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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미필적 또는 심정적 일탈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미필적 또는 심정적 일탈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다. 제아무리 길었던 휴일도 막상 지나고 보면 짧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아마 꽤 긴 시간을 길에다 허비해서일 터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귀성을 선택한다. 이제 곧 사라질 미풍양속(?)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여전히 우리는 때가 되면 길을 떠나고 돌아온다. 길고 지루한 여정을 가슴 설레도록 즐기는 추억으로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영화 ‘파리로 가는 길’(2016)은 그 방법을 알려 준다. 영화의 주인공은 성공한 영화제작자 마이클(앨릭 볼드윈 분)의 아내 앤(다이앤 레인 분)이다. 자동차로 단숨에 내달리면 8~9시간이면 충분할 거리를 남편 친구의 오지랖 넓은 호의로 1968년형 푸조 504 컨버터블을 타고 칸에서 파리로 올라오는 40여 시간의 여정을 담은 영화다. 파리로 가는 길을 서두르던 앤은 남편 친구 자크(아르노 비야르)에 이끌려 뜻하지 않게 칸에서 엑상프로방스, 리옹 그리고 부르고뉴 지방을 거치며 프랑스의 맛과 향 그리고 풍경과 건축과 박물관을 두루 섭렵한다. 그의 느긋함에 조바심을 내면서도 한편으론 이를 즐기는 앤은 차까지 고장 나자 1박 2일 만에 돌고 돌아 파리에 당도한다.어찌 보면 프랑스 관광홍보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름다운 남불(南佛)의 풍경을 담은 영상과 중년의 남녀가 설레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선을 지키는 러브라인은 보는 이들을 두근거리게 할 만큼 로맨틱하다. 낭만적인 프랑스 남자 자크는 평생 일만 좇아온 남편과 대비되며 아내와 엄마로서 자신을 잊고 살아온 앤의 가슴속으로 시나브로 들어온다. 성숙하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자신을 대하는 자크를 통해 앤은 자신을 새삼 발견하고 삶의 의미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는다. 영화의 감독은 엘리너 코폴라로, 영화 ‘대부’와 ‘지옥의 묵시록’ 등을 연출한 거장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부인이자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로 올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소피아 코폴라의 어머니다. 엘리너는 이미 ‘회상, 지옥의 묵시록’ 등 약 10편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했고 미디어 아티스트로, 설치미술가와 작가로 활동해온 내공 있는 작가다. 남편과 딸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그녀는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 영화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특히 2008년 남편과 함께 칸 영화제에 갔다가 코감기 때문에 비행기를 탈 수 없어 자동차로 파리로 올라온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영화를 만들어 더욱 특별하다.“목적지도, 우리가 누군지도 모르고 떠나는 척해 봅시다”며 자크가 차의 시동을 걸자 모차르트의 현악 4중주 C장조 K 465 불협화음이 흘러나온다. 금방이라도 애인이 될 듯 말하는 자크에 취해 앤은 그가 건네는 말마다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듯 나른해지며 혼란스럽다. 음악은 앤의 설렘을 보여 주며, 스물한 종의 포도가 블렌딩된 와인 샤토 네프 뒤 파프는 앤이 여정 내내 겪을 내적 갈등을 예고한다. 함께 길을 떠난 프랑스 남자와 미국 여자는 엑상프로방스를 지나면서 세잔을 만난다. 말년에 세잔은 빅투와르산을 서른 점 넘게 그렸다. 모든 형태는 구와 원통 그리고 원추로 귀결된다고 생각했던 그에게 빅투와르산은 자연의 절댓값이었고 변함없는 원칙이자 원형이라 생각했다. 앤은 흔들리는 마음을 이 그림처럼 현실을 되새기며 다잡는다. 이내 라벤더 꽃과 향이 넘쳐나는 그라스를 지나 가르 데파르트망에 있는 고대 로마의 수도교를 지나온 두 사람은 날이 늦어 묵은 호텔에서는 프랑스 와인과 음식의 맛과 향에 취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다. 파리로 길을 재촉하는 가운데 자동차가 고장 나지만 앤의 응급처치로 정비소에서 다른 차로 바꿔 타고 리옹에 도착한다. 뤼미에르영화박물관에서 자크가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앤은 묘한 시샘을 느끼며 스스로 놀란다. 두 사람은 2만번 이상 접었다 펴도 견딜 만큼 질기고 탄력성이 있는 태피스트리와 비단생산의 중심지였던 리옹의 직물박물관에서 아름다운 카펫과 섬유예술품들을 둘러보고 또 폴 보퀴즈 재래시장에서 다양한 음식재료들을 구경한다. 하지만 갈 길이 먼 두 사람은 강가에 차를 세우고 점심식사를 즐기는 여유도 부린다. 강가에서의 점심식사 장면은 마네가 그린 ‘풀밭 위의 점심식사’(1863)를 재현한 것이다. 모더니즘의 서막을 알린 이 작품은 원근법을 버리고 대상을 단순화하면서 윤곽을 강조한 화법으로 평면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림은 규범이나 도덕보다 현재의 본능과 마음에 충실하라는 자크의 메시지를 전한다. 베즐레이에서 로마네스크 양식의 마들렌 성당을 거쳐 파리가 얼마 남지 않은 곳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출발할 즈음 결혼식 피로연에서 음악이 들려오고 갑자기 자크는 앤의 손을 이끌며 춤을 청한다. 마치 르누아르의 ‘부지발의 무도회’(1883)처럼. 전형적인 프랑스 농촌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작은 마을 부지발은 세상이 알아주지 않던 인상파 화가들에게는 작은 천국 같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르누아르는 수잔 발라동을 모델로 이 작품을 그렸다. 밝고 신선하고 풍요로운 색채로 건강한 대기의 향기가 넘쳐나지만 여성은 남성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마치 영화 속 앤처럼 말이다. 그는 앤이 찍은 사진을 보며 “사소한 것들을 잘 잡아내네요. 영감이 넘치는데요. 다 보여 주지 않으면서 전체를 상상하게 만들어요”라고 말한다. 이런 자크의 말에 설레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여성은 없을 것이다.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사진을 지우던 앤은 망설이다 딱 한 장을 남겨두는데 그 대목이 다시 관객을 설레게 한다. 중년남녀의 플라토닉한 사랑을 그린 영화는 감정의 변곡점마다 그림을 삽입해 상징적,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그리고 여자는 남자를 통해 제자리를 지키는 자신을 새삼 확인하다. 그래 파리가 어디로 가니? 이제라도 오고 가는 길,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낭만을 즐겨 보자. 때로는 게으름과 여유, 늦장이 휴일보다 더 달콤하다는 사실을 누려 보자.
  • 이혜경 서울시의원, 바티칸 ‘한국 천주교회 230년 전시회’ 개막식 참석

    이혜경 서울시의원, 바티칸 ‘한국 천주교회 230년 전시회’ 개막식 참석

    서울시의회 이혜경 의원(중구2, 자유한국당)은 지난 9월 9일부터 15일까지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한국 천주교회 230년 전시회’의 개막식 및 개막미사에 참석, 서울시의회 대표단의 일원으로서 민주화 운동과 인권운동의 선봉에 섰던 한국 천주교의 특별한 역사와 희생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 방한 3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지난 2014년 교황 방한 당시 서울역사박물관이 바티칸박물관과 함께 ‘서소문·동소문 별곡’이란 특별전시회를 함께 준비하면서 구상되었다고 전해진다. 바티칸 내부 약 100m 규모의 회랑에서 개최된 전시회에는 한국 천주교 초기의 수표교와 명동, 서소문과 절두산, 새남터 등의 순교성지 모습이 담겼다. 바티칸에서 한국 관련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바티칸박물관은 대관료를 받지 않고 70일 동안 전시를 열기로 했다. 이번 출장에서는 바티칸 외에도 이탈리아의 우수 관광도시 탐방 및 주요시설 관람도 포함, 전시회가 개최되는 바티칸을 비롯해 산타마리아델리안델리 대성당, 시에나, 피란체, 로마 등을 방문했다. 이혜경 의원을 비롯한 대표단은 이번 해외 일정을 통해 관광선진국인 이탈리아의 관광정책을 벤치마킹하여 문화자원 활용방안을 강구하고 의정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시 대표단은 로마, 피렌체 등 이탈리아의 주요 도시의 관계자들과 별도의 시간을 마련하여 도시단위의 문화관광정책에 대해 듣고, 직접 현장을 시찰하며 관광자원의 발굴 및 홍보, 관리에 대한 개선 방향에 대해 심도깊은 의견을 나눴다. 관계자에 따르면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바티칸 박물관에서 한국 관련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국을 전 세계의 천주교 신자 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에게도 널리 알릴 수 있고 그로 인해 서울의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혜경 의원은 “서소문 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을 통해 해외 성지순례 관광수요를 유치할 수 있다면 서울의 관광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언급하며, “해당 사업을 단순히 종교적인 이유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한국의 민주화를 이끈 중요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천주교의 역할과 역사성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국 천주교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잠시 사업이 중단된 서소문 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이 하루속히 정상화되길 바란다” 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또한 이 의원은 “이번 연수는 스토리가 있는 관광의 효과에 대해 새삼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고 말하며, “앞으로의 관광정책은 서울을 찾아오라고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관광객이 먼저 서울을 가보고 싶다고 느끼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라고 덧붙이며 향후 서울시 관광정책의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고]

    ●전용운(자영업)용석(농협금융지주 홍보부장)용선(예산중앙초 교사)선숙(인지중 교원)선자(미국 거주)씨 모친상 9일 예산명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41)334-0442 ●박주영(조선일보 부산취재본부장)관도(대학강사)씨 모친상 조희숙(약사)신유라(한솔교육 청주동지점장)씨 시모상 김영길(요시노 대표)씨 장모상 9일 부산 남천성당, 발인 11일 오전 6시 (051)623-4528 ●박영민(CJ대한통운 과장)소연(AMC 이사)소희(CBRE 차장)씨 부친상 이현아(남양주시청 주무관)씨 시부상 곽영길(아주뉴스코퍼레이션 회장)조윤섭(아주경제 사업관리실장)씨 장인상 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10시 (02)2258-5940 ●이임식(금호이앤지 대표)씨 모친상 9일 칠곡군농협연합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054)976-9988 ●임영광(약사)경춘(사업)경욱(미국 로체스터대 의과대학 교수)창훈(건국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씨 모친상 이세영(사업)씨 장모상 임혜숙(이화여대 전자공학과 교수)씨 시모상 8일 건국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5시 30분 (02)2030-7906 ●신학순(세원세무법인 대표이사)씨 부친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3010-2232 ●류재수(BC카드 전무)씨 장모상 9일 강남세브란스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2019-4006 ●박상선(매일경제신문 사진부장)미경(웅진씽크빅 팀장)씨 모친상 이경목(통일유닉스손해사정 본부장)씨 장모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410-6903
  • “사드 파고 넘어라”... 토종 호텔 브랜드, 해외서 활로 찾는다

    “사드 파고 넘어라”... 토종 호텔 브랜드, 해외서 활로 찾는다

    우리나라 토종 호텔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발길이 끊기고 국내 호텔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해외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해외 진출이 가장 활발한 곳은 롯데호텔이다. 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지난달 8일과 15일 미얀마 양곤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잇따라 호텔을 열었다. 오는 12월에는 일본 니가타현에 ‘롯데 아라이 리조트’를 개장할 계획이다. 롯데호텔이 한 해에 해외에 호텔을 3개 여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롯데호텔양곤은 러시아 모스크바, 베트남 하노이, 미국 뉴욕 등에 이은 롯데호텔의 여덟 번째 해외 체인이자 첫 번째 해외 위탁경영 호텔이다. 인야 호수와 맞닿은 입지 조건을 갖췄으며, 객실 343개의 호텔동과 객실 315개의 서비스 아파트로 이뤄져 있다. 양곤 최대 규모의 크리스탈볼룸을 포함한 11개의 연회장과 미팅룸, 인피니티풀과 양곤 호텔 유일의 실내수영장 등 호화 부대시설을 완비했다. 뒤이어 문을 연 롯데호텔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유명 관광지인 성 이삭 성당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건물을 개조해 만들었다. 1851년 지어진 이 건물은 미국의 첫 러시아 대사이자 6대 대통령인 존 퀸시 아담스가 1810년부터 집무실로 사용한 적이 있는 유서깊은 장소다. 모두 2년 6개월 동안의 대대적인 개보수 작업을 거쳐 지하 1층~지상 6층의 객실 150실 규모로 꾸몄다. 호텔신라는 내년 상반기 중 베트남 하노이와 다낭에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 ‘신라스테이’를 문열 계획이다. 호텔을 새로 짓거나 인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100% 위탁경영할 예정이라는 게 호텔신라 측의 설명이다. 브랜드 사용 권한과 호텔 경영을 전담하고 운영 수수료를 받는 형태다. 앞서 호텔신라는 2006년 중국 쑤저우의 ‘진지레이크 신라호텔’과 20년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하고 해외시장에 처음 진출했다.임피리얼 팰리스 호텔그룹은 2019년 하반기에 필리핀 팔라완 섬에 ‘임피리얼 팰리스 풀빌라 핫스파 워터파크 리조트’를 준공할 예정이다. 연면적 9만 1874㎡에 호텔 367실과 풀빌라 49실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며, 사업비가 약 1000억원 투입된다. 팔라완 섬은 인천공항공사의 해외 신공항 사업이었던 푸에르토 프린세사 국제공항이 지난 5월 완공돼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은 현재 일본 후쿠오카에 ‘임피리얼 팰리스 시티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사카에도 체인 호텔을 열 예정이다. 호텔업계의 해외 진출 바람은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게 일차적인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의 관광호텔 수는 348개에 달했다. 2014년 233개에 비해 100개 이상 늘어났다. 올해 서울에만 특급호텔이 10개 이상 새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는 급증했지만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등 악재로 외국인 관광객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10만 3506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33.7%나 줄었다. 올해 1~8월 누적 방한 관광객 수도 886만 4182명으로 1년 전보다 22.8% 감소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해외 유명 관광지에서 호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 역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국내에 유치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밤에 피는 문화 ‘정동야행’…120년전 숨결이 그대로

    밤에 피는 문화 ‘정동야행’…120년전 숨결이 그대로

    올해로 3년째인 서울 중구의 ‘정동야행’(貞洞夜行)이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인 오는 12일을 기념해 주말인 13일부터 이틀동안 진행된다. 밤 늦은 시간까지 정동 일대 역사문화시설을 탐방하고, 곳곳에 준비된 다양한 체험, 볼거리를 즐기는 야간 축제다.‘대한제국을 품고, 정동을 누비다’라는 테마를 내건 이번 야행은 야화(夜花·정동 역사문화시설 야간개방 및 공연), 야로(夜路·정동 투어), 야사(夜史·덕수궁 돌담길 체험프로그램), 야설(夜設·거리 공연), 야경(夜景·정동 야간경관) 야식(夜食·먹거리) 등 6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120년 전 그날의 숨결, 체험으로 느낀다 첫날인 13일에는 오후 6시 30분부터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공식 개막식이 열린다. 특히 올해는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10월 12일을 재현한 ‘대한의 시작, 그날’ 행사가 펼쳐진다. 14일 오전 고종황제 즉위식, 대한제국 선포식, 환구대제, 어가행렬 등이다. 선포식에서는 푸른 빛의 둥근 옥인 ‘창벽’으로 팔찌를 꾸미고, 황제 즉위식 날 밤 한양을 온통 밝힌 ‘색등’을 만들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궁 안에서 타고 다닌 어차를 뜻하는 ‘쇠망아지’(자동차를 지칭하는 옛말)를 만들어보는 나무공예도 아이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쇠망아지는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연회인 ‘칭경예식’ 때 황제를 모시기 위해 미국에서 들여온 것이다. 덕수궁 정관헌에서 열린 고종황제 즉위 축하연을 실감나게 연출한 포토존도 마련될 예정이다. 황룡포 등 당시 의복을 입고 외빈과 연회를 즐기는 사진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 고종이 좋아했던 음악인 ‘몽금포타령’ 등을 들으며 황룡포를 입은 황제의 어진(초상화)를 그려보는 체험도 이채롭다. 고종 즉위식에서 ‘곡호대’가 사용한 악기를 직접 제작해보는 기회도 있다. 대한제국 군악대 창설 이전의 악대로 황제 즉위 축하행사와 어가행렬에서 활약했다. 곡호대의 악기 중 북과 장고를 만들고 연주법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당시 귀부인들 사이에서 유행한 양산에 색을 입혀볼 수도 있다. 우리 역사상 1807년 영친왕의 친모인 순헌황귀비 사진 속에서 최초로 양상이 등장했다. ◆근대 문물 소재로 한 공연·전시·특강 다양뒤이어 정동 일대 35개 근대역사시설을 둘러보는 순서다. 덕수궁, 시립미술관, 정동극장, 주한캐나다대사관, 서울역사박물관,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이화박물관, 순화동천 등 정동 일대 35개의 역사문화시설이 동참하며 오후 10시까지 개방한다. 대한제국과 근대 문물을 소재로 공연, 전시, 특강 등을 펼칠 예정이다.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는 13일 오후 6시 40분부터 고궁음악회가 열린다. 그룹 동물원과 색소폰 연주자 대니 정이 출연해 ‘포크앤재즈 콘서트’ 로 정동의 가을밤을 물들인다. 대한제국의 역사와 고종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덕수궁 석조전은 축제 기간인 이틀동안 오후 6시, 오후7시 총 4회 연장 개방된다. 정동야행 홈페이지(http://culture-night.junggu.seoul.kr/)에서 9일까지 사전 신청하면 회당 20명씩 총 80명의 관람객을 뽑을 예정이다. 대한제국 사망선고나 다름없던 을사늑약이 체결된 비운의 현장 ‘중명전’도 빼놓아서는 안된다. 약 1년에 걸친 새 단장을 마치고 올 7월 재개장한 중명전은 전시물을 대폭 보강하고 건물도 지어진 당시로 복원했다. 4개의 전시실을 갖췄다. 다양한 시각자료와 사실 그대로 재현한 인물 모형 등을 돌아보면서 덕수궁과 중명전의 역사, 을사늑약의 현장, 헤이그 특사 파견, 고종황제의 국권 회복 노력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다. 14일 오후 8시엔 중명전 앞에서 유럽 민속 악기와 판소리 춘향가가 만나는 크로스오버 공연도 진행된다. 대한제국 선포를 기념하는 만큼 고종황제가 하늘에 제를 올리기 위해 건립한 환구단도 평소 굳게 닫혔던 문을 활짝 연다. 앞서 13일 오후 8시에는 환구단 옆 조선호텔에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대한제국의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한다. 성공회 성가수녀원은 13일 오후 2시~오후 4시, 19세기 양식의 옛 공사관 건물과 영국식 정원이 있는 주한 영국대사관은 오후 3시~오후 5시에 공개된다. 로마네스크 양식과 한국 전통건축 양식이 조화를 이룬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의 영국제 파이프오르간 연주는 지난 2년간 열린 정동야행을 빛냈다. 이와 함께 구세군역사박물관 앞에서 브라스밴드 연주 등 거리공연이 펼쳐진다.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서는 14일 오후 8시부터 30분 간격으로 건물 외벽에 영상을 구현하는 미디어파사드를 펼친다. 배재학당 설립자 아펜젤러의 시선으로 본 당시 정동의 모습을 영상과 음악으로 표현한다. 아관파천의 무대가 된 구 러시아공사관에서도 대한제국의 상징인 오얏꽃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가 연출되며 축제 기간 오후 8시와 오후 9시에 야외 국악공연이 진행된다. 주한 캐나다대사관에서는 ‘대한제국과 한국을 사랑한 선교사들’을 주제로 알찬 강연이 마련된다. 이 외에 서울시립미술관, 순화동천, 농업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등에서도 다양한 기획전시와 공연이 준비돼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옛사랑 추억 길 걷는 듯… 도시랑 ‘심쿵 로맨스’

    옛사랑 추억 길 걷는 듯… 도시랑 ‘심쿵 로맨스’

    긴 한가위 연휴 기간에 특색 있는 여행지를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한국관광공사가 예술의 옷으로 갈아입은 도시 재생 명소들을 10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서울 성수동의 수제화 거리 등 도시 재생 프로그램이 잘 정착한 10곳을 소개한다.●다시, 예술로 피다-서울 문래창작촌과 성수동 수제화거리 문래동은 한때 서울에서 가장 큰 철강 공단 지대였다. 지금도 철공소 1000여곳이 영업 중인 문래동은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면서 ‘문래창작촌’이란 이름을 얻었다. 100여개 작업실이 들어섰고, 문래예술공장 등 거리 곳곳에 들어선 갤러리와 극장에서는 1년 내내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열린다.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업계 종사자들이 앞장서 조성했다. 구두 테마 갤러리 ‘슈스팟 성수’와 수제화 공동 판매장 ‘from SS’, 서울숲의 ‘나비정원’ 등 쇼핑과 체험 공간이 즐비하다. 문래예술공장 (02)2676-4300, 성동구청 문화체육과 (02)2286-5193.●동화 속으로 떠나는 환상 여행-인천 송월동 인천 중구는 개항장 인천의 역사를 품고 있다. 그중 하나가 송월동이다. 조금씩 쇠락하던 송월동은 2013년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동화마을로 완벽하게 재탄생했다. 세계 명작 동화를 테마로 조성한 동화마을길을 비롯해 도로시길, 빨간모자길, 전래동화길 등 11개 테마 길이 조성됐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짜장면을 선보인 차이나타운과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였던 인천아트플랫폼, 개항 당시 인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개항장거리 등도 인천 중구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중구청 관광진흥실 (032)760-6492.●문화와 예술의 옷 입은 오래된 동네-강릉 명주동 강릉 명주동은 고려시대부터 강릉대도호부 관아가 자리했던 행정중심지다. 강릉시청 이전으로 역할을 잃어가던 명주동은 강릉문화재단이 명주예술마당, 햇살박물관, 명주사랑채 등 문화 공간을 운영하면서 변모했다. 지금은 강릉커피축제, 명주플리마켓, 각종 공연 등으로 활기가 넘친다. 명주동 여정은 골목길을 따라 강릉대도호부 관아, 등록문화재인 임당동성당 등을 둘러본다. 왁자한 중앙·성남시장에서 점심과 주전부리를 즐기고, 안목해변에서 향긋한 커피로 여정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겠다. 강릉문화재단 (033)647-6800.●젊어진다, 유쾌해진다-충주 성내동 성내동과 성서동 등 충주 원도심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9월 개관한 관아골 청년몰 ‘청춘대로’가 신호탄이다. 개성을 살린 20여 점포가 입점했다. 충주 원도심에서 청년가게를 열려는 이들은 청년 창업 플랫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관아공원 앞 성내동우체국 부지에 오는 10월 말쯤 창업 플랫폼이 개관하면 게스트하우스, 카페, 로컬여행지원센터, 문화예술오픈공작소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충주 원도심에서 전통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무학시장, 자유시장, 풍물시장 등 여러 시장이 모여 있어 구경거리가 많다. 충주시청 관광과 (043)850-6720~4.●도시가 품은 시대를 산책하다-대전 대흥동과 소제동 근대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대전역 서쪽에 대흥동, 동쪽에 소제동이 있어 연계해 둘러보기 좋다. 대흥동에는 리노베이션한 카페나 오래된 맛집이 많다.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변신한 옛 충남도청 본관 등 등록문화재도 밀집돼 있다. 소제동에는 1920~30년대 지은 철도관사촌이 있다. 전란과 개발을 용케 피한 관사 40여채가 모여 있다. 한자리에서 60년 세월을 보낸 ‘대창이용원’ 등 흔히 볼 수 없는 풍경들도 만난다. 소제창작촌 등 창작 공간을 기웃대거나 소제호 방죽길을 걸어도 좋겠다. 대전시청 관광진흥과 (042)270-3972.●옛 쌀 창고의 변신-서천 문화예술창작공간 1930년대 건립된 옛 장항미곡창고(등록문화재 591호)를 리모델링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전시와 공연, 체험 등의 공간과 카페를 갖췄다. 창작공간 뒤로는 ‘장항 6080 음식 골목길’과 기벌포영화관 등이 있다. 추석 연휴에도 문을 연다. 판교면 현암리는 낡고 허름한 풍경이 매력적인 시골 마을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독특한 분위기가 여행자의 발걸음을 이끈다. 판교오일장이 열리는 날 찾아가면 볼거리가 더 풍성하다. 국립생태원과 신성리 갈대밭,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 등을 엮어 하루 코스로 돌아볼 만하다. 서천군청 문화관광과 (041)950-4226.●역전의 전성기를 소환하다-영주 후생시장 경북 영주의 후생시장은 1955년쯤 옛 영주역 인근에 형성됐다. 적산가옥을 본뜬 길이 100m의 상가 형태가 다른 지역과 뚜렷이 구별된다. 영주역이 이전한 뒤 쇠락해진 후생시장 등 옛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14년부터 진행한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부활했다. 상가의 기본 틀을 살리며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인근의 중앙시장과 삼판서고택도 볼만하다. 서천 자전거공원은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무섬마을까지 가는 12㎞ 코스에 이용하기 적당하다. 영주시청 새마을관광과 (054)639-6604.●숲길과 옛 골목, 카페거리가 공존하다-광주 동명동 광주 동명동은 숲과 오붓한 골목, 카페거리가 공존하는 동네다.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책방, 근현대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의 골목이 숲과 어우러진다. 서울의 경리단길에 빗대 ‘동리단길’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동명동 재생의 버팀목이 된 ‘푸른길’은 폐철도가 산책로로 변신한 곳이다. 길목에서 만나는 건축물 ‘광주폴리’ 역시 생활의 쉼표가 된다. 옛 도청 자리에 세워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의 인사동’으로 불리는 궁동 예술의 거리, 1913송정역시장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광주시청 관광진흥과 (062)613-3622.●부산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산복도로 산허리를 따라 이어진 산복도로는 부산의 진짜 매력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망양로를 따라 눈이 시린 부산의 풍광을 즐기고, ‘지붕 없는 미술관’ 감천문화마을에서 사진도 찍어 보자. 감천동 옆은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이다.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공동묘지가 있던 마을이다. ‘누리바라기’도 꼭 가볼 만한 곳이다. 우뚝 선 부산타워 등 부산의 전경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인근의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에 들러 부산 시민의 삶을 만나 보자. 올여름 부산에서 인기를 끈 송도해상케이블카도 놓치면 안 된다. 부산광역시 관광안내 (051)1330.●쇠락의 그늘 딛고 활력 넘치는 예술촌으로-창원 창동예술촌 옛 마산의 창동 일대는 한때 경남에서 가장 번성한 곳이었다. 2011년 도시 재생 사업으로 창동에 정착한 젊은 예술가들이 빈 점포를 공방과 아틀리에로 꾸몄다. 1955년에 개업한 학문당, 클래식 다방 만초, ‘빠다빵’으로 유명한 고려당, 40여년 역사의 헌책방 영록서점 등이 창동의 옛 낭만을 전해준다. 한복도 무료로 대여 해 준다. 조각가 문신의 작품을 전시한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가고파꼬부랑길벽화마을 등을 묶어 추석 여행 코스로 짜도 좋을 듯하다. 창원시청 관광과 (055)225-4724. 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 유아세례 받던 아기, 다시 하늘로…가족 11명 강진 사망

    유아세례 받던 아기, 다시 하늘로…가족 11명 강진 사망

    규모 7.1 강진이 발생한 멕시코에서 가족이 떼죽음을 당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가족 11명이 건물 잔해에 깔려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강진이 발생한 19일 가족은 푸에블라의 한 성당에서 2개월 된 여자아기의 유아세례를 거행하고 있었다. 세례식이 진행되고 있을 때 갑자기 땅이 흔들리면서 성당 천장이 무너져내렸다. 당시 성당에는 신부와 성구관리인, 가족 12명이 있었다. 큰 진동으로 건물이 떨리면서 천장이 무너질 때 급히 피한 사람은 신부와 성구관리인, 세례를 받던 아기의 아빠 등 3명뿐이다. 2개월 된 아기를 포함해 가족 11명은 천장잔해에 깔려 현장에서 숨지고 말았다. 사망자 중 4명은 미성년자다. 성구관리인 로렌소 산체스는 “지진이 나면 벽에 바짝 붙는 게 안전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서 “무의식적으로 황급히 벽에 붙었다가 구사일생 목숨을 건졌다”고 말했다. 신부와 아기의 아빠도 벽쪽으로 대피한 덕분에 살아남았다. 성당은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었다. 평소 이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진동엔 취약했다. 진동이 멈추자 성당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몰려왔다. 성당이 무너졌다는 말을 듣고 이웃 지역에서도 주민들은 삽을 들고 달려왔다. 주민들이 개미처럼 달려들어 잔해를 걷어내고 매몰된 사람들을 꺼냈지만 11명 가족은 이미 숨진 뒤였다. 성당엔 구조대가 출동하지 않아 수습한 시신을 보관할 곳도 찾기 힘들었다. 주민들은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신을 성당 앞 길바닥에 눕히고 천을 덮었다. 당시 성당 앞에선 유아세례가 끝나면 파티가 열릴 예정이었다. 한 주민은 “파티가 열릴 예정이던 곳에 시신을 놓게 된 게 믿기지 않는다”며 “강진으로 발생한 가장 슬픈 사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멕시코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20일 현재 224명으로 늘어났다. (사진=에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인도네시아에 ‘김대건 성당’ 축성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1821~1846) 신부를 주보성인(主保聖人)으로 지정한 성당이 건립됐다. 21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교구는 20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켈라파 가딩에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 축성식을 가졌다. 유럽 성인이 아닌 아시아 성인을 주보성인으로 지정한 건 인도네시아 가톨릭교회 역사상 처음이다. 성당의 ‘주보성인’이란 성당의 보호자로 삼아 존경하는 일종의 ‘수호성인’을 의미한다. 자카르타 대교구는 지난해부터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새로 건립하는 성당 주보성인으로 김대건 신부를 모시고 싶다’는 의사를 서신과 인편을 통해 알리고 성당에 김대건 신부 유해를 모실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해 왔다. 외국 교회가 한국 교회의 순교 성인 이름을 딴 새 성당 건립 의사를 밝히고, 이를 위해 그 유해 안치를 희망한 경우는 처음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적극 지원에 나섰고, 지난해 10월 김대건 신부의 유해 중 일부를 자카르타 대교구에 전달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허물어져 가는 100년의 기억 ‘소록도’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허물어져 가는 100년의 기억 ‘소록도’

    소록도가 앓고 있습니다. 개발의 압력도 거세지만 그보다 문화재급 옛 건물들이 허물어져 가는 게 더 문제입니다. 한센인들이 거주하던 마을 몇몇은 이미 흔적 없이 사라졌고 서생리 등 그나마 남은 자취마저 생멸이 경각에 달려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즐겨 찾을 곳을 소개해야 하는 본연의 직무와 동떨어진 소록도 안쪽을 낱낱이 보여드리는 건 이 때문입니다. 시나브로 허물어져 가는 100년의 기억을 서둘러 붙잡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지요. 그러니 이번 여정은 국민들이 아직 가볼 수 없는, 그러나 국민들의 관심이 모여야 할 곳을 전한다는 의미만 갖습니다.먼저 전남 고흥 소록도의 발자취부터 살핍니다. 소록도 한센인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인 1916년 자혜의원이 들어서면서 시작됩니다. 현 국립소록도병원의 전신이지요. 자혜의원 주변으로는 한센인들이 거주했던 병사(病舍)들이 하나둘 들어서게 됩니다. 여기가 서생리 일대입니다. 이후 전국적으로 수많은 한센인들이 수용되기 시작하면서 한센인 마을도 급속도로 확장됩니다. 1933년부터 시작된 확장공사로 자혜의원은 현재의 국립소록도병원 자리로 이주하게 됐고 한센인 마을도 남, 북 병사에서 9개 마을로 확대됩니다. ●병에 대한 무지·공포에 유린당한 인권 현재 일반인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소록도 초입의 수탄장 일대와 관사 지대, 소록도병원 주변 정도입니다. 수탄장은 한센인 부모와 ‘미감아’(한센병에 감염되지 않은 아동이란 뜻)들이 눈물로 상봉하던 장소입니다. 한센인 부모와 아이들은 정해진 시간에 각각 도로 양쪽 끝에 서서 마주 보기만 했다지요. 아이들은 바람을 등지고 섰고, 부모들은 그 반대편에 섰습니다. 미구에 발생할지도 모를 전염을 우려한 조치였다고 합니다. 소록도 병원 주변에도 명소들이 많습니다. 한센인들을 동원해 조성한 중앙공원, 일제강점기에 인권 유린이 자행됐던 소록도갱생원 검시실(등록문화재 66호)과 감금실(등록문화재 67호) 등이 남아 있습니다. 한센인들은 거주 이전의 자유와 이동권을 박탈당했고, 병의 대물림을 우려해 단종(정관수술)과 낙태를 강요당했습니다. 우리가 한센인들에 대해 죄책감을 갖는 것도 이 대목 때문일 겁니다. 병에 무지해 막연한 공포를 갖고 있었다고는 해도 그 지독했던 인권유린과 탄압은 결코 설명될 수 없습니다. 나을 수 있고 전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일부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무지와 편견으로 거대한 벽을 쌓았던 우리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지난 2013년에 보건복지부 등이 밝힌 한센인 피해 진상조사 결과를 보면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6462명의 한센인들이 살해당하거나 강제노역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공학(共學) 반대운동 등 거대한 차별의 벽에 부딪히기도 했지요. 하지만 우리는 여태 우리가 벌인 일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사과의 뜻을 밝혔을 뿐이지요.●애환 담긴 간장공장 허물고 기념관으로 관사지대는 병사지대 건너편에 있습니다. 말 그대로 한센인을 돌보던 병원 직원 등 정상인들이 생활하던 공간입니다. 저 유명한 ‘소록도 할매’, 그러니까 오스트리아 출신의 간호사 마리아네 스퇴거(83)와 마르가레트 피사레크(82)가 1962년부터 머물던 집도 관사지대 초입에 있습니다. 소박하고 단아한 두 ‘할매’의 집을 지나면 소록도 선착장이 나옵니다. 소록대교가 놓이기 전까지 바깥세상과 소록도를 이어 주던 공간입니다. 당시 운항하던 행정선과 철부선 등이 여태 남아 있습니다. 선착장 뒤는 2층 건물을 짓는 신축 공사장입니다. ‘소록도 할매’들의 기념관이라고 합니다. 건물을 짓는 명분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그간의 경위를 짚어 보면 그리 개운하지만은 않습니다. 우선 건물이 들어서는 자리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자리에 옛 간장공장 건물이 있었다고 하지요. 한센인의 애환이 담긴 기억의 집을 허물고 자신들의 기념관을 짓는다는 걸 두 할매들은 반길까요. 게다가 훗날 소록도를 찾는 우리 후손 역시 ‘이 자리에 간장공장이 있었다’는 사실만 전해 들어야 하잖습니까. 무엇보다 할매들께선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알지 못하게 하고 싶어 합니다. 그걸 굳이 끄집어내는 게 감사의 뜻일까요. 이 신축 건물을 보자면 이제 여러 사람의 합리적인 생각을 모으고 정당한 방법으로 소록도를 기리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이제 소록도 안쪽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외부인 출입금지 시점을 지나 조붓한 언덕을 몇 번 오르내리면 서생리 자혜의원(지방문화재자료 238호) 건물과 만납니다. 소록도의 역사가 시작된 곳입니다. 하지만 병원의 문을 열면 감회는 곧 실망으로 바뀝니다. 복원 작업을 거쳤다는 내부는 시골의 버스 대합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입니다. 이쯤 되면 복원이 아니라 개악으로 보입니다. 자혜병원 아래로는 한센인 병사가 여러 채 이어집니다. 소록도에서 가장 먼저 들어선 병사도 이 마을에 있습니다. 마을 아래는 바다입니다. 지금이야 아름답지만, 유배 생활을 하는 한센인들에게도 어디 그랬으려고요. 아마 절벽 같은 바다였을 겁니다.●30년 가까이 폐가로 방치된 한센인 병사 병사 건물들은 다소 낯설게 느껴집니다. 우리의 가옥 양식과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기와가 특히 그렇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중국에서 데려온 연와공에게 기술을 전수받아 한센인들이 직접 만들었다고 합니다. 기와는 사각형의 평탄한 모습입니다. 우리 전통 기와처럼 물결치는 모양새가 아닙니다. 건축 양식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또한 차차 연구돼야 할 부분일 겁니다. 몇몇 건물은 강관 파이프들이 외관을 감싸고 있습니다. 소록도병원의 의뢰를 받아 성균건축도시설계원이 진행한 ‘소록도 서생리 마을 옛터 보존사업’의 결과물입니다. 보존사업을 이끈 조성룡 성균관대 교수는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큰 부분만 보강하면서 가능하면 기와 한 장, 벽돌 한 무더기도 그대로 뒀다”고 했습니다. 뭔가를 덧대고 개선을 운운할 단계가 아니라는 거지요. 조 교수의 말처럼 지금은 보존이 시급한 때입니다. 굵은 나무들이 건물을 휘감고 있습니다. 그 서슬에 낡은 벽과 담장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입니다. 자혜병원 왼쪽 언덕엔 옛 목욕탕과 이발소 건물이 남아 있습니다. ‘소록도 할매들’이 고국에 읍소해 지원받은 돈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이발소 건물에 서면 남해 바다가 창문 자리 가득 채워집니다. 말 그대로 ‘오션 뷰’지만 당시 한센인들에겐 아마 그림의 떡보다 못했을 겁니다. 한센인 병사들의 건물로서의 ‘법적 지위’는 등록 말소된 폐가입니다. 쉽게 말해 아무것도 아니란 거지요. 1920년대 세워진 이후 1990년대까지 한센인들이 거주했으니 이후 30년 가까이 폐가로 방치된 셈입니다. 감금실, 안치실 등은 그나마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병사 건물은 다릅니다. 보호받을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지금도 소록도병원의 많지 않은 관리 예산으로 근근이 명맥을 잇고 있는 형편입니다. 우리의 역량이 시험받아야 할 곳은 바로 이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시민사회의 지원이든, 나라의 지원이든 보존을 위한 역량이 모여야 합니다. 조 교수는 영국의 사상가 존 러스킨의 말을 빌려 “집은 기억”이라고 했습니다. 집이 허물어지면 기억도 사라집니다. 그 자리에 회한만 남겠지요. 그러니 한센인들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은 그들이 머물던 집의 보존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겁니다. 서생리에서 서남쪽 해안 절벽을 따라 걷기 좋은 길이 있습니다. 소록도 성당 측에서 치유의 길로 조성해 일반에 공개하려던 곳입니다. 더 오래전에는 한센인들이 박해를 피해 도망가려던 탈출의 길이었고, 이들을 잡기 위한 추격의 길이기도 했지요. 담긴 내력은 슬퍼도 길은 아름답습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급하지 않고, 주변의 숲 그늘도 퍽 깊은 편입니다. 죄지은 한센인들을 구속했던 교도소(옛 순천교도소 소록도지소)가 이 길 끝에 있습니다.●오마도 간척사업은 ‘좌절·분노의 장소’ 정말 아름다운 길은 구북리에서 신새마을 사이에 숨어 있습니다. 한 굽이 돌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길입니다. 오래된 삼나무와 편백나무, 곰솔들이 더없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어우러져 있습니다. 소록도의 상징인 사슴을 만난 것도 이 언저리였습니다. 1992년쯤 경기 호법의 한 농장에서 기증했다는 사슴입니다. 소록도에 터를 잡은 녀석들은 번식을 거듭해 지금은 주민 텃밭과 야생화를 해치는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그래도 큰 말썽 없이 그럭저럭 어울려 사는 듯합니다. 동생리 쪽에도 허물어져 가는 병사가 몇 채 있습니다. 소록도 병사성당(등록문화재 659호), 녹산초등학교 등 시간이 켜켜이 쌓인 건물들도 제법 많습니다.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소록도갱생원 식량창고(등록문화재 70호), 1937년 세워진 소록도 등대(등록문화재 72호) 등도 이 마을에서 멀지 않습니다. 소록도를 둘러본 뒤엔 오마간척지로 가야 합니다. 우리가 한센인들에게 깊은 좌절과 분노를 안겨줬던 장소지요. 1962~64년 소록도의 한센인은 고흥 도양면의 다섯 섬을 잇는 ‘오마도 간척사업’ 공사에 동원됐습니다. 사업이 완료되면 간척한 토지를 나눠 주겠다는 달콤한 약속도 받았지요. 하지만 약속과 달리 한센인들은 간척사업 중도에 손을 떼야 했고, 이후 어떤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한센인들의 아픔을 기억하는 기념물이 오마간척지 언덕에 조성돼 있습니다. angler@seoul.co.kr
  • 바로크에 빠진 춘천의 가을밤

    바로크에 빠진 춘천의 가을밤

    17세기 바로크 댄스 테마로 당시 춤·연주법 그대로 공연 20주년 맞아 모든 공연 무료‘호수의 고장’ 강원 춘천에서 중세 바로크시대 음악축제가 열려 가을밤을 수놓는다. 20일 춘천시와 사단법인 춘천국제고음악축제에 따르면 올해로 20회를 맞는 춘천국제고음악축제가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7일 동안 국립춘천박물관, 축제몸짓극장, 죽림동성당 등에서 열린다. 고음악은 서양음악사에서 고전주의 이전의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시대의 음악으로 당시에 사용하던 악기와 연주법을 그대로 재현해 현대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순수함과 담백함을 표현한다. 춘천국제고음악제는 1998년 춘천리코더페스티벌로 시작해 2005년부터 바로크시대를 중심으로 한 국내의 권위 있는 클래식 고음악축제로 자리잡았다. ‘17세기 왕궁의 바로크 댄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김재연 음악감독 기획으로 바로크 음악의 대표 작곡가 바흐를 비롯해 올해 서거 250주년을 맞아 재조명되는 텔레만 등의 대표 바로크 곡들이 연주된다. 또 바로크 댄서 카린모딕과 니덱켄을 초청해 ‘아름다운 춤을 춘천과 함께’를 주제로 프랑스 루이 14세의 춤과 17세기 왕궁의 바로크 댄스 등을 선보인다. 독일 하프시코드 연주자 마구누스, 스페인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자 샤모르의 듀오 공연과 차세대 유망연주자들의 공연, 샹떼자듀 합창 등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진다.송선미 춘천국제고음악축제 사무국장은 “20주년 기념으로 모든 공연은 무료로 진행된다”며 “아름다운 고음악과 바로크 댄스의 흥겨운 축제의 장에 많은 관객들이 참석해 만끽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BS 춘천공개홀에서 열리는 23일 첫날 공연은 니덱켄, 카린모딕이 바로크 댄스를 펼친다. 음악은 독일 작곡가 텔레만의 수상음악과 더불어 같은 시대 작곡가 영국의 퍼셀, 프랑스의 레벨과 륄리의 음악이 소개된다. 24일 축제극장몸짓에서는 마그누스와 샤모르가 바흐, 비탈리의 샤콘느와 텔레만, 라모, 프랑코어 작품을 연주한다. 25~ 28일에는 국립춘천박물관으로 무대를 옮겨 바로크 앙상블 알테무지크서울의 샤콘느 연주, 조선과 중세유럽 여인들의 시와 노래, 영화 속의 바로크 음악이 해설과 함께 소개된다. 28일과 마지막 날인 29일 이틀 동안 죽림동성당에서 샹떼자듀 합창단이 독일 함브르크의 두 거장 바흐 칸타타와 텔레만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시언 운영위원장은 “20주년인 올해 음악과 더불어 춤이 있던 바로크시대의 축제를 재현해 보려 한다”면서 “춘천국제고음악축제가 세계적인 고음악축제로 자리잡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밥 먹지 않고 시끄럽다며 아이 폭행한 유치원 원장수녀 영장

    밥 먹지 않고 시끄럽다며 아이 폭행한 유치원 원장수녀 영장

    충북 영동경찰서는 성당이 운영하는 유치원에서 원장으로 일하며 아이들을 폭행한 수녀 A(44)씨에 대해 아동복지법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A씨는 지난달 28일 낮 12시 30분쯤 유치원에서 B(2)군을 들어 복도 바닥에 쓰러뜨리고, 손바닥으로 뺨과 엉덩어 등을 때리는 등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원생 4명을 폭행한 혐의다. 밥을 제때 먹지 않거나, 놀이시간에 시끄럽게 소리를 지른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다. 경찰은 유치원 안 폐쇄회로(CC)TV와 원생들의 진술 등을 통해 A씨의 폭행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의 추가폭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최근 6개월간의 CCTV 영상 복원에 나섰다. 이 유치원의 전체 원생은 10명이며 A씨와 일반 교사 1명이 아이들을 돌봐왔다. A씨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원장에서 해직됐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당한 아이들이 만 2~4세”라며 “폭행정도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전혀 없는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폭행을 당했고, 부모들의 상처가 컸을 것으로 판단해 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창작으로서의 건축, 그 잉태와 사산의 고통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창작으로서의 건축, 그 잉태와 사산의 고통

    건축을 예술의 하나라고 말하면 의아해한다. 건축 하면 집을 떠올리고 집이 지닌 실용성 즉 살기 편하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건축을 예술의 반열에 넣어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이는 우리나라 건축이 목조라는 특성 때문에 전란에 대부분이 소멸되었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생각과 태도 때문에 규모가 큰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재산 증식의 최고 수단인 부동산으로서의 ‘건축’은 예술보다는 기술이나 재화로서의 가치가 더 강조되기 때문이기도 하다.1987년에 만들어진 영화 ‘건축가의 배’를 통해 서구건축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로마의 건축물들이 규모로 압도하며 장엄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것을 보면서 건축의 뜻을 다시 헤아리게 된다. 미술학도 출신으로 뒤늦게 영화계에 입문해 화제작을 만들어 내는 감독 피터 그리너웨이의 잘 짜인 화면구성과 카메라 이동 그리고 다층적인 서사구조가 예사롭지 않은 작품이다. 우리말 영화 제목을 보면 건축가가 배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여기서 ‘배’는 사람의 복부를 말한다. 원래 영어 ‘Belly’의 의미는 ‘가죽주머니’를 말하며 “물건을 비축하는 주머니”라는 뜻을 지녔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식을 잉태하는 곳, 곧 자궁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배는 생명을 담는 그릇의 의미로 원시시대에는 항아리가 상징적으로 사용되었다. 영화에서 건축가의 배는 건축을 주제로 한 영화답게 로마나 신고전주의 건축의 ‘돔’을 말한다. 한편으로는 건축가의 이룰 수 없는 꿈, 지어질 수 없는 구조물로서의 건축을 잉태하고 생각하는 의미가 있다.영화의 배경은 당연히 로마다. 도입부부터 카를로 라이날디가 포폴로 광장에 세운 쌍둥이 성당을 보여 준다. 17세기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건물이지만, 대칭이 돋보이는 신고전주의 특성도 갖고 있는데 영화를 보다 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이외에도 로마시대의 건축물인 콜로세움과 판테온, 카이사르 포룸, 포룸 로마눔 등이 영화의 주연처럼 등장하고 엄청난 규모의 돔이 배처럼 영화에 나온다.18~19세기에 들어서면서 로마 건축의 영광을 되살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유럽에서 일어났다. 소위 로마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신고전주의운동이 그것이다. 미술처럼 건축 분야에서도 로코코 예술의 과도한 장식성과 경박함에 대한 반동으로 고고학적 정확성과 합리주의적 미학에 기초한 장엄하고 숭고한 아름다움을 갖춘 건축을 모색했다. 이런 변화는 프랑스혁명이 일어나 ‘백성’들이 ‘시민’이 되고, 나폴레옹이 등장하는 등 혁명 시대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어 ‘혁명기건축’이라고도 한다. 마침 로마건축이 대칭과 균형이 특징인 신고전주의 미학의 원형으로 인식되면서 유럽문화의 성지가 되었고 로마를 방문하는 그랜드 투어는 유럽귀족들에게 필수가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신고전주의는 19세기의 역사주의와 양식의 악용 때문에 근대건축에 자리를 내주었다. 영화는 신고전주의를 상징하는 프랑스의 건축가 에티엔 루이 불레의 전시회를 로마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미국 건축가 크랙라이트(브라이언 데너히)를 게스트 큐레이터로 초빙하면서 시작된다. 사실 불레는 작품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건축가로, 유명해진 이유는 그가 프랑스 혁명 전후에 바벨탑처럼 실현 불가능한 상상 속의 건물을 설계한 스케치와 도면 때문이다. 그의 ‘뉴턴 기념당안’은 높이 150m의 속이 빈 거대한 공 모양의 구로, 내부는 캄캄한 상태에서 공의 껍질에 해당하는 부분에 많은 구멍이 있어 밖에서 들어오는 빛에 의해 별처럼 보이도록 설계됐다. 또 ‘대제국의 수도를 위한 시청사안’은 큰 계단을 타고 올라간 기단 위에 평평한 정방형의 건물이 있고, 그 중앙으로부터 굵고 짧은 원통형의 건물이 서 있는 모습이다. 불레 건축의 형태는 대부분 고대 건축에서 빌려와, 추상적이며 기하학적인 형태로 단순화해서 규모를 키웠다. 그는 동시대 이탈리아의 거장이던 조반니 피라네시처럼 실현불가능한 상상 속의 건물을 꿈꾸었고 그래서 도면과 스케치로 남은 ‘페이퍼건축가’이다. 크랙라이트는 불레의 상상력에 빠져 신고전주의 건축의 상징인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에서 열리는 전시에 자부심을 가지고 기꺼이 게스트 큐레이터 일에 응한다. 하지만 객지에서의 작업은 만만치 않고 이탈리아 건축가들의 시샘도 상상 이상이다. 전시는 점점 불레의 건축처럼 현실성을 잃어 간다. 슬슬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극심한 복통까지 생기면서 자신감은 불안감으로 변해 간다. 복통의 원인이 암으로 밝혀지고, 큐레이터직에서 밀려나고, 임신한 아내는 이혼을 선언하고. 한꺼번에 몰아닥친 불행에 그가 전시회 개막 당일 자살하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화려하고 장엄하며 거대한 로마는 과연 인간의 상상력이 구현된 예술의 완성품이었을까. 아니면 불가능한 예술, 상상 속의 도시였을까. 또 완벽한 건축과 인간의 삶은 과연 일치하는 것일까. 건축가를 비롯한 영화감독 그리고 거의 모든 예술가들이 현실과 이상, 사실과 상상 속에서 고민하고 번민한다. 영화는 예술가의 좌절과 성취의 과정을 그린다. 아름다움을 향한 자신의 이상, 예술을 지향하면서 감내해야 하는 현실의 어려움, 건축주와의 갈등, 큐레이터가 겪는 행정 또는 재정적 어려움. 자신의 역할을 망각한 관장의 간섭 등등은 예술가들의 몸속에 암을 키우는 촉매제이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하는 것은 성취욕과 자부심 그리고 만족감 때문이다. 건축은 오케스트라보다도 더 많은 요소가 융·복합을 이룰 때 가능한 종합예술이다. “우리가 건축을 만들지만 그 건축이 다시 우리를 만든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건축은 문화적 경관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사는 방식을 만든다. 따라서 좋은 건축의 잉태와 사산은 건축가의 몫이기도 하지만 건축주의 것이기도 하다. 건축주를 잘 만나면 실력 있는 건축가가 되는 것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 건물은 있어도 건축은 없는 우리의 현실, 누구의 책임일까. 우리를 매혹시킬 건축물과 건축가는 언제나 만날 수 있을까.
  • [자치 단체장 25시] 볼품 없어진 을지로 클러스터형 육성… ‘볼품 있는 귀한 중구’

    [자치 단체장 25시] 볼품 없어진 을지로 클러스터형 육성… ‘볼품 있는 귀한 중구’

    “중구는 다소 낙후돼 보여도 따져 보면 골목 구석구석이 귀합니다. 조선의 한양 천도 이래 역사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구가 품은 역사를 복원해 지역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전통시장과 을지로 일대 소상공인 수만명의 먹거리를 키우려 애쓰다 보니 어느새 7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은 13일 창경궁로 17 구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5, 6기를 가리켜 이른바 ‘소프트웨어 행정’이라는 한마디로 표현했다. 1970년대 서울시 사무관으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그가 2008년까지 걸어온 길은 그에 비하면 ‘하드웨어 행정’이었다. 청계천 복원, 뉴타운 조성, 지하철 준공 등 굵직한 도시 계획 사업을 추진하며 큰 그림을 그리던 시절이었다. 서울시 행정2부시장까지 지낸 그에게 구청장은 새로운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지역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시민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모든 게 변했다.최 구청장은 “기초자치단체에서 민간이 움직이지 않으면 관은 동력을 얻지 못한다”고 했다. 그가 최우선으로 민간을 움직이려는 노력에 힘을 쏟은 이유다. “구청장이 된 후 맨 처음 한 일이 지역의 소상공인 6만 5000명이 산업 분야별로 협회를 조성한 것입니다. 인쇄, 조명, 미싱, 도기타일 등 업종별 상인들이 공동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게 됐습니다.” 노후화가 심각한 을지로 일대는 겨우 지난해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올해 4월에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서울시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했다. 이곳엔 지하 2층, 지상 5층 1만 2112㎡(약 3780평) 규모의 신축 건물이 들어선다. 모두 93개 점포다. 을지로 3·4가 거리를 메운 영세 상인들이 한 건물에 모여 시너지를 내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구는 이달 안 수요 조사를 거쳐 설계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신당동 떡볶이 등 지역명물 살리기 최 구청장은 “나름 대한민국의 중심지인데 거리에 가 보면 시간이 흐르지 못하고 멈춰 선 느낌이었다”면서 “기존에도 특정 산업이 집약돼 있었지만 더 집약시키기로 했다. 땅값 비싼 도심엔 각 점포가 최고로 자신 있어 하는 상품을 진열해 갤러리처럼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했다. 이 일대를 가 보면 지금도 ‘창고’나 ‘공장’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어지러운 풍경이 펼쳐진다. “서울에 들르는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8명 이상(81%)이 다녀가는 중구를 좀더 볼품 있는 ‘귀한 도시’로 만드는 게 일차적인 꿈”이라는 최 구청장은 포기를 모른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클러스터형 도심 산업을 육성하고 싶다”면서 “어느 건물에 들어가면 인쇄부터 출판까지 연관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형태를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민간이 중심이 돼야 하는 것은 비단 산업 분야만이 아니었다. 최 구청장이 애써 온 또 다른 사업 중 하나가 지역 명물을 전국에 널리 알리는 것이다. “을지로는 노가리, 신당동은 떡볶이, 장충동은 족발….” 지명만 봐도 음식 이름이 떠오르는 명물 거리를 확실히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포부였다. 14일 열리는 제2회 중부시장건어물축제도 그런 노력 중 하나다. 최 구청장은 “시장 안에 상인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어 건어물로 만들 수 있는 반찬 레시피를 개발하고 교육도 했다”면서 “맥주를 생산하는 회사를 유치시켜 대형 맥주광장을 형성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신당동 떡볶이’가 잊히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서 운영하는 떡볶이연구소 등을 찾아가는 등 백방으로 뛰기도 했다. 중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랜드마크가 바로 ‘전통시장’이다. 총 36개 시장이 있다. 대다수 시장에 많아 봐야 300여개 점포가 들어가 있지만, 남대문시장은 무려 1만개 점포로 구성돼 있다. 올 7월부터는 남대문에서도 최 구청장의 입김이 작용해 ‘새바람’이 불고 있다. 야시장 그랜드세일을 열어 인근의 명동을 찾은 관광객의 발길이 남대문을 향하도록 했다. 상인을 설득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다.●명동 은성주점 등 스토리 있는 40곳 복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 단체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 관광지가 밀집한 중구의 타격이 크지 않으냐고 물었다.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위기는 곧 기회”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 구청장은 “화장품 대량 판매로 쉽게 돈을 벌어 온 명동의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2012년 수준으로 낮춰 다양한 업종이 명동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면서 “명동은 관광객이 체류하는 시간이 매우 짧은 장소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틈을 타 우리나라 근대 문화의 집결지인 명동의 복원도 시작됐다. 스토리가 있는 지점 40군데를 골랐다. 주머니 가벼운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였던 ‘은성주점’ 등 그 앞을 지나는 사람 누구나 해당 장소가 품은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최 구청장은 “새로운 걸 만드는 게 아니라 있는 것의 귀중한 가치를 잘 찾아내야 한다”면서 “그게 바로 도시 창조이자 도시 재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역의 근대문화유산을 알리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 왔다. 정동야행, 을지유람, 서소문역사공원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2015년부터 매해 5, 10월 두 차례 열리는 정동야행은 ‘낮보다 밤이 아름답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다. 지난 2년간 46만명이 다녀갔다. 다음달 13, 14일 이틀에 걸쳐 가을밤 덕수궁 등 정동 일대를 둘러보는 하반기 정동야행 축제가 열린다. 전국적인 ‘야행’ 인기에 한몫을 더한 최 구청장은 “정동야행은 중구의 것도, 서울시만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자산”이라면서 “구의회에서 예산이 통과되지 못해 어려움이 있지만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인 만큼 행사를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반드시 추진할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민선 6기 최대 현안은 무엇보다 서소문역사공원이다. 조선시대 처형장으로 사용된 이곳은 천주교인, 실학자, 개혁 사상가들이 박해당한 역사를 품고 있다. 당시 희생된 천주교도는 100여명에 이른다. ●예산 삭감 구의회 끝까지 설득할 것 구는 여기에 공원을 조성해 명동성당, 약현성당, 당고개성지, 새남터성지, 절두산성지 등 국내 주요 천주교 성지를 잇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 구청장이 2011년 염수정(당시 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인 것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못지않은 순례길을 만든다는 의지가 담겼다. 총 574억여원이 드는 사업이다. 지난해 2월 착공해 10%가량 공사가 진척됐으나 올해 구의회가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최 구청장은 “구의원들을 설득해 반드시 구의 ‘1동 1명소 사업’의 화룡정점인 서소문역사공원을 탈바꿈하겠다”고 약속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부고]

    ●김태룡(캠코 국민행복지원부 부부장)태근(SK건설 부장)현정(김해시청 정보통신담당관)씨 부친상 김미령(신도초 교사)씨 시부상 박성훈(김해시청 환경관리과 근무)씨 장인상 12일 부산 서호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30분 (051)949-1024 ●노희승(승구산업 대표)씨 모친상 김찬모(영훈고 교장)유재문(디자인포디 대표이사)김현재(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특파원)씨 장모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2)3010-2294 ●박영진(광주일보 광양주재 부장)씨 별세 12일 목포 세안종합병원, 발인 14일 오전 10시 (061)276-4444 ●이호선(전 전북일보 편집국장)씨 별세 국명자(수필가)씨 남편상 이영욱(신한금융투자 근무)광진(변호사)노은(인천대 교수)은경(서울대 교수)씨 부친상 신승윤(변호사)씨 시부상 12일 전주 뉴타운장례식장, 발인 14일 오전 8시 (063)284-4444 ●이한구(인천시의원)씨 장모상 12일 인천 답동성당, 발인 14일 오전 8시 20분 (032)762-7616 ●오현철(전 국민은행 부행장·전 KB신용정보 대표이사)씨 부친상 12일 건국대병원, 발인 14일 오전 5시 (02)2030-7902 ●송수선(전 세계일보 총무국장)씨 부친상 12일 산청 경호장례식장, 발인 14일 오전 (055)973-1234
  • 바티칸서 만나는 한국 천주교 230년史

    바티칸서 만나는 한국 천주교 230년史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왼쪽 다섯 번째) 추기경과 박원순(여섯 번째) 서울시장이 9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린 한국 천주교 230여년의 역사를 조명하는 ‘바티칸 박물관 특별 기획전’ 개막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 천주교회 230년 그리고 서울’ 특별전이 이날부터 오는 11월 17일까지 약 두 달간 열린다고 10일 밝혔다. 염수정 추기경이 봉헌한 개막 미사에는 박 시장을 비롯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상임위원회 주교단, 교황청 관계자, 바티칸 주재 83개 외교관장, 아시아 14개국 청소년 순례단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한국 천주교회 역사를 집대성한 천주교 유물 187점이 전시된다. 서울시 제공
  • “교황님 한국 사랑… 2014년 방한 직접 결정”

    “교황님 한국 사랑… 2014년 방한 직접 결정”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75) 대주교가 오는 15일 퇴임한다. 2008년 4월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임명된 지 9년 5개월 만이다.필리핀 출신 파딜랴 대주교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고 1972년부터 교황청 외교관으로 활동해 왔다. 1990년 대주교로 임명됐으며 파나마·스리랑카·나이지리아·코스타리카 교황대사를 지냈다. 2008년 4월 제10대 대한민국 주재 교황대사 겸 제4대 몽골주재 교황대사로 임명돼 한국으로 파견됐다. 파딜랴 대주교는 한국 교회와 교황청의 관계 발전에 크게 공헌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4년 염수정 추기경 서임과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듬해 한국 주교단의 사도좌(교황청) 정기 방문 등 굵직굵직한 일들을 치러냈다. 사제 서품 50주년, 주교 수품 25주년을 모두 한국에서 맞았으며 외교관 직무도 한국에서 마감하게 됐다. 파딜랴 대주교는 전날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송별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한국을 사랑하신다. 2014년 방한도 직접 결정하셨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대사는 교황을 대리해 지역교회에 파견하는 고위 성직자이자 상대국가에 국제법상 대사자격을 갖춘 외교관이다. 교황이 임명할 지역교회의 주교 후보 명단을 만드는 등 교황청과 지역교회를 잇는 다리 구실을 한다. 교황청은 1947년 번 주교를 교황사절로 임명한 이후 파딜랴 대사까지 모두 10명의 외교 사절과 대사를 한국에 파견했다. 파딜랴 대사의 재임 기간은 역대 교황대사 중 최장기이다. 파딜랴 대사는 15일 출국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양정원, 마카오 여행 영상 글랜스TV 통해 공개 ‘여신의 여행’

    양정원, 마카오 여행 영상 글랜스TV 통해 공개 ‘여신의 여행’

    글랜스TV는 7일 여행 콘텐츠 ‘JJ 노마드’를 통해 배우 양정원의 마카오 여행 영상을 공개한다고 발표했다.양정원은 ‘양정원의 로맨틱 마카오 여행기! I’m shining in MACAO!’에서 마카오 유명 관광지인 세도나 광장, 성 도미니크 성당 등지를 여유 있게 거닐며 도보여행을 즐긴다. ‘발레’를 테마로 한 추억여행 컨셉에 맞게 양정원은 현지 곳곳에서 발레와 필라레(필라테스와 발레를 접목한 운동)를 직접 선보였다. ‘JJ 노마드’는 글랜스TV 가 제주항공과 함께 만들고 있는 콘텐츠로,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들이 30개 도시의 매력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발견하고 개성 있는 여행방식을 제안하는 프로그램이다. 한편 글랜스TV 는 온·오프라인 미디어와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배급하고 있다. 전체 영상은 네이버 TV ,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낯설지만 자유로운 ‘대화형 미사’…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다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낯설지만 자유로운 ‘대화형 미사’…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다

    지난달 19일 오후 4시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지부 선교센터 1층 성체조배실. 15평 남짓한 작은 방에 50여 명이 오밀조밀 둘러앉아 있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열리는 ‘열린 미사’에 참석하려 찾아든 사람들. 성호를 긋는가 하면 도란도란 옆 사람과 인사를 나누며 담소하는 이들의 자유로운 모습들이 여느 미사와는 사뭇 달랐다.‘보내다’ ‘파견하다’는 뜻의 라틴어 ‘missa’에서 유래한 미사는 5세기쯤부터 라틴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제사를 재현하며 행해온 가톨릭교회의 유일한 만찬제사를 지칭한다. 이 미사 중에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축성된 빵과 포도주를 나눠 먹은 뒤 각자 삶의 자리로 파견된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지부가 2013년부터 마련해오고 있는 ‘열린 미사’는 일반 성당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미사와는 크게 다르다. 우선 천주교 신자와 비신자, 다른 종교의 신자와 상관없이 누구나 미사에 참여할 수 있다. 삶의 자리에서 ‘복음’, 곧 기쁜 소식을 다른 이웃과 함께 나누자는 열림의 공동체를 중시한다. 그 미사에선 특히 대화의 방식을 존중한다. 대화란 원래 권위나 권력 없이 수평적이며 상호 간의 존엄성과 평등함에 바탕을 둔 인격적인 관계를 지향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이 ‘열린 미사’는 초기 가톨릭 교회의 ‘코이노니아’(koinonia), 즉 참다운 공동체의 대화와 친교에 큰 비중을 두고 자유로운 미사로 진행한다. 무엇보다 차별화되는 부분은 강론이다. 보통의 미사와 비슷한 전례 양식을 지키지만 엄숙한 복음이나 독서 말씀에 치우친 강론이 아닌 선교 체험을 통한 사회 문제의 극복과 갈등 해결을 함께 고민한다. 선교를 하고 있거나 선교를 다녀온 사제가 미사 주례를 맡아 다양한 형식의 강론을 진행한다. 이날의 주례는 2015년부터 미얀마에 파견돼 선교를 하고 있는 이제훈(37) 신부. 양곤에서 1500㎞쯤 떨어진 오지인 미치나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선교하던 중 사고를 당해 수술 겸 휴가차 귀국했다가 주례로 초빙돼 열린 미사에 참석하게 됐단다. 입당 성가와 함께 입장한 이 신부가 방 앞쪽 제대를 사이에 두고 미사 참석자들과 마주 앉자 뭇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 신부에게 쏠렸다. “피부색과 얼굴 생김새가 미얀마 사람과 비슷해 현지인들과 어울려 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시작한 강론이 역시 여느 미사의 분위기와는 달라도 많이 달랐다. 이 신부의 선교 체험이 이어지면서 곳곳에선 놀라움 섞인 탄식이, 때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 일쑤였다. “할머니에게 라면을 끓여 대접했더니 ‘천상의 맛’이라 감탄하며 줄곧 라면을 요구해와 당황했어요.”“성당을 찾아온 노스님이 색깔 있는 안경(선글라스) 없느냐고 물어 안경을 줬더니 안경을 쓰고 같이 사진 찍자며 쫓아다녀 한동안 피곤했습니다.”“초콜릿을 줘도 어떻게 먹을 줄 모르는 어린아이를 보고 우리네 옛날 모습이 떠올라 안타까웠지요.”…. “1960년대 우리의 시골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2년 넘게 그곳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울며 살아온 체험을 전하는 이 신부의 강론은 종교와 선교의 테두리를 넘는 것이었다. 특히 그곳 여러 종교인들과의 특별한 만남과 교류는 청중들의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불교 국가에서 살다 보니 생활 속에서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그곳 스님들과 어울리며 불교에서 강조하는 ‘마음 공부’의 중요성을 새삼 높이 평가하게 됐단다. “내 마음을 살피지 못하면 뭘 하든 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하는 것 같아요.” 1시간 30분가량의 미사는 “마음 공부를 비롯해 대화와 교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주례자 이 신부의 강론으로 채워졌다. 미사가 끝난 뒤 강당으로 옮긴 사람들이 간단한 간식을 함께 나누는 ‘친교의 시간’에서도 이 신부의 강론과 특별한 ‘열린 미사’는 화제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소식지인 주보를 통해 ‘열린 미사’를 알고 찾아왔다는 남궁경숙(70·서울 여의도동)씨는 “다른 미사와 달리 분위기가 자유롭고, 생생한 체험이 담긴 신부님 강론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됐다”며 “다음 미사에도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문을 듣고 어떤 미사인지 알고 싶어 참여했다”는 유현정(40·서울 관악구 신림동)씨는 “평소 참석하는 미사가 성경 위주의 말씀을 전하는 데 치중해 지루함을 느꼈는데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전하는 삶의 교훈이 신선했다”며 종종 참석할 뜻을 비쳤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생전 사목 교서에서 이런 말을 남긴 바 있다. “이 시대의 인간의 삶, 곧 문화를 그리스도의 빛으로 비추고 안에서부터 복음의 정신이 누룩의 구실을 못한다면 하느님의 나라가 도래하기란 불가능하다.” 이웃과 함께 어울리고 나누자는 대화와 공동체의 중요성을 바라본 일갈이다. 미사 말미에 이 신부가 전한 말이 그 교훈과 맞닿아 있는 듯해 예사롭지 않았다. “오늘 미사를 계기로 자신을 내어주는 연습을 조금씩이라도 하시기 바랍니다. 내 마음을 내어준다면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신 예수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글 사진 kimus@seoul.co.kr
  • 천주교 순교자 현양·시복시성 내실 다진다

    천주교 순교자 현양·시복시성 내실 다진다

    한국 천주교사는 박해의 점철이다. 순교자만도 적게는 1만명, 많게는 3만명까지 천주교계는 추산한다. 1984년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땅에 입을 맞추며 ‘순교의 땅’이라 불렀고, 국내 최대의 순교터라는 절두산 성지로 직행했다.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울 광화문에서 윤지충 바오로 등 복자 124위의 시복식을 이례적으로 직접 주례해 세계의 시선을 끌었다.9월은 신앙 밑거름이 된 순교자들의 신앙과 삶을 기념하고 본받기 위해 한국 천주교가 제정한 ‘순교자 성월’(聖月). ‘한국 순교성인 대축일’(9월 20일)을 그 중심으로 하며 오래전부터 9월을 ‘한국 순교복자 성월’로 기념하다가 1984년 103위의 복자가 성인 반열에 오르면서 명칭을 ‘순교자 성월’로 바꿨다. ‘순교자 성월’을 맞아 전국에서 순교자현양대회와 기념미사, 도보 순례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진행 중인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위해 기도운동을 더 알차게 이어 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황청 시성성이 시복시성에서 교회 공동체의 기도 열기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서울대교구는 5일 절두산순교성지에서 순교자현양미사를, 19일 명동대성당에서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기원하는 미사를 봉헌한다. 이와 관련, 절두산순교성지는 9월 한 달간 ‘순교자 성월 사랑 실천의 길’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30일 오전 10시 절두산성지 미사에서 순례자들이 모아 온 이웃사랑기금을 봉헌한다. 대구대교구는 23일 오후 1시 경북 칠곡 한티순교성지에서 순교자현양미사를 봉헌한다. 미사에 앞서 전 교구민을 대상으로 도보 성지 순례를 개최한다. 광주대교구 사목국과 평신도사도직협의회는 23일 오전 10시 소록도 일원 12.2㎞ 구간에서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와 신자들이 ‘주교님과 함께하는 도보 성지 순례’를 진행한다. 수원교구는 교구 내 곳곳에서 순교자현양대회를 이어 간다. 수원성지는 16일 오전 11시, 어농성지는 17일 오전 11시 현양대회를 연다. 23일 오전 10시 30분 미리내성지와 수리산성지에서도 순교자현양대회가 열린다. 원주교구는 14일 오전 10시 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충북 제천 배론성지에서 성체현양대회 미사를 봉헌한다. 인천교구는 19일 오전 10시 인천 송림동 인천교구청 마당에서 순교자 현양대회를 연다. 이날 행사에서는 교구청사 이전 축복식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안동교구도 17일 오전 11시 경북 문경시 마원성지에서 순교자현양대회를 개최한다. 이어 20일 오전 11시 여우목성지에서는 ‘여우목 교우촌’ 축복식을 거행한다. 의정부교구는 17일 오후 3시 경기 남양주시 다산생태공원에서 신앙선조들을 위한 음악회를 연다. 음악회가 끝난 뒤에는 마재성지에서 교구장 이기헌 주교 주례로 한국 순교자 대축일 장엄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최양업 신부의 사목지였던 원주교구에서는 14일 충북 제천 배론성지에서 오라토리오 ‘최양업 사랑의 사도여’를 공연한다. 한편 한국 천주교계는 2014년 시복된 윤지충 바오로 등 복자 124위의 시성을 비롯해 다양한 시복시성 운동을 벌이고 있다. ‘땀의 순교자’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이벽 요한 세례자 등 조선왕조 치하 순교자 133위 시복,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 등 근현대 신앙의 증인 81위 시복 등이 그것이다. 이 밖에도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덕원의 순교자 38위 시복, 마리아수녀회는 수녀회 설립자인 가경자 소 알로이시오 몬시뇰 시복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밥 안먹는다고…수녀 유치원 원장이 두살배기 폭행

    밥 안먹는다고…수녀 유치원 원장이 두살배기 폭행

    성당에서 운영하는 한 유치원 원장 수녀가 원생의 뺨을 대리고 내동댕이쳤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30일 충북 영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시쯤 영동군의 한 어린이집에서 원장 수녀가 33개월 된 A군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A군 어머니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어린집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분석해 신고 내용이 상당 부분 사실인 것을 확인했다. 경찰이 확보한 CCTV에는 원장 수녀가 A군을 들어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수차례 뺨을 때리며 팔을 잡아 강제로 끌고 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다. 원장 수녀는 “아이가 밥을 안 먹고 투정을 부려 화가 나서 꾸짖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아동폭력지원센터 심리상담사 등의 도움을 받아 수사를 진행하는 경찰은 조만간 원장 수녀를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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