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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한 공무원의 100만원 수금법/안동환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 공무원의 100만원 수금법/안동환 문화부 차장

    종종 찾는 서울 명동의 한 식당 대표가 최근 털어놓은 얘기다. 한 손님과 직원 간의 말다툼이 민원으로 신고되면서 관할 구청이 점검을 나왔다고 한다. 담당 공무원은 보건 위생에 문제가 있다면 영업정지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으로 해결하자는 신호를 하더란다. 대표는 200만원을 요구하는 담당 공무원에게 읍소해 100만원으로 깎았다. 당연히 영업정지는 없었다. 공무원이 업무와 상관없는 금품을 받더라도 중징계하는 이른바 ‘박원순법’(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은 적어도 명동 일대에서는 통하지 않은 지 오래란다. 개인택시 안에서 혀를 차며 아내와 이 얘기를 하던 중 택시 기사가 백미러로 힐끔 보더니 직업이 뭐냐고 묻는다. 기자라고 말했더니 자신도 같은 경험이 있다고 거든다. 법인택시를 무사고로 3년간 운전하면 개인택시 자격증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 그런데 행정 처리가 이 핑계 저 핑계로 계속 늦어지더란다. 할 수 없이 담당 공무원에게 급행료 명목으로 100만원을 줬더니 곧바로 해결됐다는 얘기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아직도…’라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나 더. 여의도 정치권에서 선거 때면 우스갯소리처럼 도는 말이 있다. 여당 의원들은 저녁 식사로 한우를 먹고 룸살롱을 가지만, 야당 의원들은 호주산 소고기를 먹고 노래방으로 간다는 농담이다. 여의도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는 금배지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여의도 고급 식당의 비싼 식사가 아니면 국정도 논할 수 없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공공부문 부패를 수치화해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의 경우 한국은 10년째 제자리다. 2005년 발표에서 10점 만점에 5.0점으로, 159개국 중 40위였던 성적표는 2011년 43위, 2012년 45위(100점 만점 56점), 2013년 46위, 2014년 4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7위로 껑충 뛰어올랐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에서는 겨우 27위에 머물렀다. 근데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각국의 부패인식지수는 기업인 설문조사와 전문가 평가를 기초로 작성된다. 유독 한국 기업들만 자국 정부에 대해 예외 없이 낙제점을 준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 겪는 공무원의 횡포와 뇌물 관행이 여전히 심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의 부패 문화를 보면 개인에서 조직으로 구조화되면서 부패 자체가 ‘문화화’되는 도식을 따른다. 해군 참모총장이 구속되고, 합참의장이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방산 비리’가 그렇고, 정치권을 뒤흔든 성완종 리스트도 별반 다르지 않다. 평형수 조작이라는 작은 부정에서 시작된 세월호 참사의 이면에는 ‘해피아’(해수부+마피아)의 부패 문화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하급 공무원의 부패는 큰 일이 아닌 듯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의 “물고기는 머리부터 부패하기 시작한다”는 금언처럼 역설적으로 작은 부패는 예외 없이 윗선들도 부패해 있다는 방증이 된다. 올 9월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일명 ‘김영란법’이 처음으로 시행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일각에서는 내수 경제의 위축을 우려해 시행령 기준을 완화하거나 법 개정을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채 6개월도 남지 않은 법을 시행도 하기 전에 손보는 건 후진국을 벗지 못하는 우리 부패 현실에 역행하는 길이다. 이미 3년이라는 조정 기간 동안 원안조차도 많이 훼손돼 누더기 법안이 됐다는 우려가 무색하지 않은가. 잘못된 ‘부패 문화’를 바로잡는 일은 잘못된 법을 고치는 것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ipsofacto@seoul.co.kr
  • 돌담길 연가? 건축길 연가!

    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정동 돌담길. 이 길이 품고 있는 근현대 건축물의 내밀한 이야기와 다채로운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문화축제가 열린다. 정동극장 야외공연 시리즈인 돌담길 프로젝트가 3일부터 14일까지 ‘건축의 길’이란 주제로 펼쳐진다. 옛 러시아 공사관 터, 지금은 사라진 손탁호텔, 1915년 사교클럽이었던 중명전, 정동교회 등 건축물이 기억하는 시간과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건축가 조한 홍익대 교수는 3일 강연에서 ‘연인과 걸으면 헤어진다’는 정동 돌담길에 얽힌 속설에 반기를 든다. 태조 이성계부터 1954년 소설 ‘자유부인’까지 정동길은 충만한 사랑이 깃든 곳이라는 것. 10일에는 최예선 작가가 왕실 건축가로 20여년간 활동했던 러시아인 건축가 설파진이 걷던 1902년 정동의 이야기를 펼친다. ‘별이 빛나는 밤에’, ‘2시의 데이트’ 등 MBC 라디오 전성기를 이끌었던 조정선 PD는 야외무대에 라디오 극장을 차린다. 6일에는 호란, 하림과 천변밴드와 1937년 경성을 이야기하고 노래한다. 일제강점기 청계천에 있던 천변살롱에서 짧은 순간 꽃피웠던 문화상을 되새겨 본다. 12일에는 한국 대표 포크 가수인 장필순, 한동준이 출연해 ‘돌담길 연가’를 들려준다. 여신동 연출가와 정재일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해 만든 창작극 ‘1908초’(7일, 14일)는 정동극장에 관한 이야기다.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를 복원한다는 소명으로 문을 연 공간의 의미를 퍼포먼스에 담아냈다. 모든 공연은 무료로 볼 수 있다. (02)751-1599.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차로 10분 가면 어디든 충전소…도쿄도 “2025년 수소사회 실현”

    차로 10분 가면 어디든 충전소…도쿄도 “2025년 수소사회 실현”

    2014년 2월 취임한 도쿄도의 마스조에 요이치 지사의 도정 목표 중 하나가 ‘수소사회의 실현’이다. 수소사회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서 폐기물이라곤 물뿐인 수소를 일상생활과 산업활동에 이용하는 사회를 일컫는다. 마스조에 지사는 틈이 날 때마다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까지 수소충전소 35곳을 짓고,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V) 6000대를 보급한다는 장대한 계획을 호소하고 있다. 충전소 35곳은 자동차로 달려 15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는 것이 도쿄도의 설명이다. 2025년에는 도쿄 어디서든 10분 안에 찾을 수 있게끔 수소충전소를 80곳으로 늘리면 FCV도 10만대가량으로 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사키 노부타카 환경국 기술담당계장은 “시민들의 수소자동차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723만엔짜리 수소자동차를 구입한다면 국가에서 202만엔, 도쿄도에서 101만엔 등 총 303만엔의 보조금이 나가기 때문에 실제로는 420만엔에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충전소의 경우 아직 도쿄도 직영은 없고, 일반 기업이 시내에 몇 군데를 지어 놓은 상태. 오는 7월에는 시민들에게 아직은 낯설은 수소사회를 체험할 수 있도록 시내에 수소충전소를 갖춘 홍보관도 개설한다. 이와 함께 가정용 및 업무·산업용 연료전지의 보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쿄도의 2020년 올림픽 준비는 수소사회뿐만 아니다. 마스조에 지사는 “2020년까지 3개의 순환도로를 완성시켜 세계 처음으로 정체 없는 대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또한 300명 가까운 인력으로 올림픽·패럴림픽 준비국을 꾸려 4년 뒤의 올림픽에 대비하고 있다. 야시마 고이치 올림픽준비국 대회홍보·기획담당과장은 “대회가 끝난 뒤 레거시(역사유산)을 남긴다는 자세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964년에 이어 두 번째인 도쿄도의 올림픽을 향한 힘찬 비상이 주목된다. 도쿄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 도심선 드론이 ‘택배’·공원엔 보육원… 미래 바꾸는 日의 실험

    도심선 드론이 ‘택배’·공원엔 보육원… 미래 바꾸는 日의 실험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고령화란 주술에 걸려 있는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각 지자체 특유의 강점을 살려 미래와 미래의 먹을거리 준비에 분주하다. 소형무인항공기(드론) 실용화를 목표로 ‘하늘의 신산업’에 뛰어들고, 외국인을 받아들여 맞벌이 가정의 가사지원을 실시하는가 하면 턱없이 모자란 보육원을 공원 안에 짓는 등 ‘암반’으로 표현되는 규제의 벽을 뚫고 과거라면 상상도 못했던 실험을 일본 열도 곳곳에서 벌이고 있다. 지난달 11일 오전 도쿄 인근 지바시의 대형 쇼핑몰 앞 공원. 보슬비와 강풍이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와인 1병을 실은 드론이 쇼핑몰 옥상에서 이륙, 150m를 날았다. 드론은 1분 만에 무사히 착륙해 공원에서 기다리던 상품주문자 역할을 맡은 마키시마 가렌 내각부 정무관(중의원 의원)에게 와인이 전달됐다. 이어 1시간쯤 뒤,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한 공원에서는 의약품을 탑재한 드론이 50m 상공을 날아 아파트에서 약을 기다리던 주문자에게 전달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일본 정부로부터 ‘드론 실용화’를 위한 국가전략특구로 지정된 지바시가 내각부와 민간사업자와 함께 주최한 드론 택배 서비스의 제1차 실증실험은 성공리에 끝났다. 실험을 주도한 노나미 겐조 지바대 교수(주식회사 자율제어시스템연구소 대표 겸임)는 “미국에서는 벽지 등에서 드론을 이용한 실험은 있었으나 도시에서의 실험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면서 “향후 1개월 1차례씩의 실험을 거쳐 3년 이내에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 90만명의 지바시가 드론 상용화를 통해 얻는 이익은 무엇일까. 나카다이 히데요 지바시 마쿠하리 신도심과장의 설명은 이렇다. “새로운 산업의 상용화를 통해 정보, 통신, GPS 등 관련기업을 유치할 수 있고, 기업과 고용이 늘어나면 지자체의 세수 증대를 통해 시민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간다”. 나카다이 과장은 나아가 “저출산·고령화 추세 속에서 시민과 국민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노동력 부족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 관련법 등은 바꿔… 새 규제 설정 과제 드론 운항의 안전성과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서는 사전에 해당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이해를 얻었다고 한다. 그는 “주민들은 오히려 ‘미래도시’라는 새로운 가치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 이내에 드론 상용화에 필요한 규제 완화 가운데 이미 드론 운항을 위한 항공관련법, 기업유치 지원을 위한 관련법이 개정된 것은 물론 새로운 규제도 설정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도쿄와 인접한 가나가와현. 인구 912만명으로 경기도와 비슷한 가나가와는 외국인 가사 대행서비스란 실험을 막 시작했다. 이민정책에서 세계적으로 엄격하기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부분적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여성인력의 활용을 돕는다는 점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내건 ‘1억 총활약사회’를 뒷받침하는 야심 찬 플랜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신설된 1억총활약국민회의를 통해 “일본의 구조적 문제인 저출산·고령화에 정면으로 도전해 ‘희망을 낳는 강한 경제’, ‘꿈을 짜는 육아지원’, ‘안심하는 사회보장’의 실현”을 지향하고 있다. ●가사도우미 27만명 필요… 인력 공급 회사 모집 이 같은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맞벌이나 일하는 일본 여성의 가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집안일과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인력을 외국에서 데려와 도우미 희망 가정에 배치한다는 게 골자. 가나가와현 노정복지과의 고가 신야 부과장은 “첫해에는 70~80명의 가사전문 인력을 외국에서 데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민간연구소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가 가사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감안할 때 가나가와현에서도 27만명 정도의 가사지원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가나가와현은 외국인 인력을 들여올 민간회사를 모집하고 있으며, 3년 이상의 사업실적 등의 기준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경우 만 18세 이상으로 실무경험이 1년 이상이고, 가사에 관한 지식과 기능이 있어야 하며, 필요최소한의 일본어능력을 갖춰야 한다. 고가 부과장은 “제도가 실시되면 집안일이나 아이를 돌보는 데 시간이 모자라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수의 경우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 일본인 이상의 보수를 제공할 방침이다. 도쿄도의 세타가야구는 일본 전국에서 어린이집 대기자가 전국 최상위로 보육수요가 높은 곳이다. 특히 중산층 이상 젊은 부부들의 전입이 많아 취학 전 아동이 한 해 1000명씩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경우 시설과 보육교사의 질이 좋고 보육비가 싼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해 대기자가 많은 데 비해 일본은 국가와 지자체가 인정한 인가보육원이 시설, 교사, 보육비 면에서 인기가 높아 공립 혹은 민간 구분 없이 대기자가 많다. 세타가야구는 현재 1만 4675명인 보육원 정원을 향후 5년간 2만명 규모로 늘려야 하는 ‘지상과제’를 안고 있다. 60인 규모의 보육원을 87개 정도 더 지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부동산 조사 전문인력 특채… 보육시설 8곳 개원 그래서 세타가야구는 보육원을 늘리기 위한 독특한 방법을 두 가지 고안했다. 스가이 히데키 보육계획·지원정비담당과장은 “민간 소유의 토지나 시설을 보육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발로 뛰며 정보수집을 하고 보육원 전환을 유도하는 ‘부동산조사전문원’을 특별채용했는데 전국 지자체 중에서는 유례가 없는 제도”라고 말했다. 2013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전문직원을 통해 총 500건의 상담을 통해 실제로 8건이 보육원 개원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공원법상 공원 내에는 보육원을 짓지 못했으나 규제완화를 적용받는 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2곳의 공립공원에 보육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가이 과장은 “공원이라면 주민과의 마찰도 적고, 보육원 입지로서 환경이 좋아 원활히 건립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지바·요코하마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 박주미, ‘옥중화’ 정난정 변신 모습 보니 ‘시간 멈춘 단아미모’

    박주미, ‘옥중화’ 정난정 변신 모습 보니 ‘시간 멈춘 단아미모’

    ‘옥중화’에서 정난정을 연기 중인 박주미의 촬영 현장 사진이 화제다. 박주미는 지난 30일 첫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에서 욕망과 사치로 물든 여인 정난정의 모습을 그려내며 극의 몰입을 높였다. 방송 이후 박주미가 연기한 정난정이 화제가 되며 박주미의 촬영 현장 모습도 눈길을 끈다. 박주미의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의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조선시대 최고 절세미녀 정난정이 환생했나요”라는 글과 함께 ‘옥중화’ 정난정으로 분장을 마친 박주미의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속 박주미는 전성기 시절과 다르지 않은 빼어난 미모를 과시해 보는 이들을 감탄케 했다. 한편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진세연 분, 아역 정다빈)와 조선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고수 분)의 어드벤처 사극으로 매주 토, 일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여야, 20대 국회 벼르지 말고 지금 민생 챙겨라

    19대 국회로서 마지막인 4월 임시국회가 헛바퀴만 돌리고 있다. 이러다가 여야의 법안 협상이 표류하면서 대부분의 쟁점 법안들이 자동 폐기될 참이다. 각 상임위 현역 의원들이 4·13 총선에서 대거 낙마하면서 입법 동력이 크게 떨어진 데다 차기 원내 사령탑을 뽑는 데 당력을 쏟고 있는 여야 모두 현 원내 대표단을 아예 버린 자식 취급하고 있지 않은가. 어제까지 19대 국회에서 처리한 법안은 7683건으로, 18대 국회의 1만 3913건에 비해 절반 남짓(55.2%)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도 핵심 경제활성화법들을 처리 못 한 채 빈손으로 끝내면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확실히 인증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에다 청년 실업, 저출산,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인한 내수 부진으로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휩싸여 있다.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화급을 다투는 사안이다. 여야가 당략에서 벗어나 청년이나 비정규직 등 가장 절박한 국민의 눈높이에서 타협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여야의 행태를 보면 싹수가 노랗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두 야당이 새누리당을 가운데 놓고 차기 국회의장 자리를 흥정하는 장면을 연출하는가 하면 여야 3당 간엔 ‘노른자 상임위원장’을 서로 차지하려고 벌써 신경전이 한창이다.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는 격이다. 우리는 민생부터 돌보라는 게 지난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라면 굳이 20대 국회 출범을 기다리지 말고 이를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본다. 3당은 민생 안건을 최우선 처리하기로 약속한 만큼 역지사지해 청년 일자리 법안들부터 절충해 내기 바란다. 예컨대 공공기관의 청년고용의무할당률을 현행 3%에서 5%로 올리고 이를 민간 기업에도 적용하도록 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보자. 현재 야권은 찬성이지만 여당이 기업 부담을 이유로 멈칫거리고 있다. 그러나 여당이 공기업에는 국민 혈세를 더 투입하는 결단을 내리고 야권도 조선·해운·철강 등 주력 대기업들조차 존폐의 기로에 선 현실을 인정한다면 절충이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서비스산업 진흥 대상에 우리가 국제 경쟁력이 있는 의료 분야를 포함시킬지 여부가 관건인 서비스산업발전법도 마찬가지다. 이미 의료법에 의료 민영화를 막는 장치가 있는데, 야권은 언제까지 서비스 일자리 창출을 외면하며 고장 난 유성기처럼 의료 공공성 후퇴 우려만 되뇌고 있을 건가.
  • [명인·명물을 찾아서] 700년 백제 역사·문화·생활이 오롯이

    [명인·명물을 찾아서] 700년 백제 역사·문화·생활이 오롯이

    백제는 한성(서울), 웅진(공주), 사비(부여)로 수도를 계속 옮겼다. 그 유적은 하남, 익산 등까지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백제문화단지는 이처럼 흩어진 700년 백제의 역사와 문화, 생활 등을 한눈에 보여주는 명소이다. 이 문화단지의 핵심은 옛 백제역사재현단지, 즉 ‘사비성’이다. 삼국시대 왕궁 중 처음으로 재현된 백제 왕궁이 있는 곳이다. 1일 충남 부여군에 따르면 규암면 합정리 백마강 인근에 조성된 이곳은 부지가 34만 3000㎡에 이른다. 사비성 정문은 정양문(正陽門)이다. 2층 기와집 모습인 문의 이름은 백제가 일왕에 하사했다는 칠지도의 글씨에서 땄다. ‘해가 가장 높이 떠 모든 기운이 왕성한 때’를 일컫는다. 백제 전성기와 같은 지역 발전을 소망하는 뜻이 담겼다. 정양문을 지나면 넓은 광장이 펼쳐진다. 100m쯤 걸어가면 광장 끝에 웅장한 백제 왕궁이 서 있다. ‘사비궁’이다. 궁 안에 왕의 즉위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맞았던 천정전이 있다. ‘정치는 하늘의 뜻에 따라 한다’는 뜻이니 정치는 천심, 곧 민심을 따라야 한다는 진리를 일깨운다. 천정전 옆으로 동궁전과 서궁전이 자리잡고 있다. 동궁은 ‘문사전’으로 왕이 문신 관련 업무를, 서궁은 ‘무덕전’으로 무신 관련 일을 봤다고 한다. 문사전에서는 성왕이 웅진에서 사비 천도를 선포하는 장면을 홀로그램으로 만날 수 있다. 왕궁 가까이 능사가 있다. 백제 위덕왕이 성왕의 명복을 빌려고 창건한 사찰이다.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 절터에서 발굴된 유적을 토대로 복원했다. 그 안에 5층 목탑이 우뚝 솟아 있다. 높이가 38m로 아파트 13층 정도다. 복원된 백제 최초 목탑으로 맨 꼭대기는 황금빛이 찬란한 첨탑으로 치장했다. 이 높이만 8m이다. 이강복 문화단지 학예연구사는 “동으로 몸통을 만들고 겉에 금을 입혔다”면서 “금만 18㎏이 들어갔고, 중요무형문화재 113호인 정수화 칠장 가능보유자가 입혔다”고 말했다. 그는 “능사와 목탑은 사실적으로 재현했다”며 “이들이 경주에서 황룡사 9층 목탑 복원을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능사 안에 대웅전, 자효당, 부용각, 숙세각 등 부속 전각도 복원돼 있다. 대웅전에서는 참배하는 불교신자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향로각은 백제예술의 꽃인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를 만드는 장면을 밀랍인형 등으로 꾸몄다. 사비성에는 생활문화마을이 있다. 백제시대 계층별 주택 79동이 지어져 있다. 군관 가옥은 계백장군댁을 재현했다. 귀족 가옥은 백제 말 대좌평을 지낸 사택지적의 집을 연출했다. 신라 선덕여왕의 초청으로 황룡사 9층 목탑 건립에 참여한 백제 건축가 아비지의 집도 있다. 일본에 의학기술과 음악을 각각 전파한 의박사 왕유릉타와 악사 미마지의 집이 있다. 금속기술자, 도자기 및 기와제작자, 직조기술자 등 백제 때 이름을 날린 다양한 서민들의 집도 있다. 이곳에는 초가에 그릇 등 살림살이가 부엌에 전시돼 백제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다. 백제를 건국한 온조왕 시절의 위례성도 만들어져 있다. 서울 풍납·몽촌토성의 옛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곳이다. 성의 길이는 470m로 초가에 흙담으로 지어진 왕궁이 소박하다. 귀족과 노비의 집이 있고 원두막처럼 생긴 고상 가옥도 있다. 성 밖에 해자(垓字·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땅을 파 하천처럼 만든 연못)가 쭉 파여 있다. 사비성만 돌아보는 데 2시간 30분에서 3시간쯤 걸린다. 세종시에서 남편과 함께 두 명의 초·중생 자녀를 데리고 찾은 김숙(45)씨는 “요즘 역사에 관심이 많아 아이들을 데리고 왔는데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다”면서 “활짝 핀 봄꽃과 하늘 높이 치솟은 소나무 등 경관도 아름다워 다시 한번 오고 싶다”고 했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다. 최근 막을 내린 ‘육룡이 나르샤’와 ‘계백’, ‘대풍수’ 등 드라마 촬영이 줄을 이었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 촬영됐고, ‘1박2일’ ‘런닝맨’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도 빼놓지 않고 찾았다. 사비성 앞 ‘백제역사문화관’은 성 입장 전에 들러야 할 건물이다. 국내 유일의 백제사 전문 박물관이다. 국립부여박물관과 달리 영상 등을 통해 백제의 역사와 문화, 생활을 상세히 보여준다. 역사교육 장소로 제격이다. 이강복 학예연구사는 “요즘 관광객들이 버스가 꽉꽉 차서 몰려온다”면서 “사비성과 문화관은 백제의 혜택을 받은 일본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곳을 찾은 방문객이 지난해 69만명에 이르렀다. 개관 이듬해인 2011년 50만명에서 크게 늘어나 갈수록 인기 있는 백제역사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비성은 17년간의 공사 끝에 완성됐다. 1994년 착수돼 국비 등 3844억원을 들여 공사가 진행됐고, 2010년 9월 세계대백제전 개막에 맞춰 문을 열었다. 이 학예연구사는 “규모가 매우 큰 이유도 있지만 고증을 철저히 하다 보니 공사 기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문화단지에는 백제만 있지 않다. 사비성 주변 160만㎡의 광활한 터에 즐길거리와 살거리 등 현대적 시설이 갖춰져 있다. 충남도가 민자로 롯데를 유치한 것이다. 2008년 유치협약 체결 후 롯데는 2010년 7월 사비성 인근에 실내 아쿠아와 사우나 등을 갖춘 322실 규모의 10층짜리 콘도를 개관했다. 이듬해 18홀짜리 골프장이 문을 열었고, 2013년에 부여롯데아울렛이 오픈했다. 명품 매장이 즐비한 아웃렛에만 연간 400만명이 찾아온다. 롯데는 스파빌리지와 어뮤즈먼트 시설을 추가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어뮤즈먼트는 충청도와 영호남 북부 등 관광객을 끌어들일 놀이시설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어그리파크에다 왕의 정원과 도예공방 등도 생겨 다채롭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국내 최고의 역사·문화 테마리조트로 전혀 손색이 없다. 이종연 백제문화단지관리사업소장은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살거리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아 경주 보문단지 못지않은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편히 구경할 수 있도록 조만간 코끼리 열차를 운행하고, 부여군과 논의해 숙박시설 등을 더 갖춰 머물며 백제의 멋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관광지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부여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한국 IT 성장의 힘… 자수성가 부자 증가

    한국 IT 성장의 힘… 자수성가 부자 증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템이 성공하면서 한국에서도 자수성가형 부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8일(현지시간) ‘2016년 한국의 50대 부자’를 발표하면서 스스로 기업을 일궈 성공한 경영자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50명의 부자 중 자수성가형은 19명으로 38%에 이르렀다. 10년 전 포브스의 발표 때 18%, 지난해 28%였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새로 진입한 7명 가운데 6명이 자수성가형이다. 포브스는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경영자로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와 김범석 쿠팡 대표를 들었다. 이 대표의 재산은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1954억원)로 34위로 기록됐다.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4700만 달러의 자금을 모집했고, 이에 따라 회사 가치가 40억 달러로 늘어나면서 지분 26%를 가진 이 대표의 자산 가치가 올랐다.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 창업자인 김 대표는 9억 5000만 달러로 36위에 올랐다. 올해 새로 이름을 올린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7위)과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10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31위),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47위) 등도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우리나라의 최고 부자는 올해에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차지했다. 이 회장의 재산은 전년보다 7억 달러 줄어든 126억 달러로 평가됐다. 이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84억 달러)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62억 달러),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49억 달러),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48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초대 성남시립의료원장에 조승연 인천의료원장

    초대 성남시립의료원장에 조승연 인천의료원장

    경기 성남시가 현재 신축 중인 성남시립의료원 초대 원장에 조승연(53) 인천의료원장을 다음 달 초 선임한다고 29일 밝혔다. 조 원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외과학 박사로, 인천적십자병원 원장과 제16대 지방의료원 연합회장 등을 역임했다. 전국 최초로 인천의료원에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을 설립해 공공의료 확대와 정책제안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제1회 대한공공의학회 공로상을 받았다. 조 원장 이외 이사진들도 보건의료전문가, 공공의료 지역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됐다. 성남시는 초대원장 선임 및 이사진 구성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본격적인 개원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성남시립의료원은 수정구 태평동 옛 시청자리에 들어서며 내년 12월 개원할 지역거점 공공병원이다. 서민을 상대로 한 의료공백을 해소하고 급성기 진료, 질병예방 관리, 건강증진, 재활 등 수익률이 낮아 다른 민간 병의원이 소홀히 하는 분야를 집중 다를 예정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우리는 지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계기로 공공의료가 얼마나 중요하고 절실한지 경험했다”면서 “성남시립의료원 건립은 내가 정치를 하게 된 계기이자 꿈이었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살균제 3~4등급 피해자 23% 가습기 사용 중에 호흡기 질환”

    “살균제 3~4등급 피해자 23% 가습기 사용 중에 호흡기 질환”

    정부가 3~4등급으로 분류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중 일부는 ‘폐섬유화’로 사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4등급은 폐섬유화 질환이 확인되지 않아 ‘경증’으로 분류된 그룹으로 피해 보상에서 배제된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가 피해자 등급 분류에 다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8일 국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3~4등급 피해자 의료 기록 분석 결과 발표 및 진상 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피해자 47명 중 3명이 폐섬유화 진단을 받았다. 이 중 2명은 옥시레킷벤키저 제품을 썼고, 2명 모두 사망했다고 정의당은 주장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피해자 47명 중 34명(72%)이 가습기 사용 전후로 천식, 습관성 폐렴, 알레르기성 비염, 급성기관지염 과민성 폐렴 등의 호흡기 질환을 진단받았다. 이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던 중 진단을 받은 피해자가 11명(23.4%)이었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3~4등급 피해자의 분석 결과는 1~2등급 피해자와 유사하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이들을 3~4등급으로 분류해 가습기 피해 구제 대상에서 지속적으로 제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살균제 피해 조사를 폐섬유화 이외의 질환까지 확대해 다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심 대표는 상무위원회에서 “개별 의원의 대응에 머물렀던 더불어민주당이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제정과 청문회 개최를 밝힌 것은 큰 진전”이라며 “가급적 살균제 피해 원인과 범위 규명, 피해자 보상과 재발 방지 방안 등을 포함하는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을 야 3당이 공동 발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이번 사건은 기업의 탐욕과 정부의 태만이 키워낸 한국형 사회 재난”이라며 “청문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심상정 “가습기 살균제 피해 3~4등급, 사용 중에 호흡기 질환 발생”

    심상정 “가습기 살균제 피해 3~4등급, 사용 중에 호흡기 질환 발생”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 3~4등급 진단을 받은 소비자의 5명 중 1명 꼴로 살균제를 사용하던 중에 호흡기 질환을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폐섬유화 질환이 확인되지 않아 정부의 피해구제대상에서는 제외되고 있으며, 살균제 사용으로 폐섬유화 이외에도 다른 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피해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환경부로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 3~4등급 피해자 47명의 의료기록 및 가습기살균제 사용기간 자료를 제출 받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심 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피해자 47명 중 11명(23.4%)은 살균제를 사용하던 중 천식, 습관성 폐렴, 알레르기성 비염, 급성기관지염, 과민성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을 진단받았다. 이들 이외에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고 난 뒤 1년 이내에 호흡기 질환 진단을 받은 소비자가 7명(14.9%)이나 됐다. 이들 중에는 살균제를 사용한 뒤 8일 만에 급성모세기관지염을 진단 받은 10세 어린이와, 18일 뒤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진단을 받은 유아도 포함돼 있다고 심 의원은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폐섬유화 질환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부의 피해구제대상에서 지속적으로 제외돼 왔다고 심 의원은 주장했다. 심 의원은 “3∼4등급 피해자의 호흡기질환 분석 결과는 (폐섬유화 질환이 발견되는) 1∼2등급 피해자가 호흡기 질환을 앓는 것과 유사하다”며 “그런데도 정부가 이들을 가습기 피해구제대상에서 지속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살균제 사용으로 폐섬유화 이외에 다른 호흡기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를 폐섬유화 이외의 질환까지 확대해 다시 해야한다”고 강조한 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진상조사와 배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 개최를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순수·청춘·설렘의 33인 순정만화 기획전

    순수·청춘·설렘의 33인 순정만화 기획전

    청춘의 설렘을 떠올리는 순정만화 기획전이 열린다. 한국만화박물관은 ‘소녀, 순정을 그리다’전을 오는 5월 4일~7월 3일 제1, 2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작가 33인의 작품을 전시한다. 기획전은 국내 순정만화 황금기였던 1980~90년대 작품뿐만 아니라 순정만화 맥을 잇는 로맨스 웹툰 작품에 이르기까지 국내 순정만화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3개 파트로 나눠 꾸민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80, 90년대 만화잡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타 작가의 육필 원고를 만날 수 있다. 당시 인쇄술로 전하지 못했던 작품을 원화로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여성만화가협회 작가들이 순정만화에 바치는 창작 카툰 전시가 펼쳐진다. 만화가 12명이 80, 90년대 인기 만화 주인공을 본인의 만화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오마주 작품으로 당시 순정만화를 추억할 기회다. 마지막 파트에선 2000년대 ‘로맨스 웹툰’을 만나볼 수 있다. 최근 디지털 버전으로 다시 연재되는 90년대 인기 작품들로 있다. 김진 작가의 ‘바람의 나라’, 이은혜 작가의 ‘블루’ 등이다. 네이버 웹툰과 다음 만화 속 세상, 카카오페이지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서 연재된다. 순끼 작가의 ‘치즈인더트랩’, 석우 작가의 ‘오렌지 마말레이드’ 등 트렌디한 로맨스 웹툰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6월 6일에는 신일숙·김진 작가의 팬 사인회가 있다. 문의는 (032)310-3090~1.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부고]

    ●방효선(전 중부지방국세청장·전 세무사회 회장)씨 별세 기석(전 외환은행 전무)씨 부친상 양승찬(사업)오재인(단국대 상경대학장)씨 장인상 방승재(미국 골드만삭스 근무)씨 조부상 26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2258-5940 ●김순남(전 인천북부교육장)씨 모친상 26일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30분 (032)5000-444 ●장지영(전 모라여중 교장)씨 별세 성기(한남요양병원장)성효(에니타임 대표)씨 부친상 조원용(효성그룹 홍보실장)씨 장인상 박은정(유진산부인과 원장)씨 시부상 장준호(LIG넥스원 근무)씨 조부상 26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2258-5940 ●우상조(사업)씨 모친상 최정도(사업)서종렬(세종텔레콤 대표이사)씨 장모상 26일 경주 동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054)770-9497 ●김종환(경북도 감사관)씨 모친상 26일 경산 옥산장례식장, 발인 29일 오전 9시 (053)801-4444 ●김담구(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씨 별세 진한(고려특수선재 독일법인장) 도한(보령제약 과장)씨 부친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6시 30분 (02)3010-2231
  • 전주의 봄, 영화를 봄

    전주의 봄, 영화를 봄

    45개국 211편… 역대 최대 ‘독립·예술영화 축제’인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는 28일부터 열흘간 전북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전 세계 45개국 211편(장편 163편·단편 4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지난해보다 11편이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부분 경쟁을 도입한 영화제로 올해엔 한국 경쟁과 국제 경쟁 부문에서 각각 10편,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 모두 21개 작품이 본선에 올라 경합을 벌인다. 캐나다 출신 로베르 뷔드르 감독의 ‘본 투 비 블루’가 개막작이다. 세계 재즈사에 깊은 발자국을 남긴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의 일생 중 1960년대를 다뤘다. 성공과 몰락이 교차하는 쳇 베이커의 삶 자체가 재즈 연주처럼 다가오는 작품이다. 이선 호크가 쳇 베이커를 연기해 비상한 관심을 끈다. 폐막작은 류승완 감독의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가 선정됐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이종혁과 유선이 맡는다.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을 맡은 정재영과 한예리, 단편을 출품해 감독 자격으로 초청받은 안재홍을 비롯해 전혜빈, 신민철, 오광록, 김동완, 허이재, 심은진, 류현경, 박정민 등 상영작 출연 배우들이 레드 카펫에 선다. 이 밖에 안성기와 예지원, 신동미, 이솜 등도 전주를 찾는다. 지난해 전주종합경기장에 세워졌던 야외상영장과 게스트센터, 지프라운지 등을 영화의 거리로 옮겨와 공간적인 밀도를 높이는 등 영화제를 즐기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전주 고사 CGV를 비롯해 5개 극장 19개 관을 확보하는 등 상영관도 영화의 거리에 집중시켰다. 그래픽 디자이너 100명이 참여한 ‘100 필름, 100 포스터’ 전시도 영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간판 프로그램인 ‘삼인삼색’은 ‘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새 단장했다. 올해는 김수현(‘우리 손자 베스트’), 조재민(‘눈발’), 오스트리아의 루카스 발렌타 리너(‘우아한 나체들’) 감독이 제작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유령 상가’ 전락한 고속버스터미널 의류상가 가 보니

    ‘유령 상가’ 전락한 고속버스터미널 의류상가 가 보니

    “완전히 유령 상가죠. 상점 옆에는 폐허처럼 창고가 줄지어 있고 의류점포를 사무실로 만드는 공사까지 하는데 어떤 손님이 오겠습니까?”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8층 의류상가에서 만난 변남분(63·여)씨는 “장사가 잘될 때는 월 매출액이 600만원을 넘었는데 지금은 절반도 안 된다”며 “월 관리비 21만원을 내기 어려운 때가 많고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날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1982년부터 34년간 이곳에서 숙녀복을 판 변씨의 가게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에 있는 목 좋은 곳이지만 손님은 없고 파리만 날렸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경부선 의류상가는 2000년부터 쇠락의 길을 걸었다. 1998년 사람들이 드나들던 터미널 3, 5층 버스 승차장이 안전 문제로 폐쇄되자 눈에 띄게 손님이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가 옆 호남선에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상가도 들어섰다. 이렇다 보니 6~8층에 있는 1674개의 점포 중 운영되는 의류상가 점포는 59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기존 상인이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 등으로 대부분 사용된다. 상권이 무너지자 운영을 맡고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빈 점포를 일반 사무실로 변경해 임대에 나섰다. 실제로 8층의 점포 중 7곳은 통합 공사를 마치고 업무용 사무실로 쓰고 있다. 상인들은 의류상가에 사무실이 들어서자 상가가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숙녀복 가게를 운영하는 주기면(60)씨는 “우리 가게 바로 옆에서 공사를 진행하면서 통보조차 없었다”며 “공사로 인한 분진 때문에 숨 쉬기도 힘들고 분진이 흰 옷에 내려앉아 피해도 크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일반 사무실이라도 들어와야 유동인구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업무용 사무실로 개조해 입주하는 임차인에게 공사 때문에 주변 상인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고 충분히 고지했다”며 “사무실이라도 입주해야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과 상인들은 상인회 회장을 두고도 반목 중이다. 2000년부터 6~8층 상가운영회장을 맡았던 유모(72·여)씨가 관리비 인상 및 점포 공사 협의 등에서 회사 측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했다면서 상인들은 지난 3월 한모(58·여)씨를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유씨와 조율이 돼야 새 회장을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입점 점포의 한 상인은 “예전에는 황금 상권이었는데 이제는 생존도 힘든 곳이 됐다”면서 “여러 분쟁이 겹치니 장사하기가 너무 힘들다. 획기적인 상권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열린세상] 뇌물죄의 법경제학/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뇌물죄의 법경제학/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부패인식지수(CP)라는 것이 있다. 글자 그대로, 부패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감수성 또는 인식 정도를 0에서 100까지 지수화한 것으로(2012년 이전 10점 만점) 지수가 낮을수록 부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투명성기구(TI)는 1995년부터 매년 부패인식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첫해인 1995년 조사 대상국 41개국 중 27위(4.19점)였고, 2005년에는 5점을 받아 조사 대상국 159개국 가운데 40위를 차지했다. 올해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56점을 받아 167개국 중 37위에 그쳤다. 올해에도 전통적인 청렴 국가들인 덴마크·핀란드 스웨덴이 1, 2, 3위에 올랐고 독일·영국·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이 모두 상위권에 분포했다. 우루과이·대만 등이 우리보다 훨씬 앞섰고, 르완다·요르단 등이 우리보다 약간 뒷자리에 있으니 선진국 문턱에 와 있다는 우리 국민의 믿음이 무색해지는 장면이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었다지만, 압축성장의 그늘은 사회 각 분야에 짙고도 광범위하게 드리워져 있다. 그중에서도 공무원들의 청렴 의식, 부패에 대한 국민의 감수성은 아직 선진국에 까마득히 못 미치는 것 같다. 최근에만 해도 원전 부품 납품비리, 방산비리, 세월호 사건에 이르기까지 끝을 알 수 없는 부패의 심연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의 재산이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다. 그동안 역대 정권에서 걸핏하면 ‘대대적 사정’ 운운하며 부패 척결을 부르짖어 왔건만 부패는 왜 잡히지 않는 걸까. 해마다 수십, 수백 명의 정치인, 고위 공직자들이 부패 혐의로 기소되고 교도소에 가기도 하지만 왜 뇌물 수수는 계속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법경제학적 측면에서 찾아보자. 범죄행위자도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해득실에 따라 행동하는 합리적 인간이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특히 사기나 횡령 같은 재산 범죄, 또는 뇌물수수 같은 범죄의 경우 이러한 가정은 상당히 유효하다. 뇌물수수 범죄자의 경우 그가 뇌물을 수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대 이익에서 기대 비용을 뺀 기대 순이익을 극대화하려 할 것이다. 우선 범죄에서의 기대 이익은 물질적 이익과 심리적 이익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물질적 이익은 당해 범죄로부터 행위자가 직접 얻는 금전적 이익이다. 심리적 이익은 범죄 행위 때 느끼는 성취감, 모험심의 충족, 동료들로부터의 인정 같은 것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기대 이익에 대해 법정책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지는 그다지 크지 않다. 다음으로 기대 비용은 직접 비용과 기대처벌 비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직접 비용이란 범죄행위에 필요한 경비와 죄책감 등 심리 비용을 의미한다. 기대처벌 비용(C)은 처벌의 강도(S)와 처벌받을 확률(P)로 이루어진다(C=S×P). 그리고 처벌받을 확률(P)이란 발각될 확률(r)×기소될 확률(i)×유죄판결을 받을 확률(c)을 의미한다(P=r×i×c). 여기서 법정책적 측면에서 기대 비용을 높이려면 처벌의 강도와 처벌받을 확률을 높이는 정책을 취해야 한다. 처벌의 강도를 높이려면 뇌물죄의 법정형을 무겁게 규정하거나 법원에서 뇌물죄에 대한 형량을 전반적으로 높임으로써 가능할 것이다. 뇌물죄의 법정형은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에서 이미 가중 처벌하는 규정이 마련돼 있고, 법정에서도 우리 사회 부패의 심각성을 인식해 엄벌하는 경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밖에 기소될 확률과 유죄 판결을 받을 확률은 수사와 재판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에 관련된 것으로 형사소송법상의 다른 이념이나 가치에 의해 제약될 수밖에 없는 변수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기대비용을 높임으로써 뇌물 수수를 억제하는 방안으로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발각될 확률(r)을 높이는 것이다. 뇌물을 받은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뇌물 공여자가 변심해 뇌물 수수의 사실을 신고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할 것이다. 그렇다면 뇌물 공여자까지 같이 처벌하게 돼 있는 현행법을 고쳐 뇌물 수수자만 처벌하는 것도(비록 여러 가지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한 가지 방안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 권력의 위기마다 문제는 회계였다

    권력의 위기마다 문제는 회계였다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제이콥 솔 지음/정해영 옮김/메멘토/456쪽/2만 2000원 회계라 하면 ‘복잡한 장부상의 까다로운 숫자놀음’쯤으로 인식되지만 고대 이래 늘상 삶에 영향을 미쳐왔다.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지도자들은 정치관리의 주요 수단으로 회계를 활용했다. 고대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는 개인 회계 기록을 바탕으로 ‘업적록’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로마는 각 가정에서 가계부를 작성해 세리들이 감사하게 할 만큼 회계가 번성했다. 특히 이익, 손실을 빈틈없이 계산하는 복식부기 회계는 재무관리의 근간이다. 그래서 1300년 무렵 이탈리아 북부에서 시작된 복식부기 회계의 도래는 근대정치와 자본주의의 시작으로 여겨진다. 독일 경제학자 베르너 좀바르트만 하더라도 “복식부기 없는 자본주의는 상상할 수 없다”고 일갈한 바 있다. 회계가 삶과 사회조직에서 빼놓을 수 없음에도 간과되기 일쑤이다.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역사·회계학 교수가 통념을 비틀어 회계를 역사의 중심에 놓아 흥미롭다. 르네상스기부터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700여년에 걸쳐 회계와 관련된 사건과 인간 군상을 건져 올리는 이야기 풀어내기가 신선하다. ●도시공화정 황금기땐 회계를 교육에 융합 책의 큰 주제는 회계의 가치와 투명성을 중시한 조직과 나라들은 융성, 번창했고 그 반대는 쇠락하거나 몰락했다는 점이다. 그 대비의 사례들이 명쾌하다. 융성했던 경우들을 보자. 피렌체·제노바 같은 이탈리아 도시공화정과 황금기 네덜란드, 18~19세기 영국·미국 등 전성기를 누린 국가들은 모두 회계를 교육과정과 종교·도덕 사상, 예술·철학·정치이론에 통합시켰다. 당대 네덜란드에는 회계 학교가 수두룩했고 조세수입을 복식부기로 기록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17세기 중반 암스테르담은행이 설립되고 네덜란드 공화국은 주식 거래의 본고장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19세기 투명한 회계가 뿌리를 내린 영국은 세계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그래서 18~19세기 영국 철학자들은 회계를 ‘상업적 관리의 도구’일 뿐 아니라 ‘정치적 사유의 도구’로 매김했다. ●프랑스 혁명의 불씨도 부실 회계 탓 그와는 달리 15세기 피렌체 메디치가는 은행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고도 부실한 회계기록 탓에 몰락, 피렌체의 재정 안정성까지 뒤흔들었다. 정확한 회계가 제 입지를 좁힌 것으로 여긴 프랑스 루이 14세가 정직한 회계를 기피한 탓에 왕실 재정이 파탄 났고 프랑스혁명의 불씨를 댕겼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1929년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도 부실한 회계가 부른 사회 붕괴의 사례로 꼽힌다. 책에선 회계에 얽힌 부정의 역사도 뿌리 깊고 끈질긴 것으로 드러난다. 로마시대 키케로는 부집정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가 회계장부를 부실하게 기록하는 방식으로 카이사르에게 훔친 돈을 탕진했다고 주장했다. 상업 공화정이 가장 발달한 시기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거의 모든 상인은 저만 볼 수 있는 ‘비밀 장부’와 정부 감사에 맞춰 가짜의 ‘공식 장부’ 등 두 개를 갖고 있었다. 루이 16세의 재무총감 네케르는 5000만 리브르의 군사및 부채관련 지출을 ‘특별 지출’로 간주하고 누락해 예산 흑자를 이룬 것으로 허위보고했다. 축소 보고의 효시이다. ●복잡해진 회계, 2008년 금융위기 부르기도 회계가 복잡해지면 사기와 부패도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띤다. 세계대전 후 경제 성장으로 ‘회계의 황금기’를 맞은 미국만 해도 회계감사 법인 경쟁이 치열해져 거대 회계 스캔들이 잇따라 불거졌다. 2008년 금융위기도 날이 갈수록 전문화되고 복잡해지는 회계로 인한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보자면 재무적 책임성을 정착시키기란 그다지 쉽지 않다. 1340년 제노바 공화정은 중앙정부 관청에 대형 등록부를 설치해 도시국가 제노바 재정을 복식부기로 기록할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피렌체는 1427년 법에 따라 피렌체 토지 소유자나 상인은 복식장부를 기록해 ‘카타스토’(catasto)라는 정부 세금 감사를 받아야 했다. 선거제 정부가 등장한 19세기 영국에서도 부패, 무책임이 만연했고 재무 책임성 메커니즘을 설계한 초기 미국도 도금시대 대규모 분식회계며 재정스캔들, 재정위기에 휩싸였다. ●투명한 회계 어렵지만 부정의 유혹은 강해 “투명한 회계를 이루기는 어려운 반면 회계 부정의 유혹은 강하고 끈길기다.” 저자는 이렇게 경고하면서 정치적 안전성의 토대인 책임이 복식부기 회계 제도에 크게 의존함을 역설한다. 복식부기 회계야말로 이익 계산뿐 아니라 행정부를 심판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대차 균형’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복식부기 회계가 처음 시작된 이탈리아에서 ‘대차 균형’은 하느님의 심판과 죄의 증거라는 신성한 측면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훌륭한 통치’를 의미했다”는 저자는 결국 이렇게 말한다. “회계는 부와 정치적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믿기 힘들 만큼 어렵고 취약하며 아주 위험하기까지 하다. 재무적 책임성을 유지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끊임없는 투쟁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태후’ 김지원 효과?…화장품 브랜드 덩달아 매출↑

    ‘태후’ 김지원 효과?…화장품 브랜드 덩달아 매출↑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20대 군의관 ‘윤명주’ 역을 멋지게 소화한 배우 김지원이 광고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지원은 최근 코스메틱은 물론, 쥬얼리,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CF를 촬영해 ‘대세 배우’임을 입증하며 데뷔 7년 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김지원은 태양의 후예에서 진구와 함께 ‘구원커플’로 등장, 강인하면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날로 치솟는 유명세와 함께 그녀를 모델로 기용한 업체들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3년 연속 김지원을 전속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닥터지(Dr.G)’는 김지원으로 인해 매출상승 효과를 보게 됐다. 업체 설명에 따르면 닥터지 선크림은 ‘김지원 선크림’이란 별칭으로 매출을 전년 대비 10배나 끌어올렸다. 관계자는 “최근 바쁜 일정으로 인해 지쳤을텐데도 광고 촬영 현장에서 다정하게 스텝들을 챙기는 모습에서 7년차 배우의 내공이 느껴졌다”면서 “김지원에 대한 대중들의 호감도가 상승하면서 자연스레 자사 선크림 제품의 매출도 크게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김지원은 사전 제작됐던 태양의 후예 촬영 이후 밀린 CF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만간 차기작을 결정하고 연기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talk] 미군 특훈 받는 육사생도…한국군의 미래는?

    [이일우의 밀리터리talk] 미군 특훈 받는 육사생도…한국군의 미래는?

    미국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미국 육군사관학교는 매년 4월 초가 되면 미국 내 다른 사관학교나 ROTC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사관생도들로 북적댄다. 이들은 이틀간 실전과 같은 다양한 상황을 부여 받고 이 상황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하며 어느 나라의 어떤 사관학교가 세계 최고인지 치열한 승부를 벌인다. 바로 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샌드허스트 대회(International Sandhurst Competition)이다. 일반인들이 듣기에 생소한 이 대회에 지난 2013년부터 참가했던 우리나라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대회 참가 두 번 만에 중상위권 성적까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는 소식이다. 정말일까? 2013년 첫 대회 참가 성적 ... 58개 팀 중 52위 샌드허스트 대회는 원래 국제대회가 아니었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7년, 미 육사에 파견 근무 중이던 영국 육군 장교의 제안으로 미 육사 생도들의 체력과 소부대 전투기술을 평가하기 위한 경연대회로 시작된 것이 바로 샌드허스트 대회였다. 대회의 이름이 미 육사의 별칭인 웨스트포인트(West point)가 아니라 영국 육군사관학교를 의미하는 샌드허스트(Sandhurst)인 것은 처음 이 대회를 제안한 영국 육군 장교가 대회 우승 상품으로 내걸었던 것이 영국육군 장교용 군도(Officer's Sword)였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미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 그리고 각 대학의 ROTC가 참가하기 시작하면서 규모가 커졌고, 1994년에는 외국의 사관생도들의 참가가 허용되면서 지금과 같은 ‘사관생도 올림픽’이 되었다. 매년 10여개 국가에서 1000여 명의 생도들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실전에서 필요한 다양한 기량들을 평가한다. 9명으로 1개 분대를 구성(여성 생도 1명 포함 필수)해 실시되는 평가 항목은 개인화기와 공용화기 등 사격술과 체력, 수류탄 투척, 응급처치 및 부상자 수송, 전술통신과 화력지원요청, 군용차량 조작과 같은 전투 기술부터 교전 중 발생할 수 있는 국제법적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 등 대단히 광범위하다. 평가는 개개인에게 대단히 높은 수준의 체력과 숙련된 전투기술을 요구하며, 특히 팀 단위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고도의 팀워크도 필수다. 주최 측인 미 육사는 연평균 30개 팀을, 미 해사와 공사, 해안경비대 사관학교와 ROTC는 연평균 20여 개 팀을 참가시킨다. 해외팀으로는 우리나라와 함께 영국, 캐나다, 칠레, 중국, 멕시코, 독일, 라트비아, 오스트레일리아, 터키, 일본 등 11개 팀이 참가했다. 1994년 해외 생도들이 참가한 이후 우승은 앵글로색슨의 독무대였다. 매년 2개 팀을 출전시키는 영국 육군사관학교가 무려 16차례나 우승하며 세계 최강을 자부하고 있고, 그 뒤를 미국 육군사관학교, 호주, 캐나다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뒤쫓고 있다. 우리나라의 육사는 지난 2013년부터 이 대회에 참가했다. 첫 대회 참가 성적은 58개 팀 가운데 52위. 육사는 국내 최고의 엘리트 장교 양성 기관임을 자부했지만 미국장교와 교리 군사 영어로 진행 되는 대회 특성상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돌아 왔다. 생도들의 절치부심(切齒腐心) 2013년 첫 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육사는 즉각 원인 분석에 나섰다. 학교에서는 미군 교리와 장비로 진행되는 대회 특성상 생도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두 가지 해결책을 내놓았다. 첫째는 육사 자체에서 화랑전투기술경연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 생도들의 개인 전투기술과 팀워크 극대화를 꾀하는 방안이었다. 샌드허스트 대회가 첫 시작은 사관생도들의 전기전술 향상을 위한 내부 경연대회였던 것처럼 육사도 이러한 경연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생도들의 승부욕을 자극, 개인 전투기술과 팀워크의 극대화를 꾀하려 했던 것이다. 둘째로 미군과의 교육훈련 협력이었다. 첫 대회의 저조한 성적 원인이 언어적 장벽, 정확히는 군사영어로 진행되는 대회에서의 의사 전달이 어려웠다는 점과 손에 익지 않은 미군 총기와 장비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이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에 있었다고 지적된 만큼,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혈맹인 미군과 손을 잡은 것이다. 학교 측이 내놓은 이 같은 대안에 생도들도 적극 호응했다. 생도들은 일과 이후 개인 시간과 휴일을 쪼개 체력과 개인 전투기술, 그리고 군사영어 능력 향상을 위한 자율학습을 자처했고, 이를 화랑전술경연대회에서 유감없이 발휘하며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대회를 통해 선발된 각 분야의 우수자들은 대회 직전 3~5일 가량 주한미군 부대를 오가며 군사영어와 미군장비에 대한 특훈을 받았다. 한 해 동안 절치부심한 육사는 2015년 대회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는 12위. 주최국인 미국과 전통적 강자인 영국 등 영미권 국가들을 제외하면 해외 참가국 가운데는 최상위권 성적이었다. 육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생도 교육훈련 시스템을 더욱 다듬고, 미군 교리와 장비 등에 대한 교육훈련과 자체 교리발전을 강화하기 위해 주한미2사단과 교육훈련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대회에는 주한미군 장교들 가운데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샌드허스트 대회 참가 경험이 있는 장교를 멘토로 선발, 대회 참가팀으로 선발된 생도들을 동두천에 있는 캠프 케이시(Camp Casey)로 보내 미군 전술과 장비에 대한 특별훈련을 받도록 했고, 그 결과 올해 육사팀은 샌드허스트대회에서 종합 13위, 실버 메달 클래스(Silver Standard Patches)에서 1위를 하고 돌아왔다. 세계 최정상급 사관생도들의 경연장에서 불과 세 차례 참가 만에 얻어낸 결과였다. 軍 변화를 위해서는 국민 의식 바뀌어야 각국이 샌드허스트 대회에 생도팀을 파견하는 것은 생도들 간의 경쟁을 통해 생도들 개개인의 성취욕을 자극, 체력과 전술적 기량을 향상시키고, 각국의 각기 다른 전술과 최신 전훈(戰訓)을 교류하여 자신들의 전술과 교리 발전을 꾀하기 위함이다. 육사 역시 생도들의 성취욕을 자극하고, 해외 생도들 간의 교류를 통해 사관생도들의 질적 수준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이 대회 참가를 결정했을 것이다. 첫 대회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오히려 이것이 육사 생도들의 자존심을 자극하고 절치부심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 불과 2년 뒤 육사는 대회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며 상위 성적에 랭크되기 시작했다. 고대 중국 은나라를 세운 탕왕(湯王)은 자신을 경계하기 위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세숫대야에 새겨놓고 매일 마음가짐을 새로이 했다고 한다. 매일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기술 발전이 빠른 만큼 현대전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나날이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변화하면 전장에서 승리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된다. 육사는 일신우일신했다. 샌드허스트 대회 첫 참가에서 거둔 저조한 성적에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하여 변화를 모색했다. 불과 3년 만에 두 차례나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교육훈련 시스템을 크게 강화함으로써 전체 생도들의 질적 향상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혁신지향적 사고는 우리 군 전체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 미군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다양한 유형의 전장 환경에서 가장 다양한 형태의 전투를 경험해 본 실전경험이 가장 풍부한 군대다. 그만큼 배울 것이 많다. 육사는 미국의 생도 경연대회를 벤치마킹하고, 이를 한국화시켜 단기간 내에 사관생도들의 질적 향상을 이끌어냈지만, 매년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야전부대에서는 육사와 같이 빠른 속도로 교리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장교 양성기관인 육사와 달리 현실적으로 발목을 잡는 요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한미연합훈련을 하다 보면 미군은 한국군의 안전통제와 관련한 불만을 종종 제기한다. 공포탄 사격훈련을 할 때조차 탄피회수에 매달리고, 전차와 장갑차 등은 훈련장 내에서조차 밀폐조종(조종수가 해치를 닫고 전차 내부에서 조종하는 것)을 꺼리며, 기상이 조금만 악화되면 비행 훈련을 취소하는 등 답답할 정도로 안전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전부대도 야전부대 나름의 사정이 있다. 훈련 중 작은 안전사고가 터져도 벌떼처럼 몰려들어 비난하는 언론과 여론을 감당하기 어렵고, 소위 ‘헬리콥터맘’이라 해서 군대에 보낸 자식의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하는 일부 부모들이 훈련 중 생긴 물집이나 부상에 대해 국방부나 상급부대에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국제적 수준에서 육사 생도들이 세계 정상급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변화에 맞춰 절치부심하며 일신우일신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한국군이 ‘행정군대’나 ‘전시용 군대’와 같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안전을 실전적 교육훈련보다 절대 상위의 명제로 인식하고 있는 군의 사고 변화도 필요하지만, 군을 ‘안전’이라는 틀에 가둬놓고 변화와 개혁에 족쇄를 채우고 있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먼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전문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좋은사람 우희진 “유쾌한 아침 기대하세요” 믿기지 않는 방부제 피부

    좋은사람 우희진 “유쾌한 아침 기대하세요” 믿기지 않는 방부제 피부

    ‘좋은사람’에 출연하는 배우 우희진이 놀라운 동안 피부를 뽐냈다.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좋은사람’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장재호, 우희진, 현우성, 강성미가 참석했다. 이날 화사한 컬러의 민소매 원피스로 봄 느낌을 물씬 풍긴 우희진은 전성기 시절 외모를 그대로 유지한 ‘방부제 미모’를 자랑하며 보는 이들을 감탄케 했다. ‘좋은사람’에서 우희진이 맡은 윤정원은 꼼수를 부리지 않는 정직한 보험설계사로서 사람을 잘 믿고 우직한 인물이다. 우희진은 “유쾌하고 시원한 아침 시간 만들어드리겠다”고 새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좋은사람’은 사람에게 받은 상처와 아픔을 사랑으로 치유하고 결국엔 ‘사람이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드라마. 5월 2일 오전 7시50분 첫 방송된다. 사진=스포츠서울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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