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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권력에 취한 정의/박상숙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권력에 취한 정의/박상숙 국제부장

    스페인을 38년간 통치했던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이 ‘망명객’이 됐다. 올해 82세. 수구초심(首丘初心)이 더욱 간절해질 나이에 등 떠밀려 타향살이에 나선 건 부패 스캔들 때문이다. 6년 전 아들 필리페 6세에게 왕위를 물려준 그는 재임 시절인 2011년 고속철 사업 유치에 관여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언론의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고, 스페인은 물론 비자금 은닉처인 스위스에서도 관련 수사가 진행되자 궁지에 몰려 보따리를 싼 것이다. 말년은 험하지만 그래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페인인’으로 꼽혔던 위인이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상징적 존재지만 대단한 결기로 스페인의 민주화 시대를 연 공로자다. 또한 카탈루냐 분리 독립 움직임을 달래 국민통합을 이뤄낸 업적도 대단하다. 왕으로서의 삶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었다. 공화국이 들어서며 쫓겨난 왕가의 후손인 그는 출생 때부터 타국을 떠돌았다. 자신의 사후 군주제를 부활하겠다는 독재자 프랑코의 엉뚱한 결정에 느닷없이 왕위 계승자가 돼 열 살 때 처음 고국 땅을 밟았고, 1975년 대관식을 치렀지만 ‘프랑코의 꼭두각시’라는 냉대를 오랫동안 견뎌야 했다. 그가 신임을 얻게 된 계기는 1981년 군부 쿠데타를 막으면서다. 당시 반란군 일당이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국회 의사당을 점거하고 의원들을 인질로 삼은 일촉즉발의 순간 카를로스 국왕은 군복을 입은 결연한 모습으로 TV에 나왔다. 결사항전을 다짐하며 반란군을 향해 “나를 총살하라”고 외친 그에게 감읍한 100만 시민이 의사당 앞에 몰려나와 쿠데타 세력을 몰아낸 건 유명한 일화다. 그는 첫 민선 총리 아돌포 수아레스를 통해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졌고, 이후에도 역대 총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민주주의 수호자로, 도덕적 군주로 칭송받았던 그는 이후 스스로를 몰락의 길로 내몰았다. 초심을 잃고 권력을 남용해 뒷돈을 챙기는 한편 내연녀까지 두면서 추문을 달고 살았다. 2008년 경제위기가 한창일 때 온갖 호화사치를 부려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영웅에서 재앙이 된 그에게 분노한 국민의 입에선 이제 군주제 폐지가 오르내린다. 수도 마드리드에선 국왕의 이름을 딴 대학 명칭을 바꾸자는 청원이 시작됐고, 지방도시에 있는 동상이 철거되고 거리에서는 그의 흔적이 지워질 태세다. “그는 더이상 우리 사회의 도덕적, 민주적 가치를 대표하지 못한다.” 독재 체제에 종지부를 찍은 ‘투사’에게 치욕스런 국민의 심판이 떨어진 것이다. 카를로스 국왕의 반전 인생 행로에 우리나라 민주화 ‘일부’ 세력의 현재가 오버랩된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동지들을 대신해서 정치권에 진입한 과거 운동권 인사들은 지금 금융사기, 뇌물·향응, 권력형 성범죄 등의 혐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덕성과 정의감으로 무장했던 자신들의 과거는 어디에 내다 버렸을까. 예전에 좋은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실수는 괜찮다는 ‘도덕적 면허권’은 뻔뻔한 자기 정당화로 이어지고, 자신을 돌아보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을 탈색시켰다. “부끄러움 없는 도덕성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부끄러움이 없는 도덕성은 자신을 정당화하고 자기성찰과 자기비판의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부정에 저항하고 억압에서 해방되려는 운동으로 시작한 권력이 부패하는 것도 결국 자기만의 작은 정의에 취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10년 전에 나온 역사학자 임지현의 책에서 발견한 대목이다. 정의로운 사람조차 권력을 잡으면 필연적으로 퇴행할 수밖에 없는가 보다. okaao@seoul.co.kr
  • 손정우 아버지 혼인신고 후 무효소송 이유 묻자 “2차 피해”

    손정우 아버지 혼인신고 후 무효소송 이유 묻자 “2차 피해”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가 감형을 위해 결혼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범죄 피의자인 손정우는 2심 재판 중 혼인신고를 했고 부양가족이 생겼다는 이유로 선처를 호소하며 결국 감형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됐다. 손정우의 아버지는 4일 MBC ‘PD수첩’에 “정상적인 결혼”이라고 주장했다. 손정우의 아버지는 국제결혼 중개업을 했지만 해외 여성을 아들에게 소개한 적은 없으며, 여자 쪽 부모님의 반대로 혼인 무효 소송을 해 결혼생활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손정우의 아버지는 ‘여자분이 속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만 물어봐라.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손정우의 지인들은 손씨의 결혼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 씨의 지인은 “1심 재판 후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속이고 만난 것 같다. 과시하기 좋아하는 손씨가 감방 가기 전 아내와 아기가 있었더라면 한번은 보여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우는 2015년 7월부터 약 2년 8개월간 다크웹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손씨는 전세계 128만명 회원에게 22만여 개의 성착취 동영상으로 약 44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올렸고, 생후 6개월 된 영아의 모습도 성착취물로 제작해 유통했다. 손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고,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러나 지난달 6일 서울고등법원이 미국 송환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박원순, 권력형 성범죄인가” 질문에 끝까지 답 안 한 여가부

    “박원순, 권력형 성범죄인가” 질문에 끝까지 답 안 한 여가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의 사건이 권력형 성범죄가 맞느냐’는 질문에 끝까지 답하지 않았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여가부 업무보고 자리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여가부의 부적절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미래통합당 김미애 의원은 “여가부가 무책임해서 존재 가치를 잃었다는 시각이 많다”면서 “오 전 시장 사건에 침묵했고, 박 전 시장 사건엔 5일 만에 입장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사건이 권력형 성범죄인지에 대한 견해를 거듭 물었지만, 이 장관은 “수사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같은 당 양금희 의원은 청와대를 겨냥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페미니즘과 여성인권 문제를 선택적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여가부 장관으로서 청와대에 이 사건 입장 표명을 요청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여가부 나름의 입장을 표명하는 게 피해자에게 의지처를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고 활동해 왔다”며 동문서답했다. 통합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장관께 사과 요구를 하려 했는데 사과가 아니라 사퇴해야 할 분이란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회계부정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정의기억연대가 여가부로부터 보조금을 ‘이중 지급’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통합당 전주혜 의원은 “두 단체 주사무소가 같고 사업 목적도 자구 하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여가부는 아직도 따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박원순 사건 권력형 성범죄냐’ 질문에 답변 피한 여가부 장관

    ‘박원순 사건 권력형 성범죄냐’ 질문에 답변 피한 여가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사건이 권력형 성범죄가 맞느냐’는 질문에 끝까지 답하지 않았다. 이에 야당의 질타가 이어지면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는 여가부 난타전이 됐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여가부 업무보고 자리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관련 여가부의 부적절한 대응이 시작부터 도마에 올랐다. 미래통합당 김미애 의원은 “과거에는 여성 인권을 우선하면서 군 가산점 이슈 등 사회 갈등을 부추겨 여가부 폐지론이 거론됐지만, 지금은 반대 이유다. 무책임해서 존재 가치를 잃었다는 시각이 많다”면서 “오 전 시장 사건에 침묵했고, 박 전 시장 사건엔 5일 만에 입장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사건이 권력형 성범죄인지에 대한 견해를 거듭 물었지만, 이 장관은 “수사 중 사건으로 알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양금희 의원은 청와대를 겨냥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여당은 페미니즘과 여성인권 문제를 선택적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여가부 장관으로서 청와대에 이 사건 입장 표명을 요청했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여가부 나름의 입장을 표명하는 게 피해자에게 의지처를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고 활동해왔다”며 동문서답했다. 통합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여가부는 박 전 시장 사건 후 5일간 침묵했고, 이후 ‘피해호소인’이라는 파렴치한 단어를 썼다”고 비판했다. 이 장관이 “중립적 표현”이라고 해명하자 김 의원은 “장관께 사과 요구를 하려했는데 사과가 아니라 사퇴해야 할 분이란 생각이 든다. 피해자 보호 부서가 아니라 성범죄 은폐부, 성범죄 방조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은 여가부의 뒷북 대응, 정권 눈치보기를 지적하면서 “오죽하면 여성가족부 아니라 여당가족부란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최근 회계부정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정의기억연대가 여가부로부터 보조금을 ‘이중 지급’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통합당 전주혜 의원은 “두 단체 주사무소가 같고 사업목적도 자구 하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여가부는 아직도 따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이 “주로 정의연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하자 전 의원은 “올해도 이미 정대협에 3000만원이 지급됐다. 국고보조금을 이중으로 받기 위해 단체를 두 개로 만들었다는 의심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오죽하면 여성가족부가 아닌 ‘여당가족부’라고 하겠냐”

    “오죽하면 여성가족부가 아닌 ‘여당가족부’라고 하겠냐”

    여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서 ‘박원순 성추행 의혹’ 공방 “오죽하면 여성가족부가 아니라 ‘여당가족부’란 말까지 나왔겠습니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여성가족부의 대응이 국회에서 도마에 올랐다. 3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은 이정옥 여가부 장관에게 “여가부가 올해로 20년, 사람으로 치면 성인이 됐다. 성인이 되면 자율과 책임이 부여된다. 여가부도 정권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껏 일해야 한다”며 “여가부가 정권 눈치보기, 뒷북 대응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여성가족부 아니라 ‘여당가족부’란 말까지 나왔겠나”라고 질타했다. 이에 이정옥 장관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저희가 시민단체가 아니라서 (부처의) 입장 표명보다 대책 마련에 우선하다 보니 국민들께서 답답함을 느끼셨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정옥 장관은 박원순 전 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권력형 성범죄가 아니냐’는 김미애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제가 죄명을 규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이에 김미애 의원은 “(오거돈 전 시장) 본인이 (범행을 인정)했는데, 확정 판결이 나야 하느냐. 그러니까 여가부 폐지 주장이 나온다”고 질책했다. 통합당 ‘문 대통령 침묵’ 지적에 민주당 반발 야당의 날선 지적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면서 이날 여가위 전체회의에서는 결국 고성이 터져 나왔다. 통합당 여가위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희대의 성추행 사건을 대하는 정치권의 자세 역시 옳지 않다”면서 “마치 피해자의 절규를 비웃고 가해자의 위력을 과시하듯 청와대 국민청원 59만명의 서명을 묵살하고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렀다”고 지적했다. 김정재 의원은 “대통령 조화 등 여당이 줄줄이 조문하고 민주당 대표는 (기자에게) ‘예의없는 ××자식’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면서 “그나마 정부·여당은 형식적으로라도 사과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묵묵부답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여 항의했고, 김정재 의원은 “말하는 중에 끼어들지 말라”며 발언을 이어갔다.김정재 의원은 이정옥 장관에게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문 대통령에게 가장 대표적인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정옥 장관은 “조사권과 수사권은 해당 부처가 담당하고 있다. 여가부는 수사 결과에 대해 지켜보는 입장”이라면서 “여가부는 피해자를 광범위하게 설정하고 이들을 안정적으로 조력하는 데 집중하겠다”고만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김정재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청와대와 경찰 중 피의사실 유출 진원지가 어딘지도 밝혀야 한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계속되는 고성에 정춘숙(민주당) 여가위원장이 “축약해서 말해달라”고 제지하자 김정재 의원은 “아직 3분이 남았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제가 쓰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은 야당이 오히려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근 의원은 “오히려 이런 언급이 잊혔던 서지현 검사, 피해자 김지은까지 소환한다”며 “여가부가 이런 2차 피해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원순 성추행 의혹’ 인권위가 직권조사로 규명한다(종합)

    ‘박원순 성추행 의혹’ 인권위가 직권조사로 규명한다(종합)

    국가인권위원회는 성추행을 비롯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직권으로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30일 제26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직권조사 계획안’ 안건을 비공개로 심의해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직권조사는 피해 당사자의 진정이 없더라도 인권위가 인권 침해나 차별 행위가 중대하다고 판단할 경우 직권으로 개시하는 조사를 말한다. 인권위는 “제3자 진정으로 인권위에 접수된 진정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와 소통하던 중 피해자가 직권조사를 요청했다”며 “직권조사 요건 등을 검토해 직권조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직권조사팀을 별도로 구성해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사건과 서울시가 이를 알고도 묵인하고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희롱이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조사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이번처럼 선출직 공무원에 의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이를 처리하는 절차도 함께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상임위를 열어 공개 안건들을 먼저 심의하고, 오전 11시 47분쯤부터는 비공개로 전환해 ‘직권조사 계획안’ 안건을 심의했다. 회의에는 최영애 인권위원장을 비롯해 인권위 상임위원인 정문자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 이상철 위원(옛 자유한국당 추천), 박찬운 위원(대통령 지명)이 참석했다. 인권위 상임위원회는 구성위원 4명 중 3명 이상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앞서 피해자를 지원하는 김재련 변호사와 여성단체들은 서울시가 주도하는 진상조사를 거부하고 독립기구인 인권위가 이번 사안을 직권으로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이 지난 28일 인권위에 제출한 직권조사 요청서에는 박 전 시장의 성희롱·성추행 의혹과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조 의혹, 고소 사실 누설 경위 등 의혹 전반을 규명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2차 가해에 대해 국가·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조치할 것과 공공기관 기관장 비서 채용 과정상 성차별적 요소에 대한 실태가 있는지 조사하고, 선출직 공무원의 성범죄 등 비위에 대한 견제 장치도 마련하는 등 전반적인 제도 개선 요구도 포함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반복되는 교수 권력형 성폭력… 총장이 해결하라”

    “반복되는 교수 권력형 성폭력… 총장이 해결하라”

    “음대 B교수, 음대 C교수, 서어서문학과 A교수, 수의대 H교수, 사회학과 H교수….” 28일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우비를 입은 학생들이 ‘알파벳’ 교수를 적은 10여개 현수막을 줄지어 들었다. 제자에게 권력형 성폭력을 저지른 이들을 방관하는 학교에 항의하는 퍼포먼스였다. 학생들은 지난해 8월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서문과 A교수가 해임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여러 교수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음대 B교수는 지난해 7월 학회 출장에서 피해 학생 숙소에 강제로 침입해 수차례 신체 접촉을 했다. 음대 C교수는 2015년 공연 뒤풀이 후 피해학생을 데려다주겠다고 한 뒤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학생들은 “교수들이 학생의 진로를 볼모로 삼고 성폭력과 인권침해를 반복하고도 해임이나 파면되지 않고 정직 이하의 징계를 받고 강단으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구조적 문제를 방치한 대학도 공범이라며 총장실을 가리키며 “반복되는 성범죄, 오세정(서울대 총장)이 해결하라”고 외쳤다. 서울대 15개 학내 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음대 B교수와 C교수를 파면하고 오 총장은 당장 교수들의 권력형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면서 “교원징계위원회에 학생들이 참여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男성추행 혐의’ 한국 외교관, 뉴질랜드서 이름·얼굴 공개돼

    ‘男성추행 혐의’ 한국 외교관, 뉴질랜드서 이름·얼굴 공개돼

    뉴질랜드 언론이 자국에서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 외교관의 신상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한국 정부가 해당 외교관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외교관이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고발된 것은 2017년 말이다. 뉴질랜드 스리텔레비전방송의 뉴스허브는 지난 25일 방영한 심층 보도프로그램 ‘네이션’을 통해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혐의와 그 이후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다뤘다. 해당 기사의 첫 줄은 다음과 같다. ‘한 키위(뉴질랜드인) 시민은 2017년 성범죄 혐의를 받는 한국 외교관에 대한 정의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도 웰링턴의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던 한국 외교관 김모씨는 2017년 말 뉴질랜드 국적의 남자 직원을 상대로 세 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질랜드 국적 대사관 남직원에 세 차례 성추행” 뉴스허브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열람한 법원 서류에 따르면 첫 추행은 피해자가 김씨의 부탁을 받고 그의 사무실 컴퓨터를 고치는 중에 벌어졌다. 김씨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피해자의 왼쪽 엉덩이를 손으로 움켜쥐었다는 것이다. 두번째 추행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났다. 이번엔 대사관이 위치한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김씨가 피해자의 사타구니와 벨트를 잡았다고 경찰은 보고했다. 두 사례 모두 상급자에게 보고됐다. 그러나 피해자는 김씨의 사무실에서 계속 일을 했고 몇 주 뒤에 세번째 추행이 벌어졌다. 이번엔 가슴과 민감한 부위를 만졌다고 피해자는 주장했다. 경찰 조사 안 받고 귀국…‘1개월 감봉 징계’만 외교관 김씨는 대사관 자체 조사에서 성범죄 의혹을 부인했으며, 어떠한 잘못된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몇 차례 툭툭 쳤을(tap) 뿐’이라고 문제의 행위를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한달 뒤 뉴질랜드에서 출국했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기 전이었다. 경찰은 2019년에 조사에 착수했는데, 김씨는 뉴질랜드로 돌아오지 않았다. 외교부는 2018년 귀국한 김씨를 자체 조사해 1개월 감봉 처분을 내렸다. 방송은 뉴질랜드와 한국 간 우호적인 양국 관계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김씨의 기소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뉴질랜드 외교부가 지난해 9월 한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한국 정부가 거부했다. 현재 김씨는 아시아의 한 국가에서 총영사로 근무 중이다. 뉴질랜드 방송은 김씨의 성명과 얼굴도 공개했고, 현재 그가 근무하는 국가도 공개했다. 외교부 “무죄 추정 권리…경찰 조사받을지는 본인 결정” 방송은 이상진 주뉴질랜드 한국 대사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대사 측은 자료를 통해 ‘김씨에게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받을 권리가 있다’는 입장만을 밝혔다고 전했다.또 ‘김씨가 언제 뉴질랜드로 돌아와 조사를 받을 것이냐’는 질문에 “김씨가 뉴질랜드로 돌아와 조사를 받을 것인지 여부는 김씨 자신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주 뉴질랜드 한국대사관이 경찰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나온다고 방송은 전했다. 추행이 벌어졌을 당시의 CCTV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면책특권을 내세우며 직원들에 대한 경찰 조사도 막았다. 방송은 뉴질랜드 정부가 한국 정부에 강력하게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지만 자료를 보면 모든 게 현재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방송은 “한국은 중요한 무역 상대이며 뉴질랜드인들이 그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목숨을 바친 동맹이기도 하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바로 이달에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한국전쟁 70년을 기리기 위해 한국 대사를 만났다는 점을 언급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기획] 대한민국 금융사기의 끝은 어디인가…옵티머스 사태의 전말

    [기획] 대한민국 금융사기의 끝은 어디인가…옵티머스 사태의 전말

    사기와 횡령, 돌려막기, 불완전판매까지…. 지난달 터진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대한민국의 금융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어디까지 기만당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학연을 배경으로 한 정계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미 도주한 펀드 운용사의 전 대표는 신병 확보조차 못하고 있고, 판매사는 “우리도 손해를 봤다”며 피해 투자자들의 대책 마련 요구에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실타래 얽히듯 꼬여 있는 옵티머스 사태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4가지 영역으로 나눠 정리했다.●궁금증 ① : 옵티머스 펀드의 시작, 잘못된 만남? 현재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들은 2017년 12월부터 운용, 판매되기 시작했다. 김재현(50·구속기소) 대표가 취임한 지 6개월째 되던 때였다. 사모펀드는 운용사가 상품을 만들어 은행·증권사 등을 통해 팔고, 판매사들은 수수료를 챙기는 식으로 운용된다. 옵티머스운용 측은 “한국도로공사, 경기교육청 등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소개했고 증권사들은 이를 믿고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주로 팔았다. 매출채권은 물건, 용역의 대가를 나중에 주기로 하고 발행한 일종의 어음이다. 운용사는 공공기관이 망하지 않는 한 돈을 떼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안정성을 강조했다. 이후 이 펀드가 시장에서 안정적 판매고를 올리자 판매사들은 프라이빗뱅커(PB)가 관리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팔기 시작했다. 옵티머스 펀드 전체 판매량의 84%를 NH투자증권도 2019년 6월부터 지점 PB들을 통해 이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사모펀드치고는 낮은 3~4%의 수익률이 기대됐지만 예·적금이 사실상 ‘제로(0) 금리’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안전 지향적 성향의 고객들이 상품을 샀다. NH증권 관계자는 “당시에는 이 상품의 인기가 워낙 좋아 다른 금융사에서도 많이 팔았다”고 말했다. NH증권은 환매 중단 한달 전인 지난 5월까지도 지점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53·54호 펀드를 판매하는 등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 적극적인 판촉을 한 NH증권 등 판매사들로부터 끌어모은 편입자산은 46개 펀드에 5235억원(지난 7월 1일 기준)까지 불어났다. ●궁금증 ② : 안전해보이던 펀드, 왜 문제가 된거야? 애초 홍보해온 이 펀드의 실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거짓말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옵티머스운용 측은 애초 투자하기로 했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에는 전혀 투자하지 않았다. 대신 옵티머스의 2대 주주인 이모(45·구속기소)씨가 대표로 있는 비상장기업의 사모사채를 사는데 쓰였다. 씨피엔에스(2053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으로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들이다. 이 업체들은 복잡한 자금 이체 과정을 거쳐 부동산, 상장·비상장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다.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대출해줬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금은 약 60여개 투자처에 3000억원 안팎으로 흘러들어 갔으나 정확한 규모 등은 자산실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펀드 자금은 이미 발행한 사모사채를 차환 매입하는 펀드 돌려막기에 이용되기도 했다. 어떻게 이같은 사기극이 가능했을까. 사모펀드의 관리·판매 과정에 사각지대가 있어서다. 사모펀드의 운용과 관리, 판매는 크게 ▲자산운용사 ▲수탁기관 ▲사무관리기관 ▲판매사 등이 각자 역할을 맡아 진행한다. 자산운용사가 펀드 편입 자산 등을 설계한 뒤 수탁기관을 통해 편입자산을 실제 매입해 보관·관리한다. 또, 사무관리기관은 펀드 기준액과 수익률 산정 등 펀드 재산 평가 관련 정보를 관리하고, 판매사는 투자자에게 펀드는 파는 역할을 한다. 옵티머스운용 측은 이 과정에서 각 기관이 맡은 업무만 할뿐 서로의 정보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우선 아트리파라다이스 사모사채 등을 수탁기관인 하나은행을 통해 사도록 했다. 하지만 사무관리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에는 이 사채 대신 부산광역시매출채권 등이 편입된 것으로 이름을 바꿔 등록해달라고 요청했다. 수탁기관과 사무관리기관, 판매사가 모두 분리돼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였다. 또 이들은 범행의 전(全) 과정에서 100장 넘는 서류를 위조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재현 옵티머스운용 대표는 수차례 이체 과정을 거쳐 자신의 개인 명의 증권 계좌로 수백억원을 횡령한 정황도 금감원에 포착됐다. 김 대표는 이 돈을 주식, 선물 옵션 매입 등에 썼는데 금감원은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궁금증 ③ 투자자들은 왜 판매사를 더 비판할까?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옵티머스운용이 사실상 공중분해된 상태라 이들에게서 투자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재현 대표와 이모씨는 구속됐고 다른 임직원들도 대부분 퇴사했다. 또 옵티머스의 남은 미집행 투자금은 400억원 정도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NH증권 등 판매사들이 펀드가 실제 얼마나 안전한지 따져보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지점의 일부 PB들이 펀드 관련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불완전 판매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신문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NH증권의 대전 지역 한 PB는 지난해 11월 고객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만기 9개월에 확정금리 2.9%인 사모펀드 상품이 있다”면서 가입을 권했다. 이에 A씨가 “위험한 걸 안 좋아해서…원금보장이 되느냐”고 묻자 “원금보장이 된다”고 답했다. 또, A씨가 “해당 상품이 NH투자증권에서 하시는 거냐”고 질문하자 “네, 저희 회사에서 기획했다”고 대답했다. 이 말을 믿은 A씨는 옵티머스펀드 23호에 1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오는 8월 만기인데 이미 환매 중단된 펀드들과 비슷한 구조로 설계돼 같은 피해가 우려된다. 피해 투자자들은 NH증권이 펀드 판매 심사 과정에서 상품구조나 투자 대상자산이 실재하는지 등을 적절히 확인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이 증권사에 대해 24일까지 현장 점검을 진행한 금융감독원도 이 부분을 중점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 피해자는 “개인 고객들은 규모가 작은 옵티머스운용을 믿고 억대의 투자금을 맡긴게 아니라 NH증권을 신뢰해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중 60대 이상 비중이 51.9%나 돼 노후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궁금증 ④ 전현직 관료, 정치인들의 이름은 왜 등장할까? 옵티머스운용의 정관계 유착·비호 의혹은 이혁진 옵티머스운용 전 대표와 김 대표, 문서 조작 등을 도운 윤모(43·구속) 변호사 등 때문에 나온다. 이들은 모두 한양대 출신이다. 이 전 대표와 김 대표는 모두 같은 대학 출신인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당시 대통령비서실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온다. 또 그는 2012년 19대 총선에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때 동포간담회장에 등장해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등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문제는 당시 이 전 대표가 횡령과 조세포탈, 성범죄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상황이라는 점이다. 검찰은 그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기소 중지를 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김치 판매·배달 사업을 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는 ‘바지 사장’인 김 대표를 내세워 모피아(옛 재무부 영문약칭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와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의 카르텔이 치밀하게 기획한 사기극”이라고 주장하며 자신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또 윤 변호사의 아내 이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가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자 지난달 사임했다. 이 변호사는 청와대 행정관 근무 직전인 지난해 3월부터 약 8개월간 옵티머스 계열사인 해덕파워웨이에 사외이사로 근무했다. 이 회사는 옵티머스 펀드 자금에 의해 무자본 인수합병(M&A)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남인순 의원 조사에 임하고, 검찰 소극 대처 이유 밝혀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경위를 수사하는 경찰은 박 전 시장이 성추행 사실을 인지하게 된 지난 8~9일에 박 전 시장과 통화한 인물들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남인순 의원도 지난 9일 오전 박 전 시장과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남 의원에 대해 참고인 대면 조사를 벌이려 했지만 남 의원은 전화통화로만 일부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의원이 경찰 대면 조사를 꼭 받아야 하는 이유는 박 전 시장의 피의사실 유출 의혹의 키맨인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가 바로 남 의원 보좌관 출신이라는 점이다. 임 특보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서울시 안에서 가장 먼저 인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 의원이 의외로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도 남 의원이 경찰과의 전화통화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면 이는 여당의 최고위원으로서 특권을 누렸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이 터졌을 때 민주당과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들은 국민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으니 이를 만회하는 차원에서라도 적극적으로 진상 규명에 나서 주길 바란다.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서울시 직원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 하루 전인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 조사부장에게 피의자의 이름을 밝히고 고소 계획을 밝혀 면담 일정을 잡았다가 취소된 경위도 찜찜하다. 서울중앙지검이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알고도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것인데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여기에다 해당 사건을 경찰보다 먼저 인지하고도 이를 대검에 보고하지 않은 것도 논란거리다. 법무부도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력 인사 사건의 경우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한 ‘검찰보고사무규칙’을 위반한 것이다. 이번 성추행 사건은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공소권이 소멸됐지만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피소사실의 사전유출 의혹 등은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 고소사실 유출은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해자에게 증거인멸의 기회를 주고, 성폭력 피해자들을 극도로 위축시키는 사안인 만큼 묵과돼서는 안 될 주요 범죄행위다. 이런 의미에서 민주당 젠더폭력대책TF 위원장이기도 한 남 의원은 하루속히 경찰의 대면 조사를 받고 언론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 서울중앙지검이 고소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유출했는지 여부도 확인돼야 한다. 더불어 검찰 내 보고 루트, 소극 대처 경위도 드러나야 한다. ■알려왔습니다 지난 7월 24일자 31면에 게재한 사설 ‘남인순 의원 조사에 임하고, 검찰 소극대처 이유 밝혀라’와 관련해 남 의원은 애초 경찰로부터 대면조사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 이재명, ‘서울·부산시장 무공천’ 말바꾸기 묻자 “아주 난감하네”

    이재명, ‘서울·부산시장 무공천’ 말바꾸기 묻자 “아주 난감하네”

    “난처하다” 이재명 입장 표명 주저이재명 경기지사가 23일 더불어민주당 출신 지방자치단체장의 성범죄 문제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민주당이 후보를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번복했다는 지적에 대해 “아주 난감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경기도가 주최한 소재·부품·장비 토론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도지사인데, 도 행정을 말하고 싶은데 정치 이야기를 물어봐서 아주 난감하다”면서 “난처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20일 “장사꾼도 신뢰 중요한데공당 약속 지켜야…공천 안 하는게 맞다” 박원순·오거돈 성범죄 혐의에 “중대 비리 아니라고 할 수 없다”이후 이해찬 李에 불만 토로하자 이틀 만에 “무공천 주장한 바 없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0일 내년 4월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등에 출현해 “당헌·당규에 ‘중대한 비리 혐의로 이렇게 될 경우 공천하지 않겠다’고 써놨다”면서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민주당이)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면서 “(당헌·당규에 있으면) 지켜야 한다. 이걸(성범죄를) 중대 비리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여직원을 성추행해 물러난 데 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 자리에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장사꾼도 신뢰가 중요하다”면서 “공당이 문서로 규정했으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날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금 (공천에 대해) 얘기할 필요가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했고, 이 지사는 22일 “무공천을 주장한 바가 없다”며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취했다. ‘무공천’ 언급 보도들에 대해서는 ‘오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의 서울시장·부산시장 공천 여부를 놓고 많은 논란과 제 입장에 대한 오보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 한 사람이자 민주당의 책임 있는 당원으로서 의견을 말한 것일 뿐 이를 주장하고 관철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의사가 없다”면서 “그것은 당원 의견 수렴을 통해 당 지도부가 결정할 일이고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 투표에 참여할 뿐”이라고 해명했다.“국민에 당당한 말씀” 李 칭찬했던 주호영 “李, 이틀 만에 말 바꾸기 신뢰 땅에 떨어져” 이에 대해 이 지사의 발언을 “정말로 옳은 말씀. 국민에게 당당한 말씀”이라고 칭찬했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 지사가 무공천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꾸자 “이 시간부로 칭찬을 취소한다”면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세게 나무라니까 꼬리를 내린 것 같다”며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지사) 본인 말대로 장사꾼도 신뢰를 지키기 위해 손해를 본다”면서 “불과 이틀 만에 말을 바꾸니 이 지사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질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지사를 겨냥해 “이틀 만에 정치적 이익을 위해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말을 바꿨다”면서 “국민을 바보로 아느냐. 그럼 우린 환청을 들은 거냐”고 비판했다. 李, 행정수도 이전에 적극 찬성“盧 추진, 상당수가 동의한 일” 한편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 이낙연 의원과 격차를 좁히고 있는 데 대해 “지금 지지율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면서 “하던 일, 경기도정을 열심히 하려 한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하던 일이기도 하고 국민 대다수가, 상당수가 동의하는 일”이라면서 “행정수도 이전이 어려우면 제2 행정수도 형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 지사는 21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행정수도 이전은 바람직하다. 헌법에 명시돼 있지도 않은 관습 헌법이라는 이유로 (이전이) 저지된 것을 안타깝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 집중은 우리나라 모든 문제의 근원으로, 국토 균형 발전과 자치분권 면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깊이 한번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행정·경제수도가 분리된 곳이 많고, 특히 우리나라는 수도권 일극화 문제 때문에 심각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부동산 가격의 폭등”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수도권 지자체장이면서 행정수도 이전을 찬성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다른 지역의 해를 끼쳐서까지 경기도의 이익을 추구해선 안 된다”면서 “균형 발전은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기도가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바빠진 여가부, ‘박원순 의혹’ 서울시 현장점검 나선다(종합)

    바빠진 여가부, ‘박원순 의혹’ 서울시 현장점검 나선다(종합)

    여가부 “서울시 현장 점검...전문가도 참여” 여성가족부는 23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현장점검을 나간다고 23일 밝혔다. 황윤정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은 이날 오전 박 전 시장 의혹 사건에 대한 처리 방향을 설명하고 이같이 말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월요일인 27일부터 31일 사이 현장점검을 벌일 전망이다. 여가부는 서울시가 양성평등기본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성희롱 및 성폭력 방지 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점검하는 한편 직장 내 고충 처리·상담 실태도 살필 계획이다. 황 국장은 “양성평등기본법 등의 하위법령에 정해진 기관인 법원, 감사원, 권익위, 검경 등에서 조사를 하고 그 과정에서 사건 은폐, 근로권 추가 피해 사실 등이 확인되면 여가부 장관이 징계를 요청할 수 있게 규정돼 있다”며 “양성평등법과 폭력 예방 지침 등에 대해 계속 이행을 하지 않으면 ‘부진기관’으로 분류해 제재 조치를 하고 있다. 여가부에서는 관리자 교육 등의 조처를 하고 나중에 언론에 공표하는 것까지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황 국장은 지난주 이정옥 장관 주재로 진행한 여성폭력방지위원회 긴급회의 내용과 관련해 “위계와 위력 관계에서 (발생한 성범죄에 대해) 신고를 원활히 하고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관계기관 협의 통해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자 준비 중”이라며 “전반적으로 사회에서 2차 가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언론과 국민 등을 대상으로 2차 가해를 멈춰 달라는 내용의 인식 개선 지침 등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피해자인 전직 비서 A씨에 대해서는 연락을 유지하고 있고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여가부 폐지 청원 10만 돌파에 “역할 기대감의 표시로 본다” 여가부는 국회에 접수된 ‘여성가족부 폐지 청원’에 대한 동의가 10만명을 넘겨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에 회부된 것과 관련, 여가부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의 법 개정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성지 여가부 대변인은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여가부의 조사 권한은 없다. 전반적으로 여가부의 기능과 타 부처 및 기관 등과 협업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성가족부는 여성, 가족, 청소년 분야 업무를 전반적으로 담당하고 있고 성 평등 사회 실현과 다양한 가족 공존, 청소년 지원, 각종 성범죄 피해자 지원 노력 등을 하고 있다. 일부의 폐지 의견은 여가부의 역할과 정책에 대한 더 큰 기대에서 출발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대변인은 “앞으로 국민 체감도가 높은 정책을 개발하고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공감과 지지를 얻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가부, 다음주 ‘박원순 의혹’ 서울시 현장점검 착수

    여가부, 다음주 ‘박원순 의혹’ 서울시 현장점검 착수

    여성가족부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다음 주에 서울시에 현장 점검을 나간다고 23일 밝혔다. 황윤정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을 대상으로 박 전 시장 의혹 사건에 대한 처리 방향을 설명하고 “이번 달 말 서울시에 대한 현장 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달의 마지막 날인 31일은 다음주 금요일로, 이때부터 현장 점검이 진행될 전망이다. 여가부는 서울시가 양성평등기본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성희롱 및 성폭력 방지 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점검하는 한편 직장 내 고충 처리·상담 실태도 살필 계획이다. 황 국장은 지난주 여가부가 개최한 긴급회의와 관련해 “위계와 위력 관계에서 (발생한 성범죄에 대해) 신고를 원활히 하고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관계기관 협의 통해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자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자인 전직 비서 A씨에 대해서는 “피해자와는 연락을 유지하고 있고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화마당] 배신의 계절/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배신의 계절/김이설 소설가

    요 근래 우울한 소식이 많다. 세계 최대의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를 만들고 끔찍한 범죄를 부추긴 손정우가 1년 8개월 형을 받았다. 계란 한 판을 훔친 생계형 범죄자가 1년 8개월 형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형 선고가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갑작스러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도 놀라운데, 권력형 성범죄 의혹까지 불거졌다. 애도와 추모와 별개로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의 아픔이 걱정되는 지금이다. 그런가 하면 내가 몸담고 있는 문학계에서도 큰 사건이 있었다. 소설가 김봉곤이 지인과 문자나 메신저로 나눈 사적인 대화 내용을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소설에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피해자들의 폭로를 통해 작품 윤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게다가 작가와 출판사의 적절하지 못한 대응으로 독자들의 원성까지 사야 했다(현재 작가의 책 두 권은 판매 중지, 해당 작품으로 받은 문학상은 반납한 상태다). 각기 사건의 경중은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일주일 동안 벌어진 이 세 가지 사건으로 무기력한 절망감에 빠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각 사건은 모두 믿음을 저버린 사건이기 때문이다. 납득할 수 없는 형을 선고한 제도에 대한 불만, 지지하고 추대하던 사람의 추악한 이면을 알게 된 후의 허망함, 최소한의 문학적 태도도 간과한 동료의 잘못을 마주하며 느끼게 된 실망감의 총체는 일종의 배신감이었다. 사전에 명명된 배신감이란 ‘믿음이나 의리의 저버림을 당한 느낌’이다. 요즘의 심정에 딱 맞는 표현인 것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피해자, 위력에 의한 성범죄를 당한 노동자로서 그 권력과의 싸움을 결심하고 완수한 김지은씨의 기록을 담은 ‘김지은입니다’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나의 미투로 세상의 무엇이 바뀔지는 예측할 수 없었다.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과 이후가 달라지기만을 간절히 기도할 뿐이었다. 벗어나고 싶었고, 또 다른 피해자를 막고 싶었다. 아무리 힘센 사람이라도 잘못을 하면 있는 그대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진리를 명확히 하고 싶었다. 한 인간의 힘으로 다른 이의 인권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외치고 싶었다. 그것뿐이었다.’ 그러면서 ‘막대한 관계와 권력으로 진실을 숨기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의 지엄함을 보여 주십시오’라며 법에 호소한다. 사람은 자신보다 힘이 센 사람 곁에 있어야 안심을 하는 존재일지 모른다.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가진 것을 더 늘리기 위해선 거짓과 술수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해선 누군가의 머리를 짓밟고 올라서야 할 세상인지도 모른다. 내 몫을 늘리기 위해선 일말의 양심도 버려야 하고, 내 이익을 위해 최소한의 인간성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우리가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무엇이 필요한 것이다. 그게 법일 수도 있고, 윤리일 수도 있으며, 약속과 신뢰일 수도 있다. 그러니 그것을 저버린 사람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재발을 막기 위해 모진 마음을 먹고 잘잘못을 가리는 일 또한 분명히 중요한 숙제가 된다. 사연 없는 이 없다고 하지만, 가해자의 목소리와 피해자의 목소리 중에서 누구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하는지도 중요한 사항이 될 것이다. 적어도 때린 아이가 아니라 맞아 울고 있는 아이에게 먼저 눈길을 보내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닐까. 아픈 이들을 먼저 보듬고 살펴야 하는 것이 우리가 인간으로 설 수 있는 최소한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또다시 이런 배신감을 겪고 싶지 않다. 속는 사람이 되는 건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 ‘박원순 성추행 의혹 미리 알았나’…대답없는 남인순

    ‘박원순 성추행 의혹 미리 알았나’…대답없는 남인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와 오랜 기간 함께 일을 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최고위원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임순영 특보로부터 사전에 박원순 전 시장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적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응답하지 않고 빠르게 국회의사당을 빠져나갔다. 그는 ‘박원순 전 시장과 연락한 적 있냐’, ‘피해자의 2차 기자회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여성 인권을 대표하는 최고위원으로서 한마디 해달라’ 등 이어지는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임순영 특보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서울시 내에서 가장 먼저 인지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남인순 최고위원의 보좌관을 지낸 바 있다. 당 젠더폭력대책TF 위원장인 남인순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윤리감찰단 구성 등 특단의 대책으로 환골탈태하겠다”며 “선출직 공직자의 성 평등 교육 연 1회 의무화와 미이수 시 제재 조치, 성폭력 가해자 무관용 원칙, 성범죄 징계시효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의 성 평등 교육 실시 현황을 조사하고 2018년 이후 성희롱, 성차별 근절대책 이행상황을 점검하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며 “모든 공공기관의 여성폭력방지대책위원회를 민관 합동으로 구성해 인권담당자를 배치할 것”을 제안했다.남인순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박원순계로 분류된다. 국내 여성운동의 원로라 할 수 있는 남인순 최고위원은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 국면에서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피해자를 향해 사과 메시지를 내면서도 “피해 호소인”이라는 용어를 고집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국, 박원순 의혹에 “성폭행범죄인 무고일 수도 있다는 것”

    조국, 박원순 의혹에 “성폭행범죄인 무고일 수도 있다는 것”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이 ‘꽃뱀’으로 취급돼 고통받는 경우도 많지만, 성폭행범죄인으로 무고를 당해 고통을 받는 경우 역시 실재한다”며 양측의 권리를 대등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은 22일 트위터에 “나는 사건의 사실관계를 모르기에 어떠한 평가도 하지 않고, 고통스러운 마음만 안고 있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이 나의 트윗을 거론하며 이 사건을 특정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을 알았다”며 “‘기승전-조국’ 장사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졸저 ‘형사법의 성편향’ 등에서 밝힌 나의 ‘원론적 견해’를 요약해 알린다”고 전했다. 그는 “먼저 ‘성희롱’은 상대방에 대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행위이며 ‘성폭력범죄’는 이를 넘어 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폭력’으로 침해하는 행위로 구별된다”며 “전자는 원칙적으로 민사·행정제재 대상이고, 후자는 형사제재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성범죄 피해(고소) 여성은 신고 후에도 의심과 비난의 대상이 돼 ‘제2차 피해자화’가 초래된다. 이를 막기 위한 형사절차 제도와 실무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그렇지만 성범죄의 피의자, 피고인이 유죄로 추정되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 형사절차는 피의자,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면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것을 요구한다. 피해자들이 ‘꽃뱀’으로 취급되어 고통받는 경우도 많지만, 억울하게 성폭행범죄인으로 무고를 당하여 고통을 받는 경우 역시 실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형사절차는 성범죄의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강화함과 동시에, 피의자,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양측은 대등하게 실체적 진실을 두고 다툴 수 있다. 여성주의와 형사법은 ’교집합‘을 만들어내야 하고, 이 점에서 여성주의는 ‘조절’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의 입장 표명은 2차 가해·성추행과 관련해 과거에 표명한 입장이 현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여성 인턴 성추행 의혹 사건에서 일부 친박 인사들이 윤 전 대변인의 행위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고위 인사 성추행 사건에서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의 인권 침해를 자행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등을 ‘구애’ 또는 ‘연애’라고 정당화하거나 술 탓이라고 변명하는 자들은 처벌 또는 치료받아야 한다. 자발성과 동의가 없는 성적 행동은 상대에 대한 폭력”이라고 일침하는가 하면 “성추행을 범한 후에도 피해자 탓을 하는 ‘2차 피해’를 범하는 ‘개’들이 참 많다”고도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박원순 의혹에…이수정 “왜 이렇게 민감하게 2차 피해를”

    박원순 의혹에…이수정 “왜 이렇게 민감하게 2차 피해를”

    박원순 엇갈린 평가는 당연피해자 존재도 인정해야2차 가해, 명예훼손죄 적용 가능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보는 불편한 시선에 대해 지적했다. 이 교수는 21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인터뷰에서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를 일부 정치권에서 피해자가 아닌 피해호소인으로 부른 것에 대해 “이런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다가 신고를 하는 즉시 사실 법적으로는 ‘피해자’가 된다. 그런 부분조차 인정을 안 해주면서, 피해 사실을 일종의 음모처럼 몰고 가는 태도는 매우 잘못”이라며 “권력이나 위계나 위력에 의한 성희롱 사건이 계속 있고 많은 사건을 봤지만, 피해자라는 명칭조차 사용하면 안 되는 듯한 이런 사회 분위기는 저는 생전 처음 봤다”고 비판했다. 또 이 교수는 “경찰에 절도를 당했다고 신고를 하면 그때부터 절도 피해자가 되는 거고 사기를 당했다고 신고하면 사기 피해자가 되는데 성희롱이나 성추행으로 신고를 하면 왜 피해자가 안 되고 피해호소인이 돼야 하는 건지,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기 위해서는 특별히 자격요건이 필요한 건지 심지어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참 괴이한 현상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저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라 다수의 여성들, 특히 조직에서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들은 다 비슷한 느낌을 아마 받았을 것이다”며 “이렇게까지 신고하는 게 어려우면 만약 내가 그런 피해 상황이, 경험을 대면하게 되면 그럼 도대체가 이게 신고를 해야 되는 일인지 하지 말아야 되는 일인지 사실 고민까지 되는 이상한 상황이 전개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적법한 절차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서 입증의 과정을 거쳐야만 유무죄가 가려지는 아주 좋은 사법절차를 갖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부르는 것으로 무엇이 이루어지는 게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2차 피해, 2차 가해행위를 계속하고 있는지”라고 말을 이어 나갔다. 이날 이 교수는 “박원순 시장님이 하셨던 이제 여러 가지 성과들을 보면 사실 대한민국에 굉장히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본다. 저도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있는 분”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자 반응이 엇갈리고 당황하는 그런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그분을 추모하는 것과는 별개로 지금 이 피해를 당하고 고소를 하신 이분의 피해도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존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유무죄는 가려질 것으로 예상” 이 교수는 “경찰이 사건화를 할 때는 증거가 전혀 없는데 사건화를 하지는 않는다. 고소라는 건 고소가 될 만한 충분한 어떤 근거가 있어야지 이게 고소인으로 취급을 받는 거기 때문에 일단 그 대목까지는 충분히 무엇인가 해당 사항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피해자가 경찰에 2차조사를 받았고 본인이 말했던 사진과 문자기록 같은 것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청 TF가 제가 볼 때는 굉장히 열심히 수사를 하고 있다”며 “관련 사건들의 유무죄가 갈리면 본건도 근거 없지 않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우리가 추정할 수는 있을 것, 여기까지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전 비서 측이 22일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연다. A씨는 이날 기자회견에도 직접 참석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는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서울시 조사단에 대한 입장과 답변, 쟁점에 대한 피해자 지원 단체 및 법률대리인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민관합동진상조사단을 꾸리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입장을 공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A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전달했음에도 서울시 관계자들이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한 내용도 담길 것으로 추정된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에이, 그건 성희롱 아냐” 서울시, 내부 성폭력 상담 절반 ‘해당 없음’

    “에이, 그건 성희롱 아냐” 서울시, 내부 성폭력 상담 절반 ‘해당 없음’

    서울시 ‘성폭력·성희롱 상담처리 현황’ 제출김미애 “서울시,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 지켰나”성희롱 사건에 연루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가 내부적으로 신고·접수된 성희롱 및 성폭력 상담의 절반을 ‘해당 없음’으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내부에서 성범죄를 바라보는 시각이 안이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김미애 의원이 20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성폭력·성희롱 상담 처리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3년 성폭력 고충 상담제도 도입 이후 올해 6월까지 총 113건의 상담을 접수했다. 이 가운데 ‘해당 없음’으로 기각·각하된 상담 건수는 절반에 해당하는 57건(50.4%)으로 집계됐다. ‘이행 완료’로 구체적인 조처를 한 경우는 44건(38.9%)에 그쳤다. 김 의원은 “서울시가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을 제대로 적용했는지 의문”이라면서 “박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 의원은 서울시 내규상 성폭력 사건은 신고, 조사, 심의·의결의 과정을 거쳐 처리되는데 조사를 담당하는 상임시민인권보호관은 3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서울시, 박원순 피해자에 도움 묵살고소 후에도 “증거 없으면 힘들 걸” “기자회견은 아닌 것 같은데” 피해자 압박“여성단체나 정치 논리에 휩쓸리지 마” 앞서 박 전 서울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던 피해자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전직 비서로 있을 당시 해당 피해 사실을 서울시 내부에 알렸으나 전혀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 A씨를 돕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16일 ‘서울시 진상규명조사단 발표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서면 자료를 냈다. 이 단체들은 A씨가 박 전 시장을 고소한 후 서울시 전 현직 고위 공무원, 별정직, 임기제 정무 보좌관, 비서관 등으로부터 압박성 연락을 연이어 받았고 말했다. 전화를 걸어 온 사람들은 “너를 지지한다”면서도 “정치적 진영론에, 여성단체에 휩쓸리지 말라”고 말하거나 “힘들었겠다”고 위로하면서도 “기자회견은 아닌 것 같다”고 만류하는 얘기 등을 했다고 이 단체들은 전했다. 때로는 “문제는 잘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 거야”라는 압박성 전화 내용도 있었다고 이 단체들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내부가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안이했거나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해 쉬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들이 쏟아져 나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창룡 후보자 “‘박원순 성추행’ 공소권 없어서…오거돈, 철저 수사”(종합)

    김창룡 후보자 “‘박원순 성추행’ 공소권 없어서…오거돈, 철저 수사”(종합)

    김 후보자 “박원순 고소장 ‘지라시’ 사실 아냐” 박원순 성추행 사건에 “검찰 판단 지켜볼 것”“오거돈 성추행 은폐·좌고우면 없이 수사 중”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2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성추행 사건으로 고소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공소권이 없어 검찰의 판단을 지켜보며 수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반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일체의 은폐나 좌고우면 없이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고 적극 수사 방침을 밝혔다. 김 “박원순 사망해 수사 불가능…법상 종결”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공소권이 없다”며 조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건 상당히 중요하지만, 법령·규정 내에서 경찰이 할 수 있는 역할 범위 내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피혐의자 또는 피의자가 사망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수사가 거의 불가능하고 법 규정에도 종결 처리하게 돼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이라며 유포된 ‘지라시’에 대해서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라고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김 후보자는 “현재 검찰에 고소·고발이 접수돼 있어 검찰 판단을 지켜보면서 경찰 수사 여부를 판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김, 박원순 고소 당일 靑보고에 “내부 규칙”‘피해 호소인’ 표현에 “제 평가 적절치 않다” 김 후보자는 경찰이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 접수 사실을 당일 청와대에 보고한 데 대해 “정부조직법 등 통상적인 국가 운영 체제에 따라 보고한 것으로 안다”면서 “사회의 이목을 집중하는 중요 사건 등에 대해서는 발생 단계에서 보고하는 것으로 우리 내부 규칙에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들의 거듭된 질문에 “외부기관 보고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규칙은 없지만, 내부 보고 사항 기준 등을 정한 범죄 수사 규칙, 치안상황실 운영 규칙을 참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형동 미래통합당 의원은 “성폭력 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박 전 시장 사건을) 수사할 의지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경찰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권력형 성범죄 근절과 피해자의 일상 회복이라는 중요한 공익적 가치를 갖게 된다”고 경찰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영세 통합당 의원은 “‘피해 호소인’ 표현은 피해가 입증 안 됐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일종의 2차 피해”라며 “두 용어의 차이가 뭐가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제가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권 의원은 “경찰청장이 아무것도 평가 안 하고 중립적으로 있으려면 뭐 하려고 (청문회에) 부르느냐”고 일갈했다. 김, ‘오거돈 성추행’에 “총선 전 전혀 몰랐다” “지극히 사적인 공간서 성추행 이뤄져서” 김 후보자는 박 전 시장 사건이 터지기 두 달여 전 오거돈 전 부산시장 여직원 성추행 사건을 느슨하게 처리한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서는 “오 전 시장의 기자회견(4월 23일)을 통해 사건(성추행 혐의)을 알았다”면서 “총선(4월 15일) 전에는 전혀 몰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성추행이) 이뤄졌고 아는 사람이 극히 일부였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오 전 시장 수사가 더디다는 지적에는 “박 전 시장 사건은 고소인의 고소로 조사가 시작됐지만, 오 전 시장 사건은 그의 일방적인 기자회견으로 인지했기 때문에 피해자 진술 등 관련 증거를 수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현재 오 전 시장 수사의 총책임자인 부산지방경찰청장이다. 김 후보자는 ‘경찰이 오 전 시장에 대한 수사는 느슨하게 하면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사건은 엄중하게 했다’는 박원순 미래통합당 의원의 지적에 “울산시장 수사는 내가 관련된 위치에 있지 않아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청와대 울산시장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은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절친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2018년 재선에 도전한 당시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김기현 후보와 관련한 의혹 수사를 경찰에 ‘하명’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민주당 “피의자 사망시 ‘공소권 없음’ 맞다”“朴 피소, 靑보고 안 되는게 오히려 문제” 민주, 야당 박원순 공세 확산 차단 주력김민석 “국민 눈높이서 진상 규명해야” 한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 전 시장 사건의 진상 규명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을 향한 야당의 공세로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이해식 의원은 “검찰사건사무규칙 69조에 따르면 피의자가 사망했을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게 돼 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한병도 의원은 경찰이 박 전 시장 피소 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한 데 대해 “보고가 안 되는 게 오히려 문제”라며 현행법상 당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민석 의원은 “공소권 없음으로 법적 한계는 있지만, 종래의 유사 사건처럼 소극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CNN “페미니스트 공약한 文대통령, 성추문에도 침묵”(종합)

    CNN “페미니스트 공약한 文대통령, 성추문에도 침묵”(종합)

    미국 CNN 방송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과 성추행 의혹 사건을 다루며 문재인 대통령이 침묵을 언급했다. 20일 온라인상에서 화제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미국 CNN 방송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과 성추행 의혹 사건을 다루며 “페미니스를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문재인) 대통령이 비판에 직면했다(The president comes under fire)’는 기사에서 박 시장 관련 의혹에도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16일(현지시간) 전한 바 있다. CNN 홈페이지 톱기사는 한때 해당 기사로 배치됐다. CNN은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으로 성범죄 고소 사건은 형사상 종결됐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논란에 휩싸여 있다고 전했다. CNN은 “문 대통령이 성희롱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의 여성 인권 운동 이력도 상세히 전하면서는 “박 전 시장 역시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페미니스트를 자처했다”고 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2017년 취임하면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지만 이듬해 안희정 전 지사가 비서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올해 초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문 사실을 인정하고 낙마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 사건이 터졌지만 문 대통령이 침묵하고 있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문 대통령은 공개적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을뿐더러 국회 개원 연설에서도 박 전 시장의 사망 사건, 고소인, 심지어는 보다 광범위한 젠더 이슈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 정치권에서 성 추문 사건은 어느 한 정당의 문제는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2013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소개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로 인해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CNN은 남성 중심적인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최근 수년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투 운동이 벌어져 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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