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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첫 위안부 보고서 작성 아동·여성폭력 인권 운동가

    라디카 쿠마라스와미(61·여)는 미국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법률가로 활동하며 스리랑카 인권위원회 대표를 역임했다. 1994~2003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인권위원회의 여성폭력문제 특별보고관으로 재직했고, 2007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대표로 일하다 2012년 은퇴했다. 그는 유엔에서 줄곧 전쟁 등 무력 분쟁 상황에서의 아동,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명해 온 국제적인 인권 운동가다. 그가 작성한 일본군 위안부 보고서는 유엔의 첫 위안부 조사로, 일명 ‘쿠마라스와미 보고서’로 불린다. 이 보고서는 ‘전시 성노예 문제는 반인도적 범죄로 일본은 국가로서의 법적 책임이 있다’고 공언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위안부는 명백한 성노예… 강제동원 없다는 日 정직하지 않아”

    “위안부는 명백한 성노예… 강제동원 없다는 日 정직하지 않아”

    “20여년(1995년) 전이었다. 그들(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조사하면서 그들이 깊이 상처받았고 삶은 파괴당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들은 내게 자신들의 몸에 남은 ‘폭력의 흔적’을 보여줬다. 그들은 국제법상 명백한 ‘성노예’였다.”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인권위원회 여성폭력문제 특별보고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 자택에서 가진 외교부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가 1996년 1월 유엔에 제출한 ‘전쟁 중 군대 성노예 문제에 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한국 및 일본 조사 보고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유엔이 발표한 첫 보고서이자 위안부를 성노예로 적시한 첫 사례다. 쿠마라스와미 전 보고관은 “전 세계에서 강제성의 증거가 발견됐는데도 일본 정부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건 정직하지 않다”며 “거의 대부분 강제성이 명백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은 정의의 구현”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일본 정부 대표가 왜 피해자들과 마주 앉아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일본 정부는 많은 인권 관련 인사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군 위안부를 군대 성노예라고 표현한 이유는. -국제법상 노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의 통제하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정의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의지에 반하여 납치됐고, 의지대로 이동하거나 탈출할 수 없었고, 매우 좁은 위안소에서 통제된 생활을 하며 매일 많은 일본 군인들을 (성적으로) 상대해야 했다. 이는 (우리가) 노예라고 표현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의 강제 동원 책임은 명백한가. -대다수 여성들이 강제 동원된 상황이었다. 민간에 의한 모집도 군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일반적인 민간 성매매업소는 부대 인근에 위치하고 민간업자가 직접 운영한다. 그러나 위안부는 일본군이 직접 모집에 개입했고 위안소도 군부대 안에 있었다. →일본 정부는 수차례 제기된 특별보고관 권고 이행을 수용하지 않았다. -내가 특별보고관이었던 1995년 일본 정부가 유감의 뜻을 담은 서한을 보내고 (군 위안부 관련 사항을 적시하는) 교과서 개정도 약속하는 등 충분하지는 않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강경 일변도의 태도로, 오히려 1995년 이전으로 퇴보해 버렸다. 일본 내부의 정치적 문제가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 →아베 신조 정부는 고노 담화 검증에서 강제 동원을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군 위안부와의 인터뷰 및 역사적 문서, 일본 내 비정부기구(NGO) 조사를 바탕으로 볼 때 대부분 명백히 강제성이 있었다. 게이 맥두걸 유엔 인권소위 특별보고관은 몇 년(1998년) 뒤 더 많은 (강제성) 증거를 찾아 내가 제출한 보고서보다 더 강력한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일본 정부는 단독으로 사과와 보상을 할 수 있고, 위안부 피해자들과 만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유엔인권최고대표 “日, 위안부 문제 영구 해결하라”

    나비 필라이 유엔인권최고대표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영구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6일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수십 년이 지난 이후에도 여전히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를 직접적으로 겨냥해 비난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이처럼 강력한 비판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또 “2010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정부에 전시 성노예 피해자에 대해 적절한 배상을 할 것을 강조했다”면서 “자신들의 인권을 위해 싸워 온 용감한 여성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배상과 권리 회복 없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는 것이 가슴 아프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미국 정부도 이날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패트릭 벤트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서울신문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최근 미 정부 관리들과 잇달아 가진 면담<8월 6일자 4면>에 대한 입장을 묻자 “1930년대와 40년대에 성을 목적으로 여성을 인신매매한 행위는 개탄스러운 것이며 중대한 인권 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젠 사키 국무부대변인은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치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가 유엔의 권고를 수용해 진정한 반성과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유엔 “日, 위안부 대신 강제 성노예 표현 써라”

    유엔이 고노 담화 검증 등으로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인하면서 책임 회피를 시도하는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에 대해 책임인정 및 사과가 미흡하다고 공개 비판해 주목된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는 지난 15∼16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에서 개최된 일본 정부 심사에서 위안부원문제에 관한 일본의 사죄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또 ‘위안부’라고 우회적으로 부르는 대신 ‘강제 성노예’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게 적절하다고 권고했다. 이는 우익 세력 등이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것 등을 고려해 용어 자체로 강제성을 명확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성 노예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 않으며, 일본군 위안부가 1926년 노예조약의 정의에 들어맞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위원회는 2008년에 이어 6년 만에 일본 정부를 심사 대상으로 삼았으며, 오는 24일 심사 결과를 담은 최종 의견서를 발표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열린세상] 백척간두에 선 한국의 운명/이주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열린세상] 백척간두에 선 한국의 운명/이주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한국의 운명에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마침내 일본 아베 정부는 지난 1일 총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전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헌법 해석 변경을 의결했다. 공격은 하지 않고 방어만 하는 안보원칙을 폐기하고, 총리의 뜻에 따라 무력행사를 하겠다는 군국주의의 명백한 부활이다. 1945년 패전 이후 일본은 전쟁할 수 없는 나라였다. 지난 69년간 일본 지배계급은 절대주의 천황제국가를 염원하며 전쟁금지를 규정한 평화헌법 개정을 노려왔다. 사실상 일본은 팔굉일우(八紘一宇)를 추구하는 천황제국가다. 팔굉일우는 팔방의 넓은 세계를 일본이라는 하나의 집 아래 천황이 지배하겠다고 하는 침략이데올로기다. 밀접한 타국이 공격을 받아 일본의 존립에 위협이 된다고 총리가 판단하면 전쟁을 하겠다는데 그 1순위는 당연히 남북한이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굳이 들출 필요도 없다. 만약 남북한에서 유사사태(전시상황)가 발생하면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진 미국의 요구로 일본군은 한반도에 출격할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오바마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고자 일본이 동북아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일본극우파들은 오랜 경기침체와 중산층 붕괴, 지진과 원전사고 등으로 야기된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을 쇼비니즘으로 결집해 왔다. 이런 극우적 사고가 일본 시민사회 저변에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갑자기 벌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위력적인 사건 전에는 반드시 전조가 있다. “당신네들은 우리 할머니들이 불쌍하다고 하지만 강간범, 범죄자로 몰린 우리 할아버지들이 불쌍하다.” 일본군 성노예에 대해 한 시민단체 대표가 한 말이다. 더 무서운 전조는 우리 내부에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인정에 대해 별다른 대책이 없다. 오히려 그 의미를 축소하려고만 한다. 19세기 말 한·중·일의 역사가 지금 우리 앞에 다시 서 있는 셈이다. 역사의 복수를 피하려면 누구를 위한 한국인가를 우리는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한국과 일본사 연구의 권위자인 최재석 고려대 명예교수는 역작 ‘역경의 행운’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개인으로서의 일본인은 친절하고 예의가 바르고 공중도덕을 잘 지킨다. 가정교육의 모토는 남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인이 국가를 의식할 때는 이와 판이한 행동을 한다. 기습공격을 잘하는 것이 그 일례일 것이다.” 최재석 교수는 1894년 청일전쟁, 1904년 노일전쟁, 1910년 한국 강제 점령, 1937년 중국 침략, 1941년 태평양전쟁, 일본군의 소위 ‘위안부’, 731부대 등을 그 예로 들었다. 2012년 9월 일본의 양심세력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영토 갈등은 근대 일본이 아시아를 침략했던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역사를 기억하자는 호소다. 역사는 한 공동체가 경험한 집단기억이다. 기억에서 지워진 역사는 수레바퀴의 축처럼 다시 돌아온다. 주권재민의 민주주의 원칙을 넘어서서 지극한 충성의 대상인 천황을 정점으로 한 신분적 상하관계를 절대시하는 천황제 이데올로기는 일본을 얽어매는 치명적인 족쇄다. 히로시마 원폭투하를 겪은 일본인들은 두려움에 떨며 아직도 무거운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역사의 질곡은 민초들이 온전히 떠안게 마련이다. 한·중·일 모두 백척간두에 서 있다. 누구를 위한 일본인가, 누구를 위한 중국인가를 물어야 할 때다. 한국의 운명은 중국과 일본의 운명과 따로 있지 않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자는 그 바퀴 아래에서 신음하는 자, 결국 세계 각국 민초들의 몫이다. 특히 한국은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쟁취한 역사적 경험이 있다. 한국인 그 누구도 한국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세상 만물이 변하듯이 운명도 변한다. 주어진 명이 움직이기에 운명이다. 역사에 감춰진 운명의 비밀이 있다.
  • “日 세계평화 원하면 위안부 사실 규명하고 배상해야”

    “日 세계평화 원하면 위안부 사실 규명하고 배상해야”

    “일본이 정말 세계 평화를 위한다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있는 그대로 사실을 규명하고 배상해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8) 할머니의 여리지만 강한 음성이 25일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에 울려 퍼졌다.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지난 20일 고노 담화를 훼손한 데 따른 따끔한 일침이었다. 1993년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발표한 고노 담화는 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할머니는 제1132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열린 이날 오전 11시 대사관을 방문해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서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언서를 전달했다. 정대협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참사관을 만나 “일본은 왜 진실을 망각하고 고노 담화 자체도 훼손하려 하느냐”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김 할머니는 14살 때 끌려가 21살 때까지 무려 8년간을 강제로 위안부를 했던 역사의 산 증인이다. 김 할머니가 1993년 빈 세계인권회의에서 전쟁범죄 피해자로 증언하면서 무력분쟁의 여성인권침해 사례로 ‘성노예제’가 포함됐다. 일본 대사관 측은 “할머니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고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며 “고노 담화 검증은 담화 자체를 부정하려는 게 아니라 더 잘하려는 일본 정부의 표시”라고 변명했다. 한편 수요집회에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시민사회단체, 서울여대 학생 등 모두 120여 명이 참가했다. 김 할머니는 참석자들에게 “우리나라가 평화의 나라가 돼 여러분의 후손에게는 우리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고 마음 놓고 훌륭하게 자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의 말에 참가자들은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화답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위안부 피해자들 ‘제국의 위안부’ 판금 소송

    이옥선(86) 할머니 등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9명은 ‘제국의 위안부’(328쪽·2013년 8월 뿌리와 이파리 출간)에 대한 출판·판매·발행·복제·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16일 서울동부지법에 낸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 사람에 3000만원씩, 2억 7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저자 박유하(57·여) 세종대 일어일문학과 교수와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내는 한편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두 사람을 서울동부지검에 고소할 예정이다. 할머니들은 “책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부나 일본군의 협력자로 매도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이 그러한 모습을 잊고 스스로 피해자라고만 하면서 한·일 간 역사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기술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두 나라의 화해를 위해 자신들의 행위가 매춘이며 자신들이 일본군의 동지였음을 인정하고 대중에 피해자로서의 이미지만 전달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적었다”며 “허위 사실 기술로 명예를 훼손하고 정신적 고통을 줬다”고 주장했다. 또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군에게 성적 착취와 학대를 당한 명백한 피해자”라며 “일본군 성노예 제도의 존재와 피해 사실은 유엔 산하 인권위원회나 미국 의회 등 국제사회에서도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이를 고노 담화로 인정한 점도 덧붙였다. 1993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은 위안소의 설치·관리 및 위안부 이송에 일본군이 관여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마음을 올린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제국의 위안부’ 책은 137쪽에서 ‘일본인·조선인·대만인 위안부의 경우 노예적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군인과 동지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다’고 기술하는 등 문제가 많다는 게 할머니들의 주장이다. 이번 소송을 돕는 박선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월 말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에게서 이런 얘기를 듣고 한양대 리걸클리닉 학생 7명과 함께 최근까지 문제의 책을 여러 번 읽고 토론한 결과 소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법률법인 ‘률’에서 소송을 대리하고 박 교수와 리걸클리닉에서 소송을 지원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70년 가슴 속 恨 그대로 안고…

    70년 가슴 속 恨 그대로 안고…

    “봉숭아꽃 꽃잎 따서 손톱 곱게 물들이던 내 어릴 적 열두 살 그 꿈은 어디 갔나. 내 어릴 적 열세 살 내 청춘은 어디 갔나. 내 나라 빼앗기고 이내 몸도 빼앗겼네. 타국 만 리 끌려가 밤낮없이 짓밟혔네. 오늘도 아리랑 눈물 쏟는 아리랑. 내 꿈을 돌려다오 내 청춘 돌려주오.” 8일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춘희(91) 할머니의 빈소. 생전에 ‘소녀 아리랑’을 즐겨 부르던 배 할머니는 이날 오전 5시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노환으로 한 많은 세상과 작별했다. 이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7명 중 생존자는 54명으로 줄었다. 친·인척 하나 없이 외롭게 살아온 배 할머니의 삶만큼이나 빈소는 쓸쓸했다. 수수한 미소를 머금은 영정 사진 아래에는 2000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그림을 수록한 화집 ‘못다 핀 꽃’의 ‘고향 생각’이 펼쳐져 있었다. 배 할머니가 직접 그린 그림에는 앳된 처녀가 드넓은 강줄기를 뒤로한 채 커다란 나무 밑에 수줍게 서 있었다. 꽃다운 열아홉 살, 단짝 봉순이네 집에 놀러 갔다가 일자리를 구한 줄로만 알고 만주로 끌려갔던 배 할머니의 자화상이다. 배 할머니는 일본군의 ‘성노예’로 모진 세월을 견뎌 낸 뒤 차마 고국에 정착하지 못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엔카’(메이지 유신 때부터 유행한 일본 대중가요) 아마추어 가수로 활동했다. 이후 고국으로 돌아와 1996년 뒤늦게 나눔의 집에 입소했다. 빈소를 지키던 김정숙 나눔의 집 사무장은 “1998년 홍익대 미대 학생들이 나눔의 집에 찾아와 할머니들에게 그림 심리 치료를 해 줘 남겨진 그림”이라며 “평생 딱 두 점을 그렸는데, 한 점이 ‘고향 생각’이고 다른 한 점은 위안부 시절 생활을 그린 ‘중국에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할머니가 평소 말수는 적었지만 노래를 부르거나 그림을 그릴 때 가슴에 쌓인 한이 풀린다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전했다.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에 능통해 외국에서 온 봉사자들을 맞이하는 것은 언제나 배 할머니 몫이었다. 나눔의 집 내 두 번째 연장자였던 배 할머니는 지난해 9월 건강이 악화된 뒤로 ‘자면서 편히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배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 급여(월 90만원)와 광주시 지원금(월 60만원) 등을 아껴 쓰며 모은 3000만원을 2012년 경기 김포시에 있는 불교계 사립대학인 중앙승가대에 기부하기도 했다. 또 나눔의 집 3층에 있는 법당에 800만원 상당의 부처님 탱화를 기부했다. 김 사무장은 “돌아가실 때까지도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고 아쉬워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이옥선(87) 할머니는 “먼저 간 할머니들은 다 한을 안고 간다”며 “한 분이라도 덜 돌아가셨을 때 위안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김희리 기자 heeree916@seoul.co.kr
  • [아픈 역사 되풀이 없도록… 항일 기리고 만행 알리다] 美 버지니아주에 ‘위안부 평화가든’ 완공

    [아픈 역사 되풀이 없도록… 항일 기리고 만행 알리다] 美 버지니아주에 ‘위안부 평화가든’ 완공

    미국 버지니아주 북부에 오는 30일 ‘일본군위안부 기림비’가 들어선다. 미국 내 일본군위안부 기림비로는 다섯번째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정대위·회장 김광자) 등에 따르면 정대위 등 한인단체들이 페어팩스카운티와 함께 카운티 정부청사 뒤쪽 잔디공원에 ‘일본군위안부 기림비 평화가든’을 완공했으며, 30일 위안부 기림비 제막식을 개최한다. 폭 1.5m, 높이 1.1m인 이 기림비에는 일제에 의해 한국과 중국 등 여러 나라 여성들이 성노예로 강제 동원됐다는 내용이 적힌 동판이 부착돼 있으며, 연방하원 위안부 결의안 통과 주역인 마이크 혼다 의원이 일본 정부의 배상을 요구하는 내용도 뒷면에 표기돼 있다. 기림비 양쪽에는 날아가는 나비 모양의 벤치가 각각 자리 잡는다. 이번 기림비를 세우기 위해 정대위를 중심으로 구성된 기림비건립위원회(위원장 황원균)는 지난 1년간 페어팩스카운티 측과 협의해 왔다. 한 관계자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위안부 기림비 건립 사업을 비밀리에 추진해 왔다”며 “1년 만에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한인단체 관계자들은 일본 측이 이번 계획을 사전에 인지해 저지 활동을 펼칠 가능성을 경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성노예로 납치된 女 4명, 영화처럼 탈출 성공

    성노예로 납치된 女 4명, 영화처럼 탈출 성공

    러시아의 한 남성이 여성들을 납치해 성노예로 학대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그의 짐승같은 범죄행각은 마치 영화 스토리처럼 극적인 과정을 통해 밝혀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지난 1일자 보도에 따르면, 엠마누엘 마슬로(34)라는 이름의 남성은 4명의 여성을 감금해 성노예로 부리고 마약을 복용한 혐의 등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마슬로는 경찰 조사에서 “이슬람 일부 국가에서처럼 여러 아내를 거느리고 싶었다”면서 “‘납치’가 아니라 그녀들을 유혹한 뒤 직접 내 아파트로 들어오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집에 감금한 여성들의 몸 곳곳에 쇠사슬을 채우고, 큰 소리를 내면 죽이겠다고 협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출입문을 완벽하게 통제하면서 혹시 모를 ‘탈출’에 대비해 여성들에게 언제나 술을 먹여온 사실도 드러났다. 그가 체포될 수 있었던 것은 노예로 붙잡혀 있던 한 여성의 목숨 건 탈출 덕분이었다. 올해 29살인 이 여성은 엠마누엘의 은신처에 다른 ‘노예여성’ 3명과 함께 붙잡혀 있다가, 아지트 창문 밖으로 침대 시트를 이어 만든 긴 끈을 던져 이를 타고 내려와 경찰에 신고했다. 다른 여성들 역시 이 줄을 타고 나와 탈출에 성공했고, 이들은 경찰과 함께 끔찍했던 사건 현장을 다시 찾아 ‘악마’를 검거하는데 일조했다. 현지 경찰은 “여성 4명 모두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으며, 인면수심의 범인은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아직 이 여성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갇혀서 ‘성노예’로 살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또 다른 피해자 사례 역시 조사중”이라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일본군 위안부 끔찍하고 지독”

    “일본군 위안부 끔찍하고 지독”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우리 누구나 역사를 본다면 위안부 문제는 끔찍하고 지독하고(terrible and egregious) 나쁜 인권침해라는 것을 인식할 수밖에 없다”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일본 국민들은 과거가 반드시 솔직하고 공평하게 인식돼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를 직접 평가하고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용어 표현에 있어 미국에서 통용되던 성노예(sexual slavery)라고 하지 않고 위안부(comfort women)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관련 질문을 받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고 분명하게 확실한 것들이 알려져야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 또 북한의 4차 핵실험 등 추가적인 도발에는 엄중한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며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양국 정상은 또 주요 정보·감시·정찰(ISR) 및 무기체계를 한국이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데 협력하기로 하는 한편 고위급 안보대화를 강화하는 조치로 금년 내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전작권 재연기의 구체적 시기와 조건은 양국 국방 당국의 협상에 일임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13살 친손녀 성폭행, 자식까지 낳은 75세 ‘징역13년’

    13살 친손녀 성폭행, 자식까지 낳은 75세 ‘징역13년’

    10대 손녀를 성폭행해 자식까지 낳은 70대 노인에게 징역이 선고됐지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아르헨티나 살타 주의 지방법원이 친손녀를 성폭한 혐의로 기소된 75세 노인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재판부는 노인에게 “손녀의 피해를 부분적으로나마 배상해야 한다.”면서 5만 페소(약 670만원) 피해배상을 하라고 명령했다. T.B.로 이니셜만 공개된 인면수심 노인의 짐승같은 짓은 친손녀가 13살 때 시작됐다. 어머니를 잃고 친조부모의 집에 살게 된 손녀를 친할아버지는 성노예로 삼았다. 5년간 친할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하면서 손녀는 2명의 자식까지 낳았다. 소녀는 18살이 되면서 자식들을 데리고 할아버지의 집을 나왔다. 아파트를 얻어 따로 살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했지만 친할아버지는 손녀를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아파트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면서 손녀는 다시 공포에 시달렸다. 손녀는 결국 친구에게 성폭행 피해사실을 털어놨다. 이어 친구들의 적극적인 권유로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법원은 유전자검사로 자식들이 친할아버지의 친자인 걸 확인하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한편 인터넷에는 “친손녀 임신까지 시킨 노인에게 고작 징역 13년” “법원, 제정신으로 판결했나.”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성 김 美대사 “위안부는 중대 인권침해…尹외교 유엔 연설에 동의”

    성 김 美대사 “위안부는 중대 인권침해…尹외교 유엔 연설에 동의”

    성 김 주한 미국대사는 6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전시 위안부 혹은 성노예 문제는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미국 정부)는 일본이 도발적으로 비칠 수 있는 행동을 삼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일본군 위안부는 징집된 성노예로 여전히 살아 있는 문제”라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전날 유엔 인권이사회 연설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한다.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은 분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직 그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현재 생존해 계신 분들의 고통을 이해한다”면서 “일본 지도자들이 이분(위안부 피해자)들이 느끼는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그러나 구체적인 해결 방식에 대해서는 “결국 한·일 문제”라면서 “일본 지도자들이 한국에서 느끼는 우려나 고통을 다스리고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해결하도록 미국은 우방국으로서 권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시 실망했다고 밝힌 주일 미대사관의 논평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매우 직설적이고 직접적인 논평”이라고 반박한 뒤 “미국대사관이 동맹국과 우방국에 대해 실망을 표현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며 우리가 그 사안을 매우 강력히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 대사는 북한 인권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C) 회부를 권고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와 관련, “(미국은) 관련국들과 이 문제를 다룰 최선의 길을 앞으로 논의할 것이며 그 주제 중 하나가 ICC 회부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에 대해 “지금 평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많은 의구심과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며 어떤 상황에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 문제와 관련된 대북제재에 대해 “북한 행동이 바뀔 때까지 남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대사는 부친 김재권씨가 1973년 김대중(DJ) 납치 사건 당시 주일공사로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아버지가 한국의 가슴 아픈 역사와 연관돼 있다고 (일부) 알고 있는데 당시 정부기관에서 일했던 많은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아버지는 연관돼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尹외교 “日 고노담화 부정, 유엔에 정면 도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5일 우리 외교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일본의 전쟁 범죄라고 적시하며 일본 지도자들의 고노 담화 부정은 유엔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윤 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한국, 중국, 동남아, 네덜란드 등 피해국들과 일본의 양자 문제가 아닌 유엔 차원의 다자 현안으로 규정한 건 대일 공조를 국제화하는 동시에 고노 담화 수정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쟁점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장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25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인류 보편적 인권 문제이며 살아 있는 현재의 문제”라며 “무력 분쟁 중 성폭력은 전쟁 범죄를 구성하는 인도에 반하는 범죄”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이 주도하는 ‘분쟁하 성폭력 방지 이니셔티브’(PSVI)에 한국이 핵심 참여국으로 동참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윤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영어 명칭을 그동안 우리 외교장관이 국제 무대에서 우회적으로 써 온 ‘전시여성 인권’이 아닌 일본군의 관여와 강제성을 명확히 드러내는 ‘성노예’(enforced sex slaves)와 ‘위안부’(comfort women)로 표현했다. 그는 2007년 미국 하원청문회에서 증언한 네덜란드 출신의 일본군 위안부인 오헤른의 발언을 인용,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2차대전 중 저질러진 최악의 인권침해 사건으로 폭로된 ‘잊혀진 홀로코스트’”라고 정의했다. 윤 장관은 인권이사회에서 고노 담화 검증을 주도하는 배후로 ‘일부 일본 지도자들’을 지목해 아베 신조 총리를 정면 겨냥했다. 윤 장관이 기조연설의 절반 정도를 위안부 문제에 할애한 건 그만큼 아베 정부의 역사퇴행적 언행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연설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소가 한·일관계 정상화의 핵심 전제라는 우리 정부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했다. 아울러 최근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와 관련,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국제적인 후속 조치 논의도 제안했다. 윤 장관은 중국이라고 명시하지 않았지만 탈북민 보호와 강제 송환금지 원칙 준수를 요청했다. 우리 외교장관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건 2006년 6월 이후 8년여 만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尹외교 유엔 인권이사회서 日위안부 문제 직접 공론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5일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의 진실을 국제사회에서 직접 공론화하기로 했다. 유엔 인권이사회에 우리 외교장관이 참석한 것은 2006년 6월 반기문 당시 외교장관 이후 8년여 만이다. 외교부는 윤 장관이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제25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 및 역사적 책임, 피해 배상 문제를 공식 제기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윤 장관은 반 유엔 사무총장과 세계 50여개국 외교수장 앞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로 기조연설을 한다. 윤 장관은 지난 1일까지 인권이사회 참석 의지를 굳혔다가 막판에 한·일 관계 개선을 감안해 참석 방침을 철회했다. 외교 수장이 국제 무대에서 일본을 직접 비판하는 건 피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외교부도 지난 2일 신동익 다자외교조정관을 수석대표로 언론에 공지했다. 이 방침이 뒤집어진 데는 일본 사쿠라다 요시타카 문부과학성 부대신(차관)의 3일 망언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내각의 정무 3역 중인 한 명인 사쿠라다 부대신은 고노 담화 수정 집회에 참석해 “나는 거짓말을 하거나 사람을 속이거나 사실을 날조하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다. 여러분과 생각이 같다.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공개적으로 일본군 위안부를 ‘날조된 사실’이라고 전면 부정했다. 윤 장관은 이날 저녁 유엔 인권이사회 참석을 최종 결정했다. 정부는 일본의 고노 담화 재검토가 한·일 양국의 근간을 허무는 도발이자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폭력과 납치, 강제 그리고 기만’을 통한 성노예화로 규정한 1998년 맥두걸 유엔 특별보고관 보고서, 일본 정부의 위안부 책임 인정과 사과, 관계자 처벌을 요구한 미국·유럽연합(EU) 의회 등 국제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중대한 도전 행위로 보고 있다. 정부는 4일 ‘누가 거짓말을 하고, 사람을 속이고, 사실을 날조하는지 역사가 알고 있다’는 외교부 당국자 논평을 통해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쳐야 할 문부과학성 부대신이 고노 담화 부정을 선동하는 대중 집회에 참석해 (역사 부정에) 동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벼랑끝 위기 NHK 경영위 “언행에 신중하라” 자중론

    신임 회장과 경영위원의 잇따른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일본 공영방송 NHK 경영위원회가 언행에 신중을 기하자는 자중론을 이례적으로 내놨다. 시청자들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수입의 97%를 수신료에 의존하는 NHK의 위기감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1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NHK경영위원회는 전날 하세가와 미치코 사이타마대 명예교수와 작가인 햐쿠타 나오키 경영위원으로부터 상황에 관한 설명을 들은 뒤, 경영위원이 복무준칙을 따라 절도 있게 행동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NHK의 복무준칙은 경영위원회 위원이 높은 윤리관을 지니고 직무를 집행해야 하며 “NHK의 명예나 신용을 해치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하세가와 위원은 권총 자살한 극우 인사 노무라 슈스케의 행적을 예찬하는 추모 글을 올린 것이 밝혀져 물의를 빚었고, 햐쿠타 위원은 “난징(南京)대학살은 없었다”는 발언으로 거센 비난을 받았다. 모미이 가쓰토 신임 회장도 지난달 2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전쟁을 했던 어떤 나라에나 위안부는 있었다”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경영위원회가 위원의 언행에 대해 의견을 모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이는 NHK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판이 높아지면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NHK에는 지난 10일까지 모미이 회장의 발언에 대한 의견이 1만 5000여건 접수됐고 햐쿠타 위원과 하세가와 위원의 발언에 대한 의견도 2000건 넘게 들어왔다. 수입의 거의 전부를 수신료에 의존하는 NHK로서는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이 벌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충분히 느낄 상황인 것이다. 국회에서도 NHK의 2014 회계연도 예산 심의가 예정돼 있는데 이에 앞서 자민당 내 합의가 지연되는 등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도 NHK로서는 간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모미이 회장의 최근 발언 등을 ‘일본의 부정주의’(Japan’s denialism)라고 규정하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WP는 “위안부는 여성들을 노예화한 일본의 고유한 시스템”이라면서 “대다수가 한국인인 여성들이 강제로 일본 군인들의 성노예가 됐고 상당수는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전쟁 책임을 부정한 햐쿠타 위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주일 미국대사관 대변인의 성명을 인용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일본 관료들이 이들의 발언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들을 지명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다고 힐난했다. 특히 모미이 회장의 발언은 공영방송이 정부 편향적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韓 만화, 세계에 위안부 비극 ‘공감의 꽃’ 피웠다

    韓 만화, 세계에 위안부 비극 ‘공감의 꽃’ 피웠다

    “오늘에서야 이 비극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감정을 가슴에 불러일으키는 전시였습니다.(드니·55)” “6시간 동안 전시를 봤는데 왜 일본군이 썼던 ‘위안부’란 용어를 지금도 계속 한국 사람들이 쓰는지 의아했습니다. ‘위안부’보다는 ‘성노예’가 맞는 것 같습니다.(오렐리앙·28)” 세계 최대의 만화축제인 제41회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이 지난달 30일 시작해 4일간의 일정을 일본의 방해에도 성황리에 2일 마쳤다. ‘지지 않는 꽃’이란 제목으로 만화가 이현세씨를 포함한 19명의 작가가 ‘오리발니뽄도’ 등 20여편의 만화와 4편의 동영상을 선보인 이번 전시에는 모두 1만 7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앙굴렘 페스티벌 최대 후원 국가인 일본은 한국 기획전에 반대해 위안부 문제를 왜곡한 작품을 전시하려고 했지만, 조직위원회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판단해 개막 전날 부스를 철거했다. 앙굴렘 조직위원회 측은 “한국만화기획전은 예술인들이 기억과 역사에 대해 비평한 예술적 작품이지만, 일본에서 설치한 부스는 극적인 정치적 성향을 띠고 있어 만화축제에 걸맞지 않아 철거했다”고 밝혔다. 위안부를 주제로 한 만화기획전이 여성가족부의 후원으로 마련된 것에 대해서도 니콜라 피네 앙굴렘 조직위 관계자는 “앙굴렘 페스티벌도 시청의 지원을 받으며, 예술가들이 정부 지원을 받는다고 해서 정치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한국 정부의 전시 후원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조윤선 여가부 장관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연로하셔서 전시회에 오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美 위안부 소녀상 ‘보호 VS 철거’ 한일 대결 양상 ‘누구 손 들까’

    美 위안부 소녀상 ‘보호 VS 철거’ 한일 대결 양상 ‘누구 손 들까’

    ‘美 위안부 소녀상’ 美 위안부 소녀상이 화제다. 7일(현지시각) 백악관에 따르면 지난 4일 ‘글렌데일의 평화의 소녀상을 보호해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백악관 청원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게재됐다. 백악관 규정상 청원을 올린 지 30일 이내에 10만 명 이상이 지지 서명을 하면 관련 당국이 이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공식 답변을 하게 돼 있다. 美 위안부 소녀상 보호 청원을 올린 네티즌 ‘S.H’는 “어제 나는 평화의 동상을 철거해달라는 청원이 10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평화의 동상은 2차 세계대전 기간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의한 성노예 희생자들을 상징한다. 우리는 역사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나는 우리가 이 평화의 동상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서 한국과 일본의 네티즌들이 美 위안부 소녀상 보호와 철거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앞서 지난 12월 11일 美 텍사스주 메스키트에 사는 ‘T.M’이라는 네티즌이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청원을 올린 바 있다. 현재 10만 명을 넘은 11만9,825명이 서명했다. 사진 = 정대협(美 위안부 소녀상)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미녀 비서와 ‘성관계 횟수’ 명시한 채용 계약 논란

    정치인이 비서를 채용하면서 ‘성노예’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탈리아 아브루초 주의 문화자문관인 루이지 데 프라니스(53)가 여비서를 고용하면서 자신과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계약를 맺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충격적인 성노예 계약 사실은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데 프라니스는 문화자문관으로 재임하면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현재 가택연금 상태다. 검찰은 데 프라니스가 직책을 이용해 각종 혜택을 주겠다며 뇌물을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여비서(32)도 뇌물수수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체포영장이 나오자 경찰은 여비서를 검거하게 위해 찾아갔다. 신병을 확보하고 압수수색을 한 경찰은 문제의 계약서를 발견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여비서의 연봉은 3만5000유로(약 5060만원). 계약서에는 연봉과 함께 성관계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계약에는 “매월 최소한 4번 데 프라니스와 성관계를 갖는다”고 횟수까지 규정돼 있었다. 여비서는 “자문관이 내게 매우 집착했다”며 “사실상 계약을 강요당했고, 두려움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9세 친아들 동원 아동포르노 찍은 ‘악마아빠’ 체포

    9세 친아들 동원 아동포르노 찍은 ‘악마아빠’ 체포

    9살짜리 친아들을 성노예로 삼아 아동 포르노 사진 등을 촬영한 비정한 아버지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앨라배마 주 헌츠빌에 거주하는 칼 해롤드와 찰스 던번트가 아동 성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헌츠빌 검찰에 따르면, 헤롤드와 던번트는 한 집에서 동거하며 해롤드의 9살 된 아들을 지난 4월부터 8개월간 성적으로 학대해왔다. 또한 수사관들이 집을 수색한 결과 수백 장의 아동 포르노 사진들이 발견됐으며, 그 중 일부는 해롤드의 아들을 직접 촬영한 걸로 드러났다. 또한 해롤드는 외부적으로 컴퓨터 전문가로 활동하며 “모두를 위한 컴퓨터 과학”이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해롤드의 아들은 한 번도 정규교육기관에 등록되지 않았고 두 남성을 제외한 그 누구와도 접촉한 적이 없던 걸로 알려졌다. 사진=허핑턴포스트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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