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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포 발바리’ 잡혔다

    ‘마포 발바리’ 잡혔다

    서울 중·서부 일대에서 13명의 여성들을 잇달아 성폭행해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이른바 ‘마포 발바리’가 마침내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7일 마포구 아현동과 서대문구 충정로, 중구 만리동 등에서 16건의 성폭행과 강도·절도 사건을 저지른 혐의로 김모(31·금천구 시흥동)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올 1월10일 오후 마포구 신공덕동 한 주택의 열린 문을 통해 들어가 잠자고 있던 A(20·여)씨를 흉기로 위협, 성폭행하는 등 지난해 1월부터 1년여간 16차례에 걸쳐 강도·강간을 저질러 13명의 여성을 성폭행하고 85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초등학생 1명, 중·고생 4명, 성인 8명이 성폭행을 당했다. 경찰은 “확인된 16건 외에도 성폭행 1건과 강도 1건, 절도 6건 등 8건의 추가 범행을 자백받았으며 현재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 자백이 모두 사실로 드러나면 전체 범행건수는 24건으로 늘어난다. ●강·절도 등 8건 추가범행 자백 김씨는 주택가를 배회하다 방범이 허술해 보이는 집을 범행대상으로 찍었다. 성폭행 13건 가운데 8건이 열린 문을 통해 들어간 경우다. 문이 잠겼을 때에는 “복덕방에서 옆집을 보러 왔다.”고 속이고 문을 열게 하거나 외출에서 돌아오는 여성을 뒤따라 들어갔다. 범행을 마친 뒤에는 피해자 집의 현관문 손잡이 등에 남은 지문을 지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왜 저질렀나? 김씨는 “동거녀와 헤어진 뒤 성욕을 충족시키고 동거녀를 찾을 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마포구와 서대문구에서 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은 17세 때부터 이 일대에서 살아 지리를 잘 알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 첫 범행 이후 5개월간 동거녀를 찾으러 부산에 다녀왔다. 지난해 9월에도 2개월 동안 동거녀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훔친 귀금속은 남대문 시장에 내다 팔았고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는 제품번호로 꼬리가 잡힐 것을 우려해 부숴 버렸다.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훔친 수표 뒷면에 가명과 가짜 주민번호를 사용했고 7번째 범행 뒤에는 피해자 앞에서 휴대전화로 “○○야, 올라오지마.”라고 가명을 부르는 등 공범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도 했다. ●어떻게 잡았나? 경찰은 지난해 12월9일 서대문구 충정로 빈집 절도사건 현장의 깨진 현관문 유리에서 채취한 혈흔이 연쇄 성폭행범의 것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연쇄 성폭행이 처음 일어난 지난해 1월 이후 마포 일대에서 발생한 1762건의 강·절도 사건을 전면 재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올 1월6일 김씨가 서대문구 아현동에서 70만원 상당의 현금과 수표를 날치기해 이중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한 신발가게에서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김씨가 수표 뒷면에 이서할 때 사용한 이름이 사건현장에서 공범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불렀던 이름과 같은 점에 주목했다. 경찰은 수표를 정밀감식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김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26일 오전 관악구 신림동의 한 모텔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일단 27일 새벽 지난해 8월과 올 1월 발생한 강·절도를 적용해 김씨를 구속하고 27일 아침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김씨의 유전자(DNA)가 13건의 성폭행과 1건의 절도사건 용의자의 것과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사건 관련 보도가 나간 이후 더 이상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잡힐까봐 불안해 매일 성당에 다니며 기도했는데 홀어머니 때문에 자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 검거에 공을 세운 마포경찰서 이관형 경사와 김양준 경장을 1계급 특진시켰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정진석 추기경 서임 감사 미사

    25일 오후 3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한국천주교 주최로 정진석 추기경 서임 감사 미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미사에는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이문희·최창무 대주교와 강우일·이병호·김지석·장익 주교 등 주교단,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 정교회 한국대교구장인 소티리오스 트람바스 대주교,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인 박경조 주교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밖에 황인성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 김장실 문화관광부 종무실장, 강영훈·이회창 전 총리, 박근혜·안택수·고흥길·곽성문·김기춘(이상 한나라당), 신국환(국민중심당), 강금실(열린우리당) 의원, 조남호 서초구청장, 황영기 우리은행장 등 각계 인사와 신자 2500명이 참석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강론에서 “추기경 서임을 축하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려면 모든 이가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서로 남의 인권을 존중해야 할 것이며 물질만이 행복을 보장한다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길섶에서] 거리의 화가/이목희 논설위원

    20년 전 파리에 갔을 때 모든 게 멋져 보였다. 새벽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해 시내로 들어가는 길. 여배우 페이 더너웨이가 주연한 ‘파리는 안개에 젖어’ 무드 그대로였다. 노트르담 대성당, 베르사유 궁전은 근사했고, 문화선진국의 향내가 진했다. 몽마르트 언덕에서 거리의 화가를 처음으로 봤다. 그냥 지나치면 문화인이 안될 듯싶어서 거금(?)을 들여 초상화를 그리도록 했다. 얼마 전 벚꽃축제가 열린 여의도 윤중로를 찾았다. 서울도 대학로, 인사동, 청계천에 거리의 화가가 생겼으나 이번에는 숫자가 많았다.30~40명은 될까. 빵모자를 삐뚜름히 쓰고 열심히 그리고 있었다. 주말에 모처럼 시간이 넉넉해 한참 지켜봤다.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았고, 완성도가 높았다. 파리 화가들과 비교해 보자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집 벽장을 뒤지니 20년 전 초상화가 둘둘 말려 있었다. 펼쳐보는 순간 파리의 문화 환상이 무참히 깨졌다. 어쩜 그리 못 그렸는지. 우리 거리의 화가들을 파리로 옮기면 그곳이 뒤집힐텐데…. 최근 몽마르트를 다녀온 이에 따르면 한국인 거리 화가가 꽤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파 앤드 어웨이(EBS 오후 1시50분) 신천지 미국을 찾아 서부를 개척했던 이주민 이야기에 아일랜드계 젊은 소작농과 지주 딸의 사랑을 곁들여 웅장한 서사시로 그리고 있다.1992년 칸영화제 폐막작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영화를 연출한 론 하워드 감독은 블록버스터든 따뜻한 감성이 넘치는 소품이든, 어떤 것을 맡아도 작품을 매끈하게 뽑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댄 브라운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문제작 ‘다빈치 코드’의 전세계 개봉을 앞뒀다. 한때 부부였던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이 카레이서를 소재로 했던 영화 ‘데이즈 오브 선더’(1990)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세기의 커플이었던 이들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샷’(1999)을 마지막으로 갈라섰다. 19세기 말 아일랜드는 지주들의 억압과 부당한 대우에 대해 소작농의 분노가 쌓여가고 있었다. 소작농의 막내 아들 조지프 다넬리(톰 크루즈)는 아버지가 지주 때문에 숨졌다고 생각하고 지주를 죽이려고 하지만 낡은 총 때문에 실패한다. 조지프는 이 과정에서 만나 반하게 된 지주의 딸 셰넌(니콜 키드먼)과 함께 토지를 얻기 위해 미국으로 간다. 보스턴에 도착한 셰넌은 가져간 물건을 모두 도둑맞고 닭털 뽑는 노동자가 되고 조지프는 권투 경기를 하며 돈을 모은다. 셰넌에 대한 감정 때문에 경기를 망치게 된 조지프는 보스턴에서 쫓겨나게 되는데….1992년작.140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8일후(XTM 밤 2시45분) 영국 B BC TV 프로듀서였다가 첫 장편 영화 ‘셸로 그레이브’(1994)와 두 번째 작품 ‘트레인스포팅’(1996)에서 연달아 성공을 거둔 대니 보일 감독의 작품이다. 공포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좀비를 다루고 있는 작품. 이 영화에서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원인은 분노 바이러스라는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다. 동물보호 운동가들이 영국의 연구소에 침입해 쇠사슬에 묶여있는 침팬지들을 풀어준다.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침팬지들은 이들을 공격하게 된다. 28일이 흐른 뒤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져있던 자전거배달부 짐(실리안 머피)이 런던의 한 병원에서 깨어난다. 그는 병원뿐만 아니라 거리 전체가 비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짐은 성당에 갔다가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을 만나게 되는데….2002년작.113분.
  • [부고]

    ●김은용(서울신문 북청주지국장)씨 모친상 19일 충북 청주의료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43)279-2769 ●송우천(전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씨 별세 두찬(올림푸스 디지털네트웍스)두휘(스위프트 트레이드)씨 부친상 18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30분 (02)392-3499 ●송경준(재미 사업)기한(사업)기호(재미 목사)씨 모친상 김영복(사업)박성철(신원 회장)이동봉(사업)문종성(재미 목사)씨 빙모상 19일 서울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2)2072-2022 ●박성준(조은정보통신 대표)홍준(아더스테크놀러지 〃)씨 모친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11시30분 (02)3010-2295 ●강신호(사업)신욱(한국부동산정보통신 대표)씨 부친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5시 (02)3010-2237 ●안성철(의왕시상공회의소 회장·한진화학 대표)효철(한진화학 전무)씨 모친상 허형화(도화상사 대표)유병문(임마누엘 〃)장재훈(캐나다 거주)씨 빙모상 허준(삼성생명)씨 외조모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30분 (02)3010-2230 ●박재양(성남시 공보팀장)씨 부친상 18일 분당 차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30분 (031)780-6165 ●서영호(송파구청 세무1과)인호(송파센터 C)영희(학생)씨 부친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11시 (02)3010-2236 ●윤희청(인천시 공보관실)씨 모친상 19일 경북 예천장례식장, 발인 21일 오전 7시 010-3015-0244 ●경의수(전 현대증권 용인지점장)씨 별세 19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30분 (02)392-0499 ●이금진(전 제주시 공보계장)씨 별세 이신호(제주시 세무1과장)씨 상배 19일 제주 화북성당, 발인 22일 오전 9시 010-9008-6464 ●정정호(사업)씨 부친상 정송학(전 후지제록스 호남 대표)조민행(육군본부 법무관실)최연석(사업)이상모(남부지검 조사과)김정훈(한국조세연구원 제정연구실장)임철환(랜드여행사)씨 빙부상 19일 건국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02)2030-7901 ●장지하(사업)지국(〃)지익(형설출판사 대표)지상(경북대 교수)씨 모친상 노병달(세무사)씨 빙모상 19일 경북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53)420-6145
  •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2) 로마네스크 걸작 성공회 서울대성당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2) 로마네스크 걸작 성공회 서울대성당

    ‘신을 영접하는 난공불락의 성채’‘거대한 블록으로 짜맞춘 십자가’.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인 서울대성당(서울 중구 정동 3번지,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5호)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비쳐지는 특이한 건물이다.‘한국 유일의 로마네스크 건물’이자 88서울올림픽때 100명의 건축가가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지정했던 십자가 형상의 건물. 비슷한 시기의 모든 교회 건물이 천편일률적으로 고딕양식을 따랐던 것과는 달리 로마네스크 양식을 택해 교회 건축의 새 물꼬를 튼 성당이다. 수궁을 낀 서울의 정동은 개항기 열강의 공관들이 앞다투어 자리잡아 ‘한국 서구화의 1번지’로 불렸던 곳.1883년 미국 공사관을 시작으로 1884년 영국,1885년 러시아 공사관이 차례로 들어서 치열한 외교전을 폈으며 이후 1920년때까지 근대식 학교며 교회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영국 국교인 성공회가 덕수궁 북측, 영국대사관 동측에 터를 잡은 것도 이같은 흐름에 편승해서다. 대한성공회의 전신인 조선종고성교회(朝鮮宗古聖敎會)의 초대 주교였던 코프(C.John Corfe 1843-1921)주교가 제물포항에 첫 발을 디딘 것은 1890년 9월29일. 코프 주교는 영국대사관에 인접한 지금의 정동 대성당 자리와 낙동(명동 대연각 호텔근처) 등 두 곳에 성당 터를 마련했다. 일본인은 낙동, 영국인과 한국인은 정동에서 따로따로 예배를 드리고 있을 때였다. 이가운데 정동의 것은 1890년 12월21일 기존 한옥에 십자가를 달아 장림성당으로 이름붙여졌는데 이듬해 11월1일부터 정기적인 미사를 드리기 시작, 공식적인 교회로 출발했다. 대한성공회는 이날을 교회 창립일로 삼는다. 당시만 하더라도 성공회 교회에서 한국인은 아주 홀대받는 처지에 있었던 것 같다. 영어로 진행되는 미사는 외국인들의 차지였고 한국인들은 바깥에서 구경만 해야 했다. 한국인은 한참 후에야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장림성당은 1892년에 한옥성당으로 신축되어 1926년 현재의 대성당이 세워질 때까지 대한성공회의 중심성당이었다.‘따로 따로 예배’를 청산하기 위한 새 성당이 축성된 것은 1911년에 부임한 제3대 트롤로프(M.N.Trollope 1862-1930) 주교 때. 트롤로프는 ‘십자가의 승리를 증거할’웅대한 고딕 대성당을 바랐지만 설계자인 아서 딕슨(A.Dixon 1856-1929)의 주장을 따라 로마네스크 건물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서 딕슨은 옥스퍼드 출신의 건축 전문가로 “고딕보다는 덕수궁 터의 스카이라인에 잘 어울리고 서양 초대교회의 순수하고 단순함을 담지한 로마네스크 양식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건축 경비는 전액 영국에서 모금해 들여왔는데 설계자 딕슨은 건축비는 물론 십자가를 비롯한 모든 성물을 영국으로부터 봉헌받아 일일이 검열해 성당에 안치했다고 한다.1922년 3월에 착공하여 건물이 축성된 것은 1926년 5월2일. 비로소 한 지붕안에 세 가족(한국인, 영국인, 일본인)이 모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영국으로부터의 재원조달이 어렵게 되고 일제의 물자동원령에 따라 자재조달이 막혀 원 설계와는 달리 십자가의 좌우 날개부분과 회중석 4개의 공간을 갖추지 못한 채 1자형의 완전치 못한 건물로 마감해야 했다. 성당 헌당식 당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과 영국 각지의 성당에서 일제히 기념예배가 올려졌지만 정작 한국에선 순종의 국장 중이어서 간소하게 치러졌다. 이후 1993년 원 설계도를 발견,1996년 증축완성때까지 이 성당은 70년간 ‘미완의 건물’로 남아 있었다. ‘로마풍’이라는 뜻의 로마네스크 양식은 8세기말∼13세기초 유럽에서 발달한 건축양식. 십자가를 눕혀놓은 듯한 장축형 평면이 기본골격으로,‘뾰족탑’을 연상시키는 고딕식과는 사뭇 다르다. 딕슨의 뜻대로 이 성당은 웅장한 서양 건축과 한국의 전통건축 기법이 맞닿아 있다. 화강암 축조를 비롯해 처마 끝부분 처리, 대성당의 창, 지붕의 한식기와, 그리고 덕수궁의 팔작지붕과 어울리는 사각종탑 등 한국의 전통건축 요소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원만한 경사지에 동쪽 제단과 서측 출입구 정면을 둔 십자형의 1층 대성당은 7개의 큰 공간을 가진 외진과 교차부, 내진, 그리고 배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좌우 익랑에는 각각 부제단이 놓여 있는데 북측이 성모마리아 제단, 남측이 성십자가 제단. 영국인과 일본인을 구별해 예배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다. 성당 바닥은 원래 목조 마루였으나 증축공사때 화강석을 깔았다. 외벽은 강화도산 화강석과 적벽돌의 조적구조. 탑은 중앙탑과 인접한 2개의 작은 종탑, 그리고 각 날개 모서리의 소탑 8개가 세워져 있다.성당으로 들어서면 확연히 눈에 띄는 것이 성단 끝의 모자이크 제단. 윗부분 반(半)돔에 예수 그리스도가 화려한 색유리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왼손으로 ‘나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적힌 책을 펴보이고 있고 바른손은 위로 향한채 세 손가락을 편 모습이다.아래 중앙에는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 왼쪽에는 순교자 스테판과 이사야, 오른쪽에는 요한과 성 니콜라 주교가 각각 독립된 모자이크로 새겨져 있다. 화강암 대제단과 그 중앙의 십자가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주교 14명이 초대교구장 코프 주교를 기념해 기증했다고 한다. 성당 왼쪽에 설치된 파이프 1450개의 파이프오르간도 볼거리.1층 대성당 북쪽 종탑의 계단실과 지하홀을 통해 지하 소성당으로 들어가면 한가운데에 대성당을 건립한 트롤로프 주교의 묘비 황동판이 눈에 들어온다. 황동판 아래에 트롤로프 주교의 영구가 안치되어 있다. 트롤로프는 1930년 영국에서 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오다가 일본 고베항에서 배사고를 당해 사망한 비운의 인물. 당시 서울 사대문 안에서의 매장이 금지됐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당시 영국 총영사와 성공회의 위세가 어떠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성공회의 역사는 수난의 연속이었다. 서울대성당 건립이 중단되는 불운을 겪은데 이어 일제 강점기 주교가 영국으로 추방되고 해방때까지 일본인에게 교회가 맡겨졌던 것은 아픔으로 남아있다. 한국전쟁 중에는 제4대 주교였던 구세실 주교가 공산군에 납치되었고 선교사와 주임사제, 수녀가 끌려가서 목숨을 잃었다. 퇴각하던 공산군이 성당에 따발총을 난사해 지금도 성당의 동쪽 제대 외벽에는 총탄자국들이 선명하다.1970년대 군사정권 아래에선 사제들이 잇따라 연행, 감시를 당했고 예배까지 방해를 받았다.1987년 6월10일 이른바 ‘6월민주항쟁’의 시발점으로 불리는 ‘군부독재 타도와 민주쟁취를 위한 범국민대회’가 열려 민주화운동의 횃불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전국 신자 5만명, 사제수 200명에 불과한 ‘작은 교회’ 성공회. 서울 한 복판에서 현대사의 굴곡을 헤쳐온 ‘성공회의 얼굴’서울대성당은 시민문화 공간으로 거듭나려 한다.2년 전부터 매주 수요일 ’주먹밥 콘서트’를 주선해온데 이어 성당 앞쪽 국세청 별관과 성당 사무실을 헐어 시민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서울대성당 보좌사제인 정길섭(48)신부는 “한국 성공회는 신앙과 일반생활을 구분하지 않는 나눔운동과 사회선교에 치중해 왔으며 그 본당인 서울대성당은 닫힌 종교영역에 머물지 않고 지역인들과 공존하는 대표적인 공간”이라고 말했다. kimus@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70년만에 완공된 로마풍 건물 1926년 부분건립이후 ‘미완의 건물’로 남아 있던 성공회 대성당을 원 설계대로 완성하는 것은 성공회의 숙원이었다. 원래의 ‘서울주교좌성당’완공을 위한 건축운동이 본격화한 것은 1993년 4월 대한성공회 관구가 설립되고 초대 관구장으로 김성수 주교가 취임하면서부터. 그런데 자료부족과 함께, 문화재 변경을 문제삼은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의 반대가 문제였다. 남아 있는 자료라곤 대성당 축소모형을 찍은 사진 4장이 전부였고, 특히 서울시 문화재위원회가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인 만큼 성당건물에 손을 댈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그럴 즈음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미사에 참석한 한 영국인 관광객이 자신이 근무하는 영국의 런던 교외 렉싱턴 도서관에 성당 건축도면이 보관되어 있다는 복음같은 말을 전한 것이었다. 당시 대성당 증축 설계책임자가 현지로 날아가 원 도면을 찾아냈고 서울시측도 마침내 입장을 바꿔 증축을 허가하기에 이르렀다. 공사과정도 간단치 않았다. 원래의 벽재와 벽돌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고갈된 강화도산 화강암 석재와 흡사한 중국 칭다오산을 다듬어 들여오고 주황색 벽돌도 경기도 화성에서 흙을 찾아 재래식 노(爐)에 넣어 원래 형태로 일일이 구워내야 했다.6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십자가 양 날개와 아래부분을 증축하고 사제실·세미나룸 교육관의 지하3층을 새로 들여 완공한 것은 1996년 5월2일. 정확히 70년만에 제 모습을 찾은 것이다. 서울대성당 김한승(40)신부는 “증축 완공된 서울대성당은 양식은 물론 구조물 하나까지도 철저하게 로마네스크 양식을 지키기 위해 공을 들인 초기 건물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 천주교 민족화해센터 착공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8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로 ‘민족화해센터 및 참회와 속죄 성당’ 착공 미사와 기공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최창화·변기영 몬시뇰(지역책임자)과 김운회·조규만 주교를 비롯해 이종석 통일부 장관, 손학규 경기도지사, 김덕규 김영춘(이상 열린우리당), 김문수 안명옥 고흥길(이상 한나라당)의원, 국민중심당 신국환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민족화해센터 및 참회와 속죄 성당’은 프랑스와 프로이센이 서로 싸운 것을 참회하는 뜻에서 세운 프랑스 몽마르트르 언덕의 성심성당을 본받아 세워지는 것으로, 신자들의 전례공간인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통일교육 등에 사용되는 연수공간인 ‘민족 화해센터’로 구성된다. 이가운데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참회와 속죄의 성당’은 600석 성당과 250석 규모의 대강당을 갖추게 된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민족화해센터는 100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연합뉴스
  • [부고]

    ● 박숙현 前의원 제3공화국 말기 공화당 정책위 부의장을 지냈던 박숙현 의원이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82세. 고인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해 보건사회부를 거쳐 64년부터 70년까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경제·사회 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고향인 경북 월성에서 8,9,10대 국회의원 선거에 내리 당선됐으며 정계 은퇴 후에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이웃돕기운동추진협의회장을 지냈다. 유족은 부인 이정혜씨와 1남3녀. 발인 12일 오전 6시 삼성동 성당. 빈소 건국대학교 부속병원 장례식장 201호 (02) 2030-7900∼1. ●추점수(전 서울신문 총무국)씨 모친상 8일 시립동부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 (02)928-0499 ●백남진(전 한국법제연구원장)남찬(사업)남석(〃)씨 모친상 인기(사업)용기(평안운수)대일(휴먼데이타시스템)대성(한국특허정보원)씨 조모상 9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30분 (02)921-9499 ●남호현(남명엔지니어링 대표)영진(한국방송광고공사 감사)세진(고운식물원 이사)용진(성오 〃)경진(시영성공학원 원장)씨 모친상 김해룡(자영업)정진원(경기대 교수)씨 빙모상 8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590-2540 ●김찬은(전 울산중앙고 교장)씨 별세 김군자(전 부산 주례여중 교감)씨 상배 웅규(대전대 법경찰학부장)웅대(창원 유니드치과 원장)진아(대전 온누리우성약국 대표)진형(부산 자하연약국 〃)씨 부친상 김영운(대전 김영운내과 원장)오상헌(부산 새로운치과 〃)씨 빙부상 임연희(부산 참편한치과 원장)씨 시부상 9일 부산의료원, 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51)607-2654 ●이동열 무열(사업)태열(대구일보 회장)경열(사업)씨 모친상 김원길(그린종합관리 대표)씨 빙모상 후태(대한환경 대표)후탁(대구일보 광고팀장)후달(한솔종합관리 대표)후혁(대구일보 정치부 기자)후국(미국 거주)후민 후섭씨 조모상 8일 경북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53)420-6151 ●정흥만(목포신항만 상무)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65 ●김공석(자영업)용두(성원ENT 이사)인수(금산인삼 대표)씨 모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3010-2294 ●박승기(오성특수인쇄사 대표)형기(한진정밀 대표)문기(〃)완기(원진산업 생산부장)상기(신세기정보통신 대표)씨 부친상 윤보현(안양 한진정밀공업사 대표)씨 빙부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92 ●유재우(삼성SDS 과장)씨 부친상 수열(로고스필름 사장)광열(엠마오치과 원장)씨 형님상 7일 경희의료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958-9552 ●류재영(KT 자산경영실 자산기획담당 상무)재현(농협 차장)재관(싱가포르 선교사)씨 부친상 백승호(서울경찰청 총경)씨 빙부상 7일 광주 무등장례식장, 발인 10일 오전 9시 (062)515-0499 ●윤태자(서울 대현초등학교 교사)순자 애자(충북 청주 율량초등학교 교사)태진(영진기업 차장)태호(자영업)씨 모친상 장기연(서울시 노인복지과장)유진태(신한은행 충주지점장)장명완(청주 주성대 교수)씨 빙모상 9일 충북 청주의료원, 발인 11일 오전 (043)279-2763 ●조승수(전 국회의원)씨 부친상 박이현숙(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여성위원장)씨 시부상 9일 울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52)259-5242 ●황명주(SK텔레콤 수도권네트웍본부장)씨 별세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10시 (02)3410-6915 ●정영훈(해양수산부 어업지도과장)영목(청해진 농협)씨 부친상 오순화(KBS 시청자서비스팀 차장)씨 시부상 8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40분 (02)590-2697
  • [부고]

    ●맹일우(전 서울시교육청 관리국장)씨 별세 한주(한국IBM 이사)승주(삼성전자 부장)씨 부친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2)3410-6917●정근호(전 수협중앙회 상임이사)근필(유성사 대표)근철(삼오유통공사 〃)근성(신명 영남본부장)재영(대성부동산 대표)씨 모친상 신동식(만선볼테기 대표)임만수(농협중앙회 봉명지점 팀장)이한경(용인대 교수)씨 빙모상 6일 건국대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40분 (02)2030-7902●김문채(전 중암중 교장)옥기(재미 사업)씨 모친상 영나(KBS 구성작가)영지(두앤비)지나(롯데카드 홍보과장)씨 조모상 5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성당, 발인 8일 오전 7시 (02)2631-2433●김학민(현대건설 부장)씨 부친상 강대은(아름다운교회 목사)씨 빙부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3010-2291●최두환(네오웨이브 대표)규환(동진건설)씨 모친상 김정태(영남대 팀장)노병호(은혜의교회 목사)차동호(경안약품 부장)씨 빙모상 5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31)787-1503●원종식(아주산업 상무)씨 상배 유선(산업은행)민선(동화고 교사)현선씨 모친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3410-6916●이남주(경기 제2지방경찰청 교통계장)씨 별세 6일 서울 경찰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40분 (02)431-4400●이염무(현대증권 파생상품운용팀 과장)씨 빙부상 6일 분당 제생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31)781-6723●김선태(김선태내과 원장)상철(고야 대표)상현(홍천농장 대표)상진(에이. 티. 씨 사장)씨 부친상 이장기(전 농업진흥청)조병권(자영업)박헌강(전 세원중공업 사장)박문수(미국 거주)씨 빙부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2)3410-6905
  • 교황 요한 바오로2세 1주기 추모 문화제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한홍순)는 6일 오후 2시30분 서울 명동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교황 요한 바오로2세 1주기 추모 문화제를 개최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만난 이들의 증언과 발표문헌을 통해 교황의 생전 모습을 회상하고 삶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자리다. 오후 2시부터 30분간 교황 관련 영상자료를 공개하는 데 이어 개회식이 열리며 추모곡을 합창한다. 서울 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과 김수환 추기경이 추모의 말씀을 한다.
  • 4년마다 이맘때면…女心의 계절?

    ‘여심(女心)을 잡아라.’정치권이 오는 5·31지방선거에서 여풍(女風)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스타급 여성을 공천하는 한편 여성 후보자와 유권자 대상 교육행사를 마련해 여심 공략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중앙당이 간판급 여성 후보를 ‘모시는데’ 주력하는 동안 지역의 여성 풀뿌리 후보는 푸대접하는 등 ‘여풍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치권의 여성 정책이 생색내기용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금명간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출마 선언을 계기로 여성 유권자 세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한명숙 총리 내정자와 함께 ‘쌍끌이’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여성위원회는 오는 12일 전국여성당원대회를 갖는다. 정동영 의장은 4일 주부학교인 마포의 일성여중·고교에서 가진 특강에서 “이 나라를 만든 것은 한국의 어머니”라며 “한국인이 무서운 게 아니라 한국 여성이 무섭고, 한국 여성이 위대하다.”며 여심을 자극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공천심사위원 30% 여성 할당 기준을 지키지 않은 데다 여성 전략공천 지역 선정을 미루면서 여성 공천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번 주 내로 여성 후보자 1차 명단이 정리될 것”이라면서도 “출마 여성 후보가 많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나라당 역시 열린우리당의 한명숙 총리 내정자와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카드에 맞서 서울 송파구청장과 부산·인천 중구청장 후보를 각각 여성으로 확정한 데 이어 대구·경기지역의 일부 기초단체장도 여성에게 할당키로 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본격 선거전에서는 여풍(女風)의 원조격인 박근혜 대표를 선두로 스타급 여성의원인 김영선·전여옥·나경원·김희정 의원 등을 선거전에 집중 투입해 ‘여세(女勢)몰이’에 나선다. 그러나 시·도당 공천심사위에서는 여성 전략 공천을 둘러싼 반발이 거세다. 일부 지역에선 운영위원장이 지역 정서 등을 내세워 중앙당 차원의 여성 전략공천 방침에 노골적으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확정한 여성 공천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민주당도 최근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가진 ‘지방선거와 여성 지도자대회’에 장상 선대위원장이 참가해 “경선에서 여성에게 25%의 가산점을 부여하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노동당은 상대적으로 낫다. 지난달 31일 현재 전체 지방선거 후보자 524명 가운데 여성은 186명으로 35.5%에 이른다. 지역구 선출직 할당에서도 민노당은 20% 강제조항으로 명시했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관계자는 “정치권이 여성 후보자와 유권자 정책을 친여성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당세 확장 차원에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서울광장] 어느 마초 의원과의 추억/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어느 마초 의원과의 추억/진경호 논설위원

    부끄러운 고백을 한다.10년쯤 전의 일이다. 동료 정당 출입기자 대여섯 명과 함께 초선 국회의원 P와 저녁식사를 했다. 그는 지금도 현역 국회의원으로, 제법 목소리가 큰 인물이다. 이런저런 정치판 얘기를 나누다 P가 질펀한 음담패설을 꺼냈다. 두세가지를 풀어 좌중을 한바탕 웃기고는 안주머니에서 수첩 하나를 꺼내 보였다.“흐흐 이게 내 보물이야. 죄다 모아놨지.” 깨알 같은 글씨가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한마디로 음담패설 모음집이었다. P는 이 음담패설이 표가 된다고 했다.“지역구 부녀당원들 저녁모임에서 여기 있는 걸 몇개 풀어놓으면 말야….” 폭탄주 몇 잔을 들이킨 그의 얼굴은 의기양양했다.“아줌마들이 다 나자빠지는 거야. 재미있으니까. 그런데 그뿐이 아냐. 야한 얘기 몇마디 던지고 옆에 앉은 아줌마 허벅지라도 한번 쓸어주면…, 야∼ 이게 10표 20표는 금방 늘어나요. 표 붙는 소리가 들려. 여성당원 관리엔 이게 최고야.” 모두의 얼굴이 같았다.‘어∼그렇구나.’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를 치고, 함께 웃었다. 모두가 마초(macho)였다. 그 자리에서 ‘여성’은 한낱 희롱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술안주였으며, 금배지의 손길 한번에 이집저집 뛰어다니며 표를 긁어 모아주는, 충실하지만 하찮은 존재에 불과했다.P에 대해 눈곱만큼의 경멸도,P가 말한 그 여성당원에게 터럭만큼의 미안함도 당시엔 갖지 않았다.P와 다를 바 없는 몰인식이 아닐 수 없다. 성추행 사건의 최연희 의원이 조만간 검찰에 불려나갈 모양이다. 여론이 아닌 법의 심판을 받겠다는 그이고 보면 바라던 바일지도 모르겠다. 초범인 데다 술에 취해 저지른 실수라는 정황이 감안되면 벌금형 정도를 받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고, 최 의원의 버티기도 이를 계산한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런 속내만은 아니길 바란다. 지난 10년의 의정활동 기간 최 의원은 비교적 P 같은 부류들과는 거리가 있던 인물로 기억한다. 의원직에 미련이 남아서보다는 30년 공직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마감해야 하는 상황을 못내 받아들이지 못한 때문이리라 믿고 싶다. 이젠 생각을 좀 바꿨으면 한다. 세상이 바뀌고 있음을 인정했으면 한다.P와 같은 부류들이 여전히 국회에 바글거리는데 누가 내게 돌을 던질 수 있느냐는 생각을 접었으면 한다. 가슴에 매달린 자신의 ‘주홍글씨’가 우리 사회를 성범죄, 성도덕에 있어서 한단계 도약시키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최 의원에겐 개인의 명예가 걸렸겠으나, 우리 사회는 성도덕 전환의 중요한 갈림길에 놓였음을 인식해 주길 바란다. 의원직 사퇴권고결의안을 내고, 이도 모자라 실명투표를 주장하는 동료들을 오히려 긍휼히 여겼으면 한다. 그들은 정략에 따라 움직인다. 최 의원에게 가슴을 잡힌 여기자보다 서울구치소에서 교도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자살한 여성 재소자의 인권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국민들은 잘 안다. 구치소를 제쳐두고 최 의원 사무실로 몰려가는 이들보다 최 의원이 사회의 성도덕을 높일 적격임을 잘 안다. 의원직을 지켜낸다고 명예가 지켜지진 않는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와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의원직을 던지고 지역과 사회에 기여할 다른 길을 찾아 새로운 명예를 일궈내는 것이 어떨지 조언한다. 그것이 우리 사회는 물론 최 의원 자신을 위한 길이라 믿는다.P와 함께 ‘여성’을 아무렇지도 않게 성희롱하던 10년 전 그날과 오늘이 크게 다르듯 10년 뒤 이 사회도 훨씬 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가슴 속 그림한폭] 모리스의 ‘초서작품집 표지’

    [가슴 속 그림한폭] 모리스의 ‘초서작품집 표지’

    예술이 낳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름다운 집이라고 답하리라. 그 다음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름다운 책이라고 말하리라.‘천의 얼굴을 지닌 디자이너’로 불리는 윌리엄 모리스(1834∼1896)의 이 말은 생활 속 예술의 중요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모리스는 우리나라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대표적 출판사로 꼽히는 한길사 김언호(61) 대표가 가장 존경하는 예술인이다. 김 대표는 모리스에 대해 “소설과 시, 회화, 디자인, 출판, 건축 등 다방면에서 탁월함을 보여주었던 토털아티스트였다.”고 설명한다. 기계문명이 결국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중세 전통과 아르누보적 요소를 생활예술로 끌어들인 예술인이라는 것. 런던 교외의 아름다운 전원마을 월샘스토에서 태어난 모리스는 특히 잎사귀, 꽃넝쿨 등에서 나오는 문양을 다양한 형태로 변형시켜 작품화하는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다. 건축 문양과 벽지, 타일, 그림 등에 다양하게 이를 차용했지만, 출판인으로서 김 대표는 단연 모리스의 북아트에 주목한다. “모리스는 토털아티스트이면서도 북아트에 특히 애정을 보였어요. 영국 정부가 ‘계관시인’이란 엄청난 명예를 제의했지만 ‘나는 출판인이다.’며 사양했을 정도였지요.” 모리스는 자연주의와 중세적 아름다움을 절묘히 조화시켜 책 표지와 속지 등을 장식했다. 그중 최고의 걸작으로 김 대표는 켐스콧 본이란 인쇄공방이 찍어낸 ‘초서작품집´을 든다. 이 작품집은 동시대 아센덴 공방의 ‘돈키호테’, 더우즈 공방의 ‘성서´와 더불어 세계 3대 아름다운 인쇄본으로 서적문화사에 빛나는 작품이다. 벨럼 본과 흰 돼지 통가죽 장정본으로 만든 이 책은 그가 60세에 디자인에 착수하여 작고하기 4개월 전 완성했다. 표지와 속지 등을 장식한 포도 잎사귀와 넝쿨, 화초 문양이 매우 아름답다. 중세성당의 아름다움을 모아놓은 것 같다고 해 당시 ‘작은 대성당’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유명한 화가이자 모리스의 친구였던 번 존스의 삽화도 이 책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김 대표가 내세우는 출판의 모토는 ‘시대와 호흡하는 아름다운 책’이다.1970∼80년대 ‘해방전후사의 인식’‘함석헌 전집’ 등을 통해 이땅의 진보적 지식인들과 함께 ‘사회과학 출판시대’를 연 것이나,‘한길아트’를 설립해 굵직한 예술서적을 펴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의지의 소산이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운영하는 서점을 겸한 토털예술공간 ‘북하우스’나 출판도시에 세운 독특한 외양의 한길사 사옥 등은 그의 삶 자체가 아름다움을 향해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기계문명의 도래를 경계하고 중세적 아름다움을 새롭게 구현했던 윌리엄 모리스의 예술정신이 뿌리박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이야기] (1)’한국 천주교의 얼굴’ 명동성당

    [김성호기자의 종교건축이야기] (1)’한국 천주교의 얼굴’ 명동성당

    1898년 서울 목멱 자락인 종현(鐘峴)에 우뚝 세워진 ‘한국 천주교의 얼굴’ 명동성당(중구 명동 2가1, 사적 제258호).60대 후반을 넘긴 세대에겐 지금도 ‘언덕 위의 뾰족집’으로 통한다.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은 1945년 해방 후부터였고 원래 이름은 당시의 지명을 딴 ‘종현성당’.1900년 이전 세워진 건물 중 가장 크고 잘 보존된 것이면서 가장 순수한 고딕양식의 이 성당은 ‘뾰족집’이란 별명에 걸맞게 전형적인 고딕양식을 띠고 있다. 고딕은 신성로마제국이 쇠퇴하면서 로마교황의 권력이 증대하고 그리스도교가 융성하던 12세기 프랑스에서 완성된 건축양식. 교회의 승리를 과시하기 위한 앙천(仰天)의 구조가 특징이다. 명동성당 역시 경사지 구릉의 산봉우리를 깎은 정상부에 자리잡아 주변을 내려다보고 있고 진입로와 성당의 높이가 약 13m의 고도차를 가져 확연히 드러나는 위용을 갖추고 있다. 뾰족한 아치와 궁륭천장, 기둥에 의해 구획되는 6칸의 회중석 공간과 교차부, 두 칸의 익랑(翼廊), 두 칸의 성단(聖壇) 구조의 삼랑(三廊)식 라틴십자형 내부공간이 고딕양식의 전형이라면 단순한 외관과 견고한 벽체의 구조체계와 공법은 로마네스크 양식에 가깝다. 대부분의 중세 유럽 성당이 서쪽 입구를 둔 동서배치였던 데 비해 정북에서 30.5도 서쪽으로 기울어진 북북서쪽 입구를 가진 남북배치형태는 파격이다. 규모는 건축면적 427.14평, 연면적 612.65평에 외곽길이 68.25m, 외곽 폭 29.02m, 건물높이 23.48m, 종탑높이 46.70m. 그런데 명동성당은 왜 하필 이곳에 세워졌을까. 그것은 성당을 건립한 선교사들이 당시 높은 곳에 교회를 세우는 전통을 고집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로 인근 명례방이 한국 최초의 순교자를 낸 천주교회의 태동지임을 의식해서였다. 흔히 한국천주교의 특징은 ‘박해와 순교로 점철된 자생적 신앙’으로 요약된다. 한국 최초의 영세자인 이승훈이 청나라에서 영세를 받고 귀국한게 1784년. 한국천주교는 이 해를 원년으로 삼는다. 이승훈은 현재의 명동 부근인 수표교 근방 이벽의 집에서 세례를 베풀고 신앙공동체를 탄생시켰다. 이 신앙공동체가 성장해 당시 명동일대인 명례방의 역관 김범우의 집에서 비밀리에 신앙집회가 열렸지만, 집회가 발각되어 김범우는 형벌과 고문끝에 1786년 한국 최초의 순교자가 된다. 이후 100여년간 한국 천주교는 신도 1만여명과 성직자 10여명이 순교하는 고초를 겪었다. 명동성당이 세워진 종현(鐘峴)은 이처럼 한국 최초 교회의 발상지이며 최초의 순교자였던 김범우의 집이 있던 명례방 옆 언덕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당시 조정에서는 성당터에 불만이 많았던 것 같다. 성당터가 조선왕궁을 내려다보고 있고 특히 조선조 임금들의 영정을 모신 영희전의 주산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정과의 부지 소유권 분쟁이 오랫동안 계속됐지만 결국 교회가 토지소유권을 인정받아 성당 건립이 이루어지게 됐다. 이 사건은 천주교를 적대적으로 대했던 정부가 차꼬를 푼 신호탄이었다. 실제로 이 사건 이후 많은 종교시설들이 들어서게 된다. 1898년 축성후 다섯차례의 보수공사를 거쳤으며 지금은 외벽공사가 한창이다. 성당 내에는 제구, 가구를 포함하여 많은 고정구조물이 있는데 성당 축성과 함께 마련된 대리석 주제대와 벽돌조의 부제대, 성상과 14처 등을 제외한 모든 게 완공 이후 제작 설치됐다.1920년 제8대 조선교구장 뮈텔 주교 성성 25주년 기념으로 제작 설치된 강대부분은 해체되어 독서대와 목조제단으로 조립되어 사용되고 있다. 닫집은 강대와 같이 철거되어 주교좌 상부에 설치되었다. 파이프 오르간 역시 뮈텔 주교의 주교성성 25주년을 기념하여 전국의 신자들이 모금한 성금 2만원으로 설치됐지만 미국제 전자식 파이프오르간으로 대체된 뒤 현재의 독일 보슈사 파이프 오르간으로 재설치되었다. 복자제대와 79위 복자상본은 1925년 복자시복 때 시설된 것이다. 건립 당초의 14처는 1963년 무렵 다른 작품으로 교체되었으며 원래의 것은 수유리성당에 보관되고 있다. 바닥도 원래 마루바닥에 의자가 없었지만 1950년대 말 장궤의자가 도입되었다. 일제강점기와 정부수립, 전란기를 거치며 현대사의 중심 공간 역할을 했던 명동성당은 1960년대 후반부터 군사정권에 맞선 ‘해방구’가 되어 1987년 군사정권의 종말까지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명동성당은 다시 태어나려 한다. 서울대교구를 중심으로 한 사제들 사이에 “본연의 신앙 터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고 주변의 문화시설을 아우르는 문화특구 지정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이창영(45·가톨릭신문사사장) 신부는 “한국 천주교의 심장이랄 수 있는 명동성당은 교회의 의도와는 다르게 정치·사회적으로 이용된 경우가 많다.”며 “현대사회에서 복음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기 위해 초기 교회의 신앙을 바탕으로 생명존중과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 명동성당은 어떻게 건립됐나 최초의 순교자를 낸 명례방을 중심으로 창설된 이 땅의 신앙공동체는 처음 북경교구에 소속됐다가 1831년 로마교황청에 의해 조선교구로 설정됐고 교황청은 파리외방전교회로 하여금 이 신설교구의 전교를 맡겼다. 제7대 조선교구장 블랑 주교가 성당 부지매입에 나섰고 1887년 한불수호통상조약이 비준된 뒤 언덕을 깎아 내는 정지작업이 시작됐다. 조정과의 부지 소유권 분쟁에 휘말려 기공식은 1892년 5월8일에 가서야 있게 된다.6년간에 걸친 공사 비용은 성당 축성 직후의 독립신문 등 기사를 볼 때 당시 돈으로 약 6만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립비는 부지 매수비용을 포함해 대부분 파리외방전교회의 재정지원에 의한 것이었으나 신도들의 노력봉사와 성금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벽돌은 대부분 조선 정부에서 기와를 굽고 있던, 진흙땅이 있던 용산 한강통 연와소에서 제작해 조달했고 벽돌공과 미장이 목수는 청나라에서 초빙했다. 완공까지에는 인부들의 잇딴 사상과 자금난에, 블랑주교와 설계자인 코스트 신부의 사망까지 겹쳐 수차례 공사가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다.1890년부터 1932년까지 제8대 조선교구장 뮈텔 주교가 기록한 일기에선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읽혀진다. 마침내 성당이 위용을 드러낸 것은 1898년 5월29일. 주한외교사절과 조선 정부의 고위관리들, 재한 프랑스 선교사들, 한국 신부들과 신자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엄한 축성식이 열렸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글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교황 선종 1주기 전세계 추모물결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던 교황 요한 바로오 2세의 선종 1주기 추모 행사가 2일 바티칸을 비롯, 세계 곳곳에서 다양하게 펼쳐졌다. 1978년 제264대 교황에 오른 뒤 26년간 재임하면서 평화와 사랑을 간구했던 요한 바오로 2세가 84세를 일기로 선종한 지 1년이 흘렀지만, 그를 추모하는 열기는 여전했다.●폴란드 신도 1만명 바티칸으로 바티칸과 로마에는 일주일 전부터 그의 조국인 폴란드에서 전세버스와 열차로 이동한 1만명을 비롯, 최대 50만명으로 추산되는 순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신이 안치된 성베드로 대성당 입장을 기다리는 행렬은 매일 1만명씩 이어지고 있다고 BBC 특파원은 전했다. 몰려드는 인파로 온도가 올라갈까봐 지하묘소에는 환풍기까지 설치됐다. 묘소 앞에서 기도하고 헌화하는 순례자들은 통제 요원의 성화에 못 이겨 겨우 몇 초만 머물 수 있었다. 주변 상점들은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요한 바오로 2세 얼굴을 담은 엽서와 조각품, 동전 들을 갖다 놓았고 서점들은 관련 신간과 비디오,DVD를 비치해 행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15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공항과 철도 역에 배치돼 안내에 나서는가 하면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 주변에는 150개의 이동식 화장실이 마련됐다.5만명분의 식수가 무료로 제공됐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이날 저녁 9시 신도들을 향해 묵주기도를 올린 뒤 요한 바오로 2세 선종 시각인 9시37분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그러나 성베드로 광장에서의 교황 집전 미사는 3일 오후 5시30분 열리며 교황의 강론은 위성을 통해 그가 주교로 봉직했던 폴란드 크라쿠프 교구 추모 미사에 중계된다.●“시성 절차 앞당겨질 가능성” 한편 1주기 행사를 관장하는 마우로 파르미기아니 신부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시복(諡福) 절차가 거의 끝난 상태라 조속한 시성(諡聖)을 위한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사에 관여하는 폴란드 출신 슬라보미르 오데르 주교는 이같은 추측은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사후 5년이 지나기 전에 시복 절차를 개시한 것은 현대에 와서는 이번이 두번째일 만큼 전례가 드물다. 테레사 수녀가 사후 1년 뒤인 1999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복 절차가 시작됐고 결국 사후 6년만에 복자 반열에 올랐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미리 본 교황 요한 바오로2세 추모 사진전

    미리 본 교황 요한 바오로2세 추모 사진전

    “모든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고 사랑하며, 그것을 위하여 봉사하십시오. 오직 이 방향에서만 여러분의 정의, 참된 자유, 평화와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1995년 발표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회칙 ‘생명의 복음’ 중에서) 지난해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전세계 가톨릭의 수장이면서 각지를 도는 평화의 순례를 계속하며 생명존중을 특별히 강조했었다. 서울갤러리에서 마련된 이번 사진전은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서거 1주기를 맞아 생전 그의 생명존중과 사랑실천의 편린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이다. ●폴란드 국민들의 가슴 뭉클한 추모행사 교황의 한국 방문 당시 모습과 고향 폴란드 주민들의 추모와 신앙심을 담은 작품 30여점은 지난 26년간 세계 각지에서 소외된 자들의 모습을 포착해온 프리랜서 사진작가 김경상씨가 직접 앵글에 담은 노작들. 특히 198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순교자의 땅’을 외치며 한국 땅에 입 맞추는 장면, 소록도 한센병원에서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 한 모습에선 교황의 한국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이 그대로 읽혀진다. 2002년 10월 바티칸 시복식 장면, 지난해 2월 바티칸에서 신자와 함께 드렸던 ‘삼종기도’ 등 교황의 최근 모습을 만날 수 있으며 생가가 있는 고향 바도비체와 고향 인근 국경마을 스트라우치, 휴양지 자코파네 등지 주민들의 신앙생활도 전해진다. 폴란드 여러 성당들에서 거행된 서거 100일 특별미사 등 교황을 추모하는 폴란드 국민들의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 가운데 바도비체와 국경마을 주민들의 신앙생활을 담은 사진들은 책으로 발간돼 전시, 판매된다. ●테레사 수녀의 봉사활동 사진도 눈길 함께 출품되는 ‘마더 테레사’ 테레사 수녀의 봉사활동 사진 45점은 이번 전시의 의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모두 교황 요한 바오로2세와 동시대를 살며 평생 ‘낮은 데’로 임했던 테레사 수녀의 영성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특히 테레사 수녀의 봉사활동과 관련된 프놈펜 메리놀 HIV 임종의 집, 간치아파라 한센병 환자 재활농장의 모습 등은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장 허영엽 신부는 전시와 관련,“생전 평화의 순례자로 생명존중을 거듭 강조하고 실천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에 생명존중 문화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02)2000-9753,9736.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부고] 원로 아동문학가 박홍근씨

    원로 아동문학가 박홍근씨가 28일 오후 10시4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87세. 고인은 함경북도 성진 출생으로 1950년 6·25전쟁 때 월남해 53년 해군본부 편수관,59년 KBS 문학프로담당,60년 월간 ‘새사회’ 주간 등으로 활동했으며,81∼86년 한국아동문학가협회장을 역임했다. 1945년 ‘문화’지에 동시 ‘돌아온 깃발’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고인은 동시집 ‘나뭇잎 배’‘날아간 빨간 풍선’, 시집 ‘입춘부’, 동화집 ‘할아버지들이 없는 마을’‘참, 야단들이야’‘이뽑기가 싫어서’ 등을 비롯한 다수의 장편 소년소설과 수필집을 남겼다.1999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대한민국 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가톨릭대 의류학과 교수를 지낸 부인 김미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한림대부속 강남성심병원, 장례미사는 31일 오전 9시 대림동 성당.(02)849-9004.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부고]

    ●박옥산(서울시청 경영기획실 조직담당관)옥남(광주 축산농협 계장)씨 모친상 심효정(현대증권 고객센터 사원)씨 시모상 26일 전남 목포 한국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30분 (061)270-5439●이종우(씨와이뮤텍 관리이사)종훈(국일광고 대표)종석(오하나푸드 이사)종윤(녹지원 대표)씨 부친상 김정만(에스엘트레이딩 대표)씨 빙부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010-2294●마광일(리버앤쥬얼리호텔 대표)광영(화산섬유 대표)의열(화산섬유 사장)씨 부친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5시 (02)3010-2292●김필호(숭실대 수학과 교수)씨 모친상 26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성당, 발인 28일 오전 10시 016-9335-0495●심학수(수치과 원장)씨 부친상 26일 일산백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31)919-0899●이영복(현대자동차 부장)창복(자영업)씨 모친상 이석재(자영업)김진모(〃)씨 빙모상 27일 강릉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033)610-3891●노준연(을지로교회 장로)한호섭(국제특허 변리사)김양선(IBM 미국 본사)박석진(안동 용상교회 담임목사)씨 빙부상 27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921-1099
  • [열린세상] 도시는 다양한 모자이크다/이건영 중부대 총장·전 건교부 차관

    조선조의 어느 시인이 남산에서 내려다본 풍경을 조가비들이 엎디어 있는 것 같다고 묘사한 바 있다. 사방 부드러운 능선과 어우러진 도읍의 스카이라인은 고즈넉하고 안온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산에 올라 내려다보는 도시 풍경은 삭막하다. 획일적인 고층 아파트가 분지와 계곡을 따라 도열해 있고, 재개발 아파트들이 산허리를 기어오른다. 강변에는 회색 아파트의 병풍이 둘러쳐져 있다. 지금 강남과 서울 주변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빽빽한 아파트숲이다. 모양도 획일적이고 높이도 어슷비슷하다. 지난 20∼30년 사이의 변화다. 아마도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시가지가 조성된 예가 인류 역사상 또 있을까? 졸속이라면 졸속이었다. 그런데 재건축이란 이름 아래 고작 20년이 지난 아파트를 허물어 다시 짓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정작 개선되어야 할 달동네나, 노후하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단독주택 지역은 그냥 방치되어 있다. 우리는 짓고 부수는 일에 영일이 없다. 쉽게 짓고 쉽게 부순다. 낡고 손때 묻은 것에 대한 애정이 없다. 큰 그림이 없기에 서로 사업권을 선점하려고 아우성이고 이에 따라 아파트값이 춤추는 것이다. 나라 전체로 볼 때 우리는 열심히 집을 짓고 있지만 동시에 부수는 집도 많다. 연간 50여만가구가 지어지고 10만가구 가까운 집이 없어진다. 런던에는 지금도 빅토리아 시대에 지은 1백여년 지난 집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오래된 집일수록 더 값이 나간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오래된 집일수록 견고하고 아름답다. 낡은 것들은 닦고 고쳐서 쓴다. 그래서 도시와 집들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건물의 수명은 쓰기에 따라 무한이다.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 중 성가족 성당은 백년이 지난 지금도 짓고 있는 중이다. 유럽에는 로마 사람들이 만든 교량 중 80여개가 지금도 쓰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10여년밖에 안 된 교량도 철거되었다. 자동차도 몇년만 지나면 바꾼다. 가전제품도 새 모델이 나오면 멀쩡한 쓰레기들이 거리에 쌓인다. 우리의 이같은 발빠른 변신은 아마 성장시대의 후유증일 것이다. 선진국의 한 세기 변화를 우리는 십여년 사이에 경험해 왔다. 그러는 사이 보존할 만한 것, 버릴 것 가리지 않고 새것만을 추구해 왔다. 도시는 다양한 모자이크다. 낮은 집도 있고 높은 집도 있다. 낡은 집도 있고 헌 집도 있다. 여기에 역사가 있고 개성이 있고 문화와 연륜이 있다. 이런 것들이 조화되어 도시 분위기를 만든다. 도시공간은 일단 지어지면 도시민들이 공유하는 공간이다. 강남 일대의 아파트 지구들은 도시계획에 따라 건설된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재건축’에 의해 용적률이 부쩍 늘어나고 고층화되면 도시 경관도 문제지만 교통·상수도 등 기반시설이 오버로드될 것이다. 용적률 욕심은 아파트값과 비례한다. 강남 집값은 공급부족 탓이라고 재건축 촉진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렇다면 서울은 끝없이 점점 더 높고 빽빽한 아파트 숲으로 변해갈 것이다. 지금도 비대한 공룡도시인데, 과연 살 만한 곳이 될 것인가? 그동안 철학이나 미학보다는 경제논리나 정치논리에 밀려 만들어진 도시. 이제 양적으로만 팽창시키기보다 질적으로 재생시켜 나갈 때이다. 낡은 것은 리모델링하거나 리바이벌하고 싶다. 대도시는 대도시대로, 중소도시 또는 농촌의 취락지역도 그에 알맞은 재생 모델이 필요하다. 만든 지 얼마 되지 않는 ‘새 도시’ 강남에 불어온 ‘짓고 부수기’ 바람을 보며, 나는 유럽의 잘 보존된 고도(古都)들의 향취를 생각한다. 낡은 것도 아름답다. 누가 자꾸만 우리의 도시를 망치고 있을까? 이건영 중부대 총장·전 건교부 차관
  • 노벨상 골딩·옐리네크 화제작 나란히 출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두 작가의 화제작이 나란히 번역돼 나왔다.‘파리대왕’으로 1983년 세계 문학 최고의 권위를 안은 영국 작가 윌리엄 골딩(1911∼1993)의 ‘첨탑’(신창용 옮김, 삼우반 펴냄)과 2004년 급진적 페미니즘으로 찬반 양론을 불러일으킨 오스트리아 여성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60)의 ‘욕망’(정민영 옮김, 문학사상사). 특히 이 두 소설은 명성에 비해 국내에 덜 알려진 작가의 대표작들이란 점에서 그들의 작품세계를 폭넓게 이해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첨탑’ ‘파리대왕’이후 국내 처음 소개되는 윌리엄 골딩의 작품이다.‘파리대왕’에서 무인도에 고립돼 야만적인 상태로 되돌아가는 소년들을 통해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우화적으로 묘사한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인간 내면의 다양한 모습들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키는 독특한 구성과 문체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1963년 발표된 ‘첨탑’은 중세 시대 영국 솔즈베리 대성당의 주임신부 조슬린이 첨탑을 세우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하느님의 계시를 받은 조슬린은 주위의 반대와 재정적, 기술적 난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첨탑의 건설을 지휘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첨탑의 건설 과정을 통해 작가는 이성과 비이성, 과학과 종교적 세계의 대립과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줄거리 자체는 간단하지만 인물 캐릭터와 서술 구조 곳곳에 복잡한 상징체계가 숨어 있어 단번에 사실 관계와 의미를 간파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소설의 재미를 충분히 만끽하려면 재독, 삼독의 수고를 기울여야 하는 까다로운 작품이다.9000원.●‘욕망’ 2004년 스웨덴 한림원의 결정은 이변이었다.‘좌파 포르노 작가’라는 비난과 ‘탁월한 언어유희’라는 찬사를 동시에 받고 있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다. 영화 ‘피아노 치는 여자’의 원작자로 널리 알려진 그녀가 1989년 발표한 ‘욕망’은 노골적인 성 묘사로 발간되자마자 외설시비에 휘말린 화제작이다. 소설은 오스트리아 알프스 계곡의 종이공장을 무대로 공장장 헤르만의 가정에서 6일간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에이즈에 대한 불안으로 창녀촌에 발길을 끊고 아내를 성적으로 학대하는 헤르만, 그런 남편이 싫어 집을 떠나지만 호감을 품었던 금발의 미청년 미하엘에게 겁탈당한 뒤 집으로 돌아오는 게르티는 현대 자본주의사회의 일그러진 권력구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병애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일견 포르노를 방불케 할 정도로 난잡한 성관계를 묘사하고 있는 듯 보이나 사실은 반어적으로 ‘사랑과 성’에 대한 순수한 상태에 대한 향수를 일깨우는 작품”이라고 평했다.95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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