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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연 “교직원 n번방 가해자 적발시 직위해제”

    조희연 “교직원 n번방 가해자 적발시 직위해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9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가담한 교직원이 있을 경우 바로 직위를 해제하고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n번방 사건은 다수 남성이 온라인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을 이용해 아동과 청소년을 포함한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영상을 제작·공유한 사건이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 소속 교원과 직원이 n번방 가해자로 적발되면 즉시 직위를 해제하고 철저히 조사한 뒤 엄중히 처벌하겠다. 모두가 성별에 따른 편견·착취·폭력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성 평등 교육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성 평등 교육환경 조성 및 활성화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교육공동체 성인지 역량 강화 및 성 평등 교육환경 조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11개 주요 추진과제와 23개 세부과제가 담겼다. 교육청은 성범죄를 저지른 교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또 학생이 교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발하는 ‘스쿨미투’ 사안이 발생하면 피해자 면담과 2차 피해 모니터링에 ‘성인권 시민조사관’을 참여 시켜 피해자가 두 번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학생 성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올해부터 초중고에 ‘성교육 집중 이수 학년제’를 도입한다. 성교육 집중 이수 학년제는 각 학교가 한 개 학년을 정해 해당 학년에 보건교육 등에 포함되지 않은 ‘독립된 성교육’을 5차시(시간) 실시하는 제도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금요칼럼] 그는 미안해하지 않습니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금요칼럼] 그는 미안해하지 않습니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이 시간이 힘든 이유는 그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 25일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냈을 때, 터지는 플래시와 기자들의 질문 세례 앞에서 몇 마디 말을 내뱉었을 때 저는 코로나19를 잠시 잊었습니다.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추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는 준비된 멘트가 스물다섯 살 아직 앳된 모습의 청년에게 나왔을 때 불현듯 스쳐가는 몇몇 얼굴들이 있었습니다. 가까이는 양진호, 멀리는 유영철, 그 밖에 이름을 기억하진 못하지만, 성폭력과 여성 살해 범죄자들. 여성의 몸을 이용해 원하는 바를 얻으려 했던 ‘성접대’ 제공자들과 그들의 공범자 정치인들. 그들은 미안해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3월 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텔레그램 내 성착취 처벌을 향한 청와대 청원이 20만명을 넘기고 국회 입법청원이 10만명을 넘어 국민 청원 ‘1호 법안’이란 기대를 모았던 이 개정안은 ‘딥페이크’(영상물의 편집, 가공)를 제작, 반포하는 행위만을 처벌하는 데 그쳤습니다. 성적 촬영물 유포를 빌미로 한 협박이나 불법 촬영물 소지, 불법 촬영물 삭제 요구에 대한 불응,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의무, 온라인 그루밍에 대한 개념과 처벌 규정 도입 등을 명시한 여타의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회의원은 미안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소위 ‘n번방 사건’이라는 저도 잘은 모르지만…자기는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들 수도 있다”(법원행정처 차장), “청소년들은 그런 짓 자주 한다”(법무부 차관), “혼자 일기장에 그리는 그림인데 처벌할 수 있나”(여당 의원), “청원한다고 법 다 만드나”(야당 의원), “자기 만족으로 혼자 즐기는 것을 처벌하나”(야당 의원)는 발언이 국회 법사위에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들은 미안해하지 않았습니다. 여론은 “그들도 공범”이라고 비판했지만. “내 딸이 피해자라면 오히려 반성과 교육을 시키겠다”는 발언도 총선 출마자의 입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성폭력 피해자에게 흔히 주어지는 ‘피해자 비난하기’(blame the victim). 공범보다 더 나쁜 사람입니다. 그 역시 미안해하지 않습니다. 되레 미안해하는 사람은 시민이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n번방 피해자들을 보호해 주세요”란 글이 사흘 만에 8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피해자들 중 미성년자가 많고 그들이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 살아갈 수 있도록 돕자는 주장입니다. 피해자는 성별과 연령, 계층에서 사회적 약자였습니다. 여성이고 나이가 어렸고 가난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알바’ 사이트에 정보를 올렸고 박사방의 범죄자들은 그들에게 미끼를 던졌습니다. 피해자들은 그 미끼가 미끼인 줄 알지 못했고 그들이 문 미끼 뒤에 어떤 잔인한 범죄가 뒤따라올지 몰랐습니다. 성폭력이나 성적 학대, 성적 착취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텔레그램의 존재도 몰랐던 10대 여성은 그래서 조주빈의 미끼가 얼마나 무서운 미끼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박사방 깊숙이 끌려 들어갔습니다. 조주빈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지목하며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추측해 보면, 프레임을 바꾸려 했을 수 있고,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행위가 성폭력과 성적 학대, 성적 착취가 결합된 잔인한 성범죄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점은 그와 함께 했던 26만명의 박사방 회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와 그들은 미안해하지 않습니다. 그들 26만명이 살고 있는 한국 사회의 주류 권력집단이 미안해하지 않으니까요.
  • 곁을 바꿔야 세상도 바뀐다 … 엄마들, 집안에 페미니즘 들이다

    곁을 바꿔야 세상도 바뀐다 … 엄마들, 집안에 페미니즘 들이다

    살면서 스스로 ‘여자’라고 인식하며 산 적이 별로 없었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회사에서 일할 땐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한 사람’으로서 삶을 계획하며 살았다. 결혼을 하고 좀 달라졌다. 임신과 출산 이후에는 매일같이 ‘여자’라는 성별을 인식할 수밖에 없는 삶이 펼쳐졌다. “아, 나에게 자궁과 젖이 있구나. 내가 여자구나.” 이 사실이 온몸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결혼과 출산, 육아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모든 것이 여성에게 얼마나 불리한지 새삼 깨닫게 됐다. 답답한 마음에 돌파구가 필요했다. 비혼 여성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하는 독서 모임에 나갔지만 페미니즘 이슈에서 기혼 여성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을 때 ‘역시 비혼과 비출산이 답’이라는 이야기가 돌아오곤 했다. 애초에 결혼과 출산을 후회하려고 고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 조언이 일종의 벽처럼 느껴졌다. 이성경씨가 2017년 말 기혼 여성들의 언어를 탐구하는 페미니즘 모임 ‘부너미’를 직접 꾸리게 된 계기다.이씨는 ‘곁을 바꾸는 페미니즘’을 실천하고 싶다는 생각에 모임의 이름을 한옥의 아궁이에서 발생한 열기가 방바닥으로 들어가게 하는 통로인 ‘부넘이’에서 따왔다. 부넘이는 불을 땔 때 연기가 역류하지 않게 막아 집안에 온기가 돌도록 돕는다. 집안에 페미니즘 이슈를 들여왔을 때 가족 구성원들의 반감 없이 현실적인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는 논의를 하자는 의미에서 붙인 명칭이다. 누군가는 기혼 여성을 ‘가부장제 부역자’라고 거칠게 비판하지만 부너미 구성원들은 페미니즘이 유별난 게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다고 강조한다. 결혼, 출산, 육아를 경험하면서 느낀 아주 사소한 불편함에 대해 고민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페미니즘과 멀지 않다는 것이다. 여성 이슈와 관련한 책을 읽고 기혼 여성 당사자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며 토론하는 부너미의 구성원 가운데 김은희·유지은·은주·이성경씨를 만났다. 결혼·출산 후 마주한 성차별 사소한 내 주변의 ‘곁’ 하나라도 바꿔보기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인식하게 된 순간은 언제인가요. 은주 결혼 전에는 장애인, 여성, 빈민, 노동자, 이주민 등 소수자의 삶에 연대하는 사회운동을 하면서 페미니스트를 연대하는 여러 정체성 중 하나로 두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결혼 후에는 임신과 출산 등 제 주변의 삶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제 삶의 방향과 가치를 설정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삶의 태도가 됐어요. 김은희 결혼 후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 작가의 ‘엄마는 페미니스트’를 읽고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명명하게 됐어요. 이전부터 소수자, 약자, 여성 이슈에 관심은 많았지만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은 왠지 어렵고 부담스럽게 느껴졌거든요. ‘페미니스트.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모든 성별이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이라는 책 속의 정의를 만나고부터 나를 위해,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일에 동참하자 다짐했죠. -페미니즘을 접한 이후 일상에서 마주하게 된 변화가 있나요. 이성경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저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저만의 언어를 갖게 되고 변화의 욕구도 생겼어요. 말할 수 있는 힘과 용기도 생겼죠. 그러고 나니 집안 분위기도 변하고 남편과 대화하는 내용도 달라졌어요. 단적인 예로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전에는 남편이 주말마다 학원에 가는 동안 제가 독박 육아를 했었거든요. 그게 내조라고 생각하고 제가 아이 둘을 돌보는 걸 당연하게 여겼어요. 이젠 저도 주말에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저의 단절된 경력을 보완하기 위해 밖에서 사회적인 활동을 하죠. 부너미가 지향하는 페미니즘은 ‘곁을 바꾸는 페미니즘’이에요. 거창한 이론은 모르더라도 작은 일, 사소한 일 하나만이라도 바꿔 보자는 거죠. 그게 꼭 남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될 수도 있고요. 제가 넘어야 할 벽은 저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남성 중심 사회에서 30여 년을 살았으니 저도 인식하지 못하는 남성 중심 사고가 얼마나 많겠어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관점이 정말 당연한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는 훈련 중입니다. -결혼한 페미니스트로서 결혼 혹은 가족이라는 제도에서 벗어나는 사고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이나 고충이 있나요. 이성경 결혼 전에는 남편과 ‘한 사람’ 대 ‘한 사람’으로 동등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결혼, 출산, 육아를 하는 동안 남편은 ‘남자’고 저는 ‘여자’라는 사실이 선명해지더라고요. 제가 집안에서 끊임없이 싸우고 남편과의 관계를 평등하게 맞춰 놓아도 양쪽 집안까지 바꾸는 건 한계가 있더라고요. 1년에 몇 번 못 만나는 가족들이라는 생각에 타협하는 쪽으로 선택할 때가 있어요. 모성 신화를 비판하면서도 엄마 역할을 더 잘하지 못한다고 자책을 하기도 하고요. 결혼 제도 안에서 성차별적인 상황을 깨트리겠다는 건 끊임없이 무너지는 일이에요. 분노했다가 타협했다가 스스로 끊임없이 분열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의 페미니즘은 ‘모순과 혼란의 페미니즘’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래도 남편이 저와 함께 페미니즘 책을 읽고 대화를 하는 덕분에 부부간의 성평등 지수가 많이 올라갔어요. 2017년 말부터 활동을 시작한 부너미는 지난해 기혼 여성 10명이 저자로 참여한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민들레)를 통해 기혼 여성들이 육아, 경력 단절, 가사 불평등으로부터 겪는 각종 차별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혼 여성이 결혼 제도 안에서 아내, 엄마, 며느리, 딸 역할을 맡으면서 경험한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면 ‘유별난 여자’가 되는 상황 속에서 ‘결혼하고 애 낳은 여자들’에게 페미니즘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적었다.‘가부장제의 부역자’ 편견 넘기 기혼여성이 느끼는 일상의 불편함 고민 -첫 책의 제목은 어떻게 정하게 됐나요. 이성경 부너미 구성원 중에서도 ‘페미니스트’라고 제목 붙이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래도 결국 토론 끝에 제목에 ‘페미니스트’를 넣은 건 일상에서 느낀 불편함, 자신이 경험한 어떤 답답함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하는 사람이야말로 페미니스트라는 걸 알려 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김은희 이 책의 제목이 많이 회자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어렵게 생각했어요. 특히 우리나라는 ‘이즘’(ism)이 붙으면 낙인 효과 같은 게 있잖아요. ‘그 생각에 동의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페미니스트까지는 아니야’라며 선 긋기를 하는 게 있는데 이 책에는 기혼 여성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담겨 있거든요. 덕분에 입소문이 나서 엄마들끼리 선물하고 그러면서 제목을 다시 언급하게 되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일각에서는 결혼한 페미니스트를 ‘가부장제 부역자’라는 표현으로 일컫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연애·성관계·결혼·출산을 모두 거부하는 ‘4B 운동’이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유지은 한국에서 한국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가부장제 부역자’라는 타이틀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누가 진짜 페미니스트이고 가짜 페미니스트이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우리가 싸워야 하는 건 가부장제 문화라고 봐요. 우리 안에서 누군가를 가려내기 위한 싸움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4B 운동을 엄청 지지해요. 그런 방식으로 본인들의 힘을 표현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가부장제를 타파하기 위해) 싸우는 분들도 있고 저희 같은 사람도 있죠.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싸움이 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 책이 나온 지 약 1년 만에 부너미는 두 번째 책을 통해 좀더 논쟁적인 질문을 던졌다. 오는 4월 발간을 앞둔 책의 제목은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와온)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섹스’를 언급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우리 사회에서는 꽤 파격적인 제목이다. 섹스리스, 돌봄·가사 노동과 섹스, 남편의 성폭력, 혼외 섹스와 성매매 등 ‘기울어진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기혼 여성 11명이 직접 썼다.부부 사이의 ‘기울어진 섹스’ 굴욕적 부부관계 만든 섹스 금기 분위기 -기혼 여성의 섹스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성경 전작에서 결혼한 여성이 오롯한 ‘나’로 서기 위한 고민과 실천을 담았다면 이 책에서는 부부 ‘관계’를 이야기합니다. 섹스 불평등에 관한 책을 만들고야 말겠다고 다짐한 건 꽤 오래됐어요. 출산 후 맘카페에서 정보를 많이 얻었는데 거기에서 종종 접했던 섹스에 대한 기혼 여성들의 고민이 큰 충격이었어요. 여성들은 출산 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심각하게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도 남편의 섹스 고민까지 떠안고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 씁쓸하면서도 화가 났죠. 일부 남성들이 속 편하게 ‘섹스 거부는 이혼 사유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굴욕적으로 느껴졌어요. ‘남편의 섹스 만족도를 고민하는 여자들만큼 아내의 섹스 만족도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남편은 얼마나 될까’ 질문이 계속 이어지면서 이 책을 기획하게 됐죠. 유지은 이번 책에서는 단순히 기혼 여성의 섹스 라이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왜 이렇게 성(性)과 자신의 신체에 무지했는지, 왜 이렇게 섹스에 대해 말하기 힘든지에 대해서도 다뤘어요. 공교육, 사회 분위기, 스스로에 대한 금기 같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어요. -책에서 기혼 여성이 섹스를 즐겁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 성 불평등 때문이라고 짚으셨는데요. 이성경 책 저자로 참여한 분 중 한 명이 ‘기혼 여성은 섹스로부터 소외된 존재’라고 말씀하셨어요. 여자들이 소외되는 건 결혼하고 출산하고 엄마가 되면 자신의 에너지를 아이를 돌보는 데 쏟는 주체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간혹 여성들이 성욕이 없어서 그 남편들이 가엾게 그려질 때가 있는데 잘못됐다는 거죠. 가정에서 가사나 육아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들여다보면 여성에게 성욕이 없다기보다 그 성욕을 표현할 여건이 안 된다고 보이거든요. 은주 두 번째 책을 쓰면서 남편과 대화를 했는데 부부 사이에서 섹스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가 성차별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어릴 적부터 감정을 드러내고 욕구를 정상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하지 못한 남성들이 특히 성욕을 공격적으로,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하는 방식으로만 표출하도록 학습화돼 있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됐어요. 여성에게도 같은 억압이 학습화돼 있고요. 그게 바로 성차별에 기인한 부부간의 섹스 불만족 혹은 섹스로 인한 불화의 원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가닿기를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요. 이성경 한국 사회는 성에 보수적인 편이고 여성이 결혼 전에 섹스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 어렵잖아요. 결혼 후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엄마, 아내, 며느리, 딸 역할에 허덕이느라 섹스는 삶의 우선순위조차 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죠. 애보랴 일하랴 바쁜 와중에 풀어야 할 불평등 문제가 산적해 있으니 ‘섹스 평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치처럼 느껴지고요. 여러 명이 정말 큰 용기 내 완성한 책입니다. 저희의 이야기를 화두 삼아 더 평등하고 건강한 섹스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천시 재난기본소득 내달 15만원 지급

    이천시 재난기본소득 내달 15만원 지급

    경기 이천시가 모든 시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인당 15만원을 지급한다. 엄태준 시장은 26일 오전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지역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긴급재정지원이 필요하다”며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이천시민에게 다음 달 15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지급하는 10만원을 합해 이천시민들의 수령액은 1인당 25만원으로 현재까지 도내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다. 여주시와 광명시가 10만원과 5만원의 재난기본소득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 엄 시장은 “긴급재정지원금이 이천사랑지역화폐로 시민에게 지원되면 3개월 이내 사용해야 하므로 실물경제 시장에 약 540억원의 수요가 창출돼 그만큼 경제가 활성화되고 또 다른 수요가 창출돼 이천 지역경제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급 대상은 이날부터 신청일까지 이천시에 주민등록을 둔 시민 전체다. 지난달 말 현재 이천시 인구는 21만5869명으로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32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시는 추산했다. 재원은 모두 순세계잉여금에서 마련하기로 했다. 2018년 반도체 경기가 좋았고 지난해 말 SK하이닉스가 실적 호조를 보이며 시가 예상한 액수를 웃도는 법인지방소득세를 납부해 순세계잉여금도 그만큼 증가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천시가 거둬들이는 전체 법인지방소득세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세수 비중이 크다. 시 관계자는 “경기도,여주시,광명시 등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는 지자체들이 재원의 상당 부분을 재난관리기금에서 충당하는데, 우리 이천시는 상대적으로 재정 운용에 여유가 있어 순세계잉여금만으로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재난관리기금은 차후에 필요할 경우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정부, n번방 피해자 주민번호 변경 지원

    정부, n번방 피해자 주민번호 변경 지원

    정부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된 피해자들의 2차피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다. n번방 사건은 텔레그램을 중심으로 익명성이 보장되는 SNS를 통해 여성들에게 ‘고액 아르바이트’를 내세워 접근해 신상정보를 받아내고, 이런 정보를 유포하겠다며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과 사진을 찍게 한 뒤 SNS 단체대화방을 통해 공유한 사건이다. 행안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변경위)는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고 피해자들이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사실조사를 단축해 3주 내 결정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2017년 5월30일부터 주민등록번호 변경제도를 시행해 왔다.변경신청을 하면 변경위가 심사를 거쳐 생년월일과 성별을 제외한 뒷번호 6자리 숫자를 변경할 수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새 진원지’ 美 10대 첫 사망… 확진자 하루 1만명 넘어

    뉴욕주지사 “새달 중순에 정점 맞을 것” 워싱턴선 죄수 14명 집단 탈옥 사태도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로 지목되는 상황이 된 미국에서 하루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10대가 처음으로 사망했다. 확진자가 하루 만에 25% 늘고 일부 지역에서 죄수가 집단 탈옥하는 등 세계 최강국답지 않게 혼란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세계 경제 중심인 뉴욕시의 경우 다음달 중순에 코로나19가 정점을 맞을 거라는 경고도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 보건당국은 2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비극적인 일이지만, 18세 미만 사망자가 나왔다”며 “불행한 사실 중 하나는 코로나19가 많은 변형을 일으키며, 어떤 사람의 증세는 무척 빠르게 진행된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LA 북쪽 지역인 랭커스터 출신으로 보건당국은 희생자의 성별, 기저질환 여부 등 추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내 확진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곳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사흘마다 두 배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코로나19의 정점이 2∼3주 뒤에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인 데비 벅스는 “미국 내 확진자의 약 56%, 신규 환자의 60%가 뉴욕 메트로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며 최근 뉴욕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사람들에게 14일간 자가격리를 요청했다. 이날 뉴욕주의 확진자는 하루 만에 5473명이 늘면서 2만 6348명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국이 새로운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직전 24시간에 신규 확진자의 85%가 유럽과 미국에서 나왔고, 이 중 40%가 미국인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미국 확진자는 전날보다 1만 1089명이 증가한 5만 4823명, 사망자는 778명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23일에는 워싱턴주의 야키마카운티 교도소에서 죄수 14명이 탈옥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8명을 현장에서 체포했지만 나머지 6명은 추적 중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요즘같은 때 큰 힘”…英 동물원 희귀여우 쌍둥이 출산 경사

    “요즘같은 때 큰 힘”…英 동물원 희귀여우 쌍둥이 출산 경사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멸종위기종인 희귀 여우가 쌍둥이를 출산했다. 데일리메일은 24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체셔 카운티 ‘체스터 동물원’에서 쌍둥이 알락꼬리여우원숭이가 탄생했다고 전했다. 동물원 측은 7살 된 암컷 원숭이가 135일의 임신 기간을 거쳐 24일 쌍둥이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키 15cm 정도로 테니스공만큼 작은 몸집의 쌍둥이는 태어난 후부터 줄곧 어미 품에 안겨 떨어질 줄을 몰랐다고도 밝혔다.동물원 관계자는 “새끼 알락꼬리여우원숭이는 생후 처음 몇 달간 어미 등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쌍둥이의 성별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물원 책임자 마이크 조던은 “알락꼬리여우원숭이는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보호 영장류”라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지금은 어미에게 달라붙어 있지만, 몇 주가 지나면 독립적으로 나무 사이를 뛰어다닐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락꼬리여우원숭이는 아프리카 동남쪽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동물이다. 미국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에 등장하는 캐릭터 ‘줄리안’이 바로 이 알락꼬리여우원숭이다. 몸보다 긴 꼬리가 특징이며 등은 회갈색, 배는 흰색을 띠고 있다. 새끼 때는 눈동자가 청색을 띠지만 나중에는 투명한 황색으로 변한다.그러나 애완동물로의 불법 거래가 수요가 폭증하면서 사냥과 포획의 대상이 됐고, 지금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있다. 현재 야생에 남아있는 알락꼴여우원숭이는 2000년 대비 95% 감소한 2000~2400마리 정도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리스트 ‘위기’(EN) 등급에도 올라있다. 삼림 벌채로 서식지가 사라진 점도 멸종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0년 이내에 원숭이의 서식지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동물원 관계자는 “요즘같이 불안한 시기에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 여우의 탄생은 큰 힘이 된다”라면서 “지난 10년간 지구상 최대의 동물 천국인 마다가스카르의 희귀종을 보호하기 위해 힘써왔다. 여우 탄생을 계기로 멸종위기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미국 로스앤젤레스서 18세 이하 청소년 코로나 사망 발생

    미국 로스앤젤레스서 18세 이하 청소년 코로나 사망 발생

    미국에서 18세 이하 어린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이 24일(미 현지시간) 발생했다고 AF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코로나19는 젊은층에게는 위협적이지 않다고 알려졌지만, 로스앤젤레스 북부 랭커스터 지역 보건당국은 18세 이하 청소년의 사망을 알리면서 코로나는 나이, 인종, 수입을 가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바라 페레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보건 책임자는 사망자의 나이, 성별 등이나 기저절환이 있었는지와 같은 더 이상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에 가장 치명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최근 보고서도 청소년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가벼운 증상만을 보이며 지난 16일까지 중환자 치료실에 입원하거나 사망한 청소년은 없다고 되어 있다. 중국, 미성년 코로나 사망 2건 보고 “나이가 많을수록 코로나로 인한 사망 위험성이 높다”고 질병예방통제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미성년 환자의 코로나 사망 사례는 단 두 건만 보고됐다. 한 건은 장질환이 있는 유아였으며 또 다른 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청소년 사망이 발생한 캘리포니아 지역은 미국에서도 코로나가 가장 많이 퍼진 곳으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1000만 인구에 662명의 확진자와 11명의 사망자 숫자를 기록 중이다. 미국 전역으로는 25일 기준 확진자 수 4만 2732명, 사망 525명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혜준 “애송이 중전의 반란, 절제로 욕망 표현했죠”

    김혜준 “애송이 중전의 반란, 절제로 욕망 표현했죠”

    아들 낳아야 존재 의미 얻는 중전 캐릭터 억압에 대한 공감으로 몰입… 눈빛·표정 집중 “마음 단단하게 잡고 시즌1 연기력 논란 극복”※‘킹덤’ 시즌 2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한국 좀비’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시즌2에서 가장 강렬한 역할을 꼽으라면 단연 중전일 것이다. 애송이인 줄로만 알았던 그녀가 눌러 왔던 욕망을 터트릴 때 궁궐에는 피바람이 분다. 시즌1의 연기력 논란이 섣부른 일이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한 배우 김혜준(25)을 지난 23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중전 조씨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평생 차별받다가 아버지 조학주(류승룡 분)의 권력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인물이다. 3년간 중전으로 열연했지만 정작 그조차도 자신의 극 중 이름을 모른다고 했다. 이름이 나오지 않는 설정은 아들을 낳아야 존재 의미를 얻는 캐릭터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보여 준다. “하찮은 계집이 천하를 갖겠다”며 조용히 아버지를 죽일 때, 그 서늘한 표정에 보는 이들도 숨을 죽이게 된다. “충격적인 선택이지만 위로 올라가려는 욕망이 크기 때문에 그게 이해가 됐어요. 저는 딸로서 서러움을 겪어 본 적이 없지만 성별을 떠나 사회 속에서 누구나 억압받는 상황이 있잖아요. 그 억압에 대한 공감으로 몰입했습니다.” 자신에게 그런 무서운 얼굴이 숨어 있는지 몰랐다는 그는 몸짓은 최대한 절제하면서 눈빛과 표정에 공을 들였다. 십수년 쌓인 설움이 하나하나 마음에 뭉쳤을 때는 속에선 감정이 들끓어도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반란과 충격적인 결말에 대해 주변에서는 “중전이 다 가져라”, “속이 시원하다”는 등의 반응도 많았다.2015년 데뷔한 김혜준은 지난해 제40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안겨 준 영화 ‘미성년’과 ‘변신’을 통해 주목받는 신예로 떠올랐다. 그동안 필모그래피와 함께 경험도 많이 쌓였다. 외국 시청자들에게도 그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 ‘킹덤’은 배우로서의 책임감을 알려 준 작품이다. “시즌1에서는 저도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스스로 심리 상태를 단단하게 잡으려고 노력했어요. 중전이 더 강단 있게 변화하는 것처럼요.” 다만 “전개상 시즌3에는 출연이 없을 것으로 보여 아쉽다”면서도 “중전이 되기 전 삶이 나오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오는 6월 방송되는 MBC 드라마 ‘십시일반’의 주연도 맡았다. 그는 “앞으로 유쾌하고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와 몸을 쓰는 액션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 어떤 역할을 맡든 풍성한 작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펭수는 ‘트렌드 리더’

    펭수는 ‘트렌드 리더’

    젠더 뉴트럴:개인의 취향에 집중 보디 포지티브:자기 몸 긍정주의 느슨한 연대:가족·직장 거리두기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인근에서 태어나 남극유치원을 졸업하고 방탄소년단(BTS)처럼 유명한 아이돌 가수가 되려고 한국까지 헤엄쳐 온 열 살짜리 거대 아델리펭귄 펭수. 지난해 3월 ‘머랭쿠키 먹방’으로 유튜브에 데뷔한 이후 펭수는 ‘팬덤’이라 부를 정도의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펭TV´ 구독자 수가 211만명에 달한다. 연말에 낸 펭수 다이어리는 대박을 쳤고 그를 광고 모델로 섭외하려는 회사가 줄을 섰다. 1년 만에 대한민국 최고 스타 반열에 오른 펭수, 그의 인기를 보면 대한민국의 트렌드가 보인다.●귀여움을 넘어선 입체적 캐릭터 트렌드 전문가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은 신간 ‘펭수의 시대’(비즈니스북스·왼쪽)에서 펭수에 관해 “카카오톡의 ‘라이언’처럼 귀여움으로 승부하는 캐릭터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대신 대한민국 라이프 트렌드와 사회문화 트렌드를 아주 잘 반영해 만든 ‘입체적인 캐릭터’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펭수의 등장에서부터 숨겨진 각종 전략을 설명한다. 이전에 활약했던 EBS 스타펭귄 ‘뽀로로’를 경쟁자로 내세워 인지도를 높이고 지상파 위기 속에서 유튜브를 먼저 택한 전략 등을 소개한다. 우선 주목하는 건 펭수의 세계관이다. 꼰대와 세대 갈등을 포착하고 성별을 벗어나 개인의 취향에 집중하려는 ‘젠더 뉴트럴’과 모든 형태의 몸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보디 포지티브’, 전통적인 가족과 직장의 끈끈함을 부정하는 ‘느슨한 연대’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쟁점을 그대로 녹였다는 뜻이다.●2030 직장인에 카타르시스 선사 실제로 펭수는 김명중 EBS 사장의 이름을 존칭 없이 부르고 “잔소리하지 마십시오.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든가 “저 가도 될까요? 퇴근해야 합니다” 같은 말을 거침없이 한다. 위계관계에 억눌린 말을 대신 해 주면서 2030 직장인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설정으로 성 대결 문제를 비켜 가고, 외모 논쟁에 관해서는 “내 외모는 완벽해”라며 자신감을 보인다. ●세대 간 갈등·꼰대논쟁 이후 인기 UP 저자는 “펭수가 맹활약한 지난해는 밀레니얼 세대와 이전 세대인 Z세대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굉장히 높았던 해”라고 설명한다. 펭수의 인기를 그래프로 살펴보니 세대 간 갈등과 꼰대 논쟁을 건드리고 나선 ‘EBS 아이돌 육상대회’를 기점으로 관심이 높아졌다. 저자는 펭수의 지난 1년간 ‘진화’ 과정에 관해 “밀레니얼 세대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후 대한민국 진화 과정의 압축 버전”이라고 강조한다. 펭수는 결국 지금 시대를 가장 치열하게 살아가는 2030세대가 만들어 낸 가장 시대에 부합하는 캐릭터라는 뜻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인간처럼 동물 암컷도 수컷보다 더 오래 산다

    [핵잼 사이언스] 인간처럼 동물 암컷도 수컷보다 더 오래 산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수명이 더 긴 것과 마찬가지로, 동물 역시 암컷이 수컷보다 수명이 더 길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프랑스국립과학원(CNRS) 연구진은 전 세계 134개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 포유동물 101종의 수명을 관찰했다. 여기에는 박쥐와 고래, 사자, 물개 및 호랑이와 코끼리 등의 동물이 포함돼 있다. 분석 결과 암컷이 수컷에 비해 수명이 긴 동물은 전체 조사 대상 중 60%를 차지했으며, 암컷이 수컷보다 수명이 18.6%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수컷이 암컷보다 수명이 더 긴 동물 종은 박쥐 일부 종, 토끼, 말 등이었으나, 이들은 성별에 따른 수명 차이가 위 동물들에 비해 크지 않았다. 연구진은 “동물들의 성별에 따라 노화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근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동물들이 서식하는 지역의 환경 조건 및 생식 습관 사이의 복합한 상호작용이 성별에 따른 수명 차이를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부 종에서 수컷은 암컷보다 몸집이 더 크게 자라거나 뿔 등 암컷에게는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은 반드시 일종의 ‘생리학적 비용’을 요구한다. 예컨대 몸집이 더 큰 수컷은 암컷에 비해 병원균에 대한 반응이 달라질 수 있고, 이러한 생물학적 특성이 성별에 따른 수명 차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 또 다른 가설 중 하나는 동일한 성염색체 두 개를 갖는 것이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포유류에서 암컷은 X염색체가 두 개인 반면, 수컷에게는 하나만 있다. 실제로 수컷이 암컷보다 오래 사는 조류의 경우는 염색체 구조가 위와 반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인간 역시 여성의 수명이 남성에 비해 7.8% 더 길다"면서 "성별에 따른 수명 차이가 야생 포유동물에게도 적용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진화 생물학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도전으로 꼽힌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3일자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QR코드’가 뭐죠?… 노년층 외국어 신문맹 심각

    ‘QR코드’가 뭐죠?… 노년층 외국어 신문맹 심각

    70세 가운데 10% 정도만이 ‘루저’, ‘스트리밍’, ‘리스펙트’, ‘메디컬’, ‘3D’와 같은 외국어 표현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외국어 표현조차 세대 간 이해도 격차가 심했다. 외국어로 인한 ‘신문맹’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는 연령별 외국어 표현 이해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전국 국민 1만 1074명을 대상으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외국어 3500개에 관한 이해도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연령, 성별, 학력을 고려해 300명 내외로 35개 그룹을 구성한 뒤 온라인과 개별 면접으로 그룹당 100개 단어를 주고 이해하는지를 5점 척도로 물었다. 조사 결과 외국어 표현 3500개에 관한 이해도 전체 평균점은 100점 만점에 61.8점이었다. 60대 이하까지는 66.9점이었지만, 70세 이상은 28.4점으로 하락했다. 3500개 외국어 표현 가운데 응답자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1080개(30.8%)에 불과했다. 세대별로는 60대 이하에서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가 1378개(39.4%)였지만, 70세 이상 응답자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242개(6.9%)뿐이었다. 이해도 차이는 정보통신 관련 단어에서 두드러졌다. QR코드, 팝업창, 키워드, 모바일앱, 패스워드, 스쿨존, 노키즈존 등 346개 표현에 관해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한 비율은 60대 이하와 70세 이상이 단어마다 50% 이상 차이가 났다. 전체 국민의 74%가 일상에서 외국어나 외국 문자 등 외국어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상에서 외국어 표현을 사용하는 일에 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36.1%에 그쳤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외국어 표현 사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문체부는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일반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나 지자체의 보도자료, 보고서 등에 어려운 외국어 사용을 줄여 나가도록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연봉 최소 1억’ 역학조사관 채용 신속 진행

    ‘연봉 최소 1억’ 역학조사관 채용 신속 진행

    부당 수령액 가산 징수는 5배로 늘려정부가 감염병으로 인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역학조사관 채용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연봉액 산정 시 기관 요청을 적극 반영키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의사출신 역학조사관(전문임기제 가급)의 최소 연봉을 1억 1700만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인사혁신처와 협의 중이다. 인사혁신처는 23일 이런 내용의 올해 업무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 선 방역공무원의 근무 여건 개선 방안으로 대체휴무를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방역 공무원이 토요일·공휴일이 아닌 평일에 8시간 이상 추가 근무를 해도 대체휴무를 부여하기로 했다. 대체휴무 사용 기한은 기존 1주일 이내에서 6주 이내로 확대된다. 적극행정으로 성과를 거둔 공무원은 반드시 파격적인 보상을 받도록 표준 지침도 마련한다. 반면 소극행정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전보 조치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이 안심하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책임 보험을 시행해 직무 수행으로 인한 민형사상 소송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 비리는 엄격히 징계한다. 초과근무수당과 여비를 고의적으로 반복해 부당 수령하는 공무원은 중징계 처분한다. 부당 수령액의 가산 징수도 현재 2배에서 5배로 늘린다. 특히 성 비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성 비위 사건의 징계 시효를 기존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성 비위 사건이 포함된 징계위원회에는 피해자와 같은 성별의 위원을 반드시 포함토록 했다. 이 밖에 5·7급 공채시험에서 영어와 한국사 성적 인정기간이 최대 2년까지 늘어나며, 서울시와 기상청 공무원 시험 문제도 인사혁신처에서 출제한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은 “공무원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심바 자와디, n번방 사건에 “냉정한 이성으로 처벌해야”...SNS 설전

    심바 자와디, n번방 사건에 “냉정한 이성으로 처벌해야”...SNS 설전

    래퍼 심바 자와디가 이른바 ‘n번방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가 일부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였다. 지난 22일 심바 자와디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이럴 때일수록 순간 뜨거운 감정보다 차갑고 냉정한 이성으로 처벌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바 자와디의 해당 발언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강도 높은 비난을 했고, 이는 결국 SNS 설전으로 이어졌다. 이후 심바 자와디는 다수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머리가 안 되시는 분들이 자꾸 행간에서 창의력을 과하게 발휘하길래 너무 한심하고 한숨이 난다”며 “n번방, 박사방 참여해서 돈 내고 그런 흉악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 법에 의해서 강력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건 온 국민이 똑같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26만 명 운운하는 상당수의 기저를 봤을 때 젠더갈등의 문제로 끌고 가려 애쓰는 세력이 어쩔 수 없이 보인다는 것”이라며 “학문의 궁극을 공부하러 가는 각 대학교 에타만 봐도 지금 논점을 벗어나서 성별싸움이 일어나고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신들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에 감수성도 없는 사람으로 몰고 가지 말아달라. 나도 이번 사건이 성범죄 관련 인식에 영향을 줘서 훨씬 더 강력하게 처벌받고 건전한 사회로 나아갈 발판이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n번방 사건’이란 미성년 청소년 등을 협박해 성 착취 동영상을 촬영하도록 해 메신저인 텔레그램 등을 통해 불법 공유한 사건이다. 일명 ‘박사방’을 운영했던 용의자 ‘박사’ 조모 씨가 최근 경찰에 붙잡혔다. 현재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이 많은 지지를 얻고 있으며, 연예인들 또한 해당 청원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드러내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민주·통합당 공천 ‘50대 남성’ 쏠림… 여성 영입은 ‘낙제’

    민주·통합당 공천 ‘50대 남성’ 쏠림… 여성 영입은 ‘낙제’

    민주 친문·86그룹 강세… 전 지역에 후보 통합 232곳 공천 완료… 30대 후보 13명 비례후보 27일까지 등록… 본격 선거전여야의 4·15 총선 지역구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21대 국회도 역시 ‘50대 남성’이 주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각 당이 후보자 등록일인 26~27일까지 비례 후보 명단까지 확정하면 이후 본격적인 선거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7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전 지역구(253곳)에 후보를 냈다. 하지만 후보자의 연령 및 성별 구성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민주당 지역구 후보자들의 평균연령은 55.6세였고 20대는 0명, 30대는 6명에 불과했다. 남성 후보는 220명(87.0%), 여성 후보는 33명(13.0%)이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2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여성·청년 후보는) 지난 총선에 비하면 다소 늘긴 했지만 저희 예상보다는 적은 숫자라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역들이 비교적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특히 친문(친문재인)과 86그룹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역 의원 129명 중 36명이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공천에서 탈락해 현역 의원 교체율은 27.9%다. 이는 4년 전 20대 총선 현역 의원 교체율 33.3%보다 5.4% 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미래통합당은 공천 신청자가 없는 호남 19곳과 경선이 진행 중인 2곳(대구 달서갑·인천 연수을)을 제외한 232곳에 대한 공천을 완료했다. 통합당 후보들의 평균연령은 56.3세로 민주당보다 약간 높았지만 30대 후보자는 민주당보다 7명 많은 13명으로 집계됐다. 남성 후보는 208명(89.7%), 여성 후보는 24명(10.3%)이었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 모두 청년·여성 공천은 스스로 제시한 목표마저 충족시키지 못한 낙제점 수준인 셈이다.통합당의 이번 공천에서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진박(진짜 친박근혜계) 공천 파동’을 일으킨 친박계가 퇴장하고 유승민계가 약진했다. 황교안 대표의 측근, 이른바 ‘친황’ 그룹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역 물갈이 비율은 43.5%를 기록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던 민생당은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38곳 단수공천을 확정했다. 민생당 관계자는 “경선 지역이 거의 없는 만큼 지역구 공천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비례대표 후보자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1차 지역구 후보자 70명과 비례대표 28명을 확정했고 2차 지역구 후보자 10명을 23일 확정할 예정이다. 국민의당도 이날 비례 후보 명단을 확정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전경하의 시시콜콜]비혼(非婚)과 출산율

    통계청이 2016년 발표한 사회지표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한다’는 비중은 51.9%로 절반이 조금 넘었다. 2년 뒤인 2018년 조사에서는 이 비중이 48.1%로 떨어졌다. 성별로 보면 남자가 52.8%, 여자가 43.5%로 차이가 크다. 미혼인 경우 미혼남자(36.3)와 미혼여자(22.4%)의 성별 차이는 더 벌어진다. 결혼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은 부담을 지운다는 사회적 인식이 드러난 결과다. 이 조사는 전국 2만 5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결혼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줄어들만큼 실제 결혼도 줄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3만 9200건으로 2018년에 비해 1만 8500건(7.2%) 줄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따지는 조혼인율은 4.7건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다. 혼인 건수가 줄었으니 올해 태어날 아이들도 줄어들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호주는 조혼인율이 1995년 6.1건에서 2012년 5.4건으로 줄었는데 출산율은 같은 기간 동안 1.82명에서 1.93명으로 높아졌다. 벨기에도 조혼인율은 5.1건에서 3.6건으로 줄었지만 출산율은 1.55명에서 1.79명이 됐다. 이른바 혼외출산, 결혼하지 않은 동거 커플이나 미혼모가 아이를 낳는 비혼(非婚) 출산이 사회적으로 큰 차별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체 출산 건수에서 비혼출산이 차지하는 비혼출산율이 한국은 2014년 기준 1.9%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치이고 회원국 평균 41.2%와 큰 차이가 난다. 한국인들이 혼인서약을 잘 지키는 도덕성이 높은 국민이라는 주장도 가능하지만 입양과 출산 포기가 오히려 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018년 한 해동안 681명의 아동이 입양됐고 이중 303명(44.5%)이 해외입양됐다. ‘신혼’부부에 맞춰져 있는 각종 지원책은 안 그래도 사회적 차별과 생계부담 등을 겪어야 할 미혼모의 출산 의지를 꺽는다. 아이의 양육을 지원해야 할 정부가 결혼 여부에 대해 도덕적 판단을 해 아이의 부모를 차별하는 것은 맞을까?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그들에게 더 나은 배려와 지원을 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할 일일 것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018년 비혼(非婚) 출산에 대한 인식 전환을 5대 정책 과제 중 하나로 삼았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혼인과 출산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난 모든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식전환의 첫 발은 뗐지만 관련 정책과 그 실행은 한참 굼뜨다. 이 위원회의 홈페이지 주소는 ‘더 나은 미� �(betterfuture)다. 다양성을 품을 줄 알고, 어려울 줄 알면서도 힘든 결정을 한 사람들을 돕는 사회가 더 나은 미래다. 그러기 위해 아주 열심히 일하는 위원회여야 한다. 논설위원 lark3@seoul.co.kr
  • 과정 공정했지만 ‘여성 0명’이라서…문예위 신임위원 재공모

    과정 공정했지만 ‘여성 0명’이라서…문예위 신임위원 재공모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온 한국문화문예위원회(문예위) 신임위원 선임 절차가 다시 시작됐다. 과정은 공정했지만, 결과적으로 여성 후보가 단 한 명도 없어서다. 공모 기관이 “이번에는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를 건네는 우스꽝스런 풍경도 연출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예위 7기 비상임위원 후보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모집 분야는 문학, 미술, 연극, 전통예술, 문화일반 5개로, 임용 기간은 2년이다. 문예위는 매년 2000억원 이상 문예진흥기금을 집행하는 문화예술지원기관이다. 문예위원은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명하며 8~11명을 둘 수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임기가 끝난 문예위 비상임위원 8명의 공석을 채우기 위해 9월부터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모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최종후보 16명 전원이 남성으로 선정되자, 문예위 소위원회 가운데 하나인 성평등 예술지원 소위원회가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25%에 그친 역대 문예위원 여성 비율을 22%로 더욱 악화시킨다”며 “문예위원 여성 비율을 최소 4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달라”고 주문했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 후보자 추천위원회 구성은 물론, 문예위원 후보자 공모 과정과 심사 과정 역시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문체부는 추천위원회 구성 후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2주 동안 문예위원 후보자 공개 모집을 시행한 결과, 응모자가 남성 50명(83%)인데 반해, 여성은 10명(17%)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추천위원회도 “성별, 연령 등 균형적 추천에 대한 고지를 받는 등 자율성을 보장받고 이에 부합하는 결과를 내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응모한 여성 숫자가 매우 적어 결과적으로 여성 후보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남성들이 훨씬 더 응모한 데다가 역량들 역시 나은 데 따른 결과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여성이 한 명도 없다’는 비난 목소리가 이어지자 결국 재공모에 나선 것이다.결과적으로 지난 공모에서 선정된 후보들만 피해를 입게 됐으며, 여성 비율을 억지로 늘리려 재공모에 나선다는 ‘역차별’ 의혹도 제기된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 “이번 공모는 최대한 많은 후보자가 응모하도록 공모기간을 14일간으로 정했고, 기존 서류 심사와 함께 인터뷰 심사까지 진행한다”며 “특히 그간 상대적으로 접수가 저조했던 여성, 30~40대를 포함한 모든 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신청 기간은 이날부터 4월 2일까지다. 공모 결과는 4월 중 공지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아동·청소년 성매수 알선의 온상 된 SNS

    아동·청소년 성매수 알선의 온상 된 SNS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수의 91.4%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 아동·청소년의 평균연령은 14.2세에 불과한데도 성범죄자의 절반이 법원 최종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처벌이 여전히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2018년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는 3219명으로 2017년에 비해 24명 증가했다. 강간과 강제추행 등의 성폭력 범죄는 7.4%, 카메라 이용 촬영 등 범죄는 1.0% 증가했다. 반면 성매매 범죄는 25.6% 감소했다. 성매수 알선 범죄는 91.4%가 메신저, SNS, 앱 등을 통해 이뤄졌다. 이는 2017년 85.5%보다 5.9%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피해 아동·청소년을 성별로 보면 여성이 94.5%(3646명), 남성이 5.2%(200명)다. 특히 남자 아동·청소년이 전년(136명)에 비해 64명 증가했으며 피해 범죄 유형은 강제추행 166명, 유사강간 11명, 아동 성학대 7명 등으로 나타났다. 성범죄 유형은 가해자 기준으로 강제추행이 1662명(51.6%)으로 가장 비중이 높고 강간 672명(20.9%), 성매수 268명(8.3%), 성매매 알선 144명(4.5%), 카메라 이용 촬영 등 범죄 139명(4.3%) 순으로 나타났다. 카메라 이용 촬영 범죄 중 피해자가 촬영 여부를 알지 못한 불법 촬영이 75.3%나 됐다. 유죄판결을 받으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되는데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의 절반 수준인 48.9%가 집행유예를 받았다. 35.8%는 징역형, 14.4%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중앙부처 과장급 여성 비율 20% 넘었다

    핵심적 중간 관리자 늘어나 승진 유리 공공기관 임원 21%… 2년간 9%P 증가 한 해 예산 20조원을 주무르는 ‘큰손’ 여성. 이정희(행시 44회) 국토교통부 재정담당관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20조원을 다루는 핵심 과장이다. 그의 손을 거쳐 SOC 사업의 정책과 투자 방향이 결정된다. 국토부에서 재정담당관에 여성이 배치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현재 중앙부처 본부 과장급(4급 이상) 여성공무원 비율은 20.8%로 5명 중 1명이 여성 과장이다. 2022년이면 4명 중 1명이 여성 과장이 될 전망이다. 여성 과장의 증가세도 긍정적이지만 남성들의 영역이던 핵심 보직에 여성들이 기용되고 있다는 점이 큰 변화다. 여성가족부는 17일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을 중간점검한 결과 2017년과 비교해 지난해 고위공무원, 본부 과장급, 공공기관 임원 등 12개 모든 분야의 여성 기용률이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고위공무원의 경우 2017년 6.5%에서 지난해 7.9%로 소폭 상승했지만 본부 과장급은 14.8%에서 20.8%로 6% 포인트 증가했다. 본부 과장급은 중앙 부처의 중간 관리자로 국장급 이상 고위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위치다. 조직의 허리 부분에 여성 과장이 많이 진출하는 것은 조직 내 성별 균형을 맞추고, 정책 결정 과정에 다양성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정희 재정담당관은 “정책적 역량이 필요한 자리일수록 능력 발휘가 커지는데 주요 보직을 여성들이 맡으면 그만큼 더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다 보니 저소득층 주거사업 등 취약계층 사업의 의사결정에 더 관심을 갖게 돼 정책 추진에서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공공기관의 임원 역시 2017년 11.8%에서 지난해 21.1%로 9.3% 포인트 증가했다. 여성 진출이 드문 분야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이연승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중 유일한 여성 기관장이다. 이 이사장은 “공공기관 임원은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인 만큼 그동안 남성 위주 정책 결정에서 벗어나 소통 강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난해 국립대 교수(17.3%), 교장·교감(44.1%), 군인 간부(6.8%) 등에서도 여성 임용 목표치를 넘어서면서 여가부는 올해 목표를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공 부문의 고위직 여성 증가는 민간 부문에서 여성 임원이 늘어나게 유인하는 등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끌게 된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중앙부처 과장급 여성 비율 20% 넘었다

    한 해 예산 20조원을 주무르는 ‘큰손’ 여성. 이정희(행시 44회) 국토교통부 재정담당관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20조원을 다루는 핵심 과장이다. 그의 손을 거쳐 SOC 사업의 정책과 투자 방향이 결정된다. 국토부에서 재정담당관에 여성이 배치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현재 중앙부처 본부 과장급(4급 이상) 여성공무원 비율은 20.8%로 5명 중 1명이 여성 과장이다. 2022년이면 4명 중 1명이 여성 과장이 될 전망이다. 여성 과장의 증가세도 긍정적이지만 남성들의 영역이던 핵심 보직에 여성들이 기용되고 있다는 점이 큰 변화다. 여성가족부는 17일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을 중간점검한 결과 2017년과 비교해 지난해 고위공무원, 본부 과장급, 공공기관 임원 등 12개 모든 분야의 여성 기용률이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고위공무원의 경우 2017년 6.5%에서 지난해 7.9%로 소폭 상승했지만 본부 과장급은 14.8%에서 20.8%로 6% 포인트 증가했다. 본부 과장급은 중앙 부처의 중간 관리자로 국장급 이상 고위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위치다. 조직의 허리 부분에 여성 과장이 많이 진출하는 것은 조직 내 성별 균형을 맞추고, 정책 결정 과정에 다양성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정희 재정담당관은 “정책적 역량이 필요한 자리일수록 능력 발휘가 커지는데 주요 보직을 여성들이 맡으면 그만큼 더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다 보니 저소득층 주거사업 등 취약계층 사업의 의사결정에 더 관심을 갖게 돼 정책 추진에서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공공기관의 임원 역시 2017년 11.8%에서 지난해 21.1%로 9.3% 포인트 증가했다. 여성 진출이 드문 분야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이연승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중 유일한 여성 기관장이다. 이 이사장은 “공공기관 임원은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인 만큼 그동안 남성 위주 정책 결정에서 벗어나 소통 강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난해 국립대 교수(17.3%), 교장·교감(44.1%), 군인 간부(6.8%) 등에서도 여성 임용 목표치를 넘어서면서 여가부는 올해 목표를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공 부문의 고위직 여성 증가는 민간 부문에서 여성 임원이 늘어나게 유인하는 등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끌게 된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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