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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내달 7일 당대표직 사퇴” 발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내달 7일 당대표직 사퇴” 발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결국 총리직을 사퇴하기로 했다. 메이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과 만난 뒤 내놓은 성명에서 다음달 7일 당대표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7월 14일 총리 취임 후 2년 10개월 만에 사퇴 의사를 밝힌 셈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10일부터 시작되는 주에 보수당 신임 당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이 시작될 예정이다. 후임 당대표가 선출되면 자동으로 총리직을 승계하게 된다. 메이 총리는 다음달 7일 당대표를 사퇴하더라도 후임 선출 때까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메이 총리는 집권당인 보수당 당대표로 그동안 영국 총리직을 수행해왔다. 메이 총리는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하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면서도 “그러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의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된 것이 인생의 영광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마지막 여성 총리는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보수당 당대표 겸 총리직에 올랐다. 그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가 1990년 물러난 뒤 26년 만의 여성 지도자로 기대를 모았다. 당초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했던 메이 총리는 취임 후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라며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메이 총리는 이후 EU와 브렉시트 협상에 나선 뒤 지난해 11월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메이 총리의 합의안은 이후 영국 하원에서 세 차례나 부결됐고, 이 과정에서 브렉시트는 당초 3월 29일에서 10월 말로 연기됐다. 메이 총리는 오는 6월 초 EU 탈퇴협정 법안을 상정해 의회에서 통과시킨 뒤 브렉시트를 단행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의 반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는 지난 21일 EU 탈퇴협정 법안 골자를 공개하면서 하원이 원한다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개최, EU 관세동맹 잔류를 수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여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야당이 요구해 온 제2 국민투표 개최 가능성 등에 극렬히 반대하면서 메이 총리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미국,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전쟁 ‘포문’

    미국,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전쟁 ‘포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미 상무부가 달러에 대한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하는 국가들에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새로운 규정의 추진은 미국 상무부가 미국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통화 보조금’(currency subsidies)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해외 수출국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은 더는 미국 노동자들과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데 통화정책을 활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조치는 불공정한 통화 관행을 다루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을 지키기 위한 한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상계관세는 수입하는 제품이 수출국의 보조금 지원을 받아 경쟁력이 높아진 가격으로 수입국 시장에서 불공정하게 경쟁하고 산업에 피해를 줬다고 판단할 때 수입국이 부과한다. 미 상무부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와 함께 수입 제품들에 대한 수출국 보조금 지원 여부와 그 규모를 조사한 뒤 판정해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그러나 통화절하를 판명하는 기준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언급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미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 추가 관세 인상에 이어 새롭게 중국에 타격을 주려 한다고 풀이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멕시코, 캐나다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는 새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서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와 환율조작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환율은 미중 무역협상에서도 주요 의제에 올라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의 위안화 가치 하락을 문제 삼아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 미중 무역협상이 암초에 부딪친 가운데 두 나라의 관세 추가 인상과 미국의 화웨이(華爲) 테크놀로지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에 대한 제재 등으로 다시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위안화는 요동치고 있다. 달러·위안화 환율은 한 달 새 3%나 급등(위안화 가치 급락)해 현재 6.9위안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7위안 돌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포치‘(破七·달러당 위안화가 7위안대 진입)가 되면 미국은 환율에 대해서도 제재를 대폭 가할 공산이 크다. 이를 간파한 중국 금융당국은 포치가 이뤄지지 않도록 시장개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추가 하락하면 중국은 자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대거 매도해 환율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글로벌 외환시장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환율 힘겨루기에 경제 펜더먼탈이 취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미 상무부가 상계관세를 부과하면 중국과 더불어 재무부의 환율관찰대상국에 올라와 있는 한국과 일본, 인도. 독일, 스위스도 관세 인상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 재무부는 해마다 4월, 10월 두 번에 걸쳐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올해는 보고서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이달 초 한국과 인도가 올해 보고서에서는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되고 대신 베트남이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부총리 등 베트남 고위 관리들과 회동했다. 블룸버그는 환율보고서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이 베트남 측 입장을 좀 더 들어보고 최종 결정을 내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불참 통보

    북한이 국제수영연맹(FINA) 측에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수영연맹(FINA) 코넬 마르쿨레스쿠 사무총장은 대회 개막 50일을 앞둔 23일 이용섭 광주시장과 함께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FINA 측의 참가 요청에 대한 회답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공식적으로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FINA는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광주시와 FINA는 “북한의 참가를 정중히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었다. 마르쿨레스쿠 사무총장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기자회견이 끝난 뒤 다시 브리핑룸을 찾아 “세계선수권대회는 FINA 시스템을 통해 참가 신청 기한이 정해져 있지만, 기한이 지나서도 참가를 결정하기도 한다”면서 “FINA는 북한의 참가 여부와 관련해 매듭지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참가 등록 마감일인 6월 12일까지 북한의 참가를 설득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회조직위도 “북한이 공식적인 대회 불참 의사를 밝혀온 것은 없다. 다만 북한 수영연맹 관계자로부터 이번 대회 참가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전달받았다”면서 “조직위와 FINA는 북한의 참가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미 앨라배마 인근 바다에서 마지막 노예선 발견

    미국 앨라배마주의 인근 해상에서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운송하던 마지막 노예선인 클로틸다호의 잔해가 발견됐다. 앨라배마주 역사위원회는 2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마지막 노예선으로 알려진 클로틸다호의 잔해가 탐사팀에 의해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몇 달 동안 역사 전문가들의 조사와 확인 등을 걸친 끝이 이번에 발견된 목선의 잔해가 쌍돛대 범선인 클로틸다호가 맞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틸다호는 1860년 현재의 서아프리카 국가인 베냉에서 110명의 아프리카 노예들을 태우고 앨라배마주의 모빌 항구로 불법 수송하던 중에 항구 북쪽 삼각주 부근에서 나포돼 불태워졌다. 타고 있던 노예들은 나중에 석방되어 인근에 마을을 이루고 살았으며 지금도 ‘아프리카타운’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리사 데메트로풀로스 존스 역사위원회 사무총장은 “클로틸다호의 발견은 아주 특별한 역사적 발견”이라면서 “그동안 잊고 있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5·18전도사 재미교포 서유진씨 5·18구묘역 안장

    아시아와 미주 등 전 세계인을 상대로 5·18정신을 전파한 서유진 전 아시아인권위원회 특별대사가 5·18구묘역에 안장된다. 5·18민주화운동 39주년을 이틀 앞둔 지난 16일 미국에서 숨을 거둔 서씨는 평생을 5·18을 알리는데 바치면서 ‘5·18 전도사’로 불린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와 5·18기념재단, 5·18 3개 단체,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5·18구묘역 안장심의위원회’는 서유진씨의 5·18구묘역 안장을 만장일치 결정했다. 5·18 사적 24호로 지정된 5·18구묘역은 5·18 당시 희생자들이 처음 묻혔던 곳이다. 안장심의위는 서씨가 1980년 직후부터 5·18의 진실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안장을 의결했다. 고인을 추모하는 광주지역 인사들이 구성한 ‘서유진 선생을 추모하는 사람들’은 이번 결정에 따라 유족과 협의 후 조만간 서씨의 유골을 항공편으로 옮겨 안장할 예정이다. 서씨는 전북 완주군 삼례 출신으로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해 광주와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하지만 5·18 이후 광주 오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1982년부터 미주 민주회복통일연합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국외에서 ‘5·18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특히 신군부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았던 고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에서 망명하던 시절 지근거리에서 함께하며 투쟁했다. 1992년에는 귀국해 1994년부터 광주시민연대에서 활동했다. 5·18정신을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1998년부터는 홍콩에 본부를 둔 아시아인권위원회(AHRC)의 특별대사로 활동하면서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시아 각국 현장에서 인권 증진 활동을 펼쳐왔다.서씨는 5·18 광주정신 세계화 및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에 기여한 공로로 2018년 오월 어머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씨는 최근까지 광주에 머물다 신병치료를 위해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자택으로 돌아간 지 이틀만에 세상을 떠났다. 서씨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바실 페르난도(2001년 광주인권상 수상자) 아시아인권위 전 대표는 추도 성명을 내고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이틀 전, 한국 군사독재를 물리치기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서유진 선생이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셨다”면서 “서유진 선생과 같은 분들이 있었기에 광주가 민주주의로의 길을 열어 세계적인 인권도시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추모했다. 유가족으로는 부인 유남점씨와 두 자녀가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전주항공대대 헬기, 완주 상공 운항 중단하라”

    “전주항공대대 헬기, 완주 상공 운항 중단하라”

    전북 완주군민들이 저공비행하는 전주항공대대 헬기 소음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며 운항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완주군 이서면 주민 600여명은 22일 전주시 덕진구 도도동 전주항공대대 앞에서 “항공대대 환경영향평가 검토에는 헬기가 완주 상공을 비행하는 안이 아예 없었다”며 “군민을 우롱하고 고통에 빠뜨리는 이서면 헬기 노선을 즉각 취소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완주지역 30여개 단체로 구성된 ‘완주군상공일방적침범항공노선반대주민대책위’도 “10만 군민은 전주항공대대의 완주 상공 운항이 중단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항공대대 이전 관계자 처벌을 주장했다. 이세우 공대대표는 “헬기 소음과 관련한 문제가 일단락될 때까지 헬기 운항을 멈춰야 한다”면서 “전주시의 밀실행정으로 빚어진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일 군수는 “항공대대는 환경영향평가와 주민설명회, 행정협의 등 각종 행정절차를 군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며 “완주 상공에 단 한 대의 헬기도 운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군의회도 ‘전주항공대대 헬기 노선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의원들은 “국방부·전주시·전주항공대대가 당초 환경영향평가검토안과 다른 노선을 운영하며 이서면 주민 생존권과 재산권을 명백히 위협하면서도 사태를 소극적으로 관망하는 행정편의주의 행태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군의회는 ▲주민 고통과 불편을 무시한 헬기 운행 즉각 중단 ▲주민 생존권과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방적 결정에 대한 사과 ▲지역 주민에게 피해주는 항공노선 백지화 등을 요구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美 여경은 범인 쉽게 제압?… 공권력이 더 강한 것”

    “美 여경은 범인 쉽게 제압?… 공권력이 더 강한 것”

    “대림동 여경 사건 뿌리 깊은 여성 혐오 남성 경찰이라면 이렇게 안 커졌을 것” 성평등 조직 문화 조성차 연구회 결성 “경찰 임무 필요한 ‘체력 기준’ 통일 필요 조직내 수직적인 남초 분위기도 변해야” “그 경찰이 남자였다면 일이 이렇게 커지진 않았을 겁니다. 이때까지 성추행, 갑질 등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남경을 폐지하자’는 말이 나온 적 있나요?” 이른바 ‘대림동 여경 사건’을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현직 경찰들이 “여성 혐오로 사건을 확대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 젠더연구회 소속 주명희(41) 경정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논란 당사자가 여성이면 조직 전체를 없애자고 하고 남성이면 개인 문제로 치부하는, 뿌리 깊은 여성 혐오의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경력 19년차인 주 경정은 2017년 말 동료 여경들과 경찰 젠더연구회를 결성했다. 경찰개혁위원회가 여경의 고충을 들으려고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서 몇몇이 ‘성평등 조직 문화를 만들자’고 나섰고, 직급도, 부서도 제각각인 여경 15명이 모였다. 약 1년간 친목 모임 정도로 이어지던 연구회는 이번 사건을 통해 대외적으로 존재를 드러냈다. 앞서 지난 21일 연구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 성명서를 내고 ‘대림동 사건과 관련한 여성 혐오와 여성 경찰에 대한 비하를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주 경정은 “여경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에 대해 여성으로서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온라인에서 가장 문제가 된 ‘여경은 기본적으로 체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 그는 “남녀 기준을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주 경정은 “현재 경찰공무원 시험에선 여성에게만 무릎을 바닥에 댄 채 하는 팔굽혀펴기가 허용되는데, 성별을 구별한 체력 기준이 불필요한 논란을 낳고 체력이 뛰어난 여경에게도 ‘여자라서 안 된다’는 딱지를 붙인다”면서 “경찰 임무 수행에 필요한 체력 기준을 다시 설정하고, 남녀 구분 없이 이를 넘기면 합격하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에서는 여경도 무리 없이 범인을 제압한다는 주장에는 “한국과 달리 공권력 집행이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주 경정은 “미국은 피의자에게 위협을 느끼면 경찰이 자의로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크다”면서 “해외에서도 여경이 남경보다 실력이 없다는 논란은 과거부터 있었는데, 체력 기준을 통일하고 여경 비율을 25% 이상으로 늘리면서 그런 인식이 줄었다”고 말했다. 주 경정은 경찰 내 수직적인 남초 문화를 바꾸고 싶어 모임을 주도해 왔다. 그는 “어느 조직이나 비슷하겠지만, 여자들은 힘 많이 쓰는 중요한 일을 하고 싶어도 안 보내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 역시 경위 시절 형사팀에서 근무하고 싶었지만, 육아와 출산 때문에 경력 단절을 우려한 상부에서 반려했다. 주 경정은 “젊은 시절 형사과에서 경력을 못 쌓으니 나이가 들어도 핵심 분야에서 배제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주 경정은 “아직도 내부에서는 젠더연구회라고 하면 무조건 손가락질하거나 ‘승진하려고 한다’고 비난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여경은 국민에게 더 나은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꼭 필요한 존재다. 이번처럼 여성 이슈가 있을 때 ‘그건 아니다, 잘못됐다’고 목소리 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오늘부터 유럽의회 선거…‘가짜뉴스’ 폭증 경계령

    23일부터 나흘간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연초부터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유럽연합(EU)이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되는 가짜뉴스는 여전히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AF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아직까지 EU가 구축한 ‘신속 경보시스템’이 경보를 발령한 적은 없으나 가짜뉴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단정짓기엔 시기상조”라면서 “특히 선거 직전이 더 조심스러우며 지금이야말로 경보시스템이 잘 작동하는지 시험해 볼 수 있는 핵심 단계”라고 밝혔다. EU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 안에 설치된 신속 경보시스템은 SNS를 감시하다 유럽의 통합을 훼손하고 EU를 와해하려는 외부 세력의 선거 개입 징후가 포착되면 경보를 발령해 EU 회원국이 공동 대응하도록 한 대비책이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EU는 러시아를 비롯한 외부의 선거 개입을 경고해왔다. 이에 독일·영국·프랑스 등 EU 주요국의 해외정보기관은 지난 2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외세의 간섭을 경고하는 공동성명을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아울러 페이스북·구글·트위터 등 SNS 기업이 가짜뉴스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도록 압박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SNS상에선 가짜뉴스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시민단체 아바즈는 지난 3개월간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6개 EU 회원국에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으로 의심되는 550개의 페이스북 페이지·그룹과 328개 프로필을 적발해 페이스북 측에 통보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삭제 조치됐으나 이미 해당 콘텐츠의 조회 건수가 5억 3300만회로 추산된다고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시넷’이 이날 보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뿔난 완주군민들 전주항공대 헬기 운항 중단 요구

    뿔난 완주군민들 전주항공대 헬기 운항 중단 요구

    전북 완주군 주민들이 저공비행하는 전주항공대대 헬기 소음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운항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완주군 이서면 주민 600여명은 22일 전주시 덕진구 도도동 전주항공대대 앞에서 “이서면 헬기노선을 즉각 취소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주민들은 “항공대대의 환경영향평가 검토에는 헬기가 완주군 상공을 비행하는 안이 아예 없었다”며 “군민을 우롱하고 고통에 빠뜨리는 헬기 운항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완주지역 30여개 단체로 구성된 ‘완주군상공일방적침범항공노선반대주민대책위’도 “10만 완주군민들은 전주항공대대의 완주군 상공 운항이 중단될 때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며 항공대대 이전 관계자 처벌을 주장했다. 이세우 공동대표는 “전주항공대대 헬기 소음 문제가 일단락 될 때까지 헬기 운항을 중지해야 한다”면서 “전주시의 밀실행정으로 야기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일 완주군수도 “항공대대는 환경영향평가와 주민설명회, 행정협의 등 각종 행정절차를 완주군과 전혀 이행한 바 없다”며 “완주군 상공에 단 한대의 헬기도 운항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완주군의회도 ‘전주항공대대 헬기 노선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군의회는 “국방부·전주시·전주항공대대가 당초 환경영향평가검토안과 다른 헬기노선을 운영하며 이서면 주민들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명백히 위협하면서도 사태를 소극적으로 관망하는 행정편의주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군의회는 ▲주민 고통과 불편을 무시한 헬기 운행 즉각 중단 ▲주민 생존권과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방적 결정에 대한 사과 ▲지역 주민에게 피해주는 항공노선 백지화 등을 요구했다. 전주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울산, 현대중공업 중간지주회사 울산 존치 촉구

    울산, 현대중공업 중간지주회사 울산 존치 촉구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이후 설립될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본사 울산 존치를 촉구하는 범시민 대회가 22일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열렸다. 울산청년회의소(JC)와 행복도시울산만들기범시민협의회가 주최하고 울산시와 시의회, 5개 구·군이 후원하는 이 대회에는 송철호 시장과 황세영 시의회 의장, 지역 국회의원 등과 시민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회에서 송철호 시장은 “수많은 노동자 희생이 현대중공업 모태”라며 “시민은 현대중공업을 보내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 강연자로 나선 이경우 울산발전연구원 박사는 “분할 이후 실질적 본사 기능이 서울로 이전해 연구 인력 유출, 영업이익 감소, 소비 심리 위축 등 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참가자 대표가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 존치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낭독하고 시민 서명서와 결의문을 송철호 시장에게 전달했다. 결의문은 ‘시민과 함께 손잡고 땀 흘리며 성장해온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기업결합을 위하기 위한 첫 단추로 물적 분할 후 새로 설립하는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 본사의 울산 존치를 촉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노총 울산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과 현대중공업 노동자 고용과 생존권 사수에 연대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울산본부는 물적 분할 반대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노총과 연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현대중공업 노조는 물적 분할에 반대해 오전 8시부터 하루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 동참한 조합원 수백 명은 오후 2시 서울 대우조선해양 사무실 앞과 현대빌딩 앞 등에서 열리는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물적 분할을 승인할 계획이다. 물적 분할 하면 현재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자회사인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나뉘게 된다. 현대중공업 측은 신설 현대중공업 본사는 울산에 남고 중간지주사 본사만 서울에 두는 것이라서 본사 이전이 아니라고 설명해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미국 여경은 범인 쉽게 제압?..공권력이 더 강한 것”

    “미국 여경은 범인 쉽게 제압?..공권력이 더 강한 것”

    경찰 젠더연구회 주명희 경정 인터뷰“대림동 여경 사건 뿌리 깊은 여성 혐오남성 경찰이라면 이렇게 안 커졌을 것”성평등 조직 문화 조성차 연구회 결성“경찰 임무 필요한 ‘체력 기준’ 통일 필요조직내 수직적인 남초 분위기도 변해야” “그 경찰이 남자였다면 일이 이렇게 커지진 않았을 겁니다. 이때까지 성추행, 갑질 등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남경을 폐지하자’는 말이 나온 적 있나요?” 이른바 ‘대림동 여경 사건’을 두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현직 경찰들이 “여성 혐오로 사건을 확대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 젠더연구회 소속 주명희(41) 경정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논란 당사자가 여성이면 조직 전체를 없애자고 하고 남성이면 개인 문제로 치부하는, 뿌리 깊은 여성 혐오의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경력 19년차인 주 경정은 2017년 말 동료 여경들과 경찰 젠더연구회를 결성했다. 경찰개혁위원회가 여경의 고충을 들으려고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서 몇몇이 ‘성평등 조직 문화를 만들자’고 나섰고, 직급도, 부서도 제각각인 여경 15명이 모였다. 약 1년간 친목 모임 정도로 이어지던 연구회는 이번 사건을 통해 대외적으로 존재를 드러냈다. 앞서 지난 21일 연구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 성명서를 내고 ‘대림동 사건과 관련한 여성 혐오와 여성 경찰에 대한 비하를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주 경정은 “여경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에 대해 여성으로서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가장 문제가 된 ‘여경은 기본적으로 체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 그는 “남녀 기준을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주 경정은 “현재 경찰공무원 시험에선 여성에게만 무릎을 바닥에 댄 채 하는 팔굽혀펴기가 허용되는데, 성별을 구별한 체력 기준이 불필요한 논란을 낳고 체력이 뛰어난 여경에게도 ‘여자라서 안 된다’는 딱지를 붙인다”면서 “경찰 임무 수행에 필요한 체력 기준을 다시 설정하고, 남녀 구분 없이 이를 넘기면 합격하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미국 등에서는 여경도 무리 없이 범인을 제압한다는 주장에는 “한국과 달리 공권력 집행이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주 경정은 “미국은 피의자에게 위협을 느끼면 경찰이 자의로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크다”면서 “해외에서도 여경이 남경보다 실력이 없다는 논란은 과거부터 있었는데, 체력 기준을 통일하고 여경 비율을 25% 이상으로 늘리면서 그런 인식이 줄었다”고 말했다. 주 경정은 경찰 내 수직적인 남초 문화를 바꾸고 싶어 모임을 주도해 왔다. 그는 “어느 조직이나 비슷하겠지만, 여자들은 힘 많이 쓰는 중요한 일을 하고 싶어도 안 보내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 역시 경위 시절 형사팀에서 근무하고 싶었지만, 육아와 출산 때문에 경력 단절을 우려한 상부에서 반려했다. 주 경정은 “젊은 시절 형사과에서 경력을 못 쌓으니 나이가 들어도 핵심 분야에서 배제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주 경정은 “아직도 내부에서는 젠더연구회라고 하면 무조건 손가락질하거나 ‘승진하려고 한다’고 비난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여경은 국민에게 더 나은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꼭 필요한 존재다. 이번처럼 여성 이슈가 있을 때 ‘그건 아니다, 잘못됐다’고 목소리 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상영 중부터 터진 박수” 칸 뒤집은 봉준호의 ‘기생충’

    “상영 중부터 터진 박수” 칸 뒤집은 봉준호의 ‘기생충’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칸 현지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며 뜨거운 기립박수와 찬사를 이끌어 냈다.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각본/감독: 봉준호)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가족희비극으로 개봉 전부터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기생충>이 프랑스 현지 시각으로 5월 21일 오후 10시 칸 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 상영됐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등 배우 7명이 참석한 가운데 뤼미에르 극장 2,300석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공식 상영회에 앞서 진행된 레드 카펫 행사에는 <기생충>의 주역인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이 참석해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깔끔한 턱시도로 수려한 외모를 뽐낸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배우는 물론 드레스로 한껏 멋을 낸 조여정,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배우는 다소 상기된 모습으로 레드 카펫에 등장했다. 그러나 곧 분위기를 즐기면서 전 세계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에 미소로 화답하는 등 영화 팬들의 시선을 한껏 즐기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영화 상영이 시작되자 주연 배우들의 열연과 봉준호 감독 특유의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출력, 예측 불허의 상황 설정과 위트 있는 대사가 2,300석 뤼미에르 대극장을 놀라움과 감동으로 가득 채웠다. 영화 상영 중 관객석에서 터진 웃음과 탄성, 그리고 이례적으로 터져 나온 두 번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는 관객들이 <기생충>에 얼마나 몰입하며 관람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실제 영화가 채 끝나기도 전부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소리가 시작됐다. 상영관 불이 켜지기 전부터 1분 여간 지속된 박수는 불이 켜지고 7분간의 기립 박수로 이어졌다.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봉준호 감독은 환한 미소와 함께 관객석을 향해 양팔을 들어 올려 손 인사를 하는 등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배우들 역시 박수가 이어진 약 8분여 시간 동안 벅차오르는 감동에 눈시울을 붉히며 연신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어 봉준호 감독이 “감사합니다. 이제 밤이 늦었으니 집에 갑시다”라는 멘트로 재치있게 자리를 마무리 지었다. 상영이 끝난 후 칸 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쥰은 “<기생충>은 올해 초청작 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라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기생충>의 배급을 결정한 전 세계 배급사들 역시 다채로운 호평을 쏟아냈다. 북미 배급을 결정한 네온(Neon)은 <기생충>에 대해 “보편적이고 깊은 메시지를 지녔다”며, “매우 재미있고 자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영화”라는 찬사를 보냈다. 폴란드 배급사 구텍 필름(Gutek Film) 관계자는 “역시 거장다운 아슬아슬한 영화적 줄타기”라며, “봉준호 감독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강렬한 스릴러가 잘 조화된 롤러코스터와 같다”고 평하는 한편 “칸 영화제에서 이렇게 많이 웃기고 긴장시키는 영화는 오랜만이다”라고 전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 배급을 맡은 매드맨(Madman)은 “<기생충>은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담은 풍자이자 환상적인 영상미와 대담한 미장센, 배우들에 대한 최고의 디렉팅이 담겨진 봉준호 감독의 또 하나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전했다. 해외 언론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르몽드는 “현실에 대한 발언을 담은 영화를 만드는 필름메이커인 봉준호. 그 특유의 다양한 면을 지닌 천재성에 충실하면서도 ‘가족영화’의 전통에 자신을 적응시켰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기생충>은 마음을 사로잡는 영화다. 2003년 <살인의 추억>이래 봉준호 감독의 가장 성숙한,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한 발언이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당신의 피부 아래로 파고들어와 이빨을 박아 넣는 영화”,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활력 있고 타이트하게 조율된 코미디인 <기생충>은 무척 한국적이면서 동시에 철저한 완성도를 가진 스토리로, 정점으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을 보게 한다”, 인디와이어는 “봉준호 영화 중 최고다. 전작들을 모두 합쳐 자본주의 사회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공포에 관한, 현실에 단단히 발을 붙인, 재미있고 웃기면서도 아플 정도로 희비가 엇갈리는 한 꾸러미로 보여준다. <기생충>의 가장 좋은 점은 우리가 더 이상 봉준호의 작품을 기존에 있던 분류 체계에 껴 맞추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허용해 준다는 점이다. 봉준호는 마침내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버라이어티는 “단일 카테고리로 정의할 수 없는 영화들로 유명한 이 장르 변주의 신은 코미디, 호러, 드라마, 사회적 발언, 크리처 영화, 살인 미스터리, 채식주의의 성명서와 같이 장르의 계단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밟아왔다. <기생충> 또한 이 리스트의 절반 이상에 해당할 구간을 오간다. 하지만 우리가 보아왔던 그 어떤 전작보다, 웃음은 더 어두워졌고, 분노의 목소리는 더 사나워졌으며 울음은 더 절망적이다. 봉준호가 돌아왔다. 가장 뛰어난 형태로”, BBC는 “봉준호의 <기생충>은 올해 칸 영화제에서 부족했던 모든 것이다. 촘촘하고 오락적이며, 완벽한 페이스를 보여준다. <기생충>을 보며 당신은 웃을 것이고, 비명을 지르고, 박수를 치고 손톱을 물어뜯게 될 것이다”, 더 가디언은 “봉준호가 호화로운 볼거리와 풍자적인 서스펜스 드라마로 칸에 귀환했다”고 호평했다. 이날 <기생충> 공식 상영회를 찾은 베니스 영화제 엘레나 폴라키(Elena Pollacchi) 프로그래머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정점을 찍은 작품으로 그만의 세계관 안에서 예상치 못한 것을 보여준다”라며 “<괴물>과 <설국열차>에 무언가 새로운 게 더해진 듯한 느낌. 영화를 보는 내내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영화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영화 <기생충>은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에 이어 봉준호 감독이 내놓은 7번째 장편 영화다. 항상 기존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은 허를 찌르는 상상력에서 나온 새로운 이야기로 인간애와 유머, 서스펜스를 넘나드는 복합적인 재미를 선사하며 사회와 시스템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왔다. 그런 면에서 <기생충>은 여전하고 확실하게 봉준호 다운 영화이면서, 또 한층 새롭게 진화한 봉준호만의 세계를 보여준다.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등 연기파 배우들의 변신과 호연이 어우러진 <기생충>은 오는 5월 30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살인 누명 쓰고 30년 억울한 옥살이…美 남성 18억원 보상금 받는다

    살인 누명 쓰고 30년 억울한 옥살이…美 남성 18억원 보상금 받는다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남성이 150만 달러(약 18억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 CNN 등 미국 언론은 21일(현지시간) 살인 누명을 쓰고 복역하다 석방된 리처드 필립스(73)가 정부로부터 보상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시간주 법무장관 다나 네셀은 성명에서 “필립스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시간에 대해 1년당 5만 달러의 보상금을 책정했으며 총 150만 달러를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단 45년의 복역 기간 중 유죄가 인정된 무장강도 혐의에 대한 15년은 보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필립스는 지난 1972년 10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그레고리 해리스라는 남성을 총으로 쏴 죽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필립스는 체포 당시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증인이 위증을 하면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필립스는 자신의 변호인에게 “내가 하지 않은 살인을 시인할 바에는 차라리 감옥에서 죽는 게 낫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는 1997년 항소심에서도 유죄판결을 받았고 10년 넘게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지난 2010년 미시간대학교 로스쿨이 그의 누명을 알아차리기 전까지 그는 혼자였다.리처드는 그의 무죄를 믿은 로스쿨의 도움으로 다시 공권력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공범으로 체포돼 수감 중이던 리처드 폴롬보가 필립스의 무죄를 증언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폴롬보는 법정에서 “사건 당시 검찰이 내세운 주요 목격자이자 증인이었던 프레드 미첼과 내가 진범”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또 다른 범죄로 체포된 미첼이 가중처벌을 피하기 위해 필립스를 범인으로 몰았다”고 밝혔다. 이에 재조사를 시작한 검찰은 2017년 말 필립스의 살인 혐의를 기각했고, 보석을 허가했으며 2018년 3월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감됐던 필립스는 그렇게 45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감옥에서 나온 필립스는 그러나 “어머니와 자녀의 임종도 지키지 못하며 감옥에서 썩은 지난 45년을 어떻게 보상받겠느냐”고 한탄했다. 달라진 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옥살이를 하기 전까지 자동차 회사 크라이슬러에서 사무원으로 일한 그는 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다며 놀라워했다. 필립스는 “내가 수감되던 1972년의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마이클 잭슨과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가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올랐고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조지 맥거번을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회상했다. 석방 후 2년 가까이 지난 지금 필립스는 늦게나마 꿈을 위해 달리고 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그림을 팔고 있으며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그는 “보상금으로 지나간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작은 집을 마련해 강아지와 함께 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AP 연합뉴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광주 발포자 보고듣던 DJ, 조용히 눈 감더니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광주 발포자 보고듣던 DJ, 조용히 눈 감더니 …”

    ‘도덕성 회복’ 주창하는 허만기 총재가 말하는 ‘도덕과 정치’“역사적 대세가 대한민국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정치권이 국민의 장래에 폐를 주지 않고 꿈과 희망을 주도록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해요. 남북 관계, 경제 문제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자기를 버리고 국가와 민족, 그리고 미래를 보면서 치열하게 논쟁하고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국회를 내팽개치고 장외투쟁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주체성을 상실하고 도덕이 없는 집단인 겁니다. 광주민주항쟁이나 촛불혁명과 같은 민족의 기념비적 정신을 폄훼하고 모독하는 것은 반민주, 반도덕의 극치입니다. 물론 여당도 국정을 책임지는 위치이니 자기주장만 내세울 게 아니라 사리에 맞는 말에는 귀 기울여야 합니다.” 명함을 주고받는 수인사가 끝나자마자 그는 정치권 성토로 말문을 열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최근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서를 낸 허만기 도덕성회복 국민연합 총재를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났다. 구순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목소리는 쩌렁쩌렁했고, 기억은 어제 일을 말하는 것처럼 총명했다. 허 총재는 정치 원로로서 도덕이 없는 현재의 정치에 대해 신랄하게 일갈했다. “도덕성이 갖춰지지 않는 정치는 권력싸움에 불과하고, 진실이 없는 정치는 위선일 뿐”이라고 꾸짖었다. 그가 정치에 발을 내디딘 것은 1958년 제2대 경남도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다. 당시 자유당 부정선거를 폭로하면서 이승만 정부와 각을 세우다 구속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지만 1961년 5·16쿠데타가 발생하면서 ‘구정치인’으로 활동이 묶였다.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광명이세, 최고의 도덕도덕없는 정치, 권력싸움… 성명서 문의 많아” - 성명서를 냈습니다. 반응이 어떻습니까. “도덕성이 타락된 우리 정치가 너무한다 싶어서 성명서를 냈지요. 성명서를 내가 작성해서 아는 사람들과 기업인들에게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반응이 아주 좋아요. 우리 시대의 교과서라거나, 좋고 옳은 말씀이라며 강의를 해달라 곳도 있고, 복사해서 써도 되느냐고 묻는 전화도 많이 옵니다.” - 정치권이 명심할 도덕을 들려주시면.“도덕이 한자여서 중국 것인 줄 아는데, 사실은 우리가 중국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명심할 도덕은 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 광명이세(光明理世) 입니다. 한자가 이 땅에 들어오기 훨씬 이전에 단군이 벌써 만들어낸 심오한 이념이지요. 사실, 이게 구전으로 전해오다 한문으로, 글로 남겨진 겁니다. 인간은 서로 도와야 하고, 인간 개인으로서의 우월성보다는 전체로서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간이 먼저라는 것이지요. 광명은 밝음, 빛, 꿈, 희망, 기대를 의미합니다. 고대국가나 최첨단의 현대나 광명으로 국가와 민족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단군이 선포한 겁니다. 세상 어느 나라에 이렇게 거룩한 건국이념이 있습니까. 기껏해야 실용주의 내지 실리주의에 정직 정도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기념일을 만들어 그 의미를 반추하자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남북문제 잘 풀면, 대륙국가가 되는 기회10대 경제대국 한계 벗어나 G2 압박할 것” - 우리나라에 대세가 왔다고 진단했습니다. “남북문제를 잘 풀면 우리나라가 섬나라에서 벗어나 대륙국가가 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 협력하지 않고 엉뚱한 소리나 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모처럼 붙잡은 기회를 차버리는 행위입니다. 나는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좀 더 강하게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민족 내부의 문제이니, 이건 우리가 핸들링한다며 밀어붙이면 좋겠습니다. 이것을 두고 ‘김정은 편든다’거나 ‘북한 돕는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북한 김정은도 핵무기에 대해서는 사는 길을 찾는 것이지, 그놈을(핵무기를) 쥐고 있으면 자승자박이란 것을 깨달을 겁니다. 정치권이 싸우더라도 국가와 민족의 생존과 이익, 장래 문제는 별도로 해야 합니다. 국민의 미래를 망쳐서는 안됩니다.” - 섬나라를 벗어나자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우리나라는 대륙국가와 해양국가라는 두 개의 큰 축을 씨줄날줄로 해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지금 막혀 있지 않습니까. 북한 김정은을 끌어들여 경제공동체를 만들면 부산에서 구라파로, 중동으로, 러시아로 기차를 타고 바로 갈 수 있는 시대가 됩니다. 그래야 비로소 대륙국가가 됩니다. 그게 안되면 우리는 10대 경제대국 한계를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조선, 자동차, 반도체… 이런 것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의 탈출구가 대륙이라고 봅니다.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는 남북 간에 경제협력체가 형성되면 세계의 투자가 몰려올 것이라고, 미국 투자사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수십 년 안에 일본, 독일을 능가하고 G2를 압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크게 나갈 기회가 왔습니다. 정치권이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언제까지나 앉은뱅이, 신세타령이나 하며 살겠습니까.” “김정은 핵무기 한계인식…설득하고 끌고가야한국 공산화?… 우리 국민이 그렇게 머저리냐”- 그런데 북한이 아직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당장 핵을 폐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손을 놓고 중도에서 포기해야 합니까. 어떻게든 김정은을 설득하고, 끌고 가야지요. 핵무기가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김정은도 핵무기를 끌어안고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죽는다는 것을 알 겁니다. 나는 김정일이 그런 선택할 것이라고 보지 않고, 김정은도 자신이 한계에 왔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설득해서 핵을 폐기하게 하고, 과감하게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북한보다 국력이 20배나 강한데 북한이 무엇으로 우리를 이기겠어요. 공산화? 천만의 말씀입니다. 우리 국민이 그렇게 머저리입니까? 공산화에 설득당할 것 같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자신감을 가져야지요.” 올해 구순인 그는 서예인, 정치인, 유학자의 길을 걸었지만, 국민정신 선양과 관련된 일은 놓지 않았다. “1950년대에 심산 김창숙, 담원 정인보 선생을 모시고 정신문화 선양운동을 했습니다.” 이후 1960~70년대에는 노산 이은상 박사, 초대 문교부 장관을 지낸 안호상 박사와 함께 국민사상선양회를 창립했다. 이를 통해 산업화와 민주화, 국제화에 대한 이론적 뒷받침을 위해 정책 세미나와 강연회 등을 68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그런 그가 2007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지인들과 함께 도덕성회복 국민연합을 만들어 도덕성 회복을 주창하고 있다. “내 나이 90세, 무슨 욕심이 있겠어요. 다만 이 나라를 위해 발자취를 하나 남겨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도덕성회복 운동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도덕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효·경로사상孝, 유장한 구름 아닌 전화 한 통이면 실천” - 도덕성 회복 운동을 간단히 설명하시면. “오늘날의 타락은 도덕의 상실에서 비롯된 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도덕성을 잃어버리면 사람들이 무도하게 되고, 타락하고 패륜과 부정, 비리가 판치게 됩니다. 도덕이 무너지면 결국 인간이 몰락하고, 나라가 망하게 됩니다. 현대 사회의 인간 상실과 자아 붕괴로 미루어볼 때 도덕성 회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도덕성회복은 이 나라의 시대적 역사적 소명이며, 사람들에게 영혼의 안식과 정신적 평화를 가져다줄 겁니다.” - 젊은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광명이세가 있습니다만 한 명의 인간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은 효와 경로사상이라 생각합니다. 효는 최고의 선이며, 도덕성의 원초입니다. 한 기자가 석학 아놀드 토인비에게 ‘선생께서는 만일 다른 별에 가서 살아야 한다면 지구에서 무엇을 갖고 가고싶나’고 물었더니 ‘코리아의 효사상, 경로효친과 가족제도를 가져가고 싶다’고 한 일화가 효의 가치를 말해 줍니다. 도덕은 이렇게 유장한 구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실천 가능한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당장 전화 한 통이면 실천할 수 있는 것이 효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이 전혀 아닙니다. 내가 한 백년 가까이 살아서 압니다.” “노 前대통령, 내가 만든 장학회 수혜자, 후배靑비서실장 지낸 文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알아盧, 서거 수일 전 세상사 초월 당부 글씨 써 줘조선대 로스쿨 필요성 전달 … 성사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과의 사진이 있는데 어떻게 인연이 됩니까. “그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습니다. 제가 부산상고를 졸업했는데, 경남도의원 시절 부산상고 장학회를 저와 김지태 부산일보 사장 등이 만들었습니다. 그 장학금 수혜자 가운데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뿐만 아니라 노 전 대통령도 포함돼 있지요. 13대 국회의 5공비리 청문회에서 같이 활동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등을 지냈으니, 자연스럽게 가깝게 지내게 됐고 …. 10년 전 노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서거하기 수일 전, 궁지에 몰렸을 때 동문 골프모임에서 소동파의 적벽부를 한 구절 써주며 세상사를 초월하고, 유유자적하게 살라고 당부했는데…. 내가 조선대 석좌교수로 있을 때 조선대에 로스쿨의 필요성을 구두로, 편지로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만, 성사되지는 않았죠.” -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숨겨진 일화,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12·12 쿠데타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정호용 장군이 1982년 어느 날 나를 급히 만나자고 했어요. 장 장군은 내 서예를 좋아해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였거든. 그가 정색하고 굳은 표정으로 ‘오늘 아침에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 영어 이니셜, 허 총재는 DJ로 지칭했다)의 생사를 결정합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라며 내 의견을 물었어요. 그래서 내가 ‘DJ는 민주화의 상징이자 선구자이다. 그를 죽이면 반인륜적·반도덕적 처사이고, 도덕성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차라리 미국으로 망명하게 하는 것이 어떻냐’고 했지요. 정 장군은 고개를 끄덕였지요. 그 후 정 장군은 전두환·노태우와의 3자 회동에서 DJ를 살렸다고 독백처럼 내게 말한 적이 있지요. 그 뒤 13대 국회에서 정 장군을 만났는데 그때 광주민주화항쟁의 발포자로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정 장군이 나를 찾아와 ‘내 아버지를 두고 맹세하겠다. 나는 발포자가 아니다. 허 의원이 나를 불의한 사나이로 보면 어쩔 수 없고, 올바른 인간으로 믿어준다면 DJ에게 진실을 말해달라’고 했지요. 나는 그의 인격을 믿었고, 그 말을 믿었기에 새벽에 동교동에 갔었지요. 언제나처럼 정장차림으로 나를 맞아준 DJ와 이희호 여사에게 이 사실을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DJ는 내가 보고하는 동안 눈을 감고 조용히 듣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너무 정호용 장군을 변명해준 것 같은데….” “12·12쿠데타 주역 정호용, ‘DJ구명’ 내게 말해‘鄭, 광주 발포자 아니다’는 주장 DJ에 전달도DJ, 눈 감고 듣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안 해” 그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학원 최고정책결정자(SEP) 과정을 수료했다. 13대 국회의원(1988~1992년)을 지내면서 평화민주당 당기위원장, 국회 5공비리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06년 성균관유도회 총재를 맡았고, 2009년 대한민국 헌정회 원로위원으로 선임됐다. 국회의장이나 당 대표 등을 지낸 이들로 대체로 구성되는 헌정회 원로위원에 초선에 불과한 그가 선임된 것은 다소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서예 전시회도 종종 가졌든 허 총재는 정치권에서도 알아주는 명필이다. “DJ, 선양회 세미나 참석하면서 인연 깊어져13대 국회 비례대표서 자신 앞에 나를 배치인내력, 상상력 뛰어난 초월적 능력 소유자”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1980년대에 내가 주관한 국민사상선양회 세미나에 DJ가 한번 참석하면서 인연이 깊어졌습니다. 아침 7시 강연에 이은상·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백선엽 장관·조영식 경희대 총장·윤일선 서울대 총장 등 기라성같은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DJ가 만나고 싶어했던 인물들이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DJ는 13대 전국구(비례대표) 후보에 자신의 바로 앞번호에 나를 배치했습니다. 나는 그 보답으로 12권짜리 김대중 전집을 만들어줬습니다. 청평별장에서 먹고 자기를 같이하면서 DJ를 옆에서 보니 이 나라에서 제일 부지런한 사람이었습니다. 인내력, 상상력, 추진력이 뛰어나고 실패나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초월적 능력의 소유자였습니다.” “YS, 사상선양회서 강연도…정무직도 제안YS와 가까우니 안기부, 내집 급습해 쑥대밭국회서 안기부장 유학성 만나 한 대 갈겨YS, 노태우와 야합… 도덕 없어 절교 선언”-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인연도 많다지요. “1980년대에 YS는 정무직을 제안했습니다만 저는 거절했습니다. 그랬더니 집으로 밀고 들어오기도 했지요. 내가 주관한 국민사상선양회에서 YS는 ‘정치발전과 정치인의 자세’라는 주제로 강연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에 내가 YS와 가깝게 지내니 안기부가 내 집을 급습했습니다. 아이들 방까지 수색해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서슬 시퍼렇던 안기부장이 유학성이었습니다. 국회 휴게실에서 만나 ‘유학성 이놈!, 나라를 위해 일해야지, 남의 뒤나 캐고 …” 하면서 한대 갈겨버렸습니다. 유학성이 쓰러졌지만 옆에 있던 민정당 의원 몇 사람이 있었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YS는 노태우 전 대통령과 야합하는 바람에 변절했지요. 일신의 명리를 위해서는 도덕도, 정의도, 원칙도, 국민도 다 저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YS와 절교를 선언했습니다. 그랬더니 심복인 서석재 의원과 김덕룡 의원을 내 집으로 보내 나를 집요하게 설득하려 했습니다.” - 좋은 인연만 있는 것은 아니겠죠. “전두환과 악연이 생각납니다. 같은 고향이어서 서로 잘 알고 지냈습니다만 11대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제가 구속됐습니다. 전두환이 광주항쟁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국보위에서 스스로 대장 진급한 그런 부당성을 유세과정에서 비판하다 선거 3일 전에 덜컥 구속됐습니다. 누가 시켰겠어요. 그러다가 제가 13대 국회의 5공비리 특위 청문회에 활동했습니다. 그때 장세동 등을 상대로 일해재단 비리를 심문했습니다. 그리고 전두환의 정치자금 6000억원의 불법조성을 가장 먼저 폭로했습니다. 구체적인 비리를 밝혀낸 겁니다. 큰 기업에 부실기업을 안겨주고 장기저리로 대출해주면서 리베이트를 받은 것이죠. 당 총재인 DJ에게 보고하니 ‘허 의원, 그럴 수가 있나. 어떻게 6000억원을 받을 수 있나‘라며 처음엔 믿지 않았습니다. 어떤 기업으로부터 얼마씩 받았는지는 국회 속기록에 다 남아있습니다. 전두환이 돈을 받을 때 재무 공무원을 시키지 않고 최측근들에게 시켰더군요.” “요즘 신문 3개 읽고 독서 활동 꾸준히7시간 수면, 운동화 신고 많이 걸어다녀” - 고령인데도 활동이 많습니다. 건강 비결은. “일을 놓지 않는 게 비결입니다. 신문은 서울신문과 경제지 하나 등 3개를 매일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TV로 뉴스를 한 시간씩 보고 밤 11시쯤 자서 다음날 아침 6시 일어납니다. 책을 꾸준히 읽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책은 안 보면 정신이 갑니다. 영혼을 맑게 하려고 고전을 읽습니다. 그리고 최근엔 좀 많이 걸으려고 합니다. (신고 있는 운동화를 가리키며) 많이 걸으라고 아들이 사 준겁니다. 운동화를 신으니 확실히 발이 편합니다. 고령일수록 꾸준히 일을 해야 합니다. 목숨이 다하는 그날이 은퇴하는 날이지요.”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전주항공대대 헬기 운항 중단 요구

    전주항공대대 헬기 운항 중단 요구

    전북 완주군 주민들이 저공비행하는 전주항공대대 헬기 소음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운항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완주군 이서면 주민 600여명은 22일 전주시 덕진구 도도동 전주항공대대 앞에서 “이서면 헬기노선을 즉각 취소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주민들은 “항공대대의 환경영향평가 검토에는 헬기가 완주군 상공을 비행하는 안이 아예 없었다”며 “군민을 우롱하고 고통에 빠뜨리는 헬기 운항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완주지역 30여개 단체로 구성된 ‘완주군상공일방적침범항공노선반대주민대책위’도 “10만 완주군민들은 전주항공대대의 완주군 상공 운항이 중단될 때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며 항공대대 이전 관계자 처벌을 주장했다. 이세우 공동대표는 “전주 항공대대 헬기 소음과 관련한 문제가 일단락 될 때까지 헬기 운항을 정지해야 한다”면서 “전주시의 밀실행정으로 야기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항공대대는 환경영향평가와 주민설명회, 행정협의 등 각종 행정절차를 완주군과 전혀 이행한 바 없다”면 “완주군 상공에 단 한 대의 헬기도 운항해선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완주군의회도 ‘전주항공대대 헬기 노선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군의회는 “국방부·전주시·전주항공대대가 당초 환경영향평가검토안과 다른 헬기노선을 운영하며 이서면 주민들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명백히 위협하면서도 사태를 소극적으로 관망하는 행정편의주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군의회는 ▲주민 고통과 불편을 무시한 헬기 운항 즉각 중단 ▲주민 생존권과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방적 결정에 대한 사과 ▲지역 주민에게 피해주는 항공노선 백지화 등을 요구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울광장] 산업정책 개념이 부재한 시대/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산업정책 개념이 부재한 시대/박현갑 논설위원

    1980년대 말 한강 둔치에 노점이 400여개나 있었다. 한강을 즐기려는 시민들과 함께 노점이 늘었으나 쓰레기가 처치 곤란할 정도로 쏟아지자 서울시가 정비에 나서 지금은 29개만 남았다. 그런데 2년 전부터 한강공원 텐트 대여 업체가 40여개나 생겨날 만큼 텐트 이용객이 늘면서 시민의 보행권과 한강조망권 침해 시비가 불거졌다. 과거 나들이객들이 김밥 등 먹거리를 집에서 준비해 와 쓰레기 처리 문제가 덜한 것과 달리 배달업체를 이용한 음식물 주문이 일반화되면서 공원 일대가 쓰레기 더미로 변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천법상 텐트 설치는 금지 사항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중순부터 시민 편의를 감안해 텐트 4면 중 2개면을 개방하면 그늘막으로 인정하고 그늘막 설치 구역도 지정해 일몰 기준인 저녁 7시까지 텐트 설치를 허용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담을 박스도 추가 설치했다. 달라진 시민의 삶의 방식에 부응하면서도 하천 수질 관리라는 공공의 목표를 조화시킨 경우다. 그런데 정책이 시장 변화에 늘 제대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 “택시 혁신을 위해 과감한 규제개혁을 펼치되 법의 허점을 이용하고 소상공인들만 노리는 약탈 앱에 대한 규제 장치를 만들어 달라.”(서울개인택시조합의 ‘타다’ 퇴출을 촉구하는 성명서) “혁신산업과 전통산업 간 갈등은 정부가 관망할수록 사회적 비용이 커진다. 개인택시 면허를 사서 감차하는 등 정부가 역할을 할 때다.”(택시업계 비판에 대한 이재웅 ‘쏘카’ 대표의 반응) 카풀을 둘러싼 논란이 타다 서비스를 둘러싼 시비로 확산되면서 기존 산업과 혁신산업 간 갈등을 조정 못 하는 정부에 쏟아지는 상반된 주문이다. 카풀업계와 택시업계는 지난 3월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평일 출퇴근 시간 카풀 허용, ‘플랫폼 택시’ 등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관련법 개정안은 여야 간 대치로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법안 통과와 별개로 공유경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정부라면 공유경제에 대한 개념을 분명히 하고 갈등 해소책을 제시해야 하지만 꿀 먹은 벙어리다. 개인정보에 대한 개념 규정도 이런 경우다. 군사정권 시절의 트라우마로 개인정보 보호 중심의 정책을 펴면서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관심은 최근 들어서야 높아진 형국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자원인 빅데이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골자로 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17건이 계류 중이다.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으로 규정한 개인정보 처리와 보호에 관한 사항을 법으로 명문화하려는 것으로 가명정보, 익명정보 등 개인정보에 대한 개념 정의가 관건이다. 개인정보를 활용한 빅데이터 기술은 분석 대상이 광범위할 뿐 아니라 분석 내용의 대부분이 개인의 활동 정보로 정보 주체의 사생활 침해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개인의 핸드폰 요금 연체액과 보험대출 금액을 함께 분석하면 활용도는 커지나 개인정보 침해 시비가 생길 수 있다. 개인정보 범위를 좁히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커지고, 그 범위를 넓히면 활용할 가치가 줄게 돼 어떻게 개념을 잡느냐가 중요하다. 세계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산업보호에 혈안이다. 미국의 구글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를 중단하고, 인텔ㆍ퀄컴은 통신칩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뒤 나온 후속 조치다. 미국은 화웨이 사용으로 미국인 사용자의 정보가 중국에 넘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화웨이는 이번 조치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2억 580만대에서 올해 1억 5000만대로 뚝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 기술국 자리를 노리는 중국에서는 이에 대응해 아이폰 불매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미중 무역전쟁은 우리에게도 위기다. 당장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의 위기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규제 논리가 국내 정보기술(IT)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가 바뀐 산업 환경에 부응하는 산업정책을 재정립해야 한다. 내년까지 운전자 범위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포함하는 등 자율주행차 규제를 개혁한다지만 자율주행차의 시범운행 영상 촬영과 이용은 아직 금지 사항이다. 혁신과 규제 철폐, 적극 행정 면책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제도 마련으로 실천에 옮겨야 한다. eagleduo@seoul.co.kr
  • 5·18 시민단체, 美 정부 비밀정보 공개 청원 진행

    일부 정치권에 이어 시민 사회단체들도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해 미국 정부에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21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미국의 비밀자료 공개 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행사위는 공개해야 하는 10여건의 자료를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미국 국무성·중앙정보국(CIA)에서 이미 공개한 문서 중 삭제 조항이 없는 원본, 백악관 정책결정회의·국가안전보장회의(NSC)·백악관 상황실·국방부 등이 1979~1980년 작성한 한국·광주 관련 기밀문서, 용산 주둔 한미연합사령부·미 8군과 미 국방부 간에 오고 간 전문, 한미연합사 주요 회의록 원본, 한국 주둔 미국 공군과 미국 태평양 사령부 간 오고 간 전문, 광주 주둔 미군기지와 용산 주둔 미군사령부 간에 오고 간 전문과 상황일지, 한국 주재 미국대사관 내부 회의록이다. 행사위는 지금까지 공개된 미국 자료는 대부분 국무부 소유로 국한돼 있고 공개된 자료마저 상당 부분 삭제돼 내용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1989년 국회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성명서에서 당시 미국은 한국 군부의 권력 장악과 쿠데타 음모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5·18과는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미국 팀 셔록 탐사전문기자가 1996년 ‘체로키파일’로 불리는 2000여건의 미 정부기관 비밀해제문서를 공개하면서 미국과 5·18이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5·18 연구자 사이에서는 미 정부가 1973~1983년 아르헨티나 비델라 군사정권을 비호한 내용이 담긴 비밀문서를 아르헨티나 정부에 제공해 진상규명을 지원한 사례가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공식적인 루트를 밟아 5·18 관련 자료를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대만, 아시아 첫 동성결혼 허용… 24일부터 혼인신고

    양안 동성커플은 결혼 신고 할 수 없어 대만이 아시아에서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첫 국가가 됐다. 대만 최고법원이 동성 결혼을 금지한 민법의 혼인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지 2년 만이다. 21일 자유시보와 대만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특별법안이 최근 입법원(국회)에서 통과돼 오는 24일부터 동성 커플의 혼인신고가 가능해졌다. 대만 행정원 내정부의 한 고위 관리도 “20일과 21일 호적업무 시스템 조정 작업을 마무리해 동성 결혼 신고 절차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성 결혼 당사자 신분증의 배우자 항목에 이성 결혼과 마찬가지로 배우자의 성명이 기재되고 호적등본에도 동성 배우자의 성명 및 혼인 신고일이 명기된다. 동성 결혼 당사자들은 이성 부부처럼 자녀 양육권, 세금, 보험 등과 관련한 권리도 갖게 된다. 내정부는 또 배우자가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26개국 출신의 외국인인 경우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24일부터 동성 결혼 신고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홍콩, 마카오는 동성 결혼을 금지하고 있어 양안(兩岸) 동성 커플은 대만에서 결혼 신고를 할 수 없다. 현재 254쌍의 동성 커플이 결혼 신고를 사전 예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만 최고법원은 2017년 5월 동성 결혼을 금지한 민법의 혼인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2년 내 관련 법을 개정하거나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권고했다. 보수 진영의 반발이 그치지 않자 대만은 지난해 11월 국민투표를 진행해 민법 외 다른 방식으로 동성 간의 공동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항목을 통과시켰고 행정원은 올해 2월 동성결혼특별법 제정안을 정부 입법으로 마련했다. 지난 17일 표결에 부쳐진 이 특별법안이 입법원을 통과하면서 동성 간 결혼이 정식으로 합법화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美국경 넘다 붙잡힌 소년, 또 하늘로 떠나다

    5번째 사망… 美당국 관리 소홀 비난 커질 듯 중미 과테말라 출신의 16세 소년이 미국 국경을 넘다 붙잡힌 지 일주일 만에 구금시설에서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CNN 등 미 언론은 지난해 12월 이후 미 국경을 넘다 붙잡혀 사망한 아동·청소년 수가 5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카를로스 그레고리오 에르난데스 바스케스(16)는 지난 13일 70명의 일행과 함께 미 텍사스주 리오그란데 협곡을 넘다 국경순찰대에 체포돼 엿새 동안 국경 도시인 매캘런 구금시설에 수용됐다. 전날 인근 웨슬라코에 있는 수용시설로 옮겨진 바스케스는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변을 당했다. 그가 감기 증세를 호소해 시설 의료진은 지역의 약국에서 구입한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처방했다. 그러나 웨슬라코 시설 당국이 마지막으로 건강 상태를 점검한 지 1시간 만에 바스케스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구체적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부모를 동반하지 않은 10대 청소년의 경우 미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넘기는 절차에 따라 바스케스는 세관국경보호국(CBP) 구금시설에 임시로 머무는 과정에서 사망한 것이다. 존 샌더스 미 CBP 국장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소년의 비극적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국경 구금자들의 건강과 안전, 인도적 처우를 위해 시설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관리 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불과 1주일 전인 지난 14일 텍사스주 엘패소 병원에선 2세 영아가 폐렴 합병증으로 숨졌고 지난달엔 16세 소년이 병으로 사망했다. 지난해 12월엔 7세, 8세 아동이 잇달아 숨졌다. 모두 적정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새달 16일 재선 출정식 트럼프 대통령 VS 민주당 갈등 격화

    새달 16일 재선 출정식 트럼프 대통령 VS 민주당 갈등 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민주당 간 대통령의 재무·납세자료 등을 둘러싼 갈등이 점점 격화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측은 ‘재무자료 공개 저지’ 소송 1심에서 패하면서 ‘재무·납세 자료’가 트럼프 대통령 재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AP통신 등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어밋 메타 판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사업체가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를 상대로 “재무기록 확보를 위한 소환장 집행을 막아달라”며 낸 소송에서 하원 측 손을 들어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하원 조사가 민주당 측에 유리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조사이며 합법적인 입법 목적이 없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판결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회계법인 문서들은 의회의 법안 통과나 다른 핵심 기능 수행을 도울 것”이라며 자료 제출을 명령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하면서 판결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판사에 의한 완전히 잘못된 결정”이라며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1심 재판장인 메타 판사는 2014년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임명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무기록 공개 판결이 납세 자료 공개 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다음달 16일 2020년 대선 출정식을 할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 재선의 가장 큰 변수는 재무·납세 기록의 공개와 그에 따른 파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 수사에서 핵심적 진술을 한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하원 민주당의 출석 및 증언 요구에 응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특검은 140만건 이상의 문서를 넘겨받았고 장시간에 걸쳐 백악관 관리들을 조사했다”면서 “여기에는 30시간 이상 조사를 받은 맥갠 전 고문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이어 “민주당은 공모도, 음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는 뮬러 수사의 결론을 좋아하지 않으며 낭비적이고 불필요한 재조사를 원한다”면서 “법무부는 오랜 기간 초당적, 헌법적 전례를 토대로 맥갠 전 고문이 그러한 증언을 강요받을 수 없다는 법률적 의견을 제시했고, 그도 이에 따라 행동하도록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백악관의 이번 결정은 민주당과 트럼프 정부 사이의 긴장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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