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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전쟁범죄자 본토 공원 조깅 중 권총 7발 맞고 즉사…추적 도운 것들

    러 전쟁범죄자 본토 공원 조깅 중 권총 7발 맞고 즉사…추적 도운 것들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쟁범죄자 명단에 오를 정도로 악명 높은 러시아 해군 퇴역 장교가 자택 부근 공원에서 조깅을 즐기다 총격을 받고 세상을 등졌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스타니슬라프 르지츠키(42)는 10일(현지시간) 새벽 러시아 남부 도시 크라스노다르의 공원에서 조깅에 나섰다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암살범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 당국은 르지츠키가 마카로프 권총으로 일곱 발을 맞고 즉사했다고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성명을 텔레그램에 발표했다. 르지츠키는 러시아 해군 중령으로서 흑해 함대에 소속된 잠수함 크라스노다르함의 함장을 지냈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 잠수함에서 발사한 순항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도시 빈니차 도심을 공격해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를 냈는데,이 공격에 크라스노다르함이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어린이 셋을 포함해 민간인 23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으며 39명이 실종됐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밝히며 르지츠키를 전범으로 고발했다. 러시아 당국은 르지츠키가 암살된 다음날 우크라이나 카라데연맹 회장을 지낸 스타니슬라우 데니소우(64)를 살해 용의자로 체포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그는 1959년 우크라이나 도시 수미에서 태어났으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부차 출신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그를 체포하는 동영상을 배포했는데 얼굴을 번지게 처리해 독자적으로 신원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BBC는 전했다. 나중에 리지츠키를 자전거 탄 남성이 미행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사건에 관련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군 총정찰국 국장은 르지츠키 살해에 우크라이나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의 뿌리는 전쟁에 대한 반대가 커지고 있는 러시아 내부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매체 바자에 따르면 르지츠키의 행적을 추적하는 데 유명 조깅앱 ‘스트라바’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르지츠키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스트라바 계정에 조깅 기록을 업로드하고 늘 비슷한 코스를 달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업체인 스트라바는 지난해 5월부터 러시아 지역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여전히 많은 러시아 사람들이 가상사설망(VPN) 등으로 우회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일간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스트라바는 앞서 미군에서도 보안 침해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받으며 작전지역 내 사용이 금지된 바 있다. 스트라바는 앱 가입자가 운동할 때마다 표시되는 위치 정보를 빅데이터로 축적해 ‘열 지도’를 만드는데 이를 통해 전 세계 미군기지들의 위치와 장병들의 동선이 노출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런데 BBC는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리지츠키가 이 공원 일대를 자주 뛰어다니던 사람의 얼굴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미있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공적(公敵)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이름과 주소 등을 공개하는 비공식 데이터베이스 ‘Myrotvorets(Peacemaker)’에 리지츠키의 얼굴과 주소 등이 업로드돼 있었으며, 근래 붉은글씨로 ‘제거’라고 표시돼 있더라는 것이다. 리지츠키의 부친은 아들이 2021년 12월 육군을 전역한 뒤 크라스노다르에서 징병 모병 부관 일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바자에 털어놓았다.
  • 19세에 감옥 들어가 73세에 세상 밖으로, 찰스 맨슨 추종자 반후텐

    19세에 감옥 들어가 73세에 세상 밖으로, 찰스 맨슨 추종자 반후텐

    감옥에 들어갈 때는 19세였는데 바깥 세상의 공기를 맡은 것은 73세가 돼서였다. 사교(邪敎) 집단을 거느리며 재미로 사람들을 죽이게 부추기곤 했던 찰스 맨슨을 맹목적으로 추종, 196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식품사업가 부부를 흉기로 끔찍하게 살해하는 데 가담했던 레슬리 반후텐이 1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의 여자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반후텐이 이날 새벽 로스앤젤레스 동쪽 코로나 여성교도소에서 풀려나 차량을 이용해 임시 거처로 이동했다고 낸시 테트롤트 변호사가 밝혔다. 테트롤트 변호사는 AP 통신에 “레슬리는 아직도 꿈이 아니고 현실이라는 것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 주택에서 일년가량 머물며 인터넷 사용법이나 현금 없이 물품을 구입하는 방법 등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또 옥중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땄으며, 3년 전부터 가석방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자리를 갖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했다. 동료 재소자들을 상담하거나 교육시키는 일도 했다. 고교 시절 치어리더와 ‘홈커밍 공주’로 뽑힐 정도로 미모를 자랑했던 반후텐은 14세 때 부모의 이혼으로 비뚤어지기 시작해 마약에도 손을 댔다. 어머니가 강제로 임신 중절 수술을 받게 한 뒤 태아를 뒤뜰에 묻어버린 일도 겪었다. 로스앤젤레스 교외의 목장에서 맨슨을 만나 빠져들었다. 2016년 가석방 심사 때 반후텐은 맨슨이 비틀스의 유명한 노래 제목 “Helter Skelter”을 따와 9명을 살해한 연쇄 살인을 인종전쟁의 시작이라고 표현했으며 맨슨이 추종자들에게 지하와 사막 오지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며 통조림 음식을 두고 혈투를 벌이게 했다고 증언했다.반후텐은 식품사업가 리노 라비앙카와 부인 로즈마리를 살해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는 로즈마리의 머리를 베개로 누르고 있었을 뿐인데 찰스 왓슨이 “뭔가 하라”고 강요하는 바람에 자신도 흉기를 들어 이미 숨을 거둔 부인을 10여 차례 찔렀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이 살인극은 유명 여배우 샤론 테이트가 맨슨 추종자들에게 살해된 다음날 일어났는데 반후텐은 테이트 살해에는 가담하지 않았다. 반후텐에게는 사형이 선고됐지만 1972년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이 사형제를 폐지하면서 종신형으로 감형됐다. 주 의회의 투표와 주민투표 끝에 사형 제도는 부활했지만 사형수에게 내려진 감형까지 취소되지는 않았다. 맨슨은 2017년 감옥에서 83세를 일기로 자연사했다. 왓슨과 다른 추종자 패트리샤 크렌윙클은 여러 차례 가석방 신청을 거부당했고, 수전 애킨스도 2009년 옥중에서 숨을 거뒀다.반후텐은 2016년부터 다섯 차례나 가석방 권고 결정을 얻어냈지만 전임 제리 브라운 주지사와 개빈 뉴섬 현 지사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가석방 심사 과정에 여러 차례 맨슨을 맹종해 “스스로 생각하지” 않게 만든 것이 후회된다면서 “나는 모조리 믿었다. 무엇이든 그의 말대로만 믿었다”고 털어놓았다. 2020년 7월에도 가석방 심사를 통과했지만 뉴섬 지사가 여전히 사회에 위협이 되는 존재라며 거부했다. 그러자 반후텐은 상급 법원에 상소했다가 기각된 뒤 항고 절차를 거쳐 지난 5월 연방 제2항소법원으로부터 가석방 권고 결정을 받아냈다. 재판부는 반세기 전 반후텐의 행동이 앞으로도 재연될 우려가 있다는 뉴섬 지사의 견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뉴섬 지사는 지난 7일 성명을 발표, “50년이 지난 지금도 맨슨의 종교집단이 저지른 잔인한 살인사건들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법원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5개월간 관용차 독점한 소방서장 ‘직위해제’

    5개월간 관용차 독점한 소방서장 ‘직위해제’

    소방서 관용차를 독점해 사적으로 이용한 소방서장이 직위 해제됐다. 전북소방본부는 이해충돌 및 성실 의무 위반으로 A 서장을 직위해제했다고 12일 밝혔다. 소방본부는 또 징계위원회에 중징계도 요구했다. A 서장은 지난 1월 취임 후 5개월 동안 행정 업무용 차량을 140차례 넘게 사용했고, 운행거리만 1만7천900㎞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연차나 휴일, 개인 교육 기간 등 수시로 관용차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해당 소방서 소속 직원들은 19차례, 1천600㎞를 이용해 관용차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감찰 조사 결과 위반 사항이 확인돼 A 서장의 직위를 해제했고, 사적으로 쓴 연료비 등도 환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A 서장을 즉시 파면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A 서장의 비위는 국가가 준 공적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한 전형적인 구조적 부패”라면서 “이는 사실상 공금횡령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 러 국방 “미국이 우크라에 집속탄 지원하면 자제하고 있는 우리도…”

    러 국방 “미국이 우크라에 집속탄 지원하면 자제하고 있는 우리도…”

    러시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비인도적 무기로 논란이 되는 집속탄을 지원할 경우 자신들도 집속탄을 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집속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여러 차례 받은 적이 있는 러시아가 이런 경고를 했다는 것이 어이없다. 11일(현지시간) 타스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한다면 러시아군은 대응 수단으로서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유사한 파괴 수단을 쓸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모든 경우를 대비해 집속탄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다만 집속탄이 민간인에 미칠 위협을 이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특별군사작전’에서 집속탄을 사용하는 것을 자제했고 지금도 자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이 전쟁을 장기화할 뿐이라는 입장도 되풀이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민간인 시설을 상대로 집속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튀르키예로부터 제공받은 집속탄을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쇼이구 장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의 결정을 비인도적이라고 비난했던 지난 8일 러시아 외무부의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외무부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이튿날(8일) “집속탄 제공으로 미국은 우크라이나 땅을 지뢰로 가득 차게 만드는 공범이 될 것이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집속탄은 폭탄 하나가 수십~수백 개의 작은 폭탄을 흩뿌리는 무차별 살상 무기로, 높은 불발탄 비율 탓에 민간인 피해를 야기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113개국이 집속탄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에 가입했으나,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 등은 가입하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 정치권의 찬반 논란은 거칠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정인 민주당 일각에서도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며 지원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공화당에서는 대선주자 간에 입장이 엇갈리는 등 정파를 뛰어넘어 논란이 번지고 있다. 온라인매체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사라 제이콥스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국방예산을 다루는 국방수권법(NDAA)에 다른 국가에 집속탄 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을 넣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하원에서 민주당 의원 10여명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공화당에서도 매슈 게이츠(플로리다)와 안나 폴리나(플로리다) 등 두 우파 성향 의원이 힘을 실어줬다. 상원에서는 민주당 소속 코리 부커(뉴저지)와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의원이 집속탄 지원에 반대하는 서한을 백악관에 보냈다. 진보 성향으로 친(親)민주당 무소속인 버니 샌더스 의원(버몬트)도 지원에 반대한다면서 상원에서 국방수권법을 통해 집속탄 지원을 저지하려는 노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하원 모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다수라 이런 시도가 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악시오스는 관측했다. 하원 본회의에 상정하는 대부분 법안은 하원 운영위원회를 먼저 거치는데 공화당이 장악한 운영위에서 제이콥스 의원의 개정안을 하원 본회의에서 표결할 기회를 줄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을 발표, “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보내 우리를 3차 세계대전으로 더 끌고가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터지지 않은 집속탄이 “전쟁이 끝난 한참 뒤에도 수십년간 무고한 우크라이나 남녀와 아이들을 살해하고 불구로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는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막는 데 필요한 무기를 지원하는 게 국익에 도움 된다면서 지원에 찬성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도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늦게 지원을 결정해 전쟁을 길어지게 했다고 지적하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고 NBC뉴스는 보도했다. 조시 홀리(미주리), J.D. 밴스(오하이오) 등 공화당 강경파 상원의원 일부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자체를 반대하는 차원에서 집속탄 지원을 막겠다고 했다. 정부 인사들은 우크라이나가 탄약을 필요로 하고, 러시아가 이미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 등을 대며 지원 결정을 연일 방어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MSNBC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는 다른 탄약이 부족해 집속탄을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우리가 집속탄을 지원하지 않아 우크라이나에 탄약이 떨어지면 무방비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나토, 우크라 ‘조건부 신속가입’ 약속…시간표 없어 젤렌스키 “터무니없다”

    나토, 우크라 ‘조건부 신속가입’ 약속…시간표 없어 젤렌스키 “터무니없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1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실상의 ‘조건부 신속 가입’을 약속했지만 이견 때문에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하지 못했다.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가입에 원칙적 동의를 한 2008년 합의와 비교해 “중대한 진전”이라고 스스로 평가했지만, 적어도 종전 후 가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일정과 함께 확답을 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를 끝내 수용하지 않았다. 정상회의에 초대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나토 31개국은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정상회의 첫날 채택한 공동성명 11항에서 “우리는 회원국들이 동의하고 (가입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면 우크라이나에 가입 초청장을 보낼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31개국은 가입 절차가 시작되면 가입 신청국이 거쳐야 하는 절차인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Membership Action Plan)을 면제해주기로 합의했다.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공동성명에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 될 것이라는 2008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정상회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중대한 진전’, ‘나토 가입을 향한 명확한 길’ 등의 의미를 부여했다. MAP 적용을 면제하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배려로 여긴다는 뜻이다. 이어 “이제 우크라이나의 가입 경로는 ‘투 스텝’에서 ‘원 스텝’으로 바뀔 것”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MAP 면제는 어디까지나 정식으로 가입 절차를 시작해야 의미있는 절차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막연한 조건부 약속인 데다 전쟁이 끝나자마자 나토에 합류할 수 있다는 ‘확답’에 못 미치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텔레그램을 통해 “시간표가 정해지지 않는 것은 전례 없고 터무니없다”며 “러시아에는 테러를 계속할 동기가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빌뉴스 시내에서 한 연설에서도 “나토는 우크라이나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고, 우크라이나는 나토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 자격이 있다고 역설했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나토 동부전선 국가들이 더욱 선명한 약속을 요구했으나 미국, 독일 등 다른 주요국은 전쟁이 진행 중이어서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공동성명 발표에 앞서 기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를 보낼 것”이라면서도 가입과 관련한 일정표는 제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나토 31개국은 우크라이나에 실질적인 지원을 뒷받침하자는 데는 한 목소리를 냈다. 개별 국가 차원의 추가 지원책도 잇따랐다.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보냈고, 독일은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장치와 마더장갑차 40대, 레오파르트 1A5 전차 25대 등 7억 유로(약 1조원) 규모의 추가 무기지원을 약속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 등 11개국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에게 F16 전투기 조종 훈련을 시행할 동맹을 결성하고 루마니아에 조종 훈련 학교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군 현대화 등을 위한 다년간 지원 프로그램 추진, 기존 나토-우크라이나 위원회(commission)의 ‘평의회’(council) 격상 등이 합의됐다. 평의회 출범은 나토와 우크라이나가 ‘동등한’ 위치에 있는 카운터파트로서 위기대응 논의 및 의사결정을 하게 됐다는 의미라고 나토는 설명했다. 첫 회의는 12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서방은 별도의 안전보장 대책도 고려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주요 7개국(G7)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안보 약속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부터 균열이 노출될 수도 있다. 동맹국들은 러시아 등 강대국의 공격이나 테러에 대비해 냉전 이후 첫 집단방위계획 수립에 합의했다. 4000쪽에 달하는 새 방위계획에 따르면 고도의 준비태세를 갖춘 30만명의 병력이 배치되고, 공중·해상·방위전력도 강화된다. 동맹국들은 또 최소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하기로 하는 방위비 지출 가이드라인 수정에 합의했다. 나토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재차 촉구했다. 이어 북한이 한미일을 포함한 모든 관계국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을 규탄하는 것을 거부하는 동시에 대만을 위협하며 근원적 군비증강 등 강압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항하는 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밝혔다.
  • 스웨덴, 나토 가입 초읽기… 확장되는 ‘반러 포위망’

    스웨덴, 나토 가입 초읽기… 확장되는 ‘반러 포위망’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개막한 가운데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우크라이나 역시 ‘패스트트랙’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커져 세계 최대 안보 동맹인 나토의 집단안보 영토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화한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러시아를 에워싸는 서방 포위망이 한층 촘촘해지는 셈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전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중재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회담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자국 의회에 전달하기로 합의했다. 튀르키예가 1년 2개월간 부린 몽니를 거둬들이면서 스웨덴은 200년 넘게 유지했던 중립국 지위를 버리고 나토의 품에 들어오게 됐다. 회동 뒤 발표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의회 상정 시한은 언급되지 않았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비준이 이뤄지도록 자국 의회와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는 전날 한때 “우리가 먼저 유럽연합(EU)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며 선결 조건을 내걸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급반전을 맞았다. 또 다른 걸림돌이던 헝가리의 페테르 시야르토 외교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스웨덴 나토 가입) 비준 절차를 완료하는 것은 이제 기술적 문제일 뿐”이라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튀르키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헝가리 문제는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국 정치 상황을 왜 자꾸 꼬집느냐며 가로막았던 이 두 나라에서 비준 절차가 조만간 진행되면 스웨덴은 나토의 회원국 만장일치 여건을 맞춰 32번째 회원국이 된다. 전통적 군사 중립국이었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같은 해 5월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집약적인 회담 끝에 나토 동맹들은 우크라이나의 가입 절차에서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을 제거하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나토 가입 희망국은 정치·국방·경제를 회원국 수준으로 개혁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해선 이 절차를 면제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으로 ‘나토 동진’에 따른 안보 위협을 들었지만 오히려 나토가 북유럽으로까지 확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 [단독] 국민 81%·의사 50%·국회의원 85% “의사조력사망 도입 찬성” [금기된 죽음, 안락사③]

    [단독] 국민 81%·의사 50%·국회의원 85% “의사조력사망 도입 찬성” [금기된 죽음, 안락사③]

    <3>합법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의사들도 절반 이상 “도입 긍정적” 국민 81%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삶을 마무리하는 의사조력사망 도입에 찬성했다. 국내 여론 조사로는 최초로 의사들도 절반 이상이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조력존엄사’ 법안이 계류 중인 국회에서는 국회의원 85.5%가 초당적으로 찬성 의견을 밝혔다. 국민 여론뿐 아니라 안락사 합법화의 중요한 두 축인 국회와 의료계에서도 긍정적 인식이 확인됨에 따라 국내에 존엄사 관련 논의가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찬성 이유 29% “자기 결정권 보장” 11일 서울신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3월 14~15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81%가 의사조력사망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 포인트). 6.7%는 반대했으며 12.3%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 결정권 보장’(29.0%)으로 꼽혔다. 안락사 허용에 국민 80% 이상의 찬성 응답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신문이 2019년 3월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 리서치기관 조원씨앤아이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7%가 안락사 허용이 필요하다고 답한 바 있으며(서울신문 2019년 3월 8~9일자), 지난해 7월 한국리서치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82%가 ‘조력존엄사 입법’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른 여론조사서 일관된 찬성률“의료·종교계 등 검증·숙의 필요” 이처럼 각기 다른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80%대의 찬성률이 나왔다는 것은 표본오차를 고려하더라도 많은 국민이 안락사 허용에 찬성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안락사’나 ‘존엄사’라는 용어가 포괄적이고 가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반론을 고려해 ‘의사조력사망’이라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용어를 사용해 질문했는데, 응답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유독 눈에 띄는 점은 의사들의 생각이다. 그동안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성명 등을 통해 의사조력사망에 반대해 왔으나 의사 개개인의 생각은 달랐다. 서울신문이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팀과 지난 4월 2일부터 30일간 한국의료윤리학회·한국정신종양학회·대한노인병학회의 도움을 받아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215명)의 66%가 의사조력사망 또는 적극적 안락사에 대해 원칙적으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50.2%)은 현시점에 이를 도입하는 것에도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식은 국회의원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서울신문과 KBS가 공동으로 국회의원 전수를 대상으로 진행한 존엄사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 100명 가운데 87명이 조력존엄사 입법화에 찬성(가중치 적용 시 85.5%·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6.5% 포인트)한다고 답했다. 다만 일부 의원은 의료계나 종교계의 반대를 의식해 응답을 거부했다. 말기 돌봄과 죽음의 현실을 다룬 책 ‘각자도사 사회’ 저자 송병기 의료인류학자는 “국민 대다수가 이 주제에 대해 논의의 필요성을 느끼고 시민사회와 정부에 깊은 논의와 사회적 대안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일반인뿐 아니라 종교계와 의료계, 사회복지 전문가들과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숙의 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이루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나토 “북한에 CVID 요구…한미일 대화제의 받아들여야” 공동성명

    나토 “북한에 CVID 요구…한미일 대화제의 받아들여야” 공동성명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31개 동맹국은 11일(현지시간) 낸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재차 촉구했다. 나토는 이날 첫 정상회의를 마치고 낸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을 비롯해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에서 나토 동맹국들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프로그램 강력하게 규탄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우리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보장조치에 복귀하고 이를 준수하기를 촉구한다”면서 북한에 한미일을 포함한 모든 관계국의 대화제의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 [단독] 의사들 생각도 변화… “환자가 죽음 원하면 도울 수 있다”[금기된 죽음, 안락사③]

    [단독] 의사들 생각도 변화… “환자가 죽음 원하면 도울 수 있다”[금기된 죽음, 안락사③]

    <3> 합법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의사·국민 설문조사 분석 절반의 찬성. 의사조력사망 도입에 대한 의사 찬성률 50%는 국민 찬성률 81%와 비교해 얼핏 낮아 보이는 수치다. 하지만 그동안 의사협회의 반대 성명 등을 통해 존엄사 문제에 관해 의사들이 보여 온 보수적인 태도를 고려하면 매우 전향적인 인식의 변화다.서울신문이 지난 4월 2일부터 한 달간 진행한 의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215명)의 66%는 ‘회생이 어렵고 통증이 심한 환자에게 의사조력사망 또는 적극적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의사 두 명 중 한 명(50.2%)은 현시점에 우리나라 의사조력사망을 도입하는 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대한다’는 41.4%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8.4%에 그쳤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전에 진행된 설문조사와 비교해 의사조력사망 도입에 대한 의사들의 찬반 기류가 크게 달라진 것을 보여 준다. 앞서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가 2008년 국립암센터에 있을 당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암 전문의 303명 중 적극적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조력사망)에 동의한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8.3%와 6.3%에 불과했다. 2016년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크게 증가해 의사 928명 중 35.5%와 27.3%가 각각 적극적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에 동의한다는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반대 기류가 강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조력사망에 대한 찬성 비율이 20% 포인트 이상 증가하면서 반대 비율보다 높아졌다. 특히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의사들의 절반 이상은 제도 도입에 찬성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 조력사망을 요청하면 자신이 의사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50.7%). 환자의 죽음을 돕는 것은 의사의 역할이 아니라고 여기던 의사들의 생각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지고 법적으로 허용된다면 국내 의사들도 조력사망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다. 윤 교수는 한국 의사들의 이 같은 응답 결과가 최근 세계적 흐름과도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2020년 영국의사협회가 의사 15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2만 8986명)의 50%가 조력사망을 허용하는 법 개정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영국 의사들은 또 의사협회가 조력사망 허용을 위한 법 개정을 ‘지지해야 한다’는 데 40%가 찬성했다.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33%였다.윤 교수는 “조력사망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영국의사협회는 여론 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협회의 공식 입장을 반대에서 중립으로 바꿨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에서 보듯 우리 의사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는데 의사협회가 이를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응답자가 속한 병원의 규모나 말기 환자를 보는 정도에 따라 답변의 차이는 있었다. 이는 같은 의사라 하더라도 말기 환자를 맡아 본 경험에 따라 조력사망 제도를 바라보는 깊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1차 병원 소속과 개원 전문의, 일반의 응답자는 의사조력사망 찬성 비율이 각각 67.2%, 64.7%, 64%로 높게 나타난 데 비해 3차 병원 소속과 대학교원은 반대 비율이 각각 55.6%, 56%로 찬성보다 높았다. 즉 말기 환자를 더 많이 만나 본 의사들이 조력사망 도입에 대해 더 보수적으로 답한 것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 윤리위원장인 조성준 강원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개원의는 임종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 과정에 참여할 일이 거의 없지만 3차 병원과 대학병원 의사들은 말기 돌봄과 의료복지 제도가 여전히 부족하고 연명의료 결정 제도도 제대로 정착하지 않은 현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조력사망 제도가 도입되면 환자가 쉽게 삶을 포기하도록 사회적 압력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의사조력사망 찬성 이유도 주목할 만하다. 의사와 국민은 모두 ‘자기 결정권 보장’(각각 44.4%, 29%)을 찬성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는데, 이는 그만큼 현실에서 환자가 자기 결정권을 갖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예컨대 ‘한국 사회가 죽음을 엄숙하고 존엄하게 맞이할 여건이 갖추어진 사회라는 데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의사의 77.2%와 국민 46.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두 그룹 모두 같은 비율로 ‘연명의료가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이뤄지고 있다’(32.5%)는 것이었다. ‘각자도사 사회’의 저자 송병기 의료인류학자는 국민 여론조사에서 나이에 따라 조력사망 찬성 이유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 점에 주목했다. 비교적 건강한 상태인 만 19세부터 40대까지는 ‘자기 결정권 보장’을 주요하게 꼽았지만 지인이나 가족의 돌봄에 관여하거나 투병을 경험하게 되는 50대부터는 ‘병으로 인한 고통 경감’, ‘편안한 임종’, ‘가족의 정신적·경제적 부담 경감’ 등을 골고루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자기 결정권만으로 말기 돌봄과 죽음을 대비하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죽음에 관한 판단은 각자의 연령과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국민에게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도 ‘임종 시기와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35.6%)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게 나왔지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24.8%), ‘가족 등 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가는 것’(20.5%) 역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70세 이상 응답자는 ‘가족 등 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가는 것’(34.3%)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조 교수는 환자의 임종 과정에서 자신의 결정 외에 ‘가족 결정권’이 강하게 작용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자기 결정권의 개념이 대중에게 충분히 스며들지 않아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실행하는 것조차 많은 어려움이 있다. 조력존엄사의 전면적 도입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의사조력사망에 반대하는 이유로 국민은 ‘종교적·윤리적 신념에 위배’(41.9%)를 가장 먼저 꼽았다. 반면 의사들은 ‘돌봄 및 의료복지 강화가 우선’(25.8%), ‘오·남용 우려’(24.7%), ‘사회적 논의 부족’(21.3%) 등 사회적 시스템에 관한 우려를 주로 내세웠다. 의사들은 ‘의사조력사망 제도 등 존엄한 죽음에 관한 사회적 논의 확대’(41.9%)가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그 밖에 ‘활발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10.0%), ‘환자의 자기 결정권이 중요하다’(8.9%),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7.8%) 등의 의견도 주관식 문항에 남겼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 80% 찬성률이 나왔다고 해도 젊은 사람들의 경우 죽음에 대한 의식이나 이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청소년기부터 죽음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고 현재의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더 발전시켜 나가면서 조력 죽음까지 논의를 점차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태국 철권통치 쁘라윳 “정계은퇴”라지만…

    태국 철권통치 쁘라윳 “정계은퇴”라지만…

    쿠데타로 집권해 9년간 자리를 지켜온 쁘라윳 짠오차(69) 태국 총리가 11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로이터통신과 타이P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치를 그만두고 소속 정당인 루엄타이쌍찻당(RTSC)에서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총리 자리에 있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총리로서 9년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국가의 안정과 평화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국내외의 많은 장애물을 극복했다”고 자화자찬에 망설이지 않았다.쁘라윳 총리는 육군 참모총장이던 2014년 5월 쿠데타를 일으켜 총리직에 올랐다. 군부는 쿠데타 이후 약 5년 만인 2019년 3월에야 민정 이양을 위한다면서 총선을 실시했지만, 이번에도 쁘라윳이 팔랑쁘라차랏당(PPRP) 후보로 직접 나서서 총리를 꿰찼다. 군부는 총선에 앞서 2017년 개헌으로 자신들이 임명한 상원의원 250명도 총리 선출에 참여하도록 했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해 임기 논란으로 총리직을 잃을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야권이 쁘라윳 총리의 임기가 헌법상 최장인 8년을 넘겼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헌법재판소는 판결 전까지 총리 직무를 정지했다. 그러나 헌재가 2017년 새 헌법이 공포된 시점부터 8년 임기를 따져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쁘라윳 총리는 자리를 지켰다. 쁘라윳 총리는 올해 1월 PPRP를 떠나 RTSC에 입당하면서 다시 한번 총리직 연장에 도전했다. 이날 정계은퇴 성명에서 그는 “국가, 종교, 군주제를 사랑하고 미래에 국가의 기둥이 될 수 있는 이념이 확고한 우수한 정당을 원했기 때문에 RTSC에 입당했다”고 여전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헌재 판결에 따르면 그는 다시 총리로 선출돼도 2년간만 더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5월 총선에서 RTSC는 3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쁘라윳 총리는 총선 전 “선거에서 패하면 정치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 쉬겠다”고 말했지만, 총선 후 RTSC 측은 “당을 떠나지 않고 수석전략가로 남아 계속 당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총선에서는 군주제 개혁과 징병제 폐지 등을 내건 진보정당인 전진당(MFP)이 151석을 얻어 제1당에 올랐다. 태국은 오는 13일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총리를 선출한다. 그러나 야권 8개 정당 연합은 하원에서 312석을 확보하고도 집권 전망은 불투명하다. 상원과 하원 전체의 과반(376석)을 확보해 총리에 오르려면 상원의원 64명의 지지를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태국은 1932년 이래 입헌군주 독립국 유지를 외치면서도 무려 19차례 쿠데타 중 성공한 12차례 쿠데타에 의해 기존 민정이 무너졌다. 1991년까지 59년 동안엔 평균 3년 5개월에 한 번씩 ‘밥 먹듯’ 쿠데타가 터졌고 48개 내각중 절반인 무려 24개 내각이 군부정권으로 구성됐다. 쿠데타는 태국의 사회, 지배구조를 일거에 바꾸는 정치 행위였다. 최근 17년 사이에 일어난 18·19번째 쿠데타 군인들에겐 뚜렷한 ‘족보’가 있다. 2006년 당시 육군참모총장으로 쿠데타를 일으킨 손티 분야랏글린(76) 등 모두 여왕 근위대인 ‘부라파약’ 계열이란 점이다. 억만장자이면서도 빈곤층과 왕실 반대파를 끌어모아 포퓰리스트 정당을 세운 뒤 총리에 올랐던 탁신 친나왓(74)이 2006년 9월 재임 5년 만에 쫓겨나 망명자 신세를 맞았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이던 2021년 정부의 방역정책 등을 잇따라 비판하며 태국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러자 태국 반부패위원회는 탁신 재임시절 타이항공의 항공기 구입에 부정개입 의혹을 들어 20년 전 사건을 캐기도 했다. 2011년 총선에선 막내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56)이 푸아타이당으로 승리했으나 3년 뒤 쁘라윳에게 쿠데타를 당해 오빠처럼 망명해야만 했다.
  • [단독]국민 81%·의사 50%·국회의원 85% ‘의사조력사망’ 찬성[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국민 81%·의사 50%·국회의원 85% ‘의사조력사망’ 찬성[금기된 죽음, 안락사]

    국민 1000명 여론조사…반대 6.7%“자기 결정권 보장” vs “생명 경시” 의사 215명·국회의원 100명 응답“종교·의교·사회복지 숙의 과정 필요” 국민 81%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삶을 마무리하는 의사조력사망 도입에 찬성했다. 국내 여론 조사로는 최초로 의사들도 절반 이상이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조력존엄사’ 법안이 계류 중인 국회에서는 국회의원 85.5%​가 초당적으로 찬성 의견을 밝혔다. 국민 여론뿐 아니라 안락사 합법화에 있어 중요한 두 축인 국회와 의료계에서도 긍정적 인식을 확인함에 따라 국내에 존엄사 관련 논의가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11일 서울신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3월 14~15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81%가 의사조력사망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3.1%포인트). 6.7%는 반대했으며, 12.3%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 결정권 보장’(29.0%)으로 꼽혔다. 안락사 허용에 국민 80% 이상의 찬성 응답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신문이 2019년 3월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 리서치기관 조원씨앤아이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7%가 안락사 허용이 필요하다고 답한 바 있으며(2019년 3월 8~9일자), 지난해 7월 한국리서치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82%가 ‘조력존엄사 입법’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각기 다른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80%대의 찬성률이 나왔다는 것은 표본오차를 고려하더라도 많은 국민이 안락사 허용에 찬성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안락사’나 ‘존엄사’라는 용어가 포괄적이고 가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반론을 고려해 ‘의사조력사망’이라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용어를 사용해 질문했는데, 응답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유독 눈에 띄는 점은 의사들의 생각이다. 그동안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성명 등을 통해 의사조력사망에 반대해 왔으나, 의사 개개인의 생각은 달랐다. 서울신문이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팀과 지난 4월 2일부터 30일간 한국의료윤리학회·한국정신종양학회·대한노인병학회의 도움을 받아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215명)의 66%가 의사조력사망 또는 적극적 안락사에 대해 원칙적으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50.2%)은 현시점에 이를 도입하는 것에도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식은 국회의원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서울신문과 KBS가 공동으로 국회의원 전수를 대상으로 진행한 존엄사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 100명 가운데 87명이 조력존엄사 입법화에 찬성(가중치 적용 시 85.5%·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6.5%포인트)한다고 답했다. 다만 일부 의원은 의료계나 종교계의 반대를 의식해 응답을 거부했다. 말기 돌봄과 죽음의 현실을 다룬 책 ‘각자도사 사회’ 저자 송병기 의료인류학자는 “국민 대다수가 이 주제에 대해 논의의 필요성을 느끼고, 시민사회와 정부에 깊은 논의와 사회적 대안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일반인뿐 아니라 종교계와 의료계, 사회복지 전문가들과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숙의 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이루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단독]의사 절반 “조력사망 찬성”…“한국, 존엄한 죽음 맞이하기 어려워”[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의사 절반 “조력사망 찬성”…“한국, 존엄한 죽음 맞이하기 어려워”[금기된 죽음, 안락사]

    국민 81%·의사 50% ‘조력사망 도입’ 찬성“환자 요청하면 조력사망 도움도 줄 수 있다”2008년 6%, 2016년 27%에서 증가 추세의사 41% 반대…“말기환자 경험따라 차이”英의협, 절반 찬성에 ‘반대→중립’ 입장 변화 절반의 찬성. 의사조력사망 도입에 대한 의사 찬성률 50%는 국민 찬성률 81%와 비교해 얼핏 낮아 보이는 수치다. 하지만 그동안 의사협회의 반대 성명 등을 통해 존엄사 문제에 관해 의사들이 보여 온 보수적인 태도를 고려하면 매우 전향적인 인식의 변화다. 서울신문이 지난 4월 2일부터 한 달간 진행한 한국의료윤리학회·한국정신종양학회·대한노인병학회 소속 의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215명)의 66%는 ‘회생이 어렵고 통증이 심한 환자에게 의사조력사망 또는 적극적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의사 두 명 중 한 명(50.2%)은 현 시점에 우리나라 의사조력사망을 도입하는 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대한다’는 41.4%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8.4%에 그쳤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전에 진행된 설문조사와 비교해 의사조력사망 도입에 대한 의사들의 찬반 기류가 크게 달라진 것을 보여 준다. 앞서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가 2008년 국립암센터에 있을 당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암 전문의 303명 중 적극적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조력사망)에 동의한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8.3%와 6.3%에 불과했다. 2016년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크게 증가해 의사 928명 중 35.5%와 27.3%가 각각 적극적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에 동의한다는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반대 기류가 강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조력사망에 대한 찬성 비율이 20%포인트 이상 증가하면서 반대 비율보다 높아졌다. 특히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의사들의 절반 이상은 제도 도입에 찬성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 조력사망을 요청하면 자신이 의사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50.7%). 환자의 죽음을 돕는 것은 의사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의사들의 생각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지고 법적으로 허용된다면 국내 의사들도 조력사망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다.윤 교수는 한국 의사들의 이같은 응답 결과가 최근 세계적 흐름과도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2020년 영국의사협회가 의사 15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2만 8986명)의 50%가 조력사망을 허용하는 법 개정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영국 의사들은 또 의사협회가 조력사망 허용을 위한 법 개정을 ‘지지해야 한다’에 40%가 찬성했다.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33%였다. 윤 교수는 “조력사망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영국의사협회는 여론 조사 결과를 확인 한 뒤 협회의 공식 입장을 반대에서 중립으로 바꿨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에서 보듯 우리 의사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는데 의사협회가 이를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 의협 차원에서 전체 의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차병원·대학교원 의사는 반대 더 많아“연명의료 결정제도 안착도 어려운 현실” 다만 응답자가 속한 병원의 규모나 말기 환자를 보는 정도에 따라 답변의 차이는 있었다. 이는 같은 의사라 하더라도 말기 환자를 맡아 본 경험에 따라 조력사망 제도를 바라보는 깊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1차 병원 소속과 개원 전문의, 일반의 응답자는 의사조력사망 찬성 비율이 각각 67.2%, 64.7%, 64%로 높게 나타난 데 비해, 3차 병원 소속과 대학교원은 반대 비율이 각각 55.6%, 56%로 찬성보다 높았다. 즉 말기 환자를 더 많이 만나 본 의사들이 조력사망 도입에 대해 더 보수적으로 답한 것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 윤리위원장인 조성준 강원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개원의는 임종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 과정에 참여할 일이 거의 없지만, 3차 병원과 대학병원 의사들은 말기 돌봄과 의료복지 제도가 여전히 부족하고 연명의료 결정 제도도 제대로 정착하지 않은 현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조력사망 제도가 도입되면 환자가 쉽게 삶을 포기하도록 사회적 압력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연령 따라 ‘고통·가족 부담 경감’ 등 이유 다양“자기 결정권만으로 돌봄과 임종 대비 어려워”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의사조력사망 찬성 이유도 주목할 만하다. 우선, 의사와 국민은 모두 ‘자기 결정권 보장’(각각 44.4%, 29%)을 찬성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는데, 이는 그만큼 현실에서 환자가 자기 결정권을 갖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예컨대 ‘한국 사회가 죽음을 엄숙하고 존엄하게 맞이할 여건이 갖추어진 사회라는 데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의사 77.2%와 국민 46.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두 그룹 모두 같은 비율로 ‘연명의료가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이뤄지고 있다’(32.5%)는 것이었다.‘각자도사 사회’ 저자 송병기 의료인류학자는 국민 여론조사에서 나이에 따라 조력사망 찬성 이유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 점에 주목했다. 비교적 건강한 상태인 만 19세부터 40대까지는 ‘자기 결정권 보장’을 주요하게 꼽았지만, 지인이나 가족의 돌봄에 관여하거나 투병을 경험하게 되는 50대부터는 ‘병으로 인한 고통 경감’, ‘편안한 임종’, ‘가족의 정신적·경제적 부담 경감’ 등을 골고루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자기 결정권만으로 말기 돌봄과 죽음을 대비하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죽음에 관한 판단은 각자의 연령과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국민에게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도 ‘임종 시기와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35.6%)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게 나왔지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느낄 수 없는 것’(24.8%), ‘가족 등 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가는 것’(20.5%) 역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70세 이상 응답자는 ‘가족 등 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가는 것’(34.3%)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조 교수는 환자의 임종 과정에서 자신의 결정 외에 ‘가족 결정권’이 강하게 작용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자기 결정권의 개념이 대중에게 충분히 스며들지 않아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실행하는 것 조차 많은 어려움이 있다. 조력존엄사의 전면적 도입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력사망에 반대하는 이유로 국민은 ‘종교적·윤리적 신념에 위배’(41.9%)를 가장 먼저 꼽았다. 반면 의사들은 ‘돌봄 및 의료복지 강화가 우선’(25.8%), ‘오·남용 우려’(24.7%), ‘사회적 논의 부족’(21.3%) 등 사회적 시스템에 관한 우려를 주로 내세웠다. 국민, 종교에 관계없이 높은 찬성률“죽음에 관한 사회적 논의 확대해야” 의사들은 ‘의사조력사망 제도 등 존엄한 죽음에 관한 사회적 논의 확대’(41.9%)가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그밖에 ‘활발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10.0%), ‘환자의 자기 결정권이 중요하다’(8.9%),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7.8%) 등의 의견도 주관식 문항에 남겼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은 종교에 관계 없이 전반적으로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응답자 가운데 불교는 88%, 천주교는 78.8%, 기독교는 69.5%가 조력사망 도입에 각각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 80% 찬성률이 나왔다고 해도 젊은 사람들의 경우 죽음에 대한 의식이나 이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청소년기부터 죽음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고, 현재의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더 발전시켜 나가면서 조력 죽음까지 논의를 점차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尹대통령 ‘KBS 수신료 분리 징수안’ 재가...野는 ‘법률 개정’으로 맞불

    尹대통령 ‘KBS 수신료 분리 징수안’ 재가...野는 ‘법률 개정’으로 맞불

    한국방송공사(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 징수하도록 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현실화한 데 대해 야당은 법률 개정을 통해 이를 ‘무력화’하겠다고 경고했다. 시행령과 달리 법률은 국회 동의 없이 변경이 불가능한 만큼 여소야대 국면 속 법률 개정 추진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전기요금과 KBS 등 방송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전자결재로 재가했다.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 4당 언론장악저지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번 시행령 개정이 “국민저항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용산 대통령실이 주도하고, 독립성을 내팽개친 방송통신위원회가 들러리를 선 방송법 시행령 개정은 내용적 합리성도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한 ‘위법한 개정’”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은 시행령의 상위법인 법률 개정을 통해 수신료 문제를 ‘원상복구’ 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결합해 징수하는 기존 방식을 ‘법률’로 못 박겠다는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지난 7일 방송법 67조에 수신료 징수 위탁과 고유 업무를 결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특히 이 법안에는 통합징수를 기속행위(행정청의 재량이 전혀 허용되지 않는 행위)로 규정하는 내용도 담았다. 같은 당 윤영찬 의원도 통합징수 방식을 법률로 규정한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이번 시행령 개정안 의결에 대해 “국민적 요구를 수용해 결정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분리 징수를 반대하고 국민과 맞서 싸우겠다는 것인가”라며 최근 거듭된 과방위 파행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기도 했다. 한편 KBS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방송법 시행령 개정령안이 공포되는 즉시 헌법소원을 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 시행령은 오는 12일 공포·시행된다.
  • 대구시 “정책토론 청구 서명, 무더기 명의 도용… 수사 의뢰”

    대구시 “정책토론 청구 서명, 무더기 명의 도용… 수사 의뢰”

    시민단체가 대구시에 청구한 정책토론 청구 서명에 ‘명의 도용’이 다수 확인돼 시가 수사의뢰 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4월 우리복지시민연합, 정의당 대구시당, 민주노총 대구본부, 대구환경운동연합,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지원주택추진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총 7310명의 청구인 서명을 첨부해 시에 정책토론을 청구했다. 이들 단체가 청구한 정책토론 안건은 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점검, 염색산단 유연탄화력발전소 점검, 생활임금 산정 등이다.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1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조정실 직원 30명이 80일에 걸쳐 서명부를 자체 조사한 결과 중복서명, 기재오류, 주소지 불일치 등이 다수 확인됐고, 특히, 명의 도용 의심 사례 49건 중 5건이 명의 도용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서명부 분석 결과 서명부의 주소, 성명 등 기재 사실이 불명확한 서명은 전체 16.4%인 1125명이었다고 황 실장은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특히 한명이 8개 안건에 반복 서명한 사례도 3578에 달했다. 이에 대해 황 실장은 “모든 안건에 대해 여러 시민단체가 모두 관여해 서명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시는 구청와 군청의 협조를 받아 서명인의 주민등록 실거주 여부도 파악했다. 확인 결과 전체 서명의 13.2%인 972명이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는 서명자의 직접 서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명자 1635명에게 “직접 서명하지 않았거나 동의 사실이 없으면 달구벌 콜센터로 신고해달라”는 내용의 우편물을 보낸 결과 49명이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 중 5명에 대해 명의 도용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황 실장은 “서명부 위조는 형법 제231조 사문서 위조죄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에 해당될 수 있어 수사의뢰하기로 했다”며 “정책토론 청구 제도를 폐지한 것은 시민 목소리를 억압하려는 게 아니라 특정 성향의 일부 단체가 대구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 시민단체들은 전날 “시민이 청구한 정책토론을 대구시가 거부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대구시가 지역 위기가구 발굴 및 지원에 관한 정책토론회를 제외하고 나머지 7개 토론 청구에 대해서는 미개최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는 미개최 사유로 대구시 정책토론청구에 관한 조례 6조3항 및 8조2항이라고만 제시했다”면서 “토론회를 거절한다면 무엇이 문제가 되어 못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할 것 아니냐”고 따졌다.
  • 나토 가입 청신호 스웨덴·우크라, ‘반러 포위망’ 합류하나

    나토 가입 청신호 스웨덴·우크라, ‘반러 포위망’ 합류하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11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빌누스에서 개막한 가운데 중립국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우크라이나 역시 ‘패스트트랙’으로 나토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 최대 안보 동맹인 나토의 집단안보 영토가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화된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러시아를 에워싸는 서방 포위망이 한층 커지는 셈이다. 10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중재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회담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자국 의회에 전달하고, 비준을 보장키로 합의했다. 튀르키예는 앞서 1년 2개월 간 스웨덴을 비토했던 몽니를 거둬들였다. 이로써 스웨덴은 200년 넘게 유지했던 중립국 지위를 버리고 나토의 품 안에 들어오게 됐다. 회동 뒤 발표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의회 상정 시한은 언급되지 않았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능한 빨리 비준이 이뤄지도록 자국 의회와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전했다. 튀르키예는 전날 한때 “우리가 먼저 유럽연합(EU)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며 선결 조건을 내걸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급속한 반전을 이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비준 절차가 조만간 진행되면 스웨덴은 나토의 32번째 회원국이 된다. 전통적 군사 중립국이었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같은해 5월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핀란드는 지난 4월 한 발 먼저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됐다. 스웨덴까지 가세하면 러시아 제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맞닿은 전략 요충 발트해를 사실상 에워싸게 된다. 나토가 안보 영토를 북유럽으로까지 확장하면서 러시아는 더욱 고립되는 모양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역시 나토 가입 신속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이면서 나토의 안보 영토 확장은 한층 가시화될 전망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집약적인 회담 끝에 나토 동맹들은 우크라이나의 가입 절차에서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을 제거하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고 키예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나토 가입 희망국은 정치·국방·경제 수준을 회원국 수준으로 개혁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해선 이 절차를 면제키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전의 교착 상태에 대한 막판 해결책으로 나토가 러시아에 맞서 단결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스웨덴의 가입으로 발트해를 가로지르는 1000마일(1609km) 이상의 영토를 확장하고 북유럽에서 힘의 균형을 바꾸는 동시에 러 군함·항공기에 대한 잠재적 관문을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 중 하나로 ‘나토 동진’으로 인한 안보 위협을 들었지만, 오히려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나토가 북유럽으로까지 확장되는 결과를 불러온 셈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명시된 방위비 지출 가이드라인을 ‘최소 2% 이상’으로 개정하는 종합방위계획도 채택될 예정이어서 반러 동맹 결속이 한층 다져질 전망이다. 그러나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이날 “러시아와 나토 회원국 사이 대치 상황이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쪽으로 계속 후퇴하고 있다”며 “빌뉴스에서 취해질 모든 반러 결정들을 지지하도록 미국이 여론을 준비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 우크라 나토 합류 물꼬 텄다 “동맹들, 핵심 절차 면제에 의견일치”

    우크라 나토 합류 물꼬 텄다 “동맹들, 핵심 절차 면제에 의견일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기 합류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꼽혔던 정치·국방·경제 개혁 절차가 면제될 전망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집약적인 회담 끝에 나토 동맹들은 우크라이나의 가입 절차 가운데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Membership Action Plan)을 제거하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나토 가입을 희망하는 나라는 정치와 국방, 경제 수준을 나토 회원국에 요구되는 수준으로 개혁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이 절차를 면제하기로 기존 회원국들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정상회의 개막 전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MAP를 면제하는 내용이 담긴 패키지를 회원국들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종 결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우리가 단합하고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강력한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절대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토는 올해 4월 정식 가입 절차를 마무리한 핀란드에도 이 절차를 면제했다. 반면 2020년 나토에 가입한 북마케도니아는 MAP 통과에만 20년이 걸렸다. 다만 MAP가 면제됐다고 해서 무조건 가입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서방 당국자는 AFP 통신에 “MAP는 그저 나토 가입 과정에 거치는 여러 절차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이것이 면제돼도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 전 추가적인 개혁을 완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쿨레바 장관은 “나토로 가는 길을 단축할,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지금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 가입 초청과 관련해 명료성을 제공할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나토는 2008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조지아가 “나토 회원국이 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천명했지만, 명확한 일정표를 제시하지 않은 원론적 선언에 불과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번 리투아니아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끝나면 나토에 가입할 수 있다는 ‘명확한 신호’가 도출되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가 더 이상 동진하지 않겠다는 1990년대의 구두 약속을 어기고 확장을 계속해 어쩔 수 없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그 뒤 상황을 보면 오히려 전쟁이 벌어지는 바람에 우크라이나의 가입에 부정적이던 나토 회원국들이 입장을 바꾸는 모양새가 됐다. 서방 외교관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나토 안에서 우크라이나의 정당한 지위’라는 표현과 ‘상황이 허용할 때’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한다는 문구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하는 동유럽 국가나 영국 등과 달리 미국과 독일 등은 비교적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등 기존 회원국 간 온도 차가 있다. 한편 리투아니아와 멀지 않은 우크라이나에서 여전히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해 이번 정상회의장에는 독일군 소속 패트리엇 방공포대가 배치됐고 17개국이 전투기와 병력을 파견하는 등 삼엄한 경계가 이뤄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애태우던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 전날 ‘스웨덴 가입’ 빠른 진행 동의

    애태우던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 전날 ‘스웨덴 가입’ 빠른 진행 동의

    튀르키예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스웨덴의 가입 동의 절차를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이날 오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튀르키예-스웨덴 정상 회동이 끝난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 내용을 알렸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스웨덴 가입 비준안을 (튀르키예) 의회에서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진행시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면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미뤄왔던 의회 가결 절차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는 뜻이다. 튀르키예, 스웨덴 양국 정상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회동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튀르키예는 스웨덴 가입 비준안을 의회에 전달하고, 의회와 긴밀히 협력해 비준을 보장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다만 구체적인 의회 상정 시한은 언급하지 않았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관련 질의에 “구체적인 날짜를 제시하진 않겠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답했다. 스웨덴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오랜 군사중립 정책을 폐기하고 핀란드와 함께 같은 해 5월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그 뒤 핀란드는 기존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 11개월 만인 지난 4월 31번째 회원국이 됐지만,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 및 유보에 막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에 반(反)튀르키예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대응 강화를 요구한 데 이어 최근에는 스웨덴에서 벌어진 이슬람 경전 쿠란 소각 등 돌발 상황을 문제 삼아 최종 동의를 미뤘다. 그는 이날 갑자기 답보 상태인 자국의 유럽연합(EU) 가입 절차가 재개되도록 EU에 속한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협조해준다면 스웨덴의 가입에 최종 동의하겠다는 추가 조건을 걸기도 했다. 그러나 나토 중재로 이뤄진 양국 정상의 회동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의회 가입 비준안 처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할 때 당초 계획대로 이번 정상회의에서 스웨덴을 32번째 회원국으로 맞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나토 입장에서는 일단 큰 장벽을 넘었다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격 합의 직후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11일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양자 회담을 한다고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별도 성명을 발표,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유럽과 대서양 방위 강화를 위해 에르도안 대통령 및 튀르키예와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동안 스웨덴의 조속한 나토 가입을 희망한다며 강력한 압박을 이어왔다. 튀르키예에 대해선 그들의 숙원 사업인 F16 전투기 판매를 지지하는 등 유인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별도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나토 가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은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출국 직전에 녹화 방송된 CNN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쟁이 한창인 지금 나토 회원국으로 편입할지에 대해 나토 내 만장일치 의견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투표를 요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자격을 갖추기 위한 합리적인 길을 우리가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나토 가입을 신청했을 때 우리는 솔직하게 이야기했다”며 “사실상 우크라이나는 이미 나토의 일부이며, 우리의 무기는 나토의 무기이고 우리의 가치는 동맹의 가치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토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도 촉구하면서 “나토 정상회담에서 이를 승인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 테슬라 vs 비야디… 中 전기차 춘추전국시대[특파원 생생리포트]

    테슬라 vs 비야디… 中 전기차 춘추전국시대[특파원 생생리포트]

    미국의 테슬라와 중국의 비야디(BYD)가 세계 전기차 1위 자리를 두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이 고속 성장하면서 자국 업체들이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10일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BYD는 1분기 55만 2000대, 2분기 70만 4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상반기에 125만 5000대를 팔아 치웠다. 세계 완성차 업체 가운데 올해 1~6월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선 곳은 BYD가 유일하다. 이 회사는 올해 ‘300만대 판매’라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세계 전기차의 대명사’인 테슬라는 1분기 42만 2000대, 2분기 46만 6000대를 인도해 상반기 88만 8000대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테슬라의 올해 판매량 목표는 180만대인데, 하반기 생산량 증대가 더해진다면 ‘200만대 달성’도 도전해 볼 만한 상황이다. 다만 테슬라는 순수전기차(BEV)만 생산하는 반면 BYD는 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모두 제조한다. 전체 판매량은 BYD가 1위지만, 순수전기차만 따지면 테슬라가 선두다. 자동차 업계는 당분간 세계 전기차 시장이 테슬라와 BYD의 양강 구도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중국에서 전기차는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저렴한 가격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맞물린 결과다. CPCA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차(승용차) 판매량은 74만대로 전월 대비 10%, 지난해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올해 중국 판매량이 850만대에 달해 전기차 비중이 36%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차 판매 3대 가운데 1대가 전기차인 셈이다. 전기차 비중이 10%가 되지 않는 미국과 유럽연합(EU), 한국 등에 비해 크게 앞서가고 있다. 지금 중국에서는 전기차 ‘가격 인하 전쟁’이 한창이다. 지난 6일 BYD와 테슬라 등 16개 전기차 회사는 상하이에서 ‘자동차 업계의 공평한 시장 질서 수호를 위한 서약서’에 서명했다. 올해 들어 과당 경쟁 탓에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내려간 만큼 더는 시장 질서를 교란하지 말자는 취지다. 서약에는 웨이라이(니오)와 리샹(리오토), 샤오펑 등 중국 3대 신생 전기차 업체와 둥펑차(DMC), 상하이차(SAIC) 등 기존 완성차 업체가 대거 참여했다. 다만 전기차 업체들이 서명한 지 불과 이틀 만인 8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반독점법에 위배된다”며 서약서를 무효화했다. 현재 중국에는 70개에 달하는 전기차 업체가 난립해 있는데, 전문가들은 5~10년 내 대부분 업체가 파산해 5개 안팎만 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 中 외교부, 우크라에 ‘강철비’ 지원 결정 美에 “많은 나라가 반대”

    中 외교부, 우크라에 ‘강철비’ 지원 결정 美에 “많은 나라가 반대”

    중국 외교부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량살상무기인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하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미국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미국의 결정은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우려를 불러 일으켰고 많은 나라가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주의적 우려와 정당한 군사 안보 수요를 균형 있게 처리하고 집속탄 전달에 신중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중국은 대화와 협상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관련 당사자들은 불에 기름을 붓고 모순을 격화시켜 현 위기를 더 악화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과 고속기동로켓시스템(HIMARS) 탄약 등 8억 달러(약 1조 400억원)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속탄 제공을 두고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동맹을 비롯해 의회와 충분히 상의해 결정했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시의적절하고 광범위하며 절실히 필요한 군사 원조를 결정한 미 대통령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집속탄은 한 개의 모(母) 폭탄이 터지면서 그 안에 있는 수많은 자(子) 폭탄이 쏟아져 나와 다수 목표물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대규모 살상무기다. 축구장 수십 개에 해당하는 면적을 한꺼번에 초토화할 수 있어 ‘강철비’로도 불린다. 불발탄 비율이 최대 40%에 달해 전쟁이 끝난 뒤에도 민간인에 큰 피해를 입혀 논란이 많다. 불발탄은 지뢰처럼 땅에 묻혀 있다가 나중에 이를 만지거나 밟은 어린이들에 치명적 손상을 가한다. 이 때문에 2010년 유엔의 집속탄 사용 금지협약(CCM)이 발효돼 전 세계 123개국이 참여했지만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빠졌다. 한국도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을 고려해 CCM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영국과 캐나다, 스페인 등은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미 여당인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19명도 성명을 내고 “전 세계 인권을 옹호하는 미국의 리더십을 약화할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진보매체 가디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루비콘강을 건넜다”며 비판했다. 이날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집속탄 제공이 왜 대중의 분노를 부르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미국이 집속탄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반격의 기회를 주는 동시에 미국 내 무기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번에 제공하는 집속탄은 유통기한이 만료되는 것으로, 이를 소각하기보다는 우크라이나에 (차관 형식으로) 주는 것이 낫다”며 “미국 입장에서 ‘일거다득’”이라고 설명했다.
  • 의식 잃은 채 발견됐던 마돈나 현재 상태

    의식 잃은 채 발견됐던 마돈나 현재 상태

    팝스타 마돈나가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페이지식스에 따르면 마돈나는 최근 동네에서 친구와 함께 산책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마돈나는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 그리고 운동화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또한 그는 길을 건너기 전 가로등 기둥에 몸을 기대기도 했다. 페이지식스는 “일요일 오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마돈나의 모습은 행복해 보였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걷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고도 전했다. 앞서 마돈나는 지난달 24일 심각한 박테리아 감염으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이후 미국 뉴욕의 한 병원에 이송된 후 중환자실에 입원한 사실이 전해졌다. 당초 마돈나는 오는 7월15일 캐나다 밴쿠버를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북미와 유럽에서 40주년 기념 ‘셀레브레이션’(Celebration)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치료로 인해 투어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 이에 마돈나의 매니저는 당시 성명을 통해 “그의 건강은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치료를 받는 중”이라며 “현재 투어를 포함한 모든 일정을 중단한다”고 전했다. 또한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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