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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성묘길/육철수 논설위원

    추석날, 장인어른이 안장된 이천호국원을 찾았다. 장모님은 사위의 동행이 무척 반가우셨나 보다. 이른 아침부터 차례 음식을 챙기고 옷단장에 선글라스까지…, 소풍 가는 아이처럼 들떠 계셨다. 온 식구가 드라이브하는 기분으로 나섰는데,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앞이 캄캄했다. 대한민국의 차란 차는 다 쏟아져 나온 것 같았다. 1시간 거리를 4시간 만에 갔다. 돌아올 때는 국도와 지방도로를 이용했다. 쾌청한 가을날, 누런 들판과 시골의 정경들이 스쳤지만 감상할 겨를이 없었다. 오직 서울로 가는 길만 신경 썼다. 장모님이 이따금 “저녁 사 먹고 가자.”고 하셨지만 “괜찮습니다!”를 연발하며 길을 재촉했다. 3시간 후 서울에 막 들어서는데 장모님 말씀, “여보게 육 서방! 볼 일이 아주 급하네….” 운전에 몰입한 사위한테 말을 걸기가 미안해서 한 시간을 참으셨다나? 아차! 저녁 먹고 쉬어 가자는 게 그 뜻이셨구나. 장모님께 효도 좀 하려고 모처럼 함께 나선 성묘길인데, 하마터면 막판에 큰일 날 뻔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열린세상] 추석과 말춤, 그리고 세대의 몫/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추석과 말춤, 그리고 세대의 몫/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머지않아 추석이다. 그동안 각자 바쁜 일로 만날 기회가 적었던 일가친척들이 모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고 가족 놀이를 하면서 끈끈한 유대감을 확인하는 날이다. 그런 즐거운 추석을 앞두고 나는 고민을 한참 했다. 대학생 딸과 함께 이번 추석에 어떤 공통의 관심사로 대화를 나눌 것인지가 막막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세대 간에 문화적 격차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조용필의 노래를 부르던 세대와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부르는 세대와의 격차는 아마도 타자기 세대와 스마트폰 세대의 차이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걱정 끝에 한 가지 주제를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와 말춤이다. 딸에게 먼저 이야기를 한다. 아빠 대학 다닐 때에는 서양 대중음악에 미쳤다고. 1960년대 말 영국의 팝가수 클리프 리처드가 내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김포공항에 마중 나온 수백명 단발머리 소녀들의 광적 열광은 모 여대의 공연장으로까지 이어져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고. 딸 세대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을 것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그 질문은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K팝’과 싸이의 말춤을 생산하고 향유하는 세대에게 있어서 서구 추수주의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그들에게 서구는 더 이상 세계의 중심도, 그들의 행위와 가치를 규정하는 절대적 기준도 아니다. 대신 그들은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세계를 품에 안을 웅대한 꿈을 꾼다. 1970~1980년대 고고장과 디스코텍, 마이클 잭슨, 서부 영화 등과 같은 서구 대중문화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싸이의 등장이야말로 가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유학을 해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줄 하는 싸이가 미국 방송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 무대에서 한국어로 말하고 싶었다. 죽이지.”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는 순간, 나는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한국 사회를 앞으로 이끌어 나갈 젊은 세대가 지니고 있는,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무한한 자긍심과 위풍당당함을 싸이의 노래와 춤과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방현석의 소설 ‘존재의 형식’에는 베트남 전쟁 때 목숨을 걸고 싸운 베트콩이 등장한다. 그는 전쟁이 끝난 자리에서 세대의 몫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세대는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어떤 이념을 떠나 진정 인간다운 삶을 꿈꾸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왔다. 그래서 베트콩이 되어 싸웠다. 그것이 그들 세대의 몫이다. 다음 세대는 가난한 베트남을 위해 해야 할 또 다른 몫이 있다. 딸에게 말한다. 1960년대 서구 대중문화에 대한 젊은이의 열광을 서구 추수적인 태도로 무조건적으로 비하해서는 안 된다고. 젊은이의 뜨거운 열정을 창조적으로 승화시켜 줄 변변한 문화적 장치 하나 마련하지 못한 1960~1970년대 한국 문화의 후진성을 그 사건은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빠 세대는 열심히 살아왔으며, 이제 딸 세대는 막강한 국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전 세계 일등 문화 국가로 만들 몫이 있다고. 사회가 역동적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사회에 면면히 이어져 오는 공동체적 정서를 모든 세대가 공유해야 한다. 그러면서 인간다운 사회를 이루기 위해 각 세대는 자신의 세대에게 주어진 몫에 충실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앞선 세대가 다음 세대를 윽박지르고 길들이고, 그 결과 다음 세대가 그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될 때, 그 사회는 도태하기 마련이다. 이번 추석에는, 공부는 잘하는지, 어떤 대학에 갈 것인지, 대학 졸업해서 뭘 할 것인지, 결혼은 언제 할 것인지 따위를 제발 물어보지 말자. 그리고 고압적인 자세로 어른들의 생각을 젊은이들에게 강요하지 말자. 대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함께 정성껏 차례상을 차리면서 추석에 담긴 우리네 고유한 정서를 되새겨 보자. 그리고 젊은 세대의 깊은 속내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들이 새로운 문화 창조의 길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자. 그런 노력들이 쌓이고 쌓이면 제2, 제3의 ‘싸이’가 나오지 않겠는가.
  • 징검다리 추석연휴 樂~ 樂~하게

    징검다리 추석연휴 樂~ 樂~하게

    한가위가 코앞이다. 차례나 성묘를 마친 뒤 ‘가족 단합대회’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유명 리조트와 테마파크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예년에 견줘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이 눈에 띈다. 연휴 마지막 날엔 세계 최대 민속 축제가 경기 안성에서 시작된다. ■리조트서 休… 공연 보며 樂 한화리조트 설악은 추석 연휴 기간에 저녁마다 ‘라이브 팝 콘서트’를 야외 가든 호수에서 연다. 설악쏘라노 로비에서는 9월 내내 금~일요일에 ‘클래식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오는 29~30일에는 ‘한가위 가훈 써 주기’ 이벤트와 ‘한가위 돌고래 마라톤’ 대회가, 30일에는 워터피아, 씨네라마 무료 이용권 등 다양한 경품이 지급되는 ‘한가위 오엑스 퀴즈’가 각각 열린다. (033)630-5500. 대명 비발디파크는 29일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춘 서커스단’의 추석 특집 공연 ‘비천’을 무료로 연다. 공중 서커스와 애크러배틱 등의 묘기가 펼쳐진다. 소노펠리체에선 같은 날 무료 ‘레이저&매직쇼’가, 30일엔 가족 노래자랑이 열린다. 단양·변산·양평 리조트와 양양 쏠비치 호텔 앤 리조트에선 연휴 기간 민속놀이 체험 한마당이 펼쳐지며 경북 경주에선 29일 한가위 가족 민속놀이 대항전이 열린다. 이날 입실 고객에겐 송편을 무료로 제공한다. 1588-4888. 곤지암리조트는 29일~10월 2일 팽이치기 등 전통놀이를 즐기고 인증 도장을 모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떡메치기, 송편 만들기 등의 체험 행사도 있다. 29일에는 요리사에게 피자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가족 피자 만들기-피자욜로’ 행사도 열린다. 1661-8787. 하이원리조트는 추석 연휴 첫날인 29일을 비롯해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8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음악 분수쇼와 6700여 발의 불꽃이 어우러지는 ‘불꽃 페스티벌 프러포즈 이벤트’를 진행한다. 30일에는 가족 대항 윷놀이 등 한가위 한마당이, 10월 1일엔 마술사 이은결의 ‘매직 콘서트’가 대형 컨벤션홀에서 열린다. 1588-7789. 휘닉스파크는 ‘웰니스 치유의 숲길 트레킹’을 진행한다. 700m 숲길을 걷는 프로그램이다. 추석 여행 상품도 내놨다. 바비큐 가든에선 양념갈비와 레드와인 등을 휘닉스파크에서 재배한 친환경 쌈채소와 함께 제공한다. 4~5인분 16만원, 3~4인분 13만원. (033)330-6038. 오크밸리는 30일 가을 음악회, 푸짐한 경품이 걸린 ‘오크밸리 스타 선발대회’를 연다. 29, 30일엔 씨름 등 전통놀이와 전통공예 체험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추석 밤하늘 별자리 여행은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매일, 10월 중엔 금·토요일에 운영된다. (033)730-3981. 파인리조트는 30일 무료 숙박권, 부대시설 이용권, 영화 예매권 등 다양한 경품이 걸린 전통 윷놀이 대항전을 연다. 29일~10월 1일엔 떡메 치기 등의 전통 행사가 열린다. (02)540-6800, (031)338-2001. 용평리조트는 30일 온 가족이 송편을 만들고 시식도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송편패키지(성인 3만 3000원)를 신청하면 송편 빚기 체험도 하고 점심 뷔페를 이용할 수 있다. 1588-0009. ■테마파크에선 다양한 이벤트 에버랜드는 29일~10월 1일 태권 타악 퍼포먼스 ‘비가비’(飛歌飛) 공연을 한다. 2010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축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같은 기간 유명 서예가 4명을 초빙해 사군자 그리기 등 서예 체험 프로그램도 연다. 28일~10월 3일 주한 외국인은 40% 할인된다. 홈페이지(www.everland.com) 참조. 롯데월드는 매일 밤 8시 ‘강강술래’ 공연을 펼친다. 100명이 넘는 연기자와 수천명의 관객이 함께 소원을 비는 퍼포먼스다. 국가 대표 춤꾼 팝핀현준, 국악인 박애리 부부가 선보이는 퓨전 공연 ‘아리랑’도 볼만하다. 연휴 기간 중 한복을 입고 방문하면 자유이용권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동반 3인까지 가능하다. 주한 외국인에게도 자유이용권 40% 할인혜택을 준다. 서울랜드는 30일 외줄타기 명인 김대균의 줄타기 공연을 선보인다. 캐릭터 풍물 로드쇼와 민속놀이 체험 한마당 행사는 29일~10월 1일, 태권도와 춤이 결합된 ‘태권무 공연’은 10월 1일과 3일에 각각 열린다. 한화 호텔&리조트는 서울의 63빌딩, 전남 여수와 제주의 아쿠아플라넷에서 각각 ‘한화 스타일’ 이벤트를 벌인다. 63빌딩(www.63.co.kr)은 ‘63 1+1 스타일’ 이벤트를 10월 31일까지 연다. ‘아쿠아플라넷 여수’(www.aquaplanet.co.kr/yeosu)는 추석 연휴 3일 동안 하루 두 차례 수조 밖 관람객과 수조 안 아쿠아리스트가 제기차기를 겨루는 이색 대결을 펼친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29일~10월 3일 한복을 입은 다이버들이 수중에서 널뛰기 등을 하는 민속놀이 퍼포먼스와 1만여 마리 정어리들의 화려한 군무를 준비했다. 공연은 하루 세 번 진행된다. 이 기간 외국인에게는 30% 할인혜택을 준다. 증빙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충남 예산의 리솜스파캐슬은 추석 당일(30일) 관광객을 대상으로 팽이치기 등의 대회를 마련하고 참가자 전원에게 천천향(물놀이 시설) 50% 할인권을 준다. 입상자들에게는 푸짐한 추석 선물도 제공한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27일~10월 4일 서울 청계천로 본사에서 문화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 ■새달 1일부터 안성세계민속축전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경기 안성시에서는 ‘2012 안성 세계민속축전’(www.2012folkloriada.com)이 열린다. 4년에 한번씩 열려 ‘민속문화의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이번 축제엔 브라질, 헝가리, 콩고 등 43개국의 45개 공연단체에서 1172명의 공연단원이 참가한다.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패 등 국내 11개 공연단까지 포함하면 2000명 넘는 재간꾼들이 한국에 모이는 셈이다. 공연은 보개면 안성맞춤랜드 등에서 1일 60여회 이상 펼쳐진다. 공연장 어디에서든 매일 서로 다른 나라의 공연이 열린다. 번외 행사도 알차다. 현대판 줄타기인 ‘슬랙라인’과 파페라, 어쿠스틱 콘서트, 재즈 공연, 7080 청춘쇼 등의 공연이 준비됐다. 터키 등 19개국 요리사가 자국의 대표 요리를 만들어 보이는 세계 먹거리 체험관과 안성 옛 장터도 열린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전재산 장학금 기탁한 고인의 뜻 기억하겠습니다”

    전북대 평생 궂은일로 모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탁한 할머니의 묘소를 14년 계속 돌보며 성묘해 감동을 주고 있다. 전북대 김선희 기획처장, 발전지원재단 관계자, 학생 등 10여명은 지난 21일 전북 김제시 성덕면에 있는 최은순 할머니의 묘소를 찾아 성묘했다. 최 할머니는 1997년 삯바느질과 광주리 행상 등으로 모은 전 재산 3억 9000여만원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전북대에 기탁했다. 전북대 구성원들은 이날 또 40억원대의 부동산을 대학에 기부한 한수옥 할아버지의 묘를 찾았다. 한 할아버지는 2010년 5월 “전북대가 지역의 우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면서 40억원을 기탁했고 이듬해 95세의 일기로 영면했다. 서거석 총장은 “평생 근검절약으로 모은 재산을 대학에 기탁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다하려고 기일과 명절마다 성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추석선물특집] 국순당-은은한 향·맛 100% 발효 차례주 인기

    [추석선물특집] 국순당-은은한 향·맛 100% 발효 차례주 인기

    국순당은 한가위 전통 명절에 다양한 우리술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전통 방식을 살린 100% 순수 발효주인 ‘예담’은 차례 전용주로 인기가 높다. 일본식 청주와 달리 은은한 향과 맛이 차례 음식에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1800㎖(9600원), 1000㎖(6300원), 700㎖(4600원) 및 성묘용인 300㎖(2000원) 제품 등이 있다. 1000년 전 우리술을 재현해낸 ‘법고창신 선물세트’도 선보인다. 법고창신 선물세트는 조선시대 명주 ‘동정춘’, ‘청감주’, 사시사철 즐기던 ‘사시통음주’ 등을 전통제법 그대로 복원했다. 550㎖에 동정춘 세트는 50만원, 사시통음주 세트와 청감주 세트는 5만원이다. 자양 강장세트는 3만~5만원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동의보감 5대 처방전으로 빚은 ‘자양백세주’ 선물세트와 각종 국제회의 공식 건배주 등으로 인정받은 강장백세주로 구성돼 있다. 각 지역의 특산물로 술을 빚은 ‘명작’ 세트와 ‘자연담은 막걸리’ 세트도 있다. 명작 선물세트는 복분자, 상황버섯, 청매실 등 좋은 재료를 엄선했다. 전용잔이 들어 있고 500㎖에 2만 2000~3만 5000원이다. 실속형 막걸리 세트로는 오미자·더덕·인삼막걸리 등이 1만원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추석 성묘 앞두고 벌초

    추석 성묘 앞두고 벌초

    추석을 20여일 앞둔 9일 인천가족공원에서 조상의 묘를 찾은 가족들이 벌초를 하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北, 김정은母 고영희 묘 평양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모인 고(故) 고영희의 묘가 평양 시내에 설치되고 묘비에 실명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 조선인인 고영희의 실명이 북한에서 공표된 것은 처음이다. 마이니치신문은 20일 북한 경제 관계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고영희의 묘가 생일인 지난달 26일 전후 평양시내 대성산 부근 동촌호수 인근에 설치됐다고 전했다. 석조 묘의 묘비에는 고영희의 사진과 함께 “선군조선의 어머님” “고영희”라는 한글로 새겨져 김 제1위원장의 모친이라는 것을 명백히 했다. 또 “1952년 6월 26일 출생, 2004년 5월 24일 사망”으로 생년월일과 사망일도 처음으로 명확히 했다. 하지만 묘비에 고영희가 일본 오사카 출신이라는 것은 기록되지 않았다. 이 신문은 지난 5월 조선노동당 중견 간부들에게 고영희의 활동상을 담은 영상이 내부 공개된 데 이어 이번 묘비 설치는 고영희에 대한 신성화 작업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조선노동당 간부들의 성묘가 줄을 잇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제20회 공초문학상] “정계에 발 담근 채 상 받으려니 황송하다”

    [제20회 공초문학상] “정계에 발 담근 채 상 받으려니 황송하다”

    “공초처럼 구도자적인 자세로 세속에 물들지 않고 초월적으로 살아가려고 했는데 정치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런 상태에서 상을 받으려니까 죄송스럽고 황송하다.” 제20회 공초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시인 도종환(58)은 24일 거듭 “기쁘고 송구스럽다.”는 말을 되뇌었다.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인 그는 10번째 시집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에 수록된 ‘나무에 기대어’로 영광의 수상자가 됐다. 등단 20년 이상 된 시인에게 주는 공초문학상은 자본주의의 잣대로 재단하면 소박한 상이다. 그러나 이근배 공초문학상 심사위원이 “작품의 수준뿐만 아니라 문학상 중 유일하게 작가의 인품을 평가한다.”고 했을 만큼 권위 있는 상이다. ●신동엽·정지용·윤동주·백석문학상 등 받아 ‘접시꽃 당신’으로 잘 알려져 있는 도종환은 어지간한 문학상은 거의 받았다. 1990년 신동엽창작상, 2009년 정지용문학상, 2010년 윤동주문학상, 2011년 백석문학상 등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한 시대 문학을 맨 앞에서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근대문학의 문을 연 문학적 업적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미안하다고 했다. 도종환에게 시는 삶의 길이고 나침반이고 희망이고 살아가는 이유다. 살아가면서 가장 고마운 일은 시를 만났다는 것이고 시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시가 있어서 20대 논산훈련소도 견뎠고 교육 민주화 운동으로 교도소에 갔던 30대도 버틸 수 있었다. 40대에 자율신경 실조증에 걸려 산속에서 10년간 두문불출하고 요양할 때도 시 덕분에 삶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기간을 헤쳐 나갈 때마다 용기를 준 것은 시였다. 애초 미술가가 꿈이었는데 미대에 갈 수 없게 된 좌절을 시작(詩作)으로 풀어냈단다. 이제 그에게 미술은 ‘10대 때 좋아했던 사람과의 아름답지만 돌아갈 수 없는 사랑’이다. 시와 문학은 도종환 내면의 광기를 분출시키거나 순화시키는 일을 자연스럽게 해왔다. 청년기의 광기가 시를 통해 분출됐고 아내와의 사별을 거치면서 순화됐고 해직 교사가 되면서 다시 분출됐지만 산속에서 요양하던 10년 동안 다시 광기가 가라앉으면서 문학이 익어갔다는 것이다. 4·11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의 지역구 공천심사위원이 됐을 때도 정치를 한다는 생각을 못 해 봤다. 흔히 ‘자기가 심사하면서 자기를 끼워 넣느냐.’고 오해할 수 있지만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회는 따로 꾸려져 있었으니 파렴치한 일을 한 것은 아니다. 비례대표 공천심사가 끝나갈 무렵 19대 국회에 문화 예술계를 대표할 사람이 없어 영입하고 싶다는 제안이 왔다. 시인이 정치권에 들어가면 ‘최소한 중상이거나 사망’이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과 상의했다. 황지우 시인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직에서 쫓겨난 일, 2008년 촛불 집회 이후 문화예술위원회가 문인들에게 ‘집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고 요구한 일 등 지난 5년간 문화 예술인의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는 인식이 그가 영입 제안을 받아들인 배경이었다. 국회에 들어가 문화계의 파행을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시나리오 작가가 굶어 죽는 등 창작 예술인들의 생계가 어렵고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는 복지의 사각지대도 없애고 싶었다. 정치에 참여했던 시인은 유정회 국회의원을 한 김춘수와 양성우 한국간행물윤리위원장에 이어 세 번째다. 도종환은 “험난한 판에 들어가도 품격을 잃지 않는 국회의원, 사유의 품격과 언어의 품격, 글의 품격을 잃지 않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는 ‘시인은 언어에 봉사하는 자’라고 했다. 언어의 존재를 확연하게 드러내 주고 언어의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사람이 시인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존재를 확연하게 드러내 주고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사람이다. 시인으로서 언어에 봉사하듯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에게 봉사하겠다. 퇴행했던 민주주의를 제자리에 돌려놓고 임기가 끝나면 시인으로 돌아오겠다. 공초처럼 인생의 후반기를 초연하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수상일과 상임위 구성일 겹쳐… 그의 선택은? 이근배 공초문학상 심사위원은 “도종환 시인이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행여 창작 활동을 소홀히 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고 수상을 걱정했지만 임헌영 선생 등이 도종환 시인의 성품으로 보건대 그럴 리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런 평가처럼 도종환은 “올여름에 산문집과 월북 시인 오장환의 시 해설서 등 2권을 내놓는다.”면서 “국회의원이 돼도 시인으로서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인과 국회의원을 병행하려는 그에게 첫 시련은 6월 7일 공초문학상 수상식이다. 국회가 첫 상임위 구성을 하는 날로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데 공초문학상은 수상식, 성묘 등 종일 행사가 이어져 국회에 갈 수 없다. 6월 7일 그는 어떤 선택을 할까?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도종환 시인은… ▲1954년 충북 청주 출생 ▲충북대학교 국어교육학과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 ‘고두미 마을에서’로 등단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지냄 ▲주요 수상:신동엽창작상(1990), 정지용문학상(2009), 윤동주상 (2010), 백석문학상(2011) 등 ▲주요 시집:‘고두미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슬픔의 뿌리’ ‘해인으로 가는 길’ 등 ▲수상작:‘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중 ‘나무에 기대어’
  • 이스라엘, 성지와 날선 긴장이 공존하는 곳

    이스라엘, 성지와 날선 긴장이 공존하는 곳

    이스라엘의 정신적 수도, 예루살렘의 구시가지(Old City)는 1㎢의 성벽으로 둘러쳐진 땅입니다. 이 좁은 땅 안에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의 성지가 다 들어 있습니다. 아랍인과 유대인, 그리고 기독교를 믿는 여러 민족이 성벽 안에 나뉜 4개의 구역에 뒤섞여 삽니다. 예루살렘은 기원전 10세기 초 다윗 왕이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로 삼은 뒤, 약 3000년 동안 외침을 겪으며 부서지고 재건되기를 40여 차례나 반복했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도 성지를 둘러싼 민족 간 갈등은 계속되고 있지요. 종교 성지와 날선 긴장이 늘 공존하는 곳, 이스라엘을 다녀왔습니다. ●무슬림과 유대인의 공통 성지 ‘바위의 돔’ 사원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동쪽으로 약 50분간 차를 달린다. 무장한 군인의 검문을 통과해 예루살렘에 들어서면 곧 황금빛 돔 지붕이 모습을 드러낸다. 예루살렘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이 이슬람 사원의 이름은 ‘바위의 돔’이다. 사원 가운데 놓인 널찍한 바위 때문에 이름지어졌다. 바위는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가 말을 타고 승천한 자리인 동시에 아브라함이 아들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제단이라고 알려졌다.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공통 성지다. 구약성서는 또 이 바위가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성전을 지어 언약궤(모세의 십계명 석판을 보관했던 도금형 나무상자)를 안치한 장소라고 전한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1967년까지 이곳을 두고 싸웠다. 다른 아랍국가들도 탐을 내는 중요한 성지다. 이스라엘의 땅이 된 뒤인 지금도 입장할 때는 무장 군인의 소지품 검색을 받는다. 반바지나 어깨가 드러난 옷을 입어도 입장이 제한된다. 사원의 벽면은 푸른빛의 페르시안 타일과 코란의 문구로 장식돼 있다. 금요일이 되면 수천 명의 무슬림들이 사원을 찾아 기도한다. 다른 종교 시설 출입을 엄격히 금하는 유대인들도 아침 한 차례 이스라엘 군의 보호를 받으며 마당까지 입장한다. 적대적인 두 종교가 긴장 속에 공존하는 시간. 그 옛날 로마와 십자군, 무슬림이 공통으로 손에 넣고 싶어 하던 곳도 바로 이 바위를 중심으로 한 모리야 산과 예루살렘이었다. ●유대인의 자존심-통곡의 벽 ‘바위의 돔’ 사원 바로 아래엔 저 유명한 ‘통곡의 벽’이 있다. 솔로몬이 기원전 957년에 처음 세운 성전의 서쪽 벽이다. 유대인이 바빌로니아로 강제 이주 당할 무렵 처음 무너졌다. 페르시아에 의해 해방된 유대인이 재건한 성전과 벽을 로마 시대에 헤롯왕이 대대적으로 개축했다. 서쪽 벽은 폭 485m의 거대한 벽으로 거듭났지만 로마의 티투스 장군이 6년 만에 다시 무너뜨린다. 티투스 장군은 서쪽 벽의 일부를 남겨 놓았다. 유대인은 서기 135년 예루살렘에서 완전히 추방당하고 비잔틴 시대가 돼서야 1년에 한 번 들어올 수 있게 됐다. 유대인은 해마다 성전이 무너졌던 날 성안으로 들어와 서쪽 벽의 잔해를 두드리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통곡은 근현대까지 이어졌다. 유대인이 지금처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된 건 1967년 3차 중동전쟁이 끝난 뒤부터다.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남녀 유대교인이 따로 벽 앞에 선다. 기도하는 모습이 제각각이다. 벽에 머리를 대고 서서, 의자에 앉아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어떤 이는 허리를 연신 구부렸다 펴며 기도에 열중한다. 독실한 유대교인 중 살림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따로 직업이 없이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다. 벽의 높이는 18m 정도. 벽돌 크기는 위로 올라가면서 달라진다. 여러 번 다시 세운 흔적이다. 돌 틈엔 쪽지가 무수히 꽂혀 있다. 오스만제국 시대부터 전 세계에서 순례 온 유대교인들이 소원을 적어 끼워 넣고 기도했다. 교인이 아니더라도 소원을 적어 꽂아 보는 것도 좋겠다. 쪽지는 정기적으로 수거된다. 운이 좋다면 서쪽 벽 부근에서 군인의 선서식, 13세가 된 아이의 유대교 성인식 등을 구경할 수 있다. 해가 진 뒤 성곽 서쪽 다윗의 탑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레이저 쇼 ‘예루살렘 라이트 더 나이트’(Jerusalem Light the Night)는 예루살렘의 400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성벽 안쪽 면을 스크린 삼아, 프로젝터로 영상물을 보여 준다. 외국인을 염두에 둔 듯 언어를 최대한 배제하고 시청각으로만 의미를 전달한다. 여러 대의 프로젝터가 나눠 비추는 하나의 영상은 형태와 내용이 성벽 모양에 맞춰 치밀하게 계산돼 있다. ●기독교의 수난사-비아 돌로로사와 성묘교회 오는 8일은 부활절. 예수가 십자가를 짊어지고 걸어가 죽은 뒤 부활했다는 500m의 길 역시 이 좁은 구시가지 안에 있다. 이 십자가의 길(비아 돌로로사, Via Dolorosa)은 전 세계의 순례자를 끌어들인다. 지난해 이스라엘을 방문한 한국인 약 3만 2000명 중 90%가 이 길을 찾았다. 길은 14개의 지점으로 나뉘어 있다. 예수가 재판을 받은 빌라도 법정 자리부터 로마군에 희롱당한 곳, 십자가를 지고 처음 쓰러진 곳 등을 지나 십자가에 못 박히고 죽어 묻힌 곳까지 지점마다 교회나 작은 예배당이 있다. 통곡의 벽이 유대교의 수난을 상징한다면 이 십자가의 길의 종착지인 성묘교회는 기독교의 고난을 대변한다. 지금의 교회는 십자군에 의해 세워진 이래 개보수를 계속해 온 것이다. 10지점부터 14지점까지가 교회 안에 들어있다. 입구로 들어서면 한 사람 누울 정도의 편평한 돌이 보인다. 예수의 시신을 놓았다는 13지점이다. 윗면은 닳아서 반들반들하다. 신자들이 무릎을 꿇고 돌 위에 물을 붓는다. 돌을 정성스럽게 닦다가 입을 맞추기도 하고, 눈물을 펑펑 쏟기도 한다. 예수가 묻히고 부활했다는 14지점은 작은 교회당처럼 생겼다. 밖에선 토굴 같은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으므로 길게 줄을 서서라도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교회 주변의 크리스천 구역 상점가는 특히 쇼핑하기 좋다. 간혹 남다른 솜씨로 만든 기념품들을 찾을 수 있다. ●예루살렘 밖 여행지들-텔아비브·마사다 요새 예루살렘 성지 순례가 아니라도 이스라엘엔 즐길 거리가 충분하다. 사막의 모래바람과 터번 쓴 아랍인을 상상했던 여행자는 텔아비브의 도시 풍경에 충격 받을 수도 있다. 짙은 청색 바다에 이는 파도는 아침부터 서퍼들을 불러들이고, 파라솔 밑에 누운 비키니 여성들은 남성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선착장에 늘어선 수많은 요트의 돛대들은 하늘을 찌를 듯 빽빽하게 솟아 있다. 육지 쪽으로는 고층빌딩들이 스카이라인을 만든다. 아침엔 해안가 산책로를 따라 남쪽으로 욥바까지 걸어가 그리스 산토리니 뺨치는 해안 도시 풍경을 감상하고 해가 떨어지면 텔아비브 도심으로 들어가 ‘잠들지 않는 도시’를 즐길 수 있다. 사해 인근의 마사다 요새도 빠트려선 안 된다. 유대인이 로마군을 상대로 2년간 최후의 항전을 벌인 곳. 434m 높이의 벼랑으로 둘러싸인 약 7만㎡의 편평한 땅에 지은 요새다. 로마군이 흙을 쌓아 경사로를 만들어 요새를 함락했을 때, 유대인은 굴복 대신 죽음을 택했다. 오늘날 이스라엘 장교 후보생들은 훈련 마지막에 이 언덕 꼭대기까지 행군한 뒤, 뜨는 해를 보며 임관 선서를 한다. 어떤 적에게도 항복하거나 민족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가파른 언덕을 걸어 오르려면 40분 이상 걸린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도 있다. 창밖에 펼쳐지는 풍경도 그럴싸하지만 꼭대기에 오르면 사해가 한눈에 보이는, 이스라엘 최고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다. 글 사진 예루살렘·텔아비브(이스라엘) 김민석기자 shiho@seoul.co.kr ●여행수첩 날씨 3~4월이 여행 적기다. 우기가 끝날 무렵이라 광야에 초원이 형성되고 꽃이 핀다. 햇살이 따갑고 일교차가 크므로 선글라스와 겹쳐입을 얇은 옷 여러 벌을 준비하는 게 좋겠다. 바람도 강하다. 예루살렘 국제마라톤 예루살렘 국제 마라톤의 풀, 하프, 10㎞ 코스는 구시가지를 통과하고 박물관이나 대통령 관저 등 시내 명소도 지나간다. 지난달 16일에 2회째를 맞은 대회는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1만 5000명의 마라토너가 참가했다. 지난해 첫 대회보다 50%정도 늘어난 수치다. 내년 대회는 3월 1일 열릴 예정인데, 시는 스폰서 기업의 기념품 외에도 참가자에게 시내 관광지와 음식점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쿠폰 책자를 준다. 환전 우리나라에선 이스라엘 세켈(1세켈=약 303원)을 환전할 수 없다. 달러를 가져가 현지에서 환전하는 게 좋다. 달러도 통용은 되지만 거스름돈을 세켈로 받는 등 손해 보는 경우가 많다. 시내에 수수료를 받지 않는 환전소가 있다. 안식일 피할 수 없으니 즐겨야 한다.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는 유대인의 휴일인 안식일(샤바트)이다. 유대인은 이때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상점은 오후 2시를 전후로 문을 닫는다. 선물 구시가지의 크리스천 구역 상점을 이용하면 좋다. 안식일에도 문을 닫지 않고 신앙과 상관없이 살 물건이 많다. 가톨릭 신자의 선물을 사려면 프란체스코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성물 판매점을 찾아가길 권한다. 은퇴한 수도사들이 직접 깎은 십자가나 성모상, 묵주 등이 예술작품에 가깝다. 값은 바깥보다 오히려 싸다.
  • 나홀로 우뚝 선 고공 ‘별장 무덤’ 화제

    마치 고립된 듯 산(?)위에 홀로 서있는 무덤 하나가 중국언론에 보도돼 화제에 올랐다. 중국 후난성 이양시의 한 마을에 위치한 이 무덤은 동네 주민인 차오씨의 부모가 묻혀있다. 현지언론이 마치 ‘별장 같은 무덤’으로 표현한 이 무덤이 이렇게 된 사연은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0년 후난성이 이 지역을 개발하며 무덤의 이장을 요구했으나 차오씨 가족들은 돈이 없어 차일피일 미뤘다. 시간이 흘러 주위의 모든 토지들은 파헤쳐 졌으나 이 무덤 만은 살아남아(?) 희한한 모양이 되버린 것. 특히 최근 차오씨는 무덤이 높아 성묘하는 것이 어려워져 계단을 만들자 현지언론들은 ‘천국의 계단’이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현지 당국은 “묘 주위 토지가 매우 비옥해 매각됐다. 토지 소유자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익기자 pji@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조선시대 ‘日記 뱅크’ 마련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조선시대 ‘日記 뱅크’ 마련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조선시대에 살았던 조상들은 어떤 일기를 썼을까. 설명이 많으면 감동이 없는 법, 흥미로운 몇 가지 예로 직접 느껴보자. #하나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채 보름도 안 된 1592년 음력 5월 12일 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데 광해군의 빈궁이 해산을 했다. 광해군이 생산한 첫 자식이다.’ 이 내용은 당시 내원의 제조로 광해군의 분조(分朝)를 수행했던 정탁(1526~1605)의 ‘피난일기’에 적혀 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졌던 광해군의 첫 자식 출산이 1598년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 기록은 6년이나 앞당겨져 있다. 그러나 이 아이가 왕자인지 공주인지 모르며 이후로는 아무런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 #둘 ‘1617년 6월 25일 김택룡은 바쁜 하루를 보낸다. 아들 김각이 내일 과거시험을 치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시험장에 타고 갈 말을 빌리고 시험 칠 때 사용할 붓을 빌린다. 이전 과거에 합격한 사람이 사용한 붓을 통해 아들의 합격을 기원하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목욕재계을 한 후 제물을 꼼꼼히 챙겨서 제사 준비를 마쳐둔다. 이후 시험 답안지를 정부 규격에 맞추어 꼼꼼하게 마름질하고 시험 치는 사람의 신상명세를 기록한 녹명단자도 준비한다. 온갖 기원을 담아 바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시험장에 가야 하는 26일 모든 가족이 모여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어머니의 위패를 모셔 제사를 지낸다. 먼 길 떠나는 아이의 편의를 봐 달라고 의흥현감에게 보내는 편지도 작성한다.’ 요즘 수능 시험을 치르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심정과 비교할 수 있어 눈길을 끄는 일기 내용이다. #셋 ‘1780년 8월 15일 맑음. 어느새 명절이 되고 보니 성묘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주막 사람이 돈을 너무 많이 요구하여 노자가 거의 떨어졌다. 명절날 한번 배부르게 먹는 것도 마련할 수 없으니 진실로 한번 웃고 말 일이다.’ #넷 ‘1599년 11월 15일, 조익(趙翊)과 동지사(冬至使) 일행은 황궁의 서관(西館, 사신관)에 머물고 있었다. 이날 명나라 예부에서 관리가 공문을 가지고 와 내일 하사품을 받을 것이라 알려 주었다. 다음 날(11월 16일) 동지사 일행이 대궐로 나아갔다. 명나라 예부주사(禮部主事)는 조선의 사신들에게 하사되는 물품을 감독하여 지급하였다. 표저의(表紵衣) 각 두 벌, 흑단(黑段) 4필, 황기(黃綺) 각 4필, 청(靑, 청포) 2필 등의 물품이다. 그리고 사신의 옷에는 협금(挾金)을 사용하였고 하사품의 양도 두 배로 하였다. 수행원에게는 다만 견의(絹衣) 한 벌, 청(靑) 2필을 지급하고, 화청(靴淸) 등의 물품도 있었다. 광록시(光祿寺)에서 규례대로 일상에 필요한 물품을 보내주는 것은 5일에 한 차례, 사신과 수행원 21명에게 지급하였다. 돼지고기 52근(斤) 8냥(兩), 향유(香油) 2근 10냥, 염장(鹽醬) 각 5근 4냥, 화초(花椒) 4냥, 엽채(葉菜) 3근 4냥, 쌀 1석(石) 5승(升), 술 52병 반, 야채 2근 6냥이었다. 황제가 내리는 일상 생활 물품은 단지 한 차례 내려주는데 양(羊) 네 마리, 거위 네 마리, 닭 여섯 마리, 다식(茶食) 네 접시, 호두 네 접시, 향유 2근 10냥, 염장 각 5근 4냥, 화초 5냥, 엽채 3근 4냥, 쌀 2석 1두 1승, 술 42병, 야채 26근이었다.’ 당사자가 직접 쓴 일기도 있고 옆에서 본 사람이 쓴 내용도 있다. 얼핏 봐도 당시 시대상과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이런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말 그대로 재미가 무궁무진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있을까. 한국국학진흥원 장판각에 소장돼 있다. 200자 원고지 4장 분량의 일기 목판이 무려 6만 3000여장이나 보관돼 있다. 10만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국내 유일의 10만대장경을 기록하는 셈이다. 그저 단순한 일기뿐만이 아니다. 첫째 예에서 보듯 정탁의 ‘피난일기’는 사료적 가치가 보물급이다. 현재 번역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 말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김병일(67) 원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김 원장은 국학진흥원뿐만 아니라 선비문화수련원의 이사장도 맡아 ‘선비정신’의 전파,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두루마기가 잘 어울리는 김 원장에게 먼저 국학진흥원에 수집된 자료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물었다. “고문서와 고서, 목판 등과 같은 민간 소장 전통 기록 유산이 주류를 이룹니다. 기탁 수집 방식을 통해 국학 자료 33만 9000여점이 보존돼 있어 국내 한국학 관련 연구소 가운데 최대 소장량을 자랑합니다. 국보급 1종(징비록)과 보물 52종 등 고문서 16만 7000여점, 고서 10만여점, 일기류 목판 6만 3000여점 등의 다양한 문화재 자료가 보관·보존돼 있지요.” 기탁 수집 방식이란 원 소장자의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수집된 자료에 대한 관리와 연구 및 학술적 가공의 권리만 가지는 제도를 말한다. 이 방식은 국학진흥원에서 처음 채택했다. 국학진흥원의 보물창고라고 알려진 ‘장판각’으로 장소를 옮겨 인터뷰를 계속했다. “장판각에 보관된 일기류 기록 자료들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창작자들에게 좋은 이야기 소재가 됩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러한 일기류 자료 가운데 사료적 가치가 높고 문화 콘텐츠 산업에 활용 가능한 일기류를 선별해 번역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지요. 한문으로 기록된 자료를 한글로 옮김으로써 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해소하면서 이야기 소재 뱅크를 구축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00여개의 소재를 개발했고 올해도 600여개의 소재를 개발할 예정이다. 향후 1만여개의 이야기 소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창작자들을 위한 최대의 창작 인프라를 구축해 우리의 이야기에 기반한 세계적인 한류의 전진 기지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특히 장판각에 보관된 일기류들은 우리나라 선비·유교문화의 실생활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특별하다. “선현들이 남긴 거룩한 내용(일기)들이어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흥미로운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인기를 끄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등 여러 사극도 이런 소재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지요.” 최근 국학진흥원에서는 ‘조선시대 일기류를 활용한 전통문화 콘텐츠 소재 뱅크 활용 방안과 전망’이란 주제로 ‘전통문화 콘텐츠 소재 뱅크 보고 및 시연회’를 가져 창작인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끌었다. 허구의 가공된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의 생생한 사실 정보를 가감 없이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 이상의 현실 같은 이야기 소재’여서 창작자들에게는 최고의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다시 말해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물음에 답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국학진흥원의 장판각 일기 보관소인 셈이다. 세계적인 소설이자 영화인 ‘해리포터’가 영국 전통문화의 결정체라고 한다면 한국판 ‘해리포터’는 전통문화의 보고인 국학진흥원의 장판각 일기를 참고한다면 충분히 생산 가능한 일이라고 김 원장은 강조한다. 이뿐만 아니다. 국학진흥원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조손(祖孫) 세대 간의 문화 소통을 통해 미래 세대(유아 및 아동)의 인성을 함양시키고 민족적 정서가 배어 있는 이야기 구연을 통해 민족 문화를 전승하는 사업을 말한다. 3년 전 시작한 이 사업은 56세 이상의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300명, 올해 600명, 내년 1000여명의 이야기 할머니들이 전국 3000여개의 유치원에서 미래 세대에게 전래동화와 선현들의 미담을 들려주는 이야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요즘 학교 폭력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이런 미담을 들은 아이들이 자라면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김 원장은 말한다. 이어 화제를 어른들로 돌려 선비수련원 이야기를 꺼냈다. 2001년 퇴계 선생 탄신 500주년을 맞아 설립된 선비수련원에는 그동안 10만명 가까이 다녀갔을 만큼 해마다 인기를 더해가고 있단다. 처음에는 주로 학생과 교원이었으나 최근에는 관공서 직원, 기업인과 일반인 등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점점 각박해져가는 오늘날에 선비 정신의 중요성을 새삼 체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퇴계 선생의 청량산행 시를 인용한다. ‘산봉우리 봉긋봉긋, 물소리 졸졸/새벽 여명 걷히고 해가 솟아오르네/강가에서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아/내 먼저 고삐 잡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 친구 이문량에게 쓴 시로 조급해하지 않는 여유와 기다림의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병일 원장은 194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1963년 서울 중앙고등학교를 나온 뒤 서울대에서 사학과와 행정대학원(석사)을 졸업했다.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를 거쳐 재정경제원 국민생활국장(1994), 국회예산결산특위 수석 전문위원(1995~1997), 통계청장(1997~1998), 조달청장(1999~2000), 기획예산처차관(2000~2002), 금융통화위원(2002~2003), 기획예산처장관(2004~2005), 한국개발연구원 자문위원(2005~2008)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장,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상훈으로는 황조근정훈장, 청조근정훈장 등이 있다.
  • ‘황색돌풍’ 린 국적 ‘삼국지’

    “린은 타이완(臺灣)인? 중국인? 아니면 미국인인가.”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황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뉴욕 닉스의 제러미 린(린수하오·林書豪·23)의 ‘국가대표’ 정체성에 대해 타이완과 중국, 미국 등에서 한바탕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홍콩의 아주주간(亞洲週間)이 최근 보도했다. 린은 타이완인과 중국인의 피를 이어받은 부모 밑에서 미국에서 태어나 생활하고 있다. 1988년 샌프란시스코 팔로 알토에서 태어나 성장한 린은 타이완 이민 가정 출신의 중국계다. 그의 아버지 린지밍(林繼明)의 본적은 타이완 중부 창화(彰化)현, 어머니 본적은 중국 중동부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시 핑후(平湖)이다. 린지밍 일가는 중국 푸젠(福建)성 장저우시 장푸현 출신의 선조가 1707년 타이완으로 이주해온 뒤 내리 8대째 살고 있어 사실상 본성인(本省人·타이완인)이다. 타이베이(臺北)에서 태어나 자란 린의 어머니 일가는 저장성 출신인 부모가 타이완으로 건너와 2대째 살고 있는 만큼 외성인(外省人·중국 본토인)이다. 때문에 린은 지난해 초 타이완과 저장성 두 곳 모두 찾아 조상들에게 성묘했다. 이처럼 린의 가족 혈통 및 출신, 출생·성장지가 복잡한 탓에 타이완과 중국, 미국 등의 농구팬들을 중심으로 ‘국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타이완인들은 아버지의 고향인 만큼 당연히 타이완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달 17일 수백명의 타이완 농구팬들이 모여 ‘린수하오의 밤’ 행사를 개최한데 이어, 창화현 정부는 올여름 린이 타이완을 방문하면 명예시민증을 줄 예정이다. 중국인들도 은근히 중국을 대표하기를 희망한다. 조상들이 중국 출신인 데다 그가 지난해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의 신세계팀 선수의 일원으로 아시아 프로농구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는 점을 들어 ‘기득권’을 내세운다. 미국인들은 자유스러운 분위기의 나라에서 나고 자란 덕분에 뛰어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을 주장한다. 타이완의 경우 학습 스트레스를 받아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없었고, 중국이었다면 올림픽 금메달을 지상 목표로 하는 탓에 그의 ‘아담한’ 체격(191㎝, 90㎏)으로는 대표선수에 선발될 수 없다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문화마당] 여자란 무엇인가/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여자란 무엇인가/신동호 시인

    작은 소동이 있었다. 지난 추석 때였다. 아버지의 차례는 엉망이 되었고 가족 간의 갈등도 도드라졌다. 나는 그냥 여자들의 갱년기 증상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갈등으로부터 도망쳤지만 결국 내 안에 내재된 가부장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재작년에 아내는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그리움에 몸서리치는 일이 잦았으나 그럭저럭 잘 견뎌내는 것으로 보였다. 아내는 아이들과 직장이라는 일상의 분주함을 손에 놓을 처지도 못 되었고 본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라 내면의 변화를 잘 읽어내지 못했다.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장인어른의 기일도 잘 챙기지 못했다. 그게 미안하기도 했고 좀 애매한 연휴 일정을 생각해서 추석 앞에 장인의 성묘를 먼저 하게 되었다. 단순한 생각이었는데 문제가 커졌다. 사이 좋던 시누이와 올케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시작은 “왜 아버지 산소부터 가지 않니?”라는 것이었다. 아내도 지지 않았다. “그게 뭐 잘못됐나요?” 사실 누님이 화가 난 건 그 때문이 아니었다. 누님도 시댁에 가야 되는 처지라 자칫 하루 이틀 어머니가 혼자 계시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탓이었다. 나는 “그것도 이해 못하냐?”고 어머니와 누님을 싸잡아 몰아붙였다. 갈등만 더 키워버렸다. 급기야 어머니는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선언하셨고, 아내는 중간에 집으로 가버렸다. 나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아들의 일이라면 대개 긍정해 주셨던 어머니나 자기 가족보다 동생집의 대소사를 먼저 챙겨준 누님의 태도에도 당황했지만 그보다 더 놀란 건 아내의 변화였다. “나, 이젠 참고 살지 않을래!”라니. 처음엔 왜 이러냐고 윽박질러 보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건 한층 강해진 저항이었다. 나는 여기서 도망쳤다. 그저 화만 내면서, 그들이 갱년기 우울증일 거라는 확신을 가지면서 말이다. 나의 반성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고백하자면, 나는 여자들을 교묘하게 학대하며 살아왔다. 안 해봐서 못한다고 집안일은 뒷전이었다. 밖에서 큰일이라도 하는 모양으로 그럴싸한 폼을 잡고 가정 일을 등한시했다. 머릿속 가득히 빨래, 요리, 청소 등은 하찮은 일이라 개념지어 버렸다. 역사를 망쳐 갔던 거대한 서사만 손에 잡고 있어서 역사를 보듬었던 여자들의 서사를 보지 못했다. 아내의 일이 내 일보다 더 훌륭할 수 없고, 어머니의 가치관이 내 알량한 철학보다 더 옳을 수 없다는 이 오만을 어쩔까. 그걸 눈치챈 여자들에게 의학적 진단을 내리면서 나를 정당화하는 건 정말 심각한 가부장적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장인 산소에 성묘를 먼저 가자고 제안한 나의 내면엔 이 가부장을 감추고 싶은 비열함이 있었을지 모른다. 이것이 소동을 야기했다. 본질은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것에 있었다. 내가 여자를 남자의 하위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드시 공동으로 나눠야 할 일들, 가령 육아나 가사·세금 납부 같은 일들을 일방적으로 여자들에게 떠넘겨 버린 건 아닌지, 분단 극복이나 개혁을 운운하면서 또 다른 억압을 만들어 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딸에겐 너그러우면서 아내에겐 윽박지르지 않았는지까지. 흔히 하는 말로, 평소에 잘했다면 생겨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나누고 인정하고 반성했다면 말이다. 우리 국가권력의 가부장도 그렇다. 무엇인가 베풀어 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때마다 부패의 치부를 드러냈다. 소설 ‘도가니’가 과도한 표현으로 국민감정을 격앙시켰다고? 한나라당 인권위의 이런 발언이야말로 정신병 치료가 필요하다. 국민 모두가 히스테리에 빠져 있다고 하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정당화할 판이다. 그들에게 국민은 하위개념일 뿐이다. 도올 선생의 명저 ‘여자란 무엇인가’에서 제목을 빌려 왔다. 선생은, 동등한 관계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맨(Man)의 저급하고 비본질적인 위치에 놓인 우먼(Woman)을 규정한 서구적 개념을 비판했다. 두 개념의 교합체로 이해되고 있는 우리의 인(人)을 다시 생각해 본다.
  • 대구 달성군, 공동묘지 공원화 사업 추진

    대구 달성군, 공동묘지 공원화 사업 추진

    대구 달성군이 공동묘지를 공원화하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달성군은 수십년 전부터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분묘 형태의 공동묘지 중 논공읍 노이리 4만 1000㎡ 규모의 공동묘지에 대해 공원화사업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군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27일 논공읍 사무소에서 지역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이 사업은 기존 분묘 중 무연고 묘를 중심으로 개장한 뒤 수목장이나 화단에 유골을 묻는 화초장, 유골을 묻고 잔디를 심은 뒤 팻말을 세우는 잔디장 등으로 조성한다. 또 휴게·조경시설을 보강해 친환경적으로 정비해 공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국비 22억원 등 모두 37억 5000만원이 들어간다. 국비가 확보되면 내년 2월에 착공해 2013년 6월 준공할 계획이다. 군은 이 사업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지역내 16개 공동묘지를 조사했고, 이 가운데 노이리 공동묘지가 무연고 묘의 비율이 94.3%로 높아 사업추진이 용이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묘지를 새로 만들지 않고 기존 묘지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민원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350여기의 공동묘지를 수목장지 등으로 리모델링하면 최대 7000여기까지 수용할 수 있어 공간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은 이번 사업에 대한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거점별로 2~3개 공동묘지에 대해서도 추가로 공원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국적으로도 일제강점기 때 개별묘지 제한과 한국전쟁,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형성된 공동묘지가 많아 이들 중 일부만 수목장이나 납골장 형태로 바꿔도 묘지난은 거의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달성군은 주민설명회에서 일부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공원화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분묘가 크게 늘어날 경우 성묘객 등으로 인해 교통난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공동묘지 공원화 사업은 혐오시설에 대한 인식전환과 장묘문화 개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면서 “추가 분묘를 설치하더라도 주변에 도로를 개설하면 주민들이 우려하는 교통난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군민들에게는 상당기간 사용료를 면제하고 주민 전용 봉분을 만드는 등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면서 “차질 없이 추진되면 다른 지자체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커버스토리-한가위] “죽기전에 성묘라도 할 수 있었으면”

    “죽기 전에 추석에 성묘라도 한 번 할 수 있었으면….” 추석이 다가오면서 이산가족들의 가슴앓이는 심해진다. 지난해 11월 2차 이산가족상봉을 앞두고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한 뒤 10개월이 넘도록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몇주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추석 전에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겠다는 발언을 한 뒤 무산된 터라 이들의 가슴이 더욱 미어진다. 이상철 ‘1000만 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은 “이벤트성의 상봉행사보다 생사확인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면서 “헤어진지 61년이나 지나 80대가 넘은 분들에게 무슨 이념이 필요하겠느냐.”고 말했다. 2001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산가족으로 등록한 사람은 12만 8000명. 이 가운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1800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마저도 이산가족의 고령화 탓에 이미 4만 8000명은 사망했다. 앞으로 사망률 증가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십자위원회가 규정한 심인(尋人)사업은 주소 및 생사 확인→서신교환→상봉 및 상호지역방문→자유의사에 따른 재결합 순으로 이뤄진다. 단발성 만남은 고령의 이산가족을 더욱 지치게 하고 상실감만 키우고 있다. 실제 상봉자의 70~80%는 ‘괜히 만났다.’는 반응을 보이거나, 상봉 후 상실감을 견디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산가족들은 인도적인 문제를 정치적 문제와 별개의 사안으로 다뤄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 사업을 정부에서 독점할 것이 아니라 민간에 맡겨 정치·군사적 사안이 발생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금강산 피격사건,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발목이 잡혀 북한에 이산가족 문제를 제기하기 힘들어지지 않았느냐.”면서 “어떠한 정치적 상황에서도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이산가족 문제를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원칙이 스스로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라고 지적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방재청 추석연휴 특별근무

    소방방재청은 7일 “추석 명절 연휴 기간 전국 소방관서에 특별경계근무를 실시해 각종 사고 예방 활동 및 긴급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면서 “귀성객과 성묘객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 주요 고속도로와 공원묘지 상공에서 중앙 119 구조단 등 12개 시·도의 소방헬기 17대로 항공 순찰을 실시해 성묘 중 벌 쏘임, 예초기 사고, 고속도로 응급상황 등에 대처키로 했다.”고 밝혔다. 특별경계근무 기간은 오는 10일 오전 9시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다. 이와 함께 역, 여객터미널, 공항, 공원묘지 등 전국 240곳 안전사고 발생 취약 지역에 119구급차 241대와 구조·구급대원 512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키로 했다. 이 밖에 빈집 가스 차단 안전 조치, 고속도로 차량 사고 안내 및 긴급조치 등 각종 생활 민원을 해결해주는‘119긴급서비스’를 운영해 귀성길 안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17년간 다녀온 어머니 묘, 알고보니…황당 사연

    17년 동안 엉뚱한 곳에 성묘를 해 온 한 여성이 억울한 사연을 호소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30일 보도했다. 캐서린 헤이우드(60)는 17년 전인 1994년, 어머니가 사망하자 장례업체를 고용해 장례식을 한 뒤 랭커셔 지방의 공동묘지에 안장했고, 이후 그녀는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자주 묘를 찾아가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지난 2월 아버지마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헤이우드는 아버지의 유해를 어머니의 묘 근처에 뿌렸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묘를 찾은 그녀는 묘지 관리사로부터 청천벽락 같은 소식을 접했다. 헤이우드 어머니의 진짜 묘는 17년간 방문했던 묘에서 500야드 떨어진 곳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묘지 관리사는 헤이우드에게 각 묘들의 위치가 그려진 지도까지 보여주며 그녀의 실수를 증명해보였다. 사연인 즉, 어머니의 장례식을 대행한 업체가 유해를 안장한 뒤, 유가족에게 실수로 잘못된 위치를 전달한 것. 그녀는 “17년 간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면서 “기쁘고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어머니의 묘를 찾아왔는데, 엉뚱한 사람의 묘 였다니 황당할 따름”이라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잠을 이룰 수 없을만큼 마음이 슬프다. 아버지의 유해조차 엉뚱한 곳에 뿌렸으니, 하늘에서 부모님이 화를 내실 것 같다.”면서 “다시는 나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무연고 묘지’ 해마다 는다

    ‘무연고 묘지’ 해마다 는다

    추석을 앞두고 성묘가 한창인 가운데 전국 곳곳에 방치되는 무연고 묘지와 관리비 체납 묘지가 늘고 있다. 30일 경북 지역 공원묘지에 따르면 가족·후손들이 찾지 않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무연고 묘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핵가족화와 더불어 최근 경제난과 이민 등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칠곡 현대공원묘원의 경우 전체 묘지 2만 7000여기(매장 2만 5000여기, 납골 2000여기) 가운데 무연고 묘지가 1300여기(5%)에 달한다. 또 4년 이상 관리비(연간 3.3㎡당 9000원)를 내지 않은 장기 미납 관리묘도 5400여기(20%)에 이른다. 이 공원묘원의 노정현 총무부장은 “미납 관리묘에 대해서는 묘지 인근에 ‘관리비 미납 묘지’ 문구를 새긴 푯말을 설치해 관리하고 있으나 묘 연고자들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9000여기가 안장된 경산 공원묘원은 연간 1억원 정도의 관리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 공원묘원 관계자는 “전체 묘지 중 15~20% 정도가 관리비를 내지 않고 있다.”면서 “후손들에게 수납용 지로용지를 보내도 ‘수취인 불명’으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400여통 된다. 심지어 10년 이상 관리비를 내지 않는 경우도 400여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경산 백합공원도 8700여기 중 1700여기(20%)가 찾는 이 없는 무연고 묘지다. 때문에 이 공원의 관리비 체납액은 7억원 정도 쌓였다. 이 공원 김응만 관리부장은 “공원 사정상 신용정보회사를 통한 채권추심도 고려해 봤지만 야박하게 굴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하지만 매년 추석을 앞두고 제초 작업 등 기본적인 관리는 하고 있다.”고 했다. 묘지 2000여기가 조성된 군위의 신세계·금산공원묘원 등도 5년 이상 미납 관리묘가 500기 이상, 20년 이상 장기 미납 관리묘가 100여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지역의 강릉공원묘지, 영동공원묘지, 청솔공원묘원 등이 관리하는 분묘 1만 5000기 중에서는 30%에 가까운 4000여기가 무연고 또는 미납 관리묘다. 강릉공원묘원의 경우 3000여기 중 절반 정도가 무연고 분묘이고, 분묘 4000여기를 관리하는 영동공원묘원은 1000여기가 5년 이상 미납 관리묘다. 이런 가운데 일부 후손들은 분묘 관리비를 의도적으로 내지 않는 ‘얌체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원묘원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미납 관리묘 앞에 식혜와 과일, 생선 등이 놓여 있는 등 사람이 다녀간 흔적을 종종 보지만, 어려운 경제사정 탓인지 관리비를 납부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전재운 대구향교 총무국장은 “경제난과 핵가족화, 글로벌 사회 등의 영향으로 조상 묘를 돌보지 않는 후손들이 부쩍 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씁쓸해하면서도 “신세대들에게 조상에 대한 의례(儀禮)를 갖추라고 강요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이 많이 변했다. 장묘 문화와 조상 분묘 관리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청소년은 세계 공존공영 이룰 미래의 주역”

    “청소년은 세계 공존공영 이룰 미래의 주역”

    “청소년 여러분이 이 나라의 주인공입니다.” 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4일 오전 충북 음성군 원남면의 고향 마을과 모교를 찾아 “우리 세대가 퇴장하면 여러분이 이 나라의 주인공”이라며 “전쟁과 가난, 인권 탄압에 대한 공포를 없애고 빈부 격차 없이 공존공영을 이루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세 번째 금의환향… 90세 노모 만나 2007년 사무총장 취임 후 세 번째 고향 방문이다. 5박 6일 방한 기간 중 마지막날인 이날 오전 9시 30분 상당리 행치마을에 도착한 반 총장은 부인 유순택씨와 함께 선산에 올라 성묘를 한 뒤 생가를 둘러보았다. 이어 오전 10시 30분쯤 군민들이 운집한 평화랜드 야외 무대에 도착해 장한 아들을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 신현순(90)씨와 깊은 포옹을 했다. 반 총장을 환영하기 위해 주변에는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필용 음성군수 등 1000여명이 나왔다. 음성·증평 지역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음성동요학교 맴맴합창단 20명은 ‘유엔의 노래’ ‘내 고향 행치마을’ ‘반기문 총장의 노래’를 합창하며 반 총장의 고향 방문을 환영했다. 반 총장은 “이렇게 열렬한 환영을 받으니 감격스럽고 감개무량하다.”면서 “여러분들이 세계를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 총장의 한마디가 끝날 때마다 군민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졌고, 간간이 풍물패의 흥겨운 연주도 이어져 행치마을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 지사는 “반 총장의 거룩한 뜻을 받들어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후원자가 되자.”고 말했다. ●매일 행사 20여 건으로 바쁜 일정 소화 반 총장은 이어 모교인 충주고등학교에서 후배 350명과 환담을 나눴다. 우렁찬 박수 속에 등장한 반 총장은 후배들에게 세계를 가슴에 품은 인재가 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현실을 직시하고 이상을 높게 가지라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난다.”면서 “청소년들은 창의력을 키우고 비판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오후 1시쯤 충주시 후렌드리호텔에서 도내 기관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숨가빴던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앞서 반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 등 각계 인사와의 면담, 초청 강연, 토론회 등 매일 20여 건의 각종 행사를 거뜬히 소화하면서 바쁘게 움직였다. 지난 13일 밤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김성환 장관 등 전·현직 장관들과 만찬을 가졌다. 반 총장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충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문화마당] 평양냉면/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평양냉면/신동호 시인

    스승을 모시고 냉면 여행을 떠났다. 경기 가평에서 양평으로, 다시 강원 평창을 거쳐 경주까지. 메밀밭을 지나면 해바라기가 뙤약볕 아래에서 허리를 곧추세웠고 굽이굽이 산길에는 아카시아 향내가 자꾸 추억 속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한여름 아버지는 고사리손을 잡고 냉면집을 찾았다. 그 밍밍한 맛이 이제야 가슴에 박혀온다. 가끔 우리네 삶도 거친 메밀을 감싼 육수처럼 투명해지고 싶었을까. 스승의 뿌리는 평양, 한때는 버드나무가 많다 해서 유경이라 불리던 곳의 안골. 안골은 만경대 부근으로 북쪽 사람들은 그곳을 혁명유적지로 잘 관리하고 있다. 스승은 양평의 막국수 집에서 ‘다대기’를 건져낸다. 물 위에 떠 흘러 다니는 부레옥잠. 스승은 땅 한 평, 집 한 채 마련할 수 없었던 실향의 마음을 이에 비유하곤 했는데 그걸 잠시라도 위로해준 것이 냉면이었다고. 어머니를 모시고 냉면집을 가는 건 자주 반복되던 일상이었고 가끔 막국수 집에서 어머니는 다대기를 건져내셨다는 말씀. “다대기만 건져내면 평양냉면이야.”라는 말에 덩달아 양념 없는 밍밍한 맛에 빠져들었다. 어처구니없게도 평창동계올림픽이 확정되던 밤, 내게 떠오른 건 냉면이었다. 거칠고 건조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 불량한 환경에서도 스스로 강하게 자라나는 메밀. 강원도 사람들의 성품같이 불평도 별로 없이, 되도록 남 탓하지 않으면서 꼭 필요한 영양분을 전해주는 메밀. 이 메밀을 가루로 내서 약간의 녹말을 섞어 반죽하면 평양냉면의 면발이 된다. 쓱쓱 면을 뽑아 갖은 양념을 더해 손으로 막 담아내면 그건 막국수다. 막국수의 기본 원료도 물론 메밀. 스승은 산허리를 돌아가면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말씀하신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산골에서 볼 수 있는 아찔한 풍경. 달의 숨소리를 듣는 건 과연 가능할까. 메밀밭가에서 달을 보며 빌었던 강원도의 꿈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자연과 동화되면서, ‘메밀꽃 필 무렵’의 허생원은 당나귀와 함께 늙어갔고 이 짐승을 결국 자신과 동일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모두가 화해하면서, 허생원은 젊은 장돌뱅이 동이를 만나 옛 인연과 따뜻하게 해후했다. 충북 제천까지 가는 길목의 주막에서 이들 앞에 주모는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을 내놓았을 것이다. 아주 밍밍하게, 아버지와 아들은 꼭 속내를 꺼내지 않고도 인연을 확인했을 터이다. 둘은 동시에 왼손으로 젓가락을 들어 국수를 집어 올렸을 것. “평양냉면집의 남방한계선은 경주”라는 스승의 말씀은 메밀과 관련되어 있다. ‘내부수리중’이라는 안내판을 뒤로하고 아쉽게 발길을 돌렸지만 경주의 냉면집도 평양냉면을 전문으로 한다는 걸 확인은 했다. 북위 70도까지 자란다는 메밀이 경주를 기점으로 재배되지 않는 탓으로 부산에는 밀면이 발전했다 하신다. 부산으로 피란 온 실향민들이 메밀 대신 밀을 갖고 만든 냉면이 바로 밀면이다. 한국전쟁이 낳은 역사적 음식이 아닐 수 없다. 평양냉면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제육이다. 때론 냉면맛보다 기름기가 쏙 빠진 돼지고기 맛으로 냉면집을 선택하기도 한다. 냉면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새우젓을 찍어 김치에 싸서 먹는 제육 맛도 일품이지만 역시 메밀면에 제육을 척 얹어 먹는 맛은 평양냉면의 백미다. 강원도 화천의 한 막국수 집은 이런 전통이 고스란히 남아 아예 면 위에 가득 제육을 담아내기도 한다. 육수를 내고 남은 돼지고기의 순하고 편한 맛. 이것이 메밀과 섞이면 여름의 짜증을 한번에 날리고도 남는다. 스승은 돌아오는 길에 “평양 옥류관에 가서 냉면을 먹고 싶다.” 하신다. “버드나무 우거진 보통강가도 걷고 싶다.” 하신다. 면발처럼 긴 이 인연은 얼마나 질긴가. 결코 끊어질 수 없는 이 인연을 평창동계올림픽으로 확인해 보면 어떨까. 한 세대가 저물기 전에 이산가족들이 만나 함께 냉면을 먹고, 고향땅 성묘를 주선하면 얼마나 좋을까. 밍밍하게, 과거는 턱 덮어두고 면발 위의 고명들처럼 고만고만하게들 어울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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