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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소수의 교만을 언어로 극복해야”

    “작가, 소수의 교만을 언어로 극복해야”

    ‘문학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78차 국제펜(PEN) 대회가 10일 경북 경주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나이리지아의 월레 소잉카(78)와 프랑스의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2)는 개회식 후 기자회견을 갖고 ‘언어의 자유’와 인터넷 시대의 소통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1986년 아프리카 작가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잉카는 “국가의 힘으로 저지른 테러나 종교의 힘으로 저지른 테러나 모두 테러”라며 “국민의 한 사람인 작가도 (테러의 피해로부터) 비켜 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최고의 무기인 언어를 이용해 소수의 교만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잉카는 하지만 자신은 최고의 무기인 언어를 현실정치에 투영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고백했다. 소잉카는 2010년 나이지리아에서 인민민주전선동맹(DFPF)의 당대표로 실험정치에 뛰어들었으나 설득을 앞세운 계도정치는 좌절됐다. ●“글쓸 자유·읽을 자유 있어야” 소잉카는 자신의 삶을 가리켜 “권력은 구속을 좋아하지만 창조는 끊임없이 영역을 개방하면서 안일함에 도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억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인류는 동일하고 보편적인 생활방식을 갖고 있는데 이를 지역과 고정관념에 따라 규정짓는다면 억압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여성의 성년식을 예로 들면서 “여성이 전통에 따라 가슴을 드러내놓고 춤을 춰도 본인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면 야만적이 아니지만 특정국가의 상원의원처럼 7세 여아와 성매매를 갖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면 이것이 야만”이라고 강조했다. 수년 전 북한에 가 북한 작가들과 합동으로 문학 행사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는 경험담도 털어놨다. 소잉카는 “국제펜대회든 아니든 이런 단체는 일종의 부족이고, 이 부족에 소속된 이들의 임무는 한가지, 글쓰는 것”이라면서 “글을 쓰려면 자유가 있어야 하고, 쓴 글을 읽을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르 클레지오도 “소잉카 교수의 어린 시절, 나도 비슷한 시기에 나이지리아에 머물렀는데 내게 아프리카는 인간보다 자연의 비중이 더 컸다. 이는 식민 지배자의 관점이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르 클레지오는 이어 인터넷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 대한 질문에 “커뮤니케이션을 규제할 때 신중하지 않으면 검열을 떠올리게 된다.”고 경계했다. ●르 클레지오 “소통 규제 경솔하면 검열” 한편 존 롤스톤 소울 국제펜 회장은 “신문지면에선 허용될 수 없는 비방과 인격파괴가 디지털(온라인) 세상에선 범람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과 관련된 일종의 권리장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주선언’으로 불릴 이 선언은 오는 14일 총회에서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오는 15일까지 진행될 이번 대회에선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고은 시인과 함께 ‘나의 삶 나의 문학’을 주제로 문학포럼을 열고 시낭송회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또 탈북 문인 25명으로 구성된 ‘망명북한작가PEN센터’가 회원으로 가입한다. 이번 경주 대회에는 해외 문인 250여명과 국내 문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경주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오늘의 눈] “장미 대신 돈을…” 씁쓸한 성년식/배경헌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장미 대신 돈을…” 씁쓸한 성년식/배경헌 사회부 기자

    기본소득.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국가가 매월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나이나 근로 여부, 재산 정도 등을 따지지 않고 일정액을 그냥 주는 개념이다. 남미 브라질이나 미국 알래스카주 등에서 이미 시행 중인 제도로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논의가 조금씩 시작됐다. 지난 21일 트위터에서 때아닌 기본소득 논쟁이 오갔다. 성년의 날을 맞아서다. 젊은 이용자가 많은 트위터에는 이날 “성년의날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기본소득”, “20대에게 필요한 건 멘토가 아니라 기본소득”이라는 등 기본소득과 관련된 트위트가 수백건 리트위트됐다. 성년의날 선물로 장미보다 돈이 급한 20대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성인이 되는 중압감은 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 2012년에 성인이 된다는 의미는 유명 대학을 나와도 변변한 직장 하나 구하기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취업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출발 신호’와도 같다. 토익과 학점 관리가 시작된다. 여유를 갖춘 20대는 드물다. ‘연봉은 많지만 하기 싫은 일’보다 ‘연봉은 적더라도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를 과감히 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갖기란 더욱 어렵다. 원해서 공장형 인재가 되는 청춘은 없다. 젊은이들은 취업에 꿈을 저당잡혔다. 20대가 기본소득에 열광하는 것은 그 돈이 ‘생존’의 중압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으리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기본소득 논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무상급식, 반값등록금보다 기본소득이 더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조건 없이 돈을 지급하는 데 대한 사회적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지, 어느 규모로 지급할지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하지만 어른들은 기본소득의 숙제도, 또 취업난이라는 숙제도 좀처럼 해결해 주지 않는다. 그렇게 쌓이는 숙제들의 무게만큼, 20대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baenim@seoul.co.kr
  • 강남구, 전통성년식 개최

    강남구는 제40회 성년의 날을 맞아 10일 오전 11시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삼성동 코엑스 앞 광장에서 ‘전통성년식 체험행사’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만 20세가 된 젊은이들에게 성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자연스럽게 깨우쳐 주고 사춘기를 벗어난 청소년들의 신체적·정신적 성숙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다. 행사에는 전통 성년식을 체험하는 청소년 50여명과 지역 주민 400여명이 참석한다. 성년식에 참석하는 청소년들은 전통의상인 도포와 당의(唐衣·저고리 위에 덧입는 여성 예복)를 단정하게 걸치고 과거 조상들의 성년례를 재현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부산, 청소년의 달 행사 풍성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아 부산시내 전역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부산시는 청소년들의 건전한 여가선용을 위해 ‘꿈을 키우는 청소년,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이란 주제로 5월 한달간 다양한 기념행사를 연다고 3일 밝혔다. 오는 12일에는 광안리해수욕장 만남의 광장에서 ‘청소년문화존 WITH 축제’가 열린다. 부산의 8개 청소년문화존이 한자리에 모여 비보이 등 청소년동아리 공연과 풍선아트 및 로봇전시 등 체험부스 운영 등으로 개최된다. 여성문화회관에서는 21일 전통 성년의식을 현대에 맞게 재현한다. 21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부산예술회관에서는 청소년연극제, 청소년 건축상상마당 등이 펼쳐지는 부산 청소년예술제가 열리며 19일에는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21일에는 동래향교 등에서 전통 성년식행사가 열린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열린세상] 한·중수교 20년 뒤바뀐 갑을관계/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중수교 20년 뒤바뀐 갑을관계/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올해로 한·중 수교 20년이 되었다. 연초부터 각종 언론매체의 특집보도가 이어지고, 8월 24일 수교 기념일에 맞춰 각종 학술행사와 기념행사도 넘쳐나고 있다. 양국 정부 차원에서도 올해를 ‘한·중 우호교류의 해’로 정하고, 공동주관 하에 45개의 각종 기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사람으로 치면 20주년은 성년식을 치러야 할 나이니까 풍성한 행사를 준비할 만도 하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양국 간 교류의 양을 고려하면 다양한 기념행사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한·중 관계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최근 양국 관계에서 발생한 껄끄러운 현안 때문이기도 하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는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는 관계 역전 현상에서 비롯된 대중국 인식의 혼란 때문이다. 한·중 관계에서 갑과 을의 위치가 급격하게 뒤바뀌고 있다. 비즈니스에서 관행적으로 사용되는 갑을 개념은 상대적으로 우월한 협상력을 보유한 쪽을 갑으로, 그렇지 못한 쪽을 을로 지칭한다. 20년 전 수교 당시 양국 관계는 명백하게 한국이 갑, 중국이 을이었다. 당시 중국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 유혈진압으로 서방세계의 거센 비난과 제재를 받고 있었고, 이를 돌파하기 위한 효과적인 통로로 한국과의 수교를 강력히 추진했다. 물론 노태우 정부가 추진한 북방외교 전략과 맞아떨어지면서 수교협상이 더 탄력을 받은 측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한국보다 중국이 더 절박했다. 수교 이후 10여년간은 양국 간 교류에서 한국의 비교우위가 확실한 시기였다. 비록 당시에도 군사외교 분야에서는 중국이 강한 나라였지만, 경제발전의 필요성 때문에 한국을 매우 높이 대하던 시절이었다. 외자와 기술에 목말라하던 중국은 한국 자본의 투자유치를 위해 온갖 정성을 다했다. 당시 한국의 상사원들과 관련 공무원들이 중국에 출장이라도 가면 칙사 대접을 받았다. 중국에 주재하는 많은 한국인은 유사 이래 한국이 중국에서 이처럼 우대받던 시기가 있었던가라며 우쭐대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양국관계의 역전현상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꼈던 한국기업의 투자도 이제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강한 협상력을 보유한 대기업마저 중국 정부의 고자세에 머리를 숙여야 한다. 삼성과 LG가 각각 쑤저우시와 광저우시에 신청한 LCD(액정디스플레이) 현지생산 계획은 1년 이상을 끌다 지난해 11월에야 승인을 받았다. 대기업이 이럴진대,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사회문화 교류에서도 더 이상 한국의 일방적 비교우위 시대는 지났다. 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보이는 중국 관광객은 한국 백화점의 최대 고객이 된 지 오래고, 대학가에서 중국 유학생의 소비 수준도 더 이상 후진국 유학생이 아니다. 양국 학자들 간 교류에서 주최 측이 제공하는 발표나 토론 사례비 액수도 중국 측의 손이 더 크다. 요컨대 최근 양국 관계의 양상은 한국에서 중국의 중요성과 비중이 날로 커지는 반면, 중국에서 한국의 중요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의 대중국 인식의 혼란과 불편함의 근본적 원인은 이처럼 확대되는 양국 간 비대칭성을 정확히 보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한국을 대하는 중국정부의 오만함이나 대중적 민족주의 정서 확대도 문제지만, 우리 내부에서 대중국 인식의 극단적 편향을 바로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편으론 과거처럼 한국이 갑, 중국이 을이라는 식의 인식 틀에 머물러 있거나, 다른 한편으론 중국의 부상에 지레 주눅 들어 불필요한 경계심과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런 편향적 인식으로는 한·중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편향된 인식은 곧 왜곡된 대중국 정책을 생산하면서 양국관계의 악순환 구조를 생산한다. 최근 몇년간의 한·중 관계 양상이 그렇다. 수교 20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논할 때 무엇보다도 우리 내부의 대중국 인식의 편향과 혼란을 걷어내려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한·중 관계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제시하면서 사회적 계도기능을 담당해야 할 지식인과 언론 등 여론주도 세력의 성찰이 요구된다.
  • “옛 도청 수문병 교대식 구경오세요”

    ‘경상감영’의 풍속이 재연된다. 경상감영은 조선시대 경상도를 관할하던 지방 행정의 중심으로 현재의 도청 격이다. 경북 상주에서 선조 34년인 1601년 대구로 이전했고, 이후 1910년까지 310년간 모두 253명의 관찰사가 근무했다. 대구시는 14일부터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4시까지 중구 경상감영공원에서 경상감영 풍속 재연행사를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감영 정문 군사를 교대하는 수문병 교대의식을 비롯해 시각을 알리는 경점시보 의식, 감영 안팎을 순찰하는 순라군 활동, 군사들의 무예를 사열하던 교열의식 등이 펼쳐진다. 특히 수문병 교대의식에선 감영 군사와 취타대가 경상감영공원을 출발, 도심 동성로 일대를 한 바퀴 돈 뒤 정문으로 돌아와 의식을 마무리한다. 지역 명창의 판소리와 고전무용이 어우러진 민속 공연과 전통의상 입기 등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코너도 준비됐다. 또 월별로 성년식과 전통혼례, 과거제 재연 등 특색 있는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관광객과 시민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한국서 한복 푸대접… 국격 논할 자격 없다”

    “한국서 한복 푸대접… 국격 논할 자격 없다”

    “자국 문화를 멸시하는 나라에서 국격을 논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한복의 중요성과 전통복식 예절을 학교에서부터 가르쳐야 한다.” 국내 전통의상 신지식인 1호이자 전통한복기능장 1호인 한복 디자이너 백애현(52)씨는 “신라호텔의 한복 출입금지는 땅에 떨어져 있는 한복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의식주 중에서 한옥과 한식은 세계화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마당에 왜 한복만 천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백씨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땅에 떨어진 한복의 위상을 말할 때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난 38년간 한복문화 선구자로 앞장서온 백씨를 14일 오후 서울 역삼동 백애현 한복연구소에서 만났다. 천시받는 한복에 대해 할 말이 많았는지 백씨는 2층 양옥건물인 연구소 대문 밖까지 나와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라호텔 사건을 듣고 기분이 어땠나. -뉴스를 보고 한동안 넋이 나갔다.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쫓겨나다니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 한복 디자이너들은 좋은 자리에 갈 때는 일부러 한복을 입고 나간다. 우리 전통의상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정말 아름다운 옷이라고 칭찬하고 감탄했는데 이런 일은 정말 예상 밖이다. 만일 같은 일이 외국 호텔 체인에서 벌어졌다면 당장 우리나라에서 철수하라고 요청했을 것이다. →호텔 입장처럼 실제로 한복이 부피가 커서 옆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정도인가. -전혀 아니다. 옛날처럼 많이 퍼지는 항아리 치마도 아니고. 내가 매일 입고 생활해 봐서 안다. 비단으로 만든 소재고 해서 조심히 다뤄야 하는 등 불편함은 있을지 몰라도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이 대목에서 백씨는 일어나 입고 있던 검정색 모시 한복 치마를 펄럭이며 보여줬다). →국내에서 한복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 같은데, 직접 체감하는 한복의 위상은. -기본적으로 한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우리 전통의상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도 만연해 있다. 격식을 갖추는 호텔에서 트레이닝복을 금지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한복은 우리나라 사람이 입을 수 있는 최고의 격식을 갖춘 옷이다. 언젠가부터 우리 국민들은 ‘한복은 나와는 상관없는 옷’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나. -우리 것을 지키고 소중하게 여기는 의식이 부족하다. 일본은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교과서에 쓰는 마당에 우리는 이미 우리가 갖고 있는 아름다운 문화재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 일본의 기모노나 중국의 치파오, 베트남 아오자이 등은 아직도 많이들 입는다. 외국에 나가 보면 일식당이나 중식당 등에서는 자국 전통의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의상 역시 문화의 일종이고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결혼식 때나 형식적으로 입는 옷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에게 한복의 의미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한국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복을 입는다. 태어나자마자 입는 배냇저고리, 돌 때 입는 한복, 또 중요한 행사인 결혼식과 회갑잔치 때도 한복을 입는다. 마지막으로 죽으면서 관에 들어갈 때 역시 한복(수의)을 입는다. 한복은 우리 삶과 굉장히 밀접하다. →일본은 젊은이들이 단체로 기모노를 입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안 되는 이유가 뭔가. -일본 젊은이들은 성년식 때 단체로 기모노를 입고 이 옷에 맞는 예의범절을 배운다. 우리나라는 성년식날 한복 입으면 뉴스로 나온다. 너무 잘못된 문화다. 한복은 그 자체뿐만 아니라 입는 법, 입고 절하는 법 등 그에 맞는 예의범절이 있다. 이런 것을 어렸을 적부터 교육해야 하는데 등한시해 왔다. →거리감을 없애는데 교육이 중요하다는 뜻인가. -그렇다. 한복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자리잡게 하는 기본이 교육이다. 몇년 전 교육과학기술부에 찾아가 항의한 적이 있다. ‘어떻게 교육과정 안에 우리 전통의상에 대한 내용이 없을 수 있느냐. 한복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예절을 정규 교과과정에 넣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깃, 고름, 마고자 이런 단어도 생소해한다. 학교 교육에서 책임져야 한다.’ →38년간 한복 대중화에 힘쓰셨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한복 대중화와 보급을 위해 해 왔던 노력, 정부의 정책 등이 매번 연속성 없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안타까웠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한식당의 종업원들이 입을 수 있는 개량화된 한복을 개발해 손수 100벌을 만들어 전시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뒤로 끝이다. 정부 관계자나 사람들 모두 아름답다, 훌륭하다 말뿐이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1990년대 중반에 문화체육부에서 주관해 매월 첫째주 토요일을 ‘한복입는 날’로 지정했던 적도 있다. 이마저도 지금은 잘 시행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의식 속에서도 한복이 점점 잊혀져 가는 것 같아 아쉽다. 결혼식 예단을 준비하면서 가장 아깝고 후회되는 것이 한복을 맞추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국내 전통의상 연구기관의 현실은 어떤가.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실정이다. 재정지원도 열악하다. 특히 복식학과가 있는 대학이 별로 없다. 의상학과에서는 4년간 공부하고 졸업해도 한복을 한벌 제대로 짓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에서도 별 관심이 없다. 스스로 6년 동안 전국을 돌면서 한복과 수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책을 썼다. 책을 내고 나서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가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을 개인이 한다고 하더라. →한복은 오히려 외국에서 반응이 좋지 않은가. -2003년 뉴욕에서 한·미동맹 50주년을 기념하는 초대전을 했다. 당시에 김기창 화백의 ‘봉래산 장생도’, 김홍도·신윤복 화백의 풍속화 등을 그려 넣은 한복을 선보였는데 외국인들의 극찬을 받았다. 외국 사람들은 한복을 보면 감탄을 한다. 선이 곱고 저고리와 치마의 색 화합도 너무 아름답다고 한다. →오히려 국내에서 푸대접 받는 한복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일 중요한 것은 한복과 한복예절이 교과서에 들어가 어릴 적부터 한복에 대해 배워야 한다. 또 성년식 같은 때에 우리 전통의상을 입고 예절을 배우는 등의 행사가 정착돼야 한다. 이런 교육이나 행사를 어느 특정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글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행정플러스]

    지식재산연수원 ‘교훈석’ 세워 특허청 국제지식재산연수원은 1일 성년식을 갖고 교훈석을 세웠다. 교훈석은 특허청이 1991년 대전으로 이전한 지 꼭 20년을 맞은 기념으로 제작됐다. 교훈석에는 직원 공모로 선정한 ‘지식재산 강국의 주역! 바로 당신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코레일 용산병원 운영자 공모 법제처는 오는 9일부터 국가법령정보센터 인터넷 홈페이지(www.law.go.kr)를 통해 법령용어사전을 무료 서비스한다고 1일 밝혔다.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통해 법령 정보를 검색하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용자들의 서비스 확대 요구를 반영해 마련한 것이다. 법제처는 올해 안에 스마트폰으로도 법령 용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법령 용어 검색창에 주제어를 입력해 법령 용어를 검색하거나 법령 내용을 조회하면서 찾으려는 단어나 문장을 설정해 검색할 수도 있다. 법령용어사전 통합서비스 코레일은 1일 중대의료원의 용산병원 임대기간이 3월 31일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종합의료시설 운영사업자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공모기간은 다음 달 22일까지며 오는 8일 코레일 대전본사에서 사업설명회를 갖는다. 사업신청서는 3월 22일 하루 동안 접수한다. 사업신청자는 공고일 현재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학교·사회복지법인 등 의료사업을 고유목적으로 하는 기관 또는 컨소시엄이다.
  • “차 마시는 첫 마음처럼 이웃과 따끈한 나눔을”

    “차 마시는 첫 마음처럼 이웃과 따끈한 나눔을”

    “산다가 무슨 뜻인지 아세요?” 현호임(59) 산다여 이사장은 21일 대뜸 ‘산다’의 뜻부터 물었다. 기자의 난감한 표정에 야생녹차(山茶)라는 답이 돌아온다. “야생녹차는 눈 내리는 엄동설한에도 차꽃을 피워낼 만큼 강인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여인들이 혼수로 차씨를 가져가기도 했어요. 차 나무의 특성상 옮겨 심으면 죽는다는 전설이 있어 여인네의 정절을 상징하기도 했지요.” 그렇다면 산다여의 여는? 늘 여여(如如)하다, 즉 차 마시는 첫 마음을 지키겠다는 뜻이다.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르메이에르건설이 2007년 문화재단을 만들었을 때, 현 이사장은 “차 마시는 첫 마음을 잃지 않듯, 봉사활동도 초심처럼 해나가자.”는 뜻에서 직접 산다여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손길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가 그가 맨먼저 찾은 곳은 동네 노인 복지관. 무료로 차 한잔을 대접하며 말 동무가 돼주고 김치도 담가줬다. 현 이사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입에 올리기에 민망하리만큼 소박한 일”이었지만 반응은 생각 이상이었다. 작지만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우리 사회에 의외로 너무 많다는 생각에 장애우 거주지, 군 부대 등 방문대상을 차츰 넓혀갔다. 그렇게 시작한 재단의 봉사활동은 거리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매달 서울 도심 한복판(종로)에서 ‘우리 차 사랑하기’ 캠페인을 열고 있는 것. 인스턴트 커피에 익숙해진 직장인들에게 우리 차를 건넨다. 명성황후 가례식 차 봉사, 다문화가족 전통 혼례식 등 차로 봉사하는 자리는 어디든 선걸음에 달려간다. 초창기, “오래 못 갈 것”이라는 주위의 냉소적 시선이 자취를 감췄음은 물론이다. ●해마다 독일서 ‘한국전통문화축제’ 열어 해외로도 진출했다. 지난해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국정원에서 ‘한국전통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는 7월 9일부터 사흘간 개최했다. 현 이사장은 “다도 시연과 시음, 한복 입어보기, 김치 담그기 등 한국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했는데 한국의 전통 성년식을 무료로 올려주는 이벤트가 독일 젊은이들에게 너무 반응이 좋아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호응이 커지면서 재단은 생활 속의 차 예절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어린이, 주부, 직장인 등 연령별 계층별로 차 마시는 법과 다도 예절 등을 가르쳐준다. ●우리사회에 ‘열린 찻자리’ 더 많아져야 “차를 사랑하고 즐기는 다인(茶人)도 좋지만 봉사하는 다인은 더 좋다.”며 맑게 웃는 현 이사장은 우리 사회의 ‘열린 찻자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차를 마시며 얻는 기쁨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이를 이웃과 함께 나누면 더 큰 즐거움이 됩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7) 마르셀 모스 ‘증여론’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7) 마르셀 모스 ‘증여론’

    사람들은 누구나 손해 보는 걸 싫어할까? 주는 것보다 더 많이 받아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주는 만큼 받고 싶어 하는 걸까? 애덤 스미스 이래 굳건히 수호된 ‘이기적 인간’이라는 믿음! ‘자기 이익’이라는 자본주의 사회의 공리! 그런데 정말일까? 우리는 매일 매순간 그렇게 ‘손해 보지 않고’ 살고 싶어 하는 걸까? 한번 생각해보자. 앞사람이 지갑을 떨어뜨리면? 대부분 별 생각 없이 (대가를 생각하지 않고) 얼른 뛰어가 그 지갑을 주워 준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생기면 어떤 선물로 상대방을 기쁘게 해줄까 매일 궁리에 궁리를 거듭한다. 이사를 가면 이웃에게 떡을 돌린다. 우리 삶은 우리가 믿는 것보다는, 그렇게 계산적이지 않다! 마르셀 모스가 밝히려 했던 것은 바로 이 점이었다. 어떤 공리적인 사회도, 어떤 계산적인 사회도 결코 해체할 수 없는 상호 의존과 호혜의 관계성! 그걸 위해 모스는 흔히 원시사회, 미개사회로 불리는 북아메리카 인디언 사회와 태평양의 여러 섬들-멜라네시아, 폴리네시아-로 들어간다. ●인디언 사회의 ‘포틀래치’ 북서부 아메리카 인디언 사회에는 ‘포틀래치’라는 의례가 있다. ‘포틀래치’란 ‘식사를 제공한다’, ‘소비한다’는 뜻이다. 출생, 성년식, 결혼식, 장례식 같은 통과의례나 추장 취임식, 집들이 같은 의식을 통해 손님들에게 온갖 음식과 선물을 잔뜩 안기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건 기분에 따라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은 게 아니다. ‘포틀래치’를 통해 누군가에게 자기의 재물을 베풀어야 하는 것은 그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의무이다. ‘주어야 하는 의무!’ 그런데 받는 것은? 그건 마음대로 할 수 있나? 역시 아니다. 주는 것처럼 받는 것도 의무다. 만일 받지 않는다면? 그건 바로 목숨을 건 결투의 신청, 혹은 전쟁의 선포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모든 선물은 항상 받아들여지고 칭찬된다. 나아가 ‘포틀래치’엔 하나의 규칙이 더 있다. 반드시 되갚아야 한다는 것! 선물을 받은 자는 반드시 갚아야 한다. 그런데 받은 것 이상으로, 더 성대한 ‘포틀래치’를 열어 갚아야 한다. 그러니 그 사회에서 자기 것을 ‘꼬불치거나’ ‘쟁여 놓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는 “곰곰이 생각하는 째째한 자들이여, 갖은 애를 쓰는 째째한 자들이여…주어진 재물을 받은 째째한 자들이여…재물을 위해서만 일하는 째째한 자들이여…”(‘증여론’ 114쪽)라는 점잖은 저주를 피할 길이 없다. 누구나 무엇이든 요구하면 다 내줘야 하는 추장. 그래서 가장 가진 것이 없고 누추한 곳에서 사는 추장. 축적이 아니라 나눔을 경쟁하는 사회! 그곳은 그런 윤리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중요한 건 ‘이익’이 아니라 ‘순환’ 그뿐이랴? 그 사회에선 때로는 자기 위신을 과시하기 위하여 생선 기름이나 고래 기름처럼 값진 것을 완전히 태워버리기도 하고, 집과 수천장의 담요를 바닷속에 빠뜨리기도 한다. 또 제일 비싼(?) 동판을 파괴하기도 한다. 얼핏 보면 이런 ‘낭비’가 또 없지 싶다. 심지어 주는 자에게 되갚는 게 아니라 받은 것을 제3자에게 주어야 하는 사회도 있다. 태평양 섬들(트로브리얀드 군도)에 사는 부족들 간에는 ‘쿨라’(‘원’이라는 뜻)라는 일종의 ‘포틀래치’가 있는데 이들 사회에서는 ‘음왈리’라는 조개껍질 팔찌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술라바’라는 자개에 가공한 목걸이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돌린다. 부족 간의 교류에서 반드시 엄숙하게 행해지는 ‘쿨라’ 교역. 역시 얼핏 보면 이해하기 힘든 비(非)쌍방향의 교류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교역의 수단이 조개팔찌나 목걸이 따위라니.. 도대체 이들은 왜 이런 일을 하는 걸까. 그건 이들 사회에서 ‘물건’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물건에는 ‘마나’ 혹은 ‘하우’라는 영적인 힘이 깃들어 있다. 그 힘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신의 힘이기도 하고, 오늘 나를 있게 한 먼 조상의 힘이기도 하다. 따라서 값진 담요를 바다에 빠뜨리는 것은 신에게 예물을 바치는 의례, 그것도 가난한 사람과 아이들의 몫까지 자신이 바치는 의례이다 (그래서 이 행위는 자기 몫으로 남겨둔 것을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겠다는 약속이기도 한 것이다). ‘쿨라’ 역시 마찬가지다. 물건과 물건의 교환처럼 보이는 순간조차 교환되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물건에 깃든 그 사람의 영혼, 그 부족의 삶이다. 그러니 재화가 더 많이 순환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사람들의 일부가 될 수밖에. 그렇게 물건과 사람이 뒤섞여 교환되고 얽히는 세상, 내가 너의 일부이고 네가 나의 일부인 세상에서 전쟁이 아니라 평화가 이루어지는 건,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 중요한 건 이익이 아니라 순환! 평화를 만드는 탁월한 지혜! ●존재하는 것 모두가 선물 혹시 이 모든 것이 미개사회의 신화적 사고라고 생각하는가. 그러나 레비스트로스가 말했듯이 그 사회는 야만의 사회가 아니다. 지금 우리와 다른 사유, 다른 윤리를 갖고 있는 또 다른 사회일 뿐이다. 그리고 그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완강한 자본주의 교환체제 속에서도 의연히 남아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세상에 원래부터 내 것이란 없다. 인간이 갖고 있는 그 어떤 것도 땅이, 하늘이, 바람이 나에게 준 선물이다. 나아가 이웃의 정성과 노동이 깃든 선물이다. 본디 내 것이 아니니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돌려줘야 하는 법. 채우지 않고 비우기! 남기지 않고 순환시키기! 모스의 ‘증여론’을 통해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세상, 매일 ‘리바이블’시켜야 하는 평화와 사랑의 세계를 꿈꾼다. 이희경 문탁네트워크 연구원
  • [종교플러스]

    ●바른교회아카데미 새달부터 봄 강좌 바른교회아카데미(원장 김동호)는 구약 시대 여성 7명의 삶을 재조명하는 봄 강좌를 다음달부터 7주간에 걸쳐 마련한다. ‘성서 속의 여성들과 함께 하는 티타임’이란 주제 아래 다음달 6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 9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30분 등 두 개의 시간대로 나누어 진행한다. 심경미 강사(서울장신대)가 강의하고 유연희 교수(감신대 외래)가 특강을 맡는다. (02)777-1333. ●불교생활의례문화원 설립 발기인 대회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불교식 장례·결혼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불교생활의례문화원’(가칭)을 설립, 다음달 14일 서울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발기인 대회를 연다. 불교생활의례문화원은 각 분야의 전문가를 위촉해 불교식 의례를 연구·개발하고, 장례 물품을 보급하며 전통 성년식과 결혼식 등도 실생활에 맞게 개발할 계획이다.
  • [전국플러스] 남산국악당서 매월 전통 성년식

    세종문화회관은 만 20세 생일을 맞는 청소년을 위해 매달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전통 성년식 행사를 갖는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첫번째 행사가 열려 이달에 만 20세 생일을 맞는 청소년과 가족들이 초청됐다. 성년식에서는 머리를 빗겨 올려 상투를 틀고 갓을 씌우는 전통의례가 재현됐다. 또 김문애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와 서울시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의 축하공연도 마련됐다. 만 20세 생일이 되는 달에 열리는 성년식에 참여하려면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홈페이지(seoulwomen.or.kr)를 통해 신청한 뒤 심사를 받아야 한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주요인사 신년사

    주요인사 신년사

    ■김형오 국회의장 “국민의 국회 만들기 위해 최선” 새해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7000만 국내외 동포 여러분 뜻 하시는 일마다 다 잘 이뤄지시길 기원합니다.지난해는 참으로 숨가쁘게 지나갔습니다.안팎으로 수많은 시련과 도전에 직면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차이를 존중하고 다름을 포용하는 관용의 정신,상생의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지역,계층,이념,세대 간의 분열·갈등과 같이 대한민국의 전진을 가로막는 모든 벽을 남김없이 허물고 국민 대통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의 진운을 개척해 나갑시다.우리 국회도 뼈저린 자기성찰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야 합니다.눈앞의 작은 이익에 매달리다가 민족의 먼 장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저는 국회의장으로서 역사와 국민 앞에 엄숙한 마음으로 옷깃을 여미며,국민과 함께 하는 ‘국민의 국회’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용훈 대법원장 “고통·불편 덜게 사법제도 개선” 지난 한 해도 우리 사법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그 중에서도 국민이 형사재판에 직접 관여하는 국민참여재판제도와 기존의 호적제도를 대체하는 가족관계 등록제도의 시행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새로운 이정표를 놓는 사건이었습니다.국민의 폭넓은 이해와 협조 덕분에 모두 큰 무리 없이 정착해가고 있습니다.우리는 지금 전 세계를 휩쓴 경제위기의 와중에 있습니다.그러나 우리 국민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더 단합하고 분발하여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반전시켜 왔습니다.이번에도 눈앞의 경제 위기를 벗어나 거침없이 앞으로 달려 나갈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새해에 사법부도 우리나라가 당면한 경제 위기를 하루 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민이 겪는 고통과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사법제도의 개선과 적정한 운영에 힘쓰겠습니다. ●이강국 헌법재판소 소장 “헌법 이념·인간 존엄 추구”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의미있는 성년식을 치렀고,그 기념 행사로써 세계헌법재판소장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우리나라와 헌법재판소의 발전상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려 찬사를 받았습니다.이제 성년이 된 헌법재판소는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한층 존중되고 헌법의 이념과 가치가 준수되는 선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활짝 꽃피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승수 국무총리 “힘·지혜 모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새해가 밝았습니다.기축년 새 아침을 맞아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올해는 우리나라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의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지금 우리를 둘러싼 국내외 여건이 매우 어렵습니다.우리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부는 일자리 유지와 실물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도 한층 강화할 것입니다.특히 서민생활의 안정에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지방 SOC확충, 중소기업·영세자영업자·농어업인 지원, 저소득층 복지, 실업대책 등 경제·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더욱 힘쓰겠습니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가집시다. 정부의 노력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세계경제 위기 힘 합쳐 극복해야” 2009 기축년을 맞아 이곳 유엔에서 신년 인사를 드립니다.지난 2008년은 우리 모두에게 어느 해보다 더 바쁘고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지난 1년은 식량,에너지,기후변화 위기에 국제금융위기까지 겹쳐서 세계각지에서 수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새해에도 세계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모두 힘을 합쳐서 이를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특히 인류와 지구 전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는 국경과 인종을 넘어서서 모든 국제사회가 함께 해결해 나아가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저는 2009년을 ‘기후변화의 해’로 지정하고 유엔의 노력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적극적 동참과 지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세계 10위권의 수준에 걸맞은 한국의 역할과 기여를 기대하며,저로서도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 사무총장으로서 세계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대한민국 재도약 원년으로” 석전경우(石田耕牛)라는 말이 있습니다.‘소가 돌밭을 갈아매다.’라는 뜻입니다.기축년 소의 해를 맞아 한나라당은 석전경우의 각오로 경제 살리기에 힘쓰겠습니다.2009년 새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입니다.올 한 해에 대한민국의 100년이 걸려 있습니다.이번에 세계적인 경쟁 대열에서 낙오한다면 다시 만회하기 어렵습니다.다시 한마음 한뜻이 됩시다.2009년 한 해를 대한민국 재도약의 원년으로 만듭시다.새해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국민통합의 한해 되었으면” 행복한 새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2009년에는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고통을 다 걷어내고,새로운 희망과 꿈을 되찾는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우리 다함께 지혜를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하고,국민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을 피우는 국민통합의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흔들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냅시다.기축년 새해,소처럼 우직하고 지혜롭게 민주당이 새 희망을 만들어가겠습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법·원칙 지키는 정도의 정치” 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지난 2008년은 10년 만의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와 열망으로 시작했으나 전대미문의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해 우리 모두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습니다.솔선수범해야 할 정치권이 국민을 생각하기보다는 정파에 얽매인 오만과 독선으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어 송구스럽고 죄송합니다.저와 자유선진당은 나라가 혼란스럽고,흔들릴 때마다 늘 국민과 함께 법과 원칙을 지키며,정도로 간다는 신념으로 일하겠습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박주영, 화끈하게 보여줘라

    산을 오르다 보면 어떤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서 새롭게 마음을 다지는 때가 있다. 계곡을 따라 힘겹게 올라와서 간신히 첫 번째 봉우리에 오르면, 다시 아득한 능선이 펼쳐지고 저 멀리 우뚝 솟은 최고봉이 기다린다. 바로 그때가 중요하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등산화 끈을 조이고 물도 한 모금 마시면서 천천히 걸음을 떼는 것이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에게는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지역예선이라는 쉽지 않았던 봉우리에 올랐고, 이제 능선 너머로 펼쳐져 있는 최고 수준의 경기들을 향해 새롭게 걸어야 한다. 오늘 저녁 카메룬과의 조별리그 D조 첫 경기는 젊은 선수들 모두에게 진실로 아름다운 성년식이 되어야 한다. 월드컵이나 자국 리그에 견줘 올림픽에서 축구의 위상이 다소 뒤처진다고는 하나 역시 올림픽은 올림픽이다. 이 경기를 위해 국내외의 모든 축구 일정이 조정됐다. 전 세계 축구팬들이 지켜보고 있으며 이 한판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능력과 위상이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지만 특히 박주영에게는 각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 최근에 그의 발에 의해 골네트가 흔들린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천재’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세련된 몸놀림을 보여준 박주영이다. 흡사 아이스하키 선수처럼 박주영의 몸놀림은 유연했고, 볼 터치는 간결하면서도 섬세했다. 시야 또한 더 넓게 확대됐다. 골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경기 전체의 흐름을 유도하거나 적어도 그런 흐름에 가속도를 붙이는 역할을 맡음으로써 오히려 그의 진가는 두드러지고 있다. 전 세계 팬들과 축구 전문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탈아시아급’의 유려한 스타일을 맘껏 펼치기를 기대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전성기 때 열연한 ‘더티 하리’라는 영화가 있다. 갱단에 맞서는 고독한 경찰관 이름이다. 그가 영화 속에서 던진 유명한 말이 있다. “Go ahead,Make my day”라는 대사인데, 직역을 하면 “어서 해봐, 오늘은 나의 날이야.”이고, 영화의 흐름상 의역을 하면 “이봐, 덤벼 보라고, 화끈하게 한판 붙어줄게.” 정도가 된다. 어느 경우에든 박주영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오늘 저녁이 박주영과 한국의 젊은 선수들에게 평생 못 잊을 날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숲 사람들/콜린 턴불 지음

    영국의 인류학자 콜린 턴불이 쓴 ‘숲 사람들´(이상원 옮김, 황소자리 펴냄)의 주인공은 평균키 140㎝에 아직도 중앙아프리카 열대우림에서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지켜오고 있는 피그미다. 책에는 저자가 1957년부터 3년간 콩고의 이투리 숲에 사는 밤부티 피그미와 함께 생활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1961년 최초의 피그미 탐사물인 초판이 출간된 이후 46년간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는 인류학의 고전이다. 피그미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2500년 전 나일강의 원류를 찾기 위해 이집트 제4왕조가 파견했던 탐험대의 보고서다. 수천년 전부터 피그미는 숲에서 생활해 왔다. 키 큰 주변 부족들이 놀림감으로 삼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키가 작아도 튼튼하고 힘센 피그미에게 숲은 그들의 세상이다. 저자인 턴불은 1951년 호기심으로 떠난 아프리카 탐사여행에서 피그미와 처음 만난다. 이후 흑인 부족의 노예로 인식되는 등 그때까지 알려졌던 피그미에 대한 정보가 엉터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1954년 두 번째로 아프리카를 찾았을 때 턴불은 피그미들의 성년식을 참관한다. 그리고 3년 뒤 함께 취재할 연구원이나 장비도 없이 혼자 몸으로 피그미들의 터전인 숲으로 들어간다. 그는 문명세계와 등진 채 피그미와 오두막을 짓고 그곳에서 그들처럼 먹고 자고 사냥을 했다. 피그미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게 되고 그들이 느끼는 대로 기쁨과 슬픔을 겪게 된 저자는 그들처럼 숲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고백한다. 피그미들은 숲에서 사냥을 하고 버섯과 과일, 견과류 등을 얻는다.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꿀이다. 일년에 두번 꿀 따는 시기는 모두가 춤을 추고 노래하며 즐기는 축제의 한마당이다. 턴불이 숲에서 생활하며 깨달은 것은 피그미들에게 숲은 그저 살 만한 곳 이상의 고난과 비극, 무한한 기쁨이 어우러진 자족적인 ‘행복의 나라’라는 것이다.1만 45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김석의 Let’s Wine] 5월의 와인엔 특별함이 있다

    ‘감사’와 ‘사랑’의 마음이 오가며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는 5월.‘와인’은 ‘감동’을 전하는 매개체가 된다. 큰 가르침을 주신 은사님께 감사를, 항상 변함없이 곁에 있어주는 배우자에게 사랑을, 성년식을 맞이하는 이에게 축하를 전하는 순간, 함께하는 ‘와인’은 그 자리를 더욱 빛나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스승의 날, 마음을 새긴 클래식한 레드와인 평소에 표현하지 못한 감사의 마음을 격식을 차려 전하는 스승의 날, 클래식한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레드 와인이 좋다. 외관이 화려한 와인보다는 신뢰할 만한 브랜드의 와인을 선택한다면 어렵지 않게 선물을 준비할 수 있다. 국내에서 프리미엄 히트 와인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샤토 탈보’(10만원대)는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즐겨 마시는 와인으로 강한 남성적인 향미가 일품이다.‘귀족의 와인’이라는 애칭을 지닌 이탈리아 토스카나 와인 ‘듀칼레 리제르바’(5만원)는 프리미엄 이탈리아 와인 브랜드 ‘루피노’에서 선보인 특유의 깊은 향미가 매력적인 와인이다. 감사 메시지를 와인 병에 새긴 ‘노블 생테밀리옹’,‘1865’ 조각 와인은 보다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다. 특히 ‘1865’(5만원) 조각 와인은 칠레 대표 와이너리 ‘산페드로’의 와인으로 18홀을 65타에 치라는 행운의 의미를 담고 있어 골프를 즐기는 분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로 기억될 수 있다. ●부부의 날, 깊고 진한 사랑 한 모금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의 부부의 날(21일), 깊고 진한 레드 와인은 분위기를 전하고, 상큼함이 가득한 화이트 와인은 첫만남의 추억을 되살려준다. 벨벳 같은 부드러움을 지닌 레드 와인이나 아주 귀한 디저트 와인으로 달콤함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드는 아이스와인도 좋다. 칠레 와인 ‘몰리나 카르미네르’(3만 5000원)나 ‘몰리나 카베르네 쇼비뇽’(3만 5000원)은 떫은 맛이 덜하고 마시기 부드러워 모든 연령층의 부부가 무난하게 즐기기에 좋은 와인으로 손꼽힌다.‘마스카롱 메독’(3만 9000원)은 세계 와인의 메카인 프랑스 보르도의 정통 와인으로 입안 가득한 풍부함과 섬세하고 부드러운 와인의 향미를 지녀 중년층 부부가 함께하기 좋은 와인이다. 아직 와인의 맛에 익숙지 않은 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아이스와인으로는 독일 ‘블루넌 아이스바인’이 대표적이며 풍부한 과일 향과 꿀 같은 달콤함이 입안 가득하다. ●성년의 날, 축배는 단맛의 화이트 20대 초반에는 와인을 서서히 접하게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으며 단맛이 나면서 상큼한 화이트나 로제 와인이 제격이다. 또한 칠레, 아르헨티나나 호주 같은 신대륙의 와인이 마시기 편하다. ‘블루넌 골드 에디션’(1만 6000원)은 풍부한 거품이 알알이 입에서 터지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와인 안에 18K 금가루가 함유되어 기쁨을 전할 때 어울린다. 호주의 ‘린드만 빈65 샤르도네’(2만 2000원)는 레몬컬러를 지니고 있어 시각으로 미각을 자극하는 만큼 새콤달콤함이 매력적이다. ‘오크캐스크 샤르도네’(3만원)는 최근 와인 강국으로 뜨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인기 화이트와인으로 애플향이 입안 가득 퍼져 상쾌하다.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 (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솟대-장승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솟대-장승

    우리나라 대부분의 마을 뒷산에는 수호신을 모신 산신당이 있고, 마을 입구에는 장승과 솟대가 있다. 장승과 솟대는 마을 공동체 신앙을 구성하는 요소이며 촌락의 역사와 민중의 생활상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오랜 비바람의 풍파에도 아랑곳없이 오직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고, 나그네에게는 이정표를, 사찰에서는 경계표를 자임한 장승. 민초들의 소박한 정서가 담긴 장승은 무섭기도 하지만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감을 주며 해학적이다. 마치 선량한 서민의 자화상을 보는 듯해 더욱 정겹다. 툭 튀어 나온 퉁방울 눈, 무뚝뚝한 코, 약간 삐뚤어진 듯한 얼굴, 거기에 살짝 벙거지를 올려 쓴 제주도의 돌하르방. 영락없이 불끈 솟은 남근이다. 살짝 비껴 보노라면 탄성이 절로 난다. 어느 조각가가 이만큼 깎을 수 있을까. 그것은 비록 이름 없는 석수장이의 솜씨지만 하나의 예술품이다. 거기에 빌면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속신이 보태지면 그것은 단순한 석상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체로 다가온다. 솟대는 장승과 함께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비는 신앙의 대상물이었다. 짐대, 기러기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 솟대는 그 자체가 우주목(Worl Tree)으로 성역의 표시였다. 또 과거급제자의 표시와 가문의 행운을 비는 기념물로, 솟대 위에 앉혀진 물새로 화마를 막는 상징물이었다. 그야말로 다양한 형태와 의미를 지닌 솟대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 종교, 민속 등이 종합적으로 녹아있는 중요한 상징물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나 대개 정월 대보름이 되면 전국곳곳에서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산신제나 장승제를 지내고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 우리네 풍속이다. 중요무형문화재인 영산줄다리기는 원래 정월 대보름에 행했으나 현재는 3·1 문화제 행사의 하나로 하고 있다. 길이가 100m가 넘고 지름이 1m가 넘어 줄을 타고 앉아도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거대한 줄은 10여일에 걸쳐 만든다. 평소 농사일에 묻혀 흩어져 살던 농민들이 요란한 풍물소리와 함께 풍물패를 앞세우고 결집하는 모습,1만명이 넘는 남녀노소가 일제히 우렁찬 목소리로 ‘으∼샤, 으∼샤’하며 흙먼지를 부옇게 일으키며 당기는 모습. 놀이와 제의, 화합과 축제가 어우러진 줄다리기.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 줄다리기는 놀이 자체로서도 재미있지만 미리 풍흉을 점치거나 풍년을 기원하는, 즉 다산을 위한 성교를 상징하듯 암줄과 숫줄을 결합하여 풍년에 대한 염원과 화합을 기원한다. 여자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 하여 편을 가를 때도 남자, 여자로 가른다. 때문에 남자편이 일부러 져주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역사가 깊고 가장 규모가 큰 민속축제는 단연 강릉단오제이다. 단오는 음력 5월5일로 일명 수릿날, 중오절이라고도 불리는데 일년 중 양기가 가장 강한 날이다. 단오의 ‘단(端)’자는 처음 곧 첫 번째를 뜻하고,‘오(午’)자는 오(五), 곧 다섯의 뜻인 초닷새를 이른다. 음력 4월15일 대관령 산신제로 시작된 강릉단오제는 대관령 성황신을 모셔와 강릉시내의 여성황사에 봉안하고 5월5일까지 계속된다. 본격적인 행사는 5월1일부터 대관령에서 흘러내린 물이 지나가는 남대천변 단오장에서 닷새간 열린다. 아침, 저녁으로 제를 올리고 굿을 하며 한마음으로 풍년과 풍어, 마을의 평안을 기원한다. 행사기간동안에는 그네타기, 씨름, 농악, 무언극인 관노가면극 등 각종행사가 벌어져 수많은 예능인과 군중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긴 행렬의 난장이 이어진다. 강릉단오제는 무속과 신화, 유불선이 습합된 우리 고유의 향토축제다. 주민의 화합과 단결은 물론이고 나아가 이제 관광 상품으로도 손색이 없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한다. 한마디로 현대축제가 갖추어야 할 전형을 보여준다. 강릉단오제는 이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축제로 새로 태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촌에서는 항시 서로 돕고 돕는 다양한 형태의 조직을 만들어 생활하였다. 두레는 상부상조하는 미풍양속 중에서도 으뜸이다. 동제가 동심결취적 성격을 지닌 신앙적 결합이라면, 두레는 노동을 제공하거나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촌락사회의 결속을 다져온 협동체이다. 두레는 농작물의 생장기인 농번기에 구체화되어 모내기에서 김매기를 마칠 때까지 시행된다. 두레는 고통스럽고 힘든 일을 협동과 신명으로 풀어내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체계였다. 일명 ‘농악’이라 하는 것도 바로 두레에서 이루어졌다. 한마디로 두레는 일과 놀이를 겸비한 상부상조 문화의 상징이요, 풀뿌리 민주주의가 관철되는 현장이다. 우리 고향 모습은 어떤 것일까. 야트막한 동산아래 앞으로는 내가 흐르고 마을 동구를 가로질러 서 있는 정자나무, 그것이 고향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정자나무는 마을의 역사를 대변해준다. 여름철에는 마을 사람들의 휴식처로써,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장으로 함께 해왔다. 정자나무 밑에는 들돌이 놓여져 있어,7월 백중엔 마을 청년들이 시원한 나무 밑에 모여 들돌을 들어 힘을 겨루고 장사를 뽑았다. 이를 ‘들돌들기’라 하였다. 양반 자제들의 성년식이 관례라면,‘들돌들기’는 서민들의 성년식으로 들돌을 들어 체력을 인정받아 당당히 어른의 품삯을 받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다. 이렇듯 마을의 정자나무는 휴식과 신앙과 회합이 이루어지는 공동의 문화공간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산이 높으면 건물은 낮게, 반면 산이 낮으면 건물은 높게 지어 음양의 조화를 꾀하였다. 자연에 순응하며 조화를 이룬 것이 우리네 건축 정서이다. 양지바른 산자락에 마치 암탉 둥지처럼 옹기종기 모여 하나의 선을 자아내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초가와 기와집들은 현대적 건물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한옥은 구조에서부터 만드는 재료에 이르기까지 자연적이다. 마루를 중심으로 그 둘레에 방이 있고, 부엌과 화장실은 마루를 통과하여 갈 수 있거나 별채를 따로 두었다. 방이 개인을 위한 닫힌 공간이라면, 서양엔 없는 대청은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이고, 마당은 큰일을 치르는 공간이다. 서양 가옥이 바람을 막는 닫힌 집이라면 한옥은 지나는 바람을 막지 않는 열린 공간이다. 때문에 우리네 집은 자연과 하나 되어 바람소리, 물소리, 흙냄새, 나무냄새를 느낄 수 있다. 흔히 한국의 미는 선(線)에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용마루나 처마 끝선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 동양 삼국의 기와집을 보면 금세 구별이 된다. 중국은 처마와 추녀 끝이 너무 올라가 왠지 방정맞고, 일본은 처마가 직선으로 마치 무를 잘라낸 듯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이와 달리 한국의 처마는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다. 마치 여인네의 살짝 올라간 버선코처럼 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다. 부챗살 모양으로 배치한 서까래의 처마 곡선은 장중한 모양의 지붕을 사뿐히 나는 듯 보이게 하며 우아한 자태를 느끼게 한다. 우리네 대문은 밖에서 안으로 밀도록 되어 있는데 반해 서양의 문은 안에서 밖으로 열도록 되어 있다. 밖에서 안으로 밀어 열도록 한 것은 바깥으로부터 복이 들어오도록 한 것이다. 반면 방문을 대문과는 달리 안에서 밖으로 열도록 한 것은 들어온 복을 나가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어찌 서양의 기능적 면만 강조한 문과 비교되겠는가. 집의 얼굴이 문이라면, 창문은 집의 눈이요 표정이라 할 수 있다. 서양의 창은 유리로 막아 안과 밖의 공기 유통을 막을 뿐만 아니라 소리도 차단시킨다. 어디 그뿐인가 속내를 훤히 드러내어 은근한 멋이 없다. 하지만 우리네의 창은 창살에 한지를 발라 숨을 쉬도록 하였다. 우리의 창은 마음을 담아낸다. 밤늦도록 다듬이질을 하는 아낙의 정겨운 방망이 소리와 창가에 비친 모습, 이제나 저제나 오실까 숨죽여 애타게 님의 발자국 소리를 기다리는 여인의 설렘도 창가에 서린다. 한옥 마을이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 것은 소박한 곡선과 우아한 돌담이 사이사이 이어주기 때문이다. 담은 한옥의 완결체이다. 제주도는 한마디로 돌담의 세계이다. 산과 들에는 산담, 집에는 집담, 바다에는 바당빌레, 고기를 잡는 원담, 심지어 무덤에도 담을 쌓았다. 제주사람들의 문화와 정서, 애환이 녹아있는 돌담은 무한한 관광자원 가치와 함께 미학적 아름다움으로 ‘재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100대 상징 작업은 우리 것에 대한 재발견이요 혼을 불어 넣는 작업이다. 정종수 국립춘천박물관장
  • 춘향·몽룡의 여름나기 배워볼까

    춘향·몽룡의 여름나기 배워볼까

    오는 31일은 단오. 지금은 아스라해진 우리네 고유명절. 조상들은 이날 보양식을 먹고 한바탕 신나게 놀면서 다가올 무더위에 대비해 몸을 추슬렀다. 오늘날. 에어컨을 사는 것 말고 여름을 이기기 위해 우리들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얼까. 물질문명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명절이 아니라 명절속에 담긴 조상들의 지혜가 아닐까. 건강한 여름나기를 준비했던 조상의 슬기를 찾아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본다. 향단이가 준비해놓은 창포물 앞에 앉은 춘향. 솜털이 보송보송한 귀밑머리까지 한올한올 정성들여 머리를 감는다. 행여 한방울이라도 흘릴세라 여간 조심하지 않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머리를 매만지며 이번엔 화장대앞에 앉아 분을 바른다. 예사로운 분이 아니다. 아침 해뜨기전 텃밭의 상추잎에 맺힌 이슬을 모아 개어 놓은 분이기 때문.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피지 않고 피부가 아기의 그것처럼 고와진다. 분단장 마친 춘향.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머리를 찰랑대며 어서 나가자고 향단이를 채근한다. 오늘은 단옷날. 집안에만 갇혀 지내다 모처럼 자유롭게 바깥을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다. 이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려왔던가. 은근한 눈초리로 힐끔대는 뭇남정네들의 시선을 한껏 즐기며 신나게 그네를 탄다. 옷고름이 휘날리는 모양새가 마치 하늘에라도 닿을 듯하다. 저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몽룡. 마치 그네를 타는 선녀라도 보듯 넋이 빠져있다. 저고리 앞섶이 보일 듯 말 듯 나풀거리는 모습에 애간장이 탄다. 하릴없이 허리춤에 괸 창포뿌리만 매만진다. 단옷날 남정네들은 창포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녔다. 사악한 기운을 쫓는 효험이 있다는 믿음 때문. 단오선(端午扇)을 부쳐대며 안달복달하는 이몽룡을 보다 못한 메신저, 방자가 춘향에게 다가가 수작을 걸어본다.“아씨, 저희 도련님께서 호젓한 곳에 가서 수리떡이나 같이 드시자고 하십니다요.” 아마도 이몽룡과 성춘향은 이렇게 단옷날을 즐기지 않았을까. 예로부터 단오는 추석과 설에 버금가는 명절이자 축제날. 모내기를 마치고 잠시 쉬며 다가올 뜨거운 여름을 준비하는 날이었다. 이날 먹었던 음식이나 행했던 풍속들을 보면 여름을 이기기 위한 조상들의 슬기가 가득 배어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오며 잃어버린 우리의 소중한 전통. 단오를 제대로 알면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도움말 김흥술 강릉시청 학예연구사, 김경남 민속학자, 조규돈 강릉단오보존회 회장 단오가 지나면 곧바로 무더위와 장마가 이어진다. 단오에 벌어지는 풍속들은 더운 여름철에 건강을 유지하는 지혜와 재액을 멀리하고 풍농을 기원하는 습속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창포물에 머리감기 창포는 기름의 유화작용과 분산작용이 뛰어난 천연세제. 해마다 단오무렵이면 논주변이나, 연못 등에 무성하게 자라났다. 머리카락의 때를 빼고(샴푸), 부드럽게 해주는 것(린스)은 물론, 영양을 공급(트리트먼트)해주는 다양한 기능을 가졌다. 그래서 단옷날이면 부녀자들이 창포뿌리 삶은 물을 희석시켜 머리를 감았던 것. 비듬이나 피부병을 없애주는 효과도 있었다. 또 머리를 감은 다음엔 은은한 향을 발산해 향수대용으로도 그만이었다. ● 단오장(端午粧) 화려한 외출을 위해서, 또 나쁜 귀신을 쫓는다는 주술적인 의미에서 여인네들은 단옷날 아침 공들여 치장을 했다. 먼저 아침해가 뜨기전 창포나 상추에 맺힌 이슬을 모아 분을 개 얼굴에 발랐다.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 것은 물론, 얼굴에 버짐이 피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고 믿었기 때문.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를 만들어 꽂기도 했다. 두통을 없애 머리를 맑게 하고, 서캐 등의 기생충을 물리치는 효과가 있었던 것. 비녀에 수(壽)와 복(福)자를 새겨 복을 기원하기도 했다. 요즘도 강릉단오제 때에는 할머니들이 머리에 창포비녀를 꽂고 나오기도 한다. 남자들은 창포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녔다. 물론 재액을 멀리한다는 주술적인 의미에서다. ●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농촌에서 설날이나 정월대보름에 과일나무 시집보내기를 하듯, 단옷날 오시(午時, 오전 11시30분∼낮12시30분)에는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행사를 벌였다. 단오는 대추가 막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계절. 여성을 상징하는 대추나무 가지사이에 남성을 상징하는 둥근 돌을 끼워넣어 풍년과 다산(多産)을 기원했던 것이다. ● 단오부채 선물하기 부채는 더위를 식히고 파리나 모기 등의 해충을 쫓는데 유용한 도구. 조선시대에는 국왕으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단오부채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5월부채 동지책력’이라 해서 왕은 단오선이란 부채를 신하들에게 골고루 나눠주었고, 영호남의 지방관리들은 각지역 특산부채를 왕에게 진상하기도 했다. 재료는 달랐지만 평민들도 단오부채를 주고받았다.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라는 의미를 담았음은 물론. ● 기타 단옷날 오시에 목욕을 하면 무병한다고 해서 단오물맞이를 하고 모래찜을 하기도 했다. 부녀자들은 음식을 장만해 창포가 무성한 못가나 물가에 가서 물맞이 놀이를 즐겼다. 또 설날이나 추석처럼 어른아이할 것 없이 모두 단오빔을 해 입기도 했다. 단오를 앞두고 밀린 공사대금 등은 모두 정리했고, 머슴들에게는 동짓날 ‘겨울살이’처럼 옷과 용돈 등 ‘여름살이’가 지급됐다. 노인들은 모아놨던 용돈을 이날 하루에 모두 써버리기도 했다. 약으로 사용하기 위해 쑥과 익모초 등을 뜯는 날이기도 했다. 익모초는 더운 여름날 즙을 내 마시면 입맛을 돋우는 효능을 가진 식물. 이맘때 나는 단오쑥은 특히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슬 맺힌 쑥을 캐다 막걸리를 뿌려 말린 다음 환으로 만들어 먹으면 식중독이나 배탈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마당에 쑥불을 피워 전염병을 옮기는 모기 등의 해충을 쫓기도 했다. 소에게는 코를 뚫는 ‘성년식’의 날. 간장을 소의 코에 뿜어 소독한 다음, 날카로운 나무로 소의 코를 뚫었다. 천방지축 날뛰던 송아지가 비로소 양순하고 일 잘하는 어른소가 되었던 것. ■ 강릉단오 29일 절정 경산·영광서도 열려 # 단오놀이 그네뛰기는 여인네들이 즐겼던 대표적인 놀이. 누가 더 멀리 뛰는가를 겨뤘다. 멀리 뛸수록 하늘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주술적인 의미도 있었다. 춘향전에서 보듯, 그네를 타는 곳은 일종의 남녀간 미팅장소이기도 했다. 모처럼 외부출입이 자유로웠던 단옷날, 여인네들은 그네를 타며 남자들과 수작을 벌이기도 하고, 세상밖을 구경하기도 하며 해방감을 만끽했던 것. 강릉지역에서는 파리와 모기 등의 해충을 쫓기 위해 그네를 타기 시작했다는 일화도 전해온다. 반면 남정네들은 씨름을 즐겼다. 각희, 각력이라는 별칭처럼 다리의 힘을 주로 겨루는 경기. 농번기를 앞두고 다리힘을 기르는데 씨름처럼 좋은 놀이가 없었다. # 단오음식 단옷날 먹는 음식들은 미각을 돋울뿐만 아니라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는 영양식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음식이 수리떡.‘수리’는 태양을 상징하는 고어(古語)다. 즉, 양기가 가장 성한 날 태양모양의 떡을 만들어 먹었던 것이다. 주재료는 산에서 뜯어온 쑥. 솜털이 나있어 솜쑥이라고도 불린다. 들에서 나는 쑥보다 뛰어난 약효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금님은 이날 제호탕을 마셨다. 제호탕은 여러 한약재를 달여 꿀을 섞은 것으로 여름철 건강을 유지하는데 탁월한 효능을 보였다. 팥죽도 만들어 먹었다고 전해진다. 예로부터 붉은색의 팥은 귀신을 쫓는데 사용한 곡식. 대문이나 장독대 등에 널어두었던 팥으로 단오팥죽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이밖에 송홧가루에 꿀을 섞어 갈증해소를 위해 마셨던 송화밀수나 초여름 보양식 준치만두, 그리고 앵두화채, 수리취떡 등도 단오때 먹던 제철음식들이었다. # 가볼 만한 단오행사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된 강원도 강릉단오제(danoje.festival.org)는 최대의 단오축제. 신주빚기 등 사전 행사가 열리는 5월2일부터 6월2일까지 강릉시 남대천변 단오장과 지정행사장에서 열린다. 영신제 등 본행사가 열리는 5월29일부터가 절정. 창포 머리감기, 그네타기 등의 체험행사는 물론, 관노가면극과 학산 오독떼기 공연 등 놀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다. 정동진 등 유명관광지가 인근에 산재해 있어 5월 나들이코스로는 제격이다. 문의 강릉단오제위원회 (033)641-1593.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된 경북 경산시의 자인단오제(gyeongsan.go.kr)도 가볼 만하다.3m에 달하는 화려한 화관을 들고 추는 여원무와 가장행렬인 호장굿 등이 장관.5월31일부터 6월2일까지 자인면 계정숲에서 열린다. 문의 경산시청 문화관광과 (053)810-6062. 전남 영광의 법성포단오제(yeonggwang.jeonnam.kr)는 5월28부터 31일까지 법성포 숲쟁이공원 주변에서, 충남 대전의 금강단오제(dano.or.kr)는 6월3일 대청댐 잔디광장에서 각각 열린다. 서울의 국립민속박물관(nfm.go.kr), 남산골 한옥마을(hanokmaeul.org)등에서도 단오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 단오의 유래 입하(立夏)를 지나 태양의 열기가 뜨거움을 더해가는 음력 5월5일. 모내기를 마치고 첫번째 김매기를 앞둔 사이에 거행된 단오는 여름철 세시풍속의 중심적인 명절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설과 추석, 한식 등과 함께 4대명절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음양사상에 따르면 오(五)가 두번겹치는 5월5일은 일년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 홀수를 양의 수라 하여 길수(吉數)로 여겼던 전통사회에서 단오는 길일중의 길일이었다.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는 날이기도 했지만, 신분의 높낮음에 관계없이 모두가 일상의 시름을 털고 한바탕 신나게 노는 축제의 날이기도 했다. 머슴이라 할지라도 배불리 먹고 즐기는 해방된 날이었던 것. 단오제로 유명한 강릉지역에서는 “단오장에서 돌베개 베고 안 자본 사람 없고, 안 망가진 보리밭 없다.”는 말이 전해질 만큼 음주가무가 어우러진 질펀한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던 부녀자들에게는 모처럼 외부출입이 허용된 특별한 날이기도 했다. 남쪽으로 갈수록 추석을 성대히 치른 반면, 단오는 북쪽으로 갈수록 더 큰 명절로 여겨지기도 했다. 원인은 기후.5월이 되어서야 추위가 사라지는 북쪽지역에서 내복을 벗는 날인 단오는 가장 경사스러운 날이었던 것. 단오의 유래에 대해서는 중국 유입설이 유력하다. 초나라의 충신 굴원이 멱라수에 몸을 던져 자결한 날이 5월5일. 중국인들이 굴원을 기려 제사를 지내던 풍습이 우리나라의 단오가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견도 만만치 않다.‘수릿날’이라고도 하는 단오는 고대 마한시대부터 시작되었다는 것. 마한시대의 습속을 다룬 ‘위지(魏志)’에 기록된 ‘5월제’가 단오의 시초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명절이자 농사와 관계있는 절기인 단오를 특정인의 제삿날과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특히 강릉단오제는 지난 2005년 중국의 공동등재 요청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유네스코(UNESCO)의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지정됐다. ■ 남녀노소·빈부귀천 없이 단오엔 모두가 한마음 강릉의 단오제를 지켜본 유네스코 심사위원들이 “아직도 인류에 이런 축제가 남아 있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표현했듯, 단오는 모든 사람들이 상하귀천 없이 함께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었다. 거나하게 술이 오른 사람들은 너나없이 돌베개를 벤 채 흐드러지게 잠을 자고, 그새 눈이 맞은 남녀들은 단오장 주변 보리밭이 남아나지 않을 만큼 질펀하게 놀곤했다. “창포꽃 피는 단옷날이 오면 동네 어귀에 있는 송백수 가지에/ 높이 높이 그네줄 매어놓고 붉은 댕기 비단치마 바람에 나부끼며/ 그네뛰던 옛고향이 그리워지기도 한다.”는 어느 시인의 탄식처럼 이제는 세인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단오. 기억 저편으로 보내기엔 너무도 소중한 전통이다. 단오와 관련된 자료사진들을 모아봤다. 아스라해진 기억의 한 자락을 되돌아볼 겸 잊혀져가는 우리의 고유명절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기 위해서다. ■ 자료제공 강릉시청·강릉문화원
  • [책꽂이]

    ●나의 육필 까세집(김성환 엮음, 인디북 펴냄) ‘고바우 영감’으로 유명한 저자가 반평생을 두고 모았던 유명화가들의 육필 까세 모음집. 까세란 우표 수집가들이 새 우표가 나오면 이를 편지봉투에 붙이고 그 날짜 소인을 찍은 뒤 봉투 한 모퉁이에 우표 관련 그림을 그려넣는 걸 의미한다.1만 5000원.●화가 나혜석(윤범모 지음, 현암사 펴냄) 최린과의 불륜,‘이혼고백서’ 발표, 정조 유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 파격적인 일생에 가려 오히려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던 화가로서의 나혜석의 삶을 집중 조명한 평전. 한국 유화를 처음 정착시키는 등 그의 본령은 미술이었음을 보여준다.1만 5000원.●명문종가 사람들(이연자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전통을 계승, 보존하며 명가를 지켜가는 19곳의 종가 탐방기. 고택의 아름다운 면모에서부터 종가의 내림음식과 예법, 전통 성년식인 ‘관례’, 차와 복식 등 종가를 지켜가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냈다.1만 8000원.●이야기로 읽는 부의 세계사(데틀레프 귀르틀러 지음, 장혜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부와 부자’를 소재로 한 세계사. 이집트의 파라오를 시작으로 카이사르를 거쳐 현대의 빌 게이츠까지, 인류 3000년 역사속에서 부의 탄생과 흐름을 펼쳐보인다.1만 2000원.●경매장 가는 길(박정민 지음, 아트북스 펴냄) 뉴욕에서 활동중인 그림감정사의 뉴욕 경매 일기. 세계적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에서 겪은 견습시절의 체험과 일상을 중심으로 뉴욕의 미술정보와 예술적 풍경에 대해 스케치하듯 경쾌하게 묘사했다.1만 6000원.●거룩한 테러(브루스 링컨 지음, 김윤성 옮김, 돌베개 펴냄) 9·11테러 이후 종교와 폭력에 관한 성찰을 담았다. 미국의 비판적 지식인인 저자는 9·11이 명백하게 종교와 연관성을 갖지만,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일반적 특성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1만 5000원.●개에 대하여(스티븐 부디안스키 지음, 이상원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시리즈 ‘진화와 인간’ 7권. 진화론과 고고학, 동물행동학 등의 힘을 빌려 이해하기 어려운 개들의 행동에 대해 설명한다. 시리즈 8권 ‘고양이에 대하여’(이상원 옮김),9권 ‘말에 대하여’(김혜원 옮김)도 함께 출간됐다.1만 3000∼1만 5000원.
  • 75억 들여 아들 성년식

    영국의 부자 필립 그린(53)이 프랑스 지중해 연안도시 니스에서 아들의 성년식에 400만파운드(약 75억원)를 쏟아부어 초호화 파티를 열었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영국 소매업계의 큰손으로 48억파운드의 재산을 가진 그린은 아들 브랜던의 ‘바르 미츠바’(유대교의 남자 성인식)에 참석하는 하객을 위해 전세기를 동원하고,300명이 앉을 수 있는 임시 유대교회당을 만들었다. 손님들은 하룻밤 숙박료가 1000파운드나 되는 고급호텔에 묵었다. 13일부터 사흘 동안 계속된 바르 미츠바에는 지난해 미국 그래미상에서 5관왕에 오른 팝스타 비욘세가 속한 여성 3인조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와 이탈리아의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등이 출연했다. 15세에 영국 버크셔주(州)의 한 사립학교를 졸업하고 소매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린은 패션 체인점 톱 샵, 미스 셀프릿지 등의 소유주로 영국 5위의 갑부로 평가된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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