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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매매여성들 “우리 일하게 해주세요”

     ”우리 그냥 성매매하면서 살게 해주세요.”  집창촌 성매매 여성들이 성매매특별법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 집창촌 여성모임인 ‘한터여성종사자연맹’은 2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매매특별법은 이미 우리의 안위와 인권을 빼앗아 간 지 오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단체는 “최근 정부의 성매매 집중단속으로 성매매 여성들은 많은 경제적 손실이 있었다.”며 “한달에 고작 40만원을 받는 것이 우리가 누리는 인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매매특별법의 폐혜에 대해 “4년전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된 뒤 오히려 인터넷 등을 이용한 음성적인 성매매 사례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수많은 성매매 여성들이 해외 원정 성매매에 나서고 있다.  이 단체는 “해외로 나간 성매매 여성들은 밀입국을 위한 위조 여권과 위조 비자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수천만원의 빚을 지게 된다.”며 “또 선급금으로 인해 여권을 압수당해 빚을 탕감할 때까지 귀국할 수 없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성매매특별법이 성병 등 질병을 관리하는데도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즉 음성적 성매매로 인해 성매매 종사자와 구매자의 건강이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는 것.  이 단체는 “오히려 성노동자들을 돕겠다는 법이 성노동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누구도 우리에게 탈성매매·탈업소 등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단체는 “성노동자 자활지원금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한 결과 생계비 지급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여성들에게 생계비를 지급하거나 초과 지급한 사례가 확인됐다.”며 여성부의 사과와 잘못 지급된 지원금의 전액 환수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성매매 여성들의 자활사업에 지출해야 할 자금이 호객꾼 등 엉뚱한 사람들에게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지적했음에도 여성부는 말 바꾸기로 일관하며 국민을 기만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뉴스in뉴스] 촛불 농성 100일,조계사에서는 지금… 서민 불황의 두얼굴 5대코드를 자극하라 지갑이 반응하리라 이정 해병대 입대엔 ‘양아버지 김흥국’ 조언 커 지성·주영·영표 유럽 3인방 주전 굳히기    
  • 성매매여성들 “우리 일하게 해주세요”

     ”우리 그냥 성매매하면서 살게 해주세요.”  집창촌 성매매 여성들이 성매매특별법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 집창촌 여성모임인 ‘한터여성종사자연맹’은 2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매매특별법은 이미 우리의 안위와 인권을 빼앗아 간 지 오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단체는 “최근 정부의 성매매 집중단속으로 성매매 여성들은 많은 경제적 손실이 있었다.”며 “한달에 고작 40만원을 받는 것이 우리가 누리는 인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매매특별법의 폐혜에 대해 “4년전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된 뒤 오히려 인터넷 등을 이용한 음성적인 성매매 사례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수많은 성매매 여성들이 해외 원정 성매매에 나서고 있다.  이 단체는 “해외로 나간 성매매 여성들은 밀입국을 위한 위조 여권과 위조 비자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수천만원의 빚을 지게 된다.”며 “또 선급금으로 인해 여권을 압수당해 빚을 탕감할 때까지 귀국할 수 없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성매매특별법이 성병 등 질병을 관리하는데도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즉 음성적 성매매로 인해 성매매 종사자와 구매자의 건강이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는 것.  이 단체는 “오히려 성노동자들을 돕겠다는 법이 성노동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누구도 우리에게 탈성매매·탈업소 등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단체는 “성노동자 자활지원금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한 결과 생계비 지급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여성들에게 생계비를 지급하거나 초과 지급한 사례가 확인됐다.”며 여성부의 사과와 잘못 지급된 지원금의 전액 환수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성매매 여성들의 자활사업에 지출해야 할 자금이 호객꾼 등 엉뚱한 사람들에게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지적했음에도 여성부는 말 바꾸기로 일관하며 국민을 기만했다.”고 덧붙였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복지에 수익 적용… 저소득층만 ‘고통’

    복지에 수익 적용… 저소득층만 ‘고통’

    올해 들어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이 사회적기업 육성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수익성과 거리가 먼 저소득층 공부방 등에 대한 지원이 끊기고 있다. 사단법인 참여성노동복지터는 서울 창신동에서 방과후 공부방인 ‘참 신나는 학교’를 2003년 8월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봉제공장 여성노동자의 자녀들이 주로 다니는 공부방은 수익창출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동안은 그럭저럭 안정적으로 운영돼 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명이었던 공부방 교사는 올 들어 3명으로 줄었다. 사회적 일자리 사업 선정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복지터 사무국 유인숙(46) 총무는 29일 “교사들은 최저임금(지난해 기준 월 77만원)을 받고 일했지만, 주변에서 들어오는 후원금만으로는 인건비를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경북지역 YMCA협의회가 운영하는 안동시의 ‘와룡공부방’ 등 9개 공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처음엔 공익성 사업으로 시작해 주로 농촌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공부방을 운영했다. 노동부에서 2년 전만 해도 후원금을 수익으로 인정해줬기 때문에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이 수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후원금이 수익으로 책정되지 않았고 결국 올해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14명의 교사 가운데 절반이 그만뒀다. 협의회 권경자 사무국장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부방은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인데, 노동부에서 수익만 강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2003년부터 시작된 일자리 지원사업에 선정된 단체에 최대 3년 동안 인건비 등을 지원해줬다. 그러나 2007년 7월부터 시행된 사회적기업육성법에 따라 수익창출이 지원단체 선정의 주요 기준으로 바뀌었다. 특히 사회적 일자리 사업의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인증신청일 직전 6개월 동안 총노무비(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의 30% 이상을 수익창출해야 한다는 조건 등이 생기면서 ‘수익’ 기준이 엄격해졌다. 사회복지사 정영주(34·여)씨는 “공부방과 같은 교육단체는 사회복지를 추구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는 개념이 다르다.”면서 “효율성만 강조하기보다는 사회복지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단독]법원 “체력으로 남녀 임금차별 부당”

    체력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더 많은 체력을 써야 하는 일을 했더라도 남성노동자에게 더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14부(부장 성지용)는 모 전자제품회사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권고결정 취소 청구 소송을 기각하고 23일 이같이 밝혔다.2002∼2005년 이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조립·검사·포장의 생산업무를 담당한 김모(39)씨 등 여성노동자들은 지난해 3월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 같은 일을 한 남성노동자 A씨에 비해 기본급을 6만∼10만원 정도 적게 받는 등 차별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같은 해 11월 이들의 진정이 받아들여져 국가인권위가 손해배상을 권고하자 회사는 “A씨는 제품들을 한꺼번에 컨테이너로 운반하는 상차작업을 했는데 여성노동자의 조립업무보다 육체적 부담이 컸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여러가지 사실을 고려할 때 진정인들과 A씨는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거의 비슷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원고 주장대로 A씨가 상차업무를 했다고 해도 단순한 근력을 필요로 하는 이 업무가 섬세함과 집중력, 경험이 있어야 하는 조립업무에 비해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국가인권위의 권고처분은 적법한 것으로 판결했다. 한편 원고 쪽은 항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건국 60주년] 공권력에 대항한 민주화 세력들

    1960년 4월19일 이승만 독재정권에 반대해 학생들과 시민들이 달려간 곳은 경무대였다.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이 저항의 본거지로 처음 찾아 나선 곳은 도청이었다. 광장에서 시작해 권력의 중심으로 달려가는 시위의 양상은 2008년 촛불시위에도 이어지고 있다. 1960년 이승만 정부의 대대적인 부정선거에 맞서 거리로 달려 나왔던 학생과 시민들은 군경의 총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집무실인 경무대로 향했다. 이른바 ‘피플 파워’는 한때 ‘국부’로 추앙받기까지 했던 절대권력을 무너뜨렸다. 1984년 학원자율화조치 전까지 집회·시위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략과 전술이 필요했다. 경찰은 대학 내에 이른바 ‘학원CP(Command Post)’를 차려놓고 정보과 형사들과 사복으로 변장한 전경들을 상주시키면서 학생들의 동향을 감시했다. 희생양이 되기로 각오한 한 명이 유인물을 뿌리면서 학교 광장을 내달리면 학생들이 몰려들었고, 곧 최루탄이 터지면서 전투경찰의 곤봉세례가 이어졌다. 청와대로 달려갈 수 없었던 당시 대학생들의 분노는 독재정권의 탄생을 묵인했던 미국을 향했다.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은 3년 뒤 서울 미문화원 점거 농성으로 이어졌다. 산발적인 거리시위가 있었지만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거리로 나선 것은 1987년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호헌철폐의 요구는 거리에서 시작해 명동성당으로 이어졌다.1980년 5월의 봄 이후 7년 만에 이한열 열사의 영정을 안고 100만 시민이 다시 거리에 섰고, 이미 군사정권의 양보를 얻어낸 뒤였다. 그해 7·8·9월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면서 건장한 팔뚝에 검푸른 작업복을 입은 남성노동자들이 시위의 전면에 나섰다. 주로 캠퍼스에서 시작해 거리로 나갔던 시위대는 이제 바리케이드를 쌓아 올리고 파업현장을 지키는 것으로 변모했다. 이후 1990년대 대학의 시위는 이적논쟁에 시달리며 잦아들었고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국가경쟁력 논리에 부딪쳤다.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광장과 거리를 ‘밟는 맛’을 깨달은 대중은 미군 장갑차 사건과 2004년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다시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화염병과 쇠파이프 대신 공감과 나눔을 상징하는 촛불을 들었다. 올해 촛불의 행렬은 청계천과 서울광장을 출발해 거리를 거쳐 청와대로 향했다. 이번에 촛불을 들기 시작한 소녀들은 공권력이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한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YH노조원 사망사건 조작”

    1979년 박정희 유신정권 몰락의 단초가 됐던 YH노조의 여성노동자 김경숙씨 사망 사건의 진상이 규명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11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YH노조 김경숙 사망 관련 조작의혹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진실화해위는 “79년 YH노조의 신민당사 점거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김씨의 사망에 대해 투신자살로 결론낸 당시 경찰의 사망조사 발표는 의도적으로 진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김씨의 사망은 YH무역 대표가 외화도피 및 경영부실로 직장을 폐쇄하면서 YH노조 소속 여성노동자 187명을 집단 해고한 게 발단이 됐다.위원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김경숙 부검기록’과 서울시의 ‘신민당사 주변 항공사진’, 국가기록원의 ‘청와대 의전일지’ 등을 분석해 사망 정황을 재조사했다. 조사 결과 노조는 79년 8월9일 신민당사 4층 강당에서 농성을 벌였고, 경찰이 노조를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노조 대의원이던 김씨가 추락사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05일 TV 하이라이트]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정희는 심한 충격을 받아 치매가 급속도로 진행된 상태라는 진단을 받는다. 효은은 명지에게 사실을 말하고 정희에 대한 나쁜 마음을 풀어주고 싶어 하고 석우도 거기에 동의한다. 서회장은 명지가 기획한 명품 구두의 전망이 좋지 않다는 보고를 받고 걱정하지만 석빈과 명지는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킨다.   ●60분 부모-2.0(EBS 오전 10시) 말이 늦는 것도, 떼가 심한 것도, 울음이 잦은 것도, 모두가 엄마의 탓인 것만 같아 알 수 없는 우울함과 죄책감을 느낀다는 엄마.27개월째인데도 말이 늦은 진하의 사례를 통해 언어발달을 증진시킬 수 있는 언어놀이 방법과 엄마와 아기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양육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물병자리(SBS 오전 8시30분) 은서의 남자친구 민우는 대학진학을 앞두고 엄마와의 갈등으로 가출한다. 민우는 은서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그를 사랑하고 있는 은영은 그 광경을 목격한다. 화난 은영은 나이트클럽에서 잘 생긴 부잣집 아들 같은 태수를 만나 술에 취해 의식을 잃고, 일어나 보니 호텔이다. 은서는 은영 걱정이 태산이다.   ●TV책을 말하다(KBS1 밤 12시35분) 3월을 누구보다도 새로운 마음으로 맞는 이들이 있다. 답답한 교실과 틀에 박힌 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는 스무 살의 새내기들이다.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지식과 경험의 길잡이가 되어줄 책은 무엇일까. 시작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TV책 자문위원들이 3권의 책을 직접 추천한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오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날 여성·시민사회 단체가 연대해 ‘3·8 여성 축제’를 열 예정이다. 여성학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를 초청해 여성문제와 양성평등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본다.   ●쾌도 홍길동(KBS2 오후 9시55분) 전국에 활빈당이라는 이름으로 의적과 도적들이 생겨나자, 길동은 그들과 규합, 대군을 지지하는 반란군이 되려 하고 이에 창휘는 유생들과 함께 그의 힘을 경계하되 그를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진 조용히 지낼 것이라 다짐한다. 한편 이녹이 류이녹이란 사실을 알고도 창휘는 이녹을 길동 곁으로 보내는데….
  • 외환위기가 ‘新현모양처’ 만들었다

    외환위기가 ‘新현모양처’ 만들었다

    지난 9일 총 상금 1억원이 걸린 ‘제1회 대한민국 인터넷 미술대전’에서 여성 화가 3명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14일 국내 4대 은행의 과장 승진인사 발표 결과 52%가 여성이었다.15일 제37기 사법연수원 수료식에서 여성 최연소 사법연수원생이 탄생했다. 당연히 ‘여풍’이란 단어가 반복 사용됐다. 외환위기 10년, 미디어가 창조한 세상엔 온통 ‘알파걸’(남성을 압도하는 엘리트 여성)로 가득하다. 외환위기는 과연 한국사회 젠더(사회적 성) 관계를 여성친화적으로 재편한 것일까.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가 전통적 현모양처에서 막 벗어난 여성들을 ‘신현모양처’로 만들었다고 규정한다. 최근 출간된 ‘외환위기 10년, 한국사회 얼마나 달라졌나’(정운찬·조흥식 엮음, 서울대출판부 펴냄)에 실린 논문 ‘경제위기와 젠더관계의 개편’에서 내놓은 분석이다.‘신현모양처’는 물론 퇴행적인 조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경제위기가 가속화한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과 반여성적 담론 구조란 이중적 현상을 보여 주는 사례다. ●‘남성 생계부양-여성 전업주부´ 해체 외환위기는 산업화시대 초고속 경제발전을 지탱한 ‘남성 1인 생계부양자-여성 전업주부’ 모델을 해체했다.‘산업역군 남편’을 내조하며 알뜰살뜰 살림하기, 부동산투자, 헌신적 자녀교육을 전담해온 전업주부들은 경제위기에 직면해 맞벌이 시장에 투입될 수밖에 없었다. 외환위기는 여성노동자에게 더욱 가혹했다.97∼98년 여성노동시장은 여성 우선해고, 여성의 비정규직화, 여성 노동조건 악화로 요약된다. 여성은 정규직에서 가장 먼저 해고됐고, 재고용될 땐 비정규직으로 흡수됐다. 배 교수는 “외환위기로 해체된 ‘남성 1인 생계부양자 모델’은 이 과정에서도 강력한 이데올로기로 작용했다.”면서 “미혼여성들은 자기가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기혼여성들은 자기를 부양해 줄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우선 해고됐다.”고 설명했다.98년 47.1%로 한꺼번에 2.7%P가 하락(같은 기간 남성은 1.0%P 감소)한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2004년이 돼서야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었다. 당시 여성들에게 불어 닥친 고용불안은 그만큼 강력했다. ●여성을 경제주체 아닌 조력자로 재위치 반면 담론이 여성 현실을 이미지화하는 방식은 정반대였다는 게 배 교수 주장이다. 가족 생계에서 차지하는 남성의 지배적 지위를 해체하며 진행된 여성노동의 증가는 ‘신현모양처론’을 탄생시켰고,‘신현모양처론’은 경제위기를 계기로 노동시장에 뛰어든 여성들을 경제주체가 아닌 남성의 조력자로 재위치시켰다. 배 교수는 “여성은 그 자신의 실직이 문제되는 노동자로서가 아니라, 실직 위기에 처한 ‘고개 숙인 가장’을 격려하고 지원할 주부로만 재현됐다.”고 지적한다.‘신현모양처론’은 경제력을 획득한 기혼여성을 ‘미시족’이라 딱지 붙여 소비주체로 전락시키는 한편, 생계 걱정 없는 중산층 여성들은 ‘더욱 고도화된 전업주부 역할’에 몰두시키는 현상을 초래했다. 배 교수는 “경제 부양보다는 가족 내 계급재생산이라는 면에서 여성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자신이 가진 역량과 경제적·사회적 자본을 모두 투자해 남편의 사회적 성공과 자녀의 학업성적에 몰두하는 어머니 노릇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때 ‘신현모양처’는 경제 주체가 아닌 교육이란 ‘가족사업’의 대리자 역할만 부여받는다. 배 교수에 따르면, 성별분업의 기본적 젠더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여풍’도 ‘알파걸’도 아직은 실체 흐릿한 허상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2007 대선 릴레이 시론(12)] 여성정책 토론 활성화를/이영자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2007 대선 릴레이 시론(12)] 여성정책 토론 활성화를/이영자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1997년과 2002년에 이어 세 번째로 대선후보 초청 여성정책토론회가 지난달 28일과 30일에 걸쳐 개최됐다.80여개 여성단체와 여성신문사 주관으로 민주노동당 권영길, 창조한국당 문국현,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들과 토론을 가졌다. 여성들 간에 계급적 격차, 지역적 격차, 집단적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극소수 여성의 ‘권력화’가 나타나는 오늘의 한국 현실에서 ‘범여성’ 토론회가 여전히 유효했던 것은 성차별적 사회구조가 여전히 뿌리 깊을 뿐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양극화가 ‘여성노동의 주변화’와 ‘빈곤의 여성화’를 통해 다수 여성들의 삶을 더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은 ‘정책실종’,‘정당실종’이 두드러진 ‘최악의 상황’에서 국민이 그 ‘최대의 피해자’라는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 그 배경에는 특히 대선 후보들의 기본 자질과 리더십에 관한 논란과 불신이 자리잡고 있기에 이 토론회에서도 후보의 도덕성,‘정치공학’의 행보, 개인적 경력과 정치적 입장과의 자기모순 등을 따져 물었다. 하지만 그 응답들은 역시나 자기정당화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면의 제약상 이 토론회에서 향후 중요한 여성정책으로 다루어진 세 가지 의제에 대해서만 살펴본다. 첫번째 의제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에 대한 이중, 삼중의 차별 해소를 위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기준을 확립하고 그 비교대상을 동일한 기업, 동일한 산업으로 확대시키는 방안이었다. 네명의 후보 모두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법제화에는 찬성하였으나 그 범위를 동일한 산업분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권영길 후보만 찬성이었고, 나머지 후보들은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두번째 의제인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에 대해서는 네명의 후보 모두가 찬성을 했지만 각기 역점을 두는 부분은 달랐다. 전체 시설 대비 국공립 보육시설 비율을 정동영 후보는 15%, 문국현 후보는 30%, 권영길 후보는 50%까지 늘리겠다고 한 반면에, 이명박 후보는 민간 보육시설의 서비스 질의 향상을 더 강조했다. 세번째 의제인 성평등 정책의 추진기구 강화에 관해서는 네 후보가 다 찬성하는 입장이나 각론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이명박 후보는 기존의 여성가족부를 강화하는 방향에서 성평등 정책기구의 재편을 약속했는가 하면, 정동영 후보는 ‘정부 부처 축소’의 대원칙 하에서 여성가족부의 향방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성평등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성인지 예산제도의 실질화 방안과 관련하여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는 ‘성인지정책센터’의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영길 후보는 전 부처를 대상으로 성인지 예산을 총괄하는 추진체계로서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여성가족부로 구성되는 전담조직과 대통령 산하에 ‘(가칭)성인지 예산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성 평등 정책이 뒷전으로 밀리는 국가정책이 아니라 국정의 근간을 이루어야 하는 것이라면 한국 현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선거 때마다 후보의 ‘벼락치기 공부’나 ‘임기응변식 공약’만으로는 절대 부족하다. 따라서 여성정책 토론은 선거철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일상적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아야만 한다.
  • [베리타스·에듀PSAT硏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자료해석11

    [베리타스·에듀PSAT硏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자료해석11

    비율의 평균적 배분이란 통계적 용어로 설명하면 가중평균과 같은 의미이다.2가지 이상의 비율 평균을 이용하여 비율값을 가지는 원값의 도수를 추정하는 과정을 비율의 평균적 배분이라고 한다. ☞ 비율의 평균적 배분 (이론 및 실전문제) 바로가기 일반적으로 같은 도수를 가지는 원값들의 비율 평균은 단순한 비율값의 산술평균으로 구하면 되지만 도수가 다른 원값들의 비율 평균은 원값들의 도수가 가중치로 작용한 가중평균을 구해야만 그 값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비율의 평균값을 이용하여 어느 쪽의 원값이 큰 도수를 가지고 있는지를 추정하는 것이 평균적 배분이므로 본래는 약간의 방정식을 이용하여 그 정확한 값을 밝혀낼 수 있지만 실제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는 방정식보다는 수의 개괄적인 흐름을 이용하여 도수의 크기를 정확히 산정하기보다는 어느 쪽의 도수가 더 큰지만을 주로 판단한다. 다만 최근 문제의 흐름 속에는 정교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도 가끔 나타나고 있으므로 정밀한 계산을 하는 과정도 같이 소개하기로 한다. 예. 다음 자료들을 종합하여 지문의 진위를 추정해 보자. 1.1996년 노동자의 수는 남성 노동자의 수가 여성 노동자의 수보다 많다? -1996년 여성의 비정규 노동자 비율은 38%이고, 남성의 비정규 노동자 비율은 8,5%로 여성의 비율이 현저히 높으므로 외관상으로 상기의 지문은 틀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여성노동자와 남성노동자 각각에서의 비율이므로 실제의 원값(성별 비정규 노동자의 수)은 비교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나 전체의 값이 있으므로 비율의 평균적 배분을 통해서 그 원값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다. -본래 여성과 남성 노동자의 수가 같다면 비율의 평균은 단순한 산술평균으로 구할 수 있으므로 23.25%가 되어야 하지만 실제의 평균은 전체로 표현된 19.9%이다. 이것을 이용하여 여성노동자와 남성노동자의 비율을 정확한 계산으로 구하면, 여성 노동자의 비율을 x라 하자. 38x+8.5(1-x)=19.9 x=0.39 따라서 여성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39%를 차지하고, 남성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61%를 차지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실제의 답은 평균의 편향된 모습을 통해서 파악한다. 산술평균인 23.25보다 실제의 평균인 19.9가 작은 쪽으로 편향되어 있으므로 작은 쪽 수치의 도수(또는 비율)가 큰 것이므로 작은 쪽 비율인 남성 노동자의 수가 여성보다 많다고 결론짓는 것이 바로 비율의 평균적 배분인 것이다. 2. 성별 비정규 노동자의 수는 여성이 남성의 4배를 넘고 있다? -역시 외관으로는 여성 비율인 38이 남성 비율인 8.5의 4배를 초과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앞에서 계산한 것처럼 남성노동자의 비율이 여성노동자 비율의 약 1.5배에 해당하고 있으므로 이를 감안하여 비교하면,38×0.39=14.8 8.5×0.61=5.18이므로 비정규 여성노동자의 수는 비정규 남성노동자 수의 3배 정도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이승일 에듀 PAST연구소 소장
  • 문학전문 인터넷방송 ‘문장의 소리’ 16일 공개방송

    국내 유일의 문학전문 인터넷방송 ‘문장의 소리’(http://radio.munjang.or.kr)가 16일 오후 7시 서울 홍대역 부근 여성노동자회관에서 100회 특집 공개방송을 진행한다. 애청자 40명을 초청해 진행되는 이번 특집방송 현장에는 시인 안현미, 소설가 편혜영, 문학평론가 복도훈 씨 등이 참석해 문학이야기를 들려준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홈페이지 테마이벤트 게시판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 이랜드 “65억피해” 민노총 “불매운동”

    비정규직 근로자 해고에 대한 항의로 이랜드 노조원 2600여명이 8일 매장 13곳을 점거·봉쇄하면서 이랜드 계열의 전국 홈에버 및 뉴코아 매장에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이랜드 사태는 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른 대표적인 갈등 사례로 각 사업장들의 ‘차별시정’이 본격 접수될 경우 비정규직을 둘러싼 갈등이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랜드 노·사는 10일 재협상을 벌인다. 이와 관련, 노동부 관계자는 “전국 300인 이상 사업장 1800여곳에 대한 비정규직보호법 관련 실태조사에 나섰다.”면서 “이랜드와 뉴코아 등에 대해서도 이미 실태조사를 마치고 특별 근로감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검토”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는 노조원 300여명이 계산대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고, 경찰 병력 9개 중대 800여명이 매장의 출입구를 봉쇄해 긴장감을 더했다. 뉴코아 아웃렛 강남점과 킴스클럽에도 노조원 400여명이 출입구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뉴코아 야탑점에서는 매장에 진입하려는 노조원과 경찰간의 몸싸움으로 노조원 이기륭(34)씨가 부상을 입었다. 노조원들은 “홈에버와 뉴코아를 이용하지 말아 달라.”며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평화의교회 박경양 목사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줄 임금이 아까워 법망을 피하기 위해 용역으로 전환하는 것은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주말 쇼핑못해 분통 점거 농성으로 발길을 돌린 이용객들은 “사태가 계속될 경우 홈에버 매장을 이용하지 않겠다. 누구의 잘못을 떠나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코아 강남점을 찾은 변모(55·자영업)씨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비정규직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면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물리력을 동원해 시위하는 것은 바람직한 해결 방법이 아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월드컵몰점 이용객 박모(24·대학생)씨는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는 한 앞으로는 홈에버를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홈에버 및 뉴코아 노조측도 “사측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9일부터 본격적인 불매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찮다. 이미 서울 송파구청, 광주시청, 서울대병원 등에서는 기존 비정규직의 계약해지나 용역 전환을 둘러싼 갈등이 노출되고 있다. ●사태 다른 사업장으로 비화될까 이랜드 노사는 점거 농성에 앞서 지난 7일 노동부의 중재 아래 2시간여 동안 교섭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중단됐다. 이랜드그룹은 이날 영업 중단으로 65억원의 막대한 매출액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랜드노조 측은 “이번 사태의 원인인 비정규직법을 악용해 비정규직을 대량해고한 회사측의 책임으로 사측이 해결책을 마련할 때까지 전국 단위의 농성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또 “이랜드 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마당에 한 달 동안 대화를 갖자는 사측의 제안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 사정에 맞춰 법적으로 허용된 ‘외주화’를 택한 것일 뿐”이라면서 “매장을 볼모로 하는 폭력적인 투쟁을 하는 상태에서는 자유롭고 공정한 교섭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동구 임일영 류지영기자 argus@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여성운동 대모 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여성운동 대모 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

    진해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원로 여성학자 이효재(83) 전 이화여대 교수가 오랜만에 서울에 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창립 2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한 여성학자는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데 선생님 곁에만 가면 깊은 감화를 받는다.”며 그의 존재를 불교의 ‘큰스님’에 비유한 적이 있다. 그래서 1년에 두 번씩은 그 ‘기’를 받기 위해 진해에 다녀온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알아서인지, 이 교수도 서울에서 후학들이 청하면 마다하지 않고 올라온다. 그러나 근래 들어 언론과의 인터뷰는 거절해 왔다. 언제부턴가 자신의 말이 너무 길어지고, 반복이 많다는 걸 발견하고부터라 했다. 그러나 서울 나들이길에서 어렵게 만난 이 교수는 매우 정정했고 흐트러짐이 없었다. 중간중간 가쁜 숨을 한꺼번에 몰아쉬었던 것 외에는. ▶진해로 낙향하신 지 10년이 됐습니다. 연구 열정이 여전하신 것 같아요. “내려갈 때 조선시대 가부장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그 결과가 2004년 ‘조선조 사회와 가족’ 책으로 나왔습니다. 작년에는 평전 ‘아버지 이약신 목사’를 냈습니다. 개인적 동기도 있었지만 식민지와 분단시대를 살아온 한 가족의 삶을 통해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어요. 서울사람의 역사만이 역사는 아닙니다. 지방의 민중사도 소중한 사회사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도 가족사를 쓰라고 권합니다.” 그 뒤로 약 1년 쉬었지만 이제 새로 일을 시작하기는 어렵다고 느낀다. 대신 ‘죽을 준비’로 쌓아놓은 강의노트와 사회운동 자료, 사진, 문건들을 정리해 자신의 ‘지성사’를 엮어보고 싶다고 했다. ▶유치하신 ‘기적의 도서관’이 개관 3주년을 맞았지요. “이곳 청소년들을 조사해 봤더니 75%가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답이 나왔어요. 문화욕구를 풀 길이 없었던 거지요. 마침 방송캠페인이 있기에 백방으로 뛰어 어린이도서관을 설립했습니다. 자원활동가 엄마들과 어린이들이 책과 그림, 비디오, 각종 문화 프로그램들을 즐기며 얼마나 활기있게 움직이는지, 파급효과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사장됐던 여성들의 능력을 끌어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공동체의식을 강화하는 것. 이 교수는 진해 도서관 사례에서 앞으로 여성운동이 가야 할 길을 본다고 한다. ▶진보적 여성운동단체라 할 수 있는 여성단체연합과 여성민우회가 올해로 창립 20년이 됐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사회개혁을 위한 여성운동 단체가 가능할지,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가족법개정 운동이 있긴 했지만 여성해방, 평등사회를 요구하는 급진적 여성운동은 처음이었거든요.20년 동안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려 성장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생각됩니다.70년대 여성노동자투쟁과 더불어 활성화된 여대생운동 조직기반이 있었던 덕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권인숙사건, 정신대문제 제기에 이어 가족법 개정, 공보육도입, 호주제 폐지 등 많은 제도개혁 성과를 이뤄냈어요.” ▶국민의 정부 이후 여성운동단체가 행정부, 입법부 등에 많은 정치인을 배출하면서 권력화됐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민주사회에서는 정치를 비롯한 광범위한 분야에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이뤄져야 합니다. 여성운동가도 개인의 선택에 따라 정치참여를 할 수 있지요. 개혁적 정부가 개혁성과 경험을 갖춘 여성운동가를 요직에 기용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활동가들이 운동을 정치적 출세의 수단으로 삼는다거나 권력으로부터 분별없이 혜택을 얻기 위해 종속적 관계를 유지한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겠지요. 그러나 운동단체가 정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독립적 권력’을 갖는 한 이를 ‘권력화’라고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이 교수 자신은 평생 정치와는 선을 긋고 학자와 사회운동가로서 자리를 지켰다. 이는 순전히 독재정부에 대한 혐오감 때문이었다고 한다. 박정희 정권 때 회유를 물리쳤고,1980년 ‘서울의 봄’ 이후 각종 민주화요구 서명을 주도한 결과 돌아온 것은 해직교수라는 멍에였다. ▶여성운동이 중산층 여성들의 이익옹호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70년대부터 80년대 초까지는 여성운동도 노동문제에 관심이 컸어요. 그러나 노동운동이 자체 조직화돼 여성운동과 거리를 두게 되면서, 대학출신 주부들과 사무직 여성들이 여성민우회를 조직하게 된 겁니다. 이후 민주화운동과 법개정, 제도개혁운동에 집중하면서 빈민층, 노동자계층의 삶을 이슈화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요. 이번에 서울에 와서 보니 이 부분을 반성하고 빈민여성과 소외계층 문제를 새 과제로 삼겠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여성운동이 가야 할 방향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방화시대와 풀뿌리민주주의 발전 쪽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평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개혁은 웬만큼 이뤘습니다.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평등을 구체화하여 진정한 변화를 실현하도록 해야 합니다. 민법 개정, 성매매 금지 등 여성운동의 성과들이 사회의 역공(逆攻)을 받는 것은 아직도 우리의 관습 속에 차별과 대립, 폭력과 억압이 있기 때문이에요. 지역의 풀뿌리 단위, 혹은 각 전문분야별 수준에서 새로운 문화를 싹틔워 가도록 하고 중앙 여성단체는 이를 연결시키는 미디에이터( mediator) 역할을 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통 사회의식이 없습니다. “그동안 여성들이 짓눌려 산 데 대한 반작용으로 정체성 찾기와 전문성 개발, 열심히, 당당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기가 행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나 자기주장, 개성만으로는 고립되어 성장에 한계가 온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친지, 이웃, 직장동료, 지역사회 등과 연대를 넓혀가야만 능력이 증가되고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민주화운동을 하신 입장에서 참여정부의 지지율 저하를 어떻게 보십니까. “참여정부가 제도개혁, 절차적 민주주의, 비리척결, 가부장적 권위주의 청산 등 한 일도 많았죠. 문제는 내가 지방에 있어 보니까, 열린우리당이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요. 정당이 풀뿌리들의 지지를 받아서 활동해야 하는데, 서울에서 자기들끼리 오직 대통령, 국회의원 되기 위한 목적으로 합쳤다, 헤어졌다 하는 겁니다. 민주화세력들 이제는 흩어져야 합니다. 서울에서 지방으로 파고들어 풀뿌리민주주의 싹을 틔워야 해요. 그동안 뿌려놓은 씨앗들이 여기저기 보이긴 하거든요.” ▶진보세력 일각에서는 차별화를 위해 앞으로 한나라당이 집권해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민주적인 정당정치에서 집권세력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요. 그러나 보수 정당이 아직도 냉전시대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언제까지 보수는 반북·반공·친미를 해야 한다고 할까요. 진보 진영도 마찬가지예요. 친북·반미로 언제 우주화시대를 따라가겠습니까. 과학이 발전해 환경문제가 심각하고 여자 난자를 팔아 줄기세포를 만들자는 세상이에요. 보수·진보 모두, 우리가 진정 지키고 보호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새로운 질서와 문화가 생겨나고 있는 것을 잘 봐야 합니다.” 서울 일은 잘 모른다면서도 시대를 읽는 통찰력이 예리하게 느껴졌다. ysh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이 효재 그는… 1924년 경남 마산 출생(만 83세). 이화여대 영문과를 2년 다닌 뒤 미국 앨라배마대, 컬럼비아대,UC버클리에서 사회학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귀국 후 1958년부터 이대에서 교편을 잡기 시작. 여성학과 가족사회학 분야에서 선구적인 연구업적을 쌓는 한편, 실천적 운동에도 앞장서 평우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진보적인 여성단체들을 주도적으로 결성했다. 지은희, 신혜수, 이미경, 장하진, 최영희 등이 그의 제자.1980년 반체제 지식인으로 분류돼 해직되기도 했다.1990년 이대교수직 은퇴 후 1997년부터 제2의 고향인 경남 진해로 낙향. 이곳에서 부친이 세운 경신사회복지재단 부설 사회복지연구소 소장직과 진해어린이도서관 운영위원장을 맡아 지역사회운동을 벌이고 있다.‘여성해방의 이론과 현실’(1979)‘분단시대의 사회학’(1985)‘조선조 사회와 가족’(2004) 등 저서. 제1회 비추미 여성대상(2002), 제4회유관순상(2005) 등을 수상했다.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초대석] 이석행 민주노총 5대위원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초대석] 이석행 민주노총 5대위원장

    이석행(48)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은 온건파인가, 강경파인가. 이 위원장을 온건파로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29일 그의 첫 기자회견 뉴스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온건파라더니 아니네.” 이 위원장은 회견에서 “파업투쟁을 통해서 노동자의 조직역량이 강해져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 장기투쟁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와 180명의 구속자 문제 해결을 내걸었다. 마오쩌둥을 연상시키는 ‘현장대장정’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잦은 파업, 강경시위는 시민들만 짜증나게 했을 뿐 아무런 위력이나 실익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지도부 비리사건, 내부 폭력사태 등과 겹쳐져 민주노총의 위기론까지 자초했던 터다. 이 상황에서 이른바 ‘온건파’의 당선은 변화를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꽤 센´ 발언으로 이런 예상에 물음표를 찍게 했다. 약간의 긴장감을 갖고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만난 이 위원장은 뜻밖에 사람좋은 ‘배추장수´ 인상이었다. 충청도 억양, 내려간 눈꼬리에 시종 미소가 입가를 떠나지 않아 외모로만 본다면 분명 그는 ‘온건’했다. ▶해고노동자 출신인데 어떻게 해고됐습니까. “대동중공업이 두원그룹으로 매각된 다음 해인 1991년 해고됐습니다. 당시 윤석양 이병이 양심선언을 하고 보안사의 정치사찰 문서를 공개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제가 267번째로 나왔습니다. 조합원 20명의 임금을 옷장에서 훔쳐 해고됐다는 내용이었는데, 이게 ‘말’지는 물론 주간 노동자신문에 박스기사로 실린 거예요. 너무 분하고 황당하여 보안사 앞에 가서 ‘보안사 해체하라’고 유인물을 돌리며 항의했죠.” 회사는 항의하는 그를 오히려 ‘회사 무단이탈’‘회사 명예훼손’을 이유로 해고했다. 더욱 황당해져 법에 호소했지만 대법원까지 가서 졌다. 그때는 젊은 정열이 넘쳤고,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믿던 때였다. 사법부에 대한 절망과 불신감이 들었다고 했다. ▶처음 노조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요. “전북기계공고를 나왔습니다. 정밀가공사 자격증만 따 나가면 잘 살 수 있다고 해 그런 줄 알았습니다. 졸업하고 상공부장관 추천을 받아 진주 대동중공업에 취직했는데 이게 딴판이에요. 일당이 770원이었는데 월급으로 10만원을 받았습니다. 일요일도 없었고, 연장근무를 얼마나 했으면 이만 한 돈을 받았겠습니까. 누가 와서 노조 만들면 일요일과 ‘4대절’ 빨간날은 모두 놀 수 있다고 말해 따라가서 교육부장 맡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 같은 ‘강성’이 됐나요. “1984년도에 한국노총 1주일 코스 ‘새마을 교육’을 받고 깜짝 놀랐어요. 이름만 ‘새마을 교육’이지 노동 교육이었어요. 김금수(전 노사정위원장), 천영세(민주노동당 의원)씨가 강사로 나왔고, 함께 교육을 받았던 여성노동자들이 서울에 한번 놀러 오라고 해요. 청춘이라 1주일 후 서울로 올라갔죠.” 그때 여성들이 서울대 다니다 현장에 들어온 ‘학출’운동가였다. 노조운동은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며 혼을 냈고 이때부터 월2회,1박2일씩 상경 학습이 시작됐다. 다음 해에는 문성현(민주노동당 대표)씨 등을 만났고 이불 속에서 ‘불온서적’을 탐독하기에 이르렀다. 본격적으로 파업을 주도하거나 연대투쟁에 가담하는 운동가가 되었다. ▶해고노동자인데 어떻게 민주노총 조합원 자격이 있었지요. “제가 전과 7범이라 정식 취직은 못합니다. 대신 비정규직으로 작은 공장에서 선반공으로 일하며 서울 동부 금속지역노조에 가입했죠. 비정규직으로 위원장이 된 것은 제가 처음입니다.” 이 위원장은 선반공으로서 촉망받는 기술자였다. 해고된 뒤는 물론,2005년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그만두고 나서도 금형공장으로 돌아가 선삭 일을 하였다.‘엄마냄새 ’다음으로 ‘기름냄새’가 좋다는 그는 죽을 때까지 현장 노동자로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현장’을 강조하고 계신데 ‘현장’의 힘을 몰아 더욱 세게 나가는 것 아닌가 걱정됩니다. “맞습니다. 힘이 되는 만큼 교섭을 요구할 겁니다. 지금 걱정이 ‘제조업 공동화’입니다. 남아 있는 굴뚝산업 자동차, 조선, 반도체 정도입니다. 이거라도 제대로 지키는 민주노총이 돼야 합니다. 제조업들이 외국가는데 정부는 서비스산업, 관광산업 외치다 실업률이 이렇게 됐습니다. 힘을 갖고, 정부 정책 초기단계서부터 개입해 들어갈 겁니다. 이렇게 되자면 민주노총이 파업을 해도 콧방귀 뀌는 상황으론 안 됩니다.” 그러나 파업은 수단이지 목적은 될 수 없다고 못박는다. 이 일로 내부에선 욕먹지만 이론이 아니라 체험으로 굳어진 신념이기에 현장에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현장대장정은 앞으로 6개월간 텐트를 들고 떠나려 한다. 우선 2월 한달간 서울 사무직을 순회한 후에는 20만 조합원이 파업 안되면 촛불집회라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낼 작정이다. ▶이수호 전 위원장 때 추진했던 사회적 교섭 재개를 기대해도 될까요. “우리 의견을 반영하는 시스템이 되면 전체 조합원의 찬반투표를 거쳐 그 힘을 받아 들어가겠습니다. 정부가 틀 만들어놓고, 받을래 안 받을래 하는 식으론 안 됩니다. 현장에는 교섭하자는 소리가 높습니다.2004년 당시, 정부와 민노총 간에는 노사정·노정의 중층적 교섭틀이 합의돼 가고 있었습니다. 실무자들이 대화를 거부해 깨졌지요. 이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데서부터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폭력적인 거리 시위에 시민들이 지쳐 있는데요. “비정규 법안, 자유무역협정(FTA) 거리 시위는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한 가족에 한 명 꼴이나 되고 FTA는 민족 정체성과도 관련된 일입니다. 또 임금인상 요구만으로는 민주노총 존재의미가 없습니다. 제도개선, 정치운동을 통해 소외 계층의 공감을 얻어야지요. 다만 폭력시위는 다분히 유도된 측면도 있지만, 오는 8일 공식 취임식 때 비폭력투쟁을 선언하겠습니다. 경찰이 밟고, 잡아가도 저항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경영계는 산별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들을 테이블로 끌어낼 복안은 있습니까. “산별노조가 정착되면 기업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을 설득하겠습니다. 주택, 교육, 의료비 등 기업의 후생복지비 지출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런 부분을 정부와 함께 교섭하면 기업이나 노동자나 걱정없이 일할 수 있게 되지 않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노동장관을 만나겠고, 산자부, 행자부, 교육부 등 누구라도 찾아가겠습니다.” 이 위원장은 누구와도 대화를 피하지 않겠다며, 자신은 ‘더디게 발전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열려 있음을 뜻하는 이 말은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유인 듯도 싶었다. yshin@seoul.co.kr ■ 이석행 위원장은 1958년 충남 청양 출생. 광산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 이후 기성회비를 한번도 못내고 초등학교를 졸업했다.14세 때 광산에 들어가 아침 여섯시부터 노동자로 일하고 밤 1시까지 재건학교에서 공부한 뒤 귀가하는 생활 끝에 학비를 모아 중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나 학비를 보태주던 누나가 결핵에 걸리는 바람에 서울로 올라가 구두닦이를 했다. 또다시 2년간 돈을 벌어 고향에 내려와 중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는 박정희 대통령 때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정책적으로 세운 전북기계공고(익산)를 다녔다. 돈이 안 들고 취직 걱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1977년 대동공업에 병역특례자로 입사해 이때부터 금속노동자가 됐다.1980년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위원장을 2회 지냈다. 해고된 뒤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사무차장, 전국자동차산업연맹 부위원장을 지냈고 1988년 전국금속산업연맹 부위원장을 거쳐 2004년 민주노총 4기 이수호 위원장의 러닝메이트로 사무총장이 됐다.2005년 민주노총 내 금품비리 혐의로 지도부가 총사퇴할 때 물러났다. 민주노총 내 온건파인 국민파로 5기위원장 당선. 월수 150만원 정도의 선반공 임금과 강의료, 아내가 액세서리에 구슬을 붙여주고 받는 돈 60만원으로 살아가는 노동자다.
  • [영화단신]

    2006 여성영화인축제가 14일 광화문 미로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7회째로 한 해 동안 여성영화인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 이날 오후 7시30분 총 8개 부문에 걸쳐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시상한다. 공로상은 원로배우 이경희씨로 선정됐다. 이에 앞서 70년대 동일방직 여성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이혜란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리들은 정의파다’와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영화 프로젝트인 ‘시선’ 시리즈 가운데 여성감독이 연출한 ‘그녀들의 시선’, 단편 ‘착한 아이’와 ‘땐싱보이’도 상영된다. CJ CGV(대표 박동호)는 오는 20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두 가지 이벤트를 마련했다. 가장 오래된 티켓을 소지하고 있는 고객을 찾는 ‘태고의 티켓을 찾아라’ 이벤트를 펼쳐 10명의 고객을 뽑아 10돈 상당의 황금티켓을 증정한다. 자신이 소지하고 있는 티켓의 사진을 찍어 20일까지 홈페이지(www.cgv.co.kr)에 올리면 된다. 당첨자는 26일 홈페이지에 발표.
  • 본지 ‘마이너리티’ 대한민국 인권상

    본지 ‘마이너리티’ 대한민국 인권상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처음 제정한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 서울신문사 ‘마이너리티 리포트’ 제작팀 등 17개 단체 또는 개인을 선정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인권문화(언론) 분야 수상작인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동성애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혼혈인, 성매매피해 여성 등 소수자의 인권 문제를 다룬 기획 연재물로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서울신문에 10회에 걸쳐 게재됐다. 인권위는 지난해까지 인권위원장 명의로 인권활동가나 단체에 포상을 했으나 올해 ‘대한민국 인권상’으로 확대, 개편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8일 세계인권선언 58주년 기념식에서 같이 열린다. 인권위는 수상자 가운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전 상임의장 임기란씨와 법무부 원주교도소 소속 곽병은씨는 각각 국민훈장 석류장과 근정포장을 함께 수여해 주도록 행정자치부에 추천했다. 이밖에도 한국교육방송공사 ‘똘레랑스’ 제작팀, 한센병보상청구소송일본변호단,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광주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 성안드레아정신병원,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등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오늘의 눈] 四字成語에 비춰본 정치권/박찬구 정치부 차장

    현실이 위중해서일까. 스산한 가을 바람에 마음은 벌써 세밑으로 달린다. 올 한해 지나온 길을 사자성어(四字成語)로 갈무리한다면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조반유리(造反有理). 북핵 사태는 누구의 책임인가. 궁지에 몰린 정권의 무모한 승부수인가. 한민족의 감성적 포용정책이 빌미를 제공한 것인가. 따지자면 ‘세계화의 첫 전쟁’,‘폭력의 유목화’로 일컫는 이라크전을 세계에 강요한 미 부시 정부의 메시아주의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항거에는 이유가 있다.’며 문화대혁명을 기획·연출한 마오쩌둥이라면 북핵 사태에 어떤 어록을 덧붙일까. 물론 정세의 냉정한 진단이나 전망과는 별도로 내년 대선을 겨냥한 이념대결의 수위는 잔을 넘칠 조짐이다. #화중지병(畵中之餠). 올 들어 정치권에서 제기된, 그나마 생산적인 화두는 ‘뉴딜’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대타협’을 제안한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쪽도 현실화 가능성에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럼에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고민에서 ‘사회적 대타협’의 절실함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만의 게임과 정쟁이 난무한 정치권에서는 ‘그림의 떡’이긴 하지만…. #승자독식(勝者獨食). 시장의 논리가 공동체의 가치를 잠식한 지는 오래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시장’이라는 바퀴 하나로 삐걱대며 굴러간다. 내년 노동계의 화두인 산별노조가 대안의 물꼬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현실로 상징되는 양극화 현상을 치유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미 브루킹스연구소가 최근 해밀턴 프로젝트에서 자국의 견고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으로 ‘폭넓은 계층을 포괄하는 동반성장’을 제시했듯이, 우리에게도 사회안전망으로서 패자부활전을 보장하는 것이 미래 담론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은 절박하다. 세밑엔 어떤 단상이 꼬리를 물까. 박찬구 정치부 차장 ckpark@seoul.co.kr
  • ‘이혼고아 1천명’ 그들의 현주소는

    부모의 이혼으로 고아 아닌 고아가 되는 아이들이 매년 1000명에 달한다고 조사될 정도로 최근 ‘이혼고아’가 급증하고 있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부모의 이혼으로 고아가 돼 아동보호시설에 들어간 아이들은 4394명에 달한다.13일 오후 10시5분 방송되는 EBS ‘똘레랑스’는 이혼고아가 전체 아이들의 절반이 넘는 보육시설 현황과, 부모가 한명인 가정에서 겪는 양육의 어려움을 담았다. 이혼 후 한 부모 가정의 가장이 된 부모들은 모자 가정의 경우 경제적인 어려움을, 부자 가정의 경우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특히 극빈층의 한 부모 가정은 양육과 부양, 두가지 중 한가지를 포기해야 생활이 가능할 정도이다. 프로그램은 한 부모 가정의 부모와 아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지원이 무엇인지 대안을 찾는다. 지난해 평균 352쌍이 이혼했으며 그 중 미성년 자녀를 둔 경우가 80%에 이른다. 서울의 어느 보육시설은 75명 중 60% 정도가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다. 아버지의 발길이 뜸해진 뒤 밤낮 컴퓨터 게임에 빠진 경훈이와, 홀로 남겨졌다는 외로움 때문에 심리치료까지 받고 있는 솔미의 사례를 통해 이혼 고아들의 실태를 살펴본다. 또 양육과 부양의 의무를 짊어진 한 부모 가장들의 홀로서기도 생생하게 전달한다.1년 전 이혼한 전선미씨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는 데 온갖 정성을 다하고 있다. 부자가정의 경우, 자녀 양육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5년 전 이혼한 뒤 가사와 육아에 조금 익숙해졌다는 양창호씨는 돈 버는 일도 포기하고 딸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이들에게는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최근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는 이혼 후 여성 한 부모 가장을 위해 영·유아 보육서비스를 시작했다. 군산 늘빛지역아동센터는 이혼한 부모를 위한 강의를 개최하고, 오후 9시까지 공부방을 운영한다. 최근 법무부는 미성년 자녀양육문제에 대한 협의 없이 이혼이 불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한다고 한다.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도 들어본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임신땐 해고 공포”…멀고도 먼 2세 낳기

    “임신땐 해고 공포”…멀고도 먼 2세 낳기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위기의식이 높지만 정작 저출산 극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업들은 여성의 출산과 임신이 달갑지 않은 모습이다. 범정부적으로 저출산 극복을 위한 구호는 요란하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임신과 출산이 해고 사유가 되고, 공직 사회 내에서도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있다. 최근 5개월간 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 전화에 접수된 상담 내용들은 출산친화 문화가 아닌 반(反)출산 문화의 현실을 보여준다. 평등의 전화측은 “정부가 저출산 대책을 추진한다고 해도 현장에서 임신 여성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에는 변화가 없다. 임신과 출산 때문에 해고됐다는 상담도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평등의 전화에 접수된 100여건의 모성보호 상담 사례 가운데 대표적인 경우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해고다. 서울의 모 치과에서 간호사로 2년째 근무하던 A씨는 임신 6개월이 되자 쫓겨날 처지가 됐다. 원장 의사로부터 보기 안 좋다는 이유로 사직 권고를 받은 것이다.A씨는 “원장이 임신해서 보기 안 좋고 힘들어 하니 일도 못한다며 나가라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제조업체에 근무하던 30세 여성은 지난 2월 출산휴가를 끝내고 출근을 하니 이미 책상이 치워져 있었다. 그는 “출산휴가 중에 회사에서는 이미 정리해고 대상으로 결정해 나 대신 계약직 직원을 채용해 놓고 있었다.”고 황당해했다. 미용업체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30대 B씨는 산전후 휴가가 끝나 출근을 일주일 정도 앞둔 상황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B씨는 “회사에 항의를 하니 다른 지점으로 옮기라고 하더라. 출산 전에는 지점장으로 근무를 했는데 다른 지점의 텔레마케터로 일하라고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직접적으로 해고 통보를 하지는 않지만 퇴사를 종용하는 사례도 많다. 엉뚱한 부서로 발령을 내거나 직급을 강등시켜 회사를 나가도록 유도하는 경우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했던 C씨는 산전후 휴가 90일을 쓰고 복귀를 했더니 팀장에서 팀원으로 강등돼 있었다. 그는 “임신 전에 영업부 팀장을 맡고 있었는데 복귀 직전에 팀장을 면하게 됐으니 팀원으로 일하라는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와서 보니 영업 경험이 없는 엉뚱한 사람이 팀장으로 와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라는 소리인지 너무 분하다.”고 했다. 공기업에 다니는 20대 여성도 지난 3월 엉뚱한 배치를 받았다. 기술직으로 정산을 담당하던 그는 출산 후 90일 만에 출근을 했더니 고객창구 업무로 담당업무가 바뀌어 있었다. 30명 규모의 기업체에 다니던 D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사업주가 임신한 그의 얼굴에 대고 담배연기를 뿜어댄 것이다. 그는 “화가 나 항의를 했다가 그만 두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억울해했다. 임신과 출산이 죄가 되는 것은 규모가 작은 민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출산친화 문화를 이끌어야 할 국가 기관에서조차 임신 여성을 홀대하는 상황이다. 어린이집 교사인 E씨는 지난달 출산 예정일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묶어쓰려다 담당 구청 직원에게 욕을 들었다. 어린이집 원장이 허락한 사안에 대해 담당 구청 직원은 “요즘 그런 용감한 X이 어딨느냐.”며 사직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실업수당을 받으려다 임신이 걸림돌이 된 경우도 있다. 직장에서 해고돼 고용안정센터에 실업수당을 신청했던 한 실직 여성은 ‘임신한 상태이기 때문에 구직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답변만 들었다. 그는 “남편은 행방불명이 된 상태고 두 돌된 아기까지 있는 가장이기 때문에 직장을 구해야 하는데, 배도 안 나온 사람에게 국가기관에서 임신 때문에 구직 능력이 없다고 할 수가 있느냐.”면서 “나중에 담당직원의 착오로 드러나긴 했지만 어이가 없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모성보호 고용지원금 실효 거둘까 산전후 휴가, 유·사산 휴가, 육아휴직 등 법 테두리 속의 모성보호 규정은 많다. 당장 7월1일부터는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를 위한 계속고용지원금이 지원되지만 법과 현실의 괴리는 크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 300인 이상 또는 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직장보육시설을 갖추거나 보육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직장보육 의무를 따르는 사업장은 전체 40%도 안 된다. 올 상반기 현재 직장보육 의무 사업장은 모두 817곳으로 이 가운데 직장 보육시설 등을 갖춘 곳은 302곳뿐이다. 지자체의 이행률이 95.5%로 높지만, 학교는 21.8%, 민간은 24.8%로 저조하다. 중앙 정부기관 역시 34.9%에 불과하다. 정부에서 출산·가족 친화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기업들의 동참을 유도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은 탓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직장 보육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출산친화 문화를 유도하고 있지만, 의무로 규정만 할 뿐 제재도 없고 그렇다고 인센티브도 없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법 의무규정 사항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근로기준법은 산전후 휴가 90일을 보장하고, 이 중 60일은 유급휴가로 정하고 있다. 육아휴직 역시 1년 이상 근무자가 생후 1년 미만의 영아를 양육해야 할 경우 10개월∼1년 동안 의무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육아휴직 이용률이 전체 26%에 불과할 정도로 모성보호가 열악하다. 특히 비정규직 여성은 일자리를 보전하는 것조차 어렵다. 때문에 정부는 이달부터 계약직, 파견직 등 비정규직 여성들이 출산 후에도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사업장에 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산전후 휴가나 임신 34주 이후 계약 기간이 끝나는 계약직 직원을 1년 이상 계속 고용하는 사업장에 매월 40만∼60만원을 고용비용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성보호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계속고용지원금이 얼마나 실효성을 보일지 미지수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시네드라이브] 켄 로치 황금종려상 수상 가슴 서늘해지는 이유는?

    [시네드라이브] 켄 로치 황금종려상 수상 가슴 서늘해지는 이유는?

    얼마전 막 내린 칸영화제가 ‘드디어’ 켄 로치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줬다. 이 얘기를 다룬 기사들은 한결같이 그를 미국·영국 제국주의에 문제를 제기해온 좌파 혹은 반골 감독이라 언급했다. 아무래도 수상작 ‘보리밭에 부는 바람’이 1920년대 아일랜드 독립운동을 다룬데다 감독 스스로 이 영화를 9·11 이후 미국사회에 대한 은유라 발언했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수상소식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늘하다. 수상소식에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그의 전작 ‘빵과 장미’였다. 물론 일단 영화가 좋아서다. 영화는 미국의 거대한 소비도시 LA에서 멕시코 출신에다, 그것도 건물청소 같은 허드렛일을 하는 하층 노동자에다, 여자이기까지 한, 그래서 ‘3중’으로 소외당한 자매의 노조설립 이야기다. 이주 여성노동자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노조설립 문제를 두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자칭 인권천국이라는 미국도 별다르지 않게 사는구나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칫 도식적으로 흐를 수 있는 묵직한 주제를 너무도 발랄하게 표현했다. 조금 과장하자면, 연애담으로 봐도 될 만큼 흥미있다. 너무 뚜렷한 방향성에서 나오는 뻔한 웅변이나 프로파간다는 없다.‘좌파감독’이란 꼬리표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이 영화만큼은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빵과 장미’가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에 사는 후배가 전해준 이야기가 남긴 뜨끔함 때문이다. 영화에 히스패닉계 청소부들이 단결해 시위를 벌이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 시위대로 나오는 사람들은 실제 히스패닉계 인권운동가들이란다. 여기까지야 그러겠거니 하겠는데, 더 놀라운 것은 그들이 비판하는 대상이 바로 ‘LA 한인’들이라는 거였다. 대형 슈퍼 체인이나 봉제공장 등을 운영하는 한인들이 히스패닉계들을 혹독하게 부린다는 얘기였다. 어찌나 심하게 다루는지 애초 설움받는 한국인 노동자를 보호하자고 만들었던 한 노동상담소는 아예 한인에게 고통받는 히스패닉계를 보호하는 쪽으로 활동방향을 바꿨단다. 흑백갈등이 워낙 심해 그다지 도드라져 보이지 않을 뿐이란 얘기였다. 켄 로치 감독은 결국 미국·영국의 제국주의만 비판하게 아니었다. 이제 좀 살 만하다고 우리도 어느새 그 제국주의 식탁 위에 숟가락 하나 올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의 수상소식이 서늘했던 까닭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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