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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인스타그램/황성기 논설위원

    페이스북으로부터 가입 9년이 됐다는 메시지를 어제 받았다. SNS에는 몇 군데 가입해 있지만, 활동을 하는 것은 두 곳밖에 없다. 페이스북은 ‘친구’를 맺은 이들이 올린 사진이나 글을 보는 데 그친다. 정 댓글을 달고 싶은 마음을 누르지 못하면 한두 글자 써 넣는데 그조차 상대방이 부담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꺼려진다. 스스로 기록은 올리지 않으면서 남의 집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친구’ 계정이니 하면서 날마다 체크하는 게 중요한 일상의 하나가 된 지 오래다. 인스타그램은 시작한 지 1년 조금 지났는데, ‘활동 제로’의 페이스북과 달리 20건 정도 사진도 올리고, 사진설명도 짤막이 달았다. 사진이라 해 봐야 피사체는 사람도 풍경도 아닌 동물이다. 대부분의 ‘친구’가 한국에 살지만, 개중에는 홍콩, 아일랜드, 호주, 일본, 독일, 이탈리아에 사는 이들도 있다. 이국의 풍경을 가지 않고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게 여간 재밌지 않다. 열심히 서울 풍경이나 동물을 찍어 외국 ‘친구’들에게 보여 주는 기브앤드테이크를 해야 하지만 사진 찍는 기술도 못 미치고, 부지런하지도 못해 늘 미안할 뿐이다.
  • [메디컬 인사이드] 사춘기 온 아홉 살…치료하면 10cm 큰다

    [메디컬 인사이드] 사춘기 온 아홉 살…치료하면 10cm 큰다

    육류 과다·환경 호르몬 등 원인 여아 방치땐 키 150㎝ 그쳐 4학년 이전 초경 시작하면 의심 몸과 마음의 발달이 다른 아이보다 현저하게 빠른 것을 ‘조숙하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성장이 지나치게 빨라 어린 나이에 가슴이 발달하거나 생리가 시작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성조숙증’입니다. 최근에는 이런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 진료 인원은 2007년 9809명에 불과했지만 10년 뒤인 2016년 8만 6352명으로 9배가 됐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환자는 남자아이가 9.2%, 여자아이가 90.8%였습니다. 5~9세 여아가 6만명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여아는 가슴이 발달하면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육안으로 보기에도 확연한 변화가 관찰되기 때문에 발견이 쉽기 때문입니다. 반면 남자아이는 고환이 커지는 등의 외적인 증상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10세 이후에 뒤늦게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성장이 조금 빠른 것인데 왜 문제일까.’ 부모들은 이렇게 반문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키입니다. 성조숙증이 있으면 어릴 때 다른 아이들보다 키가 훨씬 크기 때문에 오히려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조숙증 여아를 방치하면 만 12세쯤엔 성장이 거의 멈추고 만 18세쯤에는 평균 키가 150㎝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때 또래 평균 키는 160㎝입니다. 김진섭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조숙증을 치료하지 않았을 때 여아에게 발생하는 최종 키의 손실은 10㎝ 전후로 알려져 있다”며 “반대로 치료하면 예측 최종 키보다 3~10㎝ 정도 더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치료 시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가 늦을수록 더 성장할 여지는 줄어들게 됩니다. ●이른 초경·가슴 발달 주의 깊게 살펴야 그래서 아이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김기은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여자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 이전에 가슴 몽우리가 발달한다면 검사를 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난소에서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면 가슴 몽우리가 생기고 자궁이 커지면서 초경을 하게 된다”며 “따라서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초경이 시작되는 경우도 성조숙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남자아이는 고환이 커지고 음모와 음경이 발달하면서 변성기가 찾아오는 특징을 보입니다. 그렇지만 확인하기 쉽지 않습니다. 주로 머리 기름이나 어른 냄새, 음모, 겨드랑이 털 등 사춘기 징후가 너무 빨리 찾아올 때 어렵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는 주로 전문의가 키, 몸무게, 성 성숙도를 평가한 뒤 ‘왼손 엑스레이 검사’로 골 성숙도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진행합니다. 또 혈액을 이용해 성호르몬을 포함한 내분비 호르몬을 분석하고 성선자극호르몬(GnRH) 자극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김진섭 교수는 “뇌질환이 의심되면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며 “확실한 진단이 나오지 않으면 여아는 만 9세 이전, 남아는 만 10세 이전까지 3~6개월 간격으로 재검사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원인입니다. 사실 성조숙증의 90%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최근 환자가 급증한 것은 키에 대한 부모들 관심이 높아져 빨리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무시할 수 없는 다른 중요한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지난달 문우진 김포대 보건행정학과 교수와 권호장 단국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팀은 한국산학기술학회지에 ‘성조숙증 여아와 정상 발달 여아의 심리사회적 행동특성 비교’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성조숙증 아동 104명과 일반 아동 208명을 비교 조사한 결과 성조숙증 아동은 고기류 섭취 횟수와 외식 빈도, 수강 학원 수가 많고 TV 시청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긴 특징이 있었습니다.●영양 불균형·심한 학업 스트레스 영향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성조숙증은 단순히 하나의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이 아닙니다. 특히 영양 불균형과 비만, 스트레스, 환경호르몬이 성호르몬 분비를 교란하는 데 영향을 미칩니다. 문 교수는 “과거 20년 전과 지금 아동들을 분석해 보면 가장 큰 차이는 식생활 패턴과 환경 변화”라며 “무엇보다 육류와 인스턴트 식품 섭취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학업량이 늘어나면서 운동량은 반대로 줄어 비만이 늘었다”며 “또 아이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예전보다 높아져 성조숙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성조숙증 치료와 관련해 궁금증을 문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장 흔한 질문은 ‘주사제 부작용’입니다. 성조숙증에 사용하는 이른바 ‘사춘기 지연제’가 불임을 유발한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주로 치료를 마치면 수개월 안에 사춘기를 회복하고 1~2년 사이에 생리를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김진섭 교수는 “초기에 얼굴이 붉어지거나 머리가 아픈 경우가 있지만 일시적 증상이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뼈 나이가 너무 빠르지 않다면 만 11세, 150㎝ 정도까지는 치료를 계속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춘기 지연제는 만능약이 아닙니다. 정상적인 아이의 사춘기를 늦춘다고 성인 키가 더 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우유나 계란을 먹으면 초경을 일찍 한다고 믿는 분들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사실이 아닙니다. 김기은 교수는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 단 음식, 탄산음료를 줄이고 콩, 채소, 과일, 해조류 같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하루 세끼를 꼭꼭 씹으며 천천히 먹고 운동으로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주 52시간 근무 준수 현장서 철저 모니터링”

    “주 52시간 근무 준수 현장서 철저 모니터링”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5일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현장에서 기업들이 주 52시간의 노동시간을 준수할 수 있도록 철저히 지도·감독하고 모니터링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국 주요 기관장회의에서 “입법에 따른 현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함께 노사 부담 완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성기 차관과 본부 실·국장을 비롯해 서울·중부·대전·대구·광주·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과 경기·강원지청장 등 8개 지방 관서장들이 참석했다. 아울러 최저임금 지원 정책인 일자리 안정자금의 지원 실적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노동자 95만 2505명, 사업장 32만 3959개가 안정자금을 신청했다. 김 장관은 “그동안 본부는 소득세법시행령 개정을 통한 수혜 대상 확대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안정자금을 받은 사업주를 대상으로 금리 우대, 특례 보증 등 금융 지원과 정부 사업 참여 시 가점 부여 등 추가 혜택도 마련했다”며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조금 더 뛰어 달라”고 강조했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대해서 김 장관은 “고용 위기 지역 지정을 위해 고시 개정에 착수했다”며 “유관 부처와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해 가용한 정책 수단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캠페인에 대해선 “올해부터 모든 근로감독 시 성희롱을 필수적으로 점검하도록 한 만큼 사업장 지도·감독 과정에 철저를 기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김 장관은 “지원 방안을 만들기 위해 이달 중 장관자문회의를 거쳐 연구 용역에 착수할 것”이라며 “직접 임금을 보전해 줄지, 간접 방식이 될지 결정되지 않았다. 제도가 시행된 이후 실태 조사를 거쳐 지원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바지 지퍼 열고…” 고은 성추행 추가 폭로

    “바지 지퍼 열고…” 고은 성추행 추가 폭로

    고은(85) 시인이 오랜 침묵 끝에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고 시인의 과거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는 주장이 추가로 나왔다. 영국의 한 출판사를 통해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고 밝힌 고 시인의 주장을 반박한 내용이다.2001년 등단한 박진성(40) 시인은 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에 실은 ‘고En 시인의 추행에 대해 증언합니다’라는 글에서 2008년 4월 자신이 고씨의 강연회에서 직접 목격한 일을 서술하며 “내가 보고 듣고 겪은 바로는 최영미 시인의 증언은 결코 거짓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씨의 글에 따르면 박씨는 모 대학의 문예창작과 교수 K의 참석 요청을 받고 2008년 한 대학이 주최한 고씨의 강연회에 참석했다. 오후 5시쯤 뒤풀이에서 문제의 사건이 벌어졌다. 박씨는 술을 마신 고씨가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K교수의 지도 학생인 20대 여성의 손과 팔, 허벅지를 만졌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K교수에게 항의했지만 그는 ‘가만히 있으라’는 K교수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K교수와 ‘문단의 대선배’인 고씨에게 밉보일까 두려웠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박씨는 고씨의 추행이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고 했다. 피해 여성이 저항하자 자리에서 일어난 고씨는 바지의 지퍼를 열고 성기를 꺼내 흔들더니 동석자들에게 “너희들 이런 용기 있어?”라고 말했다는 것. 박씨는 이 행위가 당시 동석하고 있었던 여성 3명에 대한 ‘희롱’이었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고씨의 “추행과 희롱을 보고 겪은 시인들만 최소한 수백명이 넘는다”면서 선배 시인들에게 이를 모른 척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고씨가 “성범죄를 당했던 여성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PD수첩’ 김기덕X조재현 성폭행 의혹 보도 “강간범..왜 처벌받지 않나”

    ‘PD수첩’ 김기덕X조재현 성폭행 의혹 보도 “강간범..왜 처벌받지 않나”

    MBC ‘PD수첩’이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집중 보도한다.‘PD수첩’ 측은 5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 오는 6일 방송 예정인 1145회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 한 제보자는 “김기덕을 잡아야한다. 조재현도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조재현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배우 A는 ‘PD수첩’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조재현이 숙소 방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강압적으로 성폭행을 했다”며 “성폭행범이고 사실 강간범이다. 왜 처벌을 받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여배우 B는 “‘내가 너의 가슴을 상상해보니 복숭아일 것 같다. 내 성기가 어떤 모양일 것 같냐’고 (묻더라)”고 밝혔다. 여배우 C는 “김기덕 감독이 성관계를 요구했다. 셋이 자자고”라고 주장했다. 여배우 C가 언급한 ‘셋’은 여배우 C, 김기덕 감독, 그리고 조재현이 아닌 다른 인물이다. 조재현은 최근 성추문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사건으로 출연 중이던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하차했고,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 직에서 내려왔다. 교수로 재직 중이던 경성대학교에 사직서도 제출했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전 죄인입니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전 이제 모든 걸 내려놓겠습니다. 제 자신을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일시적으로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겠습니다. 지금부터는 피해자분들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제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겠습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기덕 감독과 관련한 성폭력 의혹이 공식적으로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PD수첩-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은 6일 오후 11시 10분에 전파를 탄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PD수첩,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예고

    PD수첩,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예고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이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다. PD수첩은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는 제목의 예고편 영상을 5일 공개했다. 영상에는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이 언급됐다. 여배우 A씨는 취재진에게 “방문을 조재현 씨가 두드렸다. 들어와서 강압적으로 성폭행했다. 왜 처벌을 안 받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여배우 B씨는 “내가 너의 가슴을 상상해보니 복숭아일 것 같다. 내 성기 모양이 어떨 것 같냐고 했다”며 조재현에게 과거 성추행당한 사연을 털어놨다. 이어 여배우 C씨는 “(김기덕 감독이) 성관계를 요구했다. 셋이서 자자고…”라며 충격적인 일화를 폭로했다. 배우 조재현과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의혹이 담긴 ‘PD수첩’은 6일 밤 11시 10분 방송된다.영상팀 seoultv@seoul.co.kr
  • 박진성 시인 “고은 시인의 성범죄 현장 목격했고 방관했다”

    박진성 시인 “고은 시인의 성범죄 현장 목격했고 방관했다”

    고은 시인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부끄러울 행동을 한 적이 없고, 집필을 계속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박진성 시인이 고은 시인의 추행에 대해 증언하는 글을 썼다.박진성 시인은 5일 자신의 블로그에 ‘고En 시인의 추행에 대해 증언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저는 추악한 성범죄 현장의 목격자이자 방관자”라며 “지난날의 제 자신을 반성하고 증언한다”며 글을 시작했다. 박진성 시인은 고은 시인의 성추행이 지난 2008년 4월 C대학교에서 주최한 강연회 이후에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박 시인은 “당시 H대학의 문예창작과 교수 K로부터 이 자리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고En(고은)을 만날 수 있는데다 뒤풀이도 있다고 들어 전날 밤잠을 설칠 정도로 설레고 떨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후 5시 술기운에 취해서였는지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지 고En 시인이 참석자 중 옆자리에 앉은 한 여성의 손을 만지기 시작했고 팔을 만지고 허벅지를 만졌다. 당시 20대였던 여성은 고En 옆자리에 앉았다는 이유 만으로 그런 ‘추행’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박진성 시인은 K교수에게 “안 말리고 뭐하는 것이냐”라고 말했지만 K교수는 “가만히 있으라”고 답했다. 박 시인은 “K교수에게 밉보일가 두려웠고 문단의 대선배 고En 시인에게 밉보일까 두려웠다”면서 “고은 시인이 여성 3명 앞에서 지퍼를 열고 자신의 성기를 꺼내 흔든 뒤 자리에 다시 앉아 ‘너희들 이런 용기 있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박진성 시인은 “2018년 ‘30년 전 격려 차원에서 그랬다’는 고En 시인의 변명을 보고 또 한 번 경악했다.‘부끄러울 일 안 했다, 집필을 계속하겠다’는 고En 시인의 입장 표명을 보고 다시 참담함을 느꼈다”면서 “그의 추행과 희롱을 보고 겪은 시인만 적게 잡아 수백 명이 넘는다. 문단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을 왜 노(老) 시인은 부정하는 것인가”라며 강조했다.또한 박진성 시인은 “고En 시인에 대한 증언은 정말 수도 없이 많다. 그는 이 세계의 왕이자 불가침의 영역이자 신성 그 자체였다. 고En 시인의 진정한 사과를 바라며 이를 묵살하지 말기를 바란다. 저 역시 방관자로서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쓴다”고 끝맺었다. 앞서 최영미 시인은 지난해 12월 인문교양 계간지 황해문화를 통해 시 ‘괴물’을 발표했고, 시에 등장하는 ‘En선생’이 고은 시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 기사 ▶‘괴물’ 시엔 “노벨상 후보 En선생” 최 시인은 지난달 27일 1992년 겨울에서 1994년 봄 사이 서울 탑골공원 인근 한 술집에서 가진 선후배 문인들과의 술자리에서 고은 시인이 저지른 추태를 고발하는 글을 동아일보에 기고했다. 그러나 이 글에는 반박글도 올라왔다. 해당 술집 여주인으로 알려진 한모씨는 자신의 SNS에 글을올려 “최 시인이 언급한 고은 시인은 그런 부류가 아닌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시인 고은의 성추행 #미투에 반박하는 ‘술집 마담’ 화제의 글 일각에서는 고 시인이 한 달 가까이 국내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오다 외국 언론을 통해 첫 입장을 밝힌 것은 노벨상 후보로서 해외 여론의 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고은 시인은 수원시에서 마련한 ‘문화향수의 집’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그의 서재를 본따 만든 ‘만인의 방’의 철거 결정을 내렸고 교육부 등에서는 교과서에 실린 그의 시들을 삭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한국작가회의는 오는 3월 10일 이사회를 통해 고은 시인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 및 처리할 예정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NRG, ‘비디오스타’로 13년 만에 완전체 방송 ‘21년 전 그대로’

    NRG, ‘비디오스타’로 13년 만에 완전체 방송 ‘21년 전 그대로’

    그룹 NRG가 13년 만에 ‘비디오스타’를 통해 완전체로 방송 출연에 나선다.3월 6일 방송되는 ‘비디오스타’ 편에서는 13년 만에 완전체로 모인 NRG 4인방이 출연, 지금껏 하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오랜만에 뭉친 이들의 특급 케미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날 1세대 아이돌 NRG는 변함없는 방부제 외모를 뽐내며 가요계의 한 획을 그을 레전드 방송 탄생을 예감하게 했다. 21년 전 꽃미모로 이름을 날린 NRG의 모습은 ‘비디오스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다시 한 번 히트를 예감케 하는 NRG는 오랜만에 방송 출연에도 불구하고 전성기 때 보여줬던 히트곡들의 안무를 완벽하게 소화해 현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변하지 않은 퍼포먼스와 날렵한 몸짓을 과시하며 변치 않은 모습을 보여 팬심을 흔들어 놓았다는 후문. 13년 만에 21세기 오빠들로 돌아온 NRG의 모습은 3월 6일 화요일 오후 8시 30분에 ‘비디오스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학생수 줄어… 평생교육시설 줄폐교

    학력이 없는 중장년층에게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 하거나 일반 학생들이 전문기술을 배울 수 있었던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 줄어들고 있다. 학생수 감소로 인해 폐교하는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어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금천구에 있는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경일중·경영정보고등학교가 올해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폐교했다. 경일중·고는 지속적인 학생 감소로 2016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지 않고 폐교를 준비해 왔으며 시교육청의 인가에 따라 폐교가 결정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165명의 경일중·고 학생들은 대부분 교육 적령기를 놓친 성인들이었다. 구로구에 위치한 평생교육시설 서울연희미용고는 올해 입학생을 받지 않았다. 성동구의 한국예술고는 2017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아 올해 고3인 학생들이 졸업하는 내년에는 폐교가 예정돼 있다. 한국예고는 방탄소년단 지민과 뷔(태형), 가수 현아 등이 졸업한 곳이다. 이들 학교가 폐교를 결정한 이유는 학생 수 감소가 가장 크다. 한국예고나 연희미용고처럼 장년층이 아닌 일반 학생들이 다니는 평생교육시설의 경우 폐교 과정에서 남은 학생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연희미용고 학생들은 학교 측의 폐교 결정에 반발해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폐교를 반대하는 청원글을 올려 1만 2000여명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평생교육법에 따라 운영되는 평생교육시설은 초·중등교육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폐교가 결정될 경우 남은 학생들이 일반 중·고등학교로 전학할 수 없다. 김성기 협성대 교수는 “평생교육시설 측이 일방적으로 폐교를 강행해 피해받는 학생들이 없도록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모드리치 2008년 토트넘 이적 관련 위증으로 크로아티아 검찰에 피소

    모드리치 2008년 토트넘 이적 관련 위증으로 크로아티아 검찰에 피소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3·크로아티아)가 위증 혐의로 기소됐다. 크로아티아 검찰은 지난해 6월 크로아티아 축구계의 유력 인물이자 디나모 자그레브 구단 사무국장을 지낸 즈드라브코 마미치의 탈세 재판에 증인으로 법정에 나와 2008년 자신이 1650만 유로의 이적료를 받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옮겼을 때 상황과 관련해 거짓 진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위증 혐의가 확인되면 그는 징역 5년을 선고받게 된다고 영국 BBC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마미치는 디나모 자그레브의 최전성기 시절 구단 고위직을 지내며 형 조란, 다른 두 명과 함께 선수들을 이적시키고 받은 금액 일부를 편취한 것으로 의심받아 법정에 세워졌다. 이들이 챙긴 돈은 구단 몫의 1500만유로와 크로아티아 정부에 납부했어야 할 150만유로의 세금이다. 검찰은 모드리치를 피고로 명명하지는 않았지만 “1985년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미래의 이적료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디나모 자그레브와의 계약서 부기 조항에 서명한 시점을 2004년 7월이라고 거짓 진술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실제로는 자그레브를 떠난 뒤인 2008년에 서명해 이적료 절반을 챙겼다는 것이다. 모드리치는 2005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자신이 토트넘 이적을 확정한 뒤에야 서명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마미치를 돕기 위해 진술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김정은, 트럼프 3년 짧다 생각하면 誤算/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정은, 트럼프 3년 짧다 생각하면 誤算/황성기 논설위원

    “미국은 북한과 아무런 조건 없이 언제 어느 곳에서 대화할 수 있으며, 북한이 우리 요구에 반응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북·미의 말 폭탄으로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조건 없는 대북 대화를 제안했다. 그는 “날씨 얘기만 해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인용한 발언은 틸러슨 게 아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해인 2001년 9월 한국 대사 부임 전 토머스 허바드가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17년 전에도 미국은 그랬다.30년 세월, 북한과 미국 간 숱한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여러 합의가 나왔지만 2018년 판 북·미 대화를 앞두고 개최 가능성과 결과에 불투명한 전망이 형성된 일도 드물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화할 충분한 용의가 있으며 문은 열려 있다”고 했지만 울림이 없다. 서울이 평양과 워싱턴을 설득해 같은 테이블에 모시는 일, 지난(至難)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에게 쌓은 벽은 멕시코 국경의 장벽보다 높다. 햇볕 정책의 빌 클린턴 정권 8년을 거쳐 집권한 부시 대통령은 대북 강경 자세로 북한을 긴장시켰다. 북·미 기본합의(1994년), 페리 프로세스(1999년)를 백지화할 기세였다. 그러나 결론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이었다. 클린턴 방식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 부시는 정권 출범 반년 만인 2001년 6월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등 포괄적 의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대화 의사를 표명한다. 그렇다고 부시 정부의 북한 불신이 사그라진 것은 아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라 부르고, 테러지원국도 유지했다. 국제 정세도 북한 편이 아니었다. 그해 9월 11일 뉴욕 테러로 북·미 대화는 무기 연기됐다. 북한은 미국을 의식해 다음날 반테러 선언을 하고 2개의 반테러 국제협약에 가입하는 그들답지 않은 ‘성의’를 보인다. 하지만 이듬해 대량살상무기 ‘추구죄’로 이라크, 이란과 ‘악의 축’ 국가로 명명된다. 초조해진 북한이 2002년 10월 평양에 온 제임스 켈리 특사에게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확인시키는 초강경 조치를 취하고 2003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북·미 대화가 성사된다. 부시 정권 출범 2년 3개월째의 일이다.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 다음으로 남북 대화를 꺼낸 것은 김정은의 머리가 좋다거나, 제재에 밀렸다기보다 그들의 ‘핵 일정’을 충실히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갈망은 “우리는 대화에도 전쟁에도 다 준비돼 있다. 온 세계가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유독 미국만 모르고 있는가”라는 허장성세(2월19일 조선중앙통신)에서도 드러난다. 핵무력을 지난해 11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여 줬다면 대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일 차례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 특사를 파견한다. 김정은은 남한 특사에게 제재 해제, 북·미 수교, 불가침협정 등을 손에 쥘 수 있을지, 트럼프에 대화의 진정성은 있는지 떠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오산해선 안 될 게 있다. 미사일로 장난치는 일이다. ‘서울, 도쿄, 미 본토 불바다’를 운운하다가는 평양 여명거리가 먼저 불바다에 휩싸일 수 있다. 트럼프는 ‘핵 제거’를 실천에 옮길 가능성이 어느 정권보다 높다. 핵으로 남한을 위협할 수는 있어도, 미국 앞에서는 비대칭 그 자체인 북한의 군사 전력이다. 코끼리를 조약돌로 위협하려다 뒷발에 채인다는 걸 알아야 한다. 체제도, 인민도 지키려면 핵을 내려놓은 길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사실, 한반도 북쪽 이외의 사람은 다 안다. 김정은의 핵 가진 경제 발전 프로젝트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전략적 인내’로 북한을 방치한 오바마 대신 힐러리에게 기대를 걸고 문 걸어 잠갔다가 호랑이 트럼프 만난 김정은이다. 철벽 제재에 ‘제2 고난의 행군’으로 버티려 할 것이고, 버틸 수 있겠지만 과연 득책(得策)일까. 트럼프 남은 임기 3년만 참으면 정권이 교체되겠지 버티다간 원금도 못 건진다. 제재로 인민 생활이 요동치는 조선민주주의공화국에 김정은 체제가 성할 거라는 생각, 별로 안 든다. marry04@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전성기만 못한 그림… 거장의 노년엔 무슨 일이 있었나

    [그 책속 이미지] 전성기만 못한 그림… 거장의 노년엔 무슨 일이 있었나

    예술가의 나이듦에 대하여/이연식 지음/플루토/304쪽/1만 6500원여기 두 개의 그림이 있다. 왼쪽 그림은 선이 선명하고 묘사가 세밀하다. 오른쪽 그림은 형체가 뭉개지고 선도 투박하다. 전체적인 색감도 탁하다. 누가 봐도 왼쪽 그림이 더 낫다고 할 것이다. 왼쪽 그림은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인 에드가르 드가가 35세 때인 1869년 그린 ‘쀼루퉁한 얼굴’이다. 드가는 정확한 소묘에 신선하고 화려한 색채감으로 유명했다. 특히 초상화에서 뛰어났는데, 인물의 순간적인 동작을 포착해 그리는 데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쀼루퉁한 얼굴 역시 불만을 드러내는 여성과 이를 회피하는 남성의 순간적인 모습을 그려낸 그림으로, 드가의 걸작으로 꼽힌다. 오른쪽 그림은 드가가 61세인 1895년 그린 그림이다. 작품명도 ‘쀼루퉁한 얼굴’이다. 노년의 드가는 예전에 그렸던 그림을 다시 그리곤 했다. 이미 완성해서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선물한 그림도 다시 가져와 몇 주, 심지어 몇 년까지 놔두고 마음 내킬 때 붓질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드가가 나타나면 그가 그림을 가져갈까 봐 숨기기까지 했다. ‘예술가의 나이듦에 대하여’는 전성기 때 화가의 그림이 노년에 어떻게 바뀌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미켈란젤로, 렘브란트, 터너, 모네, 르누아르, 칸딘스키 등 10명의 화가를 분석했다. 전성기 때와 달라진 그림을 바라본 늙은 화가의 마음은 어땠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명지전문대도 ‘Me too’, 남 교수 네명 성추문에 연루

    명지전문대도 ‘Me too’, 남 교수 네명 성추문에 연루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 홍익대 교수 직무정지명지전문대 교수 네 명 모두 성추문에 연루 연극계에서 시작된 ‘미투’ 파문이 대학가를 덮치고 있다.연희단거리패 김소희 대표가 홍익대 교수로 임용됐다가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을 방관 또는 조력했다는 의혹 때문에 강의에서 배제된 것으로 2일 밝혀졌다. 홍익대 관계자는 “김 대표가 전임교원으로 임용된 것은 맞다”며 “이번 학기 강의에서 배제했으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징계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익대에 따르면 김 대표를 공연예술대학원 부교수로 선발한 교수 임용 절차는 지난해 10월 시작됐다. 11월 1차 합격자가 발표됐고 12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면접이 이어졌다. 신규 교원 명단은 지난달 14일 발표됐는데,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시작된 날이다. 홍익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알려지기 전까지 몇 개월에 걸쳐 임용 절차가 진행됐던 것”이라며 “임용이 이미 확정된 상황이지만, 강의를 주지 않고 일단 교수 직무를 정지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김 대표가 수업을 맡더라도 학생들의 거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교수직 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의혹이 확인되면 최대한 신속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드러난 의혹의 수위를 고려할 때 감봉이나 정직 수준의 징계는 합당하지 않다고 보고 해임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연극계에서 ‘이윤택의 페르소나’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이 연출과 함께 연희단거리패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연출의 방에서 안마를 강요당했던 피해자들은 김 대표가 이 연출의 방에 들어가 안마하라고 적극적으로 지시했다는 증언을 내놓고 있다.명지전문대에서는 연극영상학과 전임교원 5명 중 3명과 시간강사 1명 등 남성 교원 4명 전원이 성 추문에 휩싸였다. 이 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배우 최용민은 과거 극단 활동 중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오자 지난달 28일 사과와 함께 교수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두 남자 교수도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등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모 교수는 지난달 26일 학과장 등 보직에서 해임됐으며 이모 교수는 학생회에 사과문을 제출하고 학교의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연구실로 여학생을 불러 웃통을 벗고는 소염제 로션을 발라 안마해달라고 하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린 수건으로 스팀 찜질을 시켰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명지전문대생 커뮤니티에 “전해 들은 이야기이기는 하나 특정 신체부위, 골반, 치골도 안마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고 썼다. 졸업생이라는 한 네티즌은 “(교수가) 여학생의 안마를 받는 것은 마치 학과의 전통처럼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며 “모두가 피해자이자 공모자”라고 남겼다. 다른 네티즌은 “이 교수는 술자리에서 저를 보자마자 ‘00이 왔니’ 하며 강제로 안고 엉덩이를 토닥거렸다”며 “학과 특성상 교수는 절대권력이었기 때문에 감히 불쾌감을 표출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조교였다가 시간강사가 된 안모 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조교 시절 박 교수의 ‘오른팔’ 역할을 하며 술자리에서 음담패설을 하고, 남학생을 이름 대신 성기 명칭으로 불렀다고 한다. 학교 측은 사실조사위원회를 꾸려 진상 파악에 나섰으며 해당 교원들의 모든 직위를 해제하고 수업을 배정하지 않았다. 새 학과장인 권경희 교수는 “바로 옆에서 못 보고 못 들은 저의 어이없는 둔감함에 기가 막힌다”며 “학과는 피해 학생들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엄중한 처벌을 학교 당국이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탄피 300㎏‘ 흉상… 독립영웅 5인 기리다

    ‘탄피 300㎏‘ 흉상… 독립영웅 5인 기리다

    홍범도·김좌진 등 장군 4인 신흥무관학교 이회영 선생 추모 5.56㎜ 보통탄 5만발 분량 사용 운동가 후손 등 300여명 참석 일제강점기 독립전쟁에 나섰던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독립군 양성기관인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육군사관학교에 세워졌다.육군은 3·1절인 1일 오후 육사에서 청산리대첩의 주역 홍범도 장군 등 독립전쟁영웅 5명의 흉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김완태 육군사관학교장(중장) 주관으로 열린 제막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 독립운동가 후손과 육사 간부, 생도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흉상은 대한민국 군 장병이 훈련으로 사용한 실탄의 탄피 300㎏을 녹여 제작했다. 5.56mm 보통탄 5만발에 달하는 양이다. 독립군은 총과 실탄도 제대로 못 갖추고 싸웠지만, 이들의 희생으로 탄생한 군은 무장을 완비하고 나라를 지키고 있음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라고 육군은 설명했다. 흉상 표지석 상단에는 ‘우리는 한국 독립군. 조국을 찾는 용사로다. 나가! 나가! 압록강 건너 백두산 넘어가자’라는 독립군의 ‘압록강 행진곡’ 가사가 새겨졌다. 김 학교장은 “눈보라 몰아치는 만주 벌판에서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을 기꺼이 감내하며 오직 조국 독립만을 위해 헌신한 독립전쟁영웅들을 모시게 돼 매우 뜻깊고 영광스럽다”며 “앞으로도 독립군·광복군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육사는 이날부터 ‘독립군·광복군에서 대한민국 육군으로! 독립전쟁의 영웅을 기리며’라는 제목의 특별전시회도 개최한다. 광복군 군복, 광복군 초대 총사령 지청천 장군 친필 일기, 이회영 선생의 묵란도 등이 전시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광화문 ‘태극기‘ 물결…촛불 조형물 쓰러뜨려

    광화문 ‘태극기‘ 물결…촛불 조형물 쓰러뜨려

    ‘3·1절’인 1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도심 곳곳이 태극기로 뒤덮였다.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맞불 시위로 흐를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보수 단체 회원들이 서울 도심을 완전히 장악했다. 보수단체의 집회 참가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진보 단체의 집회 시위는 설 자리를 잃었다. 집회 규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 인파에 못지않았다. 집회·시위자들의 손에 촛불 대신 태극기가 쥐어져 있었고, 연령대가 비교적 높았다는 점은 서로 달랐다.보수단체 집회 참여자들은 거리를 행진하면서 ‘대한 독립 만세’와 ‘자유 민주주의 국가를 수호하자’는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광화문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미스바대각성기도성회와 애국문화협회 등이 연 구국기도회에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종북좌파 정권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작권 환수 반대’, ‘탈원전 반대’, ‘문재인 OUT, 문재인을 감옥으로’, ‘개헌연방제 음모’ 등 손팻말도 등장했다. 진보 성향의 ‘3·1민회 조직위원회’도 ‘태극기 집회’ 틈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에서 1919년 3·1 운동 당시의 ‘기미독립선언서’를 이을 ‘신독립선언문’을 발표했다. ‘서울겨레하나’는 종로구 일본대사관 맞은편 소녀상 앞에서 시민선언을 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흙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제주 4·3 범국민위원회’는 광화문광장에서 ‘70주년 제주 4·3 완전 해결 촉구대회’를 열고 4·3 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 어둠이 내리자 시위는 점점 과격하게 흘렀다. 이날 오후 6시쯤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 300여명은 광화문광장 해치마당 인근에 설치된 촛불 조형물을 쓰러뜨린 뒤 불을 붙였다. 경찰은 진보단체 집회 참가자들과의 충돌을 막으려다 촛불 조형물이 파손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 2명이 쓰러졌고 의무경찰 1명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대규모 집회로 광화문 앞 세종대로 교통이 전면 통제되면서 일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종로, 율곡로, 을지로까지 영향을 미쳐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테니스 황제’ 페더러, 쟁쟁한 경쟁자 제치고 올해의 선수상

    ‘테니스 황제’ 페더러, 쟁쟁한 경쟁자 제치고 올해의 선수상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가 쟁쟁한 스포츠 스타들을 제치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페더러는 27일(현지시간) 모나코에서 열린 2018 라우레우스 스포츠 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남자 선수상과 올해의 재기상을 차지했다. 2005~2008년 4년 연속 라우레우스 스포츠 대상을 받은 페더러는 10년 만에 다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통산 다섯 번째로 수상하며 ‘번개’ 우사인 볼트(32·자메이카)의 4회를 제치고 역대 최다 수상자 자리에도 올랐다. 2012년 윔불던 대회 우승 이후 17개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에 실패했던 페더러는 지난해 호주 오픈과 윔블던에서 정상에 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해도 4강에서 정현(22)을 누른 뒤 결승에 올라 호주 오픈을 또 제패한 데 이어 최근 세계 랭킹 1위에도 복귀하며 30대 후반에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다. 올해의 남자 선수 후보에는 발롱도르 수상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 포뮬러원(F1) 2017시즌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33·영국),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만m 3연패를 달성한 모 패라(35·영국), 투르 드 프랑스 사이클 3연속 우승자 크리스토퍼 프룸(33·영국), 프랑스오픈과 US오픈 테니스대회를 석권한 라파엘 나달(32·스페인) 등 6명이 올랐다. 올해의 여자 선수엔 테니스 선수인 세리나 윌리엄스(37·미국)가 뽑혔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1월 호주 오픈 우승 이후 대회에 나가지 않았지만 호주 오픈에서 통산 메이저대회 23차례 우승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2000년 창설된 라우레우스 스포츠 대상은 자동차 기업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유럽 시계 보석 그룹 리치몬드에서 후원한다. 종목을 가리지 않고 한 해 동안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시상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씨줄날줄] 김은정·후지사와 ‘강철 멘탈’/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김은정·후지사와 ‘강철 멘탈’/황성기 논설위원

    스포츠 선수에게 기량, 체력 외에 멘탈은 경기력을 구성하는 3대 요소다. 골프 황제 잭 니클라우스는 “골프는 기술이 20%, 멘탈이 80%”라고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은 하나같이 강인한 멘탈의 소유자다. 멘탈은 타고난 부분도 있겠지만, 꾸준한 관리를 통해서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박태환·박인비·손연재·양학선 등 스포츠 선수 200여명의 멘탈을 관리해 온 스포츠심리 전문가 조수경 박사의 지론이다.‘스켈레톤 괴물’로 불리는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은 타고난 멘탈로 유명하다. 심리검사에서 윤성빈은 항상 자신감은 높고, 불안은 낮은 수치를 보였다. 대부분의 스포츠 선수가 갖고 있는 루틴조차 그에겐 없다. 루틴이란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운동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시합일 아침 기상에서부터 시합을 마칠 때까지 촘촘히 짜 놓은 일정표를 말한다. 선수 누구에게나 긴장과 불안이 찾아오는데 루틴대로만 하면 아무리 정신적으로 몰려도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여자 컬링 한·일 국가대표가 소도시 출신의 선후배 등 비슷한 점이 많은데, 스킵 김은정(27)과 후지사와 사쓰키(26)의 멘탈을 들여다보면 흥미롭다. 두 사람 모두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소속팀 경북체육회와 ‘추부전력’이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겨룬 국내 선발전에서 졌기 때문이다. 김은정은 출전권을 따지 못하자 컬링을 그만둘 생각마저 했다. “컬링이 나한테 안 맞다고 생각했으나 인생에서 컬링이 중요해도 김은정이 중요했다. 김은정이 멋져야 컬링도 잘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며 멘탈을 키웠다. 여자 컬링 준결승 10엔드에서 한국에 6대7로 뒤지다 마지막 1점을 획득, 시합을 연장전으로 이끈 후지사와도 지난해 6월 주 1회 상담을 하는 멘탈 코치 앞에서 “시합에 나가고 싶지 않다”며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고 한다. 10대 때부터 ‘컬링 천재’로 불린 후지사와에게 소치 좌절은 큰 고통이었다. 그런 그도 2015년 ‘LS기타미’로 이적하면서 고향인 홋카이도 기타미로 돌아온 뒤 선후배들과 컬링을 하면서 웃는 얼굴을 되찾았다. 두 팀의 맞대결은 3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볼 수 없다. 우리는 경북체육회가 출전하지만 일본은 ‘후지큐’란 팀을 보낸다. 출전권이 걸린 일본선수권대회가 올림픽 직전에 열리면서 국가대표팀 LS기타미가 기권했기 때문이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이라도 컬링 국제대회가 많이 열린다. 두 ‘강철 멘탈’의 명승부를 기약해 본다. marry04@seoul.co.kr
  • [In&Out] 미투 운동 이은 부패고백 운동 이어지길/이지문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대표

    [In&Out] 미투 운동 이은 부패고백 운동 이어지길/이지문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대표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부 게시판에 검찰 간부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면서 미투(#Me tooㆍ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거세다. 종교, 문학, 예술 할 것 없이 가해자 이름이 드러나고 있는 것은 피해 여성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있었기에 가능하다. 내부 고발로 미투 운동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또 다른 고백 운동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상급자의, 조직의 지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부패에 관여했다는 ‘부패고백’ 운동이다.지난주 발표된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180개국 중 51위다. 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세계 6위 수출국가라는 명성에도, 촛불혁명을 통해 최고 권력자까지 물러나게 한 민주주의 국가의 자부심에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순위다.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실제적 권한을 갖는 반부패국가기관의 출범과 함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고위층 부패에 대한 단호한 처벌, 내부고발자 보호 등을 강화해야 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역시 내부고발자들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을 뿐 아니라 군 부정선거, 국무조정실 민간인 사찰 등 우리 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사건 대부분은 내부자의 용기 있는 제보를 통해 실태가 드러났다. 공공분야 부패행위를 신고하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로, 민간분야 공익침해 행위를 신고하면 ‘공익신고자보호법’으로 내부고발자 보호와 보상이 이뤄진다. 두 법은 누구든 부패행위 또는 공익침해행위를 알게 됐을 때 실명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특히 공직자는 부패행위 또는 공익침해행위를 알게 됐을 땐 반드시 신고해야 하며, 부패행위를 강요받거나 제의받았다면 의무 신고하게끔 돼 있다. 그럼에도 부패 고백 운동을 말하는 것은 고백에 나서는 이들이 소극적이더라도 연루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고자에게는 비밀보장, 신분보장, 신변보호 등과 함께 보상금 및 포상금과 같은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특히 관련 범죄가 발견되더라도 형을 감경 또는 면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냥 있으면 아무 처벌도 받지 않을 수 있는데 굳이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처벌뿐만 아니라 왜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는지, 왜 가담했느냐 하는 비난까지도 걱정해야 된다면 고백 행렬에 동참하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부패행위는 은밀하게 이뤄져 부패행위에 참여하지 않고서는 알기 어렵다. 그렇기에 가담한 이들의 고발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선 내부고발자의 신분노출을 막기 위해 본인이 실명을 밝히고 신고하는 것뿐만 아니라 변호사를 통한 대리신고를 허용해야 한다. 국가기관에 법인이나 비영리단체로 등록된 시민단체를 통한 대리신고도 고려돼야 한다. 다른 하나는 공익신고자지원기금 설립을 통한 내부고발자 지원이다. 부패 몰수자산의 일정액 등으로 재원을 모은 뒤,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다 직접적 경제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장치는 부패행위에 연루되지 않은 내부고발자들에게도 유용하다. 제도 개선과 함께 사회적 인식 변화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투 운동에서 피해 여성들이 자신들이 입은 상처를 지금이라도 말할 수 있는 것은 사회적 지지가 있기 때문이다. 내부고발자도 마찬가지다. 부패에 가담했다가 뒤늦게 반성하더라도, 이를 배척하기보단 보듬을 수 있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잠재적 내부고발자들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
  • 수능 가채점 부활할 듯… 6월 모의평가 시범실시

    수험생 불안감 해소 기대 대학수학능력시험 뒤 점수 발표 전까지 ‘등급 컷’(등급 구분 점수)을 알 수 없는 깜깜이 기간을 없애기 위해 교육과정평가원이 이르면 올해부터 가채점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업체들이 부정확한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입시 컨설팅 등을 하는 ‘등급컷’ 장사가 판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성기선 교육과정평가원장은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험생들이 정보가 부족해 입시학원에 기대거나 전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수능 가채점 결과 발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오는 6월 모의평가에서 시범 실시해 보고 문제가 없으면 올해 수능부터 공개한다. 성 원장은 “1차 채점(가채점)인 만큼 수험생들이 참고만 해달라는 전제를 달아 6월 모의평가 뒤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가채점하는 데 4일 정도 걸리지만 발표하는 데는 며칠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수능과 모의평가를 치른 뒤 3주일이 지나야 개인별 성적과 등급 컷을 알 수 있다. 그사이 학생들은 자신이 쓴 답을 가채점해 볼 수 있지만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 어느 정도 위치인지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입시 업체 정보나 유·무료 컨설팅을 활용한다. 사교육 업체들은 수험생들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수십만건의 가채점 점수를 토대로 등급 컷을 예상하는데 정확도가 떨어져 혼란이 가중됐다. 성 원장은 “입시학원들이 (예상 등급 컷을 발표하며) 설명회 등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의 현상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단독]스케이트맘의 폭로…“우리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였다”

    [단독]스케이트맘의 폭로…“우리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였다”

    이승훈의 금메달을 위해 희생한 선수 더 많아‘빙상 대통령’ 전명규 두려워 입 다문 현직 스케이트맘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 없다” “우리 아들은 ‘탱크’(페이스메이커)였어요. 처음부터 빠르게 달려 나가 다른 선수들 힘을 빼놓는 역할을 했죠. 앞에 서면 공기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체력이 금세 떨어져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 아이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뒤로 처지죠. 그 사이 체력을 비축한 이승훈이 치고 나가는 거예요. 폭발적인 스피드로 금메달을 따죠. 그런데 아직도 그 방식으로 하고 있더라고요.”지난 24일 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경기를 본 A씨는 씁쓸한 마음에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A씨는 전직 ‘스케이트맘’이다. 그의 아들은 스피드스케이팅 유망주였지만 21살 때 스스로 운동을 그만 뒀다. 자정쯤 시작된 A씨와의 통화는 1시 30분이 훌쩍 넘어서야 끝났다. 24일 경기는 이번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마지막 경기였다. 이승훈(30·대한항공), 정재원(17·동북고)이 출전했다. 정재원이 체력을 소진해가며 앞에서 달린 덕에 이승훈은 금메달을 땄다. 이른바 ‘페이스메이커’ 작전이었다. 정재원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희생이라는 단어보다는 팀 플레이였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관련기사 클릭: ‘금빛 조력’ 막내 정재원… “희생요? 팀플레이였죠”) A씨는 “정재원도 4년 뒤에 어찌될 지 몰라요. 그때 가봐야 아는 일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A씨의 아들은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고등학생이 되자 빙상계의 두 산맥인 한국체대와 단국대 코치들이 지방에 있는 A씨를 찾아와 입학을 권유했다. “서로 우리 아들 보내달라고 제안했어요. 아무래도 국가 지원 받쳐주고 스케이트 잘 타는 애들이 가던 한체대에 보내기로 했어요. 그때 권모 코치가 뭐라 했는지 아세요? ‘우리 아들 데려가서 영광이라고, 훌륭한 선수 만들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랬던 녀석이 1년도 안 돼 ‘엄마, 나 못하겠어. 빙상장은 쳐다보기도 싫어’라고 하는 거예요. 피가 거꾸로 솟지, 안 솟아요?”A씨는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가 몰려있는 시즌인 겨울이 되면 초등학생 아들을 서울에 올려 보냈다. 훈련비용, 장비 값, 체력 보충에 좋다는 약도 지어 먹이다보니 돈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다. 시합이라도 있는 날이면 아들 경기를 보려고 꼭두새벽같이 집을 출발해 자정이 넘어 집에 돌아오는 일이 잦았다. 다른 식구들에게 신경 써주지 못한 게 평생 마음의 빚이다. 그래도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로 얼음판을 지치던 아들을 말릴 수는 없었다. 그랬던 아이가 갑자기 운동을 그만 두겠다고 통보했다. “이모 코치 등 코치진의 무리한 지도로 아이가 완전히 망가졌어요. 잘 하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고 했을 때 처음엔 그만큼 실력이 늘겠지 기대했어요. 그런데 6개월 동안 애 몸 상태는 보지도 않고 죽어라 훈련을 시킨 거예요. 힘들면 좀 쉬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분위기였대요. 몸이 과부하가 걸리는 걸 알면서도 시키는 대로 해야 했던 거예요.” 한체대 입학 전, 국제 대회에 나간 A씨의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가 돼야 했다. “작전은 단순했어요. ‘이승훈 4관왕 만들기’ 아들에게 주어진 미션이었죠. 매스스타트가 국제경기 종목으로 채택된 지 얼마 안 됐던 때였어요. 앞에서 치고 나가는 선수가 한두 명 있는데, 그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뒤에서 체력 아끼고 있던 이승훈도 나중에 따라잡기 힘들어져요. 2위권 그룹에서 1위와의 격차를 따라붙어주는 역할이 필요했던 거예요. 우리 아들은 그걸 몸이 부서져라 했어요.” A씨는 그동안 쏟아 부은 노력과 투자가 너무 아까워 아들의 마음을 돌이키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한체대 2학년을 마친 뒤 그만뒀다. 한체대 교수는 “스피드스케이팅이 하기 싫으면 쇼트트랙으로 전향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코너 연습을 위한 쇼트트랙도 곧잘 타던 아들이었다. 그러나 A씨는 아들의 한 마디에 깨끗이 마음을 접었다. “엄마, 내가 쇼트트랙 가면 거기 애들 끌어주는 거밖에 더 하겠어?”●2011년부터 이승훈 위한 ‘탱크’ 작전 시작 탱크로 사용된 선수는 한둘이 아니다. 쇼트트랙의 경기 방식을 차용한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인 매스스타트는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에 처음 등장했다. 상위권 입상을 위해선 희생조가 필요하다는 게 빙상연맹과 코치진의 생각이었다. 2011년 대회에서는 박석민(26)과 고태훈(26)이 이승훈의 체력 안배를 위해 ‘총알받이’로 나섰다. 16바퀴를 도는 경기에서 박석민과 고태훈은 중후반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레이스를 끌었다. 당시 경기 영상을 보면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끌어주느냐에 이승훈의 메달 색이 결정된다”는 해설이 나온다. 이승훈은 두 선수의 도움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효과가 입증된 ‘금메달 제조 작전’은 최근까지도 적용됐다. 지난해 2월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마지막 바퀴가 돼서야 후미에 있던 이승훈이 치고 나와 폭발적인 스피드로 1위를 차지한다. 결승선에 들어온 이승훈은 김민석의 등을 두드리며 “고마워. 고생했다”라고 말한다. 이후 2017~2018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 시즌에서는 정재원이 탱크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1차 대회와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4차 대회에서 이승훈과 정재원은 매스스타트 결승에 나란히 진출했다. 헤렌벤 대회에서는 이승훈이 1위, 정재원이 3위로 들어왔고, 솔트레이크 대회에서는 이승훈이 1위, 정재원이 10명 가운데 9위로 들어왔다. 헤렌벤 경기에서 정재원의 스케이팅이 시원치 않자 코치진은 정재원을 향해 “재원이 가. 호흡하라고 호흡”이라며 소리를 지른다. 작전이 생각대로 되지 않자 이승훈은 5바퀴 남긴 시점부터 일찌감치 2~4위권으로 나오는 작전을 편다. ●‘탱크’ 거부하면 국가대표 선발 등에 불이익 탱크를 하기 싫으면 거부하면 되지 않을까. 또 다른 스케이트맘 B씨는 “탱크를 안 하겠다고 하는 순간 찍혀요. 선수는 감히 코치진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어요”고 말했다. 선수 부모들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후보였던 주형준(27·동두천시청)이 단 한 경기도 나가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B씨는 “한 국제대회 매스스타트 경기를 앞두고 주형준이 이승훈의 탱크가 되는 것을 거부해 전명규 교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이번 팀 추월에 나가지 못한 것도 괘씸죄일거예요”라고 전했다. B씨는 “팀 추월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네덜란드가 준결승전에서 떨어졌어요. 노르웨이가 올림픽 신기록으로 네덜란드를 이겼고요. 이미 결승에 진출했던 우리 팀은 지더라도 은메달이 확보된 상황이었잖아요. 준준결승부터 한 번도 쉬지 않은 이승훈, 김민석, 정재원 중에 특히 정재원의 체력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어요. 대신 주형준을 투입했더라면 금메달을 땄을지도 몰라요. 빙상판 아는 사람들한테 물어보세요. 다들 이상하다고 하죠”고 말했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김보름(25·강원도청) 밀어주기’ 작전을 거부한 선수들이 피해를 봤다는 의혹이 나온다. 삿포로 아시안게임 여자 매스스타트에는 김보름, 박도영(25), 박지우(20·의정부여고) 등 3명이 출전했다. 박도영과 박지우는 김보름 밀어주기에 협조하지 않았다.일본 선수 2명이 치고 나가 2위 그룹과 격차를 거의 한 바퀴 가까이 벌렸는데도 박도영과 박지우는 둘 다 나서지 않았다. 당시 중계영상과 해설을 보면 “저렇게 되면 김보름이 나중에 따라잡기가 불가능하다. 간격을 좁혀주려면 누가 따라 붙어야 하는 데 아무도 그 역할을 안 해주고 있다. 빨리 대줘야 한다”며 채근하기도 한다. B씨는 “이 일로 박도영이 연맹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파다했어요. 그래도 김보름의 탱크는 누군가 해줘야 하니 박지우를 달래 김보름과 함께 훈련시킨 것이라는 말도 있었고요. 박지우가 이번 올림픽 매스스타트 결승에 올라가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엄마들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스케이트맘 C씨는 “이런 식이면 누가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어요. 아무도 탱크 안 하려고 해요. 그나마 힘 없는 어린 선수한테 ‘다음에는 널 밀어주겠다’는 미끼를 주고 희생양이 되기를 강요하고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금메달리스트 스벤 크라머는 동료 위해 페이스메이커로 나섰는데… A씨는 “일생에 한 번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인데 왜 어린 선수들이 그런 희생을 해야 하나요? 선수마다 전성기는 다 달라요. 몸 상태에 따라 20대 초반에 전성기가 올 수도 있고 이승훈 같은 경우에는 30대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잘 탈 수 있는 거예요. 어린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팀을 위한 희생을 강요하는 건 더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B씨는 “매스스타트는 분명히 개인 종목이예요. 팀플레이가 필요하다면 왜 어린 선수들만 탱크 역할을 해야 하나요? 이승훈은 혼자서도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는 실력 있는 선수예요. 후배들을 위해서 16바퀴 중에 2~3바퀴를 앞에서 끌어줄 수 있다고요. 그러면 후배도 같이 메달 딸 수 있는 거잖아요. 이번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처럼요. 어떻게 한 사람을 위해 나머지가 희생하는 전략이 팀을 위한 거라고 할 수 있나요? 금메달은 나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C씨의 아들은 팀 추월에서 활약했던 전직 국가대표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3위 안에 들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갑자기 다른 선수가 감독 추천을 통해 후보 엔트리에 들어왔다. C씨의 아들은 갑자기 올림픽 훈련에서 제외됐다. C씨는 “팀 추월은 3명이 함께 자리를 바꿔가며 한 호흡으로 뛰어야 하는 경기예요. 그만큼 팀 훈련이 중요해요. 그런데 올림픽 직전 사전 준비대회인 월드컵에서 우리 아들 대신 후보 선수를 넣어 연습했더라고요. 국대 선발전을 통해 공식 선발된 선수를 빼고요. 호흡을 맞춰 훈련해 볼 기회조차 없었던 거죠”라고 말했다. 제대로 된 훈련 없이 올림픽에 출전한 C씨의 아들은 메달 획득에 결국 실패했다. ●빙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밀실 운영’ 도마에 선수 부모들은 국가대표 선발을 심의하는 빙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밀실 운영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특정 선수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선발 조항이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흔했다는 것이다. C씨는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도록 돼 있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하면 국가대표 자격을 2년간 유지할 수 있는 조항도 있었어요. 1년 후 국가대표를 미리 뽑아 놓는 꼴이에요. 논란 끝에 지금은 없어졌지만요. 국가대표 선발 전 모든 조항을 공개하라고 연맹에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유야무야 됐어요”라고 지적했다.●특정 선수 위한 특별훈련···상대적 박탈감 불러 훈련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국가대표인 노선영(29·콜핑팀)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이승훈, 김보름, 정재원이 한체대에서 별도로 특별훈련을 받는 등 차별이 심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C씨는 “2010년만 해도 선수촌을 이탈해 별도 훈련을 받는 것이 불가능했어요. 기량 향상을 위해서 별도로 육상 레슨을 받게 하고 싶었는데 거절당했거든요. 지금 개인훈련 관련 조항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것 역시 특정 선수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꼼수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개인 특별훈련을 받지 못한 선수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고 선수 부모들은 전했다. B씨는 “별도 훈련을 받던 이승훈이 선수촌에 복귀하는 걸 다른 선수들이 무척 싫어해요. 이승훈이 오는 순간 기존 훈련은 모두 없던 게 되고 이승훈 맞춤형 훈련이 다시 시작된다는 거예요. 스피드 스케이트는 굉장히 예민한 운동이에요. 운동 루틴에 몸이 길들어 있는데 확 바뀐 훈련 프로그램을 하게 되면 몸에 무리도 되고 실력이 도리어 깎일 수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선수 부모들은 특정 선수를 위한 대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작전, 이를 따르지 않는 선수를 배제하는 관행 등의 이면에 전명규 교수가 있다고 지목한다.빙상판을 좌지우지한다는 전명규 교수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B씨는 “그 사람 눈에 들면 모든 것이 해결돼요. 국가대표 선발, 특별 훈련, 금메달, 실업팀, 스폰서까지 풀 패키지로 제공된다는 거예요. ‘전명규 라인’에 일단 들면 아무 걱정이 없는 거죠. 그러려면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전 교수 말을 절대 거역해선 안돼요”라고 말했다. 빙상 실업팀 대부분도 전 교수의 “손아귀”에 있다는 게 선수 부모들의 주장이다. B씨는 “한체대와 빙상 파벌 한 축을 이룬 단국대 계열 코치가 있는 실업팀에 가면 전 교수와 완전 원수지간이 되는 거예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한체대 안 보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C씨는 “파벌의 문제를 떠나서 비인기 엘리트 종목이 이런 식으로 키워진 게 문제라는 인식이 공유돼야 해요. 전 교수가 800개의 메달을 만든 제조기라고요? 그 아래 쓰러져간 개인의 희생은요? 누가 기억이나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기자는 현직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2명의 어머니에게 추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우리 아이는 계속 빙상판에서 운동하고 실업팀도 가야 한다. 행여 피해가 갈까 두렵다”, “우리 아이는 2022 베이징올림픽에 나가야 한다”는 이유였다.B씨는 “그 엄마들도 전 교수와 이승훈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소릴 입에 달고 살던 엄마들이에요. 빙상연맹과 전 교수의 전횡을 고발하면 자기 아이 다칠까 걱정해서 전면에 나서려 하지 않는 거예요. 왜 그렇겠어요? 국가대표 코치진, 실업팀 코치진까지 다 전 교수의 ‘아바타’일 뿐이에요. 폭로해봤자 전 교수가 꽉 잡고 있는 빙상판 권력을 깰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못 나서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한국체대·빙상연맹 특별감사 필요” 지적 선수 부모들은 빙상연맹과 한국체대의 개혁을 위해서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국가대표 선발과 훈련이 특정 개인의 힘으로 좌우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스케이트맘이 모인 단체 메신저에서는 이런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연맹 인사들 다 쳐내고 밥 데용 코치를 회장으로 앉히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했던 것처럼 아예 외국인이 개혁의 칼자루를 쥐게 하자는 얘기다. B씨는 “전 교수가 무서워 피해 사실을 얘기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빙상계에서 ‘#미투’가 일어나려면 정부 당국에서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개별적으로, 아무도 모르게 불러서 일대일로 조사해야 해요. 피해 사례 수집하고 빙상연맹 감사도 해야 하고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신문은 전명규 교수의 반론은 듣고자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빙상연맹은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과의 통화를 권유했다. 백 감독은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이승훈 밀어주기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관련기사 클릭: [단독] 백철기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는 없다”) 백 감독은 “작전은 감독이 짜는 것이고 선수가 동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일부 선수가 특별훈련을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개인 종목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감독인 내가 직접 빙상연맹에 요청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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