환경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시 파업 #3.8 말하기… 여성의 날 온라인 연대

    #3시 파업 #3.8 말하기… 여성의 날 온라인 연대

    코로나19로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 행사들이 대거 취소됐지만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기념일을 챙기려는 열기가 뜨거웠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제36회 한국여성대회’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연기했다. 대신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성평등 걸림돌’, ‘성평등 디딤돌’을 온라인으로 발표하고 온라인 캠페인 ‘랜선페미연대’를 벌였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에 따르면 제36회 한국여성대회 ‘올해의 여성운동상’에는 ‘66년 만에 낙태죄 헌법 불합치를 이끌어 낸 모든 여성들’이 선정됐다. 이날 시작한 온라인 캠페인은 총 5개 의제다.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 ▲임신 중지 전면 비범죄화 ▲강간죄의 기준을 ‘동의 여부’로 개정 ▲성별임금격차 해소 ▲차별금지법 제정 등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6일 예정된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STOP 여성파업 대회’를 취소하고 감정노동·꾸밈노동·돌봄가사노동 파업 등을 주제로 한 온라인 해시태그 인증으로 행사를 대체했다. 캠페인은 파업 인증 사진을 찍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거나 한국여성노동자회로 사진을 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주 일주일간 ‘SNS 발언대: 3.8 말하기’ 캠페인을 열었다. 각자 자신의 SNS에 세계 여성의 날 관련 글과 사진을 올리고 해시태그를 달아 이어서 발언해 줄 사람을 지목하면 된다. 세계 여성의 날은 매년 3월 8일로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조건 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뉴욕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해 제정됐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비례1번 받은 20대 게임노동자 “노동 외면 인식 바꾸고파”

    비례1번 받은 20대 게임노동자 “노동 외면 인식 바꾸고파”

    정의당 류호정 후보 인터뷰청년기초자산제 등 입법 목표“노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는데도 노동을 외면하는 인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뽑힌 류호정(28)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환의 노동정치를 하겠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정의당 1번 브랜드가 될 거라고 약속했기에 비례 1번이 되고 싶었다”며 “정의당 1번 브랜드는 현재의 트렌드에 잘 맞춰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유능한 채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후보는 기존 대다수 국회의원들과 정확히 반대되는 ‘청년, 여성, 노동’이라는 정체성을 지녔다. 그는 “저의 정체성을 ‘젊은 노동 진보정치 업데이트’라는 말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류 후보는 21대 국회에서 최연소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의당은 비례대표 1·2·11·12번 등을 득표율이 적은 청년에게 배당해 청년 후보들을 당선권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100명 넘게 당선시키는 정당에서 청년 몇 명을 영입하는 ‘다양성 알리바이’와는 차원이 다른 정의당의 결단”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선배 활동가들이 희생됐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 후보는 대학에서 e스포츠 동아리를 만들고 게임회사에 취업한 후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며 모델도 했다. 그는 회사 후배의 성희롱 문제에 대해 증언에 나섰고 노조를 만들다 권고사직당했지만 노조 선전홍보부장으로 상근하며 민주노총 홍보의 새 기원을 연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노조와 당 모두 소외된 약자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하려고 존재한다는 점은 같다”면서도 “다만 정치는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어도 분명한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후보는 청년기초자산제, 1가구 다주택 중과세 등 불평등 문제 해소를 위한 입법 활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했다. 불평등이 ‘세대’ 편에서 청년 문제가 되고, ‘성별’ 편에서 여성 문제가 되는 한국사회의 근본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시민사회가 제안하고 더불어민주당이 검토하는 비례연합정당과 관련해서도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을 때 우리는 약자의 곁에 가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정의당, 4·15 총선 공약으로 ‘82년생 김지영법’

    정의당, 4·15 총선 공약으로 ‘82년생 김지영법’

    강간죄 구성 요건 동의 여부로 개정 정의당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이른바 ‘82년생 김지영법’ 추진을 4·15 총선 공약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성들이 보다 안전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정의당이 법과 제도를 바꾸겠다”면서 이를 위해 성평등 담당관 선출과 성차별 금지 가이드라인 제시, 성차별 의심기관에 대한 불시 감독 및 제재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채용 성차별 법인에 대한 기존 과태료 처분을 사업주 형사 처벌 등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성별 임금 공시를 의무화하고 미이행시 패널티를 부과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은 “여성 고용기준 미달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적극적인 고용 개선 조치로 임금 격차를 줄여나가겠다”면서 “배우자 유급 출산휴가를 기존 10일에서 30일로 확대하고, 가족돌봄휴가 제도를 유급으로 전환하고, 근로자가 신청할 경우 사업주가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삭제해 그 실효성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출산 전후 휴가를 기존 90일에서 120일로 확대, 중소기업 대체인력 지원을 위한 돌봄인력지원센터 설립 등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또 “‘텔레그램 N번방’ 등 디지털 성폭력에 강력히 대응하고, 강간죄 구성 요건을 폭행·협박이 아닌 ‘동의 여부’로 개정하며, 스토킹 처벌법을 제정하는 등 젠더폭력과 관련한 법제를 전면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강화를 위한 ‘남녀 동수제’ 실현 로드맵 마련을 위해 여성가족부를 성평등부로 전환하고 국가 성주류화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박원순 “반드시 없어져야 할 바이러스는 차별과 폭력”

    박원순 “반드시 없어져야 할 바이러스는 차별과 폭력”

    박원순 서울시장, 세계 여성의 날 기념해 SNS에 글 게재“차별·폭력·혐오·배제 없어져야 할 바이러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성평등 정책을 계속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에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평등(EachforEqual)’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날로,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인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유엔은 1975년을 ‘세계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1977년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박 시장은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감염병과 싸우고 있다”면서 “그 속에서 마주하는 차별, 폭력, 혐오, 배제는 여성들을 오랫동안 옭아맸던 것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어 “차별과 폭력, 혐오와 배제는 가장 고질적이고 반드시 없어져야 할 바이러스”라며 “지금 코로나19 대응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성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은 과감하게 펼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또 박 시장은 “2019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계기로 앞으로 비합리적인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남녀가 평등한 노동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양질의 돌봄과 일·생활 양립이 가능하도록 우리동네키움센터 확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잠시 멈춤’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지만 성별 임금 격차 해소, 성폭력 예방, 일·생활균형, 온마을 돌봄 등 성평등 실현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 ‘신고포상금제 도입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 신고자에 대해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여성가족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은 ‘2020년 여성가족부 업무보고’를 발표했다. 현행 아동·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청소년 대상 성매매와 알선행위 등에 대해 신고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가부는 법을 개정해 아동·소년 이용 음란물 신고에 대해서도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아동·청소년 음란물 범죄에 대한 처벌 법정형을 높이고 양형 기준을 마련해 아동·청소년 성범죄 처벌을 강화키로 한 것이다. 또 성범죄자 정보를 신속히 확인하도록 ‘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전자고지제도’도 도입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전자고지서를 수신하면 본인 인증을 거쳐 열람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의 ‘삭제지원시스템’도 본격 운영된다. 피해영상물의 유전자정보(DNA)를 추출해 해외사이트 등에 해당 영상물의 유포 여부를 검색하는 시스템이다.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의 배우자, 직계 친족, 형제자매도 영상 삭제지원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사회 전반적으로 돌봄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안전한 돌봄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가족센터와 공동육아나눔터를 확대하고, 돌봄공동체 시범사업을 15개 지역에서 실시할 계획이다. 아이돌봄서비스앱을 활용해 이용 신청을 간소화하고 대기정보 확인 등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밖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분쟁지역 여성인권을 알리는 국제 연대·공공외교에도 적극 나선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해 전문적으로 조사·연구·전시교육 등을 수행하는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성별과 세대 간 평등을 실현하고 여성과 청소년 누구나 안전한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 핵심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靑 국민청원 답변 주제어 ‘범죄·인터넷 이슈’ 쏠림

    靑 국민청원 답변 주제어 ‘범죄·인터넷 이슈’ 쏠림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청와대 국민청원을 운영했다. 20만명 동의를 얻으면 정부가 답변을 내놓는데, 이 답변 주제가 특정 분야의 쏠림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와 연구원 등 12명 연구자가 각종 자료를 토대로 한국사회 이슈를 점검한 신간 ‘데이터 시대의 사회과학’(한울 아카데미)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20만명 동의를 얻은 주제는 ‘범죄’와 ‘인터넷 이슈’뿐이었다. 박영득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와 송준모 연세대 박사과정생은 2017년 8월부터 2018년 9월까지 1년 1개월 동안 청와대 청원문서 30만건을 수집해 주제별로 분석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무엇을 놓쳤나’를 책에 수록했다. 저자들은 30만건을 ‘외교·안보’, ‘대통령’, ‘보육’, ‘부동산’, ‘성별 갈등’, ‘범죄’, ‘인터넷 이슈’ 등 모두 28개 주제로 나누고 주제어를 추출했다. 이 가운데 ‘범죄’와 ‘인터넷 이슈’가 포함된 사안의 비중이 클수록 동의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저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응답 기준을 초과한 청원문서 중 상당수가 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또 “청원 동의자를 얻으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같은 인터넷 공간에 외부링크를 연결해 청원 동의를 호소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인터넷 공간에서 이슈화된 사안이 응답 기준을 초과하기에 유리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8개 주제 가운데 나머지 주제들은 조회 수 10만명으로 기준을 하향 조정해도 채택되지 못했다. 급기야 기준을 5000회로 대폭 낮추고 나서야 ‘보육’, ‘생활민원’, ‘환경·에너지’ 등 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가 채택됐다. 저자들은 이에 관해 “청와대 국민청원이 벤치마킹한 미국의 ‘위더피플´ 응답기준이 10만회인데, 미국과 한국의 인구 차이를 고려하면 청와대 국민청원 응답 기준은 과도하게 높다”면서 “정책 과정에 시민을 참여하게 하고 정부 정책에 관한 시민의 요구가 정부로부터 응답을 받으려면 기준을 대폭 하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구·경북 코로나 겨냥해 “투표의 중요성” 글 쓴 공지영 고발당해

    대구·경북 코로나 겨냥해 “투표의 중요성” 글 쓴 공지영 고발당해

    대구·경북의 코로나19 수치를 강조한 이미지와 함께 “투표의 중요성” 등의 글을 올린 공지영 작가를 시민단체가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자유법치센터와 자유대한호국단, 턴라이트 선거농단감시고발단은 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지영 작가 및 누리꾼 7명을 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고발은 지난달 28일 공지영 작가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린 게시물 때문이다. 공지영 작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대구 확진 환자와 사망자 숫자가 강조된 전국 ‘코로나19 지역별 현황’과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그래픽을 이어 붙인 사진을 올리고 “투표 잘합시다” 혹은 “투표의 중요성. 후덜덜”이라는 말을 달았다.공지영 작가가 제시한 사실은 2가지다. 28일 당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2337명 중 대구·경북 환자가 1988명이라는 것, 지난 지방선거에서 옛 자유한국당 소속 광역단체장 당선자가 대구와 경북 2곳에서만 배출됐다는 것이다. 공지영 작가가 이 두 가지를 함께 묶어 투표와 연관 지은 의도를 명확히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공지영. 드디어 미쳤군. 아무리 정치에 환장을 해도 그렇지. 저게 이 상황에서 할 소리인가?”라고 비난했다. 공지영 작가는 29일에는 문제의 그래픽과 함께 ‘코로나19 요것이 투표 똑바로 하라고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라고 쓴 다른 누리꾼의 트윗을 다시 공유하기도 했다.공지영 작가 등을 고발한 이들은 “이는 정당이나 후보자 등과 관련해 특정 지역이나 지역민 또는 성별을 공연히 비하·모욕해서는 안 된다고 정한 공직선거법에 의해 처벌될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페이스북이나 포털 카페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악의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해 허위 사실을 드러내거나 대구·경북 지역을 비하하는 글을 게시한 누리꾼 7명을 선별해 공직선거법 위반 또는 명예훼손으로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씨줄날줄] 사회적 거리 두기/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사회적 거리 두기/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공동체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며 타인과의 끊임없는 관계하에 존재한다는 깨우침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이 사회를 형성하는 목적은 단지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이를 위해 개개인이 사회성을 기르고 사회가 지향하는 목적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된다고 했다. 소통이 사회 활동의 최고 덕목인 시대이다. 모두가 마음의 장벽을 거두고 사회 대중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 인터넷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이념이나 빈부 격차, 지역과 나이, 지위와 성별 등과 상관없이 소통을 가능케 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5살 어린이부터 90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소통의 소중함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어느 누구도 소통없이 21세기 최첨단 사회를 살아갈 수는 없다. 소통의 부재는 곧 사회로부터의 고립, 소외, 격리를 의미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가 희곡 ‘닫힌 방’을 통해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은 사회성이 차단된 소통의 부재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일깨워 준 것이라고 한다.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라는 용어는 R E 파크, 보가더스 등 미국의 사회학자들이 주창한 이론으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사이의 친밀도를 말한다. 친밀한 사람끼리는 거리가 좁아지고, 공식적 관계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이다. 연인들의 초밀착 거리와 회사에서 회의하는 큰 테이블의 거리를 상상하면 되겠다. 사회는 인간의 몸과 같아서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존재하는 공동체이다. 건강한 사회는 항상 소통하고 순환하고 생동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우리 국민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소통 부재를 요구받고 있다. 국내외 여행을 비롯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축제나 스포츠 경기, 단체 식사마저도 자제하라는 것이다. 타국민의 출입국 제한 조치도 늘고 있다. 개인들은 경조사를 비롯해 작은 친목모임조차 꺼리고 있다. 감염병 예방 전문가들은 당분간 사회관계망을 끊고 주변인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대인 접촉을 줄이는 게 가장 확실한 코로나19의 예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감염증 조기 퇴치를 위해 ‘사회적 거리’를 두라는 조언은 슬픈 처방이 아닐 수 없다. 대면할 때 침 튀는 거리 2m 이상을 유지하자는 것이니 말이다. 코로나19라는 신종 전염병이 개개인의 친밀한 거리마저 더 멀게 만들고 있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빨리 건강한 세상이 되길 기원한다.
  • 트럼프 “미국 첫 사망자는 여성” 사실은 남성, CDC 국장 실수

    트럼프 “미국 첫 사망자는 여성” 사실은 남성, CDC 국장 실수

    미국에서 처음 나온 코로나19 사망자의 성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이라고 잘못 발언하는 실수가 빚어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무부의 여행경보를 한국과 이탈리아의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금지로 격상한다고 발표하며 미국의 첫 사망자를 “50대 후반의 여성”이라고 공개했다. 그는 “불행히도 밤새 한 사람이 숨졌다. 그녀는 멋진 여성이었다. 50대 후반의 의학적으로 고위험 환자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련한 별도의 기자회견에 나선 워싱턴주(州) 시애틀·킹카운티의 보건 관리인 제프리 두친 박사는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50대 남성이라고 밝혔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두친 박사는 “사망자는 남자였다”며 “이 환자는 어제 워싱턴주 공중보건연구소로부터 ‘추정 양성’인 것으로 우리에게 보고됐다”고 말했다.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 같은 혼선이 빚어진 것은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의 과실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 관리는 “레드필드 박사가 워싱턴주 보건 관리들과 얘기한 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망자가) 여성이라고 보고했다”며 “그 뒤 워싱턴주가 이를 바로잡았다”고 말했다. 레드필드 CDC 국장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CDC가 앞서 대통령과 부통령에게 브리핑할 때 그 환자(사망자)를 여성으로 잘못 확인해줬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폰폰(fonfon) 테스트, 뭐길래? 클릭 몇 번으로 이상형 찾기

    폰폰(fonfon) 테스트, 뭐길래? 클릭 몇 번으로 이상형 찾기

    이상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심리 테스트인 ‘폰폰’(fonfon)가 화제다. 29일 폰폰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테스트는 서울대 사회과학대의 정보문화학과 연합전공에서 2018년 2학기 ‘산학연구실습’의 팀 프로젝트 목적으로 만든 오픈 소스 코드 공유 플랫폼 ‘깃허브’(Github)를 토대로 개발됐다. 폰폰은 자신의 성향을 바탕으로 나만의 캐릭터와 이상형을 만드는 테스트로 구성돼 있다. 두 가지 타입 중 ‘나 만들기’를 택하면 성별을 고른 뒤 데일리 룩, 여가,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와의 일상, 편안한 사람 타입, 시험기간 도서관 유형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제시된 문항에 대답을 하게 된다. 결과는 보통 코뿔소나 레서판다, 페르시아 고양이, 병아리, 모찌떡 등을 이용한 캐릭터로 제시되며 그에 따른 자신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이상형 만들기’를 택하면 성별을 택한 뒤 이상형과의 데이트 데일리룩 및 계획, 상대를 기쁘게 해주는 법, 상대에게 설렐 때, 상대의 공부 방법 등의 문항에 답을 하게 된다. 결과는 나 만들기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캐릭터로 나오는데, 이 캐릭터를 통해 이상형의 성격과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테스트에 응한 이 중 같은 이상형 캐릭터가 나온 이들을 통곗값으로 추출해 “현재 100명 중 N명이 당신과 같은 이상형을 두고 경쟁하고 있습니다!”라고 알려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천안 코로나19 무섭게 확산, 하루에만 23명 확진

    천안 코로나19 무섭게 확산, 하루에만 23명 확진

    충남 천안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줌바댄스가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8일 천안시에 따르면 이날 하루 확진자가 23명 추가 발생해 천안시 전체 확진자는 32명으로 늘어났다. 추가 확진자 성별은 남자 3명, 여자 20명이다. 천안지역 전체 확진자 가운데 14명은 줌바댄스 수강생 또는 강사로 활동중인 여성들이다. 이들 나이는 30~50대다. 줌바댄스는 에어로빅과 라틴댄스를 접목한 춤이다. 천안 두 번째, 다섯 번째 확진자, 아산 첫 번째 확진자 등 3명은 줌바 댄스 강사다. 아산 첫 번째 확진자도 천안지역에서 강사로 일해왔다. 천안시 불당동의 아파트 단지 내 요가방과 피트니스센터 등에서 강사로 활동해온 A(46·여)씨는 지난 26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A씨가 가르치는 수강생은 모두 80여명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들 명단을 확보해 모두 자가격리 통보하고 검사를 의뢰했다. 줌바댄스 교습이 이뤄진 문화센터, 주민센터, 피트니스센터 등은 소독 후 폐쇄 조치된다. 시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확진자 동선을 홈페이지 등에 공개할 방침이다. 시는 강사와 수강생 가운데 대구 방문 사실 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한국 세금·복지 가장 낙후… ‘삶의 연대 도구’로 세금 활용 필요”

    “한국 세금·복지 가장 낙후… ‘삶의 연대 도구’로 세금 활용 필요”

    ‘어차피 각자도생 세상이다. 알아서들 살아남길 바라고 나도 그렇게 할 것이다….’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학창 시절 ‘나만 아니면 된다’는, ‘나는 아닐 거야’라는 걱정 섞인 바람으로 살았다. 서울 한 귀퉁이의 일반고에서 반에서 10등 정도 하는 성적은 미래를 낙관하기도, 마냥 어둡게만 보기도 어려운 애매한 위치다. 평범한 일반고등학교에서도 ‘대학을 갈 사람’과 ‘대학 가지 않을 사람’이 암묵적으로 분리돼 있다. 겉으로 표현되지는 않아도 후자들은 순탄한 삶을 살기는 쉽지 않을 거라 판단하기 어렵지 않다. 성적이 대단치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들보다 처지가 나아서 다행이라 생각했고, 그들을 밟고 올라서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학교 중퇴로 경쟁서 낙오→비정규직→루저 그러나 이른바 ‘루저’(loser)가 되었다. 대학교 1학년 중퇴자. 공부 경쟁에서 낙오했다. 낙오의 귀결을 알면서도 피하지 못했다. 1997년 외환위기(IMF)로 인한 집안의 풍비박산은 모자란 실패자들의 흔한 변명과 비슷하다. ‘능력자’들은 어떤 역경도 이겨 낸다. 결과적으로 ‘능력’이 모자랐나? ‘은둔형 외톨이’를 거쳐 공장 생활을 시작했다. 온갖 이름의 비정규직 신분으로 직장에 다니면서 어릴 때부터 가졌던 흐릿한 문제의식이 한층 또렷해졌다. 계급적 문제의식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성실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없다.” 이런 계급적 문제의식은 과거 ‘공부 경쟁’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졌다. 여가 없는 공장 생활을 하던 어느 날, ‘벌’을 받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는 불굴의 의지가 부족했던 것에 대한 벌이다. 둘째는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심에 대한 벌이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아니 남이 어렵게 살 확률이 높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개인의 성적과 등수만 중요시했던 ‘그 자세’가 문제의 근원이었다. 그런 삶의 태도 때문에 후과를 치른다는 생각이 시간이 갈수록 또렷해졌다. 비록 미성년의 학생이었지만, 낙오자들이 어떻게 될지 인지하면서도 홀로 살아남으려 아등바등했다면 대가를 치르기에 충분한 과오였다. 이를 ‘연대 실패의 대가’라 명명한다. 이 대가는 아래쪽에 있는 사람일수록, 펜대를 굴리는 공부형 머리가 부족한 사람일수록, 부모가 ‘흙수저’일수록 더 크고 잔인하게 휘몰아친다. 원초적으로 공정할 수 없는 경쟁의 장에서 ‘연대 실패의 대가’가 불거지지만, 어쨌든 누구나 힘겨운 입시와 취업전쟁 등을 거치기에, 또 사람의 시야는 자기 울타리 안에 갇히기 쉬운 것이기에, ‘연대 실패의 대가’로부터 빗겨난 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풍경의 바깥을 헤아리기 어렵다. 한국식 ‘각자도생’ 구조가 타파되기 어려운 커다란 이유다. ‘연대 실패의 대가’는 제도적인 사회연대가 부실할 때 이에 비례해 증가하여 그 피해자가 불어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독일의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의 시로 알려진 ‘그들이 내게 왔을 때’는 이를 축약적으로 묘사해 준다. 통계적으로도 한국 사회를 내리누르는 ‘연대 실패의 대가’를 확인할 수 있다. 흔히 저임금 불안정 노동자 또는 비정규직 문제가 2000년대 초반부터 대두된 것으로 인식하지만 실제는 그 이전이다. 1987년부터 IMF 사태 이전까지 10여년, 한국 자본주의의 황금기로 평가되는 바로 이 시절에 ‘연대 실패의 대가’가 본격 구조화되고 노동 약자와 노동 격차의 문제가 발발한다. 1987년을 기해 기업 규모별 임금격차가 급격히 벌어진다(그림 1). 기업복지도 1990년대 초를 기해 똑같이 확대된다(그림 2). 이와 동시에 나타나는 통계적 변화는 대기업의 사업 중 중소기업에 이양하는 품목이 증가하고, 중소기업 가운데 하청업체의 수가 늘어나며, 매출액의 80% 이상을 하청에 의존하는 업체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다(그림 3, 그림 4, 그림 5). 요즘에는 이를 ‘저임금 중소하청업체의 비정규직이 늘어나 문제다’는 식으로 표현한다.●한국 자본주의 황금기에 노동약자 문제 발발 1980년대 후반부터 나타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당시 언론은 ‘3D 저임금 일자리’를 사람들이 기피하고 있다며 사회문제의 하나로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과거의 내가 그러했듯 ‘나만 아니면 된다’고, ‘나만, 내 자식만 좋은 일자리에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올바른 대처는 열악한 ‘3D’ 일자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나아가 사회약자들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국민, 기업이 머리를 맞대는 것이지만, 한국 사회는 정반대로 대응했다. 1987년 7000억원이었던 사교육 시장은 1997년 9조 2000억원으로 급성장하며, 10년 새 무려 1200% 수직 상승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이 사상 최고치를 찍고 상당수 블루칼라의 임금이 사무직의 임금에 도달하며 그 나름 준수한 일자리가 대거 늘었던 호시절임에도, 어쩐 일인지 사교육 경쟁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과열되고 만 것이다. 교육경쟁이 격화되자 성적 압박에 목숨을 끊는 청소년들의 소식도 틈틈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1994년 중고생 2800명 대상의 한 조사에서는 70%가 “대학을 나와야 사람 행세를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중산층 귀속감이 80%를 넘나들며 한국 자본주의의 황금기로 기억되는 그때, 오히려 어린 학생들은 우리 사회에 드리워진 짙은 암운을 감지했던 것이다. 당시 한국의 복지 및 세금 지표도 ‘나만 빼고’라는 한국 사회의 지배이념을 잘 보여 준다. 각국이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에 진입할 시기, 한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서 걷어들인 세금의 양은 현저한 차이가 있다(표 1). 이 차이는 복지 규모로 고스란히 나타난다. 유럽은 차치하고 일본, 미국처럼 전통적으로 복지가 약한 나라들에 비해서도 한국의 세금과 복지는 예로부터 왜소했다. ●韓 2017년 세금 27%… 1965년 유럽보다 작아 그뿐만 아니라 주요국의 1965년 세금의 양은 1995년 국민소득 1만 달러에 진입했던 한국의 그것보다 한결 많다. 한국의 2017년 GDP 대비 세금의 규모는 26.9%로 1965년 일본과 미국보다는 크지만, 같은 시점 유럽의 주요국들보다는 작다. 1965년 OECD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오늘날의 한국은 더 적은 세금을 걷고 있는 것이다. 1995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와 그보다 앞선 주요국의 1만 달러는 같지 않다. 과거 1만 달러가 가치가 높고 따라서 세금을 더 낼 여지도 컸다. 그렇다 해도 한국 사회의 세금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적다. 한국의 복지가 빈약한 이유는 세금 중에서 복지로 가는 비중이 작은 탓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지난 시간 한결같이 왜소했던 세금이 부실한 복지의 근원이다.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한국과 주요국의 세금 규모는 단순히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부자 증세’만으로는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다. 세금은 내 몫을 양보하는 공동의 자금이고, 복지는 ‘더불어 살자’는 연대의 제도적 구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의 빈약하기 짝이 없는 세금과 복지는 한 사회의 연대적 시스템이 허술하기 그지없음을 의미한다. 노동자 간의 연대도, 세금과 복지를 통한 구성원 간의 연대도 한국에서는 모두 부실하다. 전자가 신통치 않더라도 후자를 잘한다면 한결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두 가지 과제 모두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이런 ‘연대 실패의 대가’는 대를 이어 전승되고 축적되었다. OECD 최고의 대학 진학률과 사교육비를 기록하며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나라보다 가열차지만 성공하는 이들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어느 틈에 저임금 육체노동자는 비정규직이란 새 이름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전통의 기피 일자리가 더욱 팽창함은 물론, 직종을 불문한 질 나쁜 일자리가 비정규직의 명찰을 달고 널리 퍼져 갔다. 벌이가 좋은 직장이라고 꼭 무사한 것도 아니어서 명예퇴직 후 느닷없이 자영업에 뛰어들어 몰락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했다. 알다시피 한국인들은 사회적 약자들과 충분한 연대적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살아왔다. 중산층 중에서 상당수가 취약계층으로 내려앉았다. 한국은 연대 실패의 파급에 관한 살아 있는 교과서다. 사회연대의 원리를 통찰한 니묄러가 틀린 게 아니라면, 한국의 노동여건이 유달리 악화되고 내리막길을 걷는 이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최고 스펙 청년도 ‘미생’… 비연대의 노력 결과 유사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갖춘 수많은 청년이 그토록 ‘노오력’ 했음에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하지만 이들 역시,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일 뿐이다. 다 같이 잘돼 보자는 ‘연대의 노력’이 메마르고, 나만 잘되고 보자는 ‘비연대의 노오력’이 대를 이어 충만한 ‘헬조선’에서, 수많은 청년이 ‘미생’으로 떠도는 것은 자연스럽고 온당한 귀결이다. 세금과 복지라는 제도적 사회연대가 가장 잘 구현되는 나라는 통계적으로 볼 때 북유럽 국가들이다. 부자는 물론 중산층과 서민으로부터도 사회연대의 수단으로서 세금을 충분히 걷고, 그렇게 걷은 세금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숫자 가운데 하나가 성별 고용률이 모두 높은 가운데 그 차이가 가장 작다는 것이다. 성별 임금 및 고임금과 저임금의 차이도 좁혀져 있고, 저소득층마저도 세 부담이 작지 않지만, 강력한 ‘보편복지+저소득층 복지’로 취약계층의 생활여건을 끌어올린다. 유럽통계청에서 실시하는 연례 조사 중 주거비 부담에 대한 실태 조사를 보면, 빈곤층에게 주거비가 무거운 부담인지 물었을 때 2018년 기준 노르웨이 12.5%, 스웨덴 20.5%, 덴마크 22.2%로 나타난다. 가장 가난한 소득층일지라도 5명 가운데 1명 정도만 주거비 부담을 무겁게 여긴다는 뜻이다. 완벽하지 않지만,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을 이처럼 완화한 것은 유럽 내에서 눈에 띄게 좋은 여건이다. ‘주거비 부담이 무겁다’고 답하는 전체 소득층의 비율에서는 노르웨이가 4.6%, 스웨덴이 7.2%, 덴마크가 8.5%로 유럽 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고르게 잘 산다는 말이 어울리는 사회이다. 글로벌 기준에서 한국의 가장 취약한 분야가 세금과 복지 영역이다. 경제력에 비해 낙후돼 있다. 달리 생각하면 아직 기회가 있다. 선행 국가들의 성과와 시행착오를 참고하여 빠르게 세금과 복지를 발전시킬 수 있다. 이에 우리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나와 내 가족은 물론, 타인에게도 지금보다 한결 나은 삶을 가져다줄 연대의 도구가 바로 세금이다.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연대 실패의 저주’에 종지부를 찍으려면 세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장제우는 독립민간연구소 ‘균형사회연구센터’의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IMF 시기 대학을 중퇴했으며 여러 생산직 일자리를 경험했다. 현실 경제 한복판의 체험을 바탕으로 조세와 복지, 격차와 주거 분야를 연구하며 최근 ‘장제우의 세금수업’을 펴냈다.
  • 코로나19 ‘집단 감염지’ 신천지 교회 강제조사에 89% 찬성

    코로나19 ‘집단 감염지’ 신천지 교회 강제조사에 89% 찬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집단 감염이 발생한 신천지 대구교회 등에 대해 정부가 강제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적 조직을 갖춘 기관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보건당국이 감염 경로를 강제 조사해야 한다는 응답에 10명 가운데 9명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감염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보건당국의 강제 조사 공감도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 ‘환자가 발생한 단체는 강제적으로 전염 경로 등을 조사해야 한다’(강제조사 찬성)는 응답이 89.1%로 나왔다. 현재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대남병원 등을 대상으로 강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여론조사에 응답한 상당수가 찬성한다고 밝힌 것이다. ‘환자가 발생해도 강제로 전염 경로 등을 조사해서는 안된다’(강제조사 반대) 응답은 7.0%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3.9%였다.모든 연령·성별·이념성향에서 ‘강제 조사 찬성’ 우세 응답률은 모든 지역과 연령대, 성별, 이념성향에서 ‘강제 조사 찬성’이 많았다. 특히 서울과 경기·인천, 광주·전라 지역에서 찬성 비율이 평균보다 높았고, 50대와 여성,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 중도층에서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제 조사 찬성’ 응답은 지역별로 서울(찬성 92.8%, 반대 3.9%), 경기·인천(91.9%, 5.8%), 광주·전라(90.9%, 5.6%)에서 90% 이상 높게 나왔다. 연령대별로 50대(94.1%, 5.2%), 40대(89.7%, 9.3%), 성별로는 여성(91.5%, 5.0%)에서 다수였다. 이념성향별로 진보층(91.2%, 5.0%), 중도층(91.0%, 6.8%), 지지정당별로 민주당(96.6% vs 1.8%)에서도 ‘강제 조사 찬성’ 응답이 많았다.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이며 응답률은 5.4%(응답률 제고 목적 표집틀 확정 후 미수신 조사대상에 2회 콜백)다. 통계보정은 2020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대,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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