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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수진 기상캐스터 결혼 “상대는 3세 연상 인테리어 디자이너”

    오수진 기상캐스터 결혼 “상대는 3세 연상 인테리어 디자이너”

    오수진 KBS 기상캐스터가 품절녀 대열에 합류한다. 12일 오수진 KBS 기상캐스터가 SNS를 통해 결혼을 발표했다. 예비신랑은 3세 연상 일반인으로, 인테리어 업계 종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결혼식은 오는 27일 한 성당에서 치러진다. 오수진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드디어 등대 같은 사람을 만났다”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공개된 사진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환하게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사진에서 오수진은 예비 신랑과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수진은 “몸이 안 좋아 그야말로 고비를 넘길 때도, 흔들림 없이 제 옆을 지켜주고 오히려 아픈 딸 때문에 하루에도 천국과 지옥을 오르내렸을 우리 아빠에게 큰 의지가 돼준 남자친구”라며 “큰일을 겪는 동안 누구보다 아파하고 기다려준 남자친구 어머니, 아버님 그리고 언니와 함께 더 큰 가족이 되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쓰러지지 않도록 새로 지은 집의 주춧돌을 올리는 날. 다가오는 27일에 새롭게 시작하는 부부, 우리 가족에게 큰 힘을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교황청 “김정은 초청장 기다리는 중”

    교황청 “김정은 초청장 기다리는 중”

    文대통령, 17일 평화 미사 참석 뒤 연설 18일 교황 예방해 北초청 의사 전할 듯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을 방문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교황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식 초청장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취재진에 “(김 위원장의) 초청이 공식적으로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내주 교황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교황에게 공식 전달할 때까지 이 사안에 대해 따로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13일부터 7박 9일 일정으로 유럽을 순방하는 문 대통령은 17일 교황청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한다. 이 미사는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다. 문 대통령은 미사 후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문 대통령의 제안으로 김 위원장이 밝힌 교황의 평양 초청 의사도 전달할 계획이다. 교황청 관계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에 비판적인 미 진보층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교황의 북한 방문이 현실화될 경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상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의 여론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교황청이 전통적으로 분쟁 해결과 세계평화 중재를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고, 특히 그동안 한반도 평화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해 온 점을 고려할 때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낮지는 않다는 게 교황청 안팎의 관측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성당못역 초역세권 ‘앞산 삼정그린코아 트라이시티’10월 12일 청약 접수 시작

    성당못역 초역세권 ‘앞산 삼정그린코아 트라이시티’10월 12일 청약 접수 시작

    삼정기업이 대구 남구 대명동 일원에 건설할 ‘앞산 삼정그린코아 트라이시티’의 견본주택을 12일 공개하고 분양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앞산 삼정그린코아 트라이시티’는 대구의 대표적 도심주거지인 대명동 성당못역 인근에 들어선다. 1호선 성당못역 300m 거리로 초역세권의 편리한 교통과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으고 단지 앞 대명로의 풍부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으며 서부시외버스터미널, 남대구IC가 인접하여 시내·외로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도심입지답게 편리한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도보거리에 관문시장이,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이 근거리에 위치하고 성당못역 인근의 상업시설, 금융, 병의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풍부하며 대덕초가 도보통학 가능하다. ‘앞산 삼정그린코아 트라이시티’는 탁트인 앞산 조망을 자랑한다. 전세대 남향배치, 지상4층부터 주거시설 배치로 전층 앞산 조망이 가능하고 앞산빨래터공원, 두류공원 등이 인접하여 여유로운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다. 골안지구 등 인근 대명동 일대 주택재개발 사업이 계획되어 있는 가운데 그중 최초공급단지로 미래가치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지 옆 8m도로가 15m로 확장(계획)되면 단지 진출입이 더욱 편리해지는 등 주거여건이 한층 개선된다. ‘앞산 삼정그린코아 트라이시티’는 아파트, 오피스텔이 결합된 주거복합아파트로, 아파트는 높은 선호도로 프리미엄을 형성하는 84㎡ 단일타입으로 구성되었으며 전세대 4Bay, 알파룸을 비롯한 신개념 특화설계를 선보이고 있다. 오피스텔은 사생활을 보호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편복도 설계와 100% 자주식 주차장 등 쾌적한 설계와 차별화된 시설로 거주자들의 생활만족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대중교통 등 편리한 교통접근성, 잘 갖춰진 인프라로 성서산업단지 종사자를 비롯 대학병원, 도심권 직장인, 학생, 자영업 종사자 등 풍부한 도심 임대수요를 확보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산 삼정그린코아 트라이시티’는 삼정기업이 도심입지의 중소형급 단지에 적용하는 서브브랜드 ‘삼정그린코아 트라이시티’ 1호 아파트이다. ‘삼정그린코아 트라이시티’는 교통, 교육, 생활편의 등 편리한 도심입지와 조망, 조경, 설계 등 제품특화를 결합하여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3가지 이상의 주거가치를 담은 도시적 감각의 주거상품 브랜드이다. 첫 번째로 선보이는 ‘앞산 삼정그린코아 트라이시티’는 편리한 생활인프라를 갖춘 초중심 대명동에서도 특히, 교통, 조망, 채광의 3가지 영역의 차별화된 주거조건을 완벽히 갖춘 곳이라는 특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앞산 삼정그린코아 트라이시티’는 아파트 84㎡형 76세대, 오피스텔 27㎡형 76실, 29㎡형 38실을 더한 114실 총 190세대 규모로 건설되며 견본주택은 안지랑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17일 교황청에서 한반도 평화미사 참석

    문 대통령 17일 교황청에서 한반도 평화미사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교황청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한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한불 우정 콘서트를 관람해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무대를 지켜볼 예정이다. 청와대는 11일 브리핑을 통해 오는 13일부터 21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을 공개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방문지는 바티칸이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17일(현지시간) 교황청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에 참석한다. 미사는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다. 문 대통령은 미사 후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18일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지난달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힌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초청 의사도 전달할 계획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도 (교황의 방북이) 추진됐다가 북한 내부의 여러 어려움 때문에 안 됐는데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확실한 입장을 표시한 만큼 과거의 어려움이 되풀이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미사’가 열리기 나흘 전인 13일 오후 프랑스에 도착, 유럽 순방의 첫 일정으로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연설하고 이튿날인 14일에는 한불 우정 콘서트에 참석한다. ‘한국 음악의 울림’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콘서트에는 방탄소년단도 공연을 선보인다. 프랑스 방문 셋째 날인 15일에는 취임 후 두 번째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16일 저녁 파리를 출발해 로마에 도착하는 문 대통령은 17일 이탈리아 공식방문의 첫 일정으로 세르지오 마테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면담·오찬을 한 다음 주세페 콘테 총리와 한·이탈리아 정상회담을 한다. 같은 날 ‘한반도 평화 미사’에 참석하고 18일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면 유럽 순방 두 번째 방문국인 이탈리아에서의 일정이 종료된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후 로마를 출발해 같은 날 저녁 유럽 순방 세 번째 방문국인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한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 ‘글로벌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동반자’라는 주제로 열리는 아셈 선도 발언을 통해 다자무역 질서에 대한 지지, 포용적 경제성장, 경제 디지털화 등과 관련한 정부의 비전을 밝힌다. 업무 오찬 세션에서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평화를 위한 정세 변화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정책과 노력을 알린다.2년마다 열리는 아셈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아셈에 이어 벨기에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한·EU 정상회담을 한다. 청와대는 EU 외에 2∼3개 국가와의 양자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을 마치면 문 대통령은 브뤼셀을 떠나 같은 날 저녁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한다. 문 대통령은 20일 제1차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회의에 참석해 기후변화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민간 협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아 기조연설을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P4G 회의가 애초 11월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이 꼭 참석을 원해서 주최국인 덴마크가 일정을 바꿨다”고 말했다. 남 차장은 “이번 순방은 EU 주요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평화를 향한 긍정적인 정세 변화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해결에서 평화적 해결 원칙을 견지한 데 사의를 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文, 20년간 묵주반지 뺀 적 없는 독실한 신자…한반도 평화·비핵화 위해 ‘빅 이벤트’ 제안

    “어머니가 보실 때 제대로 성당도 잘 안 가고… 묵주반지라도 끼고 있으라고 주셨습니다. 20년도 더 됐어요. 1995~1996년쯤인 듯 하네요. 한 번도 빼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책을 안 읽어도 들고 다니면 공부하는 기분이 들잖아요? 그런 것처럼요.”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출간된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왼손에 낀 빛바랜 묵주반지에 대해 인터뷰어가 묻자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제안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 초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지난 9일 알려짐에 따라 문 대통령과 가톨릭의 인연, 그리고 유럽 순방기간(13~21일) 중인 오는 18일 만남이 예정된 교황과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모두 교황청 방문 일정이 확정된 순간부터 손꼽아 기다리신다”고 했다. 김 여사는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에도 미사에 꾸준히 참석하고, 해외 순방기간 종종 현지 성당을 찾을 만큼 독실한 신자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교황의 방북 초청을 김 위원장에게 제안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상징적 ‘공증’을 받고,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의 정전 상태를 끝내는 종전선언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환기시킬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진정성과 정상국가 이미지를 드러내기에는 이만한 ‘빅 이벤트’가 없다.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4년 교황의 방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던 문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 의원들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시복식에 참석했다. 지난 7월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접견한 폴 갈러거 교황청 외교장관은 “교황도 2014년 방한 때 문 대통령을 만났던 기쁜 기억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교황 건강·교단 비판… ‘첫 방북’ 변수로

    북한 최악의 인권탄압국 오명도 걸림돌 일각선 “폐쇄된 사회 열리게 하는 효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초청한 가운데 교황청이 오는 17일 바티칸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열기로 해 교황의 방북이 실현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교황의 건강과 함께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한 가톨릭 교단 안팎에서의 논란이 이번 방북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17일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집전하는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가 열린다”면서 “이 미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개별 국가의 평화를 위한 미사가 집전되는 건 드문 일이라 한반도에 대한 교황청의 이례적 관심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버크 대변인은 “교황 성하가 오늘 교황청 경내 행사에 참석한 뒤 발을 헛디뎌 넘어졌지만 무사하다”고 덧붙였다. 82세인 교황은 좌골 신경통으로 주기적으로 물리치료를 받고 있으나 전반적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교황이 최근 중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중국 정부가 내세운 주교 임명안에 합의한 데 이어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 기록을 가진 북한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경우 교단 내부에서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북한 인권 활동가인 지성호씨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인권위원회 토론회에서 “북한에서 김정은은 살아 있는 신(神)”이라며 “교황이 신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기도하는 것은 이를 보는 북한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교황 방문은 억압된 국가에 평화·화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폐쇄된 사회를 열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반도 미사’ 배려한 교황, 방북 변수는 北인권에 대한 교단내 논란

    ‘한반도 미사’ 배려한 교황, 방북 변수는 北인권에 대한 교단내 논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초청한 가운데 교황청이 오는 17일 바티칸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열기로 해 교황의 방북이 실현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교황의 건강과 함께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한 가톨릭 교단 안팎에서의 논란이 이번 방북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17일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집전하는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가 열린다”면서 “이 미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개별 국가의 평화를 위한 미사가 집전되는 건 드문 일이라 한반도에 대한 교황청의 이례적 관심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버크 대변인은 “교황 성하가 오늘 교황청 경내 행사에 참석한 뒤 발을 헛디뎌 넘어졌지만 무사하다”고 덧붙였다. 82세인 교황은 좌골 신경통으로 주기적으로 물리치료를 받고 있으나 전반적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교황이 최근 중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중국 정부가 내세운 주교 임명안에 합의한 데 이어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 기록을 가진 북한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경우 교단 내부에서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북한 인권 활동가인 지성호씨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인권위원회 토론회에서 “북한에서 김정은은 살아 있는 신(神)”이라며 “교황이 신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기도하는 것은 이를 보는 북한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교황 방문은 억압된 국가에 평화·화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폐쇄된 사회를 열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여년째 묵주반지 뺀적 없는 文, 교황 방북초청 ‘코칭’은 필연?

    20여년째 묵주반지 뺀적 없는 文, 교황 방북초청 ‘코칭’은 필연?

    “어머니가 보실 때 제대로 성당도 잘 안가고… 묵주반지라도 끼고 있으라고 주셨습니다. 20년도 더 됐어요. 1995~1996년쯤인 듯 하네요. 한 번도 빼 본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책을 안 읽어도 들고 다니면 공부하는 기분이 들잖아요? 그런 것처럼요.”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출간된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왼손에 낀 빛바랜 묵주 반지에 대해 인터뷰어가 묻자 이렇게 설명했다.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제안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 초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지난 9일 알려지면서 문 대통령과 가톨릭의 인연, 그리고 유럽 순방기간(13~21일) 중인 오는 18일 만남이 예정된 교황과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모두 교황청 방문 일정이 확정된 순간부터 손꼽아 기다리신다”고 했다. 김 여사는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에도 미사에 꾸준히 참석하고, 해외 순방기간 종종 현지 성당을 찾을 만큼 독실한 신자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교황의 방북 초청을 김 위원장에게 제안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상징적 ‘공증’을 받고,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의 정전 상태를 끝내는 종전선언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환기시킬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진정성과 정상국가 이미지를 드러내기에는 이만한 ‘빅 이벤트’가 없다. 청와대의 또다른 관계자는 “교황의 방북이 성사돼 문 대통령이 연설했던 평양 5·1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모습을 그려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4년 교황의 방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던 문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 의원들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시복식에 참석했다. 지난 7월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접견한 폴 갈러거 교황청 외교장관은 “교황도 2014년 방한 때 문 대통령을 만났던 기쁜 기억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한국의 인연도 각별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4년 8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꽃동네 주민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로해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이에 문 대통령도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한반도 주변 4강(미·중·일·러)과 유럽연합(EU), 독일에 이어 이례적으로 교황청에 김희중 대주교를 특사로 파견했다. 당시 청와대는 “세계 12억 가톨릭의 중심이자 해외 전역에 100여개 공관을 유지하고 있는 교황청과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협력기반을 강화하고자 하는 신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천주교계 “교황청-北 관계 진전 기대”

    주교단 3명, 17일 文 바티칸 미사에 참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천주교계는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9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단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한국 천주교회는 이를 대단히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며 “이 일을 계기로 바티칸 교황청과 북한과의 관계가 진전되고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의 이은형 총무(신부)는 “진정 어린 마음으로 초청하는 거라면 우리의 평화와 북한의 종교적인 부분에서 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교황 초청과 관련해 로마교황청에서 한국천주교 측에 대주교 배석 등을 요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교회의 미디어부의 김은영 과장은 “10월에 열리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 주교단 대표 3명(유흥식 주교, 조규만 주교, 정순택 주교)이 바티칸에 가 있어 그분들이 오는 17일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미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교황 초청 사실이 알려지면서 천주교 등 북한의 종교 실태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분단 이후 줄곧 반종교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다 1972년 7·4 남북 공동성명이 발표된 뒤 분위기가 바뀐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조선기독교도연맹’, ‘조선불교도연맹’ 등의 활동이 재개되고 ‘조선종교인협의회’, ‘조선천주교인협회’와 같은 종교단체도 신설됐다. 1988년부터는 교회와 성당, 사찰과 같은 공인된 장소에서 종교의식을 행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1999년 현재 ‘조선카톨릭교협회’가 한국 천주교회와 접촉하는 등 남북 교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북한 천주교 신자 규모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이은형 총무는 2013년 천주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비밀리에 신앙 생활을 하는 북한의 천주교 신자를 1만명 정도로 추정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세종대왕 영릉 찾은 文대통령 “한글, 위대한 애민정신 새깁니다”

    세종대왕 영릉 찾은 文대통령 “한글, 위대한 애민정신 새깁니다”

    문화·예술 인사들과 ‘왕의 숲길’ 걸어 13~21일 유럽 5개국 순방… 아셈 참석“한글, 위대한 애민정신을 마음 깊이 새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과 572돌 한글날을 맞은 9일 경기 여주시의 세종대왕 영릉을 방문, 방명록에 이처럼 ‘애민’(愛民)의 메시지를 남겼다. 현직 대통령의 세종대왕 영릉 참배는 1994년 김영삼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세종 영릉을 참배한 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목적은 백성 사이의 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함이었다”며 “백성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것은 왕조시대가 아닌 민주주의 시대에도 본받아야 할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참석자와의 오찬에서 “세종 즉위 600주년에 맞는 한글날은 특히 감회가 깊다”며 “해마다 기념식을 치르지만 가능하면 국민과 함께 한글날의 역사성과 현장성을 살릴 수 있는 기념식이길 바라 왔고 오늘 처음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며 “영릉에서 기념식은 어렵지만 참배라도 하고자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케이팝을 보면 한글을 모르는 세계인도 모두 따라 부른다”며 “많은 세계인은 한글을 배우길 원하며 대학 내 한국어 강좌는 물론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고 들었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세종대왕과 한글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해 대선 당시 첫 공식 선거운동일인 4월 17일 일정의 마지막을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했다. 당시 “세종대왕의 개혁과 민생, 이순신 장군의 안보와 애국을 잇겠다”고 말했다. 올해 3월 말 발의한 개헌안도 한자가 병기되기는 했지만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가능한 한 한글 중심으로 작성하도록 했다. 문 대통령은 효종과 인선왕후가 잠든 영릉(寧陵)을 참배한 뒤 ‘왕의 숲길’을 걸어 세종과 소헌왕후가 묻힌 영릉(英陵)을 참배했다. 오찬을 비롯한 이날 행사에는 미술가 임옥상, 시인 박준, 가수 이수현, 디자이너 송봉규, 정보기술(IT) 연구원 김준석씨 등과 한글을 활용해 창작활동을 하는 이들과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한 외국인 소라비(인도), 몰찬 야나(벨라루스) 등이 함께했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13~21일 7박 9일 일정으로 프랑스·이탈리아·교황청·벨기에·덴마크 등 유럽 순방을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13∼18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각각 국빈 및 공식방문한 뒤 17∼18일 교황청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프란치스코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한다. 교황청은 문 대통령 면담 하루 전인 17일 오후 6시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주재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가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18∼19일 벨기에에서 열리는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한·EU 정상회담을 갖는다. 덴마크에서 열리는 ‘녹색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북 전주에서 4대 종교 화합의 장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등 국내 4대 종교의 화합과 상생을 염원하는 ‘2018 세계종교문화축제’가 8일 전북 일대에서 시작된다. 전주 풍남문과 경기전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축제는 세계종교평화협의회 주관으로 전주, 익산, 김제, 완주에서 ‘얼쑤 (Up Spirit)’를 주제로 나흘간 열린다. 이번 축제는 전북의 다양한 종교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이웃 종교의 생활과 문화예술의 체험 및 이해를 통해 종교 간 상생과 나눔의 정신을 널리 알리는 데 목적을 뒀다. 행사 첫날 전동성당에서 종교 음식을 맛보고 둘째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천주교와 원불교가 제작한 영화를 볼 수 있다. 천주교와 불교는 공동으로 명상시간도 마련했다. 4대 종교별 특색 있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종교 열린 마당도 눈여겨볼 만하다. 개신교는 초창기 선교사 마티 잉골드, 원불교는 박청수 교무의 삶을 각각 뮤지컬과 영화로 소개한다. 천주교는 신유박해 순교자들의 신앙과 삶을 재현하는 마당 창극을 선보인다. 4대 종교의 수도자·수행자·성직자들의 합창을 감상할 수 있는 이 행사의 개막식은 8일 오후 6시 40분 전주 풍남문에서 열린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뉴스 in] 차분하다… 핀란드 헬싱키의 가을

    [뉴스 in] 차분하다… 핀란드 헬싱키의 가을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청초한 매력을 지닌 도시다. 시내 한복판마저 차분한 도시는 화려함을 뽐내려 하지 않는다. 순백의 옷을 입고 우두커니 서 있는 대성당, 덩치 큰 갈매기가 한가롭게 거니는 항구 옆 광장이 도시의 풍경을 그린다. 청정 자연에서 수확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핀란드 디자인은 여행에 맛과 멋을 더한다.
  • 화장 안 한 청초한 여인처럼… 두고 볼수록 빠져드는 핀란드 헬싱키

    화장 안 한 청초한 여인처럼… 두고 볼수록 빠져드는 핀란드 헬싱키

    “핀란드의 갈매기는 덩치가 매우 크다.” 영화 ‘카모메 식당’(일본·2006년)은 이런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영화 속 주인공 사치에 혹은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가 핀란드 헬싱키에서 느낀 첫 번째 강렬한 인상이 이 덩치 큰 갈매기였음을 직접 가보니 실감할 수 있었다. 부산 갈매기보다 육중하고 서울 비둘기보다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핀란드 갈매기들은 헬싱키 시청 앞 항구 부근을 종일 어슬렁거린다. 가까이 다가가도 꿈쩍 않다가 손을 뻗을라치면 그제야 저만치 날아가 다시 어기적댄다. 퉁명스러운 표정이지만 왠지 모르게 친근하다. 핀란드 갈매기들이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고 있는 카우파토리(시장광장)에서 헬싱키 여행은 시작된다. 헬싱키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카우파토리는 날이 밝은 뒤인 오전 8시쯤이면 이미 분주하다. 카우파토리 노천시장의 손님 맞을 채비를 막 끝낸 가게들 사이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진다. 바다 바로 앞 선창가에 줄지어 있는 간이음식점에서는 핀란드인들의 영양간식인 생선튀김 무이쿠를 맛볼 수 있다. 핀란드의 특산물인 산딸기 등 온갖 종류의 베리류 과일과 야생버섯이 즐비하다. 그 밖에 싱싱한 채소·과일 등이 판매된다. 한편에는 옷이나 관광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늘어서 있다.카우파토리 뒤편으로 길게 뻗은 하늘색 건물은 헬싱키 시청이다. 정면에 휘날리는 국기나 건물 규모에 비해 화려한 멋은 적지만 그런 특징이 헬싱키 전체의 인상을 함축하고 있다. 헬싱키는 1550년 스웨덴의 구스타프 1세가 핀란드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에스토니아의 탈린을 견제하려고 세운 도시라고 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발전은 하지 못하다 19세기에 러시아에 점령된 뒤 핀란드의 중심 도시가 됐다. 스웨덴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행정 중심을 기존 투르쿠에서 서쪽으로 150㎞ 떨어진 헬싱키로 옮겼기 때문이다.시청 뒤로 접어들면 원로원 광장이 펼쳐지고 순백의 자태를 뽐내는 헬싱키 대성당이 높은 계단 위에서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금빛 십자가와 별 모양 무늬로 장식된 초록색 돔형 지붕을 빼놓고는 전체가 하얀 외벽인 대성당은 19세기에 지어진 신고전주의 양식 건물이다. 유럽의 어느 도시에나 중심에 대성당이 있지만 헬싱키 대성당은 최대한 화려하고 웅장하게 지어진 여느 대성당들과 다르다. 내부 역시 약간의 금으로 장식된 제단 주변을 제외하면 별다른 장식이 없다. 입장객을 압도하는 대신 정갈한 분위기가 감돈다. 바다에서 헬싱키 항구 쪽을 바라보면 헬싱키 대성당과 대비되는 붉은 벽돌 건물이 우스펜스키 성당이다.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가장 큰 러시아정교회 성당인 이곳은 내부 역시 헬싱키 대성당과는 정반대다. 우스펜스키 성당이 있는 언덕 아래 부두에는 요트가 줄지어 정박해 있다. 날씨가 좋다면 그 앞에 줄지어 있는 바와 카페의 테라스 자리에서 청초한 헬싱키의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봐도 좋겠다. 헬싱키 앞바다에 떠 있는 해상 요새 수오멘린나로 가는 여객선도 카우파토리에서 출발한다. 수오멘린나 왕복권이나 다른 섬들을 함께 둘러보는 투어 코스로 다녀올 수도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15분가량 배를 타면 6개의 섬을 연결해 만든 요새가 나타난다. 러시아의 침략을 막기 위해 스웨덴이 쌓은 요새인데 완성된 지 얼마 안 돼 러시아에 함락된다. 1917년 핀란드가 러시아로부터 독립해 처음 나라를 세운 뒤에야 ‘핀란드의 요새’라는 뜻인 수오멘린나로 불리게 된다. 섬 전체를 둘러싼 견고한 성곽과 참호 등 옛 군사 시설을 통해 강대국들 틈에 끼어 험난한 세월을 이어온 핀란드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머리를 비우고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헬싱키는 여행객을 단번에 사로잡을 도시는 아니다. 화려한 왕궁도 없고 수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적도 드물다. 시내 중심 대로변조차도 차분하게 느껴지는 도시를 걷다 보면 경적을 울리는 대신 옛 돌길을 따라 자박자박 굴러가는 자동차 소리에조차 어느덧 마음이 기운다. 글 사진 헬싱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행수첩 →핀란드 국영 항공사 핀에어가 인천~헬싱키 구간을 주7회 운항한다. 헬싱키는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에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수도로 동서양을 잇는 관문이다. 산타마을이나 오로라를 보기 위해 북쪽 지방인 라플란드로 가거나 이웃 나라 등 유럽 여행 경유지로 거쳐 갈 때 헬싱키를 둘러봐도 좋다. 바다로는 실야라인 크루즈선이 헬싱키와 스웨덴 스톡홀름, 에스토니아 탈린을 잇는다. →북유럽 디자인에서 핀란드도 빠지지 않는다. 노르웨이에 ‘스토케’, 스웨덴에 ‘이케아’가 있다면 핀란드를 대표하는 디자인 브랜드로는 의류 중심의 ‘마리메코’와 유리제품 전문 ‘이탈라’ 등이 있다. 헬싱키 디자인 구역에 산재한 수많은 디자인숍에서도 단순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멋을 지닌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헬싱키 디자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헬싱키 디자인박물관도 들러 보자. →수오멘린나를 다녀올 생각이라면 1일 교통권을 사는 게 경제적일 수 있다. 수오멘린나 왕복권에 약간의 금액을 추가하면 전차·버스 등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박물관·주요 관광지 등 입장까지 자유로운 ‘헬싱키 카드’도 있다.
  • [애니멀구조대] 오늘은 ‘세계 동물의 날’…구조할 동물없는 세상 꿈꾸다

    [애니멀구조대] 오늘은 ‘세계 동물의 날’…구조할 동물없는 세상 꿈꾸다

    10월 4일은 ‘세계 동물의 날'(World Animals Day)이다. 동물 보호에 대한 의식을 고양하기 위해 1931년 이탈리아 생태학자대회에서 처음 제정됐다. 10월 4일은 가톨릭 성인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의 축일이기도 한데, 그는 평소 동물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톨릭 문화권에서는 이 날 성당에서 동물 축복식 등을 열기도 한다. 신자들은 개, 고양이뿐만 아니라 뱀, 벌레 등 다양한 동물들을 데리고 와 동물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며 축복식에 참여한다. 성 프란치스코의 ‘동물 구조’ 일화가 하나 있다. 어느 날 장을 거닐던 프란치스코는 한 남성이 어깨에 개들을 둘러메고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프란치스코는 그 남성에게 다가가 “이 어린 강아지들을 어디로 데려가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남성은 답했다. “돈이 필요해서 내다 팔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가 “그럼 이 강아지들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재차 물었고, 남성은 “이 개를 사간 사람이 잡아 먹겠죠”라 답했다. 프란치스코는 자신이 두르고 있던 망토를 쥐어주며, 이것을 대신 가져가고 강아지들을 넘겨달라고 남성을 설득했다고 한다. ‘동물들의 수호성인’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2018년 현재까지 527마리의 동물을 구조했다. 동물단체의 구조동물 마릿수는 결코 자랑거리가 아니다. 동물학대가 만연한 어두운 현실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징표다. 산탄총에 저격 당한 임신중이었던 개 까뮈, 2층 베란다 밖으로 던져졌던 어린 강아지 ‘나나’, 죽음의 링 ‘투견장’에서 구출된 ‘태산’, ‘태호’, ‘태양’, 온 몸에 화상을 입은 채 화재 개농장에 방치됐던 개 ‘강건’…. 이렇게 각기 다른 학대 배경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폭력의 스펙트럼이 넓다. ‘세계 동물의 날’에 구조동물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있다. 낭만적인 ‘동물 사랑’ 이면에 자리한 동물학대의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 ‘세계 동물의 날’의 의미를 진정으로 기리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민법 제98조는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한다.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 처벌로 그칠 수 있는 배경이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민법은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점을 명문화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케어와 협력해 동물을 제3의 객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민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동물의 사회적, 법적 지위가 강화돼야 위태로운 생명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피조물을 사랑으로 돌보신다. 하느님께서 동물도 창조하시고 그들을 당신 섭리로 돌보고 보호하시기 때문에 사람이 동물을 보살피는 것은 당연하다. 동물을 사랑으로 대했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나 필립보 네리 성인은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모범을 제시한다.’ ㅡ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 「창조 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 (2010), 제 30항 ‘피조물에 대한 사랑’. 동물권단체 케어 김태환PD taehwankim@fromcare.org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근대의 새벽을 깨운 마지막 왕조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근대의 새벽을 깨운 마지막 왕조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1회 정동(대한제국을 기억하며)편과 제22회 서초동(우면산의 가을)편이 2회 연속 진행됐다. 추석 연휴 특별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이번 미래투어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26일 정동과 덕수궁 일대, 29일은 서초동 우면산 일대에서 각각 열렸다. 한가위 연휴와 맞물린 황금주말을 맞아 서울미래유산의 향기를 맡고자 하는 참가자들이 대거 몰렸다. 사전 온라인 예약이 일주일 전에 매진돼 준비한 오디오 가이드시스템 40개가 동났다. 예약 없이 현장을 찾아온 러시아와 루마니아 출신의 금발머리 외국인 여학생 2명은 진행자가 양보한 이어폰을 사이좋게 사용했다. 2회 차를 1개 지면에 갈무리했다.정동투어는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시청역 4번 출구에서 시작했다. 서울시의회(옛 국회의사당)~성공회성당(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세실극장~주한영국대사관~유림면~덕수궁~정동극장~작은형제회 한국관구(프란치스코 수도원) 순서로 진행됐다. 추석 연휴를 맞은 정동과 덕수궁에는 근대 새벽을 느끼려는 순례자들로 붐볐다. 특히 이날 코스 중 성공회 성당에서는 정창진 신부가 사대문 안에 조성된 유일한 묘역인 지하 세례자 요한 성당의 조마가 주교 유해를 참배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또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프란치스코 정동수도원도 요한 수도원장이 나서서 내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앞둔 성당 내부를 공개했다. 이날 코스 중 세실극장, 주한영국대사관, 유림면, 정동극장, 프란치스코 수도원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명절에 어울리는 한복 차림으로 능숙하게 답사단을 안내했다.정동과 덕수궁은 대한제국에 대한 처연한 기억이 머문 곳이다. 대한제국은 1897년부터 1910년까지 13년 동안 존재했던 이 땅의 마지막 왕조다. 우리가 세운 첫 황제국이자 마지막 황제국이기도 하다. 엄밀히 말하면 일제에 국권을 상실한 나라는 조선이 아니라 대한제국이다. 대한제국을 인정하지 않는 일제가 자신들이 합병한 나라를 조선이라고 불렀을 뿐이다. 우리도 덩달아 패망한 나라를 조선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또한 13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기를 ‘대한제국 시기’라고 하지 않고 ‘구한말’이라고 부르는 우를 범하고 있다. 대한제국의 법궁, 경운궁(덕수궁 전신)이 자리한 정동은 근대의 고향이다. 이 땅에 근대정신을 알린 학교, 병원, 외국공관, 종교시설이 빼곡했다. 배재학당과 이화학당, 옛 독일공사관(서울시립미술관), 정동제일교회, 옛 러시아공사관, 하비브하우스(미국대사관저), 영국대사관,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등이 120여년 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종은 왜 경복궁과 창덕궁을 버리고 대한제국 황궁으로 경운궁을 선택했을까.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경복궁을 떠나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고종에게 경운궁은 기회의 땅이었다. 외국공사관에 둘러싸여 신변 안전에 유리하다고 여겼다. 중국과 일본의 핍박으로부터 벗어나 대한제국을 선포하기에 적소라고 여겼다. 1년의 러시아공사관 생활(아관파천)을 청산하고 경운궁으로 환궁하면서 근대국가를 열겠다는 일념에 가득 차 있었다.원래 경운궁은 지금의 덕수궁보다 3배 이상 넓었다. 옛 경기여고 터는 역대 왕의 초상화를 모신 선원전이었고, 정동극장과 예원학교 자리에는 황실의 생활공간인 수옥헌이 있었다. 지금의 경향신문사와 서울역사박물관 사이에 세워진 구름다리(홍교)는 옛 경운궁과 경희궁을 잇는 다리였다. 경운궁을 둘러싼 정동 일대는 개화를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대한제국은 정동에서 불길이 타올라 정동에서 꺼졌다. 고종은 경운궁 동문 대안문(대한문) 앞에 환구단(웨스틴조선호텔)과 황궁우를 세워 새로운 나라를 선포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황제의 격을 과시했다. 서울시청 광장을 중심으로 한 현대 서울 도심의 방사상 도로망이 이때 구축됐다. 그러나 대한제국은 기울어진 국운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1900년 선원전 화재에 이은 1904년 대화재로 경운궁 주요 건물이 홀랑 타버렸다. 중화전, 즉조당, 석어당을 중건하는 동안 본궁에서 떨어진 중명전에 머물던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잃었다. 경운궁은 조선의 마지막 왕이자, 첫 황제였던 고종의 궁이다. 1907년 헤이그 밀사사건으로 강제 퇴위당한 고종이 1919년 68세로 회한의 임종을 맞은 궁이다. 새로 즉위한 순종이 창덕궁으로 옮겨 가면서 부왕에게 ‘덕수’라는 칭호를 바쳤다. 이때부터 고종황제의 칭호는 ‘덕수궁 이태왕’으로 격하됐다. 덕수궁 시대의 시작이다. 한때 황궁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경운궁은 나라를 잃은 ‘뒷방 늙은이’의 거처로 급전직하했다. 경운궁 시대가 그냥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고종의 인산일(장례식)을 기해 3·1 독립운동이 일어났고,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돼 대한민국의 국통을 세웠다. 우리가 국권을 상실한 나라는 조선이 아니라 대한제국이라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된다. 대한제국과 고종황제의 전성기가 담긴 10년간의 경운궁 시대(1897~1907)와 덕수궁 이태왕이 기거한 12년간의 덕수궁 시대(1907~1919)는 분리돼야 한다. 덕수궁에는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대한제국의 혼이 깃들어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청와대 앞 중학생들의 외침 “난민 친구를 구해주세요”

    청와대 앞 중학생들의 외침 “난민 친구를 구해주세요”

    “천주교로 개종… 본국 추방 땐 박해 위협” 2개월간 국민청원·집회·모금 등 함께해 “8년 전 한국 와… 생각·문화 우리와 같아 여기서 모델의 꿈 이룰 수 있게 도와달라” “그 친구는 저희와 잘 어울리는 진짜 ‘인싸’(조직의 주류인 인사이더를 뜻하는 10대 은어)예요. 친구가 이틀 뒤면 마지막 심사를 받는다니 도와주세요.” 개천절인 3일, 한산했던 청와대 앞 분수대에 앳된 10대 학생 16명이 모였다. 송파구의 한 중학교 3학년생들이었다. ‘그 친구’는 이란 출신인 A(15)군이다. 학생들이 주섬주섬 꺼내 펴든 현수막에는 ‘제 이란 친구를 난민으로 인정해 주세요’ 등이 적혀 있었다. 8년 전 한국에 온 A군은 난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A군은 7살이던 2010년 사업하는 아버지 B(52)씨와 함께 이란 테헤란을 떠나 한국에 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한국에서 다녔다. 친구들에 따르면 A군은 이란어는 겨우 말만 할 뿐 읽을 줄도 모르고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문화에 익숙한 평범한 중3이다. 특별한 점이 하나 있다면 종교다. A군은 천주교 신자다. 아버지가 무슬림이라 이슬람 율법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무슬림이었지만 한국에서 친구들과 성당에 다니다 천주교 신자가 됐다. 어느 날 독실한 무슬림인 고모와 통화하다가 ‘네가 개종하고도 사람이라 할 수 있느냐’는 얘길 들은 뒤 연락이 끊겼다. 이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면 박해당할 수 있다”며 2016년 난민 신청을 했지만 ‘개종했더라도 이란 당국이 주목할 활동을 하지 않아 박해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불인정됐다. 이후 행정소송을 내 1심에서 이겼지만 2심에서 패소했다.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심리불속행 기각(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이 없어 더 판단하지 않고 곧바로 기각하는 처분) 판결을 받았다. 이런 사연은 A군 친구가 지난 7월 11일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알려졌고 3만 1000여명의 지지를 받았다. A군의 친구들은 “5일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에서 열릴 난민 인정 재심사가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A군의 비자가 오는 16일 만료돼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추방당할 가능성이 있다. 친구들은 A군이 본국으로 추방되면 신변에 큰 위협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인구 99%가 이슬람교도인 이란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한 이슬람교도는 배교(背敎)죄로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이날 집회는 친구들이 A군과 함께 해온 2개월간 동행의 마무리였다. 국민청원 이후 7월에는 출입국·외국인청에서도 집회를 열었다. 학교 교사와 성당·교회 등에서는 500여만원을 모금해 A군에게 전달했다. 집회에 참여한 여학생은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반장을 할 만큼 성격이 진짜 좋았다”면서 “부모 동의서를 받은 사람만 오늘 나올 수 있었는데 우리 부모님은 ‘친구 돕는 일이니 다녀오라’고 허락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회장인 김지유(15)양은 “친구의 꿈이 모델인데 키도 크고 개성 있어 한국에 머물 수 있다면 멋진 모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청와대 민원실을 통해 의견서를 전달했다. 김양은 “행정관이 ‘대통령께 잘 보고하겠다’고 해 엄청 떨렸다”며 웃었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도 글을 통해 A군과 친구들을 격려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청와대 앞 중학생들의 외침 “난민 친구 구해주세요”

    청와대 앞 중학생들의 외침 “난민 친구 구해주세요”

    이란서 온 A군 마지막 심사 앞두고 호소“천주교로 개종…본국 추방 땐 박해 위협”2개월간 국민청원·집회·모금 등 함께 해“8년 전 한국 와…생각·문화 우리와 같아여기서 모델의 꿈 이룰 수 있게 도와달라” “그 친구는 저희와 잘 어울리는 진짜 ‘인싸’(조직의 주류인 인사이더를 뜻하는 10대 은어)예요. 친구가 이틀 뒤면 마지막 심사를 받는다니 도와주세요.”개천절인 3일, 한산했던 청와대 앞 분수대에 앳된 10대 학생 16명이 모였다. 송파구의 한 중학교 3학년생들이었다. ‘그 친구’는 이란 출신인 A(15)군이다. 학생들이 주섬주섬 꺼내 펴든 현수막에는 ‘제 이란 친구를 난민으로 인정해 주세요’ 등이 적혀 있었다. 8년 전 한국에 온 A군은 난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A군은 7살이던 2010년 사업하는 아버지 B(52)씨와 함께 이란 테헤란을 떠나 한국에 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한국에서 다녔다. 친구들에 따르면 A군은 이란어는 겨우 말만 할 뿐 읽을 줄도 모르고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문화에 익숙한 평범한 중3이다. 특별한 점이 하나 있다면 종교다. A군은 천주교 신자다. 아버지가 무슬림이라 이슬람 율법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무슬림이었지만 한국에서 친구들과 성당에 다니다 천주교 신자가 됐다. 어느 날 독실한 무슬림인 고모와 통화하다가 ‘네가 개종하고도 사람이라 할 수 있느냐’는 얘길 들은 뒤 연락이 끊겼다. 이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면 박해당할 수 있다”며 2016년 난민 신청을 했지만 ‘개종했더라도 이란 당국이 주목할 활동을 하지 않아 박해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불인정됐다. 이후 행정소송을 내 1심에서 이겼지만 2심에서 패소했다.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심리불속행 기각(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이 없어 더 판단하지 않고 곧바로 기각하는 처분) 판결을 받았다. 이런 사연은 A군 친구가 지난 7월 11일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알려졌고 3만 1000여건의 지지를 받았다.A군의 친구들은 “5일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에서 열릴 난민 인정 재심사가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A군의 비자가 오는 16일 만료돼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추방당할 가능성이 있다. 친구들은 A군이 본국으로 추방되면 신변에 큰 위협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인구 99%가 이슬람교도인 이란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한 이슬람교도는 배교(背敎)죄로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이날 집회는 친구들이 A군과 함께 해온 2개월간 동행의 마무리였다. 국민청원 이후 7월에는 출입국·외국인청에서도 집회를 열었다. 학교 교사와 성당·교회 등에서는 500여만원을 모금해 A군에게 전달했다. 집회에 참여한 여학생은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반장을 할 만큼 성격이 진짜 좋았다”면서 “부모 동의서를 받은 사람만 오늘 나올 수 있었는데 우리 부모님은 ‘친구 돕는 일이니 다녀오라’고 허락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회장인 김지유(15)양은 “친구의 꿈이 모델인데 키도 크고 개성 있어 한국에 머물 수 있다면 멋진 모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청와대 민원실을 통해 의견서를 전달했다. 김양은 “행정관이 ‘대통령께 잘 보고하겠다’고 해 엄청 떨렸다”며 웃었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은 학생들에게 보낸 격려문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외국 친구에 대해 어른들도 실천하기 어려운 인류애를 행동으로 보여준 같은 학교 학생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면서 “이란 국적의 서울 학생이 서울에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도 “A군은 가톨릭 신앙에 대한 정체성이 분명하기에 본국으로 돌아가면 박해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면서 “박해의 위협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의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메트로시티, 밀라노서 오픈하우스 및 패션파티 성료

    메트로시티, 밀라노서 오픈하우스 및 패션파티 성료

    이탈리아 네오 클래식 브랜드 메트로시티(METROCITY)가 19SS 밀란 패션위크 기간 동안 메트로시티 플래그십 스토어 밀라노점에서 ‘19SS 오픈 하우스(2019 SS OPEN HOUSE)’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메트로시티는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오픈하우스 사전 홍보로 9월 15일부터 9월 23일까지 9일간 브레라 거리, 가이롤리카텔로역, 두오모 성당, 산바빌라역 주변 등 밀라노 주요거리에서 스트릿 프로젝트 ‘VIA BRERA PROJECT’를 펼쳤다. 메트로시티 앰버서더 10인과 함께한 이 행사는 스트릿 인터뷰, 파티 인비테이션 배포 등으로 이루어졌다. 오픈 하우스는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메트로시티 플래그십 스토어 밀라노점(VIA BRERA 23, MILANO)에서 진행되었다. 허스트, 엘르 이탈리아, 보그 이탈리아, 마리끌레르, 코스모폴리탄, 그라치아, 투 스타일 등 26개 미디어 및 매체 관계자, 바이어, 디스트리뷰터, 인플루언서, 파트너사 및 일반 고객 약 8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치러졌다. ‘La Rosa Bianca’를 컨셉으로 하였으며, 19SS 메트로시티 컬렉션과 세계적인 스타일 디렉터 헥터 카스트로와의 컬래버레이션 라인을 선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패션쇼의 백스테이지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모았다. 마네킹, 행거, 프로필이미지 카드, 박스 등 현장감 있는 소품을 사용하여 연출한 것. 다양한 프로모션도 참가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스토어에서 가장 갖고 싶은 제품 3가지를 촬영, 개인 SNS 업로드 후 직원 인증 시 티셔츠를 증정하는 ‘My Wish List’, 포토존에서 촬영 후 메트로시티 공식 SNS 팔로우 및 업로드 시 기프트를 제공하는 ‘Shooting Star’ 등이 마련됐다. 특히 오픈 하우스 기간에 매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칵테일 파티가 진행됐다. 특히 오픈하우스 현장에서는 메트로시티의 19SS 컬렉션에 대한 신선하고 긍정적인 반응이 넘쳐났다. 백스테이지를 컨셉으로 꾸며진 디스플레이에 많은 이들이 감탄을 아끼지 않았으며, 이벤트 참여를 위해 장시간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칵테일파티까지 이어지면서 패션 피플들이 직접 브레라 메트로시티 매장에 들러 칵테일과 음악을 즐기기도 했다. 지난 9월 21일 밤에는 밀라노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올드 패션 클럽’에서 패션 파티 ‘La Rosa Bianca’가 진행되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약 1,0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였으며, 19SS 밀란 패션위크 기간에 진행된 만큼 밀란 패션 피플을 비롯해 유럽, 일본,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패션업계의 관계자들이 함께 즐기는 화려한 자리였다. 파티에선 메트로시티 영상을 플레이하고 메트로시티 & 올드패션 SNS에서 LIVE 홍보를 진행했으며, 프리드링크도 제공했다. 이를 통해 메트로시티의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19SS 시즌 컬렉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메트로시티 관계자는 “금번 오픈하우스와 패션 파티에 많은 이들이 함께 즐겨주어서 감사하다”며 “2019 SS 컬렉션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친구, 찬란한 골목으로 데려다줄게

    친구, 찬란한 골목으로 데려다줄게

    세상의 모든 색을 품은 ‘에티오피아 하라르’ 통째로 오려내 오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골목을 몇 군데 알고 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자리한 모디카는 옛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새벽이면 이 골목에 성당의 종소리가 가득 울려퍼지고 비둘기가 떼 지어 난다. 페루 쿠스코의 새벽 골목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안개 가득한 잉카시대의 좁은 골목 사이로 페루 전통 옷을 입은 여인들이 걸어다닌다. 붉은 승복을 입은 수도자들로 붐비는 루앙프라방의 골목과 노란색 트램이 댕댕거리며 달리는 포르투갈 리스본의 골목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때 세상의 모든 골목을 여행해 보겠다는 열망을 품고 쏘다닌 적이 있었다. 아마도 모든 여행자에게 골목은 호기심의 자극제이자 영감의 원천일 것이다.‘오려내 오고 싶은 골목’ 리스트에 최근에 다녀온 에티오피아 하라르가 더해졌다. 에티오피아 동부에 자리한 이 도시는 지금까지 다녀 본 골목 가운데 가장 찬란했고 눈부셨다. 세상의 모든 색을 그 골목에서 만났다. ●소말리아계 인구 비율이 높은 하라르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디레다와까지 비행기로 한 시간, 디레다와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를 가면 하라르에 닿는다. 도시에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보아 왔던 에티오피아와는 약간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상자 같은 직사각형의 건물들과 화려한 문양의 첨탑, 벽과 처마에 새겨진 섬세한 문양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곤다르, 랄리벨라, 진카, 아바르민치, 하와사, 짐마, 봉가 등 지금까지 여행했던 에티오피아의 다른 도시에서는 보지 못했던 풍경이었다. 사람들의 생김새도 약간 달랐다. 팔다리가 늘씬한 9등신의 모델 몸매는 여전했지만 이목구비가 더 또렷했다. 눈은 더 깊었고 코는 한층 오똑했다. “하라르는 이슬람 도시야. 주민들도 암하라족 이외에 소말리아계 사람들도 많아.” 에티오피아 여행 내내 함께했던 가이드 데스가 설명해 주었다.●주민 90% 무슬림… 이슬람 ‘제4의 성지’ 주민의 90%가 무슬림인 하라르는 기독교 국가인 에티오피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10세기에 지어진 3개의 성전을 비롯해 82개의 모스크가 있어 이슬람교의 ‘제4의 성지’로도 여겨진다. 길을 걷는 여성들 대부분은 히잡을 두르고 있고 남자들은 투피(무슬림 남성이 착용하는 모자)를 쓰고 있다. 하라르는 성곽도시로도 불린다. 13세기 하라르의 통치자 누르 이븐 무자히드(?~1567)는 오로모 부족과 기독교 세력으로부터 이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총길이 3334m의 성곽을 건설했다. 16세기에 이르러 완성된 이 성곽의 높이는 약 3.6m에 이른다. ‘주골’이라고 불리는 이 성곽 안에 오직 하라르에서만 볼 수 있는 집들과 골목이 있다. 성곽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5개의 성문을 통과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견고한 이 성곽 때문에 하라르는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도시국가로 발달했고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아프리카와 중동, 인도의 중계무역지로 번성했다. 그리고 1887년 메넬리크 2세 황제에 의해 에티오피아 영토로 통합되고 1902년 아디스아바바와 지부티를 연결하는 철도가 인근 도시인 디레다와를 지나가게 되면서 급격히 쇠퇴하게 된다.●30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주골’ 풍경 이런 표현은 좀 진부하지만 성곽 안으로 들어서면 정말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시계의 태엽을 300년 전쯤으로 되돌린 것 같다. 성문 하나를 지나왔을 뿐인데 나는 나귀를 타고 히잡을 쓴 이슬람 여인이 돌아다니는 푸른색 골목의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나이키 에어맥스를 신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보고 있는 시간여행자의 정신을 깨우는 것은 가이드 데스의 목소리다. “이봐, 초이. 정신 차려.” 그가 내 옆구리를 툭툭 친다. “일단 시장으로 가 보자구.” “와우.” 시장 입구부터 말문이 막혔다. 붉은색, 초록색, 푸른색, 주황색 등등 화려한 원색의 옷을 입은 여인들이 갖가지 향신료와 야채를 파는 좌판을 펼쳐 놓고 있다. 그 앞을 같은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은 여인들이 지나간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여행지에 가면 그 도시를 반드시 달린다고 하는데, 나는 여행지에 가면 반드시 그곳의 시장에 간다. 그래야만 그 도시를 완결했다는 느낌이 든다. 어쨌든 그렇다. “데스, 사진 찍어도 될까? 이 사람들 사진 찍히는 거 싫어하지 않아?”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내가 묻자 데스가 대답했다. “괜찮아. 내가 알기론 전 세계 포토그래퍼들이 이곳에 사진 찍기 위해 온다더군. 뭐 한두 컷 찍는 거야 괜찮지 않을까?”●기꺼이 포즈 취해 준 하라르 사람들 예전엔 숨어서라도 어떻게든 사진을 찍곤 했지만, 이십 년 가까이 여행을 해 온 지금은 억지를 부려 가며 찍지 않는다. ‘못 찍으면 그뿐이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피사체의 마음과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 여행이 다른 이들의 삶을 방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하라르 사람들은 우호적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미소를 지어 주었다. 찍어도 된다는 뜻이었다. 어떤 여인들은 일부러 포즈를 취해 주기도 했고 어떤 아이는 햇빛이 드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주기도 했다. 자, 찍어 봐 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그들 앞에서 가만히 셔터를 눌렀다. 시장을 나와 골목을 걸었다. 세상의 여느 골목이 다 그렇듯, 하라르의 골목에서도 아이들이 동양의 여행자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봐 주었다. 초록색으로 칠해진 어느 골목에서는 아이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나와 렌즈 앞에서 장난스런 포즈를 취해 주었다. 분홍색으로 칠해진 골목의 어느 구멍가게 앞에서는 졸업식을 마친 소년의 사진을 찍어주고는 초콜릿을 얻어먹기도 했고, 푸른색으로 칠해진 어느 길거리 옷 수선 가게 앞에서는 마을 주민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데스는 몇 발짝 떨어져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세상에는 하라르의 역사를 궁금해하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골목에서 웃고 떠들며 사진이나 찍으며 여행하는 인간도 있는 법이지.●파란색 택시·흰색 지붕… 이슬람 영향 그래도 취재는 해야지 하는 생각에 몇 가지 질문을 하기도 했다. “데스, 왜 이곳의 택시들은 다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고 지붕만 흰색이지?” 이런 뜬금없는 질문을 받은 데스는 “좋은 질문”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곳의 이슬람 사원과 집들이 파란색과 흰색으로 칠해져 있기 때문이지. 그 색깔에 맞춘다고 택시도 그렇게 칠한 거야.” 하라르는 150년 전까지 이슬람교도가 아닌 외국인에게는 출입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교도가 성곽 안으로 들어오면 도시가 멸망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855년 영국군 장교 리처드 버튼이 이 도시에서 살아나간 최초의 외부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라 커피와 그 외 커피로 구분하는 곳 “이봐 초이, 커피 한 잔 해야지.” 데스가 말했다. 맞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로 알고 있는 ‘에티오피아 하라’가 바로 이곳에서 생산된다. “한국의 커피 전문가들은 풍부한 과일맛과 달콤함, 그리고 거친 흙맛의 조화가 하라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라고 하는데…, 데스 맞아?” 하고 물으니 데스가 대답했다. “그건 모르겠고, 아무튼 맛있어.” 데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 하라르 사람들은 세상의 커피를 하라와 그 외의 커피로 구분한다고 한다. 그만큼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뜻일 것이다. 아 참, 데스에게 한국에서는 하라 원두 100g이 9000~1만원에 팔린다고 하니 “오 마이 갓”을 세 번이나 연발했다. 하지만 하라르 시장에선 상상도 못할 싼값에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프랑스의 천재 시인 랭보도 이곳 하라르에 왔다. “시인이 되기 위해 가능한 한 방탕하게 살겠다”고 선언했던 그는 동물가죽 무역상으로 이곳에 도착해 무기거래상으로 직업을 바꿔 가며 11년 동안 머물렀다. 그가 판 무기는 1896년 에티오피아가 아드와 전투에서 이탈리아군을 물리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의 무역 목록에는 커피도 들어 있었고 자신의 커피 가든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말도 않고, 생각도 하지 않으리. 그러나 끝없는 사랑이 영혼 속에 솟아나리라. 나는 가리라, 멀리, 저 멀리, 보헤미안처럼, 여인을 데려가듯 행복하게, 자연 속으로…”(랭보의 ‘감각’ 중에서) 랭보의 시를 읊조리며 커피를 마시는 하라르의 저녁. 이런 풍경, 이런 경험들이 사실 아무 쓸모가 없을 수도 있다. 결국 희미한 기억이 되었다가 마침내는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생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지금 즐거운 것이 나중에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겠냐마는 그래도 지금 즐겁지 않으면 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거기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하고 누군가 물을 때마다 ‘일단 가 보세요. 거기엔 거기만의 즐거움이 있으니까요’ 하고 대답하는 이유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여행수첩 →에티오피아 항공은 인천~아디스아바바 직항을 주 4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0시간 30분. 아디스아바바에서 디레다와까지 국내선을 이용한다. →통화는 비르. 1비르는 약 40원. 달러로 바꿔 가서 호텔이나 ATM 기계에서 환전해야 한다. →커피를 좋아한다면 원두를 잔뜩 사오는 것도 좋다. 원두 250g이 3000원 정도. 하라르 시장에서는 더 싸게 살 수 있다. 볶지 않은 생두는 더 싸다. →에티오피아의 전통 음식은 인제라다. 커다란 부침개처럼 생겼는데, 수건처럼 돌돌 말린 인제라를 펼쳐 놓고 조금씩 뜯어 매콤한 고기인 ‘와트’와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주식인 ‘테프’라는 곡식으로 만드는데, 발효를 시키기 때문에 시큼한 맛을 낸다. 세인트 조지, 하베샤 등 로컬 맥주도 맛있다. 에티오피아 식당 어딜 가나 피자와 파스타를 먹을 수 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도 거의 주식처럼 먹는다. 이탈리아와 전쟁을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이탈리아 음식이 전해진 것이다. 하지만 맛은 이탈리아와는 약간 다르다. 한국에서 맛보던 피자와 파스타를 기대하지는 말 것. 에티오피안 스타일 이탈리안 푸드라고 보면 된다.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천국과 지옥 오간 광희문… 그 굴곡진 삶 더듬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천국과 지옥 오간 광희문… 그 굴곡진 삶 더듬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0회 신당동(광희문 주변) 편이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22일 진행됐다. 이날도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몰렸다. 추석 연휴 특별 프로그램 신청 창구인 서울미래유산홈페이지가 지난 17일 오픈 즉시 매진될 정도였다. 추석 프로그램은 26일에 이어 29일에도 계속된다.이날 오전 10시 지하철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7번 출구를 출발한 투어단은 중앙아시아거리~국립중앙의료원~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동대문운동장기념관~이간수문~옛 서산부인과~광희문~장충초등학교~신당동 성당~범삼성가주택~터키대사관~종이나라박물관~태극당 코스를 타박타박 걸었다. 이날 서울미래유산 해설사로 처음 데뷔한 윤현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한양도성 성곽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난코스에도 당황하지 않고 설득력 있는 해설로 답사단의 마음을 잡았다. 한양도성에는 4대문과 4소문이 있다. 동서남북 사방에 4개의 큰 문을 세우고 그 사이에 4개의 작은 문을 뒀다. 도성의 정문인 숭례문부터 남쪽으로 광희문·흥인지문·혜화문·숙정문·창의문·돈의문·소덕문이 그것이다. 8개의 크고 작은 문의 역사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숭례문은 남대문, 흥인지문은 동대문, 돈의문은 서대문같이 해당 방위에 따라 쉽게 불렀지만 숙정문을 북대문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숙정문은 태종 때 풍수가 최양선의 건의에 따라 대부분 닫혀 있었기에 문의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다. 4소문의 경우 혜화문은 동소문, 소덕문은 서소문이라고 방위를 따서 쉽게 불렀다. 그러나 창의문은 북소문이라고 부르지 않고 자하문 혹은 장의문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숙정문이나 창의문은 도성의 통행문이 아니라 방위에 맞춘 형식적인 문이었다. 창의문 바깥 숲과 계곡을 ‘자줏빛(紫) 노을(霞)의 동네’라고 해 자하동이라고 불렀기에 문 이름도 자하문이라고 통용됐다. 창의문 바깥 동네를 ‘자문밖’이라고 했고, 창의문이라는 정식 이름보다 자하문이라는 별칭을 더 즐겨 썼다.이날 투어단이 밟은 광희문은 4소문 중 하나다. 도성의 동남쪽 문이기는 하나 남소문은 아니다. 남소문은 별개의 문이다. 혜화문이 동소문이고, 소덕문이 서소문이며, 창의문이 북소문인 것과는 딴판이다. 숙종실록(1690년 7월 19일)에 보면 “동국여지승람을 살펴보면 동남에 광희문이 있다 했는데 이게 남소문의 이름인 듯합니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예나 지금이나 남소문과 광희문을 구별하지 못한 사례가 잦았다. 남소문은 남산 아래에 사는 사람들의 도성통행 용도로 세조 3년에 세워졌지만 건립 12년 만인 예종 1년(1469년)에 문을 닫은 뒤 다시는 열리지 않았다. 실제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예전에 광희문 남쪽, 목멱산 봉수대 동쪽에 남소문이 있었다”고 적혀 있다. 남소문은 세조의 장남 의경 세자의 죽음이 “도성 동남쪽에 문을 낸 탓”이라는 풍수독설 때문에 폐쇄의 운명을 맞았다. 남소문을 열면 왕가에 황천살이 열려 세자가 요절하고, 임금도 시름시름 앓는다는 불길한 풍수설이 나돌았다. 또 개문파와 폐문파로 나눠 “남소문을 열면 남인이 득세하고, 닫으면 서인이 권세를 잡는다”는 당쟁의 대상물이 됐다. 남소문은 물자와 사람이 가장 많이 오가는 한강나루(한강진)를 거쳐 도성을 통과하는 최단거리 지름길이었다. 장충단공원에서 국립극장 길로 올라가다 보면 한남동으로 통하는 오르막길의 보도 왼쪽에 남소문터를 알리는 표석이 서 있다. 국립극장과 반얀트리호텔 사이쯤이다. 남소문과 함께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지점에 세워진 홍지문(한북문)도 4소문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한양도성은 4소문 체계로 시작했지만 새로운 통로에 대한 수요가 생기면서 5~6소문 체계로 운영됐다고 할 수 있다. 광희문은 천국과 지옥을 오간 문이다. 한양풍수의 핵심 중 하나인 수구문(水口門)에서 불명예의 대명사인 시구문(屍口門)으로 명칭과 용도가 오락가락했다. 명실상부한 남소문이면서 12년간 잠깐 존재한 또 다른 남소문에 의해 위상을 위협받아 단 한번도 대접받지 못했다. 다산 정약용은 다산시문집에서 “도성의 모든 하수 모여드는 곳, 조그만 바위구멍 광희문이네, 사람의 혈맥 같은 수많은 개천 밤낮으로 이곳을 새어나가고…”라고 광희문의 풍경을 읊었지만 광희문은 대개 ‘물의 출구’라는 명예로운 지위 대신 시체가 나가는 문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한양은 흠잡을 데 없는 천하의 명당은 아니었다. 명당수가 부족하고, 경복궁 좌우 지맥이 허약하며, 태자의 위상을 뜻하는 동쪽 낙산의 지세가 서쪽 인왕산보다 낮고, 물이 흘러나가는 청계천 출구가 열려 있는 게 문제였다.그래서 물과 함께 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인공산(假山)을 만들거나, 옹성을 쌓거나, 사당을 지어 보호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훈련원 동북쪽에 인공산을 쌓았으니 땅의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함이다”라는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광희문을 통해 기가 빠지는 것을 막고자 지금의 동대문역사문화공원과 국립의료원 옆에 가산(방산시장)을 조성했고, 동대문에 옹성을 둘러쌓고, 수구(水口)와 한양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의 기를 돋우려고 동묘(관운장묘)를 세웠다. 이 모든 게 ‘풍수성형’ 즉 비보풍수(裨補風水)의 장치였다. 광희문은 시구문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독한 유교 논리가 판친 조선사회는 관혼상제(冠婚喪祭) 중 죽음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탓이다. 시구문을 빠져나간 상여 행렬은 숭인동과 황학동 사이 청계천변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다리’ 영도교(永渡橋)를 지나 창신동 동망산(東邙山)을 향했다. 왕족이나 사대부는 영도교를 건너 뚝섬이나 광나루를 거쳐 왕릉이나 선산으로 나아갔다. 조선시대 서울 사대문 안에서는 매장이 엄격하게 금지됐기에 1909년까지 사람이 죽으면 광희문이나 서소문을 통해 시신이 나갔다. 성저십리(성 밖 십리)에도 묘지를 쓰거나 나무를 베거나, 돌을 캐는 게 금지돼 시신은 주로 광희문 밖 금호동, 남대문 밖 이태원과 용산, 서대문 밖 아현과 홍제원 바깥에 묻었다. 일제강점기 경성부에 설치된 19곳의 화장장과 공동묘지는 대부분 조선시대 이후 공동묘지였다.신당동의 행정구역은 18세기 이전 한성부 남부 두모방 신당리계였다. 광희문 주변인 현재의 신당동, 광희동, 장충동 일대는 군병과 유민, 걸인이 거주하는 빈민 지대였다. 광희문은 시체와 상여가 나가는 문이었기에 문밖 신당동은 장례를 치르는 무녀와 승려가 몰려 살았다. 신당동(新堂洞)이라는 동명이 신당(神堂)에서 유래됐다고 보는 근거다. 북이나 장구, 징, 꽹과리 등 무구와 목기나 철기를 제작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오간수문 밖은 개천변을 따라 버드나무가 늘어서 있어서 버드나무를 이용해 가재도구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터를 잡았다. 훈련도감 군병과 가족들이 부업 삼아 시장을 열었다. 동소문 밖 동부 연화방(성북구 동소문동)에 있던 동활인서가 광희문 옆으로 옮겨 왔다. 활인서는 전염병이 돌 때 무당으로 하여금 역귀를 쫓거나 구호 활동을 하는 공공의료기관이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구휼 업무와 무당을 단속하고 세금을 거두는 기관의 역할도 맡았다. 광희문 앞에는 신당동 화장터와 금호동 공동묘지로 가는 고개가 있었는데 길이 꼬불꼬불하고 넘기 힘들다고 하여 아리랑고개라고도 불렸다. 도둑이 많아 순라꾼들이 야경을 돌면서 “번도”라고 소리쳤는데 이 말이 변해 ‘버티고개’(6호선 버티고개역)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 한강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개편된 현대 서울에서도 신당동의 서울 동남 방면 관문 역할은 변함이 없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서초동(우면산의 가을) ●일시: 9월 29일 오전 10시~낮 12시 ●집결장소: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 앞(사당역 1번 출구에서 5413번 버스 환승)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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