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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성여고 67년만에 이사

    서울 중심부 명동에서 67년동안 자리를 지켜온 계성여고가 성북구 길음뉴타운으로 옮긴다.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입학생 수가 줄고, 명동성당 일대의 정비 사업 때문이다. 2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계성여고는 최근 법인 이사회에서 학교 이전을 결정하고 시교육청에 ‘학교 위치변경 계획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계성여고는 학교 위치변경 계획 승인을 받으면 내년 초 길음뉴타운 부지를 확보해 학교 신축 공사에 들어가고서 2015년 3월 1일자로 이전할 계획이다. 계성여고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유지재단이 설립한 사립고교로 1944년 8월 개교했다. 명동성당 뒤편 샬르트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들이 교장과 교사로 재직하는 곳으로도 알려졌다. 1968년에는 고 김수환 추기경이 재단 이사장을 맡기도 했으며, 현재 정진석 추기경이 학교법인 이사장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Weekend inside] 反월가시위 점령 두달 ‘행동의 날’

    ‘월가 점령 시위’가 두 달째를 맞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전역과 전 세계 주요 도시가 반(反)자본주의 구호로 요동쳤다. 월가 시위의 탄생지인 주코티 공원 등 시위장소에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잇따라 쫓겨난 월가 시위대는 이날을 ‘전 세계 행동의 날’로 정하고 대규모 인파를 결집해 건재를 과시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수천명이 시위에 참가한 가운데 최소 3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AP가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 참석자 10명, 경찰 7명이 다쳤다. 특히 오전 맨해튼 월가의 상징인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는 시위대 1000여명이 “매일, 매주 월가를 폐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래소 외부를 45분간 에워쌌다. 하지만 경찰이 해산에 나서면서 거래소는 제 시간(오전 9시 30분)에 장을 열 수 있었다. 국제서비스노조(SEIU) 소속 노조원 등 3000여명은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고 폴리광장에서 브루클린 브리지 쪽으로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로스앤젤레스(LA), 라스베이거스, 보스턴, 시카고, 워싱턴, 포틀랜드 등 미국 전역에서는 이날 460건 이상의 동조 시위가 동시에 진행됐다. LA에서는 70명, 포틀랜드에서는 48명, 라스베이거스에서는 21명이 각각 경찰에 체포됐다. 세계 주요 도시의 시민들도 힘을 보탰다. 런던의 반월가 시위대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세인트폴 성당 바깥에 진을 치고 있는 캠프촌을 철수하라는 시 당국의 마감시한을 넘겼다. 런던시는 곧 사법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AFP가 보도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와 그리스 아테네에서도 공공지출 감축과 긴축 조치 등에 반대하는 시민 수천명의 거리 행진이 이뤄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쫓겨난 99% ‘월가 폐쇄’ 재조준… 새동력 될까

    ‘1%’의 탐욕을 비판하며 전 세계에 릴레이 시위를 촉발시킨 뉴욕의 ‘반(反)월가 시위’가 스러질 위기에 처했다. 뉴욕 시위대가 근거지인 맨해튼 주코티공원에서 쫓겨나는 등 미국 전역에서 경찰이 강제해산작전에 돌입했고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포착됐다. 시위대는 시위 시작 두 달이 되는 17일 ‘월가 폐쇄’(Shut down Wall Street) 시위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날씨와 여론 모두 싸늘히 식어가면서 시위의 열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미지수다. 뉴욕경찰의 기습작전으로 15일(현지시간) 새벽 주코티공원에서 쫓겨난 시위대는 오후 들면서 공원에 다시 모여들었다. 하지만 뉴욕시가 텐트와 슬리핑백 등 수면용품을 반입하지 못하도록 해 예전처럼 밤샘시위를 벌이지는 못했다. 뉴욕 법원도 이날 “시위대의 공원 내 야영 금지 조치는 타당하다.”고 판결함으로써 시 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공원에 재집결한 시위대는 향후 활동방향과 근거지 마련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일부 시위대원은 “주코티공원을 잃은 것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며 “시위의 집중화를 피하고 동력을 계속 키워나가자.”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시위대가 맞닥뜨린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선 온정적인 민심이 점차 돌아서고 있다. 반월가 시위가 장기화하고 농성장에서 총기, 성폭력, 마약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위대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늘었다. 15일에는 반월가 시위대 1000여명이 모인 샌프란시스코 인근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분교(UC버클리)에서 총기사고가 발생, 1명이 부상당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도 버몬트주와 캘리포니아주의 시위대 농성장에서 총기사고로 2명이 숨졌다. 주코티공원에서는 지난 9월 17일 시위가 시작된 이래 성폭행과 성추행 사건은 물론 휴대전화 등의 도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점차 추워지는 날씨도 시위대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시위대를 마뜩잖게 바라봐온 주 당국과 경찰은 시위 동조 여론이 다소 수그러들자 ‘강공모드’로 돌아섰다. 뉴욕 경찰에 앞서 지난 주말에는 솔트레이크시티, 덴버, 포틀랜드 등에서 시위대에 대한 퇴거 조치가 이뤄져 포틀랜드에서만 시위대 5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영국 런던시 당국도 세인트폴 성당 주변의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기로 결정했으며 캐나다의 토론토와 캘거리 시 등도 시위대의 점거 캠프에 대해 퇴거령을 내렸다. 다만, 토론토 법원은 15일 당국의 강제 철거 요청을 기각해 시위대가 시내 세인트 제임스 공원 점거를 당분간 계속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공권력에 역습당한 뉴욕 시위대는 ‘강대강’으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17일을 ‘행동의 날’로 정하고 주코티공원에서 금융회사들이 몰려 있는 월가까지 행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뉴욕증시 개장을 막겠다는 복안이다. 또, 지금까지 모금한 기부금을 활용해 3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임차해 겨울을 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英 금융인도 “빈부격차 지나쳐”

    런던의 금융업계 종사자 대다수는 영국의 빈부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 세인트폴 성당 산하 연구기관이 런던의 금융인 5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부(富)의 불균등이 지나치게 크고 보너스 체계가 개혁돼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7%는 교사들의 임금이 턱없이 낮은 반면 기업 임원과 증권거래인, 변호사, 금융인 등은 과도한 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문 참가자 대부분은 이른바 ‘빅뱅’으로 불리는 금융시장 규제 완화가 비도덕적인 행동을 초래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들은 막대한 보너스를 노리고 지나치게 위험한 금융거래를 일삼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성취를 보너스 지급에 반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3명 가운데 2명은 일 자체의 즐거움보다는 월급과 보너스에서 동기를 부여받는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은 런던 주식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25주년을 맞아 지난 8월 30일부터 2주간 온라인을 통해 실시됐다. 로이터는 설문조사 결과가 당초 지난달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세인트폴 성당 앞에서 부의 균등을 주장하는 ‘99%’ 시위대가 지난달 15일부터 노숙 농성을 벌이는 바람에 발표 일정이 늦어졌다고 전했다. 설문 결과와 관련해 성당 참사회 회원 마이클 헴펠은 “지난 수년간 진행된 논의를 넘어 이제는 부의 불균등 축소 등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과 결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위대 대변인 나오미 콜빈은 “금융인 스스로 자신들의 보수에 심각한 우려를 느끼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伊 유명 성당 벽화 복원 중 ‘악마 형상’ 발견

    이탈리아 유명 성당의 벽화 복원 작업 중 프레스코화 속에 숨겨져 있던 악마의 형상이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성당에 그려진 프레스코화 중 한 장면의 구름 속에서 악마의 얼굴이 발견됐다. 이 프레스코화는 조토 디본도네가 13세기 성 프란체스코의 생애와 죽음을 그린 것으로 이 악마는 20번째 프레스코 상단부분 구름이 상세하게 그려진 곳에 숨겨져 있었다. 이탈리아 예술사학자 키아라 프루고네가 발견한 이 악마의 모습은 매부리코에 교활한 미소와 검은 뿔을 가지고 있다. 성당 미술 복원 수석 세르지오 프세티는 “아마 조토가 이 악마를 절대 그림의 주요부분이 되지 않게 하면서도 구름 속에 장난삼아 그려넣었을 것”이라면서 “조토가 아는 사람을 괴롭히려고 악마 얼굴로 형상화해 그려 넣었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성당은 지난 1997년 강진으로 여러 차례 심각한 손상을 입은 뒤 땅속에 파묻혔다가 1999년 복원됐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美 NFL 생방서 막대형 UFO 편대 포착

    美 NFL 생방서 막대형 UFO 편대 포착

    미 인기스포츠 미식축구리그(NFL) 중계방송에서 미확인비행물체(UFO)가 포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NBC의 ‘선데이 나이트 풋볼’ 생방송 광고시간에 외부 전경을 비추던 한 카메라에 막대형 UFO가 3대나 포착됐다. 당시 미국 뉴올리언스 메르세데스-벤츠 슈퍼돔에서 열린 ‘뉴올리언스 세인츠’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의 축구시합을 중계 중이던 NBC 방송사의 한 카메라가 인근 세인트루이스 성당 정상 부분에 초점을 맞추자 이내 5초 간격으로 3대의 UFO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모습이 촬영됐다. 실제 방송 화면에서는 이들 UFO는 너무 빠른 속도로 날아가기에 그 모습을 쉽게 알아볼 수 없지만, 한 UFO 마니아가 저속 프레임으로 촬영 공개한 영상을 보면 막대 모양의 UFO가 성당 꼭대기 뒤편으로 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미 민간 UFO 연구단체 ‘뮤츄얼 UFO 네트워크’(뮤폰·MUFON)의 한 전문가는 이들 막대형 UFO가 빠른 속도로 카메라 앞을 날아가는 곤충을 착각한 사례가 대부분이지만, 이번 UFO들은 성당 뒤편으로 지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곤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진=유튜브 캡처(http://youtu.be/j0jcqw6-nZA)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안중근 의사 시복시성 본격 추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숨지게 한 안중근(1879-1910) 의사에 대한 시복시성(諡福諡聖)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31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에 따르면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안중근 의사를 포함한 551명을 천주교 최고 명예인 성인 반열의 전 단계인 시복 대상자로 선정해 주교회의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에 명단을 제출했다. 주교특별위에 건네진 시복 추진 대상자는 ‘근·현대 신앙의 증인’ 24명과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와 증거자’ 527명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천주교 안팎에서 시복시성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안 의사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한층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은 이와 관련,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 ‘서울주보’ 최근 호를 통해 “서울대교구 시복시성 준비위원회가 기초 조사와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쳐 551명을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천주교 주교회의 주교특별위가 “서울대교구로부터 받은 명단이 최종 명단은 아닌 만큼 자료 수집 과정에서 대상자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교황청에 제출할 시복시성 대상 최종 명단에 안 의사가 포함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교구가 의욕적으로 주교회의에 안 의사를 대상자로 올린 만큼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사는 1895년 세례를 받아 천주교에 입교한 뒤 황해도 해주와 옹진 일대에서 전교 활동을 한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평가된다. 그런 신앙 활동과는 달리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이 살인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천주교에서 배척되다 순국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 3월 명동성당에서 열린 추모미사를 통해 천주교 신자임이 공인됐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러시아, 북극에 ‘초호화 얼음도시’ 짓는다

    러시아, 북극에 ‘초호화 얼음도시’ 짓는다

    영하 30도까지 뚝 떨어지는 기온에 칼바람이 몰아쳐 인적이 드물었던 북극에 거대하고 호화로운 인공도시가 들어선다고 러시아 정부가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북극에서 불과 1600km 떨어진 지점에 초호화 얼음도시 ‘움카’(Umka)를 짓겠다는 계획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웹사이트에서 발표했다. 최근 공개된 디자인에 따르면 이 도시는 거대한 돔 형태를 띤다. 이 안에는 5000명의 주민이 살 수 있는 집과 학교는 물론, 병원과 스포츠시설, 호텔과 대성당 등이 다양하게 들어서 어엿한 도시의 형태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 도시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지생산, 오물 처리, 식품 가공공장 등이 배치되기 때문에 도시에서 자급자족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러리 르제브스키는 “도시민들은 군인, 경비원, 비밀공무원, 과학자, 탐구자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호화로운 설계로 고립됐다는 느낌 없이 평생 동안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겠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가 이처럼 북극권에 초현대적인 도시를 건설하는 이유는 북극 얼음 층 아래 방대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확보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 이런 행보를 두고 캐나다, 미국 등 인근 국가들과의 마찰이 우려된다고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이 덧붙였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소설엔 주인공 없어야 한다, 20여명 모두가 ‘주인공’

    소설엔 주인공 없어야 한다, 20여명 모두가 ‘주인공’

    “난 지금까지 소설에 ‘사랑’이란 단어를 써본 적이 없다. 아직 그 두 글자가 장악이 안 됐다. 매일 사랑을 쓰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다. 남은 생에 사랑을 몇 번이라도 써볼 수 있는 행복한 날이 있으면 좋겠다.” 전작 ‘내 젊은 날의 숲’이 사랑한단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 연애소설이었다면 신작 ‘흑산’(학고재 펴냄)은 다시 김훈(53)의 장기라 할 만한 역사소설이다. 그의 역사소설 가운데 이순신 장군의 내면을 그린 ‘칼의 노래’는 100만부, 병자호란의 참담함을 다룬 ‘남한산성’은 60만부가 팔렸다. 소설 발간에 맞춰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난 김훈은 새벽 5시에 일어나 다윈의 ‘종의 기원’을 100페이지쯤 읽다 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윈의 문장을 좋아한다. ‘종의 기원’은 인류의 역사를 엎었다. 하지만 그 진화론에 목적은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 변화하는 거대하고 장엄한 자연의 질서만 있다.”면서 “자연에서 전개된 생명의 웅대한 흐름과 끝이 ‘흑산’에 나오는 정약전이나 황사영과 같은 배교자와 순교자가 꿈꾸던 도덕과 자유와 사랑의 목표와 만나는 미래를 그려 보려 했다.”고 말했다. ‘흑산’은 전국 각지에서 민란이 일어나던 끔찍했던 18세기 말과 19세기 초의 조선이 배경이다. 올 4월부터 경기도 선감도에서 원고지 1135장으로 완성한 소설의 원래 주인공은 정약전이었다. 천주교에 연루된 정약전은 한때 세상 너머를 엿보았으나 끝내는 배반의 삶을 산다. 유배지 흑산도에서 다윈의 ‘종의 기원’에 비견할 만한 실증적 어류 생태학을 담은 ‘자산어보’를 남긴다. 그의 동생 정약종은 참수, 순교했고 막냇동생은 한국 최고의 실학자 정약용이다. 김훈은 소설의 구상 과정에서 정약전을 주인공의 위치에서 끌어내린다. 정약전과 그의 조카사위로 낡은 조선을 쓰러뜨리고 새로운 천주의 세상을 열고자 했던 황사영의 삶과 죽음이 소설의 뼈대를 이루긴 한다. ‘흑산’에는 김훈의 소설 가운데 가장 많은 20여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작가는 이 책에는 주인공이 없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현실에서는 아무도 주인공이 아니다. 소설에는 주인공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등장인물을 대등한 위치에서 그렸다.” 사랑을 증거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와 배교자인 황사영과 정약전의 이야기에 조정, 양반, 중인, 하급 관원, 마부, 어부, 노비 등 여러 계층이 생생하게 얽힌다. 작가는 서울 양화대교 옆의 천주교도들이 처형된 성지인 절두산 밑을 지나다니며 작품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15년 전 경기 고양시 일산으로 이사하면서 절두산 아래를 통과해 귀가히게 됐고, 불과 140여년 전에 ‘사학의 무리’라며 목이 잘린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떠올렸다는 것. 바윗덩어리를 보면서 너무나 많은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책을 읽어서는 잘 생각이 안 나고 물건을 봐야 생각이 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소설 말미에는 수십 권의 참고문헌과 연대기, 낱말풀이가 붙어 있다. 학고재의 손철주 주간은 “작가가 우리를 마소처럼 부리며 자료를 수집해 읽었다.”며 농반진반 곁들였다. 현재는 냉담 중이지만 작가는 천주교 유아 세례를 받았고 라틴어로 진행되던 미사에서 복사로 일했다. 군 복무를 하면서 더 믿음을 지속할 수 없었지만 언젠가 다시 성당을 다니게 될지도 모른다는 뜻을 살짝 비쳤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 “영혼과 관련된 문제는 거의 나오지 않으며 관찰자의 시각을 견지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조선왕조실록을 읽는 듯한 꼼꼼하고 건조한 묘사와 적확한 단어 구사는 역시 김훈의 역사소설이란 찬탄이 나올 만하다. 칼날처럼 냉정한 짧은 문장으로 그려낸 슬픈 역사는 다윈의 진화론처럼 반복되는 것이기에 더 슬프다. ‘정감록’을 읽으며 새로운 세상을 노래하던 조선의 민초와 2011년 대한민국 서민의 삶의 거리가 멀지 않다는 점에서 작가는 의도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또 한 번 그의 문장에 몸살을 앓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수상작 80점 서울전시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수상작 80점 서울전시회

    대한항공이 20일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1층 일우 스페이스에서 ‘제18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서울 전시회를 개막했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7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여행사진 공모전에 접수된 1만 8407점 가운데 전문 심사단의 심사를 거쳐 대상을 차지한 ‘영광’을 비롯해 80점의 수상작이 전시됐다. ‘영광’은 이탈리아 바티칸 성당의 높은 창을 통해 빛줄기를 온몸에 받고 서 있는 수도자의 모습에서 종교적 신비와 장엄함을 잘 그려낸 수작으로 평가됐다. 올해 공모전에는 대한항공 A380 차세대 항공기 운항을 기념해 여행이나 일상 속 나의 꿈을 표현한 ‘드림 포토상’과 봉사활동을 주제로 사랑을 나누는 ‘사랑 나눔상’이 신설됐다. 올해 공모전에는 역대 최다 작품이 접수됐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외국인이 응모한 작품이 지난해보다 60% 이상 늘어난 1600여점에 달하는 등 국제 규모로 성장했다. 수상작 80점은 26일까지 일우 스페이스에서 전시된 후 11월 2일부터 12월 25일까지 부산·대전·광주·대구 등 4개 도시에서 순회 전시된다. 수상작은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홈페이지(photo.koreanair.com)에서도 감상할 수 있으며 대한항공이 제작하는 2012년 캘린더 사진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0)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0)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

    오고 가는 계절이야 어쩔 수 없지만, 갑작스레 차가워진 바람은 근심을 불러온다. 한창 단풍 드는 나무들의 안부를 걱정하게 되는 찬바람이다. 도심의 나뭇잎에도 붉고 노란 물이 제법 올라왔다. 소슬바람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가로수 길이 더 그리워진다. 세상의 모든 나무들이 사람의 마을에 가을의 시를 한 행씩 채우는 중이다. 이처럼 단풍 빛 짙어지는 가을에 오히려 눈에 들어오는 나무가 소나무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소나무의 초록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단풍이 더 짙어지면, 홀로 뿜어내는 소나무의 푸른 기개는 절정에 이를 게다. 가을과 겨울은 분명 소나무의 계절이다. 독야청청 푸른 소나무가 이 땅에 한 편의 시를 남길 차례다. 글 사진 울진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뻗어 나온 모든 가지 낮게 늘어뜨려 경북 울진군을 대표할 만한, 조금은 별나게 생긴 소나무를 찾아 나선 길을 이종주(56) 시인과 함께했다. 달포 전에 울진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시인은 곧게 뻗어 오른 금강송의 푸른 기개에 온통 넋을 빼앗겼다고 했다. 그에게 금강소나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가진 나무를 보여 주고 싶었다. “세상의 모든 나무들이 하늘로 솟구치는 생김새인데, 이 나무는 거꾸로 추락하는 생김새를 가졌군요. 하늘과 땅을 잇는 남다른 방식이네요.” 나무 앞에 닿자마자 그가 토해 놓은 감탄사에 이은 행곡리 처진소나무의 첫인상이었다. 천연기념물 제409호인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는 소나무의 여러 종류 가운데 하나다. 이 나무가 처진소나무라고 불리는 건 나무의 모든 가지들이 낮은 곳으로 축축 늘어지는 특징을 가졌기 때문이다. 수양버들처럼 가지가 처진다 해서 유송(柳松)이라고도 부른다. 흔한 나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우 희귀한 나무도 아니다. 특히 경북 청도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처진소나무가 운문사 경내와 매전면 동산리 강변에 두 그루나 있다. 그 밖에도 청도를 비롯한 우리 산과 들에서는 야생으로 자라는 처진소나무를 드물게나마 찾아볼 수 있다. 잎을 비롯한 모든 생김새와 생육 특징은 여느 소나무와 다를 게 없다. 다만 줄기에서 뻗어 나오는 모든 가지가 낮은 자세로 가라앉는다는 점만 다르다. ●마을 사람들의 희로애락 담아내 높이가 11m쯤 되는 행곡리 처진소나무는 이 같은 특징을 잘 보여 주는 나무다. 이 나무는 마을이 처음 생겨날 때인 350년 전쯤 심은 것으로 짐작된다. 제법 너른 폭의 개울이 나무 옆으로 지나는 걸로 봐서 처음에는 넘쳐 흐르는 개울물을 막기 위해 심은 방재림의 한 그루로 짐작된다. 그때 함께 숲을 이뤘을 다른 나무들은 모두 사라졌고, 이 처진소나무 홀로 마을 어귀를 지키고 있다. 사람 사는 곳에는 어디라도 나무가 있다. 나무는 말없이 사람 곁에서 사람살이를 지키며 살아간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나무의 덕을 받으며 살지만, 그만큼 나무의 존재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또 나무 곁에 살면서 사람들은 나무를 바라보며, 사람살이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도 그랬다. “큰딸이 어느 날 수녀가 되겠다는 거야. 참 답답한 노릇이었지. 에미 애비는 성당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수녀라니 이게 웬 말인가 싶더군. 거, 참 말려도 소용없었어. 지금은 환갑이 다 됐는데, 수녀로 잘 살아.” 나그네들의 인기척을 느끼고 나무 앞으로 다가온 진기은(85) 노인의 이야기다. 다짜고짜 털어놓는 노인의 옛이야기에 시인의 대거리가 자연스레 이어졌다. 나무 그늘에 주저앉은 노인은 흔들리는 나무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나무도 처진 가지를 노인 곁으로 잔뜩 수그린 채 소슬바람에 스쳐 오는 시인과 노인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애들 말 안 들으면 답답하지, 뭐. 그러면 여기 나무에 나오곤 했어. 하긴 우리 마을에서야 별로 갈 데가 없어서 일 없으면 모두 여기 나와 쉬곤 하지. 이 나무야말로 우리 마을 이야기를 모르는 게 없을 거야.” 수도자가 된 딸자식의 생활을 일일이 알 수 없는 노인은 아직도 홀로 사는 딸자식의 안부가 걱정되고 기다려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딸이 보고 싶을 때 찾아 나오는 곳도 바로 이 처진소나무 아래라고 노인은 덧붙였다. “이리 오래된 나무를 누가 심었는지 어떻게 알겠어? 저 앞의 비각은 옛날에 이 마을에 살던 주명기라는 효자를 기념하는 비각이지. 조선 말기에 벼슬하던 사람인데 나무하고는 아무 관계 없어.” 순서도 없이 사람과 나무를 넘나드는 노인의 이야기는 막힘이 없었다. 평생을 나무와 더불어 살아온 사람살이의 알갱이, 혹은 자연과 함께 살아온 사람이 지어내는 한 편의 서사시다. ●사람 꼿꼿이 사는 힘 나무에서 온 듯 나무가 듣고, 시인과 노인이 나눈 말들의 상찬을 뒤로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휴대전화에 문자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편지 한 통 보냈다.’는 시인의 메시지였다. 소나무를 주제로 서둘러 쓴 시의 초고인 듯한 편지였다. “까닭 없이 저리 높이 자랄 리 없다/뼈에 사무친 추위 이길 리 없다”로 시작한 그의 편지는 “끝없이 견디는 당당한 힘/더 높이 하늘에 닿기 위해/허공을 가르는 바늘 잎”이라는 소나무 예찬으로 이어졌다. 흔한 인사 한마디 보태지 않은 그의 짤막한 편지는 “푸른 하늘로 싣고 가는 분명한 힘”으로 끝났다. 금강송의 고장 울진에서 처진소나무를 바라보며 시인은 하늘과 땅을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푸른 힘을 떠올린 것이다. 땅을 딛고 하늘을 바라보며 수직으로 서서 사는 사람이 사는 힘이 바로 나무에서 비롯된 것이지 싶은 깨달음이 담긴 고마운 편지였다. ▶가는 길:경상북도 경북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 672. 울진은 비교적 사람의 발길이 잦지 않아 자연의 멋이 잘 간직된 곳이다. 행곡리를 찾아가려면 동해안의 국도 7호선을 이용할 수도 있고, 봉화에서 이어지는 불영계곡을 따라 갈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모두 절경이다. 울진군청에서 남쪽으로 3㎞쯤 되는 곳에서 나오는 수산교차로가 행곡리 입구다. 불영계곡 방면으로 강을 따라 난 도로에는 띄엄띄엄 강을 건너는 다리가 나온다. 수산교차로에서 3㎞쯤 떨어진 곳에서 나오는 다리를 건너면 강변에 서 있는 나무에 닿을 수 있다.
  • [부고]

    ●고영현(교육과학기술부 교육복지국장)씨 부친상 17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30분 (02)2650-2741 ●이언주(에쓰오일 상무)동섭(수원 성빈센트병원 비뇨기과)씨 모친상 최원재(경희대 의대 부교수)최장용(식약청)씨 장모상 16일 부산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51)240-7161 ●배중근(전 동아일보 편집위원)씨 별세 영관(일광건설 관리이사)씨 부친상 1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9일 오전 5시 30분 (02)2227-7566 ●김철수(일원BMS 대표)성수(서울대 교수)씨 모친상 심우영(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씨 장모상 1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2)3410-6908 ●이만호(경인교대 사무국장)윤영운(동양생명 전무)홍명렬(아주대병원 정보관리팀장)씨 장모상 17일 부산 남천성당, 발인 19일 오전 9시 (051)628-0141 ●정준영(전 서울신탁은행 지점장)씨 별세 운덕(파란엘림 대표)명우(이니플래닝 〃)운석(자영업)씨 부친상 김상용(동원와인플러스 대표)씨 장인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03 ●허원형(유진법랑 회장)씨 별세 상희(유진법랑 대표이사)씨 부친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010-2291 ●윤기정(서울 광남초 교장)씨 모친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3010-2232 ●이경주(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획팀장·전무)씨 부친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02)3410-3153
  • “박원순 하버드 로스쿨 객원연구원 경력 허위”

    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원순 범야권 후보의 학력 의혹에 공세의 초점을 맞춘 양상이다. 박 후보의 서울대 법대 학력 위조 논란에 이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객원연구원 경력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한 것.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안형환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을 갖고 “지난 6년간 한국 하버드 총동창회 총무를 맡고 있는 강용석(무소속) 의원이 하버드대 법대에 조회한 결과 로스쿨 학위 과정은 물론 객원연구원에 ‘원순 박’이란 이름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또 “박 후보가 고문 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런던정경대학(LSE) 디플로마 취득’이라고 돼 있는데 박 후보의 홈페이지에는 ‘영 LSE 디플로마 과정 수학’이라고 돼 있어 디플로마(학위)를 취득한 것인지 수학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어제 갑자기 원순닷컴의 박원순 프로필에서 ‘하버드법대 객원연구원’이 사라지길래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하버드 로스쿨로부터 답장이 왔다.”면서 의문을 표시했다. 강 의원이 공개한 하버드 로스쿨 측 답장에는 “1991∼1994년 사이 박씨가 객원교수로 있었던 사실을 확인할 수도,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다.”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프란치스코교육회관 대성당에서 열린 사회복지정책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조사해 보세요. 찾아보면 나와요.”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대변인인 민주당 우상호 의원도 “하버드 로스쿨 객원연구원은 당시 백낙청 선생의 소개로 하버드 옌칭연구소 부소장이자 친한파인 애드워드 베이커 교수의 추천을 받아서 (1992년 9월에) 간 것”이라면서 “당시 같이 초청돼 연구하던 이석태 변호사도 오늘 ‘자신이 같은 시기에 같은 프로그램으로 로스쿨 객원연구원으로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반박했다. 우 의원은 이어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흑색선전과 같은 주장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인천 건축물에 깃든 근대·개항의 역사

    인천 건축물에 깃든 근대·개항의 역사

    국철 1호선에 몸을 실어 도착한 인천역. 더는 갈 수 없는 서쪽 끝자락 그곳에서 우리의 근대가 시작됐다. 때문에 인천에는 ‘최초’란 수식어를 단 건물과 장소가 적지 않다. 14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 근대와 개항의 역사가 담긴 인천 중구의 건축물들을 둘러봤다. 자유공원에서 인천항을 한눈에 내려다본다. 최초의 근대식 공원인 이곳 바로 아래에는 제물포 구락부가 있다. 1901년 외국인들의 사교장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당시 모습으로 복원돼 운영되고 있다. 공원에서 걸어 내려온 지 10여분 만에 만난 홍예문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100년을 넘긴 석문으로 남쪽의 일본인 거주 공간과 북쪽의 조선인 마을을 연결하기 위해 1908년에 만든 교통로다. 조선인 마을마저 일본인에게 넘어가는 아픈 과거가 축대에 새겨져 있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통로를 지나 중구청 방향으로 내려가니 차이나타운이 나온다. 자장면의 발상지로 알려진 ‘공화춘’ 건물이 보인다. 1905년에 지어진 뒤 1984년을 끝으로 폐업했지만 역사적 가치를 감안해 문화재로 지정돼 자장면 박물관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중구청 방향으로 계속 가면 르네상스식 건물 셋과 마주한다. 1890년에 세워진 일본제18은행의 인천지점 건물부터 1899년에 일본제1은행이 세운 출장소 건물 등이다. 김애리 중구 시설관리공단 문화해설사는 “인천을 통해 처음 도입된 근대 문화나 유물들이 전시돼 있어 당시 번성했던 인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차이나타운을 뒤로 한 채 신흥초등학교 쪽으로 걸어가면 아름다운 성당으로 손꼽히는 답동 성당의 첨탑이 눈에 들어온다. 1897년 세워진 이 건물은 벽돌조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성당 중 하나. 한국전쟁에 훼손된 부분은 모두 복원됐고, 1979년에 창문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해 위용과 세심한 아름다움을 조화시켰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이광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을 스튜디오로 초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나경원, 박원순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검증하고, 독자가 외면한다는 이유로 절판된 책들을 찾아다니는 고교교사 박균호씨, 청계천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간 헌책방 얘기를 듣는다. 지난 8일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을 둘러보고, ‘서울신문 시사 콕’에서는 김균미 국제부장이 여의도로 번진 ‘반(反)금융 시위’가 던지는 메시지를 짚는다. 인천 글 사진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 ‘바보 김수환’을 기억하며 걷기대회·전국순회 아카데미

    ‘바보 김수환’을 기억하며 걷기대회·전국순회 아카데미

    가톨릭대 김수환추기경연구소(소장 고준석 신부)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기 위한 걷기 대회를 열고 아카데미를 개설하는 등 시민행사를 잇따라 마련한다. 우선 오는 29일 서울 남산 일대에서 ‘길을 묻습니다-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며’라는 주제로 여는 걷기 대회는 추기경 선종 3주기에 앞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마련하는 첫 시민행사.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시민 700여명이 명동 대성당에서 남산 북측 순환로를 거쳐 안중근의사 기념관까지 약 2시간 30분을 걷는 행사로 진행된다.강연회와 작은 음악회, 묵상 나누기, 미사도 있을 예정이다. 25일까지 참가자 신청을 받는다. 연구소는 이와 맞물려 제1회 시민아카데미를 다음 달 25일까지 매주 금요일 총 8회에 걸쳐 서울대교구 구로1동성당에서 진행한다. 아카데미에선 ‘인간답게 정의롭게’라는 타이틀 아래 그리스도인의 사명, 인권, 노동, 환경 등의 주제를 다룰 예정. 고준석·조정환·유청 신부 등이 강사로 나선다. 수강자들에게는 김수환 추기경의 육필 일기가 인쇄된 노트가 제공된다. 연구소 측은 다음 달 4일 춘천교구 퇴계성당에서 같은 아카데미를 여는 것을 비롯해 전국을 순회한다는 계획이다. 고준석 신부는 시민아카데미 개설과 관련해 “김수환 추기경은 현대 한국교회의 상징적인 성직자로서 사람들이 세상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잘사는지를 보여주신 분”이라며 “사회적 덕목의 실천 의지를 널리 전파시켜 민주 시민공동체 구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시민아카데미의 강의 주제로 ‘간추린 사회교리’의 핵심내용을 택했지만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신청해서 들을 수 있도록 주제를 ‘인간답게 정의롭게’로 정했다.”고 밝혔다. 일반인 신청자가 늘어나면 성당이나 교회 시설이 아닌 장소에서도 시민아카데미를 열기로 했다. 김수환추기경연구소는 김 추기경의 생애와 사상, 영성을 연구하고 고인이 생전 변함없이 소중하게 여겼던 감사와 사랑, 나눔의 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설립됐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종교 벽 허물고 이웃도 돕고” 난치병 어린이 돕기 축제로

    “종교 벽 허물고 이웃도 돕고” 난치병 어린이 돕기 축제로

    “우리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너무 많아요. 종교인들이 한마음으로 벽을 허물렵니다.”(대한불교조계종 화계사 수암스님) “위대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위대한 사랑을 실행하는 작은 것들이 있을 뿐입니다.”(한국기독교장로회 송암교회 김정곤 목사) “단순한 모금운동이 아니라 전국적인 정신운동으로 쭉 뻗어나갔으면 합니다.”(천주교 서울대교구 수유1동 성당 정무웅 신부) 단풍이 붉게 타던 지난 8일, 이른 아침부터 강북구 인수동 한신대학원 운동장엔 파란 가을 하늘을 닮은 천막들이 들어찼다. 강북구 기독교·천주교·불교 단체 사람들이 뒤섞여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종교연합바자회 준비로 달뜬 모습이었다. ●의류·특산품 등 어우러져 5일장 방불 신도들 정성이 그득한 기증품과 사업체 후원으로 마련된 의류, 식료품, 생활용품, 지역특산품, 먹을거리 장터가 한데 어우러졌다. 오전 9시 단풍 구경가던 등산객들, 강아지와 산책 나온 주민들도 발길을 멈추면서 바자회는 5일장을 방불케 했다. 김정애(52·수유1동)씨는 “7000원에 산 등산가방에다 1000원짜리 옷 한보따리를 채웠다.”며 “이웃도 돕고 싸고 질 좋은 물건도 구매해 일석이조”라고 기뻐했다. “경기 안성시 노곡노인복지관에서 노인들이 손수 만든 수제비누를 들고 나왔다.”는 이남희(34·한국기독교총회 소속)씨는 “한마음 된 종교인들을 보니 너무 좋다.”며 웃었다. ●12년간 어린이 201명에게 6억 전달 12회를 맞은 종교연합 바자회에서는 지난해까지 어린이 201명에게 6억 1600여만원을 전달했다. 매년 6000만원을 웃도는 금액을 모은 셈이다. 바자회 수익금 1000만~2000만원에 평소 신자들과 각계 후원금을 얹어서 만든 사랑이기도 하다. 자원봉사에 나선 서효순(53·수유1동 성당)씨는 “신도들끼리 제비뽑기를 해 장터 일을 돕는데 이번엔 음식나르기와 설거지를 맡았다.”며 흐뭇해했다. 아동복 매장을 운영하는 정복순(46·수유동)씨는 “300만원어치 기부할 생각에 신상품까지 바리바리 싸 왔다.”며 “사랑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사주면 더없이 좋겠다.”고 말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사람을 사랑하고 종교의 벽을 뛰어넘는 순수한 축제인 만큼 조건 없는 사랑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며 “많이 팔아주는 것이야말로 바로 참사랑 실천”이라고 말했다. ●아동복 신상품 300만원어치 내놓기도 휘모리풍물단의 공연을 첫머리로 한 행사에는 2500여명이 찾아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오후 5시까지 쌓인 수익금 1500여만원에 후원금을 한데 모아 다음 달 병마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에게 건넨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가장 작은 교회·절·성당 오밀조밀 한 곳에

    가장 작은 교회·절·성당 오밀조밀 한 곳에

    울산 호수공원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와 절, 성당이 한곳에 들어섰다. 이들 3대 종교 시설물은 기네스북 등재를 앞두고 있다. 울산시는 4일 남구 선암호수공원의 테마 쉼터에 기독교·불교·천주교의 기도 시설이 각각 입당식, 낙성봉불식, 축복식을 갖고 일제히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을 만큼의 작은 종교 시설물이 한 에 건립된 것은 아마 세계에서 처음일 것”이라면서 “종교 화합은 물론 주민 화합을 위해 조성한 만큼 이곳이 많은 사람에게 볼거리와 평온함을 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또 “기네스북 한국기록원을 통해 가장 작은 교회, 절, 성당의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기네스북에 오르면 호수공원이 세계인들의 명소로도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기독교의 ‘호수교회’는 높이 1.8m, 너비 1.4m, 길이 2.9m 크기다. 1~2명이 간신히 기도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지만, 설교할 수 있는 강대상과 함께 옆에는 십자가, 성경책, 찬송가 등이 비치돼 있다. ▲불교의 ‘안민사’는 높이 1.8m, 너비 1.2m, 길이 3m로 작지만 그래도 불상과 목탁, 염주, 향로, 불전함이 마련돼 있다. ▲천주교의 ‘성베드로 기도방’도 높이 1.5m, 너비 1.4m, 길이 3.5m로 십자고상과 마리아상, 장의자가 안에 있다. 3곳 모두 기도를 위해 한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면 다음 사람은 건물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교회와 절, 성당의 외형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적인 외관이어서 마치 장난감처럼 보이는 것이 재미있다. 각 시설물은 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맑은 공기와 함께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남구는 3대 종교 시설을 10m 간격으로 나란히 건립한 것은 종교적 화합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를 함께 전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곳곳에는 각종 미니 종교 시설이 만들어져 있지만, 3대 종교 시설이 한곳에 나란히 자리한 것은 선암호수공원이 유일하다고 한다. 현재 캐나다의 한 교회(The living water wayside chapel)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지만, 호수교회는 이보다 1.3m가량 작아 비공식적으로 가장 작은 교회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제주 마라도에도 주민과 외지 관광객을 위해 교회와 절, 성당이 오밀조밀 모여 있지만, 이곳처럼 가장 작은 시설은 아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신비한 음성에 홀려 스스로 눈 뽑은 英남자

    신비한 음성에 홀려 스스로 눈 뽑은 英남자

    ”네 눈을 뽑아라!” 이런 말을 들었다는 남자가 스스로 눈을 뽑은 끔찍한 사고가 이탈리아에서 발생했다. 남자는 황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사들이 손을 쓰기엔 늦어버린 뒤였다. 남자는 세상을 보지 못하게 됐다. 한 성당에서 한창 미사를 드리는데 갑자기 벌어진 일이다.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비아레지오의 성안드레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던 한 남자가 갑자기 일어나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손가락으로 두 눈을 찔러 파냈다.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지면서 성당은 발칵 뒤집혔다. 스스로 눈을 뽑은 남자는 이탈리아에 거주한 지 오래된 46세 영국인으로 밝혀졌다. 베르살리아 병원으로 실려간 그는 의사들에게 “눈을 뽑으라는 음성이 들려와 나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했다.”고 했다. 한 의사는 “초인간적인 힘이 아니면 스스로 눈을 뽑을 수는 없다.”며 “의사 생활 26년에 이런 일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병원은 남자에게 정신검사를 받게 할 예정이다. 사진=인터넷 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종교, 신앙인만 갖기엔 너무 귀중해”

    “종교, 신앙인만 갖기엔 너무 귀중해”

    누군가 말했다. 종교를 가지려면 교회나 절보다 성당을 가는 것이 싸게 먹히니 가톨릭을 고르라고. 알랭 드 보통(42)의 신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청미래 펴냄)는 이처럼 냉소적인 무신론자에게 종교의 미덕을 넌지시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는 연애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비롯해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여행의 기술’ ‘공항에서 일주일을’ 등 10권의 책을 쓴 전문 저술가다. 연애 소설 ‘왜 나는’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보통의 책으로 판매 부수가 35만부를 넘었다. 보통의 문장이 20개국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사랑받는 것은 현대적 일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탐구하기 때문이다. ‘무신론자’도 마찬가지다. 보통은 유대인 출신이지만 그의 집안에서 종교는 ‘우스꽝스러운 조롱의 대상’이었다. “종교는 어린애나 지성이 떨어지는 사람이 믿는 것으로 알았어요. 지성인이라면 과학을 신봉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번 책에서는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를 주로 다뤘는데, 유대교에 대해서는 집에서 전혀 배우지 못했어요. 기독교는 유대교의 적이다 보니 비밀스럽게 매료되었습니다.” 영어권보다 5개월 앞서 세계 최초로 출간된 ‘무신론자’의 홍보를 위해 처음 한국을 찾은 보통은 “영어권 출판사보다 한국의 편집인이 먼저 런던으로 날아와 연락했다.”며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무신론자인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런던에 살고 있다. ‘무신론자’는 말랑한 연애 소설이 아니다 보니 쉽게 읽히지 않는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 곳곳에 사진과 도판을 실었다. 현대 사회 소외의 원인을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발생한 종교적 믿음의 개인화로 말미암은 공동체 정신의 훼손’에서 찾는 보통은 지금까지 생의 대부분을 책을 쓰는 데 바쳤다. 하지만 점점 책 바깥의 세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스쿨 오브 라이프’와 ‘리빙 아키텍처’란 두 개의 단체를 운영 중이다. 말 그대로 인생의 학교인 ‘스쿨 오브 라이프’는 저녁에 사람들이 모여 사랑, 죽음, 돈, 종교 등에 대해 서로 이야기한다. 강사가 있고 강의, 세미나 등이 주로 이뤄지는데 벌써 다녀간 한국 독자들도 있단다. ‘리빙 아키텍처’는 세계 유명 건축가에게 부탁해 영국에 아름답고 우아하며 편안한 건축물을 짓는 단체다. 하룻밤 20파운드(약 3만 6000원)에 세계적인 건축가가 디자인한 현대적인 건축물에서 주말을 보내자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이 단체는 벌써 5개의 건물을 지었다. ‘행복의 건축’이란 책을 쓰기도 한 보통은 “건축가가 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이 고백은 ‘무신론자’에 나오는 ‘아가페 식당’에서 서로에게 던지기로 유도되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이다. 현대적 커뮤니티 센터로 보통이 가정한 ‘아가페 식당’에서는 ‘오만’의 표현인 “무슨 일을 하십니까?” “아이들은 어느 학교에 다닙니까?”란 질문 대신 “후회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로 서로에게 다가서라고 권유한다. 그는 종교의 이론적 결과뿐 아니라 실제적 결과에 관심을 둔 사람이 자신이 처음은 아니라고 말한다. 기존 종교의 부족함 때문에 ‘보편 종교에 관한 요약 설명’ 등을 쓰고 새로운 종교를 만든 오귀스트 콩트(1798~1857)의 예를 든다. 보통은 훨씬 현대화된 콩트라 할 만하다. 콩트처럼 사제 10만명 양성 등의 과격한 주장은 하지 않는다. 다만 “종교는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이고, 지적이기 때문에 신앙인들만의 전유물로 남겨 두기에는 너무 귀중한 것”이라고 나직이 말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공무원 ‘출장비 빼먹기’ 해도 너무해

    공무원 ‘출장비 빼먹기’ 해도 너무해

    ‘출장비는 눈먼 돈?’ 피 같은 국민 세금이 공직사회에서 허위 출장비로 새나가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이하 건설본부) 직원들이 허위로 출장신청을 한 뒤 무더기로 출장비를 타왔다는 한 시민의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시민 전대균(58·대구시 달서구 성당동)씨가 대구시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건설본부 직원들의 허위 출장비 수령사실을 밝혀내 고발한 것이다. 전씨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건설본부 건설부 직원 57명 가운데 대부분이 한 달에 16회에서 22회씩 거짓 출장을 다녀와 1인당 많게는 44만원까지 출장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무 담당자도 한 달 출장 횟수가 19차례에 이르렀고, 내근을 주로 하는 관리과 직원들도 14~21차례씩 출장을 갔다 왔다며 1인당 40만원 안팎의 여비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근무일이 23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모든 직원들이 거의 매일 출장을 다녀온 셈이다. 직원 3명을 임의로 정해 지난해 전체 출장일 수를 살펴보니 228~234일이나 돼 그해 전체 근무일과도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강영우 대구지방경찰청 지능수사대장은 “대구시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을 하고 있다. 조만간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겠다.”면서 “혐의가 드러나면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 달성군·대전 동구청서도 ‘들통’ 지금까지 관행처럼 저질러 온 공직사회의 출장비 횡령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서 대구 달성군 직원 30명도 2008~2010년 돌아가며 거짓 출장 품의를 올려 1억 2000만원의 출장비를 받아 챙겼다. 실무자뿐만 아니라 국장급 4명, 과장급 10명 등 거의 전 직급 공무원이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지난 7월 이들 가운데 16명을 기소했다. 대구시 차량등록사업소도 직원 81명이 2008년 3300만원의 거짓 출장비를 타내 국민권익위원회에 적발됐다. 그러나 대구시는 이 같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도 않았고 징계도 하지 않았다. 실태조사나 감사조차 없어 도덕 불감증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대구시의 한 직원은 “출장비 부당 수령은 지자체에서 관행처럼 자리잡은 터라 감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둔산경찰서도 2007년 1월부터 3년 동안 근무일지를 조작한 뒤 870여차례에 걸쳐 4739만원의 출장비 등을 빼돌린 혐의로 대전 동구청 직원 2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횡령 금액이 100만원 미만인 23명을 구청에 통보했다. 이들은 휴가 기간에도 출장을 간 것처럼 근무일지를 작성했으며, 근무일지 허위 작성을 서로 눈감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 절차 강화 등 근절대책 내놔 허위 출장비 문제가 경찰수사를 받는 등 파문이 일자 대구시가 강도높은 근절 대책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대구시는 서무 직원이 일괄 신청한 뒤 부서장이 결재해 오던 것을, 출장자가 직접 신청하고 담당계장과 주무계장을 거쳐 과장이 결재하는 등 출장 품의 절차를 4단계로 강화했다. 행정 간소화 차원에서 폐지했던 출장 복명서도 부활해 출장결과 보고를 의무화했다. 또 부당수령 행위가 근절될 때까지 합동점검반을 편성 운영해 적발되면 부서장까지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부당 수령자에 대해서는 환수 및 징계 조치를 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면서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를 개선해 주도록 행정안전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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