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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호(전 한국화이자 사장)씨 별세 원갑(미국 PI은행)원덕(사업)원주(〃)씨 부친상 서항룡(사업)김윤식(전 국회의원)박중호(사업)씨 빙부상 18일 일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10시 (031)932-9169●이두복(전 튀니지 대사)씨 별세 종원(H&Q Korea 공동대표 부사장)씨 부친상 민지홍(CVCI 대표)김현호(홍콩HSBC증권 전무)씨 빙부상 1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1일 오전 (02)3410-6916●서정수(전 한양대 인문대학장)씨 별세 영환(창원대 교수)민환(국립환경과학원 과장)진환(성공회대 교수)경환(전주지법 부장판사)씨 부친상 조성용(서울향료 대표)씨 빙부상 19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02)590-2540●장춘희(현대엔지니어링 부장)병용(금융감독원 수석검사역)윤숙(서울 전동중 교사)병수(사업)씨 부친상 정인수(경기 서해고 교사)김정희(경기 광명중 〃)씨 시부상 임길섭(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씨 빙부상 장항모(전 순천시의원)씨 형님상 19일 광주 조선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62)231-8902●박춘근(금융감독원 수석검사역)씨 조모상 19일 여수 여천전남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11-777-8254●최대희(KOS 대표)근희(서울시립대 교수)강희(전북현대프로축구단 감독)현주(미국 거주)씨 부친상 김현선(신명중 교사)이복실(여성가족부 보육정책국장)씨 시부상 송현철(미국 거주)씨 빙부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3010-2293●임남섭(LG MMA 상무)씨 부친상 18일 전남 장성장례식장, 발인 21일 오전 9시 (061)395-4411●신현성(전 대우 상무)현봉(전 LG전자 과장)현복(자영업)현정(외환은행 사무지원 부장)씨 모친상 이태구(전 노원경찰서 방범과장)김명호(전 대전MBC 편성국장)씨 빙모상 18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20일 오전 11시30분 011-9908-1705●김효전(대학생)이경(전주지방법원 판사)씨 부친상 이진오(대학원생)씨 빙부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2)3010-2265●이금동(자영업)윤봉(산업은행 자금결제실장)종호(자영업)씨 모친상 19일 전북대 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63)250-2441●김원종(자영업)씨 모친상 김준태(시티신문 편집부 디자이너)씨 조모상 19일 건국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2)2030-7907●조영걸(외환은행 대기업사업본부 지점장)달근(해피하우징 D&M 대표)방수(은행연합회 조사법규팀 부부장)씨 부친상 유근하(머니트리 수석재무설계사)씨 빙부상 권화용(창일중 교사)주예경(정신여고 〃)씨 시부상 19일 건국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2)2030-7901●양갑승(전북대 공대 교수)내승(전 삼성전자 부장)두승(동양파트너스 대표)옥순(삼성생명 보험설계사)인순씨 부친상 변윤의(자영업)이경훈(GM대우 부장)씨 빙부상 19일 전주 전북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63)250-2450
  • ‘민족경제론’ 외친 故박현채 그의 삶과 사상 되짚어본다

    ‘민족경제론’ 외친 故박현채 그의 삶과 사상 되짚어본다

    ‘지구화시대의 자립경제’,‘국경 없는 자본’과 ‘민족경제’,‘신자유주의’와 ‘경세제민(經世濟民) 경제학’….2007년 현재 이런 의미쌍은 논리적으로 가능한 언어조합이 아니다. 비현실적인 이항대립이자 형용모순 취급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초국적 자본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대, 민족경제란 시대착오적 화두(?)를 붙들고 끙끙대는 이들이 있다. 민족경제론의 주창자 고 박현채(1934∼1995) 교수(조선대 경제학과)의 후학들이다. ●진보사회과학 중요유산 박현채 사망 10주기(2005년 8월17일)에 맞춰 계획된 ‘지구화시대 박현채 경제사상의 의의와 재구성’ 토론회가 2년여를 끈 끝에 21일 개최된다. 민주사회정책연구원과 ‘고 박현채 전집발간위원회’ 주관으로 서울 중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열린다. 토론회는 박현채 사상의 핵심이자 산업화시대 저항담론의 구심점이었던 민족경제론을 지구화 시대의 맥락에서 재성찰·재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독재권력에 맞설 언어가 빈곤했을 때, 민족경제론은 시대가 공유한 무기였다.1978년 ‘민족경제론’(한길사) 출간은 한국 토착경제학의 싹을 틔우는 일대 사건이었다. 박정희 정권의 외자주도형 산업화에 대립각을 세우며 자립경제를 주장했던 박현채의 사상은 비판지식인들의 이론적 전진기지가 됐다. 한국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학자와 책을 묻는 여론조사들은 박현채와 ‘민족경제론’을 늘 다섯 손가락 안에 꼽아왔다. 산업화시대는 갔고, 지구화시대가 도래했다. 민족경제론은 ‘과거의 이론’으로 버려졌다. 국민국가를 넘어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파악할 수 있는 이론적 확장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92년 대선 때까지 박현채가 골간을 잡았던 김대중의 ‘대중경제론’도 97년 대선 땐 유종근 전 전북지사와 이강래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의 손을 거치며 박현채의 흔적을 지웠다. 박현채는 잊혀진 존재가 됐고, 민족경제론은 재벌의 경영권 방어논리로 오용되고 있다. 시대의 변화가 불러온 아이러니다. 그렇다면 박현채 후학들은 왜 ‘폐기된’ 민족경제론을 복원하려 하는 것일까. 정확히 말하면 ‘민족경제론의 문자적 복원’이 아닌 ‘민족경제론적 문제의식의 복원’이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민족경제론의 문제의식은 경제총량지표로 파악되는 국민경제가 아닌, 민중 삶을 보장하는 국민경제의 확립”이라면서 “민족경제론은 민중의 기본적 삶과 직결된 공공성이 해체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반드시 재검토돼야 하는 한국 진보사회과학의 중요한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주류경제학이 돌보지 못하는 ‘생활하는 민중의 구체적 삶의 요구’를 지탱하려면 민족경제론의 발전적 재구성이 시급하다는 절박함이 토론회 저변에 깔려 있다. ●DJ 대중경제론에도 영향 토론회의 행간을 읽는 핵심 키워드는 ‘대안적 상상력’이다. 민족경제론 재해석 작업이 당장의 대안을 내놓긴 힘들지만, 대안의 단초가 될 다양한 상상력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획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조희연 교수는 민족경제의 재구성 방안으로 공공성 강화를 강조하고, 장상환 경상대 교수는 글로벌 체제의 급진적 변혁 가능성을 탐구한다. 또 권영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은 자립경제의 단초로 쿠바 모델에 주목하는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현대 자본주의 경제를 ‘화석연료에 의존한 탄소경제’라고 정의하는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는 “석유 고갈과 동반할 자본주의 파국에 대비하려면 지역공동체 운동과 에너지·식량 자립, 지역자치를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며 생태적 자립경제를 주장한다. 박현채 10주기 및 전집발간에 맞춰 기획된 토론회는 발간작업이 늦어지며 한 차례 연기됐고, 박현채 사상을 계승하는 민족경제연구소 설립이 난항을 겪으며 또다시 늦춰져 이번에 열리게 됐다. 박현채가 몸담았던 조선대가 설립을 거부한 이후 연구소는 성공회대·한신대·상지대가 컨소시엄으로 운영하는 민주사회정책연구소가 내부 기관 형태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사회정책연구소는 한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구화와 공공성’이란 주제로 민족경제론의 현재화작업을 체계화하고 있다. 민족경제론의 재구성은 이제 첫발을 떼고 있는 중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데스크시각] 동북아시대는 왔건만…/박정현 기획탐사부장

    한국과 한국인을 비꼬는 외국인의 책은 여러 권 나왔지만,‘한국 쾌담’은 유독 눈길을 끈다. 저자 쿵칭둥(孔慶東·43) 베이징대 교수가 공자의 73대 직계손자라는 점도 작용했을 테지만 그보다는 그의 충고가 요즘 시대 상황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서울에서 교환교수로 근무했던 그가 저서에서 “한국에 처음 오는 중국인에게 중국인이 전해주는 첫번째 충고가 한국인의 약속을 믿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인에 대한 조언이자 한국에 보내는 그의 거리낌 없는 쾌담은 최근 동북아 상황을 빗댄 것처럼 느껴진다. 동북아시대 구상은 참여정부가 선점한 아이템이다. 노무현 정부는 동북아시대의 도래를 예견하고,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일찌감치 준비해왔다. 아이디어는 한국에서 출발했지만 정작 동북아시대는 엉뚱한 중국 다롄에서 시작되는 듯하다. 다롄에서는 지난주 세계경제포럼이 열렸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던 다보스 포럼의 첫 해외 진출지라는 상징성이 한몫을 하면서 다롄은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두바이의 기적’을 일으킨 셰이크 무하마드 알막툼 UAE 총리의 참석은 ‘다롄의 기적’이란 은근한 연상작용도 불러왔다. 세계경제포럼은 왜 세계의 많은 나라 가운데 중국을, 중국의 도시 가운데서도 다롄에 주목했을까. 다보스 포럼의 창설자인 클라우스 슈밥 박사는 “세계 경제의 권력 방정식에 변화가 생기고 있고, 세계무대에서 커가는 중국의 영향력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의 중심이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표현도 곁들였다. 슈밥 박사의 발언은 한마디로 세계 경제의 미래가 중국이고, 그 중에서도 다롄이 중앙이라는 얘기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다롄에서 “하계 다보스포럼이 다롄에서 열린 이유 중의 하나는 환경이 좋기 때문”이라면서 “1000여명의 외국 손님들은 현지 기업 방문뿐 아니라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도 즐길 수 있다.”고 한껏 자랑을 늘어놨다. 90개 나라에서 무려 1700여명이 참가했지만, 한국의 참가자는 열손가락을 채우지 못했다고 한다. 포럼의 키워드가 ‘새로운 챔피언들’(New Champions)이건만 한국의 챔피언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차세대 챔피언 도시로 미국의 휴스턴, 프랑스 파리, 중국의 시안·선전·칭다오,UAE의 두바이가 거론됐으나 한국 도시는 없다. 우리는 동북아 구상을 내놓았지만 다른 나라의 관심은 거의 모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구상은 좋았으나 실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동북아 구상은 삐걱거렸고 혼선을 빚었던 참여정부 인수위 취재 시절의 기억이 생생하다. 물류·금융·제조업 가운데 어떤 산업을 유치하느냐를 놓고 정부와 인수위·학계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 동북아 구상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발족으로 이어졌지만, 동북아 중심국가란 용어는 주변국의 반발에 부딪혔다. 간판은 1년여만에 슬그머니 동북아시대위원회로 바뀌었다. 동북아시대위 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성공회대 교수는 “처음에는 동북아 국가간 연대에 무게중심을 뒀다. 하지만 물류허브(중심), 금융허브 등 경쟁·성장정책이 끼어들면서 ‘동북아 중심국가’로 변해갔다.”고 회고했다. 행담도 파문을 거치면서 금융·물류는 국민경제자문회로 넘어갔고, 동북아시대위는 외교·안보분야에만 집중하고 있다. 다롄의 부상이 ‘빛을 감추고 어둠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에서 나왔다면, 우리의 동북아 구상은 말만 앞세운 허장성세(虛張聲勢)에 가깝다. 동북아시대는 왔건만, 우리는 동북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한국인의 말을 너무 믿지 말라는 공자 후손의 충고가 새삼스러운 이유다. 박정현 기획탐사부장 jhpark@seoul.co.kr
  • [변양균·신정아 파문 확산] 이해찬 “미술애호도 죄인가”

    [변양균·신정아 파문 확산] 이해찬 “미술애호도 죄인가”

    12일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경선주자인 이해찬 후보가,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의 ‘신정아 배후설’ 의혹 제기에 정면 반박하며 역공세에 나섰다. 특히 이날 일부 언론이 이 후보의 미술 애호를 거론한 것과 관련, 이 후보 측은 “정치인이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이번 사건과 연루시키는 것은 불순한 의도가 있다.”며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문화일보는 이날 “이 후보는 소장 하고 있는 미술작품을 내놓거나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위탁 판매해 후원금을 모을 정도로 미술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신고한 재산신고 현황에 따르면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작품 1점을 비롯해 작가들의 그림 10점을 신고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 김현 공보팀장은 “이 후보가 미술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따지자면 미술작품을 애호하는 의원들이 얼마나 많냐.”고 반문한 뒤 “굳이 이 시기에 이미 알려진 내용을 재거론하는 것은 의도를 갖고 접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팀장은 이어 “이 후보가 소장한 작품들도 대부분 3선 의원 시절에 마련한 것”이라면서 “총리 시절에는 후원회와 후원금 계좌도 폐쇄했다.”며 ‘신정아 배후설’과 관련된 일각의 의혹제기를 부인했다. 이 후보도 이날 방송 프로그램과 울산 유세장에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렀으므로 처벌받아야 한다.”면서도 “변 전 실장은 지난 2005년 당시 정부에서 파견돼온 사람인데 (한나라당과 손학규 후보가)내 보좌관인 것처럼 연루시키고 있다.”며 자신을 향해 칼끝을 겨눈 한나라당과 손 후보를 향해 ‘용공음해 세력’이라고 맹공격했다. 한편,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전날 ‘신정아 배후설’과 관련,“변 전 실장은 노무현 정부 들어 승승장구했고, 여기에는 이해찬 전 총리가 한몫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후보는 전날 경제분야 정책토론회에서 “변 전 실장이 이 후보의 (민주당 시절) 정책위의장실 보좌관이었고, 핵심측근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냐.”며 이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당민주주의가 흔들린다] 당원 ‘경선 불청객’ 전락

    [정당민주주의가 흔들린다] 당원 ‘경선 불청객’ 전락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당원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여론조사 결과 반영은 민의수렴이라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당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통로가 사라지면서 정당민주주의의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당원제와 여론조사의 문제점, 대안 등을 짚어 본다. 여론조사가 당원 투표를 대신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방식으로 한국 정당정치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 정당이 대중과 정치권을 잇는 소통의 장으로서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당이 앞장서 당원을 배제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흥행에 치중… 정당정치 파산 연세대 김호기(사회학) 교수는 11일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를 위해 예외적으로 사용한 여론조사가 이번 대선 경선과정에서 투표보다 중요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면서 “확률에 불과한 여론조사가 투표의 가치를 넘어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성공회대 조현연(정치학) 교수는 “당원과 핵심지지층을 무시하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벌이는 인기투표는 정당 정치를 파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당, 75만명중 3000명만 선정 원내 1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은 옛 열린우리당으로부터 승계받은 75만여명의 당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예비 경선(컷 오프)을 선거인단 여론조사, 일반국민 여론조사 등 여론조사 방식으로만 치렀다. 선거인단 여론조사 대상자 1만명 가운데 3000명을 승계 당원 몫으로 정했지만 선정 기준이 불분명할뿐더러 정당민주주의의 기본인 직접 투표 절차도 생략됐다. 1만명 가운데 여론조사 유효 응답자가 4714명에 불과했다. 선거인단을 자처한 사람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지 후보가 없다.”고 밝히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결국 동원된 ‘유령 선거인단’이 다수였음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 9일 심야에 당원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당헌을 개정, 본 경선에서도 여론조사를 10% 반영하기로 했다. 본 경선에서는 당원과 비당원 구분 없이 아무나 선거인단에 참여할 수 있어 당원의 존재 의미는 사라졌다. ●“정당 의사결정 왜곡한 흉물” 지난달 20일 막을 내린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당원, 대의원 등 ‘당심’에서 앞선 박근혜 전 대표가 탈락하고 여론조사 ‘민심’에서 앞선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인천에서 5년째 한나라당 당원협의회(옛 지구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모(53)씨는 “여론조사는 참여민주주의라는 탈을 썼지만 정당의 의사결정을 왜곡한 흉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당민주주의가 흔들린다] (상) 한계 부딪친 당원제도

    [정당민주주의가 흔들린다] (상) 한계 부딪친 당원제도

    ■ 열린우리, 실패한 혁명 대통합민주신당은 당원 투표가 아닌 국민경선으로 대통령 후보를 뽑는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후보 선출 방식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여론조사 방식’으로 실시된 예비 경선(컷 오프)은 ‘유령선거’ 논란만 남겼다. 원내 최대 의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집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을 승계한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이 원칙없이 치러지는 까닭은 후보가 난립했고, 당원들이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데 있다. 특히 옛 열린우리당은 집권당으로는 처음으로 당비를 납부하는 기간당원이 후보 선출 등 당내 중요 의사결정권을 갖는 ‘당원 혁명’을 시도했었기 때문에 대통합민주신당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보인다. ●어느 기간당원의 회한 열린우리당 대의원들이 당 해체를 결의하던 지난달 18일. 꼬박꼬박 당비를 내며 기간당원으로 활동했던 김성현(42)씨는 눈물을 흘렸다. 정당을 통해 ‘생활정치’를 구현하고자 했던 꿈이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경기도 광명에 있는 교회의 목사다.“목사들은 예전부터 정치에 관여를 많이 했어요. 신도들에게 절대적인 존재여서 출마자들이 목사를 그냥 놔두지 않기 때문이죠.”김씨는 이런 음성적인 방식보다는 공개적인 참여를 택했다.“신도들과 지역 문제를 토론하고, 우리들의 정치적인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당이 필요했습니다. 상향식 민주주의를 표방한 열린우리당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기간당원제는 도입과 동시에 퇴색했다.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명시의 기간당원이 하루 밤새 500명씩 불어나는 기현상을 목격했다. 김씨는 “지방선거 후보들이 당비를 대납해 주면서 자기편 기간당원을 대거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기간당원제는 항상 권력투쟁의 원흉으로 꼽혔고, 아홉 차례의 당헌·당규 개정을 거치면서 계속 후퇴하다가 결국 폐기처분됐다.”면서 “기간당원들은 특정 후보의 지지자로 뿔뿔이 흩어졌다.”고 말했다. ●‘당원 혁명’ 왜 실패했나 김씨의 말대로 창당 당시 ‘권리행사(전당대회) 2개월 전에 입당해 월 2000원 이상의 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한 자’로 정해졌던 기간당원제는 단 한 차례도 적용되지 못했다. 희망제작소 유시주 객원연구위원은 기간당원제 실패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탓이라고 지적했다. 유 위원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당의장들이 지지자들을 당원에 대거 포함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기간당원제를 흔들었다.”고 말했다. 공직후보 선출과 당내 요직 선출에서 기간당원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자 조직관리에 위기를 느낀 당의장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기간당원제 요건을 완화했다.‘선거꾼’ 활동에 익숙한 과거 당원들이 대거 들어오도록 했다는 것이다. 기간당원들과 ‘동원’된 당원들은 해당 지역에서 사사건건 충돌했다. 실제로 2006년 2·18 전당대회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3개월새 기간당원이 30만명이나 늘어 ‘종이당원’,‘대납당원’ 논란이 일었다. 열린우리당 중앙위원으로 활동했던 김희숙(36·여)씨는 “수평적인 정치 네트워크를 실현하기 위해 당 활동에 적극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면서 “열린우리당이 총선 직전 급조됐고, 일거에 최대 의석을 차지해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무소속의 임종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을 무조건 지지하는 노사모 회원들이 기간당원의 주축이었다.”면서 “특정 개인을 위한 계파 성격이 강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기간당원제 사수를 끝까지 주장했던 김두수(45) 전 중앙위원은 “유럽식 대중(계급)정당을 그대로 이식한 것이 근본적인 한계였다.”면서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고, 참여한 만큼 발언권이 주어지는 개방·참여·공유의 ‘웹2.0’식 정당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한나라, 당심의 분노 경남 합천에 사는 임모씨(57)씨는 15년 전인 1992년 민자당에 입당했다. 돈을 받고 당에 가입하는 게 자연스럽던 그 시절, 임씨는 돈을 내고 당원이 됐다. 그만큼 김영삼 총재의 비전과 철학을 지지했다. 민자당이 신한국당으로, 다시 한나라당으로 바뀌는 동안 정당에 대한 임씨의 지지는 변함이 없었다. 매월 1만원씩 통장에서 당비가 빠져나갔지만 아깝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씨의 생각은 요즘 들어 바뀌었다. 자신의 목소리가 당에 반영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임씨는 “당 소식은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접한다. 옛날에는 가끔 중앙당에서 전화해서 내 의견을 묻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런 것도 없다.”고 했다. 이렇듯 평당원의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은 130만 당원을 거느린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 당원들은 대부분 충성도가 높고 오랫동안 당적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불만은 더 큰 파급력을 갖는다. 인천 계양을 당원협의회 소속 당원인 이모(52)씨는 “옛날부터 당원은 선거 때 표를 모으는 수단이거나 당 행사에 동원되는 인력일 뿐이었다.”고 씁쓸해했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당원도 “당이 좀더 민생정치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는데, 이런 의견을 당에 전달할 통로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일부 당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당심(黨心)보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의 결과가 경선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에서다. 불만은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당원들 사이에서 두드러진다. 경선 불복 소송을 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대표인 정광용씨는 “선거법은 부득이한 경우에만 경선을 여론조사로 대체할 수 있다고 했는데, 투표도 하고 여론조사도 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시절부터 당원이었다는 김모(67)씨도 “당원 투표로도 충분한데 왜 여론조사까지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당 교육도 꼬박꼬박 받고 당이 하라는 대로 다 했는데 왜 당원의 의견을 무시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이 이번 경선을 통해 드러난 평당원들의 불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학과 교수는 “박사모와 같은 자발적인 지지자의 출현은 고무적인 현상”이라면서 “이들을 책임있는 당원으로 포섭해 자발적 참여자가 주인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민노, 우물안 내분 국내 유일의 계급정당인 민주노동당은 2000년 창당 이후 줄곧 진성당원제를 유지하고 있다. 매월 당비 1만원(저소득층은 5000원)을 내는 진성당원만이 공직후보 선출권을 갖는다. 옛 열린우리당이 진성당원제와 유사한 기간당원제를 도입했고, 한나라당도 책임당원제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민노당 역시 이번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당원의 역할을 두고 심각한 내분에 휩싸였다. 진성당원제를 엄격하게 유지하다 보니 대중정당으로 발전하지 못한다는 주장과 당 정체성을 위해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다 결국 정파선거로 이어졌다. 진성당원제를 접점으로 해묵은 노선투쟁의 골이 더 깊어진 셈이다. 다수파인 자주파(NL)는 국민들에게도 경선 참여의 길을 열어 놓아야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다며 국민참여경선을 주장했다. 하지만 평등파(PD)의 반대로 무산됐다.NL은 권영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정파적 투표를 감행했고, 노회찬 후보를 중심으로 한 PD는 이를 집요하게 비판하며 세를 규합해 나갔다. 인천시당 김응호 사무처장은 “지지자 획득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면서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라면 외연확대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당 마포구위원회 정경섭 위원장은 “국민참여경선을 했다면 선거인단 모집에 당의 모든 정치활동이 매몰됐고,‘종이당원’ 논란도 불거졌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평당원인 백준(45)씨는 “국민참여경선을 무산시킨 PD, 정파선거를 한 NL 모두 비판받아야 한다.”면서 “지역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중앙당만 여전히 주도권 다툼에 사로잡힌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국민참여경선 논란과 정파선거는 극한 대립을 낳았다.”면서 “당 발전의 디딤돌이 아닌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여의도 한화증권 앞 ‘물고기’

    [거리 미술관 속으로] 여의도 한화증권 앞 ‘물고기’

    건조한 도시 한복판에 뜬금없이 나타난 물고기 한 마리. 완벽한 직선에 가까운 빌딩숲에서 유연한 곡선미를 뽐낸다. 서울 여의도 한화증권빌딩 앞에 놓인 작가 심현지(65)의 ‘물고기’(1995년작·10×5.7×1.4m)는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도회 속에서 찾아낸 것 같은 느낌이다. 직선과 회색, 파란색의 차가운 색이 주를 이루는 건물과 대조적으로 물고기는 부드러운 곡선에 금빛과 빨강 계열의 몸통을 가지고 있다. 색상의 화사함만으로도 차가운 주변 분위기에 생명감과 활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몸통에는 색색깔의 유리가 비늘처럼 모자이크돼 있다. 수천개의 반사점을 가지고 있는 유리조각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화려하게 빛을 분산시킨다. 해가 지고 나면 태양의 역할을 건네받은 가로등이 또 다른 빛의 프리즘을 만들어낸다.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 등에서 뿜어나오는 물줄기는 안쓰럽기보다 오히려 청량감을 준다. 보기만해도 즐거워지는 이 환경조형물을 만들기 위해 작가의 손은 남아나질 않았다. 유리 조각을 자르고 붙이는 과정에서 손을 베이는 것은 다반사였다. 아름다운 유리공예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사용한 연장은 전기톱에 드릴, 콤프레셔…. ‘중노동’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과정은 험난했다. 이렇게 태어난 작품은 만인에게 즐거움을 준다. 물고기는 여의도 지역 직장인들에게는 만남의 장소로,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즐겨 등장하는 배경으로 활용되며 공공미술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작가는 국비유학을 떠난 남편을 따라 프랑스로 건너가 집안일, 육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건축미술과 유리공예를 배웠다. 작가의 후속 작품이 궁금하다면 성공회 대성전과 소성전의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의 전당 벽화를 관람하기를 권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방송은 권력 아닌 공적재산”

    “기존의 언론환경은 텔레비전 방송을 권력으로 보지만,‘TV 2.0’은 방송을 권력이 아니라 공적재산이라고 봅니다.” 언론계 인사들이 주축이 된 ‘미디어 2.0 네트워크(가칭) 준비모임’이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청자가 콘텐츠 생산과 유통의 실질적 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TV 2.0’을 선언했다.‘TV 2.0’은 생산자가 일방적으로 시청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적극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소통하는 열린 TV를 일컫는 말. 네트워크는 “오늘날 우리는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정치사회적 변화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시청자가 일방적 소통의 대상에서 능동적 주체로 등장하고 있는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TV 2.0’의 핵심 모델로 ‘오픈 플랫폼’을 제시했다. 선언에 참여한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오픈 플랫폼은 지상파, 케이블, 위성,IPTV 등 모든 방송사업자에게 적용되는 미디어의 미래모습이며, 독점적 배타적 플랫폼에 안주하는 방송사업자는 시청자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청자와 전문가가 함께 하는 풀뿌리 시청자단체를 지향하는 ‘미디어 2.0 네트워크(가칭)’는 새달 발족할 예정이다. 이날 선언엔 서영훈 전 KBS 사장, 강한필 전 불교방송 사장, 노향기 한국언론중재위원회 부위원장 등 언론계 인사 57명이 참여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 인권·환경 강조… 세금 많이 거둬 복지강화

    [정책선거 원년으로] 인권·환경 강조… 세금 많이 거둬 복지강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민주노동당 경선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권영길 후보가 우세한 상황이지만, 노회찬·심상정 후보의 ‘대선후보 교체론’도 만만치 않다. 진보정당의 세 후보가 내놓은 공약과 비전을 점검해 본다. 1. 3인3색 정책 공약 ‘크고 강력한 정부, 사회 소수자에 대한 관심.’ 민주노동당 대선 경선의 권영길·노회찬·심상정 후보의 공약은 큰 틀에서 전통적 좌파 정책을 계승하고 있다. 세금을 많이 거둬 복지를 강화하고,‘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시장에 강력한 규제를 가해 ‘시장실패’를 극복하겠다고 밝힌다. 부동산 투기 근절,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교육 3불(不)정책 유지 등의 공약에서 이런 기조가 드러난다. 인권·환경의 가치를 강조하는 데서 보수 진영과 차별성을 찾을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에 한목소리를 낸다. ●권영길 후보는 권 후보 공약의 초점은 ‘통일’이다. 남북 긴장관계가 완화된 상황에서 통일의 물꼬를 트는 ‘통일 대통령’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권 후보의 통일공약인 ‘코리아 연방공화국’ 정책은 3단계로 구성된다.2009년까지 ‘통일국가 준비기’를 거쳐 2010년 ‘코리아연방공화국’을 출범하고 2012년까지 이행기를 거쳐 2013년 통일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권 후보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10대 의제’를 제안하고 있다. 통일을 국시로 명문화하는 ‘통일헌법’ 제정,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 군축과 동북아 협력안보체제 구축 등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권 후보는 남북정상 핫라인 구축, 남·북·미·중 평화협정 체결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3단계 남북관계 공동조치’를 제안했다. ●노회찬 후보는 노 후보는 ‘복지 카드’에 방점을 찍는다. 일자리, 교육, 의료, 주택문제만큼은 모두가 평등하게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4대 기본권 국가완전책임제’가 핵심이다. 노 후보 측은 “복지는 오롯이 국가의 책임”이라며 “4대기본권 보장을 위해서 사적 소유는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가계부 혁명’ 공약이 눈길을 끈다. 출산, 보육, 노인수발 등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공공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애주기별 공공복지서비스’ 공약이나, 파트타이머와 장기실업자를 위해 최저임금의 80%를 지급하는 실업부조 제도도 주요 공약이다. 복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유세·사회복지세 등의 세금을 부유층으로부터 걷는 방안도 제시한다. ●심상정 후보는 심 후보는 ‘서민경제’에 초점을 맞춘다. 국내 서민경제, 한반도 평화경제, 동아시아 호혜경제에 집중한다는 ‘세 박자 경제론’이 기본 틀이다. 그중에서 ‘세 박자 주택정책’,‘서민금융 세 박자 방안’ 등 생활에 밀접한 주택·서민금융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는다. 임대소득 비과세 특혜를 폐지하고 무주택세대주에게 아파트 분양 청약자격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쪽방·비닐하우스 등에 사는 주거빈곤층을 지원하는 ‘지하방 탈출 사다리 정책’도 눈에 띈다. 고금리 사채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위해 서민은행 설립, 서민금융기금 모금, 서민의무대출법(금융기관이 총자산의 일정액을 저소득 서민 지원에 사용하는 제도) 제정을 주장한다. ●“공감대 확보 미흡” 전문가들은 후보 3인의 공약에 대해 “추상적 구호에 그치는 공약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태호 전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은 “증세를 할 때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가 제시되지 않으면 조세저항에 부딪힌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은수미 연구원은 “먹고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구체적인 답변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무조건 정규직화를 주장할 게 아니라 ‘비정규직의 결함’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홍식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이 유연화된 상황에서 부자들을 향해 무조건 증세를 외치기보다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복지에 초점을 맞춰 사회보험체계나 인적자본 투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 눈길끄는 생활밀착 공약 바야흐로 ‘쩨쩨한 공약’의 시대다. 국가와 민족을 운운하는 거대담론보다 아이디어 톡톡 튀는 생활밀착형 공약이 더 환영받는 탓이다.‘생활 속의 진보’를 지향하는 민주노동당 경선후보들의 공약, 어떤 게 있을까. ●친환경 ‘산소 적립카드’ 권영길 후보는 바이오디젤 연료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산소카드 발급제’를 약속했다. 산소카드란 화물운송 노동자들을 위한 것으로,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에 따라 캐시백이 쌓인다. 이렇게 적립된 캐시백은 고속도로 통행카드를 살 때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한다는 방안이다. 바이오디젤을 독립적인 수송에너지로 법제화하고, 경유와 바이오디젤의 혼합 비율을 현행 0.5%에서 1%로 높이는 등 재생가능에너지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동성간 결혼도 가능? 노회찬 후보는 ‘성 소수자의 가족구성권’을 보장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 공약이 실현되면 우리나라에서 동성간 결혼도 법적으로 가능해진다. 노 후보 측은 “성 소수자도 사랑하는 사람과 살 권리가 있고 다른 가족처럼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방송인 홍석천씨 등 성 소수자와 자주 만나며 자연스레 체득한 공약”이라고 밝혔다. 노 후보는 개인의 자유의사에 따른 성전환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공약도 내놓았다. ●“날씬한 여성만 미인이냐” 심상정 후보는 여성의류 생산업체가 모든 신체사이즈의 옷을 만들어 파는 것을 의무화하는 ‘빅사이즈 옷 제작 의무화’공약을 내세웠다.‘날씬해야 미인’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다이어트에 돌입하고, 이로 인해 여성의 건강권이 침해받는다는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진 공약이다. 이를 어기는 업체에 대해서는 1억원 이상의 벌금이나 공장 폐쇄 등 강력한 처벌조항도 뒤따르게 된다. 심 후보 측은 “진보가 딱딱하고 무겁다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3. 민노당의 과제는 ‘좋은 공약은 민노당에 다 있다.’는 평가는 이제 새삼스럽지 않다. 동시에 ‘그 공약, 실현될까?’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민노당이 공약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대중진보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좀더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게 당 안팎의 지적이다. ●“공감대 형성해야 집권도 가능”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품는 것은 민노당의 집권 가능성과도 연관이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 18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권영길 후보 0.8%, 노회찬 후보 0.4%의 지지율을 보였다. 민노당 법제실장을 지낸 김정진 변호사는 민노당의 비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설득의 문제”라며 “민노당이 줄기차게 주장하는 증세도 우리나라 세금부담률이 높지 않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현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데올로기·거창한 구호 벗어나야” 민노당의 과제는 국민들에게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를 납득시키는 데 있다. 하지만 자주파(NL)·평등파(PD) 등 정파 논쟁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념에 따른 정파간 이해관계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당내 최대 정파인 NL이 권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자 노회찬·심상정 후보가 일제히 반발한 것은 전형적인 사례다. 민노당 당원인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진보정당이 아니다.”면서 “국가보안법 폐지나 통일 문제 등에서 구태의연한 정파적 입장을 반복한다면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진 변호사는 “민노당이 삶과 직결된 문제보다는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집중해온 측면이 있다.”면서 “민노당이 학교급식운동,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지지기반을 넓혀온 것처럼 민생활동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용대 민노당 정책위의장은 “당이 언제나 거창한 구호만 내세운 건 아니다.”라며 “서민과 노동자가 당으로부터 혜택받을 수 있는 방안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혁신의 시각으로 ‘박정희 보기’

    혁신의 시각으로 ‘박정희 보기’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가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간 화해 무드의 비현실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양자간 갈등을 서로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는 대립으로 볼 것이 아니라, 포스트 민주화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시대정신과 사회발전모델 창출을 둘러싼 경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 간의 화해를 강조하는 움직임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하나의 흐름을 형성해 왔다. 지난달 11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장준하 선생 부인을 찾아가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대표적 진보지식인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박정희를 “지속불가능한 발전의 유공자”라 표현했고, 이병천(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 참여사회연구소장은 한국이 제3세계 독재국가들 중 유일하게 경제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박정희 체제 때문이라 평가한 바 있다. 조 교수는 최근 출간한 ‘박정희와 개발독재시대’(역사비평)에서 “산업화의 장점과 민주화의 장점을 선택해서 조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문제는 ‘박정희 정권의 붕괴’와 ‘민주 정부의 위기’를 함께 교훈으로 삼으면서, 신보수적 모델과 반박정희 모델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 설명했다. 조 교수는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스스로를 극복할 것을 주문한다. 그는 “보수 내부에 박정희를 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어야 한다.”면서 “지금 박정희는 오로지 개발주의·반공주의·국가주의 이미지만 가진 모습으로 부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보를 향한 주문은 더 매섭다. 그는 “과거에는 독재권력이 지닌 정책의 문제점을 사후적으로 비판하는 ‘편한’ 위치에 있었지만, 이제는 정책의 현실성을 비판당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면서 “박정희와는 다른 방식으로 대중을 먹고 살게 하는 모델을 창출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희 계승측과 반대측이 화해가 아닌 상호 경쟁을 통해 새로운 대안모델을 만들어내야 할 시점임을 강조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여수참사 6개월 끝나지 않은 악몽] (중) 단속 공포에 떠는 마석 1500 이주노동자

    후텁지근한 폭염이 계속된 지난 16일 낮 경기 남양주시 마석 생성공단의 수은주는 정점에 달했다. 나환자촌에서 이름난 가구단지로 탈바꿈한 이곳은 요즘 ‘폭풍전야’와 같은 정적만이 감돌고 있다.400여개 중소업체,1500여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하는 ‘이방인의 메카’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외국인 노동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방글라데시인 A(35)씨는 “한국 정부가 이달초부터 불법체류자 집중단속 방침을 밝힌 뒤 절반가량이 숨어 지낸다.”면서 “대부분 고용허가제 도입 직전 실시된 2003년의 집중단속 악몽을 떠올린다.”고 전했다. 이곳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가구단지 노동자 중 70∼80%를 불법체류자로 보고 있다. ●70~80%가 불법체류자 정부의 이주노동자 불법체류에 대한 원칙은 ‘무관용’이다. 지난 6월1일 출입국관리법령이 개정됐고 두 달간 계도기간을 거쳐 1일부터 법무부, 경찰청, 노동부 등이 합동 단속반을 운영하고 있다. 단속 대상도 노동자에서 사업주로 확대됐다. 불법고용 사업주에 대한 범칙금이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높아졌고, 고용외국인 수에 따라 수천만원까지 중복 부과도 가능하다. 영세점포 사장인 B씨는 “휴가철 출입국관리소 업무가 폭증해 아직 단속이 심하지 않은 편이다. 우리공장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를 잠시 쉬게 한 뒤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들은 숙련도와 적응성, 한국어 구사능력이 뛰어나다. 국내 노동자는 이곳에서 두 달 이상 버티지 못하더라.”고 전했다. 덕분에 대부분 업체들은 개점휴업 상태다. 사업주연합회는 ‘정부가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연판장을 돌리고 있다. 성공회 남양주교회 이영 신부는 “불법 이주노동자는 허술한 정부정책의 희생양인데 단속위주 정책을 고집하는 건 불합리하다.”면서 “이미 폐지된 산업연수생제 외에 시행 3년째인 고용허가제도 노동자의 이동권을 철저히 제한한 노예제”라고 주장했다. 이 신부는 최근 지역 출입국관리소측과 ‘일터나 숙소까지 들이닥쳐 잡아가지는 않겠다.’는 구두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짐을 꾸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방글라데시인 샤니(26)는 “출국 티켓을 끊었다. 단기 관광비자로 들어왔지만 이곳 모습을 보니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단속보다 제도개선을” 12년째 체류 중인 방글라데시인 이라니(32)는 “2003년 단속반이 문을 부수고 들어와 친구를 몽둥이로 때린 뒤 잡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돈 벌 시간이 없었다.”면서 “5000만원을 모아 10명의 부양가족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995년 입국했지만 매달 40만∼50만원을 받아 겨우 생계를 유지했고, 경기가 회복된 2002년까지는 외환위기의 여파로 야근수당도 챙기지 못했다. 그나마 이곳 체류자들은 노동·주거환경이 개선된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이라니는 “폭행·폭언이 거의 사라지고 임금도 100만∼150만원선으로 크게 올랐다.”면서 “이전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하려면 브로커에게 뒷돈(1000만∼1200만원)을 줘 매달 60만∼70만원가량의 월급으로는 손해보기 일쑤였다. 불법체류가 잘못인 줄 알면서도 도망쳐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가 4월에 내놓은 5년 이상 체류 이주노동자에 대한 영주권 부여 계획도 전문 직종에만 해당돼 이곳 노동자들은 혜택을 보지 못한다.”면서 “단속이 아닌 제도적 개선을 부탁드린다.”고 하소연했다. 남양주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종교계 “생명·평화운동 자성”

    종교계 “생명·평화운동 자성”

    ‘지금 종교계의 큰 화두는 생명.’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종교계에서 ‘생명’과 ‘평화’라는 쉽지 않은 화두를 풀어내려는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생명평화결사가 10일 오후 3시 거창 수승대 거북극장에서 마련하는 공개토론회와, 다음달 2일 오후 7시 서울 명동성당서 천주교가 주관하는 ‘천주교 생명수호대회’. 모두 주제 자체가 첨예한데다 참석인사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다. 거창 토론회가 확산되는 생명·평화운동의 현주소를 평가, 반성하는 공개토론장이라면 천주교계의 생명수호대회는 생명 평화운동을 범국민적으로 확산시키려는 적극적인 실천 다짐으로 눈길을 끈다. ●생명·평화 운동의 개인 역량 되찾기-거창 토론회 전국을 돌며 생명, 평화 인식을 세상에 심는 탁발순례 중인 ‘생명평화결사’회원들이 자신들의 위상과 행동을 되돌아보기 위한 반성의 자리. 세상에 생명과 평화를 강조하는 다양한 목소리와 행동이 많지만 아프간 피랍사태를 계기로 과연 이같은 것들이 사회 전체와 개인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 일반인 앞에서 냉철하게 심판받자는 뜻에서 마련, 입소문이 번지고 있다. 가장 큰 관심부분은 진보적 논조로 주목받고 있는 김규항(‘고래가 그랬어’발행인)씨가 이 생명평화결사 실행위원 9명에게 비판의 화살을 거침없이 쏜다는 점이다. 도법(탁발순례단장) 스님을 비롯해 황대권(작가·생태운동가), 이병철(시인·전국귀농운동본부 상임대표), 정해숙(초대 전교조 위원장), 김경일(성공회 신부), 박두규(시인·교사), 김민해(목사·월간 ‘풍경소리’발행인), 박소정(순천YMCA이사장), 김귀옥(교사)씨 등 9명이 김씨의 질문과 비판을 받아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명평화결사의 탁발순례를 비롯해 여러 생명 평화운동의 허와 실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병진 목사(광주 미래에서온교회 담임·생명평화결사 문화홍보위원장)는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의 생명평화운동은 개인을 종교권력·정치권력·시민권력 앞에서 자유롭도록 도와야 하는데 거꾸로 이같은 권력들에 함몰되어가고 있다.”며 “개인이 슬로건식 생명 평화의 기치아래 끌려가는 게 아니라 개인이 주체가 되는 생명 평화운동의 방향을 찾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당연히 아프간 피랍사태도 빠지지 않을 전망.‘한국 개신교 교회들의 배타적 선교가 오히려 사람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는 생존권 침입의 오류를 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 첨예한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생명문화 건설에 동참을” 천주교 생명수호대회 천주교계가 작심하고 준비한 대규모 생명 수호대회. 주교회의가 주최하고, 주교회의 생명31운동본부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공동주관,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주교단·사제단과 신자 국회의원,7대 종단 대표, 정부 관계자, 일반신자 등 6000여명이 참석한다. 외부인들은 주최측이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권고(회칙‘생명의 복음’)를 따라 ‘생명을 사랑하는 선의의 사람들’을 초대한 것이다. 행사는 핵심사안인 ‘배아도 인간’임을 천명하면서 생명경시 풍조에 정면 대응한다는데 초점을 맞췄다.‘낙태를 합법화한 것’으로 받아들여 모자보건법 제14조의 개정을 거듭 촉구한다. 정진석 추기경과 주교단이 공동 집전하는 생명수호 미사를 시작으로 퍼포먼스, 촛불행렬과 묵주기도가 이어진다.24일부터 9월1일까지 전국 본당에서는 미사마다 ‘생명수호대회 9일 기도’를 봉헌, 관심과 참여를 늘려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정부 ‘정보공개 TF’ 구성

    정부는 1일 국민의 알권리를 확대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행정자치부 산하에 ‘정보공개강화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8명으로 구성되는 태스크포스에는 정부측에서 정남준 행정자치부 정부혁신본부장, 권영후 국정홍보처 홍보기획단장, 최정일 법제처 행정법제국장이, 언론계에서 한국기자협회가 추천한 성재호 기자(KBS),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추천한 권오훈 PD(KBS), 인터넷신문협회가 추천한 백병규 전문위원이, 학계에서는 경 건 서울시립대 교수, 김은규 성공회대 연구위원이 참여한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불상에 절했다’고 목사교수 재임용 거부한 대학 패소 판결 ‘종교 다원주의 승리’ 신호인가

    ‘종교 다원주의의 승리?’ 강남대 이찬수(45·목사) 교수의 재임용을 둘러싼 강남대­교육부간 소송과 관련, 서울행정법원이 지난달 27일 강남대에 원고패소 판결을 내리자 개신교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최근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봉사단 피랍사건’이후 한국 개신교계 안팎에서 이른바 ‘공격적 배타적 선교’에 대한 지적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2003년 10월 당시 강남대에서 교양필수과목(‘기독교와 한국사회’) 강의를 맡고 있던 이 교수가 목사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남양주의 한 사찰에서 불상에 절을 했다는 이유로 2006년 학교측으로부터 재임용을 거부당했던 것. 교육부가 “이 교수에 대한 강남대의 재임용 거부는 심리 불합리로 강남대의 재임용 거부를 취소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불복한 강남대가 2006년 7월 “사립학교는 창학이념을 수호할 권리가 있다.”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제기한 지 1년 만에 판결이 나온 것이다. 이 교수에 대한 재임용 거부 사태 이후 인권실천시민연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등 35개 종교 관련학회와 연구소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한국 개신교의 배타성과 사립학교 교원 지위의 불안정성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이라며 이 교수의 복직운동을 벌여 왔다. 판결이 나온 직후 이들 대책위는 “이화여대, 감신대, 성공회대 등에서 강의를 해왔고, 종교문화연구원을 창립해 종교간 소통운동을 벌여 왔던 이 교수가 사회적 정당성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며 사학에서 종교적 이유로 갈등을 빚어 계류 중인 다른 소송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경북 포항 D중학교에서 종교적 이유로 인한 교사 징계를 둘러싸고 소송이 진행 중이고 경기도 B학원 소속 3개 중고교에서는 교원 채용과정의 부당함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대광고 재학 시절 학내 종교 강요를 문제삼았던 강의석(서울대 3년)군이 서울시교육청과 대광고를 상대로 진행 중인 종교자유침해 손해배상 소송 1심 공판도 이달말 있을 예정이다. 손상훈(39)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사무국장은 “건학이념을 이유로 열린 사상과 의식을 가진 종교 학자를 부당해직(재임용탈락)한 종교사학에 대해 개선을 독려한 전향적인 사례”라며 “최근 아프간 피랍 사건과 맞물린 여론을 감안하더라도 파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교계에서는 강남대가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었던 점을 볼 때 곧바로 이 교수의 복직 조치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찬수 교수는 이와 관련, “초교파적 정신에 따라 포용적인 입장의 중앙신학교로 출발했던 사학이 급격히 보수 기독교 이념으로 돌아서면서 낳은 파행”이라며 “자기우월적 자세와 배타적 신앙구조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아프간 피랍사태와 맞닿아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서울광장] 종교가 살상의 명분이 되어서야/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종교가 살상의 명분이 되어서야/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도올 김용옥은 21세기 인류의 과제로 첫째 자연과 인간의 슬기로운 공존, 둘째 모든 종교·이념간 배타의 해소를 꼽았다. 모두 인류의 생존과 평화 공존이 달려있는 중요한 문제들이다. 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은 특히 종교간 평화 없이 세계 평화는 없다고 했다. 멀리 십자군 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이, 최근의 레바논·수단·보스니아 내전, 인도·파키스탄의 분쟁, 지구촌의 화약고라 불리는 팔레스타인 전쟁의 배경은 종교간 대립과 반목이다. 소련의 붕괴로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이념에서 비롯되는 냉전과 분쟁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특정 종교를 믿는 민족간의 국지적 분쟁은 더 늘어나고 있다. 지금 시시각각 전해지며 가족과 온 국민의 가슴을 졸이게 하는 아프간의 한국인 피랍사태는 종교 갈등을 되새기게 한다. 한국의 기독교 신자와 선교사 등 23명은 봉사 활동을 위해 아프간에 입국했지만, 탈레반은 그들을 납치했다. 그 중 배형규 목사는 가슴 아프게도 목숨을 잃었다. 탈레반은 미국 9·11 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라덴을 숨겨주었다가 아프간을 전쟁으로 몰아넣은 이슬람 무장세력이다. 여성에 대한 가혹한 처벌과 로켓을 동원한 아프간의 불교 유적 및 불상 파괴도 그들의 극단주의적인 면을 보여준다. 우리도 종종 주변 사람들 중 고집이 센 원칙주의자를 탈레반이라고 얘기할 정도다. 문화와 종교가 다른 민족과의 접촉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 우리 역시 뼈아픈 경험을 했다. 한국천주교 초기 100년의 역사는 박해와 순교로 점철됐다. 중국·프랑스 신부들뿐 아니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신자들이 죽음을 당했다. 순교자 중 김대건 신부 등 103위가 1984년에 성인품에 올랐고, 현재 윤지충과 최양업 신부 등 또 다른 순교자 125위의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는 데서도 충분히 어림할 수 있다. 우상숭배라 하여 제사를 금한 것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것은 효를 중시하는 유교체제를 부정하고 토착 문화를 무시한 것이었다. 종교 분쟁을 되새기면서 문득 떠오른 인물이 미국의 ‘반전 엄마’ 신디 시핸이다.2004년 4월 이라크 전장에서 아들을 잃은 시핸은 2005년 8월 조지 부시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던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1인 반전 시위를 시작했다. 아들을 숨지게 한 이라크를 원망할 법도 하건만, 그보다는 미국의 군사주의와 군수산업 확장이라는 이라크 전쟁의 본질을 꿰뚫으며 전 세계에 반전운동의 불을 지폈다. 지난해 눈길을 모은 종교 행사 가운데 하나는 삼소회(三笑會)의 세계성지순례다. 가톨릭 불교 원불교 성공회의 여성수도자 16명은 2월 전남 영광의 원불교 성지를 시작으로 인도의 불교, 영국의 성공회, 이스라엘의 기독교와 이슬람교, 이탈리아의 천주교 성지를 차례로 순례하며 서로 마음의 빗장을 열고 용서와 이해를 구하며 종교의 벽을 허물었다. 그리하여 서로 다른 형식으로 예배를 올릴지라도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평화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소문 그대로 일부 교회에서 제국주의적 사고 방식으로 해외선교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 나라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선교활동을 편다면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류를 구원하고 세계 평화를 가져다 준다는 종교가 더 이상 인간의 존엄을 무시하고 살상과 죄악을 저지르는 단서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한다. 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공약을 보면 시대상이 보인다

    [정책선거 원년으로]공약을 보면 시대상이 보인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제시된 공약의 대부분은 엇비슷할 뿐만 아니라 장밋빛 일색이다. 이전 정부에서 이루지 못한 정책을 계속 가져다 썼고, 선심성 공약을 마구 베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약에서 당시 시대 흐름과 후보의 철학을 찾을 수 있다. ●의외로 진보적인 노태우 공약 1987년 6월 항쟁으로 어쩔 수 없이 직선에 나선 노태우 후보의 공약은 상당히 진보적이다. 비록 김영삼 정부에서 실현됐지만 전면적인 지방자치제 실시를 약속한 이는 노태우 후보였다. 밀폐수사 금지, 토지공개념 확대, 출자총액제한, 재벌의 소유·경영 분리, 작전지휘권 재조정 등이 진보적 공약으로 꼽힌다. 1987년 대선에서 민정당 정세분석실장을 맡아 공약 전반을 기획했던 최병렬 한나라당 전 대표는 “당시 여당은 일단 정권을 연장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었기 때문에 민주화와 인권 관련 공약이 우선시됐다.”고 회고했다. 인천국제공항, 경부고속철도, 서해안고속도로 등 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 계획의 대부분도 이때 나온 공약이다. 동해안 국제공항, 서울~영동 고속철도 건설과 같은 무모한 공약도 나왔다. 당시 공약 개발의 기획자였던 전병민(현 한국정책연구원 고문)씨는 “전두환 정권은 물가를 잡느라 SOC 투자를 하지 못했다.”면서 “노태우 후보는 정부와 공무원의 역량을 총동원해 건설 공약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농촌에 발목잡힌 김영삼 공약 1992년 집권 여당인 민자당의 김영삼 후보는 ‘개혁’에 초점을 맞췄다.‘후보자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비속 재산공개’를 첫번째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강한 의욕을 보였다. 집권 이후 이 공약을 지켰고, 대통령의 재산공개는 현재 1급 이상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제도의 기틀을 마련했다. 김영삼 후보는 특히 농촌 공약에 많은 신경을 썼다. 당시 농촌은 우루과이라운드(UR)의 거센 쌀 시장 개방요구에 직면해 있던 터였다. YS는 공약집에 ‘쌀은 수입하지 않는다.’고 공언했고, 노태우 정부가 말기에 추진했던 10년간 42조원이 투자되는 농어촌구조개선 사업을 공약으로 계승했다. 그러나 결국 1995년 12월 UR협상이 타결돼 야당과 농민으로부터 ‘정권퇴진’의 압력에 시달려야 했다. ●IMF·자민련 변수에 얽매인 김대중 공약 김영삼 정부 막판에 터진 외환위기 사태는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의 꿈을 이루는 중요한 계기가 됐지만, 자신의 경제철학이었던 중산층·서민을 위한 ‘대중경제론’을 접어야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금융실명제 유보와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제한적 적용 등 이전 정부보다 후퇴한 경제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대선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정책위 의장이었던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는 “악마의 돈도 마다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보수적인 자민련과 ‘후보 단일화’를 약속하는 바람에 내각제 개헌을 공약에 포함시켜야 했다. 김대중 후보가 가장 자신감을 보였던 통일공약보다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억제’와 같은 안보공약이 우선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공약집 끝머리 항목 ‘남북기본합의서에 기초한 남북관계 개선’의 괄호 속에서 겨우 찾을 수 있을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분배·성장이 충돌한 노무현 공약 노무현 후보의 공약은 토론의 산물이다. 공약 입안에 가담했던 브레인들은 “정책 브레인 사이에 치열한 논쟁을 거쳐 공약이 완성돼 갔다.”고 전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치인 위주로 꾸려졌던 이전 정부와 달리 모두 진보적인 학자로 채워진 데서도 정책에 대한 참여정부의 깊은 관심을 찾을 수 있다. 처음 공약을 입안했던 장하원·유종일·서동만·정해구·유시민·정태인 등 진보적인 학자들은 북유럽형 사민주의와 사회대타협, 차별철폐, 분배에 무게를 뒀다. 역대 후보들의 단골 공약인 ‘작은 정부’는 신자유주의적이라는 이유로 배제됐다. 부동산 개발을 통한 경기 부양책도 언급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정책이 추가됐다. 연 7% 성장이 공약으로 나오자 일부 학자는 결별을 선언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성공회대 교수는 “선거가 가까워지고, 야당의 이념공세가 거세지면서 성장형 공약이 많이 개입됐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의 전매특허인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공약도 처음에는 동북아 국가간 연대에 무게중심을 뒀다. 하지만 물류허브(중심), 금융허브 등 경쟁·성장정책이 끼어들면서 ‘동북아 중심국가’로 변해 갔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교수 등이 현 정부 비판의 선두에 선 것도 노 대통령의 공약과 정책이 그만큼 논쟁적이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정수장학회, 공익법인화가 해법”

    김서중 성공회대(신문방송학) 교수는 19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수장학회 원상회복의 바람직한 원칙’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정수장학회(구 부일장학회)의 바람직한 정상화 원칙으로 ▲가해자의 사적 이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고 김지태씨의 장학회 설립 취지를 최대한 반영할 것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원칙을 전제로 ▲장학사업 용도로만 재단 재산 활용 ▲정수장학회 현 이사진 승인 취소 ▲이사진 구성을 위한 사회적 논의 체계 마련 등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수장학회가 국가권력에 의해 사유화됐음을 감안하면, 새로운 이사 구성엔 공익을 고려할 수 있는 사회 인사들의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한국산업사회학회 조희연 회장 “비판 넘어 대안제시하는 학회로”

    한국산업사회학회 조희연 회장 “비판 넘어 대안제시하는 학회로”

    한국산업사회학회가 ‘비판사회학회’로 이름을 바꿨다. 최근 열린 임시총회에서였다.1984년 창립 후 23년만이다. ‘원조’ 학술운동 단체로 비판적·실천적 지식인집단의 모태 역할을 해온 산업사회학회가 간판을 바꿔단 것은 작지 않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독재에 맞서 싸운 전력이 더 이상 ‘비판지식인’이란 명패 유지의 충분조건이 될 수 없음을 함의하고 있는 까닭이다.‘포스트 민주화시대’에 조응하는 대안제출 없인 지식인의 비판정신도 ‘의기충천했던 옛날’을 회고하는 ‘후일담 집단의 자족적 뒷담화’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명칭 변경을 주도한 이는 현 회장인 조희연 성공회대(사회학) 교수다. 조 교수는 올초 벌어진 ‘진보논쟁´의 촉발자다. 참여정부 위기 원인을 진단한 최장집(정치학) 고려대 교수의 견해에 이견을 제시하면서 논쟁은 한국 지식계를 뜨겁게 달궜고, 노무현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 표출로 정치논쟁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자기변신하는 학회로 변신 16일 성공회대 교수연구실에서 조 교수를 만났다. 조 교수는 “산업사회학회란 명칭 때문에 범 비판지식인 단체가 분과학회의 하나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명칭 변경엔 비판적·진보적 시각으로 한국사회 전 영역을 탐구하고 대안을 내놓는 단체로 자기변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내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일보한 민주주의로의 이행 단계에서 부닥치는 병목현상을 극복하려면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진보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가 진보논쟁에서 제기하려 했던 핵심 주장인 동시에, 논쟁이 충분히 담보하지 못한 의제이기도 하다. 한국산업사회학회는 ‘민중의 스승’이라 불린 고 김진균(사회학) 서울대 교수가 싹을 틔웠다. 산업사회학회 창립은 역사문제연구소(1986년), 한국정치연구회(1987년), 한국역사연구회(1988년) 등 분과학문별 비판적 연구단체 창립을 가속화시켰고, 이는 88년 학술단체협의회 결성으로 이어졌다. 학회는 당시 금기영역이던 계급, 국가, 빈곤, 마르크스주의 등을 연구주제로 적극 끌어들이는 한편,‘사회구성체논쟁’을 통해 80년대를 ‘사회과학의 백가쟁명 시대’로 이끌었다. 김 교수의 바통을 이어받아 학회를 이끈 이는 조 교수와 논쟁을 벌인 최장집 교수다. ●진보의 위기 조 교수는 “비판적 저항의식을 가진 연구자들은 민주화 상황에 걸맞은 문제의식에 따라 재조직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평등, 신빈곤, 소비자권리, 양극화, 욕망의 구조 등 ‘반독재 스펙트럼’으로 포착되지 않는 새로운 의제들을 적극 대면하고 끌어안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형준 의원이 이명박 캠프 대변인으로 있고, 이영훈(서울대 경제학) 교수와 김일영(성균관대 정치외교학) 교수가 뉴라이트로 변신하는 등 과거 우리와 함께했던 연구자들이 체제내화되는 것은 정치발전의 불가피한 과정일 수 있습니다. 반면 비판지식인이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자신들이 주장했던 의제가 실현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도전과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조 교수는 참여정부의 실패도 독재와 반독재, 보수와 진보의 양분법에 갇힌 채 경계를 뛰어넘는 진보적 전략을 구성해내지 못한 데서 하나의 원인을 찾았다.‘저항의 미덕’과 ‘통치의 미덕’을 조화시키지 못했고, 결국 ‘민주적이고 투명한 신계급사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면서도 거리의 투사처럼 행동해 반대편의 동의를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참여정부는 신자유주의적 지구화, 개방, 한·미 FTA 등을 과격하게 추진할 줄만 알았지 그 파괴적 결과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은 부족합니다. 결국 민주성과 투명성은 높아졌지만 훨씬 더 험악한 계급사회가 닥치고 말았습니다.” 조 교수는 자신을 포함한 진보진영 전반에 매서운 일침을 가했다. 자기변신하는 보수와 경쟁하려면 진보의 내용도 지금보다 한층 풍성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는 대안없이 비판만 하는 선입견 깰것 그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신개발주의로 무장하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장준하 선생 부인을 만나 화해를 모색하는 등 보수는 외연을 넓히고 있다.”면서 “대안부재의 책임을 정부에만 돌릴 것이 아니라 진보진영 전체가 책임을 통감하고 대안창출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여권의 대통합작업에 대해서도 그는 “‘반한나라당 전선’이란 합종연횡만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면서 “박정희와는 다른 방식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인적결합만으로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중도자유주의 세력 및 진보의 위기는 곧 ‘대안의 위기’란 따가운 지적이다. 차이는 확인했으나 구체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진보논쟁’이 아쉬운 것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안체제 논의를 그가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 교수 자신 또한 ‘생태평화 사회민주주의’란 미래상을 제시하는 등 ‘대안부재의 자괴감’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이 치열하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책꽂이]

    ●소통의 기술(하지현 지음, 미루나무 펴냄) 정신과 전문의인 지은이가 진심이 통하는 인관관계를 맺기 위한 소통의 원칙을 제시한다. 인간관계의 심리를 읽고, 인간 사이에 놓여 있는 수많은 ‘심리적 필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감과 경청, 오픈 마인드, 배려, 거짓말과 진실 다루기 등 관계를 풀어가는 마음의 기술을 알려준다.1만 2000원.●역사(이이화 지음, 열림원 펴냄) 역사학자인 지은이가 한반도가 형성된 시기부터 1987년 6월 항쟁까지 한국의 역사를 정리했다. 그는 임진왜란을 조일전쟁으로, 병자호란은 조청전쟁으로 각각 바꾸어 부른다. 전체적인 서술 비중은 자주와 개혁에 두었고 생활사, 풍속사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며, 자아비판과 자기반성도 곁들여졌다고 설명하고 있다.1만 4500원.●사기의 인간경영법(김영수 지음, 김영사 펴냄) 사마천의 ‘사기’를 20년동안 연구한 지은이가 중국 역사 속 제왕과 현인들의 인재 경영술과 처세술의 특징을 뽑아냈다.‘사기’에 등장하는 인물의 특성을 인재를 대접하는 지혜, 기회를 간파하는 직관, 사람을 설복시키는 논리, 대세를 인정하는 유연성, 신념을 지키는 당당함 등 열가지로 정리했다.1만 6000원.●이산 정조대왕(이상각 지음, 추수밭 펴냄) 이산은 정조 임금의 이름.‘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등 인간관계의 해법과 삶의 지혜를 조망하는 글을 써온 지은이는 인간으로서 이산과 왕으로서 정조를 전면적으로 파고든 대중 교양 역사서이다. 정조의 삶을 화성행차, 반대파에 둘러싸여 있던 세자 시절, 개혁과제를 실천하는 모습 등으로 재구성했다.1만 3000원.●나는 지금 싸이질로 세상을 바꾼다(임승수 양준석 지음, 시대의창 펴냄) 싸이월드 클럽 ‘함께 만드는 참세상’의 운영자와 부운영자가 사용자 쪽에서 바라본 싸이월드 비평서이다. 두 사람은 인터넷에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싸이월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미니홈피의 개인화와 개인정보 유출 등은 아쉬운 점으로 바라본다.1만 800원.●시베리아 예찬(김창진 지음, 이룸 펴냄) 성공회대 교수인 지은이가 일곱 차례 시베리아를 다녀오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적었다. 자작나무와 숲 속의 통나무집, 그 옆을 흐르는 강의 풍경, 그리고 시베리아의 문학과 예술 이야기를 담았다. 지은이는 시베리아 오지가 개발되면 검은 담비와 샛강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걱정한다.1만 1700원.●바람이 흙이 가르쳐 주네(박효신 지음, 여성신문사 펴냄) 한국일보 기자와 온양민속박물관장 등을 지낸 지은이가 시골에서 농사 지으며 살고 있는 이야기를 적었다.40대 중반을 넘어서 은퇴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시골로 가자, 흙을 만지면서 노동하며 살자. 더 욕심내지 말고 있는 것 하나하나 버리면서 살자.”고 마음 먹었다고 한다.1만 1000원.●진보의 역설-우리는 더 잘살게 되었는데도 행복하지 않은가(그레그 이스터브룩 지음, 박정숙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오늘날 미국인들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며, 자녀들의 미래는 더 암울하다고 생각한다. 혜택받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행복하다고 느끼지는 못하는 모순이 우리의 미래에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점검했다.1만 8000원.●무이암차(武夷岩茶)-녹차 청차 홍차의 뿌리를 찾아서(맹번정 박미애 지음, 이른아침 펴냄) 무이암차는 글자그대로 중국 푸젠(福建)성에 있는 무이산에서 채취한 청차(반발효차 혹은 우롱차)를 말한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무이구곡의 골짜기를 찾아가 직접 경험한 무이암차의 역사와 종류는 물론 제다법과 색향미를 친절하게 안내한다.1만 5000원.
  • “단식·삭발농성 왜 하는거죠 경제·사회적 권리 나눠야죠”

    지체된 민주주의를 심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경제·사회적 인권보장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회양극화와 확산·심화되는 신빈곤 등 민주화 20년에 제기되는 민주주의 지체와 위기담론은 그 자체로 인권이 처한 딜레마적 상황을 방증한다.‘민주화 이후’의 인권은 곳곳에서 본질적 질문을 받고 있다. 집단해고에 항의하는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홈에버 및 뉴코아 점거농성과 수십억원의 영업피해를 강조하며 강경대응을 고수하는 이랜드의 주장 중 어느 쪽이 인권적 요구인가. 정부의 재산세 인상에 반대하는 서울 강남구 의회의 조례제정은 지방자치인가, 지역이기주의인가. 경기도 광역 화장장 유치에 반대하는 하남시 주민들이 김황식 시장을 주민소환하는 것은 주민 인권보호의 당연한 절차인가, 직접민주주의를 가장한 ‘님비’현상인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해석에 따라 질문들에 대한 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인권담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온 조효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민주화 이후’의 인권개념에 대한 재고찰을 요구한다. 조 교수는 최근 출간한 ‘인권의 문법’(후마니타스 펴냄)에서 “과거 생존 자체가 경각에 달려 있던 독재정권 시절엔 인권개념의 본질을 따지는 것이 한가한 지적유희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저항 중심의 ‘탄압 패러다임’에서 요구 중심의 ‘웰빙 패러다임’으로 인권개념의 외연이 넓어진 지금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한 사회적 의제로서 경제·사회적 권리를 특별히 강조했다. 조 교수는 “모두가 인권을 잘 아는 것같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눈높이, 관점, 방식으로 인권을 제각각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핵심 원인의 하나로 그는 사적 이익과 인권적 요구와의 혼동을 지적한다.“실제로는 사익에 불과한 내용을 비장한 표현으로 포장하고 저항적인 방식(단식, 삭발, 농성 등)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사적 이익의 요구가 아닌 경제·사회적 인권 강화가 민주주의 심화와 직결됨을 강조한다. 이는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진척시키지 않고서는 지금까지 일궈온 ‘불완전한 민주주의’조차 심각한 퇴행을 피할 수 없다는 민주주의 현 단계에 대한 평가와도 일맥상통한다. 조 교수의 책 자체가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와 후마니타스가 민주화 20년을 통과하고 있는 한국 민주주의의 정치·경제·사회·역사적 쟁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한 민주주의 총서 첫 번째 책이기도 하다. 조 교수는 “사람들이 권력에서 배제될 정도가 되면 민주주의를 위해 경제적·사회적 권리를 보호해 줄 필요가 생긴다.”면서 “권력에서 배제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로 인한 악영향은 결국 사회 전체로 퍼지는 ‘여파효과(spillover)’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물질적 조건과 지위의 불평등이 직·간접적으로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려면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한 사회적 의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회적 의제의 핵심은 경제·사회적 인권 강화다. 조 교수는 거듭 강조한다.“최소한의 경제적 인권도 보호되지 않아 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게 될 경우 사적 소유권을 그토록 중시하는 사람들의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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