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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인권 현주소/ 사회적 약자 ‘홀대’ 심하다

    10일은 제53주년 세계 인권선언 기념일이다.우리나라는 지난 11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인권국가로서의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러나 아직까지미흡한 점이 적잖다.인권위의 출범 이후 시행령과 직제 등을 둘러싼 정부 부처간의 갈등으로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국가보안법 개정 등 개선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세계 인권선언일을 맞아 우리의 인권수준을 짚어본다. 한국의 인권시계는 과연 몇시일까. 세계 인권선언일은 지난 48년 12월10일.제3차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적 권리 등을 담은 ‘세계인권선언문’을 공포한 날이다. [열악한 인권 현실] 우리의 인권현실은 아직 열악하다. 대통령이 인권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고 인권위를 출범시키는 등 인권국가로서의 위상을 다졌으나 정착까지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재외동포 관련법 개정은 물론 동남아 등 3세계 국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게다가 여성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소외현상이나 출신지역과 정치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받는 사회적 차별은 여전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인권위 유시춘(柳時春) 상임위원은 “여성과 장애인,동성애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차별은 어떤 물리적 폭력보다 더욱무섭고 제도화된 폭력”이라며 “인권위가 이 부분의 활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지적] 국제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국은 지난 93년부터 유엔인권위원회 위원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경제·사회·문화권위원회에서 발표된 보고서에서 한국은 노조결성 등 노동자의 권익문제,국가보안법개폐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받았다.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인권A규약)’은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인권B규약) ,세계인권선언과 더불어 3대 국제인권장전이라 불리는 것으로 현대 인권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인권B규약은 사상의 자유나 집회·결사의 자유 등 주로 정치적 권리를 다룬다.인권A규약은 남녀 평등에서부터 시작해노조활동의 자유,어린이·노인·장애인의 복지 등 사회권을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0년 이 두 규약에 가입했지만 그동안 국가보안법과 재소자 및 노동자 표현의 자유,성차별 등 문제가 단골로 지적돼 왔다.개선 여지가 많아 앞으로 인권위원회와 인권단체들의 활동이 집중될 대목이다. [다양한 행사] 인권위원회는 기념식 없이 10일 오전 11시 김창국(金昌國)위원장이 서울 교동초등학교를 찾아 ‘인권교사’로서 인권과 평등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친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는 오는 15일 오후 6시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안치환·김종서·전인권 등이 출연하는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열세번째’ 콘서트를 연다.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지난 8일 고려대에서 ‘탈북자,외국인근로자 등의 인권보호대책’ 세미나를 가진데 이어 10일 기념식과 제2회 앰네스티 공무원 인권상 및 제5회 앰네스티 언론상을 시상한다. 이밖에도 11∼17일 수원미술관에서 ‘수원 인권예술제’가열린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인권위 '억울한 사연'봇물-””性전환자 왜 비행기 못 타나요””. “억울한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우리 사회의 인권을한 단계 높인다는 사명감에 힘든 줄 몰라요.” 9일 오후 휴일임에도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사무실에는 민간위촉단원과 자원활동가 등 10여명이 출근,‘세계인권의 날’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이들은 봇물처럼 쏟아지는 민원인들의 진정 접수와 상담에쫓기느라 10일로 예정된 행사준비를 미처 마무리짓지 못해이날 사무실을 찾았다.출범 후 지난 2주일 동안 40여명의 인원으로 1,600여건에 이르는 진정 접수와 상담,청송감호소 등 3곳의 현장 방문조사를 강행한 탓에 얼굴에는 피로가 깊이배어 있었지만 사명감만은 여전했다. 기자회견 준비를 위해 출근한 노정환(盧丁煥·민간위촉단원)씨는 “인권위 업무는 진정 접수와 분석,현장조사뿐 아니라 테러방지법 등 관련법령 공고,인권교육,홍보 등 10여가지에 달한다”면서 “하루빨리 인권위가 정상화돼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인권위가 관련 부처와의 갈등 때문에 사무처도 구성하지 못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자원활동가 18명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과 대학원생,시민단체 회원 등으로 구성된 자원활동가는 현재 위원장과 상임·비상임 위원 11명을 제외한 실무인력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무보수로 활동하는 이들은 인권위 5층 진정접수처에서 방문·팩스·이메일 등을 통해 쏟아지는 진정 접수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인권위 출범 후 지난 8일까지 682건의 진정 접수 및 931건의 상담이 쏟아졌다. 지난 7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건소장 임용에서 탈락한이희원씨(39)가 첫 진정서를 제출한데 이어 국가기관으로부터 당한 고문이나 폭력,여성과 장애인이 겪은 차별,트랜스젠더(성전환자)와 외국인 노동자의 하소연 등 지금까지 언론과 정부기관에서 외면당한 소소한 사건이나 해묵은 민원이 줄을 이었다. 88년 북한을 탈출한 김용화씨(49·경기도 안양시)는 “95년 중국을 거쳐 밀항해 한국으로 왔지만 아직 국적을 얻지 못했다”며 진정했고,99년 5월 군대에서 커밍아웃을 선언했다가 군 정신병원에 감금됐던 정모씨(25)와 성전환 수술을 한뒤 항공사로부터 탑승이 거부됐다는 김모씨(41) 등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변협 '2000년 인권보고서'-””한국 인권의식 함량미달””. 86년부터 인권보고서를 발간해 온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는 9일 ‘2000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권상황은 과거청산과 개혁작업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인권의식은 여전히 함량미달”이라고 평가했다. 변협이 꼽은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례는 지난해 6월 ‘롯데호텔 농성노동자 진압사건’.과거 군사정권을 연상시키는 공권력의 반인권적·전체주의적 성향이 청산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노동자,동성애자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 침해는 계속된 것으로 평가했다. ▲정신병자로 몰린 네팔 출신 여성노동자가 6년간 정신병원에 감금된 일 ▲동성애자 탤런트 홍석천씨의 국회 출석이 ‘품위손상’등을 내세운 의원들의 거부로 무산된 일 등을 꼽았다. 여성 연예인의 성행위 비디오 유포 사건에 대해서도 “인간의 육체적 표현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반인권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 정부 출범 당시 발표된 ‘100대 국정과제’와 관련해서도 “개혁 주체의 정치·이념성 부족과 구 세력들의 권력장악 등으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가동 ▲민주화운동보상법제정 ▲남북정상회담 성사 ▲노근리 사건 등 거론이 금기시됐던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사건과 한국군의 베트남전학살 의혹 제기 ▲매향리 미군 폭격장 문제가 이슈로 부각된 것은 등은 ‘뚜렷한 진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롯데호텔 사건을 인권침해 사례로 꼽은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피해 규모를 외면한 채 진압 과정에서 공권력이 빚은 우발적 피해만을 강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인 근로자 인권 보호 실태 등에 대해서는 항목별 해명자료를 내 반박했다. 이동미기자 eyes@.■국보법 개폐 논란 가속화. 인권 문제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사상범을 어떻게 다루느냐이다.이는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으로 연결된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는 9일 발간한 ‘2000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은 이산가족 상봉과 미전향 장기수 송환으로 이어져 비정상적 남북관계 속에 희생됐던 피해자들의 기본적인 인권,즉 ‘행복추구권’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남북 관계의 정상적인 발전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국보법이 반국가단체라는 북한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로부터 반인권성과 반민주성이 파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보법 개폐 운동] 지난해 8월 민주당은 “연내에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뒤 9월 국보법 개정안을만들었다.일부 여야 의원은 ‘국가보안법 문제를 고민하는의원모임’을 구성,11월 국보법 폐지법률안을 의원입법 형식으로 발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가 결성돼 활동을 개시했다.언론에서도 국보법 개정 문제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개정 반대 논리와 향후 과제] 그러나 이같은 개정 논의는‘신중론’ 혹은 ‘상호주의’를 내세우는 반대세력들의 논리에 부딪혀 실패했다.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사람은 96년 465명,97년 641명이었으나 현정부 출범 이후 줄기 시작해 98년 465명,99년 312명,2000년 130명,올해 10월말 현재 111명이다. 변협은 남한의 인권 개선의 척도인 국보법 개폐는 궁극적으로 ‘남북한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과제로 남북 쌍방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모색해야 할 문제라고 결론내렸다. 이동미기자
  • [대한광장] ‘비정규 노동’ 방치 언제까지

    비정규 노동 문제는 더 이상 소수 사람의 관심사가 아니다.현장에서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와 자연 발생적인 투쟁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신문과 방송매체는비정규 노동자의 현실과 사건을 보도기사 또는 특집으로다루고 있다. 양대 노총으로 대변되는 노동계에서도 비정규문제 해결을최우선 과제로 삼고, 비정규노동의 무분별한 확산이 초래하는 사회적 폐해를 우려하는 시민사회단체들도 캠페인과여론 환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제 비정규 노동 문제는 그야말로 사회적 아젠다로 등장한 것이다.이에 정부에서는 노사정위원회에 ‘비정규직 근로자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경영계의 완강한 저항과 노사합의 도출을 요구하는정부의 무책임성으로 인해 비정규 노동자들의 고통을 풀어줄 실질적인 조치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비정규 노동 문제로부터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것은 말할나위없이 비정규 노동자 당사자들이다.하루하루를 불안에떨고 있는 그들이 경험하는 것은 인생과 미래의 설계가 아니라,좌절과 낙담뿐이다.더욱이 대다수 노동조합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은 사용자와의 개별적근로계약에서 사회적 약자로서의 설움을 톡톡히 받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형편없는 임금과 근로조건을 강요받고 차별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실상을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차별은 우리사회의 발전에 새로운 도전으로 돌아오고 있다.먼저 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근로조건은 물론 작업복,이용식당 등 사소한 데까지 차별받는 사실에 분개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외친다. 이것은 결코 노동자들의 혁명적 요구가 아니다. 이는 한사회가 운영되는 데 있어서, 가장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일 따름이다. 21세기 들어 사회 또는 산업차원에서가 아니라,단지 사업장 단위에서조차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현상을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또한 여성노동자의 70%가 이미 비정규 노동자라는 사실은우리 사회의 또 다른 후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상의 차별은 ‘남녀고용평등법’조차도 무력화시키며 전근대적 차별을 심화시키고있는 것이다. 그리고 비정규 노동자들은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표현의 자유’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불이익은 불이익대로 감수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항상적인 고용불안은 절차적 민주주의 진전의 뒤편에서 ‘차별’과 ‘인권 사각지대’의 크기를 넓혀 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비정규 노동 문제는 사회적 통합성(social cohesion)을 깨뜨리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합성이 무너짐에 따라 갈등과 대결은 격화되고,그 해결에 많은 사회적 에너지를 낭비하게 되는 현실에 우리는 직면하게 되었다.이제 비정규노동은 사회의 산물이지만 사회그 자체를 공격하는 부메랑이 된 셈이다. 비정규 노동 문제가 제기된 이래, 많은 연구와 논의들이진행되고 있다.다른 사회적 현상과 마찬가지로 비정규노동문제의 올바른 해결은 그 사회의 발전을 뜻함과 동시에 그사회의 성숙도를 측정하는 하나의 지표이기도 하다. 특히 비정규 노동 문제가 소득불평등,전근대적 차별,여성문제,나아가 인권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을진대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앞으로 비정규 노동 문제에 관한 해결을 모색하는 데 각주체들의 진지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이정식 노총 대외협력본부장
  • 여성의 눈으로 본 ‘여성노동운동’

    여성 노동자들은 하나가 아닌 두 가지의 ‘억압’에 시달려왔다.노동착취에 성차별이 덮쓰여진다. 이 이중의 질곡과 싸워온 기록이 ‘한국 여성노동자 운동사’(한울·전2권)로 묶여 나왔다. 이 책은 “역사적 기록물로 남아 있는 여성노동자의 투쟁이 너무 적음”을 아쉬워한 노동현장(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과 “남성 중심의 노동운동사에서 여성의 역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함을 비판”하려는 두 연구자의 만남이 거둔 값진 결실이다. 일제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여성노동운동을 아우르는 이 연구에는 4년 간의 땀이 배어 있다.전두환정권까지를 다룬 1권은 이옥지 박사가,87년 노동자투쟁기부터 95년까지의 2권은 강인순박사가 맡았다. 생각처럼 여성노동자를 중심으로 서술하기가 쉽지가 않았다고 한다.일제시대는 자료가 태부족해 당시의 신문이나잡지에 기댔고 비교적 자료가 많은 60년대 이후는 남성 중심으로 왜곡돼 있었기 때문이다.이를 보완하려고 노동조합 간부나 위원장으로 활동한 여성들을 면접하는 공을 들였다. 먼저 역사적으로 투쟁과정을 조명한다.자료가 부족하지만 한국 노동자운동의 출발점인 일제 식민지 공업화 시대의여성노동자들의 열악한 생활상태와 노동조건을 검토한다. 지은이의 꼼꼼한 자료조사에 힘입어 당시의 선미(정미소)여공,고무여공 등의 운동 사례가 오롯이 되살아 난다.이어 일제의 노동정책을 답습한 미군정과 그들이 닦아놓은 길을 그대로 따라간 이승만정권 하에서도 여성노동운동의 불꽃은 사위지 않았음을 직시한다.일관된 시각은 다양한 도표와 운동사례를 곁들이면서 60년대와 개발독재인 70년대를 미세하게 추적하고 있다. 2권은 87년 노동자대항쟁에서 출발한다.강인순박사의 틀은 지역·사안별로 구체적이면서 또 넓어진다.그가 모은자료와 만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보통 사람’의 시대에도 여전히 “머리채를 붙잡아 흔들며 전신을 군홧발로 짓밟고” 문민정부에서도 “삽 칼 곡괭이를 들고 무차별폭행”을 가한다. 이 책은 시대별로 여성노동운동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고 있다.하지만 지은이들에게 이 차이는 사소한 것이다.여성에 대한 노동통제 방법은 일제시대 이후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결론으로 과제와 전망을 제시한다.무엇보다 “여성노동자운동의 전망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성노동자들이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활동과 투쟁을 통해서 만들어 간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쯤되면 이 책이 ‘가장 정확한 한국 노동운동사’라고평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비록 연구대상이 제조업체에머물고 있지만 노동운동의 핵심이란 점을 감안하면 본질을 꿰뚫을 수 있다. 또 각 장에서 객관적 시대상황을 설명해 기존의 노동운동연구서들의 성과를 안고 가면서 동시에 그 동안 ‘주변인혹은 그림자’로 남아 있는 ‘여성노동자의 몫’을 정당하게 복원시켰기 때문이다.1권 2만원,2권 2만5,000원. 이종수 기자 vielee@
  • 비정규직 다큐찍은 VJ 김미례씨

    “6개월간 촬영하며 저임금과 해고 위협에 눈물 흘리는 수많은 비정규직 여성들과 함께 울었습니다.그들은 다름아닌저의 엄마요,이모였고 또한 제 자신의 모습이었습니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삶과 문제점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날마다 내일을 꿈꾼다’를 제작한 VJ 김미례씨(37)는 스스로를 ‘비정규직 노동자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일명 노가다라고 불리는 건설일용 노동자로 평생을 일하셨어요.저는 대학졸업후 학원강사,백화점 판매직아르바이트생을 전전하다 4년전 노동자의 삶을 화면에 담는 VJ가 되기로 결심했죠.” 김씨는 지난해 ‘건설일용노동조합’ 노조원인 아버지의하루를 담은 ‘해뜨고 해질때까지’를 서울국제노동영화제에 출품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비정규직여성 권리찾기 운동본부의 지원을 받아 마산,인천,진주 등 전국 각지를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부터.재계약 때마다 불안한 파견사무직,최저임금으로 살아가는 대학환경미화원,노동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하는 골프경기보조원 등을 찾아가 그들의 어려움과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나가는 과정을 6㎜카메라에 차근차근 담았다. “촬영하면서 제 과거의 경험들이 고스란히 되살아났습니다.비록 대학을 졸업했다해도 대부분의 여성들이 미래가 전혀 보장되지 못한 비정규직에서 일하는 게 현실이잖아요.” 골프경기 보조원,학원강사,방송구성작가,식당조리사,파견사무직 등등 비정규직종은 대부분이 여자다.40만원의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으면서도 1년단위 용역계약을 통해언제라도 해고될 수 있는 ‘바람앞의 촛불’같은 인생들이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반이 시간외수당을 비롯해 상여금,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씨는 “최저임금제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보장을 위한 좋은 취지로 도입됐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저임금 수준을 온존시키는 구실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짧은 시간에 구체적인 사례를 모두 담아내려고 하다보니 삶의 체취가 부족해진 것 같아 아쉽다”면서 “개인적으로 부딪치면 쉽게 무너진다.최소한의 인권을 지키려 함께 싸우며 힘을 보여줘야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나는 날마다…’시사회는 지난달 서울을 시작으로 전주,인천 등 전국을 돌며 열린다. 허윤주기자
  • ‘육아휴직 10만원’ 논란

    그동안 논란을 불렀던 육아휴직 급여액이 10만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20만∼25만원를 주장했던 여성·노동단체들은 일제히 “분유값도 안되는 금액”이라고 반발,향후 적지않은진통이 예상된다. 최근 여성근로자 1,0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20만원선’의 육아휴직 급여를 전제로 66.5%가 휴직을 신청하겠다고 응답,실효성 확보에 적지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노동부는 22일 생후 1년미만 영아를 가진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할 경우 지급하는 육아휴직 급여액을 월 10만원으로 정하는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관계부처협의를 거쳐 내달 3일 입법 예고키로 했다. 육아휴직급여 지급 기간은 여성은 10.5개월,남성은 12개월로 정했다.또 60일에서 90일로 늘어난 출산 휴가의 추가30일분 급여는 최저월 47만4,600원에서 최고 135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노동부 노민기(盧民基) 고용총괄심의관은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상태를 고려해 육아휴직 급여를 월 10만원으로 낮췄다”며 “유급 육아휴직제도는 미국·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도입않는,우리가 앞서가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노총과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여성단체연합등 6개 단체로 구성된 여성노동법 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을내고 “노동부가 육아휴직 신청자에 대한 수요를 잘못 예측해 급여액을 대폭 낮춘 것은 졸속·탁상 행정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연대회의측은 또 “분유·교통비도 안되는 수준으로 육아휴직급여가 낮아질 경우 제도 자체의 실효성이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동부가 최근 여성근로자 1,0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연령이 낮을수록,임금이 적을수록 희망률이 높았다. 평균 신청기간은 4.9개월이었고 연령별로는 20∼24세(77. 5%),25∼29세(66.2%),30∼34세(67.1%),35∼39세(53.1%) 순으로 조사됐다.소득 수준별로는 80만원 이하(74%),81만∼100만원(69.5%),101만∼150만원(60%),151만원 이상(53.4%)순이었다. 여성 근로자들은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않는 주요 이유로정부의 지원금액이 적어서(42.4%), 업무 공백으로 남에게피해를 줄수 있어서(34.6%),인사상 불이익때문(21.8%)이라고 응답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관가 돋보기] 육아휴직 급여액 줄다리기

    ‘10만원이냐,25만원이냐-’. 정부와 노동·여성계 간에 육아휴직 급여액을 놓고 막바지‘줄다리기’가 한창이다.오는 11월 1일 시행되는 육아휴직제의 핵심인 급여산정 문제가 최대 관건이다. 노동부는 고용보험기금의 건전성을 앞세워 월 10만원선을검토하고 있지만 여성 노동계는 “교통비나 우유값도 안되는 금액”이라고 반발하고 있다.양측 모두 ‘배수진’을 치고있어 향후 진통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노동부는 이르면 내주 안에 급여 액수를 결정한 후관련부처 협의,입법예고를 통해 여성·노동·경제계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최종 급여액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입장]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건전성을 급여수준 결정의 잣대로 본다.건전성 여부는 급여 액수와 신청기간,그리고신청률 3가지에 좌우된다. 노동부는 법통과 이전인 지난해 초 유급으로 할 경우 약 20%(17만명)가 육아휴직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25만원 선을 제시했다.하지만 막상 법안이 통과되자 66%가 육아휴직을 신청하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현재 실업급여 사업으로 적립된 2조5,000억원 가량의 고용보험기금으로서 월 25만원의 육아휴직 급여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노동부는 월 10만원을 지급해도 550억∼600억원,월 15만원이 채택될 경우 7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월 25만원의 경우 유아휴직 급여액은 1,500∼1,750억원에 달해 고용보험 기금 건정성이 위협받는다는 분석이다. [여성·노동계 입장] 한국노총과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여성단체연합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여성 노동법 연대회의’는 최근 성명을 통해 정부의 수요예측 잘못에 따른 졸속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 한국노총 정영숙 여성본부장은 “정부가 당초 재원마련 방안 등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없이 유급휴가제도를 만들어 놓고 예산타령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대본부측은 “차비도 안되는 수준으로 육아휴직 급여가낮아지는 것은 제도 자체의 실효성을 의심케 한다”며 “월25만원은 여성계가 요구하는 마지노선”이라고 못을 박았다. 여성·노동계가 주장하는 25만원은 외국의 선례에 비춰 비정규직을 포함한 여성근로자의 평균 임금(90만원선)의 25∼30% 수준에서 산정된 금액이다. [육아휴직 제도란] 생후 1년 미만 영아를 가진 근로자가 양육을 위해 휴직을 신청할 경우 정부가 고용보험기금에서 휴직기간 중 소득보전을 위해 지급하는 것이다.여성 근로자는최대 10.5개월,배우자인 남성근로자는 최대 12개월까지 급여를 받게된다. [향후 전망] 여성·노동계와 정부의 입장이 팽팽한 만큼 어느 일방의 양보는 어렵다는 지적이다.노동부는 현재 ▲월 10만원×10.5개월(105만원) ▲월 15만원×6개월(90만원) 등 2가지 안을 집중 검토 중이다.하지만 노동·여성계의 의견 수렴과 당정협의를 거치면서 10만∼15만원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오일만기자 oilman@
  • 네티즌 선정 ‘2001 여성’ 서울경찰청 김강자 과장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네티즌 투표를 통해 김강자 서울경찰청 방범과장과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를 개인 및 단체부문의 ‘2001 여성’으로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과장은 미성년 윤락 퇴치에 앞장선 공로로 네티즌1,336명 가운데 45.4%인 606표를 얻었다.개인 부문 2위는 246표를 얻은 영화 ‘JSA’ 제작자 신재명씨,3위는 174표를획득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종옥 공동대표가 뽑혔다.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는 조사대상의 25.9%인 346표를 획득했다.단체 부문 2위는 ‘고양시 러브호텔 난립저지 공동대책위원회(338표)’,3위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권리찾기운동본부(284표)’가 차지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모성보호법 조속 처리를”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모성보호법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통과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여성노동법개정연대회의는 13일‘모성보호관련법 6월 국회통과를 바라는 300인 선언’을 발표했다. 종교계,학계,법조계,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대표인사가 모여 작성한 300인 선언에서 “모성보호법 개정은 여성의 건강권과 노동권 보장,건강한 노동력의 안정적인 수급과 노동력의질을 담보하기 위한 기본과제를 확인한 것으로 더이상 늦춰져서는 안될 절박한 사안”이라면서 모성보호관련법을 즉시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연대회의측은 또 “정부는 수차례에 걸쳐서 출산휴가 90일확대 등 모성보호 확대를 천명했고 비용의 사회분담화를 위하여 국회에서는 일반회계에서 150억원의 예산을 통과시키기도 했다”면서 “국회는 생리휴가 폐지와 같은 여성노동자의 근로조건 후퇴없이 모성보호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여경기자 kid@
  • [이사람] 英초빙교수된 전태일 여동생 전순옥 박사

    암울한 고통의 세월을 견뎌내고 노동학 박사가 되어 돌아온 전순옥씨(47).억압받던 가난한 여성 노동자가 영국에서11년간 공부하여 박사가 됐다.그의 인간승리는 오빠 전태일열사가 31년전 밝힌 희망의 횃불을 찬란하게 빛냈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은 시대적 모순 속에 물질적 가치로 전락한노동자들에게 인간다운 삶의 길을 열어주려는 희망의 횃불이었다.그러나 그 횃불은 구조적 억압과 사회의 불합리한현실 속에 가물거렸다.전순옥씨와 어머니 등 가족은 전태일열사의 뒤를 이어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가물거리는 횃불에꺼지지 않는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전순옥씨는 밖으로도 눈을 돌려 89년 11월 35세라는 늦은 나이로 유학을 떠났다.노동운동 등을 공부하고 지난 3월 영국 중부지방에 있는 워릭대학에서 마침내 박사학위를 받았다.노동현장의 밑바닥 인생과 학문의 길을 모두 경험하며 굴곡의 모진 세월을 살아온 그의 얼굴에는 고단한 삶의 흔적이 배어있다.그러나 그의 눈빛은 맑고 찬란했다.그 눈빛 속에는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오빠의 마지막절규가 살아 있는 듯했다. ■ 전태일 열사는 전 박사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오빠는 저의 가족 마음 속에 늘 살아 있습니다. 저희들의버팀목이죠.힘들고 고달플 때는 늘 오빠를 생각했어요.오빠는 그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부를 하기 위해 애썼습니다.67년 2월에는 150원을 주고 ‘연합 중고등 통신 강의록 중학1’ 과정을 샀어요.입고 있던 바지와 사용하던 곤로를 380원에 판 돈으로 샀다고 해요.오빠에 비하면 저는 선택받았죠. 오빠를 생각하며 정말 열심히 공부하려고 노력했어요.그것도 오빠의 유업을 계승하는 길이라 생각했죠.‘전태일 평전’등 오빠에 관한 책 등을 영어로 번역하여 널리 알리는 작업도 할 예정입니다. ■유학의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다국적기업들이 싼 임금을 찾아 공장을 다른 나라로 옮기며 실업자가 발생하는 현실을 보고 세계의 노동자들이 어떻게 연대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됐어요.우리도 누군가 외국으로 나가 밖의 세상과 세계의 노동운동을 봐야한다고 생각했죠.처음엔 제가 가야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요. ■왜 영국으로 갔습니까. 영국은 산업이 발달하고 노조활동이 활발한 나라로 알고있었습니다.노동당도 있고요.그래서 영국을 택했죠. ■영국생활은 어떠했습니까. 기숙사에 머물며 학교에 다녔습니다. 평일엔 학교에 가고일요일엔 교회에 가고….보통의 유학생들과 비슷한 생활이었죠.한국노동운동에 대한 강연회를 다닌 것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등록금과 생활비는 독일의 미재리오 재단,한국의 두레장학재단,영국 외무부,워릭대학 등으로부터받은 장학금으로 주로 충당했습니다.그밖에 여러사람들의도움도 있었어요.저에게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늘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 분야의 공부를 했습니까. 처음 6개월간은 영어 공부에 전념했습니다.그 이후는 노동운동,경영,노사관계 등을 공부했죠.처음에는 언어(영어)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어요.1년6개월쯤 지나니까 언어 문제가어느정도 해결됐습니다.그러나 워릭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고민에 빠졌어요.노동현장으로 돌아갈 것인가 박사과정을 공부할 것인가….학자가 되려고 영국에 온것도 아닌데 계속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죠.그러나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교수 등 주위의 권유로 박사과정을 공부하기로 결심했지요. ■학위 논문의 내용은 무엇입니까. 석사학위 논문 제목은 ‘한국경제성장의 값은 누가 치루었나’이고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70년대 한국여성노동자와그들의 민주노동조합운동을 위한 투쟁’입니다. 박사논문에는 ‘그들은 기계가 아니다’라는 부제를 달았죠.오빠가 죽으며 절규한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말을 인용했습니다.논문에 오빠의 열정과 혼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논문준비를 위해 7개월간 한국에 머물며 70년대 민주노조운동을 하던 많은 노조지도자들,일반 노동자들,기업주 등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났죠.김영삼 전대통령도 만났어요.박사논문은 기업주의 착취와 구조적 억압의 틀에 갇혀 있던 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투쟁과정을 담고 있습니다.70년대 초한국 노조운동은 여성 중심이었어요. 섬유·의류·신발·가발 공장등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이 민주노조운동한가운데 있었습니다.그들의 투쟁은 박정희 대통령의 18년 군부독재를 무너뜨리고 오늘의 민주주의를 이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박사논문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박사논문은 통상적인 형식의 틀을 깼어요.많은 노동자들과의 집중적인 면접을 통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분석했습니다.노동자들의 현실과 통계가 많이 달라 기존의 통계를 사용할 수 없었죠.노동시간의 예를 들면 공식통계에는 한국 노동자의 70년도 근로시간이 1주일에 56.4시간으로 돼 있지만1주일에 90시간 이상씩 일하는 영세업체 노동자들도 많았어요.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분석하는데도 기존의 이론으로는한계가 있음을 알았어요.어떤 이론도 적용할 수 없었죠. 그래서 탈이론적인 방법론으로 접근했습니다.그러한 방법론과공식통계에 의존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그대로 반영한 분석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았습니다.창조적인 논문이라는 평가를 받았죠.박사논문은 수정없이 통과되어 워릭대학의 이번 학기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됐습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꽃다발까지 받았어요.논문은 영국·호주·미국 등 영어권과 한국·일본 등 아시아에서도 출판될 예정입니다. ■영국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대사관의 끊임없는 감시였어요.요주의 인물이 되어 늘 감시를 받았습니다.감시를 받게된 결정적인 일은 90년 7월에있었던 일 때문이었습니다.남아일랜드 노총의 초청으로 강연을 하게됐는데 그 때 당시 강영훈 총리가 남아일랜드 새한비디오 공장을 방문했어요.그런데 남아일랜드의 대표적신문인 ‘아일리시 타임즈’가 저의 강연내용은 대문짝만하게 싣고 강영훈 총리의 방문은 그 기사 한구석에 조그맣게보도했어요.한국대사관이 발칵 뒤집혔죠.그 보도이후 제가가는 곳이면 어디에나 대사관 직원이 미행했어요.대사관의끈질긴 감시는 96년까지 계속됐죠. ■한국 노동운동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몰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그러나 원론적으로 말하면 노사가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공존의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사측은솔직하고 투명하게 실상을 공개하고 노조도 포용력 있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노동자였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노동관에 어떤 변화가있습니까. 노동자 시절에는 노사분쟁이 있을 때 기업가가 노동자들의요구를 당연히 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노동조건이 열악했었죠.지금은 열악한 작업환경의 영세 기업주들에게도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알아보고 그들의 문제를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일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그러나 약한 위치의 노동자를 착취하는 기업주는 큰 문제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앞으로 5년간의 프로젝트로 영세사업체의 노동조건을 연구할 예정입니다.30년전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비교하여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분석하려 합니다.아직도 많은 영세업체들의 노동조건이 열악한 것 같아요.왜 그들의 노동여건이 여전히 나쁜지를 추적하고 개선 방안을 찾고 싶습니다. 그런 연구를 통해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서도지금까지 국가의 공식통계에서 소외된 열악한 환경의 노동자들에 관한 다양한 통계자료를 만들어그들을 역사의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고 싶습니다.영국 학자들과 함께 한국·중국·영국 등 7개국의 노동현장을 비교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 할 예정입니다.영국의 카디프 대학 사회과학부 초빙 교수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할 생각입니다. ◆ 전순옥 박사의 삶. ■1954년 부산 출생■1970년 전태일 열사 분신자살.오빠 분신후 가족들 노동운동 참여.전씨는 당시 야간중학생인 여공이었다. ■1973년 양복제조업체 동광산업 입사■1974년 가죽제품업체 남양물산 입사■1977년 어머니(이소선 여사) 구속후 노조에 전력투구■1982년 한국성서신학대학 입학■1983년 장로회신학교 입학■1985년 비영리 탁아소 설립■1986년 10대 여성노동자를 위한 공동체 구성■1988년 미혼모를 위한 사람사는 정을 심는 모임 만듦■1989년 영국 유학■1990년 6개월간 영어 연수후 사우스 뱅크 대학 2년코스야간과정 입학■1993년 옥스포드 라스킨 대학 입학■1995년 워릭대학 석사 과정■1997년 워릭대학 박사과정■2001년 박사학위 받음. 4월24일 귀국.1954년 부산 출생■1970년 전태일 열사 분신자살.오빠 분신후 가족들 노동운동 참여.전씨는 당시 야간중학생인 여공이었다. ■1973년 양복제조업체 동광산업 입사■1974년 가죽제품업체 남양물산 입사■1977년 어머니(이소선 여사) 구속후 노조에 전력투구■1982년 한국성서신학대학 입학■1983년 장로회신학교 입학■1985년 비영리 탁아소 설립■1986년 10대 여성노동자를 위한 공동체 구성■1988년 미혼모를 위한 사람사는 정을 심는 모임 만듦■1989년 영국 유학■1990년 6개월간 영어 연수후 사우스 뱅크 대학 2년코스야간과정 입학■1993년 옥스포드 라스킨 대학 입학■1995년 워릭대학 석사 과정■1997년 워릭대학 박사과정■2001년 박사학위 받음. 4월24일 귀국. 이창순편집위원 cslee@
  • “영세근로자 삶 추적 오빠 뜻 이을것”

    “가족의 입장에서 연극이 아닌 실제 상황으로 느껴집니다.”지난 12일 극단 한강이 동숭홀 무대에 올린 연극 ‘전태일’ 공연이 끝난뒤 분장실에서 만난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 순옥씨(47)의 표정은 상기돼있었다. 영국 유학을 마친 뒤 지난달말 귀국한 순옥씨는 오빠의 일생을 다룬 연극이 무대에 올려진다는 소식에 반가우면서도 걱정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자칫 오빠의 분신과정이 지나치게미화돼 본질을 흐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오빠가 분신할 때 저 역시 평화시장 근처 봉제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던 만큼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연극은 당시 평화시장의 노동실태와 노동자들의 고뇌를 잘 표현한 것 같아 반갑습니다.”순옥씨가 이 연극에 관심을 가진 것은 오빠의 희생을 다룬점 말고도 자신의 삶이 오빠의 죽음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89년 11월 친구들과 주변의 뜻있는 이들의 도움아래 영국으로 건너가 노동관계 공부를 계속했고 마침내 워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논문의 제목은 ‘한국 여성노동자와 민주노동조합 운동론­그리고 1970년대’. “오빠의 죽음은 제게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노동,특히 여성노동은 지난 70년대 한국의 상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도 역사에서 빠져있습니다.이 부분을 제대로 챙겨 자리매김할 것입니다.”순옥씨의 논문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영국의 컨티니엄 출판사가 그의 논문을 영국·미국·호주에서 번역 출판할예정인 데 이어 아시아권에서도 출판계약이 쇄도한다. 귀국할 때 영국 워릭대로부터 간단치 않은 2년짜리 프로젝트를 맡아왔다.한국 중국 영국 호주 브라질 터키 남아공화국등 7개국의 다국적 기업 작업장의 고용관계와 생산구조를 비교해 유사성을 찾는 것이다.이것 말고도 개인적으로 한국의영세 사업장을 집중조사해 30년전과 지금의 노동자 생활실태를 비교해 정책입안자들이 노동정책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자료를 구축해낼 것이라고 한다. “오빠는 당시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은 ‘인간이하의’ 노동자의 비참한 삶을 자기 한 몸 바쳐 풀려고 했습니다.여전히 관심 밖에 있는 영세노동자들의 삶을 추적해 나가는 것이 오빠의 뜻을 잇는 길일 것입니다.”김성호기자 kimus@
  • 전태일 여동생 ‘노동 박사’ 됐다

    한국 노동운동의 여명을 열었던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이영국유학 11년만에 노동문제 박사가 되어 최근 돌아왔다. 지난 3월 영국 워릭(Warwick)대에서 노사관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전순옥씨(47)의 학위논문 제목은 ‘그들은 기계가 아니다- 70년대 한국 여성노동자와 민주노조 운동을 위한 그들의 투쟁’.70년대 확대된 여성 민주노조운동이 박정희 정권의 종말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내용이다. 기존 자료를 의존하지 않고 청계피복노조 등 당시의 여성노동자 등 106명을 직접 만나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담았다.이런 노력 끝에 완성된 논문은 이례적으로 무수정 통과됐고 심사위원들의 추천으로 현재 영국과 미국,오스트레일리아 3개국 동시 출간이 진행되고 있다. 영국 카디프대학의 전임교수직 제의를 마다한 순옥씨는 8일 “단순한 유명 연구자,교수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며‘밑에서부터 일하는 것’을 통해 주위의 도움에 보답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
  • [기고] 모성보호법과 기업의 비용

    최근 모성보호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정부와 여당, 재계가비슷한 목소리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그 쟁점은 출산휴가연장과 육아휴직의 비용부담에 관한 것이다.모성보호법안에는 출산휴가를 현행 60일에서 90일로 연장하고,육아휴직 1년 동안 평균임금의 30%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것이 기업의 비용부담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여성 고용을 기피하게 만들 것이라는 점이 반대 이유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노동계와 여성계는 모성보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기업에게 전가할 생각이 없었다.모성보호 강화로인하여 어느 정도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고려하여 노동계와 여성계는 법안 청원시부터 모성보호비용의 사회분담을 요구하였다.이미 정부는 모성보호법안시행에 대비하여 일반회계에 150억원이라는 모성보호관련예산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따라서 재계가 주장하듯이 모성보호 비용을 기업에게 전가한다는 것은 지나친 엄살이다. 최근 경총이 발표한 기업의 추가부담 비용 8,500억원은 과장되게 추산한 것 같다.과대포장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육아휴직은 남녀 모두 사용 가능한데 지금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자는 딱 1명이다.그러나 경총은 육아휴직 비용에 남성 23만명의 12개월치 휴직급여를 포함시켰으며 여성 12만명을 포함시켜 계산하였다.지금까지 여성노동자의 육아휴직사용비율은 0.2%에 불과하며(노동부 1999년 자료) 여성계가제대로 계산한 육아휴직 소요비용은 632억원이다. 물론 유급 육아휴직이 법제화되면 평균임금의 30%선에 불과하긴 하지만 육아휴직 신청자가 늘어날 것이다. 지금보다육아휴직을 늘려 조금이라도 모성을 보호하자는 것이 모성보호법안의 정신이다. 그 비용은 기업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의 일반회계와 고용보험 등을 통하여 노동자를 비롯한 국민 모두가분담하겠다는 것이다.모성보호는 사회적 노동력의 재생산이고 따라서 그 비용도 사회적으로 함께 지자는 것이다. 과연 모성을 보호하면 여성 고용이 기피되는가?현재 우리사회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63%를 받고 있고 여성 노동자의70%가 비정규 노동자이며 영세사업장에 종사한다. 우리 사회는 사회보장제도도 엉망이지만 그나마 있는 사회보장의혜택도 여성의 70%는 누리지 못하고 있다.지난 경제성장 과정에서 한국의 여성노동자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마다하지 않은 자랑스러운 수출의 역군이었으나 지금도 사회적 대우는 그다지 달라진 바 없다.이런 상황에서 한국 여성의 출산율이 1.4명으로 낮아지는 것도 당연한 귀결이다. 모성보호법은 모성보호는 둘째치고 제값 받는 취업조차 불가능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우리 사회에서도 이미 출산파업이 시작되었다.모성보호를 포기한다면 지금보다 여성고용이 확대될 것인가?또한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 대우와 비정규 고용이 사라질 것인가?우리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모성보호법안이 국회에서 거론된 지 어언 반년이 흘러가고 있다.정부와 국회는 더이상재계와 자민련을 핑계삼아 법개정에 늑장을 부리지 말기 바란다. 정영숙 한국노총 여성국장
  • 모성보호법 시행연기 여성·재계 반응

    24일 여권이 모성보호법 시행을 2년 연기하기로 잠정합의한 데 대해 여성계는 “재계를 달래기 위해 여성노동자들의희생을 강요하는 정치적 야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재계는 시행유보가 아닌,법개정 자체를 연기하도록 촉구했다. ■여성계 한국여성단체연합측은 “지난해 8월 법안 발의 이후 최근까지 지지의사를 밝혀온 정치권의 이같은 변화는 실업사태 등에 따른 노동계의 동요를 견제하려는 정치적 계산”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정인숙 위원장 등 여성간부 10여명은이날 서울 마포구 신수동 자민련 당사에서 모성보호법안 수용을 촉구하기 위한 밤샘농성에 들어갔다.또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전국여성노동조합 등 여성노동법개정연대회의도 25일 열리는 국회 환경노동위 전체회의에서 ‘방청 시위’를하기로 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모성보호법안의 발의자인 한명숙(韓明淑)여성부장관은 “청와대 업무보고에서의 대통령 지시대로 법안이 통과돼 하반기부터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 변함없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경총등 재계는 여당의 모성보호법 2년 시행연기 방침과 관련,내심 안도하면서도 겉으로는 정부정책에 불만섞인 반응을 보였다. 경총 관계자는 “모성보호법의 시행에 따른 재정문제 등이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을 강행하려 한 것 자체가 무리”라면서 “입법 자체가 연기된 것이 아니라 한시적인 시행연기는 큰 의미가 없다”며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주병철 최여경기자 kid@
  • “여성 자활후견기관 필요”

    저소득층 여성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여성 특화 자활후견기관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학 중퇴,결혼및 이혼에 이어 지금까지 자식없이 혼자사는김모씨(37).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힘들어하던 김씨는 여성가장취업훈련중 독서지도사과정을 3개월 수료하고 공공근로사업 가운데방과후 아동지도 파견사업에서 교사로 활동했다.김씨는 같이일하던 여성가장과 함께 임시직인 공공근로를 그만두고 공부방을 창업하여 전담교사로 일하고 있다. 고졸인 문모씨(43)는 남편이 사업실패뒤 가출,세딸을 부양해야 했지만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어 사회활동에 두려움을느꼈다.여성가장취업훈련의 종합도우미과정 2개월을 수료한뒤 현재는 민간단체인 두레회에서 알선한 가정집을 방문해가사도우미 일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빈곤층의 자립을 유도,생산적 복지를 구현한다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출범했다.기초생활보장법 수급자로 근로능력이 있는 자활사업 대상자는 5만5,000명이며 이가운데 53%가 여성이다. 한국여성연구소 강남식 소장은 “저학력,중장년 실업여성들은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힘들고 육아·가족간병·건강 등의문제 및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으로 빈곤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IMF이후 여성가구주의 가난이 심화되면서‘여성의 빈곤화 현상’이 고착되고 있다.이에 대해 여성계는 여성친화적인 자활복지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99년 정부 직업훈련의 고용효과는 남성실업자의 경우고용효과가 24.4%인데 반해 여성실업자는 6.7%로 매우 저조했다.이는 저소득여성에 맞는 직업훈련이 이루어지지 않았고남성과는 다른 여성의 삶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강 소장의 분석이다. 강 소장은 여성을 위한 기존의 직업훈련기관이 있기는 하지만 취업에만 치중하는 등 실직 여성가장에 적합한 프로그램이 없으며 일부 기관은 ‘취미교육’으로 흐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자활후견기관은 70개.그러나여성을 위한 자활기관은 없다.봉제,조리,파출부,간병사업 등이 자활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나 여성자활을 위한 종합적접근은부족하다. 자활사업 외에도 교육,영유아보육,간병,의료지원 등의 복지서비스가 연계되어야만 실질적인 자활이 가능하다.강 소장은“자활사업에 참여하는 지역여성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조직,경제적·심리적·문화적으로 최저이상의 생활을 향유토록 하는 것이 여성자활사업의 방향이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부천여성노동자회의 박태연 회장은 “반찬나누기 사업,도시락 만들기 사업,방과후 교실 보조교사,공부방 및 영유아 보육서비스,텔레마케터 등이 여성친화적인 자활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연말까지 자활후견기관을 2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이에 대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의 남윤인순 사무총장은 “취업정보,직업능력,교육 및 자활 기회가 취약한 빈곤여성을 위한 특화 기관을 광역시·도별로 최소 1개씩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창수기자 geo@
  • 여성부 업무와 여성단체 반응

    여성단체들은 여성부 초대 장관에 한명숙(韓明淑) 민주당 의원이 임명된데 대해 대체로 환영했으나 일부는 유감을 표시했다. 한씨가 각각 상임대표와 회장을 지냈던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민우회는 “한명숙 장관은 발로 뛰는 여성운동을 실천해왔다”면서“이번 인사는 여성부를 실질적 영향력을 갖는 부서로 만들겠다는 정부 의지의 표명”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여성부 장관 임명이 ‘깜짝쇼’로 이루어졌다며 유감을 표했다.백경남(白京男) 전 여성특위 위원장이 오랫동안 언론을 통해 장관후보로 검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측불허의인재등용’ 인사를 실시한 것은 잘못이라는 반응이었다. 신설된 여성부는 1실 3국에 인원 102명의 ‘초미니 부처’. 그러나 기관장이 장관으로 격상된 세계 유일의 부처인 만큼 앞으로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국가정책에 양성 평등한 관점을 불어넣고 여성의 일자리 확보와 21세기 정보화사회에 걸맞은 능력개발,여성노동자의 비정규직화방지와 보호,성차별 개선,여성인권사업 등이 시급하다.또한 미니 부처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6개 중앙부처에 흩어져있는 여성정책담당관들과 긴밀한 협의체제를 갖거나 향후 이들을 흡수,통합할 필요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부 고유 핵심업무를 확대하기 위해 새롭게 부각되는 여성정책을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특히 앞으로 논란이 예상되는 호주제 폐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잠정적 우대조치마련, 성매매 방지 등 여성관련 법안 제·개정의 일관성 있는 추진이요구된다. 윤창수기자 geo@
  • 여성노동자협 “입사 1년미만 20대 여성 성희롱 ‘표적’”

    입사 1년 미만의 20대 여성이 직장 내에서 집중적인 성희롱 표적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대표 이철순)가 운영하는 ‘평등의 전화’는 지난해 접수된 성희롱 상담 172건 가운데 65.7%인 113건을 20대직장 여성이 차지했다고 28일 밝혔다. 30대는 15.1%,40대 이상은 5.2%,20대 미만은 3.5%였다. 피해 여성의근무연수는 1년 미만이 60%로 가장 많았고 1∼3년이 24.1%, 3년 이상이 15.9%를 차지했다. 성희롱 유형은 신체 접촉이 54.1%로 수위였고 언어 성희롱이 34.9%,시각적 성희롱이 4.7% 등이었다. 성희롱 가해자는 직장상사 55.8%,사업주 30.8%,동료 6.4% 등의 순이었다. 윤창수기자 geo@
  • “”여성전용 자활후견기관 광역시·도에 1곳씩 설치”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노동자회 협의회는 올해 새로 세워지는자활후견기관 130곳 가운데 최소한 16곳을 여성전용으로 지정해줄것을 21일 정부에 건의했다.두 단체는 이날 정책건의문에서“국민기초생활 보장제 수혜자의 60%가 여성이고 빈곤 여성의 특성을 고려한사업이 현행 자활사업의 핵심”이라면서“광역시와 도에 여성전용 기관을 최소한 1곳씩 설치해 달라”고 제안했다. 자활후견기관이란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직업을 찾아주는 일을 하는 정부 지원기관이다. 윤창수기자 geo@
  • [여성 선언] 직장내 성희롱과의 전쟁

    성희롱이나 성폭력이라는 껄끄러운 문화만 없다면 남녀가 함께 일하는 직장은 적당한 긴장감으로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다.사실 여성도그런 직장에서 남성과 함께 즐겁게 일하고 싶다.그러나 그런 아름다운 일터를 만들기에는 한국의 현실에서 남성들이 너무 준비되어 있지않은 듯하다. 지난해 남녀고용평등법에 사업주의 성희롱예방 의무 조항이 신설된뒤부터 한국에서는 ‘직장내 성희롱과의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크고작은 성희롱사건이 표면화해 들끓고 있으며,여성단체들의 상담 중에서도 직장내 성희롱 건수가 단연 1위로 떠올랐다. 학교내 여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장의 성희롱,이랜드 여성노동자들이 군부대 방문에서 당한 성희롱,방송계 유명 영어강사의 상습적 성희롱,학원강사의 성폭력까지 곳곳에서 눌렸던 성희롱·성폭력사건이 일시에 터져나온 것이다. 최근엔 100인위원회가 진보진영의 성폭력가해자들을 폭로함으로써파문이 일었다.사실 진보진영에 누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오랫동안 이념을 공유하는 여성들에게 가해진 성폭력·성희롱 사건을제대로 공개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여성들은 아무리 진보진영의문제라 하더라도 이참에 다른 성폭력·성희롱 사건들과 마찬가지로처벌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중에 올해 여성계가 가장 큰 사건으로 꼽는 것은 지난 6월 롯데호텔노조 파업중에 폭로된 150여건의 성희롱 사례이다.여성운동은 이들의 폭로를 ‘침묵을 깨뜨린 아름다운 용기’라고 칭했고,국가도 신고된 32명의 남성을 가해자로 판정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에서 직장은 가해자 남성의 편에 서는경우가 많다.롯데호텔의 경우에도 호텔측의 미온적인 가해자 처벌로인해 여성단체들은 이달초 징계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그 사건이 있은 지 벌써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완전한 마무리가 되지 않은 것이다. 우리사회는 피해 여성의 목소리를 신뢰하지 않는다.피해 여성이 오래 고민한 뒤 어렵게 신고하면 ‘그럴 리가 없다.피해자가 과민하거나 피해자가 유발한 사건이다’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다른 피해 여성들의 신고가늘어나고 그 싸움이 장기화해야 직장은 비로소 여성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듯하지만,그래도 여성들의요구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적다.‘앞길이 구만리 같은 남성들을 그깟 성추문 때문에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이다. 그런 조직문화를 접하게 되면 ‘성희롱을 묵인하는 것은 어쩌면 남성들간에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돼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가해자로 밝혀지건 아니건 간에 남성이라면 모두 그 문화를 공유해 누가 누구를 처벌할 처지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인 것이다. 앞으로도 당분간 성희롱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이제 여성운동은,개인의 평등을 통해 사회의 평등을 이뤄나가려는 여성의 욕구를받아들이는 쪽으로 나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취업을 하는여성이 늘어나면서 제 능력을 맘껏 발휘하는 데 장애가 되는 성희롱문제를 여성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성희롱·성폭력 개념이 점점더 확대되면서 어디까지가 성희롱이냐는 논란 역시 더욱 가열될 것이다. 혹자는 이런 성희롱논란 때문에 직장에서의 남녀관계가 너무 냉각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은 너무나 낭만적인남성위주의 우려이다. 남녀관계의 냉각은 이미 오래전에 남성들이 여성들의 감정과 상황을 배려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면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성간의 불편함과 조심스러움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고 우리는 이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남녀간의 불균형된 힘이 사회구석구석에 존재하는 한 성희롱의 그림자도 쉽게 거두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건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불편한 일이다.사실은 여성들도 하루빨리 남성들과 마음을 열고 유쾌하게 일하고 싶기 때문이다. 박미라 페미니즘 잡지 if 편집위원
  • [오늘의 눈] 여성인력 일회용품 아니다

    “여성은 보조품이나 일회용품이 아닙니다.남성과 마찬가지로 노동의 당당한 주체입니다” 지난 2일 서울 종묘공원에서 열린 전국 여성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여성노동자들은 한결같이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남녀차별 없는 기준을적용하고 법원도 남녀차별적 판결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회는 여성단체들이 여성노동관련법의 개정을 위해 마련했는데,농협에서 부부사원으로 일하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해고된 사람들이 참석함으로써 한층 열기를 띠었다.농협에서 해고된 이들 여성은서울지법에 부당해고 무효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 지난달 30일패소되자 이 자리에 나왔다. 농협은 지난해 1월 상대적 생활안정자라는 명목으로 부부사원 762쌍을 구조조정 우선대상으로 지목,752명을 해고했다.해고자는 여성이 688명(91.5%)으로 남성의 64명(8.5%)에 비해 10배 이상 많았다.농협에서 7년간 일하다 해고됐던 김미숙(金美淑·27)씨는 “‘남편은 순환명령휴직을 시키고 부인은 지방으로 발령내겠다’는 ‘협박’에 사직서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말했다. 노동부는 농협 구조조정과 관련,성차별적 부당성을 인정하고 시정권고를 내렸다.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도 사내부부를 인력감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성차별이라고 밝혔다. ‘원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사직강요가 아니다’란 법원의 판결은 앞으로 닥칠지 모를 ‘실업대란’ 속에서 여성이 더 큰 피해를 입는 데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다.최은순(崔銀純·34) 변호사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당하는 ‘기회박탈’은 분명한 성차별임에도불구하고 법원은 이 사건이 갖는 남녀차별적 요소를 고려치 않은 판결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김씨 등 농협의 해고 여직원들은 앞으로 항소할 예정이다.‘만인은법앞에 평등하다’는 정신이 법원 판결에 가감없이 적용되기를 기대해본다. 윤창수 리빙팀 기자 geo@
  • 시민단체 기독교회관 떠난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연지동 136-56’. 91년에 건립된 뒤 시민운동의 ‘메카’ 역할을 해온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의 주소다.지금도 정치·경제·환경 등 각 분야 29개의 시민단체가 옹기종기 입주해 있다. 전국 900여개 단체가 참여했던 총선연대 활동도 상당 부분 여기서이뤄졌다.70년대에는 세실레스토랑,명동성당과 함께 ‘정치적 소도’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메카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최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측은 입주단체에 임대료를 10∼20%에서 50∼60%까지 인상해달라고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받아들이기 어려우면 ‘방을 빼달라’는 말도 덧붙였다.물론 이 액수도 딴 곳에 비하면 저렴한 것이지만 수입원이 뻔한 가난한 시민단체로서는 어쩔 수 없이 방을 빼주고 다른 사무실을 알아볼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미 지난 8일 환경과 공해연구회,겨레문화 답사회가 빠져 나갔고,이달말 한국교육연구소,녹색연합,환경정의시민연대,여성노동자회,전대협동우회 등 12개 단체도 방을 빼게 된다. 한국청년연합회 천준호(千俊鎬) 사무처장은 “함께 모여 네트워크공동사업을 하거나 업무를 협의하는 등 직·간접으로 도움을 주고받았는데 이제 어려워질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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