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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당, 새인물 총선필승 교육 시동

    새천년민주신당 창당준비위원회가 오는 20일 창당을 앞두고 신진 영입인사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5일에는 이창복(李昌馥)고문,이재정(李在禎)총무위원장,전성철(全聖喆)국제변호사 등 신진인사 80여명이 잠실 올림픽파크텔에 모였다. 1박2일에 걸쳐 진행된 워크숍에서는 정치개혁을 위해 신진인사의 정치권 진출이 필수적이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송자(宋梓) 명지대 총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높으나 각 정당에 대한 지지도는 매우 낮아 국민의 정치불신이 극한에 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제 창당이 되면 신진인사들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정부의 개혁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인사 영입이 궁극적으로 정치개혁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출됐다.국민회의 유재건(柳在乾)부총재는 “정치불신이 깊어짐에 따라 새로운 능력을 가진 인물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신당은 기성정치인을 대체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능력있는 신진인사를 대폭적으로 기용했다”고 밝혔다.이와함께 선거와 관련된 구체적 실무도 공부했다.지구당 조직책 변경시 이탈세력 억제,기존 열성당원의 소외감 배제,지역의 각 직능 및 단체 리더그룹 파악,각 종교 직능 및 단체별 전담운동원 배치 등 선거에 관련된 각종 실무지침이 비공개로 강의됐다.선거운동원 관리법도 공부했다. 저녁에는 ‘국민과 함께하는 새천년민주신당의 목표와 당면과제’를 주제로 신진 영입인사들간 자유토론의 시간을 가졌다.신진인사로서 신당 창당의 목적을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하는 방안과 함께 총선에서 새 인물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논의했다. 주현진기자 jhj@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2)

    ◈창 달린방-안은영◈8.숨쉬는 아이성당에서 결혼 축하 곡이 흐른다. 해우,미라의 운동화 끈 묶어준다. 미라:(힘없이)엄마가 거울을 모조리 갖다버렸어. 해우:(미라 쳐다보고 무관심하게)그래?미라:(한숨)거울 보는 엄만 엄마가 아니야. 해우:(장난스럽게)엄마가 아니라니,엄마가 두 개니?세개?미라:(웅크리며)연극대본 보면서 거울 앞을 왔다갔다 하는 엄만 늘 뻔데기같았어. 해우:(운동화 끈 다 묶고)다 됐다.(미라 옆으로 앉는다)미라:(잡풀 뜯어서 연못가에 던지며)엄마는 거울에 꿈이 숨겨져 있대. 해우:(양손으로 잡풀 뜯어서 하늘 위로 날리며)꿈?머리 위를 빙빙 도는 꿈말이니?미라:엄만 사람들이 거울을 보며 꿈을 키워간대.어릴 때 거울 앞에 날 앉히고 머리 땋아주면서 꿈이 뭐냐고 묻더라. 해우:(관심 가득한 얼굴로)뭐라 대답했어?미라:내 꿈은 원래 있던 거야.있었어도 고쳤어야 했어.(잡풀,쥐어 뜯어 연못에 던진다.그러나 바람에 날아가 버린다)해우:(미라 머리 위에 떨어진 풀 떼어내면서)꿈을 고쳐?미라:엄만 내 생일만 되면 연필 한 타스를 선물하면서 꼭 극작가가 되어야한대. 해우:작가? 폼 난다. 미라:서랍에 연필이 가득 채워지고 서랍문을 열고 닫기가 힘들어질수록 엄마거울도 점점 늘어갔어. 해우:(풀물이 밴 손냄새 맡고)근데 거울을 왜 몽땅 치우신거야?미라:깨질까봐. 해우:그래 유리는 깨지기 쉽지. 미라:(연못 가까이 가 들여다보며)아니 꿈이 깨질까봐.아-여기로 빠지고 싶다.저 속은 따뜻할 거 같지 않니?(해우를 끌어당기며)여기로 들어가면 쟤네처럼 웃고만 살 수 있을텐데.(뒤로 물러나 앉으며)엄마 꿈은 거울에 있었나봐. 해우:배우라 생각하는 것도 틀리다. 미라:(연못에 손 담그고)아무도 몰라주는 배우였지.몇 줄 안 되는 대사를 밤새 연습하는 엄만 항상 빨간눈으로 날 봤어. 해우:자기 일에 최선을 다한 거지. 미라:(손바닥에 물 담아 밖으로 뿌리며 흥분해서)엄마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어. 해우:흥분됐겠다. 미라:(바지에 손 닦고)나도 처음엔 떨리는 내 가슴이 흥분인 줄 착각했는데피가 마를 것만 같은 염려였어.대사를 엉터리로 말하는 것은 물론이고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어.어쩔 땐 멍하니 무대에 서서 진땀만 흘리고 아무 말도못했어.극이 끝나면 엄만 며칠을 울면서 매일 전화에다 대고 미안하다,죄송하다 죽음 앞에 선 토끼 마냥 뜀박질을 해댔어. 해우:너무 간절하면 엇나가기 쉽잖아. 미라:아니 소질 없이 욕심 하나로 버틴 거지. 해우:(다리 쭉 펴고)욕심?미라:내가 이름난 극작가가 되면 엄만 주연이 되서 누구보다 무대를 빛낼 수 있대.거울 앞에 날 앉히고 내 꿈을 직접 만든거야.난 꿈이란 건 누군가 만들어 주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하는 정답쯤으로 알았던 거야. 해우:(집게손가락 연필로 풀 휘저으며)어렸으니까. 미라:(잡풀 뜯어 자기 머리 위로 올려 날리면서)아니.난 내가 뭘 원하는지도모른 채 거울한테 복종당했어. 서랍에 연필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질 때쯤 난더 이상 아무런 꿈도 이룰 수 없는 걸 알았어. 엄마가 원하는 극작가는 덩그러니 형체만 있을 뿐이구. 해우:넌 뭐든지 잘 할 수 있어. 미라:밤새 토끼 눈으로 거울 앞을 왔다갔다 하는 엄마에게 서랍 통을 던졌어.그제서야 거울도 보호받게 된 거야. 해우:(미라 머리 위의 풀 털어 주면서)보호?미라:엄만 절대 깨질 수 없는 곳에 거울,아니 꿈을 숨겼겠지. 결혼식 때 쓰인 풍선이 해우와 미라의 머리에 내려앉는다. 해우,미라 풍선을 치면서 깔깔댄다. 9.거미줄 뜯어먹기해희,전구를 갈아 끼운다. 전구에 빛 들어온다.흔들리는 전구 빛이 방안을 왔다갔다 한다. 해희,해우 눈이 부신 듯 눈살을 찌푸린다. 해희:(앉으며)성당 안나간 지 오래됐다.결혼식 구경도 하고싶어. 해우:지겨워. 해희:왜?너 결혼 축하 곡 듣는 거 좋아하잖아.미라랑 눈감고 감상하던 니가 웬일이니?해우:발 치워!그리고 미라 얘긴 그만 해. 해희:(신이 난 얼굴로 해우에게 바짝 다가가 앉으며)싸웠니?해우:(등돌리고)그만 하라구. 해희:나도 미라 같은 애 싫더라.귀티가 줄줄 흐르는 게 사람 기를 너무 죽여. 해우:출근 안 해?해희:(시계보고 놀라서)아침빵 돌려야 되는데.(가방 들고 일어서며)미친 것도 아닌데 병원에 가두는 잘난 의사때문에 내가 늘 정신이 빠지는 것 같다니까. 해우:미친사람 덕에 밥 먹고 살면서 투덜대긴. 해희:기분좋은 발레리나 신경 긁지 마라. 해우:발레리나?주제에. 해희:(급히 나간다)해우:(씽크대 서랍을 뒤지고 부탄가스 꺼내며)꼭꼭도 숨겼네. 차츰 제자리를 찾는 전구. 해우:(벽에 기댄 채 까만 봉지에 얼굴을 쳐 박고)으으으으….(호흡 점점 빨라지다 스르르 방바닥에 웅크리고 누우며)으으으으….(가늘고 힘없는 목소리로)엄-마. 부탄가스통끼리 부딪쳐 쇠소리 난다. 10.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정신병원 매점해희:(빵과 우유를 셈하면서 낡고 작은 냉장고에 넣으며)열 여섯 열 일곱…. (앉아서 장부 뒤적거린다)잠시초코파이 아줌마:(요구르트에 빨대를 꽂으며)니 묵어라. 해희:벌써 주사 맞았어요? 초코파이 아줌마:(두리번거리며)201호 처녀가 또 의사한테 먹혔다구. 해희:(요구르트를 단숨에 빨고 못 믿는 말투로)에이,의사 선생님이요?초코파이 아줌마:(바지 끌어올리며)그 놈은 영계만 보면 환장을 하구 설쳐. 해희:(빵 뜯어먹다가 가슴치고)캑캑!헛소문 많잖아요. 초코파이 아줌마:그 처년 퇴원하기 틀려 먹었데이,쯧쯧. 해희:아줌마만큼 건강해지면 병원 나가죠.병원은 병고쳐주는 곳이잖아요. 초코파이 아줌마:세상으로 못나가게 수갑채운다.누가 모르는 줄 아나.난 멀쩡 혀.미친년들한테 섞여 살란 께 골치가 아퍼 죽겠다. 해희:아줌마도 머리 아프시다고 뒹굴고 약 먹고 그러셨잖아요. 초코파이 아줌마:(못들은 척)그 처녀,인제 뱅실도 좋은데로 옮기긋지?어?해희:(걱정스런 얼굴로)이상한 말 쏟고 다니지 마요. 초코파이 아줌마:미친년들뿐인데 내가 누구한테 말을 한담. 해희:내가 보기에도 아줌만 멀쩡해. 초코파이 아줌마:(기분 좋아서)맞다,맞다.(한참 까르르 웃다가 겨우 웃음참고)머,멀쩡하제?마,맞제?(바닥에 뒹굴고 웃으며)마,맞제?해희:그만 해요. 초코파이 아줌마:(웃다가 의자와 같이 넘어지며)마,맞나,안맞나?해희:(초코파이 아줌마 일으키며)괜찮으세요?초코파이 아줌마:(웃음이 멈추지 않아 배를 쥐어짜며)아,아이고 배야,해희:밥을 안드시니까 힘도 없죠?초코파이 아줌마:약 탄 밥을 내가 와 묵노. 해희:약이요?초코파이 아줌마:(웃음 딱 멈추고 주위를 째려보면서)간호사년들끼리 짜고약 탄 거 몰랐나?해희:아줌만 의심병만 고치면 돼. 초코파이 아줌마:(해희에게 귓속말)밥 묵으면 이 병원서 썩어 죽는다. 해희:그래서 초코파이만 드세요?초코파이 아줌마:그럼 나보고 뒈지라꼬?해희:(시계보고)내일 봬요.밥에 독약 같은 건 없어요. 초코파이 아줌마:그냥 가는기가?해희:(가방 메고 장난스럽게)아줌마도 우리 집 가시게요?초코파이 아줌마:약속이 틀리네 오늘이 우리 만난 지…(손가락 셈하며)오늘이 그날인디. 해희:그날이요?초코파이 아줌마:까먹었나?해희:뭘요?초코파이 아줌마:내 새끼 찾아야 되는데.내는 여 있으믄 안 된다. 해희:그래서 탈출이라도 하겠다구요?초코파이 아줌마:(주머니 이곳 저곳을 뒤적거려 초코파이를 꺼내주며)이거다 묵어라.모잘라나?(해희의 가방 안에 초코파이 넣으며)됐제?해희:다 뭐예요?초코파이 아줌마:니 줄라꼬 간식 안 묵고 숨캤다. 해희:아이 잃어버렸어요?초코파이 아줌마:와?니가 찾아 줄라꼬?(손가락 셈하며)딱 니만 하것다. 해희:(혼잣말)엄마도 날 찾고 있을까?초코파이 아줌마:(해희의 가방빼앗아들고)어여 가제이. 해희:(목에 두른 스카프를 풀어 초코파이 아줌마의 머리에 감아주며)내가 봐도 아줌만 환자 아니야. 초코파이 아줌마:(웃음 참으며)아무도 몰라보겠제?해희:(속삭이듯)집 가서 밥 해 줄게요. 11.거미줄 뜯어먹기해희와 초코파이 아줌마가 팔짱끼고 들어온다. 해우:(엎드려 잡지보다가 빼꼼 올려보고)누나왔어?늦었네. 해희:젖 드러내고 있는 거 봐서 뭐해.그림의 떡이지. 해우:(잡지 덮고 일어서며 비꼬듯)누구야?초코파이 아줌마:(해우의 손을 잡고)잘 생긴네. 해우:누구냐구?해희:(망설이다가)그냥 아는 분. 초코파이 아줌마:(해희의 가방에서 초코파이를 꺼내 주며)어여 묵어,니 선물. 해우:(초코파이 쳐서 바닥에 떨어뜨리고) 미친 여자 아니야?해희:손님이야. 해우:(어이없어)환자옷 입고 여기까지…. 초코파이 아줌마:(초코파이 줍고)뱅원에서 일하는 아줌마여.옷이 편해서 빌려 입은기다.그자?해희야.맞제?해우:누나가 말하던 초코파이 아줌마야?초코파이 아줌마:(반가워서)니,내 아나?해우:당신이 미쳤다는 것도 알아요. 해희:멀쩡해,니가 보기에도 미친 것 같으니?잃어버린 자식 있는데 찾아야 된대. 초코파이 아줌마:밥 안 묵었제?(씽크대로 가서 그릇을 뒤적거리며)창문 열자,해희야.답답다. 해우:정신병원에나 돌아가요.여긴 창문 같은 건 없으니까. 해희:아줌마,제가 할게요.밥해서 같이 먹어요. 초코파이 아줌마:(사방을 둘러보면서) 답답해서 우째 사노?그래서 니가 허옇게 얼굴이 뜬 기가?둥근 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 해희,해우,초코파이 아줌마. 해희:아,참!(가방에서 흰 봉투를 꺼내들고)주인집 갔다올게. 해우:안그래도 낮에 변태새끼 몇 번이나 왔다갔어.누나가 언제 쉬는 지도 모르는 띨띨한 놈.그 띨띨이,아줌마 친구하면 되겠다. 초코파이 아줌마:(방긋 웃으며)누군데?내 친구 소개시켜 준다꼬?해희:아니예요. 초코파이 아줌마:내도 같이 가자.내가 친구가 어딨노?소개 시키 도. 해희:식사하세요. 초코파이 아줌마:(실망해서)와?니 애인이가?주인남자,방문 열고 들어온다. 주인남자:냄새 죽인다. 초코파이 아줌마:누고?주인남자:(간드러지게)희야 왔어?초코파이 아줌마:(해희,해우 번갈아보고)희야가 누고?(해희 어깨 치면서)야!니다,해희 니 찾는갑다. 초코파이 아줌마:(정중하게 인사하고)식사 좀 하실랍니꺼?해우:(숟가락을 집어던지듯 상에 내려놓으며)방 값 줘서 보내. 초코파이 아줌마:주인인갑네. 해희:(흰 봉투 주인남자에게 준다)주인남자:(봉투 안에 든 돈 셈하며 씩 웃고)맞네.(간드러지게)앞으로는 날짜지켜. 해희:월급이 늦게 나와서요.죄송해요. 초코파이 아줌마:(흥분해서)하여튼 그 정신뱅원은 똑똑히 된 데가 한군데도없다카잉. 주인남자:같은 직장인가봐. 초코파이 아줌마:(당황해서)아,예 지,지는 의삽니더.바,바빠서 월급도 제때못주고 내가 미안 합니더. 주인남자:희야 월급 챙기랴,환자 보랴 수고가 많습니다. 초코파이 아줌마:약 묵고 주사 맞는 기 힘들지 다른 거는.(놀라 입 틀어막고머리 매만지며)아픈 데 있으믄 말 하이소,내가 봐줄께예. 해우,어이없는 웃음.해희,재미나서 웃음. 주인남자:(설거지하는 초코파이 아줌마 보고 조심스럽게)친척?해희:아,예. 주인남자:(간드러지게)희야,난중에 커피 한 잔 하자구. 초코파이아줌마:해희야,주인님 초코파이 드시라 캐라.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1)창 달린 방

    ◈창 달린방-안은영◈◆등장인물해희·해우·미라·초코파이 아줌마·주인남자◆무대지하단칸방(씽크대가 방 안에 있는 원룸,창문이 없는 게 특징)성당(연못가)정신병원 매점(입원실 내에 위치)성당과 방이 한꺼번에 보여진다. 방 보여질 때도 미라의 기도하는 모습은 풍경처럼 계속된다. 1.거미줄 뜯어먹기조명 밝아지면서 해우의 신음소리 더 고통스럽게 난다. 해우,붕대 감긴 팔목을 감싼 채 까만 봉지에 얼굴 처박고 있다.호흡 빨라지다가 잠시 후 스르르 방바닥에 웅크리고 눕는다.일회용 부탄가스,해우의 몸에 깔리고 부딪쳐서 쇠소리 낸다. 해우:으으으으…으으으으…. 해희:(방문 삐그덕 열고 들어 와)미친사람한테 파묻혀 나까지 도는 건 아닌지 몰라.(해우보고)너 또!(해우를 일으켜 흔든다)해우:(신음소리만)해희:(해우 쥐어뜯으며)너 감옥 가!더 이상은 나도 못 참아.(식탁보로 덮어놓은 밥상을 들쳐보고)며칠 째 밥도 안 먹고 죽으려고 작정 했어!(부탄가스통 내 동댕이치고)나가 죽어!나가!(주저앉아 얼굴 감싸고 흐느껴 운다)낮은 천장에 매달린 오래된전구,깜박깜박. 2.사팔뜨기 사랑성당에서 결혼 축하 곡이 흐른다. 해우,미라 연못에 꼬챙이 담궈 휘젓다가 돌멩이 두 개 찾아낸다.각자 발등에돌멩이 얹고 절룩절룩 연못가로 향한다. 해우:저 신랑 신부,주말 마다 성당서 섹스한 거 아니?미라:설마. 해우:(발등의 돌멩이 떨어뜨려 안타까워 하며)어제도 봤어. 미라:(떨어지려는 돌멩이,똑바로 얹고 절룩다리로 연못가 가깝게 가며)왜 여기서 했을까?해우:(돌멩이 다시 발등에 얹고)우리도 그러자. 미라:(돌멩이,연못에 던지고 넘어진다.물 조금 튄다)뭘?해우:(돌멩이,연못에 던지고 넘어질 뻔 한다.물 조금 튄다)사랑. 미라:(한쪽다리 들고 발등의 흙 털면서)사랑?해우:(새끼손가락 보이며)약속 해. 미라:(새끼손가락 걸고 흔들며)꼬옥-꼬옥-약속해. 3.거미줄 뜯어먹기전구,깜박깜박. 해희:(훌쩍거리며 설거지한다)해우:(몽롱한 얼굴)누나,일찍 왔네. 해희:…해우:(몸에 전율이 온 듯 재빨리 두리번거리다가 한쪽 구석에 부탄가스통이나란히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머리를 떨군다)해희:경찰서 가자. 해우:(머리가 아파 미간을 찌푸리고)다신 안 그래. 해희:팔목은 또 뭐야?말 안 해?해우:고무장갑 치워.앗,차갑다니까.(천장 본다)전구,깜박 깜박. 해우:(서랍장 뒤지며)불 나가겠다.전구 사 둔 거 있지?해희:미라 때문이니?해우:(서랍장 뒤지면서)없네. 해희:그 년이 나보다 중해?해우:미라 얘긴 하지마. 해희:(비웃으며)왜?해우:(문 박차고 나가며)씨팔. 해희:어디 가!4.까마귀야 안녕?성당에서 결혼 축하 곡이 흐른다. 해우,미라 앉아서 연못에 흙가루 뿌린다. 해우:(눈에 흙 들어가 눈 비비며)세상에서 없어지지 않는 게 뭔 줄 아니?미라:(해우 눈에 바람불어주며)후--하늘과 후--땅. 해우:(연못에 조약돌 던지고)그건 세상에 속하지 않아. 미라:(해우가 쥐고있는 조약돌 빼앗아 연못에 던지고)죽음인가?생명?해우:(손 털고)누나는 햇빛이라는데 난 지금 들리는 결혼 축하곡 같아. 미라:(바지에 손 닦고 해우 뒤에 가서 허리 꼭 잡으며)오토바이 탈 때만 빼고 넌 시시해. 해우:(뒤돌아보고)좋아?미라:(눈 살짝 감고 입맛 다시며)오토바일 타는 니가 싫지만 멋 나. 해우:(속삭이듯)오토바이는 우리 존재만 빼고 세상을 다 녹여 주잖아. 미라:(눈 꼭 감고 해우 귀에 대고 귓속말)우릴 따라 잡지도 못해. 5.거미줄 뜯어먹기전구,깜박깜박. 해우,전구 보고 눈살 찌푸리며 들어온다. 해희:어디 갔다 와?해우:(힘없이)전구 사러.(전구를 갈려다가 바닥에 떨어뜨린다)전구,깨진다. 해희:(비명)해우:(깨진 전구,쓰레받기에 주워 담는다)해희:(비명)해우:(전구에 찔려)아!해희:(더 큰 비명)해우:(찔린 손을 빨며)시끄러! 해희:(해우의 손보고)유리 박혔어?해우:(붕대 감긴 손목이 해희의 몸에 부딪치자)아야. 해희:얼마나 다쳤길래 그래?풀어. 해우:누나가 의사라도 돼?해희:풀어!해우:됐어. 해희:안 풀래?해우:됐어. 해희:어휴!(주저앉아 해우보고 눈 흘기고 흐느껴 운다)해우:(미안한 듯)하긴,누나는 정신병원 있으니까 환자들 가끔 봐주기도 하겠다. 해희:(무릎 사이에 얼굴을 박은 채)내가 왜 봐주니?의사,간호사는 노니?(손등으로 눈물 닦고)나갔다 올게.(방문 열려다 깜짝 놀라)왜요?주인남자,실실 웃으며 방에 들어온다. 주인남자:(해희의 어깨를 어루만지며)퇴근한 건가? 해희:방 빼라구요?주인남자:(투덜대며)전구가 와이래?와이리 빤딱빤딱 난리야. 해우:나이먹은 전구,뒈질려구 그러죠. 주인남자:(놀라며)도,동생 왔어?(애써 웃는 얼굴 만들며)언제 온거야. 해우:전구 하나만 얻읍시다. 주인남자:오늘안으로 방 값이나 내. 해우:변태 같은 새끼. 주인남자:어이?해우:나이 먹어 가지고 미친놈. 주인남자:어이?해우:설마 했더니 진짠가 보네. 해희:(해우의 팔 잡아끌려고 애쓰며)내일 월급 받는다 했잖아요,퇴근하자마자 줄께요. 해우:(해희의 말 끝나기도 전에)어린 계집들 앞에서 불알 놀려댄다구?주인남자:얼어죽고 싶어 환장했구먼!해우:환장은 당신이 잘하는 거고!주인남자:쫓겨나고 싶나!해우:(비꼬아)누나 병원 가고싶어 몸에 두드러기라도 났수!해희:해우야!(주인남자에게 굽신거리며)가세요,예?죄송해요. 해우:누나!해희:가세요,예?주인납자:(해희의 엉덩이 톡톡 치고 윙크하며)희야는 난중 커피 한 잔 하자구. 해우:개놈. 해희:쉿!주인남자,문 모서리에 머리 부딪쳐 신경질 내며 나간다. 해우:조심해. 해희:그러니까 집 비우지 마.(큰 자물쇠가 걸려 있는 방문고리를 가리키며)솔직히 나도 겁나. 해우:앞으론 집 안 비울께. 해희:공터에서 아줌마끼리 주인아저씨 얘기하는 거 들었는데. 해우:어디?해희:집 앞 공터. 해우:불타 없어진 집?해희:나까지 이상하게 본단 말야. 해우:누나가 뭘!해희:(잠바를 걸치며)전구나 새로 사와야겠다. 6.벽안의 벽,또 그 벽 속의 벽. 성당에서 결혼 축하 곡이 흐른다. 해우와 미라,발등에 조금 무거운 돌멩이 얹고 절룩절룩 연못가로 향한다. 미라:빨 주 노 초 파 남 보.빨 주 노 초 파 남 보. 해우:빨 주 노 초 파 남 보,빨 주 노 초 파 남 보. 미라:(절룩걸음 점점 빠르게 가서 돌멩이,연못에 던지며)빨주노초파남보,빨주노초파남보!(물 튄다)해우:(미라 뒤를 이어 돌멩이,연못에 던진다)빨주노초파남보!(물 튄다)미라:(발등 털면서)하숙생,집나갔어. 해우:(주저앉으며)어?미라:(해우 옆에 앉고)돌 할머니를 훔쳐갔어. 해우:소원들어 준다던 돌?미라:(애처로워서)일 억 년밖에 안된 젊은 돌인데. 해우:그럼 소원은?미라:(하늘보고)소원은 소원이기에 소원인거야. 해우:(장난스럽게 울먹이는 표정)불쌍한 소원. 미라:(해우보고)소원의 소원은 뭘까?7.거미줄 뜯어먹기해희:(전구를 갈아 끼우며)됐다. 흔들리는 환한 전구. 전구 빛이 방안을 왔다갔다한다. 해희:(빛처럼 환하게)꿈같아. 해우:(어둠처럼 시무룩하게)꿈 깨. 해희:(숨 깊게 들이마신다)해우:꿈 깨라구. 해희:(눈 찌푸리고)새 전구 갈 때마다 눈부셔.엄마 만나는 것 같아. 해우:(해희 툭,툭 치고)꿈 깨. 해희:(고개 갸우뚱,갸우뚱)엄만 꿈처럼 멀까?빛처럼 가까울까?제자리를 찾는 전구,작게 떨린다. 해우:(건들대며)미쳐가는군. 해희:정신병원에서 일하는 것도 미친 거니?해우:같이 미쳐갈 수는 있겠지. 해희:멀쩡한 사람,환자취급 받더라,뭐.꿈을 쫓다 미칠 수도 있지.그걸 모르는 니가 가엾다. 해우:(비웃으며)꾸미기 숙제해?해희:(편안하게 누워 전구 보면서)난 느껴. 해우:(어이없어 하다가 전구에 어깨를 부딪친다)흔들리는 전구. 사방을 도는 빛. 해우:(물 벌컥 들이키다가 일부러 엎지르고)현실은 이런 거야. 해희:(일어나 찌푸린 얼굴로 걸레질하며)뭐하는 짓이야!해우:쏟고,마르고,걸레같은 데 몸긁히고 색깔도 없이 죽는 게 현실이라구. 해희:겁을 온 몸에 바르고 사는 인간이나 그런 식으로 둘러대기에 바쁘겠지,(손가락질)너같이. 해우:꿈을 못 꾸게 만든 것도 엄마가 저지른 죄야. 해희:니 스스로 내린 생각일 테지. 해우:꿈은 꿈일 뿐이야. 해희:(설득하려는 듯이)우리도 엄마가 있었다면. 해우:(말 가로막고)그래,꿈같은 거 먹어가면서 별보고 기도도 하겠지. 해희:세상을 바로 못봤을지도 몰라. 해우:(실실 웃으며)세상을 뒤집는 게 내 꿈이야,소원이구. 해희:힘들고 차가운 세상일지라도 세상 준 엄마한테 감사해. 해우:그래서 주인남자한테 언제 당할 지 몰라 자물쇠로 무장하고 살어?해희:(능청스레)내 공간을 갖고 싶었을 뿐이야. 해우:쥐새끼도 살기 싫어 도망가는 이런 방이 그렇게도 아늑하셔?해희:(전구를 가리키며)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해. 해우:이런 방에서 상상력까지 키웠어?해희:(전구를 가리키며)저건 아무한테도 도둑 당할 염려 없는 우리 빛이야. 해우:숨막히게 할 뿐이지.가스통이 없으면 아무 것도 상상 못 해. 해희:(화가 나서)뭐?(치워놓은 가스통 봉지를 쥐어뜯으며)이게 니 머리를 썩게 만들었어!(비명 지르며 가스통을 이리저리 집어던진다)가스통에 전구가 부딪쳐 ^^,소리를 내면서 깨진다. 어둠. 해희:(소리,지친 목소리로)니가 말한 게 이거니?좋아?해우:(소리)유리 조심해. 어둠 속에서 깨진 전구를 치우는 해우의 몸소리. 해희:(소리)그래 넌 어떤 상상을 하게 되는데?해우:(소리,유리에 찔려)아야!해희:니 가슴으로 세상을 보면 갈기갈기 찢겨서 결국엔 피만 토하게 될꺼야. 문이 삐그덕 열리는 소리. 주인남자:(소리,간드러지게)희야?(놀라서)엄마나,이 놈들이 집 갖고 튀었네!방!방을 갖고 도망을 갔어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3)

    12.웃어요,하!하!하!웃어봐요. 성당에서 결혼 축하 곡이 흐른다. 해우,미라 눈감은 채 무릎꿇고 두 손 모아 기도한다. 해우:지난주에 나이 든 신랑 신부가 결혼했어.한동안 왜 안 왔니?몸살났다구?미라:결혼 축하 곡 지겨워졌어.다신 안 와. 해우:언젠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다며. 미라:내가 하고 싶은 게 뭔 줄 알았어. 해우:(기뻐서)잘됐다.뭔데?미라:모델. 해우:(고개 갸우뚱)모델?미라:어,누드모델. 해우:(눈뜨고 놀란 얼굴로)농담 마. 미라:사람들 눈을 끌고싶어. 해우:(미라의 손을 붙잡고 흔들며)미쳤어!미라:비록 엄만 사람들 눈에 들어차지 않는 인생을 살지만 난 달라.내가 부끄럽다면 헤어지자. 해우:(미라의 손을 세차게 흔들며)여태 기도한 건 뭐야!뭘 위해 기도한 거냐구!미라:(눈감은 채)날 위해. 해우:널 위한 게 이래?미라:이 거야. 결혼식 때 쓰인 풍선이 해우와 미라의 머리에 내려앉는다.해우,신경질적으로풍선 쳐서 날려보낸다. 해우:(안타까워서)미라야. 미라:거울처럼 빛나는 인생을 만들겠어. 해우:난 너 예전의 모습이 좋아. 미라:기도하는내 모습만 본 니가 바보같다.난 더 이상 어둠세상에서 제자리걸음따윈 안 해.이건 마지막 기도야. 해우:미쳤어?정신차려. 미라:내가 빛 받을 수 있는 건 그것 뿐이야. 해우:눈 떠!창녀 같은 년이 될 거면서 뭘 위해 기도해!(미라 세차게 흔들고)눈 떠!미라:돈 많이 벌어서 너 같은 고아들 잘해줘라. 해우:(미라 머리를 치며)눈 떠!미라:(눈뜨고)이제 세상이 똑바로 보인다. 해우:미라야…. 미라:너도 똑바로 봐.기도는 소원을 이루기 위한 게 아냐.또다른 세상을 보는 것일 뿐이지.앞으로 우리 시간낭비 말자. 해우:엄마가 또 널 거울 앞에 세워두고 꿈을 정해준 거니!미라:처음으로 내가 생각해 낸 꿈이야. 결혼 축하 곡 뒤로 이어지는 즐거운 사람들의 함성. 13.거미줄 뜯어먹기초코파이 아줌마:(해우 보고)손은 와 그렇노?해희:성당에도 안가고 집에만 있는 너 수상해. 해우:성당가면 미라 꼴보기 싫다고 난리더니 잘됐잖아. 해희:아니,그건….하도 잘난 척 하고 깝죽대니까. 초코파이 아줌마:병원은 가본 기가?잘못하면 상처 곪는데이. 해우:새벽까지 오토바이 타고 대학로 달렸어.거기 어린 계집애 많잖아. 해희:(해우 이마 툭 건드리고)넌 다 컸니?해우:(오토바이 손잡이 잡는 시늉하고 인상쓴다)태워달라고 서로 난리치길래 중삐리 계집애 태우고 미친 듯이 최고속력으로 달렸어.미라도 세상도 지 맘대론데 나라고 못할 게 뭐야?그러다가 트럭이 오길래 피하려다 박살났지 뭐. 걔는 아스팔트에 얼굴,가슴이 다 갈렸어.가슴 한쪽은 나가떨어졌을걸. 해희:(인상 찌푸리고)으-. 해우:걔가 피범벅돼서 아스팔트에 뒹구는데 난 놀라서 도망쳤어.팔목도 그때 다친거야.살이 나가서 뼈가 보여.흉칙해서 붕대 감은 거구. 해희:병원은?태우:가면 잡혀.자세히는 모르겠는데 경찰이 내 옆모습 정도는 확실히 찍었을 꺼란 말야. 초코파이 아줌마:아푸겄다. 해희:(인상쓰고)뼈가 갈렸다는데.(해우 등 후려치며)그렇다고 가스를 불어?해우:다른 세상에 들어가고 싶었어. 해희:(흥분해서)가스불면 니가 생각한 세상이 진짜가 돼!해우:당분간 밖에 안나갈테니 구박하지 마. 잠시해희:(마음을 가라앉히고 초코파이 아줌마에게)동생이 지금 연기하는 거예요.심통을 잘 부리거든요.전요,발레리나가 되는 게 꿈이예요. 해우:누나가?살찐 몸으로 무슨.(깜박 잊고 붕대감긴 손으로 태희의 아랫배를 툭 친다.금방 미간을 찌푸리고)아-야. 해희:(금이 가서 까만 테이프로 길게 붙어놓은 거울 앞에 서서 단발머리를귀 뒤로 넘긴다.거울이 작아서 정작 몸은 보이지 않고 얼굴만 보인다)이 정도면 날씬하지.(까치발)초코파이 아줌마:(해희 뒤에 서서 까치발하고 거울 보려고 애쓰며)발레리나가 뭐꼬?요로콤 추는 거 맞제?해희,초코파이 아줌마.손을 잡아가면서 신나게 춤춘다.둘의 머리가 전구에닿는다. 방을 빙빙 도는 전구빛. 해우:정신없어. 해희,초코파이 아줌마.까르르 웃으면서 더 신이 난 얼굴로 춤춘다. 해우:누나까지 돈 거야!해희,초코파이 아줌마.느린 동작으로 춤춘다.웃음소리는 아까보다 훨씬 크다. 해우:시끄러!초코파이 아줌마:(어지러운 듯 벽을 붙잡고)해희야,동상이 신경질 났나부다. (해우의 손을 잡고 빙빙 돌며)심심나?니도 해봐라. 해우:(손을 뿌리치며)아직 덜 미쳤군. 해희:(벽치고 돌면서)연탄불갈아야 되는데. 해우:(방문 열고 나간다)해희,초코파이 아줌마.방바닥에 주저앉아 빙빙 도는 전구 올려다본다. 차차 제자리를 찾는 전구. 초코파이 아줌마:동상은?해희:(어지러워 눈감고)햇빛 훔치러. 초코파이:덥은디.창문 열자. 해희:금방 추워져요.그리고 창은 없어요. 초코파이 아줌마:만들자. 해희:예?초코파이 아줌마:색깔 나는 거 없나?해희:(서랍을 뒤져 크레파스 한 자루를 꺼내들고 웃음)해희,초코파이 아줌마,크레파스로 벽에 네모를 크게 그린다.먼지 묻은 아이보리색 커텐,발 밑에 있다. 해우:(투덜거리며 들어와)이 방은 불이 너무 잘 죽어,숯 피웠어.(해희 보고)근데 벽에다 웬 낙서야?한 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해희:(선 굵게 그으면서)뭐 하는 것 같니?해우:변태새끼가 알면 우릴 죽이려고 들 걸. 해희:주인아저씨가 무슨 수로 알겠어?벽면 반쪽이 창문으로 둔갑했다. 해희:어때?그럴싸하지?망치 가져와 봐. 해우:못 박게?해희:커텐 달아야지. 해우:칫. 탕!탕!탕!해우의 못질. 해희,크레파스로 그린 창에 커텐 단다. 해희:속이 확 트이는 것 같다. 해우:칫. 잠시전구를 반 만 돌려서 약하게 켜놓고 자는 세 사람. 해희:(웅크리고 끙끙댄다)어-해우,초코파이 아줌마.머리가 아파 미간을 찌푸린다. 해희:(몸 뒤척이고)으으…해우:(입맛 다시고 머리맡에 있는 주전자,더듬거리며 집어들고 흔들며)언제다 마신 거야.가스도 없을텐데.(일어서서 전구불 환하게 켠다)해우 머리에 부딪친 전구빛,온 방을 심하게 돈다. 해희:으으…. 해우:누나,어디 아퍼?이게 무슨 냄새야?아,머리야.(초코파이 아줌마를 흔들어 깨우며)일어나 봐요!초코파이 아줌마:(일어서려다 넘어지고)무신 냄새고?연탄깨스 아이가?해우:(해희 흔들어 깨우며)누,누나!정신 차려 봐. 해희:(눈 겨우 뜨고)몽롱한 기분 괜찮네.니가 왜 가스 부는지 알겠어.나도잠시 나마 창고 같은 지하 방 잊고싶다.꿈속에서 엄마도 봤어.초코파이 아줌마처럼 엄마마음도 참 따뜻해. 해우:정신차려. 해희:갑갑해.창 열어.우리 방에도 창문 있잖아.찬바람 쐬고 싶어. 해우:헛소리 마. 초코파이 아줌마:(비틀비틀 창가로 걸어가 커텐을 젖히려다가 넘어진다.주저앉아 벽에기대어)아이고,대갈박아…. 해우:(해희를 일으켜 앉히며)병원 가자.(자물쇠 빼서 던지며)이 따위가 누날지켜줄 것 같애!해희:괜찮대두.너 잡히면 안되잖아.자물쇠 채우는 건 더 싫어. 초코파이 아줌마:(귀 틀어막고 크게 하품,몽롱한 얼굴로 머리 흔들며)대갈박 아퍼 죽겠데이. 해우:(해희 일으킨다)해희:해우야,난 우리 인간들 가슴에 맑은 창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좀 전에 내 가슴에 유리창이 달린 걸 봤어.창은 아주 컸어. 흔들리던 전구,차츰 제자리를 찾다가 어둠. 창문 틈으로 빛 들어오고 커텐,바람에 휘날린다. 바람,점점 강해질 때 천천히 막이 내린다.
  • 北 경수로 건설 근로자 270명 새천년 맞이

    새천년 1월1일 아침.경수로 건설공사를 위해 북녘땅 함경남도 금호지구에머물고 있는 정부 직원과 근로자 50여명은 버스를 이용해 숙소에서 6㎞쯤 떨어진 원자력발전소 건설부지 근처 어인봉에 올랐다.해돋이를 보기 위해서였다.전체 상주인원 270명의 5분의1에 가까운 숫자였다.조성용(趙誠勇)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한국대표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날씨가 흐려 해돋이를 보진 못했지만 동해를 바라보며 환호속에 새 천년을 맞았다”고 다소흥분된 목소리로 분위기를 전했다.미국의 평양연락사무소 소장으로 내정됐던국무부 출신 미국대표 리처드슨도 함께 자리를 했다. 앞서 조대표 등 KEDO대표들은 지난달 31일 북한 원자력대상사업국 관계자들과 북측 영빈관에서 만나 사업성과를 평가하고 가족없이 새 천년을 맞는 ‘외로움’을 서로 위로했다.북측 관계자들도 대부분 평양에서 파견돼온 ‘독신’들이었다. 북측 관계자들은 지난달 27·28일 KEDO의 배타적 권한이 미치는 숙소지역및 건설부지를 방문,“본공사가 시작돼 기쁘다”며 친근한 입장을 보였다고한다.97년8월 부지공사 시작때부터 이곳에서 근무,세번째 북녘에서 새해를맞는 현장의 ‘최고참’ 손동희(孫東熙)한국전력 금호원자력본부 본부장도“과거와 달리 북측과 업무대화도 잘되고 분야별 실무자간에는 술잔도 기울이는 관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북측 관리들의 태도도 부드러워지고 협조도 잘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장소에서 다친 일부 북한근로자들이 북한주권이 미치지 않는 숙소지역 의료실로 와 치료를 받고 돌아가기도 한다”고 현장의료원장인 김수길(金秀吉)박사는 설명한다.금호지구엔 의사 2명 등 한일병원 소속 의료진 6명이있다.간호사 2명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회’ 소속 수녀다. 근로자들은 지난달 31일 밤 숙소구역 테니스장 옆 공터에서 밤늦도록 송년행사를 가지며 그동안의 답답함과 긴장을 풀었다.노래자랑·술파티 등이 이어졌고 인근 북청지역 북한 주민들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폭죽과 불꽃놀이도있었다. 첫 일요일인 2일엔 큰 눈이 내렸다.이곳 사람들은 컨테이너에 임시로 마련된 사찰과 성당·절·교회 등에서 통일의염원을 기원하며 보고픈 가족들과전화 등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이석우기자 swlee@
  • 유럽 ‘살인폭풍’ 피해 확산

    [파리 연합] 지난 주말부터 유럽대륙을 휩쓸고 있는 사상 최악의 폭풍으로27일에도 17명이 숨졌다. 이날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수는 99명으로 실제 사망자는 100명을 넘어선것으로 보인다.게다가 폭풍이 계속 동진하고 있어 피해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가장 피해가 심해 비상사태가 선포된 프랑스에서는 남서부 해안지방인 샤랑트주에 이날 저녁 시속 150㎞에 달하는 폭풍이 몰아쳐 6명이 숨지는 등 12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또 전력공급이 중단되면서 육상과 철도,항공교통이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으며 곳곳에서 강물 범람으로 인한 홍수피해도 발생했다. 현재까지 사망자가 발생한 나라는 52명이 사망한 프랑스를 비롯,영국과 아일랜드,스페인,벨기에,독일,스위스,이탈리아 등 8개국이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수많은 문화유산이 파손됐다.베르사유 궁전과 노트르담성당,팡테옹,생트 샤펠 등이 큰 손상을 입었다.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은 파리 근교 베르사유궁.정원수 약 1만그루가 뿌리째 뽑혀 쓰러졌다.궁전 건물의 지붕 일부도 파손돼 금속판들이 안뜰로 떨어졌으며 창문 상당수가 깨졌다. 파리 시내 오르세 미술관은 유리창이 파손돼 26일 문을 닫았고 프랑스 국립미술관(BNF)도 정원과 출입구 일부가 무너져 일시 폐쇄됐다. 과학공원 라빌레트는 출입이 금지됐으며 스테인드 글라스로 유명한 파리생샤펠 교회와 몽-생-미셸,낭시의 생-에프브르 성당,에손의 쿠르송궁 등 관광명소들도 손상됐다.
  • 교황 “무력금지 새천년엔 화합을”

    [바티칸시티 AFP AP 연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79)는 25일 새 천년을 눈앞에 두고 발표한 성탄절 축하 메시지에서 세계 각국에 분별없는 무력사용을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발표한 전통적인 ‘우르비 에오르비(로마 안팎의 신도) 축복’ 메시지를 통해 “슬픔과 전쟁으로 얼룩진현장,또 잔인한 전투와 학살의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장소를 방문할 때마다 그리스도 당신을 바라보게 된다”면서 더이상 무력과 폭력,증오에 의지하지 말 것을 세계 인류에 당부했다. 교황은 올해 건강 문제로 성탄절 미사를 집전하지 못했다.교황은 메시지에서 “인류는 그동안 진실을 추구하면서도 그리스도의 가르침과는 다른 잘못된 신념을 만들어 내고,또 그릇된 이데올로기를 추구해 온 점을 인정해야한다”면서 “인류는 때때로 신앙과 인종이 다른 형제자매들을 존중하지도 않고 사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에 앞서 성탄절 전야에 천국의 문으로도 불리는 성베드로 성당의‘거룩한 문’을 열고 새 천년의 도래를 축하했다.
  • 성탄절 전야 지구촌 표정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바티칸시티 베들레헴 외신종합] 20세기 마지막 성탄절 전야를 맞은 지구촌은 새천년 도래의 기대속에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아기 예수 탄생지인 베들레헴 등 성지는 성탄을 축하하는 순례객들과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으며 전세계 가톨릭과 개신교의 교회들에선 성탄 예배 및 미사가 이어졌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4일 가톨릭의 대희년(大禧年)시작을 알리는 성베드로 대성당 성문 개방행사에 이어 자정 전세계 각지에서 온 수만명의 순례자 및 관광객들 앞에서 미사를 집전.앞서 로마의 성 요한 라테라노대성당과성 마리아 대성당의 성문(聖門)개방식도 열렸다. ●3년전부터 ‘베들레헴 2000 프로젝트’팀을 가동, 성탄 전야 및 뉴 밀레니엄 행사를 준비해온 요르단강 서안의 베들레헴은 지구촌 성탄 행사의 절정지.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비롯한 6만여명의 주민들이참석한 가운데 열린 각종 행사는 전세계로 생중계됐다. 2,000년전 아기 예수가 탄생한 마구간으로 새천년 시작전 예수가 강림한다고알려진 ‘성탄(聖誕) 교회’는 한달전부터 몰려든 수천명 순례자들의 환호속에 축하예배를 개최.앞서 스웨덴,케냐,쿠바에서 온 합창단의 합동 공연이 열리기도. ●추수감사절에 이은 미국의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성탄절 전야에 가까운 교회나 성당을 찾은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한세기만에 찾아온 이상난동의 포근한 겨울날씨 속에 성탄휴일을 한껏 즐기는 모습. ●5.5%선을 넘어선 고속 경제성장률 덕에 미국인들의 이번 성탄절은 그야말로 풍요를 자랑하는 기회.지난 달부터 시작된 쇼핑 러시의 매출액이 벌써 지난해 연말까지의 1,800억달러를 넘어섰고 벌써부터 상품재고가 바닥나는 현상을 보이기도. ●그러나 뉴밀레니엄 행사가 거창하게 열릴 워싱턴시와 뉴욕시,그리고 시애틀시는 테러위협 3대 도시로 특별경계령이 내려져 성탄분위기가 다소 가라앉는 모습. hay@
  • [양승현의 취재수첩] 金대통령의 조촐한 聖誕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올 크리스마스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보낸다.성탄절인 25일 관저에서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성탄예배를 보면서 오붓한 시간을 갖는다.예정됐던 이웃과의 성당 미사 참석계획은 취소했다.대통령 도착 한참전에 보안검색을 받고 성당에 입장해야 하는 신도들의 번거로움을 우려해서다. 대신 이날 저녁 모 방송사의 불우이웃 돕기 생방송에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와 나란히 출연,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오후엔 이 여사혼자서 가톨릭과 개신교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한매일신보사 주최 ‘연합과 일치를 위한 성탄축하음악회’에 참석해 뉴밀레니엄을 맞는 종교계의 대화합을 기원한다. ‘토마스 모어’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인 김 대통령과 개신교 신도인 이 여사의 20세기 마지막 성탄절 행사는 생각보다 조촐하다.연휴로 들떠있는 세간의 표정과는 다르고,다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아직 우리 사회의서민·빈곤층,즉 온돌방 윗목은 냉기가 여전하고 꼬인 정국도 그의 발목을잡고 있는 까닭이다.그러나 지난해보다 흐뭇한 대목도 있다고 한다.이달 초부터 김 대통령의 E-메일로 들어오는 어린이와 젊은이들의 성탄축하 카드이다.하루 평균 30여통이 도착하는 E-메일 카드의 내용도 다양하지만,컴퓨터일반화 추세를 읽을 수 있는 증거로 흡족하게 여기고 있다는 전언이다. 인터넷 카드 서비스를 통한 여러 모습의 대통령 캐리커처가 그려진 카드에는 ‘선물로 오징어 10마리를 보낸다’며 오징어 모양([:=)을 10개 찍어보낸 익살스러운 내용도 있고,초등학교 5년 여학생이 ‘고생이 참 많으시네요’라고 쓴 어른스런 내용의 카드도 있다고 한다.또 ‘독수리 5형제는 지구를지키고,D Brothers(김 대통령 지칭)는 남북을 지킨다’는 제목의 한 재수생의 카드는 ‘정말 직접 E-메일을 보느냐’고 궁금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총선승리라는 외곬의 정치판과는 달리 우리도 이제 다양성이 만개(滿開)된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는 20세기 마지막 크리스마스다. 양승현기자 yangbak@
  • 평화 되찾은 명동성당, 천막농성자 모두철수

    서울 명동성당이 21일 평화로운 모습을 되찾았다. 1년 내내 농성과 시위를 하던 범민련과 한총련 등이 천막을 걷고 철수,농성자 없는 날을 맞았다. 성당측은 “크리스마스 등을 앞두고 연말 행사가 많기 때문에 장기 농성단체들에게 몇차례에 걸쳐 철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내 생애의 바닷가에서’ 펴낸 사제시인 이정우

    경북 경산시 자인면은 신라의 고승 원효와 그 아들로 대(大)학자인 설총이태어난 곳이라고 한다.자인(慈仁)이란 고을 이름부터 원효의 자비(慈悲)와설총의 인(仁) 사상에서 한글자씩 따와 지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삼국유사’를 쓴 일연이 불지촌(佛地村)이라고 부를 만큼 불교와 인연이깊은 자인.그 마을 끝자락 계정숲 언덕에는 결코 뽐내지 않는 표정으로 자그마한 천주교회가 하나 앉아 있다. 위대한 불교사상가를 낳은 땅에 대한 경의의 표시일까.사제관에 들어서면 중광스님이 그린 동자승(童子僧)이 먼저 환한 얼굴로 객(客)을 맞는다. 그러나 막상 사제관의 주인은 “이 먼 데까지 뭐하러 왔느냐”고 기자를 나무랐다.이정우 신부(53),그는 최근 ‘내 생애의 바닷가에서’(문학수첩)라는일곱번째 시집을 내놓은 시인이기도 하다. 그의 집무실에는 10대들처럼 요란스럽지는 않지만,외국연예인들의 사진을 담은 자그마한 액자가 여기저기 놓여 있다.소피 마르소와 제임스 딘,찰리 채플린….그러나 눈길을 붙잡는 것은 경주에 갔을 때 샀다는 달마그림이다. 달마는 또 어디로 갔을까./그는 이 세상 어느 마을에 살며/오늘은 누굴 만나러 나들이라도 갔을까./초여름 저녁바람을 쐬러,나는/아픈 다리로 동구 밖을 나서면서/“달마,달마”라고 불러본다.…(달마 1)그는 지난 6월 ‘현대문학’의 청탁으로 달마연작을 썼고,새 시집에도 실었다.왜 가톨릭 사제가 선(禪)불교의 시조인 달마를 이렇게 애타게 찾아다니는 것일까. 그는 “달마는 특정인물이 아니라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빈데로 가서 있는그런 태도를 말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지금 세상속에 무더기로 휩쓸려가면서 죽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혼란스런 세상을 비껴서서 바라보아야겠다고 달마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않아도 그는 요즘 달마처럼 산다.자신이 태어난 자인의 작은 성당을자원한 것도 대구 봉덕성당을 지을 때 다리뼈가 삭는 줄도 모르고 무리를 한탓도 있지만,‘빈곳’에 비껴서 있고 싶어서 였다고 한다.그래서 달마연작에서도 자신이 종종 달마가 된다. 달마가 승용차의 시동을 걸고/온천목욕을 하러간다./낡은 차 안의 카스테레오에서/돈 크라이 아르헨티나가 들려온다.…달마가 점심을 먹으러 간다./홍두깨 국시집에서/손으로 잘빚은 콩국수 한 그릇을 먹고,/선풍기 바람을 쐬며/김치두루마리 만두를 안주로 해서/동동주 한사발을 마신다.(달마 6)이런 ‘달마같은 신부’를 따르는 신자들이 한밤중에 찾아와 옷자락을 잡아끌면,그 또한 고스톱도 같이 치고,노래방에 가 ‘카츄샤’나 ‘번지없는 주막’을 함께 부른다.그는 “신부라고 꼭 기도만 하거나 신앙적이어야 하는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요즘 신자들은 소탈하게 같이 어울려주는 사람을 원한다”면서 “어쨌든 신부 성격에 신자들도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북대 국문과를 졸업하던 해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서울로 올라가 합동통신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뒤늦게 신학교에 들어갔다.그는자신에게서 ‘신부냄새’가 별로 나지않는 것도 이런 사회경험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 곳에서 사제로서는 물론 시인으로서도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한다.97년 부임하자 건물은 폐허에 가까웠고,그는 성당을 되살리기 위해 대구에서 시화전을 열었다.그림과 시집을 팔아 1억 3,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모을 수 있었고,교구에서 일부를 지원받아 오늘의 아담한 성당을 일구었다.그는 “시가 돈이 되는 것을 경험한 시인이 그렇게 많겠느냐”면서 ‘시인이된 것이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달마처럼 웃었다. 경산 서동철기자 dcsuh@
  • 교황, 새천년 축복

    [바티칸시티 AP 연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새 천년을 맞이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바티칸 성당 4곳 모두의 ‘거룩한 문’들을 직접 밀어 연다. 바티칸 관리들은 14일 기자 회견에서 교황이 2000년을 맞이하는 예식에 관해 설명했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14세기부터 33년마다 성년(聖年)을 기념해 왔으며 성년의 첫 시작에 특별히 봉인된 문을 여는 의식을 거행해 왔다. 신자들에게 거룩한 문은 구원에 이르는 문인 예수 그리스도 자신을 상징한다. 2000년 성년은 공식적으로 성탄절 전야부터 시작되며 이 밤에 교황이 몸소베드로 성당의 두 청동문들을 연 뒤 문지방위에 무릎을 꿇고 묵도를 올린다. 이날 아시아와 남태평양에서 온 신자들이 일본과 중국의 악기가 연주되는가운데 성당 입구 통로를 꽃과 향료로 장식한다.교황은 이어 ‘대희년’의기쁨을 상징하는 아프리카 뿔피리 소리에 맞추어 성당에 들어선다. 꽃과 향료,민족 음악과 전세계에서 온 신자들은 “구원의 보편성과 교회의사명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됐다”고 피에로 마리니 교황 의전 담당주교가밝혔다. 교황은 성탄절에 성요한 라테란 성당의 문을,1월1일에는 성마리아 성당의문을,1월18일에는 성 바오로 성당의 문을 각각 열게된다.
  • ‘새즈믄해 종소리’울린다

    전국의 교회,사찰,성당,교당 등에서 15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22일간 지난 천년을 보내고 새 천년을 맞는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새천년준비위원회(위원장 이어령)는 14일 전국의 7대 종단을 대표하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지덕)와 이같이 합의,279개 종교단체의 8만9,152개 종교시설에서 ‘새즈믄해 종소리’를 전파한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17일간은 가는 천년을 아쉬움과 자성 속에서 보낸다는 뜻으로 매일 오후 6시에 타종하고,새해 첫 5일 동안에는 희망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매일 오전 8시에 타종할 계획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대한포럼] 無石無彈의 시위문화를

    사람 얼굴이 서로 다르듯 생각하는 것도 저마다 다르게 마련이다.남의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자기 주장을 관철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민주사회의 질서이자 지혜다.그러나 자기 주장에만 집착해 남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기를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이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얼굴을 닮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집단은 전체주의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개인 또는 집단의 의사를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민주국가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대의(代議)제도에서 소수 집단의 의견을 널리 알리는 시위는 민주주의의 한 요소다.그러나 아무리 정당한 시위라도 남에게 피해나 고통을 준다면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민중대회에 참석한 일부 시위대가 도심에서 밤늦게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여 퇴근길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일부 군중은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투석전을 벌였고,경찰과 충돌해 여경등 경찰관과 시위자 240여명이 부상했다.시위자들은 명동성당까지 이동하면서 곳곳에서 경찰과 난투극을 벌였고 “평화적으로 행진하라”는 안내방송을하던 경찰차량의 유리창을 각목으로 깨뜨리는 등 아수라장을 빚었다. 안타까운 일이다.이번 과격시위는 지난해 5월1일 노동절 행사 이후 최대 규모였다.국민의 정부에서 다양한 의사 표출로 시위 건수는 늘었으나 과거와같은 폭력시위는 사라져 평화적인 시위문화 정착을 기대케 했다.올 들어 현재까지 시위건수는 1만4,424건으로 전년도보다 20% 정도 늘었고 폭력시위도20여회 발생했으나 최루탄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6월항쟁이 있었던 87년 67만발이 사용된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올해를 ‘무(無)최루탄 원년’으로 기록하기 위해 최루탄사용을 최대로 자제, 이번 과격시위때 부상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나아가 평화적인 시위문화를 이룩한다는 목표로 집회장소 전면에 여경을 배치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경찰행동 강령을 마련해 실천하기로 했다. 강령중에는 뛰지말고,잡지 말고,욕하지 말 것과 야간 골목길 등에서 시위대를 검거하지 말 것 등 바람직한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지키기 힘들 때가 있다고 본다.이를테면 진압경찰이 가장 두려워하는 돌멩이가 날아올 때 재빨리 피하려는 게 본능인데 뛰지 말라는 것은 전경들의 피해만 확대시킬 우려가 있는 것 등이다. 경찰의 노력만으로 평화적인 시위문화가 정착되기는 힘들다.시위자와 진압경찰이 함께 ‘게임의 룰’을 지켜야만 바람직한 시위문화를 기대할 수 있기때문이다. 인류학자 호이징가가 인간을 ‘놀이하는 사람’(homo ludens)으로규정하고 모든 형태의 문화는 놀이 요소가 있으며 또한 모든 놀이는 반드시규칙이 있다고 했다.시위문화도 일정한 놀이 규칙인 ‘게임의 룰’이 지켜질때 문화로서 승화될 수 있다 하겠다. 시위는 자신의 주장을 널리 알려 대중의 지지를 받아내는 데 목적이 있다. 방법은 평화적이고 합법적이어야 하며 어떠한 폭력이나 과격 행동도 규칙에위배된다.다른 사람이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강요하는 것도 규칙에 위배된다.대중의 지지를받지 못하면 자신의 주장을 굽히는 것이 민주사회의 순리다. 경찰의 공권력 행사에도 물론 일정한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공권력은 도덕성과 권위가 생명이다.민주국가는 법치국가이며 법치국가에서는 공권력만이합법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그러기에 공권력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만 엄격하고 공정히 사용돼야 한다.과거 공권력이 악용되거나 남용됐기 때문에 오늘날 그 권위가 무시당하기 일쑤다.경찰의 시위대응 행동강령이 공권력의 약화가 아닌 엄격한 집행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폭력·과격시위는어떠한 경우도 용납돼서는 안되며 돌멩이와 최루탄이 없는 ‘무석무탄’ (無石無彈)의 평화적인 시위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외언내언] 시스틴 성당

    로마 교황청의 한 모퉁이에 자리잡은 시스틴 성당은 교황 선출 장소로 유명하지만 일반인들에겐 르네상스 회화의 보고(寶庫)로 더 주목 받는 곳이다.이성당에 처음 그려진 벽화는 ‘예수의 생애’와 ‘모세의 생애’ 등 좌우 벽면에 그려진 12점.보티첼리·기를란다이요·페루지노·시뇨렐리·로셀리 등당시 피렌체와 움브리아의 대표적 화가들이 교황 식스투스 4세의 명령을 받고 1481∼1483년에 제작한 것이다. 이어 미켈란젤로의 저 유명한 천정화와 ‘최후의 심판’이 그려진다.천지창조를 보여주는 천정화는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령으로,제단 뒤 벽의 ‘최후의 심판’은 교황 바오로 3세의 위촉을 받아 그려졌다.결국 시스틴 성당에는르네상스 전기부터 후기 바로크 회화의 태동까지 보여주는 작품들이 함께 모이게 됐다. 특히 미켈란젤로의 작품은 ‘지난 1,000년간 최고의 그림’으로선정(96년 미국 신문 워싱턴 포스트)됐을 정도의 걸작이다. 이 위대한 미술품들이 오랜 세월 먼지로 흐려지고 후세의 가필로 훼손된 것을 복원하는 작업이 20년 만에 마무리돼 11일 그 축하미사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집전으로 열렸다.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중 하느님이 아담에게숨결을 불어 넣는 장면이 지난 89년 복원되고 ‘최후의 심판’이 94년 복원된 데 이어 마지막 남아있던 성당 좌우 벽면의 그림 12점의 먼지제거 작업이끝난 것이다. 이번 좌우벽면 벽화 복원작업에 들어간 경비만도 310만달러에 이른다.‘최후의 심판’ 복원비용은 일본의 한 TV방송사가 그림 판권을 갖는 대신 부담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복원작업 과정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최후의 심판’에 등장하는 나체 인물들에 대한 후세의 가필을 제거하는 일이었다.미켈란젤로는 예수는 물론 베드로 등 등장인물 1백여명을 모두 나체로 그렸으나 16세기 후반부터 신성모독이라는 비판에 밀려 주요인물의 국부를 가리는 가필이 시작돼 17,18세기까지 40여명의 인물에 허리띠가 입혀졌다. 교황청은 복원작업을 시작하면서 가필된 부분을 제거하기로 했으나 적나라한 묘사에 충격을 받아 16세기 ‘허리띠 제조자’ 다니엘 다 볼테라가 가필한 부분은그대로 남기기로 했다.이 과정에서 지옥의 심판관 미노스의 남성이 뱀에 물린 것으로 드러나,미켈란젤로와 사이가 나빠 미노스의 모델이 된교황청 의전관 비아조 마르티넬리에 대한 화가의 그림을 통한 복수가 미소를자아내기도 했다. 시스틴 성당 벽화 복원작업이 원화의 예술성을 오히려 훼손시켰다는 논란도없지 않으나 시멘트와 철근에 싸여 원래 모습이 아리송해진 우리 석굴암 복원작업은 언제쯤 시작될 수 있을는지 궁금해진다. [任英淑 논설위원 ysi@]
  • 시스틴성당 벽화 복원 완료

    로마교황청내 시스틴 성당의 프레스코 벽화 복원작업이 20년만에 마무리돼10일 전세계 언론에 공개됐다. 시스틴 성당은 역대 교황선출의 장소로 이용돼온 곳으로 그 내부엔 미켈란젤로의 천정화 ‘최후의 심판’을 비롯,세계에서 가장 귀한 프레스코화들이벽면을 수놓고 있다. 20년전에 복원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이후 시스틴 성당은 그동안 두번의 대대적인 복원작업을 거쳤다. 이번에 끝낸 마지막 복원공사는 보티첼리,페루지노,시그노렐리,기르란다이오 등 15세기∼16세기 화가들의 작품에 붙은 그을음과 먼지를 제거하고 본래의 색을 덧칠하는 작업이었다. 지난 94년 이후 시작된 마지막 복원공사 비용만 300만달러(약 36억원)로 그동안 복원비용도 엄청난 액수를 헤아린다. 전문가들은 수백년 동안 색이 바랬던 작품들이 복원공사로 원래 색상을 되찾은 만큼 이후 수십년은 현재의 밝은 색깔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스틴 성당측은 새로 단장된 벽화들을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 특수 공기정화장치를 설치,이용할 예정에 있다.내년부터 가동될 이 공기정화시스템은매년 수백만명의 방문객과 함께 따라들어오는 각종 오염물질을 차단하게 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1일 시스틴 성당의 복원공사 완료를 축하하는 미사를 집전했으며 이 미사에는 지금껏 복원비용을 댄 개인 성금후원자들이 초청됐다. 이경옥기자 ok@
  • 강화도 길상면에 직업훈련학교‘우리마을’22일 문열어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위한 근로공동체겸 직업훈련학교 ‘우리마을’이 22일로 예정된 준공을 앞두고 강화도 길상면 온수리에서 막바지 단장중이다.‘우리마을’은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을 지낸 김성수(金成洙ㆍ69) 주교가 94년은퇴이후 구상해온 ‘사랑의 집’으로 지난 5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8개월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 김주교가 ‘우리마을’을 생각해낸 것은 지난 94년.정신지체 장애인을 위해 오랫동안 맡았던 성 베드로학교 졸업식장에서 졸업후 갈 곳이 없다며 우는한 졸업생을 보고 서였다.김 주교는 선대로 부터 물려받은 시가 20억원 상당의 땅 2,000여평을 기증했고 설립기금 마련을 위해 성공회 대성당 뜰에서 손수 커피를 타 팔기도 했다. ‘우리마을’은 연면적 610평 규모에 작업실,세미나실 겸 음악치료실,2인1실의 숙소,거실,스터디룸,샤워실 등을 갖추고 있다.장애인들의 정서적 안정과 환경친화를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70%를 목조로 꾸몄다.공사현장에서 나온 돌로 담을 쌓아 마치 산림속의 별장처럼 아늑한 모습이다.숙소동은 요람형태로마치 작품과 같은 분위기를 준다.설계와 시공은 솔토즈 조병수 건축연구소와 엠에이(주)가 맡았다.건축비는 모두 25억원으로 지방비와 국비 각10억원씩이 들어갔고 성공회가 나머지 5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리마을’은 우선 내년초 18∼25세의 경증 정신지체장애인 66명(30명 기숙,36명 출퇴근)을 뽑아 수경재배 콩나물재배,제빵,도자기 등 본격적인 재할교육을 실시한다.어느 정도 기술이 쌓이면 장애인들이 만든 상품에 ‘우리마을’이란 상표를 붙여 판매도 할 계획이다.교육기간은 일단 3∼5년으로 한정하지만 자활이 가능한 장애인들을 소그룹으로 묶어 사회에 진출시킨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김성수 우리마을 원장은 “조금만 도와주면 자립할 수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우리마을’과 같은 복지시설이 늘어나야겠지만 근본적으로 가정과 사회에서 장애인을 방치하지 않고 수용해 별도의 복지시설이 필요없도록 관심을갖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평생 몸 담아온 성직자 인생의 마지막 임무로까지 생각하는 김주교는 “장애인들이 공동체생활을 통해안정된 분위기에서 일을 배우고 이를 토대로 자기삶을 찾아나갈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장애인의 자활능력을 키워주는복지시설이 많이 생겨나는데 밑거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지구촌 밀레니엄 준비] 이탈리아

    인류가 새 천년의 장정에 나서는 역사적 순간이며 25년마다 도래하는 가톨릭 ‘성년(聖年·Jubilee)’이기도 한 2000년 새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이탈리안들은 새로운 희망을 안고 준비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그동안 성년 준비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총리실에 성년준비위원회를 설치했다.3년간 총 40억달러에 달하는 특별예산을 투입하여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종교단체와 민간이 혼연일체가 되어 2,000여개에 달하는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탈리아는 성지 순례객을 비롯하여 성년기간에 로마를 찾는 방문객만 해도 2,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이들을 맞을 수 있는 교통,숙박,안내·서비스시설 등 각종 인프라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적 문화유산을 무수히 보유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2,000년 서구문명의증거이기도 한 이 귀중한 문화재들을 손질하기에 여념이 없다.로마제국의 대표적 유물인 콜로세움과 가톨릭의 총본산인 베드로성당 등이 오랜 때를 벗고 새 천년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새 천년 맞이에 많은 예산을투입하면서도 새로운 조형물은 거의 만들지 않는다.로마시가 새 천년 맞이로 만든 조형물이라면 새 천년 도래를 카운트다운하기 위하여 베네치아 광장에 세운 조그만 시계탑 정도이다. 뭔가 새로운 초현대적인 조형물을 만들기보다는 1,000∼2,000년을 견뎌온보물들을 닦고 손질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는 것은 로마제국 문명과 기독교문명,그리고 르네상스 문명이 살아 숨쉬는 과거를 새 천년 미래에 조명하여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려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정신에서 비롯됐다. 오랜 기독교 역사의 배경을 가진 이탈리아는 새 천년을 계기로 인간이 정신적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서구는 르네상스 이래 휴머니즘과 자유정신을 바탕으로 세계의 정신문화와 물질문명을 선도하여 왔다. 이런 맥락에서 인류가 도덕성을 회복하고 사랑과 평화 속에 가치있는 삶을영위하는 길을 보여주기 위해 로마시와 바티칸이 연대해 한해 동안 총 600여개에 달하는 다채로운 대규모 종교·문화·예술 행사를 준비,세계인들의 동참을 기대하고 있다.1월1일 5만명이 모이는 밀레니엄 평화 마라톤 대회를 필두로 8월 중순 150만여명의 청소년이 참가하는 세계청소년대회,5·1 노동자성년의 날,가족 성년의 날 등이 대표적이다. 참피 대통령도 2000년을 기하여 전 인류가 마음과 힘을 모아 협력과 정의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회를 건설해 세계평화,안정,번영을 이룩하고 관용을 베풀어 평등,단결,사회정의를 실현해나갈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21세기에 세계의 중심국가로 발전하기 위하여 각 분야에 걸쳐개혁을 거국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내적으로 정치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의원선거법 개정 등 제도개혁을 서두르는 한편,행정능률 향상을 위하여 2001년에는 중앙부처를 10개로 축소 개편할 예정이다. 이제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은 지리적 원격성과 언어장벽 등 장애물을 뛰어넘어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증대하여 성숙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대구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밀라노 프로젝트’가 장래의 한-이탈리아 협력관계를 상징하게 될 것이다.鄭 泰 翼 駐이탈리아 대사
  • [민속마을을 찾아서] 전주 풍남‘교동일대

    * 300년 한옥마을에 역사의 향기 듬뿍 예향(藝鄕) 전주.거문고 명인 강동일의 산조와 판소리 가락이 문화의 향기를 더해주는 국악과 전통문화의 도시.옛부터 예기(藝氣)와 풍류가 넘쳐흐르던 예술의 땅.옛 기와집의 처마 끝에도 예술과 전통문화의 맥이 살아 있다. 전주에는 그러한 기와집들이 군락을 이루며 건축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한옥 마을이 있다. 전주시는 한옥이 밀집돼 있는 풍남동·교동 일대를 ‘전주 전통문화특구’로 지정,세계적인 문화·관광 명소로 만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있다.8만7,000여평의 문화특구에는 800여 채의 기와집들이 세월의 풍화작용과 산업화의 광풍을 힘겹게 견뎌내며 한옥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전주시 한옥 마을은 현대화된 도시 속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 가옥밀집 지역.현대와 과거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조선시대 후기 이후 건축문화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전통 한옥 중에는 지난해 타계한 작가 최명희의생가와 그의 소설 ‘혼불’에 나오는 전주 최씨 종택도 있다.최씨 종택은 조선시대 건축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다.300여년의 세월이 지나 조금은 퇴락한 모습이지만 그 고풍스러움에 역사의 향기가 담겨 있다. 전라북도 민속자료로 지정된 학인당은 전통 기와집의 화려함을 뽐내고 있다.넓은 집과 잘 가꿔진 정원에는 민중들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했던 양반들의삶의 흔적이 전해 내려오는 듯 하다. 전통문화특구에 있는 리베라 호텔에서 내려다 보는 한옥 마을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우아하고 아름답다.리베라 호텔은 외국인들이 투숙하면 전통 가옥을 볼 수 있는 쪽의 방으로 안내한다고 호텔 관계자는 밝혔다.그는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한국 건축문화의 독특함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고 들려준다. 그러나 눈에 거슬리는 건물들도 있다.옛집을 헐어내고 현대문명의 편리함을 좇아 새로 지은 집들.현대식 건물들은 생활하기에는 편리하겠지만 한옥 마을의 우아한 풍광의 조화를 깨뜨리고 있다.전주시는 새로 지은 집들을 전통기와집으로 교체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전통문화특구 중심에는 전통문화의 거리도 만들어진다.길이 550m 너비 15m의전통문화 거리에서는 문화행사,거리 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 전주시민과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전주 명물인부채와 민속주,한지서예,전통가구,국악기 등을 전시할 쌈지박물관 2동도 만들어진다. 판소리 중심지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판소리 전용극장인 전통문화센터도 짓는다.3층(1,276평) 건물로 2001년 완공 예정.전통 음식센터,전통 공예 및 특산품 판매점 등도 갖출 예정.전주에서는 지금도 정기적으로 판소리등 국악 공연이 펼쳐진다. 전주에 있는 도립국악원에서는 매주 토요일 국악공연이 있으며 덕진예술관에서도 판소리 공연 등이 있다. 전주시는 2002년까지 600억원을 투자,전통문화특구 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사업이 완성되면 문화특구 안에 있는 전통 기와집과 태조 이성계의 영정을 봉안하고 있는 경기전(慶基殿),향교,1914년 건축된 전동 성당 등의 문화재들이 한데 어우러져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향의 전통이 판소리 가락에 실려 전해 내려오는 전주는 전통문화가 더욱빛나는 문화예술의 도시가 되고 있다. 전주 이창순기자 cslee@ ** '전통문화특구' 사업은 전주 전통문화특구 사업은 지난 98년 시작되어 2002년에 완성될 예정이다. 문화특구 사업은 80년대 이후 건물,전통 가옥과 양식이 다른 건물 등의 재건축 등을 통해 전주를 전통문화가 살아 있는 문화예술의 도시로 만들어 고유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다. 전주시는 문화특구 사업을 위한 법을 만들어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센티브제도을 도입,가능하면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그러나 7m 이하의 목조 기와집으로 짓도록 건축의 제한을 둘 예정이다. 인센티브 제도에 따라 전통 기와집으로 재건축하거나 개축할 경우 3,000만원 이내에서 건축비의 50%를 지원할 방침이다.기와,건물 정비,담장 및 대문설치 등의 비용도 2,000만원 한도내에서 50∼70%까지 지원할 예정이다.재산세·도시계획세 면제등 세제 혜택도 준다.공용 주차장도 대대적으로 정비할예정이다. 김완주 전주 시장은 “전통문화특구 사업 등을 통해 전주를 전통의 멋과 맛이 웅축된 도시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는 특히 “백제문화 유산을복원하여 고유한 전통문화를 이어감과 동시에 일본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2003년 전주 공항이 완공되고 주변에 골프장이 많아지면 일본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박호빈의 기획무용 2題 눈길

    30대 초반인 현대무용가 박호빈은 21세기 한국 무용계를 이끌 대표주자 가운데 한 사람.그의 무용단 댄스컴퍼니 조박이 세번째 기획공연 ‘히포크라테스의 침묵’을 무대에 올린다.11일 오후7시,12일 오후 4시·7시.문예회관 대극장(02)2272-2153. 이 공연은 1부 ‘녹색전갈의 비밀’과 2부 ‘히포크라테스의 침묵’으로 구성된다.‘녹색전갈…’은 박호빈의 대표작,‘히포크라테스…’는 신작이다. ‘히포크라테스’는 뇌사 판정을 둘러싼 의학계와 종교계의 치열한 공방을소재로 했다.한 의사가 텅빈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하며 지난 세월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학생 시절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낭독하는 모습에서 최근 벌어진 장기 불법매매 소동까지. 마지막 장면.뇌사자의 영혼이 침대에서 나와 살풀이를 하고 사라진 뒤 홀로남은 의사는 “내 영혼은 누가 거두어줄 것인가”를 되뇌인다.안무자는 생명연장의 수단으로써 이용되는 뇌사판정,장기매매의 범람 속에서 인간 존엄성상실을 우려의 눈으로 응시한다. ‘녹색전갈’은,교미를 막 끝낸 전갈 암컷이수컷을 잡아먹는 모티브에서 ‘창조를 위한 파괴’‘파멸로 향한 창조’를 춤춘다.지난해 제5회 민족춤제전에서 초연한 뒤 지난 5월 제1회 대전 현대무용페스티벌에서 앙코르공연을 했다.지난달에는 미국의 워싱턴DC 등 네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벌여 그때마다격찬을 받았다. 예컨대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11월17일자에서 “춤은 너무나 아름다웠다…춤으로 된 시에 가까웠다”고 했고,필라델피아 인콰이어는 “이질적인 신비로움과 놀라움을 갖춘 작품”(11월16일자)이라고 평했다.박호빈은 내년 5월 프랑스로 유학갈 예정이어서 이번 공연은 그의 ‘활동 1기’를 마무리하는 성격이 짙다. 이용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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