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성관계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택시기사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홍준표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884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미녀와의 짜릿한 채팅… 눈치 챘을 땐 나는 이미 노예였다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미녀와의 짜릿한 채팅… 눈치 챘을 땐 나는 이미 노예였다

    능숙한 꼬드김에 영상통화로 이어져 “녹화됐다… 입금 안하면 유포” 겁박 중학생은 코묻은 돈까지 탈탈 털어내 ‘영상통화 스폰서’라며 여성 노리기도 “돈 없으면 몸으로 갚아” 성관계 압박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의 절대다수는 여성이다. 그래서 남성은 피해자의 고통을 모른다. 아무리 근절을 외쳐도 절반뿐인 공허한 메아리가 되는 이유다. 그런데 피해자의 대부분이 남성인 디지털 성폭력이 있다. ‘몸캠피싱’이다. 서울신문이 만난 몸캠피싱 피해자들은 “죽는 게 낫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실제 2014년엔 몸캠피싱을 당한 남자 대학생이 투신 자살했다. 피해 남성들의 이야기를 모아봤다. 피해자의 입장이 된 남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몰카나 국산 야동이 왜 사라져야 하는지 남성들이 고민해 봤으면 한다. 다정하고 달콤한 말을 건내던 그는 순식간에 ‘악마’로 돌변했다. 피해자들이 영상 유출에 대한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이면 더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였다. 끊임없이 돈을 갈취했고, 일부 여성에게 노예 부리듯 성폭행까지 일삼았다. 서울신문은 한국사이버보안협회가 여명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피해자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범행 현장을 재연했다. 피해자들이 어떻게 범인에게 속았고, 어떤 협박을 당했는지 가감없이 공개해 추가 피해를 막으려는 취지다.●채팅 4시간 만에 80만원 뜯긴 24세 남성 군대를 갓 제대한 전승우(24·가명)씨가 카카오톡 아이디 ‘미향’과 처음 대화를 시작한 건 지난해 1월 4일 오후 9시 18분이다. 채팅 앱에서 알게 된 미향이 영상통화를 하자며 카톡 아이디를 건넸고, 전씨가 따로 말을 걸었다. 프로필 사진 속 미향은 한눈에 봐도 대단한 미인이었다. “그런데 이걸로 영통(영상통화) 어떻게 해요? ㅋㅋ”(전씨) “페이스톡 ㅋㅋㅋ 몰라?”(미향) “알아 ㅋㅋ 바로 건다.”(전씨) 9초, 8초, 10초. 전씨가 세 차례나 짧은 페이스톡을 걸었지만, 미향은 번번이 화면이 안 보인다고 했다. 미향은 “‘시크릿톡’ 있어? 이걸 깔면 보일 거야”라며 ‘Secre Talk.rar’란 압축파일을 건넸다. 용량 474.84kb의 작은 파일이었다. “깔았는데 아무것도 안 뜨는데? 서버 점검 중이래.”(전씨) “정말 점검 중이네…. 오늘 점검하나 봐.”(미향) 하지만 전씨가 파일을 내려받은 순간 휴대전화는 이미 해킹당했고, 문자메시지 내용과 지인 연락처가 모두 미향에게 넘어갔다. 미향이 건넨 파일은 휴대전화 정보를 탈취하는 악성 앱이었다. 미향은 “다시 한번 해볼까?”라며 먼저 영상통화를 제안했다. 9초간 페이스톡을 진행한 뒤 “보인다 ㅎㅎ”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민낯이라며 수줍어하는 척도 했다. 이어 서로 벗은 모습을 보여주자며 능숙하게 리드를 했다. 전씨의 상반신에 문신이 있는 걸 보자 “난 타투 있는 남자 좋아”라며 애교를 부렸다. 두 사람의 페이스톡은 오후 10시 10분까지 약 1시간가량 총 12차례 진행됐다. 짧게는 10초, 길게는 3분 22초간 이뤄졌다. 미향은 교묘하게 중간 중간 다양한 지시를 내렸다. 휴대전화를 고정해 전씨 얼굴과 은밀한 부위를 모두 볼 수 있게 해달라며 부탁했다. 그래야 자신도 흥분된다고 했다. “님 자위하는 동영상 녹화 끝났고요. 휴대전화 모든 지인 번호 해킹됐습니다. 80만원 보내고 깔끔하게 삭제하겠습니까. 아니면 동영상 유포 진행할까요. 바로 답장 안 하면 당장 유포합니다. 경찰에 신고해도 못 잡고 창피만 당하고 소문만 퍼질 겁니다. 생각 잘하세요.” 미향은 문자를 통해 본색을 드러냈다. 갑작스런 상황에 한동안 답을 못하던 전씨는 “합의하고 싶네요”라고 입력했다. 미향은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를 알려준 뒤 당장 전화하라고 했다. “10초 내로 전화 안 하면 유포합니다. 10, 9, 8….” 카운트다운을 하듯 몰아붙였다. 급해진 전씨가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고 있다고 하자 1분 단위로 “빨리 구하라”고 재촉했다. 전씨는 미친듯이 전화를 돌려 지인들로부터 20만원을 빌렸다. 미향은 대포통장 계좌번호를 찍어준 뒤 당장 송금하고, 영수증을 사진으로 보내라고 했다. 제한 시간은 오후 11시. 딱 10분의 시간을 줬다. 사정없이 몰아치는 미향의 재촉에 전씨는 넋이 완전히 나갔다. 급히 편의점 자동화기기(ATM)로 달려갔지만, 송금 방법을 몰라 허둥댈 정도였다. 미향은 “송금하는 방법도 몰라? 개OO. 유포해줄까”라며 더욱 거세게 나왔다. 20만원을 송금하자 나머지도 입금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60만원 빨리 구하세요. 30분…” “죄송합니다. 100통 넘게 전화했는데 다 (돈이) 없다고 합니다.” 전씨는 급기야 어머니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돈을 구했다. 미향은 또 다른 계좌번호를 줬다. 오전 1시 24분. 결국 전씨는 총 80만원을 보냈다. 미향과 카톡을 시작한 지 4시간 6분 만이었다. ●‘노예’가 되어버린 15살 중학생 “그래서 얼마 있냐고. 대답 안 해?” “제발요. 지금 현금은 없어요. 체크카드에 1만 2000원 있어요.” 지난해 2월 몸캠피싱에 걸린 중학생 윤성진(15·가명)군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서 손이 닳도록 범인에게 빌었다. ‘김다은’이란 가명을 쓴 범인은 자신을 25살이라고 소개했고, 윤군은 ‘누나’라고 부르며 따랐다. 어느 정도 친해지자 김다은은 “영섹(영상을 통한 성관계) 할래?”라며 꼬드겼다. ‘심야톡.zip’란 파일을 보내 깔게 한 뒤 윤군 휴대전화를 해킹했다. “합의라는 건 빈다고 되는 게 아니야. 지금 당장 편의점 가서 만원짜리 문상(문화상품권) 사.” 문화상품권은 구하기 쉬운 데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할 수 있어 몸캠피싱범이 자주 이용하는 거래 수단이다. 그렇게 범인들은 ‘코 묻은 돈’까지 탈탈 털었다. 김다은은 이후에도 윤군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돈 없으니까 몸으로 때워”라며 새로운 지시를 내렸다. 윤군에게 20대 여성으로 가장해 남성들이 많이 찾는 채팅 사이트에 가입하라고 지시했다. 닉네임은 ‘외로워’나 ‘놀아줘’를 쓰라고 했다. 또 ‘야하게 놀아요. 화끈한 밤 같이 보내요’ 등의 메시지를 건넨 뒤 남성들이 접근하면 김다은의 라인 아이디‘ekdms0322’를 알려주라고 했다. 윤군을 일종의 ‘노예’로 부리며 또 다른 피해자를 낚으려 한 것이다. “일단 오늘은 (채팅) 앱 많이 깔고 내일부터 시작해. 앱 하나하나 들어가서 사람 끌어.”(김다은) “예 무조건 다 할게요. 살려주세요.”(윤군) “기억해. 잠수하는 순간 유포한다 영상. 내가 말 걸면 바로 답하고. 알았어?”(김다은) “절대 잠수 안 해요. 제발요.”(윤군) 윤군은 공포감에 휩싸였다. 돕지 않으면 학교는 물론 인생이 끝장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날 이후 윤군은 매일 4시간 동안(오후 8~12시) 온라인 호객 행위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김다은은 윤군을 ‘노예’로 부리면서도 돈을 뜯는 걸 멈추지 않았다. “일주일 내에 10만원 모으고. 알았지. 말 잘 들으면 유포 안 할게.” “최대한 구할게요. 용돈 당겨서 바로 받을게요. 10만 모으면 지워주시나요.” ●재력 과시한 남성에게 짓밟힌 21세 여성 “언제든지 그만둬도 돼요. 영통은 서로 부담 없고 사생활도 지킬 수 있잖아요.” 양아정(21·여·가명)씨는 지난해 3월 페이스북 메신저로 ‘paris’란 가명의 남자와 대화를 시작했다. paris는 자신과 정기적으로 영상통화를 하면 100만원씩 주겠다고 제안했다. 자신은 강남에 사는 사업가라고 소개했다. 양씨가 “○○○에 산다”고 하자 그쪽에도 자기 가게가 있다고 했다. 양씨에게 계좌번호를 찍어달라고 해 당장 송금할 것처럼 연기했다. 양씨는 주저했다. “왜 저 같은 애랑 스폰을…. 예쁘고 몸매 좋은 애들 많은데.” “(영상통화 시) 성적인 거 위주로 시키겠네요.” “생각해보고 연락드릴게요. 영통하는 거 캡처하고 그러는 거 아니죠?” paris는 갖은 말로 양씨를 안심시켰다. “저는 얼굴, 몸매 안 보고 지금 할 분을 구하는 거라….” “유출 걱정하시는데 저도 다 보여드려요. 그냥 서로 즐기는 거에요.” 계속된 설득에 양씨가 경계심을 풀자 paris는 화질이 안 좋다며 카톡에서 대화하자고 했다. 대화 장소가 바뀌자 한층 적극적으로 나왔다. 양씨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난감해하자 얼굴을 보인 채 나체 사진을 찍도록 유도했다. “죄송합니다. 안 할래요. 아직 돈 보내신 것도 아니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돈이 너무 절실해 잠깐 잘못 생각했어요.” 양씨는 점점 심해지는 paris의 요구에 그만하자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paris는 “녹화 다 했으니 쇼부(협상) 치자”며 속내를 드러냈다. “지인이 보면 무슨 생각할까”라고 협박했다. “아정씨한텐 선택권이 없는 거 같은데. 1. 노예 2. 섹파(성관계 파트너) 3. 영통 셋 중 하나 고르세요. 빨리 말해요. 시간 없음.” 올가미는 단단했다. 벗어날 수 없었고 하는 수 없이 그가 제시한 것 중 2번을 선택했다. 1번을 고르면 무슨 짓을 시킬지 두려웠고, 3번은 또 녹화를 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paris는 협박 수위를 높였다. 집단 성관계를 하고 한 번에 끝내자고 했다. 양씨가 단호히 거절하자 자신과 10차례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요했다. 요구에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 사실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paris는 양씨를 직접 만나는 게 불가능했다. 직업이 없이 친구집에 얹혀산다고 한 양씨에게 돈을 뜯기도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paris는 ‘아는 동생’을 양씨에게 보낼 테니 그와 성관계를 한 번 맺는 것으로 마무리하자고 했다. ‘아는 동생’은 한국에서 활동 중인 다른 조직원으로 추정된다. “오빠를 만나야 영상을 지울 수 있지 동생을 만나는 건 아무런 의미 없잖아요.” 양씨는 버티다 못해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아 진짜 왜 그러세요…. 만날게요. 날짜는 내일 연락드릴게요. (같이 사는) 친구가 (지금 집에) 와서요.”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여고생 영상 구해요” 1분 만에 업데이트…거리낌없이 하루 수십 차례 공유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여고생 영상 구해요” 1분 만에 업데이트…거리낌없이 하루 수십 차례 공유

    “이 영상 풀버전 찾아주시면 지인능욕(지인 사진에 음란물을 합성하는 것) 20장 해드릴게용.”지난 연말 233명이 모인 텔레그램 속 한 비밀 채팅방. 회원 한 명이 미리보기 사진 한 장을 올리며 원본 영상을 구했다. 앳된 얼굴의 여학생이 교복을 입은 채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맺는 사진이다. 1분 만에 ‘저 있어요’란 답과 함께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남성이 찍은 것으로 이미 내려받은 사람이 있었다. 고맙다는 답장이 이어졌다. 그렇게 여학생은 233명 앞에서 발가벗겨졌다. ●200~300여명 집단 성폭행과 같은 영상 공유 집단 성폭행과 다름없는 행위지만 이 방에선 일상이다. 서울신문이 최근 두 달간 각각 200~300여명이 모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비밀 채팅방 10여곳에 잠입해 살펴본 대화 내용은 그대로 옮길 수 없는 수준이었다. 비실명이란 무기를 등에 업고 대화자들은 하루 수백 차례씩 아무 거리낌도, 부끄러움도 없이 아동과 미성년자 음란물을 서로 공유했다.아이디 ‘수O’은 길게는 46초, 길게는 11분 46초짜리인 영상 14개를 한꺼번에 올려 다른 회원의 박수를 받았다. ‘AkaOOOOO’은 한 여중생 사진 15장을 모자이크 처리 없이 올렸다. 이를 본 다른 회원들은 “중딩 때가 제일 OO한데”라며 품평하듯 음담패설을 이어 갔다. 10여분 후 한 회원이 “구글링으로 휴대전화 번호를 찾았다”며 여학생의 연락처를 공유했다. 그들의 대화 속에 여학생은 이미 상품이 된 지 오래다. ‘이O’이란 아이디가 “로리(아동음란물) 여기 올리는 건 위험하겠죠?”라고 묻자 ‘전혀’, ‘보고싶당 로리’ 등의 응원글이 달린다. 이에 기세가 오른 ‘이O’은 “교환 ㄱ(가능). 동영상, 사진으로만 8기가바이트 있다”고 자랑했다. 아이디 ‘11OO’은 직접 찍은 걸로 보이는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복 차림의 어린 여학생이 치마를 입고 지하철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치마 사이를 집요하게 파고든 카메라 렌즈는 여학생의 얼굴도 고스란히 담아 냈다. ●주기적으로 채팅방 폐쇄·커뮤니티 유지 일부 운영자는 주기적으로 방을 폭파(폐쇄)하고 새로운 방을 만드는 방식으로 그들만의 비밀 커뮤니티를 유지했다. ‘늑O’은 자신이 만든 또 다른 음란 비밀 채팅방 주소를 선전하며 돌아다녔다. 최근에는 국내 수사가 미치기 힘든 해외 SNS 음란물 수요가 있다는 판단에 기존 업자들도 몰리는 모습이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지난해 경찰에 고발한 135개 불법 성인사이트 전체에서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발견될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성폭행 주장 자살한 30대 부부, 1·2심 뒤집고 가해자 유죄

    30대 부부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1·2심에서 성폭행 부분을 무죄 받은 남자가 파기환송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8부(전지원 부장)는 7일 박모(39)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강간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4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은 수사에서 법정까지 구체적이고 일관되지만 피고인은 수사에서 성관계를 부인하다 뒤늦게 인정하는 등 납득하기 힘든 진술을 하고 있다”며 “1·2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되고 증명력이 떨어진다’며 무죄로 판단한 것은 자유심증주의 오해, 채증법칙 위반 등이 영향을 미친 잘못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30년 지기 친구가 출국한 틈을 이용해 그의 아내를 성폭행하고도 피해회복 조치 없이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는 노력이 없기 때문에 엄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폭력조직원인 박씨는 2017년 4월 충남 계룡시의 한 모텔에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해 친구의 아내인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력조직 후배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폭행한 혐의도 있었다. 1심은 2017년 11월 폭행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A씨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5월 2심도 “성폭행을 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어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원심을 인정할 만하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A씨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며 성폭행 부분을 항소심 재판부에 돌려보냈다. A씨 부부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지난해 3월 전북 무주의 캠핑장에서 동반 자살했다. 부부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한지 10개월 만에 인정된 것이다. 부부는 유서에 ‘친구의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당신의 비열하고 추악함’ ‘죽어서도 끝까지 복수하겠다’ 등의 내용을 남겼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계속 지워도 무한 증식하는 동영상…유포 6개월 만에 40만명 돌려봤다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계속 지워도 무한 증식하는 동영상…유포 6개월 만에 40만명 돌려봤다

    바퀴벌레 떼 같은 업로더들과의 싸움 단속 기간엔 웹하드서 SNS로 갈아타 2712개 업로드…삭제 성공률 88.6% 삭제 어려운 P2P 업로드땐 급속 확산 첫 유포 2주일 내 차단해야 피해 줄여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이 땅에 ‘잊힐 권리’ 따윈 없다는 점이다. 몰래카메라나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속칭 리벤지포르노)은 마치 바퀴벌레 떼와 같다. ‘약’을 치면 사라지는 듯하지만 어느 순간 다시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누군가의 PC나 모바일로 흘러들어가 잠복하다 비웃듯 되살아난다. 서울신문은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과 함께 한 번 유포된 영상이 6개월간 얼마나 질긴 생명력으로 피해자의 영혼을 갉아먹는지 추적해 봤다. 이은희(가명·피해자 보호를 위해 나이는 공개하지 않습니다)씨가 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린 건 지난해 5월 22일. 한 달 전부터 옛 연인과 사랑을 나눴던 순간이 누군가에 의해 촬영돼 온라인에 돌아다니고 있었다. 옛 연인은 자신이 유포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불법 촬영이나 최초 유포보다 더 무서운 것은 지우고 지워도 다시 올리는 업로더였다. 이씨의 영상은 5월에만 217개의 영상이 돌아다니는 걸로 확인됐다. 217명이 봤다는 뜻이 아니다. 217개 ‘방송국’에서 24시간 중계를 이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웹하드(138개)가 가장 많았고, 성인사이트(39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20개), 개인 간 파일공유 사이트(P2P·20개)에도 영상이 있었다. 지원센터는 이들 사이트 운영자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이메일을 보내 이씨 영상이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임을 알리고 삭제를 요청했다. 일단 163개(75.1%)는 지우는 데 성공했다. 성인사이트에선 모두 내려졌고, 웹하드에서도 89.9%(124개)가 사라졌다. 하지만 SNS와 P2P에선 여전히 모든 영상이 돌아다녔다. 삭제 요청을 받아주지 않으면 경찰청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차단하지만 통상 한 달 이상 걸린다. 다음달인 6월에도 이씨의 영상은 꾸역꾸역 기어 나왔다. 웹하드에선 발견되지 않았지만, 성인사이트에 다시 239개나 게재됐다. SNS와 P2P에서 확인되는 영상수도 각각 52개와 38개로 늘어났다. 영상엔 ‘OO녀’란 이름이 붙었고, 이제 구글 등 포털사이트 검색(5개)에서도 발견되기 시작한다. 입소문이나 누군가 검색 중이라는 방증이다. 6월 파악된 영상은 총 334개. 한 달 전보다 53.9%나 늘어난 것이다. 7월은 더 잔인했다. 웹하드에서 다시 71개가 발견되는 등 508개로 늘었다. 지원센터 직원들이 밤샘 작업을 하며 삭제했지만 지우는 것보다 올리는 속도가 더 빨랐던 셈이다. 8월부턴 상황이 좀 달라졌다. 좋은 조짐과 나쁜 징조가 동시에 보였다. 일단 웹하드에선 영상이 전혀 올라오지 않았다. 성인사이트에서도 게재 숫자가 확연히 줄었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디지털 성폭력 엄벌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와 20만여명이 서명하는 등 여론이 불붙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사이버성폭력 특별 단속’을 시작한 것도 어느 정도 먹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머지는 사각지대였다. SNS에선 8~10월 592개, 포털에선 433개나 발견되는 등 여전히 이씨 영상이 활개를 쳤다. 경찰이 웹하드와 성인사이트를 틀어먹자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 ‘풍선효과’도 감지됐다. 11월은 한 줄기 희망마저 사라진 순간이었다. 23일까지 전달보다 2배 이상 많은 471개가 발견되는 등 다시 폭증했다. 그간 잠잠했던 카페와 블로그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무더기로 영상이 나왔다. 제목 장사를 하려는 듯 덕지덕지 더러운 수식어들도 나붙었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암세포 같았다. 포털 검색에서도 244개가 발견되는 등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씨가 지원센터에 신고한 후 6개월간 업로드가 공식 확인된 영상수만 총 2712개. 다운로드하거나 실시간 재생으로 영상을 본 사람은 최소 40만명 이상인 것으로 지원센터는 추정했다. SNS나 P2P는 게시물에 접근한 사람(클릭 또는 다운로드) 수를 확인할 수 있어 대략적인 ‘시청자’ 규모를 유추한 것이다. 확인하지 못한 이씨 영상이 더 있을 것을 감안하면 실제 ‘시청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씨 영상 중 2404개(88.6%)는 다행히 발견 한 달 이내에 삭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99.2%)와 포털 검색(97.2%), 웹하드(93.3%), SNS(93.0%) 등은 그나마 삭제가 잘 되는 편이다. 하지만 유독 P2P(35.5%)는 삭제 성공률이 크게 떨어졌다. 박성혜 지원센터 삭제팀장은 “업무를 해 보니 영상 확산을 막기 위한 골든타임은 첫 유포가 시작된 지 3~7일 정도”라면서 “특히 토렌트 등 P2P에 영상이 게재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한 필터링 업체에 의뢰해 개인 피해 영상물에 대한 차단 건수를 살펴본 결과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진 지난 연말에도 27개 웹하드에서 한 달 평균 13만 건에 달하는 불법 업로드 시도가 이어졌다.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돼 최근 차단을 요청한 A씨의 영상물의 경우 지난 1년여간 웹하드에서만 5000회가 넘는 업로드 시도가 반복됐다. 필터링 업체 관계자는 “한 번 영상이 뿌려지면 몇 년이 지나도 반복적으로 재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피해를 막으려면 첫 유포 후 늦어도 2주일 안에 삭제 및 차단 조치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리벤지 포르노’ 용어 사용을 지양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온라인에 유포된 일반인 성관계 영상을 흔히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라고 부른다. ‘복수’(리벤지)라는 단어와 ‘상업용 음란물’(포르노)을 합친 것이다. 헤어진 사람이 앙심을 품고 영상을 퍼뜨린 경우가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피해자 대다수가 여성이란 걸 감안하면 가해자인 ‘남성 중심’의 언어다. 또 공개를 목적으로 찍거나 찍힌 영상이 아니기에 ‘포르노’란 용어 자체가 부적절하다. 서울신문은 학계와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참조해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로 표현한다. 단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괄호로 ‘속칭 리벤지포르노’라는 부연 설명을 붙인다.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저는 당신이 훔쳐본 그 ○○녀…디지털 성폭력 제발 멈춰주세요”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저는 당신이 훔쳐본 그 ○○녀…디지털 성폭력 제발 멈춰주세요”

    “매일 밤 영상 퍼졌는지 검색하느라 잠들 수 없어…2차 범죄 두려워 엄벌은커녕 합의까지 해줬어요” 당신이 보는 건 ‘야동’이 아니다. 디지털 성폭력의 현장이다. 지금도 누군가는 돈벌이를 위해, 누군가는 관음적 욕망을 채우고자 잔인한 유포와 시청을 멈추지 않는다. 어쩌면 당신도 나를 봤을지도 모른다. 내 이름은 ‘OO녀’다. 벗은 내 몸뚱이가 담긴 영상을 제멋대로 뿌리고 소비하며 그들은 나를 그렇게 정의했다. 영상은 껌 한 통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고 또 무료로도 뿌려진다. 지구상 어떤 바이러스보다 빠르게 전파되는 이유다. 그렇게 지극히 사적인 추억이 지구 반대편까지 퍼져 나가는 건 채 보름도 안 걸린다. 정작 내 몸이 누군가의 욕망을 위해 소비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땐 이미 내 영상은 ‘신상’이 아니었다. 전 재산을 털어 지우고 또 지워도, 암 덩어리 같은 영상은 끈질기게 증식했다. 지금도 나는 전 세계 곳곳에서 누군가에게 발가벗겨진다. 그냥 지워 달라. 당신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나의 긴 악몽은 끝나지 않는다.“니 몸 대단하더라. 사람들이 너보고 소장각이래. 영상을 아주 잠시 올렸는데 조회수가 150회 넘어가던데….” 몇 명이나 본 걸까. 서주영(가명·피해자 요청에 따라 나이 미공개)씨는 3년째 지옥 속에 살고 있다. 매일 밤 온갖 불법 성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웹하드 등에 자신의 연관검색어를 넣어 혹시나 자신의 영상이 있는지 뒤지다 보면 어느새 날이 밝는다. 혹시 누군가 해코지를 할까 집 밖을 제대로 나서지도 못한다.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는 벌써 수십통을 비웠다. 악몽은 3년 전 시작됐다. 남편과 헤어진 서씨에게 초등학교 동창생이었던 C씨가 접근했다. 그는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아들 하나 바라보고 사는 자신처럼 남자는 자상한 ‘딸바보’ 행세를 했고, 지방에서 매일같이 서울에 올라와 사랑을 속삭였다. 하지만 만난 지 반년이 지나자 C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가게에 진을 치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그에게 가정이 있다는 걸 알고 거리를 두려 하자 집 앞에서 밤을 새우고 폭탄 문자를 보냈다. 급기야 남자는 “○년이 바람을 피운다”며 도로 한복판에서 차를 막고 실랑이를 하기도 했다. 그날 가방과 휴대전화를 낚아채 2주간 잠수를 탔다. “그날 이후 해킹 프로그램을 깐 것 같아요. 문자 메시지부터 SNS, 사진첩과 클라우드에 저장된 과거 사진들까지 다 털렸어요. 실시간으로 제 휴대전화 정보를 내려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까지 깔았더군요.” ●카카오톡 지인들에게 성관계 영상 전송 그는 여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손바닥 보듯 꿰뚫고 있었다. 남자의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 본 서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거의 복제폰에 가까웠다. 지인들의 이름과 번호가 그대로 복사되어 있었다. 사진첩은 더 끔찍했다. 서씨가 자는 사이 찍은 알몸 사진이 수두룩했고, 몰래 찍은 성관계 영상들도 나왔다. 소름이 끼쳤다. 배신감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피가 거꾸로 솟았다. 수치심에 그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영상과 사진을 빌미로 C씨가 저지를 짓들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그렇게 그녀는 질질 끌려다니게 됐다. 그날 이후 서씨는 어떻게 하면 탈 없이 그를 정리할 수 있을지에만 몰두했다. 하지만 밀어낼수록 더 큰 협박이 되돌아왔다. 일하는 서씨를 찾아와 “한번 다 폭파해(퍼트려) 버려?”, “얼굴이 하얗게 질리니 보기 좋네”라고 속삭였다. 어떤 날은 또 욕설을 퍼붓다가도, 어떤 날은 울며 “죽을 만큼 사랑한다”고 매달렸다. “너 가게 근처에 영상 담은 이동식 저장장치(USB) 쫙 뿌려 놨어. 어떤 놈이 주워서 보면 재밌겠지? 어디 얼굴 팔려서 장사하겠니….” 더 상대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C씨를 완전히 외면하자 그는 “니가 가장 고통스러워할 게 뭔지 생각해 봤다”면서 동영상 유출을 들먹였다. 그 후 그는 실제로 카카오톡으로 지인에게 성관계 영상을 뿌렸다. 그날 이후 서씨의 삶은 완전히 무너졌다. 매일 밤 SNS, 불법 성인 사이트, 웹하드에 혹시나 본인의 영상이 퍼지지는 않았는지 검색하면서 밤을 새웠다. 밥알은커녕 물 한 모금 제대로 삼킬 수도 없었다.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 불안감은 흉통으로 이어졌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에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경안정제와 수면제 없인 제대로 잠들 수도 숨을 쉴 수도 없었다. 다들 얼굴을 알아보며 손가락질을 하는 듯해 집 밖을 나서기조차 어려웠다. 가게는 내놓은 지 3일 만에 헐값에 처리했다. ●아들 죽이겠다는 협박에 고소 결심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씨 아들의 메일 주소를 들먹이며 영상을 보내겠다고 협박했다. 심지어는 집 앞에 찾아와 “아들을 죽이겠다”고도 했다. 서씨의 친구를 찾아가 위협도 했다. “사지가 벌벌 떨렸어요. 단지 나 하나로 끝나지 않겠구나. 주변 사람은 물론 아들까지 해코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고소를 결심했어요.” 도움이 필요하단 생각에 서씨는 자신과 비슷한 사연의 기사들을 검색했다. 거기서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를 발견했다. 활동가에게 처음으로 자기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동안 정말 마음고생이 심했겠네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경찰서에 같이 갈게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얼마나 고맙던지··· 정말 펑펑 울었어요.” ●고소장 접수하자 숨겨둔 영상으로 협박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고서도 남자의 협박은 4개월여간 이어졌다. 마지막 발악을 하는 듯했다. 끝까지 숨겨 놨던 10개의 영상과 수백장의 사진을 보이며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모두 뿌려버리겠다’고 협박했다. C씨는 영상물 비동의 촬영,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서씨의 변호사와 다수의 전문가들조차 합의를 권했다. 실형을 살아봐야 형량이 얼마 안 되는데, 오히려 앙심을 품고 2차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유다. 실제 초범인 C씨가 받을 수 있는 형량은 최대 5년, 하지만 관행적인 형량은 6개월 정도에 그친다. 서씨가 합의를 해 주면 1~2개월을 선고받거나 바로 풀려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에 결국 합의서를 작성했어요. 여자가 합의를 안 해 줘서 실형 살았다고 나와서 복수를 하고 영상을 재유포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거예요. 엄벌하진 못할망정 피해자가 합의를 해 줘야 하는 상황이 말이 되나요? 저는 너무 억울해요. 죽을 만큼의 고통을 겪고 있는데···그 사람이 또 나와서 가해를 하면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는 법도 저를 지켜주지 못하잖아요. 제가 망치라도 들어서 저를 지켜야 하나요? 방법이 없어요.” 서씨는 이 일을 겪으며 머릿속으로 수백번 손목을 긋고 목을 맸다. 하지만 자신이 죽고 나면 남겨질 아들과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졌다. ‘내가 대체 무얼 잘못했나’ 하는 억울함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리곤 꼭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하는 성생활이에요. 제가 남들에게 피해라도 줬나요? 근데 왜 내 개인적 공간과 사생활을 동의 없이 퍼뜨려요. 이제는 당당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른 피해자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제발 죽지 말고 사시라고요. 그리고 힘을 합쳐 함께 목소리를 내고 세상을 바꿔야 해요. 우린 잘못한 게 없잖아요.” ●관행적 형량 6개월 불과… 피해자만 낙인 서씨는 최근 피해자들을 위해 애쓰는 여성 단체에 기부도 했다.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서 강연을 나갈 생각이다. 서씨는 “출소 후에도 가해자는 당당하기만 한데 피해자들은 오히려 문란한 여성으로 취급받으며 평생 숨어 살아야 하는 모순된 구조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2차피해를 막으려 피해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해자에게 합의까지 해 주는 상황”이라면서 “나쁜 사람들이 잘못의 무게에 맞는 벌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도와 달라”고 덧붙였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몰카 영상 뿌려진 뒤 시작된 지옥…피해자 10명 중 1명 극단 선택 시도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몰카 영상 뿌려진 뒤 시작된 지옥…피해자 10명 중 1명 극단 선택 시도

    영상 유포 피해자 45.6% “자살 생각” 불법 촬영 49.7% ‘아는 사람’에 당해 10명 중 8명 “영상 찍힌 줄도 몰랐다” 범인 실형 선고율은 고작 11.1% 그쳐 여정연 “대처 가능한 사회 환경 필요”몰래카메라나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속칭 리벤지포르노)이 온라인에 유출된 피해자 절반은 자살을 생각했다. 이 중 20%는 실제로 자해를 했다. 실제 성추행 피해자나 살인 사건 유가족보다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둘 중 하나는 오히려 범인에게 빌며 영상을 지워 달라고 애원했다. 경찰을 찾아가 피해를 신고한 이는 열 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6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의 ‘온라인 성폭력 피해실태 및 피해자 보호 방안’ 연구보고서 내용이다. 여정연은 지난해 9월 온라인 성폭력을 당한 전국 여성(15~49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일부 기관이 단편적으로 온라인 성폭력 피해자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 실태조사는 처음이다. ▲온라인 성적 괴롭힘(1648명) ▲디지털 성폭력(불법 촬영·유포 협박·실제 유포, 352명) ▲그루밍 성폭력(피해자로부터 호감을 산 뒤 성적 가해를 하는 범죄, 중복응답 106명) 등 모든 온라인 성폭력 피해를 망라해 조사했다. 영상이 유포(재유포 포함)된 피해자 45.6%가 자살을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중 42.3%는 구체적인 자살 계획까지 세웠고, 19.2%가 실제 자살 시도를 했다. 찍힌 영상이 유포되지 않고 협박만 받은 피해자도 정신적 충격이 컸다. 41.7%가 자살을 머릿속에 그렸고, 이 중 17.5%는 실제로 ‘행동’을 했다. “부모도 잠을 못 자고 번갈아 가며 (피해자) 옆을 지켜요. 창문을 다 잠그고 방범창까지 달죠. 뛰어내릴까 봐….”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이 온라인에 퍼진 한 여성의 변호사는 피해자와 가족의 파탄 난 삶을 이렇게 전했다. 설문과 함께 진행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측정 결과는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 줬다. ‘한국판 사건충격척도 개정판’(IES-R-K)을 통한 측정에서 유포 피해자는 평균 53.9점. 유포 협박 피해자는 52.4점으로 집계됐다. 0~88점으로 채점되는 이 검사는 높을수록 심리적 외상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일반인은 17~18점 이상이면 ‘부분 PTSD’, 24~25점 이상은 고위험군인 ‘완전 PTSD’로 진단한다. 직업상 스트레스가 많은 소방공무원이나 군인도 44~45점 이상이면 심각한 위험 수준으로 보고 치료를 받는다. 성추행 피해자나 살인 사건 유가족의 경우 각각 49.1점과 48.4점으로 측정됐다는 연구(김태경 우석대 심리학과 교수) 결과가 있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는 이들보다도 심각한 ‘정신붕괴’ 수준의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랑하거나 믿었던 사람에게 당한 ‘배신’이 고통을 가중시켰다. 불법 촬영 피해자 49.7%는 ‘아는 사람’에게 당했다. 이 중 50.9%가 이성친구나 연인(옛 연인 포함)이었다. 헤어진 사람보다 곁에 있는 사람이 더 악랄했다. 배우자를 포함해 현재 연인(78.0%)이 범인인 경우가 옛 연인(15.9%)보다 5배 이상 많았다. 10명 중 8명은 영상이 찍힌 줄도 모르고 당했다. 강요나 협박에 의해 찍힌 경우도 14.2%에 달했다. 그럼에도 경찰 신고는 고작 10.8%에 그쳤다. ‘신원 노출에 대한 불안감’(27.3%), ‘경찰에 대한 불신’(23.6%)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못하고 범인에게 삭제를 요구(46.9%)하거나 아예 무대응(38.3%)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현실 세계 성폭력 피해자는 지난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과 함께 양지로 나왔지만,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는 그렇게 음지에서 죄인인 것처럼 얼굴을 가린 채 떨고 있다. 실제 영상이 유포된 피해자는 ‘주변 사람’(40.4%)에게 전해 듣거나 ‘우연히’(14.0%)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잔인하게도 범인이 직접 알려 준 경우(10.5%)도 있었다. 카페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27.3%),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21.2%), 웹하드(16.7%) 등에 주로 유포됐다. 불법 촬영 피해자가 가장 바라는 것 중 하나는 ‘범인 처벌’(27.2%)이다. 하지만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이다. 여정연이 2017년 서울지역 5개 법원의 디지털 성폭력(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1심 판결문 360건을 분석한 결과, 실형 선고율은 10명 중 한 명인 11.1%에 그쳤다. 그나마도 징역 1년 이하인 경우가 80.8%에 달했다. 벌금형이 54.1%로 가장 많았고, 집행유예로 풀어 준 비율도 27.8%나 됐다. 상습범인 경우가 대다수다. 이들의 판결문에 기재된 촬영 횟수는 총 4102회. 한 명당 11.4회씩 찍은 셈이다. ▲허벅지, 치마 속, 가슴 등 신체 일부 3550회 ▲옷 갈아입거나 용변 보는 장면 199회 ▲성관계 모습 177회(사진 117회, 영상 60회) ▲나체 및 샤워 현장 176회 등이다. 디지털 성폭력의 대상과 장소, 패턴 등도 바뀌고 있다. 앞서 한국여성변호사회도 2011년~2016년 4월 판결문 1540건을 분석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집이나 모텔 등 숙박업소에서의 범행 발생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하지만 여정연의 이번 분석에선 23.9%로 무려 8배나 증가했다. 지하철(54.7%→48.1%) 등 공공장소에서의 불법 촬영은 감소했다. 불특정 다수의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던 디지털 성범죄가 연인이나 지인 등 ‘아는 사람’ 위주로 바뀐 것이다. 단순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데 그치지 않고 온라인 등에 유포한 비율도 4.2%에서 9.7%로 2배 이상 늘었다. 여정연은 “디지털 성폭력은 ‘무제한 복제’라는 특성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피해가 지속된다”면서 “대다수 피해자가 경찰, 지원기관 등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직접 해결하거나 감추려는 대응방식을 보이는데,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성폭력 트라우마 치료해준다면서 성폭행…‘드라마 치료’ 유명 심리상담사 기소

    성폭력 트라우마 치료해준다면서 성폭행…‘드라마 치료’ 유명 심리상담사 기소

    직장 내 성폭력으로 고통받던 20대 여성을 치료해주겠다며 만나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심리상담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박은정)는 지난달 24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혐의로 H치료연구소장 김모(55)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목사이기도 한 김씨는 드라마나 연극 기법을 활용한 심리치료기법인 ‘드라마 치료’로 유명한 심리상담가이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서 드라마 치료 전문가로 활동해 더욱 유명해진 인물이다. 대학에서는 상담학 강의도 해왔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해 2월부터 3개월간 서울 서초구 H치료연구소 사무실 등에서 심리상담을 빙자한 성폭력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A씨는 직장 내 성폭력으로 회사를 그만둔 이후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다가 김씨에게 상담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 김씨는 ‘편안한 상담을 위해선 숙박시설이 낫다’면서 A씨에게 서울·부산 등지의 숙박시설을 예약하게 한 뒤 그곳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경찰은 김씨의 행위가 ‘그루밍 성폭력’이라고 보고 지난 9월 그를 준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그루밍 성폭력은 가해자가 심리적·권력관계에서 취약한 점이 있는 피해자와 친분을 쌓은 뒤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착취하는 행위를 뜻한다. 김씨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면서 혐의를 부인해왔다. 검찰은 김씨의 성폭력 혐의를 인정하고 A씨가 그에게서 상담치료를 받은 점을 고려해 업무상 위계에 의한 성폭력 혐의로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기덕 성폭력 폭로 여배우·PD수첩 ‘무혐의’ 처분

    김기덕 성폭력 폭로 여배우·PD수첩 ‘무혐의’ 처분

    영화감독 김기덕(59)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배우와 이를 보도한 MBC PD수첩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박은정)는 김 감독이 여배우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지난달 31일 불기소 처분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A씨의 ‘미투’를 허위 사실로 단정할 수 없고, PD수첩 제작진의 경우 공공의 이익을 위해 배우들의 진술에 근거한 보도물을 제작했으며, 김 감독에 대한 의혹이 명백히 허위 사실이라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을 했다. A씨는 2013년 개봉한 ‘뫼비우스’ 촬영 중 김 감독이 성관계를 강요했으며 대본에 없는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했다면서 2017년 8월 그를 폭행 및 강요, 강제추행치상, 모욕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검찰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성폭력 관련 혐의를 무혐의 처분하고 연기 지도 명목으로 뺨을 때린 혐의(폭행)에 대해서만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김 감독은 검찰의 이런 처분을 근거 삼아 A씨를 무고로 고소했다. 김 감독은 A씨와 다른 두 여배우의 진술을 근거로 지난해 3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고 방영한 PD수첩 제작진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정정보도문]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잡습니다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 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년 8월 3일 ‘김기덕 감독, 여배우에 ‘갑질’로 피소…뺨 때리고 베드신 강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해, 약 20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했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했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했다”고 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위 여배우가 주장한 김기덕 감독이 남자배우의 특정 신체를 만지도록 한 강요는 메이킹필름을 통해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다’는 취지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했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했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고,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한 사실과 관련해서는 메이킹 필름이 제작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고,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 [여기는 중국] 교실서 여학생 강간 살해한 고교생 ‘무기징역’

    최근 중국법원은 고등학교 교실에서 동급생 여학생을 강간, 살해한 남학생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중국 베이징시 고급 인민법원은 27일 오전에 열린 왕저(王哲)군에 대한 2심 재판에서 원심 양형을 유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사건은 지난 2016년 5월 19일 저녁 베이징의 신동방외국어학교에서 발생했다. 이 학교에 재학 중인 야오이(姚易) 양은 이튿날 새벽 학교 건물 6층 교실에서 온몸에 피멍이 든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시 17살 왕저 군은 경찰에 본인이 실수로 야오이 양을 죽였다고 자수했다. 왕 군은 “여자친구였던 그녀가 먼저 성관계를 하자고 요구했지만, 추후 선생님께 이 사실을 알리겠다고 우겨서 그녀를 말리다 실수로 그녀의 목을 조르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오 양의 모친은 그의 말이 거짓임을 직감했다. 딸은 그녀에게 “왕 군이 귀찮게 쫓아다녀서 전학하고 싶다”고 누차 말했고, 그녀는 “이번 학기만 마치고 전학 가자”고 딸을 달랬다. 그랬던 딸이 왕 군의 여자친구일 리가 만무했다. 또한 발견된 딸의 온몸에 피멍이 든 점, 하체 부위에 과다 출혈이 있는 점 등은 심각한 구타와 성폭행 피해가 있음을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왕 군의 고의 살해를 증명할 만한 증거가 부족했다. 모친은 집과 차를 판 돈으로 전국 각지의 검의관을 찾아다녔다. 결국 다수의 검의관과 전문가들은 야오 양이 구타, 성폭행에 의해 피살되었음을 증명했다. 지난해 6월 베이징시 제일중원(第一中院)은 1심 재판에서 왕 군의 고의살인죄, 강간죄를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판결했다. 하지만 왕 군은 재판 결과에 불복하고 항소를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신동방외국어 학교 측은 “왕 군은 평소 학교 성적이 우수한 모범생이니 감형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왕 군의 가족은 그녀에게 “돈으로 해결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오전 베이징시 고급 인민법원에서 열린 2심 재판은 원심판결을 유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야오 양의 모친은 재판 결과에 대해 “미성년자에 대한 최고 형벌이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모든 부모는 자식을 잘 교육하고, 아이들을 보호해 더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홍싱신원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미성년자 2명과 강제 성관계 한 女강사 징역 10년

    미성년자 2명과 강제 성관계 한 女강사 징역 10년

    미성년 제자 2명과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학원 여강사에게 징역 10년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영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29)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그러나 검찰의 전자발찌 부착 청구는 기각하고 형이 확정되면 신상정보를 해당 기관에 등록하도록 했다. 이씨는 2016∼2017년 학원 강사로 재직하던 중 자신이 가르치던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인 A군, 중학교 1학년인 B군 등 2명과 강제로 성관계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군은 중학교에 진학한 뒤 상담과정에서 이씨와 강제로 성관계했다고 털어놨고, 이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상담 내용 등을 토대로 이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난 6월부터 수사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이씨는 A군 등을 협박하지 않았고 성관계도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우리 형법은 13세 미만 아동과는 합의해 성관계를 해도 처벌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대체로 범행을 부인하지만 피해자들의 진술을 면밀히 분석해 보면 신빙성이 매우 높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13세 미만 간음·추행죄는 법정형이 매우 높고 대법원 양형기준도 징역 8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이라며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이 사건의 범행과 책임에 합당한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면서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성관계중 피임기구 제거한 남자, 유죄…독일 첫 사례

    성관계중 피임기구 제거한 남자, 유죄…독일 첫 사례

    성관계 도중 상대방 몰래 피임기구를 제거하는 파렴치한 행위에 대한 규제가 점차 확대될지도 모르겠다. 미국 CNN은 20일(현지시간) 최근 독일 수도 베를린 지방법원이 파트너와 성관계 중에 동의를 얻지않고 콘돔을 제거한 36세 남성 경찰관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법원 대변인은 이른바 ‘스텔싱’(Stealthing)으로도 불리는 이런 행위로 유죄가 선고된 사례는 독일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피고인 남성에게는 지난 11일 집행 유예부 금고 8개월형과 피해 여성에게 손해배상금 3000유로(약 386만 원) 외에도 성병 검사 비용 96유로(약 13만 원)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하지만 피고인은 죄를 인정하지 않고 항소할 뜻을 표명했다. 사건은 지난해 11월 18일 베를린 시내에 있는 피고인의 아파트에서 일어났다. 법정에서 여성은 “콘돔을 확실히 착용하라고 요구했으며 피임기구 없이 성관계를 갖는 데 동의한 적이 없다”면서 “피고인이 사정하고 나서야 콘돔을 쓰지 않은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변인은 그후 여성은 성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화를 내며 피고인의 집에서 나왔다면서 경찰에 신고해 경찰관들을 대동하고 피고인이 사는 아파트로 갔지만 문을 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법정에서 “콘돔이 이미 찢어져 있어 완전히 제거했다”면서 “사정을 안에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성은 거짓말이라며 남성의 말을 부정했다. 성관계 중 상대방 몰래 피임기구를 빼는 행위를 둘러싼 법률 분쟁 등은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이번 재판은 지난 2016년 독일에서 성범죄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가능했다. 개정된 법은 성범죄가 일어나 법정 싸움이 일어날 경우 당사자 간의 합의 여부 등이 더 중요하게 됐다. 법률전문가에 따르면 스텔싱에 관한 형사재판은 스위스나 캐나다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열려 유죄가 선고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사례는 없다고 한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재판에서 피고인은 강간죄로 기소됐지만, 유죄 판결은 성폭력에 근거한 것이었다. 콘돔 제거에 합의는 없었지만, 성관계 자체에는 양해가 성립하고 있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강간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경우, 적어도 금고 2년형이 부과될 가능성도 있었다. 스텔싱에 관한 소추에는 위법성 등의 판단에 여전히 모호함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판사가 참고할 수 있는 과거 판례도 없는 상황이라고 이 대변인은 덧붙였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어린 친딸과 의붓딸, 처제까지 성추행한 50대 구속 기소

    어린 친딸과 의붓딸, 처제까지 성추행한 50대 구속 기소

    어린 친딸과 의붓딸, 처제를 성추행하고 부인을 수차례 폭행한 50대 남성이 구속기소 됐다. 광주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전현민)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김모(58)씨를 구속기소 하고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2012년 전남의 자신의 집에서 당시 8살이던 친딸을 수차례 추행했으며 2015년에는 재혼한 부인이 데려온 의붓딸(당시 10세)과 처제도 추행했다. 자녀들이 아빠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기고 엄마에게 이를 말하면 딸들을 폭행하기도 했으며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 등으로 부인도 수차례 폭행했다. 김씨는 과거 친딸을 추행해 징역형을 선고받고 2003년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여친 사망 불러온 ‘거친 성관계’ 백만장자에 44개월 실형

    여친 사망 불러온 ‘거친 성관계’ 백만장자에 44개월 실형

    여자친구와 거친 성관계를 가진 뒤 피를 많이 흘리는 것을 알면서도 응급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하게 만든 영국의 백만장자가 3년 8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지난 주 버밍엄 왕실법원의 줄리안 놀스 판사는 2016년 12월 여자친구인 나탈리 코놀리(당시 26)의 죽음에 존 브로드허스트(40)의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고 BBC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브로드허스트는 부동산 개발업자로 1500만 파운드(약 214억원)의 재산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브로드허스트는 딸을 키우던 코놀리와 함께 세들어 지내던 스태퍼드셔주 킨버의 자택에서 술에 취해 가학적인 성관계를 가진 뒤 40군데를 다쳐 피를 흘리는 코놀리를 놔두고 외출했다. 뒤늦게 귀가한 그는 999에 전화를 걸어 “도넛처럼 죽어 있다”고 신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놀스 판사는 “만취해 부상 당한 여인을 돌보지 않는 잔인함을 드러냈다. 피고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아주 무책임하게 행동해 이런 일이 빚어졌다. 연약한 여성을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앞서 그는 검찰과 과실치사 유죄를 인정하기로 해 살인죄 기소를 면했다.브로드허스트는 코놀리와 술과 약 기운에 취해 합의한 가운데 관계를 가졌으며 평소 둘다 가학적인 섹스에 관심이 많았다고 변명했다. 또 자신은 “완전히 정신이 없어” 그녀가 어떤 상처도 입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인은 “피고가 뉘우치고 있다”며 “이 사건은 과실 사건이 맞으며 누군가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건”이란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코놀리의 가족들은 브로드허스트가 응급 전화를 빨리만 걸었더라도 그녀가 충분히 살 수 있었다며 “계단 밑에 나탈리를 방치하고 그냥 떠나버린 것은 그녀의 위엄이나 웰빙에 대해 어떤 관심도 없었던 철면피 같은 짓”이었다며 “뉘우치고 있다는 주장과 달리 한 번도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놀리의 딸은 평생을 엄마 없이 사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것”이라고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아내 성폭행 피해 주장하며 30대 부부 동반 자살, 가해자에 7년 구형

    30대 부부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동반 자살한 사건의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이 가해자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17일 대전고법 형사8부(전지원 부장) 심리로 열린 박모(38)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가 성관계 사실을 부인했지만 수사가 착수되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삭제해 진술에 의문이 있다”며 성폭력이 있었음을 주장하고 이같이 구형했다. 폭력조직원인 박씨는 지난해 4월 충남 계룡시의 한 모텔에서 말을 안 들으면 남편과 자녀들을 해칠 것처럼 A씨를 협박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박씨에게 후배 폭행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성폭행 혐의는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5월 2심도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정을 찾을 수 없어 원심을 인정할 만하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해자 A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될 여러 사정이 있는데도 증명력을 배척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있다”며 성폭행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A씨 부부는 1심에서 성폭행이 무죄로 선고되자 지난 3월 전북 무주 한 캠핑장에서 동반 자살했다. 유서에 ‘친구의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당신의 비열하고 추악함, 죽어서도 끝까지 복수하겠다’ 등 박씨를 비난하며 그가 유죄임을 강변하는 내용을 남겼다. 박씨 변호인은 이날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1·2심이 오랫동안 심리한 것은 A씨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한 명의 억울한 범죄자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형사소송법 취지를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씨도 “성폭행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은 A씨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사건을 면밀히 살펴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파기환송심 선고는 다음달 7일 오후 2시에 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웃고 운 트럼프

    텍사스 법원 ‘오바마케어 의무 가입’ 위헌 판결 코언 “트럼프가 ‘성추문 입막음 돈’ 지시” 폭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법(일명 ‘오바마케어’)의 연방법원 위헌 결정으로 오래간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충복이었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트럼프의 성추문 합의금 전달 지시’ 등을 폭로하면서 웃음이 오래가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와우, 하지만 놀랍지 않게도 오바마케어는 대단히 존경받는 텍사스 판사에 의해 위헌적인 것으로 판결됐다”면서 “미국에 위대한 뉴스”라고 강조했다. 이날 텍사스주 포트워스 연방지방법원 리드 오코너 판사가 오바마케어의 ‘전 국민 의무가입’ 조항을 근거로 이 제도 전체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그동안 오바마케어 폐지에 앞장섰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위헌 결정의 근거가 된 전 국민 의무가입 조항은 대다수 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가입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한 항목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통과된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편법안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개인에게 부과하는 벌금을 없애 사실상 의무가입 조항을 폐지했다. 따라서 오코너 판사는 벌금이 폐지된 이상 개인의 건강보험 가입 의무는 더는 합헌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 개인 변호사 코언의 폭로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위증 혐의로 징역을 받은 코언은 이날 ABC방송의 한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성관계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주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돈 지급의 목적은 “트럼프와 그 캠프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성관계 입막음용 돈 잘못 알고도 지시”…전 변호사 코언 폭로

    “트럼프, 성관계 입막음용 돈 잘못 알고도 지시”…전 변호사 코언 폭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성관계를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입막음용 돈’을 지급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그가 알고 있었으며, 돈 지급을 지시했다고 그의 전 개인 변호사가 폭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입막음’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직접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대통령 탄핵론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성관계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주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은 “물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돈 지급의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캠프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신이 하는 일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았고 ‘입막음 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화가 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충성’으로 그런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코언이 자신의 입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지난 12일 1심 선고 공판 이후 처음이다. 코언은 특히 당시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입막음용 돈을 지급하도록 지시했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성관계 의혹)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질치 매우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코언은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선) 조직에서 트럼프를 통하지 않고는 어떠한 일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그가 나에게 돈을 지불하도록 지시했고, 그가 나에게 이 일에 연루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지시하지 않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 말을 믿을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코언은 자신이 플리바게닝(형량 감축)을 위해 유죄를 인정하며 거짓 주장까지 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이는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들 생각이 없다”면서도 “그도 진실을 알고 나도 진실을 안다”고 언급했다. 코언은 “그가 하는 말을 믿지 말라. 그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더러운 행위에 대해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진실로 충성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충성을 바쳤다. 내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이제 끝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 끝났다”면서 “남은 인생을 내가 한 잘못을 바로잡으며 보낼 것이고, 더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이야기 속의 ‘악당’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약점’인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팀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코언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내가 그들에게 주는 정보가 신뢰할 만하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들은 내가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상당한 양의 정볼르 갖고 있다”면서 특검팀 수사에 앞으로도 계속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코언은 ‘대통령으로서의 트럼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대통령직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대로 소리 지르며 지시하고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이를 따르던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과는 다르다. 그 압박이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한 것 같다”면서 “여기(국정 운영)에는 시스템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라가 일찍이 이보다 더 분열된 적이 없었던 것 같아 슬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트위터는 그만두고 나라를 분열시키는 대신 통합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백악관은 코언을 ‘거짓말쟁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호건 기들리 부대변인은 “언론들이 유죄 선고를 받은 범죄인에게 신빙성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코언은 ‘스스로가 인정한 거짓말쟁이’다”라고 공격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스스로 인정한’이라는 것은 의회 위증 혐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의 인터뷰 이후 아직까지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코언은 트럼프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여성 2명에게 지난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 시절 입막음용 돈을 지급하고 의회에서 위증했다는 혐의 등으로 뉴욕연방지방법원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위증 혐의는 위증 혐의는 트럼프 측이 러시아에 트럼프타워를 지으려고 했던 계획과 관련해 의회에 거짓 증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올린 글과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나는 결코 마이클 코언에게 법을 어기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면서 코언이 형량 감축 등을 위해 검찰과 협상을 벌인 것이라고 역공했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2015년 8월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2명의 ‘입막음’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직접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NBC 방송이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처음엔 ‘입막음 돈’ 지급 자체를 알지 못한다고 부인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은 자신이 지시하거나 위법 자행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쪽으로 말을 바꿨다고 보도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선릉역 칼부림 CCTV 공개…전문가 “버림받는 상황에 파괴 심리”

    선릉역 칼부림 CCTV 공개…전문가 “버림받는 상황에 파괴 심리”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여성을 실제로 만나 흉기로 찌른 20대 여성의 범행 동기가 밝혀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3일 선릉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싸움 도중 상대방을 칼로 찌른 혐의로 A씨(23·여)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 B씨(21·여)와 다툼 끝에 칼로 B씨의 목 부분을 수차례 찔렀다. 현장에는 B씨의 친구도 함께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B씨는 3년 전 온라인 게임에서 알던 사이로 이날 처음 실제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상으로 남자인 척 하며 B씨와 이성관계로 지냈다. B씨는 선릉역 5번 출구에 여성이 나오자 자신이 속았다는 생각에 A씨와 다퉜고, 관계를 끝내자고 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B씨를 흉기로 찌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B씨가) 먼저 남자로 오해했고, 해명할 필요를 못 느껴서 그냥 남자 행세를 했다’면서 성 정체성에 혼란이 있어서 남자라고 속인 것은 아니라고 진술했다. ‘남성 혐오 사이트에서 만난 사이’라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4일 공개된 폐쇄회로(CC)TV에서 A씨는 소지하고 나온 칼(과도)로 B씨의 목 부분을 수차례 찔렀고 B씨가 쓰러진 후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B씨 일행이 놀라 뒷걸음질쳤다.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은 B씨는 생명의 위기를 넘기고 회복실로 옮겨졌다. 피의자 A씨는 체포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몸집이 작은데 피해자가 친구도 데리고 나왔고, 자신보다는 몸집이 클 것으로 생각해 위협받을 것을 대비해 갖고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YTN인터뷰를 통해 “(친구를 데리고 나왔는지는) 현장에 나가봐서 인지할 수 있는 사항인데 그 말이 맞지 않다. 본인의 죄책을 감형받기 위해 방어 목적으로 흉기를 가져갔다고 허위 변명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처음부터 본인이 (성별을) 속인 부분에 있어서 상대방이 격정적으로 분노를 하거나, 헤어지자고 말했을 경우 그것을 앙갚음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소지했을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다”라며 “‘우발적이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방어만 한 것이라고 보기엔 피해자가 쓰러졌는데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에서 버림받는 상황이 온 것이기 때문에 ‘만약에 헤어지자고 한다면 그 상황을 자기는 수용할 수 없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면서 “상대를 순순히 보내주는 게 아니라, ‘내가 소유를 할 수 없으면 그 사람에 대해서는 뭔가 파괴하겠다’라는 어떤 심리가 있지 않았나”라고 범행 심리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이날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3년형 받은 트럼프 변호사

    3년형 받은 트럼프 변호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52)이 2016년 트럼프 대선캠프 시절 여성 2명에 대한 ‘입막음용’ 돈 지급과 의회 위증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연방지방법원 윌리엄 포울리 판사는 이날 코언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2016년 당시 트럼프 대선후보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여성 2명에게 합의금을 지급한 것과 관련해 선거자금법 위반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코언이 의회에서 트럼프 측이 러시아에 트럼프타워를 지으려고 했던 계획과 관련해 위증한 혐의에 대해선 추가로 징역 2개월을 함께 선고했다. 징역 2개월은 3년 형기에 병과되면서 합산해 진행돼 실제 복역 기간은 총 3년이다. 코언은 선고 직전 “나의 유약함과 맹목적 충성이 내가 어둠의 길을 택하도록 이끌었다”며 “그(트럼프)의 더러운 행동을 덮어주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고 NYT 등은 전했다. 법원은 코언의 범행에 대해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해악”이라고 유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수사 협조 등을 고려해 양형기준(징역 4∼5년)보다는 낮은 형이 나왔다. 앞서 코언은 연방검찰 및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9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그는 공판에서 선거자금법 위반, 금융사기, 탈세 등 8개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 산정시 감형을 받는 플리바겐을 택했다. 검찰 혐의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특검이 위증 혐의를 추가했다. 코언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를 지냈지만 특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등을 돌려 수사에 협조했다. 법원은 징역형과 함께 몰수 50만 달러(약 5억 6000만원) 및 벌금 10만 달러(약 1억 1300만원), 배상금 140만 달러(약 15억 8000만원) 지불을 명령했다. 또 법원은 코언에게 내년 3월 6일 복역하도록 명령했다. 코언은 뮬러 특검 수사로 기소된 인물 가운데 징역형이 선고된 4번째 인물이라고 CNN은 전했다. 앞서 대선캠프 외교정책 고문을 지낸 조지 파파도풀로스와 네덜란드 출신 변호사인 알렉스 밴 더 주안, 캘리포니아 출신 세일즈맨 리처드 피네도가 거짓 진술 등 혐의로 유죄를 받았다. 특검은 현재까지 개인 33명과 회사 법인 3개를 기소했으며 최종 보고서 작성을 위한 막바지 수사 중이다. 한편 뉴욕연방검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과 관련, 연예잡지 ‘내셔널 인콰이이러’의 모회사인 ‘아메리칸 미디어’(AMI) 측을 기소하지 않는 대신 수사 협조를 받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코언은 포르노 배우 출신 스테파니 클리포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와 성인잡지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에게 각각 13만 달러, 15만 달러를 전달하는 데 관여했다. 대니얼스에게는 코언이 직접 돈을 건넸고 맥두걸에게는 AMI가 지급했다. AMI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인이자 지지자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성매매 아닌 ‘성착취’”…보호받지 못하는 피해 청소년들

    “성매매 아닌 ‘성착취’”…보호받지 못하는 피해 청소년들

    “나에게 항상 욕을 퍼붓던 아빠와 별로 관심이 없었던 엄마, 그리고 친하지 않은 오빠와 동생은 점점 나를 외롭게 만들었다. 심지어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가 나를 배신해 학교에서도 심하게 왕따를 당했다. 나는 점점 외톨이가 되어갔고, 길거리를 지날 때면 나를 뺀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보였다.” A(19)양은 자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A양을 신경쓰지 않았던 가족들은 그 사실조차 알 리 없었다. A양이 따돌림 문제로 학교 가는 것이 두렵다고 어렵게 털어놨지만, 돌아온 것은 아버지의 폭언과 폭행이었다. 그 후로 A양은 집도 무서워졌다. 일상이 두려웠던 A양은 대화가 필요했다. 익명 채팅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에 친구가 돼달라는 글을 올린 지 1분 만에 20개 쪽지가 쏟아졌다. 그러나 하나같이 A양에게 성관계를 요구할 뿐이었다. “이렇게라도 내 옆에 누군가가 있어주는 게 혼자 있는 것보다는 덜 무서웠다.” 원치 않으나 A양이 생존을 위해 참아야했던 또 다른 폭력, 이것을 ‘동의’라고 할 수 있을까. 어떤 압력 아래서가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 지난 4일 십대여성인권센터와 다시함께상담센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 단체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개정안은 성매매 피해를 당한 아동·청소년도 ‘피해아동·청소년’ 규정에 포함시킬 것과 이들에게 적용되는 보호처분 조항을 삭제할 것, 그리고 성매매 피해 아동·청소년들을 발굴·지원할 수 있는 통합지원센터를 별도로 설치할 것을 요구한다. A양처럼 취약한 환경에 놓인 여성 아동·청소년을 노린 성매수 범죄가 기승을 부리지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체계는 아직 미숙한 게 현실이다.7일 경찰청의 ‘범죄 발생 및 검거 현황 통계’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성을 매수하거나 이를 위해 아동·청소년을 유인한 행위 등의 범죄 발생건수는 확인된 것만 2012년 288건에서 지난해 523건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익명성을 보장받는 스마트폰 채팅앱이 많아지면서 피해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앱들은 회원가입은 물론 성인인증 절차가 없는 곳이 많고, 대화 내용도 저장되지 않아도 돼 성매수자들이 법망을 빠져나가기 일쑤다. 김민영 다시함께상담센터 소장은 “성매수를 하고자 하는 쪽과 취약한 상황에 놓인 아동·청소년이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진화시키고, 한 기업에서 유사한 종류의 앱을 여러 개 운영하면서 수사망을 분산시키는 온라인 서비스 운영자들이야말로 아동·청소년 성매매 카르텔의 중심에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행법은 성매수를 당한 아동·청소년을 범죄 피해자로 보지 않고 성매수자와 똑같이 죄를 저지른 대상, 성매매 범죄에 가담한 대상으로 규정한다. 아청법은 ‘피해아동·청소년’과 ‘대상아동·청소년’을 따로 정의하고 있다. ‘피해아동·청소년’은 강간, 강제추행, 강간 등 살인·치사,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의 범죄 피해자가 된 아동·청소년을 가리킨다. 이 범주에 성매수 범죄 피해는 빠져 있다. 성매수 범죄의 상대방이 된 아동·청소년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아동·청소년과 동일한 보호처분의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아동·청소년들은 피해를 당하고도 성매수자와 성매매 알선자들부터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 친구들에게 알리겠다’는 협박까지 시달리고 있다. 아동·청소년의 피해 사실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김혜진 십대여성인권센터 활동가는 “알선자의 꼬임으로 가출을 한 후 강간과 성매매를 당했던 한 피해 학생이 있었다. 알선자의 협박으로 경찰에게 자신이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했다고 진술했고, 그 결과 이 학생은 가정법원으로 송치돼 보호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왜 가출을 하게 되었는지, 어떤 이유로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아무도 물어보지도, 관심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지금도 이 아이는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라는 오명으로 자신을 꽁꽁 숨기며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국가인권위원회가 2016년 ‘아동·청소년 성매매 환경 및 인권 실태조사’를 통해 성매수를 당한 아동·청소년 응답자 103명을 대상으로 조사(복수응답 허용)한 결과 87명(84.5%)이 가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63.2%로 가장 많았다. ‘가족 간 불화·폭력·폭언 때문에’(58.6%)가 두 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조사를 진행한 연구팀은 “가출을 한 아동·청소년들에게 가출 원인을 물었을 때 흔히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라고 답변한다. 그러나 이들을 지속적으로 만나 대화를 했을 때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표면적인 답변 이면에는 가족 간의 불화와 폭력, 경제적 빈곤, 학교에서의 따돌림, 성폭력 등 수많은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푸드점을 “유일한 내 집”이라고 말하는 B(18)양도 가정폭력을 피하기 위해서는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B양의 부모는 어느 날 B양을 방에 가두고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이어 B양의 손발을 묶어 침대에 눕힌 뒤 3시간 동안 B양의 명치와 배를 수차례 때렸다. B양은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가출을 결심했다. 그러나 갈 곳도, 돈도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찾아간 곳에선 부모의 동의를 요구했다. B양도 결국 스마트폰 채팅앱을 찾았다. B양은 “무서웠지만 길거리에서 자는 것보단 나았다”고 했다. “생각보다 많은 남자들이 쪽지를 보내와 쉽게 만날 수 있었고, 잘 곳과 먹을 것이 해결됐다. 하지만 점점 내 몸이 더럽게 느껴져 괴로웠다. 여러 차례 그만두려고 했지만 추운 겨울에 공원 벤치나 놀이터에서 잠을 자고 굶은 것보단 그대로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성매매가 10대 여성들이 극단에 다다랐을 때 찾게 되는 ‘생계수단’일 수 있지만, 이렇게 아동·청소년들이 성매수 범죄로 유입되는 복합적인 과정은 생략된 채 단지 ‘네가 결정했잖아’라면서 비난하고 낙인을 찍는 게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시민단체들이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 아청법 개정안은 지난 19대 국회 때 발의됐지만 폐기됐다가 이번 20대 국회 들어 지난 2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를 어렵게 통과했다. 하지만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머물러 있다. 국회 본희의 통과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단체들은 “유엔은 ‘타인으로부터의 금전적, 사회적, 경제적 이득을 포함해 기타 성적 목적을 위해 취약성, 힘의 차이, 신뢰 상태에서 이뤄지는 학대 또는 그런 행위의 시도’를 ‘성착취’로 정의하고 있으며, 특히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면서 “성착취 피해 대상이 된 청소년을 보호라는 명분 아래 사실상 처벌하는 법 규정을 이제는 시급히 바꿔야 한다. 아동·청소년들의 피해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들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대산갤러리에서는 십대여성인권센터 주최로 ‘오늘’이라는 이름의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는 어디서도 자신의 피해 경험을 말할 수 없는 아동·청소년들의 목소리가 풍경화, 가면, 인형 등의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피해 아동·청소년들이 쉽지 않은 심리치유 과정을 거치며 만든 작품 30여점은 오는 9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36년 전 아내 살해한 남편 덜미 잡힌 건 팟캐스트 방송 덕

    36년 전 아내 살해한 남편 덜미 잡힌 건 팟캐스트 방송 덕

    호주의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이 36년 전 아내를 살해한 남편을 체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은 고등학교 교사 출신 크리스 도슨(70)을 아내 리넷을 살해한 혐의로 전날 퀸즐랜드주에서 체포해 6일 시드니로 데려왔다. 시드니 센트럴로컬 법원에서 진행된 재판 도중 그는 보석을 신청했지만 기각당했다. 간호사였던 리넷은 33세이던 1982년 1월 친정 어머니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채 시드니 북부 해변에서 실종됐다. 그 뒤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땅에 묻혀 있던 린의 옷가지를 발견했고 옷에는 칼에 찔린 자국들이 발견됐으나 끝내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남편은 광신적인 종교집단에 빠져 두 자녀를 키우던 아내가 집을 나간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2003년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크리스가 제자이던 16세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으면서 부부 관계가 악화 일로로 치달았던 사실을 확인했다. 크리스는 의붓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며 이 여학생을 자신의 집에 머무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크리스는 부인이 실종된 지 이틀 만에 이 여학생을 집에 들였으며 부인 실종 신고는 5주가 지나도록 하지 않았다. 하지만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경찰은 크리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아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을 것 같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이 제작한 팟캐스트 ‘더 티처스 펫(The Teacher‘s Pet)’이 이 사건을 다루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방송은 리넷이 실종되기 전 부부의 결혼 생활이 원만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당시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저지른 실수 등을 조명했다. 방송은 지금까지 2700만여명이 들었고 호주뿐 아니라 여러 나라 많은 이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사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새로운 증거들이 속속 등장했고 결국 크리스의 체포로 이어졌다. 경찰은 새로운 증거들이 어떤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현지 경찰서장 스콧 쿡은 과거에도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도 살인 유죄로 인정된 경우가 있다며 “리넷 도슨의 행방을 확인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겠지만 우리가 보기에 그것은 사건 종결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목격자 진술도 포함돼 있다며 “퍼즐 조각을 맞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앞의 여학생이 크리스와 결혼까지 했다가 나중에 헤어졌는데 그녀가 결정적인 증언을 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